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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뻗을 곳 없는 '청년 난민 시대'…홍콩·대만서 대안을 찾다대학생 4명의 동아시아 청년 주거 르포르타주 '청년, 난민 되다'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처음에는 나도 집을 사려고 했지. 그런데 막상 2만2천 타이완달러(약 79만2천원) 월세를 내면서도 살아보니까 좀 생각이 달라지더라.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을 아예 장만하려면 90년치 월세가 필요한데…." "예를 들어 내가 대학을 졸업했어요. 홍콩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홍콩의 집값이 너무나 비싸서, 살기 좋은 나라라 생각되지가 않아요. 그럼 저는 생각하게 되는 거죠. '아, 나는 밖으로 나가야겠다.'" "원룸에서 시작해서 늘려가다가 집을 사고, 자기만의 집을 짓고, 이런 것이 당연히 우리가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단계라고 들어왔다. 그런데 우리 아버지 세대까지는 그렇게 살아왔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포기했다."각각 대만, 홍콩, 일본 청년의 입에서 나온 한탄은 오늘날 한국의 젊은이에게도 낯설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겨울날 찬바람 막아주고, 라면 끓여 먹을 자그마한 부엌이 있으며, 낯선 이가 창문으로 들어올까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두 발 쭉 뻗고 잠을 청할 '방 한 칸'조차 구하기 버거운 것이 오늘날 한국의 청년이다. 대학생 4명(조소담·박진영·정세윤·구현모)으로 구성된 독립언론 '미스핏츠'는 과연 이런 현실이 한국만의 이야기인지 탐구하려고 동아시아 3개 국가를 도는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이들은 지난해 초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인 300만원과 자기 용돈을 털어 대만과 홍콩, 일본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들은 대만에서는 주거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온 청년들을 만났고, 홍콩에서도 '우산 혁명' 당시 젊은이들이 주거 문제를 제기한 이야기를 들었다. '10년 후 한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는 새 주거 형태를 실험하는 이들을 찾아갔다. 각국 청년의 공통분모를 살펴본 이들은 다시 한 데 모여 한국의 시민단체와 청년들을 취재했다. 책 '청년, 난민 되다'(코난북스)는 이들이 지난 1년여 동안 취재한 내용을 담은 르포르타주다. 저자들은 수치와 통계로 다 담을 수 없는 청년 주거의 현실을 직접 만난 이들의 증언으로 뚜렷하게 들려주며, 오랫동안 대안을 모색한 사람들의 지혜를 빌려 실천 가능한 길을 제안한다. 저자들은 이어 당사자들의 문제 제기와 대안 제시가 이어진다면 변화는 가능하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기숙사 신축 운동, 주거 장학금, 주거 상담, 기숙사비 인하 운동 등 당장에라도 준비에 들어갈 방법을 내놓는다. 상상력을 발휘한 공유 주거 등의 새 주거 형태도 실험해볼 수 있다고 제안한다. 저자들의 목표는 다른 나라와 우리 처지를 비교하며 누가 더 힘든가 따져보는 '불행 배틀'대신 '다른 삶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힘줘 말한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바꿀 수 있다. 게임의 법칙 자체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다. (중략) 이제 새로운 '청춘의 집'을 상상할 때다."(에필로그)317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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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광복 70주년 기념사업 추진…독립정신 되새겨2015년 을미년은 광복 70주년, 을사늑약 110년, 한·일국교정상화 50년, 6·15 남북공동성명 15주년이 되는 의미가 남다른 해였다. 수원시(시장 염태영)는 이 뜻 깊은 해를 맞아 역사가 가르쳐준 정신을 되새기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고자 평화·인권·통일을 주제로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사업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시민위원회 구성 등 시민참여를 절대적 전제조건으로 했고, 시민공모사업을 추진하며 그 의지를 확고히 했다. 2015년 3월 28일 행궁광장에서 열린 ‘수원 그날의 함성’이 그 대표적인 사업이다. 수원지역에서 있었던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하고 이선경, 김향화 선생 등 수원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조명한 총체극으로, 시민과 학생 5천여 명이 관람한 바 있다. 이후 수원시는 8월까지 각종 학술회의를 개최하며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수원지역에서 있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찾아 알려 나갔고, 시민들에게 지역적 자부심과 정체성을 찾아주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광복 70주년이 되는 8월 15일,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개최된 ‘7000인 시민대합창’에 1만 1천여명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아빠의 청춘, 아침이슬, 아름다운 강산, 우리의 소원, 애국가를 다함께 목청껏 부르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수원시는 이 날의 시민참여를 기리고 참여문화를 확산해 가고자 참여시민의 이름이 새겨진 상징 조형물을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 설치하기도 했다. 그리고 12월 31일, 수원의 남쪽 관문 곡선동의 비상활주로 변 소공원에 대형태극기가 게양됐다. 이는 사)한국생활국악연합회(이사장 박승화)에서 추진한 시민공모사업으로 시민과 함께한 광복70주년 마지막 기념사업이다. 수원시의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은 격동의 근현대사를 관통해오며 생겨난 우리 국민의 갈등과 고민을 풀고 미래를 지향해 가고자하는 지역적 노력의 모범사례라 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수원시의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이 출발점이 되어 도미노처럼 주변지역으로 퍼져 나가 국가적 차원의 갈등 해소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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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가 전망한 2016년…"힐러리 美대통령 될 것""알아사드 정권 유지, 브렉시트는 발생 안 해"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될 것이며,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은 없을 것이다."