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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준비 충실히…" 초중고 '12월의 졸업식' 확산<<연합뉴스 자료사진>>"우린 졸업생 없어 졸업식도 못해요", 일부 '나홀로 졸업식' (전국종합=연합뉴스) 매년 2월 봄방학을 앞두고 하던 각급 학교의 졸업식이 갈수록 앞당겨지고 있다.일부 학교는 해가 바뀌기 전인 이달 졸업식을 하면서 올 2월에 이어 한 해에 두 차례 졸업식을 하기도 한다.학생이 계속 줄고 있는 농어촌 지역에는 졸업생이 한명도 없어 졸업식을 못하거나 1명의 졸업생이 '홀로 졸업식'을 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 "졸업식을 앞당겼어요"…일부 학교 '12월 졸업식'중학교와 고등학교 병설인 강원도 평창 대화중·고등학교는 중학교 3학년 69명, 고교 3학년 55명의 졸업식을 30일 한다. 지난 2월14일 전년도 3학년 학생들의 졸업식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이 학교 김수영 교무부장은 "졸업생들에게 상급학교 진학준비를 충실히 하는 동시에 직업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졸업식을 앞당겼다"고 말했다.이 학교에 이어 강원도에서 춘천 후평중학교 등 7개교는 31일 졸업식을 한다.졸업생이 393명인 후평중학교의 졸업식도 올 2월4일 전년도 3학년생 졸업식에 비해 크게 빨라진 것이다. 이들 학교는 이로 인해 올해 두 차례 졸업식을 하는 셈이 됐다.전북에서도 무주 적성중, 구천초, 적상초가 30일과 31일 졸업식을 한다.경기도에서는 수원 명당초가 30일, 구리 인창초등학교가 31일, 수원 효동초와 상율초 등이 다음달 5∼8일 졸업식을 한다.충북에서도 청주중이 다음달 5일, 충북공고와 호텔관광고가 같은달 6일과 15일 이른 졸업식을 할 예정이다. 대구에서는 9개 중학교가 다음달 6∼8일 종업식과 동시에 졸업식을, 전남에서는 순천 삼산초교와 영광 중남중 등 32개 학교가 다음달 졸업식을 한다.이밖에 충남 천안 용소초교 등이 내달 6일, 대구에서는 9개 학교가 내달 6∼8일, 인천에서는 6개 중·고교가 같은달 8일 이전 졸업식을 연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 학교는 2월에 졸업식을 연다.졸업식을 앞당긴 학교들은 여름방학을 단축하는 등 수업 일수를 맞추려고 미리 연간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졸업식을 연말 또는 연초로 크게 앞당기는 이유는 졸업생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각종 체험이나 해외연수 등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위해서이다.교사들에게 신학기 교육과정 준비를 충실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한 취지도 있다.일부에서는 매년 고입 학력고사나 대입 수능이 끝난 뒤 각 학교가 3학년 학생들의 학사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졸업식을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요즘은 교육과정 자율화로 모든 일정을 학교가 자체적으로 정하게 돼 있다"며 "학교별로 특성 있게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특별한 교육과정 없이 졸업식만 앞당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학사 운영의 내실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졸업생 없어 졸업식도 못해요"…곳곳 '홀로 졸업식'도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개최하지 못하거나 졸업생이 1명에 불과해 '홀로 졸업식'을 하는 학교도 전국 곳곳에 있다.갈수록 학생이 주는 농어촌지역 소규모 학교 또는 분교가 대부분이다.전북에서는 초등학교 7곳, 중학교 1곳이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열지 못한다. 지난해는 초교 2곳에서만 졸업식을 못했는데 많이 증가한 것이다.강원도에서도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못하는 학교가 6곳, 졸업생 1명만이 졸업하는 학교가 23곳으로 집계됐다.충북에서는 회남초교와 산외초교 등 2개교, 제주에서는 비양도의 한림초교 비양분교가 졸업식을 못한다.앞서 올봄 전국 120여 학교는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하지 못했고, 130여개 학교는 새내기가 1명뿐이어서 '홀로 입학식'을 했다.저출산·이농현상에 따른 학생 감소로 이같이 졸업식·입학식을 못하거나 홀로 졸업 및 입학을 하는 학교는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한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올해 졸업식을 못하는 전북 익산시 금성초교 최순임 교장은 "졸업식을 못하게 된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어서 섭섭하고 아쉽다"며 "졸업식은 지역민이 두루 참여하는 지역 축제이기에 주민도 안타까워한다"고 말했다.