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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열음 "가영 죽음 의미있어 다행이었죠"포즈 취하는 이열음(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 중인 배우 이열음이 2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12.6 ksujin@yna.co.kr성폭행으로 태어난 고등학생역…"복선 깔려 있을까 대사 하나하나 집중"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가영이가 죽음으로써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감추는 게 단순히 수치심 때문이 아니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점이 강조된 것 같아 의미 있었어요."이제 막 소녀를 벗어난 20살의 배우지만 조근조근 한 그의 대답에서 어린 티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3일 종영한 SBS TV 수목극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여고생 가영 역을 맡은 이열음을 최근 광화문에서 만났다.극중 가영은 엄마 경순이 성폭행을 당해 낳은 딸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 김혜진(장희진 분)과 같이 희귀병을 앓고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되지만 결국 죽음을 맞는다. 평생 성폭행 사실을 감추고 살아온 경순은 가영의 죽음을 계기로 경찰에 자신의 피해를 신고해 성폭행범을 잡는 실마리를 제공하게 됐다. "대본을 보고서야 가영이 죽는 걸 알았다"는 이열음은 "촬영 일주일 전쯤에 감독님이 '치료가 될까?'라고 힌트를 주시긴 했는데 진짜 죽을 줄은 몰랐다"며 "보안이 정말 철저했다"고 울상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혜진과 지숙(신은경 분)의 관계, 성폭행범, 연쇄살인마, 김혜진 살인범 등 감춰진 내용이 많았지만 제작진은 출연자들에게도 힌트를 주지 않았다. "촬영지가 전라북도 완주로 외진 곳인 데다 제작진이 누가 범인인지를 알려주지 않으니 배우들끼리 추리하느라고 많이 끈끈해졌어요.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니까 다들 자기 연기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서로의 캐릭터를 배려하게 되더라고요."이열음은 "별 것 아닌 것 같은, 지나가는 대사도 그게 나중에 어떤 복선이 될지 알 수 없으니까 더 신경써서 연기하게 됐다"며 "연기를 배우게 되는 작품이 있고 동료를 얻어가는 작품도 있는데 '마을'은 모든 걸 다 가져가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보였다.상큼발랄 이열음(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배우 이열음이 2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12.5 ksujin@yna.co.kr학업과 광고 모델 활동을 병행하던 이열음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3년 JTBC '더 이상은 못 참아'로 데뷔했다. 전교 1등만 하다 전학생에게 1등을 빼앗기자 경쟁상대인 남학생을 유혹하는 도발적인 내용의 KBS 단막극 '중학생 A양'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당시 기억을 떠올린 이열음은 "(이미 대본을 여러 번 봐서) 그 상황에 이입해 있는 상황에서 비난이 쏟아지니까 어리둥절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니 선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더라"며 "그래도 결국 신선한 내용에 사회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저에게는 소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tvN '고교처세왕', SBS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KBS 2TV '가족을 지켜라'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나가는 중인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엔 '존재감이 있는, 자신의 매력을 표현할 줄 아는 배우'라고 답했다.그의 어머니는 KBS 공채 11기 탤런트인 윤영주. 어릴 때부터 엄마로부터 촬영장 이야기를 듣고 자라다보니 자연스레 배우를 꿈꾸게 됐다고.촬영으로 바쁜 엄마 대신 친가와 외가를 오가며 자란 이열음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를 묻는 말엔 '엄마'를 꼽았다. "초등학교 때 제가 촬영가야 한다는 엄마한테 '나도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 먹고, 따뜻하게 살고 싶어'라고 했대요. 그 이후로 엄마는 더이상 배우 활동을 하지 않으셨어요. 지금 와서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요. 그런 엄마랑 같이 촬영장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엄마 반응요? '너 열심히 해야겠다. 