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국립창극단 '패왕별희' 4년 만에 더욱 웅장하게 돌아온 영웅들의 대서사시패왕별희 공연 사진 (국민문화신문) 유한나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창극 <패왕별희>를 11월 11일(토)부터 11월 18일(토)까지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동명 경극을 원작으로,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패왕 항우와 한나라 황제 유방의 대립, 전쟁에 패한 항우와 연인 우희의 이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9년 4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초연과 같은 해 11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재공연 모두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4년 만에 돌아온 창극 <패왕별희>는 대극장인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겨와 한층 광대해진 규모와 촘촘해진 완성도로 관객과 만난다. 국립창극단 <패왕별희>는 손끝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경극과 소리에 우주를 담아내는 창극의 결합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국내외 최고 제작진과 국립창극단이 의기투합해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작품의 연출은 대만의 배우이자 당대전기극장 대표로 경극의 현대화 작업에 천착해 온 우싱궈가 맡았다. 작창·작곡·음악감독에는 창극 <정년이><나무, 물고기, 달><흥보씨> 등을 함께한 이자람이, 의상디자이너로는 아카데미 미술상에 빛나는 예진텐(Tim Yip)이 참여했다. 제작진은 두 나라의 전통예술인 경극과 창극이 지닌 멋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신선한 조화를 이뤄냈다. 의상‧분장‧소품‧안무 등 시각적인 부분에서는 경극의 요소를, 대사나 음악 등 청각적인 측면에서는 창극의 매력을 부각했다. 재공연을 위해 모인 제작진은 세밀한 수정·보완 작업을 통해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완성할 계획이다. 우싱궈 연출가는 “창극 <패왕별희>는 판소리의 정수를 담아내고자 힘쓴 작품으로, 원작 경극과는 달리 소리가 빚어내는 처량한 아름다움과 강한 생명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져주셔서 4년 만에 다시 선보이게 됐는데 이번에는 출연진도 충원하고 악기 편성 보강하는 등 정교하게 다듬었으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작품은 창극의 도창(해설자) 격인 맹인노파의 구슬픈 소리로 시작된다. 이어서 항우가 유방을 살려줘 패전의 원인이 된 ‘홍문연’ 장면부터 중국 역사상 위대한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십면매복’, 유방에게 패해 달아나다 포위된 항우의 죽음을 다룬 마지막 ‘오강에서 자결하다’까지 긴장감 넘치게 흘러간다. 그중에서도 작품의 백미는 항우와 우희의 이별을 그린 ‘패왕별희’ 장면이다. '우희’ 역을 맡아 요염한 몸짓과 고난도 검무까지 소화한 국립창극단원 김준수와 굵은 목소리와 떡 벌어진 어깨로 장수의 기개를 보여준 ‘항우’ 역에 정보권의 연기가 주목할 만하다. 패왕이지만 영웅으로 기록된 항우의 삶과 죽음을 총 2막 7장에 걸쳐 그린 창극 <패왕별희>는 어떤 상황에서도 술수를 쓰지 않고 정면으로 맞선 강직하고 대범한 항우의 면모를 통해 진정한 승리와 영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더불어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와 전쟁 속에서도 일상을 걱정하는 평범한 이들의 모습, 한 사람을 향한 애절한 사랑 등 시대불변의 이야기로 관객의 공감 자아낸다. 이번 공연은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긴 만큼 국립창극단 전 단원 포함, 총 47명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더욱 깊어진 연기와 호방한 소리, 힘찬 에너지를 선사한다. ‘항우’ 역 정보권, ‘우희’ 역 김준수, ‘범증’ 역 허종열, ‘여치’ 역 이연주 등 우리 소리는 물론, 경극의 몸짓까지 완벽히 소화한 배우들이 한층 농익은 소리와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는 가운데 ‘유방’ 역에는 국립창극단원 이광복이 새롭게 출연한다.
