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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드라마의 변주는 어디까지?…'나인'부터 '터널'까지파타지 관심 커지자 시간여행의 다양한 이유와 매개체 등장작품마다 성적은 천차만별…"결국 탄탄한 스토리가 성공 열쇠"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끊이질 않는다. 이젠 안 나올 때도 된 것 같은데 계속 나온다.예능에서 '쿡방'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망하는 것도 있지만, 크고 작은 변주를 통해 생명연장이 계속되는 것이다. 지난 25일 시작한 OCN '터널'은 뚜껑을 열기 전 '어쩌자고 또 타임 슬립이냐'는 비아냥에 직면해야 했다. 이미 단물쓴물 다 빠졌다는 얘기. 그러나 '터널'은 2.8%로 출발해 2회에서는 3.1%를 기록하며 그러한 비아냥을 겸연쩍게 만들었다. ◇과거로, 미래로…문화적·역사적 충격이 주요 소재 지난해 방송된 SBS TV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현대의 화장품 가게 점원이 고려시대로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 해수(아이유 분)는 한순간에 '문맹'이 됐다. 한자를 읽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터널'의 주인공 박광호(최진혁)는 1986년에서 갑자기 2017년 세상으로 오면서 사방에 널린 '신문물'에 잇따라 놀라고 있다. 차 안에서 내비게이션 음성에 화들짝 놀라고, 태블릿PC를 보며 "콤푸타랑 비슷한데 왜 이렇게 작지"라고 중얼댄다. 스마트폰이 뭔지 모르는 것은 물론.2015년 MBC TV '퐁당퐁당 러브'의 고3 수험생 단비는 조선 세종시대로 떨어진다. 단비 가방에 있던 편의점 인스턴트 떡볶이를 나눠 먹은 이도(세종)는 "뱃속에 화마가 들었다"면서 고통스러워하고, 단비의 스마트폰을 보고 신기해한다. MBC '퐁당퐁당 러브'이처럼 시간여행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문화적·역사적 충격을 주요 소재로 다룬다. 과거로 이동한 자들에게는 역사가 무기가 된다. 이미 지나온 역사를 알기에 그것이 현재 상황에 대처하는 안내서가 된다. 2012년 SBS TV '신의'에서는 고려 공민왕시대로 떨어진 성형외과의 은수(김희선)가 대학입시를 치르기 위해 고려사를 외웠던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고는 했다. 반대로, 현대에서는 쉽고 간편하게 해결됐던 일들이 과거에는 적용되지 않아 곤란을 겪는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2012년 MBC TV '닥터 진'에서는 현대의 천재 외과의 진혁(송승헌)이 1860년으로 떨어지면서 변변한 수술도구는 커녕, 외과수술이 정착되지도 않은 조선에서 어렵게 환자의 몸에 손을 대는 모습을 조명했다. ◇ 색다른 이유·다양한 매개체로 시간 이동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1985년 영화 '백 투더 퓨처'부터 줄기차게 만들어졌다. 2017년에도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은 시간 이동의 이유가 다양해지고, 시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고의 마무리'라는 찬사를 들으며 종영한 tvN '시그널'은 1980년대의 무전기가 매개가 됐다. 이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들이 시간 이동을 하는 대신, 무전기를 통해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의 소통은 수십년 안 잡힌 연쇄살인범을 잡고, 여러 미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2013년 tvN '나인 : 아홉번의 시간여행'은 TV 앵커 선우(이진욱)가 20년전 과거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신비의 향 9개를 얻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선우의 불행했던 가족사의 의문들을 해결하고 그것을 바로잡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터널'은 형사가 범인의 뒤를 쫓으며 들어간 터널에서 30년의 시간을 뛰어넘게 된 이야기다. '시그널'의 헝사들은 무전기로 소통만 했지만, '터널'은 아예 과거의 형사가 현재로 와버린 게 다르다. 지난 25일 막을 내린 tvN '내일 그대와'는 지하철 1호선 남영역이 시간 이동의 매개체가 됐다. 지하철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와 그것이 이후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쫓아가면서 정해진 운명에 맞서고자 했다. SBS TV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는 사임당과 안견이 남긴 그림을 매개로 조선시대와 현대의 이야기를 엮어나가고 있다. ◇ 현실을 뛰어넘은 판타지에 대한 호기심 김지영 CJ E&M 홍보부장은 2일 "드라마 소재가 다양화되면서 타임슬립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책, 영화 등 문화계 전반에서 판타지 장르가 인기를 끌자 이게 드라마에서는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로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결국은 현실을 뛰어넘은 판타지에 대한 호기심이 시간여행 드라마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시간여행 드라마는 사랑, 운명, 범죄 등의 이야기를 판타지에 실어 나르며 변주를 꾀하고 있다. 수십년이 흘러도 잡히지 않은 범죄자를 잡기 위해, 꼬여버린 운명에 맞서기 위해,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판타지가 동원된다. OCN '터널'그러나 모든 쿡방이 성공하는 게 아니듯, 모든 시간여행 드라마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내일 그대와'는 신민아와 이제훈이라는 톱스타를 캐스팅해놓고도 1%의 시청률이 어려웠다. 한마디로 이 드라마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말았다. 