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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중단' 숭례문 파수꾼 8년 만에 부활한다서울광장서는 왕궁수문장 20주년 기념 군례의식 재현행사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2008년 화재로 중단된 숭례문 파수(把守) 의식 재현행사가 8년 만에 재개된다. 서울시는 23일 오전 11시 숭례문 광장 앞에서 숭례문 파수의식과 순라·교대의식 재현행사를 한다. 파수꾼(호군 1명과 보병 3명)이 숭례문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파수의식과 덕수궁 대한문에서 근무하는 수문군 39명이 숭례문으로 이동해 교대하는 의식을 한다. 파수의식은 인정(매일 밤 10시께 28번 종을 쳐 성문을 닫고 통행금지를 알리는 것)과 파루(매일 새벽 4시에 33번 종을 쳐 통행금지를 해제하는 것) 때 도성문을 여닫는 개폐의식, 순라(도둑·화재 따위 예방을 위해 밤에 궁중과 도성 둘레를 순시) 의식을 연결한 군례의식이다. 이번 행사에는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복원한 복식과 장비, 깃발을 사용한다. 마무리 순서로는 덕수궁 수문군이 남대문시장을 순라해 관광객들에게 조선시대 궁성 호위문화를 알린다. 서울광장에서는 이날 왕궁수문장 20주년 기념행사로 조선시대 수도방위 중앙군 군례문화 중 하나인 대열의식을 재현한다. 대열의식은 행차단이 덕수궁을 떠나 행진하는 국왕행차와 군사들이 진법을 변형해 훈련하는 습진, 호위 장수들이 조선 검으로 대나무 등을 자르는 진검베기 공연으로 구성된다. 행사에는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이 조선 수도방위를 담당하던 중앙군으로 진법 훈련에 참여한다. 국방부 전통의장대는 진검베기 공연을 한다. 서울시는 문화재청과 핫라인을 구축해 문화재 보존과 관람환경 안전에 차질이 없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숭례문 파수의식은 숭례문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리고 관람료는 무료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 왕궁수문장 홈페이지(http://www.royalguard.or.kr)에 접속하거나 관리사무소(☎ 02-737-6444)로 문의하면 된다.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숭례문을 방문하는 관람객이 옛 도성과 궁궐 안녕을 책임지던 전통 호위문화를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과 함께 맞물려 숭례문 파수의식이 서울 대표 문화관광 자원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숭례문 파수의식[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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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① 비단 물결 따라 짚어가는 백제의 향취(공주·부여=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백제,/ 예부터 이곳은 모여/ 썩는 곳,/ 망하고, 대신/ 거름을 남기는 곳,/금강,/ 예부터 이곳은 모여/ 썩는 곳,/ 망하고, 대신/ 정신을 남기는 곳”- 신동엽의 서사시 ‘금강’ 중에서 금강(錦江)은 전라북도 장수군 신무산의 뜸봉샘에서 시작해 무주, 옥천, 대전, 공주, 부여, 강경, 군산 등을 거쳐 서해로 흘러들어 간다. 394.79㎞의 길이, 천 리의 물길은 여러 가지로 불리고 있다. 즉 상류에서부터 적득진강·차탄강·화인진강·말흘탄강 등으로 부르고,공주에 이르러서는 옹진강, 부여에서는 백마강, 하류에서는 고성진강으로 부른다. 사진/이진욱 기자 인류의 문명이 갠지스강이나 유프라테스강 또는 황허(黃河) 유역에서 발달했듯이, 남한에서는 한강과 낙동강 다음으로 긴 강인 금강의 물줄기에는 역사와 문화가 있고, 그 유역에는 구석기시대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이 서로 기대며 살고 있다. 금강 유역은 선사시대부터 최적의 삶의 터전이었다. 금강과 접한 산의 완만한 경사면이 만나는 지대에 위치한 공주시 장기면의 석장리에는 약 1만년 전 구석기인이 살았다. 사적 334호로 지정된 석장리 유적지에서는 깬석기, 밀개, 긁개, 찍개, 찌르개, 주먹도끼 등 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돼 그 시대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전기, 중기, 후기의 유적층이 다 있을 뿐 아니라 약 2만5천 년에서 3만 년 전 집터도 발견됐다.유적 내 석장리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선사 박물관으로 석장리 유적을 발굴, 전시하고 있다. 구석기 인류의 진화 과정, 도구를 만들기 시작한 구석기인의 생활 모습, 석장리 유적의 발굴 과정이 차례로 이어진다. 박물관 외부에는 구석기인의 생활상을 담은 선사공원과 발견된 집터를 토대로 막집을 복원한 석장리 구석기 유적지가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 금강을 끼고 쌓은 천혜의 요새 공산성 석장리 유적지에서 금강이 흐르는 쪽으로 내려오면 금강을 끼고 쌓은 천혜의 요새 공산성(公山城)이다. 웅진 시기(475∼538) 백제의 왕궁이었던 공산성은 해발 110m의 능선과 계곡을 따라 흙으로 쌓은 포곡형 산성이다. 성곽의 총 길이는 2천660m이다.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 정도의 장방형이다. 고구려 장수왕의 위례성 침범으로 한강 유역을 빼앗긴 백제는 공주의 옛 지명인 웅진으로 도읍을 옮겼고, 웅진은 지금의 부여인 사비성으로 도읍을 옮기기까지 60여 년 동안 백제 왕국의 중심이었다. 비록 고구려의 남진 정책에 밀려 공주까지 내려왔지만, 차령산맥과 금강으로 둘러싸인 공주는 외적의 침략을 방어하는 데 유리한 천혜의 방어벽을 갖추었다. 또 백제와 긴밀한 관계의 지방 세력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왕권이 약하여 혼란이 거듭되었으나 무령왕대부터 안정을 되찾고 백제의 중흥을 일궜다. 공산성 내에서 확인된 다량의 기와, 연꽃무늬와 바람개비무늬로 장식된 와당, 중국제 자기는 백제 시기 공산성의 위상을 짐작게 하는데, 문화와 교류 강국이었던 백제의 개방성과 국제성은 서해로 연결되는 금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이진욱 기자 공산성에는 네 개의 문이 있는데, 공산성을 일주할 때는 푸른 숲이 우거진 언덕 위에 석축을 쌓아 올려 공산성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서문의 금서루를 출발지로 삼는다. 