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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공장의 변신…부산, 영국 등 3개국과 문화교류(부산=연합뉴스) 부산 F1963, 대만 보얼예술특구, 영국 발틱현대미술센터, 독일 졸페라인은 모두 폐 산업시설을 활용한 문화공간이다. F1963은 부산 도심에 있던 낡은 철강공장을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지난해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문화재생공간으로 거듭났다. F1963에서 열린 부산비엔날레 [연합뉴스 자료사진]대만의 보얼예술특구는 2차 세계대전 때 지어진 부둣가 폐 물류창고를 2006년부터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으로 조성하고 주변으로 전시관, 영화관, 서점, 공방 등을 배치하면서 문화예술의 거점이 됐다. 발틱현대미술센터는 영국 북동지역 뉴캐슬어폰타인에 있는 현대미술 전문 갤러리로 1950년대부터 제분공장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했다.독일 에센의 졸페라인은 탄광이 있던 자리에 예술가 작업실, 스튜디오, 이벤트홀, 전시 및 공연시설 등을 만든 문화공간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쇠락한 산업 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재생했다는 공통점을 지닌 이들 4개 지역이 다자간 문화교류를 추진한다. F1963 [연합뉴스 자료사진]부산시는 지난 3월 영국 발틱현대미술센터와 문화예술 교류 협약을 한 데 이어 이달 초 대만 가오슝의 보얼예술특구와도 예술가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시는 또 독일 졸라페인과도 부산의 예술인 창작공간과 예술교류를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어 이르면 내년부터 4개국 문화재생공간을 연계한 다자간 문화교류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이들 문화재생공간은 모두 창작공간과 거주공간을 갖추고 있어 각 나라의 예술가들이 상호 방문해 창작 활동을 하고 그 결과물을 공유하는 전시회를 마련하는 등 문화교류의 거점 역할을 한다.문화재생공간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4년에 한 번씩 나라별로 순회 국제 전시회를 열고 문화재생 공간의 활용과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다양한 활동도 이뤄진다.부산시 관계자는 "F1963 등 4개국 문화시설은 저마다 역사와 스토리를 안고 있는 문화재생공간"이라며 "이들 공간을 연계한 창작 및 전시활동으로 문화교류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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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외국인 유학생에 '한국과의 공감·소통' 교육(서울=연합뉴스) 공공외교 전문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동아시아연구원((EAI)은 10일부터 오는 8월 24일까지 서울 중구 수하동 KF글로벌센터에서 주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을 올바로 이해하고 공감·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2017 KF-EAI 코리아 프렌드십'을 연다고 밝혔다.올해 5회째인 이 프로그램은 '한국을 듣다'(아카데미쿠스), '한국을 말하다'(커뮤니쿠스), '한국을 만나다'(엠파티쿠스) 등 세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아카데미쿠스에는 바른정당 사무총장인 김세연 의원, 오준 전 유엔 대사, 소설가 장강명,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남충모 관세법인 세중 대표, 유순신 커리어 컨설팅사 유엔파트너즈 대표 등이 강사로 나와 한국의 정치, 교육, 외교, 문학, 경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특히 신희권 서울시립대 교수는 오는 13일 참가자들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한양 도성길' 탐방에 나설 예정이다.유학생들은 8월 9일 한국 사회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커뮤니쿠스', 24일 한국 학생과 교류의 장인 '엠파티쿠스'에 각각 참가한다.이시형 KF 이사장은 "한국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미래 한국과 국제사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할 잠재적 지한파(知韓派)"라면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을 올바로 이해하고 한국 학생들과 우정을 다져 성공적인 유학 생활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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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나가는' 페북 생중계…이번엔 멸종위기 민물가오리 사냥멸종위기 거대 민물 가오리 포획 장면[유튜브 캡처] 페이스북을 통해 범죄 장면을 생중계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태국에서는 멸종위기의 '거대 민물 가오리'를 불법 포획하는 장면을 생중계한 사람들이 처벌을 받게 됐다.30일 일간 '더 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중부 사뭇송크람주(州) 정부 당국은 거대 민물 가오리 불법포획 혐의로 4명의 남성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메콩강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거대 민물 가오리 사냥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민물 가오리를 포획하는 장면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까지 했다.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생중계한 영상 때문에 결국 덜미를 잡히게 됐다. 거대 민물 가오리는 인도차이나 반도와 보르네오 섬 일부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민물에 서식하는 어류 중 가장 몸집이 큰 종 가운데 하나로 몸길이는 최대 2m, 몸무게 600㎏에 이른다.