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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떠나는 은화·다윤, 꽃처럼 활짝 웃길"…눈물의 이별식(종합)목포신항 떠나는 조은화양(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세월호 안에서 3년 만에 수습된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유골이 23일 목포신항을 떠나 서울로 옮겨졌다. 이날 오전 목포신항에서 조은화양의 관과 영정사진을 운구차로 옮기고 있다. areum@yna.co.kr목포 신항 떠나 서울로…장례식 없이 서울시청서 간소한 이별식이낙연 국무총리·김상곤 사회부총리·박원순 서울시장 등 조문 (목포·서울=연합뉴스) 세월호 안에서 3년 만에 수습된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양의 유골이 23일 목포 신항을 떠났다. 3년 반만에 세월호 떠나는 조은화·허다윤양 [연합뉴스 자료사진]안개가 잔뜩 낀 이날 오전 목포 신항 세월호 선체 수색 현장 작업자들은 작업 시작을 늦추고 세월호 앞에 나란히 서서 은화 양과 다윤 양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작업자들은 운구차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묵념하며 오랜 세월 차디찬 세월호와 안치실에 있어야 했던 아이들이 좋은 곳으로 가길 기원했다. 미 수습자인 남현철 군 어머니와 양승진 교사 부인 유백형 씨, 권재근 씨 친형(권혁규 군 큰아버지)인 권오복 씨도 한쪽에서 조용히 아이들이 떠나는 길을 바라봤다.지난 3년 반 동안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운구차는 천천히 세월호가 놓여 있는 목포 신항을 한 바퀴 돌고 북문으로 나왔다. 북문 밖에는 노란 티셔츠를 입은 세월호 유가족과 수녀, 시민들이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검은 옷을 입은 허다윤 양 아버지 허흥환 씨와 어머니 박은미 씨는 멈추지 않는 눈물로 인사를 대신했다.한 유가족은 다윤양 운구차 조수석 창문 사이로 흰 국화꽃을 건넸다. "평온한 곳에서 꽃처럼 활짝 웃길" [연합뉴스 자료사진]국화꽃 옆에는 활짝 웃고 있는 다윤양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었다.소리 없이 눈물만 흘리던 박씨는 국화꽃을 받고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통곡했다.조은화 양 아버지 조남성 씨와 어머니 이금희 씨도 눈물 자국을 채 지우지 못한 얼굴로 그동안 도움을 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이 씨의 손에는 아직 완성하지 못한 뜨개질 감이 있었다.이 씨는 추위를 많이 타던 딸을 위해 관 바닥에 깔아줄 연분홍색 '털실 이불'을 만들어주려고 지난 주말부터 틈날 때마다 뜨개질을 해왔다.목포신항 떠나는 허다윤양(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세월호 안에서 3년 만에 수습된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유골이 23일 목포신항을 떠나 서울로 옮겨졌다. 이날 오전 목포신항에서 허다윤양의 관과 영정사진을 운구차로 옮기고 있다. areum@yna.co.kr이 씨는 "나는 서울 도착할 때까지 내내 뜨개질만 해야 한다. 한 타래도 안 남았다"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은화·다윤 양의 유골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지며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이별식을 한다. 3년 반만에 세월호 떠나는 조은화·허다윤양 [연합뉴스 자료사진]가족들은 애초 공개된 장소에서 장례나 추모식을 하는 것은 남은 미 수습자 가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미 수습자 수습을 위해 힘써준 국민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실내에서 이별식을 하기로 했다.이날 오후 2시 23분께 이별식장에 도착한 은화·다윤 양의 부모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분홍색 장미꽃을 은화·다윤 양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묵념했다.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는 "슬픈 이별식이지만 많은 시민과 함께 이곳에서 은화·다윤이를 먼저 보내는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많은 국민이, 나라에서 일하는 분들이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시고 도와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아직도 (미 수습자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다"며 "이들이 마지막까지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이에 박 시장은 "수학여행 간 아이들이, 여행 떠난 사람들이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해야겠다"며 유가족을 위로했다.이별식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세월호의 고통은 우리 사회가 진 빚이다"라며 "사회 구성원들이 채무자라자는 마음으로 세월호 가족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보내주시고 세월호 가족들이 쓰러지지 않게 지탱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별식장에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방문해 추모의 시간을 보냈다.이별식장 한편에는 은화·다윤 양이 생전에 사용하던 책걸상이 마련됐으며, 시민들은 포스트잇에 추모의 마음을 적어 게시판에 붙이기도 했다. 