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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대둔산, 암봉 사이 걷는 짜릿한 여정(완주=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자연의 오묘함과 짜릿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둔산(大芚山ㆍ877.7m)은 하늘을 찌를 듯한 봉우리와 기암단애, 수목이 사계절 변화무쌍한 풍경화를 연출해 ‘호남의 소금강(小金剛)’으로 불린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여름에는 운무와 계곡,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매력적인 산이다. 사진/이진욱 기자 어느 때고 산에 오르면 달력에 나올 법한 경치에 끌리게 되는 대둔산의 원래 이름은‘인적이 드문 벽산 두메산골의 험준하고 큰 산봉우리’라는 뜻의 ‘한듬산’이다. 명당자리를 계룡산에 빼앗겨‘한이 들었다’해서‘한듬산’이라는 설명도 있다. 산세가 수려하다 보니 1977년 전라북도, 1980년 충청남도가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등산로는 전북 완주, 충남 논산과 금산 세 갈래에서 최고봉인 마천대(摩天臺)로 모인다. 완주 쪽은 기암괴석의 바위산이지만 논산과 금산 쪽은 계곡이 좋고 능선이 완만한 흙산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등산로는 완주 쪽 대둔산 국민관광단지에서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거쳐 정상인 마천대에 오르는 길이다. 특히 이 코스에서는 케이블카로 금강구름다리 바로 밑인 산 중턱(610m)까지 단숨에 오를 수 있다. ◇ 최고 비경 지대,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대둔산 국민관광단지 주차장에서 상가와 대둔산관광호텔을 지나면 케이블카 정류장이 나온다. 지난 1990년부터 운행한 대둔산 케이블카는 927m 구간을 6분간 이동한다. 51인승 케이블카는 왕복요금이 어른 9천원ㆍ어린이 6천원, 편도요금은 어른 6천원ㆍ어린이 4천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 운행한다. 단 설비 교체 작업으로 3월 31일까지 운행을 중단한다.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왼쪽으로 3∼4분 정도 아스팔트 길을 오르면 들머리인 ‘동학농민혁명 대둔산 항쟁전적비’를 만난다. 기념탑 안내판에는 “동학농민군 1천여 명이 이곳 대둔산의 험준한 지형을 이용하여 3개월간 항쟁하였다”고 적혀 있다.계곡을 따라 완만한 오름이 이어진다. 돌길과 계단을 20여 분 오르면 동심정 휴게소에 닿는다. 이곳에서부터는 급경사이고 아직 녹지 않은 빙판이 많아 발목을 잡았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 동심바위가 나타난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경치에 매료돼 사흘을 머물렀던 곳이다. 두꺼비 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는데 안내판이 없다면 어느 것이 동심바위인지 쉽게 찾을 수 없다.가파른 바윗길을 얼마쯤 더 오르면 암봉계곡인‘금강문’ 입구에 이른다. 지세가 가파르고 험준해 대둔산 동학군 최후 항전지였고 임진왜란 때는 권율 장군의 전승지였다. 협곡으로 들자 가파른 돌계단이 이어진다. 이곳 계곡에서부터 마천대 정상에 이르는 암릉구간은 마치 산수화 병풍을 펼쳐놓은 듯 오묘할 뿐 아니라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나 다름없다. 계곡 입구인 금강문을 지나면 전망대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길은 금강구름다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과 칠성봉 전망대로 오르는 길이다. 전망대 삼거리에서 암벽 틈새를 빠져나가자 시야가 트이면서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기암절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마디로 마치 선계로 들어서는 듯한 절경이다. 금강구름다리는 해발 670m에 놓여 있는 길이 50m의 철제 다리다. 다리 밑은 천 길 낭떠러지여서 발을 떼놓을 때마다 허공을 내딛는 기분이다. 구름다리는 중간쯤 지나면 흔들리는데, 심하게 흔들리기라도 하면 철제 난간을 ‘꽉’ 움켜잡아야 한다.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면 등골이 오싹해온다. 구름다리를 건너 작은 바위 전망대에서 뒤를 돌아보면 바위봉우리 사이에 걸쳐있는 구름다리가 한 폭의 산수화다.폭이 좁은 가파른 길과 계단을 밟고 오르면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약수정 휴게소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총 길이 36m, 계단 127개,경사 51도의 삼선계단이다. 철재 계단 앞에 서서 위를 쳐다보면 현기증이 난다. 계단을 오른 뒤 위에서 내려다봐도 아찔하다. 하지만 삼선계단 정상에 서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죽순처럼 솟아오른 봉우리와 구름다리의 풍광은 신이 내린 예술품이다. 바위 위 소나무도 멋스럽다. 고려 말 한 재상이 딸 셋을 거느리고 이곳에 들어와 망국을 한탄하며 여생을 보냈는데 딸 셋이 선인으로 변해 삼선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은 모두 일방통행이라서 하산할 때에는 주 등산로로 내려와야 한다. 사진/이진욱 기자 삼선계단 정상에서 급경사 오르막을 200m 정도 오르면 해발 840m의 정상 능선 삼거리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150m만 가면 마천대 정상이고, 오른쪽 용문골 삼거리까지는 450m 거리이다. 눈이 덜 녹은 능선 길은 거의 평지길이라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이윽고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에 도착했다. 1970년 완주 군민이 직접 자재를 운반해 세운 10m 높이의 개척탑이 우뚝 솟아 있다. 