-
국립국악관현악단, 2023 K-뮤직 확산 청와대 공연 <격格, 한국의 멋> 성료국립극장국립국악관현악단 격한국의멋 청와대공연 (국민문화신문) 유한나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직무대행 여미순)이 지난 10월 7일(토)~8일(일) 양일간 청와대 내 헬기장 잔디마당에서 <격格, 한국의 멋>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립극장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주관한 이번 공연은 청와대 국민개방을 계기로 청와대에 방문하는 모두가 한국 음악의 격과 멋을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마련, 양일간 총 3회에 걸쳐 무료로 진행됐다. 예매 오픈 하루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되는 등 개최 전부터 높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으며, 지난 주말 야외무대를 찾은 2,000여 명의 관객은 각 곡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격格, 한국의 멋>은 한국의 정서를 담은 국악관현악 명곡과 국악관현악이 낯선 관객을 위한 다채로운 협연 무대로 구성됐다. 아나운서 진양혜가 부드럽고 편안한 해설로 관객의 이해를 도왔으며, 지휘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정치용을, 미국 피바디 음악원에서 마린 알솝을 사사한 차세대 지휘자 정예지가 맡았다. 공연은 손다혜 작곡의 ‘하나의 노래, 애국가’로 시작했다. 역사 속 애국가 세 곡을 엮어 완성한 곡으로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국립창극단원 민은경이 협연한 ‘사철가’와 영화 <라라랜드> 삽입곡 메들리가 이어졌다. 대중에게 친숙한 ‘어나더 데이 오브 선(Another Day of Sun)’과 ‘시티 오브 스타(City of Stars)’ 등이 포함돼 많은 호응을 끌어냈다. 또한 회차별로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협연자가 교체 출연해 화려하고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10월 7일(토) 11시 공연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양방언이 협연자로 나서 ‘플라워즈 오브 케이(Flowers of K) & 프론티어(Frontier)’ 등 그의 대표곡을 들려주었다. 이어진 15시 공연에는 <데스노트> <드라큘라> 등 다수의 뮤지컬에서 활약해 온 배우 강홍석이 출연해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10월 8일(일) 15시 공연에는 크로스오버 4중창 그룹 크레즐이 함께 했다. JTBC <팬텀싱어 4> 결승 진출 팀 중 하나로 국악·성악·뮤지컬·아이돌 등 색다른 조합으로 구성해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소화력과 하모니를 선보이는 그룹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나 하나 꽃피어’ ‘홀로아리랑’ 등을 국악관현악 연주에 맞춰 노래했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원일 작곡의 ‘신뱃놀이’는 한국 음악의 흥과 신명을 전해주었다. 공연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를 증명하듯 공연 당일 현장에는 사전예매 관객 외에도 현장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공연에 함께 한 관객들은 “청와대 관람과 더불어 이렇게 풍성한 구성의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어 특별했다”라고 감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연주자로서 공연에 함께한 여미순 예술감독 겸 단장 직무대리는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청와대 야외무대에서 많은 관객과 함께 우리 음악의 가치와 멋을 나눌 수 있어서 뜻깊었다”라고 밝혔다.
-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英 에든버러 축제까지 홀려(국민문화신문) 유에스더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이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 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에서 지난 8월 9일(수)과 10일(목)(현지시간),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Trojan Women> 공연을 성공적으로 올렸다. 양일간 페스티벌 시어터를 찾은 관객과 세계 공연예술 관계자들의 호평이 잇따른 가운데 11일(금)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공연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한국 특집 주간 ‘포커스 온 코리아’(Focus on Korea) 프로그램으로 초청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주영한국문화원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2023 코리아시즌’의 일환이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3천 년 전 고대 그리스 이야기를 우리 고유의 판소리로 풀어낸 작품으로, 2016년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 제작했다. 배삼식 작가가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극본을 쓰고,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옹켕센이 연출했다. 음악은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하고,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했다. 작품은 패전국 여인들의 고통을 그리는 동시에 전쟁의 비극 속 소외된 약자의 설움과 반복되는 폭력에 굴하지 않는 용기, 강인함에 초점을 맞춘다. 2016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2017년 싱가포르예술축제, 2018년 영국 런던국제연극제, 네덜란드 홀란드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빈 페스티벌 등에 초청돼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2022년에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음악원이 주최하는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 40여 년 역사상 첫 창극 공연을 선보였다. 세계적으로 K-컬처 열풍이 뜨거운 만큼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에든버러 공연을 향한 현지 언론과 세계 각국 관계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공연에 앞서 영국 가디언지는 48개국 2천여 명 예술가가 참가하는 올해 축제에서 ‘꼭 봐야할 50개 작품’으로 <트로이의 여인들>을 선정했으며, 창극을 직접 관람한 관객과 세계 공연예술 관계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스코틀랜드의 저명한 문화예술전문지 리스트는 별 다섯 개 평점과 함께 “전쟁의 비참함을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이라며 소리꾼들이 노래하는 동안 모든 감정이 한 방울도 남김없이 쏟아져 내린다”라고 평했다. 영국 가디언지 역시 별 다섯 개 최고 평점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찬란하게 빛났다”라고 극찬하며 “에우리피데스의 대서사시를 예술적으로 변용해 고대 그리스 신화가 어떤 문화권에서든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총괄 프로듀서인 로이 럭스포드(Roy Luxford)는 “국제적 협력을 통해 완성된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 작품”이라며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고전의 참신한 재해석이 돋보였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축제 현장에 함께한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전 세계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창극이 지닌 강력한 힘과 무한한 가능성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K-팝, K-드라마에 이어 우리 공연예술의 세계화 전망도 밝다고 보인다”라고 밝혔다.
