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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학수사> ①'빼도박도 못하는 증거' 지문전 국민 주민등록 정보 활용…인권침해 논란 있지만 신속수사에 큰 기여60여년간 눈부신 기술 발달…선진국도 인정한 최고 수준 <※ 편집자주 : 시대가 변화하면서 범죄 양상도 날로 지능화하는 양상입니다. 인권이 중시되면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거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간 계속 발전해온 다양한 과학수사 기법은 이같은 범죄환경에 대응하는 수사기관의 중요한 무기입니다. 한국의 과학수사 기법과 그 발전상을 약 15회에 걸쳐 매주 토요일 소개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이거 어떻게든 꼭 잡고 싶은데….'서울 구로경찰서 형사과에는 올 3월까지 꽤 신경쓰이는 '숙제'가 있었다. 5년여 전인 2010년 11월14일 구로구 한 편의점에서 발생한 특수강도미수 사건이었다. 사건 자체는 단순했다. 그날 오후 9시40분께, 흉기를 든 한 남성이 편의점으로 들어와 종업원을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으려다 실패해 달아났다.평범한 편의점 강도 사건이지만, 구로서 형사들이 범인 검거 의지를 다진 것은 단지 해결되지 않은 미제사건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편의점 폐쇄회로(CC)TV 동영상에 잡힌 피해자의 겁에 질린 모습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아서였다.피해자는 당시 불과 20세였던 여종업원이었다. 파일을 내려받은 것이 아니라 PC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서인지 화질이 나빠 표정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영상을 본 형사들은 범행 당시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감을 짐작하고도 남았다.범인은 모자를 눌러쓴 채 종업원 혼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음료수를 사는 척 계산대 위에 올리고 담배를 주문했다. 종업원이 뒤편 진열대에서 담배를 꺼내 돌아서는 순간 흉기를 들이댔다. 다른 손님이 들어오려 하자 흉기를 휘둘러 쫓아버렸다. 편의점 안에는 종업원과 범인 둘밖에 없었다.범인은 종업원이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머리채를 잡고 머리를 계속 눌러댔다. 그러다 한쪽 구석에 종업원을 팽개치고는 계산대 금고를 열려 했다. 조작법을 모르는지 계속 실패하던 범인은 결국 돈을 꺼내지 못했다. 그는 겁에 질려 구석에 웅크린 종업원을 두고 황급히 편의점을 빠져나갔다.처음에는 범인 검거가 어렵지 않아 보였다.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인 지문이 음료수병에서 채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민등록 국민 지문 데이터베이스(DB)에서는 일치하는 지문이 나오지 않았다. 주민등록을 하지 않은 한국인이 아니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라는 뜻이었다.결정적 증거인 지문을 활용할 수 없자 경찰은 편의점 주변 CCTV를 뒤졌다. 지금은 사설 CCTV까지 수두룩한 곳이지만, 당시에는 CCTV가 많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CCTV 영상을 돌려 보며 추적했으나 범인은 어느 순간엔가 종적을 감췄다. 인상착의가 비슷한 이들에 대한 탐문도 소득이 없었다. 수사는 벽에 부딪혔다.시간이 흐르는 사이 미제로 남은 이 사건은 구로서 강력 6팀이 넘겨받았다. 밀려드는 다른 사건들을 처리하면서도 이 사건을 잊지 않던 그들에게 올 3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유일한 증거였던 음료수병 지문의 주인이 확인됐다는 소식이었다.정부는 국내 입국하는 17세 이상 모든 외국인의 지문과 얼굴 정보를 등록하는 제도를 2012년부터 시행했다. 2014년에는 외국인 지문·사진정보가 전산망으로 경찰청과 연결됐다. 강력 6팀은 경찰청에 음료수병 지문 재검색을 의뢰했다. 국내 체류하는 중국동포 장모(37)씨의 지문이라는 회신이 왔다. 범행 이후 중국을 여러 차례 드나든 기록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지문과 얼굴이 등록된 듯했다.수사는 5년여 만에 급물살을 탔다. 장씨의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소재 추적 결과 그가 경기도의 한 공사현장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3월24일, 강력 6팀 전원이 검거에 투입됐다. 일터에서 형사들을 마주친 장씨는 담담하게 체포영장 집행에 응했다. "잘못했습니다. 저도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였다.구속된 장씨에게는 탈북민 출신 아내와 어린 딸이 있었다. 형사들은 탈북민 지원단체에 요청해 이들 모녀가 생계 도움을 받을 방법을 마련해 줬다.◇ 가장 고전적인, 그러나 가장 확실한 증거…법·제도가 뒷받침 지문 감식은 가장 널리 알려진 과학수사 기법이다. 지문은 사람마다 다르고, 한 사람의 지문도 손가락마다 다르다. 평생 형태가 변하지도 않는다.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지문 일치 여부는 DNA와 더불어 가장 확실한 근거다.한국의 지문 감식 역사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내부무 치안국에 '감식과 지문계'가 설치된 1948년 11월 시작됐다. 일제 강점기 일본 경찰도 범죄자 지문을 축적했지만, 경찰은 지문계 설치를 공식적인 시초로 보고 있다.초기에는 다른 방법으로 피의자 신병이 확보됐을 때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과 실제 피의자 지문을 1대 1로 대조, 동일인 여부와 범죄 관련성을 확인했다.1963년 각 시·도 경찰국 수사과에 '감식계'가 신설되고서는 '1대다(多)'식 지문 검색이 가능해졌다. 종전에 축적된 범죄자 지문 자료를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현장 지문과 대조, 같은 지문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1964년 제도화한 이 방식을 '일지지문제도'라 하는데, 한국 과학수사 역사에 중요한 계기로 거론된다. 구로경찰서의 사건 해결 과정에서 보듯, 한국에서 지문 감식 기법의 빠른 발전은 법·제도의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했다. 입국 외국인 지문을 등록하게 한 제도 덕분에 종전에 활용되지 못한 지문 증거가 비로소 빛을 발한 것이다.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8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때 좌우 엄지손가락 지문을 날인하게 하는 제도가 처음 도입됐다. 1975년에는 열 손가락 지문(십지지문)을 등록하게 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바뀌었다. 국가가 사실상 전 국민의 지문 정보를 보유할 법적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경찰은 이렇게 축적된 지문 정보를 용의자 특정이나 변사자, 행려병자 등의 신원 확인에 활용하고 있다.주민등록상 지문 정보를 국가에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하고 이를 경찰이 상시 활용하는 것은 전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태도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러나 한시라도 빨리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수사기관은 수사 목적에 한해서라면 국민 지문 정보를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60여년간 눈부신 기술 진보…세계 최고 수준 한국 경찰의 지문 감식 기술은 1948년 이후 큰 발전을 거듭했다. 미국 등 수사 선진국에서도 한국의 지문 감식 기술 역량을 인정할 정도다. 