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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폭염, 밤엔 열대야…푹푹 찌는 날씨에 온열 질환 비상대구·경북서 온열 질환자 28명 발생 햇볕 가리개로 변신(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13일 경북 경주의 낮 최고기온이 39.7도까지 치솟자 경주시 인왕동 첨성대 앞으로 한 가족이 우산으로 햇볕을 가리며 걸어가고 있다. 2017.7.13최근 대구와 경북 곳곳에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열대야가 계속 나타나자 온열 질환자가 늘고 있다.포항은 지난달 30일 첫 열대야를 보인 뒤 이달 13일까지 10일간 나타났다. 이달 들어 대구는 6일간, 영덕이 5일간, 경주·영천은 4일간 열대야 현상을 보였다.폭염특보가 이어진 가운데 경주는 지난 13일 낮 최고기온이 39.7도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기온인 1942년 8월 1일 대구 40도의 턱밑까지 올랐다.7월만 따졌을 때 1939년 7월 21일 추풍령 39.8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아프리카만큼 덥다고 해서 '대프리카'로 널리 알려진 대구 낮 최고기온은 연일 35도를 넘어섰다.경주, 영천, 경산, 영덕 등 경북 동남부권 최고기온은 대구를 종종 넘을 정도다.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져 온열 질환자도 늘고 있다.1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2일까지 온열 질환자는 대구 3명, 경북 25명이다.온열 질환은 여름에 폭염이 지속하면서 나타난다.어지럼증, 구토, 발열, 근육 경련, 의식 저하 등 증상이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장시간 일을 하거나 운동했을 때 발생한다.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온열 질환을 막으려면 폭염이 집중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에는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며 "물을 자주 마시고 온열 질환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시원한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 경주, 해변 찾은 어린이들(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13일 경북 경주의 낮 최고기온이 39.7도까지 치솟은 가운데 경주시 감포읍 오류리 오류고아라해변에서 가족 피서객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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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가 부른다…경북 해수욕장 19곳 14일 개장해안 길 따라 달리면 곳곳에 해수욕장 오류 고아라해변 [경주시 제공=연합뉴스]경북 동해안 해수욕장 19곳이 오는 14일 일제히 개장한다.이날 피서객을 맞는 해수욕장은 경주 5곳, 영덕 7곳, 울진 7곳으로 다음 달 20일까지 운영한다.앞서 경북 동해안에는 지난달 17일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이 처음 개장한 데 이어 구룡포, 월포 등 5개 해수욕장이 일주일새 문을 열었다.경주 시내에서 출발해 감포에서 양남으로 이어진 100리 해안 길을 30여 분만 달리면 이름도 풍경도 멋진 해수욕장들이 잇달아 눈에 들어 온다.몽돌해변으로 유명한 오류 고아라 해변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어린이를 위한 모래썰매장을 운영한다. 우거진 솔숲이 멋진 전촌 솔밭해변에서는 내달 5일 해변가요제를 연다.나정 고운모래해변은 이름처럼 부드러운 모래가 유명하고 봉길 대왕암해변에 닿으면 문무대왕 수중릉인 대왕암이 지척에 있다.해안을 따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과 감포깍지길에서 트래킹도 즐길 수 있다.1.7㎞ 파도소리길을 걷다 보면 천연기념물 제536호인 해안에 부채꼴 모양으로 주상절리가 펼쳐진다. 인근에 벽화 마을로 유명한 읍천항이 있다.감포깍지길은 감포 일대 해안과 마을, 산길, 바닷길에서 드라이브 코스까지 8개 구간 80.7㎞에 이른다. 4구간인 해국 길은 옛 정취를 간직한 골목 담벼락에 그린 각양각색 해국을 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래불 해수욕장 [영덕군 제공=연합뉴스]영덕 고래불 해수욕장은 울창한 솔숲과 국민야영장이 자랑이다. 아이들을 위한 바닥분수대와 물놀이장이 있고 밤에는 음악 분수 공연이 볼 만하다.30일부터 5일간 여는 고래불 축제에서 백합 줍기와 오징어 잡기 체험을 하고 비키니 선발대회, 디제잉 쇼 등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다.대진 해수욕장은 인근에 송천강이 흘러 강수욕과 해수욕을 함께 즐기는 곳이다. 29일부터 여는 섬머음악페스티벌에서 김범수와 걸그룹 여자친구, 아이스, S2you 등이 공연한다.장사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나서는 인근 강구항과 강구 전통시장을 찾아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는 사람이 많다.울진 7개 해수욕장도 다양한 체험행사를 마련해 피서객을 맞이할 준비를 끝냈다. 고래불 국민야영장 [영덕군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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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의 맛' 나주곰탕맑은 국물·부드러운 고기·깔끔한 맛의 삼박자 예부터 '모양은 전주요, 맛은 나주다'라는 말이 전해온다. 그만큼 천년고도 '목사고을' 나주는 맛이 풍부한 고장이다. 나주의 3대 별미라면 곰탕과 홍어, 장어가 꼽힌다. 그중 으뜸은 역시 곰탕. '젊은이 망령은 홍두깨로 고치고, 늙은이 망령은 곰국으로 고친다'고 할 만큼 영양 만점인 곰탕은 기력 증진에 그만이다. 나주와 곰탕의 결합인 나주곰탕은 지역을 넘어 이미 전국의 대표 음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상차림이 간단한 나주곰탕. 일반적으로 김치와 깍두기가 반찬의 전부다. [사진/임귀주 기자]먼저 나주가 곰탕의 본고장이 된 내력부터 살펴보자. 나주는 각종 물산이 풍부한 호남 지역의 오랜 중심지였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5일장이 선 고장 역시 나주다. 나주읍성에 장이 설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장꾼들은 값싸고 양 많은 곰탕을 즐겨 찾았다. 이 곰탕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나주시 중심가에 있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 금성관 앞에 가면 곰탕 전문식당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조선조 때까지만 해도 여유 있는 벼슬아치들이 곰탕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곡창지대인 나주에서는 곰탕 재료인 소가 그만큼 흔했다. 현재 이 일대에는 '나주곰탕 하얀집'을 비롯해 나주곰탕 노안집, 나주곰탕 남평할매집, 나주곰탕 한옥집, 나주곰탕 사매기, 탯자리 나주곰탕, 미향 나주곰탕 등 7개 식당이 반경 100여m 안에 몰려 있다.