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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서 31일 '우리 동네 생활문화 공연' 열려영월문화재단과 영월군 생활문화예술동호회연합회가 주관하는 우리 동네 생활문화프로그램 '시(와 노래) 그(리고) 마(을) 영월드(Young World)' 공연이 31일 오후 7시 영월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에서 열린다.[연합뉴스 자료사진]지난해 군민들의 큰 호응을 얻어 2년 연속 사업에 선정된 이 행사는 시니어스88, 한반도두드림 '타', 꿈&들, C&S music, 마돈나 밸리 등 난타, 기타, 색소폰, 밸리댄스 외 다양한 성인 동아리와 영월초·영월공고 댄스 동아리 10여 개 팀이 참가한다.특히 노아의 집 장애인들로 구성된 합창단과 동강의 마지막 떼꾼 홍원조(84·영월읍 거운리)옹의 아라리 공연은 5월의 마지막 밤을 아름답게 수놓을 예정이다.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주민의 일상 속 문화향유를 증진하고 생활문화를 중심으로 지역 문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우리 동네 생활문화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생활문화진흥원이 함께 주최하는 사업으로 오는 6월까지 이어질 계획이다.관련 문의는 영월문화재단 문화사업팀(033-375-6353)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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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태교음악당’11일 문연다용인시청 광장옆 유휴공간에 시민들이 각종 문화‧예술공연을 즐길 수 있는 ‘태교음악당’이 오는 11일 문을 연다. 용인시는 시청 광장 노인복지관옆 2,800㎡에 지난해 6월 착수한 태교음악당 조성 공사를 마무리하고 11일 오후 5시 개관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태교음악당이 들어선 곳은 기존 청사내 방치된 유휴지로 야외무대와 관람석, 잔디 피크닉장 등을 갖췄다. 관람석 수는 1,004석으로 시에서 추진 중인 범시민 기부운동인 개미천사(1004)운동의 의미도 담았다. 태교도시를 추진하는 시정방침에 맞춰 ‘태교음악당’이라고 정하고 개관기념 행사 주제도 ‘엄마 사랑해’로 잡았다. 태교음악당은 지역 동호회, 학생 동아리, 전문 음악인 등 공연이나 행사를 원하는 시민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된다. 태교음악당 사용을 원하는 시민이나 단체는 용인시 태교음악당 담당부서(031-324-2178)에 예약하면 된다. 한편 11일 개관 기념행사에는 웨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대중가수 에릭남의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정찬민 시장은 “시청사를 시민품으로 돌려드린다는 차원에서 청사내 방치된 공간을 활용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며 “태교음악당 조성 예산 5억원도 전액 경기도로부터 지원받아 시에서는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지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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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 낸 장강명 "나는 수련 중인 소설가"(종합)스페이스 오페라 '아스타틴' 출간 작가 장강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소설가 장강명(42)이 신작 '아스타틴'(에픽로그)을 냈다. 원고지 400매 분량의 중편소설인 '아스타틴'은 목성과 토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본격 우주활극이다.아스타틴은 초지능을 얻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절대자이자 목성·토성권의 총통이다. 21세기 초반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300년 이상 살았다. 부활을 거듭하며 죽음에서 벗어났다. 주인공 사마륨을 비롯해 가돌리늄·툴륨·세륨·프라세오디뮴 등 아스타틴의 유전자를 물려받고 부활을 기다리는 쌍둥이 형제들이 차기 아스타틴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싸운다.절대권력을 눈앞에 둔 이들에게 형제애 따위는 무용지물. 플라스마 채찍과 부메랑 토마호크, 광선검 같은 무기가 번쩍이고 "동맥혈이 마그마처럼 솟아오른다."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을 옮겨다니며 벌어지는 결투는 TV로 생중계된다. 시민을 상대로 형제들에 대한 지지도 여론조사도 진행된다.소설에는 SF 명작들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환상적 미래공간에서 펼쳐지는 서바이벌 게임은 스티븐 킹의 '런닝 맨'과 수잔 콜린스의 '헝거 게임'을 연상시킨다.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핵심 테마인 인간과 기계의 의식 통합도 주요 장치로 등장한다. '댓글부대'와 '한국이 싫어서'·'우리의 소원은 전쟁' 등 작가의 '사회파' 소설에 익숙한 독자는 신작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호모도미난스' 등 장르의 벽을 넘나드는 소설들을 써왔다. 다음 작품은 추리소설을 구상 중이다. 작가와 일문일답. -- PC통신 시절 SF소설을 썼는데.