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2016년 새해를 하루 앞두고 분야별 전문기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내놓은 내년 국제사회 주요 이슈 전망의 일부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이 공화당 후보로 나올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을 꺾고 당선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FT는 "롤러코스터 같은 선거가 될 것"이라며 "클린턴 후보가 선거과정에서 많은 비판을 받겠지만 크루즈 후보가 중도 유권자 입장에서 지나치게 우파인 탓에 클린턴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러나 "클린턴 후보는 정치권이 매우 분열된 상황에서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허니문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유럽에서 내년 가장 큰 이슈로 꼽히는 브렉시트(영국의 EU 이탈) 투표에서는 영국인들이 EU 잔류를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영국 유권자들은 결국 브렉시트의 위험성을 경고한 존 메이저 전 총리의 차분한 논리와 EU 탈퇴를 주장해온 극우 영국독립당(UKIP) 나이절 패러지 당수의 포퓰리즘 사이에서 '상식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자료사진)아울러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내년에도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난민 유입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지방정부의 반발 속에 내년에는 임기를 마무리짓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경제 분야에서는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 기조를 이어가고, 영국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FT는 점쳤다.FT는 또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내년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나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진국 가운데 이탈리아가 위험하긴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대신 아르헨티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G20 내 신흥국가 가운데 IMF에 도움을 요청하는 나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경우 "논란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일본 경제에 실보다 득이 됐다"며 "내년에도 이와 같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이와 함께 국제유가는 내년 말에는 배럴당 50달러를 밑돌겠으며, 유럽 내에서 디젤차 판매는 계속 줄어들고,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리우올림픽 전에 탄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FT는 관측했다.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팀으로는 벨기에를 꼽았다.FT는 지난해 말 국제유가가 추가로 하락하고, ECB가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서며, 에볼라가 종식될 것이라는 등의 2015년 예상을 내놔 적중시켰다. 다만 영국 총선에서 어느 당도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출현할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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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6’ 라인업 대공개!(재)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가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6’ 라인업을 공개하고 본격 제작에 착수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사무처는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될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6’으로 김수현 감독의 <우리 손자 베스트>, 오스트리아 출신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의 <로스 데센테스>(Los Decentes)(가제), 조재민 감독의 <눈발>, 세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6’으로 선정된 세 편의 영화는 모두 세계와 인간관계에 대한 근심과 비판을 바탕에 깐 이야기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귀여워>(2004), <창피해>(2011), <연소, 석방, 폭발, 대적할 이가 없는>(2012)에 이은 김수현 감독의 4년만의 복귀작인 <우리 손자 베스트>는 각자의 완고한 정치적 신념을 품고 살아가는 20대 청년과 노인의 수상한 우정을 통해 동시대 한국 사회의 세태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이다.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의 <로스 데센테스>는 아르헨티나의 폐쇄적 부촌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젊은 여인이 우연히 비밀스러운 나체주의자 클럽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묵시록적인 사건을 그린다. 나체촌의 충격적인 풍경, 부조리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이 대담한 필치로 묘사될 문제작이다. 신예 조재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눈발>은 고립된 소도시에서 마을사람들의 폭력에 시달리는 소녀와 외지에서 온 소년의 이야기이다. 폭력적인 세상에서 소년과 소녀가 서로 위안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앞에 놓인 삶과 사람의 민낯을 세심히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6’에 참여한 세 감독은 창의적인 세계관과 스타일로 저마다 개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수현 감독은 2004년 <귀여워>로 데뷔하여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고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 장편영화 <창피해> 역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다.