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단독]"역시 이영애·송승헌"…'사임당' 수출로만 170억 벌어225억 투입해 수출로 제작비 75% 보전…"한류 힘 과시"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류스타 이영애와 송승헌의 힘은 강했다. 이영애-송승헌 주연 SBS TV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가 중국 금한령(禁韓令, 한류 금지령)이라는 악재를 만났지만, 최종적으로 흑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2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사임당'은 제작비의 75%인 170억 원을 수출로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국내에서는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해외에서는 플랫폼별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으며 한류의 힘을 과시했다. ◇수출로만 1천500만 달러 벌어 중화권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대장금'의 이영애가 12년 만에 연기를 재개한 작품이고, 역시 한류스타인 송승헌이 가세한 까닭에 '사임당'은 제작과정에서부터 해외의 관심을 받았다. 3일 제작사 그룹에이트에 따르면 '사임당'은 수출로만 1천500만 달러(한화 약 170억 원)를 벌었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대만, 홍콩 등 동남아시아 7개국에 수출했다. 그룹에이트는 "정확한 수익은 공개할 수 없으나 의미있는 흑자를 낸 것은 맞다"며 "수출이 효자 노릇을 했다"고 밝혔다. 한-중 동시방송을 목표로 제작됐던 '사임당'은 금한령을 만나 중국 방송이 무산되면서 가장 큰 시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제작사 관계자는 "방송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 측으로부터 이미 판권료를 받았다"며 "중국의 분위기가 흉흉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해외서 시청률 1위…관광 유발 효과도 '사임당'은 국내에서는 1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영애, 송승헌의 힘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룹에이트는 "대만 GTV에서는 첫방송 이후 줄곧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며 "홍콩,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해당 플랫폼 1~2위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드라마의 인기는 해외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졌다. '사임당'의 주 촬영지인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이다. 강원도청 김용철 대변인은 "사드 영향에도 불구하고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늘어났다"며 "'사임당'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사임당'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사임당' 방송 전후로 국내외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홍보광고를 내보냈다. 김 대변인은 "평창 올림픽 홍보광고를 통해 '사임당'을 보는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강원도 인지도를 높인 것은 분명하다"며 "중국인 관광객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히잡을 쓴 이슬람 관광객과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사임당'의 촬영지 중 하나인 오죽헌을 찾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광고도 최고 수준"여기에 간접광고(PPL)와 OST, 주문형비디오(VOD) 판권, SBS 방영권 등을 통해 수익을 올렸다. 그룹에이트는 "간접광고 규모도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확인했다. 역대 간접광고 최고 기록은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의 후예'는 간접광고로 3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도깨비'는 그 이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사임당'에는 화장품, 음료, 전자제품 등 다양한 제품의 간접광고가 포함됐다. 제작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제작에 참여한 기업의 제품들도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경기·서울·인천 함께 대만 관광시장 공략나서경기도가 중국의 방한금지령에 대한 대응책으로 관광 시장다변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경기도와 서울, 인천시가 함께 대만 관광시장 공략에 나선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관광공사, 인천관광공사,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는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의 협조로 오는 24일과 25일 타이베이(臺北)시 문화창신센터에서 ‘2017 경기- 인천- 서울 공동 개별자유여행 홍보설명회’를 개최한다. 3개 지자체가 함께 해외에서 관광설명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현지 여행업계 관련자와 FIT(Foreign Independent Tour. 외국인자유여행객) 300명을 대상으로 25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리는 홍보설명회에서는 한류메이크업 쇼를 시작으로, 대만의 유명 여행프로그램 식상완가(食尚玩家)의 공동 MC인 샤샤(莎莎), 린리원(林立雯)의 사회로 드라마 ‘고독하고 찬란한 신- 도깨비’의 촬영지와 경기도, 인천, 서울의 주요 관광지를 소개할 예정이다. 드라마 도깨비에는 안성 석남사와 안양 카페거리, 인천의 한미서점, 송도한옥마을, 서울 운현궁 양관, 북촌 등이 소개돼 방영 동안 화제가 됐었다. 설명회에서는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먹거리 정보와 대중교통으로 관광지 가는 방법 등 한국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필요한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대만 최대 FIT전문여행사인 지고고(Ggogo), 케이케이데이(kkday), 이지플라이(ezfly) 등이 함께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쁘띠프랑스, 서울랜드, 정동극장, 송도수상택시 등 인기 관광에 대한 현장 할인판매행사도 진행한다. 참가자에게는 수도권 관광정보 외에 김밥, 닭강정, 유자차 등 한국인이 즐겨먹는 간식거리와, 할인 쿠폰 북, 기념품, 서울의 다양한 관광지를 카드 하나로 방문할 수 있는 디스커버서울패스·인천시티투어버스 할인티켓, 장봉도 김 등이 제공된다. 도는 이날 경품 행사도 열어 당첨자에게 경기-인천-서울 세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자유여행상품권을 증정할 예정이다. 설명회 참가자 모집은 지난 2월 17일부터 각지자체와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 SNS를 통해 진행됐으며 참가신청지원 접수 당일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대만 전역에서 열띤 관심을 보였다. 설명회장 바로 옆에는 한류 체험관이 마련돼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한류체험관에는 드라마 ‘도깨비’를 주제로 한 포토존과 한지공예존, 한복체험관, 전통놀이 테마존 등이 마련돼 누구나 한국문화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앞서 도는 24일 저녁 26개 대만 현지여행사를 초청, 3개 지자체의 신규관광자원 홍보 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행사 주관사인 경기관광공사의 홍승표 사장은 “중국발 관광위기 극복과 관광시장 다변화를 위해 잠재력이 큰 대만 FIT를 대상으로 공동 설명회를 기획했다”면서 “한류의 중심, 다채로운 관광자원, 편리한 교통으로 대표되는 경기·인천·서울관광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
나영석표 '윤식당' 24일 첫방…윤여정·이서진·정유미 출격(서울=연합뉴스) tvN은 나영석 PD가 만드는 새로운 예능 '윤식당'이 오는 24일 첫 방송 된다고 3일 소개했다. '윤식당'은 배우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가 인도네시아 발리의 인근 섬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이번 예능 프로그램은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라는 신선한 조합과 나 PD가 지금까지 해왔던 예능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제작진은 "누구나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한적한 곳에서 나만의 작은 가게를 열어보는 꿈을 꾸곤 한다는 생각에서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촬영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한적한 여유로움으로 다이버들과 여행객들 사이에서 천국이라 불리는 곳"이라며 "그곳에서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가 작은 한식당을 내고 특별한 이야기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식당' 측은 이날 밤 방송되는 '신혼일기'가 끝난 직후 첫 티저를 공개한다. '신혼일기' 후속으로 24일 금요일 밤 9시 20분 첫 방송 된다.
