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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학자·당국자들, 외과수술식 타격·김정은 제거 언급 시작"中쑨저 교수 "北지도자 바꾸고 북에 군대주둔 아이디어도" 동북아평화협력포럼서 한반도 전문가들 "'소프트 어젠다'에서 시작해야"美빅터 차 "인간 안보, 건강 등에 집중", 日요시히데 "젊은세대 교류 증진 필요"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북한의 거듭된 핵·미사일 도발로 중국 내 학자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외과수술식 타격이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제거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중국 칭화(淸華)대 교수 출신인 쑨저(孫哲)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국제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립외교원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공동 개최한 '2016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안보 위험이 고조되면서 중국 내부의 대북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쑨 교수는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가 북한 도발을 멈출 수 있을지, 북한 정권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인지, 대북제재가 실패한다면다음 수단은 무엇인지 등 3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고 전제했다.그러면서 중국 내부에서 북한이 (중국에) 전략적 자산 혹은 믿을 만한 나라인지, 국제 제재의 효과가 실제로 얼마나 될지, 북핵 위험이 중국민의 안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탈북민 문제와 경제적 이해관계는 어떤지 등 다양한 논의가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대체적인 논의는 북한 체제의 안정, 즉 '중국은 전쟁도, 핵도, 혼란도 반대한다'는 '3노'(No)' 정책으로 모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 학자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한미 양국의 '외과수술식 타격'과 '김정은 제거'를 하나의 선택지로 지지하는 언급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이 북한 지도자를 바꾸고 군대를 보내 주둔함으로써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개혁을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는 보다 급진적인 아이디어도 있다"고 소개했다.쑨 교수는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중국이 북한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고칠 수 있다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는 논의 또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날 포럼 모두 발언에 나선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처럼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천착하기보다는 인간 안보, 사이버 안보, 건강, 전염병 예방 등 상대적으로 '소프트' 한 이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차 석좌는 "협력의 틀을 지속하려면 미국과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과 형식화가 필요하다"며 북한까지 포함하는 민간 차원의 더 많은 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동북아평화협력, '소프트 어젠다'에서 시작해야"국립외교원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서 공동 개최한 '2016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서 발언하는 빅터차 CSIS 한국 석좌(워싱턴=연합뉴스)소에야 요시히데(添谷芳秀) 일본 게이오 대학 교수는 교환학생프로그램 등 젊은 세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그는 국제적 재난 구호와 평화유지 활동을 포함한 한일 간 군사협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외교통상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정치·안보 이슈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중요 어젠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유럽연합 대외관계청(EEAS) 아태국 마이클 로이터러 수석고문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은 유럽의 번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지속해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올해까지 3년 연속 포럼에 참석한 그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포럼이 개최돼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며 "민간 영역의 더 많은 관심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헤더 하긴바텀 미 국무부 부장관은 주제연설에서 "동북아평화협력포럼이 역내 평화·안보 증진을 위한 파트너십에 기여하고 있다"며 "미·한·일 3국 협력은 역내 안보의 필수요소"라고 말했다.신동익 외교안보연구소장은 개회사에서 "북한의 핵 능력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고, 또한 동·남중국해 영토 분쟁은 고조되고 있다"며 동북아 신뢰 구축을 위한 각국의 장기적인 노력, 인내와 끈기를 강조했다. CSIS에서 발언하는 쑨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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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입국 허가해달라" 소송 1심에서 패소(종합)법원 "유씨 입국하면 국군 사기 저하 및 병역기피 풍조 우려"(서울=연합뉴스) 입대를 공언하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해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0)씨가 입국을 허락해달라며 낸 소송 1심에서 졌다.