이어 "학생 감소가 졸업식을 못 치르는 데 그치지 않고 폐교 위기로 이어지고 있어 더욱 답답하다"고 말했다. (노승혁 박재천 김준호 형민우 한무선 백도인 김선경 전지혜 신민재 김근주 이해용 이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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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권조이' 양의 못말리는 한국사랑>"한국 너무 사랑해 애국가 들을 때마다 눈물 납니다"연세대 국어국문학과 합격…내달 체류준비차 방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저는 대한민국을 아주 많이 사랑하고 하루하루 더 사랑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무척 사랑해서 애국가를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정말 사랑합니다.미국 보스턴에 사는 미국인 여고생 조이 반루벤(메드포드 고교 12학년) 양의 한국 사랑은 도가 지나칠 정도다.고교 졸업식에서 사각모에 태극기를 그려 쓰고 다녔고, 매일 한국말을 더 잘할 수 있게, 한국을 매일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권조이'라는 한국 이름을 쓰는 그가 꿈에도 그리던 한국 땅을 마침내 밟는다. 지난 2월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 합격했고, 가을학기 입학을 앞두고 다음 달 입학 준비를 위해 입국한다.조이 양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가슴 설레고, 떨리고, 흥분된다"며 방한 소감도 호들갑스럽게 전했다. 인터뷰와 의사소통을 위한 카톡 대화는 모두 한국어로 진행했다. '도대체 왜 한국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궁금했다. "제가 어떻게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갖게 됐는지는 정확히 몰라요. 중학교 때 일본 애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해 일본어를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지만, 일본에 대한 그런 열정은 없었어요. 하지만 한국문화에 대해 알아봤을 때 제 인생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그땐 정확히 어떻게 그런 관심이 생겼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이젠 알 것 같아요. K-팝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하나님이 이 사랑을 제 마음속에 불어 넣어주셨습니다. 4년 전부터 지금까지 그 열정과 사랑은 더욱 커지기만 했습니다." 조이 양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한국어로 이어졌다. 그는 매사추세츠주 동부 브루클라인에 있는 보스턴 한국학교를 찾았다. 그곳에서 김동규, 이승연 선생과 강상철 교장을 만나 한국어 실력을 키웠다. "매주 토요일 보스턴 한국학교에 나가기 전에는 독학으로 공부했어요. 아버지가 직장을 통해 알게 된 교환 학생들을 소개해줘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어요. 그러나 그 친구들에게 계속 배울 수 없어 인터넷에서 한국학교를 찾았죠. 그때 보스턴 한국학교를 만난 것입니다. 한국어 실력요? 중급 정도예요. 아직도 멀었습니다." 한국어 실력을 키운 권 양은 연세대와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지원했고, 지난 2월 두 학교에 모두 합격했다. 그리고 10학년 때부터 가고 싶었던 연세대를 선택했다. 그는 "합격통보를 받고 난 후부터 지금까지 연세대 신촌 캠퍼스를 누빌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고 눈에 보일 정도로 유난을 떨었다. '한국 사랑' 때문인지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것도 덤으로 따라왔다. "한식을 먹으러 가면 정말 기쁘고, 기분이 좋아요. 비빔밥, 김밥,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불고기, 갈비, 떡볶이, 자장면..., 한국에 가면 새로운 음식을 먹을 생각에 벌써 가슴이 뛴답니다." 그는 권 씨 성을 가진 한국인 친구 덕분에 성에 '권'을 넣은 이름을 쓰고 있다. 한국땅을 밟기도 전에 한국남자와 만나 결혼하고 싶은 꿈도 갖고 있다. "한국 남자들은 정말 잘 생겼고, 당연히 한국인과 결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거침없이 의사를 표현한다. "길거리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한눈에 딱 분간할 수 있습니다. 중국 사람, 일본 사람, 베트남 사람, 한국 사람 중에서 한국 사람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무작정 한국 사람에게 말을 건네고, 친근감을 표시했죠. 