반복되는 시간여행으로 주인공들의 앞날이 계속 바뀌는 것은 '나인'과 비슷했으나, '내일 그대와'는 견고하지 못한 스토리 전개로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야기의 허점도 많았다. 또 '사임당:빛의 일기'의 경우는 왜 시간여행을 소재로 사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가 엉성하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시간여행 판타지는 하나의 장치일 뿐, 결국은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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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에만 집중해줘"…타임슬립 '사임당'의 딜레마한복입은 이영애의 아름다움·순정파 이겸에 시청자 매료제작진, 현대극 시청률 저조하자 사극 중심으로 재편집 "사극은 좋은데, 현대극만 나오면…"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SBS TV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가 딜레마에 빠졌다. 한동안 많은 드라마가 재미를 본 타임슬립(시간 이동)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시청자의 반응과 몰입도가 시대 배경에 따라 확연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사임당이 살았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부분은 "볼만 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반면, 현대를 배경으로 미술사학자 서지윤의 이야기가 펼쳐지면 채널을 돌리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뒤늦은 후발주자·발만 살짝 담근 타임슬립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잇따라 선보인 뒤 후발주자로 등판한 약점도 있다. 특히 안방극장을 강타한 '도깨비'가 타임슬립의 '끝판왕'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후 등장했으니 여간 불리한 게 아니다. 이 점에서는 청춘스타 신민아와 이제훈이 출연하는 tvN '내일 그대와'도 같은 처지다. '내일 그대와'는 타임 슬립을 본격적으로 다루지만 시청률 1%도 어려운 처지다.이처럼 시청자들이 더 이상 타임슬립에 대해 흥미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웬만큼 신선한 이야기가 아니고는 시선을 끌기 어렵다. 그런데 '사임당, 빛의 일기'는 발만 살짝 담근 상태에서 타임 슬립을 어설프게 맛보기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 것도 아니고, 인물들이 시간 이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뭔가 그럴듯한 연결고리도 없다. 그냥 이영애가 사임당과 서지윤의 1인2역을 한다는 점 말고는 사극과 현대극의 공통분모가 없는 상황이다. 타임 슬립을 적극 활용하지도 않으면서 괜히 시대 배경만 양분해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사임당의 이야기를 보여줘"…재편집으로 사극에 무게중심'사임당, 빛의 일기'의 시청자들은 사임당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인다. '대장금'에 이어 '사임당'으로 곱게 변신한 이영애의 청초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크다는 반응이다.실제로 이영애는 세월을 거스른 듯한 미모를 과시하며 사극 안에 안착했다. 사임당이 천재 화가로서 재능을 펼치는 사극인 만큼 화면 역시 아름답다. 이영애의 단아하고 단단한 모습과 사임당이라는 실존 인물의 천재성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와 호기심이 어우러지면서 드라마는 시청률 10%를 유지하고 있다. 비록 사임당의 이야기에도 허구를 많이 가미했지만, 그럼에도 이영애가 사임당으로 나오는 사극 부문은 안정적으로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다.하지만 '사임당, 빛의 일기'는 이미 사전제작을 통해 30부가 모두 완성된 상태. 사극이 반응이 좋다고 사극만 보여줄 수 없다.제작진은 재편집을 통해 최대한 사극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놓고 있다. 또 초반 시청률 안정을 위해 한동안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지 않고 사극만으로 한 회를 채워 방송했다. ◇ 순정파 이겸 이야기에 시청률 그래프 상승 사임당의 이야기와 함께 송승헌이 연기하는 순정파 왕족 이겸의 이야기도 시청자의 구미를 당긴다. 제작 관계자는 15일 "송승헌에 대한 반응이 좋다"며 "그가 등장할 때 시청률 그래프가 상승한다"고 전했다. 이겸은 허구의 인물이고, 사임당과 더는 맺어질 수 없는 관계이지만 그가 사임당의 곁에서 위기의 순간마다 도움을 주고 마음을 다하는 모습이 여성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끈다. 또 모든 것을 가진 헌헌장부이자, 그 역시 천재 화가라는 점에서 이겸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극에 윤활유가 되고 있다. 반면, 현대극에서는 이겸을 대신할 만한 남성 캐릭터가 없다. 안견의 '금강산도'를 찾아나서는 이야기가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한 상황에서 오로지 이영애 홀로 분투하는 구조라 힘이 많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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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현빈·조진웅·주원…"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설 연휴를 앞두고 26일 스타들이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배우 박해진은 드라마 '맨투맨' 촬영 도중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직접 글씨를 쓴 종이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소속사를 통해 이 사진을 공개한 그는 연휴에도 사전제작드라마인 '맨투맨'의 촬영을 이어간다. 