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韓경제 회복신호 보내는데…"왜 우리는 계속 불안할까요"(종합)증시도, 수출도, 생산 지표 개선…소비는 여전히 부진 한국경제의 회복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그러나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경기회복 신호가 수출분야 위주인 데다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수출 호조에 따른 긍정적 영향은 일부 수출 대기업에 한정될 가능성이 있다. 주가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기업 위주로 오르고 있어 코스닥의 개미들은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고 있다. 게다가 소비경기가 차갑다. 사교육비 등의 지출이 많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능한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강하다.경제환경도 불안하다. 한국의 정치 혼란이 지속될 수 있고, 대외 악재가 악화될 수 있다. 컨테이너 부두 자료사진◇ 곳곳에 경기회복 신호들 한국경제의 약한 고리인 중소기업의 업황전망지수가 5개월 만에 상승한 것은 주목할만하다.중소기업중앙회의 '3월 중소기업경기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업황전망 건강도 지수(SBHI)가 90.8로, 전달보다 11.2포인트 상승하면서 5개월 만에 반등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지수가 전달보다 10.5포인트 오른 90.8이었으며 비제조업은 같은 기간 11.7포인트 상승한 89.4를 나타냈다. 건설업은 14.4포인트, 서비스업은 11.0포인트 각각 뛰었다.기준치인 100 아래에 여전히 머물러 있지만, 이전보다는 좋아진 것이다.거시 지표도 회복 신호를 보냈다.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1월 생산은 전월보다 1.0% 늘었다. 작년 11월 1.4%, 12월 0.2%에 이어 3개월째 증가세다. 제조업 공장가동률은 작년 12월 72.6%에서 올해 1월 74.3%로 올라갔다.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올라갔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째 상승했다.수출은 지난 2월에 432억 달러(통관기준)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0.2% 늘었다. 수출금액과 증가율 모두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외에도 석유제품, 철강, 일반기계 등이 호조를 나타냈다.한국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해외 경기가 비교적 좋다는 뜻이다.경기 선행지표 성격이 강한 주식시장도 비교적 강세다.코스피지수는 17일 2,164.58로 종료돼 작년 말의 2,026.46에 비해 138.12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2015년 4월 23일(2,173.41) 이후 23개월 만에 최고치다.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212만 원에 마감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화점 자료 사진◇ 소비경기는 여전히 미진 문제는 국내 소비경기가 부진하다는 점이다.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기 어렵다.올해 3월 들어 16일까지 롯데백화점(기존점 기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1~2월 매출이 작년보다 1.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미진한 상태다. 핵심 점포인 소공동 본점은 매출이 오히려 3.5% 줄었다.김상우 롯데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3월 들어 작년보다 매출이 소폭 신장했으나 어수선한 정국 등의 영향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며 "다음 주부터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봄나들이 가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의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현대백화점에서도 이달 1~16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0.6% 늘어나는데 머물렀다.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증축 효과 등으로 기존 점의 기준 매출이 7.1% 증가했지만, 매출 증가세가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대형마트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작년보다 2.5% 감소했다.신선식품(2.3%), 즉석식품(1.4%) 등은 매출이 늘었지만, 의류·스포츠(-8.5%), 유아동·완구(-7.5%), 패션잡화(-2.4%) 등이 부진했다.트럼프 미국 대통령 ◇ 한국경제 불안 요인들 현재의 경기상태가 지표상으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한다.한국경제연구원의 김창배 연구위원은 "산업활동 동향을 비롯한 여러 데이터를 보면, 회복 조짐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소비가 부진하다고 하지만 청탁금지법 영향 등을 고려하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통계청 관계자도 "지표로 보면 경기가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의 회복 기미가 지속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수출이 이전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소비가 계속 안 좋다"고 말했다.그는 "내수에서 건설이 큰 역할을 하는데, 올해 건설은 작년만큼 경제에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는 경제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정치적 불안도 경제를 누르는 요소 중 하나다.새 정부가 출범해도 여소야대의 정치적 상황은 불가피하다. 이런 정치환경에서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반기에 어려워질 수 있다.신민영 부문장은 "하반기에는 정치적 불안감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배 연구위원도 "정치적 불확실성도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요소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또 고용이 부진한 데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 소비경기 부진이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점도 한국경제의 부정적인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대외적 불안요인들도 여전히 남아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보호무역,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등이 세계 경제를 흔들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는 "가계부채,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도 한국경제의 소비심리를 누르는 요소"라면서 "정부가 규제 완화 등을 위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좋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美금리인상 기정 사실화…횟수에 초미관심국내증시전문가들 세차례 인상 전망 '우세' 미국의 3월 금리인상설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자 연내 몇 차례나 금리를 올릴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6일 미국의 3월 금리 결정 전망을 '인상'으로 잇따라 제시하며 연내 모두 세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달 미국 금리인상설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자 급부상했다. 