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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방송가도 '먹고 듣는' 콘텐츠가 대세아이돌 요리대결 SBS '어머님이…'·일반인 듀엣 MBC '에잇플러스' 눈길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올해 추석 방송가도 '먹고 듣는' 콘텐츠가 대세다. 요리와 음악을 소재로 한 다양한 파일럿(시험제작) 프로들이 추석 대목을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 제2의 '복면가왕' 찾아라…다채로운 음악 버라이어티 지난 설 화제의 중심에 섰던 프로그램은 가면 쓰고 노래하는 MBC TV '복면가왕'이었다. '복면가왕' 흥행에 자극받은 방송사들은 추석을 맞아 다양한 음악 버라이어티를 준비했다. KBS 2TV '아이돌 전국노래자랑'(29일 오후 3시)은 1TV의 장수 프로인 '전국노래자랑'과 아이돌 가수들의 대결 무대를 접목한 프로다. 26일 오후 10시45분에 방송되는 SBS TV '심폐소생송'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한 명곡을 재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옥주현과 린, 정인, 이영현이 이승철의 '늦장 부리고 싶어', H.O.T의 '홀로서기'와 '열등감', 아이유 데뷔곡 '미아', 혁오의 '아이 해브 노 홈타운' 등 숨은 명곡들을 되살려낼 예정이다. '복면가왕'으로 상반기 쾌재를 부른 MBC는 두 편의 음악 특집을 준비했다. 25일 오후 9시30분 시작하는 '듀엣가요제 에잇플러스'는 씨스타 소유, 에이핑크 김남주, AOA 초아, 시크릿 전효성, 미쓰에이 민, 포미닛 허가윤, 애프터스쿨 리지, 마마무 휘인 등 걸그룹 8팀의 멤버와 일반인이 듀엣 무대를 선보인다. 가요계 르네상스로 평가받는 1990년대 인기그룹들도 MBC TV '어게인-인기가요 베스트50 95-96'(24일 오후 11시15분)을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DJ.DOC와 임창정, R.ef 등 12팀이 당대 대표 음악프로였던 '인기가요 베스트 50'을 재현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 추석에도 '먹방'은 계속된다 SBS TV 추석특집 '어머님이 누구니'는 명절 방송가의 단골 스타인 아이돌과 그 어머니들이 함께 출연해 요리 대결을 벌이는 프로다. 방송가를 종횡무진인 전현무가 진행을 맡았으며 정확한 방송 날짜는 미정이다.27~29일 방송되는 KBS 1TV '세계미(米)식대전'은 쌀 요리를 개발하기 위한 각국 요리사들의 대결을 담은 3부작 프로다.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와 일본은 물론, 리소토로 유명한 이탈리아, 쌀 요리가 생소한 스웨덴까지 8개국 요리사들이 쌀을 이용한 한 그릇 요리에 도전한다.주부들의 애청 프로인 tvN '집밥 백선생'은 22일 밤 추석의 단골 메뉴인 갈비찜을 손쉽게 만드는 비법을 일찌감치 공개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갈비를 판별하는 법부터 시작해 갈비찜과 불고기 등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만능 고기 양념간장' 제조법까지 설명해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 라디오와 예능을 접목한 KBS 2TV '속 보이는 라디오-여우사이'(29일 오후 10시 55분)와 마니아를 넘어선 '덕후' 문화를 조명하는 MBC TV '능력자들'(방송 날짜 미정), 부활 김태원 부자, 래퍼 산이 부자, 에이핑크 보미 부녀가 출연해 부모와 자식 관계를 돌아보는 MBC TV '위대한 유산'(미정) 등이 눈길을 끈다. ◇ 노홍철·이수근도 복귀…전현무 친정 복귀 성적표도 관심 이번 추석 방송가를 관통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복귀'다. MBC TV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서는 음주 운전 파문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노홍철이 11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노홍철을 비롯한 4명의 젊은이가 각자 손에 18만 원을 쥔 채, 스무날 동안 체코 프라하에서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유럽을 횡단하는 모습을 담았다. 27일과 28일 오후 11시 15분에 2부작으로 방송된다. 불법 도박으로 물의를 빚었던 개그맨 이수근도 트로트 오디션 프로인 SBS 라디오 추석특집 '트로피'로 지상파 방송에 복귀한다. KBS 2TV '전무후무 전현무쇼'(28일 오후 8시30분)는 KBS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했던 방송인 전현무가 3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오는 첫 프로다. '전현무쇼'는 전현무의 일상 생활과 방송 활동 등 다양한 모습을 지금껏 국내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포맷으로 담아낸다고 예고한 상태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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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악성 루머' 퍼뜨린 누리꾼들 벌금 80만원(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홍득관 판사는 연예인 임창정씨와 전처 A씨에 대한 허위·악성 루머를 퍼뜨린 누리꾼 김모(33)씨 등 3명에게 각각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이들은 지난해 4월 '임창정씨가 A씨의 문란한 생활을 의심하고 다툼 끝에 유전자 검사를 했으며, 그 결과 셋째 아이가 친자가 아니었다'는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기소됐다.