오늘날에는 앞선 기법을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종이에 작성된 범죄자 지문 자료를 하나하나 눈으로 살펴보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경찰은 1990년 금고 이상 전과자의 지문 패턴 특징을 DB로 저장한 뒤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 패턴과 대조하는 지문검색시스템(IFIS)을 구축했다.초기에는 저장장치 용량이 얼마 되지 않아 지문 자체 이미지가 아닌 패턴 특징만 저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경찰이 운용하는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은 지문 이미지까지 저장할 수 있고, 현장 지문의 특징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주민등록 지문 DB에서 특징이 유사한 지문을 자동으로 여러 개 찾아준다. 경찰청 범죄분석센터 소속 지문감정관이 현장에서 확보된 지문을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에서 찾은 일치 지문 후보군들과 대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이렇게 몇 개의 '후보군'이 등장하면 경찰청 범죄분석센터에 근무하는 감정관이 가장 패턴 일치도가 높은 지문을 육안으로 골라낸다. 경찰청 지문 감정관은 40명으로, 경찰관이 아닌 행정직 공무원으로 임용돼 지금까지 지문 감정 업무만 담당하는 '베테랑'들이다. 33년간 지문만 들여다본 감정관이 있을 정도다.지문 감식은 패턴 특징의 일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범죄 현장에서 온전한 전체 지문이 확보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일부만 남은 '조각지문'이다. 흔히 '쪽지문'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패턴만 선명하다면 온전한 크기의 20%만 남은 쪽지문도 일치하는 지문을 찾아낼 수 있다.심지어 시신이 미라처럼 심하게 말라붙어 지문 채취가 곤란한 상황에서도 지문을 뜨거운 물에 담가 순간적으로 팽창을 유도, 채취 가능한 상태로 반드는 기법까지 등장했다. 한국 경찰이 자체 개발한'고온습열처리법'이다.최근에는 손가락 무늬인 지문뿐 아니라 장문(掌紋, 손바닥 무늬)까지 수사에 활용된다. 장문 역시 개인마다 다른 형태를 띠는 점을 이용한 기법이다. 용의자 신병이 확보됐는데 CCTV 등 다른 증거가 마땅찮고, 현장에서 지문 대신 장문이 발견됐다면 용의자의 실제 장문과 대조해 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지문 감식을 통한 신원 확인 실적은 날로 개선되는 추세다. 2004년 의뢰받은 1만9천577건 중 8천460건(43.2%)만 확인에 성공했지만, 2014년에는 1만9천632건 중 1만1천494건(58.5%)까지 성공률이 높아졌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현장 지문 재검색으로 살인, 강도 등 중요 미제사건을 해결한 사례도 374건에 이른다.경찰 관계자는 "오늘날에는 실종자나 치매 환자 신원 확인 등 민생치안 분야에서도 지문이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며 "검색 프로그램의 추출·비교 능력을 향상하고 새로운 기법을 개발하고자 관련 예산을 계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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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음식> 스태미나와 피부 미용에 좋은 주꾸미사진 / 전수영 기자 (보령=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면후심흑(面厚心黑). 낯짝은 두껍고 속은 시커멓다? 정치인의 속성을 질타하는 ‘후흑학’(厚黑學)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바로 이 계절의 진객이자 별미인 주꾸미 이야기다. 주꾸미로 유명한 충남 보령 무창포를 찾았다.문어과의 주꾸미는 오동통한 머리 부분과 여덟 개의 다리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 바다의 연체동물이다. 머리에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시커먼 먹물을 안전판처럼 품고 다닌다. 적이 나타나 자신을 위협할 경우 이 먹물을 순식간에 내뿜고 줄행랑을 친다. 일종의 호신용 연막작전인 셈이다.주꾸미는 포란기이자 산란기인 봄철에 맛이 가장 좋다. 3월과 4월에 알을 몸속 가득 품고 있다가 5월 중순 몸 밖으로 내보낸다. 봄날 주꾸미 맛의 정수는 바로 이 알에 있는 셈이다. 그래서 ‘봄에는 주꾸미, 가을에는 낙지’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주꾸미와 낙지는 생김새가 비슷하다. 다만 모두 여덟 개인 다리의 길이에서 뚜렷한 차이가 난다. 낙지가 주꾸미보다 두 배가량 길다. 어부들은 주로 소라 껍데기를 이용해 주꾸미를 잡는다. 주꾸미는 은신하거나 산란하기 위해 소라 껍데기에 숨어드는데 이런 생존ㆍ번식 본능을 이용해 포획하는 것이다. 연어처럼 주꾸미 암컷도 알을 낳은 뒤 곧바로 숨을 거둔다. 주꾸미의 수명은 1년에 불과하다.우리나라에서 주꾸미의 주산지는 서해안이다. 보령, 서천, 군산 등이 그곳이다. 얕은 바다에 모래자갈 또는 진흙이 드넓게 깔려 있어 생존과 번식에 안성맞춤이다. 주꾸미는 조개류와 물고기류를 주식으로 살아간다.◇ 끓일수록 깊고 시원한 맛 더해 주꾸미 요리에는 무엇이 있을까? 크게 샤부샤부 요리와 볶음 요리를 들 수 있다. 샤부샤부의 경우 다시다 물에 조개, 파, 쑥갓, 팽이버섯과 함께 주꾸미를 넣고 끓인다. 시원한 국물 맛이 그만이다. 같은 식재료라도 어떻게 요리해 먹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샤부샤부 요리에서는 주꾸미 머리를 가위로 잘라 먼저 냄비에 넣는다. 머리 부분은 다리에 비해 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끓일수록 진국이 푹푹 우러나기 때문이다.머리 부분은 익어가면서 색깔이 차츰 달라진다. 붉은색으로 변하면 고기가 익었다는 신호나 다름없다. 끓이면 끓일수록 머릿속 시커먼 먹물이 우러나와 깊고 시원한 맛을 더한다. 다리 부분은 머리보다 나중에 넣되 익었다 싶으면 얼른 꺼내 먹는 게 좋다. 함께 넣는 조개도 마찬가지다.볶음 요리의 특징은 매콤한 맛이다. 대파, 당근, 고추장, 물엿, 양파, 참기름과 함께 주꾸미를 볶아 먹으면 샤부샤부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기를 거의 다 먹은 뒤에는 밥을 넣어 볶으면 색다르면서도 푸짐한 식사가 된다. 주꾸미는 샤부샤부나 볶음 요리 외에도 회로도 먹을 수 있다. 낙지보다 연해서 씹기에도 좋다.충남 보령 무창포의 한 식당에서 만난 강희석(62)ㆍ이명옥(59)씨 부부는 “담백하고 쫄깃한 주꾸미의 맛에 이끌려 해마다 주꾸미 철이면 대전에서 이곳으로 자주 놀러 온다”며 “남자에게는 스태미나에, 여자에게는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제 얼굴 좀 보세요. 좋잖아요!”라며 활짝 웃는다. 타우린 성분이 풍부한 주꾸미에는 스태미나와 피부 미용 외에 간의 해독, 빈혈 예방,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기억력 향상 등에도 특유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기억력 향상과 관련된 성분은 불포화지방산 DHA. 어린이들이 먹으면 두뇌 발달에 좋고, 어른들이 먹으면 치매 예방에 효험이 있다. 특히 주꾸미의 먹물에는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 들으며 먹으면 더욱 진미 주꾸미도 인공양식을 할까? 무창포 수산시장상인회의 김병화(47) 회장은 “우리 지역에서 팔리는 주꾸미의 대부분이 서해 앞바다에서 소라 껍데기를 이용해 잡거나 낚시로 포획한 것으로 인공양식은 본래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연산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어로기술의 발달로 남획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가뭄까지 겹쳐 주꾸미는 근래 들어 ‘귀하신 몸’이 돼 버렸다. 육지가 가물면 바다도 가물기 마련인데 지난해 가뭄 여파로 올해에는 예년보다 주꾸미가 귀해졌다.