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번째 작품을 연출하게 된 조재민 감독은 단편영화 <징후>(2013)로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촬영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계의 유망주로 꼽혔던 신예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아르헨티나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은 장편 데뷔작 <전쟁을 준비하라>(2015)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고, 다수의 영화관계자들이 차기작을 기다리는 감독 중 하나이다. 2014년 단편 제작지원에서 장편 제작지원으로 형식을 바꾼 이래 세 번째 해를 맞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6’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먼저, 국내외 영화산업 주체들과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제작의 규모, 지원방식,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세 편의 선정작을 공통적으로 관통하고 있다. <우리 손자 베스트>는 독립영화계의 대표 제작사인 인디플러그가 공동 제작사로 참여했고, <눈발>은 탄탄한 제작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영화사 명필름이 미래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인디플러그와 명필름은 <우리 손자 베스트>와 <눈발>의 공동투자 및 제작사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의미 있는 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해외 작품인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의 <로스 데센테스>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의 지원을 모태로 오스트리아 BKA혁신영화기금(BKA Innovative Film Fund)와 짤츠부르크 영화기금(Salzburg Land Stadt Film Fund)에서 현금투자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영화대학에서 현물투자를 유치하여 제작에 들어갔다. 두 번째로 올해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간판을 바꿔달면서 ‘전주(JEONJU)’라는 브랜드로 내외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디지털 삼인삼색 2014’ 중 한 편인 박정범 감독의 <산다>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명필름과 다시 한 번 손을 잡았고, <전쟁을 준비하라>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던 루카스 발렌타 리너의 신작 <로스 데센테스>를 발탁한데서 이와 같은 의도가 드러난다. 특별히 <로스 데센테스>는 ‘디지털 삼인삼색 2014’에 참여한 <자유낙하>(2014)의 기요르기 폴피 감독, ‘전주 프로젝트 : 삼인삼색 2015’에 선정되었던 벤자민 나이스타트 감독의 <엘 모비미엔토>(2015)를 통해 다져진 동유럽, 남미영화계와의 두터운 관계를 지속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한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6’는 라인업 공개를 전후하여 제작에 돌입하였다. <로스 데센테스>는 지난 12월 1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첫 촬영을 시작하였고, <우리 손자 베스트>와 <눈발>은 2016년 1월에 크랭크인을 앞두고 촬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 작품 모두 2월 중에 크랭크업할 예정으로, 완성된 작품들은 2016년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리는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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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문화트렌드>④ 내년 관객 사로잡을 국내외 영화는(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내년에도 우리 영화계가 관객 2억명 돌파라는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까. 24일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 플러스엠, 뉴 등 국내 배급사와 해외 직배사에 따르면 병신년(丙申年) 새해에 국내외 거장들이 새 작품으로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전작이 좋은 흥행성적을 거둔 감독들의 신작, 시리즈물의 후속작이나 속편, 리메이크 작품들도 개봉을 준비 중이다.◇ 해외파·거장 감독이 내놓은 새 작품의 면면은 해외파 박찬욱 감독이 신작 '아가씨'로 내년 상반기께 관객들을 찾아간다. '아가씨'는 '박쥐'(2009) 이후 7년 만의 국내 복귀작이다.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19세기 영국인 원작의 배경을 1930년대 한국과 일본으로 재구성했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그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김태리)로 들어간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다. 또 다른 해외파 김지운 감독은 1920년대 항일 무력독립단체인 의열단과 일제 경찰의 밀정간의 이야기를 다룬 '밀정'을 선보인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송강호가 출연한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라더스가 처음 투자하는 한국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설의 주먹'(2013)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강우석 감독이 20번째 영화이자 첫 사극인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내놓는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바탕으로 고산자 김정호와 대동여지도 뒤에 감춰진 이야기를 추적하는 영화다. 차승원이 김정호를, 유준상이 흥선대원군을 연기한다. 올해 사도세자를 재조명한 정통사극 '사도'로 관객 600만명을 동원하며 저력을 보였던 이준익 감독이 이번에는 근대사 인물을 탐구한다. 신작 '동주'는 윤동주 시인과 그의 사촌인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삶을 다룬다. 