레저 및 수족관 전시를 위한 남획 등으로 태국과 캄보디아 등에서는 최근 개체 수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민물 가오리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태국에서도 연구 목적 이외의 포획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으며 연구 목적인 경우에도 반드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이들은 애초 태국 최고 명문 쭐라롱껀대학 산하 수생동물질병연구센터의 의뢰를 받아 연구 목적의 민물 가오리 포획에 참여했다.그러나 이들은 연구 활동이 모두 종료된 후에도 연구센터가 받아 놓은 포획 허가서를 이용해 불법포획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이들에게 포획을 의뢰했던 난타리까 찬수에 박사는 "이들의 도움으로 관광객이 잡은 민물 가오리 사진을 봤는데 상처가 심했다. 또 관광객들이 가오리를 물 밖으로 가지고 나와 질식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이어 "이미 상당수의 민물 가오리가 수질 오염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다"며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잔인하게 다루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거대 민물 가오리 포획 장면[유튜브 캡처]거대 민물 가오리 불법포획[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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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제주 10년] ① 화산섬, 세계를 매료시키다"자연유산 보러 제주 찾아요"…10조 원대 경제적 효과 분석외국인 10명 중 6명 알아…세계 유명 관광지와 어깨 나란히 제주는 화산 폭발로 형성된 화산섬입니다. 동서로 길게 해안까지 뻗은 한라산이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품듯 360여 개의 오름(기생화산)을 비롯해 동굴, 폭포 등 독특한 자연경관과 마을, 초원지대를 감싸고 있습니다. 이렇듯 빼어난 자연유산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2009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지정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오르며 제주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2017년 올해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국내 유일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지 꼭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과정과 이후 달라진 제주의 위상 그리고 진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향후 과제 등을 세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겨울 한라산의 절경(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5일 오전 제주 한라산 백록담이 만설을 이뤄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2017.1.25 jihopark@yna.co.kr "됐다! 만세!"10년 전 2007년 6월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제31차 총회가 열린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션센터에서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만장일치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김태환 전 제주지사 등 당시 정부·제주도 대표단들은 회의장을 빠져나와 주먹을 추켜올리며 환호했다. 제주의 빼어난 자연유산을 대한민국,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반열에 올리기 위한 6년여의 노력이 열매를 맺는 순간이었다.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대표단 환호(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27일 오후 6시 25분(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1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orld Heritage Committee)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자 유홍준 문화재청장, 김태환 제주지사 등 정부 및 제주도 대표단들이 회의장을 빠져 나오며 환호하고 있다. //2007.6.27// <<전국부 기사 참조>> ksb@yna.co.kr ◇ 정부·지자체·도민 한마음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과정은 뚝배기가 달아오르듯 은근하면서도 천우신조의 기회가 작용하듯 극적이었다.2001년 1월 문화재청이 제주자연유산지구 등 7건을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으로 확정하면서부터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이듬해 문화재청은 제주자연유산지구를 최우선 신청대상으로 결정, 제주도와 긴밀히 협의하며 국내외 저명 학자들을 초청해 제주 자연환경의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학술조사와 연구를 진행했다. 지질학적 가치와 아름다움 등 여러 면에서 제주의 자연환경은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었지만, 당시엔 이를 입증할 만한 연구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다.문화재청과 제주도는 외국의 자연유산 현지조사를 통해 제주 자연환경의 특징과 강점을 분석했고, 결국 과거 강렬한 화산활동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제주의 다양한 화산지형과 용암동굴 등이 세계자연유산으로서 등재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우선 후보지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산굼부리·만장굴 동굴계·성산일출봉·주상절리대 등으로 정하고, 2005년 5월 명칭을 '제주도 자연유산지구-용암동굴과 화산지형'으로 결정했다. 