금서루에서 금강이 흐르는 왼쪽으로 걸어가면 공산성에서 가장 높은 공북루가 나온다. 누각에 오르면 공산성을 휘감아 돌아가는 비단 물결과 ‘강물을 끌어당기는 누각’이란 뜻을 지닌 만하루(挽河樓), 성벽을 따라 노란색 바탕에 백호·주작 등이 그려진 깃발, 공주 신시가지의 고층 아파트, 1933년에 놓은 금강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만하루는 금강 쪽을 지키는 군사적 기능과 금강의 경승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누각으로 뒤쪽에는 연못과 임진왜란 때 승병 훈련소로 사용되었던 영은사가 있다.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1천500년 전 고대 왕국 백제의 향취가 가슴속 깊이 전해져 온다. 조선 시대 이괄의 난 당시 인조의 피란한 역사를 품고 있는 쌍수정 아래는 옛 백제 왕궁지로 추정하는 너른 터와 인공 연못의 흔적이 남아 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는 “새로 궁궐을 지었는데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나 사치하지 않았다”고 기술돼 있다. 밤에 조명이 켜지니 은은한 불빛을 받은 성곽이 금강에 반영되고, 성 건너편 둔치에서 바라보는 공산성 야경은 마치 용 한 마리가 누워 있는 모습이다.공산성에서 금강 쪽으로 1.5㎞ 정도 가면 곰이 뛰어놀았다고 해 ‘곰나루’라는 뜻을 가진 고마나루가 나온다. 공주는 옛날엔 우리말로 고마나루라 부르고 웅진(熊津) 등으로 적었는데, 고려 태조 때 공주(公州)가 됐다. 고마나루는 금강을 오가던 배가 사람과 물자를 부렸던 가장 큰 나루터였다. 이곳에는 공주의 대표 전설인 인간을 사랑한 곰의 슬픈 이야기인 ‘곰나루 전설’이 서려 있다. 금강의 수신(水神)에게 제사를 올리던 웅진단 터와 곰을 모신 곰사당이 아직도 남아 있다. 서쪽으로 흐르는 금강이 방향을 갑자기 꺾어 남쪽으로 흐르는 곳으로, 금강변의 넓은 백사장과 솔밭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 백제의 흥망을 지켜본 부소산성538년 백제 성왕은 왕국의 미래를 기약하며 농경에 유리하고 외침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사비(부여)로 천도한다. 공주에서 35㎞ 남서쪽에 있는 부여는 ‘날이 부옇게 밝았다’는 뜻으로 백제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고, 또한 멸망의 처절한 아픔을 맞았던 고도다. 성왕은 부소산 일대를 중심으로 철저한 계획을 통한 도읍을 건설했다. 백제의 마지막 왕성인 부소산성은 군창지와 사자루의 산봉우리를 머리띠 두르듯 쌓은 테뫼식 산성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포곡식 산성이 혼합된 복합식 산성이다. 성 앞의 관북리 유적은 백제 왕궁터로 추정되며 건물터, 공방시설, 도로, 연못 등이 확인됐다.백마강을 따라 펼쳐져 있는 부소산성에는 백제의 마지막 숨결이 곳곳에 스며있다. 해발 106m의 나지막한 구릉인 부소산의 정상부에 쌓은 부소산성에는 백제의 마지막 충신 성충과 흥수, 계백의 영정을 모신 삼충사, 군량미를 보관하던 창고나 피란 시설이 있었던 군창터, 땅을 파고 생활하던 수혈 주거지, 사자루, 반월루, 부여 동헌과 객사 등 많은 유적이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 부소산성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백마강가에 서 있는 높이 40m의 절벽인 낙화암이다. 사비도성이 나당연합군에 함락됐을 때 삼천궁녀가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 정상에는 죽은 궁녀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자 백화정이 있고, 낙화암 절벽 아래에는 아담한 절고란사가 자리 잡고 있다. 고란사에서 목을 축이고 매표소로 다시 나오거나 바로 옆 나루터에서 황포돛배를 타고 백마강에서 낙화암을 감상하고 구드래나루터로 갈 수 있다. 부소산성과 삼천궁녀, 그 이름만으로도 백제의 희미한 숨결이 느껴진다. 사진/이진욱 기자 경주 동궁과 월지보다 먼저 만들어진 부여 궁남지는 궁궐 남쪽에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이다. ‘삼국사기’는 “무왕 35년(634년)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서 물을 20여 리 끌어들였다”고 전한다. 패망한 백제의 수도 부여의 궁남지는 여름이면 홍련, 백련, 수련 등 갖가지 연꽃을 활짝 피워낸다.아름다운 경관과 나라 잃은 슬픔이 곁들여져 있는 공산성과 부소산성을 돌아본 뒤 금강 변에 있는 청벽산(277m)에 오른다. 폭 100m, 높이 25m의 거대한 바위 절벽 위에 있는 금강 조망 포인트에 서면 발아래로 굽이굽이 도도히 흐르는 금강의 장쾌한 풍광이 펼쳐진다. 강물은 쉼 없이 흘러가고, 강과 산을 물들이는 해넘이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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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서 관청 추정 통일신라 건물지군 확인2천585㎡ 부지 안팎에 건물지 14개…토제벼루 50여점 출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신라의 천년왕성인 경주 월성(月城, 사적 제16호)에서 관청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시대 후기의 건물지군이 확인됐다.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3월부터 월성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해 중앙의 C지구에서 담으로 둘러싸인 동서 51m, 남북 50.7m, 면적 2천585㎡인 정사각형 부지 안팎에 있는 건물지 14개를 찾아냈다고 30일 밝혔다. 월성 C지구에서 나온 건물지군. [문화재청 제공]이곳에는 본래 정면 16칸, 측면 2칸 규모의 대형 건물을 포함해 건물 6동만 있었으나, 후대에 동쪽과 서쪽 담을 허물고 건물 8동을 증축한 것으로 드러났다.건물과 담의 건축 시기는 인화문(도장무늬) 토기와 국화형 연화문 수막새 등 출토 유물을 통해 8세기 중반 이후로 추정됐다.이번 조사에서 특히 관심을 끈 유물은 흙으로 만든 토제벼루 50여점이다.