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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우디 393조원 투자협약…"중동질서 리셋 신호탄"무기판매 124조원에 석유·미국 인프라 개선사업까지사우디, 대미 관계복원·저유가시대 경제개혁 등 다목적 포석 20일(현지시간) 사우디 왕궁에서 열린 투자 계약 서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살만 사우디 국왕[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 왕정이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오바마 행정부 시절 소원해진 미국과 걸프왕정의 관계가 복원되면서 중동정세에 작지 않은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본문배너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서 민관을 아울러 체결한 방위협력, 투자협약 등의 총액은 3천500억 달러(약 393조원)에 이른다. 이는 한국의 올해 예산 400조5천억원에 맞먹는 규모다.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 첫날인 이날 사우디와의 1천100억 달러(약 124조 원) 규모 무기거래 계약에 서명했다.미국과 사우디는 이 거래를 둘러싸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이란 핵합의 등을 둘러싸고 냉각된 관계를 복원한다는 취지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미국이 사우디를 해외순방의 첫 목적지로 선택한 데도 사실상 이런 의미가 담겼고 사우디도 그에 맞춰 대미투자로 화끈하게 화답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방위사업 계약을 두고 "사우디가 이란의 테러리즘 개입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20일(현지시간) 투자 계약 서명식에서 악수하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AFP=연합뉴스]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같은 날 제너럴일렉트릭(GE), 슐룸베르거, 핼리버튼 등 11개 미국 회사와 총 500억 달러(약 56조원) 규모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도 미국 최대 사무펀드 회사 블랙스톤과 400억 달러(약 45조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PIF가 2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으며, 나머지 200억 달러는 사우디 다른 투자자로부터 출자를 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틸러슨 장관은 무기 계약을 포함해 최대 3천5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는 사우디와의 투자 계약이 트럼프 대통령 사우디 방문의 주요 성과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 사진과 성조기 간판을 내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한 도로[EPA=연합뉴스]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의 이번 계약을 미국의 무기판매, 사우디의 인프라 투자를 매개로 한 동반자 관계의 회복으로 풀이했다. 사우디로서는 지속적인 저유가에 따른 재정 위기를 벗어나고자 석유 의존도가 높았던 경제를 해외 투자로 개혁한다는 목적도 있었다고 FT는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우디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거래를 '중동질서의 리셋'이라고 규정했다. 가디언은 미국이 사우디를 첫 순방국으로 삼은 것은 사우디와 걸프 왕정들의 지지 기반으로 거듭나려는 목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언론은 트럼프의 사우디 방문을 변화의 계기로 평가했다.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미국과의 관계가 긴장 관계에서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를 쏟아냈다.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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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아픈 역사·현실비판 영화 쏟아진다올해 극장가에는 현 세태를 꼬집는 영화들이 재난, 범죄오락, 액션 장르의 외피를 쓰고 쏟아져나왔다. 내년에도 시대의 아픔과 슬픔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극장에 걸린다.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김훈 중위 사건 등 그동안 좀처럼 보기 힘든 소재들도 스크린 속으로 불려 나왔다. 이들 작품은 대부분 저예산영화가 아니라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직접 나서 대형 상업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역사적 아픔을 상업화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화 '1987'은 6월 항쟁의 불씨가 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다. '지구를 지켜라'(2003),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CJ E&M이 투자배급에 나선다.김윤석, 하정우, 강동원이 캐스팅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CJ E&M 관계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항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슬프고 뜨거웠던 1987년 그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고 소개했다.