조진웅, 이제훈, 윤계상, 변요한, 이하늬, 한예리 등 사람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들은 단체로 인사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공식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sarament_official)을 통해 공개된 사진에서 배우 11명은 "꼬끼오~ 정유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2017년 여러분의 꽃길을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메시지가 담긴 종이를 각자 한장씩 나누어 들고 웃으며 새해 인사를 했다.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의 주원과 오연서, 이정신, 김윤혜도 촬영 도중 한복을 차려입은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주원은 "좋은 일만 가득한 2017년이 되시길 바란다"고, 오연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행복하시길 기원할게요"라며 미소 지었다. 이정신은 "다복하고 건강한 한 해 되시길", 김윤혜는 "더욱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공조'의 현빈, 유해진, 김주혁도 영화 홍보와 함께 "복받아"라는 팻말을 들고 환하게 웃는 사진을 공개했다. 또 배우 김형범, 민우혁, 김호창, 이시훈, 이현욱, 차엽, 도지한, 이민호, 버블시스터즈 등 열음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와 가수도 직접 쓴 설날 인사말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이들이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 "2017년 정유년 원하시는 일 다 이루시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라고 인사한 사진은 열음엔터테인먼트 SNS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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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잘 만든 '시그널', 중국서도 통했다…무삭제 버전 1억뷰텐센트서 유료 서비스 성공…평점 9.6 "완성도 최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올해 초 큰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시그널'이 중국에서도 통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사무소는 17일 '시그널'이 지난 4월18일부터 중국 동영상 사이트 텐센트에서 유료로 서비스돼 한 달 만에 6천100만 뷰를 기록하며 인기 드라마 톱10 안에 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누적 조회 수는 1억 뷰를 넘어섰다.특히 '태양의 후예'의 중국 버전이 국내 버전과 상당 부분 차이가 났던 것과 달리, '시그널'은 판타지 스릴러 장르임에도 16부 전회가 무삭제 버전으로 심의를 통과해 국내 버전과 동일하게 서비스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민감할 수 있는 경찰과 공권력의 부패를 다뤘지만, 불굴의 집념으로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는 형사들의 이야기가 긍정적으로 평가돼 심의에서 무사 통과됐다. '시그널'은 또한 중국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드라마도 아니고, 한국에서 방송이 끝난 이후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인기를 끌면서 텐센트의 동영상 유료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콘진원은 "한국과 동시 방영이 아니었음에도 중국 여러 미디어와 비평가들이 '시그널'을 소개했고 입소문을 통해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아 중국인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콘진원은 "또한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심의에서 드라마 전체 내용이 합격을 받아 일부 내용이 삭제된 버전이 아닌 한국에서 방영된 것과 똑같은 내용으로 방영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 팬들은 '시그널'이 최근 본 한국 드라마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대박을 친 '태양의 후예'도 뒤로 갈수록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반면, '시그널'은 전회가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텐센트 이용자의 '시그널' 시청 평점은 현재 10점 만점에 9.6점으로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의 호연이 돋보였던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 스릴러 수사극으로 '미생'의 김원석 PD와 '유령' '싸인'의 김은희 작가가 만들었다. 지난 1월22일 6.3%로 출발한 '시그널'은 11회에서 10%를 돌파하더니, 3월12일 마지막 16회에서 평균 시청률 13.4%, 순간 최고 시청률 1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시그널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 속에서 전회를 통틀어 케이블 채널 시청률 1위를 달렸고, 시청률 10%를 넘어선 이후에는 지상파도 제치는 파워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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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끝엔 희망이"…'시그널' 세련된 열린 결말로 13.4%잘못을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려는 형사들의 분투 진정성있게 그려영화 같은 완성도, 배우들의 호연에 판타지 스릴러 장르로 대박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갑니다."