제주 용천동굴 호수 탐사(제주=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지구인 용천동굴에 대한 종합학술조사를 진행하며 호수를 탐사하고 있다.2009.7.31 ≪지방기사 참조≫ ksb@yna.co.kr이 무렵 하늘이 도왔을까.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서 전봇대를 교체하기 위해 땅을 파다가 각국의 동굴전문가들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암동굴"이라는 찬사를 받는 총 길이 2천470m의 용천동굴(龍泉洞窟·용이 하늘로 승천한 호수가 있는 동굴)이 발견되면서 세계자연유산 등재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땅속에 보존돼 있었기 때문에 훼손 흔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 본 적이 없던 새롭고 학술 가치가 높은 용암동굴이었다.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같은 해 8∼12월 그동안 학술조사와 자문을 토대로 세계자연유산 후보 지역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응회구,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거문오름·용천동굴·벵뒤굴·만장굴·김녕굴·당처물동굴)로 줄여 확정했다. 이를 함축한 명칭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문화재청은 해가 바뀐 2006년 1월 외교통상부를 통해 대한민국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 지정을 공식 신청했다.정부와 제주도의 철저한 준비와 온 국민의 적극적인 성원은 제주를 찾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실사단을 놀라게 했고, 실사단은 제주 자연유산에 대해 '등재 권고'를 결정해 세계유산위원회에 보고했다.IUCN은 보고서에서 "세계유산 등재기준인 '경관적 아름다움'과 '지질학적 가치'에 있어서 세계유산으로 손색이 없다"며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유산지구 관리, 화산과 관련된 다른 유산과의 비교 연구가 탁월하다. 제주도민들의 세계유산에 대한 인식, 국민 대다수의 적극적인 지지, 시민사회의 참여도 돋보였다"고 밝혔다. 제주에 온 '세계자연유산 인증서'(제주=연합뉴스) 30일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센터가 외교통상부와 문화재청을 거쳐 제주도에 전달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Jeju Volcanic Island and Lava Tubes)'에 대한 세계자연유산 인증서. -지방기사 참조-ksb@yna.co.kr ◇ 외국인도 10명 중 6명은 안다 제주는 국내 유일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보유하면서 관광의 메카로 우뚝 섰다.세계 유명 관광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제주라는 이름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관광·사회 등 여러 측면에서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발생했다.세계자연유산 등재 이듬해부터 영국의 BBC, 일본 NHK,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등 해외 유수의 TV 방송사를 비롯한 해외언론들이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만장굴, 주상절리대, 제주 올레, 해녀 등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문화재청을 비롯한 한국관광공사 등은 한국을 대표하는 곳으로 주저 없이 제주를 손꼽으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2009년에는 제주 세계자연유산을 소개하는 다양한 청소년용 도서가 앞다퉈 출판됐으며, 우정사업본부는 아름다운 제주의 용암동굴을 담은 특별 우표를 판매했다. 2010년도에 당시 새롭게 적용된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대한 내용이 실려 전국의 학생들이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학교에서 접할 수 있었다.특히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제주의 관광 패러다임을 다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즐거운 세계자연유산 트레킹(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9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에 있는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개막된 '2016 세계자연유산 국제트레킹'에 참가한 도민과 관광객들이 시원한 숲 속을 걷고 있다. 2016.7.9 khc@yna.co.kr그저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경관 위주의 제주관광에서 제주의 지질학적 가치와 제주의 독특한 생태,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배우는 관광에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몰렸다.이러한 변화는 10조 원이 넘는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로 이어졌다. 제주도가 제주연구원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다음 해인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세계자연유산이 직접적 동기가 돼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가 총 380만명(내국인 230만명·외국인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이들 관광객이 지출한 총금액, 즉 소비지출 효과는 총 3조143억원(운수 5천152억원·음식점 및 숙박 6천839억원·도소매 1조2천518억원·사회 및 기타 서비스 5천625억원)이었다.이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효과 5조1천961억원(도내 3조5천406억원·도외 1조6천555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2조1천404억원(도내 1조5천107억원·도 외 6천297억원)으로 각각 분석됐다.세계자연유산 등재가 가져온 직·간접적 경제효과가 무려 10조3천508억원에 달한 셈이다.여기에다 지난해 제주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대한 도민 인지도는 2008년 75.8%에서 지난해 96.1%로 높아졌다. 