쇼박스가 투자배급하는 '택시운전사'는 5·18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특파원을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택시를 운전했던 실제 택시운전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송강호가 택시운전사 역을, 토마스 크레치만이 특파원 역을 맡았다. 연출은 '고지전'(2011)의 장훈 감독이 담당했다. 최근 촬영을 마친 '군함도'는 내년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 군함도(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된 뒤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 400여 명의 이야기를 조명했다.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도 CJ E&M이 투자배급을 맡았다.임성찬 감독의 '아버지의 전쟁'은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숨진 고 김훈 중위의 의문사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다.김훈 중위의 아버지 김척 예비역 육군 중장이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초점을 맞췄다. 민감한 소재 때문에 투자를 받지 못하다가 최근 투자자가 나타나면서 제작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대립군'은 20세기폭스코리아가 '곡성'에 이어 5번째로 투자·배급하는 한국영화여서 관심이 쏠린다. 임진왜란 당시 백성을 버리고 피란한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인 광해가 조선을 지켜야만 했던 역사 속 이야기와 고된 군역을 피하려는 사람들을 대신해 돈을 받고 군 생활을 하는 대립군(代立軍)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겼다. 정윤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대립군을 이끄는 대장 토우 역은 이정재가, 광해 역은 여진구가 맡았다.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636년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 앞에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대립한 조정의 대신들과 위태로운 조선의 운명 앞에 놓인 민초들의 삶을 다룬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등 출연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사회 현실을 풍자하는 영화들은 내년에도 쏟아진다. 한재림 감독의 '더 킹'이 내년 1월 가장 먼저 포문을 연다. 권력을 휘두르며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면서 겪는 일들을 그렸다.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르면서 권력의 민낯이 얼마나 초라한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박인제 감독의 '특별시민'은 대한민국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의 이야기를 다룬다. 최민식이 생애 첫 정치인 연기에 도전해 화제를 모은 영화로, 현실정치에 대한 풍자가 담겼다. 역사와 사회 현실을 다룬 작품들이 계속 제작되는 것은 관객들의 취향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흐름으로 분석된다. 스타급 배우들을 투입해 대작영화로 만들면서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점도 새로운 흐름이다. 대형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픈 역사를 다루면 관객들이 즐길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암살'처럼 역사적 소재를 대중적인 장르로 녹여낼 경우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사회성'은 한국영화의 흥행 키워드가 돼 왔다. '변호인', '베테랑', '내부자들' 등의 흥행이 대표적이다.그러나 최근 시국이 어수선한 데다 내년은 대선을 앞둔 해여서 이런 흥행 코드가 그대로 적용될지 섣불리 장담할 수는 없다.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대선시즌을 맞아 내년에는 20대 관객층이 이전보다 더 영화의 흥행을 주도할 것"이라며 "(지금처럼) 현실이 심각할 경우 소재가 심각하지 않은 영화가 흥행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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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홍라온은 성인 연기자로 성장하는 준비과정"이웅 기자 =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깜찍한 아역 연기로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던 김유정(17)은 부쩍 성숙해진 듯했다.하지만 차분하면서 조숙해 보이는 표정 아래로는 언제 '까르르' 하고 쏟아질지 모를 장난기 어린 웃음을 머금은 앳된 모습도 엿보였다.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막 끝낸 김유정을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당분간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여운이 크게 남아 있을 거 같아요. 너무 속상하고 섭섭하고. 시원한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너무너무 아쉽죠."마지막 촬영 때는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싱숭생숭한 마음이었다고 했다.김유정은 "잊을 수 없고 잊기 싫은 작품"이라면서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조금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아오이 유우랑 닮은꼴?'