여기에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일 시카고 경영자클럽 행사에서 "이달 회의에서 고용률과 물가 상승률이 예상에 부합하면 연방기금 금리의 추가 조정은 적절할 것"이라며 3월 인상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NH투자증권은 작년 12월 다음으로 1개 분기 만에 금리 인상이 재개된다면 연내 세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경제지표 호조와 가파른 물가 상승, 주식시장 강세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을 주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최근 옐런 의장 등 전통적 비둘기파도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연준 내에서 의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추가 금리 인상 횟수가 관심"이라며 "인상은 3월을 포함해 연내 2∼3차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특히 1월 FOMC 회의 성명서에 밝힌 것처럼 자본지출이 여전히 회복세를 보여 미 금리 인상 속도를 제약할 수 있고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추정한 전기 대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8% 수준에 그쳤다. 따라서 미 연준이 3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연내 인상 횟수가 3회를 넘을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이 두 차례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증권은 "3월 금리 인상의 남은 변수는 10일 미 고용지표상 임금 상승률과 FOMC 전까지 미국 증시 흐름"이라며 "특히 미국 주가가 금리 인상을 경기 개선 신호로 해석하고 계속 오르면 금리 인상 단행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그는 다만, 금리 인상 시기가 3월로 당겨지더라도 연간으로 인상 횟수는 2회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이 연내 세 번 금리 인상을 하려면 도널드 트럼프 재정정책 공약이 의회에서 빠른 속도로 대부분 통과돼야 하지만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며 "연방기금 금리 선물 등에선 아직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우세하며 옐런 의장 발언 후 미 금리와 달러는 오히려 반락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연이은 금리 인상에도 한국은행이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은 작지만,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봤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이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한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며 "대외 금리차 하나만 보고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고 가계부채를 고려해 한은이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상현 연구원은 "미국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13일 트럼프 정부의 첫 예산안 발표, 특히 국경조정세 도입 여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 등의 요인은 이달 국내외 금융 변동성을 높여줄 것"이라며 "미국 국채금리 흐름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윤 연구원은 "올해 미국 금리 인상이 4번으로 조정되면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연 3.0% 부근까지 상승할 수 있지만, 금리가 올해 중간값을 유지하고 내년과 내후년에 소폭 상향 조정되면 미국 중장기 금리는 일시적 변동성 확대 후 현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병자호란처럼 당하면 안되는데…韓 경제 '사면초가'"병자호란처럼 당해서는 안 된다."병자호란은 근본적으로는 명나라와 청나라 두 강국 간의 패권 다툼에서 시작됐다.그 결과, 작은 나라 조선은 '삼전도 치욕'을 겪었다. 당시 조선의 왕이었던 인조는 1637년 1월 30일 한겨울에 서울 잠실나루 삼전도에서 청 황제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고두례'라는 치욕적인 의식을 치렀다.한국의 지금 상황이 병자호란 당시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한국경제는 만만한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은 허약해서 소비경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권력다툼을 벌이느라 진지한 고민이 없고, 국론은 분열돼 치열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 치욕적인 삼전도비◇ 중국의 무차별적인 한국 공격 한국 땅에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중국은 한국을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중국 국가여유국은 최근에 자국 여행사들에 한국관광상품 판매의 전면금지 조치를 내렸다.이번 조치로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 감소비율은 50~60%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806만명) 기준으로 400만~500만명이 안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국내 관광업계는 비상에 걸렸다.한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관광금지 소식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어렵게 사업권을 땄는데 이런 일이 터져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중국의 공격은 무차별적이다.중국당국은 롯데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유통시설에 대한 무더기 시설점검을 하는가 하면, 일부 식품계열사는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 재입점 행사에서 예상탈락 통보를 받기도 했다.한 유통매장은 중국당국으로부터 네온사인 간판과 입구광고를 철거하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한국 롯데면세점의 홈페이지는 지난 2일 해킹 공격으로 마비됐다. 이 면세점의 한국어, 중국어는 물론 일본어, 영어 홈페이지와 모바일 서비스가 모두 다운됐다. 업계에서는 중국 측의 보복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자동차를 파손하는 사건도 발생했다.