이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식당은 하얀집. 1910년에 원판례 씨가 문을 열어 2대 임이순, 3대 길한수 씨에 이어 지금은 4대인 길형선 씨가 운영하고 있다. 하얀집은 1904년 문을 열어 1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의 '이문설농탕'에 이어 국내 식당 중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노안집도 1960년부터 3대째 운영 중이고, 남평할매집은 1975년 문을 열었다. 여기 말고도 나주시내에는 두 곳의 곰탕 전문식당이 더 있다.그렇다면 곰탕은 어떤 음식일까? 나주시의 설명에 따르면 곰탕은 장날에 소의 머리고기, 내장 등을 푹 고아 우려내어 팔던 장국밥에서 유래됐다. 곰탕의 '곰'이란 '고다'의 명사형으로 오랫동안 푹 고아서 국물을 낸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어나 몽골어에서 고기 삶은 국물을 의미하는 '공탕(空湯)'이 그 어원이라고 보기도 한다.◇ 뼈 없이 고기만으로 고아낸 국물 커다란 솥이 부글부글 끓는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솟아나고, 노란 국물이 춤추듯 끓어 오른다. 그 사이 쇠고기는 시나브로 부드럽게 부드럽게 삶아져 간다. 곰탕의 육수를 만들고 고기를 삶아내는 무쇠솥의 모습이다. 식당마다 이런 대형 무쇠솥이 2개 이상씩 걸려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곰탕은 소의 뼈를 고아서 육수를 만들기도 하고 뼈 없이 고기만으로 육수를 만들기도 한다. 나주곰탕의 가장 큰 특징은 뼈를 쓰지 않고 고기를 오랫동안 고아낸 국물을 바탕으로 요리한다는 점이다. 물론 원재료인 고기를 하루 정도 찬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빼준다. 그래서 나주곰탕은 다른 지역의 곰탕에 비해 국물이 맑고 개운하단다. 양지, 사태, 등심, 갈비살 등을 넣고 적어도 네 시간 이상 푹 고아줘야 한다는 것이다.곰탕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뭘까? 하얀집의 길형선(57) 대표는 단연 '재료'를 꼽는다. 다시 말해 얼마나 신선한 고기 재료를 구해 어떤 비율로 넣어 어떻게 삶아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그중 맛있는 부위인 양지를 절반가량 무쇠솥에 넣어 충분히 고와 준단다. 남평할매집의 정다혜(35) 대표는 국산 쇠고기 중 최상급만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밥을 짓는 쌀을 비롯해 무, 배추, 고춧가루 역시 고집스러울 정도로 순수 국내산만을 쓴다.담백하면서도 구수하고 맑은 육수를 만들려면 기름기를 최대한 제거해줘야 한다. 원재료에서 지방을 잘라낸 뒤 충분히 삶아주고 이 과정에서 뜨는 기름기도 없애줘야 한다는 것. 삶은 고깃덩어리는 더 잘게 썰어서 다시 삶아준다. 이 과정에서 질긴 부위가 한껏 부드러워져 먹을 때 부담 없이 삼킬 수 있단다. 물론 고기양도 다른 곰탕보다 많다. 노란색, 푸른색, 연갈색, 빨간색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는 나주곰탕◇ 토렴으로 밥알 하나하나에 깊은 맛 나주곰탕의 비결 중 또 하나는 토렴이다. 토렴이란 밥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뚝배기에 밥과 고기를 담은 뒤 설설 끓는 가마솥 국물을 떠서 서너 차례 토렴을 한 뒤 손님상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하면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깊게 배어들어 영양 증진은 물론 먹는 느낌을 극대화해 준다. 손님이 먹을 때 가장 좋은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밥의 온도는 75℃ 안팎이라고 한다. 나주곰탕의 상차림은 매우 간단하다. 김치와 깍두기가 반찬의 전부다. 나주곰탕이 연출하는 간명한 맛의 삼박자라고나 할까. 물론 지단, 파, 고춧가루, 참깨가 고명으로 살짝 얹어진다. 뚝배기 안의 곰탕을 찬찬히 바라보노라면 노란색(지단), 푸른색(파), 연갈색(고기), 빨간색(고춧가루)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김치와 깍두기의 속 깊은 맛이 더해지기에 곰탕은 더욱 식객을 매료한다. 이 김치와 깍두기는 입맛에 따라 먹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별도의 맛을 깔끔하게 즐기려면 탕과 반찬을 차례로 먹고, 맛의 어울림을 동시에 향유코자 한다면 김치나 깍두기를 탕에 넣어 먹으면 된다. 김치를 곰탕에 넣으면 얼큰하고 구수한 맛을, 깍두기 국물을 곰탕에 넣어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고춧가루, 후춧가루, 소금 등의 양념도 취향에 따라 자유로이 선택해 넣을 수 있겠다. 보통의 곰탕에 아롱사태 등 고기를 더 넣는 수육 곰탕의 경우 마늘과 고추, 기름장, 초고추장이 추가된다.식당에서 만난 손님들은 나주곰탕의 맛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며 대체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부산에서 왔다는 안영하(72) 씨는 "국물이 참 맑고 구수하다"면서 "반찬의 깊은 맛도 식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인 김병주(24) 씨는 "잡냄새가 안 나고 개운해 젊은이 입맛에도 잘 맞는다"면서 "외출할 때면 곰탕식당을 즐겨 찾는다"고 웃음 지었다. 서울에서 온 정일윤(54) 씨도 "좋은 고기를 잘 삶아서 그런지 씹는 느낌이 좋다"며 "음식은 역시 본고장에서 먹어야 제맛인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값은 나주곰탕이 한 그릇에 9천원이고 수육곰탕은 1만2천원선이다. 부드럽게 잘 삶아진 쇠고기 수육은 한 접시에 3만5천원으로 넉넉한 식감을 맘껏 즐길 수 있다. 가격은 나주 시내 식당이 동일하다고. 나주목사 내아(관저)인 금학헌 전경 ◇ 곰탕 먹고 역사 명소도 둘러보자 나주곰탕의 전국적 명성 덕분인지 특히 주말이면 이곳 식당들은 넘쳐나는 손님들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인근 지역에서 축제가 많이 열리는 4월과 5월, 9월과 10월, 그리고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면 이곳에 들러 나주곰탕의 진미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식당은 더욱 붐빈다. 하얀집의 길 대표는 "주말에는 하루 2천500여 명, 평일에는 하루 1천500명가량이 우리 식당을 찾아 직원들이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즐거운 비명을 감추지 않았다.한 번 가서 두 개를 얻어 오는 '일거양득(一去兩得)'이랄까? 나주에 가서 곰탕 맛을 즐긴 뒤에는 주변의 역사적 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음식의 맛도 즐기고 역사의 멋도 즐기는 것이다. 