은화 양과 다윤 양의 유골은 이별식 후에는 단원고로 옮겨져 작별을 고한 뒤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잠든 평택 서호 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세월호 미 수습자 9명 중 은화·다윤 양과 이영숙 씨, 단원고 교사 고창석 씨의 유해 일부만 수습됐으며,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 씨·혁규 군 부자 등 5명의 유해는 수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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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 일처럼" 폭우 속 물에 잠긴 차량서 일가족 구한 의인들광주 광산구, 물에 잠긴 차량에 뛰어든 김초자·최현호씨에 표창 (광주=연합뉴스) "나도 손주들을 키워서 아기가 괜찮은지 자꾸 걱정되더라고요. 오늘 애 엄마한테 주려고 아기 내복 한 벌 샀어요." 최현호(왼쪽)·김초자(가운데)씨와 민형배 광산구청장 [광주 광산구 제공=연합뉴스]폭우로 물에 잠긴 승용차에 뛰어들어 7개월 된 아기와 일가족을 구하기 위해 애쓴 시민들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표창을 받았다.1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대회의실에 구조 활동에 나섰던 최현호(39)씨와 김초자(56·여)씨 가족, 구조된 아기 어머니가 한자리에 모였다. 최씨와 김씨는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달 31일 폭우에 잠긴 승용차에서 일가족을 구하려고 물에 뛰어든 공로를 인정받아 구청장 명의의 표창을 받았다.물에 완전히 잠긴 차량 카시트에서 아기를 구해낸 최씨는 최근 LG복지재단으로부터 'LG 의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자리에 모인 이들 가족은 아기의 안부를 물으며 축하 인사를 나눴다.김씨는 아기용 내복을 선물로 건네며 쾌유를 기원했다.아기 어머니는 "아기를 구하려고 애써 주신 것도 감사한데 제가 선물을 받을 줄은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당시 구조된 생후 7개월된 아기는 일주일 넘게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3세살배기 아기도 건강에 큰 이상은 없으나 고열과 심하게 놀라는 증상을 보여 꾸준히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지난달 31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소촌동 소촌지하차도가 폭우에 갑자기 잠기면서 30대 여성과 아이 두 명이 타고 있던 카렌스 승용차가 물에 빠졌다.여성의 전화를 받고 인근에 거주하는 친정 어머니가 현장에 도착해 구조를 시도했으나 빠른 속도로 물이 불어난 상태였다.당시 버스를 타고 외출하기 위해 인근을 지나던 김초자씨가 차량이 빠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물에 뛰어들었다.그러나 보이는 것보다 물이 깊어 수영을 하지 못했던 김씨는 여성과 아기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난간을 붙잡고 버텼다.이때 딸을 데리러 차를 몰고 길을 지나던 최현호씨가 멀리서 차량이 잠긴 것을 발견하고 다가갔고 물 가장자리에서 울던 여성의 친정어머니를 물 밖으로 끌어당겼다.여성의 친정어머니는 자신 말고 아이들이 있다고 알렸고 최씨는 여성과 세살배기 아이, 그리고 문이 열리지 않는 차량 뒷좌석 카시트에 있던 7개월 아기를 구조했다.구조 당시 아기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여성과 친정 아버지 등이 인공호흡을 시도했다. 아기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으며 고열 증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상당히 회복됐다.이날 구조 현장에는 인근 주민들의 도움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민혁(35)씨는 뭍에 나온 아기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자 입속에서 이물질을 꺼내고 응급 조치를 시도했다.김씨는 차량 뒤편으로 물에 뛰어들어 아기를 찾았으나 최씨가 차속에서 아기를 데리고 나오는 것을 보고 밖에 나와 응급조치를 도왔다고 설명했다.아기 어머니는 "가족 일처럼 생각하고 용기 내 도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천만다행으로 구조됐지만 상습 침수 구간인 만큼 재발방지책을 확실히 마련해 불의의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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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름유출 피해 보상하라"…어선 200척 해상시위(종합)인양 현장 500m 접근 '정부 우선 보상' 촉구…해경 경비정 30척 경계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기름 유출 피해를 본 동거차도 주민들이 정부에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해상 시위에 나섰다. 해상 시위에 나선 동거차도 어민[독자 제공=연합뉴스]동거차도 어민 70여명은 30일 오전 8시께 어선 17척에 나눠타고 반잠수식 선박에 실려 있는 세월호를 향해 출항했다.어민들은 기름 유출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펼침막을 각 어선에 매달고 오전 한때 세월호 인양 현장 500여m까지 접근했다. 어민들은 '정부의 우선 보상'을 촉구하며 이날 오후 1시부터 동거차도와 조도 등에서 어선 200여척을 동원해 본격적인 해상 시위를 벌일 방침이다.해경은 어선의 근접으로 인양 작업이 방해될 것을 우려해 경비정 30여척을 동원해 주변 경계를 하고 있다.동거차도 어민들은 "3년 전 세월호 침몰 당시 기름 피해보상도 보험사와 소송 등이 여태 이어지는 등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보험사가 아니라 정부가 우선 보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동거차도와 서거차도에서는 미역·조개류·해삼 등을 키우는 16개 어가 양식장 391.2ha 가량이 기름 유출 피해를 봐 17억8천92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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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찾으면 천리길도 업고 갈텐데" 세월호 가족의 간절한 '꿈'미수습자 가족들 "산화한듯 붉은빛, 현장안전 확보·실종자 수습 서둘러야" "은화가 오기만 한다면 '엄마한테 업혀'라고 하고 집에 갈 때까지 한 번도 안 내리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3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의 모습을 하루하루 위태롭게 바라보는 미수습자 가족들.