모르는 한국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이제 거의 한국 사람만 사는 서울에 갑니다. 축복이죠." 벌써 연-고전에 참여해 목이 터지라 응원을 하고 싶다는 그는 "대학 졸업 후 좋은 일을 하면서 한국 사람들을 위해 살고 싶다"는 소박한 포부도 전했다. 권조이 양(가운데)의 고교 졸업식에 참가한 부모와 기념촬영한 장면. 졸업식장에서 사각목에 태극기를 그려넣은 권조이 양.보스턴 한국학교에서 교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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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명문학교 졸업식장에 '한국인 여풍'(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한국 여성들이 113년 역사를 지닌 홍콩의 명문 학교 졸업식에서 자랑스러운 동문과 졸업생 대표로 나란히 뽑혀 시선을 끌고 있다. 홍콩 호만틴(何文田)에 있는 세컨더리스쿨(중·고등학교) 킹조지5세스쿨은 28일(현지시간) 저녁 대강당에서 진행한 졸업식에서 올해의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김미리(54) 홍콩 한인여성회 고문을 선출했다. 5년 전부터 매년 자랑스러운 동문을 선정하는 이 학교에서 한국인이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여성이 선출된 것 역시 처음이다. 김 고문은 홍콩에서 식음료 기업을 운영하며 지역 사회와 학교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홍콩 명문학교 졸업식장에 '한국인 여풍'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홍콩 명문 세컨더리스쿨(중·고등학교)인 킹조지5세스쿨은 28일(현지시간) 대강당에서 진행한 졸업식에서 올해의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김미리(54) 홍콩 한인여성회 고문을, 졸업 여학생 대표로 김주은(17) 양을 각각 선정했다. 김미리 고문이 연설하고 있다. 2015.4.29 harrison@yna.co.kr 2007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은 후 고된 항암 치료 과정을 이겨낸 김 고문은 홍콩 내 유방암 단체에 거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달 여성회 회장 임기를 마친 김 고문은 오랫동안 여성회를 이끌며 한인 여성사회에 봉사했으며 식음료 기업 외에 한식 패스트푸드점 23개를 운영하며 한식 세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 고문은 "졸업장 수여식에서 한국 학생들이 나를 기억하겠다고 한 말에 보람을 느꼈다"며 "작년 350만 명에 달한 홍콩 내 한식 패스트푸드 고객이 더 늘어나도록 노력하고 지역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졸업식에서는 김주은(17) 양이 한국 학생 최초로 여학생 대표로 선정돼 대표 연설을 했다. 홍콩 명문학교 졸업식장에 '한국인 여풍'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홍콩 명문 세컨더리스쿨(중·고등학교)인 킹조지5세스쿨은 28일(현지시간) 대강당에서 진행한 졸업식에서 올해의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김미리(54) 홍콩 한인여성회 고문을, 졸업 여학생 대표로 김주은(17) 양을 각각 선정했다. 김주은 양이 연설하고 있다. 2015.4.29 harrison@yna.co.kr 그는 "한국 학생들에게 좋은 모델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라며 "앞으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서 한국과 홍콩, 미국에서 패션업계 최고경영자(CEO)로 활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에드 위킨스 킹조지5세학교 교장은 "사회 기여도와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홍콩 지역 사회에도 기여도가 큰 김 고문을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선정했다"며 "학업 성적과 학내 활동 등을 고려해 여학생 대표를 선정했으며 한국인 여성이 나란히 선정된 것은 우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교생 1천750명 가운데 한국 학생이 68명에 불과하지만, 모두 상당히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생활해 모범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이 영국령 아래 있던 1902년 개교한 킹조지5세스쿨은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중고등학교로 홍콩 안팎의 유명 인사를 다수 배출한 명문학교로 