연구소는 월성 주변에 있는 동궁과 월지, 분황사에서 나온 토제벼루보다 양이 훨씬 많다는 점으로 미뤄 이번에 발굴된 건물지군이 문서를 작성하는 공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월성 C지구 출토 C지구 출토 벼루 다리편. [문화재청 제공]월성 C지구에서는 '정도'(井桃), '전인'(典人), '본'(本), '동궁'(東宮) 등의 글자가 새겨진 명문 기와와 암막새 등 기와류, 다량의 토기도 출토됐다.전인은 궁궐 부속 관청인 와기전(기와나 그릇을 굽던 관아)에 속한 실무자, 본은 신라 정치체제인 육부 중 하나인 '본피부'(本彼部), 동궁은 태자가 머무는 궁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또 연구소는 탐색조사를 통해 월성 C지구에 통일신라시대 문화층(특정 시대의 문화 양상을 보여주는 지층) 2개와 신라시대 문화층 5개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보된 유물 분석자료를 보면 월성은 4∼9세기에 왕궁 또는 관련 시설이 있었으며, 신라가 멸망한 뒤에는 거의 사람이 살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월성 C지구 출토 명문기와와 막새. [문화재청 제공]한편 지난해 하반기 조사를 시작한 월성 서쪽 A지구에서는 8세기 전후에 성벽이 보수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문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구간에 조선시대 이후 작은 자갈을 깔아 조성한 폭 3m의 통행시설도 발견됐다.나아가 서쪽 성벽 안쪽의 평탄한 땅에서는 지금까지 출토된 적이 없는 용도 불명의 특이한 기와가 나왔다.이 기와는 신라가 처음 기와를 사용한 6세기 전후에 제작된 무문(無文·민무늬) 암막새와 비슷하나, 제작 기법이 달라 주목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월성은 제5대 파사왕 22년(101) 축성을 시작했으며, 신라가 망한 935년까지 궁성으로 쓰였다.문화재청은 지난 2014년 12월 개토제를 시작으로 3개월간 시굴을 한 뒤 지난해 3월 본격적인 발굴에 돌입했고, 20만7천㎡ 면적의 월성을 A∼D지구로 나눠 발굴하고 있다. 현재는 C지구와 A지구의 성벽, 문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주 월성.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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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의 봄꽃이 피어난다…"4월 중순 절정"문화재청, 궁ㆍ왕릉 개화 예상 시기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올해 궁궐과 조선왕릉의 봄꽃은 예년보다 1∼4일 빨리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창덕궁 관람지에 자생하는 생강나무가 18일 처음으로 꽃망울을 터뜨린다.문화재청은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에서 꽃이 피는 장소와 종류, 개화 예상 시기를 17일 발표했다.3월에는 생강나무에 이어 창덕궁 낙선재, 경복궁 흥례문 주변에서 매화가 개화하고, 덕수궁 석어당 앞에는 살구꽃이 핀다.이어 경복궁 아미산, 창덕궁 대조전 화계(花階, 계단식 화단)에서는 4월 10일부터 앵두꽃이 모습을 드러내고, 덕수궁 석조전 오솔길과 창경궁 온실은 4월 20일께 산철쭉이 만발한다.한편 문화재청은 4월 1∼22일에 덕수궁에서 봄 음악회를 열고, 4월 27일부터 5월 22일까지 창덕궁 후원의 정자를 개방한다. 또 5월 2∼7일에는 경복궁 소주방에서 궁중 음식 시연과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궁궐과 왕릉의 봄꽃 개화 시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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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전통과 고샅길이 어우러진 낙안읍성(순천=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정겨운 고샅길을 걷다 보면 담 너머로 ‘고향 집의 정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낮은 담장과 사립문 사이로 보이는 마당가에는 조그만 장독대가 있고 마당 한쪽엔 채소밭이 있다. 양지바른 처마 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시래기와 메줏덩어리, 곶감 꾸러미 등이 옛 정취를 느끼게 한다. 그 정경에 쏠려 자신도 모르게 사립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가옥 대부분이 개인 소유이다 보니 반드시 주인의 허락을 받고 집안 구경을 해야 한다. 채소밭에서 일하던 한 주민은 “살고 있는 집에 불쑥불쑥 들어오는 탐방객 때문에 불편할 때도 있다”면서 “마을 사람 대부분이 전통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산다”고 말한다. 사진/이진욱 기자 한 해 90여만 명이 찾는 낙안읍성(樂安邑城)은 순천 시내에서 18㎞가량 떨어져 있는 옛 읍성으로 성벽이라는 방어시설을 갖춘 성곽도시이자 주변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행정도시였다. 일반적으로 읍성은 외부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 산등성이에 축성하는 것이 보통인데 낙안읍성은 평지에 축성된 야성이다. 낙안은 평야가 많아 고려 시대 말엽 이후 왜구들의 침략이 매우 극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진/이진욱 기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내에 98세대 23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낙안읍성은 국내 읍성 가운데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낙안읍성은 진산인 금전산(667.9m)을 북에 두고, 동쪽 오봉산(591.5m)을 우 청룡으로, 서쪽 백이산(584.3m)을 좌 백호로 삼았으며 남쪽엔 제석산(563.3m)과 안산인 옥산(97m)이 있다. 성벽은 사다리꼴에 가깝다. 길이가 남쪽 약 460m, 북쪽 340m, 동쪽과 서쪽이 모두 약 310m이며 성벽의 둘레는 약 1천410m이다. 성곽 서북쪽에 조그만 구릉과 대숲이 있어 서북풍을 막아준다. 