검색결과
-
세포사멸 조절인자 찾았다…암·자가면역질환 등 치료연구 기여연세대 송재환 교수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에 발표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각종 질병 유발 메커니즘의 하나로 주목받는 네크롭토시스(necrotopsis·세포사멸)를 조절하는 단백질의 작용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밝혀냈다.연세대는 1일 생화학과 송재환 교수팀이 다양한 종양억제 인자를 제어해 세포자살(apoptosis)에 영향을 미치는 유비퀴틴화 부착 단백질(CHIP)이 광범위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새로운 메커니즘인 네크로톱시스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네크로톱시스는 세포괴사(네크로시스)와 세포자살을 합친 말로 생명체의 항상성 유지에 매우 중요하며, 이 메커니즘이 잘못되면 암, 자가면역질환, 감염성 질환 등 많은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크로톱시스는 병원체 감염 등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의해 수동적으로 일어나는 세포괴사와는 달리 세포 내 신호전달 체계를 통해 조절되는 새로운 형태의 세포사멸 메커니즘이다.네크로톱시스는 세포자살을 피할 수 있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감염됐을 때 면역세포가 개체 보호를 위해 분비하는 물질인 사이토카인에 의해 주로 유발된다고 알려졌으나 조절인자나 조절과정은 밝혀지지 않았다.연구진은 네크로톱시스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인 'RIPK1'과 'RIPK3'가 분해 대상 물질에 유비퀴틴(ubiquitin)이라는 단백질 조각을 결합해 분해가 잘되게 하는 'CHIP'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CHIP 단백질은 그동안 종양억제인자를 제어해 세포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었으나 네크로톱시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실험결과 CHIP 단백질이 없는 배아섬유아세포(MEF)는 네크로톱시스 자극에 반응해 세포사멸이 더 빠르게 일어났으며 이들 세포에는 정상세포보다 RIPK1과 RIPK3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또 유전자 조작으로 CHIP를 만들지 못하는 생쥐는 몸집이 정상 쥐보다 작게 태어나고 2개월을 채 살지 못했다.그러나 CHIP가 없는 생쥐와 RIPK3이 없는 쥐의 교배로 태어난, CHIP와 RIPK3가 모두 없는 생쥐는 정상적으로 생존하며, 처음에는 몸집이 작지만 점차 일반 쥐와 큰 차이가 없이 자랐고, CHIP가 없는 쥐에서 나타나는 소장의 융털 붕괴현상 등 이상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연구진은 이에 대해 CHIP가 많이 발현되면 RIPK3가 분해돼 줄면서 세포사멸이 감소하는 반면 CHIP가 없으면 RIPK3가 증가해 세포사멸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송 교수는 "이 연구로 CHIP 단백질이 네크롭토시스의 주요 억제 인자라는 사실을 분자생물학적, 병리·생리학적 측면에서 규명했다"며 "이 결과는 앞으로 이용해 암, 자가면역 질환, 바이러스·박테리아 감염에 따른 패혈증 등의 새로운 치료법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송 교수팀이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 창의사업 지원을 받아 벨기에 겐트대 피터 반데나빌 교수팀, 서울대 성제경 교수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철주 교수팀과 함께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저널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 2월 23일자)에 게재됐다. 연세대 생화학과 송재환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인터뷰> 영화 '죽여주는 여자' 이재용 감독과 윤여정·윤계상(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이재용 감독이 영화 '죽여주는 여자'(The Bacchus Lady)로 제66회 베를린영화제를 찾았다. 출연 배우 윤여정, 윤계상과 함께다.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은 공원에서 노인들에게 성을 파는 1950년생 '소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고령사회 한국의 노인 문제를 조명했다. '죽여주는' 성 서비스로 단골이 많은 소영이 무기력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마감하려는 노인 손님들의 잇따른 자살을 돕는, 즉 이들을 실제로 '죽여주는' 행위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전무송 씨는 대본을 읽고 나서 나더러 천사 같다고 했어요. 숨만 쉰다고 살아있는 게 아니잖아요. 