듣기만 해도 격려가 되고 자극이 되는 말이지만, 이러한 결심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렵고 지난하며 힘겨운지 우리는 안다. 세상이 점점 더 각박해지면서, 돈의 권력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져 내리면서 '포기'라는 말이 선한 의지나 양심을 넘어서 버리고 마는 경우를 우리는 어렵지 않게 마주친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핑계이며,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려는 사람들이 있음을, 그래서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한다고 한편의 드라마가 진심을 담아 이야기했다. 판타지 스릴러 장르를 통해 그러한 메시지를 전하고, 진한 여운을 주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tvN '시그널'은 해냈다. 긴장감과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는 재미, 영화 같은 완성도,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 앙상블로 방송 내내 화제를 모은 '시그널'은 마지막회에서 세련된 열린 결말을 통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 12일 유종의 미를 거뒀다. ◇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의 승리…마지막회 13.4%, 순간 최고 15% '시그널'은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의 승리다. 지난 1월22일 6.3%로 출발한 '시그널'은 11회에서 10.9%를 기록하며 10%를 돌파하더니 지난 12일 마지막 16회에서 평균 시청률 13.4%, 순간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전회차를 통틀어 케이블 채널 1위를 달린 것은 물론이고, 시청률 10%를 넘어선 이후에는 지상파도 제치는 파워를 과시했다. 12일 같은 시간 경쟁한 MBC TV '가화만사성'은 12.7%, SBS TV '그래, 그런거야'는 7.5%, KBS 2TV '연예가 중계'는 6.7%로 각각 나타났다. '시그널'은 마지막회에서 지상파 전체를 누르고 동시간 1위를 차지했다. 타깃 시청층이 한정적인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로, 더구나 케이블 채널에서 이같은 성과를 냈다는 것은 방송사에 의미있는 기록이다. 천편일률적인 멜로나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는 속에서 차원이 다른 이야기와 주제의식으로 뚝심있게 승부를 걸어 13.4%까지 시청률이 올랐다는 것은 시청률을 핑계로 매너리즘에 빠진 드라마업계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미래는 바꿀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구현된 희망'시그널'은 과거의 형사 이재한(조진웅 분)과 현재의 형사 박해영(이제한), 그리고 이재한과 어제를 함께하고 박해영과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형사 차수현(김혜수)의 이야기다. 경찰의 비리와 비위를 조명하고 공권력의 부패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최근 들어 이어지는 속에서 '시그널'은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발휘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안방극장에 희망을 불어넣었다.과거와 현재의 형사가 무선을 통해 교신하며 공조수사를 펼친다는 판타지가 황당해 애초 출연을 거절했던 조진웅은 1980년대의 구조적 비리에 절망한 이재한이 미래의 형사 박해영에게 "20년 뒤에도 그렇습니까?"라고 물어보는 대목에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지금 우리가 포기하면 잘못된 것의 악순환은 끊어지지 않고,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고 '시그널'은 매회 이야기했고, 돈도 '빽'도 없는 일개 형사가 온갖 방해는 물론이고 목숨의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나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물론 그럼에도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고, '시그널' 역시 15년 전 악의 축이었던 국회의원 장영철(손현주)이 오늘도 여전히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씁쓸함을 안겨줬다.매일매일 터지는 비리와 범죄 사건에서 몸통은 빠져나가고 꼬리만 잡히고는 하는 일을 어제도, 오늘도 우리는 경험하고 있지만 '시그널'은 "잘못을 바로잡아야 과거도 바뀌고 미래도 바꿀 수 있다"는 이재한의 집념이 15년 만에 마침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는 것을 마지막회에서 보여주며 가슴 떨리게 만들었다. 살인교사도 불사하며 온갖 비리 속에 호의호식해왔던 장영철이 드디어 자신이 저지른 만행으로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 시내 한복판 대형 뉴스 전광판을 통해 보도되는 그 순간을 시청자가 보기까지 '시그널'에서 이재한, 차수현, 박해영은 모두 한번씩 죽었다 살아나야했다. 