▲ 어릴 때부터 넓은 우주를 배경으로 모험을 벌이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서 SF를 썼다. 올 여름 김보영·배명훈·듀나와 SF 작품집을 낼 생각이다. '아스타틴'은 SF소설의 하부 분류로 스페이스 오페라다. 과학적 설정을 많이 따지면 하드SF, 자유롭게 모험물을 쓰면 스페이스 오페라가 되겠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관심없는 얘기다.-- 등단 이후 발표한 본격 SF는 처음이다.▲ 2014년 '호모도미난스'는 SF 느낌이 조금 덜 나는 작품이었다. 나는 수련 중인 소설가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현실을 다루는 소설가로 얘기되고 있잖나. 한국사람 이름 하나도 안 나오고 배경과 주제도 한국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밀고 가서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장르소설들을 하나하나 쓸 생각이다. 다음에는 추리소설, 그 다음에는 로맨스.-- 정치·사회적 메시지가 여전히 읽힌다.▲ 몇 가지 질문은 던진다고 생각한다. 나를 규정하는 건 뭔가. 물려받은 유전이나 기억인가, 이 순간의 의지인가. '토탈 리콜'이나 '매트릭스'가 유행할 때 기억이 곧 정체성인 것처럼 얘기했다. 과거사 논쟁으로 확대하면 한국사에 따라 지금 우리의 정체성이 달라지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나아갈 방향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아스타틴'에서 주인공도 끝에 가서 '나는 아스타틴이 아니라 사마륨이다'라고 선언한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건 과학기술을 소수가 독점하는 환경이다. 지금도 그렇다. 사드가 전자파 피해를 일으키는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학기술의 민주적 통제가 시민의 영역에서 전문가의 영역으로 빠져나간다. '아스타틴'에서 사람들이 민주적 통제를 포기하고 초인의 지배를 받는다고 말하는 상황이 그렇게 억지스럽지는 않다.--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에서 책을 냈다. 기존 독자층과 거의 겹치지 않는데.▲ 고군분투하는 1인 출판사다. 에픽로그에서 책 낸 등단 작가는 내가 두 번째인 걸로 알고 있다. 전삼혜 작가가 작년에 '전지적 마왕 시점'이라는 판타지소설을 낸 적이 있다. 웹소설 보는 분들이 읽으면 좋지 않을까. 새로운 독자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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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주변에선 예민하다지만 아기 낳기 싫어요" 삶이 달라졌다마스크 박스떼기 구매·공기청정기 필수품에 자전거는 '방콕'한 지 오래대책없는 주부들 커뮤니티 활동 증가…어린이 방독면·산소캔 등 상품 잇따라 최근 인터넷 포털의 한 육아 커뮤니티에 30대 주부가 쓴 글이 큰 관심을 모았다. '미세먼지 때문에 아기 낳기 싫어요'라는 제목의 이 게시글에는 순식간에 수십 건의 댓글이 달렸다. 글쓴이는 "주변에서는 예민하다, 유난스럽다고 하는데, 앞으로 10년 뒤에는 관련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이를 이런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댓글의 대부분은 '나도 둘째 계획 접었다', '공기까지 신경 쓰고 살게 될 줄 알았다면 낳지 말 걸 그랬다'는 등 게시글에 공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두 살 난 딸을 키우는 직장인 오모(32·여)씨의 하루는 스마트폰을 열고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미세먼지 수치에 따라 야외활동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2주 동안 절반은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 실내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넘쳐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집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고 있자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건강이 우선이니 어쩔 수 없다.오씨는 "우리가 어릴 때는 봄에 무조건 밖에서 뛰어다녔는데, 이제는 미세먼지 때문에 엄마들도 야외활동을 극히 꺼리고 다들 실내운동장, 키즈카페 등을 전전한다"며 "마음껏 야외활동을 못 하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명에도 미세먼지 '나쁨'화요일이자 절기상 청명인 4일 오후 서울 남산타워와 주변 건물들이 미세먼지로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2017.4.4 srbaek@yna.co.kr부산에서 4살짜리 손자를 돌보고 있는 윤모(62·여)씨는 손자가 기관지염을 심하게 앓은 2년 전부터 봄이면 공기청정기를 튼다. 진공청소기를 써도 미세먼지는 걸러내지 못하고 오히려 먼지를 일으킨다는 말을 들은 뒤로는 분무기로 집안에 물을 뿌려가며 걸레질을 한다.미세먼지가 심한 어느 날 마스크 없이 손자와 밖에 나갔다가 손자가 기침을 심하게 해 한 달 넘게 병원 신세를 진 뒤로는 마스크 없이는 절대 외출하지 않는다. 춘천에 사는 주부 박모(28·여)씨는 아예 마스크를 박스째 사다 놓고 두 살배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때마다 씌워서 보낸다.세발자전거도 사다 놓았지만 미세먼지 탓에 주말에도 '방콕'할 때가 많다. 