높이는 일정하지 않으나 대략 4∼5m이다. 사진/이진욱 기자 동문으로 들어가 객사와 동헌을 둘러보고 낙민관자료전시관을 거쳐 읍성의 일반 주민이 이용하는 서문 쪽에서 석성에 올라 성벽 위의 좁은 길을 따라 남문까지 걸어본 뒤 마을로 내려와 고샅길을 걸으며 중요민속자료 가옥을 둘러보고 짚 꼬기와 길쌈 등을 체험하면 제대로 읍성을 돌아보는 것이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조선시대 일반 읍성이 남문을 이용한 데 반해 낙안읍성은 지리적 여건상 낙풍루(樂豊樓)라고 부르는 동문이 정문 격이다. 문루는 2층 다락으로 되어 있고 드나드는 문은 삼문으로 되어 있다. 동문 앞에는 조그마한 석구(石狗·삽살개) 3기가 세워져 있고 일종의 방어시설인 해자와 평석교가 놓여 있다. 여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평석교 위에 걸터앉아 놀기도 하고 음력 정월 대보름날이면 나이 숫자대로 다리 건너기를 하였는데 이를 다리 밟기(탑교놀이)라고 한다. 동문을 들어서면 읍성 안길이 서문 쪽으로 널찍하게 일직선으로 나 있고 길 오른편으로 관아, 왼편으로 민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낙안읍성은 산을 배경으로 그 앞에 관아가 형성되고, 관아 앞으로 백성들의 살림집이 들어서는 조선 시대의 전형적인 고을 경관이다. 사진/이진욱 기자 낙풍루에서 조금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임경업 군수 선정비가 있다. 비각은 팔작지붕의 대문을 갖춘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귀신, 비신, 이수의 격식을 갖춘 비석에서 임경업 장군에 대한 백성의 흠모를 느낄 수 있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임경업 장군이 하룻밤 사이에 쌓았다고 하나 실제로는 1397년 낙안 출신의 수군절제사 김빈길이 주민을 동원해 토성을 축조했다. 그 뒤 임경업 장군이 낙안군수(1626∼1628)로 봉직하면서 토성을 석성으로 중수하고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선정비 바로 앞에는 객사로 들어가는 홍살문이 설치돼 있다. 객사 입구에 홍살문을 세워 이곳이 신성한 곳임을 알리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도록 하고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의미도 있으며 하마비가 있어 말이나 가마에서 내리도록 했다. 객사는 임금을 상징하는 ‘전’(殿) 자와 궁궐을 상징하는 ‘궐’(闕) 자가 새겨진 두 개의 나무패를 모셔 두고, 군수가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여기에 대고 배례를 올렸다. 또한 중앙에서 관리가 출장을 오면 이곳에서 거처했다. 요즘의 영빈관과 같은 곳이다,객사를 나와 광장을 거쳐 동헌까지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겼다. 조형물 포졸들이 지키고 있는 동헌에 들어가면 앞마당 양쪽에는 형틀과 곤장을 때리는 장면의 모형이 설치돼 있다. 용인 민속촌도 아니고, 고즈넉한 읍성 분위기와는 다소 어긋나는 느낌이다.동헌 사무당(使無堂)은 군수, 현령 등 지방관이 주재하며 향리를 거느리고 공무를 보던 지방관아 건물이다. 뒤로는 진산인 금전산 자락에 안긴 듯하고 남쪽으로 안산인 옥산을 바라보며 일직선으로 배치돼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 동헌 앞에는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낙민루(樂民樓)가 있다. 이 누각은 낙안의 군수였던 민중헌(1845~1847년 재임)이 지었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때 불탔던 것을 복원한 것이다. 장현주 문화해설사는 “수령이 동헌으로 출근하기 전에 높은 누에 올라 간밤에 백성들이 별일 없이 잘 지냈는지 길에 오고 가는 백성들의 얼굴을 살펴보고, 집집이 굶주리는 사람 없이 밥은 지어 먹는지 밥 짓는 연기가 나는 것을 살펴본다고 하여 이 누각을 찰미루(察眉樓)라 불렀다”고 설명한다.낙민루 인근의 낙민관자료전시관에는 조상들의 애환과 체취가 묻어 있는 생활용품과 향토 유물 약 7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특히 낙안의 역사적 배경과 낙안 관련 문헌, 선조들이 사용하였던 가재도구와 생활용품, 낙안 지방에서 전래한 민속놀이와 통과의례, 음식문화를 알아볼 수 있다.◇ 초가와 돌담 그리고 고샅길 낙추문(樂秋門)이라고 불리는 서문은 일제강점기에 없어졌다. 아직 문루는 복원되지 않았지만 옹성은 복원됐고 성문 양편으로는 성곽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성곽으로 오르는 길은 낙풍루, 쌍청루, 낙추문 양편으로 오르는 계단 이외에도 16곳이 있다. 주민들이 임경업 장군이 쌓은 성이어서 성벽에 손을 대면 부정을 탄다고 믿고 있어 성벽의 훼손이 적었다. 사진/이진욱 기자 서문 계단으로 올라 남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대나무 숲을 거쳐 곧바로 최고의 조망 지점에 닿는다. 발아래로 뭉게구름처럼 흩어져 있는 초가집과 관아, 장터 등 마을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 밖으로는 너른 들판이 아득하다.성곽을 쉬엄쉬엄 걷다 보면 이내 남문인 쌍청루(雙淸樓)에 이른다. 동문인 낙풍루와 달리 문이 하나다. 성문 앞에는 넓은 들이 있고 성내 모든 골목길이 그물처럼 남문으로 연결되어 있다. 예부터 성안에서 초상이 나면 상여가 성문 밖으로 나갈 때 남문으로 나갔다고 전한다.성곽을 둘러본 뒤 마을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읍성의 중심 도로가 아닌 길들은 완만한 곡선형의 좁은 골목길이다. 양옆으로 눈높이 정도의 돌담이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형의 길이다. 돌담길의 폭은 1∼2m가 대부분이었지만, 3∼4m쯤 돼 보이는 제법 넓은 길도 있었다. 낮은 담 너머로 성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기웃거리다 보면 어디선가 개구쟁이 꼬마들이 누렁이와 함께 뛰어 나올 것 같다. 잊고 지낸 어린 날의 동경이 되살아나지만 이곳도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친 지 오래다. 젊은 사람들은 순천 시내에서 거주하며 아이를 키우기 때문이다. 초가집은 천천히 살펴보면 같은 듯 각각 다른 구조와 형태를 지녔다. 남부지방의 전형적인 일자형 가옥으로 초가삼간이 많다. 