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장쑤(江蘇)성 치둥현의 롯데백화점 부근에 신원 불명의 건달들이 나타나 '롯데가 중국에 선전포고했으니 중국을 떠나라'를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한 뒤 근처의 한국 자동차를 부쉈다.중국의 사드보복은 화장품, 공기청정기 등 제조분야뿐 아니라 문화 분야에도 있었다. 성악가 조수미, 피아니스트 백건우,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의 방중 공연까지 잇따라 취소된 바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도 자국의 이익을 챙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발표한 '2017 무역정책 어젠다와 2016 연례보고서'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기간에 도입한 최대 무역협정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동시에 한국과의 무역에서 적자가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USTR은 "결과적으로 한국과의 무역에서 적자가 2배 이상 늘었으며, 이는 미국인들이 그 협정으로부터 기대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이에 따라 미국 행정부가 한미 FTA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에 한미 FTA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제롬 파월 미 연준 이사는 최근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월 금리 인상을 위한 논거가 모두 한꺼번에 모였다"면서 "토론의 논제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제자금의 흐름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어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국 소비경기는 빙하기 이런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기초가 허약한 게 문제다. 무엇보다 소비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주요 유통업체의 올해 1∼2월 매출은 작년보다 감소했다. 1월에 설 특수로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했으나 2월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롯데백화점의 1~2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다. 1월에는 매출이 1.4% 증가했지만, 2월에 4.5% 감소했다.현대백화점도 기존점 기준 1~2월 매출이 작년보다 0.7% 감소했다.역시 1월에는 1.6% 늘었지만 2월 3.2% 감소해 전체적으로는 매출이 뒷걸음질 쳤다.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증축 효과 등으로 1월에 이어 2월에도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기존점만 보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대형마트도 사정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롯데마트 1~2월 매출 합계는 작년보다 5.4% 줄었다. 1월에 10.1% 매출이 증가했지만, 2월 감소율이 20.4%로 훨씬 컸다.2월 매출은 과일(-20.3%), 축산(-17.5%) 의류·스포츠(-15.4%), 잡화(-12.8%) 등 주요 부문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출이 역신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심리가 가라앉았기 때문"이라며 "매주 주말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고 있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하면서 소비심리가 반등할 계기가 없었다"고 말했다.이마트 역시 1월에는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2월 매출은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2월에는 유아·완구용품 매출이 25.1% 줄었고, 신선식품 매출도 20.7% 감소했다. 그 외 헬스·뷰티용품(-17.4%), 생활용품(-8.6%) 등도 부진했다.
-
'불황에도 비쌀수록 잘 팔린다'…고가 사치품 매출 급성장크리스티 경매에 등장한 에르메스 핸드백 [EPA=연합뉴스 자료사진]경기침체 장기화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서민 가계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핸드백 한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사치품 브랜드의 매출은 지난해에도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에르메스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A백화점에서 프랑스 초고가 사치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5%나 급증했다.에르메스의 이런 매출 신장률은 샤넬의 9.8%, 루이뷔통의 3.2%보다 단연 높은 것이다. 하지만 주요 제품의 가격대는 에르메스가 1천400만~7천만원으로, 400만~1천만원대인 샤넬이나 100만~500만원대인 루이뷔통보다 훨씬 비싸다.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에르메스의 주력 제품인 버킨백의 국내 판매가는 1천400만~1천500만원대이며, 또다른 인기 제품인 켈리백의 가격도 1천300만~1천400만원대다.이렇게 비싼데도 이들 제품은 사려는 대기수요가 워낙 밀려있어 매장에서 주문을 하더라도 최소 2~3년은 기다려야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B백화점에서도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에르메스가 17%로 가장 높았으며, 샤넬은 14%, 루이뷔통은 -2%로 차이를 보였다.유통업계에서 흔히 '3대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이들 사치품 브랜드들은 모두 비상장 유한회사여서 주식회사와 달리 구체적 재무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매출이나 순이익 등이 베일에 가려있다. 샤넬 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이 때문에 이들이 국내에서 어떤 제품을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 전체 수익금 중 본사 배당률이 얼마나 되는지, 한국 사회에 기부는 얼마나 하는지 등의 정보를 전혀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업계에서는 이들이 '비쌀수록 잘 팔리는' 속성이 있는 한국 사치품 시장에서 매년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기부금 등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 유한회사 형태를 고집한다는 시각도 있다.A백화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루이뷔통이나 샤넬은 이제 어느 정도 대중화돼 명품으로서의 희소성이 떨어진 반면, 에르메스는 몇 년을 기다려야 제품을 겨우 받을 수 있는 등 다른 브랜드들과 희소성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이 꾸준한 인기의 비결"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상위 1% 계층은 존재하며 이들은 일반 대중들과는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싶어한다"며 "에르메스는 상위 1% 계층의 차별화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브랜드"라고 덧붙였다.