나야 땡큐지' 하시던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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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살 1위인데…우울증 약 복용은 OECD 꼴찌 수준감기항생제 복용은 많은데 '마음의 감기' 항우울제 바닥…"부정적 인식 때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세계 주요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한국에서 우울증 치료는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한국의 우울증 환자들이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제때에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OECD 주요국의 항우울제 소비량(서울=연합뉴스) OECD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15'에 따르면 한국의 항우울제 소비량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그림에서 색상이 붉을수록 항우울제 소비량이 많고 초록색에 가까울 수록 소비량이 낮은 국가임.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15'에 따르면 한국의 하루 항우울제 소비량은 1천명 당 20 DDD(1일 사용량 단위·2013년 기준)로 28개 조사국 가운데 두번째로 낮았다. OECD의 항우울제 하루 평균 소비량은 1천명 당 58 DDD로 한국의 3배 수준이었다.항우울제 소비량이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칠레(13 DDD) 단 한 곳이었으며 아이슬란드(118 DDD), 호주(96 DDD) 등이 압도적으로 높은 소비량을 보였다. 한국은 감기에 걸릴 경우 항생제의 사용량이나 당뇨 약물 사용량은 많았지만 항우울제 사용량은 유독 낮았다.약물 과용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한국이 OECD 국가 중 항상 자살률 1위에 오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울증 환자 가운데 치료를 받는 사람의 비중이 낮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릴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조기 치료시 완치율도 높다.하지만 이를 내버려두게 되면 마치 감기가 심각한 폐렴으로 번져 생명을 위협하듯 자살 기도로 이어질 수 있다.실제로 주요 우울 장애가 있는 사람 가운데 자살사고 비율이 4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의 자살률은 지난해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한 해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1만3천836명에 달한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27.3명을 기록했다.항우울제 소비량이 한국보다 낮았던 칠레의 경우 자살률이 34개국 가운데 20위(2013년 기준)에 머물러 한국과는 양상이 달랐다.항우울제를 비롯해 우울증 치료율이 낮은 것은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우울성 장애 환자들이) 10년 가까이 참다가 너무 힘들어야 온다"며 "약물 복용을 하지 않고 '정신력으로 이겨내면 안 되냐'는 환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정신적 노력만 강조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우울증은 완치되지 않고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정부가 5년 단위로 실시하는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주요 우울장애를 평생 1번 이상 앓는 비율은 2001년 4.0%에서 2006년 5.6%, 2011년 6.7%로 꾸준히 증가했다.강박이나 공황 등 불안 장애 유병률은 8.7%(2011년 기준)로 2001년 8.8% 대비 소폭 줄었고 모든 종류의 정신장애도 10년 내리 하락세를 보였지만 우울 장애만 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다.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우울증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조기 치료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김 교수는 "(자살 원인에는) 독거, 이혼, 건강 이상신호, 실직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실직과 빈부격차 등 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우울증 치료를 받는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TV 캡처. 작성 김선영(미디어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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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는 차이일 뿐…음악으로 나를 보여주고 싶어"'K팝 스타' 출신 가수 이미쉘, 다문화 편견 딛고 노래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무대에 선 내 노래가 또 너를 움직여. 흐르는 음악 소리에 니 맘이 흔들려'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아이 캔 싱'(I Can Sing).가수 이미쉘(24)은 담담하게 말한다. 아니 부른다. 지난 8월 선보인 두 번째 앨범 '아이 캔 싱'은 한층 더 단단해진 '인간 이미쉘'의 이야기다.앨범이 나오고 석 달 가까이 흐른 요즘 그는 공연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국내 투어를 준비하는 와중에 다음 달 초 미국에서 팬 미팅 겸 단독 공연 섭외가 들어왔기 때문이다.