판타지 드라마인 '시그널'은 이들 주인공 3인을 결국은 차례로 되살려냈지만, 그를 통해 현실에서는 양심과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그러한 악의 뿌리를 도려내기 위해 매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오늘도 누군가는 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드라마는 안겨주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재한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나선 차수현과 박해영의 긴 드라이브는 그 길 끝에 희망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세련된 열린 결말로 기억될 것이다. ◇ 실제 사건 모티브로 매회 한편의 영화·배우들 빛나는 연기'시그널'에서 그린 여러 범죄사건들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 흥미를 높였고, 이야기 전개 과정은 매회 한편의 영화처럼 높은 완성도를 보여 화제가 됐다. 김은희 작가의 매력적인 대본에, '성균관 스캔들'과 '미생'을 통해 디테일에 있어 집요함을 발휘한 김원석 PD의 연출은 찰떡궁합이었다. 여기에 분량과 상관없이 이 드라마 출연을 선택한 톱스타 김혜수의 매력적인 연기와 조진웅의 진심을 담아낸 투혼, 이들 두 선배와 보조를 맞추는 데 성공한 이제훈의 연기 삼박자가 매끄러운 앙상블을 빚어냈다.과거에 손을 댈 때마다 현재가 바뀌고, 그로 인해 많은 일이 뒤죽박죽되는 이야기는 이미 '나인 : 아홉번의 시간여행' 등을 통해 경험했지만 '시그널'은 작가와 연출,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음을 증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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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가 찜한 TV> 언니가 돌아왔다…장나라·김혜수 컴백 눈길(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충무로선 여배우가 기근이라지만 안방극장엔 '언니'들의 활약이 돋보인다.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를 연상케 하는 MBC TV '한 번 더 해피엔딩'의 장나라와 중량감 있는 수사극 tvN '시그널'을 이끄는 김혜수가 그 주인공이다.1일 CJ E&M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콘텐츠파워지수(CPI) 1월 셋째주(18~24일)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일과 22일 각각 첫 방송한 '한 번 더 해피엔딩'과 '시그널'은 CPI에 나란히 4, 5위로 순위에 진입했다. '육룡이 나르샤' '리멤버' '무림학교' 등 남자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가고 여자 주인공은 보조 역할을 하는 드라마가 많은 최근의 상황에서 두 언니의 등장은 반갑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의 장나라는 1세대 걸그룹 '엔젤스'의 멤버에서 이제는 재혼 전문 회사를 운영하는 '돌싱'이 된 한미모의 이야기를 특유의 사랑스러운 연기로 맛깔나게 풀어가고 있다.프러포즈를 받는 줄 알았다가 차인 날 술에 취해 초등학교 동창과 혼인 신고를 하고 다음 날에는 혼인신고 증인을 서 준 동창의 친구에게 한눈에 반하는,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극도의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지만 큰 눈을 반짝이는 '난 솔직할 뿐'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을 보면 그 마음이 이해가 될 것도 같다.여기에 30대 여성이 겪을 만한 고민을 하나씩 짊어진 유인나, 서인영, 유다인의 현실 연기도 호평을 얻고 있다. 1회 5.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저조하게 시작한 시청률도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CPI지수는 239.7로, 화제성을 나타내는 뉴스 구독자수에서는 '무한도전' '일밤-복면가왕' 등을 제치고 1위를, 관심·관여도를 나타내는 직접 검색자수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김혜수의 '시그널'은 1989년으로부터 걸려온 무전을 통해 장기 미제 사건을 풀어가는 수사 드라마.연쇄살인, 유괴 등 강력범죄를 다루는 이 드라마에서 김혜수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차수현 형사 역을 맡아 두 남자 배우 이제훈, 조진웅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선보이고 있다.특히 과거 갓 경찰에 들어온 여순경의 순진한 모습과 20여년이 흐른 현재의 원숙한 모습을 오가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CPI 지수는 227.2.결방한 주를 제외하고는 CPI 지수 1위를 독식하다시피 한 '응답하라 1988'이 물러간 1월 셋째주 CPI 지수 1위는 잃었던 왕좌를 되찾듯 MBC TV '무한도전'(267.0)이 가져갔다. '여전사 캣츠걸'의 연승이 이어진 MBC '일밤-복면가왕'(247.7)이 2위, tvN '치즈인더트랩'(240.6)이 3위를 차지했다.46개 기획사 101명 연습생이 참가하는 엠넷의 '프로듀스 101'도 CPI 지수 222.9, 7위로 순위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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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춘추전국시대> ①지상파 넘어 '케이블 나르샤'김혜수·고현정은 드라마로, 유재석·강호동은 예능으로"광고단가도 채널 아닌 콘텐츠파워가 기준" <※편집자 주 = 방송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습니다. 플랫폼 다양화와 그로 인한 시청 패턴 변화로 '방송'이라는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유통방식의 변화를 짚고 그에 따른 전망을 3꼭지로 나눠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금의 tvN을 있게 해준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지난 2012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며 '복고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당시 케이블 드라마로는 놀라운 시청률인 7.55%로 종영한 이 드라마는 그러나 제작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국민 예능 '1박2일'을 만든 이명한PD(현 tvN 본부장)와 이우정 작가, '해피선데이'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만든 신원호 PD가 뭉쳤지만 캐스팅부터 난항이었다. 