미세먼지로 보이지 않는 '봄'(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한 3일 오전 시민들이 뿌연 서울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기상청은 서울 낮 기온이 19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했다. 2017.4.3 xyz@yna.co.kr호흡기 질환에 치명적인 어린이나 노인뿐 아니라 건강한 30∼40대 사이에서도 더는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4년 넘게 자전거 동호회원으로 활동 중인 박모(32)씨는 지난달부터 라이딩을 하지 않는다. 지난달 초 미세먼지가 '나쁨' 농도를 보인 날, 회원들과 함께 인천 경인 아라뱃길 자전거 전용도로에 다녀온 다음부터다. "편의점에서 산 면 마스크를 썼지만 숨쉬기 어렵고, 눈이 따가워 도저히 라이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웰빙 바람이 불면서 등산·산책·자전거 타기 등이 유행처럼 번졌지만 이젠 도리어 건강을 위협하는 취미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미세먼지를 걸러준다는 가전제품들은 덩달아 인기다. 공기청정기나 옷에 묻은 먼지를 털 수 있는 의류 건조기는 필수 혼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소아용 방독면·미세방충망·미세먼지 흡착 유아세제·산소캔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산소캔 [연합뉴스 자료사진]주부들은 육아 커뮤니티를 통해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해 준다는 귤·미나리·미역 등을 이용한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고,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동시에 돌리는 청소 방법과 DIY 공기청정기 만드는 법 등을 공유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미세먼지 정보를 믿을 수 없다며 일본의 미세먼지 정보 애플리케이션이나 다국적 커뮤니티가 제공하는 대기질 지수 사이트 주소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들은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 데도 미세먼지를 '부유 먼지'로 바꿔 부르겠다는 대책이나 내놓는 환경부를 믿을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평소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에 관심이 없었던 임신부 이모(31) 씨는 최근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촉구하는 카페에 가입했다. 이씨는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 때문에 회원으로 가입했다"며 "카페 운영진들이 전국 각지를 돌며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미세·초미세먼지 측정소를 방문해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 올려준다"고 말했다. 주부 박씨는 "요즘 엄마들이 모이면 '아기들 기침이 너무 잦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미세먼지 대책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대통령 후보를 뽑겠다는 게 요즘 엄마들 분위기"라고 전했다. 봄이면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의 공포가 우리 삶 자체를 확 바꿔 놓았다. (안홍석 박정헌 박영서 장영은 최해민 최은지 한무선 차근호 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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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바다 보며 산도 타는 마산 '저도 비치로드'새 단장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 일품…굴구이 등 해산물도 발 길 붙잡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는 생김새가 돼지를 닮아 저도(猪島)라 불리는 섬이 있다.남북 길이 1천750m, 동서 너비 1천500m에 불과한 넓지 않은 섬이다.조그마한 섬이지만 다리가 2개나 놓여 있다.걸어서든, 차를 타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뭍이나 마찬가지다.창원시내에서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아 주말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저도 비치로드 안내도. [창원시청 제공=연합뉴스]창원시는 2010년 접근성이 탁월한 이 섬에 '저도 비치로드'로 이름붙인 둘레길을 조성했다.해안선을 따라 나무데크를 설치하거나 새 길을 만들어 둘레길을 냈다. 섬 가운데엔 해발 202m 용두산으로 가는 등산로를 개설했다.얼마전에는 1㎞짜리 나무데크길을 새로 깔아 끊어져 있던 해안선 둘레길을 이었다. 저도 비치로드는 1코스(3.7㎞), 2코스(4.65㎞), 3코스(6.35㎞)가 있다.1코스는 해안선을 따라 걷는 구간, 2코스는 해안선과 산길, 3코스는 용두산 정상까지 가는 길이다. 코스별로 1시간 30분~2시간 정도 걸린다.3구간 모두 대체로 완만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3개 코스 모두 출발점은 저도 하포마을 옆 공영주차장이다.주차장에 차를 댄 뒤 비치로드 입구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는다.입구에는 전국에서 온 수많은 등산동호회가 걸어놓은 매듭이 걸려 있다.