-
후지이 미나 "일본에 '도깨비' 공유 오면 난리날 거예요"3월 '데스노트 : 더 뉴월드' 개봉…예능프로 등 한국활동 재개 "제가 한국 일을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아요. 요즘에는 '도깨비'에 대한 기대가 큰데, 공유 씨가 일본을 찾으면 아마 난리가 날 것 같아요."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일본인 배우 후지이 미나(29)의 말이다. 후지이 미나 '빠져드는 미소'(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일본인 배우 후지이 미나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2.26 scape@yna.co.kr 1년여 한국 활동을 쉬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TV '백종원의 3대천왕'으로 활동을 재개한 그를 광화문에서 만났다. 후지이 미나는 9세에 뮤지컬 아역배우로 출발해 17세 때 드라마 '블러디 먼데이'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걸었다. 그 무렵 일본에서 '겨울 연가'가 대박이 나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한류,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제가 고등학교 때였는데 엄마, 외할머니랑 함께 '겨울연가'에 푹 빠졌어요. 너무 재미있게 봐서 대학에 진학해 제2 외국어로 한국어를 2년간 배웠고, 그 이후에 학원을 다니면서 3년 더 익혔어요. '겨울연가' 촬영지인 남이섬에도 놀러 왔었고요."그러다 그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일본 배우를 구하던 한일 합작 드라마 '사랑하는 메종, 레인보우 로즈'(2012)에 캐스팅돼, 두달간 한국에서 촬영을 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드라마의 제왕'과 '감자별2013QR3'에 캐스팅됐고,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의 해외판에서는 가수 이홍기와 가상 부부로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또 지난해 개봉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2'에도 참여했다. "한국어를 배울 때는 그냥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보자는 생각으로 한 거였다"는 그는 "이렇게 한국에서 활동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낭만적"이라며 "작업 방식, 연기 방식 등 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이 생각보다 많은데 둘 다 매력이 있어서 힘닿는 한 양국에서 함께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일본은 일주일에 드라마가 한 회만 방송되는데 한국은 2회씩 방송되니 훨씬 더 촬영이 바빠요. 또 일본은 문화적으로 감정을 숨기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연기하면서도 감정을 주로 숨기는 편인데, 한국은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달라요."한동안 일본 열도를 달궜던 한류는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위축된 상황이다. 역사문제로 대립하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후지이 미나는 "그것은 너무 큰 문제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내가 한국에서 활동함으로써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고, 또 나를 본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매끈하게' 대답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 일본에서는 여전히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많은 드라마가 인기"라며 "또 일본 엔터테인먼트 쪽에서 내가 한국에서 활동한다고 하면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전했다. 후지이 미나는 명문 게이오대 문학부를 졸업했다. "대학에서 인간과학을 전공했는데 연기랑 통하는 면이 많다"는 그는 "어렸을 때 뮤지컬 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그저 친구가 많이 생기겠다 싶어 했던 건데 대학을 거치면서 연기에 대한 욕심이 확실해졌다. 연기를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에는 일본 영화 '데스노트 : 더 뉴월드'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한국에서는 '데스노트'가 잘되고, 일본에서는 제가 출연한 한국 드라마가 잘되길 바랍니다." 후지이 미나 '남심 녹이는 눈빛'
-