새로운 관객 앞에서 들려줄 또 다른 이야기에 가슴이 설렌다는 그를 26일 만났다. 이미쉘은 "처음에는 왜 날 부를까 생각했다"며 "주최 측에서는 나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다고 하던데 아마도 힘을 주고자 하는 내 노래의 메시지가 그분들께도 잘 전달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뮤지션으로서 자신감을 드러낸 자작곡 '아이 캔 싱'을 비롯해 안타까운 사랑의 감정을 담은 '너 뭐하니'까지 이번 앨범에는 그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이미쉘은 "대단히 만족스럽지 않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다 참여한 앨범이라 애착이 간다"며 "내 색깔은 이런 거고, 난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일상의 이야기와 함께 담았다"고 설명했다.공연도 앨범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야기로 꾸밀 생각이다.말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혼혈 혹은 다문화로 규정되는 자신의 배경에 관해 이야기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지난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건강한 다문화서울 토크 콘서트'에도 출연해 다문화가정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다문화와 관련해 대학 강단에도 몇 번 서봤어요. 그런 자리에서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한다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차별과 편견을 겪은 사람이 결국에는 사회와 어우러져 당당히 살아간다는 이야기거든요."2011년 SBS TV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로 실력을 인정받은 그지만 어린 시절에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냉대에 시달려야 했다.이미쉘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뒤 부모의 이혼으로 아빠 없는 아이로 자랐다.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하는 하는 사람들은 어린 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어렸을 때 피부가 까맣고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저를 놀리는 동네 아이들과 한바탕 싸운 뒤부터 집에서 잘 나가지 않았어요. 그렇게 8년을 학교도 안 가고 집에서만 보냈죠. 가족이 아닌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웠어요." 그런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건 교회였다. 15살이 되던 해 우연히 언니를 따라 교회에 갔고, 그곳에서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을 만났다.그는 "낯설지만 정말 좋았다"며 "이런 사람들과 계속 교류하고 싶다는 생각에 교회를 다녔고, 그때부터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이미쉘은 검정고시를 보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향한 꿈을 키웠다. 음악은 어린 시절부터 그의 꿈이었다.그는 "어머니께서 음악을 좋아해서 항상 올드팝을 틀어놓고 청소를 했다"며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다 보니 내 안에 '흥'이 쌓인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어려운 집안 형편도 그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학원에 가려고 아르바이트를 했고, 학원에 들어가서는 온갖 잡일을 하면서 학원비를 충당했다.2010년 동아방송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한 그는 이듬해 'K팝 스타'로 얼굴을 알리고 대형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에 스카우트됐다.이후 데뷔가 무산되면서 YG를 떠나야 했지만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데뷔 앨범 '위드아웃 유(Without You)'를 내고 묵묵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넉넉지 못한 가정환경은 이제 그에게 힘든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아는 사람이 돈이 없어서 굶거나 공부를 포기하는 것을 못 보겠더라고요. 제가 그런 걸 경험해봤으니까요. 특히 한부모가정 아이들을 보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요. 제가 겪은 차별과 편견을 남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대중적인 인기가 아쉬울 법도 하지만 그는 "인기가 곧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 음악을 믿고 기다려주고, 내 음악에서 힘을 얻는 사람들을 위해 음악을 한다"고 힘줘 말했다.누구나 편하게 들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게 가수 이미쉘의 바람이다.그에게 피부색과 출신 배경의 차이는 그야말로 차이에 불과하다. "다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다른 것처럼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나와 다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차이가 있을 뿐 그냥 똑같은 하나의 사람이거든요. 