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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호재였던 저유가, 이젠 반갑지만 않은 '양날의 칼'유가 하락 어디까지…국제유가 30달러선 아래로(오데사<美텍사스> AP=연합뉴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12일(현지시각)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2003년 12월 후 처음이다. 원유가격 하락은 휘발유, 디젤유, 항공유, 난방유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운수업자 등 많은 업체가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석유업계의 해고 및 파산 사태가 예상된다. 사진은 2015년 2월 25일 텍사스 주 오데사 지역 유정 30곳이 가동을 멈춘 모습.(오데사 어메리칸 제공)생산·소비엔 일부 긍정적…산유국 등 세계경제 침체로 수출엔 악영향전문가들 "경제체질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박초롱 기자 =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내려앉으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한때 저유가는 에너지원을 전량 수입해야 하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만 받아들여졌다.기업들의 생산 비용은 줄어드는 반면 개인은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과잉 공급 기조 속에 세계 경제 침체가 겹치면서 심화하고 있는 유가 하락세는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정부는 다만 유가 하락의 효과가 예전보다 줄긴 했지만 큰 틀에선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저유가 국면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제성장률 높일 줄 알았던 저유가, 외려 걸림돌로 국제유가 하락 추세가 본격화된 2014년 말∼2015년 초만 해도 저유가가 한국 경제에 축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수입해서 쓰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유가가 내리면 공장 가동 등에 필요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기업의 생산비용 절감으로 물건값이 떨어지고 유류 값이 하락하면 소비 주체인 가계의 실질 구매력도 커진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과 가계가 소비를 늘리면 경기가 좋아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은 지난해 초 공동으로 발표한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하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가 이런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20~30달러대로 급락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공급 과잉과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맞물려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저유가가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를 어렵게 하면서 우리나라도 수출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우리 수출의 58%를 차지하는 신흥국이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이들 나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재정수입의 상당 부분을 원유 판매에 의존하는 중동 등지의 산유국들은 저유가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있다.이는 곧바로 조선, 건설, 플랜트 등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력 수출 분야에서 수주 감소로 나타났다.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2월 초 기준으로 작년도 해외건설 수주액은 약 409억5천700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595억6천만 달러에 비해 31.3%나 급감했다.이 가운데 해외건설의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 지역 수주액은 147억2천600만 달러로 무려 52%나 줄었다.이는 2006년 이후 중동지역 수주 금액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조선업계도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저유가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시추업체들의 발주 및 계약 취소가 줄을 잇고, 해운업계는 일감이 줄어 선박 발주를 거의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저유가 기조는 일부 부문에선 수출에도 악영향을 준다.우리나라는 원유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 산업 강국이다. 원유 가격이 내려가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지난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 수출은 전년대비 각각 36.6%, 21.4%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7.9% 줄었다.지난해 수출 부진은 경제성장률을 깎아 먹은 가장 큰 요인이 됐다. ◇ 속속 유가 전망치 낮추는 글로벌 기관들…"상승 요인 없어"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속속 국제유가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올 상반기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으로 떨어지고 하반기에나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모건스탠리는 달러 강세를 이유로 들며 "유가가 배럴당 20∼25달러까지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기존 원유와 경합하는 셰일가스 생산 기술의 발달로 초경질원유(콘덴세이트) 생산량이 근래 늘고 있어 저유가 국면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일각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세계 경제도 뚜렷하게 개선되는 흐름이 보이지 않아 이같은 예측에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원유 등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제조업 분야에서 서비스업 위주로 글로벌 산업 구조가 변모하고 있다는 점 역시 유가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지정학적 변수로 인한 급변동이 나타날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로선 유가가 올라갈 뚜렷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수요시장이 워낙 안 좋아진 만큼 배럴당 30달러 내외에서 움직이는 저유가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유가, 소비·투자로 연결돼야 긍정적" 전문가들은 저유가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줄이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수출산업의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가 하락으로 줄어든 생산 비용을 제품 경쟁력 향상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준협 연구위원은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년 대비 수출 단가 하락 폭은 점점 미미해지므로 수출물량을 계속 늘릴 수만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패는 결국 제품 경쟁력을 키우는 일에 달렸다"며 "연구개발 투자 등을 늘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전제된다면 저유가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저유가를 버스요금, 난방유 가격, 아파트 관리비 등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물가 