[길따라 멋따라] 협곡열차·산타마을…'겨울 동화' 속으로'반갑다 정유년' 닭실마을까지…관광지도 새로 쓰는 경북 봉화 경북 봉화는 아직 많은 사람에게 낯선 곳이다.탄광산업 쇠락 등으로 예전보다 인구도 많이 줄었다. 그런 봉화에 최근 몇 년 새 겨울마다 관광객이 북적이기 시작했다.간이역 곳곳에 산타클로스 이야기를 꾸민 분천역 산타 마을 등 영향이다. 올겨울에는 관광지도를 새롭게 쓰는 봉화로 가보면 어떨까. 지난해 12월 분천역 산타마을 개장식[봉화군청 제공]◇ 간이역 '분천'에 들어선 산타 마을 옛 추억이 깃든 간이역을 동화 속 산타클로스 마을로 꾸몄다. 바로 백두대간 협곡구간 첫 자락인 분천역이다.주소는 봉화군 소천면 분천길 49으로 아주 생소한 산골이다.분천역은 영동선에 1956년 1월에 들어섰다.탄광산업 쇠락 등으로 3년 전까지는 하루 10명도 오지 않는 간이역이었다.그러나 분천역은 봉화군과 코레일이 2014년 산타클로스를 주제로 역사를 꾸미며 활기를 되찾았다.산타 마을에서는 눈썰매, 얼음 썰매, 산타 슬라이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루돌프인 순록 대신 당나귀가 이끄는 산타 마차를 타고 역 주변을 돌아보며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다. 카페, 갤러리, 대형풍차, 소망 우체통 등 체험 거리에도 가족 단위 관광객이 붐빈다.주말에는 음악회, 문화행사 등 각종 이벤트를 벌인다. 올겨울은 아직 산타 마을에 눈이 내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인공눈을 뿌려 놓아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다. 백두대간 협곡달리는 산타열차 V-Train[봉화군청 제공]분천역에 정차하는 기차는 새빨간 산타 열차(V-Train)다. 하루 3회 왕복으로 분천∼양원∼승부∼철암을 오가서 남녀노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 이번 주말(1월 14∼15일)과 다음 주 토요일(21일) 산타 열차는 매진이다.산타 열차를 타고 백두대간 협곡을 흐르는 낙동강 상류 비경을 즐길 수 있다.산타 마을 개장은 여름철까지 포함해 이번이 5번째다.지난번까지 관광객 33만여 명이 몰려들어 약 32억원의 경제 파급효과를 거뒀다고 한다.올해 들어서는 하루 평균 약 2천100명이 찾고 있다.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분천역을 '한국관광의 별- 이색관광자원'으로 선정했다. 분천역은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까지 했다.서울에서는 관광 열차인 O-트레인을 타고 산타 마을에 올 수 있다. 코레일 홈페이지(www.letskorail.com)나 스마트폰 앱(코레일 톡)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올겨울 분천역 산타 마을은 오는 2월 12일까지 문을 연다. 산타 마을 된 분천역[봉화군청 제공]◇ 닭이 알을 품은 형상…전통 서린 '닭실마을'바쁜 도시 생활에 지쳤다면 살고 싶은, 가고 싶은 '달실(닭실) 마을'로 떠나보자.봉화읍 유곡 1리에 있는 이곳은 조선 전기(1380년) 문인인 충재 권벌 선생 일가가 모이며 생겼다. 오늘날에도 전통 유교문화가 살아있는 마을은 국가지정 명승지이다. 2012년에는 대한민국 농어촌 대상을 받기도 했다.닭실이란 이름은 서쪽 산에서 동네를 바라봤을 때 닭이 알을 품은 모양이란 데서 유래한다.붉은 닭의 해인 올해는 닭실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예년보다 약 20% 늘어났다.특유의 운치에 각종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손꼽힌다.버드나무와 소나무, 한옥에 쌓인 흰 눈을 보며 갑갑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또 청암정이라는 바위로 된 정자가 유명하다.전통 마을답게 한과와 떡 만들기 체험 행사도 상시 열린다.잘 몰랐던 떡 종류를 알 수 있고 한과 만들기를 상세히 배울 수 있다.
-
① 생명 줄기 샘솟는 태백을 가다강원도 태백 검룡소의 용틀임폭포(사진/임귀주)한강과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계곡을 흘러내린 물줄기는 서쪽으로 또는 남쪽으로 향하고 산과 들을 적시며 생명을 움트게 한다.새로운 시작점을 찾아 지난 12월 중순 한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태백 검룡소(儉龍沼)를 찾았다. 검룡소는 아주 오래전부터 유유히 흐르며 역사의 굴곡과 민족의 애환을 지켜봤을 장대한 물줄기의 시발점이다.검룡소로 향하는 길. 좁고 평탄한 길에는 간밤에 흩날린 눈이 솜을 뭉텅뭉텅 흩어 놓은 듯 군데군데 쌓였다. 오후 햇살이 온기를 느끼게 하는 날이지만 산과 나무의 그늘을 지날 때면 갑작스러운 한기가 어깨를 시리게 한다. 한여름에도 선선한, 평균 해발 650m의 태백에서 겨울 공기가 차가운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100m쯤 걸었을까. 돌연 휴대전화 화면에 '서비스 안 됨'이란 안내문이 떴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깊은 골에서도 통화가 가능했던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는 곳. 검룡소 가는 길에는 그렇듯 속세와 선계(仙界)를 가르는 보이지 않는 차단막이라도 설치된 듯했다.오원석(47) 태백산 국립공원 검룡소 분소장은 "마음 편하게 쉬러 가는 길인데 잠시 세상과 떨어져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길을 따라서는 가지를 앙상하게 드러낸 일본잎갈나무가 하늘을 향해 도열해 있고, 온통 옅은 잿빛 산에는 연두색이나 노란색 겨우살이가 드문드문 참나무 꼭대기에 둥우리처럼 걸렸다. 이곳에 일본잎갈나무가 많은 것은 일제강점기에 탄광을 개발하며 갱목으로 사용하기 위해 빨리 자라는 이 나무를 대량으로 심은 탓이다. 태백산 국립공원은 일본잎갈나무 대신 한국 수종을 심어 숲을 새롭게 가꿀 예정이다. 눈 덮인 검룡소 가는 길(사진/임귀주)◇ 사시사철 맑은 물 솟아나는 샘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평탄한 숲길을 천천히 걷다 보니 20분도 채 안 돼 검룡소 입구에 다다랐다. 계곡으로는 깨끗한 물줄기가 끊임없이 지난다. 입구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는 "태백의 광명 정기 예 솟아 민족의 젖줄 한강을 발원하다"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 덱(Deck) 끝에 서서 검룡소를 굽어본다. 