간이란 기둥 사이를 말하며, 초가삼간은 네 개의 기둥이 세워진 3개의 공간으로 부엌 1칸, 안방 1칸, 윗방 1칸이 된다. 초가삼간 다음으로 많은 주택 형식은 네 칸 집이다. 그것은 세 칸에 대청을 하나 추가한 꼴인데 대청은 큰방과 작은방 사이에 들어간다.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가옥은 동내리의 박의준 가옥(92호), 최창우 가옥(97호), 최선준 가옥(98호), 서내리의 김대자 가옥(95호), 주두열 가옥(96호), 김소아 가옥(99호), 남내리의 양규철 가옥(93호), 이한호 가옥(94호), 곽형두 가옥(100호) 등이다. 사진/이진욱 기자 남문을 내려오면 바로 문 앞에 초가삼간 최선준 가옥이 있다. 길가 쪽으로 가게를 두고 그 뒤에 살림방과 부엌을 붙여 놓아서 평면이 밭전(田) 자 형이다. 네 칸 집인 박의준 가옥은 19세기 중엽에 지어진 이방의 집이다. 1천300㎡(400여 평)에 달하는 너른 대지에 부속 채를 하나 거느리고 있다. 남내리의 길가에 위치한 이한호 가옥은 토담집 특유의 수수함과 소박함을 보여주는 집으로 부엌에는 부엌신인 조왕신이 모셔져 있다.대지와 사람이 두루 평안하다는 ‘낙토민안’(樂土民安)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 ‘낙안’(樂安)처럼 이곳에서는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 듯 참 평온하다. 관람 시간은 동절기(12∼1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2월부터 4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요금은 일반 4천원, 청소년과 군인 2천500원, 어린이 1천500원. 문의 061-749-8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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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방학은 고궁과 박물관에서 보내세요문화재청·서울 주요 박물관,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시내 고궁과 주요 박물관들에서 어린이를 위한 다채로운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문화재청은 4대 궁과 종묘에서 3∼6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오는 28일부터 내달 22일까지 '고궁 청소년문화학교'를 개최한다.이 프로그램은 궁궐의 역사와 인물, 궁중문화를 알려주는 이론 강의와 현장답사, 체험학습으로 구성된다. 고궁별 문화학교 운영 요일은 ▲ 화요일 창덕궁 ▲ 수요일 경복궁 ▲ 목요일 덕수궁 ▲ 금요일 창경궁 ▲ 토요일 종묘이며,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25일부터 8월 22일까지 전시해설 교육,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교육, 특별전 연계교육 등 3개 유형, 11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다.전시해설 교육은 박물관의 대표 유물을 깊이 있게 알아보는 것으로 왕의 도장인 어보로 퍼즐을 맞추는 '임금님 알고 싶어요', 교과서에 나온 유물을 접해보고 의미를 생각하는 '교과서 속 왕실 유물' 등이 마련된다.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교육에서는 왕실의 건강비법, 조선의 천문과학 원리 등을 배울 수 있고, 특별전 연계교육에서는 '오백년 역사를 지켜온 조선의 왕비와 후궁'전을 관람하고 왕실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국립중앙박물관도 유아와 어린이들이 역사 지식을 쌓고 시원하게 여름을 지낼 수 있도록 8월 4일부터 14일까지 '선조들의 풍류 있는 여름나기'(선·풍·기)를 마련한다.해시계인 앙부일구(仰釜日晷)를 통해 시간의 개념을 이해하는 '해 그림자 속 암호를 풀어라!', 한강을 둘러싸고 삼국이 벌인 영토전쟁을 알아보는 '삼국이여, 한강을 사수하라!' 등 6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물관 내 어린이박물관 전시와 연계해서는 '퍼즐로 풀어보는 어린이박물관'과 '매화를 사랑했던 화가 조희룡'을 진행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국립민속박물관은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어린이와 가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14개를 선보인다. 박물관을 처음 방문하는 유아들이 전래놀이를 즐길 수 있는 '우리 같이 놀아요', 민속품의 명칭과 용도를 알아보는 '이름이 뭘까요?', 모시 주머니와 전통 문양 부채 등을 만드는 '시원한 여름나기' 등이 펼쳐진다. 또 세계의 다양한 놀이를 비교해 보는 '우리 같이 놀래?'와 한국,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의 음식문화를 경험하는 '요리조리 다문화꾸러미'도 마련된다.국립한글박물관도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글문화 교육과 체험 활동을 이달 26일부터 8월 30일까지 운영한다. 어린이들이 한글의 제자 원리를 익히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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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없는 나무' 남호연 "어눌한 목소리가 신의 한 수"'웃찾사' 개그맨 남호연(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SBS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뿌리 없는 나무' 코너에 출연중인 개그맨 남호연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7.12 xanadu@yna.co.kr세태 풍자 개그로 꾸준한 인기…"오직 개그만이 제 길"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왕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다. 변성기가 오지 않은 어눌한 목소리 때문에 군주로서 위엄은 고사하고, 어딘가 모자란 사람 취급을 받는 것이다. 