하락으로 연결시키면 수요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큰 틀에서 보면 유가 하락은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저유가 효과를 소비와 투자로 연결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며 "저유가 효과가 예전보다 감소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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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해외취업 연간 5천→1만명 규모로 늘린다지난 7월 25일 서울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산업인력공단의 2015 K-MOVE 글로벌 취업박람회에서 취업희망자들이 면담순서를 기다리고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정부, 국가별·직종별 맞춤형 해외취업 지원 대책 추진 내년 상반기 '해외취업 특화' 청해진대학 10여 곳 지정재외공관장 평가에 청년 해외취업 지원 실적 반영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가 국가별·직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지원한다.이를 통해 연간 5천 명선(작년 기준)인 해외 청년취업자 수를 2017년부터 1만여 명으로 늘릴 방침이다.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청년 해외취업 촉진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청년들의 취업 진출이 유망한 15개국을 선정해 국가별·직종별 맞춤형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우선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겨냥해선 인력수요가 많고 진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정보기술(IT), 치기공 직종 등을 중심으로 취업 전략을 마련했다.이 전략에 따르면 일본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무역협회의 IT 취업교육 과정 수강 인원을 올해 150명에서 2017년에는 300명으로 늘린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선 틈새 유망직종인 치기공 분야를 중심으로 대학 저학년 때부터 취업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청해진대학(가칭)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해진대학은 해외취업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대학이나 학과를 가리키는 말이다.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청해진대학 10여 곳을 지정해 청년 200여 명이 최장 2년간 직무, 기술, 어학, 문화를 통합한 해외취업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대외경제장관회의 주재하는 최경환 부총리(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자동차정비, 용접·배관 등 특수기술이나 기능 분야의 인력 수요가 큰 호주와는 현지 준공공기관, 업종별 단체와 업무협력(MOU)을 체결하고 자격 취득형 연수를 통한 취업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내년에는 이 과정으로 100명 정도를 지원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이 많이 진출한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통상 1∼2년의 경력이 있어야 취업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글로벌 리크루트사와 협력하기로 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신흥국에선 현지 진출 한국기업의 중간관리자로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신흥국에서 취업하는 청년에게 주는 해외취업 성공장려금은 현행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반면에 선진국 취업 청년에게 주는 장려금은 현행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낮출 방침이다.중동 시장을 겨냥해선 한국 병원이나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와 연계한 인력 진출을 추진한다.정부가 국가별로 특화된 청년 해외취업 대책을 세운 것은 단순 서비스직으로의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서다.정부는 앞으로 성과가 좋은 대책을 강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이런 차원에서 3∼4개월 단기과정 중심인 고용노동부의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K-Move 스쿨'을 내년부터 6∼12개월 장기과정 중심으로 개편한다. '스펙 쌓기용'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해외인턴 사업 예산은 올해 301억원에서 내년엔 214억원으로 줄인다.그러나 성과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해외취업 사업 지원 예산은 367억원에서 454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해외취업을 원하는 청년에 대한 정보 제공 창구도 강화한다.올해 개통한 해외취업 정보망인 월드잡플러스 홈페이지(www.worldjob.or.kr)에서 현지 물가, 집값, 교통 등 기본적인 생활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해외 취업 장벽은 낮추기로 했다. 해외취업 상담, 일자리 알선, 맞춤형 프로그램 안내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K-Move센터'는 올해 11곳에서 내년에 15곳으로 늘린다.정부는 특히 재외공관장 평가에 청년 해외취업 지원 실적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들의 해외진출은 중장기적으로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며 "진취적인 청년들이 유망·전문 분야에 도전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이런 차원에서 3∼4개월 단기과정 중심인 고용노동부의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K-Move 스쿨'을 내년부터 6∼12개월 장기과정 중심으로 개편한다. '스펙 쌓기용'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해외인턴 사업 예산은 올해 301억원에서 내년엔 214억원으로 줄인다.그러나 성과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해외취업 사업 지원 예산은 367억원에서 454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해외취업을 원하는 청년에 대한 정보 제공 창구도 강화한다.올해 개통한 해외취업 정보망인 월드잡플러스 홈페이지(www.worldjob.or.kr)에서 현지 물가, 집값, 교통 등 기본적인 생활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해외 취업 장벽은 낮추기로 했다. 해외취업 상담, 일자리 알선, 맞춤형 프로그램 안내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K-Move센터'는 올해 11곳에서 내년에 15곳으로 늘린다.정부는 특히 재외공관장 평가에 청년 해외취업 지원 실적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들의 해외진출은 중장기적으로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며 "진취적인 청년들이 유망·전문 분야에 도전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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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테러와 전면전 가속…佛·美·러 IS 공습·EU도 공조리스본 조약 첫 적용…EU 회원국 전면적 구호·지원 "미국, 러시아와 정보협력 용의"·APEC에서도 테러대응 의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금요일 저녁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1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 테러에 대해 전 세계가 전면적인 응징에 나섰다.