조선조의 지방궁궐인 금성관, 나주목사 내아(관저)인 금학헌, 보물 제394호인 나주향교 대성전 등을 찾으면 역사의 깊은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서기 903년에 지금의 지명을 얻은 옛 도읍지 나주는 982년 나주목이 됐고 1895년 나주관찰부가 설치됨으로써 약 1천 년 동안 남도의 명실상부한 중심지 구실을 해왔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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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이서진 등 톱스타들, 대선 투표 독려 캠페인'0509 장미프로젝트'…노개런티로 참여 '0509 장미프로젝트' 참여한 고소영[김영준 스튜디오 제공]고소영·이서진 등 국내 톱스타들이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19대 대통령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화보와 영상을 촬영했다.5월에 치러져 '장미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대선에 맞춰 '0509 장미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는 배우·가수·영화감독과 워킹맘·대학생·청년사업가·NGO단체 대표 등 50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고소영·고수·고아성·권율·김성령·김영광·노희경·류준열·박근형·박서준·박정민·배성우·배종옥·백진희·변영주 감독·비와이·서지혜·소이현·유노윤호·이병헌·이서진·이순재·이영진·이정현·이준·이준익 감독·이특·이해영 감독·이현우·정연주·정우성·조진웅·지진희·진구·한예리·한재림 감독·한지민·한지선 등 연예계 인사 38명이 함께 했다.이들은 지난 15∼21일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투표 마크가 그려진 티셔츠와 이번 대선을 상징하는 분홍색 장미꽃을 들고 화보를 촬영했다.이들은 촬영 과정에서 평소 생각해온 투표에 관한 소신과 철학을 이야기하기도 했다.고소영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통령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초심을 잃지 않는 대통령"이라며 "주변에 휩쓸리거나 감정적이지 않고 이성적으로 자신만의 길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답했다. '0509 장미프로젝트' 참여한 이서진[김영준 스튜디오 제공]이서진은 "대통령은 (다른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잘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한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무소속·무단체·노개런티로 각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했다"면서 "특히 이준익 감독님이 많은 아이디어를 주셨고 일부 문화계 감독, 예능PD, 에디터, 매니지먼트 등은 직접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내며 응원했다"고 말했다. '0509 장미프로젝트' 사진과 영상은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SNS를 통해 공개된다. 이준익 감독·이해영 감독·변영주 감독(윗줄 왼쪽부터) 이순재·박근형·한재림 감독(아랫줄 왼쪽부터) [김영준 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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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대모' 서영희 목사 "교회가 친정 같대요""하나님 눈엔 다 보배롭고 존귀한 존재…예수님 대하듯 해야"48살에 목사 안수받고 교회 개척…대안학교·유치원 등도 운영 중국동포들에게 친정 같은 곳으로 꼽히는 한중사랑교회의 서영희 담임목사가 9일 오후 한중사랑교회 앞에서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서울 남부순환로를 따라 서쪽으로 가다 보면 구로구 가리봉동의 디지털단지오거리 못 미쳐 노란 바탕에 붉은 글씨로 적힌 중국풍 간판이 여러 개 나타난다. 한중사랑학교, 사랑의집, 사랑의동산, 한중우등학원, 이민자 초기교육 센터 등 한중사랑교회와 부설기관들이 오피스텔과 상가 건물에 타운을 이루고 있다.이곳이 이 일대에서 중국동포의 대모로 꼽히는 서영희(60) 목사가 17년 동안 일군 터전이다. 번듯한 독립 건물은 없어도 중국동포에게는 언제 찾아와도 늘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친정 같은 집이기도 하다. 2001년 2월 18일 4명의 신도를 데리고 시작한 예배 모임이 지금은 누적 등록신도 1만7천여 명을 헤아리게 됐으며, 동포체류지원센터·유치원·대안학교 등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목사가 목회하기가 쉽지 않아요. 더구나 3D 업종 종사자가 많은 중국동포를 상대로 사역(하나님이 시키는 일이라는 뜻의 교회 용어)하겠다고 하니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말리는 사람도 많았죠. 저도 처음에는 거친 말투의 블루칼라들을 대하는 게 부담스러웠고, 떼인 돈을 받아 달라는 등의 부탁을 들어주는 건 여전히 힘듭니다. 그래도 어머니의 마음으로 세심한 곳까지 신경 쓰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고 얘기하시는 성도가 많더군요."9일 오후 한중사랑교회 집무실에서 만난 서영희 담임목사는 성장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지금까지 제 능력으로 해낸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하나님이 이루신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서 목사는 30여 년 전만 해도 목회나 전도조차 생각지 않았던 평범한 주부였다.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고향 울산에서 중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가 지금의 남편과 결혼한 뒤 시어머니의 권유로 교회에 다녔다. 그러다가 물뇌증(뇌에 수액이 고이는 증상)을 안고 태어난 둘째 아들이 생후 100일 만에 수술대에 오르자 "아이만 살려주시면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이 아이를 목사로 만들겠다"고 간절히 기도했다고 한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이후에도 머리에 호스를 꽂고 물을 빼내야 했고 각종 합병증이 끊이지 않아 서 목사는 아이 병구완에 매달렸다. "아이가 기침만 해도 겁이 나 병원에 달려갔어요. 몇 년째 하루걸러 병원을 드나들다 보니 제가 우울증에 걸렸죠. 아이가 수술받을 때 하나님께 했던 약속은 까맣게 잊고 저 자신이 견디기 힘들어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교회에 나갔죠. 그곳에서 평안을 얻었고 아들도 완쾌됐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지금 그 아이는 신학대와 대학원을 마치고 곧 목사 안수를 받을 예정입니다."아들을 목사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된 셈이지만 서 목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 목사가 약속을 지키려 해도 아들이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인데, 아들이 자청해 그 길을 걷고 있으니 하나님이 시킨 일이라는 것이다. 서 목사는 마흔세 살의 나이에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주 중에는 경기도 용인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다가 주말에는 남편과 두 아들이 있는 집에 오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때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중국동포(손정숙)가 한중사랑교회 탄생의 씨앗이 됐다. "중국 연변에서 초등학교 교장을 지내셨다는 그분에게 집에서 성경을 가르쳤더니 마음의 안식을 얻었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 기쁜 소식을 알려주고 싶다고 털어놓더군요. 