핫바지처럼 보이던 왕은 절용과 애민을 몸소 실천해 '무대' 아래 백성의 환호를 끌어내곤 한다. SBS TV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인기 코너 '뿌리 없는 나무'에 등장하는 가상의 왕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뿌리 없는 나무' 1주년을 한 달여 앞두고 어느덧 왕으로 뿌리내린 개그맨 남호연(30)을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인터뷰했다. "요즘 뉴스란 뉴스는 다 봐요. 지상파 방송사 8시 뉴스는 꼭 챙겨보고 특히 머리기사는 더 열심히 보고요. 사람들이 어떤 일에 가장 관심이 많은지 알려고 인터넷에서 화제인 뉴스들도 잘 챙겨보죠." '뿌리 없는 나무'는 요즘 세태를 은유하면서 일요일 밤 우리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코너다. 목소리 때문에 구중궁궐 안에서도 은근한 놀림감이 되던 왕은 도성 밖 역병 소식을 비밀에 부치자는 병조판서에게 "비밀로 할 것을 비밀로 해야지, 그러니까 백성이 더 불안에 떤다는 걸 모르느냐"라면서 혼쭐을 낸다. '웃찾사' 개그맨 남호연(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SBS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뿌리 없는 나무' 코너에 출연중인 개그맨 남호연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7.12 xanadu@yna.co.kr대학 등록금으로 정문도 고치고 땅을 샀다고 자랑하는 중전에게는 "효녀 심청이가 아빠 빚보증 세우는 소리 하고 있다"라고 일갈한다. 남호연은 "어눌한 목소리가 (코너 성공에)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대로 왕이 근엄한 목소리로 호통친다고 하면 먹혔겠느냐"고 설명했다. "말투가 그러다 보니 사람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 코너 초반부에만 해도 바보처럼 보이던 왕이 후반부에서 속시원히 꾸짖는 모습을 다들 좋아하는 것 같아요." '뿌리 없는 나무'가 인기를 얻을수록 매주 세태를 적절히 풍자하는 개그를 짜는 일은 녹록지 않다. 자칫하면 까다로운 시청자들로부터 역풍을 맞기도 쉽다. 남호연은 "우리가 교양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웃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메시지 전달에만 치중해서도 안 되기에 논의를 많이 한다"라고 강조했다. '뿌리 없는 나무'는 같은 프로그램에서 베테랑 개그맨 강성범이 진행하는 'LTE뉴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민상토론'과 함께 풍자 개그 코너로 자주 언급된다. "'LTE뉴스'는 짧게 짚고 넘어가는 촌철살인 개그에요. 우리는 그 짧은 한 문장의 뉴스를 가지고 극을 만들되, (특정 문제에 대해) 어사무사하고 두루뭉술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좀 다른 것 같아요." 남호연은 "'민상토론'이 우리와 주제가 같다고 해서 우리가 더 세게 나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면서 "가령 메르스 사태는 개그를 떠나서 전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하고 싶은 말도 있는 주제"라고 강조했다. '웃찾사' 개그맨 남호연(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SBS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뿌리 없는 나무' 코너에 출연중인 개그맨 남호연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7.12 xanadu@yna.co.kr곤룡표와 익선관을 벗은 남호연은 나이에 비해 앳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벌써 올해로 데뷔 12년째다. 어릴 적부터 아픈 부모님 때문에 국가로부터 적지 않은 도움을 받으며 컸다는 남호연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개그맨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가정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TV코미디를 보니 정말 재미있는 거에요. 제가 받은 도움들을 갚으려면 개그맨이 되는 길이 딱 맞겠다고 생각했고 초등학생 때 이후로 다른 꿈을 꿔본 적도 없어요."그는 '웃찾사' 시청률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TV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황금기를 맞았던 2004년 '웃찾사'에 합류했다. "정말 햇병아리 시절이었다"라고 당시를 회고한 남호연은 한참 망설인 다음 "그때를 돌아보면 좀 더 열심히 할 걸, 왜 그렇게 게을렀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1년에 한 코너 정도만 맡았던 남호연은 자신의 20대를 함께 했던, 안락한 둥지인 '웃찾사'가 폐지되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후 보다 치열하게 살기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먹었다고 했다. "저한테는 오직 개그밖에 없어요. 개그맨이 천직이라 믿고요. 장대한 목표를 세우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남호연 코너라고 하면 다들 찾아서 봐주고, 저를 떠올렸을 때 재미있는 개그맨이라고 기억하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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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조선 궁중벽화 실물 공개창덕궁 대조전 장식 봉황도·백학도 보존처리 완료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대한제국이 망했지만 조선 왕조는 '이왕가'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존재했다. 이 무렵인 1920년 왕비의 생활공간인 창덕궁 대조전에는 봉황도(鳳凰圖)와 백학도(白鶴圖) 두 그림이 그려졌다. 대조전은 그전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17년 재건하니, 이에 즈음해 이왕가는 내부를 장식하고자 이들 그림을 당대 촉망받는 젊은 화가들에게 그리게 하고는 벽에 붙인 것이다. 