파리 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한 프랑스와 그동안 시리아 공습을 주도해온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가세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심장부에 대한 공습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 영토에서 무장공격으로 희생자가 발생하면 다른 회원국들이 지원하도록 규정한 '리스본 조약'을 처음으로 적용해 프랑스에 전면적인 안보 구호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러시아는 17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에 있는 IS 근거지 락까를 공습했다고 프랑스 정부 관계자가 로이터통신에 말했다.이 관계자는 "지금 이 시점에 러시아는 락까에 대한 강력한 공격을 진행 중"이라며 "이는 러시아가 (IS 위협을)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러시아는 장거리 폭격기와 해상 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모두 사용해 락까를 공격했으며 항공로 안전을 위한 미국과의 규약에 따라 사전에 미국에 이번 공격 계획을 알렸다고 미국 관계자도 전했다. 이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전날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다에시'(IS가 사용을 금지한 아랍어 이름)를 적으로 선포하고 미국과 러시아 정부에 시리아·이라크에서 IS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전쟁에 하나의 연합군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프랑스 역시 올랑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락까에서 파리 테러에 대한 응징을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프랑스 국방부는 16∼17일 밤새 락까를 공습해 '다에시'의 지휘본부와 훈련센터 등 2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프랑스와 내주 정상회담을 통해 IS 격퇴 방안을 논의한다.프랑스를 방문 중인 케리 미 국무장관은 올랑드 대통령과 만나 테러 대응을 논의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곧 올랑드 대통령과 만나 IS 격퇴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케리 장관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앞으로 수주일 내 다에시는 더 커진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우크라이나 사태로 사실상 '신냉전' 상태까지 치닫던 미국과 러시아는 파리 테러를 정보협력을 강화할 의지를 보였다.존 브레넌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파리 테러 이후 극단주의 테러 예방을 위해 CIA를 포함한 미 정보 공동체와 러시아 정보기관 간 대화 채널 확대 등 정보협력을 강화하고 관계를 개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DN)가 전했다.그보다 앞서 미국과 프랑스는 IS 작전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했다.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프랑스 당국과 테러 대처 관련 작전계획 정보를 더욱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새 지침을 군 지도부에 공식으로 시달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유럽 국가들도 IS 격퇴를 위해 프랑스와의 연대 의지를 천명했다.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국방장관 회담에서 28개 회원국들은 프랑스가 요청한 대로 파리 테러와 관련해 모든 구호와 지원에 나설 태세가 돼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밝혔다.이는 EU 리스본 조약 42조 7항을 따른 것으로 EU가 리스본 조약의 이 규정에 따라 이처럼 의사를 모은 것은 처음이다.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 조항에 따라 회원국들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프랑스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개입하는 데 협조하는 형식이 되거나 다른 군사작전을 돕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21개 회원국들은 테러 대응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회원국들은 공동 성명 초안에서 "우리는 지구 공동체로부터 하나 된 목소리를 내게 하는 이런 잔혹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그러므로 우리는 테러에 맞서는 강력하고 결집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말했다.파리 테러가 시리아에서 계획돼 벨기에에서 조직되고 프랑스에서 실행에 옮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유럽 내에서의 테러리스트 소탕 작전도 이어지고 있다.프랑스는 테러 이후 국내 시민 보호에 11만5천 군경력을 투입했으며 이틀 밤 연속으로 테러 공범자 검거를 위한 수색 및 검거 작전을 벌여 300곳에 가까운 주택 등을 덮쳤다.또한 프랑스 경찰은 앞서 발견된 두 대의 차량에 이어 파리 테러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 번째 차량을 파리 북부에서 발견했다고 관계자들이 AP통신에 말했다. 이 검정 르노 클리오 차량은 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로 연결되는 통근열차선 인근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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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현장> 꿈이 무르익는다…17개 혁신센터 본격 가동사진은 지난 9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무역회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 참석, 삼성과 벤처기업 간 계약 체결식을 지켜본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벤처기업 대표들, 권영진 대구시장 등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스타트업 발굴…매출 내는 회사들 잇따라 중소기업 업그레이드시키고 지역 특화산업도 육성 <※편집자 주 =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를 실행할 거점으로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본격 가동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대구 창조경제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7월까지 전국적인 체제가 완성됐습니다. 지역의 창업과 벤처·중소기업 혁신, 특화산업 육성을 돕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대기업의 노하우와 창업기업의 아이디어가 합쳐져 꿈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일부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짚어보고자 그 현장을 살펴보고 성과를 소개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전국 17개 시·도에 들어선 창조경제혁신센터(혁신센터)는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를 구체화하는 전초기지이다.초기에 '개념이 불명확하다'. '구체적인 내용이 안 잡힌다' 같은 말을 듣기도 했던 창조경제는 혁신센터를 통해 비로소 손에 잡히는 외양과 콘텐츠를 구비하게 됐다. 지난해 9월 종전의 대구 혁신센터를 확대개편하면서 본격화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은 올해 7월 인천 혁신센터가 문을 열면서 마무리됐다.여기에 포스코[005490]가 1월 포항에, 8월 광양에 1곳씩 민간자율형 혁신센터를 설립하면서 전국의 혁신센터는 '17+1' 체제를 갖췄다.민간자율형 혁신센터는 정부 예산을 받지 않는 대신 포스코가 직접 지원한다는 점만 다를 뿐 기본적인 구조나 역할은 비슷하다.미래창조과학부는 혁신센터의 기능으로 크게 세 가지를 내세운다. 창업 지원, 중소기업 혁신 지원, 지역별 특화산업의 육성이 그것이다.