어획량 감소로 값이 많이 올라 생산자나 판매자, 소비자 모두를 난처하게 한다. 4월 초를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까지만 해도 1㎏에 4만원가량이던 현지 수산시장의 주꾸미값이 올해는 4만5천원으로 껑충 뛰었다. 주꾸미값과 쇠고깃값이 같아진 셈이다. 두 명이 주꾸미 샤부샤부를 먹으려면 주꾸미값 4만5천원에 식당 요리비 1만원을 추가해 최소 5만5천원이 든다. 물론 밥값이나 면값, 술값 등은 별도다.주꾸미처럼 다리에 빨판이 있는 연체동물을 날로 먹을 때는 조심해야 있다. 성급히 먹다가는 빨판이 입안의 기도나 식도에 달라붙을 수 있어서다. 주꾸미를 무심코 삼키다 목숨을 잃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날로 먹을 때는 잘게 잘라서 천천히 씹어 먹어야 한다. 흔히 주꾸미는 바다에서 나오는 봄의 전령사로 일컬어진다. 봄철이 되면 서해안 곳곳에서 주꾸미를 소재로 한 축제가 열린다. ‘보령 신비의 바닷길 주꾸미ㆍ도다리 축제’가 대표적이다. 올해의 경우 3월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무창포항 일원에서 맨손고기잡기, 주꾸미 디스코 경연대회 등 프로그램으로 다채롭게 열렸다. 인근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는 3월 26일부터 4월 8일까지 ‘서천 동백꽃·주꾸미축제’가 열려 동백꽃도 보고 주꾸미 맛도 느껴보는 일거양득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같은 주꾸미를 먹더라도 갈매기들이 훨훨 날아가는 바닷가에서 철썩철썩 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먹노라면 더욱 진미가 아닐 수 없다. 음식 맛도 반쯤은 분위기로 즐기기 때문이다. 사진 / 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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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는 왜 가족 얼굴 못 알아볼까"캐나다 연구팀 " 얼굴 지각 능력 손상 탓"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가족 얼굴을 못 알아보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일까?그게 아니라 얼굴 모습을 알아보는 전체지각(holistic perception) 기능이 손상됐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캐나다 몬트리올 대학 노인 의학연구소의 스벤 주베르 박사는 치매 환자들과 건강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 인터넷판과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1일 보도했다. 치매[연합뉴스 자료사진]주베르 박사는 이들에게 얼굴과 자동차 사진들을 똑바로 또는 거꾸로 보여주면서 얼굴과 자동차를 식별하는 능력을 시험했다.그 결과 사진을 거꾸로 보여주었을 때는 대답의 정확도와 정확한 대답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치매 환자나 정상인이나 비슷했다.거꾸로 된 사진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눈이 지각하는 얼굴과 자동차의 여러 부분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그런데 똑바로 세워진 얼굴 사진을 인지하는 데는 치매 환자들이 정상인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고 잘못 대답하는 경우가 많았다.이는 치매 환자의 경우 얼굴을 전체적으로 인지하는 전체지각 능력이 손상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베르 박사는 해석했다.얼굴을 식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한 기억의 문제가 아니라 얼굴을 지각하는 능력이 손상됐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전체지각 능력은 눈, 코, 입 같은 얼굴의 부분적이고 구체적인 특징을 인지하는 능력과는 다르다고 그는 설명했다.그러나 똑바로 세워진 자동차 사진을 인지하는 능력은 치매 환자도 정상인과 비슷했다.자동차를 식별하는 것은 이론상 전체지각 능력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고 주베르 박사는 지적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치매 환자 가족들이 그 어떤 특이한 얼굴 특징과 목소리로 환자가 가족을 식별하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주베르 박사는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증상이 치매 초기 단계에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 연구학회의 로라 핍스 박사는 치매 환자가 겪는 복잡한 증상들을 이해하는 것이 치매의 진단과 증상 관리 그리고 궁극적으로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영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연구실장 제임스 피켓 박사는 치매 환자가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기억상실 때문만이 아니고 얼굴을 인지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일 수 있음을 인정했다.이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4월 12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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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과다인상 방지' 자동차·실손보험 대폭 손 본다금감원 올해 개혁과제 20개 선정…"1년 내 가시적 성과 낼 것"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금융감독원이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은 문제점을 올해 중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도 보험료가 과다하게 오르는 일이 없도록 불합리한 관행을 일제히 손보기로 했다.금감원은 지난해 20대 금융관행 개혁과제를 선정해 제도를 개선한 데 이어 올해도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20대 개혁과제를 선정해 제도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28일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를 상대로 의견을 수렴해 국민이 일상적인 금융거래 과정에서 불편을 겪는 사항을 중심으로 20개 개혁과제를 선정했다.가장 눈에 띄는 과제는 소비자의 실생활과 밀접한 보험 관련 제도의 개선 계획들이다.금감원은 우선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소비자 민원이 다수 발생한 사안들을 분석해 불합리한 관행을 손보겠다고 밝혔다.자동차보험 가입경력이 길어도 보험료 인하 혜택이 많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무사고 경력이 긴 가입자 등에게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가입자들의 불만을 사는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제도도 절차상 불합리한 점을 검토해 개선한다.최근 3년간 사고가 여러 번 발생하면 보험가입이 거절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손해보험사들이 맺은 협정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험계약을 공동으로 인수하게 된다.공동인수로 처리되면 기본보험료가 통상 50%가량 할증된다.이밖에 휴업 손해 보험금을 늘리고 보험료가 저렴한 자동차보험 상품에 대한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서도 보험료의 과다한 인상을 유발하는 요인을 일제히 점검하기로 했다.