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김용철 부장판사)는 30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비자발급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재판부는 "유씨가 공익근무 소집기일을 1차례 연기한 뒤 미뤄진 소집기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외여행을 허가받아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며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또 "유씨는 자신의 대중적 인기,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국방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를 면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유씨가 입국해 방송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들 사이에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며 "유씨의 입국은 '사회의 선량한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다.병역기피 의혹이 일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유씨의 입국을 제한했다.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항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이 밖에 외국인이 경제·사회 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돼도 입국이 금지될 수 있다.이후 중국 등에서 활동하던 유씨는 지난해 9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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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 "징병제 유지 찬성 48% vs 모병제 대체 35%"(서울=연합뉴스) 현행 징병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보다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30일 밝혔다. 갤럽이 내달 1일 국군의 날을 앞두고 지난 27∼29일 전국 성인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현행 징병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전체의 48%로 집계됐다. 반면 현재의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35%였고, 응답자의 7%는 의견을 보유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 이상에서는 징병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55%로 나타났지만, 상대적으로 젊은층인 20∼40대 응답자는 '징병제 유지'와 '모병제 도입' 응답률이 엇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징병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국방 의무는 공평해야 한다'(24%)와 '국가 안보와 존립에 필요하다'(23%)를 가장 많이 이유로 꼽았다. 반면 모병제 도입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군대는 원하는 사람만 가야 한다'(31%)를 가장 많은 이유로 꼽았다. 또한 군 생활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2%는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들은 ▲공동체·단체·조직생활 경험(21%) ▲책임감·자립심(17%) ▲인내심·끈기를 배움(15%) ▲사회 적응력·생활력이 생김(15%) 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응답자의 20%는 '시간 낭비'와 '경직되고 획일적인 군대문화' 등을 이유로 군 생활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이번 조사에서 '자녀 또는 친척이 군에 지원할 시 육군·공군·해병대 중에 어디로 지원하도록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육군(38%) ▲공군(16%) ▲해병대(13%) ▲해군(3%) 순서로 나타났다.특히 공군의 경우 지난 2011년과 비교할 때 추천하겠다고 답한 응답률이 5년 전의 11%에서 16%로 5%포인트 늘었으며, 육군·해군·해병대는 큰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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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대가야로 떠나는 여행 '고령 지산동 고분군'(고령=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가야에는 두 가지 건국신화가 전해온다. 하나는 “하늘신 이비가와 가야산신 정견모주 사이에서 태어난 두 형제 가운데 형은 대가야 시조인 이진아시왕이 되고 동생은 금관가야의 시조인 수로왕이 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알 6개가 깨져 동자 6명이 됐는데, 가장 먼저 깨어난 동자가 금관가야의 수로왕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동자는 다섯 가야의 왕이 됐다”는 것이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 사진/전수영 기자 가야는 초기에는 금관가야, 후기에는 대가야를 중심으로 여러 국가로 나뉜 바람에 하나의 통일왕국을 건설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대가야는 쇠를 바탕으로 한 무력을 내세워 562년 멸망 때까지 경남 서남부와 호남 동부 일대를 아우르는 거대 세력이었다. 대가야는 주변의 철광산을 개발하여 농기구와 무기를 만들어서 농업을 발전시키고 군대의 힘을 키웠다. 대가야는 가야연맹체의 맹주국으로서 백제ㆍ일본ㆍ중국 등과 활발히 교역하는 등 급속한 경제 발전과 함께 융성한 문화를 꽃피웠다.삼국사기‘고령군조’에는 “대가야국은 시조 이진아시왕으로부터 도설지왕에 이르기까지 16대 520년간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대가야는 554년 백제와 연합해 신라를 공격했으나 크게 패하고, 562년 신라에 병합됨으로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대가야를 정복한 신라는 대가야의 지배층을 다른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져 살게 했고, 사료조차 제대로 남겨 두지 않았다. 역사는 때론 승리의 역사만 남듯이 대가야 역사는 컴컴한 무덤 속에 묻혔다.