깊은 바닥이 훤히 보이는 샘은 멈춘 듯 잔잔하다. 벼랑에서 떨어진 커다란 바위가 샘을 막은 탓이라고 한다. 꿈틀거리며 물이 솟는 모습이 보이진 않았지만 물줄기는 중단 없이 계속 아래로 향했다.이곳에서 솟는 물은 금대봉 기슭에 있는 제당궁샘, 고목나무샘, 물구녕석간수 등 샘물이 지하로 스며들었다가 모인 것이다. 가뭄 때에도 절대 마르지 않고 하루 평균 2천~3천t가량 솟는다. 수온은 연중 9도로 일정해 여름에는 선선하고 겨울에는 차갑지 않다.검룡소에서 넘쳐난 물은 암반에 너비 1m 내외로 팬 홈을 따라 흘러내린다. 용틀임폭포라 불리는 물길에는 초록빛 융단 같은 이끼도 끼었다. 서해에 살며 용이 되고 싶어 하던 이무기가 한강을 거슬러 여행을 했는데 암반을 오르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가 기다란 홈이 팼다는 전설이 있다. 주변으로 하얀 눈이 제법 쌓여 용틀임폭포의 모습은 살아 있는 용처럼 생생하게 부각됐다.검룡소에서 출발한 물줄기는 서해를 향해 가며 골지천, 조양강, 동강, 여강으로 이름을 바꾸고,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을 만나 한강을 이룬다. 산을 휘돌고 평야를 지나 장장 500여㎞를 여행한 물줄기는 김포시 월곶면에서 강을 버리고 비로소 바다에 이른다. 수면이 잔잔한 황지 연못(사진/임귀주)◇ 황지 연못에서 구문소까지 낙동강은 태백 시내 번화가 한쪽의 도심 공원에 있는 황지(黃池) 연못에서 시작한다. 연못 앞 표석에는 "낙동강 천삼백리(洛東江 千三百里), 예서부터 시작되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연못은 상지, 중지, 하지 등 세 개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상지가 발원지다. 동그란 연못의 수면을 보면 기포가 뽀글거린다. 태백산ㆍ함백산ㆍ매봉산에서 흘러내린 물은 이곳에서 솟아나 황지천을 따라 남쪽으로 흐른다. 연못 둘레에는 인색한 황부자가 하늘의 노여움을 사서 이무기로 변했다는 전설을 소재로 한 조각상이 설치돼 있다. 태백시는 올해 말까지 공원 부지를 확장해 문화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광장이 완공되면 각종 문화 공연이 펼쳐지고, 겨울에는 스케이트도 탈 수 있다.실개천 같던 물줄기는 태백 시내 남쪽에 있는 구문소(求門沼)에 이르러 물줄기가 천둥소리를 내면서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웅장한 계곡이 된다. 구문소는 연화산 자락의 거대한 암벽을 강물이 뚫고 지나며 석문(石門)을 만들고 소(沼)를 형성한 특이한 지형이다. 구문소 위에 자리한 정자에서 내려다보면 수려한 풍광에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마저 든다.계곡을 따라서는 길이 약 4㎞의 자연 탐방로가 있다. 탐방로를 거닐면 5억 년 전 고생대 화석과 물결 흔적을 볼 수 있는 지질 여행을 할 수 있다. 구문소 바로 옆에는 고생대의 환경을 배우고, 각종 화석을 관찰할 수 있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도 있다. 기암 즐비한 구문소 풍경(사진/임귀주)◇ 천년 주목이 멋스러운 태백산 새해 태백 여행의 백미는 단연 태백산 등반이다. 검룡소와 황지 연못을 보며 '시작'의 뜻을 음미했다면 태백산에 올라 새날을 여는 붉은 태양을 대면해야 한다. 초롱초롱한 별빛이 하늘을 수놓은 이른 새벽. 새어 나온 입김이 허공에 멈출 듯 공기는 맑고 차가웠다. 유일사 주차장에서 헤드 랜턴 불빛을 따라 깜깜한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바람이 '횡~ 휭~' 소리를 내며 어깨를 움츠리게 했지만 몸에 와 닿지는 않는다.별빛과 바람 소리를 벗 삼아 어둠 속을 오르길 한참. 어느덧 하늘빛은 푸른빛으로, 연한 잿빛으로 변화하고 있다. 장군봉 정상에 다다를 무렵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산다는 주목도 띄엄띄엄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멋스러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천제단에서 태양이 떠오르길 기다렸다. 하지만 별빛이 사라진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하얀 구름도 세찬 바람에 봉우리를 타고 넘으며 시야를 가렸다. 해돋이 시각이 한참 지나서도 영산(靈山)은 쉽게 하늘을 열어주지 않았다. 희끗희끗 눈이 쌓인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 조금씩 눈발이 휘날렸다. 사진 속에서 봤던 태백산의 아름다운 설경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삶은 뜻하는 대로만은 진행되지 않는다는 작은 진리 하나를 가르쳐주는 산행이었다. 구름으로 뒤덮인 태백산 정상(사진/임귀주)◇ 둘러볼 곳▲ 철암탄광역사촌 = 철암역 주변은 정부가 1989년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을 펴기 전까지 번성했던 지역이다. 철암탄광역사촌은 허름한 탄광촌 주거 시설을 역사ㆍ문화 시설로 복원한 박물관이자 전시장. 이곳에선 광부의 생활상과 문화를 엿볼 수 있고, 각종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철암역에는 광산에서 실어온 원탄을 저장ㆍ운반하고, 무연탄을 분류하는 국내 최초 무연탄 선탄 시설인 두선탄장(국가등록문화재 제21호)이 있다. 이곳에서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촬영됐다.▲ '태양의 후예' 세트장 = 통동 일대에 있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태백시가 옛 한보탄광 부지에 지난해 4월 총 2억7천만 원을 들여 메디 큐브, 군 막사, 무너진 우르크 발전소, 포토존, 매점 등을 갖췄다. 