윤동주 역은 강하늘이, 송몽규 역은 박정민이 각각 맡았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의 허진호 감독이 조선의 마지막 황녀, 고종의 딸 덕혜옹주의 삶과 그녀를 지키고자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덕혜옹주'를 선보인다. 손예진이 비운의 덕혜옹주를, 박해일은 덕혜옹주를 일본에서 조국으로 데려오는 임무를 맡은 독립운동가 '장한'을 연기한다.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다시 뭉친 범죄 영화 '아수라'도 눈길을 끈다.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8), '무사'(2001)에 이어 15년 만에 4번째 협업 작품이다. '아수라'는 생존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액션물이다. 정우성은 형사 한도경으로 분하고, 황정민이 이권에 혈안이 된 악덕 시장 박성배로 출연한다.전작이 크게 성공한 감독들의 차기작이나 전작의 맥을 이어가는 후속작들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7년의 밤'을, 800만 관객을 모은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은 '조작된 도시'를 각각 선보인다. '연가시'(2012)로 재난 블록버스터란 새 장을 연 박정우 감독이 신작 '판도라'를 통해 더욱 강해진 재난 영화를 보여준다. 김종현 감독의 영화 '국가대표2'는 '국가대표'의 속편이다. 전작이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을 다뤄 관객 850만명을 동원했다면 이번 작품은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심은경, 이승기가 주연을 맡은 '궁합'은 주피터필름이 제작하는 역학 3부작의 2부다. 1부는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이 연기대결을 펼친 '관상'(2013)이었고, 3부는 '명당'이다.이밖에 '돼지의 왕', '창', '사이비' 등 작품성이 뛰어난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 '부산행'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 외화는 히어로물의 전성시대…시리즈 후속편·리부트·리메이크작도 이어져 슈퍼히어로들이 대거 '방한'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신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내년 4월 개봉할 예정이다. '퍼스트 어벤져'(2011),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의 속편으로, 히어로들을 통제하려는 정부의 '초인등록법안'을 둘러싼 히어로들간 갈등을 그렸다. 마블의 히어로들이 총집결한다. 아이언맨(로버트 아우니 주니어)이 법안 찬성파를,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반대파를 이끈다. 11월 개봉 예정인 '닥터 스트레인지'는 새로운 마블 히어로 영화다. 외과의사 스티븐 스트레인지가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자신이 몰랐던 마법 세계와 변형된 차원의 세계를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베넥딕트 컴버배치, 레이첼 맥아담스, 틸다 스위튼이 출연한다.마블의 히어로이지만 20세기폭스사가 판권이 있는 '데드풀'이 2월께 국내 극장을 찾는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엉뚱하기 짝이 없는 히어로 '데드풀'을 연기한다. 마블과 쌍벽을 이루는 DC 코믹스의 영웅들도 영화화된다. 제목 그대로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3월께 누가 인류를 구원할 진정한 히어로인지 알려준다. '맨 오브 스틸', '왓치맨', '300' 등을 연출한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조커, 할리퀸, 데드숏, 캡틴 부메랑 등 DC 코믹스의 대표 빌런(악당)들이 나오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국내에서 8월께 상영된다. 거장의 작품들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로알드 달의 동명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더 비에프지'(The BFG)로 내년 10월께 관객을 찾는다. 코엔 형제가 각본과 감독을 맡고, 조지 클루니, 스칼렛 요한슨, 채닝 테이텀, 틸다 스윈튼, 랄프 파인즈, 조슈 브롤린 등 내로라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헤일, 시저!'는 3월에 개봉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허드슨 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항공기 추락사고를 실화로 한 영화 '설리'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헌츠맨: 윈터스 워', '본 시리즈 5'(가제),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가제), '언더월드 5', '컨저링2', '거울 나라의 앨리스', '스타워즈: 로그 원'(가제) 등 시리즈의 후속작이나 속편도 줄줄이 나온다. '고스트버스터즈', '매그니피센트 세븐', '원탁의 기사', 정글북' 등 기존 영화의 리부트나 리메이크작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아트버스터'(아트+블록버스터)의 명맥을 이은 '위플래쉬'를 연출한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신작 '라라 랜드'가 또 다양성 영화 흥행몰이에 성공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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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로에 화려한 빛의 향연…28일 크리스마스 트리축제부산 광복로 대형 트리(연합뉴스 자료사진)(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광복로의 겨울 명물이 된 부산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가 28일 개막한다.올해로 7회째를 맞는 축제는 내년 1월 3일까지 37일간 계속된다.부산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중구가 후원하는 축제의 올해 주제는 '평화의 성탄! 화해의 성탄! 다함께 미래로!'다.특히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이에 걸맞은 형형색색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연출된다.광복로 시티스팟을 중심으로 펼쳐진 세 갈래 길을 천사, 환희, 희망이라는 주제로 트리가 설치된다.독립문을 형상화한 메인게이트를 시작으로 알록달록 색으로 구성된 볼 트리 등 다양한 트리가 눈길을 끈다.한반도기와 통일을 염원하는 소년의 꿈,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와 비둘기 등이 어우러진 트리 장식도 펼쳐진다.