신윤선 문화관광해설사는 “우리의 역사 교과서에는 고구려·백제·신라의 기록만 가득하고, 고대문화의 한 축을 이루었던 대가야는 그저‘철의 왕국’쯤으로 여기면서 베일에 가린 수수께끼 역사로 취급한다”면서 “일제 식민지배를 거치면서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이 덧씌워짐으로써 가야 역사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고 말한다.지산동 고분군(池山洞 古墳群)은 대가야의 왕과 왕족 그리고 귀족들이 묻힌 신성 구역으로, 대가야 국가의 융성을 무언으로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 지산동 고분군은 일제 강점기인 1906년 일본인 세키노 다다시가 처음 발굴조사를 시작했고, 대부분 유물은 일본으로 유출됐다. 해방 이후 1977년에 들어와서야 처음으로 우리 손으로 44호와 45호 고분을 발굴 조사했다. 주산 능선 아래에 위치한 대가야 왕릉전시관은 지산동 고분군 44호의 내부를 원형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당시 무덤 축조 방식,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 껴묻거리(부장품)를 직접 볼 수 있어서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무려 704기에 달하는 지산동 고분군은 지난 201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과 2015년 우선목록에 등재됐고, 2017년 2월 정식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대가야 왕릉전시관. 사진/전수영 기자 ◇ 대가야 지배층의 독특한 내세관 반영한 고분 사적 제79호로 지정된 지산동 고분군은 고령군 대가야읍을 병풍처럼 감싸는 주산의 남동쪽 능선 위에 분포하고 있다. 주산 구릉 곳곳에는 크기와 모양이 조금씩 다른 수많은 고분이 불쑥불쑥 솟아오른 듯 무리를 짓고 있다. 지산동 고분군은 먼발치에서 보는 풍경도 압권이지만 고분 사이를 걸어 다니면 대가야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더 좋다.대가야 왕릉전시관을 지나‘대가야 고분관광로’라는 안내판을 따라 주산(主山ㆍ310m) 능선에 올랐다. 주산 정상까지 1.3㎞라고 표시돼 있다. 야트막한 능선을 오르니 이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고아동 벽화고분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주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능선을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아기자기한 무덤들 사이사이를 걷는 맛이 꽤 이색적이다. 등산로가 가파르지 않아서 고분 사이를 가볍게 걸어 다니며 대가야의 위세를 엿볼 수 있다. 이곳 고분군은 대가야가 고대국가로 발전하는 서기 400년을 전후해 조성돼 신라에 멸망할 때까지 대략 160여 년간 조성됐다. 가야 왕들이 잠든 고분 사이를 거닐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대가야읍이 한눈에 잡힌다.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크고 작은 고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경주의 무덤은 대부분 평지에 있는 것에 반해 고령의 무덤군은 산 능선과 중턱을 따라 오밀조밀 이어져 있다. 능선 위로 올라갈수록 무덤의 크기가 커지는데 이는 왕의 힘이 세지면서 더 높은 곳에 더 큰 무덤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지산동 고분군은 봉분이 없는 김해의 대성동 고분군과 달리 높고 봉긋한 봉분이 많다. 특히 주산 아래 능선을 따라 형성된 고분군은 높이와 규모가 웅장하다. 직경 40m 이상이 1기, 30∼40m 5기, 25∼30m 6기, 20∼25m 6기, 15∼20m 18기, 10∼15m 87기, 10m 미만 581기 등이다. 대가야 왕릉전시관. 사진/전수영 기자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순장이라는 관습으로 허물고자 했던 무덤들을 둘러보다 보면 주산 정상부에 봉분 지름 20m가 넘는 대형 고분군이 버티고 있다. 그중 지산동 44호와 45호 고분은 베일에 가린 대가야의 역사가 빛을 보게 되는 획기적 계기가 됐다. 44호와 45호 고분은 우리나라 최초로 발굴된 순장묘로, 대규모 순장 뼈와 토기, 철기 등이 쏟아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대가야의 왕도였던 고령읍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44호 고분은 지산동 고분군에서 규모가 큰 것에 속하며 능선 정상의 바로 아래에 있다. 이 고분은 무덤의 밑지름이 27m에 이르며 가운데에 왕이 묻힌 큰 돌방이 있고, 주위에 토기류·마구류·장신구 등 부장품을 넣는 돌방 두 개와 순장자들의 무덤 여러 개가 있는 형식으로 돼 있다. 돌방은 돌을 차곡차곡 쌓아 벽을 만들고, 그 위에 큰 뚜껑돌을 여러 장 이어 덮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 순장자의 작은 무덤이 32개나 있었다. 순장자 무덤에서는 남녀가 머리 방향을 반대로 한 채 반듯이 누워 있는 인골, 30대 남자와 8세 여아가 함께 묻혀 있는 인골 등이 나왔다. “한 사람의 주인공을 위하여 수십 명이 매장된 순장묘라는 특이한 내부구조를 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비록 도굴을 당한 상태이지만 출토된 유물은 대가야를 새롭게 바라보는 주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게 신윤선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다. 당시 왕의 죽음은 대규모 인력이 동원돼 지배체제를 굳히는 계기가 됐다. 시신을 가매장한 뒤 묘터를 조성해 본매장을 하기까지는 인력 수십, 수백 명이 투입됐고 수개월이 걸렸다. 축조과정을 보면, 우선 왕이 죽으면 왕릉을 만들 위치를 정하고 주변을 잘 정비한다. 가운데에는 왕이 묻힐 큰 돌방과 그 옆에 껴묻거리를 넣을 돌방을 만들고 그 둘레에 순장자들의 무덤구덩이를 판다. 그 다음 주변 채석장에서 돌을 깨어와 돌방과 돌덧널에 둘렛돌을 쌓는다. 무덤 주위에는 둥글게 돌을 돌려 무덤 구역을 표시한다. 그리고 완성된 무덤방 속에 왕과 순장자를 껴묻거리와 함께 넣는다. 시신과 껴묻거리를 넣은 후 덮개돌을 올리고 제사상을 차린 후 제의를 지낸다. 마지막은 봉분 만들기인데 봉토를 쌓을 때는 일정한 두께로 흙을 편평하게 쌓아서 다지는 과정을 반복해 무덤을 완성한다.순장 당한 이들은 어떻게 죽었을까. 순순히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만 했을까 아니면 생존을 위한 강한 몸부림이 있었을까. 신윤선 문화관광해설사는“왕이나 지배층이 죽었을 때 현세에서 그를 위해 봉사했던 시종이나 노비는 사후에도 왕을 받드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껴묻힌 것”이라며 “고분의 순장자는 금으로 된 장신구를 착용한 사람, 고리자루칼과 같은 무기를 지닌 사람, 마구류를 지닌 사람, 장신구나 무기를 전혀 지니지 않은 사람 등 다양한 직능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고 말한다. 