제주도인 이외 국민 인지도도 40.2%에서 87.3%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59.6%가 세계자연유산 제주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화산섬이라는 특성에다 빼어난 풍광까지 더해 오랫동안 국민의 사랑을 받아 온 제주도. 이제 명실공히 전 인류의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거듭나고 있다.제주 성산의 유채 물결(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유채꽃재배단지가 활짝 핀 유채꽃들로 화사하게 물들어 있다. 뒤로 UNESCO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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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 대작열전…'2천만 영화' 탄생할까'군함도'[CJ엔터테인먼트 제공]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극장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톱배우들과 스타감독이 호흡을 맞추고, 총 제작비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대작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다.특히 역사 속 인물과 실화 사건을 다룬 시대극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2013년 7월 개봉한 '명량'의 1천700만명을 뛰어넘는 '2천만 영화'가 나올지 주목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도 도전장을 내밀어 한국영화와 치열한 대결을 펼친다.'박열'[메가박스 플러스엠]◇ 스크린으로 소환되는 역사…시대극 열전 올여름 극장가는 시대극이 대세다. 먼저 '박열'이 이달 28일 포문을 연다. 간토(관동) 대학살이 벌어졌던 1923년 당시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의 실화를 그린다. '왕의 남자', '사도', '동주' 등 내놓는 시대극마다 호평을 받았던 이준익 감독의 신작이다.7월 말 개봉하는 '군함도'는 최고 화제작이다.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섬)의 해저 탄광에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이야기로, 제작비만 약 250억원에 이른다. '베테랑'(2015)으로 '천만 감독' 대열에 들어선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 톱스타들이 출연한다. '군함도'는 민감한 소재인 만큼 영화 외적으로도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일본은 2015년 한국 등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렸다. 당시 일본은 한국인들의 강제노역을 인정하고, 이를 안내판 등에 표기했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껏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영화 공개 이후 일본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극우 성향의 일본 언론 산케이신문은 지난 2월 한국영화 '군함도'가 "거짓 폭로"라며 시비를 걸었다. '택시운전사'[쇼박스 제공] '택시운전사'도 올여름 관객을 찾는다. 5·18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특파원을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택시를 운전했던 실제 택시운전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가 주연인 데다, 현 정부 들어 5.18 민주화운동이 재조명되고 있어 관객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독일의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목숨을 걸고 5·18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로 출연한다. '덩케르크'[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다음 달 20일 간판을 내거는 할리우드 영화 '덩케르크'도 시대극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스크린에 옮겼다. 1940년 5월 26일부터 8일 동안 덩케르크 해안에서 독일군에 포위된 40여만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이 900여척의 선박을 이끌고 영국으로 철수하는 과정을 다뤘다. '인터스텔라', '인셉션', '다크나이트'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아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올해 상반기에는 임팩트 있는 작품이 별로 없어서 관객이 분산된 경향이 있었다"면서 "성수기 대작 영화에는 관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대선을 마친 민감한 시기인 만큼 일제강점기 등 모든 국민이 공감할 만한 역사적 소재가 흥행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기적으로 한 편당 2천만 관객이 드는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리얼'[CJ엔터엔인먼트 제공]◇ 새로운 시도 '리얼', '옥자'…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도전장'이달 28일 개봉하는 '리얼'(이사랑 감독)은 김수현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2013년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4년 만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두 남자의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누아르로, 김수현이 생애 첫 1인 2역에 도전했다. 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기존 액션 누아르는 확실히 다른 작품"이라며 "파격적인 장면도 많다"고 말했다. 순제작비만 115억원이 투입됐다.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잡고 만든 '옥자'는 이달 29일 개봉한다.