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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정 "사는 '꼬라지' 보여줄 게 없는데 반응에 놀라"MBC '나 혼자 산다' 출연후 관심집중…"아버지는 인민군 출신 트롬본 연주자" 서울대 국악과 출신…"음악 대신 택한 연기에 한때 괴로웠지만 그 덕분에 인간 돼"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그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40년 된 아파트에서, 사람으로 치면 일흔 살도 넘은 삽살개와 함께 산다. 쪼그리고 앉아 머리 한 번 감고 나면 화장실 하수구가 금방 막히지만, 그에게는 별일 아니다. 그는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 김밥을 만다. 외출했다가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도시락은 항상 두 통씩 싸는 것을 잊지 않는다. 유명인들의 싱글 라이프를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 MBC TV '나 혼자 산다'에 지난 1일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황석정(45)의 이야기다. 연예계는 다른 어떤 곳보다도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형편이 결코 자랑일 수 없는 세계다. 그런 곳에 몸담은 황석정의 범상치 않은 일상은 시청자들에게 꽤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혼자 자유롭게 살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겼다. 그의 삶은 소박했지만 남루하지 않았다. 대학 학력이 경제적 풍요를 어느 정도 보장하는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 국악과라는 그의 학력은 방송 후 인터넷에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황석정은 강한 부산 억양으로 "사는 '꼬라지'(꼬락서니)를 보여 드릴 만한 게 없는데 방송을 본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들어서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그를 최근 인터뷰했다. ◇ "소유욕 없어…남들과 나누는 일 신나" 황석정은 "꾸미는 걸 좋아하지도, 정말 갖고 싶은 것도 많지 않다"면서 "갖고 있던 것도 다른 사람이 원하면 바로 줄 정도로 소유욕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베푸는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어서 함께 나누는 일이 정말 신난다"는 답이 돌아왔다. "촌스러워서 그런가 봐요. 제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서 싸게 재료를 사서 반찬을 만들고 그걸 함께 나눌 때 기뻐요. 그걸 받아주는 사람들도 반찬이 넘쳐나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방송에서 그의 소박한 일상과 함께 주목받은 것은 넘치는 그의 끼였다. 이미 '명품 조연'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연기는 제외하더라도, 정성껏 민화를 그리고 술을 마시다 말고 목청껏 열창하는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그 끼의 원천이 궁금했다. 그는 반세기도 더 지난 이야기를 꺼냈다. 거제 포로수용소에 수용됐던 인민군 포로가 부산에서 한 아가씨를 만나면서 시작된 이야기였다. "아버지가 트롬본 연주자였어요. 아버지는 평소 말씀도 없었고 술을 드시면서 슬퍼하시곤 했는데 가끔 (이북) 고향 이야기를 했어요. 할아버지가 그렇게 소리를 잘했대요. 어머니도 글을 잘 쓰시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강하셨어요." "그런 것들이 유전자에 쌓이지 않았겠느냐"라고 말하던 황석정은 이야기 끝에 "그 끼를 펼치지 못했을 때 정말 괴로웠는데 그걸 참고, 또 참고 다듬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 "배우 선택 후회 안해…연기 덕에 삶의 균형 찾아" 황석정은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한 뒤 관현악단 입단을 앞두고 있었지만 "잠이 오지 않고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나날이 계속되면서" 결국 길을 틀었다. 설경구, 이문식 등이 활동하던 극단 한양레퍼토리에 들어갔다가 1995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시 입학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갈고 닦았다. 배우의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는 않았을까. 스펙 좋은 그가 국악을 계속하고 입시학원이라도 차렸다면 목돈을 손에 쥐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살다가 무엇을 했는데 신이 나면 그걸 하는 거죠." 다만, 그는 "연기를 하기에 최악의 조건에서 시작한 탓에 한때는 너무 괴로웠다"고 털어놓았다. "가령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요'라는 대사가 있잖아요. 저는 그런 대사를 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집안 환경이 사랑을 제대로 주고받는 데 서툴렀어요. 제게 없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요'라는 대사를 하기 위해 연기를 시작하고 10년 동안 너무 고생했어요." 