일각에서는 최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뇌물수수 사건에서 나타났듯 여성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초고가 사치품인 에르메스 핸드백이 뇌물이나 로비용으로 많이 팔리기 때문에 성장률이 남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르메스 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단독]韓콘텐츠산업, 매출 100조원시대 진입…수출 60억달러 돌파작년 매출액 5.7%·수출액 8.3% 증가…'한한령' 여파에도 선전 브라질 동심 사로잡은 '뽀로로'한국의 대표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소재로 한 뮤지컬 공연이 2016년 8월 상파울루 시내 브라질 한국문화원(원장 이세영)에서 펼쳐졌다. 뽀로로는 2015년부터 브라질 TV에서 방영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이 지난해 여러 악재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 처음으로 매출 100조 원을 돌파했다.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과의 마찰에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비롯한 콘텐츠산업 수출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1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보다 5.7% 증가한 105조2천억원(잠정치)을 기록했다.증가폭은 2015년의 4.8%보다 더 커졌으며, 2.7% 수준인 작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2배를 웃돈다.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2011년 83조원, 2012년 87조3천억원, 2013년 91조2천억원, 2014년 94조9천억원, 2015년 99조5천억원을 기록했다.지난해 콘텐츠산업은 한류 산업의 최대 시장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타격을 입은 데다, 하반기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악영향까지 우려됐다. 중국 시장은 전체 콘텐츠 수출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한다.하지만 우려 속에서도 꾸준한 내수시장의 성장과 지속되는 세계적인 한류 붐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선방했다.콘텐츠산업은 출판, 만화, 음악,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캐릭터, 지식정보(인터넷포털), 콘텐츠솔루션 등 11개 분야로 나뉜다. 2016년 4월 드라마 '태양의 후예' 홍콩 홍보하는 배우 송중기.송혜교 [연합뉴스 자료사진]특히 수출 증가세가 유지된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63억1천만 달러(약 7조4천200억 원)를 기록했다.콘텐츠산업 수출액은 2011년 43억 달러, 2012년 46억1천만 달러, 2013년 49억2천만 달러, 2014년 52억7천만 달러, 2015년 58억3천만 달러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지난해 수출액 증가폭(8.3%)은 2015년의 10.5%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했으나 예년 수준을 웃돈다.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2011년 이후 5년간 연평균 8.0%의 증가율을 보였다.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2015년 -8.0%, 2016년 -5.9%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2016년 12월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K-ICT 차세대미디어대전 2016' 행사에서 참관객들이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체험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는 지식정보와 캐릭터 산업 등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콘텐츠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이어 "아직 전체 수출이나 국내총생산(GDP)에서 콘텐츠산업의 비중이 크진 않지만, 경기가 둔화하고 수출이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했다"며 "올해도 다양한 지원정책을 통해 콘텐츠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문체부는 최근 공개한 업무계획에서 올해 콘텐츠산업 매출액 전망치를 작년보다 5.9% 증가한 111조4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베이징 국제도서전의 한국 애니메이션 부스.2015.8[연합뉴스 자료사진]2016년 10월 K콘텐츠페어에서 가상현실 게임 체험하는 어린이들[연합뉴스 자료사진]
-
[일문일답] 이주열 "민간소비 작년보다 둔화…급속한 집값 변동 없다"기준금리 1.25% 설명하는 이주열 총재(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chc@yna.co.kr"부동산 경기 거품 아냐…지난해 4분기 소폭 플러스 성장" "현 상황 스태그플레이션 아니다…외환보유고 부족하지 않은 수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올해는 민간소비가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또 집값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집값의 급속한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보다 0.3%포인트 낮춘 것에 대해 "국내 민간소비가 더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성장률 전망을 조정한 주요 포인트"라며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 이후 시장금리의 상승과 달러 강세, 보호무역주의 우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후의 기대가 변화했다"고 설명했다.집값이 크게 하락할 것이란 우려에는 "주택경기가 수년간 좋았다가 앞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주택 가격을 거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물가는 빠르게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둔화하는 상황이 나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올해 물가 상승률이 2%를 넘기진 않을 것"이라며 "성장률도 하반기로 갈수록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마이너스 성장 우려까지 나왔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에 대해서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소폭 플러스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다음은 이 총재와 일문일답.--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0.3%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0월 전망치를 발표한 이후 대내외 여건이 크게 바뀌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 이후 시장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 보호무역주의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과 올해 금리 상승 전망 등이 달라졌다. 