정부는 이런 역할 수행을 위해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혁신센터는 센터별로 1곳씩 대기업이 전담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대구는 삼성그룹이, 광주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충북은 LG그룹이 맡는 식이다. 혁신센터장은 대개 전담기업의 전·현직 임원이 맡고 있다.혁신센터와 대기업의 짝짓기를 통해 대-중소 기업 간 상생협력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미래부는 설명한다.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대기업의 경험과 노하우,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역의 벤처·중소기업에 제공해 '성장 사다리' 노릇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미래부 관계자는 "대기업 입장에서도 중소·벤처와의 협력을 통해 새 사업 분야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기술 개발, 매출 향상 등 과실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발굴…일부는 이미 매출 내는 회사로 커 혁신센터는 이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발굴·보육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사진은 지난 2014년 10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는 모습. 앞줄 왼쪽부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민병주 의원, 송락경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권선택 대전시장, 박 대통령,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김차동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대구 혁신센터는 창업 공모전인 'C-랩(lab)'을 통해 올해 상반기 18개 팀을 선발해 보육했고 이 중 16개 팀이 법인 등록을 마쳤다.이렇게 혁신센터에 입주한 곳 중에는 이미 매출을 내기 시작한 곳도 있다. 원단 디자인 설계 프로그램을 개발한 월넛은 4월 서비스를 유료화한 뒤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대전 혁신센터의 창업 공모전 '드림벤처스타'에서 선발된 3차원(3D) 스캐너 및 검사장비 업체 씨메스도 혁신센터 입주 후 추가로 10억4천만원의 매출을 내며 직원도 4명을 더 뽑았다.국방·상업용 드론의 실시간 운영체계(OS) 개발업체인 알티스트는 국방부로부터 방위산업 과제 2억5천만원어치를, 미래부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국책과제 21억원어치를 각각 수주했다.역시 드림벤처스타 1기인 테그웨이는 체열을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웨어러블 소재를 개발해 유네스코의 '2015 세상을 바꿀 10대 IT 기술'에서 대상을 탔다.경기 혁신센터는 해외 진출·투자 유치의 허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해외 창업지원기관, 투자자, 대기업 등의 네트워크를 종합연계해 17개 혁신센터가 길러낸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진출,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G-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영국의 '캐터펄트', 프랑스의 '오렌지팹' 등 3개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창업·육성회사), 미국의 '포메이션8' 등 3개 벤처캐피털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이런 식으로 17개 혁신센터가 선발해 보육하는 창업기업은 9월 말 기준 439개 사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혁신센터의 '우산' 속으로 들어온 뒤 매출이 222억원 늘었고, 100명의 직원을 추가로 채용했다.미래부 관계자는 "온라인 창업·사업 아이디어 플랫폼인 창조경제타운이나 민간 창업지원기관 등과 협력체계를 갖추고 '스타트업 발굴→보육·투자 유치→시제품 제작·제품 출시→유통·판매→글로벌 진출'로 이어지는 성장단계별 지원 체계를 더 공고하게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업그레이드시키고 지역 특화산업도 육성 혁신센터의 또 다른 기능인 중소기업 혁신은 전담 대기업의 자원·역량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기술 수준 등을 끌어올리는 작업이다.스마트팩토리 지원이나 대기업 보유 특허의 유무상 개방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스마트팩토리란 노후화한 생산설비나 공장을 설비 재배치나 첨단장비 도입 등을 통해 생산성은 높이고 불량률은 낮추는 것을 가리킨다.실제 경기 광주 하남산업단지의 동양금속은 주조설비의 불량을 자동 검진하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연평균 8천300만원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박근혜 대통령이 경북 구미시 신평동 모바일기술융합센터에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을 마친 뒤 3차원 공장 시뮬레이션 등 센터를 시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에나인더스트리는 경북 혁신센터와 삼성전자[005930]의 인력이 상주하면서 제조설비의 비효율적 공정을 개선한 결과 5∼8%대였던 불량률을 0%로 끌어내렸다.또 충북 혁신센터는 LG[003550] 계열사 전문인력 20명이 투입돼 42개의 지역 유망기업을 발굴한 뒤 생산기술, 지적재산(IP), 마케팅 등 전방위 지원을 해주고 있다. 특히 기업 현장을 방문해 맞춤형 특허 수요를 파악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140건의 특허를 이전했다.그 결과 금형·사출 업체인 나라엠텍의 경우 LG화학[051910]의 전지팩 케이스 관련 특허 7건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LG 외에도 삼성(3만8천 건), 현대차[005380](1천400건), SK(637건) 등 지금까지 모두 9만9천711건의 특허가 중소기업에 개방됐다.부산 혁신센터의 경우 롯데의 유통망에 지역 특화산업인 신발·의류·수산식품 등을 결합해 상품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미래부 관계자는 "대기업의 특허나 지적재산권 공개, 멘토링 지원 등은 벤처·중소기업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이 가진 마케팅 네트워크·툴은 시장 개척에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혁신센터는 이미 어느 정도 성숙한 지역별 특화산업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충북 혁신센터는 LG생활건강[051900]과 협력해 'K-뷰티' 산업을 적극 육성 중이다. 올해 말에는 지역공동의 화장품 브랜드 '미선려'(美扇麗)를 선보일 예정이다.화장품 원료개발에서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만 추가적인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KPT는 충북 혁신센터의 도움으로 신제품을 개발했다.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유수의 화장품 기업에 원료 공급을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고, 중국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강원 혁신센터는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전문가 멘토단이 평창 지역 5개 마을의 음식·숙박·문화자원을 연계·벨트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경북 혁신센터는 호텔신라[008770]와 손잡고 종가음식 메뉴 개발과 상품화를 지원하는 한편 44개 고택을 선정해 문화체험형 관광상품으로 재단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미래부 관계자는 "혁신센터의 궁극적 지향점은 지역의 성공한 벤처기업이 후발주자를 이끌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자생적인 창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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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어닝시즌…대형주 절반 '서프라이즈' 또는 '쇼크'조선·건설사 잇따라 '쇼크'…증권사 전망치도 '엉터리'(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이 중반부를 넘어선 가운데 대형 상장사 2곳 중 1곳꼴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과 '실적 충격'(어닝 쇼크)을 나타냈다.