황석정은 "어린 시절이 트라우마나 편견으로 가득 찬 사람은 균형 잡기가 쉽지 않다"면서 "제게는 그 균형을 잡게 해준 것이 연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랫동안 연기를 했음에도 "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 건 불과 3년 전이라고 했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그냥 문득, 배우로 살면서 나를 채우고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견으로 가득찼던 어린 시절을 보낸 한 아이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참 어렵더라고요." ◇ "'미생'이 인생의 전환점" 황석정은 지난해 잠깐 등장한 tvN 드라마 '미생'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미생'에서 이른바 '하회탈 미소'로 불리는 재무부장으로 등장한 것이 그의 인지도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다들 저더러 '만찢녀'(만화를 찢고 나온 여자)라고 부르는데 '미생' 만화원작을 본 적도 없다"면서 "작품 자체가 화제가 되면서 저도 화제가 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황석정은 현재 tvN '식샤를 합시다2'에서 억척스런 세종빌라 주인이자 아들에 죽고 사는 아줌마 김미란으로 출연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 모온(못) 산다"라는 걸쭉한 사투리가 인상적인 캐릭터다. 그는 실감 나는 엄마 연기에 대해 "아등바등했던 우리 엄마 생각도 하고 아줌마가 된 주변 사람들도 관찰했다"면서 "요즘 아줌마들이 짠하게 느껴지면서 이해가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이요?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니 '죽어도 연기하겠다' 이런 건 없어요. 가수를 할 수도 있고 집을 올리거나 농사를 짓고 있을 수도 있겠죠. 다만 연기를 한 덕분에 인간 꼴을 갖추고 있다고는 생각해요. 하하하."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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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 법정관리 신청…협력사 등 피해 우려(종합)거제 등 5곳 아파트 3천500여가구 공사중…입주지연 불가피창사이래 첫 법정관리…해외 공사, 자산 매각 등도 차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경남기업[000800]에 대한 채권단의 자금 지원안이 부결되면서 경남기업이 27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 도산 등 2차 피해와 아파트 입주 예정자의 입주 지연 등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채권기관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부결됨에 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시공능력평가 24위의 경남기업은 앞서 세 차례의 워크아웃을 진행했으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은 1951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경남기업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와 베트남 '랜드마크 72' 등 대규모 투자사업 등이 차질을 빚으며 자금난에 시달리다 최근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특히 참여정부 이후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잇따른 실패로 성공불융자 대출금 외에 자체 투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적자가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2013년에 3천109억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1천82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경남기업은 '경남아너스빌'이라는 브랜드로 아파트 사업을 추진했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 토지를 직접 매입해 건설하는 자체 사업이 거의 없고, 단순 공사비만 받는 민간 도급사업에 의존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경남기업은 지난달 자본잠식에 빠진 뒤 채권단에 전환사채 903억원의 출자전환과 긴급 운영자금 1천10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최근 해외 자원개발 사업 비리와 관련한 검찰 조사와 워크아웃 특혜 외압 의혹 등의 악재까지 불거지며 채권단의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다. 경남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현재 공사를 진행중인 아파트의 입주가 지연되는 등 입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현재 경남기업의 분양 또는 조합주택 시공보증 현황은 거제 사곡 지역주택조합(1천30가구), 서울 봉천 제12-1구역 재개발(519가구), 충남 내포신도시(990가구), 수원 아너스빌 위즈(798가구), 화성 동탄1 A-101블록 경남아너스빌(260가구) 등 5개 현장 총 3천597가구에 이른다. 주택보증 관계자는 "경남기업은 도급 사업이 대부분으로 현재 조합이나 시행사가 남아 있어 공사 진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하도급 대금 지급 문제나 공사를 대신할 승계 시공사 선정 등에 시간이 걸려 일정기간 공사 지연에 따른 입주 차질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베트남 등 일부 해외 사업은 공사 중단이 우려된다. 