-
젊은 소리꾼들의 ‘힙’하고 ‘딥’한 소리 판 국립창극단 <절창>절창 공연사진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젊은 소리꾼의 참신한 소리판을 표방한 ‘절창’ 시리즈를 4월 27일(목)부터 5월 7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절창Ⅰ>(4.27~28)과 <절창Ⅱ>(5.2~3), <절창Ⅲ>(5.6~7)까지 총 세 편이 각각 2회씩 이어진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絶唱)’은 국립창극단이 이 시대 젊은 소리꾼의 진면목에 주목해 2021년 시작한 기획 시리즈다. 참신한 구성과 현대적인 무대를 바탕으로 소리꾼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치며 관객과 더욱 친밀하게 교감하는 새로운 형태의 판소리 공연이다. <절창Ⅰ>과 <절창Ⅱ>는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판소리가 그 자체로 ‘힙’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판소리와 창극이 지닌 장점을 두루 살린 새로운 형식” 등 호평을 받았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국립창극단은 이번 시즌 두 편의 레퍼토리에 이어 신작까지 차례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신작 <절창Ⅲ>에서는 국립창극단 단원뿐 아니라,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소리꾼으로까지 출연진을 확장한 점이 눈에 띈다. 2021년 초연한 <절창Ⅰ>(연출·구성 남인우)은 국립창극단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부르는 ‘수궁가’다. 완창하려면 4시간가량 소요되는 원전을 100분으로 압축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각색해서 들려준다. 초연 시 ‘고고천변’ ‘범피중류’ 등 주요 대목을 독창뿐만 아니라, 판소리 장단에 맞춰 가사를 주고받는 등의 다양한 입체창 방식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2년 만에 돌아온 이번 무대에서는 평소 막역한 친분을 보여 온 김준수와 유태평양의 더욱 차진 호흡을 기대할 만하다. <절창Ⅰ>은 7월 지방 공연(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_7.7.~8. 세종예술의전당_7.14.~15.)을 통해 더욱 많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절창Ⅱ>(연출·구성 남인우)는 국립창극단 민은경과 이소연이 꾸미는 판으로 2022년 초연했다. 민은경과 이소연은 각자의 주 전공인 ‘춘향가’와 ‘적벽가’를 중심으로 서로의 소리를 넘나들며 연극적 재담의 묘미를 살린 입체창과 역할극을 선보인다. 대중에게 다소 낯선 ‘적벽가’의 서사를 순차적으로 전개하고 그 흐름에 맞춰 ‘춘향가’ 장면을 뒤섞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전쟁’과 ‘사랑’을 다룬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며 조화를 이룬다. 판소리 ‘적벽가’가 영웅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원전 소설과 달리 군사들의 고통을 노래한다는 점에 주목, 작품은 전쟁의 참혹함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새기며 지금도 유효한 전쟁과 평화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 특히, 이번 무대는 최근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창극 <정년이>에서 ‘윤정년’(이소연)과 ‘박초록’(민은경) 역으로 사랑받은 두 배우가 정통 소리꾼으로서 진면목을 보여주는 시간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신작 <절창Ⅲ>(연출·구성 이치민)의 주인공은 밴드 ‘이날치’의 보컬로 이름을 알린 안이호와 국립창극단에서 매 작품 열연을 펼치는 이광복이다. 안이호가 부르는 ‘수궁가’와 이광복이 부르는 ‘심청가’로 구성되며, 판소리의 본질을 오롯이 전하기 위해 각 작품의 주요 대목을 원전 그대로 충실하게 부르는 데 중점을 둔다. 음악적으로는 북․장구․징 등 여러 타악기를 활용해 볼륨감을 풍성하게 살리고, 동해안별신굿 가락을 판소리에 접목해 기존 소리 장단을 변형해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펼친다. 여기에 몽환적인 전자음악 사운드를 가미해 판소리의 공감각적 확장을 이끈다. 소리는 원형에 가깝지만, 두 사설을 엮고 캐릭터를 풀어내는 방식은 현대적이다. <절창Ⅲ>에서는 아비의 눈을 띄우기 위해 물에 몸을 던진 심청과 병든 용왕을 살리기 위해 뭍으로 가는 별주부가 ‘효(孝)’와 ‘충(忠)’이라는 관념에서 탈피해 각자의 자유를 찾아가는 캐릭터로 새롭게 그려진다. 이를 통해 저마다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