그런 차이가 그들을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지 않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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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성폭행 아내 구속…'부부강간' 女적용 첫사례(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김덕길 부장검사)는 남편을 감금하고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강간·감금치상·강요)로 A(40·여)씨를 23일 구속했다.서울중앙지법 조윤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뒤 "소명되는 감금치상·강요 범행의 동기와 내용 등에 비춰 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검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5월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남편을 감금하고 손과 발을 묶은 채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서로 동의한 성관계'라 주장했지만 남편과 갈등을 겪다 이혼을 준비하던 중 소송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진술을 받아내려 남편을 이틀가량 감금하고 강제로 성관계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두 사람은 결혼 후 10년 넘게 외국에서 살다가 A씨가 사기 행각으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되면서 관계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대법원이 2013년 5월 부부 사이의 강간죄를 처음으로 인정한 이후 아내가 피의자로 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2013년 6월 형법상 강간죄의 피해 대상이 '부녀'에서 '사람'으로 확대됐는데, 올해 4월 내연 관계에 있던 남성을 성폭행하려 한 40대 여성이 처음으로 강간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여성은 8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한편 A씨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B씨에 대해서도 검찰은 감금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범행 가담 정도, 직업, 전과관계 등에 비춰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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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복자매, 이별 39년 만에 미국 병원서 '기적 상봉'한 병원 같은 층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다 DNA 검사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고아원을 거쳐 미국 가정으로 입양된 한국 출신 이복 자매가 이별 39년 만에 미국 병원의 같은 층에서 일하다가 기적처럼 상봉했다.신복남(46·미국 이름 홀리 호일 오브라이언)씨와 신은숙(44·미건 휴즈)씨는 미국 플로리다 주 새러소타의 닥터스 병원 4층에서 근무하다가 둘 다 한국에서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한 환자의 말을 듣고 친해져 유전자(DAN) 검사를 받은 끝에 지난 8월, 자매라는 믿기 어려운 결과를 접했다. 지역 신문인 새러소타 헤럴드 트리뷴은 신 씨 자매의 불가사의한 상봉을 10일(현지시간) 비중 있게 소개했다. 복남 씨는 어릴 적 어느 날 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만 남겨 두고 계모를 따라 두 살 아래 이복동생 은숙 씨와 함께 야반도주했다.양육을 포기한 계모는 복남 씨와 은숙 씨를 보육원에 맡겼다.동생 은숙 씨가 5살이던 1976년 먼저 미국 뉴욕 주 킹스턴에 있는 한 가정으로, 언니 복남 씨는 9살이던 1978년 미국 버지니아 주의 알렉산더에 있는 가정으로 각각 입양됐다.새 가정에 입양된 후 복남 씨는 동생을 찾고자 미국인 새어머니는 물론 지금은 이혼한 전 남편을 통해 은숙 씨의 행방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그러나 자매의 생물학적인 자료가 해당 보육원에 남아 있지 않던 탓에 그때마다 복남 씨의 노력은 허사였다.나중에 알게 됐을 때 약 300마일(약 483㎞) 떨어진 곳으로 각각 입양된 신 씨 자매는 드넓은 미국 땅을 고려하면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소재 자체를 알 수 없던 탓에 서로 존재를 잊고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다.복남 씨는 1991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획득해 버지니아 주에서 일하다가 전 남편을 따라 2005년 새러소타로 옮겼다. 수 년간 재활 병동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몇 차례 지원서를 낸 끝에 올해 1월 7일 닥터스 병원에 취직했다.미국인 새 아버지의 병환 탓에 킹스턴에서 살다가 1981년 플로리다 주 베니스로 터전을 바꾼 은숙 씨는 2002년 간호조무사가 됐다.