마천대는 ‘하늘을 어루만질 만큼 높다’는 뜻으로 원효대사가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지는 곳인데 지금은 개척탑이 더 높은 셈이다.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뾰족하게 솟은 바위봉우리와 기암절벽이 금강산 못지않은 절경이다. 칠성바위, 왕관바위 등 기암마다 웅장함을 뽐내고, 섬처럼 솟은 크고 작은 산들의 능선이 겹치고 포개진다.정상을 뒤로하고 산행기점으로 걸음을 옮긴다. 돌 계단과 철제 계단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전망대 갈림길까지 내려간 뒤 금강문이 아닌 왼쪽 길로 접어들면 케이블카 타는 곳이다. 케이블카의 창문 밖 풍경은 산행을 되새김질하게 한다. 사진/이진욱 기자◇ 휴양과 레저를 함께 즐기는 고산 자연휴양림 전북 완주군 고산면 오산리에 있는 고산 자연휴양림은 하룻밤 머물며 숲 속의 향긋한 냄새와 봄 내음에 취해보기에 더없이 좋은 사계절 가족휴양지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시랑천에 가로놓인 휴양교를 건너면 낙엽송을 비롯해 잣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빽빽이 들어선 숲 속에 캐러밴 파크와 숲 속의 집, 산림휴양관, 문화휴양관, 웰빙휴양관이 자리 잡고 있다. 또 휴양림 곳곳에 어린이놀이터, 인조잔디구장, 농구장, 족구장, 건강지압보도 등의 체육시설과 강당, 매점, 공동취사장, 야외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들이 들어서 있다.통나무집에서 창문을 열어 놓고 바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아침 햇살에 눈을 뜨면 온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 ‘고산’(高山)이라는 지명처럼 해발 500m 남짓의 산들이 휴양림 주변을 에워싸고 있어 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쐬며 산책을 하거나 안수산과 동성산에 오를 수 있다.숲 속에 있는 캐러밴 파크에서는 이색적인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1대에 4명(성인 2, 어린이 2)까지 탑승이 가능하기에 가족 여행에 적합하다. 총 9대의 캐러밴은 퀸사이즈 매트와 이층침대, 탁자, TV, 냉장고, 에어컨, 주방, 화장실 등을 갖춰 숙박과 식사가 차 안에서 가능하다. 자연휴양림에서는 자연 지형지물과 공중 와이어 등을 이용해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동하는 레포츠 ‘에코 어드벤처’를 즐길 수 있다. 코스도 총 3가지로 10세 이상 손오공(161mㆍ어린이 코스)과 14세 이상 저팔계(170mㆍ청소년 코스)는 수직 사다리, 징검다리, 외나무다리, 타잔놀이 등 다양한 난도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10세 이상 슈퍼보드(청소년 코스)는 최대 높이 20m 상공의 120m 구름다리코스와 310m 논스톱 짚슬라이드로 이뤄졌다. 와이어를 타고 하늘을 날다 보면 짜릿한 쾌감이 온몸을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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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N 여행> 눈, 입, 바람으로 전해지는 '남도의 봄'(장흥·보성=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설쳐댄들 오는 봄을 막을 수가 있으랴. 남도 길가에 열린 남중국산 피라칸타가 봄을 알려주고 있다 겨울 바람이 휘몰아쳐도 저 멀리 남도에는 벌써 봄 소식이 다다랐다.광양의 매화를 손에 꼽지 않더라도 남도의 길에는 어느덧 봄이 왔다.천관산, 가을 황금빛으로 물드는 억새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이맘때 방문해도 좋은 곳이란 걸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이 산에는 임도 한중간에 빨간색 동백꽃 군락지가 자리잡고 있다. 천관산 동백꽃을 만나기 위해 달린 임도 전남 장흥군 관산읍 부평리의 동백꽃 군락지는 최근 '천관산동백생태숲'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산림청은 2000년부터 이 숲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2km의 탐방로를 정비, 국민의 숲으로 관리하고 있다. 임도 한가운데 펼쳐진 천관산동백생태숲 임도를 달려 정자가 자리하고 있는 곳에서 시작하면 동백꽃을 구경할 수 있다.동백숲을 보고 나면 임도 끝 천관산 자연휴양림에서 1박을 하면 더 없이 좋다.휴양림 자체가 여러 등산로가 만나는 지점에 있기 때문에 이 산 저 산을 오르기에 딱 좋다. 벌교에서 만난 갈대 장흥을 나와선 보성 벌교까지 내달린다. 벌교에는 여자만이 있기 때문이다.여자만의 꼬막을 먹기엔 11월에서 3월까지가 좋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이까지 내려와서 제대로 된 꼬막도 맛보지 못하고 발길을 되돌려야 한다.벌교의 내로라하는 꼬막집들을 뒤져본다. 사람들이 버글버글한 곳을 찾아 꼬막 무침과 꼬막을 시켰다. 새콤달콤한 꼬막 무침 서울에서 먹든 꼬막과는 다르다. 무엇보다 알 굵기와 신선함이 그렇다.종업원이 꼬막을 까는 법을 알려준다. 요즘엔 꼬막 까는 기구까지 개발이 됐다지만 역시 음식의 고수들은 간단한 방법으로 꼬막을 연다.젓가락을 뒤쪽에 대고 비트니 꼬막이 둘로 딱 갈라진다. 고수들이 전하는 꼬막 까는 법 입에 넣었더니 진한 육즙이 혀를 감돈다. 이것 하나 때문에 저 멀리 남도까지 달리나보다.길가다 혹시나 해서 다시 보니 길가에 붉디 붉은 열매가 자리잡고 있다. '사랑의 열매' 같다.알고보니 유럽과 남중국이 원산인 피라칸타라는 종이라 한다.어찌나 붉은지 바로 따먹고 싶은 생각 굴뚝 같지만 야생조류의 먹거리라 하니 그냥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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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궁, 겨울여행객 사로잡는 광주 한정식 맛집 ‘거궁’ 눈길서울에서 차로 출발해 한 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 는 거리엔 남한산성이 겨울 여행지로 제격이다. 