보험사들이 단독실손보험을 '단독'으로 팔지 않고 여러 약정을 함께 묶어서만 가입할 수 있게 한다는 지적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단독실손보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를 단속하기로 했다.도수치료, 고주파 온열치료 등 실손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치료비가 크게 차이 나는 진료를 중심으로 보험사의 부담을 불합리하게 가중시키는지를 점검하기로 했다.변액보험 역시 소비자 불만 사항을 전면적으로 조사해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찾기로 했다.우선 설명의무를 강화하고 수익률 등 정보제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휴대전화, 렌터카, 치매환자 관련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도 문제점을 찾아 합리적으로 개선키로 했다.휴대전화 보험의 경우 제조사별로 보상정책이 다른 점을 고려해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20대 개혁과제에는 이밖에 ▲금융소비자 알림서비스 강화 ▲신용카드 부가서비스·연회비·카드대금 지급 관행 개선 ▲대출모집인 부당 영업행위 관리감독 강화 ▲불합리한 연체정보 관리 관행 개선 ▲신용정보 수집·관리 관행 개선 ▲자본시장 불법·부당 관행 개선 등이 포함됐다.금감원은 또 ▲과도한 리베이트 등 불합리한 적폐 시정 ▲금융거래 서식·이용절차 합리화 ▲전자금융거래 편의성 제고 ▲외환거래 불편사항 개선 ▲카드결제 시 소액 현금인출 서비스 ▲금융정보 조회시스템 개선 ▲불합리한 여신 관행 개선 ▲대학 교양과목에 '실용금융' 개설 추진 ▲금융소비자에 유익한 정보제공 확대 ▲금융투자 자기책임 원칙 확립 등을 20대 개혁과제로 삼아 추진하기로 했다.아직은 이들 개혁과제의 세부적인 개선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7월 말까지 개혁과제별로 세부 추진계획을 세워 순차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융업계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를 바탕으로 개혁과제를 추진할 것"이라며 "가급적 1년 이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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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파산' 日처럼 현실로…파산자 4명중 1명이 60대 이상(종합)갈수록 증가추세…"저금리 서민금융과 선제적 신용회복 등 대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퇴직 후 안락한 노후 대신 빚에 쫓기다 파산에 이르는 '노후파산'이 한국에서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가 처음 나왔다.노후파산은 수명이 길어진 노인들이 불안정한 소득과 병치레 등으로 경제적 곤궁에 시달리다 파산하는 현상이다. 고령화 대국 일본에선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1월∼2월 법원이 파산 선고를 내린 1천727명을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이 428명에 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체의 24.8%다. 최대 경제활동 계층인 50대(37.2%)보다는 적지만 40대(28.2%)와 비슷하고 30대(8.9%)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노년층의 수는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라고 법원은 설명했다.퇴직 스트레스에 노후 걱정…50대 '경제행복지수' 최저(CG)[연합뉴스TV 제공]법원은 "젊은 사람들은 빚을 져도 근로 능력이 있어 벌어서 갚을 수 있지만, 노인 계층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특히 노인이 소득이 있다 해도 생계비 등을 제외하면 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 수준이 못 돼 파산에 이르는 사례가 많다고 법원은 전했다.전국 최대 파산부가 있는 서울중앙지법이 연령대별 파산 통계를 낸 것은 근래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노년층 파산이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 더해 과도한 자녀 사교육비 등으로 노후 대비에 실패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49.6%로 회원국중 1위다. OECD 평균 12.6%의 4배에 육박한다. 노인의 28.9%가 경제활동에 뛰어들어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지만 3명 중 1명이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등 대부분 충분한 벌이가 못된다.여기에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 자금이 바닥나고, 암이나 치매 등 노환을 앓기 시작하면 빚의 굴레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저소득층 노인의 소득을 높이고, 낮은 금리의 서민금융과 선제적 신용회복 제도로 노후파산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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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원> ① 7년새 4배로 폭증…'돈된다, 설립하고 보자'요양병원대전에 위치한 요양병원의 내부 모습. 2015. 10. 7. (전재원=연합뉴스)부실 운영에 노인요양보험 부정수급 2년새 2배로 < ※ 편집자 주 = 고령화와 핵가족화 등 사회변화로 노인 요양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맞춰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면서 노인요양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요양원은 노후생활 안정과 가족부담 경감이라는 장점에도 노인학대와 안전관리 미흡, 요양급여의 부정 수급 등 심각한 문제들도 만들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노인요양원의 전반적인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특집기사 3꼭지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노인 인구의 증가에 힘입어 혼자 힘으로 생활하기 힘든 노인들을 보살피는 '노인요양원'(노인 요양시설)이 애초 설립취지와 달리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낮은 진입장벽에 노인요양원 숫자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노인요양보험 부정 수급으로 연간 100억원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노인학대 신고도 잇따른다. ◇ 노인 요양시설 7년 사이 4배로↑…낮은 진입장벽에 공급 과잉 노인요양원은 2008년 이후 7년 사이에 4배로 급증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장기요양기관 운영현황과 과제'(이정석 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6월 1천244개였던 노인요양원(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포함)은 작년 7월 4천999개로 늘었다.2008년 입소자 비용을 지원하는 '제5의 사회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면서 노인요양원이 급증했다.문제는 노인요양원의 진입 장벽이 지나치게 낮은 데 있다. 노인요양원을 설립하려는 사람은 요건을 갖춰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별 어려움 없이 허가를 얻을 수 있다. 요양원이 급증하면서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서비스의 품질은 나빠졌다. 