미수습자 가족 5명은 27일 오전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호에 실린 세월호 선체를 확인하고자 또다시 배를 타고 인양 현장으로 떠났다. '높은 파도' 걱정하는 미수습자 가족들'높은 파도' 걱정하는 미수습자 가족들 (진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27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 해역 인근에서 반잠수선에 실려 마지막 항해를 위해 해수 배출 등 준비작업 중인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세월호는 배수와 방제 작업을 마치고 30일 전후 목포신항으로 출발한다. 2017.3.27 seephoto@yna.co.kr 양승진 교사 부인 유백형씨는 한번이라도 더 남편을 보려 또 바다에 나섰고 권재근씨·권혁규군 친척 권오복씨도 아직 답답함이 남았다며 배에 올랐다.깔끔한 것을 좋아하던 딸을 위해 말끔히 면도를 마치고 배에 탄 허다윤양 아버지 허흥환씨와 어머니 박은미씨, 혼자 무서워할 딸에게 엄마가 가까이 있다는 걸 또다시 알려주고 싶은 조은화양 어머니까지…. 가족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또 같은 이유로 배에 올랐다.전날 수면 위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의 처참한 모습을 처음으로 보고 "더 보고 있기 힘들다"며 뱃머리를 다시 돌렸던 가족들은 이날 사고 해역을 향하는 내내 서로를 다독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어제 가족들과 목포신항에 가서 10분가량 배가 어느 쪽으로 들어오는지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며 "순간 배(세월호)를 바로 눈앞에 두고, 우리가 정말 끔찍한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은화를 찾으면 업고 목포에서 안산 집까지 천 리 길도 그대로 갈 수 있을 것만 같다"며 이내 밝은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가족들을 태운 배는 출발 한 시간 30여 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2층 갑판 위로 올라가자 진흙과 따개비가 덕지덕지 붙은 채 곳곳이 붉게 변한 세월호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높은 파도' 걱정하는 미수습자 가족들'높은 파도' 걱정하는 미수습자 가족들 (진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27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 해역 인근에서 반잠수선에 실려 마지막 항해를 위해 해수 배출 등 준비작업 중인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세월호는 배수와 방제 작업을 마치고 30일 전후 목포신항으로 출발한다. 2017.3.27 전날보다 훨씬 가까이에서 선체를 보게 된 가족들은 "선체 일부분이 더 붉은빛으로 변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선체가 오랜 세월 바닷물에 잠겼다가 올라오면서 산화현상이 급속도로 일어나 육지 인양 후 빠른 속도로 미수습자를 찾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염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금희씨는 "저 바닷속에 저 배를 저렇게 놔두고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게 뭐가 있어. 일단 인양하고 사람부터 찾고 (그다음) 조사하면 되잖아"라고 탄식했다.선체를 한참동안 바라보던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도 "그냥 내가 지금이라도 들어가서 찾고 싶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며 "배를 육상에 거치하는 일이 어렵겠지만, 안전검사 등을 마치는대로 미수습자들을 가장 빨리 찾을 방법을 도입해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가족들을 태운 배는 높은 파도로 인해 세월호 선체 주변을 5분여 동안 돈 후 서둘러 회항하기 시작했다. 갑판에 선 가족들은 "다 찾아야지. 힘들고 고통스러운 곳에서 이제는 좋은 곳으로 보내줘야지"라고 혼잣말을 되뇌며 세월호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떼지 못했다.세월호는 오는 28일 미수습자 가족들과 4대 종단 관계자들로부터 온전한 미수습자 수습을 기원하는 인사를 받은 뒤 오는 30일께 목포신항을 향해 본격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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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도 펄펄 끓는 '사랑의 온도탑'…벌써 100도 돌파서울 106·경기 110·인천 121도…목표 앞당겨 온정 '후끈' "나 힘들면 이웃은 더 힘들겠죠"…익명 기부자 등 줄이어 (전국종합=연합뉴스) "내가 어려우면 다른 불우 이웃들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생각한 것 같습니다."국정혼란과 경기침체,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으로 어느 해보다 어수선했던 지난 연말연시.하지만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은 예년보다 오히려 더 뜨거웠다. 