대형주들의 3분기 실적이 추정치와 크게 벌어지면서 증권사들의 부실한 기업 분석과 조선·건설사의 고무줄 회계처리 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형주 2곳 중 1곳, 실적-추정치 괴리율 10% 이상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대형 상장사 가운데 78곳이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실제 발표된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와 ±10% 이상(적자 전환·확대 포함)의 괴리율을 보이는 곳은 37곳으로 집계됐다. 전망치에 10% 이상 미달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은 삼성엔지니어링[028050]과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중공업 등 총 18곳이며,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은 한화테크윈[012450]과 삼성전자[005930] 등 총 19곳이다. 대형 상장사 절반이 '쇼크' 혹은 '서프라이즈'로 인식되는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부정확한 실적 추정으로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올해 3분기에 18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됐다가 1조5천127억원 영업손실이란 실제 성적표를 공개한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주가가 거의 반토막났다.실적 발표 전날인 지난 21일 3만1천900원이어던 주가는 지난 30일 1만8천200원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2005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현대중공업도 해양플랜트 악재 등으로 예상치보다 60배 이상 큰 적자(-8천976억원)를 기록한 뒤 연일 약세다.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한 추정치도 10% 이상 빗나갔다.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성장 둔화 등을 우려하며 보수적인 전망치(6조5천749억원)를 제시했지만, 실제 발표된 3분기 영업이익은 7조3천934억원에 달했다.증권사들은 뒤늦게 줄줄이 목표주가 상향에 나섰지만, '뒷북' 조정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 위축된 애널리스트…건설·조선사는 '내맘대로' 회계 사실 이 같은 실적 추정 오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지난 7월에 도입된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제' 강화로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분석 활동과 능력이 더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화된 규제는 미공개된 중요 정보를 간접적으로 듣고 투자에 나선 사람도 시장질서 교란행위자로 간주하는 등 처벌 대상을 더 넓게 보고 있다.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어떤 정보까지를 '미공개 정보'로 봐야하는지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며 "기업 탐방이나 IR담당자와의 통화 등 정상적인 기업 분석 활동마저도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전했다.유통되는 정보의 양과 질이 줄어들면서 실적 전망이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또한, 조선·건설 등 일부 수주 업종의 불투명한 회계처리 방식도 시장에 혼란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이들 업종은 장기간 공사를 진행한다는 특성상 자의적으로 회계를 운영하다 한꺼번에에 비용(손실)을 반영하는 관행이 있다.실제 이번에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 대부분이 조선·건설업에 쏠려있다. 한 증권사 기업 분석 담당 연구원은 "이번 삼성엔지니어링의 손실 규모는 시장에서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점쟁이가 아니고서야 이를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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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기업 체감경기 호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수출 경기·서비스업 인력사정 지수는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정부의 잇단 소비진작정책에 힘입어 기업들의 10월 체감경기가 호전됐다.하지만 수출 경기와 서비스업 인력사정은 악화됐고 전체 기업들의 11월 전망도 보합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1로 집계돼 9월(68)보다 3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5월(73)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의 소비확대 정책으로 내수가 호전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0월 지수를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은 74로 9월보다 2포인트 올랐고 중소기업도 전월보다 4포인트 오른 66으로 집계됐다.수출기업은 75, 내수기업은 69로 9월보다 6포인트, 2포인트씩 상승했다.부문별로는 매출BSI가 81로 3포인트 오른 것을 비롯해 생산, 채산성, 자금사정, 가동률, 신규수주, 설비투자, 인력사정 등이 고르게 상승했다.반면 수출BSI는 80으로 9월(81)보다 1포인트 떨어졌고 11월 수출전망BSI도 81로 10월 전망치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내수판매BSI도 11월 전망지수는 10월보다 2포인트 내렸다.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6.4%)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9.0%) 경쟁심화(11.7%) 등을 꼽았다.11월 업황 전망BSI는 70으로 나타나 9월에 집계한 10월 전망치(70)와 같았다. 비제조업(서비스업)의 10월 업황BSI는 74로 전월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11월 비제조업의 업황전망BSI는 73으로 10월 전망BSI와 같았다.비제조업의 10월 매출BSI가 81로 9월보다 2포인트 상승한 것을 비롯해 채산성, 자금사정BSI지수도 올랐다.반면 비제조업의 10월 인력사정BSI는 86으로 9월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비제조업체들도 내수부진(24.9%)과 경쟁심화(15.9%), 불확실한 경제상황(12.8%) 등을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10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4로 9월보다 1포인트 올랐고 순환변동치도 1포인트 오른 9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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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최악적자 속 수주잔량 '세계 톱5' 독식9월 수주잔량 1~5위 한국 석권…중국이 맹추격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최악의 적자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선박 수주잔량 부문에서 전세계 1~5위를 휩쓸며 저력을 과시했다. 해양플랜트 악재와 경영 부실로 올해 조 단위 적자를 내고 있으나 막대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익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23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수주 잔량은 9월 말 기준 131척, 850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132척)로 세계 조선소 가운데 가장 많았다.