경 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내내 운치 있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눈 쌓인 남 한산성은 등산객은 물론 가족,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도 사랑 받는다. 그중, 여행하면 빠뜨릴 수 없는 것은 ‘맛집’이다. 마침 이천에서 이름을 날리던 한정식집 '거궁'이 경기도 광주에도 새로이 둥지를 틀어 여행객의 발 길을 잡아끈다. 거궁은 수랏상에 오르는 쌀로 유명 한 이천 쌀로 지은 쌀밥 코스 한정식으로 유명한 집. 상견례, 가족모임 장소로 잘 알려진 이천 1호 점에 이어, 최근 광주에 거궁 2호점을 오픈했다. 거궁의 김성국 대표는 "한정식이라 하면 고급 음식이라 비싸고 멀게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거궁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코스 요리를 부담없이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거궁에는 가족, 비즈니스, 상견례 모임을 위한 '행복한 정식(28,000원)', '뜻깊은 정식(38,000원)', '소중한 정식(49,000원)' 뿐 아니라, '거궁특선(13,000원)', '떡갈비 정식(18,000원)', '간장게장적식(19,000원)' 등의 메뉴도 인기가 많다. 여느 한정식 식당 못지않게 거궁 또한 먹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천 도자기 공방에서 직접 공수해 온 고풍스러운 도기기 그릇들과 형형색색의 신선한 음식 재료는 식감과 기분을 한층 돋운다. 또 이천에서 직접 재배돼 농협에서 도정을 거친 최고급 쌀로 지은 밥은 거궁의 자존심이라 할 만큼 맛이 뛰어나다. 거궁 광주점의 모든 메뉴에는 이천쌀밥과 더불어 밀전병, 한방보쌈, 통선탕수 등 10가지 요리가 함께 제공되고, 메뉴 종류에 따라 낙지볶음, 떡갈비, 간장게장 등을 추가로 맛볼 수 있다. 1층은 일반손님과 100명 이상의 단체 손님을 위한 홀이 마련돼 있으며, 2층은 상견례와 행사, 비즈니스 모임에 최적화 된 단독 객석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실내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노약자나 장애인등 쉽게 2층으로 이동 가능하다. 광주 맛집 거궁은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대쌍령리 396-3에 위치해 있으며, 오전 11시부터 밤 9시30분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특히 100여대 이상 수용 가능한 널찍한 주차장이 있어, 남한산성과 곤지암 리조트를 방문하는 여행객이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거궁 2호점의 예약 및 메뉴 문의는 전화(031-768-4007)를 통해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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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5명 헬멧 쓰고 1분만에 의류매장 '싹쓸이'(담양=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0대 5명이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의류 판매장에 침입해 1분여만에 의류 수십여벌을 훔쳤다가 이틀만에 붙잡혔다. 헬멧쓰고 의류매장 터는 10대들<<전남 담양경찰서 제공>>광주 담양경찰서는 등산복 매장 진열창을 부수고 침입해 현금과 의류 40여벌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김모(17)군 등 10대 5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김군 등은 지난 13일 오전 4시 30분께 전남 담양군 담양읍의 영업이 끝난 등산복 매장에 침입, 현금 50여만원과 의류 40여벌(1천5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15∼17세 나이로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오토바이 헬멧을 써 얼굴을 가리고, 의류판매장 유리창을 돌로 깨고 들어가 1분여만에 현금과 의류 일부를 훔쳐 달아났다.김군 등은 경찰조사에서 "훔친 등산복을 인터넷에서 팔려고 했다"고 진술했다.경찰은 범행 직후 오토바이 3대에 나눠타고 도주한 이들을 추적해 검거, 등산복 20여벌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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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천혜의 비경 지리산 뱀사골기암괴석과 맑은 물, 단풍 어우러진 9km 계곡 (남원=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혹독한 겨울의 끝 자락에 들어서고 있으니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도 조만간 봄기운이 돌 터이다. 뱀사골의 봄은 두꺼운 얼음과 눈을 뚫고 한방울 한방울 떨어져 내리는 고로쇠 수액과 함께 시작된다.2월 중순이면 시작될 채취를 앞두고 주민들은 벌써 준비에 한창이다.뱀사골 고로쇠는 칼슘과 망간 등 무기성분이 많고 당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바닷바람이 미치지 않고 일교차가 큰 해발 500m 안팎의 고지대에 있는 수령 50~60년 된 나무에서만 채취해서이다.고혈압과 신경통, 위장병 등에 두루 좋다는 소문이 나며 긴긴 겨울을 지난 산촌 주민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뱀사골의 진정한 멋은 가을에 있다.깊은 계곡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기암괴석과 맑은 물, 물감을 풀어놓은 듯 아름다운 단풍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그야말로 절경을 빚어낸다. 