당시 서울 강남경찰서는 A씨가 누리꾼들을 고소함에 따라 임창정씨의 세 자녀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했으며 모두 동일 부계·동일 모계의 혈연관계가 성립한다는 결과를 얻었다.홍 판사는 "연예인 임창정과 그의 전처의 파경은 전처의 문란한 사생활로 인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그들 사이의 셋째 아들은 임창정의 친자"라며 "피고인들은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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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웃음 넘치는 신곡…싸이와 견주면 황송하죠"새 앨범 발표…신곡 뮤비에 60여 스타들의 웃음 담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5년에 한 번 정도 감기에 걸린다는 임창정(41)은 지독한 감기로 최근 링거를 맞았다고 했다. 24일 발매하는 새 앨범을 준비하며 무리한 듯 보였다. 지난 3월 낸 12집이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며 가수로서의 입지를 굳힌 터라 부담이 생긴건지 묻자 "절대 아니다. 더 잘 나가려고, 1등 하려고 하는 건 욕심이다. 그런 건 하늘이 때가 되면 노력의 대가로 선물 차원에서 응답해주는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최근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겸 가수 임창정을 인터뷰했다. 즐기면서 음악을 만들었더니 목표가 이뤄지는 경험을 했다는 그는 이번에도 오로지 팬들과 즐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앨범을 만들었다고 했다. 발라드와 댄스를 아우르는 가수답게 댄스곡 '임박사와 함께 춤을'과 발라드곡 '친한 사람'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그중 '임박사와 함께 춤을'은 12집 수록곡이었지만 새롭게 편곡해 아예 다른 느낌의 곡으로 재탄생시켰다. 멜로디를 다시 써서 쉽게 따라부를 수 있도록 했고 걸그룹 EXID의 엘리가 랩을 더했다. '테크노 뽕짝'으로 인기를 얻은 '신바람 가수' 이박사가 원곡에서 넣어준 추임새는 그대로 살렸다. 임창정이 이 곡을 다시 선곡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처럼 "웃으며 살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다. 그는 지난 몇 년간 개인적으로 웃을 일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많이 힘들었지만 '좋은 일이 생긴 것처럼 웃어보자'는 생각에 거울을 보고, 화장실에서 1분 동안 '미친놈'처럼 웃어봤다. 그랬더니 좋은 일이 잇달아 생겼고 그 일 때문에 더 웃게 되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 경험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웃으면 기적 같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요. 짧은 인생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살이니 돈 없다고 의기소침해 하지 말자는 거죠. 익살스런 철학을 담았어요." 그는 이어 "100년을 살면 하늘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횟수의 행복과 불행을 준다고 한다"며 "행복할 기회를 세 번 주면 불행할 기회도 세 번을 준다. 그러니 행복하다고 거만하게 축배를 들지 말고, 불행하다고 남들을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노래에 발맞춰 뮤직비디오와 춤 동작도 '완전히 웃자'는 의도로 만들었다. 뮤직비디오에는 마당발로 유명한 임창정의 인맥이 총출동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평소 웃는 모습을 '셀카'로 찍어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누구도 거절하지 않고 이메일과 카톡으로 영상을 보내줬다. 신동엽, 이범수, 김진표, 공형진, 조권, 용감한형제, 유세윤, 감우성, 오현경, 이선희, 에일리, 바비킴, 에픽하이, 씨스타, 최다니엘, 백지영, 박경림, 설운도, 에이핑크, 김창렬 등 출연진이 60여 명에 이른다. 그는 "스타들의 웃음을 담았다"며 "아이돌 가수부터 설운도 선배님 같은 윗세대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참여해줘 어떻게 보답할지 고민"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무에도 짱구 춤부터 현진영 춤, 마이클잭슨의 춤 등 대중이 알 만한 포인트 동작을 넣었다. 그가 이처럼 뮤직비디오에 공을 들인 데는 지난해 발표한 곡'문을 여시오'의 뮤직비디오가 코믹한 연출과 유명인들의 카메오 출연으로 온라인에서 크게 주목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800만 건에 육박하며 특히 해외 누리꾼 사이에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만큼 재미있다'는 평도 들었다. 