교회에서 듣던 설교보다 제가 가르쳐주는 게 더 이해가 잘된다는 말에 힘을 얻어 그분과 남동생과 올케 등 4명을 모아놓고 우리 집에서 예배 모임을 시작했죠."이 모임에 참석하는 숫자는 날이 갈수록 늘었다. 50명이 넘자 금융업에 종사하는 남편 이상부 장로가 오피스텔 3채를 사서 예배 공간으로 쓰도록 했다. "교사 출신이어서 남 가르치는 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는 서 목사의 능력 덕분이기도 했겠지만 손정숙 씨의 인맥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당국의 발표나 언론 보도를 잘 믿지 않는다는군요. 대신 주변 지인들의 말을 신뢰하죠. 손 씨가 초등학교 교장을 지냈으니 그분 말씀이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또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동포들은 모두 혈연과 지연 등으로 엮여 있어 성도의 소개로 교회를 찾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중국에서도 소문이 나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한중사랑교회로 오는 사람도 있죠."서 목사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기는 했으나 총신대가 여성 목사를 인정하지 않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소속이어서 2005년 KAICAM(한국독립교회 선교단체연합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예배 모임을 이끌다 보니 세례를 줄 수 있는 목사 자격이 필요했던 것이다.요즘 주일에 출석하는 교인은 평균 700여 명. 예배실이 비좁아 체류자 숙소를 비롯한 다른 시설의 방을 TV로 연결해 중계한다. 신도들의 얼굴은 매주 바뀐다. H-2(방문취업) 비자를 지닌 단순노무직 종사자가 많아 5년까지 체류하다가 중국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비 오는 날이 쉬는 날'인 건설노동자나 간병인·가사도우미·식당 종업원 등은 일요일마다 교회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강원도 원주, 경기도 평택 등지에서도 매주 얼굴을 비치는 열성 신도가 적지 않다고 한다. "중국에 살던 동포들은 유물론적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분들은 돈을 벌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기 때문에 돈이 생기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안 하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교회에 나와 예수님의 말씀을 접하고,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인들이 기꺼이 무료 봉사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돈이 다가 아니고 진정으로 중요한 게 따로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이제는 이분들도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 새벽부터 교회에 나와 봉사하고 어려운 형편에도 십일조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바뀐 겁니다. 수백만 원을 헌금하는 분도 간혹 있는데, 이분들에게 수백만 원은 우리나라 사람의 수천만 원에 해당하는 큰돈이죠." 지난해 12월 서울 구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송년성탄 문화축제에서 서 목사가 공연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중사랑교회 제공]한중사랑교회는 개신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 일대 중국동포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다. 각종 교육기관을 두고 있고, 초기 사회적응 프로그램과 숙소를 운영하는가 하면 의료 봉사, 법률 상담 등도 해주기 때문이다. 서 목사는 교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 관심과 열정이 남다르다. 이런 공로로 서 목사는 2008년과 2013년 세계인의 날(5월 20일)에 각각 법무장관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저도 처음에는 중국동포들에게 이질감을 느낀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누가 중국동포를 흉보면 제가 앞장서서 반박하거나 설득하죠. 이분들이 아니면 누가 컨테이너나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자며 힘든 일을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일을 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죠.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도 마찬가지고요."서 목사는 설교할 때 '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라는 성경 이사야서 구절을 자주 인용한다고 한다. 어떤 자식이든 어머니의 눈에는 소중하듯이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온 인류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는 마태복음 구절도 좋아한다. "이방인이든 고아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일수록 예수님께 하듯이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경색되다 보니 서 목사의 마음도 편치 않다. 신도들이 "중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한국에 못 오는 것 아니냐"라거나 "한국에서 중국동포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중국인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고 하소연하는 한족 신도도 있다. 서 목사는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겠지만 하나님께서 지혜롭게 해결해주실 것으로 믿고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희 한중사랑교회 목사는 9일 오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목사로서 힘든 점이 많지만 어머니의 마음으로 신도들을 보살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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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신의 향연…한국판 로스트 '미씽나인' 용두사미로 종영추리 실종·개연성없는 전개…시청률 부진속 4.2%로 끝나배우 연기력 확인은 성과…신뢰·희망 메시지 남겨"인기 미국드라마 '로스트'의 한국판을 기대했는데, '로스트'를 패러디한 MBC TV 드라마 '크크섬의 비밀'보다도 아쉬웠다."MBC 수목극 '미씽나인'이 찝찝함 속에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결말은 예상대로 권선징악, 해피엔딩이었다.1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마지막 16회는 전국 시청률 4.2%, 수도권 시청률 4.1%를 기록했다.경쟁작인 KBS 2TV '김과장'의 전국 시청률은 17.1%, SBS TV '사임당, 빛의 일기'는 10.5%로 각각 집계됐다.