꼽힌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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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내게 자식이란…못해 놓은 숙제 같죠배우 조재현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 출연중인 배우 조재현. 2015.4.20 xanadu@yna.co.kr SBS '아빠를 부탁해' 딸과 출연하며 아빠로서의 모습 공개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그에게 계속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원하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워낙 달변이라 평소 한 가지를 물으면 서너가지를 답하는 그이지만 이번에는 좀 동문서답이었다. 2시간가량 대화를 나누면서 오늘 이 사람이 왜 이럴까 생각해봤다. 결론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식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자식 문제 앞에서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식은 그렇게 부모를 달라지게 만드는 존재다. 결국, 인터뷰 말미에 원하는 답을 얻었다. '당신에게 자식은 뭐냐'는 반복된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못해 놓은 숙제죠. 숙제가 밀렸는데 계속 못했어요. 그런 숙제 같은 겁니다." SBS TV 관찰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 딸 혜정(23)과 출연하며 자연인으로서, 부모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배우 조재현(50)을 최근 대학로에서 만났다. 배우 조재현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 출연중인 배우 조재현. 2015.4.20 xanadu@yna.co.kr '부녀 관계 회복 프로젝트'라는 수식어와 함께 50대 아빠와 20대 딸의 교감을 보여주는 '아빠를 부탁해'는 요즘 '뜨는' 예능이다. 조재현과 함께 이경규, 조민기, 강석우 등 누구나 아는 유명 연예인 4인이 '아빠'로서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기존 드라마나 영화,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여온 '직업인'의 모습을 깨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조재현은 점수가 가장 낮은 아빠다. 최근에도 SBS TV 드라마 '펀치'로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던 베테랑 연기자이지만, 그가 '아빠를 부탁해'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딸과 둘이만 있을 때 어색해서 죽을 것 같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서툴고 무뚝뚝한 아빠다. 배우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딸과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퉁명스러운 아빠만 화면에 남는다. 심지어 지난 18일 방송에서는 그가 딸의 생일이 '12월'인 것만 알고 정확한 날짜는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조재현은 "요즘 어딜 가나 혜정이 이야기를 하면서 딸한테 좀 잘 해주라는 말을 듣는다"며 "그런데 사실 다른 가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다만 자기가 그런 아빠라는 것을 잘 모를 뿐이지. 나도 이 프로그램 출연하기 전까지는 내가 딸에게 어떤 아빠였는지 잘 몰랐다"고 말했다. "나랑 딸만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렇지 우리 가족도 넷이 같이 있을 때는 말이 끊이지 않아요. 내가 딸과 둘이서만 있어본 적이 없었던 거죠. 또 바쁘긴 했지만 아이들의 졸업식이나 입학식, 운동회 등은 다 챙겼고 가족여행도 자주 다녔어요.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된 거죠. 강석우 씨나 조민기 씨는 유별난 아빠죠. 안 그래요?(웃음) 이경규 씨는 저랑 비슷하고요. 난 정말 우리 딸이 날 싫어했을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그 얘기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랐죠." 