늙음의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가 알잖아요. 그랬을 때 역시나 사는 의미를 찾지 못하는 한 여자가 그들의 자살을 돕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음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윤여정 씨는 15일 낮(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서 소영에게 부탁해 약물 자살을 하게 되는 배우 전무송의 역할을 소개하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었다.모텔에서의 성애 장면을 연기할 때에는 비위가 약해져서 와인을 챙겨 마시며 속을 달래고서 촬영을 했다고도 그녀는 귀띔했다. "그런 것을 연기할 때 얼마나 불편했겠어요. 누구나 똑같지요. 저라고 다르겠어요. 이 감독의 목을 조르고 싶었답니다. 그것도 여러 번이요. (웃음) 소영의 삶을 연기하는 동안 굉장히 우울해 지기도 했죠."젊은 시절 속칭 '양공주'로 살다가 미군 병사의 아이를 가져 입양을 보낸 소영의 개인사는 한국현대사의 편린이기도 하다. "그렇게 살다가 먼지처럼 사라져간 한 여자의 일생으로 한국현대사를 관통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고령사회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를 더불어 고민해 보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같은 영화로 알려진 이 감독은 애초 영화제를 노린 것은 아니지만, 영화제를 거쳐 관객에게 소개되면 좋을 소재의 영화임을 염두에 뒀었다며 작품의 메시지를 풀었다.이 감독은 '스캔들' 외 '다세포 소녀'(2006), '여배우들'(2006),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2013)로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받은 영화제 단골이다. 이 감독의 출연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는 윤여정 씨는 "많이 변했다. 나이 육십이 지나면서 굉장히 자유로워졌다"며 자신의 작품 선택 기준을 설명했다. "첫째 시간이 맞아야겠지요. 다음은 내가 좋아하고 신뢰하는 감독, 그리고 작가와 함께하는 것이지요. 굉장히 행복합니다. 노배우(1947년생)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인 것 같습니다."윤여정 씨는 옆에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윤계상 씨를 두고서는 "아이돌 출신으로서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명성이나 돈을 좇기보다 자기 의지대로 감독을 보면서 작품을 고르는 것을 보면 놀랍다"면서 "나는 육십에 터득한 것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영의 이웃집 장애인 청년으로 연기한 윤계상 씨는 이 말을 받아 "급하게 가지 않겠다"면서 "천천히 더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그런 그에게 윤종빈 감독의 '비스티 보이즈'(2008)에서 호스트로 출연한 것을 본 기자가 "연기 참 잘하더라"라고 평가하며 반응을 구하려는 말을 건네자, 리액션은 오히려 당사자가 아닌 '대선배' 윤여정 씨에게서 나왔다. "배우가 늘 잘하지는 않습니다. 이 역할은 잘할 수 있지만, 저 역할은 나보다는 다른 배우가 잘할 수 있는 거죠. 우리는 그런데 그런 구별 없이 꼭 1등을 매기고 최고의 연기자니, 최고의 배우이니 그러잖아요. 그런 것은 없다고 봅니다. 좋은 배우가 있을 뿐이죠."영화 '죽여주는 여자'의 국내 개봉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6월에서 8월 사이를 고민하고 있다고 이 감독은 말했다.
-
“용인동부서, 빠름!,빠름! 대응으로 한 생명 살리다.”마포대교 글귀 용인동부경찰서(서장 이왕민)는 11일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와 약물을 복용하는 원00(16세,여)은 페이스북에 ‘손목에 피 묻은 사진을 계시하고, 외롭고 힘들다! , 다 내려놓고 싶다! , 의 내용의 글을 남기고 집을 나간 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는 친구의 신고 접수를 받고, 신속한 대응 및 공조로 마포대교에서 서성거리던 자살 의심 자를 발견 부모에게 인계하였다. 2016년 02월 11일 16:00경 위와 같은 글을 페이스 북에 올려놓은 것을 친구가 발견하여 112신고를 하였다. 이를 접수받은 용인동부경찰서 여청수사팀은 곧바로 부모를 만나 면담을 실시하여 의심자가 20:38경 우리은행 계좌에서 2만원 인출한 것을 확인, 곧바로 우리은행 콜 센타에 수사협조 요청하여 인출 장소가 서울 마포구 도화동 소재 한 편의점ATM기라는 것을 파악하였다. 이왕민 서장은 인출지역 확인, 긴급 통신 요청 등 사건 접수 시부터 직접 수사를 지휘하여 자살의심자가 휴대폰을 잠시 켰을 때 긴급통신 위치 값 회신 받아 서울 마포구 토정동 부근의 위치값을 확인하였고, 마포경찰서에 공조요청하여 마포대교에서 서성인는 자살의심자를 발견하였다. 긍정. 열정. 다정. 진정의 경기경찰의 마음가짐 자세로 내 가족, 내 조카라는 심정을 갖고 신속하게 대응하여 꽃망울을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떨어지려던 한 생명을 살렸다.