이는 개인이 설립한 요양시설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다. 2014년 전체 노인요양원 입소 정원의 절반에가까운 44.8%는 개인이 설립한 요양시설에 입소했다. 2010년의 38.7%보다 6.1%포인트나 상승했다. 하지만 그 사이 법인이 설립한 요양기관 비중은 55.4%에서 50.0%로 떨어졌다. 2013년 정부 평가 결과를 보면 개인이 설립한 요양기관은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받은 곳이 2.8%로, 법인 요양기관의 22.3%와 큰 차이를 보였다.노인 물리치료연합뉴스TV 캡처. 작성 이충원(미디어랩)요양기관 평가 점수는 지자체가 설립한 곳들이 월등하게 높았다. 90점 이상의 고득점을 얻은 비율이 43.0%에 달했다.◇ 요양원 노인학대 4년 새 2배로 증가…폭행 사건 잇따라 노인 요양원은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요양원 내 노인학대는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보건복지부의 2014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요양원의 노인 학대 판정 건수는 2010년 127건에서 2014년 246건으로 93.7%나 늘었다. 요양시설 폭행 사건은 발견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실제 노인학대는 더 많다.실례로 작년 10월 남원의 한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80대 치매노인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같은 해 5월에는 경기도 안산에서 70대 할머니가 요양보호사로부터 30분 넘게 폭행당한 사실이 공개됐다. 노인들 사이의 폭행 사건도 적지 않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80대 할머니가 다른 입소자에게 폭행당한 사건과 관련해 요양원에 업무정지 등 행정조치를 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이처럼 폭행 사건이 잇따르지만 노인요양원에서 CC(폐쇄회로)TV를 찾기는 쉽지 않다. CCTV 설치가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정부는 작년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이후 모든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노인요양원의 CCTV 설치 규정과 관련된 법안은 1건도 없다.노인요양원이 노인 학대의 사각지대로 방치되는 데는 각 지자체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노인요양원에 대한 허가와 단속 권한을 모두 지자체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양보험 재정 눈먼 돈?…3년 간 부정수급액 385억원 노인요양원은 비용(식사재료비, 상급침실비용, 이·미용비 등 제외)의 20%를 입소자들이 내고 나머지 80%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해군 1함대, 노인요양원 찾아 이발봉사 비용 대부분이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에서 지급되지만,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아 허위·부정 수급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A요양원은 요양보호사 3명을 조리·세탁 업무에 투입했다. 요양보호사가 부족해 다른 요양보호사의 업무를 대신한 것이다. 입소한 노인들은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했지만, 요양원은 허위로 부풀린 요양보호사 수 만큼 요양보험 지원을 꼬박꼬박 받았다. 이 요양원은 이런 방식으로 17개월 동안 1억3천만원을 챙겼다. B요양원은 근무하지 않은 요양보호사가 일하는 것처럼 허위 신고하는 방식을 썼다. 이 요양원은 20개월 간 9천600만원을 부당청구했다가 적발됐다. 최근에는 입소자를 불법적으로 유치하는 방식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 부정수급 적발현황'에 따르면 '2012∼2014년 3년 간 노인장기요양보험 부정수급액(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하는 '재가서비스' 포함)은 385억원에 달했다. 적발액은 전체 노인요양원의 10%가량만을 들여다봤을 때 나온 것으로, 실제 부정수급액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부정수급액은 2012년 94억원에서 2014년 178억원으로 2년 사이 2배로 증가했다. 178억원 중 노인요양원에서 적발된 부정수급액은 127억원이나 된다.2014년의 경우 조사 대상 노인요양원 557곳 중 적발된 곳은 64.1%인 357곳이나 됐다. 5곳 중 3곳 이상이 허위·부당 청구를 하고 있을 정도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정이 눈먼 돈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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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적 사명감으로 화재 속 치매노인 구조-용인동부경찰서(서장 이왕민)는 지난 16일 화재로 타고있는 주택안에 있던 거동이 불편한 치매 노인을 직접 업고 나와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용인동부경찰서 이동파출소 이양선 경위와 송완섭 경위는 12:20분경 용인시 이동면 덕성리 소재에 있는 주택에서 원인불상의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하여 화재현장 주변 안전조치를 하고 있는 중, 요구조자의 처 이00(74세, 여)가 본인의 남편이 치매로 인하여 거동이 불편하여 탈출하지 못하였다는 진술을 듣고 생명의 위험을 직시하여, 경위 송완섭이 즉시 119구조대원에게 요구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경위 이양선은 지체없이 화재로 타고 있는 사랑채를 지나 연기가 자욱한 안채로 진입하여 어찌 할 줄 모르고 누워 있는 치매노인을 발견하여 즉시 등에 업고 신속하게 밖으로 나와 119구급대에 인계하여 자칫 위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생명을 구조하였다. 이양선 경위는 “그저 요구조자를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달려갔다. 노부부가 안전하게 구조되어 다행이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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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수현 작가 "막장에 대한 거부감 없어지면 시청자도 망가져"SBS '그래, 그런거야' 13일 첫선…"가족 붕괴시대에 가족의 가치 더 부르짖어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막장 드라마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면 시청자도 망가집니다. 현실이 어떻든 드라마가 매일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그리면 온 사회가 막장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드라마가 좀 더 순화돼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드라마의 대모'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73) 작가는 이렇게 말하며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 오는 13일 첫선을 보이는 SBS TV 주말극 '그래, 그런거야'로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는 그를 최근 전화로 만났다. 60부작으로 방송 예정인 '그래 그런거야'에는 '가족의 문화가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대가족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와 가족의 이름으로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며 갈등을 극복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가치를 일깨워주는 드라마'라는 설명이 붙는다. 