저도 비치로드 입구(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저도 비치로드 입구에 등산동호회가 걸어놓은 매듭이 걸려 있다.입구에서 만난 산불감시원은 "평일에는 창원시민들이, 주말이면 부산, 대구, 대전, 경기도쪽에서도 둘레길을 타러 올 정도로 경치가 좋은 길로 이름이 났다"고 소개했다.저도 비치로드 묘미는 너무 짧지도, 그렇다고 너무 길지 않으면서 바다를 보며 등산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해안선 쪽 둘레길은 동네 아낙네들이 굴·조개 캐는 호미질 소리가 귀를 간지럽힐 정도로 바다와 가깝다.간간이 부는 청량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전망대에 앉아 짧은 휴식을 취하면 이마에 맺히기 시작한 땀방울은 금방 사라진다.저도 비치로드 해안 둘레길(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한적한 분위기가 감도는 저도 비치로드 해안 둘레길.길지 않은 해안 둘레길에 잘 만들어 놓은 전망대가 4개나 있다.전망대에 서면 왼쪽부터 구산면 앞바다, 거제도, 고성군이 차례로 보인다.차를 타면 한참을 가야하는 거제도와 고성군이 바로 눈앞이다. '통통통'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어선을 향해 손을 흔들면 선원들도 반갑게 손을 흔든다.전망대 밑으로는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린다.시원한 바닷바람과 탁 트인 바다는 근심, 걱정을 싹 잊게 만든다.해안 둘레길은 용두산 정상으로 통하는 산길과 이어져 있다.저도 비치로드 제1전망대.(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저도 비치로드 해안 둘레길에는 전망대가 4곳 있다. 맨 처음 만나는 제1전망대.경사가 거의 없는 해안 둘레길을 걷다 산을 타려면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그렇지만 약간 숨이 찰라치면 금방 정상에 닿는다.높이 200m를 간신히 넘기는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선 360도 사방 시원하게 바다를 볼 수 있다.최근 저도에는 비치로드 말고 명물이 하나 더 늘었다.저도로 가려면 뭍으로 이어진 2개 다리 중 하나를 건너야 한다.하얀색 다리는 2004년 생긴 다리로 차량과 사람이 모두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바다 위를 걸어볼까(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관광객들이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 위를 걷고 있다.바로 옆 빨간색 다리는 1987년 건설된 오래된 다리로 사람만 건널 수 있다.이 다리는 모양이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붙잡힌 영국군 포로들이 콰이강에 건설한 다리와 비슷해 '콰이강의 다리'란 이름을 얻었다.창원시는 최근 이 다리 바닥 콘트리크 일부를 걷어내고 길이 80m자리 투명 유리를 깔아 '바다 위를 걷는 다리'(스카이워크)로 탈바꿈시켰다.수면에서 다리 상판까지는 13.5m다.유리 바닥에 서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시퍼런 바닷물 위로 배가 지나가는 모습을 손에 잡힐 듯이 볼 수 있다.바다 위를 걷는 다리(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관광객들이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 투명 강화유리 위를 걷고 있다.저도가 속한 구산면 일대는 청정해역이라 싱싱한 해산물도 유명하다.저도로 가는 도로를 따라 횟집이 즐비하다.저도 앞바다는 굴 생산지로도 이름이 높다.늦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는 굴구이가 인기다.주말만 되면 도로 옆 굴구이집마다 싱싱한 해산물 마니아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번호표를 받고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갓 캔 싱싱한 생굴을 드럼통을 개조해 만든 구이판에 올려 가리비, 새우 등과 함께 구워먹으면 짭조름한 바닷내음을 느낄 수 있다.굴구이 맛을 다 보고 나면 굴죽이나 굴라면이 기다린다. 굴을 구우면서 나는 연기가 굴뚝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풍경은 아늑한 어촌의 평화를 선사한다.연기를 피해가며 굴을 까먹고 생선회라도 한 접시 곁들이면 둘레길 피로는 어느 틈엔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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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의 봄 정취‘만끽‥올해 첫 DMZ 자전거투어 성황리 개최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DMZ 일원을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국내 유일의 ‘DMZ 자전거 투어’ 행사가 26일 전국에서 모인 자전거 동호회원 등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DMZ 자전거 투어는 ‘자전거로 민통선을 달린다!’는 주제로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8년째 열리고 있다. 특히 평소에는 민간인에게 개방되지 않는 임진강변의 아름다운 비경을 보며 안보현장을 달린다는 특별한 의미와 함께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날 행사에서는 올해 새롭게 마련한 10종류의 이색자전거를 전문가의 시범과 안내를 받으며 무료 체험할 수 있었고 임진각관광지에 모인 많은 관광객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아이들은 처음 보는 화려한 자전거에 마음을 빼앗겼다. 