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 분)와 슈퍼돼지 옥자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 영화로, 넷플릭스가 제작비 전액(600억원)을 투자했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3대 멀티플렉스들이 넷플릭스와의 동시 상영을 거부하면서 '옥자'는 단관 영화관에서 상영될 가능성이 크다.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이달 21일 개봉하는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연출하는 마지막 '트랜스포머' 시리즈다. 제작비는 약 3천억원. 막대한 물량공세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음 달 5일에는 마블 영화 '스파이더맨:홈커밍'(감독 존 왓츠)이 관객과 만난다. 스파이더맨이 본격적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한 작품으로, '시빌 워' 이후 어벤져스를 꿈꾸던 주인공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아이언맨과 함께 세상을 위협하는 적 '벌처'에 맞서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내용을 그렸다. 8월 15일 개봉 예정인 '혹성탈출: 종의 전쟁'(감독 맷 리브스)은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에 이어 3년 만에 돌아오는 세 번째 시리즈다. 바이러스로 인류의 대부분이 목숨을 잃은 반면 유인원 사회는 더욱 커지고 강해진다. 살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하던 인간과 유인원, 두 종족의 갈등이 결국 폭발하는 내용을 담았다.'스파이더맨:홈커밍'[소니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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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500년전 잃어버린 제국 '아라가야'…"이젠 함안엘 가봐야 해"수백기 주인없는 무덤 알려진 것 거의 없어…최근에 기승문화 증거 마갑(馬甲) 출토 여행의 참맛은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것'을 만나는 데 있다.지금은 여행의 시대다. 아무리 삶이 팍팍할지라도 자신을 위해 비용과 시간을 내는 데 주저하지 않으니 말이다.가까운 일본과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으로 휴가를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도 많다. 비행기에서 만나는 여행객 가운데는 '가거나 보고 먹어야 할 것'들을 빽빽하게 적은 리스트를 갖고 다닌다. 여행사가 만든 일정표를 능가하는 것도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다.하지만 한번쯤 그런 여행에서 벗어나 보면 어떨까.자칫 미션 수행하듯 사진 찍고 흘러가 버리는 여행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가끔 호젓한 '시골동네 여행'을 떠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좋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예상치 못한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읍내 한가운데 자리잡은 말이산 고분군은 1천500년 세월을 말없이 그 자리를 지켜왔다.(성연재 기자)◇ 어∼ 이런 곳이?…의외의 장소에서 만난 의외의 풍경 그저 그런 농촌으로만 알고 떠난 경남 함안군은 '잃어버린 제국' 아라가야의 핵심지였다. 함안군청 바로 뒤. 유네스코 유적에 잠정 등록된 아라가야의 고분인 '말이산 고분군'이 자리잡고 있다.잠정 등록은 말 그대로 연구와 자료 수집을 거치면 세계유산 등재 신청이 가능하다는 뜻이다.엄밀히 말하면 1천500년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아라가야 유적지 발 밑에 군청이 들어선 것이라 말할 수 있다.얼핏 보기엔 10여 기 남짓이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줄잡아 200여 기가 넘는다고 한다. 유적도 거의 발굴되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 어떤 게 출토될지 알 수 없다.어쩌면 '메가톤급 역사(?)'가 발굴될지도 모를 일이다.이 수많은 무덤의 주인공들이 누구인지조차 지금껏 알려져 있지 않다.역사는 승자의 것이었기 때문이리라.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온 국가다. 경남 김해에 있었던 금관가야를 비롯해 함안·고성, 경북 고령·성주·상주에 6개의 소국이 있었다. 그러나 이 아라가야도 강대국인 신라에 흡수됐고 그들의 역사는 잊혀졌다.그야말로 '잃어버린 제국'이다.가장 최근 발견된 것은 인근 아파트 공사 때였다.이때 발견된 것이 말의 갑옷인 마갑(馬甲)이다. 2/3가량이 복구된 말 갑옷은 이곳에서 기승문화(騎乘文化)가 발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함안 승마공원의 말들(성연재 기자)함안은 말과는 유난히 인연이 깊다. 최근에는 가야읍 봉수로에 승마공원이 들어섰다. 44만9천여㎡의 부지에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을 비롯해 승마장 등 다양한 시설을 자랑한다.이외에도 함안은 의외로 가볼 곳이 넘친다. 입곡지[연합뉴스 자료사진]거대한 저수지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현수교가 인상적인 '입곡지'를 찾는 것도 좋다.물 위로 얕게 떠 있는 현수교를 걸어 저수지 맞은 편으로 다가가면 수십m 높이의 적벽이 눈에 들어온다.저수지 상류에는 입곡산림욕장이 있다. 주변에는 낚시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저녁에는 '악양둑방'을 가보는 것도 좋다.저 멀리 지는 해와 함께 풍차 사진을 찍어보면 작품사진이 된다.함안 악양둑방은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다(성연재 기자)◇ 맛집 함안의 전통적인 먹거리는 장어다. 시내 어디를 가더라도 맛난 장어를 맛볼 수 있다.양념된 장어를 식지 않도록 촛불로 데워주는데, 식감이 고소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양념과 함께 깨를 뿌려 고소한 함안 장어(성연재 기자)장어를 제외하고는 공교롭게도 이번 함안 여행에서 만난 맛집들은 모두 전라도 사람들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이 곳 경상도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이 아닌, 호남에서 온 사람들이 연 집이었다.시골에서는 아침 식사가 되는 곳을 찾기 힘들다. 어렵사리 수소문해서 이면도로에 있는 한 식당을 찾아 김치찌개를 시켰다. 