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김유정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0.31 scape@yna.co.kr김유정은 다섯 살 때 과자 CF로 데뷔해 벌써 연예계 활동 13년 차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김유정이 아역 배우에서 벗어나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된 작품이란 평이다.하지만 이에 대한 김유정의 반응은 좀 더 신중하고 야무졌다. "성인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는데 제 생각은 좀 달라요. 드라마 전체를 끝까지 이끌어가는 여주인공 역을 맡은 건 처음이었고 많은 걸 보여줄 기회였던 건 맞죠. 하지만 홍라온은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하는 경계선에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라온이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면서 저도 따라서 성장한 것 같아요. 성인 연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김유정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로맨스를 펼치는 능청스러운 남장여자 내시 홍라온을 연기했다.김유정은 "남자인 척하거나 흉내를 내는 남장 여자가 아니라 아직 앳된 성장기의 소년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초반의 통통 튀는 홍삼놈(홍라온)을 연기할 때는 너무 즐겁고 재밌고 행복했고 실제로도 밝은 기운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극의 전개가 바뀌고 역적의 딸이 되면서 라온이도 흔들리고 감정 소모도 많아졌고, 저도 같이 우울해지면서 자신감이 좀 없어졌어요." 김유정, '매력 발산중'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김유정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0.31 scape@yna.co.kr김유정은 "극의 상황에 맞게 흘러가려면 어쩔 수 없는 위치라는 걸 이해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고 했지만 그게 잘 안될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극 중 홍라온이 가장 아름답게 그려진 하이라이트는 초반부인 4회 왕의 생일잔치에서 음모로 사라져버린 기녀를 대신해 라온이 얼굴을 가린 채 독무를 추는 장면이었다. 김유정은 "그 장면을 위해 두 달 전부터 준비했다"며 "스태프들 모두가 진짜 공을 들인 장면이라 피해를 주지 않도록 춤을 춰야겠다고 생각하고 연습했는데, 시청자들 반응이 너무 좋아 뿌듯했다"고 전했다.하지만 이후 김유정은 극 중 여자로 차려입은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내내 상투를 틀고 남장을 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초반에 감독님께서 후반부로 가면 여자로 많이 나올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기다려도 (그런 장면이) 안 나오더라.(웃음) 물론 저도 여자로서의 예쁜 모습을 많이 보여 줬다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나오면 안 될 거 같았죠. 역적 홍경래 여식으로 도망을 다녀야 하는데…"김유정은 "엔딩 장면에서 영이 임금이 되고 찾아왔을 때 넓은 꽃밭에서 라온이 여자의 모습으로 서는데 너무 예쁘게 잘 나왔더라"며 "그걸로 한풀이를 했다"고 말했다.설령 본인의 배역이 어여쁘게 부각되지는 않아도 극 전체가 살아나는 데 기여한다면 만족할 수 있다고 했다. 나이답지 않은 당찬 대답이었다. 김유정, '구르미' 인기몰이(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김유정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0.31 scape@yna.co.kr "저는 항상 상대방이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돼야지 하고 마음을 먹거든요. 김유정이란 배우와 같이 한번 해보고 싶어요. 김유정이란 배우는 믿고 편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어요. 그런 말을 많이 듣고 싶어요."김유정은 상대역을 맡은 박보검(23)에 대해 "성실하고 배우로서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계속 연습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사랑받아 마땅하구나. 저렇게 큰 사랑을 받아도 그만큼 노력해서 보답할 줄 아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영이란 캐릭터가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멋있게 보일 수 있었던 건 보검 오빠였기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해요. 오글거리는 대사까지 멋있게 그려냈죠. 나도 이영처럼 멋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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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 '욘사마 열풍' 재현…50~70대 여성 팬들 열광"작품 섭외 3배 늘어…광고주들도 덩달아 특수 누려"11월 유럽서 화보 촬영, 연말 아시아 팬미팅 투어 계획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우리 보검이 앞으로 꽃길만 걸었으면…."10대도, 20대도, 30대도 아니었다. 인터넷 댓글도 아니다. 딱 봐도 60~70대로 보이는 여성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지난 19일 박보검을 보기 위해 경복궁 앞뜰에서 장사진을 이뤘던 수천명의 여성팬들 중 상당수가 머리 희끗희끗한 '할머니'들이었다. 