경남기업은 현재 베트남·에티오피아·스리랑카·알제리 등에서 도로 등 토목공사와 수처리 공사 등을 진행중이다. 회사측은 현재 자금조달을 위해 베트남에 건설한 '랜드마크 72' 빌딩 매각을 추진 중이나 법정관리 신청으로 매각 절차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협력업체 등의 2차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남기업의 협력업체는 총 1천800여개로, 일부 영세 업체들은 경남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하도급 대급을 제때 지급받지 못해 연쇄 도산할 가능성이 크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받아 협력업체와 입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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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은 시작 불과"…은행권 '부실기업 쓰나미' 밀려온다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받고도 회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부실기업이 속속 출현하면서 은행들은 실적 악화의 두려움에 떨게 됐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경남기업은 잇따라 터져나올 부실기업 문제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진은 자원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관계자들이 18일 압수수색을 실시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서 압수품을 들고 나오는 모습. 대한전선·성동조선·SPP조선 등 4곳만 1조2천억 지원 필요"수년간 兆단위 지원에도 회생 여부는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이지헌 홍국기 기자 = 저금리 압박에 시달리는 은행권에 '부실기업 쓰나미'라는 또다른 악재가 닥쳤다.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받고도 회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부실기업이 속속 출현하면서 은행들은 실적 악화의 두려움에 떨게 됐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경남기업[000800]은 잇따라 터져나올 부실기업 문제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건설[005960], 대한전선[001440], 모뉴엘 등 3대 부실기업 악재가 발생하면서 은행권 전체로 1조원에 달하는 관련 손실을 냈던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부실기업 문제가 속속 터져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른 기업은 경남기업이다. 전날 러시아 유전개발 및 아프리카 니켈광산과 관련된 비리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경남기업은 대표적인 '좀비기업'으로 불릴만한 부실기업이다. 수년 간 2조2천억원의 자금을 채권단이 쏟아부었는데도 회생 조짐이 안 보이는 경남기업은 전액 자본잠식으로 상장 폐지될 위험에 처했다. 건설경기 침체를 이겨내지 못해 2013년 3천109억원, 지난해 1천827억원의 연속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서는 2천300억원이 넘는 추가자금 지원이 필요하지만 채권단 내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부정적인 기류가 지배적이다. 시중은행의 영원한 '골칫덩이'인 대한전선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험에 처했다. 채권단은 2012년 자율협약 후 ▲대출 7천억원 출자전환 ▲5천200억원 신규대출 ▲지난달 1천600억원 추가대출 결의 등 1조원이 훨씬 넘는 금액을 대한전선에 지원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분식회계 혐의로 채권단에 2천억원 이상의 평가손실을 안기더니, 결국 대부분의 자본이 잠식돼 거래소가 관리종목 지정을 경고했다. 이후 부실이 더 쌓이면 상장이 폐지돼 채권단이 보유한 출자전환 주식은 '휴짓조각'으로 변하게 된다.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조선 분야 부실기업은 사정이 더 안 좋다. 2010년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에 들어간 후 5년 동안 6천억원 가량의 지원을 받은 SPP조선은 최근 4천850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 세계 조선업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건설, 대한전선, 모뉴엘 등 3대 부실기업 악재가 발생하면서 은행권 전체로 1조원에 달하는 관련 손실을 냈던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부실기업 문제가 속속 터져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파산선고 받은 모뉴엘. 추가 지원이 이뤄지면 총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게 되는 채권은행들은 'NO'를 선택했다. 