부산 크리스마스 트리 축제(연합뉴스 자료사진)부산의 관광명소인 영도다리와 오륙도 일출을 형상화한 트리도 설치된다.광복로의 중심 시티스팟에는 가로 8m, 세로 5m, 높이 15m의 초대형 트라이앵글 트리가 들어서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또 용두산공원의 부산 타워를 배경으로 프러포즈 존도 설치돼 연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이와 함께 축제기간에는 남북 평화통일과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특별행사가 열리고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고 장기려 박사 서거 20주년을 기념하는 토크 콘서트, 기념 전시회 등도 열린다.개막식은 28일 오후 7시 광복로 시티스팟에서 열리며 문화공연과 축하퍼레이드도 이어진다.루미나리에 축제로 시작된 크리스마스 트리축제는 지난해에만 연인원 700만명을 끌어모으며 쇠락했던 광복로를 부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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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신예들이 응답했다…'1988' 떠받치는 삼인방류준열·류혜영·이동휘, 생생한 캐릭터 연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우리가 쌍팔년 쌍문동 골목에서 발견한 것은 성덕선만이 아니다. 졸부집 둘째 아들 정환(류준열 분), 춤으로 동네를 평정한 동룡(이동휘), 덕선의 천적 보라(류혜영)의 매력도 넘쳐난다. 화제의 케이블드라마 tvN '응답하라 1988'를 떠받치는 이들 삼인방은 영화계 신예라는 공통점이 있다. 류준열(29)은 올해 3월 개봉한 한국 영화 '소셜포비아'에서 BJ(인터넷 방송 진행자) '양게' 역으로 주목받았고, 2012년 데뷔한 이동휘(30)는 개봉을 앞둔 '도리화가'를 비롯해 최근 화제작들에 빠짐없이 얼굴을 비췄다.다수 독립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류혜영(24)도 알 만한 사람은 아는 배우다. ◇ 'BJ 양게' 어디로 가고…과묵한 고교생으로 돌아온 류준열 "웰커엄~ 양게 티비!" 영화 '소셜포비아'의 초반부 무료함을 깨뜨리는 것은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BJ '양게'의 사설이다. '현피'(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을 직접 만나 싸우는 행위)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스타 변요한의 출연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정작 관람 후에는 아프리카TV BJ를 섭외한 듯한 '양게'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양게' 캐릭터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류준열은 수원대 연극영화과 졸업 후 단편 '미드나잇 썬'(2014)으로 데뷔했다. '소셜포비아'는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 홍석재 감독은 류준열을 가리켜 "양게 역할을 하려고 태어난 배우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박함 그 자체였던 BJ 청년은 이번에는 과묵한 고등학생으로 돌아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응답하라 1988' 정환은 화끈한 여장부 어머니와 실없는 농담을 던지는 아버지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살갑게 구는 일 없고 세상만사가 불만인, 그 나이에 흔히 볼 수 있는 고교생이다. 투박한 류준열 외모는 무뚝뚝한 정환 캐릭터에 들어맞는다. SBS TV '상속자들' 김탄 같은 귀공자 캐릭터와는 전혀 딴판임에도, 온라인에서는 벌써 류준열 열풍이 불고 있다. 류준열은 한 골목에서 18년간 함께 자란 덕선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사춘기 소년의 변화를 거부감 없이 표현하고 있다. 정환이 만원버스에서 덕선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면이 방송된 이후 온라인에서는 '류준열 힘줄'이 화제 검색어로 오르기도 했다. ◇ '카페회원1'로 시작해 쌍문동 평정한 이동휘 '응답하라 1988' 4회에서는 쌍문여고 999등으로 '특공대'(특별히 공부 못하는 대가리)로 불리는 덕선과 쌍문고 1천등 꼴찌인 동룡의 조합이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고3 진학을 앞둔 둘은 "아이 마이 미 마인(I My Me Mine), 히 히스 힘 히스(He His Him His)" 같은 인칭대명사를 읊조리며 '몹쓸' 영어 실력을 자랑해 과외 선생인 보라를 기함하게 했다.쌍문고 학생 주임 아들인 동룡은 공부에는 뜻이 없다. 대신 소방차와 박남정 댄스부터 바비브라운 토끼춤까지 못 하는 춤이 없는 '쌍문동 박남정'이다. 이동휘는 좁은 어깨에 비해 큰 두상, 게슴츠레한 눈을 가려주는 커다란 잠자리 안경, 화려한 목폴라 차림으로 등장하자마자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는 함께 어울려 다니는 모범생 선우 역의 고경표, 과묵한 정환 역의 류준열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네이버 영화 발췌 까불까불 하던 동룡이 불량배에게 붙들려 가서는 "정환아 너도 오래", 극장에서 학생주임(아버지)에게 발각되고서는 "선우야 너도 오래"라고 말할 때는 TV 앞에서 폭소가 절로 터진다. 이동휘는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2012년, 영화 '남쪽으로 튀어'로 연기를 시작했다.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을 단역 '카페회원1'이 그의 역할이었다. 그는 이듬해 '감시자들'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출연작들을 늘려갔다. 같은 인물로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하는 덕에 다작이 문제되지 않는다. 이동휘는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뷰티인사이드'에서 남자주인공의 비밀을 아는 친구 상백 역으로 대중에게 처음 존재감을 알리더니, '응답하라 1988'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 쌈닭 연기도 내공이 필요해…류혜영 '응답하라 1988'은 전작들과는 달리 처음으로 여주인공에게 자매가 있다고 설정했다. 그렇게 태어난 덕선 언니, 보라는 1회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밥을 먹다가도 부모 앞에서 여동생 머리채를 쥐고 흔드는 일은 예사인 '성깔' 때문이다. 방송 첫주 온라인에서는 '자매가 어떻게 저러느냐. 드라마 설정이 과하다'는 쪽과 '나도 언니나 여동생과 저렇게 싸웠다'는 쪽이 팽팽히 대립할 정도였다.논란과는 별개로 "이 골목 최강 미친 X으로 분한" 류혜영의 연기는 실감난다. 말대답하는 동생에게 독사처럼 눈을 치켜뜨고 입술을 씰룩대는가 하면, 자신의 옷을 몰래 입은 동생을 보자마자 손부터 날아가는 모습이 작위적이지 않다. 보라 캐릭터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또 있다. 