그는 "'문을 여시오'를 통해 '아, 이걸 재미있어하시는구나'란 생각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사실 나이 먹고 주책바가지로 보일까 봐 고민했는데 이때 용기를 얻어 더 즐겁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제2의 싸이'란 평에는 "싸이처럼 잘 되면 좋지만 그건 큰 욕심"이라며 "싸이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이다. 하하. 그걸 닮는다는 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저 부러워하고 박수쳐주고 존경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견주는 것만으로도 황송하다"고 웃었다. 또 다른 곡 '친한 사람'은 감성적인 발라드로 가을이란 계절과 맞물려 음원차트에서 댄스곡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오랜 시간 고백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픔을 담은 곡으로 "사랑하는 걸 알면 멀리할까 봐 고백하지 못하고 어디 가서도 친한 사람이라고만 얘기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잇달아 앨범을 내며 히트곡을 낸 그는 가수로서 재도약한 모양새다. 과거 배우로서 영화에 무게 중심을 둔 때와는 달라진 행보다. 그러나 그는 내년에는 계획해둔 출연작이 많아 더 바빠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음 달부터 영화 '치외법권' 촬영을 시작한다"며 "또 내년에는 중국 영화에도 출연할 것 같다. 한국과 중국의 코믹 배우를 내세운 작품이라고 한다. 드라마도 하고 싶은데 아직은 안 들어온다"고 웃었다. 앨범 작업을 마친 그는 지금도 연말 공연 준비를 하랴, 영화 관계자들과 미팅하랴, 동대문 등지에 그의 히트곡 이름을 따서 낸 포장마차 '소주 한잔'을 운영하랴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그는 "매일 스케줄이 끝나면 포차에 가서 2~3시간 머물며 손님에게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준다"며 "영화 감독님들과 미팅도 그곳에서 한다. 나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그리 오라. 마침 김창렬이 내 가게 옆에 '맥주 한잔'도 오픈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오는 12월 24~25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여는 공연은 올해 성황리에 마친 전국투어의 앙코르 무대다. 그는 "지난 투어 때 올림픽공원에서 공연하며 체육관에서 공연하고픈 소원을 이뤘다"며 "'이래서 인생이 재미있는 거구나'라고 느꼈다. 앞으로 공연을 주기적으로 할 생각이다. 그러려면 앨범을 내며 현역으로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공연 때 앞 자리에 60대 어르신과 30대 여자분, 10대 딸이 같이 앉아 '소주 한잔'을 따라부르는 걸 보고 울컥했어요. '저 그림을 4대로 만들어보자, 그런 가수가 돼보자'란 생각을 했죠. 웃었더니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100살까지 공연하고 싶어졌습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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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정말 나쁜 박 과장…그래도 너무 미워마세요tvN '미생'서 구악 상사맨으로 화제…"오 과장역 탐나"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오 과장님. 안녕하세요? 이제 우리 한 팀이네." 장안의 화제인 tvN 드라마 '미생'에서 지난 주말 방송에서만큼은 단연 박 과장이 주인공이었다. 그가 한 마디만 내뱉었을 뿐인데도 심상치 않은 공기가 감지됐다. '구악' 상사맨 박종식 과장으로 분한 배우 김희원(42)의 연기에 "소름이 돋는다", "연기력이 제대로 폭발했다"는 시청자들의 평가가 이어진다. 본인 스스로도 '박 과장처럼 싹수없는 인간이 과연 현실에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는 김희원을 19일 인터뷰했다. 대기업 종합상사 원인터내셔널(이하 원인터)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미생'의 박 과장은 수식어가 많은 인물이다. 그는 대리 시절 중동 수출 1억2천만 달러 신화를 새롭게 썼고 "실적 하나는 기차게 내는 놈"으로 인정받은 중동통이다. 회사 실세인 최 전무(이경영) 라인으로 입지를 구축한 그는 영업 3팀에 파견된 이후에도 업무 시간에 내기 당구와 사우나는 기본인 생활을 이어 간다. 표리부동하고 음흉한 데다 거만하며 약자에 언어폭력, 성희롱을 서슴지 않는다. "주변에 많이 물어봤죠. 특히 회사 다니는 사람들에게요. 정말 회사에서 이렇게 나쁜 놈이 있을 수 있나, 하고요. '그 정도는 약과'라는 사람도 있었고 (웃음) '대기업에서는 박 과장 같은 사람은 이미 해고되고도 남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반응이 다양했어요." 김희원은 연출자인 김원석 PD에게도 "대사가 과한데 그대로 연기해도 되느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회사원 생활을 했다는 김 PD의 답은 "그보다 더한 사람도 봤다"는 것이었다고. 