지난 1월 18일 첫회에서 6.5%를 기록하며 트렌디한 장르물을 선호하는 젊은층에서 호응을 얻은 '미씽나인'이었지만, 당초 예상한 추리물이 아니었고 전개의 개연성이 떨어지면서 KBS 2TV '김과장'의 파죽지세에 맥을 못 췄다. MBC 제공◇ 추리하는 재미 사라지고 주인공들은 불사신 시작은 흥미진진했다. 레전드엔터테인먼트 전용기가 추락하고 9명(김기자와 기장까지 합하면 11명)이 무인도에 남겨지며 '미씽나인(missing nine)'이 시작됐다.초반부터 윤소희(류원 분)와 박찬열(이열)이 죽어 나가면서 시청자의 호흡도 가빠졌다. 시청자들은 첫회부터 '범인이 라봉희(백진희) 아니냐', '봉희가 다중인격 아니냐', '알고 보니 모두 봉희의 상상' 같은 추측을 쏟아내며 재미를 더했다. 심지어 등장인물들의 옷 색깔을 보며 죽는 순서를 추리하기도 했다.시청률은 낮았지만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드라마톡'에 남겨진 엄청난 댓글을 보면 지상파 3사 수목극 중 화제성만큼은 뒤지지 않았다.그러나 최태호(최태준)의 독주는 시청자들이 추리하는 재미를 없애버렸다. 식량 하나에 죽어가는 기장의 숨통을 끊어놓은 것부터 의아했지만 무인도에서도, 귀국해서도 그는 개연성 없는 악의 화신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살인을 시도한 탓에 '최또죽(최태호가 또 사람 죽이네)'이란 우스갯소리도 생겼다.소희와 찬열을 제외하면 다들 불사신에 가까웠다. 절벽에서 떨어진 태호, 칼에 수차례 찔린 서준오(정경호), 차가 반파된 황재국(김상호)이 다 살아났다. 비행기 추락에서 생존한 것만 해도 기적인데, 이쯤 되면 명줄이 10개는 되는 것 같다.중반부터 정해진 선악 구도 속에 긴장감은 떨어졌고 중간중간 들어간 '개그 코드'는 몰입도를 저하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드라마 제작이 알려진 때부터 작가가 수차례 교체된 점이 극 전개에 악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엔딩 장면에서 모든 등장인물이 라봉희의 집을 색색의 페인트로 어지럽게 칠하고 나서 "망했다"며 웃는 모습을 두고 일부 누리꾼은 제작진과 배우들이 드라마가 망했단 걸 자조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하며 허탈해했다. MBC 제공◇ 연기력은 충분…불신의 시대 '신뢰'의 메시지 남겨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극을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주연인 정경호와 백진희는 계속된 위기에서도 희망을 품고 정의 실현을 포기하지 않는 진정성을 잘 표현했다. 매회 아웅다웅하면서 귀여운 매력도 발산했다.선한 눈망울로 섬뜩한 살인마를 연기한 최태준은 이 드라마의 값진 수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 정기준 역의 오정세와 '걸크러쉬' 하지아 역의 이선빈도 조화를 이뤘으며, 태항호는 덩치와 달리 인간의 심약한 모습을 짜증나리만큼 잘 묘사했다. 레전드엔터테인먼트 회장 자리를 노리고 온갖 악행을 마다치 않는 장도팔 역의 김법래와 소희 오빠이자 검사 윤태영을 맡은 양동근도 무게감 있는 연기를 했다.첫 예상과 달리 추리물은 아니었지만, 무인도의 진실을 밝히기까지 동료들 간 끈끈한 신뢰와 우정을 그려내면서 불신이 팽배한 시대 희망의 메시지도 안겼다.특히 정부의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실을 조사하기보다 대세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로 보였다. 거대 세력을 등에 업은 태호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버틴 준오와 봉희, 태영의 모습은 대중에게 희망을 줬다. '미씽나인' 후속작은 고아성, 하석진 주연의 '자체발광 오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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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열립니다.2월 18일(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숙명여자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열린다. 한국컴패션이 후원하는 전 세계 26개국 12만 명 어린이 중 807명의 어린이가 자립할 수 있는 성인이 되어 후원을 졸업한다. 이는 한국컴패션이 설립된 2003년 이후 첫 열매이다. 이날 후원 어린이를 졸업시키는 후원자들 가운데는 정부보조금으로 생활하면서도 한 어린이를 13년 간 후원한 93세 최고령 박혜자 할머니,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10년 넘게 후원한 이옥주 씨, 300명 후원어린이 중 이번에 2명을 졸업시킨 션·정혜영 한국컴패션홍보대사, 배우 추상미 후원자 등 다양한 사연들이 포함되어 있다. 후원자들은 한 명의 어린이와 1:1로 맺어져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편지와 기도를 통해 사랑을 전했다. 이들이 주고 받은 편지는 2만 2천여 통에 이른다.최고 기록은 10년 동안 136통의 편지를 주고 받은 임지연 후원자와 페루의 아말리아이다. ‘아주 특별한 졸업식’에는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를 대표하는 컴패션 졸업생 4명과 후원자들이 참석하며, 깜짝 만남도 있을 예정이다. 행사 진행은 한국컴패션 후원자인 작곡가 주영훈, 아나운서 최윤영이 맡으며, 황보, 제아(브라운아이드걸스), 심태윤 등으로 구성된 컴패션밴드가 축하 공연을 펼친다. 이날 특별 손님으로 우간다컴패션 졸업생 리치몬드완데라(Richmond Wandera) 목사가 참석,자신이 겪은 기적과 감동의 스토리를 들려준다.완데라 목사는 초등학교도입학하기 전 눈 앞에서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으나 컴패션 후원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후원자와의 1:1 결연이 한 어린이와 가족의 삶을 얼마나 크게 바꾸어 놓는지를 증언한다. 한국컴패션 서정인 대표는 “후원 어린이의 졸업은 컴패션의 가장 빛나는 결실”이라며 “어린이가 가난을 이길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한 후원자님들이야말로 진정한 챔피언이다”고 전했다. 컴패션(Compassion)은 전 세계 26개국의 가난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를 1:1 결연하여 성인이 될 때까지 전인적(지적, 사회∙정서적, 신체적, 영적)으로 양육하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이다. 1952년 미국의 에버렛스완슨 목사가 한국의 전쟁 고아를 돕기 위해 시작하였으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어 현재 170만 명 이상의 어린이를 양육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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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속 아이돌스타 찾아보세요"…인기작에 고루 포진육성재·유리·박형식·준호·찬열·예성·신원호 등 활약과거와 달리 연기력 수준급…연기자 전향 아이돌도 잇따라 드라마 속 아이돌 스타의 활약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요즘 특히나 풍년이다. 시청률 높은 인기 드라마가 잇따른 결과다. 