우리은행[000030],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채권단 내 정부기관들이 읍소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정부 소유 은행과 기관들만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지원 여부도 불투명하다. SPP조선처럼 2010년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은 '덩치'가 훨씬 큰 탓에 지금껏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받았다. 그런데, 선박 건조자금이 필요하다며 최근 채권단에 4천2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채권단 내 기류는 부정적이다. 한 채권은행 부행장은 "도대체 언제까지 지원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지원을 계속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지역경제나 일자리 문제도 고려해야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건전성 유지가 최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에는 비상이 걸렸다. 경남기업, 대한전선, SPP조선, 성동조선 등 4개 부실기업에 이달 내 지원하거나 지원을 결정해야 하는 금액만 1조2천550억원에 달한다. 이렇듯 기업 부실이 잇따르다가는 은행권 순익이 급감한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해 3분기 1조7천억원이었던 은행권 순익은 4분기 8천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우리은행은 1천630억원의 적자까지 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한계기업이 자꾸 늘고 있어 부실기업 문제는 잇따라 불거져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부실기업을 신속히 처리하고 싶어도 정치권, 금융당국 등에서 무언의 압력이 들어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신임 금융위원장이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부실기업을 자꾸 지원하면 기업가치는 어떻게 올라가느냐"며 "기업대출의 부실은 결국 가계대출 부문의 이익으로 메워야 하는 만큼 은행권 부실기업 문제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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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좋아하는 연예인은 조용필·김수현·최민식한국갤럽 조사…코미디언은 압도적 표차로 유재석 1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조용필, 가장 좋아하는 탤런트는 김수현으로 나타났다. 최민식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로 손꼽혔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지난해 10월 2∼29일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천7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을 조사한 결과, 가수로는 조용필(7.2%), 탤런트와 배우로는 김수현(4.3%)과 최민식(7.5%)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고 12일 밝혔다. 활동분야별로 나눠 보면 가수 중에는 '가왕' 조용필에 이어 이선희(4.4%), 장윤정(3.9%), 아이유(3.6%), 태진아(3.3%), 엑소(2.9%), 이승철(2.8%), 이미자(2.8%), 나훈아(2.5%), 소녀시대(2.1%) 순으로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한두 곡만으로 반짝인기를 누리기보다 오랜 기간 꾸준히 자신의 노래 세계를 일궈온 가수들이 순위권에 포함됐다는 게 한국갤럽의 분석이다. 탤런트로는 김수현에 이어 최불암(4.2%), 조인성(3.3%), 김태희(3.1%), 고두심(2.6%), 이순재(2.5%), 김혜자(2.4%), 김희애(2.4%), 이유리(2.2%), 유동근(2.1%), 현빈(2.1%) 순으로 10위 안에 포함됐다. 1위를 차지한 김수현 외에는 모두 10년 이상 활동한 중견 연기자로, 그중에서도 이순재와 김혜자, 최불암은 반세기를 한국인과 함께했다. 김수현은 2013~2014년 인기리에 방영된 SBS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응답자들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로는 최민식(7.5%)을 꼽았다. 그는 국내 영화사상 최고 흥행작인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으로 열연한 데 이어 뤽 베송 감독의 '루시'로 할리우드에 진출해 2003년 '올드보이' 이후 최고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어 송강호(6.9%), 안성기(6.5%), 하정우(3.7%), 전지현(3.6%), 류승룡(3.3%), 장동건(3.2%), 설경구(3.1%), 원빈(2.7%), 정우성(2.7%) 순이었다. 전지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남자 배우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언'의 영예는 예상대로 유재석(23%)에게 돌아갔다. 유재석은 2위 김준호(9%)와 득표 비율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강호동(6%), 김준현(6%), 이국주(4%), 이경규(2.7%), 신동엽(2.5%), 박명수(2.0%), 김지민(1.9%), 김기리(1.8%), 신보라(1.8%)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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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가볼 만한 곳:제주권>여기가 바로 겨울왕국 '한라산' << 연합뉴스DB >> 대체로 맑음…"겨울옷 입은 한라산 올라볼까"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이번 주말(24∼25일) 제주지역은 대체로 맑겠다. 