케이블 드라마라는 한계 때문에 접촉한 배우마다 섭외를 거절했다.3년여가 지난 2015년, 막 닻을 올린 '응답하라'의 세번째 시리즈 '응답하라 1988'의 상황은 180도 다르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의 잇단 성공으로 배경 시기, 지역, 캐스팅까지 작품과 관련된 모든 것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tvN의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비(非)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려고 줄을 선 스타들의 모습도 케이블 채널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케이블로 몰리는 '대어급' 스타들 고현정, 김혜수, 조인성, 이제훈…. 모두 내년 상반기 tvN 출연을 앞둔 배우들이다.최근 들어 다양한 소재와 뛰어난 기획력으로 시청률, 화제성을 모두 잡는 케이블 드라마들이 잇따르면서 지상파 방송에서조차 보기 어려웠던 스타들이 복귀작으로 케이블 드라마를 택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케이블 드라마의 강점은 명확한 주제를 가진 다양한 소재다. 강남의 비뚤어진 교육열('아내의 자격'), 세종시 공무원의 생활상(식샤를 합시다2), 비정규직 문제와 갑을관계(미생·막돼먹은 영애씨14·송곳) 등 현실적 문제를 그리는 한편, 만학도가 된 여성의 로맨스(두번째 스무살)나 추억 여행(응답하라 1988)으로 시청자의 '판타지'도 만족시킨다.방송가에서 '핫'한 셰프의 로맨스에 '빙의'라는 오컬트적인 요소를 더한 '오! 나의 귀신님'도 지상파에서는 쉽게 찾아보지 못할 드라마다. tvN 이명한 본부장은 "tvN은 지상파와 같은 강력한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알아서 찾아오기를 기다릴 수 없었고 시청자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며 "시청자와 시청자의 라이프스타일 등 트렌드를 면밀하게 분석해 콘텐츠를 기획·제작한다"고 설명했다.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지닌 케이블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비지상파 드라마는 지상파 드라마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도 점차 깨지고 있다.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웹툰 '치즈인더트랩'의 드라마화가 지상파 방송이 아닌 tvN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케이블 드라마의 성장을 보여준다.어느 정도 작품성을 확보한 케이블 채널들이 '대어급' 스타를 찾으면서 이들의 몸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박보영은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회당 3천만원의 출연료를 받아 tvN 출연 여배우 중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후속작인 '두 번째 스무살'에 출연한 최지우가 회당 5천만원으로 곧바로 기록을 깼다. ◇ 유재석 너마저…신선한 소재에 시청률도 고공행진 케이블 채널 콘텐츠의 '신선함'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나영석 PD는 '삼시세끼'를 대히트시키면서 자연으로 나간 예능이 '까나리액젓'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냈다.왁자지껄한 게임 하나 없이 조용한 마을에서 하루 세끼 밥 해먹는 게 전부인 이 프로그램은 일상의 재미를 선사하며 인기를 끌었고, '차줌마' 차승원과 '참바다' 유해진이 활약하는 '삼시세끼-어촌편2'의 첫 회는 13.9%(유료플랫폼,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단숨에 압도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도 15%를 겨우 넘나드는 현실에서 이같은 수치는 마치 지상파 전성시대의 종식선언 같아 보일 정도다.스타들의 냉장고 속 재료로 셰프들이 요리대결을 펼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도 7.4%(GD·태양편)라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신선한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이외에도 '꽃보다' 시리즈, '더 지니어스' 'SNL코리아' '너의 목소리가 보여' , JTBC '히든싱어' '비정상회담' 등이 신선한 소재로 사랑받고 있다. 마지막 보루처럼 지상파를 지키던 '특급 MC' 유재석, 강호동이 올 하반기 결국 종편으로 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유재석은 KBS 2TV '나는 남자다'가 5.8%로 쫓기듯 종영하고, 오랫동안 진행을 맡아온 '해피투게더'마저 4%대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위기라는 평을 들어야 했고, 강호동도 탈세 논란으로 인한 휴식기 이후 이렇다 할 대표 프로그램 없이 고전하다 케이블 채널로 '살 길을 찾아' 떠났다.◇ 애타는 지상파…그래도 대세는 이미 케이블 채널의 급속 성장에 지상파 방송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KBS는 지난 5월 한류스타 김수현에 차태현, 공효진까지 내세운 KBS 2TV '프로듀사'를 예외적으로 금토 드라마로 편성했다.금요일엔 tvN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토요일엔 MBC의 주말극에 밀려 영 힘을 쓰지 못하던 시간대다. '프로듀사'는 최종회에서 자체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삼시세끼'도 10%에 가까운 시청률로 선방했다.tvN의 올해 시청률은 지난해 대비 147%. 