드라마가 뜨니 그 안에 크고 작은 역할로 포진한 아이돌 스타도 고루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최근 종영한 '도깨비'와 '푸른 바다의 전설'을 비롯해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보이스' '김과장' '피고인' '화랑' 등에는 모두 아이돌 스타가 출연한다. K팝 팬들, 해외 시장을 겨냥해 캐스팅한 아이돌 스타가 가수를 몰랐던 일반 시청자도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 속 아이돌 풍년 남궁민의 느물느물한 연기가 일품인 KBS 2TV '김과장'에서 김과장(남궁민 분)을 장기판의 말처럼 조종하려고 하는 서율은 2PM의 준호(27)다. 검사 출신의 안하무인 시건방진 캐릭터로, 작정하고 나쁜 짓 한번 해보겠다고 나선 인물이다. 전작 '기억'에서는 정의의 편에 섰던 준호는 이번에는 대놓고 '화이트칼라 범죄'에 나서는 냉혈한이 됐다. KBS 2TV '화랑'에는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26)이 신라 진흥왕으로 출연하고 있다. 박서준-고아라와 함께 드라마 톱3를 이루는 박형식은 다른 아이돌 스타와 달리 이미 2013년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을 기점으로 연기자로서 뚜렷한 행보를 보인다. SBS TV '피고인'에서는 소녀시대의 유리(28)가 국선변호사 서은혜를 맡고 있다. 피고인을 맡은 연기파 지성과 호흡을 맞추는 기회를 잡은 유리는 허구한 날 패소한다고 멸시받지만 특유의 패기와 정의감으로 성장하는 변호사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MBC TV '미씽나인'에는 엑소의 찬열(25)이 싱어송라이터 이열로 등장했다. 지난 1일 방송에서 이열이 살해된 것으로 처리돼 찬열의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안겼으나 미스터리 드라마인 만큼 앞으로 어떤 반전이 나올 수도 있다. tvN '보이스'에는 슈퍼주니어의 예성(33)이 112신고센터의 막내 대원 오현호를 연기하고 있다. 천재 해커 출신으로, 열의를 가지고 고군분투하는 센터장 강권주(이하나)를 적시에 돕는 영민한 인물이다. 이들에 더해 tvN '도깨비'에는 비투비의 육성재(22)가 재벌3세 유덕화 역으로, SBS TV '푸른 바다의 전설'에는 크로진의 신원호(26)가 해커 사기꾼 태오 역으로 각각 출연해 방점을 찍었다. 또 SBS TV '낭만닥터 김사부'에는 2PM의 찬성(27)이 탈영범의 친구 역할로 두 차례 카메오 출연했다. ◇"처음 보는데 비중있는 역이면 아이돌스타"아이돌 스타는 가요 팬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자, 익숙한 얼굴이지만 대부분의 일반 드라마 시청자에게는 처음에 낯선 얼굴로 다가온다. 동방신기가 아시아를 뒤흔드는 인기를 끄는 때였음에도 2010년 KBS 2TV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한 박유천을 난생처음 봤다는 시청자가 대부분이었던 게 단적인 예다. 이후 '처음 보는 배우인데 비중있는 역을 맡고 있으면 아이돌스타'라는 공식 아닌 시청 공식이 생겼다. 신인에게 저런 역할을 줄 것 같지 않다 싶으면, 그 배우는 이미 가수로서는 인기가 있는 아이돌스타인 것이다. 과거에는 연기에 뛰어든 가수들이 형편없는 연기력으로 '가수 출신'인 티를 냈지만, 아이돌 스타들의 연기력은 이미 수준급에 올라서 있다. 가요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키울 때부터 연기 교육을 하는 데다,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는 게 트렌드가 되면서 너도나도 연기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의 윤아나, 아이유는 이미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은 지 오래고, 후발주자 아이돌 스타 중에서도 동급 배우들을 위협할 만큼 경쟁력을 갖춘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보이스'의 제작진은 오현호 역의 예성에 대해 "오현호 캐릭터는 해킹을 통해 사건의 정보를 분석하고 전달하기 때문에 혼자 대사를 하는 부분이 많고 감정선이나 연기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성은 처음 경험하는 캐릭터를 놀라운 집중력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돌 스타, 잇따라 연기자로 전향 최근 1세대 아이돌 그룹 신화와 젝스키스가 컴백을 했지만, 아이돌 스타로서의 생명은 대부분 길 수가 없다. 어린 후발주자들이 하루가 멀게 새롭게 탄생하고, 음악 트렌드도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아이돌 그룹의 생명력이 언제까지고 지속하긴 어렵다. 그런 이유 때문에 가수들은 연기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아이돌 스타와 달리 배우는 자리만 잡으면 정년 없이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과 임시완이 잡음(?)에 시달렸다. 사실상 해체 수순에 있는 제국의 아이들을 떠나 연기자 회사로 옮긴다는 루머가 났다. '화랑'의 박형식과 '미생'으로 대박을 친 임시완은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은 상태다. 제국의 아이들 소속사는 루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곧바로 부인했지만, 소속사 이적과 상관없이 박형식과 임시완이 앞으로 연기에 매진할 것이라는 전망은 우세하다. tvN '안투라지'에 나온 소희는 원더걸스 출신이고, 3월 시작하는 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에 나오는 이준은 엠블랙 출신이다. 이달초 방송된 MBC TV '빙구'의 주인공 한선화도 시크릿 출신이다. 방송가는 연기력만 갖춘다면 아이돌 출신이 얼마든지 배우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아이돌 스타로서의 영광만 생각하고 섣불리 연기에 뛰어들었다가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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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한국전 참전용사 만나러 24개국 찾는 재미동포 한나 김친한파 찰스 랭글 전의원 보좌관 출신…"소장자료 모아 후세에 남기겠다" "점점 잊혀가는 한국전쟁의 기록을 찾아 전 세계 참전용사가 사는 나라를 방문합니다. 그들에게 살아생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야 하고, 소장 자료와 당시의 이야기를 모아 후세에 남기는 일은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입니다."찰스 랭글(86)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수석보좌관이었던 한나 김(한국명 김예진·여·33) 씨가 4개월간의 '참전용사 찾아가기 여정'에 나선다.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랭글 전 의원은 46년(23선)간 하원의원으로 재직하면서 2007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결의안, 재미 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 6·25전쟁 추모의 벽 건립안 등을 주도했던 미국 정치권의 대표적 친한파다.김 씨는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는 19일부터 5월 19일까지 4개월 동안 참전국가를 방문해 용사들을 만날 것"이라며 "이번 여정이 우리 젊은 세대가 한반도에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이번 여정의 콘셉트는 '기억', '감사' 그리고 '화해'라고 한다. 한국전쟁 때 병력을 보냈던 16개국과 의료지원 5개국을 돌면서 참전용사와 한국 지원에 나섰던 인사들을 만나는 것은 '기억'과 '감사'의 시간이다. 