하얗게 눈 덮인 한라산에 올라 설원의 장관을 감상해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좋은 날씨 덕분에 경치가 더욱 환상적일 것 같아서다. ◇ 대체로 맑음 토요일인 24일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로 맑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2∼6도, 낮 최고기온은 11∼13도로 예상된다. 일요일인 25일은 구름 많다가 오후부터 흐려지겠으며 밤늦게 비가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7∼8도, 낮 최고기온은 14∼15도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 서부 먼바다에서 1∼2m 높이로 일겠다. ◇ "겨울옷 입은 한라산 올라볼까" 이번 주말 하얗게 눈 덮인 한라산을 올라 설원의 장관을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눈 덮인 한라산은 봄, 여름, 가을철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눈이 쌓여 폭신하게까지 느껴지는 등반로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한다. 여기가 바로 겨울왕국 '한라산' << 연합뉴스DB >> 또한 야트막한 언덕에 눈이 쌓여 있다면 비료 포대만 있어도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눈 쌓인 산을 오를 때는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겨울 산은 해발 100m를 올라갈 때마다 기온이 0.6도씩 떨어지고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는 2도씩 내려가는 등 저체온증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겨울철에는 칼바람을 막기 위한 방한·방풍복을 단단히 챙겨입어야 한다. 아이젠과 등산 스틱·장갑·비상식량·따뜻한 물 등 겨울 등산 준비물도 잘 챙겨야 하며, 안전을 위해 반드시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 여러 명이 함께 산을 올라야 한다. 출발 전 입산 가능 시간과 통제 구간 등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또한 어리목탐방안내소에서는 한라산 설경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어 겨울옷을 갈아입은 한라산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문의: 한라산국립공원 ☎064-713-9950)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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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가볼만한 곳:제주권>눈이 그린 한라산 산수화 <<연합뉴스DB·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 눈·비 내리다 흐림…"한라산 설경 감상해볼까"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이번 주말(6∼7일) 제주지역은 토요일에 눈 또는 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겠으며 일요일에는 흐린 날씨를 보이겠다. 한라산에는 그동안 내린 눈이 수북이 쌓여 설국의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 토요일 눈 또는 비…일요일 흐림 토요일인 6일은 눈 또는 비가 내리다 낮부터 그치겠으며 찬바람이 강하게 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2∼4도, 낮 최고기온은 7∼10도로 예상된다. 일요일인 7일은 구름 많다가 오후에 흐려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3∼5도, 낮 최고기온은 9∼11도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전 해상에서 2∼4m 높이로 매우 높게 일겠다. 이번 주말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하얗게 펼쳐진 설원이 장관을 이룬 한라산에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눈 덮인 한라산 찾은 등반객 <<연합뉴스DB·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 토요일(6일) 낮부터 눈이 그치고 대설특보도 오전에 해제될 전망이라 한라산 일부 코스를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설 상황 등에 따라 등반이 통제될 경우에는 탐방안내소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눈 쌓인 산을 오를 때는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아이젠과 등산 스틱·방한복·장갑·비상식량·따뜻한 물 등 겨울 등산 준비물을 잘 챙겨야 하며, 안전을 위해 반드시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 여러 명이 함께 산을 올라야 한다. 출발 전 입산 가능 시간과 통제 구간 등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또한 어리목탐방안내소에서는 한라산 설경을 담은 사진을 전시해 겨울 한라산을 간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문의: 한라산국립공원 ☎064-713-9950) 제주대 체육관에서 열리는 지구촌 축제를 찾아가 세계 각국의 문화와 음식을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CD)가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14개국의 음식과 공예품이 소개되는 25개의 세계문화관이 운영된다. 