단풍은 숲을 온통 불 지를 듯한 붉은색과 노란색이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오색단풍으로 지리산 안에서도 단연 최고로 인정받는다. 한여름에도 그냥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차갑다는 계곡물은 뱀사골을 우리나라 최고의 피서지로 꼽히게 한다.한적한 시간을 골라 찾아들면 아름드리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숲 속에서 지저귀는 이름 모를 산새 소리와 잔잔한 물소리, 폐부를 한순간에 정화해줄 것만 같은 맑은 공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계곡을 따라 나있는 오솔길은 어린이나 노인에게도 그리 힘들지 않을 만큼 완만하고 정겹다.9km에 이르는 긴 계곡의 굽이치는 물길을 따라 군데군데 만들어진 조그마한 소(沼)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쏠쏠하다.돗소, 바람소, 안개소, 뱀소, 병풍소, 간장소, 탁용소 등 이름도 가지가지다.뱀사골은 '뱀이 죽은 골짜기'라는 뜻이다.명소라면 하나쯤 간직하고 있는 전설이 뱀사골에도 없을 리 없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2천300년 전에 현재의 지리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가 있는 자리에 송림사라는 사찰이 있었다고 한다. 수많은 고승이 모여 수도하는 대찰인데 매년 음력 칠월 백중날이면 불심이 가장 두터운 스님 한 명을 뽑았다.스님은 인근 신선바위에 올라 밤새 기도를 드리고, 그날 밤으로 사라져 신선이 된다는 것이다.우연히 송림사를 찾은 고승이 이를 수상쩍게 여겨 신선바위에 오르는 스님의 옷에 아무도 모르게 비상을 발랐는데 새벽녘에 불이 번쩍이며 골짜기가 무너질 듯한 괴성이 터져 나왔다.날이 밝은 뒤 스님을 찾아 계곡을 올라가 보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용이 못된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는 얘기다.타박타박 뱀사골 계곡을 따라 걸으면 구름도 쉬어간다는 하늘 아래 첫 동네 와운(臥雲)마을이 있다. 해발 800m의 아늑한 지리산 기슭에 둥지를 튼 와운마을은 1595년 국난을 피해 찾아든 영광 정씨와 김녕 김씨 일가가 정착하며 일군 마을로 전해진다. 한때 30여 가구가 모여 살았는데 대부분 도시로 떠나고 이제 8가구만 남아있다.와운마을의 자랑은 천연기념물 제424호인 지리산 천년송이다.우산을 펼쳐놓은 듯한 아름다운 수형의 이 천년송은 높이가 20여m, 가슴높이가 6m, 수관(나무의 가지·잎이 무성한 부분) 폭이 12m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지대에 있는 소나무로 알려졌으며 수령이 5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2000년 10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마을 주민과 지리산을 찾는 등산객을 재앙으로부터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일컬어진다.이 때문에 주민들은 지난 1년 동안 집안에 사고가 없었던 사람을 제관으로 선정하는 등 세심하게 준비해 해마다 당산제를 치른다.와운마을을 찾았다면 '건강 밥상'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지리산 기슭에서 나는 고사리와 취나물, 더덕, 도라지, 버섯 등을 밑반찬으로 해 차린 이 밥상은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꿀맛 그 자체다.여기에 전통방식으로 빚은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뱀사골 끝 자락에 와운마을이 있다면 초입에는 천년고찰 실상사가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 우리나라의 사찰이 깊은 산중에 자리 잡고 있는데 비해 들판 한가운데 세워져 있는 것이 특이하다. 지리산의 사찰 중 평지에 자리한 절은 실상사가 유일하다.신라 흥덕왕(興德王) 3년(서기 828년)에 증각대사 홍척(洪陟)이 선정처(禪定處)를 찾아 2년 동안 전국의 산을 다닌 끝에 현재의 자리에 창건했다고 전해진다.한국전쟁 당시 낮에는 국군, 밤에는 빨치산이 점거하는 수난을 겪었는데 용케도 사찰만은 전화를 입지 않았다. 실상사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는 사찰이기도 하다.우리나라 선문의 효시인 '구산선문'이 이곳 '실상산문'에서 시작됐다. '구산선문 최초 가람'으로 한국 선풍(禪風)의 발상지이며, 전북 도내에서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국보와 보물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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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니? 난 별로'…전국 설원·축제장 인파 북적(전국종합=연합뉴스) 1월 셋째주 휴일인 17일 전국 곳곳의 겨울축제장과 스키장에는 오히려 추위를 즐기는 인파로 북적거렸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 일원에서 열린 대관령 알몸마라톤 대회에선 참가자들이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상의를 벗고 힘차게 달리며 체력을 과시했다.일부 마라토너는 가슴팍에 물감으로 '춥니? 난 별로', '청춘' 등의 문구를 써 넣고 달려 눈길을 끌었다. 화천 산천어 축제장은 7천개가 넘는 동그란 얼음 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표현을 몸소 느끼며 짜릿한 손맛을 본 이들은 주변에 마련된 구이 터나 회센터를 찾아 요리를 해 먹으며 추억을 쌓았다.산천어 맨손잡기 체험장에는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까지 차가운 얼음물에 뛰어들어 즐거운 오후 한때를 보냈다.대관령 눈꽃축제장 100m 길이의 눈 조각과 민속촌 마을을 통째로 옮긴 스노 빌리지 등 초대형 눈 조형물 주변엔 많은 연인의 발길이 이어졌다.