신원호 PD가 "우리 드라마는 격동 50년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는 했지만, 1980년대 한국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보라의 몫이다. 네이버 영화 발췌 서울대생 보라는 88올림픽 피켓걸 연습을 하는 덕선과 시비가 붙자 "넌 정부의 우민화 정책에 놀아나고 있다. 올림픽 때문에 얼마나 많은 철거민이 생겼는지 아느냐"라고 성토한다. 이번주 방송에서는 학생운동 때문에 아버지 동일(성동일)과 마찰을 빚는 모습으로 새로운 이야기의 중심에 섰다. 덕선 못지않게 보라 캐릭터가 힘을 받는 것은 류혜영의 내공 덕분이다. 개성 있게 예쁜 얼굴도 한몫 한다. 류혜영은 고등학생이던 2007년 단편영화 '나는 고교생이다'로 데뷔, 다양한 저예산 독립영화에서 선명한 캐릭터들을 맡아왔다. 지난해 박해일과 호흡을 맞춘 영화 '나의 독재자'를 계기로 상업영화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고, 같은해 제15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신인여우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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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백상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대표66년 만의 양안 정상회담과 내년 총통 선거로 국제사회 이목 집중"대만 재외국민도 참정권 행사할 수 있도록 보완 조치해야" (타이베이=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관계든 남북한 관계든 평화 유지와 궁극적인 통일을 위해서는 최고 지도자들의 만남을 포함한 상호 교류와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7일 싱가포르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양안 첫 정상회담이 열렸다. 66년 만에 이뤄진 이 역사적인 만남에 대해 조백상 주타이베이(臺北) 한국대표부 대표는 "양안 최고 지도자 간 신뢰를 구축하는 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대만의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이긴 하지만 민진당 등 야당 세력은 내년 초 총통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회담을 개최한 것에 강한 의구심을 품으며 비난하고 나섰다. 첫 정상회담이 끝나고 10일, 내년 1월 16일 총통 선거를 50여 일 앞둔 시점인 18일 기자는 대만을 찾았다. 이곳 신문과 방송은 연일 여야 후보 가운데 누가 우세한지 등을 놓고 따지는 등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었다. 양안 관계와 내년 총통 선거 결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만 한인사회, 그리고 우리 대표부의 움직임이 궁금했다. 기자는 19일 오후 타이베이시 지롱(基隆)로에 있는 한국대표부를 찾아 조백상 대표를 단독으로 만났다. 조 대표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6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고 주중대사관 1등 서기관, 주일대사관 참사관, 국방부 국제정책관, 중국 선양총영사 등을 지냈다. 그는 "정치적인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앞으로 우리와 대만 간 외교 관계는 더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다음은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 -- 양안 정상회담이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 당장 어떤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내년 총통 선거 이후 양안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양안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중국과 대만의 현 국민당 정부는 '1992년 콘센서스', 즉 '하나의 중국'을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집권이 유력시되는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59·여) 후보는 이 합의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차이 후보는 양안 간 현상 유지를 하겠다고 모호하게 밝힐 뿐이다. 만일 차이 민진당 주석이 총통에 당선되면 양안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것이 관심사가 될 것이다. -- 현재 차이 후보가 앞서나가는 상황인가. ▲ 오늘 아침 '자유시보'를 보면 여론조사에서 40% 정도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대부분 언론도 차이 주석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전망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어제(18일) 국민당이 주리룬(朱立倫·54) 총통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왕루쉬안(王如玄·54·여) 전 대만 노동공업위원회 위원장을 지명했지만, 여전히 주 후보가 당선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입법원 선거에서는 국민당이 남은 기간 단결한다면 상당히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 -- 집권당의 수성이냐 야당의 승리냐에 따라 양안 관계도 변화가 있을 텐데. ▲ 주리룬 후보가 당선되면 계속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국제 정세도 유리한 환경으로 조성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그러나 차이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분명히 변화는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그가 양안 관계를 악화시킬 강경 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섣불리 생각할 수도 없다. 또 대만 독립을 원하는 세력의 지지를 받는 차이 후보가 취임 초부터 중국에 저자세, 또는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지금으로서는 차이 주석이 양안 관계를 파국으로 몰지 않으면서 국내 지지 세력의 요구도 수용하는 정책을 펴지 않겠나 하는 추측만 나오는 상황이다. -- 대만과 한국 간 교류 분위기는 어떤가. ▲ 교역 규모는 최근 300억 달러로, 서로 5위와 7위의 파트너다. 상호 투자 누계는 약 15억 달러다. 