국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특히 민간소비가 지난해보다 더 둔화할 것으로 본 게 성장률 전망의 주요 포인트다. -- 소비자 심리는 악화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소비심리 회복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과제다. 최근 소비가 다소 좋아졌지만, 정부의 정책 효과라고 본다. 당초 우려보다는 최근에 좀 나아졌다는 정도지 소비 호조까지는 아니다. 또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기업의 구조조정, 고용 사정 악화가 소비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소비심리 회복이 경제 정책에서 중요한 과제다.--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값 전망은 쉽지 않다. 다만 현재 상황은 주택경기가 수년간 좋았는데 그에 비해서는 둔화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집값의 급속한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 또 지금을 부동산 버블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어떻게 되나.▲ 아직 집계가 안 끝나 숫자로 말하긴 어렵다. 일각에서는 제로 성장 혹은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제로 성장이나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다.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소폭 플러스 성장한 것으로 본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2015년에 한은 조사국에서 잠재성장률을 3.0∼3.2%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성장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 얼마 전 통계청에서 인구 추계를 새로 발표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잠재성장률에도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잠재성장률을 추정해 볼 생각이다.-- 물가가 오르고 성장률은 둔화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1.8%로 예상한다. 성장률도 하반기로 가면 성장 속도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를 고려하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기업 심리가 악화했지만, 반도체나 화학 등 실적이 좋은 업종도 있다.▲ 기업들의 심리와 실적에는 차이가 있다. 최근 기업들의 수익 상황이나 결산상황을 보면 실적이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그 이유가 원자재 가격 하락이나 환율 상승 등의 원인도 있다. 기업들의 자구노력도 일조했다고 본다. 그러나 기업 심리는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기대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워낙 커 기업 심리가 위축됐다고 본다. 기업 심리 위축이 오래가면 투자와 고용에도 악영향이 미쳐 전체 경제 성장에도 영향 줄 것으로 생각한다.-- 물가 전망을 할 때 유가는 얼마로 전망했나.▲ 유가를 전망할 때 에너지 관련 전문연구기관의 시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판단한다. 유가는 올해 변수가 많다. 감산 합의에 대한 이행 여부와 수요 증가, 셰일가스 등 대체 에너지 공급 등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유가는 연중 50달러 초반으로 본다.-- 올해 환율 전망은?▲ 환율 평가는 조심스럽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반적인 평가를 보면 달러화 강세로 본다. 하반기에 가서는 수그러들지 모르겠다는 예상도 있다. --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의 주된 요인은 미국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예상이 달라졌고,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횟수에 대한 기대가 바뀌어서다. 원화 환율이 비교적 다른 통화 비교하면 변동성 큰 것 사실이다. 원화가 아무래도 풍부한 유동성 있고 자유롭게 거래되면서 신흥국 통화의 대용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도 이유다. 긍정적으로 보면 가격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면 경제주체들의 소비와 투자 등 경제 행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쏠림현상이 있나 보겠다.-- 외환보유고는 충분한가.▲ 외환보유고는 최근 3개월간 67억 달러가 감소했다. 그러나 달러화 강세로 다른 통화의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며,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여러 평가 기준이나 국제기구 평가를 볼 때 부족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한다.-- 시장금리와 기준금리의 격차가 크다.▲ 지난해 11월 이후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격차가 커졌다. 그러나 그 전에 둘이 너무 붙어 있었다. 최근 변동 수준만 가지고 일률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현재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의 차이를 보면 과거 평균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격차가 단기간 내 급속히 확대되거나 축소되면 중앙은행으로서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
작년 11월 수출입 대폭 증가…'불황형' 논란 벗어나나(종합)[연합뉴스 자료사진]경상수지 89.9억달러 흑자…57개월 연속 흑자 행진수출 29개월 만에 증가…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 넉 달째 감소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큰 폭으로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수출이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6년 11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작년 11월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89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57개월 연속 흑자를 내면서 최장 흑자 기록을 다시 썼다.작년 11월 흑자 규모는 10월(87억2천만 달러)보다 2억7천만 달러 늘었다. 상품수지 흑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흑자 규모가 105억2천만 달러로 10월(98억3천만 달러)에 견줘 6억9천만 달러 늘었다.수출은 1년 전보다 7.7% 늘어난 464억6천만 달러였고 수입은 10.6% 증가한 359억4천만 달러다.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하기는 2014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품목별 수출액(통관기준)을 보면 기계류·정밀기기가 51억 달러로 20.8% 늘었고 화공품(18.2%)과 철강제품(12.3%)의 증가 폭도 컸다.전기·전자제품 중 반도체는 11.5% 늘었다.