김훈의 소설‘현의 노래’에는 순장 당하는 이들의 절규가 처절하게 묘사된다. “하늘은 파랬고, 가까웠다. 구덩이 속에 누운 여자가 그 하늘을 만져볼 듯 구덩이 밖으로 손을 뻗쳤으나 아무도 그 손을 본 사람은 없었다. 흔히 돌뚜껑이 덮이기 직전에 여자들은 가랑이 사이로 때아닌 생리혈을 왈칵 쏟아냈고 피 냄새를 맡은 개미들이 몰려들었다.”순장으로 죽어가는 힘없는 백성들을 바라보며 악기를 다루어야 했던 우륵의 모습이 떠오르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45호 고분은 44호 고분에서 산 위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봉분 지름이 28m에 이른다. 가운데 왕이 묻히는 큰 돌방을 만들고 그 옆에 껴묻거리를 넣는 딸린 돌방을 마련한 다음, 주변에 순장자들이 묻히는 무덤 11개가 만들어졌다. 45호 고분 위의 5호 고분은 봉분 지름이 49m에 달하는 가장 큰 고분으로 ‘금림왕릉’이라고 알려져 있다. 지산리 고분군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30호 고분은 1994년 발굴조사를 했는데, 가운데 큰 돌방을 만들고 그 옆에 딸린 돌방과 순장자의 무덤을 만들었다. 가운데 돌방의 바닥 아래에 또다시 돌덧널이 만들어져 무덤이 2층으로 되어 있다. 한편 무덤에서는 어린아이 뼈와 금동관이 나왔다. 그리고 선사시대의 바위그림이 새겨진 돌을 깨어 와 무덤의 뚜껑돌로 사용했다. 대가야 역사관. 사진/전수영 기자◇ 무덤 속에서 걸어 나온 1천500년 전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에서는 대가야의 독특한 토기와 철기, 말갖춤을 비롯해 왕이 쓰던 금동관과 금귀걸이 등 수많은 유물도 쏟아져 나왔다. 무덤과 그 속에서 나온 유물을 보면 ‘대가야 양식’으로 말할 수 있는 뚜렷한 특징을 알 수 있다.대가야의 토기는 부드러운 곡선미와 풍만한 안정감이 특징이다. 굽다리접시는 접시가 납작하다. 팔(八) 자 모양으로 벌어지는 굽다리에는 좁고 긴 사각형 구멍이 일렬로 뚫려 있다. 긴목항아리에는 긴 목이 부드럽게 좁아 들어 몸체 부분과 S 자형 곡선을 이루며 여러 겹의 정밀한 물결무늬가 그려져 있다. 장신구에서는 정밀한 세공기술을 보여주는 화려함을, 튼튼하고 실용적으로 만들어진 갑옷과 투구에서는 무사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 30호분과 32호분에서 나온 금관은 순금보다는 대부분 금동으로 만들어졌고 신라의 나뭇가지, 새 날개 모양 장식과 달리 풀잎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중 하나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나머지 하나는 국보 138호로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돼 있다. 왕이 마셨던 우물. 사진/전수영 기자 고령에는 대가야의 문화유적들이 곳곳에 있다. 사적 제165호로 지정된 ‘고아동 벽화고분’은 가야지역 유일의 벽화고분으로 유명하다. 1963년 10월에 발견된 고아동 벽화고분에는 분홍색, 녹색, 흑색, 갈색 등 다양한 색채로 그린 8엽 연화문이 남아 있다. 발굴 이전에 이미 도굴의 피해를 당했기 때문인지 유물은 출토되지 않았다. 고령초등학교에는 왕이 마셨던 우물인 왕정(王井)이 있고, 주산 정상부에는 사적 제61호로 지정된 주산성이 자리 잡고 있다.대가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가야역사관은 필수 방문 코스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된 대가야역사관에서는 대가야의 여명, 대가야의 성립, 대가야의 성장과 발전, 대가야 이후의 고령을 테마로 관람할 수 있다.고령의 지산동 고분군은 지난해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이번 가을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지산동 고분군을 따라 걸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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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민족의 명절 추석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국방부는 추석 연휴를 맞아 9월 13일(화)부터 18일(일)까지, 6일간 국민의 안전과 편익을 위하여 각종 사고발생에 대비한 긴급구조 및 응급진료 지원태세를 유지한다. 국방부는 2007년 이래로 설 및 추석 연휴에 12건의 긴급구조 지원과 1,241명의 응급환자 진료를 실시하였다. 지난 설 연휴 기간에도 민간인 익수자 탐색지원과 104명의 응급환자 진료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는 전국 260여개 부대에서 3,540여명의 병력과 구난차ㆍ구급차 등 620여대의 구조장비가 긴급구조를 위해 대기한다. 전국 18개 군 병원은 24시간 응급진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도움이 필요한 국민은 언제든지 국방부 및 각 군 상황실 또는 해당지역 군 병원으로 요청하면 도움을받을 수 있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긴급한 상황에 도움이 필요한 국민들을 신속히 지원함으로써 국방 본연의 임무는 물론 국민의 군대로서 항상 국민과함께하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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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활약에 힘 받은 '진짜 사나이'…'복면가왕'도 눌러'진짜 사나이' 시청률 12.1%…예능 1위는 박보검의 '1박2일'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유명인의 군대 체험기를 보여주는 MBC TV 예능 프로그램 '일밤-리얼 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가 배우 이시영의 활약에 힘을 받았다. 4일 오후 방송된 '진짜 사나이' 해군부사관 특집에서는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극한 상황에서 독보적인 기량을 뽐내는 이시영의 모습이 돋보였다. 이시영은 성실하고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호감을 샀다. 자신이 전생에 로마 공주였다고 주장한 솔비는 '로마 공주'와는 너무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를 배꼽 잡게 했다.그 덕분에 '진짜 사나이'는 시청률 12.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같은 '일밤'의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11.5%)을 제쳤다. 일요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여전히 압도적인 시청률(17%)로 1위를 지켰다. 같은 채널의 월화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인기가 치솟은 박보검의 특별 출연이 3주째 높은 시청률에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해피선데이'의 또 다른 코너 '슈퍼맨이 돌아왔다' 시청률은 9.9%로 집계됐다.