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는 지난해 11월 수주잔량 1위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부실로 지난 2분기 3조여원의 적자를 내고 3분기에도 최대 1조원 이상의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 연간으로는 5조3천억원 적자가 우려된다. 그러나 최근 인력 감축, 자산 매각, 채권단 지원, 고부가 액화천연가스운반(LNG)선 수주 등으로 내년부터 점차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대우조선 측은 "누가 뭐래도 대우조선은 세계 1위 조선업체"라면서 "그동안 쌓였던 부실을 올해까지 털게 되면 내년부터는 최고 조선업체에 걸맞은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수주잔량 2위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513만CGT, 105척), 3위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501만CGT, 88척), 4위와 5위는 현대중공업그룹 형제인 현대삼호중공업(399만CGT, 90척)과 현대미포조선[010620](289만CGT, 129척)이다.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악재 만회를 위해 LNG선 등 전통적인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주력함과 동시에 다양한 첨단 및 친환경 선박 개발로 경쟁 업체들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섭다. 한국이 1~5위를 휩쓰는 동안 중국 조선소들은 6~9위에 포진하며 상위권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후둥 중화가 수주 잔량 238만CGT(55척)로 세계 6위였으며 상하이 와이가오차오(229만CGT, 66척), 장쑤 뉴 YZJ(218만CGT, 88척), 다롄 조선(185만CGT, 45척) 순이었다. 일본 업체로는 이마바리 SB 마루가메(176만CGT, 41척)가 10위에 턱걸이했으며 한국의 성동조선(170만CGT, 65척)은 11위였다.9월 수주 잔량 기준으로 중국 조선소 70개가 전세계 150위 내에 포진했다. 조선업을 주도하는 한국의 빅5만 빼면 사실상 중국이 전세계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 조선업체는 중국 중앙 및 지방 정부의 발주를 손쉽게 수주하고 헐값에 해외 수출까지 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반면 국내 조선소의 경우 고임금, 고부가가치 사업 실패, 조선소 노후화 등의 악재로 주춤거리고 있다.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악재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 업체들이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면서 "이미 조선 수주 총량으로 보면 중국이 한국을 넘어섰지만 아직 단일 조선소로는 한국이 앞서고 있는데 이마저 내줄 경우 한국 조선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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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검찰 출두 이상득 "여기 온 이유 모르겠다"(종합)포스코 비리 의혹, 이상득 전 의원 검찰 소환(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소환돼 부축을 받으며 검찰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포스코가 티엠테크를 비롯한 협력업체 몇 곳에 일감을 몰아주는 데 관여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검찰, 측근의 포스코 특혜 수주 등 '포스코 비리 의혹' 추궁 (서울=연합뉴스) 안희 최송아 기자 =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협력사 특혜 의혹에 연루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을 5일 소환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이날 오전 10시2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이 전 의원은 취재진으로부터 포스코의 협력사 특혜 의혹에 관한 질문을 받자 "내가 왜 여기 와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왔다. 물어보는 말에 대답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전 의원은 포스코가 특정 협력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데 관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고, 협력사가 챙긴 이익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쓰인 것 아니냐고 묻자 "절대로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보좌진의 부축을 받으며 청사로 들어온 이 전 의원은 다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 등에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의원이 검찰에 소환된 건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앞서 이 전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 7월 구속기소됐고 작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2개월이 확정됐다. 질문에 답하는 이상득 전 의원(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소환돼 검찰 청사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확정 판결 전에 수감 기간이 형기를 채웠기 때문에 이 전 의원은 2013년 9월 만기 출소했다.검찰은 이 전 의원의 측근 박모씨가 실소유한 업체 티엠테크 등이 포스코로부터 일감을 특혜 수주한 단서를 포착했다.2008년 말 설립된 티엠테크는 이듬해부터 포스코로부터 제철소 설비 관리 업무를 집중 수주했다. 이 전 의원의 포항 지역 사무소장이던 박씨는 이 업체의 대주주다.검찰은 박씨가 티엠테크로부터 받은 배당수익 등이 2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중 상당액은 이 전 의원의 포항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되는 등 특혜 수주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이 전 의원 측에도 흘러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검찰은 이 전 의원이 포스코의 현안이었던 신제강공장 건설 중단 문제를 해결해 준 대가로 포스코가 티엠테크에 일감을 집중 발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2009년 국방부와 군이 고도제한 문제로 신제강공장 건설 사업을 중단시키자 이 전 의원은 갈등 조정에 나섰고, 결국 2011년 공장 건설이 재개됐다.아울러 정준양 전 회장이 2009년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 이 전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확인되면 '티엠테크 특혜 수주'가 대가성을 지닌 거래라는 점을 뒷받침하게 된다.검찰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티엠테크의 일감 수주와 신제강공장 건설 재개, 정 전 회장의 선임 등이 상관관계가 있었던 게 아닌지 추궁하고 있다.검찰은 이 전 의원의 신제강공장 현안 해결과 티엠테크 일감 수주 사이에 명확한 대가관계가 성립하면 수뢰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대가관계가 분명하지 않더라도 이 전 의원 측에 불법적 이득이 제공된 것으로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따져보기로 했다. 이득액이 크다고 판단하면 이 전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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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DA 현장-방글라데시> ⑤윤희 한인회장 인터뷰23년 전 이민해 전 세계 스웨터 제조·수출 1위 기업 '해송' 일궈한인회관 짓는 게 꿈…"지구상 마지막 섬유시장에 투자·진출하길" (다카<방글라데시>=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국제공항에서 23㎞ 떨어진 아슐리아 공업지대. 이곳에는 연간 1천만 장이 넘는 스웨터를 만드는 공장이 있다. 