광화문광장 사랑의 온도탑[연합뉴스 자료사진]◇ '온정은 식지 않았다'…14개 시도 온도탑 이미 '100도' 25일 전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와 17개 시도지회는 올해 총 3천588억원의 불우이웃 돕기 성금 모금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21일 '희망 2017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이달 31일 캠페인 마감을 6일 남겨둔 지난 24일 현재 3천598억원이 모금돼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100.3도를 기록 중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목표액의 1%가 걷힐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2016년 캠페인 당시 마지막 날 목표를 달성한 것에 비해 달성 시기가 1주일가량 앞당겨졌다.17개 시도 중에는 같은 날까지 서울과 경기도, 대구, 충남 등 14개 시도가 올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410억5천만원을 목표로 한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온도탑은 106.7도(모금액 438억2천만원), 252억4천만원을 목표로 한 경기도 온도탑은 110.0도(277억5천만원)를 기록했다.인천시는 무려 121.8도, 대구시는 117.8도, 충남도는 110.8도, 부산시는 110.5도, 대전시는 106.5도였다. 울산과 전북, 광주, 전남, 제주, 강원, 세종도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지난해보다 목표 달성 시기도 많이 빨라졌다. 경기도는 15일, 울산은 9일, 대구는 17일, 인천은 무려 23일, 전남은 8일이나 앞당겼다.현재 100도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3개 시도도 올해 모금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현재 경남이 96.4도, 경북이 99.8도, 충북이 89.3도를 기록 중이다.어린이집 원생들 저금통 100개 이웃돕기 기증[연합뉴스 자료사진]◇ 불황에도 기업체 기부↑…고사리손·익명 기부도 늘어 올 나눔 캠페인 시작 직후 성금 모금 실적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저조했다. 캠페인 기간 절반이 지나도록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50도를 크게 밑돌았다.경기침체, 국정혼란,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에다가 경남, 울산, 경북 지역 등은 조선업계 불황과 태풍, 지진 등의 영향으로 기부 분위기가 크게 위축된 것 아니냐는 우울한 분석들이 나왔다.하지만 캠페인이 중반을 넘기고 성탄절과 연말연시가 되면서 성금 기부자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초등학생들의 돼지저금통과 해장국집 할머니의 잔돈 기탁, 이어지는 고액 기부자들에다가 곳곳에서 이름없는 기부 천사들의 선행까지 끊이질 않았다.경기침체에도 지역에 따라 기업체들의 성금 역시 크게 증가했다.대구에서는 익명을 요구한 3대 가족 9명이 한꺼번에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 '키다리 아저씨'는 1억2천여만원을 내놓으면서 5년 연속 기부 릴레이를 펼쳤다.제주에서는 한 시각장애인이 1년간 물품 구입 후 받은 거스름돈 20만여원을 모은 저금통을 모금회에 기탁했고, 한 특수학급 학생들도 50만원을 들고 모금회를 찾았다.충남 논산에서는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할머니가 동전이 가득한 돼지저금통을 기탁하기도 했다.'나눔으로 새해 시작하세요'[연합뉴스 자료사진]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은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내 주위의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려는 우리 국민의 따뜻한 마음이 올해 성금 증가의 주요 원인이 아닌가 보고 있다.모금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각 지역 복지공동모금회가 더 열심히 캠페인을 홍보한 것과 함께 일부에서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투명 사회 구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면서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개인 등이 성금을 더 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국민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온도탑을 녹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전북공동모금회 관계자도 "시국이 어지럽고 경제가 힘들다 보니 '나도 힘든데 소외계층들은 얼마나 힘들까'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어려울수록 돕고 살자는 마음이 사랑의 온도탑목표 달성에 기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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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지리산 노고단 지붕 밑 설경 장관'구름 위를 거닐다' 지리산 10경 노고운해기암절벽에 위태롭게 선 사성암, 섬진강부터 눈덮인 지리산까지 한눈에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이원규 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일부)지리산 노고단 정상(구례=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전남 구례군 지리산 노고단 정상부의 설경 2017. 1. 21 [전남 구례군 제공=연합뉴스]지리산 노고단(해발 1천507m)은 마치 산이 섬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멋진 운해를 선사하는 곳이다.산을 사랑하는 이들은 지리 10경으로 꼽히는 노고단의 운해와 겨울 설경을 마주하기 위해 귀가 새빨개지는 추위 속에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치는 고행을 마다치 않는다.