경쟁 프로그램인 SBS TV '일요일이 좋다'의 경우 '판타스틱 듀오'가 5.9%, '런닝맨'이 6.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진짜 사나이'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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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은희 장관 "다문화가족 피부에 와닿는 정책 만들겠다"대구 다문화가족대회 참가자 격려… "다문화 자녀 인재로 키우는데 중점" (대구=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2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전국다문화가족대회에 참석해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16. 8. 29 (대구=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전국 217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 여러분, 어려운 여건에서도 헌신적으로 힘써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현장에서 활동하며 짜내신 아이디어와 제안을 받들어 다문화가족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강은희(52) 여성가족부 장관이 29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0회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에 참석해 다문화가족 도우미들을 격려했다. '다함께 그리는 희망 대한민국'이란 주제 아래 여성가족부와 대구광역시가 주최하고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주관한 이날 대회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를 비롯해 다문화 관련 단체 직원, 현장 활동가, 학계 인사, 전문가, 다문화가족 자조모임 회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30일까지 계속된다.강 장관은 개회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유공자들에게 표창장을 전달하는 한편 홍보 부스를 둘러보며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다음은 강 장관과의 일문일답. (대구=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2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에서 강은희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홍보 부스를 둘러보며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의 전통음식을 맛보고 있다. 20016. 8. 29 --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가 10회를 맞았다. 올해 대회의 특징을 말해 달라.▲ 이 대회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를 비롯한 다문화가족 도우미들과 다문화가족 당사자들이 참석한 잔치다.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동시에 경험을 나누고 성과를 공유하며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몇 해 동안 당일 행사로 치러져 오다가 올해부터는 1박2일로 기간을 늘렸다. 참가자 간의 소통과 화합이 더욱 잘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오늘 개막 행사와 홍보 부스를 보니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다문화가족정책이 제 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종사자들의 노력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정부가 다문화가족 정책을 수립해 시행한 지 올해로 만 10년을 맞았다. 앞으로 10년의 다문화정책 방향을 설명해 달라.▲ 지금까지는 결혼이주여성들이 낙오하지 않고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어제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 입대한다는 보도가 나온 것처럼 결혼이주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하고, 군대에 가고, 직장을 얻고 있다. 이제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소중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 다문화 자녀들이 지닌 이중언어라는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매우 중요한 지적이다. 그러나 여건은 녹록지 않다.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중국 다문화가정 학생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기에 "왜 어머니에게 중국어를 배우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는 일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바쁠뿐더러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배우지 못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아이는 엄마 나라 말을 배우고 어머니는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 인식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 부족한 형편이다. 심지어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족에게 거부감을 드러내는 반(反)다문화 정서도 고개를 들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를 보면 다문화 접촉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다문화 수용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을 만나봤거나 다문화가족과 어울려본 사람들은 거부감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만나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막연한 생각으로 반다문화 정서를 품는 것이다. 다문화가족과의 접촉면을 늘리면 자연스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고무적인 현상은 나이가 적을수록 다문화 수용성이 높다는 것이다. 