박보검, '세자 납시오'박보검, '세자 납시오'(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배우 박보검이 19일 오후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열린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시청률 공약 이벤트 이행을 위해 팬사인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6.10.19 ksujin@yna.co.kr이들 할머니 팬들이 박보검을 조금이라도 보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니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난간과 계단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고개를 한껏 빼 들기도 했다. 물론, 40~50대로 보이는 여성들은 훨씬 더 많았다. 이날 '구르미 그린 달빛' 팬 사인회에는 경찰 추산 5천명이 모여들었지만, 어디에 있든 몸과 분리돼 경복궁으로 달려간 '마음'들은 그 몇갑절이었다. 23세의 꽃미남 왕세자 박보검이 광범위한 연령층의 여성들을 사로잡으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 "저런 아들 하나 있었으면"…송중기 때와 또 다른 양상 올초 '유시진 대위' 송중기(31)도 여성들을 대동단결하게 하였다. 온오프라인에서 드라마의 막강한 소비층으로 떠오른 40대를 중심으로, 10~50대 여성들이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가 보여준 매력에 열광했다. 국경 넘어 중국 대륙도 흔들렸다. 송중기가 이미 여성팬의 연령층을 파괴하긴 했지만, '세자저하' 박보검이 일으키는 신드롬은 송중기 때와 또 다르다. 송중기보다 어리고 아직 솜털이 느껴지는 데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순백의 영혼을 드러냈던 박보검을 향한 '어르신' 팬들의 마음은 "저런 아들 하나 있었으면"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 경복궁에 떴다!'구르미 그린 달빛' 경복궁에 떴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열린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시청률 공약 이벤트 이행을 위해 배우 박보검, 김유정, 곽동연, 김윤성이 팬사인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6.10.19 ksujin@yna.co.kr너무 사랑스럽고 반듯하고 착해서 지켜주고 싶은 모성본능을 일깨운다는 것이다. '유시진 대위'는 너무 멋있어 기대고 싶었고 '저런 남자와 연애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다면, '세자저하'는 마치 천연기념물처럼 두 팔 벌려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구르미 그린 달빛'이 사극이었던 것이 주효했다. 곤룡포와 갓, 도포 등 한복 차림으로 등장하고, 퓨전 사극이긴 하지만 예스럽고 절제미가 있는 분위기와 대사가 60~70대 시청자까지 박보검을 친숙하게 여기게 한 것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팬 사인회에서 뛰어다니던 어르신 팬들은 "어디서 저렇게 예쁜 아들이 나왔나" 하는 듯한 표정으로 두 눈에서 하트를 쏴댔다. 이날 현장에서는 난생 처음 만났지만 박보검 팬이라는 공통분모에 즉석에서 친구가 된 중년 여성들이 TV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 ◇ 일본 50~80대 팬들의 '욘사마' 열풍 재현되나 이러한 박보검 신드롬은 10년 전 일본에서 '행동하는' 50~80대 팬을 만들어냈던 '욘사마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 2004년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던 '겨울연가'의 배용준 신드롬은 어마어마했다. 무엇보다 50대 이상 중년, 노년층 여성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욘사마'를 외쳤던 게 특이점이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배용준이 일본 중년 여성들의 마음을 훔쳤다"는 기사를 연일 쏟아냈고, 배용준을 보기 위해 '행동'에 나선 중년 여성들은 아이돌 스타를 쫓아다니는 10대들 못지않게 열정적이었다. 이들은 '겨울연가'가 그린 순수하고 깨끗했던 첫사랑에 대한 기억에 푹 빠져버렸고, 주인공 배용준이 보여준 멋지면서도 상냥하고 부드러운 캐릭터 연기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가정과 남편에게서 얻지 못했던 위안을 배용준에게서 얻었다"는 고백이 이어졌고, 배용준의 흔적을 찾기 위한 50~80대 여성팬들의 한국행이 줄을 이었다. 지난 추석 박보검 때문에 명절증후군도 날려버렸다는 주부들의 고백이 인터넷에 쏟아지고, 60~70대 엄마와 함께 '구르미 그린 달빛'을 시청한다는 모녀 팬들의 댓글이 심심치 않더니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그 '실체'(?)가 확인됐다. ◇ 박보검, 주연으로 우뚝…"작품 섭외 3배 이상 늘어나"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르긴 했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인공으로 그를 캐스팅했을 때는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박보검은 첫 주인공 역할을 멋지게 잘 소화해냈고, 생각지도 못했던 신드롬까지 낳으면서 단숨에 캐스팅 1순위 주연배우로 떠올랐다. 박보검의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의 승병욱 본부장은 22일 "이번 작품을 통해 주인공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면서 "작품 섭외가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세자저하 박보검'이 히트를 치면서 쾌재를 부르는 이들이 있으니 올초 그를 모델로 발탁한 광고주들이다. '응답하라 1988'로 박보검은 14개의 광고를 찍었는데, 반년 만에 '구르미 그린 달빛'이 다시 대박을 치면서 그를 모델로 내세운 제품들은 덩달아 특수다. 