뉴질랜드의 미트파이, 몽골의 감비르, 필리핀의 룸피아, 프랑스의 뱅쇼, 베트남 쌀국수 등을 싼 값에 맛볼 수 있으며 페루와 캐나다 등의 수공예품도 소개된다. 이밖에 벼룩시장과 외국인 장기자랑, 어린이를 위한 놀이 프로그램, 영상편지 보내기, 버스킹 공연, 스포츠 게임, 한국 민속놀이와 세계 놀이 즐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남녀노소 다 함께 즐길 수 있다. (문의: 지구촌축제 사무국 ☎064-748-1010)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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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 내습에 겨울축제도 슬슬 '기지개'바래봉눈꽃축제·평창송어축제 등 줄이어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획위원 = 겨울의 초입인 12월로 접어들자 마자 한파가 전국에 몰아닥쳤다. 기온은 영하권으로 뚝 떨어졌고 남녘의 섬 제주에도 첫눈이 내렸다. 행인들은 두꺼운 옷차림을 한 채 종종걸음을 친다. 바야흐로 겨울이다. 눈과 얼음의 계절. 천지를 뒤덮는 하얀 설경과 꽁꽁 얼어붙는 강과 하천들. 하지만 이 계절을 기다려온 겨울축제들은 하나둘 기지개를 쭉쭉 켜며 개막 채비에 나서고 있다. 청마(靑馬)의 말띠 해를 마감하는 12월에는 무슨 축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눈과 관련된 축제로는 부안 설(雪)숭어 축제와 지리산 바래봉 눈꽃축제 등이 있다.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축제, 평창 송어축제는 추워진 날씨가 오히려 반갑다. 성탄절이 있는 연말인지라 빛을 내세운 축제들도 줄을 잇는다.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거창 크리스마스트리축제, 보성 녹차밭 빛축제가 그것. 해마다 창원에서 열리던 주남저수지 철새축제가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취소되고, 16년 동안 꾸준히 이어졌던 인제 빙어축제가 강바닥까지 말라붙는 가뭄 때문에 올해 처음으로 취소된 것은 못내 아쉽다. 다음은 연말인 이달에 열리는 주요 겨울축제들. ●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 제6회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가 지난달 29일 개막해 내년 1월 4일까지 중구 광복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 축제 주제는 '하나 되어 누리다'(Unity & Delight Christmas in Busan). 메인 게이트, 메인 트리, 광복로 일원 구조물이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뀌어 이전보다 더욱 환상적인 장식물을 구경할 수 있다. ● 보령 천북 굴축제 = 해양수산부가 12월의 지역축제로 소개한 보령의 천북 굴축제는 13∼14일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굴단지에서 열린다. 이곳은 예부터 굴구이로 유명하다. 바다와 접하는 곳이어서 겨울바다의 낭만도 함께할 수 있다. '바다의 우유'로 통하는 굴은 8월 산란기를 끝내고 가을에 살이 차기 시작해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가장 맛이 좋다. ● 부안 설(雪)숭어 축제 = 부안군은 19∼21일 부안 읍내의 시장에서 제6회 설(雪)숭어 축제를 개최한다. '설숭어'란 첫눈이 내리고 나서 잡히는 숭어를 말한다. 부안 앞바다에서 잡히는 숭어는 육질이 연하고 담백해 겨울철 별미와 해장용으로 인기가 높다. 축제기간에는 풍물공연, 상인동아리 댄스 공연, 개막식, 대형 숭어등(燈) 점등식, 시장가요제 등이 열린다. ● 보성 녹차밭 빛축제 = 오는 19일 개막하는 이 축제는 매년 연말·연시에 세상을 환하게 밝혀왔다. 올해도 내년 2월 1일까지 보성군 회천면 영천리의 녹차밭에서 환상적인 빛의 향연을 펼친다. 새해 희망을 기원하는 차밭 대형트리를 보성의 상징으로 새롭게 형상화하고, 차와 판소리의 고장이라는 뜻의 부채꼴 모양과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학이 비상하는 모습도 LED전구로 재현한다. ● 지리산 바래봉 눈꽃축제 = 봄에 철쭉제로 유명한 지리산 바래봉은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이 되면 순백의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4회째인 올해 눈꽃축제는 20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이어질 예정. 예년처럼 눈썰매·얼음썰매 타기, 눈 조각 전시, 눈싸움 대회, 바래봉 눈꽃 등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방문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 평창 송어축제 = 평창군 오대천 둔치에서 열리는 평창 송어축제는 지난해 겨울에 55만명의 인파를 모을 만큼 인기가 놓았다. 올해는 20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개최될 예정. 이번으로 8회째를 맞게 되며 얼음낚시와 송어 맨손잡기를 비롯해 눈썰매와 스노래프팅, 스노바이킹, 전통썰매, 스케이트, 얼음·전동자전거 등의 다양한 레포츠 체험행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 축제 = 포천 동장군축제는 세상이 꽁공 얼어붙는 겨울이면 신바람이 난다. 행사장에는 얼음 조형물과 얼음궁전, 얼음조각품이 전시되고, 밤에는 화려한 조명이 멋진 야경을 연출한다. 