갈수록 나아질 것이다. -- 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결혼이주여성이나 외국인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려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워야 한다. 반대로 우리도 이들과 잘 어울려 살려면 이들의 문화를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 문화에 동화시키려는 게 아니라 이들의 특성과 장점을 인정한 채 함께 화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이나 사업도 이들을 따로 떼어내 시혜를 베푸는 방식에서 벗어나 함께 어우러지도록 하려고 한다. 전국에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각각 150개와 217개가 있는데, 지난해부터 통합 작업을 추진해 지금까지 82개가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새 출발했다.-- 다문화가족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법무부와 고용노동부는 출입국이나 고용 정책 측면에서 다문화가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질적으로 많은 지원과 사업이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며 각 부처의 정책과 지자체들의 지원 사업을 조율하고 있다. 특히 현장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책과 지원의 대상자와 수혜자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귀를 기울이며 관련 부처와 기관들이 활발히 소통하다 보면 그런 지적이 줄어들 것이다. -- 다문화가족정책 주무 부서로서 국민에게 당부의 말을 한마디 한다면.▲ 우리가 외국에 나갈 때 그 나라의 문화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의 문화도 이해하려고 힘써야 한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도록 우리를 돕는 사람이기도 하다. 다문화가족에게 마음을 열고 먼저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여유와 배려가 절실하다. (대구=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2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에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다함께 그리는 희망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조각보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016.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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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엄마' 이자스민 아들 군대간다…軍에도 '다문화 바람'(서울=연합뉴스)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이 올해 1월 1일 집에서 아들 이승근 씨와 신년 파티를 벌이며 휴대전화로 일명 '셀카를 찍고 있다. 2016. 8. 28 [이자스민 전 의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다문화 출신 국회의원 1호'이자 '완득이 엄마'로 잘 알려진 이자스민(39) 전 의원이 '학부모'에서 '군부모'(軍父母)가 된다.이자스민 전 의원의 아들 이승근(20) 씨는 9월 6일 전북 임실의 육군 35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해 6주간의 훈련을 받은 뒤 자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승근 씨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다 가는 군대인데 이렇게 관심을 쏟아주니 쑥스럽고 부담스럽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8월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아 연말에 자원입대를 신청했습니다. 요즘 입대 신청자가 많아 경쟁률을 따져 보며 입영 희망 시기를 골랐고, 날짜를 통보받아 입대하게 됐습니다. 주변의 친구도 많이 입대해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도 막상 날짜가 다가오니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다문화가족 자녀로서 입대하는 소감을 묻자 "어머니가 유명인이어서 주목을 받을 때도 있지만 외관상으로는 크게 표시가 나지 않아 내가 얘기하지 않으면 다문화가정 출신인지 알아채지 못한다"면서 "다른 친구들이 느끼는 심경과 똑같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대답했다.이승근 씨는 지난해 대학에 입학해 1학년을 마친 뒤 현재 휴학 중이다. 대학에 들어와 선배들과 어울려 보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생활도 겪었지만 입대하는 경험은 같은 또래의 우리나라 젊은이들처럼 '문화충격'에 가까울 수 있다. "선배들이 '넌 군대를 가보지 않아 아직 모른다'는 말을 많이 하더군요. 가면 인생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족과도 오랫동안 떨어져 본 적이 없는데 21개월이나 따로 살다 보면 많은 것을 느끼겠죠. 군대에 들어가면 모든 일에 열심히 하고 틈나는 대로 운동도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 돌아오겠습니다." "제대한 뒤의 기분을 미리 떠올려 보라"고 하자 "힘든 숙제를 끝낸 것처럼 후련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이자스민 전 의원 역시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심경만큼은 다른 어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필리핀은 의무복무제가 아니어서 가까운 사람을 군대에 보내는 심정을 알 수가 없었어요. 한국에 살면서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군대 갔다 와야 정신 차린다'는 말도 숱하게 들었고요. 잘 견뎌낼 것이라고 믿지만 그래도 해외 출장 갈 때 말고는 오랫동안 떨어진 적이 없어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감이 피어납니다. 저도 입대하는 날 따라갈 생각인데 훈련소에 아들을 들여보내며 왈칵 눈물을 쏟을 것 같아 걱정됩니다."필리핀 출신의 이자스민 전 의원은 대학 재학 중 항해사이던 한국인 이동호 씨와 결혼해 1995년 한국으로 건너왔으며 1998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0년 사고로 남편을 잃었고 승근 씨와 딸 승연(16) 양 1남 1녀를 뒀다. 