-
자살자 93% '경고신호' 보냈지만…유가족 81%는 몰랐다우울증 검사표자살자 121명 심리부검 결과…4명 중 1명만 자살 직전 정신과 진료 40%는 자살 당시 음주 상태…28%는 자살 사망·시도자의 가족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10명 중 9명 이상은 생전 주위에 자신의 상태를 드러내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가족의 81%는 이 같은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해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자살하기 한달 이내에 정신과 진료를 위해 의료기관 등을 찾은 경우는 4명 중 1명에 불과했고, 오히려 신체적인 불편을 호소하며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한 경우가 더 많았다. 자살자의 4분의 1은 자신이, 절반 이상은 가족이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5명 중 2명은 자살 당시 음주 상태였다. 4명 중 1명 이상은 가족 중 자살을 시도하거나 사망한 사람이 있었다.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26일 자살 사망자 121명의 유가족(151명)을 면담해 이 같은 내용의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자살사망자는 20대 이상의 나이로 2012~2015년 숨진 사람들이다. 정신건강증진센터, 경찰 혹은 유가족이 심리부검을 의뢰한 경우다. 구조화된 심리부검 조사도구를 통해 면담을 진행한 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관련 전문가들이 분석했다.심리부검 결과 자살 사망자의 93.4%는 숨지기 전 주위에 언어, 행동, 정서 변화 등의 방법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거나 자살할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는 '경고'를 보냈다. 죽음을 말이나 글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신체적인 불편함을 호소하고 수면 상태가 변하는 경우, 주위에 미안함을 표현하거나 대인 기피, 무기력 등의 감정상태 변화를 보이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가족의 81.0%는 이 같은 경고 신호를 모르고 있다가 심리부검 중에야 뒤늦게 알아차렸다. 경고를 경고로 인식하지 못하고 무겁지 않게 넘겼기 때문이다.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자살 경고 신호에 대한 교육 등 자살예방 게이트 키퍼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주위에 이전과 다른 변화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건강증진센터(☎ 1577-0199), 정신의료기관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권했다. 자살 사망자의 88.4%는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 중 우울장애가 74.8%로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사망 한 달 이내에 정신의료기관이나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이용한 사망자는 4명 중 1명꼴인 25.1%에 불과했다. 오히려 복통 같은 신체적인 불편감이나 수면 곤란 등을 호소하며 대증적인 치료를 위해 1차 의료기관, 한의원에 방문했던 경우가 28.1%로 더 많았다. 한편, 자살 당시 음주상태였던 자살자는 전체의 39.7%였으며 과한 음주로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이나 직업적 곤란, 법적 문제가 있었던 사람도 25.6%나 됐다. 가족 중에 알코올 문제를 가진 경우는 절반 이상인 53.7%로, 스스로 알코올 문제가 있었던 경우보다 오히려 2배 이상 많았다. 자살과 음주의 밀접한 연관성은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알코올의 유해한 사용에 대해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자살 사망자의 28.1%는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로 사망한 가족이 있었다. 스스로도 한때 자살자의 유가족이었거나 가족이 자살 시도를 한 경험에 힘들어했던 것이다.이에 대해 복지부는 자살 유가족에 대한 애도 개입이나 적극적인 심리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이 고인의 죽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막연한 죄책감과 자기 비난에서 벗어나 건강한 애도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면담 후 유가족의 88.0%는 심리부검 이후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복지부는 "심리부검을 확대 실시해 자살원인에 대한 분석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유가족에 대한 심리지원도 강화할 것"이라며 "전국민의 정신질환 조기발견, 치료 활성화, 자살 예방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중장기적인 범부처차원의 정신건강증진종합대책을 다음 달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는 한 그루 나무일 뿐"…故신영복이 남긴 위안과 지혜(종합2보)'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신영복 교수 별세(서울=연합뉴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1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2016.1.15 << 도서출판 돌베개 제공 >> photo@yna.co.kr"20년 대학생활" 옥살이하며 고전과 인간에 관심…출소 후 지성 베풀어'감옥으로부터의…', '강의', '더불어숲' 등 명저로 감명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나는 인간을 어떤 기성(旣成)의 형태로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개인이 이룩해 놓은 객관적 '달성'보다는 주관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지향'을 더 높이 사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너도 알고 있듯이 인간이란 부단히 성장하는 책임귀속적 존재이기 때문이다."