전 세계 스웨터 제조·수출 1위 기업인 ㈜해송(Haesong)이다.23년 전 방글라데시에 이민해 이 기업을 일군 주인공은 윤 희(57) 대표이사. 16일 오후(현지시간) 다카 시내에 있는 한 한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윤 대표는 "공업단지 내 2만 4천여㎥(7천400여 평)의 대지에 6층 규모의 공장 3동을 짓고, 직원 8천300여 명을 둔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며 "스웨터만 1개월에 80만∼100만 장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하루에 원사를 염색하는 분량도 36t에 이른다.그는 "모든 기계는 한국에서 들여 왔지만, 경영은 철저히 현지화하고 있다"면서 "직원 중 한국인은 4명뿐"이라고 소개했다. "섬유산업은 인구 1억 6천만 명의 방글라데시를 부흥시킬 수 있는 업종입니다. 방글라데시는 지구상 마지막 남은 섬유 시장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앞으로도 10년 넘게 특수를 누릴 수 있어 지금이라도 관련 업종에 투자·진출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수치로 보면 성공했다는 말을 들을 법도 한데 윤 대표는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을 싫어한다. 자신의 멘토이면서 경쟁자이기도 한 성기학 영원무역 대표가 앞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서도 공장을 운영하는 성 대표는 '노스페이스'란 아웃도어 상표를 '빅 히트'시켰으며 섬유업계 1인자로 꼽힌다. 그렇다고 윤 대표가 2인자는 아니다. 스웨터 부문에서만큼은 따라올 자가 없다. "영원무역을 잡겠다고 무모하게 투자했다면 망했을 것"이라고 그는 단언한다. 차별화, 도전 정신, 뚝심이 일궈낸 성공이다.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그는 초·중·고등학교를 고향에서 졸업하고, 한양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해병대 복무 후 복학해 졸업하고 나서 중소 무역회사인 '정상'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그는 섬유와 인연을 맺었다. "일을 많이 배웠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2년 만에 과장까지 진급했을 정도였죠. 그러다 보니 섬유업계에서는 눈에 띄었고, 31살에 동종 업계 회사에 이사로 스카우트됐습니다. 제 경력에는 차장, 부장이 없어요. 그 당시 500만∼6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할 수 있는 능력자였습니다." 이런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처음부터 사업가를 꿈꿨기 때문이다. 발주, 신용장 작성, 영업, 조직 관리 등 모든 일을 '내 일'이라고 생각해 열정적으로 해냈던 것이다.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면서 재미있게 일했지만, 회사 생활은 거기까지였다. 윤 대표의 조수 역할을 하던 후배와 함께 38살에 '해송코리아'를 차리고 나래를 펼쳤다. '해송'(海松)은 고향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그가 해남군 화원면 송촌리 출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처음에는 괜찮았죠. 그러나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섬유산업은 하향길로 접어들었고, 제게도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염색공장에서 일하려는 젊은이가 줄어들고 임금도 올라가면서 섬유산업은 인기가 떨어졌죠.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어요." 1991년 이사로 스카우트되고 혈혈단신 방글라데시 주재원으로 부임했던 나라를 먼저 떠올렸다. 당시 네덜란드의 바이어가 "방글라데시는 어떻겠느냐"고 소개하면서 던진, "그 나라에 가더라도 주문은 계속하겠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도 그를 방글라데시로 이끌었다. 그는 돈키호테처럼 결정하고 이듬해 망설임 없이 혼자서 이 나라로 날아왔다. "지금도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방글라데시가 불편한데 23년 전은 어땠겠습니까. 말도 못했죠. 서울에서 기술자를 초빙했고, 기계와 자재도 공수했죠. 이 나라 관공서 23곳을 반년 정도 뛰어다닌 끝에 겨우 공장 설립 허가를 얻어냈어요. 몇 차례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말도 못하게 고생을 했죠. 하지만 해병대 정신, 뚝심으로 밀어붙여 오늘의 해송을 만들었습니다." 방글라데시에는 현재 1천 명이 넘는 한인사회가 구성돼 있다. 한인회는 한국-방글라데시 수교 3년 뒤인 1976년 설립됐다. 윤 대표는 자신이 고생한 것을 한인들에게 들려주고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기 위해 한인회에 들어가 열심히 활동했다. 총무, 부회장을 거쳐 2006년부터 6년간 회장을 지냈다.강력한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봉사를 한 명에게만 계속 맡기느냐"고 항의하면서 회장직을 그만뒀지만, 방글라데시 한인들은 지난해 다시 그를 회장에 추대했다. "벌써 8년째 회장을 하고 있어요.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둘 것입니다. 다만, 한인사회 숙원 사업인 한인회관을 짓는 일에는 앞장설 것이고요. 차세대 양성에도 나설 것입니다."그는 5년째 국내 대학생들에게 특강을 한다. '개발도상국이 좋다', '개발도상국에 답이 있다'는 주제로 방글라데시에서의 성공담을 들려준다. 국내에서는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기보다 더 힘들다는 취업을 해외에서 이뤄보라는 조언도 꼭 한다. 자신이 길라잡이가 돼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희망을 준다.윤 회장은 현재 방글라데시가 중진국으로 진입해 섬유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 것을 대비해 조선업, 태양광 발전, IT 산업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 중이다. "우리가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뀔 때 생각을 하면 방글라데시에 어떤 산업으로 진출할지 답이 나와요. 개도국 발전 과정이 다 똑같잖아요. 상하수도, 도시계획, 신도시를 세우는 일들, 그런 걸 선점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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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9천억 적자·워크아웃에도 파업…노조 '이기주의' 심각26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기업 파업, 협력업체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직격탄'"노조, 기득권 내려놓고 회사와 상생 협력해야" 한목소리 (전국종합=연합뉴스) "투쟁! 투쟁! 결사투쟁" "파업! 파업! 총파업, 흩어지면 죽는다." 26일 오후 2시 울산시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회색 근무복을 입고 안전모 대신 '단결 투쟁'이라고 적힌 빨간 머리띠를 두른 근로자들이 공장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국내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일손을 멈추고 파업에 나선 것이다. 요란하고 바쁘게 돌아가던 공장 안 기계들은 멈추고 근로자들의 파업가와 투쟁 구호 소리만 울려 퍼졌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회사가 "계속된 경영 위기로 회사가 존립의 기로에 있다"며 임금동결안을 제시하자 근로자들은 이를 거부하고 파업으로 대응했다.노사가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에 동참을 해도 모자랄 시기에 노조가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데 대해 "공감할 수 없다"며 '노조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시대에 대기업 노사의 소모적 분쟁은 모두에게 손해"라며 "굳어버린 대립적 노사관계의 틀을 협력적 관계로 바꾸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1조9천억 적자·워크아웃에도 파업 또 파업 현대중공업은 2013년까지만 해도 19년 연속 무파업을 기록, 노사협력 모범 사업장으로 국내외 주요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그러나 강경 노선의 노조 집행부가 구성되면서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4차례 파업을 했다. 회사가 노조 요구안을 들어주지 않는다는게 이유였다. 노조는 올해 또다시 파업의 깃발을 들었다. 