또 러시아, 일본, 중국을 찾는 것은 '화해'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언젠가 다가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이들 3개국의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김 씨는 LA에서 출발해 캐나다 토론토, 콜롬비아 보고타, 영국 런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웨이 오슬로, 덴마크 코펜하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벨기에 브뤼셀, 룩셈부르크,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그리스 아테네, 터키 앙카라와 이스탄불을 차례로 찾는다.이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인도 뉴델리, 태국 방콕, 필리핀 마닐라, 호주 캔버라와 멜버른, 뉴질랜드 오클랜드, 일본 도쿄, 중국 선양과 베이징을 거쳐 부산과 서울을 끝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각국 참전용사를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인터뷰를 통해 전쟁의 고통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채록하고, 소장한 사진, 편지 등의 자료도 입수하거나 촬영할 계획이다. 여정을 마치면 이를 다큐멘터리로 엮어 한국과 해외의 젊은 세대가 한국전쟁을 잊지 않도록 배포할 예정이다.그는 "이번 여정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누구든 상관없이, 어디서건 동참할 수 있다"며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도록 많은 젊은이와 각국 한인 커뮤니티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지난 2007년 LA에서 워싱턴D.C로 이주한 그는 가장 먼저 찾은 한국전 참전 기념비 앞에서 참배한 뒤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꽃다운 나이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그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했기 때문. 이후 그는 참전용사들을 위해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을 제정하고, 끝나지 않은 전쟁임을 알리는 활동을 하며, 참전국을 직접 방문해 용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겠다는 3가지 다짐을 했다.우선 2007년 정전일에 즈음해 희생자 추모 및 평화 기원 촛불 문화제를 주최하기 위해 한인 1.5세 청년들을 모아 '리멤버 7·27'을 결성했다. 그리고 매년 이날이 되면 워싱턴DC 링컨 기념관 앞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행사를 열었다. 문화제는 한국전 발발일을 뜻하는 '오후 6시 25분'에 시작해 정전일을 의미하는 '오후 7시 27분'에 727명의 참석자가 일제히 촛불을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2009년에는 연방정부 청사에 국기를 게양하는 기념일로 지정해 달라는 '한국전 참전용사 정전기념일' 법안을 의회에 청원했다. 백악관과 의회의 모든 의원에게 '전화 로비'를 했고, 당시 랭글 전 의원의 강력한 후원에 힘입어 매년 정전기념일을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로 제정하는 데 기여했다. 그 인연으로 랭글 의원의 보좌관이 됐다.지난해 12월 랭글 전 의원의 정계 은퇴와 함께 워싱턴 정가를 나온 그는 마지막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이번 여정을 기획했다. "과거 한국인의 자유를 위해 여러 나라가 나섰어요. 우리가 할 일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입니다.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결이 그것입니다. 평화통일을 위한 참전용사들의 염원과 목소리를 담아 후세들에게 알리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우리 할아버지 세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우리 부모님 세대는 나라를 발전시켰죠. 우리 세대가 할 일은 한국에 있건 해외에 있건 평화통일입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왼쪽)과 찰스 랭글 전 의원 보좌관 시절 사진 현재 그는 각국 한인 단체나 한국전 참전 단체를 통해 정보를 모으고 있다. 에티오피아 현지에서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월급을 갹출해 전쟁고아를 돕는 데 기부했다는 일화, 의료지원국인 스웨덴에서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가요가 있다는 소식에 한껏 고무됐다. 참전국 대부분이 한국전쟁 기념관이나 기념비를 세웠다는 사실도 그를 놀라게 하고 있다.전 세계 한인 여성 리더들의 모임인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바른역사정의연대 등이 그의 여정을 돕기 위해 8천 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그러나 경비가 턱없이 부족해 후원(www.remember727.org 또는 hkim@remember727.org)이 절실한 상황이다.6살 때 서울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한 그는 초·중·고교를 미국에서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유학해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UCLA에서 전문경영인 과정을 수료하고, 다시 조지워싱턴대 정치경영대학원에서 입법 등 의회관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한국전쟁은 아직도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정용사와 함께한 한나 김씨(오른쪽 4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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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음식> 서민의 삶과 함께해 온 설렁탕원형으로 된 대형 압력솥. 그 안에서 하얀 듯 맑은 국물이 뽀얗게 우러난다. 안개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설렁탕 국물은 장시간의 인고 끝에 이렇게 태어나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고 위안을 준다. 우리의 일상과 함께해 온 친근한 음식 설렁탕에 깃든 역사와 맛의 비밀을 알아봤다. 사진/임귀주 기자 설렁탕 음식을 들여다보기에 앞서 1920년대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소설 ‘운수 좋은 날’부터 살펴보자. 사회 밑바닥 인생의 팍팍한 삶에 얽힌 애환이 뭉클하게 느껴져서다. 설렁탕은 서민의 대표 음식이 아니던가.가난에 찌든 채 겨우겨우 살아가는 인력거꾼 김 첨지. 그에겐 병약한 아내가 있었다. 설렁탕 국물을 먹고 싶다는 아내였지만 열흘 동안 단 한 푼도 벌지 못한 김 첨지는 이날도 비참한 신세를 한탄하며 병석의 아내에게 ‘오라질 년'이라는 욕설을 퍼붓고서 집을 나섰다.그런데 이게 웬일? 아침부터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저녁에 세어보니 당시로는 거금인 30원이 손에 쥐어져 있다. 