이순재, 강부자, 김해숙, 노주현, 송승환, 양희경, 홍요섭, 임예진, 정재순 등 이른바 '김수현 사단'이 다시 총출동한다. 언제나 그렇듯 칼칼한 목소리로 강단있게 이야기를 이어간 김 작가는 "내 드라마는 아마도 막장은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보지 않을까 싶다. 불쾌한 기분이 들지는 않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어떤 이야기인가. 이전에 선보인 가족극과 어떤 차이가 있나. ▲뭐, 우리 사는 얘기다. 다른 게 없다. (이전 작품들과) 많이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작가도 가수나 마찬가지다. 갖고 있는 목소리를 바꿀 수는 없지 않나. 새로운 곡을 발표해도 목소리를 들으면 그 가수라는 것을 알 수 있듯, 작가도 그렇다. 이번 드라마를 보면서 같은 이야기라고 할 것이다. --이번에도 '김수현 사단'이 포진했다. 또 그 배우들이 나온다는 지적도 있을 것이다. ▲연령층이 높은 배우들은 그렇다. 선수들이잖아. 오래 같이 일을 하면서 익숙하기도 하고 내가 많이 신세를 진 배우들이다. 내가 힘들 때 아무소리 없이 뛰어나와서 일해준 고마운 배우들이다. 내가 언제까지 일할지도 모르고, 이제는 정리할 때 아닌가. 하시라도 불평없이 OK를 해주며 날 여겨주는 분들이니 고맙다. --SBS가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는 시대에 김수현 작가가 진정한 가족 드라마를 선보인다'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막장이 넘쳐서) 내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내가 막장을 쓸 수는 없지 않나. 난 정말 상스러운 게 싫다. 현실이 어떻든 인간의 모습이 상스러운 것을 TV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방송사가 광고를 팔아먹는 데는 도움이 됐겠군. 그러나 우리는, 적어도 뭔가를 써내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굉장히 조심스럽다. 막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노인네 왜 죽지도 않고, 무덤에도 안 들어가고 저런 소리를 하고 있나 악플이 쏟아진다. 안티가 몇백만이다. 뭐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웃음) 내 드라마를 얼마나 보실지 모르겠지만 청률이(그는 시청률을 이렇게 표현했다)가 안 나왔다고 해서 방송사가 창피해하지는 않을 이야기같다. --막장이 인기지만 지난해 임성한 작가는 은퇴를 선언했고, 문영남 작가의 작품은 편성이 불발됐다. ▲그 작가들을 있게 한 것도 시청자와 방송사다. 그런데 (문제가 되니) 덤터기는 작가가 다 쓴 격이다. 그러한 이야기들을 수용하고, 조장하고 높은 시청률로 좋아해 준 것은 시청자와 방송사 아닌가. 그중에서 제일 책임감을 느껴야하는 쪽은 방송사이고. 작가도 현실논리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 않나. --물 흐르듯 잔잔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매번 젊은 작가들을 무색하게 하는 감각을 발휘하며 포인트를 줬다. 동성애, 조기치매, 고학력 미혼모 등의 소재를 항상 선두에서 써서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도 그런 지점이 있나. ▲글쎄, 뭐가 있을까. 그런데 그런 것들을 목적한 바는 없었다. 이번에는 결혼 두달 만에 남편을 잃고, 뒤이어 시어머니도 돌아가신 후 5년간 홀시아버지를 모시고 산 과부 며느리(서지혜 분)의 이야기가 있다. 홀로 남은 시아버지를 지키면서 부녀관계처럼 살아온 것이다. 사랑이 너무 가벼운 시대이니까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도 하겠지만 인간에 대한 신의를 지키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드라마는 결국 인간의 얘기, 관계의 얘기인데 올드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참 가능하지 않을까도 싶다. 물론 어떻게 쓰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기상천외한 관계를 설정한 이야기가 넘치니….--쉬는 동안 후배 작가들 작품 중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나. ▲연말에 우연히 보기 시작했는데 끝까지 본 드라마가 있었다. SBS TV 2부작 '너를 노린다'였는데 다 보고 작가 연락처 받아서 잘 봤다고 문자 보냈다. 김현정 작가인데 대본이 아주 좋았다. 그리고 재방송으로 KBS 1TV '장영실'을 본다. 장영실은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단 몇줄로 만났던 사람인데 사실은 정말 대단한 사람 아닌가. 그 부분을 조명하는 드라마라 좋다. 공해도 없고.(웃음) --건강은 어떤가. 요즘에도 매주 단체 대본 연습을 하시나. ▲모르죠. 얼마전 건강검진을 했는데 크게 문제될 거는 없다고는 나왔다. 치매가 아닌가 늘 걱정하고 있고, 긴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아프면 안되니까 감기도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있다. 대본 연습은 이제 안 나가면 안될까 싶기도 한데, 안 나가면 배우들이 그 리듬을 잡는 게 어려울 것 같다.--백세인생이라는데 건강관리 하면서 계속 드라마를 써야 않겠나.▲글쎄,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우리 세대의 노래를 할 권리가 있지 않나는 싶다. 가족붕괴의 시대이니 가족의 가치를 더 부르짖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해주는 드라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젊은 애들만 있는 게 아니니까. '꼰대'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뭐, 난 젊었을 때부터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꼰대'라는 얘기를 들었으니까. '꼰대'들끼리 편하게 하지 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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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청한 크리스마스' 스키장·행락지 인파 '북적'명동 성당 가득 채운 신도들(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성탄절인 25일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하는 예수성탄대축일 미사를 드리려는 신도들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줄을 서 있다. 2015.12.25 mon@yna.co.kr전국 성당·교회서 성탄 미사·예배 잇따라 열려 (전국종합=연합뉴스) 성탄절이자 사흘 연휴 첫날인 25일 전국에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면서 전날까지 이어졌던 스모그가 없어지며 쾌청한 날씨를 보였다.시내 성당과 교회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성탄 미사와 예배가 잇따라 열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전국의 유명 스키장과 행락지도 휴일을 즐기려는 행락객과 가족단위 나들이객으로 온종일 붐볐다. ◇ 전국 성당·교회서 성탄 미사·예배 전국의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에서는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온종일 이어졌다.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0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성탄대축일 밤 미사를 올렸다.