회사는 "일감 확보를 위한 저가 수주와 해양플랜트 공사의 공정 지연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고 올 연말에도 실적이 호전될 기미가 없다"며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에 파업만은 자제해주길 촉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조선경기 침체로 2014년 3분기 사상 최대인 1조9천3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7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하고 있다.노조는 그러나 "경영 위기는 경영진 잘못"이라며 "노동자들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광주 금호타이어는 회사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 기간뿐만 아니라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이어지는 노조의 파업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이 회사는 2009년 12월 워크아웃에 들어가 5년만인 지난해 12월 졸업했다. 워크아웃 기간 임금 삭감과 정리해고 등으로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었고 노조는 이 기간 4차례 전면파업, 5차례 부분 파업을 했다. 워크아웃 상태에서도 1년에 2차례꼴로 파업을 한 셈이다. 파업은 워크아웃 졸업 직후 지난해 12월에도 부분파업, 올 임금협상에서도 임금 인상 방식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다시 2차례 부분파업을 했다. 이달 17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이제 막 워크아웃을 벗어난 시점에 회사 성장을 위해 노력할 때이니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입장. 반면 노조는 "그동안 고생했고 회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도 아니므로 그 열매를 충분히 나눠야 한다"고 맞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민주노총 핵심사업장인 현대차 노조도 1987년 설립 이래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거의 매년 연례행사처럼 파업했다. 올해도 22차례 노사협상 끝에 회사 제시안이 나오지 않자 '결렬'을 선언하고 사실상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노조는 특히 올 임단협에서 '조합원 고용 확보'라는 명목으로 '국내공장 신설'과 '해외공장 생산량 합의' 안을 꺼냈지만 이는 회사 경영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기득권 챙기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밖에 부산 한진중공업은 2010년 12월 15일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근로자 40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하자 노조는 즉각 총파업에 들어갔고, 금속노조 간부가 309일간 크레인 고공농성을 하는 등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다.2013년 우여곡절 끝에 노사 합의로 회사는 정상화됐지만 조선 경기 불황에 수주 물량이 없어 직원들의 장기휴업이 불가피했고 노사 모두 힘겨운 시기를 보내다 올 6월에야 갈등이 봉합됐다. ◇ 대기업 노조의 잇단 파업…협력업체·지역경제 '직격탄'대기업 노조 파업에 협력업체들은 심한 몸살을 앓고 지역경제는 휘청거린다.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차례 노조 파업으로 158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공시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6차례 파업에 차량 1만6천500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3천300억원의 매출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하면 협력업체들은 모기업보다 더 많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사내 협력업체가 300여곳, 사외 협력업체는 2천여곳에 이른다. 현대차의 1·2차 협력업체도 5천500여 곳이다. 조선 협력업체의 한 대표는 "조선업계의 장기 불황으로 경영이 어려운데, 대기업 노조가 파업하면 각종 경비는 그대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작업 물량이 줄어들어 어려움이 말도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대기업과 협력 업체의 피해 여파는 곧바로 인근 식당 등 지역경제로 이어진다.울산시 동구의 한 식당 주인은 "요즘처럼 가게 운영이 어렵긴 처음"이라며 "가뜩이나 얼어붙은 지역 경기에 파업은 찬물을 붓는 격"이라고 토로했다.울산시 관계자는 "대기업이 파업하면 지역경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노사는 대화와 타협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노사 분규는 회사의 신인도와 더불어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심준석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장은 "수출이 감소하는 등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조선과 자동차업계의 파업이 겹치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더불어 기업의 대내외 신뢰도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신뢰와 이미지 추락은 금액을 산정할 수 없는 간접 손실"이라고 말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대기업 노조가) 영세사업장 근로자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근로조건을 내세우고 파업 등 노사분쟁에 나서면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노조 기득권 내려놓고 상생 협력 나서야" 노조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상생 협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위기일 때는 이같은 상생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김기봉 초대 한국석유공사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회사가 망하든 말든 식의 파업을 해서는 안 된다"며 "어려울 때는 노조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상생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3 노총 전국노동조합총연맹 출범을 준비 중인 김병식 전국건설기능인노조위원장은 "현 노동계는 대기업과 정규직을 위한 기득권 세력이 중심"이라며 "이제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를 위한 노동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전진오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 협의회 부회장도 "회사 생존을 위해서는 노사가 힘을 합쳐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규직 노동자의 기득권과 과보호를 완화하기 위해 능력과 성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조형제 울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규직 과보호 완화를 위해서는 노사 모두 공평하게 참여해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평가하는 임금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청년이 여는 미래'의 신보라 대표는 "능력 및 성과와 관계없이 임금이 오르는 것은 문제"라며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등 노동시장이 새로 바뀌어야 하고, 특히 대기업 노조는 고용절벽에 선 청년들을 위해 기득권을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권혁 부산대 교수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못지않게 대기업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며 "대기업 노사관계의 변화는 곧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욱 장영은 여운창 김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