광고 계약이 1~2년 단위로 이뤄지는 까닭에, 이미 주요 부문 제품의 모델을 고루 하고 있는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이 대박을 쳤다고 당장 더 많은 광고를 찍을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최근 광고 신규 계약은 2~3개 정도만 더 할 수 있었지만, 기존 광고 계약이 끝나는 내년 초부터는 광고모델로서 박보검의 주가가 더 뛸 전망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끝낸 박보검은 이제 밀려있는 광고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고 11월에는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여행을 겸한 화보 촬영을 진행한다. 또 연말부터는 아시아를 도는 팬미팅 투어를 계획 중이다. 승병욱 본부장은 "드라마를 생방송 촬영하면서 살도 너무 빠지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상태"라면서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고 내년 상반기 작품을 고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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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구르미 그린 달빛' 흥행몰이…16일 스페셜방송(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KBS가 시청률 20%를 넘긴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의 흥행을 위해 파상공세에 나섰다. KBS는 오는 16일 오전 11시40분부터 '구르미 그린 달빛'의 1~8회 압축판과 비하인드 영상, NG 컷을 공개한다고 13일 밝혔다. 총 2부로 나눠, 1부에서는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남장 여자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첫 만남부터 위기에 처한 이영을 위해 독무를 선보인 라온의 이야기까지 총 4회분이 담긴다. 2부는 5~8회까지의 이야기로, 라온이 동궁전에 발령 난 이후 점점 가까워지는 둘의 궁중 로맨스가 담긴다. 또한 본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NG컷이 1부와 2부에 각각 3분씩 붙는다. KBS는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진액만 꾹꾹 눌러 담은 스페셜을 방송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케이블채널인 KBS드라마에서도 18일 오전 10시부터 '구르미 그린 달빛'의 1~8회를 연속 편성,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바람몰이에 힘을 보탠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지난 12일 7회에서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흥행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KBS 월화극은 지난 2년여 시청률이 한자릿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2%까지 추락하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시청률 20%를 넘긴 것은 수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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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연모하고 있다"…'구르미 그린 달빛' 시청률 20% 돌파(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KBS 2TV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방송 7회 만에 전국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1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의 시청률은 전국 20.4%, 수도권 20.9%를 기록했다. 지난 6일 5회에서 수도권 시청률 20%를 넘어선 데 이어, 2회 만에 전국 시청률도 20%를 넘어선 '구르미 그린 달빛'은 경쟁작들과의 격차를 멀찌감치 벌리며 홀로 질주해나가고 있다. 이날 동시간 방송된 MBC TV '몬스터'는 10.6%, SBS TV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5.7%를 각각 기록했다. 박보검-김유정 주연의 '구르미 그린 달빛'은 남장 여자 내시와 왕세자의 사랑을 그린 픽션 로맨스 사극으로, 아름다운 화면과 달콤한 사랑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응답의 저주'를 깬 박보검의 매력적인 모습이 연일 화제를 모으며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7회에는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이 내시 홍삼놈(김유정)을 향해 가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다 결국 사랑을 고백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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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박보검 하루 종일 보세요…연휴 드라마 몰아보기'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굿와이프' 연속 편성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드라마 몰아보기의 시간이 찾아왔다. 케이블 채널에서 긴 추석 연휴 인기 드라마를 연속 편성하며 시청자를 유혹한다. 편성표 잘 확인해서 놓친 드라마,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를 마음껏 즐길 수 있기를. ◇ 송중기의 '태양의 후예', 박보검의 '구르미 그린 달빛' 우선 송중기와 박보검의 얼굴을 하루 종일 볼 수 있다.