여러 병원에서 일하던 은숙 씨는 닥터스 병원으로 먼저 옮긴 남성 동료의 도움으로 구직 인터뷰를 거쳐 올해 3월 1일 언니인 복남 씨가 두 달 먼저 자리를 잡은 닥터스 병원 4층에 합류했다.한국 출신 간호조무사가 두 명이나 새로 왔다는 소식은 환자들 사이에서 먼저 퍼졌다.복남 씨는 한 환자에게서 "한국에서 왔다는 또 다른 간호사가 있으니 한 번 만나보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은숙 씨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은숙 씨의 결혼 전 성(姓)이 자신과 같은 것을 눈여겨본 복남 씨는 한국, 잃어버린 가족 등의 연결고리를 찾아 은숙 씨와 함께 점심도 먹고 공통점을 비교하며 금세 친해졌다.잃어버린 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복남 씨는 은숙 씨에게 DNA 테스트를 해보자고 권유했고 캐나다에서 DNA 검사 장비를 사들여 유전자를 채취한 뒤 이를 8월 초에 보냈다.지난 8월 17일. 캐나다의 검사 기관은 복남 씨에게 둘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답변을 전자메일로 보냈다.복남 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지느냐"며 "너무 흥분되고 기뻐서 동료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했다.환자를 돌보던 은숙 씨는 복남 씨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내게 언니가 있었다니. 하느님 세상에"라며 충격에 빠졌다고 돌아봤다.자식 없이 혼자 살던 복남 씨는 일약 두 명의 조카를 둔 이모가 됐다. 그간 홀로 외롭게 보내던 휴일도 동생을 만난 뒤 달라졌다.그는 감격스러운 눈물을 흘리면서 "하느님은 반드시 계신다는 강한 믿음을 갖게 됐다"면서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인생에서 좋은 일은 해서 이런 기적이 온 것 같다"고 기뻐했다. 왼쪽이 동생 은숙 씨, 오른쪽이 언니 복남 씨(새러소타 헤럴드 트리뷴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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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스무살' 박효주 "제 말투가 여성스러워졌대요"불륜에 빠진 여교수 코믹하게 연기…"오랜만에 긴장하며 연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제 말투가 바뀌었다고 가족들이 좋아해요. 여성스러워져서 좋대요.(웃음)"박효주(33)가 이렇게 말하며 '호호' 웃었다. 말투만이 아니었다. 인터뷰 장소로 걸어들어올 때부터 그는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tvN 금토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에서 자신이 연기하는 김이진 교수처럼 보였다. 털털했던 이전의 모습과 달리 박효주는 차분하고 '우아'한 몸짓으로 인터뷰 자리에 '사뿐히' 앉았다. 그러면서 드라마 속 김이진 교수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최근 그를 광화문에서 만났다. "아무래도 이 드라마 끝날 때까지는 김이진 교수처럼 살아야겠죠? (웃음) 역할이 너무 좋고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서 끝나는 게 아쉬워요. 16부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뭐 좀 해보려고 하는데 끝나는 느낌이에요."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2% 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케이블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은 7%를 넘기며 인기를 얻고 있다. 최지우의 '명예 회복작'이 된 '두번째 스무살'은 동시에 박효주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만든 작품이다. '추적자'에서 선머슴같던 조형사는 온데간데없고, 천생 여자이자 새침하고 귀여운 김이진 교수가 박효주의 원래 모습이었던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교수도 처음이지만 부잣집 인물을 맡아본 것도 처음이에요.(웃음) 나름대로 기생도 해보고 로맨틱코미디도 해 봤는데 보시는 분들이나, 저 자신도 이번 역할이 지금까지 제가 보여드렸던 캐릭터와는 많이 다르게 느껴지네요. 확실히 그전과는 다른 연기 작업이었고 그래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연기하면서 고민을 많이 던져준 작품이죠. 근데 그게 좋았어요. 제가 또다시 연기에 물음표가 생기고, 그 물음표의 답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좋았어요." 김이진 교수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골드미스다. 부족할 것 하나 없이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난 이 여성은 콧대도 높고, 새침하지만 귀엽고 순진한 매력도 있다. 4년이나 남들 몰래 유부남 김우철(최원영 분) 교수와 불륜을 저지른 것 역시 순진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김이진은 순수하고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이자, 명분이 중요한 여자예요. 지적으로 통하는 상대를 만났는데, 그 상대가 사실상 이혼상태라는 사실은 김이진에게 어떤 명분을 준 거죠. 자신들의 불륜은 남들과는 다르다는 확신이 있죠. 대학에서 결혼과 가정이라는 과목을 가르치는데 이 점도 웃겨요. 이론적으로 '여러분 인생은 이런 거에요~'라고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현실의 그는 결혼도 해보지 않았거든요."