축제는 24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백운계곡 일대에서 마련될 예정. ● 울산중구 눈꽃축제 = 울산 중구는 24일 성남동 젊음의거리 아케이드 등 원도심 일대에서 눈꽃축제를 개막한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눈꽃축제는 인공 눈을 뿌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하고 시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제는 '울산중구, 눈(snow) 빛(light)에 설레다(雪來多)'. 개막식은 크리마스 이브 오후 7시 옛 중부소방서 앞에서 열린다.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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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그들의 삶…연말 극장가 키워드는 아버지>'인터스텔라' '국제시장' 등 아버지의 삶 조명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극장가를 뒤덮은 아버지 열풍이 뜨겁다. SF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부성애에 방점을 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터스텔라'가 극장가를 강타한 데 이어 연말 한국영화 최대 기대작인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도 급변했던 한국사회에서 아버지의 힘겨운 삶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국제시장'은 개봉을 3주 앞두고 있으면서도 예매 점유율 9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얻고 있다. ◇ '인터스텔라' 스토리의 핵심 '부성애' 올해 개봉한 외화 가운데 '겨울왕국'에 이어 두 번째로 800만 관객을 돌파한 '인터스텔라'는 SF 영화로 분류할 수 있지만, 이야기의 뿌리는 스필버그식 가족애에 맞닿아 있다. 우주로 나가면 다시 지구로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자녀의 삶을 위해 우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아버지와 평생토록 그런 아버지를 기다리는 딸의 절절한 감정이 영화의 주요 연료다. 실제로 '인터스텔라'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는 발사를 앞둔 우주선에 앉아있는 주인공 쿠퍼(매튜 맥커너히)의 표정과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머피(아역 맥켄지 포이)의 표정을 교차로 보여주는 시퀀스다. 우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쿠퍼의 사정과 아빠와 헤어지기 싫어하는 딸의 표정이 교차하면서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영화는 두드린다. 특히 영화 말미는 거의 아버지와 딸의 감정 교류로 채워진다. 우주와 지상에서 벌어지는 설명할 수 없는 신비는 대부분 부성애로 수렴해 설명된다. 정지욱 평론가는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 등 가족코드를 영화 내용에 잘 버무렸다"고 말했다. ◇ 고생한 아버지들을 위한 헌사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이 '해운대'(2009) 이후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국제시장'은 '인터스텔라'보다 직접적으로 아버지의 삶을 건드린다. 영화는 한국전쟁, 파독 광부,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상봉 등 한국 현대사에 발자취를 남긴 굵직한 사건을 따라간다. 주인공 덕수(황정민)는 그러한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홀로 헤쳐가며 전쟁으로 풍비박산이 난 집안을 일으킨다. 장남이었던 덕수는 공부 잘하는 남동생의 등록금을 내기 위해, 또 여동생을 시집보내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했다. 산업역군으로 독일로, 베트남으로 떠났던 그는 삶과 죽음이 종이 한끝 차이인 위험지역을 계속해서 누비며 가족들을 챙긴다. 노년의 덕수는 한국전쟁 때 헤어진 아버지(정진영)를 떠올리며 이같이 읊조린다. "아부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잘 살았지예…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윤제균 감독은 연출의 변에서 "정말 힘들고 가난하고 어려웠던 그 시절에 가족과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우리 아버지 세대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백수라도 좋아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인터스텔라'나 '국제시장' 같은 대작은 아니지만, 부성애를 강조하는 다른 영화들도 극장가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김상경 주연의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 등장하는 아빠 태만(김상경)은 대하소설 같은 '국제시장'의 아버지 덕수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아빠'다. 명문대를 나온 그는 사업 실패 후 10년째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태만은 고용불안에 허덕이는 우리 시대 아빠들의 모습에 훨씬 더 가깝다. 