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아기 예수님의 거룩한 탄생의 기쁨과 축복이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성탄은 우리 모두에게 큰 위로와 기쁨이 된다"고 말했다.전국의 교회에서도 성탄절을 맞아 새벽기도회부터 온종일 예배가 이어졌다.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땅끝노회 사회봉사부는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오전 6시에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 예배를 했다.성탄절연휴 붐비는 고속도로(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크리스마스이자 연휴 첫날인 25일 정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반포IC 부근에 나들이 차량이 몰리면서 정체가 시작되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날 하행선 정체가 정오에 절정에 달했다가 서서히 감소해 오후 7∼8시께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5.12.25 kjhpress@yna.co.kr서울 중구 영락교회, 강동구 명성교회, 서초구 사랑의교회 등 대형 교회에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 성탄 예배를 열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은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를 주제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를 열었다.이날 대전·충북 지역을 비롯해 전국의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에서도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미사와 예배가 일제히 열렸다.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는 이날 오전 세종시 전의면의 성요셉치매센터에서 치매 노인과 요양 환자 120여명이 참례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하고 어렵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원했다.◇ "추위쯤이야" 전국 스키장·유원지 인파 '북적'사흘 연휴가 시작된 이날 강원 지역을 비롯해 전국의 스키장에는 겨울 낭만을 즐기려는 행락객의 발길이 이어졌다.정선 하이원 스키장과 평창 용평리조트에는 각각 6천여명이,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 4천여명이 찾는 등 도내 9개 스키장에 3만여명이 몰렸다.영월군 덕포리 동강에서는 '씽씽! 신나는 겨울, 영월의 추억!'이란 주제로 개막한 동강겨울축제장에도 가족단위 행락객이 찾아와 송어 잡기 등을 즐겼다.무주덕유산리조트에도 1만7천여명, 충주 수안보 이글벨리스키리조트와 포천 베어스타운에는 각각 1천여명의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하얀 설원을 누볐다."겨울이 좋아요"…무주리조트 스키어 북적(무주=연합뉴스) 이윤승 기자 = 12월 둘째 휴일인 13일 포근하고 맑은 날씨를 보이면서 전북 무주군 설천면 무주 덕유산리조트 스키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6천여명의 스키어들이 설원을 질주하며 겨울 낭만을 즐기고 있다. 2015.12.13 love@yna.co.kr영남지역 유일의 스키장인 경남 양산 에덴밸리에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연인 등 8천여명의 인파가 몰려 스키와 눈썰매 등을 타며 크리스마스를 만끽했다.◇ 국립공원·축제장·관광지에 행락객 붐벼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계룡산, 가야산, 소백산 등 전국 유명 국립공원에는 겨울 산행을 즐기려는 탐방객 발길이 이어졌다.이날 오전 영실·성판악 코스 등을 이용해 한라산 등반에 나선 등반객은 6천315명, 지리산에는 1천여명이 뱀사골과 달궁계곡 등 주요 등산 코스를 오르며 구슬땀을 흘렸다.충남 보령시 무창포 해수욕장에서는 이날 오전 7시40분께부터 2시간여 동안 해변에서 1.5㎞ 떨어진 석대도까지 S자 형태로 바닷물이 갈라지면서 신비의 바닷길이 생기는 장관이 펼쳐졌다.수천명의 관광객이 바닷길을 걸어 맨손으로 해삼, 소라, 낙지 등을 잡는 등 갯벌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크리스마스트리축제'가 열린 부산 중구 광복동에는 1만명이 넘는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찾아 25m 대형 트리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화려한 루미나리와 조형물이 설치된 거리를 거닐면서 성탄의 기쁨을 나눴다. 제주에서 성탄절 연휴를 즐기려고 어제부터 오늘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8만여명으로 추산됐다.제주 곳곳의 오름과 올레길에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성산일출봉과 천지연폭포 등 도내 주요 관광지에도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했다.크리스마스 ,눈썰매장 찾은 시민(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크리스마스인 25일 서울 뚝섬 한강시민공원 인공눈썰매장에서 시민들이 눈썰매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5.12.25 jjaeck9@yna.co.kr ◇ 성탄절 황금연휴 고속도로 하행선 정체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0분 현재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호법 부근 3㎞, 이천∼여주휴게소 6㎞, 만종∼새말 17㎞ 구간에서 시속 30㎞ 이상 속도를 내기 어렵다.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은 반포∼서초 2㎞, 오산 2㎞, 옥산∼청주 4㎞, 금오 2㎞, 인보 2㎞ 구간에서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서울춘천 고속도로는 화도∼서종 10㎞ 구간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도로공사는 이날 하행선 정체는 오후 7∼8시께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도로공사 관계자는 "오늘 하루 전국 고속도로 이용 예상 차량은 389만대로 목요일이었던 작년 크리스마스에 비해 26% 증가한 수치"라며 "특히 스키장으로 떠나려는 차량이 몰리는 영동고속도로 정체가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용, 장영은, 이주영, 김용민, 심규석, 강종구, 박지호, 박철홍, 박정헌, 차근호, 임채두, 노승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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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한국학교에 경사…20명 중 10명 와세다대 합격한국식 종이접기 배워볼까(도쿄=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과 일본 동경한국학교는 지난달 28일 도쿄 동경한국학교에서 '대한민국 종이접기 강사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는 교사, 학생, 한글학교 강사 등이 참가해 한국식 종이접기를 배웠다.김득영 교장 "시스템 변화와 인터넷 강의 도입 등 주효"민족교육에 주력…한국종이접기축제 열어 모국 문화도 보급 (도쿄=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일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에 자리 잡은 동경한국학교가 경사를 맞았다. 일본의 최고 명문 사립대로 꼽히는 와세다(早稻田)대에 10명이나 합격한 것이다.동경한국학교의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은 79명. 