('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 안양에서 동생에게 보낸 편지)15일 별세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온몸으로 감당한 시대의 고통을 사색과 진리로 승화시킨 시대의 지성인이었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20년 옥살이를 한 신 교수가 옥중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보여준 반듯한 모습은 동시대 아픔을 겪은 이들의 위안이자 심적인 지지대가 됐다. 27세부터 47세까지, 옥 안에서 살아야 했던 새파란 젊은 시절을 그저 흘려보내는 대신 끝없는 자기 성찰로 채워나간 고인은 '87년 체제'와 함께 사회로 나와 정권교체와 외환위기 등으로 이어진 숨 가쁜 30년을 지켜봤다. 고인은 특히 물질적 성공과 실용 학문만을 추구하는 세태에서 인문학과 고전의 가치를 꿋꿋하게 지키며 신구 세대를 막론한 지표 역할을 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고인은 옥살이를 하면서 동양 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다. "감옥에서는, 특히 독방에 앉아서는 모든 문제를 근본적인 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우선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 됩니다. 유년 시절에서부터 내가 자라면서 받은 교육을 되돌아보게 되고 우리 사회가 지향했던 가치에 대해서 반성하게 됩니다. (중략)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과 함께 공부하게 될 동양고전 강독은 사실 감옥에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강의' 중에서)'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신영복 교수 별세(서울=연합뉴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1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2016.1.15 << 도서출판 돌베개 제공 >> photo@yna.co.kr고인은 "감옥은 수많은 비극의 주인공들이 있고, 성찰의 얼굴이 있고, 환상을 갖지 않은 냉정한 눈빛이 있다. 감옥은 '대학(大學)'이다"라고 말해 왔다. 그가 이 '20년 대학생활' 동안 찬찬히 살핀 동양 고전 글귀와 해설을 담은 강독서 '강의-나의 동양고전독법'은 인문·고전분야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고인은 '나무가 나무에게', '나무야 나무야' 등 저서에서 사람을 나무에 즐겨 비유했다. "우리는 결코 떠날 수 없는 자리에서 저마다의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땅에 뿌리박은 한 그루 나무일 뿐입니다. 삶이란 비록 그것이 감옥처럼 고인 세월이든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이든 지나간 세월은 어김없이 우리들의 가슴 속에 깊숙이 들어와 결코 떠날 수 없는 자기 자신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더불어숲' 중에서)1997년 세계 22개국에서 각국의 '나무'들이 어우러져 사는 방식을 둘러본 그는 그곳에서 얻은 성찰을 모은 책 '더불어숲'(1998)을 펴내 또 한 번 울림을 줬다. "인간주의의 절정인 파르테논 신전을 바라보며 이제는 자기의 소산(所産)인 문화와 물질 속으로 함몰해가고 있는 오늘의 인간주의를 반성하게 됩니다. (중략) 새로운 인간주의는 자연으로부터 독립하는 것도 아니며, 궁핍으로부터 독립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인간이 만들어 쌓아놓은 자본으로부터, 그리고 무한한 허영의 욕망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더불어숲' 중에서)고인은 이 외에 '변방을 찾아서', '청구회 추억' 등 주옥같은 문장으로 가득한 저서를 남겼다. 신 교수는 출소한 이듬해인 1989년부터 2014년까지 25년간 성공회대에서 강의했다. 그의 강의에는 학생은 물론 직장인과 나이 지긋한 청강생까지 줄을 이었다. 별세한 신영복 교수가 남긴 서화(서울=연합뉴스)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강의' 등 명저를 남긴 고인은 옥살이 중에 교도소에서 서예를 배워 출소 후 탁월한 서화 작가로도 활동했다. 사진은 서화 '처음처럼'. 2016.1.16 << 도서출판 돌베개 제공 >> photo@yna.co.kr성공회대 강의를 녹취한 원고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 펴낸 '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는 신 교수의 철학을 집대성한 책인 동시에 그의 유작이 됐다. 담론이 사라지고 성찰이 희미해진 시대에 고전에 대한 드넓은 공부와 따뜻한 인간애를 담은 신 교수의 마지막 책은 지혜에 목마른 독자들의 손에 들려 10만 부 이상 팔렸다. 강연장에서 그는 옥중에서는 사전 검열에 막혀 마음껏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내가 (교도소에서)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햇볕' 때문이었다. 길어야 2시간밖에 못 쬐는 신문지 크기만 한 햇볕을 무릎 위에 받고 있을 때의 따스함은 살아 있음의 어떤 절정이었다. 겨울 독방의 햇볕은 자살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였고 생명 그 자체였다."('담론' 중에서)신씨는 멋스러우면서도 정감 있는 글씨를 쓰는 서화 작가로도 유명하다. 글자 하나하나가 마치 어깨동무를 한 듯한 그의 독특한 글씨체는 교도소 서예반 활동을 하며 터득한 것이다. '처음처럼', '더불어숲' 등 단순하고 평범하게 보이지만 그 안에 특유의 통찰과 지혜를 담아낸 그의 서화 작품은 많은 시민에게 평화와 생명, 공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그의 서체(쇠귀체)로 쓴 '처음처럼'이라는 글귀는 소주 상표에 붙기도 했다. 이 글씨의 저작권료는 신 교수가 극구 사양해 당시 두산주류는 1억원을 성공회대에 장학금 형식으로 기부했다.