아리랑의 고장 정선을 찾은 겨울 나들이객은 다양한 모양의 고드름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스마트폰과 카메라로 한아름 추억을 담았다.전국 유명 스키장에는 겨울이 더 반가운 스키어들이 몰렸다.정선, 횡성, 평창, 용인, 무주, 충주 등 리조트 스키장엔 6만명 넘는 스키어들이 찾아 은빛 설원을 질주하며 스릴을 즐겼다.대전, 광주, 대구 등 도심 곳곳에 마련된 눈썰매장과 스케이트장엔 엉덩방아를 찧고서도 씩씩하게 일어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이날 오전부터 눈이 내린 지리산 천왕봉 등 고지대 능선에는 하얀 설산을 감상하려는 등산객이 줄을 이었다.한라산과 설악산, 계룡산, 월악산, 무등산, 팔공산 등 유명 산들에도 산행객이 몰렸다. 경북 청송에서 펼쳐진 '2016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를 포함해 100여명이 기량을 겨뤘다. 울산 간절곶을 찾은 '낭만파'는 간절곶 등대와 조형물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새겼다. 바닥에 강화유리를 깔아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부산 송도해수욕장 구름산책로도 수려한 경관을 선사했다.인천 월미공원에는 정오까지 평소 주말보다 2배가량 많은 3천여명의 행락객이 찾아 산책을 즐기거나 전망대에 올라 인천항 전경을 감상했다.충남 아산과 경남 창녕 등지의 온천에 몸을 맡긴 이들은 따뜻한 물속에서 피로를 풀며 새로운 한 주를 준비했다. (최해민, 박영서, 김호천, 오수희, 윤우용, 장아름, 최영수, 장영은, 한무선, 윤태현, 최병길, 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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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오어지 따라 걸어보세요"…7㎞ 둘레길 정비오어지 둘레길 걸어보세요(포항=연합뉴스) 경북 포항의 천년 고찰인 오어사에 오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오어지를 따라 명품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2016.1.17 << 포항시 >> shlim@yna.co.kr(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경북 포항 고찰인 오어사에 오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오어지를 따라 명품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남구 오천읍에 있는 오어사는 신라 진평왕때 세운 천년 사찰로 신라 고승 원효와 혜공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오어지 둘레길 걸어보세요(포항=연합뉴스) 경북 포항의 천년 고찰인 오어사에 오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오어지를 따라 명품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2016.1.17 << 포항시 >> shlim@yna.co.kr오어사 앞에는 맑은 물을 담은 연못인 40여만㎡ 크기의 오어지가 절경을 이루고 오어지를 따라 길이 7㎞의 둘레길을 조성해 사시사철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그러나 지금까지는 400여m 구간이 기존 등산로여서 경사가 심하고 접근이 어려워 불편을 줬다.'둘레길 걸어보세요' (포항=연합뉴스) 전국적으로 '걷고 달리고 오르기' 열풍에 발맞춰 경북 포항에도 몇년전부터 바다와 산, 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둘레길이 곳곳에 조성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말목장성 둘레길 전경. 2015.3.16 << 포항시 >> shlim@yna.co.kr포항시는 이번에 5억원을 들여 이 구간에 데크로드를 만들고 오어사 앞 출렁다리인 원효교를 건너면 시작되는 2.5㎞ 숲길에도 토사길과 전망데크를 설치하는 등 정비를 끝냈다.앞으로는 오어지 둘레길 전 구간을 노인과 여성, 장애인 누구나 편안하게 경치를 즐기며 걸을 수 있다.'둘레길 걸어보세요' (포항=연합뉴스) 전국적으로 '걷고 달리고 오르기' 열풍에 발맞춰 경북 포항에도 몇년전부터 바다와 산, 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둘레길이 곳곳에 조성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중명생태공원 전경. 2015.3.16 << 포항시 >> shlim@yna.co.kr시는 올해도 2억원을 들여 길을 정비하고 안전로프 등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계속 설치하기로 했다.이대식 포항시 산림녹지과장은 "둘레길 편의시설을 계속 늘려 관광객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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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 태화강 100리길을 걷다.울산 대표 관광지·문화유산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둘레길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을 '생명의 강'이라고 부른다. 태화강 대공원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태화강 오수가 흐르고, 죽은 물고기가 떠오를 때가 있었다.그러나 울산시와 시민의 노력으로 맑은 수질을 회복해 지금은 연어와 수달 등 다양한 생명의 터전이자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울산의 젖줄이 됐다.강을 따라 걷는 길이 '태화강 100리길'이다.이 길은 동해와 만나는 강 하류에서 출발해 강의 발원지인 백운산 탑골샘까지 이어져 있다.