국립극장 연말기획공연 <세 가지 선물>창극 콘서트_연작 국립무용단_추석만월 국립국악관현악단_소소음악회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국립극장은 연말기획공연 <세 가지 선물>을 12월 20일(화)부터 31일(토)까지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가 12일간 펼치는 세 편의 연말 무대로, 국립창극단 창극 콘서트 <연작(連作)>, 국립무용단 전통춤 모음 <수작(秀作)>, 국립국악관현악단 송년 음악회 <명작(名作)>을 각각 이틀씩 선보인다. <세 가지 선물> 첫 무대는 국립창극단의 창극 콘서트 <연작(連作)>이다. 여러 창극 작품의 주요 곡을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여 창극 음악의 진면목을 압축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국립창극단 대표 레퍼토리 6편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트로이의 여인들> <패왕별희> <나무, 물고기, 달> <귀토> <리어>에서 33곡을 엄선했다. 국립창극단 전 단원이 독창부터 중창‧합창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창극 음악의 정수를 들려준다. 음악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만큼 국악기와 서양 악기로 구성된 39인조 오케스트라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계성원이 음악감독을, 다수의 작품에서 지휘‧작곡‧음악감독으로 참여해온 김창환이 지휘를 맡았다. 국립무용단 전통춤 모음 <수작(秀作)>은 다채로운 한국 춤으로 우리 전통의 매력을 감상하는 무대다. ‘아름다운 순환(Circle of Life)’을 주제로 계절의 변화에 빗댄 무용수들의 몸짓을 통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우리 춤의 영속성을 담아낸다. 봄·여름·가을·겨울, 다시 봄까지 총 5장으로 구성되는 이번 공연에서는 전통 소품 레퍼토리와 더불어 우리 춤사위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한 안무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 꽃이 피어나는 봄의 생동감을 그리는 ‘부채춤’부터 수확의 풍요로움을 드러내는 경쾌하고 화려한 ‘소고춤’과 ‘장구춤’, 새로운 봄이자 다음 세대를 기다리는 희망을 담은 ‘선비춤’, 흥과 신명의 에너지를 나누며 새해 복을 기원하는 ‘농악’ 등 총 9개 춤을 엮어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송년 음악회 <명작(名作)>은 국악관현악 명곡부터 다양한 음악가와의 협연까지 장르와 세대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국악관현악곡으로는 따뜻한 봄기운을 담아낸 홍민웅의 ‘화류동풍’, 최지혜의 메나리토리에 의한 국악관현악 ‘감정의 집’, 거센 풍랑을 이기고 힘차게 항해하는 모습을 그린 박범훈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뱃노래’ 3곡을 연주한다. 라틴 음악, 대중가수와의 만남도 마련된다.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가 협연자로 나서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대표곡 ‘망각(Oblivion)’과 작곡가 장석진의 위촉 초연곡 반도네온과 젬베를 위한 더블 콘체르토 ‘풍경화:風景畵’를 연주한다. 12월 30일에는 호소력 짙은 음색의 가수 신용재가, 31일에는 주목받는 차세대 보컬 HYNN(박혜원)이 각자의 대표곡을 국악관현악 연주에 맞춰 부른다. 지휘는 클래식·현대음악·게임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는 지휘자 진솔이 맡았다. <세 가지 선물>의 총연출은 2015년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개·폐회식 총연출과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총감독을 지낸 김태욱이 맡았다. 무대디자인은 BTS⸱싸이를 비롯한 케이팝 스타의 콘서트 무대, 평창올림픽 개회식 무대 등을 만든 유재헌이 맡았다. 무대는 각 단체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유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150㎡ 면적의 LED 전광판을 활용한다. 전광판은 다양한 형태로 이동하며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고, 강렬한 그래픽 영상이 공간감을 확장하는 동시에 관객의 몰입을 끌어올린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공연장을 찾은 관객을 위한 이벤트도 준비된다. 공연장 로비에 마련된 소원나무에 새해 소망을 써서 매달아 볼 수도 있고, 계묘년을 맞아 일러스트 작가 ‘가지(Gajee)’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3개 전속단체 토끼 캐릭터가 그려진 달력과 스티커도 받을 수 있다.