-
[단독]<르포> 공포의 도가니 자카르타 도심…교민사회도 '술렁'자카르타 도심서 자폭테러(자카르타 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에서 14일 오전(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 공격으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과 총격이 발생해 네덜란드인 1명 등 민간인 2명이 죽고,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한 무장괴한 5명이 죽거나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곳은 대통령궁과 유엔 사무실을 비롯해 프랑스대사관 등 외국 공관들과 고급 호텔 등이 몰린 도심 지역으로, 이곳에 위치한 사리나 쇼핑몰과 경찰서, 스타벅스 등에서 6차례 이상의 폭발음이 들렸다. 사진은 쇼핑몰 앞에서 부상한 경찰관을 동료 경찰들이 들어 옮기는 모습.(자카르타=연합뉴스) 신성철 통신원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시내 한복판에서 일어난 폭탄테러와 이어진 총격전으로 시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14일(현지시간) 오전 대통령궁, 미국대사관, 프랑스대사관, 중앙은행 등 주요 시설과 고급 호텔 등이 몰려 있는 자카르타 중심가 교차로에서 갑자기 6차례 이상의 폭발음과 총성이 이어지면서 일대가 혼란에 빠졌다. 폭발물이 터지고 경찰과 무장괴한 간에 총격전으로 게릴라식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영화 같은 장면이 눈앞에서 벌어지자, 혼비백산한 시민들이 한꺼번에 도심에서 빠져나가면서 주요 길목이 한때 마비됐다. 이어 치안당국이 사고 현장과 인근을 통제하면서 2시간 후에는 시내에 차량통행이 급감하고 행인도 줄어 도심은 을씨년스럽게 변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이 테러리스트들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공격이 이뤄진 사리나 백화점 지구는 스타벅스뿐 아니라 맥도날드, 피자헛 등이 즐비해 테러가 서방 브랜드로 가득한 인도네시아 수도의 중심지에 초점이 맞춰진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특히 이 지구는 서양인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다. 고층건물에서 스마트폰으로 테러현장을 촬영하던 직장인들은 도로에 있던 사람들이 폭발압력으로 튕겨나가는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질렀으며, 그 소리가 그대로 동영상에 녹음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됐다. SNS로 널브러진 시신과 유혈이 낭자한 경찰관의 사진이 빠르게 전달됐고, '끔찍한 사진은 돌리지 말아달라'는 댓글도 이어졌다. 현지 한인 사회도 실시간으로 언론 보도를 교환하고 안부를 묻는 등 크게 술렁였으나 한인 피해자는 다행히 1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러가 발생한 자카르타 중부 지역은 한인들이 자주 찾는 곳은 아니다. 대부분의 교민들은 자카르타 남부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거주하고 있다."자카르타를 위해 기도합시다" (수라바야<인도네시아> 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시내 한복판에서 폭탄테러와 총격전이 발생한 14일(현지시간) 자바섬 수라바야에서 한 이슬람 여성이 "자카르타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묵념하고 있다.현지 교민들은 모바일 메신저 단체대화방과 SNS를 이용해 언론 보도와 개인 게시물을 빠르게 전달하고 시내 도로상황에 대한 정보를 긴박하게 교환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테러가 발생한 직후 동포 단체대화방을 통해 '(긴급) 테러 발생, 신변안전 유의 안내문'을 발송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테러 현장 지역 접근 및 외부 출입을 삼가고, 추가 테러 발생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및 야간 외출을 자제하는 등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 시민들이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카르타 거주 한 교민은 "추가 테러 위험지역 정보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속속 들어와 시내에서 하던 일을 중단하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다"며 "모두 무사하길 빌었다"고 긴장된 상황을 전했다.유언비어도 돌아다녔다. 단체대화방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차량과 오토바이를 탄 테러리스트들이 자카르타 시내 주요 도로에서 보행자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는 뜬소문이 빠르게 확산됐다.또다른 교민은 "사고 직후 크고 작은 교민단체 대화방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돼 불안을 가중시켰다"며 "메시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한 후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현지인들은 SNS에 '우리는 두렵지 않아'(Kami tidak takut), '자카르타는 겁내지 않아'(Jakarta berani) 등의 해시태그(#)를 단 글을 전파하며 서로 위로하고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
한국 성인 불안요소 1위는 노후·2위는 취업·소득가장 불안한 사회 문제는 '경기침체 및 성장둔화'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한국 성인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노후준비 부족과 취업·소득 등 경제적 문제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 사회 문제로는 '경기침체와 성장둔화'로 나타났다.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사회의 사회 심리적 불안의 원인분석과 대응방안' 보고서(이상영 선임연구위원 등)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 느끼는 불안 정도를 0점(전혀 불안하지 않음)에서 10점(매우 불안함)의 범위에서 측정해 보니, 평균 5.4점으로 중간 수준이었다. 고연령층일수록,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육체노동자일수록, 임시직일수록 불안점수가 높았다. 성인이 인식하는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불안 정도는 평균 5.6점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점수(평균 5.4점)보다 조금 높았다. 최근 1년간 가장 크게 불안을 느꼈던 개인 문제로는 조사대상자의 25.3%가 노후준비를 들어 가장 많았다. 2위는 18.4%가 꼽은 '취업 및 소득문제'였다.연구진은 노후준비나 취업 및 소득 문제는 결국 경제적인 사안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43.7%가 경제 문제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풀이했다.최근의 경기침체와 경제 여건 악화라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라는 연구진은 설명했다.그 다음의 개인 불안요소로는 '신체적 건강'이 15.0%, '자녀교육, 가족부양 및 간병'(12.1%), '노화로 말미암은 신체적, 정신적 문제'(7.3%), '직장 내 갈등문제'(6.4%), '생활안전'(3.9%), '온라인에서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3.5%), '정신적 건강'(3.1%), '가족관계 및 해체'(2.7%), '이웃과의 관계'(0.7%) 등이 꼽혔다.우리나라 성인이 최근 1년간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고 불안해하는 사회 측면의 불안요소는 '경기침체 및 성장둔화'(36.6%)였다. 이어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반영해 '메르스 등 고위험 신종감염병'이 21.7%로 2위를 차지했고 '안전문제'(8.8%), '사회안전망 취약'(5.9%), '정치 및 대외관계'(5.7%), '저출산 문제와 인구 고령화'(4.8%), '높은 자살률 등 정신건강문제'(3.6%0, '학대·폭력 등 범죄'(3.3%), '계층·집단·세대간 갈등'(2.7%), '환경파괴 및 자연재해'(2.7%), '빈번한 교육 및 입시제도 변경'(2.0%), '온라인에서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2.0%) 등이 있었다.성인은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가족·직장에서의 대인관계가 원만할수록, 자존감이 높을수록, 사회적 계층이 높을수록, 가정·학교·직장에 대한 소속감이 높을수록, 주관적 신체 건강상태가 좋을수록, 사회가 안정되었다고 생각할수록, 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해 불안을 적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연구진은 19세 이상 성인 7천명을 대상으로 2015년 8월 8일~9월 22일 개별 방문면접 조사를 했다.조사대상을 연령별로 보면, 19세 및 20대(19~29세) 1천275명, 30대(30~39세) 1천304명, 40대(40~49세) 1천443명, 50대(50~59세) 1천383명, 60대(60~64세) 541명, 70세 이상 767명 등이다. 성별로는 남성 3천469명, 여성 3천531명이다.