프라임타임 기준으로는 151% 수준으로 성장했다. 인기 프로그램의 광고단가는 지상파에 근접했고 광고단가를 정하는 기준마저 바뀌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상파, 비지상파로 구분해 광고단가를 결정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채널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콘텐츠 파워에 따라 단가가 정해진다"며 "프라임타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지상파-비지상파의 광고단가 차이가 급격히 줄었다"고 전했다.tvN 이명한 본부장은 이 같은 성장이 가능했던 배경에 크리에이터에 대한 중시가 있다고 설명했다. "좋은 콘텐츠는 결국 만드는 사람, 크리에이터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에 이들을 존중하고 중시하면서 한 명 한 명이 브랜드화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독려하고, 탑다운된 기획이 아닌 참신하고 독창적인 본인의 기획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tvN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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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다 시청률 높은 KBS '가요무대'>4주 연속 월요일 밤 10시 시청률 1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지상파 3사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월화수목 밤 10시 드라마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외의 주자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바로 이들과 같은 시간 방송되는 KBS 1TV '가요무대'다. 흘러간 노래와 트로트를 부르며 향수와 추억을 되새기는 이 프로그램이 온갖 화려한 스펙과 스케일로 무장한 드라마들을 제치고 있는 것이다. 매주 월요일 밤 10시 방송되는 '가요무대'는 지상파 3사 월화 메인 드라마와 같은 시간에 경쟁하느라 평소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한달여 지상파 평일 드라마가 화제작 하나 없이 시청률에서도 재미를 못 보면서 '가요무대'가 월요일 밤 최강자로 떠올랐다. '가요무대'는 최근 4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일 시청률은 13.8%로, 같은 시간 방송된 MBC TV '야경꾼일지'는 11.5%, SBS TV '비밀의 문'은 6%,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는 5.8%였다. '야경꾼일지'보다도 2%포인트 이상 높은 성적인데다, '비밀의 문'과 '내일도 칸타빌레'에는 더블 스코어 승이다. 한석규, 이제훈, 정일우, 정윤호, 주원, 심은경 등 스타들이 즐비하게 출연하는 드라마가 스타의 이름값을 못하는 완성도를 보이면서 이들 드라마에 비하면 제작비가 한참 낮은 '가요무대'가 동시간대 시청률 왕좌에 오른 것이다. 이날 '가요무대'는 '향수에 젖어'라는 타이틀 아래 현철, 설운도 등이 출연했다. '가요무대'는 그에 앞서 지난달 29일, 지난 6일, 13일에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제작진은 22일 "'가요무대'가 4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유행가를 들려주는 단순한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시대와 사회, 계절과 인생을 함께 얘기하는 프로그램인 데다 변화무쌍한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전달해 주는 것도 강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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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영화와 드라마, '조선'에 빠지다>조선 초·중·말기 다룬 사극 영화 세 편 잇달아 드라마는 조선 건국과 영·정조 시대 조명 활발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조선의 역사를 담으려는 시도가 경쟁하듯 불을 뿜고 있다. 사료가 풍부한데다 일반 관객과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중문화계는 바야흐로 조선왕조 붐이다. ◇ 영화를 보면 '조선'이 보인다 여름 극장가는 그야말로 조선 열풍이다. 각각 200억 원 가까운 제작비가 든 세 편의 블록버스터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이다. 각각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눠서 볼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여름 성수기에 대작 사극 세 편이 격돌하는 건 처음. 시대적으로 가장 앞선 건 가장 늦게 개봉하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8월6일 개봉)이다. 김남길·손예진 주연의 '해적'의 무대는 여말선초. 이성계의 위화도회군(1388)을 첫 장면으로 내세웠다. 김남길은 위화도회군에 반발해 산적이 된 '장사정'역이다. 시대에 대한 고민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시대적 상황을 말 그대로 병풍처럼 배경으로 둘러쳤다. 시대를 배경으로 액션과 산적과 해적이 보여주는 코미디에 치중한 작품이다. 이석훈 감독은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역사에 상상을 가미한 점, 굉장히 유쾌한 점, 다양한 액션이 있다는 점이 다른 한국 영화들과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0일 개봉한 '명량'은 조선 중기의 일대 사건 임진왜란(1592~1598년)을 배경으로 했다. 이순신이라는 희대의 천재가 왜군을 소탕하는 과정을 담았다. 우리 역사에서 '성웅'이라 칭송받는 유일한 장군이라는 점에서 그를 묘사하기가 만만치 않았을 터. 이 때문에 '해적'과는 달리 드라마 전개가 느리고 극의 톤은 무겁다.