-
배요섭과 이자람이 빚어낸 오늘의 창극 동시대와 호흡하는 전통의 매력을 증명하는 작품국립창극단_나무, 물고기, 달_공연사진 (국민문화신문) 유에스더 기자 = 국립창극단 <나무, 물고기, 달>이 2021년 초연 후 끊임없는 재공연 요청에 힘입어 약 1년 반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관객을 한 편의 동화 세계로 초대한다”(이데일리), “창극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증명한다”(뉴시스), “‘오늘의 창극’을 고민해온 국립창극단의 성공적 시도이자 새로운 발견”(헤럴드경제), “어른들을 위한 세련되고 감각적인 동화”(서울신문) 등 초연 당시 쏟아진 언론의 호평에서 창극 <나무, 물고기, 달>의 작품성을 엿볼 수 있다. 창극 <나무, 물고기, 달>의 연출을 맡은 배요섭은 <휴먼 푸가> <노래하듯이 햄릿> 등에서 배우의 몸과 소리, 오브제의 본질을 주목하며 연극 형식에 대한 실험을 펼쳐온 인물이다. 전통예술의 원형에 오랜 관심과 애정을 가져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시각적인 스펙터클이나 미장센보다는 창극의 본바탕인 판소리 고유의 특성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판소리 본연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대의 모든 시각 요소를 간결하게 연출하고, 시김새‧요성‧추성 등 눈에 보이듯 그려지는 소리의 움직임을 시각화했다. 연출가 배요섭은 “판소리는 말과 노래 사이를 스리슬쩍 넘나든다”라며 “연극에서 대사로 풀어내기 어려운 장면이 판소리 한 대목으로 단숨에 해결되기도 하는데 그것이 판소리의 매력이다”라고 창극 연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음악에서도 판소리 원형을 놓지 않으면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펼쳐낸다. 창극 <흥보씨> <소녀가> <패왕별희> <시>에 이어 국립창극단과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추는 이자람이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았다. 이자람은 이번 작품을 위해 총 39곡을 만들었다. 이자람은 한 곡 안에서 순간적인 조 바뀜을 구사하거나 기존 조성에는 없는 화음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적 대비와 긴장을 꾀했다. 악기 사용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가야금·거문고·대금 등 국악기뿐 아니라, 인도의 전통 악기 ‘하모니움’으로 ‘소원나무’의 정서를 드러내고, 타악기 ‘운라’의 맑고 신비로운 음색으로 환상적인 극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소리꾼들이 쌓아 올리는 화성이 다채롭게 더해져 작품을 조화롭게 엮어낸다. 음악감독 이자람은 “기승전결 구조가 아니라 나열식으로 진행되는 대본을 읽으면서 『오즈의 마법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렸다”라며 “동화 같은 에피소드를 알알이 잘 꿰기 위해 음악에서도 극적인 정점에 적합한 곡과 기능적으로 받쳐주는 곡을 구분하지 않고 각각의 음악이 독립적인 완결성을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밝혔다. 작품의 안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이수자이자 천하제일탈공작소 대표인 허창열이 맡았다. 전통 탈춤의 기본 동작인 오금(굴신), 어깨짓과 고갯짓을 바탕으로 봉산탈춤‧양주별산대놀이‧고성오광대 탈춤 사위 등을 극대화하거나 축약해 작품에 자연스레 어우러지게 했다.
-
국립창극단 신작 '절창Ⅱ' (6.25.~26.)국립창극단 간판 배우 이소연, 민은경 (국민문화신문) 유에스더 기자 =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절창II>를 6월 25일(토)과 26일(일) 양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젊은 소리꾼의 참신한 소리판을 표방한 ‘절창’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로, 국립창극단 간판 배우 민은경·이소연이 출연해 우리 소리의 매력을 전한다. 지난해 김준수‧유태평양이 선보인 <절창Ⅰ>은 “판소리와 창극이 지닌 장점을 두루 살린 새로운 형식으로서 판소리를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방식이 탄생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립창극단이 지난해 처음 시작한 기획 시리즈 ‘절창’은 판소리의 동시대성을 참신한 구성과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표현하며, 젊은 소리꾼이 자신의 기량을 펼쳐 오늘날의 관객과 더욱 친밀하게 교감하는 무대다. <절창II>의 주인공은 국립창극단의 민은경과 이소연이다. 2013년 국립창극단 입단 동기인 이들은 뛰어난 소리 기량과 연기력으로 다수의 작품에서 주역으로 발탁되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람하고 옹골찬 성음의 소유자 민은경은 창극 <리어>의 ‘코딜리어·광대’ 역, <귀토> ‘토녀’ 역, <아비. 방연>의 ‘단종’ 역 등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담백하면서도 맑은 성음을 지닌 이소연은 창극 <춘향>의 ‘춘향’과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옹녀’를 비롯해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의 ‘박남옥’ 등 다채로운 역할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절창Ⅱ>에서 민은경과 이소연은 그간 창극 배우로서 뽐내 온 매력과 함께 정통 소리꾼으로서 진면목을 펼쳐 보인다. 