박종열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브리핑에서 수출 증가에 대해 "파업, 태풍 등 자동차 생산의 차질 요인이 일단락된 가운데 화공품, 반도체의 글로벌 시장이 호조를 보였고 철강제품 단가가 회복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수입 증가율은 2012년 2월(33.5%) 이후 4년 9월 만에 최고다.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 금액이 늘었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기계류·정밀기기 수입은 41억6천만 달러로 10.0% 늘었고 가전제품, 곡물 등 소비재 수입은 59억2천만 달러로 10.9% 증가했다.수출이 증가세로 반전되고 수입이 설비투자 중심으로 확대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수출입만 보면 작년 4분기는 괜찮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된 '불황형 흑자' 논란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정부와 한은은 올해 세계교역 신장률 확대 등으로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다만,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미국 신행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등 불안요인이 남아있다. 월별 경상수지 현황 경상수지에서 서비스수지 적자는 10월 15억9천만달러에서 11월 17억4천만 달러로 확대됐다. 특히 여행수지 적자가 7억5천만 달러로 전월보다 2억5천만 달러 늘었다.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운송수지는 지난 10월 1억5천만 달러 흑자에서 11월 1억5천만 달러 적자로 바뀌었다.해운업계 업황이 부진한 결과다.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는 4억4천만 달러 흑자로 파악됐다.이전소득수지는 2억3천만 달러 적자를 냈다.이전소득수지는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의 국내 송금 등 대가 없이 주고받은 거래를 말한다.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은 89억 달러 증가했다.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1억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14억4천만 달러 증가했다.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42억8천만 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6억9천만 달러 줄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27억1천만 달러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파생금융상품은 1억 달러 늘었다.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5억2천만 달러 줄었다.
-
돈 안쓴다…소비경기 빙하기 진입 우려'소비절벽' 현실로…새해 전망도 '먹구름' 장기 불황에 국정혼란 사태까지 겹치며 '소비절벽' 우려가 점점 현실로 바뀌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더해져 소비심리가 최악으로 얼어붙은 형국이다.롯데백화점은 11월 매출이 작년보다 0.5% 감소했고, 12월 들어서도 25일까지 매출이 0.5% 줄었다. 겨울 정기세일 매출도 0.7% 감소했다. 겨울 정기세일을 17일 이상 편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매출신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백화점도 11월 매출이 1.5% 감소했고 12월에도 25일까지 매출증가율이 -0.8%였다. 신세계는 강남점 증축 등으로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 면세점 입점으로 영업면적이 25%가량 준 데다 도심에 위치해 촛불집회 등의 영향을 받은 본점의 경우 11월과 12월(~25일)에 각각 매출이 4.1%, 1.7% 감소했다.유통업체들이 소비 불씨를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세일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3~25일만 놓고 보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고 밝혔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다. 이를 두고도 우려보다는 소비경기가 양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중국 광군제(光棍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로 인해 20%가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결과로, 소비가 전반적으로 살아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백화점(-2.8%), 대형마트(-6.1%) 등은 매출이 감소했다.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추세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그러나 외식, 문화 등 여러 소비 형태가 있어서 유통 매출 증가만으로 내수 경기가 좋다고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6% 증가했지만 소매판매는 0.2% 줄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6%)는 늘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1.2%)와 의복 등 준내구재(-0.4%) 판매가 줄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편리한 온라인이 선전하는 것은 맞지만 전반적으로는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일부 '반짝 특수'가 있다고 해도 사회 전반에 걸친 침체된 분위기를 이겨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새해 소비경기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는 점이다.최근 소비 상황이 최악이었기 때문에 새해에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하지만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여서 당분간은 나아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과 같은 수준으로, 7년 8개월 만의 최저치다. 경기와 생활형편이 나빠졌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은 앞으로 지출도 줄일 것으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까지 '소비절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 소비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은 151만9천300명으로 전월 184만6천200명에 비해 17.7% 감소했다.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심리가 굉장히 안 좋은데 실제 소비에는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며 "고용이나 임금 전망도 좋지 않고 가계부채 문제도 부각되고 있어 소비 위축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한은 기준금리 6개월째 동결…美금리·가계빚 부담(종합)두 손 모은 이주열(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시작에 앞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美금리 인상속도 따라 한국도 인상 압박 커질 듯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가 1년 만에 오른 가운데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한은은 15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연 1.