지난달 말 개봉한 '나의 독재자'는 독재정권이 장악한 엄혹한 시대, 이 땅의 아버지로서 얼마나 살기 어려웠는지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보다는 역사의 격변기 속에서 자신의 길을 모색했던 '국제시장'과 공통분모가 더 큰 영화다. 영화에서 태식(박해일) 아버지 성근 역을 맡았던 설경구는 최근 인터뷰에서 "독재자처럼 군림했지만, 결국에는 자식들에게 먹힌 아버지들의 이야기, 자식들을 먹여 살려야 했던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라고 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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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나의 독재자'(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성근(설경구)은 연극배우다. 선배들의 등만 바라보고 쫓아왔지만 변변한 역을 맡아본 적은 없다. 게다가 치고 올라오는 후배 탓에 연기는 고사하고 광고 전단이나 붙이는 신세다. 그래도 연습은 열심이다. 남몰래 '리어왕'의 대본을 외며 무대에 설 그날을 꿈꾸던 그. 어느 날, 주연 배우가 펑크를 내면서 리어왕 역을 맡는다. 단지 리어왕의 대사를 암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오랜만에 무대에 서 본 그는 혀와 뇌가 동시에 얼어붙는다. 연극은 엉망이 된다. 무대 뒤에서 연출에게 얻어맞는 장면을 아들 태식에게 들킨 성근은 결국 홀로 남겨진 분장실에서 울음을 터뜨린다. 그런 그에게 정체불명의 연극과 교수(이병준)가 찾아와 오디션에 응해보라고 권고한다. 살 길이 막막해진 성근은 오디션에 응하지만, 연기 대신 매질과 고문만이 이어진다. 이상한 오디션이지만 성근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온 힘을 다한다. '나의 독재자'는 7·4 남북공동성명으로 남북 간의 해빙 기류가 이어졌던 1972년부터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까지, 격변했던 22년간 한 가정에서 빚어졌던 원망과 화해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영화는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역사라는 도도한 물결 속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인간들, 하지만 그 탁류 속에서도 피고 지는 인간들의 꿈과 부정(父情)을 소재로 했다. 일단 배우들의 호연에 눈길이 간다. 깡말랐다가 김일성의 체중에 맞춰서 몸무게를 불려야 하고, 22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연기를 해야 했던 설경구의 '무한도전'과, 어떤 영화에서건 제 몫 이상을 해주는 박해일의 절제된 감정연기가 시선을 끈다. 리허설을 기획하는 중앙정보부 오계장 역의 윤제균과 성근에게 연기를 지도하는 연극과 교수 이병균의 백업도 튼실하다. 유머 코드를 얹어 엄혹한 시대상을 표현한 이해준 감독의 필력(이 감독은 시나리오도 집필했다)과 화사한 화면 속에 부조리한 상황을 얹어놓는 역설 화법의 묘미도 흥미롭다. 그러나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 영화의 이음매가 덜커덕거리는 점은 다소 아쉽다. 배역과 완벽하게 동일화돼야 한다는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극론에 따라 김일성 자체가 돼 버린 무명 배우의 이야기를 다룬 전반부와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앓는 아들 태식의 이야기는 유기적이지 못하다. 무명배우의 이야기 속에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녹아들거나 부자간의 이야기에 무명배우의 이야기가 스며들든가 해야 하는데, 둘의 이야기가 어설프게 뒤섞였다. 성근이 왜 그렇게 배역에 미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고, 성근과 태식이 나누는 추억의 두께도 깊지 않다. 영화 후반부에 태식이 아버지를 위해 오열하는 장면이 다소 공허하게 보이는 이유다. '천하장사 마돈나'(2006), '김씨표류기'(2009) 등을 연출해 주목받았던 이해준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10월30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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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예매율 1위(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조정석·신민아 주연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주말 예매 점유율에서 정상에 올랐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23.7%의 점유율로 할리우드 영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황우석 사태를 소재로 한 '제보자'는 8.8%의 점유율로 3위를,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노벰버 맨'은 7.7%의 점유율로 4위다.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인터스텔라'는 7.2%의 점유율로 5위에 올라 흥행기대를 부풀렸다. 프랑스 코미디 '컬러풀 웨딩즈'(6.3%)와 할리우드 영화 '메이즈러너'(4.7%), 윤계상 주연의 '레드카펫'(3.6%), 차태현 주연의 '슬로우 비디오'(3.1%), 설경구 주연의 '나의 독재자'(2.7%)가 10위 안에 들었다. 이번 주 개봉작은 '노벰버 맨' '컬러풀 웨딩즈' '할리 데이' '킬 유어 달링' '황금시대' '천 번을 불러도' '황구' '꼬마잠수함 올리' '사막에서 연어낚시' 등 9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