올해 5월에는 공연장, 쉼터, 놀이ㆍ운동 시설, 모형 세트장, 드라마 관련 시설물로 구성되는 '태양의 후예 공원'이 문을 연다. 소리, 영상, 안개 조명 등 특수 장비를 이용한 다양한 볼거리도 선사할 예정이다.▲ 365세이프타운 = 풍수해와 지진, 설해, 산불, 테러 등 재난상황을 체험하며 대처법을 배울 수 있는 안전체험 테마파크다. 곤돌라로 이어지는 3개 지구에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 챌린지월드, 강원도소방학교가 들어서 있다. 안전체험관에서는 각종 재난 상황을 실제처럼 느껴볼 수 있다. 챌린지월드에는 트리트랙, 플라잉폭스, 파워맨 등 야외체험 시설이 있다. 또 항공기 화재 진압, 수난 구조 등 특수 훈련시설이 있는 강원도소방학교에서는 응급처치와 화재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다. ☎ 033-550-3101 ◇ 태백산 눈축제 = 1월 13일부터 22일까지 태백산, 365세이프타운, 황지 연못에서 '눈, 사랑 그리고 환희'를 주제로 눈축제가 펼쳐진다. 시내 곳곳에 대형 눈 조각 작품이 전시되고 이글루 카페, 눈 터널, 얼음 분수, 눈 미끄럼틀 등이 들어선다. 눈꽃등반대회, 별빛페스티벌 등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
'닭이 알 품은 형상' 제주 닭모루 해안을 아시나요수려한 경관 자랑…"닭의 해 이곳에서 새해 희망 품어보세요" 12년 만에 돌아온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 닭의 형상을 담은 제주 해안을 찾아 알을 품은 닭처럼 새해 희망을 품어보는 건 어떨까.제주시 조천읍 신촌리 서쪽 해안에는 예로부터 마을 주민들이 '닭모루'<표기상 '모'의 아래아(ㆍ)를 'ㅗ'로 씀>라고 불러온 언덕이 있다.명칭 표기도 제각각이고 유래에 대한 정설도 없지만, 마을에서는 이 일대 해안이 닭이 알이나 새끼를 품은 형상을 하고 있어서 이 일대를 닭모루로 부르게 됐다고 알고 있다. '닭이 알 품은 형상' 제주 닭모루 해안(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 닭모루 해안 일대 풍경. 신촌리에 따르면 사진 가운데 전망대가 세워진 부분이 닭의 머리며 이 부분을 중심으로 양쪽 해안 언덕이 닭의 날갯죽지 부위라고 한다.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드론으로 촬영. 2017.1.2마을 측의 해석대로라면 닭의 머리는 닭모루 해안 가운데로 툭 튀어나와 있는 부분으로, 현재 전망대(팔각정)가 세워진 곳이다.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탐방로는 닭의 목, 전망대 좌우로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언덕 부분은 날갯죽지인 셈이다.오른쪽 '날갯죽지' 언덕배기에서 닭의 머리 쪽을 바라보면 언뜻 닭의 벼슬과 눈, 뾰족한 부리가 보이는 듯도 하다.닭모루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얼핏 풍경을 눈에 담다가 전망대 좌측에 조그맣게 비쭉 올라온 바위가 닭의 머리와 닮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이 괴석은 마을 주민들이 '버섯바위'라고 부르는 것이다. 측면에서 보면 닭의 길쭉한 목과 뾰족한 부리 형상처럼 보이기도 하는 탓에 이 버섯바위가 닭의 머리를 닮아 이곳이 닭모루 해안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신촌리 주민들이 '버섯바위'라고 부르는 기암괴석.닭의 형상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 일대 기암괴석을 눈으로 샅샅이 훑으며 닭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된다.이곳을 '당모르(모의 아래아를 ㅗ로 표기)'라고 칭하며 신당이 있는 언덕이라는 데서 명칭이 유래한 것 같다는 해석도 있다. 옛 북제주군이 발간한 지명 총람을 보면 이곳의 '당'을 신당(神堂)으로 해석했다.도내 초등학교가 각 마을의 자연·인문·역사를 담아 만든 제주도교육청 향토지 '학교가 펴낸 우리 고장 이야기'에서는 이곳을 '당머루'라고 표기하며 '신촌리 서쪽 해안에 우뚝 솟은 바위로, 닭이 둥지를 틀어 앉은 모양. 닭머리 모양으로 돼 있다고 해서 닭머루라고 불리던 것이 당머루로 명칭이 변했다'고 소개했다.이처럼 명칭과 유래 등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지만 이 일대 해안 경관이 수려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만큼은 모두가 동의한다. 닭모루 해안 풍경.이 일대는 과거에도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했다. 초등학생들의 소풍 공간으로도 많이 활용됐고, 고기가 잘 물어 낚시꾼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았다. '학교가 펴낸 우리고장 이야기'에서는 여러 기암괴석이 많아서 예로부터 학자들이 모여 풍류를 즐기던 곳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지금도 탁 트인 제주 북부 바다 풍경과 검은 현무암 기암괴석, 한라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서 산책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제주올레 18코스가 이곳을 지나며 올레꾼들도 많이 찾는다.인근에는 아담하고 예쁜 '남생이못'도 있다.닭모루 해안에서 신촌 포구를 거쳐 신촌어촌계까지 가는 1.8㎞ 구간은 해양수산부가 한국해양재단이 선정한 걷기 좋은 해안길인 '해안누리길'로 조성됐다.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 관광지 또는 웨딩촬영지 등으로 사랑받고 있다.