이 가운데 59명이 한국 대학 진학반(K반)이고 20명이 일본 대학 진학반(J반)이어서 수험생 절반이 와세다대에 진학하는 셈이다. 2015학년도에는 1명, 2014학년도에 2명이 이 대학에 진학한 것에 견주어도 실로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7개월 전 이곳에 부임한 김득영 교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스템을 변화시켜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도록 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선생님들이 성공해야 학생들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가꾸는 데 힘썼습니다. 수고하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처럼 작은 학교에서는 다양한 전문 분야의 선생님을 모두 모실 수 없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할 수 없는 과목은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한 것도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와세다대가 이번 입시 때부터 외국인 학생에게 문호를 넓힌 것이 보탬이 되긴 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놀라운 실적이지요. 한국 대학 입시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기대합니다."2015학년도에는 서울대 4명, 연세대 18명, 고려대 16명, 성균관대 9명, 이화여대 9명, 서강대 4명, 중앙대 14명, 한양대 4명 등의 합격생을 냈다. 광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아온 김득영 교장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일본 교육 전문가. 나라(奈良)교육대학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단국대에서 일본 교육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후(岐阜)한국교육원장도 지내고 교육부의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연구실장을 맡았는가 하면 저서 '일본 평생학습도시 프런티어'와 역서 '선진국의 학교 교육'(일본국립교육회관 저)를 펴내기도 했다.일본 동경한국학교 김득영 교장(도쿄=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일본 도쿄 동경한국학교를 7개월째 이끌고 있는 김득영 교장. "정년을 3년 남겨둔 시점에서 마지막 교직 경력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고민하다가 동경한국학교 교장 공모에 지원했습니다. 장학관으로 일하라는 요청도 받았고 교장 일을 더 할까도 생각했으나 동경한국학교를 이끄는 것이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일, 제가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여기고 택했습니다."61년의 역사를 지닌 동경학교는 전교생이 582명에 지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다 두고 있다. 일본 영주권자(52.75%), 일시체류자(32.30%), 특별영주권자(6.19%), 이중국적자(6.01%), 일본인(2.75%) 등 국적이나 체류 자격 분포도 다양하다. 교육부에서 파견된 교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교직원은 모두 재일동포다.교육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학습 수준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교직원과 학생들을 어떻게 하나로 만들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우리 학교는 모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각종학교(各種學校)여서 일본 문부성의 규제를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학교를 다니면 한국어·일본어·영어를 모두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학생들의 수준이 고르지 않아 선생님들이 수업하는 데 애를 먹지요. 무엇보다 큰 특징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가르친다는 겁니다. 재일동포 학생 대부분이 왕인 박사가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것을 모르고 있어요. 한국을 방문하거나 일본에 오는 한국인을 만날 기회도 자주 마련해 모국의 문화와 친숙하게 만들려고 합니다."최근 들어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재일동포를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시선이 냉랭해져 민족교육을 앞세우는 동경한국학교에도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본의 우경화가 걱정스럽긴 합니다. 특히 학부모들이 극우 단체의 헤이트 스피치(공개 혐오 발언)나 집단 폭행 등을 우려하지요. 경찰이 정기적으로 우리 학교 주변을 순찰합니다. 저희는 그럴수록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고 모범적으로 행동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동경한국학교는 지난 주말 모국에서 반가운 손님을 맞았다.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이사장 노영혜)이 지난달 28∼30일 이곳에서 동경한국학교와 함께 '한반도 평화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종이접기 문화 축제 한마당'을 개최한 것이다.일본 동경한국학교의 표어(도쿄=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일본 도쿄에 있는 동경한국학교. 이 학교는 일본의 최고 명문 사립대로 꼽히는 와세다(早稻田)대에 10명이 합격하는 경사를 맞았다.이곳의 교사와 학생, 그리고 주말 한글학교 강사와 수강생 등이 '대한민국 종이접기 강사 세미나'와 '어린이 종이접기 마스터 양성교실'에 참여해 모국의 지도강사들로부터 일본식 '오리가미(折紙·Origami)'가 아닌 한국식 '종이접기'(Jongie Jupgi)를 배우고 솜씨를 겨뤘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다시 각광을 받은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도 동행해 학부모·교사·학생을 상대로 특강에 나섰고, 한일 종이접기 작가들의 교류전도 펼쳐졌다. 이번 행사가 성황리에 끝날 수 있었던 데는 세계종이접기연합 동경지부를 창설한 이훈우 동경고등학교 초등부 교감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주말 한국학교 운영을 맡고 있는 그는 종이접기가 동포들의 민족교육과 인성교육에 유용하다고 판단해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자 대회 개최에 앞장섰다.대구 효성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이 교감은 1999년 IT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2년 임기로 이곳에 파견됐다. 그러나 열악한 동경한국학교의 교육 여건을 외면하지 못하고 동료 교사의 만류를 뿌리칠 수 없어 한 해 두 해 귀국을 미루다가 아예 눌러앉게 됐다.3년 전에는 영주권도 취득해 재외동포가 됐다. 올해가 지나면 한국에서 근무한 해수와 도쿄에서 근무한 해수가 17년으로 똑같아진다. "주말 한글학교는 학생 수가 700명에 이릅니다. 12개 학년 전체 학생 수보다 많고 연령층도 유치반의 4살 어린이부터 성인반의 70대 노인까지 다양합니다. 종이접기가 아이들의 창의 인성 교육과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 효과가 뛰어납니다. 일본에 한글학교가 200개가 있는데 3년 전 협의회를 만들었지요. 이를 통해 일본 전역에 한국식 종이접기를 보급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