이날 참가자들은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임진각 평화의 종각에서 출발해 통일대교를 지나 초평도 인근을 거쳐 다시 임진각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17.2km의 코스를 달렸다. 특히 이른 봄의 정취가 물씬 나는 코스를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다보면 초평도를 관망할 수 있는 망원경이 준비된 휴식지가 나온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기념사진 찍기, DMZ 사진전 관람, 엽서쓰기 등 DMZ의 봄을 마음껏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재철 경기도 균형발전기획실장은 “DMZ는 앞으로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라면서, “이 같은 환경과 역사적 자원들을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다음 DMZ 자전거 투어는 오는 4월, 5월, 9월, 10월 넷째 주 일요일마다 오후 12시 30분 부터 접수를 시작해 2시에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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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한류 팬 6천만 명…대한민국 인구 뛰어넘었다88개국 한류 동호회 1천600개 돌파…회원은 무려 68% 늘어KF '2016 지구촌 한류 현황'…차세대 주자로 K뷰티·웹툰 부상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 등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전 세계 한류 팬이 6천만 명으로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브랜드를 단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K뷰티'(K-Beauty)가 차세대 한류 주자로 부상했고,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받아 문학에서도 '코리아'의 위상을 높였다. 25일 공공외교 전문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펴낸 '2016 지구촌 한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9개국의 한류 현황을 조사한 결과 88개국에서 1천652개의 한류 동호회가 결성돼 5천939만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는 2015년보다 동호회는 10.6%, 회원은 68%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한류 팬의 수는 한국 인구 5천169만6천216명(2016년 12월 기준 행정자치부 통계)를 훌쩍 뒤어넘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에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아시아·대양주의 한류 동호인이 4천10만여 명으로 53% 증가했다. 유럽에서는 영화 '아가씨' '부산행' 등이 국제 영화제에서 주목받으면서 1천만 명을 넘어섰고, 미국과 중남미에서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등이 K팝 인기를 견인하면서 900만 명으로 늘었다. 아프리카·중동의 한류 동호인은 19만 명으로 전년(17만 명)에 이어 성장세를 지속했다. 차세대 한류 주자로는 'K뷰티', 'K웹툰' 등이 부상했다. 한국 브랜드를 단 화장품이 수출에 날개를 달아 중국, 미국 등 외국인 소비자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고, 웹툰 '미생'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재탄생해 한때 주춤했던 한류 인기에 불씨를 댕겼다. 특히 대중문화를 주 무대로 삼았던 한류가 지난해에는 소설 '채식주의자'의 맨부커상 수상에 힘입어 순수 문학으로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지난해 한중 관계에 냉기류가 돌면서 중국 당국의 '한류 제재설'이 불거진 것이 자칫 한류 콘텐츠 수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이제는 정부 대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면서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한국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 등에 필요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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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무대' 한라산, 철쭉ㆍ단풍ㆍ눈꽃을 즐긴다29일 단풍 절정…사계절 독특한 아름다움 뽐내며 등반객 '유혹'2000년대 들어 웰빙바람 타고 산행 급증, 작년 125만명 넘어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울긋불긋 색동옷으로 갈아입은 한라산을 보러 많은 등산객이 몰리고 있다.육지보다 다소 늦은 오는 29일께 한라산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이번 주말을 시작으로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오색 단풍길을 걸으며 산행을 즐긴다.