주변의 수많은 의견 중 김희원의 마음에 꽂힌 이야기는 "대기업 시스템은 능력제이니 능력 있는 사람, 가령 한 달에 한 번씩 매출을 꾸준히 올리는 사람은 회사에서 자르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람은 더 기고만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또 촬영장인 서울스퀘어 주변 직장인들의 고달픈 일상을 목격한 김희원은 "직장인들이 현실에서도 박 과장 같은 사람 때문에 힘든 만큼 내가 박 과장을 더 극적으로 부각하면 사람들의 감정이입이 쉽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과장이 너무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부분은 다소 수위를 낮췄다고. 가령 영업 3팀에 처음 출근한 박 과장이 김동식(김대명) 대리의 양복 상의를 집어던지는 부분은 과한 것 같다는 그의 판단에 따라 덜어냈다. 김희원은 미간을 살짝 찡그리거나 가는 눈을 치켜뜨는가 하면 두툼한 입술 사이로 이죽이죽 웃음을 흘리는 모습만으로도 '구악' 상사맨의 느낌을 실감 나게 전했다. 여직원들에게 "커피는 여자 손맛을 타야 제 맛인데"라며 끈적끈적한 성희롱 발언을 내뱉는가 하면 스마트폰 주식거래 화면을 들여다보며 "아, 이건 안 샀어야 했는데 샀네"라고 입맛을 다시는 모습은 사무실에 꼭 있을법한 박 과장 그 자체였다. 특히 장그래를 놀리던 박 과장이 장그래의 턱을 잡아당기며 협박하는 장면에서는 김희원 연기에 몰입한 시청자들의 분노가 폭발하기도 했다. "장그래를 고졸, 계약직, 낙하산 이렇게 부르면서 못내 마음에 걸렸다"는 게 김희원의 설명이다. "임시완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정말 즐거웠어요. 사람이 아주 진중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예요. 그리고 정말 겸손해요. 장그래스러운 면이 있죠. 그 친구랑 연기할 때 서로 의논도 많이 했죠." 김희원은 지난 2007년 하지원·임창정 주연의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단역인 건달 김부장으로 데뷔했다. 그는 이후 영화 '아저씨'에서 악랄하기 그지없는 범죄조직 보스 만석 역을 맡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드라마 원작인 윤태호 작가의 웹툰 애독자였던 박 과장은 "웹툰을 볼 때만 해도 제가 박 과장을 연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다"면서 쑥스럽게 웃었다. 구두로는 오래전 박 과장 역을 제의받은 김희원이 공식 제의를 받은 것은 '미생' 1화가 방영된 지난달 중순께였다고 했다. "배역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오상식 과장 역할이 정말 탐이 났었다"는 김희원은 "그래도 웹툰에서 박 과장 에피소드가 가장 비중이 큰 데다 박 과장의 삶 자체도 굉장히 극적이라서 연기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연기 잔뼈가 굵은 김희원이지만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한 드라마인 만큼 캐릭터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중동통답게 얼굴을 좀더 까무잡잡하게 분장했다. 박 과장이 장그래를 망신주려고 긴 영어 대사를 읊조리는 장면도 가볍게 찍은 장면이 아니었다. "한국 사람이 영어를 쓰는 수준으로 해야 하잖아요.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하는 것도, 그렇다고 콩글리시를 쓰는 것도 박 과장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한국 사람이 영어를 잘하는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 여러 사람한테 코치도 받고 꽤 많이 연습했어요." 그 부분은 결국 별도 후시녹음(ADR)을 거친 후 한 번 더 입히는 식으로 공을 들였다는 게 김희원의 설명이다. 박 과장의 부정이 밝혀지는 지난 10화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빠른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김희원은 "그 장면을 찍는 날 새벽 6시에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쭉 이어서 20시간 이상 찍었다"면서 "소리를 하도 질러 댔더니 지금까지도 목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정말 나쁜 박 과장"이지만 그럼에도 그를 조금 변호한다면. 김희원은 "인터넷 댓글을 안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크게 이슈가 돼서 박 과장 기사 댓글을 봤다"면서 누군가의 댓글 내용을 전했다. "누군가 박 과장 같은 인물을 안 만들려면 우리 사회가, 기업 오너가 많이 환원해야 한다고 썼더라고요. 저도 회사원들이 고생하는 것에 비해 생활이 너무 개선이 안 되다 보니 정말로 나쁜 생각을 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영화 '돌연변이'를 통해 박 과장과는 대척점에 있는 정의감 넘치는 인권 변호사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 중이라는 김희원은 "박 과장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희원은 이와 함께 애교 담긴 발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가 코미디 영화도 많이 출연했어요. 그런데 영화 '아저씨' 잔상이 아직도 남은 탓인지 제가 박 과장에 캐스팅됐다는 기사에 누군가 '영업 3팀의 다음 사업 종목이 장기 밀매냐'라고 댓글을 달았더라고요. (웃음) 저를 나쁘게 봐주시지만 마세요."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