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처한 이순신의 고뇌와 결단에 방점을 뒀다. 김한민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진정성을 담아 최대한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려 했다. 역사적 틀을 유지한 채 상상력을 발휘했다. 상상도 개연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명량'이 일종의 영웅 사관에 기반을 둔 영화라면, 윤종빈 감독의 '군도: 민란의 시대'(7월23일 개봉)는 그와는 반대되는 민중사관에 굳건히 뿌리박고 있다. 세도정치의 폐해가 극에 달했던 철종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이 영화는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힘을 모아 가렴주구(苛斂誅求) 하는 양반들을 몰아낸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의적 패거리의 선봉장 도치(하정우)가 어느 정도 극을 이끌지만 완벽한 원톱 주연은 아니다. 윤종빈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위대한 영웅 한 명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지 않는다. 여러 사람의 공통된 뜻이 세상을 진보시킨다"고 말했다. ◇ 조선의 전성기에 빠진 TV 드라마 영화뿐 아니라 TV에서도 조선왕조는 주요 소재다. 오는 9월 중순 방영될 SBS의 '비밀의 문'은 강력한 왕권을 지향하는 영조와 신분의 귀천 없이 공평한 세상을 주창하는 사도세자 간의 갈등을 다룬 드라마다. 한석규가 영조 역에 캐스팅됐으며, 군에서 제대한 이제훈이 사도세자로 분한다. 2012년 영화 '파파로티'에서 호흡을 맞춘 한석규와 이제훈의 시너지가 벌써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SBS는 "'비밀의 문'은 조선왕조사에서 가장 참혹했던 가족사에다 의궤에 얽힌 살인사건이라는 궁중미스터리를 입혀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표면적으로는 번영을 누렸지만, 왕권과 신권이 끊임없이 대결했던 영·정조 시대는 그간 드라마와 영화의 주요 소재였다. 현빈 주연의 영화 '역린', MBC 드라마 '이산' 등이 이 시대를 조명한 바 있다. 전반적인 사극의 유행 속에 그간 드라마에서 유행했던 퓨전 사극대신 정통 사극을 앞세운 사극도 등장했다. 조선 건국 과정에서 벌어진 피비린내 나는 암투를 다룬 '정도전'은 마지막회까지 1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반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태조 이성계나 태종 이방원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는 많았지만, 역사의 패자(敗者)로 기록된 정도전을 앞세운 드라마가 성공한 건 이례적이라고 할 만하다. 정도전은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비밀조직 '밀본'의 창시자로 여러 차례 거명되지만, 실제 등장하진 않았다. 드라마뿐 아니다. 역사와 이야기의 만남을 표방한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은 정조 편을 다룬 첫회를 시작으로 조선의 역사를 차근차근 훑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사극은 중장년층부터 젊은 층까지 많은 관객과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아온 장르"라며 "특히 조선의 역사는 우리나라 역사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져 대중에게 친숙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제작진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고, 현실에 대한 풍자도 곁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극은 대중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르"라며 "다만, 과거 사실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상상력 깃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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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SBS '비밀의 문'으로 먼저 복귀…사도세자 역(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지난 24일 의무경찰복무를 마친 배우 이제훈(30)이 오는 9월 방송되는 SBS TV 새 월화극 '비밀의 문'을 통해 활동을 재개한다.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이제훈이 '비밀의 문'에서 사도세자 역을 맡았다고 26일 밝혔다. '비밀의 문'은 강력한 왕권을 지향하는 영조와 신분의 귀천 없이 공평한 세상을 주창하는 사도세자 간의 갈등을 다룬 드라마. 앞서 한석규가 영조 역에 캐스팅됐으며, 이제훈이 사도세자가 '사도'라는 칭을 얻기 전 영조의 완벽한 아들 이선으로 분한다. 2012년 영화 '파파로티'에서 호흡을 맞춘 한석규와 이제훈은 드라마를 통해 2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이제훈은 역사 속에 광인으로 박제되었던 사도세자를 인간 이선으로 부활시켜 '비밀의 문'을 통해 왜곡과 절망의 역사를 넘어 진실과 희망의 역사를 다시 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비밀의 문'은 '유혹' 후속으로 방송된다. 앞서 이제훈은 전역과 동시에 영화 '명탐정 홍길동'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고 발표했다.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이 연출하는 '명탐정 홍길동'은 홍길동이 사립탐정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로 오는 11월 촬영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