지리산의 서쪽 끝인 노고단을 가기 위해서는 보통 자동차로 천은사에서 성삼재휴게소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이용한다. 도보로 2시간이나 걸리고 해발 1천m가 넘는 구간이지만 차량을 이용해 가뿐하게 도착할 수 있다.다만 겨울철에는 눈길 위험 때문에 승용차 운행이 어렵고 성삼재 휴게소까지 버스 운행도 중단되므로 RV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너른 들판과 섬진강 줄기가 어우러진 흐르는 구례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성삼재 휴게소 전망대를 떠나 설레는 마음을 안고 노고단을 향한다.노고단 정상 전에 해발 1천440m 높이의 노고단고개가 나타난다.고개까지 오르는 계단 길도 있지만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면 화엄사 계곡으로 물을 넘기는 고개라는 뜻의 무넹기(해발 1천277m) 전망대에서 섬진강과 구례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한 시간쯤 걸으면 노고단 대피소가 나타난다.노고단 정상 가는 길(구례=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전남 구례군 지리산 노고단고개에서 정상으로 가는 계단길. 2017. 1. 21 [전남 구례군 제공=연합뉴스]거기서 다시 계단을 올라 불과 몇백m 떨어진 노고단 정상을 향하다 보면 '구름도 쉬어 간다'는 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노고단에서 바라보는 구례의 풍경만큼이나 아름다운 노고단의 모습을 구례의 땅에서 볼 수 있는 곳도 있다.바로 구례군 문척면 오산(鰲山)에 있는 사성암(四聖庵)이다.자동차로 곧장 사성암 주차장까지 가는 방법도 있지만 죽연마을 주차장에 주차하고 등산로 표시를 따라 한 시간가량 등산해도 된다.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은 죽연마을에서 내려 20분 간격(성수기 기준)으로 운행하는 마을버스를 타고 10여 분간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면 사성암이 나타난다.절벽 중턱에 위태로이 선 사성암의 모습은 보자마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고개를 돌려 산 아래를 보니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와 들녘이 한눈에 들어온다.저 멀리 눈 덮인 지리산 차일봉, 노고단, 반야봉의 모습까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하늘에서 바라본 구례 사성암과 눈덮인 지리산 (구례=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하늘에서 바라본 전남 구례의 오산 사성암과 저 멀리 눈 덮인 지리산 차일봉, 노고단, 반야봉의 겨울 풍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2017. 1. 21 [전남 구례군 제공=연합뉴스]오산은 최고 높이가 530m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바위가 많아 소금강에 비유되기도 한다. 조선 후기에 편찬된 구례 지역 읍지에는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금강산과 같다"고 기록돼 있다.오산 정상부에 지은 사성암은 백제 성왕 22년(544) 연기 조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2014년 국가지정문화재(명승)로 지정됐다. 원래 명칭은 '오산암'이었으며 이의상, 원효, 도선, 진각 등 명망 있는 승려 4명이 이곳에서 수행해 '사성암'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벼랑 끝에 우뚝 선 사성암의 모습 때문일까.작은 암자인 사성암에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와 참선을 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암자와 더불어 암벽에 음각된 고려 시대 불상인 마애여래입상(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20호)도 유명하다.높이 3.9m의 이 불상은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구례는 예로부터 세 가지가 크고 세 가지가 아름다운 '삼대삼미'의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삼대는 지리산과 섬진강, 들판을 가리키고 삼미는 수려한 경관과 넘치는 소출, 넉넉한 인심을 의미한다.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자연에서 나온 먹거리까지 맛본 후에야 '삼대삼미'를 오롯이 즐겼다고 할 수 있겠다.성삼재 휴게소 인근이나 구례 읍내, 사성암이 있는 문척면 바로 옆마을인 토지면사무소 주변에서도 지리산자락에서 캔 나물이 가득 담긴 산채비빔밥과 촌닭 백숙, 섬진강에서 채취한 다슬기 수제비 등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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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주민 잇따라 관사찾아 짐승으로…'섬 여교사 성폭행' 재구성학부모·주민이 부임 3개월된 새내기 여교사에 몹쓸짓경찰 "일부 혐의 부인하지만 현장서 DNA 증거 검출, 사전공모 등 추가조사"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조용했던 섬마을이 발칵 뒤집혔다.초등학교 학부모와 이웃들이 20대 새내기 여교사에게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관사로 데려가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전남 목포경찰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피의자들은 학부모와 교사, 작은 섬마을의 삼촌·아버지 연배 이웃이라는 신뢰 관계를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이들은 "여교사를 챙겨주려고 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사전공모 가능성을 부인하고 일부는 성폭행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서 명백한 성폭행 증거가 검출됐다고 밝혔다.