민은경의 ‘춘향가’, 이소연의 ‘적벽가’를 중심으로 두 소리꾼은 서로의 소리를 넘나들며 연극적 재담의 묘미를 살린 다양한 입체창과 역할극을 시도한다. ‘적벽가’의 서사를 순차적으로 전개하고 흐름에 맞게 ‘춘향가’의 소리를 교차 구성하는 등 완전히 다른 두 이야기를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 낸다. 판소리 ‘적벽가’가 영웅을 중심에 둔 원전 소설과는 달리 이름 없는 군사들의 고통을 노래한 작품이라는 점에 착안, 전쟁에서 민중이 겪는 참혹함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새기며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한 전쟁과 평화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 공연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간결한 음악으로 두 소리꾼의 독창과 분창·입체창으로 꾸며진다. ‘적벽가’ 중에서 조조의 군사들이 설움을 늘어놓는 ‘군사설움’과 ‘춘향가’ 중 ‘이별가’ 대목이 중심이다. 불을 주제로 한 2부에서는 각 작품의 눈대목 ‘적벽화전’과 ‘사랑가’를 각 소리꾼이 혼신을 다하는 독창으로 들려준다. 3부는 창극 배우로서 갈고닦은 연기력이 돋보이는 무대로,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소리꾼을 통해 ‘춘향가’와 ‘적벽가’의 새로우면서도 흥미로운 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될 것이다. 전통예술에서 연극의 원형을 탐구해온 연출가 남인우, 여러 장르에서 빼어난 미장센을 구현한 무대디자이너 정민선이 <절창Ⅱ>에서도 함께한다. 음양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 ‘팔괘’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형상화한 형태들이 흩어졌다 재구성되는 움직임으로 판소리의 역동성을 표현한다. 국립창극단 조용수(고수)·최영훈(거문고)과 객원 연주자 전계열(특수타악)·천성대(피리)·손희남(기타)이 무대 위에서 소리꾼들과 호흡하며 라이브 연주를 통해 생동감을 더한다.
-
봄의 정점, 예측 불허의 사랑을 노래하다. 국립창극단 ‘춘향’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 창극 <춘향> 공연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창극 <춘향>을 5월 4일(수)부터 8일(일)까지 해오름극장에서 재공연한다. 2020년 달오름극장에서 초연된 창극 <춘향>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이고 순수한 감정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이번 재공연에서는 해오름극장으로 공간을 옮겨 더욱 화려하고 풍성한 무대로 선보인다. 국립창극단 <춘향>은 초연 당시 판소리에 조예가 깊은 김명곤이 극본과 연출을 맡아 “창(唱)이 중심이 되는 창극”을 공언한 가운데, 만정 김소희를 올곧게 사사한 유수정 명창의 구성진 작창에 모던함을 입힌 김성국의 작곡, 국립창극단 단원들의 기량이 어우러져 “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음악적 섬세함이 뛰어난 판소리 ‘춘향가’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현대적 음악을 품은 창극 <춘향>의 진가는 ‘사랑가’와 ‘이별가’ ‘옥중가’ ‘어사출도’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주요 대목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전통 국악기에 신시사이저·기타·드럼 등의 서양악기가 가미된 악단이 소리 결에 입체감을 불어넣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새로운 음악을 선보인다. 이번에는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기며 사또 ‘신연맞이’ 장면을 비롯해 극중 캐릭터의 소리를 추가하는 등 더욱 농도 짙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대본을 수정하고 작창을 손 봤다. 음악 역시 전체적으로 밀도 있고 정교하게 다듬었다. 창극 <춘향>은 현대적인 감각의 무대 미학으로도 호평 받았다. 무대를 촘촘히 채운 별빛 조명과 영상 아래서 사랑의 춤을 나누는 ‘사랑가’, 웅장함과 긴박함으로 쾌감을 선사한 ‘어사출도’ 장면 등은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재공연을 위해 다시 모인 최정상의 제작진은 더욱 낭만적인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수정·보완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안무를 맡은 국립무용단 간판 무용수 장현수는 새롭게 합류한 국립무용단 무용수들과 함께 더욱 화려하고 흥겨워진 춤사위를 통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또한, 무대디자이너 정승호, 조명디자이너 구윤영, 영상디자이너 조수현, 의상·장신구디자이너 이진희 등의 창작진이 의기투합해 다채로운 질감으로 예측 불허한 사랑의 순간을 그려낸다. 들뜬 사랑의 열병과 에너지는 무대 앞쪽에 15미터 길이로 제작된 대형 그네의 움직임으로, 사랑의 설렘과 기쁨, 이별의 슬픔, 돌아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는 막막함과 두려움 등 누구나 사랑하면서 겪을법한 변화무쌍한 감정은 조명·영상·의상의 색감 변화로 표현된다. 주인공 ‘춘향’과 ‘몽룡’ 역에는 국립창극단을 대표하는 두 커플이 더블 캐스팅됐다. 