횡재했다 싶어 기분 좋게 술 한 잔 걸친 김 첨지는 설렁탕을 사서 들입다 집으로 내달린다. 그런데 이게 또 웬일이란 말인가! 기다리고 있는 건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아내였다. 김 첨지에게 어쩐지 ‘운수 좋은 날’이다 싶던 이날은 억세게 ‘운수 나쁜 날’이었던 것이다.서울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인 설렁탕. 현진건의 소설에서 보듯이 가난하고 배고프던 시절에 설렁탕은 서민들의 삶과 소망을 함축한 탕반의 대명사였다. 일상에서 고기 음식을 접하기 쉽지 않았던 터라 뜨끈한 설렁탕 한 그릇은 고달픈 마음을 일거에 따뜻이 다독여주는 위안의 힘을 담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누구라도 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친근한 대중 음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사진/임귀주 기자 ◇ 설렁탕의 백미는 뼈다귀 국물, 불 조절이 맛 좌우 설렁탕은 소뼈와 소고기가 중심이 된 탕류 음식이다. 검은 그릇에 담긴 하얀 국물. 여기에는 역시 하얀 색깔의 쌀밥과 소면이 담겨 있어 그릇과 절묘한 흑백 대비 효과를 낳는다. 이와 함께 머릿살과 양지, 만하바탕 등의 고기가 얹히고 대파와 후추, 소금 등의 재료와 양념이 추가되면 특유의 맛깔스러움을 더욱 깊게 한다. 기본 반찬은 깍두기와 배추김치로 비교적 소박·단순한 편.설렁탕의 백미는 역시 맑은 듯 깊은 맛이 느껴지는 뼈다귀 국물이다. 커다란 압력솥에 머리 부위에서 다리 부위까지 소뼈를 담고 물을 넉넉히 부은 뒤 가스 불로 14시간가량 정성껏 끓인다. 무쇠솥에 장작불이나 연탄불을 지폈던 시절에는 이보다 10시간이나 더 긴 꼬박 하루 24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서울의 설렁탕 식당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은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이문설농탕’. 이 식당의 조리실장인 김학주(61) 씨는 “설렁탕 맛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불이에요, 불! 어떻게 끓이느냐가 핵심이지요”라고 비결을 살짝 귀띔한다.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탕을 끓이고 재료를 넣는 모습에서 장인의 깊은 연륜과 여유가 느껴진다. 김 씨가 설렁탕 조리에 뛰어든 것은 1971년께로, 무려 45년 동안 설렁탕과 함께해왔단다.◇ 임금이 농사의 신에 제사 지낸 선농단이 유래 서양식 퓨전 음식이 날로 각광 받는 시류 속에서도 설렁탕의 입지는 여전히 탄탄하다. 나이 많은 기성세대는 물론 젊은 세대에게서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 식당에서 만난 70대 중반의 손님은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는 설렁탕집에 와요. 오늘도 친구들과 함께 찾았고요. 그만큼 입맛이 깊게 배어서겠지요”라고 말한다. 30대 후반의 김 모 씨도 “고기가 들어 있는 음식인데도 담백합니다. 한 그릇 먹었을 때의 만족감은 참 커요. 어렸을 때부터 먹어봐서 그럴까요?”라며 웃는다.친숙한 맛과 부담 없는 가격 덕분인지 설렁탕은 정치인들의 서민 행보에서도 하나의 상징이자 단골로 곧잘 등장하곤 한다. 특히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자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편의 설렁탕 식당 앞에는 끼니때마다 줄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된다. 한 야당 대표는 새 수장이 된 뒤 나선 첫 민생 행보 때 재래시장의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식사했다. 그만큼 소탈한 서민음식의 상징인 것이다.그렇다면 설렁탕은 언제 어떤 연유로 생겨났을까? 용어도 ‘설렁탕’, ‘설농탕’ 등으로 다양해 그 역사와 배경이 궁금해진다.먼저 표기부터 살펴보자. 설렁탕은 한때 ‘셜넝탕’, ‘셜렁탕’, ‘설넝탕’, ‘설녕탕’, ‘설농탕’(雪濃湯)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다가 요즘은 ‘설렁탕’, ‘설농탕’이 대세를 이룬다. 이 가운데 ‘설렁탕’이 더 일반적이지만 ‘이문설농탕’에서 보듯이 음식점에 따라 전통의 명칭을 고수하는 곳도 많다.설렁탕의 유래에 대해선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조선시대에 임금이 선농신에게 제사를 지낸 뒤 직접 농사짓는 시범을 보인 장소인 선농단(先農檀)에서 비롯했다는 것. 경칩 때인 양력 3월 5일이나 6일에 제사를 지냈는데 이때 수고한 조정대신과 백성들에게 소를 잡아 만든 국밥을 내렸다. 선농단에서 내린 국밥이라고 해 ‘선농탕’에 이어 ‘설농탕’이라고 불렀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선농단에서는 매년 봄에 선농대제(先農大祭)가 열리고 참가자들에게 설렁탕을 나눠주는 행사도 진행된다. 지명인 ‘제기동’(祭基洞)’은 ‘제사를 지낸 터’라는 뜻이다.이보다는 조금 약하지만 설렁탕이 몽골시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설도 있다. 몽골에서 고깃국을 ‘슐루’라고 했는데 이 말이 한반도에 들어와 ‘슐루탕’에서 ‘설렁탕’으로 음운 변화를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어떤 일을 대충대충한다’는 뜻의 의태어인 ‘설렁’과 한자어인 ‘탕’(湯)이 결합해 이뤄진 말이라는 설도 있다. ‘설렁설렁 끓인 탕’이라는 뜻이랄까. 제기동 선농단의 선농대제. 사진/임귀주 기자 아무튼 설렁탕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서울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거듭난다. 특히 서울에는 ‘이문옥’, ‘대성관’, ‘사동옥’, ‘이남옥’ 등 유명 식당들이 번성해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중 가장 오래된 식당은 ‘이문설농탕’의 전신인 ‘이문옥’. 1904년 종로구 공평동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 음식점에는 초대 부통령인 이시영을 비롯해 마라톤 선수 손기정, ‘장군의 아들’인 김두한 등 유명인들이 단골로 드나들었다. ‘이문’이라는 이름은 마을을 드나드는 작은 문이자 초소였던 ‘이문’(里門)에서 연유했다. 현재는 1960년에 이 식당을 인수한 유원석(2002년 작고) 여사의 아들 전성근(68) 씨가 1980년에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식당이 지금의 견지동 자리로 이전한 것은 2011년. 그로부터 2년 뒤인 2013년에는 서울시에 의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설렁탕은 뼈, 곰탕은 고기 고아 만들어 시대 흐름과 함께 설렁탕의 조리 기구와 재료도 조금씩 변화를 보여 왔다. 조리 기구의 경우 무쇠 가마는 압력솥으로, 연탄불은 가스 불로 바뀌었고, 해방 후에 추가된 국수사리에서 보듯이 일부 음식 재료도 새롭게 넣곤 한다. 물론 과거의 목조 건물 또한 대부분 사라지고 현대식 건물에서 음식이 조리된다. 하지만 기본 재료와 조리 방법은 대동소이해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설렁탕과 비슷한 음식으로 곰탕이 있다. 두 음식은 어떻게 다를까? 설렁탕은 솥에 사골, 소머리 등 주로 뼈를 넣고 끓여 먹는 탕이라면, 곰탕은 뼈보다는 소꼬리, 양지, 내장 등의 고기를 넣고 오랫동안 푹 고아서 만드는 탕을 말한다. 설렁탕 국물이 가볍고 담백하다면 곰탕 국물은 무겁고 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