특히 '울산 12경'인 십리대밭과 선바위,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등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와 문화유산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다.울산시는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 5억원의 예산을 들여 단절된 길을 정비하고, 이정표와 해설판을 세워 이 길을 조성했다.길은 4개 코스에 총 48㎞이다. 걷는데 16시간 이상 걸린다.한꺼번에 전 코스를 답사하기보다 한개 코스씩 완주하는 것을 추천한다. 평지가 많아 느긋하게 걸으면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다. 태화강 떼까마귀 군무(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심에서 감상하는 철새 군무 태화강 100리길은 강이 바닷물과 섞이는 하류 명촌교에서 시작한다. 1코스는 이곳에서부터 태화강 대공원을 거쳐 중류인 울주군 망성교까지다. 거리는 15㎞ 정도며 5시간이 걸린다.이 코스는 도심을 걸으면서도 억새길, 십리대밭, 삼호대숲, 선바위 등 태화강 주변의 자연경관과 생태 환경을 만끽할 수 있다. 태화강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대표 코스이기도 하다.먼저 명촌교에서 출발하면 강을 따라 억새밭이 펼쳐진다. 가을이 되면 억새의 물결로 은빛 장관을 이룬다.조금 더 걸어가면 울산의 대표 공원인 '태화강 대공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계절마다 각양각색의 꽃이 만개해 시민의 휴식처가 된다. 요즘은 타지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주변에서는 태화강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광경이 펼쳐진다. 바로 까마귀 군무다.시베리아와 만주에 서식하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먹잇감이 풍부한 태화강변에서 서식한다. 겨울에 이곳을 찾는 까마귀는 5만 마리로 국내 최대 규모다.낮에 먹이를 찾아다니던 까마귀들은 해가 질 무렵에 둥지가 있는 삼호대숲으로 돌아오는데, 수만 마리가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태화강 상공을 빙글빙글 도는 장관이 펼쳐진다. 태화강 삼호대숲 위 백로(연합뉴스 자료사진)겨울 동안 까마귀의 보금자리였던 삼호대숲에는 여름이 되면 수천마리의 백로가 찾아오기도 한다. 태화강 전망대 등에서 이들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강 중류로 더 올라가면 회귀 연어를 볼 수 있는 점촌교가 있으며,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며 물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선바위를 만날 수 있다. 거북 모양의 반구대(연합뉴스 자료사진)◇ 선사시대로 시간여행2코스는 망성교에서 출발해 사연댐을 지나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둘러볼 수 있는 구간이다. 대곡박물관까지 약 15㎞로 5시간 30분이 소요된다.2코스부터는 본격적으로 울산 도심을 벗어나 태화강 상류가 있는 울주군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망성교에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연호의 전경이 펼쳐지고 한실마을을 지나면 반구대에 도달한다.반구대는 반구산의 한 끝자락에 형성된 기암절벽과 돌 틈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그 아래를 흐르는 대곡천이 어우러진 절경이다. 절벽을 이루는 바위의 모양이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반구대란 이름이 붙여졌다. 반구대 암각화(연합뉴스 자료사진)반구대에는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 암각화가 있다. 망원경을 통해 바위를 들여다보면 고래를 비롯한 바다동물과 사슴, 호랑이, 멧돼지, 사람의 형상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암각화를 보면서 잠깐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겠다.반구대 주변에는 암각화뿐 아니라 국보 제147호인 천전리 각석, 천전리 공룡발자국 화석, 암각화 박물관, 고려 말기 유학자였던 포은 정몽주를 모신 반구서원 등도 있으니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대곡박물관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 태화강 발원지를 찾아서3코스는 대곡박물관에서부터 유촌마을까지 7㎞로 3시간이 소요된다.시작점인 대곡박물관은 근처 대곡댐 건설 부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한 곳으로, 토기·철기·기와 유물과 조선시대 분청사기 등을 감상할 수 있다.대곡박물관을 지나 화랑운동장 인근 산 오솔길을 걸으면 울산 시민의 식수원이 되는 대곡댐을 볼 수 있는데, 댐 건설로 수몰돼 고향을 잃은 실향민의 애환이 느껴지기도 한다.이어지는 4코스는 유촌마을에서 출발해 태화강의 수원지인 탑골샘까지 11㎞로 3시간 30분이 걸린다.탑골샘까지 가려면 약간의 등산을 해야 한다. 샘은 백운산 중턱인 해발 550m에 있다. 태화강 발원지인 백운산 탑골샘 << 울산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태화강 발원지'라고 적힌 바위가 나오는데 이 주변이 바로 태화강의 시작점인 탑골샘이다.이끼가 낀 바위틈에서 흘러나온 물은 계곡을 따라 대곡천으로 흘러들어가 태화강으로 합류하게 된다.3코스와 4코스는 1·2코스와 비교해 볼거리가 다소 부족한 점이 흠이다. 이 때문에 제대로 복장을 갖춰 트레킹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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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긴장 속 강원 접경지 '적막'…겨울축제장 '북적'(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응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사흘째인 10일 강원 접경지역은 긴장감 속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 산천어 축제장을 비롯한 겨울 축제장과 주요 스키장에는 인파가 몰려 대조를 이뤘다. 