피해 여교사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병가를 내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만취 여교사 챙겨주려고 관사갔다면서"…금수로 돌변한 주민들 토요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6시께.전남 한 섬마을 선착장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49)씨는 육지에서 나갔다가 관사로 돌아가기 전 저녁 식사를 하러 가게를 찾은 20대 여교사를 반갑게 맞았다.지인들과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하고 있던 A씨는 지난 3월 섬 발령 이후 자신의 가게를 종종 찾아 식사를 한데다 며칠 전 학부모 모임에서도 얼굴을 봤던 여교사에게 친한 체를 하며 술을 권했다.여교사는 다음 날 섬 일대 여행 계획 때문에 거절했지만 A씨와 서로 삼촌-조카라고 부르며 지내던 B(35)씨 등 일행들까지 술을 강권하면서 인삼주를 10잔 넘게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A씨는 오후 11시가 넘어 여교사를 2km 떨어진 초등학교 관사로 데려다 주겠다며 차에 태웠다.관사에는 총 4명의 교사가 거주하지만 보통 주말이면 육지로 나가는 바람에 텅 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식당에서는 쓰러진 여교사에게 담요를 덮어주며 챙겨주던 A씨는 관사에 도착하자마자 금수로 돌변했다.이어 B씨가 "선생님이 휴대전화를 놓고 갔다"며 A씨의 뒤를 쫓아 왔다.B씨는 "관사 주변까지 찾아갔으나 위치를 정확하게 몰랐다"는 이유로 관사 주변을 서성이다가 A씨의 차가 동네 어귀로 빠져 나오자 관사를 향해 갔다.A씨는 B씨가 관사 쪽으로 가는 모습을 보고 마침 이웃인 C씨로부터 전화가 오자 "관사에 좀 가보라"고 말한 뒤 자신은 가게로 가 문을 닫았다.C씨는 관사 방 안에 있는 B씨를 발견하고 내보냈다.그러나 A씨 부탁을 받고 여교사를 지키기 위해 갔다던 C씨 역시 인면수심 범죄를 저질렀다.B씨는 C씨가 떠난 후 다시 돌아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신고…침착한 대처로 성범죄 피해 '골든 타임' 내 증거 채취22일 새벽 2시가 조금 넘어 정신이 든 피해 여교사는 이상을 감지하고 즉시 경찰 112 종합상황실에 신고했다.의식이 희미한 상태에서 피해를 당했지만 경찰이 사건 직후 현장에 있던 이불과 옷을 수거하고 여교사도 몸을 씻어내지 않고 이날 오전 첫배로 바로 육지의 병원으로 가 체내 DNA 채취에 협조해 증거를 확보했다.성폭력 사건에 있어서 증거 확보의 '골든타임'은 정액의 생존 시간을 감안해 피해 발생 72시간 이내로 보며 2차 피해 예방을 위해서도 피의자의 접근을 신속하게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경찰은 성범죄 전담 수사 인력을 섬에 급파해 피해자 진술과 식당·관사 인근 거리 CCTV 화면 등을 통해 피의자 3명을 입건했다.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교사의 신체를 만졌지만 강간하진 않았다"고 주장했고 C씨는 성추행·성폭행한 사실이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B씨는 혐의를 인정했다.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피해자에게서 채취한 DNA를 검사한 결과 B씨와 C씨의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불에서 A씨의 체모 등도 함께 발견됐다.C씨는 지난 1일 오후 DNA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혐의를 부인하거나 술에 취해 기억이 잘 안 난다는 진술을 반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주요 증거를 보강해 지난 4일 이들 3명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영장을 발부했다.A씨에게는 성특법상 주거침입 유사강간 혐의가, B·C씨에게는 성특법상 주거침입 준강간 혐의가 적용됐다. ]◇ 경찰 "공모 가능성 추가조사", 교육청 "낙도 여교사 거주 실태 점검"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한 네티즌이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게시글이 계기가 됐다. '피해자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네티즌은 사건 발생 이튿날인 지난달 23일 온라인상에 피해 내용과 법적 자문 요청 등을 담은 글을 올렸다.현재는 삭제된 이 게시물에는 '학부형 등이 술을 먹기 싫다는 여자친구에게 강제로 술을 권해 취하게 하고 윤간했다. 학교 측이 사건을 쉬쉬하려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경찰은 피의자들의 범행을 입증할 현장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고 별도의 현장검증 없이 C씨에 대한 추가조사와 사전 범행 공모 여부, 사건 현장·주변 사진 등 자료를 보완 조사해 검찰에 구속 송치할 방침이다.피해 여교사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보여 병가를 내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목포경찰서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피해자가 원활하게 치료를 받고 사회에 가능한 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신원·상태를 상세하게 알리거나 사건과 무관한 내용, 자극적인 내용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보도 및 내용 전파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전남도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낙도·오지에 근무하는 여교사들의 거주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도서지역 교사들이 거주하는 학교 관사 대부분이 별도 경비인력 없이 교직원들이 직접 관리하는 데다가 주말에는 관사가 비어있는 경우가 많아 범죄에 취약한 상황이다.