매 작품마다 주역으로 활약하는 이소연과 김준수, 그리고 지난해 입단한 신예 김우정과 김수인이 싱그럽고 풋풋한 청춘의 사랑을 각기 다른 매력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면모도 쟁쟁하다. ‘월매’ 김차경·김금미, ‘변학도’ 최호성, ‘향단’ 조유아, ‘방자’ 유태평양 등 선 굵은 배우들의 열연을 이번에도 만날 수 있다. 창극 <춘향>은 어떤 시련에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당당한 ‘춘향’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열정·희망 등 변함없는 가치의 소중함을 노래한다. 연인과 부부,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작품으로, 3인 이상의 가족이나 부부·연인이 함께 관람할 경우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돌아온 봄, 창극 <춘향>을 통해 사랑의 소중함을 되돌아보며 잊고 있던 낭만을 일깨워보자.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통해 새 단장 완료해오름극장 리모델링 후 외관. 사진제공: 국립극장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2017년 10월부터 진행한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사업을 완료하고 5월 18일 변화된 내부 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극장 핵심 공간인 무대·객석·로비의 전면 개보수는 1973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쾌적한 관람환경 조성과 무대시설 현대화 및 자연음향 개선, 장기적 안전성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총사업비 658억원이 투입됐다. 새롭게 바뀐 해오름극장은 외관에서부터 달라진 모습이다. 문화광장에서 해오름극장 로비로 이어졌던 거대한 돌계단을 없애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서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감염병 일상화 시대에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무인 발권 시스템, 자동 검표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후 객석 및 무대. 사진제공: 국립극장 공연장은 기존 1563석 규모에서 1221석의 중대형 규모로 변화했다. 단순히 객석 수를 늘리는 것보다 관람 집중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다. 기존 해오름극장 무대는 폭이 최대 22.4m로 너무 넓은데다 느슨한 객석 배치와 완만한 객석 경사도로 관람객 시야 확보가 어렵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구조였다. 이에 따라 무대 폭은 최대 17m로 줄이고, 객석 경사도는 높여 관객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무대 기계장치의 경우, 기존에 수동 혼합형으로 운영했던 23개 상부 장치 봉을 통합 자동 운영되는 78개 장치 봉으로 변경해 디테일한 무대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무대 바닥은 사용 빈도가 낮았던 대형 회전무대가 사라지고 오케스트라 연주단 등으로 전환이 용이한 14m×4m 크기의 승강무대 4개로 변화했다. 원형 회전무대는 직경 10m와 13m 두 가지 크기의 조립식 형태로 제작, 필요할 때 중앙 승강무대를 하강한 후 설치·운영할 수 있다. 국립극장은 특히 건축음향에 중점을 두고 리모델링했다. 기존에는 1.35초로 고정됐던 해오름극장 건축음향 잔향 시간(연주 후 소리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을 1.65초까지 확보했다. 별도의 확성장치 없이 자연 음 그대로의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극장 공간을 조성했다. 객석 내벽에는 48개의 가변식 음향제어 장치인 ‘어쿠스틱 배너’를 설치해 공연 장르에 따라 음향 잔향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전기음향 부문에서는 ‘몰입형 입체음향 시스템’을 국내 공연장 최초로 도입했다. 총 132대 스피커(메인 59대, 프런트 16대, 서라운드 48대, 효과 9대)로 완성한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입체적인 음향 디자인과 혼합을 통해 객석 어느 위치에서나 선명하고 생생한 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공연장 음향 시스템은 객석 좌·우측과 중앙에 스피커가 설치된 형태로, 객석 중앙의 정삼각형 구역이 최적의 감상 위치로 나타나며, 이 위치를 벗어날수록 균질한 음향이나 풍부한 음상 이미지를 감상하기 어려워진다. 국립극장은 관객의 위치에 따라 소리의 선명도가 달라지는 전통적인 스테레오 시스템에서 벗어나 음향 사각 지역을 없애며, 객석 어느 위치나 균형 있는 음향을 제공하고자 한다. 조명설비는 일반 조명기기 사용과 무빙 라이트, 포그 머신(연기 발생기) 등 특수 장치 사용을 손쉽게 전환하는 시스템을 갖춰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객석 조명 또한 무대 실연자의 눈부심을 최소화하도록 배려했으며, 각각의 램프를 분리 운영할 수 있어 감각적인 객석 조명 연출도 할 수 있다. 무대 뒤 변화도 있다. 기존에는 분장실이 총 9개였으나, 새로운 극장에서는 두 배로 늘렸다. 1층에 출연자 휴게실을 비롯해 개인 분장실 3개와 단체 분장실 7개, 2층에는 리딩룸 1개와 단체 분장실 2개, 지층에는 달오름극장 공연 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6개의 예비 분장실을 설치해 실연자 이용 환경도 개선했다. 1950년 창립한 국립극장은 1973년 10월 현재 위치로 이전해 남산 시대를 맞이했다. 