이날 고성 통일전망대를 비롯한 양구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 철원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화천 칠성전망대 등 도내 접경지역 안보관광지는 사흘째 운영이 중단됐.휴일을 맞아 혹시나 안보관광지를 찾았다가 발길을 되돌리는 관광객들이 간혹 눈에 띄었으나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다.접경지역 주민들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 북한의 반응과 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전개와 관련한 뉴스에 연일 귀를 기울이며 촉각을 곤두세웠다.그러나 큰 동요 없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동부전선 최북단 마을인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의 장석권 이장은 "마을 사람들 모두 큰 동요 없이 차분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휴일마다 장병과 면회객들로 붐비던 접경지역 시내 거리는 장병의 외출·외박 통제로 인적이 끊겼다.상인들은 텅 빈 가게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TV를 지켜보며 남북 긴장이 해소되기만을 기대했다.철원 읍내에서 10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주말 장사로 먹고사는데 손님이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연초부터 이런 일이 생겨 답답하고 빨리 남북 긴장이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팽팽한 남북 긴장감 속에서도 겨울 축제장은 인파로 붐비고 있다.화천 산천어 축제장에는 개막 첫날인 지난 9일 12만1천300여명이 찾은 데 이어 이날도 10만여명을 웃도는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평창 송어축제가 열리는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도 얼음낚시객의 발길로 북적였다.얼음낚시, 루어낚시, 썰매 타기, 산천어 맨손 잡기 등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얼굴에서 남북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평창 알펜시아에서 펼쳐진 하얼빈 빙설대세계 행사장에도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도내 스키장에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인파가 찾아와 겨울 낭만을 만끽했다.이날 오후 1시 현재 평창 보광휘닉스파크 스키장에 1만1천여명을 비롯해 정선 하이원 스키장 7천500여명, 횡성 웰리힐리 스키장 6천여명, 평창 용평스키장 4천500여명 등이 찾아와 설원을 질주했다.이날 도내 스키장을 찾은 스키어와 스노보더는 3만6천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설악산 국립공원에도 6천여명의 등산객이 찾아와 겨울 산행을 즐겼다.오후 들어 축제장과 스키장 등을 찾은 행락 인파가 귀경하면서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일부 구간에서는 지·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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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겨울 볕 아래 둘러보는 남해 바래길(남해=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남쪽 바다를 끼고 걷는 바래길은 겨울에도 푸르다. 해안의 언덕배기 밭마다 파릇파릇한 마늘과 시금치가 초록을 뿜어낸다. 여기에 소박한 마을 풍경과 이국적인 펜션, 따스한 겨울 볕까지 더해져 걷는 이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지난 2010년 11월 조성사업이 시작된 남해 바래길은 현재 10개 코스가 완성됐다. 1코스 다랭이지겟길, 2코스 앵강다숲길, 3코스 구운몽길, 4코스 섬노래길, 5코스 화전별곡길, 6코스 말발굽길, 7코스 고사리밭길, 8코스 동대만진지리길, 13코스 이순신호국길, 14코스 망운산노을길로 나뉜다. 사진/이진욱 기자 총 151.5㎞, 도보로 5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도보여행길이다. ‘바래’는 물때에 맞추어 갯벌과 갯바위 등에서 해초류와 해산물을 캐는 행위를 일컫는 남해 토속말이다. 바래길은 어머니들이 가족의 먹을거리를 위해 갯벌이나 갯바위 등으로 바래하러 다녔던 길을 말한다.겨울에 걷기 좋은 코스는 단연 1코스인 다랭이지겟길이다. 바래길의 본령에 가장 가까운 이 코스는 남서쪽의 평산항에서 출발해 사촌해수욕장을 지나 선구마을과 향촌을 거쳐 가천 다랭이마을까지 이어지는 16㎞ 구간이다. 걷는 데 5시간 안팎이 걸린다. 바래길은 원점 회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자가운전을 할 경우 평산이나 가천에 주차하고 버스나 콜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사진/이진욱 기자 바래길 1코스 시발점은 활어위판장이 있는 남면 평산항이다. 평산보건진료소를 리모델링해 지난 10월 문을 연 ‘남해바래길 작은미술관’에서는 도보여행객의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와 소통전’이 열리고 있었다. 미술관 맞은편 조그만 골목길 입구에 바래길 안내판과 ‘남면로 1739번길’이라는 도로표지판이 있다. 벽화가 그려진 담장을 따라 콘크리트 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초록을 뿜어대는 밭 사이를 걷게 된다. 