관사에 따로 CCTV 등 보안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도 거의 없다.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전체 교원 중 여교사 비율이 높아 여교사들이 낙도·오지 근무에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만큼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문제점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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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등산로,주택가…이유없이 아무데서 폭행·살인(종합)'불안'표적은 여성·노인 등 사회적 약자…범행기회 안주려면 치안 강화 절실 (전국종합=연합뉴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아무 이유없이 죽이거나 폭행하는 '묻지마 범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분노 범죄 성향의 이런 범죄는 자기방어력이 약한 노인이나 여성이 표적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심각하다.지난 2일 새벽 대전 대덕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 가방 안에서 벽돌을 꺼낸 A(16)군이 앞쪽에 서있던 자신보다 체격이 조금 작은 B(28·여)씨의 머리를 마구 내려치기 시작했다.A군은 B씨의 저항에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까지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A군과 B씨는 같은 아파트 입주민이라는 것 말고는 일면식도 없었고 사건 직전까지 말 한마디 섞지 않았다.경찰에 붙잡힌 A군은 단지 후배와 말다툼한 뒤 화가 난다는 이유로 아파트 화단에서 벽돌을 주워 B씨를 무차별 폭행했다고 진술했다.지난달 26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의 한 모텔 앞에서는 김모(33)씨가 술에 취해 아무 이유없이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이모(47·여)씨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했다.놀란 이씨는 자신의 근무하는 인근 모텔로 뛰어가 도움을 청했으나 김씨는 이를 뒤따라와 모텔 여주인까지 폭행했다.김씨는 자신을 말리러 나온 모텔 장기투숙객인 40대 남성도 폭행한 뒤 경찰에 체포됐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지난달 17일 광주 어등산 등산로에서는 이모(63)씨가 쉼터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다가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던 김모(49)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어등산 묻지마 흉기 살인 [연합뉴스 자료사진]흉기를 들고 등산객들을 위협하던 김씨는 휴대전화를 든 이씨를 보고는 "나를 경찰에 신고하려는 것 아니냐"며 전화기를 빼앗으려고 몸싸움을 벌였다.김씨는 넘어져 저항하기 힘든 상태였던 이씨의 목과 가슴, 허벅지 등을 9차례나 찔렀다.김씨는 당시 하루종일 산을 배회하며 수십명의 등산객을 마주쳤고 당시 쉼터에도 3∼4명의 등산객이 더 있었지만 체격이 크거나 걸음이 빠른 젊은 남성이 아닌, 체구가 작고 다리가 불편한 이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지난달 21일 충북 청주의 주택가에서는 20대 남성이 산책하던 60대 노인에게 갑자기 발길질과 주먹 세례를 퍼부었고 지난 3월 부산에서는 10대 때 집단 괴롭힘(왕따)를 당한 후 정신질환을 앓던 20대 여성이 폐지를 주워 집에 돌아가던 80대 할머니의 어깨를 흉기로 찔렀다.전문가들은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한 충동 범죄든, 정신이상으로 인한 범행이든 묻지마 범죄자들 역시 무의식중에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범행 대상으로 삼는다고 분석했다.범죄·보안 전문가인 이창무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3일 "모든 범죄는 동기와 기회가 합치할 때 이뤄진다"며 "범행 동기인 '분노' 조절을 위해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분노 해소법 등이 마련돼야 하며 범죄 기회를 줄이려면 CCTV 뿐 아니라 경찰의 취약지역 순찰 강화, 대학 내 캠퍼스 폴리스 등 민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교수는 정신질환이나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범죄자를 감형할 것이 아니라 치료를 거부하거나 술을 많이 마신 사람들에 대해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정신질환이 분명하다면 처벌보다는 치료를 해야 한다. 그러나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이 아닌 단순히 술을 마시고 감정이 격해져 범행을 했다면 가중처벌을 고려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장아름, 김선호, 김소연, 김형우, 차근호)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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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열차 기관사, 사전에 선로변경 무전 받고도 과속경찰, '율촌역 선로변경' 무전교신 확인…출발 전 운전명령 서류에도 기재 (여수=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여수에서 탈선한 무궁화호 기관사가 사고지점인 율촌역에서 감속하고 선로변경하라는 지시를 미리 받은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27일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따르면 사고 열차인 무궁화호 1517호와 관제사의 무전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고 전 관제사가 율촌역에서 선로변경하라고 지시했고 기관사는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경찰은 기관사 정모(55)씨가 지난 22일 새벽 사고직전 순천역에서 기존 기관사들과 교대할 당시 율촌역에서 선로변경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과, 이 내용이 담긴 운전허가증 등도 확보했다. 