교역 규모보다 저조한 편이지만 최근 대만의 대(對) 한국 금융권 투자가 활성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상호 방문객 수는 120만 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 하반기 국내에서 방영된 tvN '꽃보다 할배-대만편'의 인기에 힘입어 우리 국민의 대만 방문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 대만 내 한류 드라마, K-팝 등으로 한국을 찾는 대만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같은 인적 교류에 부응하기 위해 2004년 항공 노선이 복원된 이래 최근 두 번째로 한ㆍ대만 간 항공편 증편과 노선 확대가 이뤄졌다. -- 대만인들이 갖고 있는 한국의 이미지는 어떤가. ▲ 전반적으로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92년 단교(斷交)에 따른 서운한 감정이 아직도 남아 있다. 특히, 단교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히 기억하는 40대 중반 이후의 대만인 일부는 반한 감정까지 품은 것으로 보인다. -- 대만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인, 한국 기업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곳에 상주하는 한인은 대부분 대만인과 국제결혼을 통해 다문화가정을 이룬 경우다. 대만 경제 규모는 세계 20위권이지만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소비능력은 일본, 한국을 능가하고 있다. 이 점을 겨냥해 이랜드, 신세계 등이 진출을 앞두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꾀하는 우리 기업이 대만 기업과 협력해 공동으로 대륙을 공략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대만 진출을 도모하는 우리 기업들은 대만인들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류 등에 따른 친한 정서와 단교에 따른 반한 정서, 그리고 경제 분야에서의 경쟁 대상이라는 경계 의식 등이 대만인에게는 혼재해 있다. -- 현재 대만의 한류는 어느 정도인가. ▲ 대만은 한류의 발원지라고 할 만큼 아시아 지역 국가 가운데 가장 일찍 한류가 전파됐다. 어린 학생들은 TV드라마, 영화, 가요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있다.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어를 배우는 등 자연스럽게 한국을 이해하고 있다. 한류는 과거 단교의 역사를 딛고, 한-대만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중요한 소통 경로로 작용하고 있다. -- 대표부는 한류 열풍을 지속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 우리 대표부는 문화, 교육 등에서 한류를 활용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한국 우호주간' 행사를 열었다. '친선 음악회', '문화 교류 향연' 등을 통해 한류를 확산했다. 또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6∼9일 개최한 대만 최대 규모의 '타이베이 국제관광박람회'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K-스마일'(Smile) 선포식도 치렀다. 앞으로도 한류 스타 및 공연팀을 활용한 행사를 펼치는 동시에 한국의 전통미를 알릴 수 있는 사물놀이, 국악 공연 등을 열어 대만 시민에게 한국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줄 것이다. -- 대만 한인사회의 현안은 무엇인가. ▲ 한인사회는 4천여 명에 이르는데, '한교협회'(정식 명칭 중화민국한교협회)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작업이 남아 있다. 장기체류 한교를 대상으로 거류증, 공작증 발급이나 갱신을 위한 신원 확인 공문을 처리하던 이 협회가 2011년 이후 분규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전임 회장단을 만나 화해를 중재하고 있다. -- 대만 동포들은 재외국민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들었다. ▲ 우리 대표부가 사실상 공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 법제상 재외공관에 포함되지 않는다. 법적으로 정부를 대표하지 않는 것이다. 관련 법령에 따라 재외공관만이 할 수 있는 재외국민 선거를 치를 수가 없다. 2천 명 정도가 기본권 행사를 못한다. 다만, 우리 대표부는 한국이나 인근 국가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통해 충실히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대만 내 재외국민도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완 조치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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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살해에 인민해방군 'IS타격' 동참 가능성 급부상중국 인민해방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군사행동 개시해야" 여론 압도적…지금까지는 소극적 태도 고수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인 판징후이(樊京輝·50) 씨가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살해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중국군이 국제사회의 'IS 타격전'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중국 외교부는 19일 오전 발표한 훙레이(洪磊) 대변인 명의의 공식성명에서 이례적으로 거친 수사들을 동원해 IS의 중국인 처형을 맹비난했다.이번 성명에는 "인류양심과 도덕적 최저 한계선 무시", "잔악 무도한 폭력적 짓거리", "인간성을 상실한 폭력 행위" 등의 표현이 등장했다. APEC 정상회의(18∼19일)에 참석하기 위해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인 살해 사실이 확인된 직후 즉각 비난성명을 발표했다.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외국 방중 기간 국내 사안에 입장을 발표한 경우는 드물다.이에 따라 중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까지 본격적으로 가담한 국제사회의 IS 타격전에 동참할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중국은 그동안 국제적 테러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 <<AP=연합뉴스 자료사진>>이는 중국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외국에 대한 '내정 불간섭' 원칙에 따라 국외 군사작전에 신중을 기해온 것과 관련이 적지 않다. 