그는 2010년부터 영화 '의형제'와 '완득이', KBS TV '러브人 아시아'와 EBS TV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에 출연하고 서울시 외국인생활지원과 주무관과 다문화네트워크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으로 활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다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2012년 5월부터 4년간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런 만큼 아들의 입대를 앞두고 여느 어머니와는 달리 만감이 교차하면서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어릴 적에는 친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난 팔다리가 멀쩡한데 왜 군대에 못 간다는 거야'라고 볼멘소리를 하더군요. 그러다가 법이 바뀌어 1993년생부터 다문화가족도 입영 대상이 되자 '엄마는 나를 몇 해만 일찍 낳지 그랬냐'라며 애교 섞인 투정을 부렸어요. 차별받는 것은 불만이어도 막상 군대에 가게 되니 부담스러웠나 봐요(웃음)."이자스민 전 의원은 2014년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안을 발의해 엄청난 항의와 비난에 시달렸다. 그 가운데 하나가 '너희는 군대도 안 가면서 왜 권리만 찾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내용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의 '묻지마 안티'였다. 2010년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이듬해부터 다문화가정 출신도 피부색에 상관없이 한국 국적의 남성이면 똑같이 병역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외관상 명백한 혼혈인'은 제2국민역으로 편성해 현역이나 보충역 징집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때 다문화가정 출신도 의무복무 대상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문화가정을 배려하려는 취지는 고맙지만 자꾸 구분하려고 하면 소외감을 주고 역차별 논란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대하는 게 중요합니다." 국방부는 현재 1천여 명의 다문화가정 청년이 현역병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당사자가 부모의 출신국을 밝히지 않으면 다문화 병사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를 부대별로 조사하면 신상이 드러날 우려가 있으므로 정확한 통계는 내지 않고 있다. 2014년 육군 소대 전투병에 다문화가정 출신이 처음 선발된 데 이어 이듬해 4월 최전방 GOP(일반전초) 소대에 투입됐으며, 지난해 8월에는 다문화 후보생 3명이 육군 특수전교육단 특전부사관으로 임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방부는 2025년부터 2031년 사이에는 연평균 8천518명의 다문화가정 출신 장정이 입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이 아들 이승근 씨와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6. 8. 28 [이자스민 전 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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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에 빵, 한손에 복음…세상 밀알 되는게 구세군 사명"김필수 구세군 신임사령관 "한국교회 섬김·희생으로 소금역할 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구세군에는 '한 손에 빵을, 한 손에 복음을'이라는 슬로건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맡겨주신 '빵'과 '복음'으로 세상의 밀알이 되는 게 구세군의 미션입니다."24일 서울 중구 정동 구세군 중앙회관에서 만난 김필수(61) 한국 구세군 신임 사령관은 "영혼의 구원과 사회복지 사업은 구세군을 이루는 두 개의 수레바퀴"라며 이같이 말했다.김 사령관은 "리더가 된다는 것은 곧 자신의 행복과 권리와 자유를 내려놓고 남이 누릴 행복과 권리와 자유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며 막중한 책임감도 털어놨다.그는 1985년 구세군 사관으로 임관해 구세군 봉천 영문(교회)과 안양 영문 담임 사관, 구세군사관학교(현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교수와 부교장 등을 거쳐 지난 5일 구세군을 이끄는 사령관 자리에 올랐다.구세군은 1865년 영국 런던에서 윌리엄 부스 목사에 의해 세워진 기독교의 한 교파다. '기독교선교회'란 이름으로 처음 활동을 시작했으나 이내 교단 명칭을 '세상을 구원하는 군대'란 뜻의 구세군으로 바꾸고 군대식 조직을 갖췄다. 실제 구세군에서는 군복, 군기, 계급 등 군대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김 사령관은 구세군의 장점으로 기동력, 헌신과 복종, 단결심, 추진력 등을 꼽았지만 "외형적으로는 군대 조직을 빌려 왔지만, 구세군엔 늘 인격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정서가 있다"며 "구세군의 문화는 무조건적인 상명하복으로 대변되는 군사문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그 예로 구세군 내 남녀평등의 문화를 들었다.구세군 사관은 부부가 함께 직책을 가지고 공동사역을 하는 전통을 지녔다. 김필수 사령관의 부인 최선희 여성 사역 총재는 구세군 여성 사역 업무 전반을 맡고 있다.김 사령관은 "구세군 창립자는 여성도 설교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초창기부터 강조했다"며 "구세군의 경우 남녀가 같은 교육, 같은 훈련을 받으며 남녀 모두 사관이 되어 사역하는 게 전통"이라고 소개했다. 여성도 '사모'가 아닌 '여사관'으로서 당당히 사역을 맡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한편 구세군이 태동한 데는 거리에 노숙자가 넘쳐나고 사회적 모순이 불거지던 산업혁명기의 암울한 시대적 배경이 있었다. 당대의 현실에 눈감지 않고 교회 문을 박차고 나와 가난한 이들을 돌보고 거리를 예배장소로 삼은 게 구세군이었다.김 사령관은 침체기에 접어든 한국교회와 목회자의 자질 추락을 우려하며 "한국교회가 선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제·교육·의료 등 각종 사회복지사업에 앞장섰던 교회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안에만 갇혀 있습니다. 교회 바깥으로 나가서 사랑과 나눔으로 사회에 녹아들어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외형만 불리는 데 급급했어요. 섬김과 희생으로 소금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많이 놓쳤습니다."