대조전 봉황도 조선왕조 마지막 궁궐 벽화라고 할 만한 이들 그림 실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대조전 벽화 2점을 제1회 궁중문화축전을 맞아 오는 28일부터 5월31일까지 박물관에서 공개한다. 문화재청은 대조전 벽화가 훼손됨에 따라 보존관리 차원에서 2013년 이후 벽화를 떼어내 보존처리를 하고는 원래 이들 벽화가 있던 대조전 벽에는 모사본을 제작해 부착하는 사업을 2년에 걸쳐 진행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벽화는 보존처리를 완료한 다음 지난해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됐다. 이에 이번 특별전에서는 실물 외에도 벽화 보존처리와 모사본 제작 모습을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여준다. 대조전 백학도 이들 두 벽화는 대조전 내부 동쪽 벽과 서쪽 벽면 상단을 장식했으며, 크기는 같아 폭 214㎝에 길이는 578㎝에 달한다. 비단에 그려 벽에다 붙인 이른바 부벽화(付壁畵) 형식이다. 동쪽 벽을 장식한 봉황도는 오일영(吳一英)과 이용우(李用雨)가 그렸다. 등록문화재 제242호인 이 그림은 봉황을 주제로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과 나리꽃, 청록화풍으로 표현한 바위 등을 극채색(極彩色)으로 함께 표현했다. 봉황은 태양을 마주하는 골짜기에서 태어나 오동나무가 아니면 내려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를 먹고 산다는 산해경(山海經)의 관련 내용을 소재로 삼아 그렸다. 대조전 봉황도 그 맞은편 백학도는 김은호(金殷鎬) 작품이다. 등록문화재 제243호인 이 벽화는 16마리 백학이 달을 배경으로 소나무를 향해 날아와 앉는 모습을 표현했다. 관련 기록을 보면 대조전에는 애초 봉황도와 함께 천보구여도(天保九如圖)라는 그림을 장식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백학 그림으로 대칭을 이루게 됐다. 백확도에 등장하는 학, 사슴, 소나무, 영지, 바위, 물, 해, 달, 산, 거북은 십장생(十長生)에 속해 장수와 평안을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대조전 백학도http://blog.yonhapnews.co.kr/ts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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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테마여행 한옥마을에서 힐링 어때요'>관광공사, 겨울철 가볼 만한 곳 5곳 추천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겨울철 테마여행을 할 수 있는 한옥마을로는 어디가 좋을까. 한국관광공사는 25일 겨울철 관광하기 좋은 한옥마을로 전남 구례 쌍산재, 충남 서산 계암고택, 경북 청송 한옥민예촌, 강원 영월 조견당과 우구정가옥, 경기 연천 조선왕가 등 5곳을 추천했다. ◇ 지리산과 섬진강에 기댄 명당에서 쉬다…쌍산재(전남 구례군 마산면 장수길) = 지리산에 기대어 섬진강을 바라보는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 일대는 풍수지리의 대가로 꼽히는 도선국사가 머물며 그 이치를 깨달았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사도리 상사마을에 있는 쌍산재는 약 1만6천500㎡가 넘는 집터에 살림채 여러 동·별채·서당채 등 부속 건물, 대숲, 잔디밭까지 있는 가옥이다. 모든 건물이 숙소로 꾸며져 호젓하고 편안한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 주인의 고조부가 지은 서당인 쌍산재가 그대로 남아 있고,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인 당몰샘이 집 앞을 지킨다. 사도리와 이어지는 토지면 오미리는 천하 명당 '금환락지'로 알려진 마을이다. 1776년 지어진 고택 운조루와 1929년에 건립된 곡전재가 있다. 따뜻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지리산온천랜드도 일정에 넣어보자. 문의 전화는 쌍산재 010-3635-7115, 061)782-5179. ◇ 300년의 시간을 오감으로 느끼는 하룻밤…서산 계암고택(충남 서산시 음암면 한다리길) = 충남 서산의 계암고택은 300년 정도 된 옛 집이다. 솟을대문 옆으로 길게 돌담이 뻗고, 담장 위로 날아갈 듯 사뿐히 치켜 올린 고옥의 추녀가 아름답다. 밤이면 창호 문 사이로 은은한 달빛이 새어든다. 북풍한설이 매서울수록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펴 구들장을 데운 아랫목이 더욱 반갑다. 행랑채와 사랑채 앞마당은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이자, 단아한 기와집에서의 전통 음식 만들기 등 고택 체험은 여행객에게 고향 같은 포근함을 선물한다. 소박하지만 귀품과 위엄이 흐르는 멋, 치장하지 않아도 시와 음악이 절로 나는 멋스러운 정취가 계암고택에 스며 있다. 고택 체험을 한 뒤에는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의 신비한 미소에 놀라고, 개심사에서 자연을 닮은 돌계단과 휜 나무로 부재를 삼아 지은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흥선대원군의 박해로 천주교도들이 피의 순교사를 써 내려간 해미읍성도 있다. 문의 전화는 계암고택(서산김기현가옥) 041)688-1182. ◇ TV 없던 선조들의 심심한 일상을 체험해볼까…청송한옥민예촌(경북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로) = 청송의 고택을 모델로 지은 청송한옥민예촌에 가면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한옥이 여러 채 있다. 대감댁, 영감댁, 정승댁, 주막 등 집마다 생김새와 구조가 달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담한 방엔 고가구가 멋스러우며, 선조들의 생활 방식을 느껴보도록 TV를 두지 않았다. 마당에서 전통 놀이를 하고 마을을 산책하고 책도 보면서 심심한 재미를 느껴보는 게 청송한옥민예촌의 한옥 체험이다. 덕천마을 송소고택, 읍내에 있는 운봉관과 찬경루까지 둘러보고 각기 다른 한옥의 멋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약수로 끓인 닭백숙을 별미로 자리잡게 한 달기약수와 물에 반사된 왕버들이 인상적인 주산지가 잘 알려진 명소라면, '길 위의 작가'로 불리는 김주영 선생의 객주문학관은 새롭게 등장한 명소다. 