김이진과 김우철의 투샷은 늘 코믹하다. 이상 속에 빠져있는 공주님과 그 공주님의 배경이 필요한 '약삭 빠른' 김우철의 허영심 넘치는 대화는 개그콘서트처럼 우스꽝스럽고, 둘이 남들 몰래 연애를 하느라 벌이는 촌극은 지식인들의 위선을 조롱한다. "최원영 선배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수위 조절을 잘해야 해요. 이 둘이 너무 과장되게 연기를 주고받아도 안되거든요. 최 선배 덕분에 그 선을 잘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보시기에는 웃기지만 저희끼리는 안 웃어요. 웃겨서 NG 난 적도 없어요. 그보다는 두 인물 모두 말이 너무 많아서(웃음) 대사 NG 안 내려고 노력했죠." '두번째 스무살'은 '찬란한 유산' '내 딸 서영이' 등으로 인기를 끈 소현경 작가의 작품이다. 박효주는 소 작가와의 작업에 대한 기대로 '두번째 스무살'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소 작가님의 작품이 궁금했어요. 늘 배우들이 소 작가님의 작품을 끝내면 남다른 애정을 표하는 걸 보면서 과연 뭘까 궁금했어요. 이번 작품은 소소한 것들 안에 알찬 게 들어있어요. '깨알' 재미가 있죠. 대사가 마치 음표 같았어요. 리듬감이 넘쳐요. 또 페미니스트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이야기인데 어둡지 않게 풀어가고 있고, 전체적으로 건강한 느낌이 들어 좋아요." 고등학교 때까지 발레를 하던 박효주는 대학에 들어갈 무렵 모델을 거쳐 연기로 방향을 틀었다. "고3때 발레를 그만두고 방황을 하던 시기에 모델 일을 하게 됐죠. 그러다 연기를 시작했는데 연기를 못하니까 짜증만 났어요. 그렇게 5년이 흘렀어요. 그러다 영화 '파란 자전거'를 할 무렵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짜증내지 않고 그때부터는 남들이 알아주건 말건 쉬는 날 없이 연기를 파고들었어요. 평생 내가 이 직업을 하려면 연기가 뭔지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극 무대에도 서고, 여러가지 경험도 하면서 저 스스로는 끊임없이 바쁘게 노력했던 것 같아요."그는 "무명 생활도 길었고, 연기를 쉴 때도 많았다. 이 직업은 자기만족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노력을 했고 나 스스로 그것에 만족했느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주는 2011년 영화 '완득이'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완득이'를 하면서 '나는 배우일까?'를 질문하지 않고 '나는 배우야'라고 마음 먹게됐고, 연기가 재미있어지고 좋아졌어요. 그러다 이번 '두번째 스무살'을 하면서 또다시 연기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지게 됐죠. 오랜만에 날 긴장하게 만든 작품을 만나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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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돕는 '마을변호사' 5일부터 시범운영(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법률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을 돕는 마을 변호사 제도가 5일부터 시행된다.법무부, 행정자치부, 대한변호사협회는 전국 읍·면에서 시행해 온 마을변호사 제도를 외국인에게 확대해 시범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국내 체류 외국인이 이혼이나 범죄 피해, 임금 체불 등 다양한 법률문제를 겪고 있음에도 언어 장벽이나 정보 부족 등으로 법률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한 정책이다.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 체불 관련 진정을 낸 외국인 수가 1만2천명에 달했고, 외국인 가사소송 당사자 수는 2013년 6천300여명을 기록했다.외국인을 위한 마을변호사는 우선 외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수도권 10곳에서 시범 운영한다.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연변 거리), 중구 광희동(몽골타운, 중앙아시아촌), 종로구 혜화동(필리핀 거리), 종로구 창신1동(네팔 거리), 경기 오산시 대원동(동포거주지역), 안산시 단원구 선부2동(고려인 마을) 등이다.법무부, 행정자치부, 대한변협이 공동 위촉한 '외국인을 위한 마을변호사' 57명이 지역당 5∼7명씩 배정돼 활동한다.법무부 산하 '외국인 종합 안내센터'(1345 콜센터)에 전화해 법률상담 예약을 하면 된다. 콜센터는 20개 언어로 상담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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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바람피운 배우자 이혼청구 허용 아직 안돼"대법 전원합의체,바람피운 배우자 이혼청구 허용 여부 선고(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공판이 열리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생활 파탄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의 이혼 청구 허용 여부에 대한 판결을 선고했다. hihong@yna.co.kr"현 단계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생활이 깨지는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가 