중국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과 관련해 주권국가 안에서 벌어진 분쟁은 대화·협상을 통해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대중동 군사 개입을 비난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내정 불간섭' 원칙에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국방안보포럼에서 '관련국 동의'를 전제로 준군사조직인 무장경찰이 외국에서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반테러리즘법'(반테러법)을 만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국제테러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또 하나의 배경은 그동안 중국 내에서 소수 민족의 분리독립 운동과 연관된 크고 작은 테러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테러보다는 국내테러에 대한 대응이 더욱 시급했다는 뜻이다.그러나 최근 신장(新疆)에서 활동하는 테러 용의자들이 위조여권 등을 이용해 시리아, 이라크로 들어가 IS로부터 훈련을 받은 뒤 다시 중국으로 입국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IS 문제는 이제 더는 '남의 일'이 아닌 상황이 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EPA=연합뉴스 자료사진>>물론, IS의 이번 중국인 처형 사건으로 중국이 IS 타격전에 동참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중국은 테러리즘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테러에 대한 이른바 '이중잣대'를 문제 삼아왔다.중국은 서방국가들이 중국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테러 사건을 억압적인 소수민족 정책과 소수민족의 독립운동과 저항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점을 테러에 대해 '이중잣대'라고 비판해왔다. 최근 파리 테러에 대해서도 "중국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반대하고 프랑스 및 국제사회와 안전영역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반테러 문제에서 '이중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IS에 의해 자국민이 잔인하게 살해된 이번 사건은 IS 비난 여론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이 하나의 외교적 시험대에 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홍콩 봉황(鳳凰)위성TV가 이날 누리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이 IS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에 10명 중 8명 이상이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IS에 의해 살해된 노르웨이인과 중국인. <<다비크 트위트 캡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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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스캔들' 러시아 육상, 올림픽 출전 잠정 금지 '철퇴'(종합)러시아 국기와 올림픽기(EPA=연합뉴스)러시아, 금지약물 개선책 없으면 무기한 출전 금지IAAF, 회의 결과 22-1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약물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육상이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아예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육상선수 전원에 대해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육상대회에 잠정적으로 무기한 출전을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다.IAAF는 이날 원격 회의를 통해 무기명 투표한 결과 22-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러시아 징계안을 가결했다.이번 결정으로 러시아 육상은 자국 선수들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금지약물 복용을 확실히 개선하는 분명한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내년 8월 개막하는 리우 올림픽에 단 한 명도 출전시킬 수 없게 됐다.IAAF가 금지약물과 관련해 한 국가의 선수 모두에게 국제대회 참가를 불허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세바스찬 코 IAAF 회장은 3시간 30분에 걸친 회의를 마친 뒤 투표 결과에 대해 "현 시점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육상은 현재 부끄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번 사태는 우리 모두에게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며 "세계 육상은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이번 사태에서 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조만간 노르웨이의 도핑 전문가인 루네 안데르센을 단장으로 하는 조사단이 출범, 러시아가 어떤 개선책을 내놓고 어떻게 실행에 옮기는지를 감시할 예정이다.러시아 선수단 <<자료사진>>(AP=연합뉴스)코 회장은 "조사는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며 "뚜렷한 변화가 있어야만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트랙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IAAF의 이번 결정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난 10일 발표한 반도핑 조사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당시 WADA 산하 독립위원회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광범위하게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며 "러시아 반도핑기구의 일부 의사와 직원들이 선수, 코치와 공모해 조직적으로 금지약물 복용과 도핑 테스트를 피하는 것을 돕기까지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금지약물에 관련되지 않은 억울한 선수가 나와서는 안된다"며 파문 확산을 차단하려 했지만 IAAF는 끝내 러시아 육상선수 전원 출전금지라는 철퇴를 가했다.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자국 육상 선수들이 내년 3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를 기대한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잡을 건 바로 잡겠다"면서도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다.IAAF와 별도로 WADA는 오는 18∼19일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도핑 스캔들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