전라도가 고향이라고 한 안주인은 "남편은 관광버스 기사를 하고 나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고향을 떠나온 지 20년 만인데, 완전히 자리를 잡아 제2의 고향이 됐단다. 또 다른 한 식당의 안주인 역시 전라도 출신이다. 8천원짜리 정식을 시켜도 양념 잘 밴 꼬막이 나왔다. 투박한 경상도식 밥상을 기대했다가 갖가지 맛깔스러운 반찬이 가득한 전라도식 밥상을 받아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너무나 맛나게 먹어 연속해서 3번을 계속 갔다. 그때마다 반찬이 다 달랐다. 어떤 때는 아귀가 나오기도 했다. 8천원짜리 찌개를 시켜도 꼬막이 나오는 식당(성연재 기자)혼자 시장을 가서 제철 신선한 음식 재료를 해온다고 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남편과 함께 함안으로 이사 왔지만 사별했다고 한다.그 후 딸은 경기도 안성으로 이사를 했다고 했다. 그래도 사람들과도 정이 들어 단골들에게 맛난 음식을 서비스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좋아 계속해서 함안에 살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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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日군함도 진실 아시나요?…뉴욕서 세계에 고한다서경덕, 7월 타임스퀘어에 광고…네티즌 상대 제작비 모금 군함도 내 새로운 안내판이 세워졌지만 '강제징용'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서경덕 교수 제공]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일본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섬을 주제로 한 캠페인 광고를 7월에 올릴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군함도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일본은 여전히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올릴 때 1940년대 한국인들의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이를 안내판 등에 표기하겠다고 약속했다.서 교수는 "일본 정부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의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정보센터 등을 세우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군함도를 '세계유산 관광지'로만 홍보하고 있다"며 "이런 잘못된 역사관을 지적하기 위해 광고를 게재한다"고 설명했다.영상 광고는 현재 제작 중이며, 타임스퀘어 광고판 위치도 곧 결정된다. 광고는 군함도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7월 5일부터 시작할 계획이다.광고 제작비는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3027?mode=preview)으로 모금하기로 했다. 많은 네티즌의 펀딩 참여를 위해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예매권과 시사회 초대 등의 이벤트도 마련한다.캠페인에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출연진들도 힘을 보탠다.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항에서 약 18km 떨어진 곳에 있다. 야구장 2개 크기의 이 섬에는 1916년 미쓰비시가 세운 일본 최초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멀리서 보면 건물들의 모습이 마치 군함 같다고 해서 '군함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섬에는 해저탄광이 있다. 미쓰비시는 이곳에서 조선과 중국 등에서 강제 동원한 노동자들을 이용해 석탄을 캤고, 일본은 이 섬이 '비(非) 서구지역에서 최초로 성공한 산업혁명 유산'이라는 사실을 내세워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서 교수는 지난 2015년 MBC 무한도전 '하시마섬의 비밀'에 출연해 이 섬의 역사적 진실을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또 구글 등 세계적인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집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일본의 강제징용 사실을 폭로했다.그는 빌리 브란트 총리의 사진을 활용한 일본군 위안부 광고도 타임스퀘어에 올려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현재의 군함도 모습.[서경덕 교수 제공]'강제징용'의 역사적 사실은 모른채 많은 관광객들이 군함도를 방문하는 모습.[서경덕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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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단 한번 숲 길 개방"…내달 3∼4일 광릉숲 축제경기도 남양주시는 다음 달 3∼4일 진접읍 봉선사 일대에서 광릉숲 축제를 연다고 30일 밝혔다.올해로 12회째인 이번 축제에는 광릉숲 길 걷기, 숲 체험, 비빔밥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연·전시 행사가 펼쳐진다. 광릉숲 길 입구 웃는 눈썹 바위. [남양주시 제공=연합뉴스]특히 광릉숲 길은 1년 중 축제 기간에만 일반에 개방돼 6.5㎞가량 걸을 수 있다.이 길은 국립수목원에서 출발하는 코스와 달리 봉선사 인근에서 들어갈 수 있으며 평소에는 광릉숲 보존을 위해 폐쇄된다.숲길 입구에는 '웃는 눈썹 바위'가 축제 참가자들을 맞이하고 중간중간 훼손되지 않은 숲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또 숲길을 걷는 동안 소원 나무 탑 쌓기, 음악회, 가상현실(VR) 체험, 누워서 하늘 보기,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이와 함께 축제 기간 경기도립예술단을 비롯한 28개 단체가 광릉숲 주변에서 태권무무(跆券武舞), 오케스트라, 밴드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광릉숲은 경기도 의정부, 남양주, 포천에 걸쳐 2천238㏊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산림 보고(寶庫)다. 이 가운데 소리봉(해발 536.8m)을 중심으로 한 1천200㏊는 천연림이다.