그렇게 해서 그는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하게 됐고, 방송이 시작되고 난 후 4쌍의 부녀 중 조재현 부녀가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평소에도 솔직한 언행의 조재현이 관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똑같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꾸밈없고 투박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 프로그램의 순도를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 조재현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 출연중인 배우 조재현. 2015.4.20 xanadu@yna.co.kr 조재현은 "혜정이가 배우 지망생이라는 사실 때문에 방송 전 여러 논란도 있었고 지금도 부정적인 의견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하기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빠를 부탁해'가 아니었다면 혜정이에게 아빠의 부재가 그렇게 컸다는 것을 모르고 넘어갔을 겁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아요.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거든요.(웃음) 하지만 내가 잘못해왔다는 것을 이제라도 알았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닌가 싶어요. 내가 얼마나 부족한 아빠였는지를 그동안 몰랐었다는 것,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알아간다는 게 수확이죠. 1년간 거절하고 고민하다 결국 출연하게 됐는데, 인간 대 인간으로서는 출연하기 잘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우리 딸이 좋아하니까 그걸로 된거죠." 딸 혜정은 '엎드려 절받기'일지라도 어찌 됐든 방송 덕분에 지금껏 아빠와 함께 보내지 못했던 시간들을 보낸다는 점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다정다감하지 못한 아빠 조재현은 그런 딸의 반응에 짐짓 무심한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미안함을 느낀다. "미안하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해요.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24세에 결혼해서 27세에 혜정이를 낳았어요. 너무 어렸죠. 인생에는 다 적당한 때가 있는데 난 너무 빨리 부모가 됐어요. 20대이니 아빠가 됐어도 난 내 꿈을 찾아나섰어요. 자식 귀한 줄 몰랐죠. 그러다 애들이 아빠를 필요로 할 때는 내가 진짜로 바빠졌죠. 똑같이 바빴어도 서른 넘어 결혼해서 애가 생겼다면 아마 더 마음이 갔을 것 같아요. 그런데 난 너무 어렸어요." 나름대로 내놓은 '변명'이었다. 부연 설명도 있다. "우리 부모님이 시장에서 맞벌이를 하셔서 난 할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삼촌 등 대가족이 함께 살아 집안은 북적거렸지만 난 늘 외로웠어요. 그 속에서 난 모든 걸 스스로 터득해가며 컸어요. 그래서 내 자식도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자식에게 다정다감하게 해서 얻는 것도 있지만 너무 그러면 자식이 작아진다고 생각해요." 배우 조재현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 출연중인 배우 조재현. 2015.4.20 xanadu@yna.co.kr 그런 아빠를 둔 딸 혜정은 '조재현의 딸'임을 내세우지 않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스스로 배우의 길을 찾고 있다. 미국에서 연기학교를 나온 혜정은 지난해 OCN '신의 퀴즈4'에 한회 얼굴을 내밀긴 했지만 이후 줄줄이 오디션에 떨어졌다. "딸이 연기한다는 것을 말리지도 않지만 도와주지도 않아요. 내가 도와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연기를 가르친다고 되는 것도 아니에요. 스스로 느끼고 깨지면서 배우는 거죠. 혜정이가 배우 지망생이기에 '아빠를 부탁해' 출연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어요. 딸 데뷔시키려고 이런 프로그램 한다는 소리나 듣고 프로그램도 잘 안되면 너무 피해가 크잖아요. 우리로서는 굉장한 모험이었어요. 혜정이도 그런 걸 잘 알아서 '아빠를 부탁해' 방송 이후 들어온 드라마 출연제안을 모두 거절했어요. 나중에 오디션을 봐서 자신의 힘으로 캐스팅되겠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딸이 마냥 어리지만은 않구나 느꼈습니다." OK, 부녀관계 회복은 좋다. 하지만 배우 조재현으로서는 가정사를 공개하는 것이 연기하는 데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이런 질문에는 답변이 곧바로 명쾌하게 돌아온다. "아이고, 내가 무슨 최정상 배우도 아니고, 이런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내 이미지에 별 타격이 없어요. 반대로 크게 얻는 것도 없고요. 내가 신비감이 있는 배우도 아니고…. 이 나이에 대세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