물질주의, 성장주의, 교파주의, 이기주의에 빠진 탓에 한국교회가 생명력을 잃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김 사령관은 그러면서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상하고, 찢기고, 고통받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때 교회로서 신뢰를 회복하고 이 땅에 진정한 희망이 될 수 있다"며 "세상 가장 낮은 곳의 이웃들을 찾아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는 것이 구세군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또 구세군을 생각하면 떠오는 게 '자선냄비'다. 많은 사람이 구세군을 종교단체가 아닌 복지단체로 오해하는 이유기도 하다.그는 "지난 1928년부터 시작된 자선냄비 모금은 이제 하나의 국민운동이 됐다"면서 "지난해에도 거리모금을 통해 약 41억 원, 기업모금 52억 원, 기타모금 8억 원 등 총 101억 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어 "놀라운 것은 자선냄비 모금이 시작된 이래로 한 해도 모금액이 줄어든 적이 없다는 사실"이라며 "그만큼 구세군 자선냄비는 시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고 자부심도 드러냈다.구세군은 자선냄비를 통해 모은 기금으로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노인복지, 아동복지, 노숙인 자활, 에이즈 치료, 알코올 중독 치료, 다문화 가정 지원 등 사회복지 전 분야를 아우르며 전국 150여 개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 중이다.김 사령관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단순히 먹이고 재워주는 형태가 아닌 차별화되고, 전문적인 사회복지가 필요하다"며 "구세군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회복지와 구세군만이 할 수 있는 복지 사업을 선택해 질 높은 복지 사업을 펼치려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김필수 한국 구세군 신임 사령관이 24일 서울 중구 정동 구세군 중앙회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6.24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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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자신감 넘치는 '김선달' 닮고 싶어"부모 반대에도 이른 입대 이유는? "어릴 적 꿈이 '군인'"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봉이 김선달'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부러웠어요. 그라면 '실패했어', '안 될 거야'라는 생각도 안 할 것 같았죠."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김선달' 역을 맡은 유승호(23)는 진지하고 고민도 많은 20대 청년이었다.그런 유승호가 새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배포가 두둑하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젊고 유쾌한 사기꾼 김선달을 연기했다.유승호는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선달은 실패해도, 좌절해도 그냥 그 모습 그대로일 수 있을 것 같은 점이 부러웠다"며 "나 같은 경우는 그 반대로,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2000년 일곱 살 때 데뷔한 그는 벌써 17년 차 배우다.성인이 된 후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리멤버-아들의 전쟁', '무사 백동수'(이상 드라마), '조선마술사', '블라인드' 등 진지하고 심각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유승호는 "코미디는 좋아하는 장르도, 그렇다고 싫어하는 장르도 아니지만 꼭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며 "전에 느껴보지 못한 기분 좋은 새로운 경험이었고, 생각보다 재밌어서 나중에 한 번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제대 후 스크린 복귀작인 '조선마술사'(2015)에 이어 두 번째 사극이다. 연달아 사극에 출연하는 부담은 없었을까.유승호는 "'조선마술사'와 개봉 간격이 길지 않을 텐데 이 작품(사극)을 하는 게 맞을까를 많이 고민했다"며 "그러나 내용이나 캐릭터 등 전체적인 부분이 많이 다르고 무엇보다 코미디여서, 모든 장르를 한 번쯤은 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김선달이 거상의 마음을 훔치려고 여장을 하는 부분이다.김선달의 여장은 원래 현상수배 속 그림으로만 표현할 계획이었으나 유승호가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해 촬영한 장면으로 들어가게 됐다.그러나 정작 유승호는 이 장면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그는 "여장을 하기 전에는 예쁘장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자신 있다고 말했는데 막상 여장을 해보니 징그럽더라"라며 "내 몸이 그렇게 큰 줄도 몰랐고, 눈썹 하며 광대나 골격 하며…그냥 남자더라"라고 웃었다. 대중에게 기억되는 유승호는 '바른 청년'이다.대학교 특례입학을 거부했고, 군대도 연예인치고는 이른 21세에 현역으로 다녀왔다.유승호는 "좋은 이미지를 가지려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특히 입대는 본인이 강력히 원해서 한 것이었다고. "어릴 적 꿈이 군인이었어요.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군인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인생의 절반 이상을 배우로 살았지만, 일상 속 유승호는 평범한 20대다.절친한 친구가 3명 있다고 말한 그는 "생일이면 서로에게 케이크를 묻히기도 하고, 이성 이야기도 하면서 보통의 20대처럼 논다"고 말했다.앞으로의 배우 유승호는 어떤 모습일까. "어릴 때는 억지로 작품을 한 적이 많아서 공감도 못 했고 캐릭터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이 상황에서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말하는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됐어요. 점점 책임감도 생기고. 나 혼자만 잘해서 돋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 잘 녹아들면 그 안에서 분명히 돋보일 것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