-
2016년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활짝…"새해엔 행복만"새해를 밝히다(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16년 새해 첫날인 1일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린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를 시민들이 도로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2016.1.1 superdoo82@yna.co.kr보신각 주변 7만명 운집…메르스 이겨낸 병원장 등 시민대표 11명 타종참여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이효석 기자 = "10, 9, 8, 7, 6, 5, 4, 3, 2, 1, 0." 서울 보신각 주변을 가득 채운 시민들이 한목소리로 힘차게 카운트다운을 하자 묵직한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며 다사다난했던 을미년이 가고 병신년 새해가 왔음을 알렸다. 새해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가득 안은 시민 7만여명(경찰 추산)이 몰려 보신각 주변은 전날 오후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포근한 날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이맘때보다 체감온도가 높아 야외에서 새해 첫날을 맞이한 시민들의 복장도 가벼웠다.두꺼운 패딩점퍼만큼 코트를 입은 사람들도 많았고, 목도리와 털모자로 무장한 이들은 일부에 불과했다.커피, 솜사탕, 닭꼬치 등을 손에 쥔 시민들은 오늘만큼은 근심 걱정을 날리려는 듯 즐거운 표정으로 새해를 만끽했다.올해도 제야의 종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사회 각 분야에서 선정된 시민대표 11명, 시의회의장, 시교육감, 서울경찰청장, 종로구청장 등 16명이 울렸다.시민대표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이겨내고 진료를 재개해 시민에게 희망을 준 정경용(52) 강동365열린의원장, 심폐소생술로 11명을 살린 동작소방서 김지나(38·여) 소방장, 서울시 복지상 수상자 성태숙(48·여)씨 등이 당목을 잡았다.서울시 외국인 명예부시장 이해응(39·여)씨, 보신각 종지기 고(故) 조진호씨와 함께 40년간 보신각을 지켜온 부인 정부남(84·여)씨, 핀란드 공인 산타클로스도 타종으로 병신년을 알렸다.새해를 부르는 묵직한 종소리가 울리자 시민들은 서로 끌어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외쳤고, 새해를 맞는 순간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새해복 많이 받으라는 말로 신년 인사를 시작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5년 경제가 침체하고 메르스가 퍼지는 등 민생이 특별히 어려웠다"며 "그렇지만 국민 여러분의 힘으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고,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새해를 맞이하는 타종(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16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시민대표들이 타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순 시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를 이겨내고 진료를 재개한 의사 정경용 씨, 서울시의회 박래학 의장, 핀란드 정부공인 리얼산타클로스.2016.1.1 superdoo82@yna.co.kr박 시장은 "올 한해는 우리 모두가 다 행복해져야 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서울시장으로서 민생을 챙기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현장을 누비겠다"고 다짐했다.그는 "희망이라는 것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만드는 것"이라며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고 힘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은평구에서 아내와 함께 온 건축업자 김종웅(53)씨는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뉴스는 성완종 회장의 자살로, 그 자리까지 올라갔던 사람이 한순간에 추락하는 걸 보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며 "지난해도 경기 너무 안 좋아서 힘들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웃었다.회사원 유상원(26)씨는 "지난해 가장 기억 남는 뉴스는 메르스 파동으로 정부 대처가 조금 미흡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취업에 성공해 정말 기뻤고 올해는 돈 많이 벌고 여자친구랑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서울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윤현섭(20)씨는 "지난해 '이슬람국가(IS)' 파리 테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개인적으로 지난해 좋은 일은 그다지 없었고 올해는 군대에 가는데 건강하게 군 복무를 잘했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타종 전후로는 보신각 특설무대에서 원숭이띠 합창단의 축하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이날 행사로 종로, 우정국로, 청계천로, 무교로 등 주변 도로에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버스도 일제히 우회 운행한다.종로 인근을 지나는 버스와 지하철 막차 시간은 오전 2시까지 연장돼 타종식에 참석한 시민들의 귀가를 돕는다. 경찰은 교통경찰 330여명을 도심권 38개 교차로에 배치해 교통혼잡을 최소화하고 야간 사고예방에 주력했다.