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0.25% 포인트 떨어지고 나서 6개월째 동결됐다.한은이 기준금리를 또 동결한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급증세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한 신중한 행보로 풀이된다.연준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0.50%∼0.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 금리를 3차례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이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적어지면서 한은의 고민이 깊어졌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좁혀짐으로써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한은 입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직후 신흥국을 비롯한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국내 경제로 눈을 돌리면 1천3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가 통화정책을 제약하는 요인이다.美기준금리 0.25%p 인상→0.50%∼0.75%[AP=연합뉴스]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8조8천억원 늘었다.증가 폭이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매년 11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가계부채 급증세가 멈추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 쉽지 않다.반대로 국내 경기 부진을 생각하면 한은이 선제로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힘들다.내수, 수출의 회복세가 여전히 불안한 데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국 혼란이 겹쳐 올해 4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내년 경제성장률도 2%대에 머물 공산이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특히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한은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내년에 기준금리를 둘러싼 한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국내 경기가 더 악화할 경우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한은도 인상하는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그동안 매달 열렸던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회의는 내년부터 연 8회로 횟수가 축소된다.내년에 첫 회의는 1월 13일 열릴 예정이다.
-
경기 얼마나 나빠졌을까…생산·소비·물가 등 지표 발표[연합뉴스TV 제공] 기업 체감경기·3분기 성장률 잠정치도 주목 다음 주(11월 28∼12월 2일)에는 국내 경기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생산과 소비, 물가, 수출 등의 주요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극심한 경기 부진 속에 청탁금지법 시행, 주요 대기업의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미국 대선 이후 금융시장 불안 등이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우려된다.우선 통계청은 30일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9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감소하고,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4.5% 줄면서 5년 7개월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산업 구조조정 진행, 갤럭시노트 7 판매 중단 등의 여파로 10월까지 전체 산업생산 부진이 이어졌을지가 주목된다. 오는 12월 1일에는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이 발표된다.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부터 8월까지 계속 0%대에 머물다가 지난 9월(1.2%) 1%대로 올라섰고 10월에는 1.3% 상승, 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한다. 수출은 10월에 3.2% 줄어 8월 '반짝 반등' 이후 2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관세청에 따르면 11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0.2% 감소했다.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오는 28일 세계 경제 전망(OECD Economic Outlook)을 발표한다.이번 경제전망에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도 포함돼 주목된다.OECD는 지난 6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로 올해 2.7%, 내년 3.0%를 제시한 바 있는데 이후 하방 위험이 커진 만큼 내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지가 관건이다.한국은행은 29일에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발표한다.그동안 제조업의 업황 BSI는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도는 70대 초반에서 보합권을 유지해왔지만 이른바 '최순실·트럼프'로 대변되는 국내외 악재로 기업 체감경기가 급격히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소비심리를 보여주는 한은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에 95.8로 떨어져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에 대해 검찰의 고강도 수사를 받는 처지여서 투자나 내년 사업계획 수립 등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더구나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세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미 수출에도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같은 날 발표되는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는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했을지를 보여줄 전망이다.한은은 이어 다음 달 2일에 3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와 국민소득도 발표한다.한은은 지난달 3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0.7%(전기대비)로 발표했는데 잠정치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0.4% 감소했는데 3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을지 관심이다.30일에는 9월 말 국제투자대조표가 발표되고 1일엔 10월 국제수지가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