비단결 같은 온천수가 자랑인 솔기온천까지 들르면 청송 여행이 마무리된다. 문의 전화는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0-6240. ◇ 따뜻한 온기가 담긴 추억의 옛집…영월 조견당과 우구정가옥(강원도 영월군 주천면·남면) = 겨울의 문턱에서 한옥 여행을 꿈꾸는 것은 따뜻함의 추억과 동경 때문이다. 영월 조견당과 우구정가옥은 겨울에 가볼 만한 따사로운 전통 한옥이다. 100년 세월을 넘어선 두 옛집은 서로 다른 개성으로 여행을 부추긴다. 주천면 조견당(김종길가옥)은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룬 한옥이다. 안채는 조견당에서 유일하게 옛 모습이 보존된 공간이며, 새롭게 단장한 사랑채는 깔끔한 외양으로 길손을 반긴다. 조견당에서는 이곳 종부가 들려주는 한옥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다도 체험에 참가할 수 있다. 남면 우구정가옥은 전통 시골집의 정서가 남아 있는 한옥이다. 방은 안채, 건넌방, 사랑방으로 단출하다. 이 방은 모두 장작으로 구들에 불을 때며, 툇마루가 붙어 있는 창호 문을 열면 아늑한 시골 정경이 펼쳐진다. 조견당과 우구정가옥은 강원도 문화재자료로 등록됐다. 문의 전화는 영월군 관광안내 1577-0545. ◇ 연천으로 옮겨 앉은 황손의 집…조선왕가(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현문로) = 서울시 명륜동 성균관대 기숙사에 터를 내주고, 경기도 연천의 새로운 터로 옮겨 앉은 조선왕가의 본채 염근당이다. 집을 옮기기 위해 해체하던 중 고종 황제의 손자 '이근'의 집이라는 상량문이 발견됐다. 높은 기단 위에 우뚝 자리한 염근당은 일반 민가에서 보기 힘든 곧게 뻗은 기둥과 서까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디 하나 금 가고 터진 곳이 없는 자재는 모두 궁궐을 지을 때 쓰이는 금강송을 잘 말려 사용한 것이다. 연천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누마루가 인상적인 사반정과 어우러져 'ㅁ'자 마당을 완성하는 염근당 뒤편엔 별채인 자은정이 있다. 모두 황토로 벽과 바닥을 채워 힐링을 위한 장소로 재탄생됐다. 고려 왕들의 위패를 모신 연천 숭의전지, 임진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연천 당포성, 화산이 만든 계곡 지형을 볼 수 있는 동이리 주상절리,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전곡선사박물관도 연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문의 전화는 조선왕가 031)834-8383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31)839-2061.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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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과의 새로운 만남 '궁중문화축전' 올해 시작20~28일 4대궁과 종묘, 광화문 광장 등에서 선봬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조선시대 궁중문화를 활용한 대규모 축제가 올해 첫선을 보인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2014년 궁중문화축전 시범사업'을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9일간 4대 궁과 종묘, 한양도성,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다. 문화재청은 2일 조선시대 최고 건축기술과 예술을 집대성한 궁궐과 궁중문화를 활용해 문화유산 대표 축전으로 개발하고자 행사를 기획했다며 이번 축전에서는 '오늘, 궁을 만나다'를 내세워 궁궐의 유·무형 유산을 오늘날 첨단기술, 시대정신과 결합해 새롭게 선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각 궁궐 특성에 따라 행사를 특화한다. 경복궁에서는 '궁중의례를 만나다'를 주제로 광화문 전통놀음과 중요무형문화재 공개행사가 열리며, '궁궐 속 자연을 만나다'를 내건 창덕궁에서는 자연 속 예술을 표방하는 '비밀의 소리'와 '후원에서 한 권의 책' 행사가 개최된다. 창경궁에서는 '궁중의 일상을 만나다'라는 주제 아래 궁궐 풍경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춘당지 소리풍경'과 조선시대 궁궐 안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는 '궁궐의 일상을 걷다' 등의 행사를 선보인다. 덕수궁에서는 '궁궐 속 연희를 만나다'라는 주제에 맞게 '궁중연회'와 '덕수궁 풍류'를 펼치며, 아울러 정조대왕 화성행차를 그린 '의궤-8일간의 축제' 영화를 야외 상영한다. 제례공간인 종묘는 처음으로 야간 개방하고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도 연다. 이번 행사 메인 공간인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는 상설전시관과 야간공연을 매일 운영한다. 상설전시관에서는 3D 의궤와 정보통신기술(IT)을 활용한 '가상현실 경복궁'과 로봇이 시연하는 종묘제례, 전시관 내부에서 체험하는 '광화문 미디어파사드', 그리고 '비밀의 소리' 등의 디지털 체험·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광화문과 주변 담장에 영상작품을 시연하는 광화문 미디어파사드는 축전 기간 중 매일 저녁 8시에 시작한다. 축전기간 중 주말에는 문화해설사와 함께 도성을 탐방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한양도성 탐방'이 있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으로 즐기던 궁궐 주요 장소별 과제 수행 프로그램 '궁궐 속 보물찾기'는 가족 관람객을 대상으로 경복궁(22일)과 덕수궁(23일)에서 각각 개최된다. 19일 저녁 8시 광화문 광장에서는 궁중문화축전 소개와 축하공연, 광화문 미디어파사드 상영, 공연단과 시민이 함께 하는 '판굿' 한마당으로 이어지는 축전 전야제를 연다. 이번 축전 일자별, 장소별 행사는 궁중문화축전 누리집(www.royalculturefestival.org) 참조. 문화재청은 "올해 첫선을 보이는 궁중문화축전이 시범사업을 통해 앞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유산 대표 축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