-
이라크군 'IS장악' 라마디 7개월만에 탈환 '목전'(종합2보)이라크군, 'IS 장악' 라마디 진입 성공(라마디<이라크> AP=연합뉴스) 이라크 정부군이 27일(현지시각) 폐허가 된 안바르 주의 주도 라마디 중심부에 진입하고 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기습으로 이라크 정부군이 5월17일 라마디에서 퇴주한 지 7개월여만이다 IS가 장악하고 있는 라마디는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15km가량 떨어진 곳으로 시리아와 바그다드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IS 사령부' 정부청사 단지 진입…이라크군 단독작전 첫 성과(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정부군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안바르 주(州)의 주도(州都) 라마디 탈환을 목전에 뒀다.IS의 기습으로 이라크 정부군이 5월17일 라마디에서 퇴주한 지 7개월여만이다.사마 알누마니 이라크군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오후 로이터통신에 "IS의 근거지인 옛 정부청사 단지에서 IS를 몰아냈다"며 "정부청사 단지를 통제한다는 것은 IS가 라마디에서 패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누마니 대변인은 AFP통신에도 "IS가 라마디의 정부 청사에서 모두 패퇴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IS가 정부청사 단지 주변에 주민들을 '인간방패'로 세우고 라마디 동부로 도주했다고 보도했다.이라크군이 라마디 탈환에 성공한다면 IS에 빼앗긴 이라크 내 실지 가운데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될 전망이다.특히 이번 탈환작전엔 IS 격퇴작전의 주축이었던 시아파 민병대가 종파 간 보복 우려로 제외돼 사실상 이라크군의 첫 단독 작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3월 티크리트 탈환작전에선 시아파 민병대가 주도했다.이에 따라 이라크군이 'IS와 전쟁'을 치를 만한 전투력을 보유했는지를 두고 그간 제기됐던 우려를 어느 정도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마디를 완전히 되찾기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도 나왔다. 이번 작전을 지휘하는 이스마일 알마흘라위 이라크군 사령관은 이날 AP통신에 "IS의 자살폭탄과 저격수 때문에 이라크군의 진전이 지체되고 있다"며 "정부청사 단지를 완전히 손에 넣으려면 며칠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라마디 탈환작전이 개시된 이달 22일 이후 정부군과 민간인 사망자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라마디는 시리아와 바그다드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라마디가 있는 안바르 주는 수니파 거주지역으로 시아파인 이라크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 IS가 지난해 초 세력을 쉽게 확장할 수 있었다.현재 라마디를 제외한 안바르 주의 나머지 주요 도시는 여전히 IS의 영향력이 강하다.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정부군이 라마디를 수복하고 IS의 또 다른 거점인 북부 모술까지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전날 밝힌 바 있다. 이라크 정부군의 라마디 탈환작전(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완전범죄는 없다" 시신 없어도 살인범 잡아내는 경찰과학 수사의 개가…경기 경찰, 살인사건 '검거율 100%'용인 탈북자와 여행간 50대 실종사건은 '올해 남은 숙제'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올 한해 경기도에서는 토막 살인부터 '시신없는 살인' 사건까지 숱한 범죄가 잇따랐다.과거엔 자칫 미제에 빠졌을법한 지능적 흉악 범죄들도 많았지만, 주요 사건 피의자들은 불과 며칠만에 대부분 붙잡혔다.날로 진화하는 첨단 기법을 활용한 경찰 수사로 '완전범죄는 없다'는 메시지는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4월 7일 오전 경기도 시흥 시화방조제에서, 이틀전 발견된 토막시신의 다른 부분으로 추정되는 시신 일부가 발견돼 경찰 관계자들이 수습과 함께 조사를 벌이고 있다. 24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경기도에서 발생한 살인, 강도, 성범죄, 절도, 폭력 등 5대 강력범죄는 총 11만7천여건이다.이 가운데 경찰은 피의자 11만5천여명을 검거, 검거율 76%를 기록했다.살인, 강도, 성범죄 등은 100% 가까운 검거율을 보이고 있으나 절도 검거율(56.5%)이 비교적 낮은 편이어서 전체적인 검거율이 70%대를 기록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경기 경찰은 살인의 경우 209건 발생해 202건 관련자 223명을 검거했다.경찰이 집계하는 범죄발생·검거 통계는 수사 관할과 상관없이 발생지역 중심이기 때문에, 경기청은 7건의 살인 미제사건이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다른 지방청 수사로 7건도 모두 해결한 상태다.이에 따라 경기도에선 2011년 7월 부천시 오정구 야산에서 발견된 여성 변사체 사건 이후 살인 미제사건은 단 한건도 없다.◇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 = 올해 경기도에서는 안산 김상훈 인질살인 사건(1월)과 시화호 김하일 토막살인 사건(4월)과 같은 흉악한 살인사건뿐 아니라 용인 캣맘 사망사건(10월)과 같은 철없는 어린 아이들의 장난으로 빚어진 참극까지 다양한 사건이 있었다.김상훈 사건과 같이 현장에서 검거가 이뤄지는 사례도 있지만, 상당수 강력사건은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면서 검거가 이뤄진다.