제기한 이혼 소송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5일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 사건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976년 A씨와 결혼한 B씨는 1998년 다른 여성과 혼외자를 낳았다. 2000년 집을 나온 B씨는 이 여성과 동거를 하다 2011년 A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대법,바람피운 배우자 이혼청구 허용 여부 선고(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양승태 대법원장(가운데)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생활 파탄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의 이혼 청구 허용 여부에 대한 판결을 선고했다. hihong@yna.co.kr 1·2심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B씨의 이혼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현 단계에서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아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파탄주의 도입이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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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며느리로 인정 못받는 이주여성 가정폭력에 노출"쉼터 이주여성 심층면접…"쉼터에서 자립 지원책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1 결혼이주여성 A씨는 한국에 온 지 3개월 만에 시어머니로부터 인공임신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남편이 미덥지 않았지만 시어머니는 임신하러 병원에 가지 않으면 이혼시키겠다는 말까지 꺼냈다. #2 2007년 결혼한 이주여성 B씨는 남편과 함께 시댁 농사를 도왔지만 수고비나 생활비를 받은 적이 없다. 시댁 식구들은 "우리가 돈 주고 너를 데려왔는데 공부를 하려 하느냐"며 한국어 공부와 취업을 못하게 막았다.가정폭력을 당해 쉼터에 입소한 두 이주여성의 사례다. 두 사람을 포함해 폭력 피해 이주여성들은 가정에서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적 고립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4일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폭력 피해 이주여성의 자립'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이주여성 쉼터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센터는 "조사에 응한 폭력 피해 이주여성들은 가정에서 '문제 있는' 남편의 뒷바라지나 가족 재생산을 위한 도구로 취급받았다"고 밝혔다.센터 조사팀은 지난 6∼7월 전국 이주여성 쉼터 5곳에 2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참여자의 출신국은 베트남이 16명(59.3%)으로 가장 많았고, 평균 거주 기간은 5년 6개월이었다. 조사 결과 남편이 정신장애나 알코올 중독과 같은 문제를 지닌 경우가 절반이 넘는 15명이었고, 74.1%(20명)는 남편 소득을 포함한 가계 소득을 모르고 있었다.센터는 "남편이 독립적으로 가족생활과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없다 보니 이주여성은 남편의 뒷바라지를 떠맡고 시집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취약한 지위가 가정폭력에 노출될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사 대상자들은 가정에서 바깥출입을 금지당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제한받아 사회적으로 고립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가족의 폭력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사회적 관계망이 부족해 한국 사회에 통합돼 살아가기 어렵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하지만 폭력 피해 이주여성의 자립을 뒷받침할 지원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쉼터 입소자 대부분은 취업을 원하고 있었지만 관련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보니 조사 대상자 27명 가운데 17명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이주여성 쉼터가 외부 취업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이와 관련해 주선희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장은 "취업 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쉼터의 위치가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입소자의 언어 수준과 거주 기간 등이 달라 자립 교육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쉼터가 자립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위선주 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박사는 "자립 