고구봉 신촌리장은 "여기에 신당이 있었다는 얘기를 전해 듣지 못했고 여기서 마을제 등 제를 지낸 기억도 없기 때문에 신당이 있는 언덕이라는 유래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마을 주민들은 알이나 새끼를 품은 닭의 머리와 목, 날갯죽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장은 "내년에 새로 향토지를 만들면서 고증을 거쳐 닭모루나 남생이못 등 마을 명소에 대한 해석을 바로잡을 계획"이라며 "닭의 해에 닭모루 등 아름다운 명소가 있는 우리 마을을 찾아 희망의 기운을 받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길따라 멋따라> 자연과 문화유산의 '어울림'…'고양누리길'국내 최대 내시묘에서 반세기 만에 공개된 한강변 철책선까지 호수누리길 호수공원서 16일∼내달 8일 '고양호수 꽃빛축제' 경기도 고양시 '고양누리길'이 얼마전 산림청이 주최한 '제4회 우리 명산 클린 경진대회'에서 지자체 부문 최우수상과 산악단체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고양시가 시민 건강증진과 지역 내 부족한 산림휴양 공간 확충을 위해 문화유적과 연계한 코스를 개발하고 1단체 1누리길 관리 지원사업 등을 펼쳐 가치를 높인 결과다. 고양누리길 서삼릉 구간 [연합뉴스 자료사진]2011년 5개 코스로 일반에 개방된 이후 올해까지 북한산, 서삼릉, 행주산성, 호수공원 등 고양시의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연결하는 5개 코스가 추가돼 총 10개 코스(75.01km)를 갖췄다. 하루 평균 6천여 명 이상이 이용한다.고양누리길의 장점은 도심에서 멀지 않고 걸으면서 문화유적과 자연, 농촌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즈넉한 산책길을 따라 느릿느릿 걷다 보면 세파에 얽혀 어깨 한가득 얹어 놓았던 시름도 금세 사라진다.10개 코스는 서삼릉, 행주, 송강, 고양동, 고봉, 북한산, 한북, 행주산성역사, 평화, 호수 누리길 등으로, 기존 산책로와 등산로를 그대로 살리고 주변 관광 명소를 연계했다.서삼릉 누리길은 한적한 산길을 걷는 평화로움과 세계문화유산 서삼릉을 답사하는 체험학습도 할 수 있다. 원당역 인근 행주기씨 제실 앞을 지나면 서삼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숲길과 넓고 평평한 서삼릉 진입로가 나온다. 천일(솔개)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 한잔 마시고 한북정맥 산길에 오르면 푸근한 숲길이 시작된다.행주 누리길은 숲길과 물길, 도시와 농촌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성라공원 숲을 지나 성사천 물길을 따라가면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 장소인 행주산성과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강매석교'를 볼 수 있다. 석양빛에 물든 강매석교는 멀리서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이다. 고양누리길 가운데 가장 길이가 긴 코스(11.9km)지만, 행주산성에 담긴 역사 이야기까지 만나볼 수 있다. 행주산성 [연합뉴스 자료사진]송강 누리길은 공릉천 물줄기를 따라 걷는 평화로운 길이다. 테마동물원 쥬쥬에서 출발해 공릉천 원당교를 지나면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가 장관을 이루는 가로수길을 걸을 수 있다. 공릉천을 따라 걷다보면 조선조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 선생이 시를 지었던 송강마을과 월산대군 사당을 볼 수 있다. 고양동 누리길은 충신 최영 장군의 아담한 묘와 그 묘로 이어지는 예쁜 숲길을 걸을 수 있다. '내 무덤에 풀 한 포기 나지 않을 것'이라던 최영 장군의 예언과는 달리 후손의 정성으로 현재는 잔디가 자라나 있다. 장군묘에서 고개 하나를 넘으면 고양향교와 중남미문화원이 있고, 누리길 코스는 아니지만 그 아래쪽에 중국 사신들의 숙박장소였던 벽제관지터가 있다. 고봉 누리길은 고봉산을 넘어 황룡산까지, 나즈막한 두 산을 넘는 길이다. 자연의 보고인 안곡습지공원을 지나면 깔끔하게 정리된 숲속공연장이 나오고 고봉산 등산로가 시작된다. 산으로 오르는 길에 만경사, 영천사 등 고찰을 둘러볼 수 있고 고봉산 정상을 넘어 큰 도로를 건너면 황룡산이다. 고려 명장 박서 장군과 조선 충신 박순 선생을 모신 용강서원을 지나면 시골정취 가득한 상감천마을이 나온다.북한산 누리길은 북한산둘레길 중 내시묘역길에서 충의길로 이어지는 코스다. 국내 최대 내시묘가 위치한 내시묘역길은 오르막이 전혀 없고 호젓한 시골길을 거니는 듯 조용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할 수 있다. 효자길, 백운대, 인수봉 등 고양시 관할 명봉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한북 누리길은 한북정맥의 산줄기로 북한산 효자계곡에서 발원해 한강까지 흐르는 창릉천을 따라 고즈넉한 마을길을 걸을수 있다. 고양시 최초이자 북한산 일대 유일한 온천이 손님들을 맞는다. 스님들이 넘나들었다는 중고개를 너머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왔다는 옥녀봉까지 숨 가쁘게 오르면 북한산의 장엄한 비경에 또 한번 놀라게된다. 행주산성역사 누리길은 고양시정연수원에서 출발해 한강철책선 오솔길과 진강정을 거쳐 행주산성을 두르고 다시 고양시정연수원으로 돌아오는 순환코스다. 행주산성역사 누리길 [연합뉴스 자료사진]분단 반세기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된 한강변 철책선의 아름다운 오솔길과 한강의 풍광을 직접 볼 수 있다. 