남산 개관 당시에 약 1322㎡ 넓이의 무대와 3개층 1494석의 객석, 당시로서는 최첨단 시설인 회전무대, 수동식 장치 봉 등을 갖췄다. 그러나 시설 노후로 다양한 현대 공연 기법 구현을 위한 시설이 부족한 상태였으며 관람환경 또한 낙후됐다는 평을 받아왔다. 2004년 한차례 리모델링을 진행했으나, 공연장 로비 및 객석 등의 인테리어 보수에 그쳤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자연음향 공연과 다양한 연출방식의 수용이 가능해져 보다 현대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제작극장으로서 국립극장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극장은 새롭게 단장한 해오름극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6월부터 8월까지 공연장을 시범 운영하며, 개선 사항을 보완해 2021-2022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이 시작되는 9월 공식 재개관한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국립창극단 ‘귀토’(6월 2일~6월 6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소년소녀를 위한 ‘소소 음악회’(6월 11일), 국립무용단 ‘산조’(6월 24일~6월 26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대형 창극, ‘귀토-토끼의 팔란’ 공연국립창극단 ‘귀토’ 콘셉트. 사진제공: 국립극장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수정)은 6월 2일(수)부터 6월 6일(일)까지 신작 ‘귀토-토끼의 팔란’(이하 ‘귀토’)을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귀토-토끼의 팔란’은 판소리 ‘수궁가’를 창극화한 작품으로, 국립창극단 최고 흥행작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고선웅, 한승석 콤비가 참여했다. 또한, 국립창극단이 새롭게 리모델링한 해오름극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대형 신작이라 더욱 주목된다. 창극 ‘귀토’의 극본과 연출은 고선웅이 맡았다. ‘귀토’는 ‘거북과 토끼(龜兎)’를 뜻하는 동시에 ‘살던 땅으로 돌아온다(歸土)’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수궁가’ 중에서도 토끼가 육지에서 겪는 갖은 고난과 재앙인 ‘삼재팔란(三災八亂)’에 주목한 그는 토끼의 삶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다사다난한 현실과 다르지 않다고 봤다. 고단한 육지의 현실을 피해 꿈꾸던 수궁으로 떠나지만, 죽을 고비를 넘기고 다시 돌아와 예전의 터전에 소중함을 깨닫는 토끼에게 방점을 찍는다. 바람을 피할 것이 아니라, 바람 속에서 흔들리며 춤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지금 우리가 딛고 선 여기에서 희망을 찾자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음악은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소리꾼 한승석이 공동작창을 맡아 박진감 넘치는 전통 소리의 힘을 선보인다.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한승석은 작곡과 음악감독도 겸한다. 판소리 ‘수궁가’의 주요 곡조는 최대한 살리면서도 각색된 이야기의 이면에 맞게 소리를 배치하고 새로 짜는 과정을 거쳐 극과의 절묘한 조화를 선보인다. 국악기로 편성된 15인조 연주단의 다채로운 라이브 연주가 극의 분위기를 환상적으로 배가시키는 가운데, 소리꾼 38명이 국립창극단의 기운차고 신명난 기세를 고스란히 전할 계획이다. 이번 작품은 판소리가 지닌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안무가 지경민은 명무 공옥진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어 ‘수궁가’ 속 각양각색 동물들을 단순하면서도 특징적인 안무로 재치 있게 표현할 예정이다. 무대는 2021년 제31회 이해랑연극상을 받은 무대디자이너 이태섭, 의상은 전통한복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는 차이킴의 김영진 등 최고 제작진이 합세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두드러지는 격조 높은 미장센을 완성한다. 작품의 핵심 인물인 토자(兎子)와 자라는 국립창극단의 대표 스타 김준수·유태평양이 맡았다. 파란 가득한 세상을 떠나 이상향을 꿈꾸는 토자와 함께 수궁으로 들어간 토녀(兎女)는 원작에는 없던 새로운 캐릭터로, 민은경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단장 허종열, 코러스장·자라모 김금미, 용왕 윤석안, 주꾸미 최용석 등 국립창극단 전 단원 포함 총 53명의 출연진이 깊이 있는 소리와 익살스러운 유머로 한바탕 유쾌한 웃음을 선물할 것이다. 창극 ‘귀토’는 9월 공식 재개관을 앞둔 해오름극장에서 미리 만나는 공연으로, 전석 30% 할인된 가격에 예매할 수 있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하면 된다. 한편 이번 공연은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를 실시한다. 창설 70년을 앞둔 국립극장은 우리 시대의 예술가 그리고 관객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