조선시대 세조의 능림으로 정해진 뒤 550년가량 보호·관리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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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수원王갈비 납시오"해방 후 '수원갈비' 요리 등장…푸짐해서 王 자 붙어 그냥 '갈비'가 아니라 '왕갈비'다. 혹시 왕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닐까? 일견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보다 고기가 크고 푸짐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실제로 같은 1인분이라도 다른 지역의 갈비보다 훨씬 많아 보인다. 이름하여 '수원왕갈비'다. 그럼 왕갈비의 행차를 한번 살펴보자. 풍성한 수원 왕갈비 상차림. 갈비를 중앙에 두고 갖가지 반찬이 빙 둘러 있다. [사진/임귀주 기자]검은 숯에서 붉은 불꽃이 이글이글 피어오른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뜨끈뜨끈해지는 잉걸불이다. 화로 위의 석쇠에 고기를 조심스레 얹어놓는다. 참숯불과 소갈비의 뜨거운 만남! 빨간색의 고기는 서서히 누런색으로 변해간다. 젓가락으로 고기를 굽는 식객의 입에선 금세 침이 꿀꺽 넘어간다. 꼭 식전이어서만은 아니리라.경기도의 대표 음식인 수원갈비. 상차림을 보면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 넓은 상을 빼곡히 채운 반찬도 반찬이려니와 메뉴의 주인공인 소갈비의 크기와 생김새에 압도돼서다. 갈비가 화로와 함께 밥상의 정중앙을 당당히 차지한 가운데 12가지의 밑반찬들은 궁중 하인처럼 시립하듯 그 주변을 빙 둘러 에워싸고 있다. 밥상 위에 재현된 궁궐의 모습이랄까.◇ 일본 강점기 수원에 전국 최대 우시장 경기도 수원이 언제 어떤 연유로 갈비의 본고장이 됐는지 되짚어보자. 수원은 남쪽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사람은 물론 물산이 전국 곳곳에서 집합하고 통과하는 지역인 것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소들이 모이는 건 당연한 일. 일본강점기에는 전국 3대 우시장이 바로 이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수원이 소의 대표적 본향이 된 데는 조선시대 정조의 화성 축성과 관계가 깊단다. 새 도시인 화성을 축성하고 난 뒤 수원을 자립기반의 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둔전(屯田)을 경영했다. 그리고 그 둔전에서 농사를 잘 짓도록 농민들에게 종자와 소를 나눠줬다. 이후 점차 늘어난 소는 수원의 대표상품으로 팔리기 시작했고, 그 우시장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1940년대까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 우시장 덕분에 관련 음식이 탄생해 식객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다. 음식 재료로 쓰이는 한우갈비를 구하기가 쉬워서다. 지금의 수원갈비 요리는 해방 직후에 등장했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수원화성의 팔달문 밖 영동시장에서 화춘제과점을 운영하던 이귀성 씨가 광복 후 업종을 바꿔 '화춘옥(華春屋)'이라는 음식점을 차리면서라는 것. 소갈비에 양념을 넣고 무쳐 만든 양념갈비를 숯불에 구워 팔기 시작했는데 그 맛이 일품이어서 인기가 삽시간에 치솟았다. 수원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그 맛을 보려고 몰려들었다. 1970년대에는 고위관리들은 물론 당시 대통령도 이 화춘옥에 와서 갈비를 먹고 갈 정도였다고 한다. 화춘옥 방식의 수원갈비는 1985년 4월 수원시 향토음식으로 공식 지정됐다. 수원왕갈비는 야채에 싸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 '생갈비' 담백…'양념갈비' 달콤 그렇다면 갈비 음식의 세계로 좀 더 깊이 들어가 본다. 먼저 재료다. 싱싱하고 질 좋은 소갈비를 중심으로 도라지삼채, 단호박 범벅, 연근 샐러드, 야채 겉절이, 가오리찜, 꽃게무침, 잡채, 궁채나물, 호박전, 열무김치, 나박김치, 양상추 샐러드 등 무려 12가지의 깔끔한 밑반찬이 밥상 위에 넉넉하게 펼쳐진다. 쌈장, 마늘 등 부재료들도 보인다.이들 재료 중 갈비는 크기가 무척 커서 식객을 놀라게 한다. 갈비 1인분(수입산 기준)은 보통 450g. 얇게 펼쳐진 규모가 10×15cm가량 된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갈비이고 나머지 절반 정도는 고기다. 다른 지역의 갈비는 이보다 크게 적어 1인분이 통상 250g이라고 한다. 수원갈비는 예전의 명칭 그대로 푸짐한 '왕갈비'인 것이다. 갈비음식은 양념갈비와 생갈비로 크게 나뉜다. 1인분 갈비 가격은 수원 최대의 갈비 전문식당인 가보정의 경우 국내산이 생갈비(250g 기준) 5만3천원, 양념갈비 4만2천원이다. 미국산은 생갈비(450g 기준) 4만원, 양념갈비 3만4천원이다. 국내산을 마음껏 먹기엔 보통사람으로서는 아무래도 가격 부담이 좀 크다고 하겠다. 이 때문에 식당들은 점심시간에 저렴한 메뉴를 만들어 내놓고 있다.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생갈비와 양념갈비는 화로의 숯불 상태를 어느 정도로 유지하는가에 따라 맛이 천양지차다. 물론 숯불은 가스불보다 깊고 은근한 구이맛을 선사한다.먼저 생갈비는 센 불에 올리되 살짝 구워 얼른 꺼내 먹어야 제맛을 만끽할 수 있단다. 겉모습이 누렇게 익은 반면에 속살은 여전히 붉은 상태로 남아 있을 때 먹는 게 고기 맛을 즐기기에 최적이라는 얘기다. 불 위에 너무 오래 두면 육질이 질겨지고 파삭파삭해진다. 그냥 먹어야 고기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지만 취향에 따라 소금을 살짝 찍어 먹기도 한다. 생갈비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라면 양념갈비는 연하면서도 달콤한 게 특징이다. 양념갈비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생갈비 조리 때보다 불을 약하게 한 채 천천히, 그리고 은근하게 익혀야 한다. 센 불로 구울 경우 살이 금방 타 버리기 십상이다. 생강, 마늘, 소금 등 양념이 살에 발라진 상태라서 그렇단다. 다 익은 고기는 석쇠 위의 갈비뼈에 올려놓고 따끈한 상태에서 하나씩 먹으면 된다. 