올해 5월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꼽은 '온가족 함께 걷는 나들이길' 1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TV촬영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평화 누리길은 행주산성에서 시작해 옛 행주나루터가 위치했던 행주대교 아래를 지나 도심 속 전원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농로로 이어진다. 고양시의 상징이자 99㏊의 동양 최대 인공 호수인 일산 '호수공원'까지 이어지는 풍요로운 길로, 한강 하구 습지보호 구역인 장항습지를 엿보며 걸을 수 있는 코스다. 호수 누리길은 고양시 관광특구로 지정된 일산문화공원∼라페스타∼호수공원∼웨스턴돔을 따라 걷는 도심형 코스다. 365일 신나는 축제 가득한 거리형 테마쇼핑몰 '라페스타', 현대식 전통시장 '웨스턴돔'을 둘러볼 수 있다. 호수공원에서는 오는 16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고양호수 꽃빛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열린 고양호수 꽃빛축제 [연합뉴스 자료사진]축제기간 호수공원 내 고양꽃전시관 광장, 주제광장, 산책로, 메타세콰이어 길이 형형색색 빛으로 단장한다. 특히 17일과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31일에는 초대형 불꽃 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사랑하는 가족·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불빛도 감상하고 신나는 공연도 즐길 수 있다.
-
일제 쌀 수탈 흔적 지우고 휴식처로 태어난 '군산 임피역'관광공사 '임피역, 12월에 가볼 만한 간이역'으로 선정 드넓은 전북 군산의 들녘 앞에 있는 임피역은 1924년 일제가 호남평야에서 수확한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지은 간이역이다.1936년 보통역이 되었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면서 1995년 다시 간이역이 됐다가 2005년 10월부터 화물취급이 아예 중단됐다. 그러다가 결국 2008년 5월부터는 열차가 끊겼다. 군산 임피역 전경[군산시 제공=연합뉴스]임피역은 서양 간이역과 일본 가옥 형식을 결합한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등록문화재 20호가 됐다. 역사(驛舍) 원형이 잘 보존된 덕에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자원(폐선철로·간이역) 관광사업지로 선정돼 철도 관광지로 이용되고 있다. 여객운송이 완전히 중단된 임피역에는 군산 출신인 소설가 채만식의 대표작 '탁류'와 '레드메이드 인생'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 설치됐다.객차를 활용한 내부 전시관도 마련해 관광객 입소문을 타고 있다.역 광장에는 '거꾸로 가는 시계탑' 시실리(時失里·시간을 잃어버린 마을)는 근대문화유산의 보고인 군산의 정체성을 재치있게 표현하고 있다. 임피역과 시실리 시계탑[군산시 제공=연합뉴스]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현장이 이제는 기차마저 다니지 않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휴식처로 탈바꿈 한 것이다.임피역은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한해를 정리하기 좋은 간이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12월에 가볼만한 간이역'으로 임피역을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객차를 활용한 임피역 내부 전시관 [군산시 제공=연합뉴스]김성우 군산시 관광진흥과장은 "이번을 계기로 임피역과 군산에 산재한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 등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임피역이 옛 도심에 밀집한 근대문화유산과 영화촬영지, 도심 속 휴식처인 은파호수공원, 새만금과 고군산군도, 감칠맛 나는 군산 음식과 함께 군산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
<길따라 멋따라> '폐광의 부활'…광명동굴에서 공연보고(광명=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현장이자 산업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40년간 방치됐던 탄광이 와인레스토랑과 공연장, 각종 전시관을 갖춘 광명동굴 테마파크로 개발된 뒤 수도권의 명소로 떠올랐다.지난해 4월 유료 개장한 지 1년 반 동안 200만 명, 올해에만 120만 명 가까이 이곳을 다녀갔다. 최근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람객들이 더 늘었고, 올여름 무더위 속에 시원한 피서지로도 각광을 받았다.또 주한 프랑스문화원의 요청으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5개월간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 전시회'(4.16∼9.4)가 열린 데 이어, 양기대 시장이 '문화 민주화'의 기치를 내걸고 전국 도서와벽지 청소년 초청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올해 관람객 유치 목표 150만 명은 너끈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광명동굴이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은 비결은 '폐광의 부활'이라고 불릴 정도의 놀라운 변신 덕분이다.1972년 폐광 후 방치돼 새우젓 저장고로 사용되던 것을 시가 2011년 43억에 사들여 4년 동안 공연장을 만들고 화려한 조명을 갖춘 볼거리들을 설치해 동굴테마파크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 제작에 참여한 웨타워크숍이 뉴질랜드 현지에서 직접 만들어 공수한 용 조형물과 함께, 웨타워크숍이 참여하는 '국제판타지 공모전'(일명 '상상 설계전') 작품들을 감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또 동굴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1급수로 각종 물고기와 식물을 기르고 있고, 목이 마르면 이 물을 직접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동굴공연장에서는 시시때때로 영화상영과 뮤지컬 갈라쇼, 합창단 및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펼쳐진다. 