남해 특산품인 마늘은 가을 추수 후 파종해 이듬해 5~6월 수확한다. 숲이 아니라 밭두렁을 걷는 길이라서 시야를 가리는 것도 없고, 쪽빛 바다에 떠 있는 소죽도와 대죽도, 초록의 마늘밭이 어우러져 “추운 겨울에 이곳으로 정말 잘 왔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진/이진욱 기자‘체리풀빌라’ 앞을 지나 좁은 흙길을 내려가면 캠프장과 갯벌체험장을 갖춘 평산2항이다. 항구라기보다는 조그마한 포구인 이곳에서 다시 오르막 산길을 걸으면 길을 넓히는 터 닦기 공사가 한창이다.평산2항에서 유구진달래군락지로 향하는 길에 접어들면 푸른 바다를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는 자그마한 언덕을 넘고 마을을 지난다. 푸른 바다가 늘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반짝이며 일렁이는 물결은 가슴을 벅차게 만든다. 옆구리가 탁 트인 곳에서는 대형 선박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 여수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이진욱 기자 남쪽 해안에 내리쬐는 따스한 겨울 햇볕을 받으며 걷다 보면 여러 겹 입었던 등산복을 벗게 된다. 바닷바람마저 포근해 마치 봄날을 연상케 할 정도다.길은 언덕과 해변을 반복해 이어지고, 사부작사부작 걸으면 어느새 사촌해수욕장에 닿는다. 해변 길이가 650m, 너비가 20m로 작은 해수욕장이지만 모래가 곱다.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남기는 일은 낭만 그 자체다. 사촌해수욕장에서 호젓한 산길과 흙길, 해안도로와 콘크리트 길을 반복해서 걷다 보면 선구 몽돌해안에 닿는다. 이 구간에서는 이정표나 리본이 드물어 길 찾기가 쉽지 않다.몽돌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향촌 조약돌해안으로 이어진다. 크고 작은 몽돌이 지천이다. 발아래로 ‘잘그락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마음은 이내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향촌 조약돌해안에서 다시 언덕에 올라 돌아보면 해안을 끼고 걸어온 길과 선구마을이 보인다. 향촌전망대를 거쳐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해안도로와 만난다. 바로 길을 건너 남해의 펜션 건축 양식들을 살펴볼 수 있는 ‘남해빛담촌’으로 올라간다. 응봉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산토리니’, ‘블루그라드’, ‘13월의 오후’ 등의 펜션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진/이진욱 기자 펜션 단지를 벗어나면 제법 가파르고 험한 산길이 이어진다. 줄곧 바다를 바라보며 걷다가 ‘초콜릿펜션’ 옆으로 내려선다. 콘크리트 길로 내려가면 다시 1024번 도로와 만난다. 잠깐 걷다가 가천마을 표지석이 나오면 해안으로 난 오른쪽 길로 내려선다. 50m쯤 지나 모퉁이를 돌면 국가지정 명승지인 가천 다랭이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바다로 뚝 떨어지는 가파른 비탈에 조성된 손바닥만 해 보이는 논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비탈진 마을 골목길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마을 중앙에는 길쭉하게 하늘로 우뚝 솟은 ‘숫바위’와 임산부 모습을 한 ‘암바위’가 보인다. 여기서 기도를 올리면 옥동자를 낳는다는 암수바위다. 여기서 아래로 내려가 해안산책로를 따라 10여 분을 걸으면 바래길 안내판이 ‘제2코스 앵강다숲길’ 시작점임을 알린다. 길을 되돌아 나와 비탈진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평산과 가천을 연결하는 1024번 도로와 만난다. 이곳에 가천 버스정류장이 있다.◇ 피톤치드 가득한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국 휴양림 가운데 평균 기온이 가장 높은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은 사계절 내내 삼림욕이 가능한 곳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 1.5배 규모의 산림에 편백나무 100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대부분 1960년대에 심은 나무들이다. 산림욕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 겨울에도 수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편백나무에는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어떤 나무보다 많은데, 소나무보다는 4∼5배 많다고 한다. 휴양림 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 가슴이 탁 트이고 머리끝까지 알싸해진다. 사진/이진욱 기자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편백나무 숲의 통나무 집에 누워만 있어도 신선한 공기와 편백 향기에 상쾌함을 느낀다. 잠시 머무르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정화된다.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은 다른 휴양림에 비해 숙박시설이 많은 편이다. 휴양림에는 숲속의 집 25동, 산림문화휴양관 1동, 숲속수련장 1동, 야영할 수 있는 데크 28개(공영데크 8개 포함)가 있다. 부대시설로 취사장, 샤워장, 잔디광장, 족구장, 물놀이장, 목공예체험실 등이 있다. 숲속수련장은 숙박시설과 식당, 다목적 강당 등의 시설을 갖춰 수련회나 워크숍 장소로 인기가 높다. 사진/이진욱 기자 매표소에서 숲속의 집을 거쳐 임도와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전망대인 한려정(閑麗停)이 나온다. 쉬엄쉬엄 40분 정도 걸린다. 여기서 전봇대처럼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mailto:chang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