경찰은 사건이 발생할때마다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해 단죄하면서, 범죄 억제에 기여하고 있다.올해 4월 5일 오전 0시께 경기도 시흥시 시화호 오이도 선착장 부근에서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당시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는 CC(폐쇄회로)TV조차 없어 수사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경찰은 시신에서 피해자 신원을 확인해 예상을 뒤집고, 단 3일 만에 범인을 검거했다.피해여성의 남편인 김하일(47·중국 국적)은 부부싸움 중 부인을 살해한 뒤 토막내 시화호 등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올 7월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인근 유흥가에서 술에 취한 여대생(22)이 사라졌을 때도 경찰은 당일 용의자를 밝혀내 행적을 추적하던 중 강원도에서 목숨을 끊은 사실을 바로 확인했다.피의자가 자살하면서 시신은 찾을 길이 없었지만 숨진 범인의 이동경로를 일일이 추적해 단 하루만에 평택의 한 배수지 인근에 유기된 여대생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7월 15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저수지 인근 야산에서 경찰이 전날 살해된 여대생의 시신을 발견,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8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워터파크 몰카 사건' 때도 경찰은 해외에 서버를 둔 성인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이 유일한 단서였지만 단 8일 만에 피의자를 검거했다.몰카 동영상이 찍힌 시점과 장소를 정확하게 파악해 당시 현장 주변 CCTV 영상을 분석하면서, 범행 현장에 항상 나타났던 용의자를 범인으로 지목해 추적, 검거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전담 수사팀은 8월 26일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최모(27·여)씨를 검거했다.◇ 진화하는 과학수사기법 = 올해 경기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가 빛을 발한 사건은 단연 '육절기 살인사건'을 꼽을 수 있다.올해 2월 4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에 거주하는 A(67·여)씨가 돌연 행방불명됐다.용의자인 세입자 B(59)씨는 자택을 수색하겠다던 경찰의 요청을 받고는 수색을 3시간여 앞둔 9일 오후 3시께 집에 불을 질렀다.A씨 시신조차 찾지 못한 상황에서 유일한 단서는 살인 범죄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B씨의 셋방이었지만, 방화로 인해 증거는 모두 인멸됐다.경찰은 다음날 B씨를 방화혐의로 일단 구속한 뒤 이 사건을 '시신없는 살인사건'으로 규정하고 증거수집에 나섰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B씨와의 끈질긴 두뇌싸움은 결국 과학수사를 활용한 경찰의 승리로 끝났다.경찰은 CCTV 영상을 확보해 B씨의 행적을 쫓던 중 그가 몰고 다니던 화물차 짐칸에 실려있던 육중한 물체가 어느 순간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것은 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육절기였다.그는 A씨가 사라지기 며칠 전 육절기를 중고로 구입한 뒤 10일여 만에 수원의 한 고물상 앞에 버렸고 톱날은 따로 빼내 의왕시 청계산에 버렸다.육절기와 톱날을 수거해 정밀감정 한 경찰은 그 안에 남겨져 있던 피해자 A씨의 인체조직을 찾아내 B씨가 A씨를 살해한 뒤 육절기로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사실을 밝혀냈다.◇ 용인 50대 실종사건, 향방은 = 올해 경기경찰에 숙제로 남은 것은 5월 탈북자와 강원도로 여행간 뒤 행방불명된 50대의 실종사건이다.경찰은 이 사건 피해자가 7개월 넘도록 생체반응(금융거래나 통화내역 등 생존해 있다는 증거)이 없는 것으로 미뤄, 살해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하지만 피해자의 시신은 물론, 사망사실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이어서 공식적으로 이 사건은 '실종'사건으로 분류돼 있다.5월 1일 C(45·건축업)씨는 서울에 사는 지인인 북한 이탈주민 D(49)씨와 강원도로 여행을 떠났다가 행방불명됐다.C씨 가족들은 C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이틀뒤인 3일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고 경찰수사가 시작됐다.경찰은 C씨가 살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시신없는 살인사건'으로 규정, 용인동부서 강력 1개팀을 전담 수사팀으로 꾸려 수사하고 있다.경찰은 C씨가 D씨에게 투자금 등 명목으로 5억원을 빌려줬다가 1억5천만원만 돌려받은 것으로 미뤄, 둘 간 금전거래가 이번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강원지방경찰청 인력과 경기청 기동대 등을 투입해 인제 계곡을 수색해 온 경찰은 아직 C씨의 행적은 커녕 시신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이 사건이 미제로 남는다면, 경기도에서는 2011년 부천사건 이후 4년여 만에 첫 미제 살인 사건이 된다.경찰 관계자는 "과학수사기법이 진화하면서 올해는 물론 최근 경기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범인은 모두 검거됐다"며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이후 과거 미제사건까지 수사 전담반을 구성해 재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