대책 없이 쉼터를 퇴소한다는 것은 생존의 기반이 허물어짐을 의미한다"면서 "쉼터 사업에 취업 연계를 포함하고, 경제적 자립에 필요한 일자리 발굴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미경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상임대표는 "쉼터는 보호시설 이상의 의미와 기능을 가져야 한다"며 "피해 여성의 숙식·치료 등 실질적인 문제 해결뿐 아니라 정서적 자립을 위한 의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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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부부의 고달픈 사랑, 영화로 전해졌으면"다문화 영화 감독 박제욱씨박제욱 감독, 자전적 영화 '찡찡 막막' 태국서 개봉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가난한 영화감독은 태국에서 만난 아가씨와 운명처럼 사랑에 빠졌다.부부의 연을 맺고 한국에 보금자리를 꾸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빠듯한 벌이, 국제결혼 가정을 향한 차가운 시선…. 아내는 상처를 견디다 못해 태국으로 돌아갔고 끝내 이혼을 결심했다. 남자는 어쩔 수 없이 아내를 놓아줘야 했지만, 아직 못다 한 말이 있다. 미안했다고.영화일까. 실화일까. 독립 영화감독 박제욱(41) 씨의 실제 이야기다. 박 감독의 자전적 영화 '찡찡 막막'이 오는 9월 바다를 건너가 전 부인이 사는 태국 방콕에서 상영된다.그는 20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 부인에게 보내려던 사과 편지가 이제야 태국에 도착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무슨 뜻일까. "영화를 만들 당시 입버릇처럼 말했죠. 전 부인에게 전하는 사과 편지가 됐으면 한다고. 이제 정말로 전 부인이 사는 태국에서 상영되네요. 관객의 평가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박 감독은 2008년 영화 '반두비'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다문화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2011년엔 '러브 인 코리아'라는 다문화 다큐멘터리 영화를 내놔 그해 '인디다큐페스티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2013년 작인 '찡찡 막막'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과 만났다. 하지만, 아직 정식 배급은 성사되지 못했다. "운이 좋게도 태국에서 영화관을 잡는 데 성공했네요. 포스터가 예뻐서 그런지 일단은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죠. '찡찡 막막'이 태국어로 '진짜 진짜 많이 많이'라는 뜻이어서 호기심이 생기나 봅니다." '찡찡 막막'은 다음 달 3일부터 일주일 동안 방콕의 대표적 독립 영화 상영관인 '더 하우스'(The House)에서 상영된다. 200석 규모다. 한국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자칫 어둡게 흘러갈만한 얘기도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풀어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박 감독이 태국에서 기대하는 반응은 뭘까. "전체적으로는 사랑 얘기입니다. 그런데 영화 곳곳에 국제결혼 가정을 바라보는 편견, 영화판을 맴도는 감독 지망생의 구차함 등이 깔렸죠. 태국인들이 K-팝, 명동 쇼핑 등에 사로잡혀 한국을 무척 동경하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귀띔해주고 싶습니다." 박 감독은 2013년 1월 태국으로 건너가고서 방콕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원어민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살고 있다. 그 사이 인연을 맺은 태국인 여성과 결혼해 새롭게 가정도 꾸렸다. 박 감독 자신이 태국에서는 국제결혼으로 이주해온 '외국인 남편'이 된 셈이다. 한국과 태국에서는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피부로 느꼈다고 한다. "태국에 와보니 한국 사회의 편견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됐죠. 여기는 '다문화'라는 개념이 아예 없거든요. 그냥 저희를 다양한 커플 중 하나로 바라볼 뿐이죠. 한국에서는 태국인 아내가 편견 섞인 농담도 많이 들어야 했는데…. 그것 때문에 둘 다 많이 힘들었죠. 여기선 제가 '국제결혼 남성'이 됐는데 거의 편견이나 차별을 못 느꼈어요." 영화는 '웃기고도 슬픈' 한국 사회의 자화상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마지막에 가서는 절망 속 희망을 암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박 감독은 현실에서도 이러한 '열린 결말'을 꿈꾼다. "'해피엔딩'이 실제로는 얼마나 힘든 일이겠어요? 다만, 한국 사회가 좀 더 열린 마음, 열린 시각으로 서로 바라봤으면 합니다. 유럽인이나 미국인도 있는데 무작정 동남아 여성이나 노동자만 다문화 이주민으로 규정짓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조금만 더 인식을 바꿨으면 해요." 박 감독은 차기작으로 한국인 여성과 태국인 남성의 사랑 얘기를 만들고 있다. 그는 "나이, 국적, 성별을 초월한 사랑 얘기를 그려보고 싶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한국에서 '찡찡 막막'의 배급과 개봉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