광명동굴 공연장광명동굴 안에 200여석을 갖춘 공연장이 들어서 있다.방문객들은 천연동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화려한 와인 바와 와이너리에 놀라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와인 종류가 100여 종에 이른다는 설명을 듣고 또 한 번 놀란다. 국산 와인 100여 종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곳은 광명동굴이 유일하다. 지난해 이곳에서 판매된 국산 와인은 3만2천850병으로, 연간 국산 와인 판매량 40만 병의 8%를 차지했고, 올해 들어서도 8월 말까지 1만8천327병의 국산 와인이 팔렸다. 관람객들은 매일 색다른 와인을 시음할 수도 있다. 광명시는 또 17개 지방자치단체들과 와인 생산 협약을 맺어 지방의 과일 농가와 와이너리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대만 등지의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올들어 8월 말까지 단체로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만 2만 7천명이다. 1일 이곳을 찾은 '요우커'(遊客) 청커얼(成可兒. 23) 씨와 주오마(卓瑪. 24) 씨처럼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집계되지 않는다. 쓰촨성에서 왔다는 두 사람에게 광명동굴을 본 소감을 묻자 "귀엽고 아름답고 춥다"며 "얇은 옷을 한 벌 갖고 오라고 미리 얘기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에는 더 웅장한 동굴들이 많단다. 올여름 무더위에도 동굴 속은 늘 서늘했다.아쉬운 점은 없느냐는 말에 "영어나 중국어 통역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면서, 동굴 안내판의 중국어 번역에서 담장을 뜻하는 장(墻)자가 잘못됐다며 바로잡을 것을 당부했다. 동료들에게도 관광지로 권할 만 하냐고 묻자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광명동굴을 소개하는 메신저 글을 보여줬다."광명동굴 귀여워요"중국 쓰촨성에서 왔다는 두 '요오커'(遊客)가 어둠 속에서 포즈를 취했다.광명시가 전국 도서와 벽지 학교 학생들이나 소년원생 등 평소 문화 향유의 기회가 많지 않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초청 사업을 확대하고, 이를 위해 기업과 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펼치면서 광명동굴은 지역과 계층을 뛰어넘는 사회교육 장소로도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얼마 전 소년원에 머무는 청소년들과 함께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광명동굴 전시회를 관람했던 시 관계자는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에 내가 놀랐다"고 말했다. 시는 더 많은 문화소외 청소년들이 광명동굴에서 더 넓고 새로운 세상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1일 광명동굴을 찾은 전남의 진도중학교 1학년 임수린 양은 "처음 보는 라스코동굴벽화가 너무 신기했고, 옛날 사람들이 저렇게 자세히 관찰해서 그렸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면서 "동굴도 볼 것이많았는데, 특히 폭포가 너무 아름답고 좋았다. 친구들도 너무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했다"고 말했다.학생들과 함께 온 이 학교 진로담당 홍수우 선생님은 "진도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재정이 열악해 체험 기회가 많지 않고, 수도권 지역으로 체험 활동을 올 기회는 거의 없는데 광명시에서좋은 기회를 주어 교사인 나도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역시 이날 학생들을 인솔해 동굴을 관람한 강원도 태백의 황지중앙초 장성진 선생님은 "광명동굴을 직접 보게 되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며 "광명동굴은 태백 용현동굴과 비교해 너무나 잘 꾸며져 있어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명동굴 좋아요."1일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 광명동굴전을 관람한 전남 진도중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광명시는 올해를 '라스코동굴벽화와 함께하는 광명동굴 방문의 해'로 정한 데 이어, 동굴이 들어선 가학산(駕鶴山) 일대에 문화클러스터를 조성한 뒤 장기적으로 인근 지역을 동굴테마파크의 명성에 걸맞은 문화산업지구로 개발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