가을은 물론 봄·여름·겨울 할 것 없이 한라산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내며 계절마다 축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위용' 드러낸 한라산 백록담[연합뉴스 자료사진]◇ 축제의 무대 한라산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섬 한가운데 1천950m 높이로 우뚝 솟은 남한 최고봉 한라산의 봄은 천천히 느리게 온다.해발 1천400m 이상에서 자라는 한라산 산철쭉은 보통 5월 말에서 6월 초 만개하는데 이때쯤 어김없이 한라산 일원에서 한라산 철쭉제가 열린다.만세동산, 윗세오름, 장구목, 방아오름, 선작지왓, 돈내코 넓은드르 등 산 곳곳에 활짝 핀 산철쭉은 한라산의 다양한 지형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화사하게 피어난 한라산 산철쭉[연합뉴스 자료사진]한라산 최대 군락지로 손꼽히는 해발 1천600m의 선작지왓과 윗세오름 서북쪽의 만세동산 일대 산철쭉은 강풍과 한파에 적응하느라 수형이 거북 모양으로 납작 엎드린 고산지역의 앙증맞은 모습으로 등산객을 맞는다.한라산 철쭉제는 1967년 5월 21일 제1회 행사를 개최한 뒤 어느덧 올해 50회째를 맞았다.여름이 되면 시원한 계곡과 나무 그늘 안으로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초대한다. 남한 최고봉 높이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한라산이 품은 360여 개의 오름을 오르며 더위를 피한다.한라산 백록담까지는 온종일 걸어 오른 뒤 내려와야 하지만 오름등반은 남녀노소 누구나 반나절이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2000년을 전후해 오름 열풍이 제주는 물론 전국에 불면서 직장인 동호회, 청소년 오름 축제, 오름 사랑 마라톤 대회, 오름 야영 캠프 등이 잇따라 만들어지기도 했다. 붉게 물든 한라산 단풍[연합뉴스 자료사진]가을 한라산은 노랗고 빨간 울긋불긋 색동옷으로 곱게 갈아입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오는 29일이면 산 전체의 80% 이상이 단풍으로 물들어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최고의 단풍 명소로는 용진각 계곡과 왕관릉, Y계곡, 영실기암, 탐라계곡 등이 꼽힌다.특히 영실기암 단풍은 500여 개의 기암괴석 사이로 울긋불긋 물들어 한라산 가을 단풍의 백미로 꼽힌다. 마치 아름다운 한 폭의 병풍이 눈 앞에 펼쳐진 듯하다.관음사 탐방로의 뾰족 솟은 삼각봉 주변으로 물든 단풍도 손꼽히는 절경을 자아낸다.새하얀 설국으로 변한 겨울 한라산은 그야말로 겨울왕국이 따로 없을 정도다.웅장한 백록담과 안개 사이로 보이는 한라산 기암절벽 모두가 흑백이 조화로운 동양화를 걸어놓은 듯 황홀한 설경을 보여준다.매서운 찬바람을 이겨낸 구상나무는 하얀 솜 옷을 걸쳐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케 하며 등반객들을 유혹한다.봄에 철쭉제가 열리듯 겨울에는 만설제가 1974년 1월 13일 처음 열린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조국의 평화통일과 산악인들의 무사 산행을 기원하는데 도내 산악인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산악인이 찾아올 정도다. 만개한 한라산 눈꽃[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라산 등반패턴의 변화 한라산은 연간 등반객 수가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이며 내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월별로 보면 산철쭉이 피기 시작하는 5월이 전체 등반객의 20% 내외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이어 4월·8월·10월 순으로 많은 등반객이 한라산을 찾는다.5월은 철쭉 상춘인파와 학생들의 수학여행이 몰리기 때문이며, 4월은 진달래, 8월은 여름 휴가철, 10월은 단풍관광객이 몰리는 것과 비례한다.한라산 연간 등반객 추이를 살펴보면 반짝 생겨났다가 사라진 축제와 그해 사건·사고, 이벤트, 등반로의 폐쇄 등 온갖 풍파와 맞닿아 있다. 한라산 연간 등반객은 1981년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선 이후 1987년 20만명, 1992년 42만명을 거쳐 1994년 50만명을 넘어섰다.1990년대 중반 통일 의지를 담아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이름으로 각종 단체에서 한라산 백록담·백두산 천지의 물과 흙을 합치는 '합수합토제(合水合土祭)' 행사가 붐을 이뤘다. 백두산.한라산 물과 흙 합쳐 통일기원[연합뉴스 자료사진]그러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50만명에 미치지 못하며 소강상태를 보이기도 했다.급증하는 등반객으로 한라산 훼손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1994년 7월부터 1999년 2월까지 윗세오름에서 한라산 정상에 이르는 남벽코스와 돈내코 코스 전구간 등에 대한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했기 때문이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등 악재가 겹친 것도 한 이유다. 그사이 제주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한라산의 눈꽃을 관광 상품화하며 관광객의 발길을 끌기 위해 1997년 눈꽃축제가 열렸으나 변화무쌍한 한라산의 날씨에 따라 축제 분위기가 달라지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5차례 만에 폐지되기도 했다. 