식은 고기는 맛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후식으로 노란 잣 동동 뜬 수정과 나와 식당에서 만난 손님들은 한결같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 거주자인 이효주(57)ㆍ경희(55) 씨 자매는 "고기가 신선하고 많은 데다 반찬도 정갈하게 많이 나와 종종 이곳 갈비 음식집을 찾는다"면서 "점심때는 저렴하게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있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아내, 딸과 함께 대구에서 왔다는 박규홍(80) 씨는 "관광을 하고 수원갈비도 먹으러 일부러 왔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갈비를 풍성한 반찬과 함께 맘껏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갈비를 먹고 난 후의 식사로는 보통 공깃밥에 된장찌개나 냉면이 올려지고, 후식으로는 노란 잣이 동동 뜬 달콤한 수정과가 제공돼 개운하게 입가심할 수 있다. 식당 종업원 김모(46) 씨는 "고기 양이 외지의 갈비음식보다 많지만 손님들은 남김없이 잘 드신다"고 귀띔한다. 수원의 대표적 갈비식당으로는 가보정과 본수원갈비를 꼽을 수 있다. 1992년 생긴 가보정의 경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만 모두 3곳의 식당을 1천450석 규모로 운영한다. 이 식당의 김외순 대표는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 것이 제 사명이다. 자식들의 입에 맛있는 음식이 들어가면 엄마들은 먹지 않아도 저절로 배부른 것처럼 손님들이 맛있게 음식을 드시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수원에서는 해마다 갈비축제가 열려 그 맛과 명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1995년 시작된 수원양념갈비축제는 근래 들어 가을에 개최되는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에 함께 펼쳐진다. 수원시는 중국과 일본의 자매도시와 손잡고 한ㆍ중ㆍ일 음식문화축제도 열고 있다. 수원에 온 김에 갈비도 즐기고 관광명소도 들러본다면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 대표적 관광지는 총연장 5.744km인 수원화성(水原華城).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 선양과 왕권 강화 목적으로 1794년 축성 공사를 시작해 2년 뒤인 1796년 완공했다. 실학자 유형원과 정약용이 설계한 화성은 20년 전인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화성은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4월이면 더욱 화려한 아름다움으로 치장한다. 개나리꽃이 만발한 수원 화성 전경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4월호 [음식기행]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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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사진 250장 남긴 듀이 맥린 박사 작년 타계문화재뿐 아니라 일상·자연풍경 사진 많이 남겨 한국전쟁 참전 당시 듀이 맥린 박사"다시 한국에 갈 수 있다면 남산에 올라 서울의 변한 모습을 머릿속 옛 모습과 비교해보고 싶습니다."한국전쟁에 참전해 250장의 컬러사진을 남기고, 이후 미국 버지니아텍에서 세계적 지질학자로 이름을 남긴 듀이 맥린(Dewey McLean) 박사가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국내에 전해졌다. 18일 학계에 따르면 맥린 박사는 지난해 8월12일 지병이 악화해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맥린 박사의 사진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는 한국전쟁 기간인 1952년부터 1953년까지 미8군 제3철도수송단에서 상병으로 근무하면서 캐논의 1949년형 IIB(Version 1) 카메라로 그 많은 사진을 남겼지만, 자신의 블로그에만 간직했다.그러다 2013년 재미 민간사학자 유광언씨가 이들 사진을 연합뉴스에 소개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당시 많은 독자가 댓글을 달거나 자신의 SNS에 사진을 소개하며 관심을 보였고, 연합뉴스TV의 관련 리포트도 4만 6천여 뷰를 넘었다.한국전쟁 당시 한강한국전쟁 당시 미군 PX(현재 신세계백화점)맥린 박사의 사진에는 폐허가 된 시내 배경으로 남산자락을 걷는 봇짐장수부터 푸른 한강, 지금은 사라진 조선신궁 등 다양한 서울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는 특히 전쟁 폐허 속에서도 이어진 서민의 일상과 자연풍경을 많이 찍었다.맥린 박사는 생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해 "지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부지런한 국민이 자유를 성취한 훌륭한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역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국가"라고 평가했다.남북으로 분단된 현실에 대해서도 "북한에 건설적이고,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타나는 게 (통일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는 등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한국전쟁 당시 남아있던 조선신궁 그는 세 차례 뇌 수술로 신경병을 앓았지만 지질학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사진들을 소개하는 책을 내고 싶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특히 한국에 꼭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어 회복될 때까지 구글로 한국 지도를 찾아본다고 전했다.재활치료로 회복 중이던 그는 안타깝게도 갑자기 병이 재발하면서 그 꿈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맥린 박사가 자신이 찍은 250장의 한국전쟁 사진 중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꼽은 건 사라져버린 조선신궁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 시 제출된 한양도성 사진도 아니었다.한국전쟁 중 동생을 업고 폐허가 된 시내를 걷는 한 소녀 그가 반세기 후에도 생생하게 기억한 사진은 '동생을 업고 폐허가 된 서울 시내를 걷는 한 소녀'였다. 그만큼 전쟁 중에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잃지 않았던 그였다. "더운 여름날 군용 트럭들이 다니는 길 사이로 동생을 업고 지나가던 작은 소녀가 잊히질 않는군요. 너무 지쳐 보여 말을 걸고 싶었지만 사라진 후였죠. 지금도 그 사진을 보면 그 소녀는 어떻게 됐을까 자꾸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