항공철도조사위원회 역시 열차 출발전 작성·배부된 '운전명령' 서류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순천-성산 작업 구간과 선로변경 지점, 서행 등 주의사항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이 서류는 전자 문서와 출력 문서로 관제센터와 기관사 등에게 전달됐다.기관사 양모(53)씨와 정씨는 사고 직전인 지난 22일 오전 3시 29분께 순천역에서 교대 투입되면서 '운전명령'과 동일한 내용이 담긴 운전허가증을 받고 운행을 시작했다.여수엑스포역을 향해 하행선을 달리던 열차는 작업 구간을 피해 순천역에서 한동안 상행선으로 선로를 바꿔 운행했고 공사 현장을 지나 율촌역에서 다시 하행선으로 갈아타야 했으나 시속 127km로 달리다가 오전 3시 41분께 탈선, 기관사 양씨가 숨지고 승객 7명과 동료 기관사 정씨 등 8명이 부상했다. 생존 기관사 정씨는 사고 당일 경찰조사에서 선로변경 지점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선로변경 지점을 율촌역 다음 역인 덕양역으로 알고 있었다. 터널을 지날 때 무전 교신이 있었는데 정확하게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씨가 머리와 어깨 등을 크게 다쳐 수술을 앞두고 있어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추가 조사를 거쳐 업무상 과실치사상, 기차 교통방해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경찰은 열차운행정보장치 분석과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한편 기관사 정씨 등이 선로변경 지점을 '율촌역'이 아닌 '덕양역'으로 잘못 고지받았고 작업지시서에도 '순천-성산'이 아닌 '성산-율촌'으로 잘못 표기돼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코레일과 조사당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코레일 관계자는 "운전명령 내용과 다르게 현장에 변동이 생기면 무전 기록을 남기도록 하고 있으나 이날은 애초부터 율촌역에서 선로변경을 하도록 운전명령이 내려졌다"며 "인근에 관제실이 순천역과 덕양역에만 있어 덕양역 관제사가 율촌역 진입 약 3분 전 무전으로 다시 한 번 선로변경구간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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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해상서 10명 탑승 中어선 전복…1명 사망·4명 실종(종합2보)가거도 전복 중국어선 선원 구조하는 해경대원(신안=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27일 오전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북서쪽 85km 해상에서 중국어선이 전복돼 목포해경과 서해어업관리단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6.1.27 <<서해어업관리단 제공>>귀항하다 우리 EEZ서 사고…해경, 구조 주도권 中에 인계 (신안=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선원 10명을 태우고 귀항하던 중국 어선이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 우리 측 해상에서 전복돼 4명이 실종됐다.해경과 해군은 경비함과 해상초계기 등을 투입해 선원 구조작업을 벌인 데 이어 실종자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27일 오전 10시 35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북서쪽 85km(어업협정선 20km 안쪽) 해상에서 중국 산둥성 선적 100t급 쌍타망어선 노영어57189호가 전복됐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해경은 헬기 2대, 항공기 2대, 3009함 등 경비함 4척,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서해해양특수구조대를 투입해 오후 1시 10분께 선내에서 연령 미상의 선원 풍모 씨를 구조했다.오후 2시 45분께는 기관실에서 선원 이모(28)씨를 추가 구조했다.이씨는 저체온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먼저 구조된 풍 씨는 숨졌다.앞서 필모(35)씨 등 승선원 4명은 사고 직후 다른 중국어선에 구조됐다.해경은 선박 운항에 지장이 없도록 사고선박 선체에 점멸신호기를 설치하고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 선원 4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뒤집힌 어선의 갑판에 어망이 뒤엉켜 있는데다 날이 저물고 사고 해역의 물살이 빨라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해군도 이날 해상초계기 1대, 호위함 3척을 사고 해역에 투입했다.중국 해경국 소속 구조 함정도 오후 3시 6분께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해경은 한·중 양국이 맺은 해상수색 및 구조에 관한 협정에 근거해 자국 선박에 탑승한 자국민을 직접 구조할 수 있게 해달라는 중국 측과 협의를 거쳐 오후 6시께 현장 구조 주도권을 중국 해경국에 넘겼다.생존한 선원 5명의 신병과 사망한 선원 1명의 시신, 사고선박의 선체, 사고 경위 등에 대한 수사권도 중국에 인계했다. 이날 사고가 난 어선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으로 다른 중국어선에 끌려 중국으로 돌아가던 중 배가 갑자기 기울면서 뒤집힌 것으로 전해졌다.이들 중국 어선은 우리 측 EEZ 안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선박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