그러다 2000년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과 웰빙바람, 오름에 대한 재조명 등 다시 한라산 등반에 불이 붙으면서 2005년 70만명, 2010년 114만명, 2013년 120만명, 2015년 125만명 고지를 넘어서는 등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였다. 2000년 1월 1일 0시 0분 0초에 한라산 정상에서 새천년 횃불 200개를 점화하는 '새 천년의 빛 한라에서 백두까지' 행사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2년 월드컵 성공 기원 철쭉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성화채화 행사가 연이어 이어졌다. 전국체전 밝힐 성화[연합뉴스 자료사진]전국체전의 성화채화 행사도 한라산 백록담에서 열리는 등 백록담은 남한 최고봉이자 민족의 영산으로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한라산은 이후에도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인의 유산으로 거듭나며 그 위상을 드높였다.2008년 물장오리습지, 2009년 1100고지 습지, 2015년 숨은물벵디 습지가 차례로 람사르습지로 인정받으면서 한라산국립공원은 유네스코 3관왕과 람사르습지를 동시에 보유한 세계 유일의 '국제 4대 보호지역'이 됐다.또 2000년대 말 올레길 열풍과 함께 한라산 등반 역시 붐을 이루면서 2010년 처음으로 연간 등반객 100만 시대를 열게 됐다. 2013년 120만명 넘는 사람들이 오르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보이던 연간 등반객 수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로 추모분위기가 전국에 확산하면서 잠시 주춤했으나 이듬해 다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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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지키는데 근무 6시간만 인정…학교경비원 '노예계약'현대판 노예계약 피해 '학교 경비원'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지난 21일 오후, 충북 모 중학교 건물에서 이 학교 경비원이 순찰하고 있다. 이 경비원은 주말이나 연휴에 24시간 학교에 대기하지만, 고작 6시간밖에 근무시간을 인정받지 못한다.민간자본 건립한 학교들, 인건비 줄이려고 경비원들과 부당 근로계약30분 근무, 2시간 휴식' 규정…학교 떠날 수 없어 휴식시간 무의미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지난 21일 오후, 온종일 학생과 교사들로 북적거렸던 충북 모 중학교 건물 내부.복도 사이에 난 건물 유리창으로 도심 속 고층 아파트와 상가 건물이 내뿜는 화려한 불빛이 내려앉았다.그 사이로 이 학교의 유일한 파수꾼인 A(70)씨가 바쁘게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학교경비원'인 그는 교실 곳곳을 돌아보며 시설 중에 고장 나거나 잘못된 게 없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가끔 교실 창문이 열려있으면 닫아주고,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우며 순찰을 하던 그는 외부인이 교내로 들어오자 바짝 긴장했다. 배드민턴 동호회원으로, 운동하기 위해 학교 강당에 간다는 말을 듣고서야 경계를 풀었다. 그는 "3년 전 새벽에 보안업체가 설치한 비상벨이 울려서 확인하러 갔더니 5명이 물건을 훔치려고 교실에 침입하고 있었다"며 "소리치며 쫓아갔더니 금방 달아났다. 경찰에 신고해 다행히 범인들을 잡았지만, 그때 이후로 낯선 사람을 보면 잔뜩 경계하게 된다"고 말했다.이렇게 교내를 순찰하다 보면 족히 1시간 남짓 걸린다. 학교 강당에서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이 나가는 것까지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순찰을 끝내고, 학교가 텅 빈 것을 확인한 늦은 밤이 돼서야 9㎡ 남짓한 숙소에서 잠을 청하지만 마음 놓고 깊은 잠에 빠지지는 못한다. 새벽에 오는 우유 배달차나 가끔 오작동으로 울리는 보안 벨 소리에 번번이 잠이 깬다. 평일에는 교직원이 퇴근했다 출근하면서 학교가 비는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오전 8시 30분까지, 휴일이나 국경일에는 24시간 꼬박 학교를 지키는 이런 일상이 365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된다. 주말이나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나와야 했다.이렇게 일을 해 그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100만원이 채 안된다.올해 최저 시급인 6천30원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최소 한 달에 200만원 이상은 받아야 하지만 지난달 그의 월급명세서에는 101만 4천450원이 찍혀있었다. 항목별로는 기본급 97만830원에 식대 없이 연차수당 3만9천850원이 추가된 게 전부다.여기서 건강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받는 월급은 98만1천380원이다. 한 달 내내 주말도 없이 학교에서 생활하며 일한 대가다.상식적으로 따져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 A씨의 급여 체계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A씨의 급여 산출 명세서를 살펴보면 평일과 주말에 각각 15시간, 24시간씩 학교에서 지내도록 시간이 짜여 있다. 그런데도 A씨의 근무시간은 고작 평일 5시간, 주말 6시간밖에 인정을 못 받았다. 나머지 학교에서 지내는 평일 10시간과 주말 19시간은 휴게시간으로 규정했다. 하루를 꼬박 학교에 묶여 있지만, 오전 8시 30분부터 30분을 근무하면 1∼2시간씩 쉬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오후 10시부터 8시간 동안 취침시간을 주기는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잠을 자며 지켜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야근을 하는 셈이다. A씨는 "학교를 벗어나 있는 시간에 무슨 일이라도 발생하면 책임이 돌아오기 때문에 밖에 나갈 수 없이 온종일 학교에 매여있어야 한다"며 "올해 추석 연휴 때도 추석 당일 제사를 지내려고 집에 다녀온 5시간을 제외하곤 계속 학교를 지켰다"고 말했다. '현대판 노예'와 같은 불합리한 계약이지만 항의할 수도 없다. 공연히 불만을 털어놨다가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나마 일흔의 나이인 그를 받아주는 것도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A씨는 "명절이나 휴가 때만이라도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쉬고 싶은 게 소원이지만 잘못 이야기했다가 눈 밖에 나고,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뺏길까 봐 아무 말도 못한다"고 했다.A씨와 같은 부당한 처우에 시달리는 학교 경비원 사례는 민간투자방식(BTL)으로 지어져 운영되는 학교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다.BTL 방식으로 운영되는 학교는 충북에만 초·중·고등학교를 합쳐 15곳이 있다. 도교육청은 학교의 시설과 경비를 관리하는 운영업체 2곳에 매년 190억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관리운영업체가 임금 단가를 줄이기 위해 비상식적인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설명이다. BTL방식은 민간이 자금을 투자해 학교 건물을 지으면 교육청이 해당 업체들에 관리·운영비 및 임대료 명목으로 장기간에 걸쳐 학교 건설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이런 구조다보니 민간 업체들이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인건비를 줄이려 하는데 가장 만만하고 힘 없는 학교 경비원이 재물이 되기 일쑤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관계자는 "BTL방식 학교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의 사정은 거의 비슷하다"며 "경비원들이 부당한 대접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충북교육청이 이들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북도교육청은 "관리 업체와 학교 경비원 사이에 자율적으로 맺은 계약이기 때문에 제3자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민간투자방식은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너무 많다는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더는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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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647명이 한마음으로 오카리나 연주 '기네스북 도전'국립 亞전당서 광주 남구민 오카리나 대합주…종전 기록 3천81명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시민 8천여명이 한마음으로 연주한 오카리나 선율이 국립 아시아문화전당과 인근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 울려 퍼졌다. 11일 오후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어린이들.11일 오후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광장에는 광주 남구에 거주하는 학생과 주민 8천여명이 모였다.국내·외 오카리나 전문 연주자, 다양한 음악 장르 종사자, 지역 오카리나 마을밴드·동호회, 오카리나 협동조합도 참여했다.문화전당 개관 1주년을 맞아 마련한 이번 합주는 국토교통부 '창조지역 공모사업' 선정과 오카리나 음악도시 조성사업 성과를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합주곡으로 '아리랑', '아침이슬', '우리는 행복해요', '첨밀밀', '남구아리랑' 등 5곡이 울려 퍼졌다. 지휘는 김태현 광주대학교 음악학과 교수가 맡았다.이번 대합주는 단일 악기 최대규모 합주에 관한 기네스북 공식 기록에도 도전했다. 주최 측은 이날 대합주에 8천647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참가자 집계 방식은 국내외 인증기관 규정과 지침을 따랐다. 도전에 나선 시민에게 개별 식별번호가 부여됐고, 행사장 출입구에서 전자기기로 식별번호를 인식했다.종전 기록은 2013년 11월 5일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3천81명이 참여한 오카리나 앙상블이다.이날 오카리나 대합주는 오카리나 음악도시 문화진흥회가 주최하고, 광주 남구청이 후원했다.행사장 주변에서는 오카리나 체험·전시, 버스킹 공연 등이 함께 펼쳐졌다. 광주 남구 관계자는 "8천여명이 음악으로 하나가 된 값진 경험을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