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태양의 후예'는 KBSW에서 16일 오전 7시부터 1~16회 전편 연속 방송한다. '태양의 후예'는 이번 연휴를 앞두고 KBSW가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 설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유시진 대위 송중기와 강모연 선생 송혜교의 매력이 넘실대는 재미난 멜로 드라마다. KBS드라마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10시부터 '구르미 그린 달빛'의 1~8회를 연속 방송한다. 현재 KBS 2TV 월화극으로 방송 중인 '구르미 그린 달빛'은 수도권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사랑을 받고 있다. 박보검-김유정 주연의 픽션 로맨스 사극으로 남장 여자 내시 홍삼놈(김유정 분)와 왕세자(박보검)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 전도연의 '굿와이프', 김소현의 '싸우자 귀신아'OtvN은 '굿와이프'와 '싸우자 귀신아'를 심야에 연속 편성한다. 전도연의 존재감을 입증한 '굿와이프'는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법정 멜로 드라마로 16일 밤 12시부터 1~16회를 밤새 감상할 수 있다. 김소현이 귀신을 연기한 '싸우자 귀신아'는 13일 밤 12시부터 1~16회 전편 감상할 수 있다. 수능시험 하루 전날 교복차림으로 죽었으나, 죽은 이유를 알 수 없어 이승을 떠도는 깜찍한 귀신 김현지(김소현)가 퇴마사 박봉팔(옥택연)과 손잡고 자신의 죽음을 추적한다. ◇ 이종석의 'W', 손호준의 '불어라 미풍아'MBC드라마넷은 이종석 주연의 'W'를 14일 오전 10시30분부터 1~7회를 요약한 영상을 보여준 뒤, 8~15회를 연속 방송한다. MBC TV 수목극 'W'의 마지막 16회가 14일 오후 10시 방송을 앞둔 가운데 그전에 '복습의 시간'을 마련해 마지막회 시청률 상승도 꾀한다는 복안이다. 'W'는 만화 속 주인공 강철(이종석)과 현실 세계의 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판타지 멜로다. 지난달 27일 시작한 MBC TV 주말극 '불어라 미풍아'도 16일 오후 8시부터 1~5회가 연속 편성된다. 손호준 주연의 '불어라 미풍아'는 탈북 처녀 김미풍(임지연)과 변호사 이장고(손호준)의 러브스토리와 실향민인 김덕천(변희봉) 할아버지의 1천억대 재산을 차지하기 위한 사람들의 소동극을 그린다. ◇ '불멸의 이순신' '혼술남녀' KBS N Life채널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인생을 조명하며 지난 2004~2005년 큰 인기를 모은 사극 '불멸의 이순신'을 14일 오후 4시부터 8편 연속 방송한다. 팩추얼 드라마를 표방하는 KBS 1TV 5부작 '임진왜란 1592'가 호평 속에 3부까지 방송되면서 김명민 주연의 '불멸의 이순신'도 다시 편성이 됐다. '임진왜란 1592'는 오는 22일과 23일 밤 10시 4~5부가 방송된다. tvN은 지난 5일 새롭게 시작한 월화극 '혼술남녀'를 14일 오전 8시부터 1~4편 연속 방송한다. 이밖에 MBC드라마넷에서는 14~16일 매일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드라마 페스티발' '명작극장' '추석특집극- 내 인생의 혹' 등을 편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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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의 '구르미…' 시청률 2배 껑충…월화극 1위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7.4%로 출발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박보검이 '응답의 저주'를 보기좋게 깨부쉈다. 박보검-김유정 주연의 KBS 2TV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3회에서 전국 시청률 16%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로 올라섰다. 수도권 시청률은 17.2%다. 이는 8%대를 기록했던 1~2회 시청률에서 단숨에 2배 뛰어오른 성적이자, 경쟁작과도 큰 격차다.같은 시간 경쟁한 MBC TV '몬스터'는 10%, SBS TV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는 7.4%를 기록했다. KBS 1TV '가요무대'의 시청률은 11.5%로 집계됐다. 이날 첫선을 보인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2회 연속 편성해 밤 11시대 방송한 2회는 9.3%를 기록했다. 남장여자 내시를 소재로 한 픽션 로맨스 사극인 '구르미 그린 달빛'은 잘생기고 까칠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생계형 남장여자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사랑을 쫓는다. 드라마는 비슷한 콘셉트로 대성공한 '성균관 스캔들'의 성공 공식을 따르면서도 좀 더 어리고 풋풋한 주인공 배우들의 매력을 한껏 살리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응답하라 1988'에서 소심하고 예민한 바둑천재 최택을 연기하며 스타덤에 오른 박보검은 차기작인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최택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또다시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응답하라 1988'의 동료인 혜리와 류준열이 차기작에서 잇따라 실패하며 '응답의 저주'를 깨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 이 드라마는 3회에서 홍라온에게 자신의 신분을 감춰왔던 이영이 마지막에 커밍아웃하는 내용을 보여줬다. 한편, 한-중 동시 방송을 위해 사전제작된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공들인 무술 장면을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다. 고려시대 잡귀를 쫓는 나례연에서 펼쳐진 무술 장면은 매끄러운 와이어 액션과 물 흐르듯 하면서도 절도가 있는 칼의 향연이 어우러지며 높은 예술성을 보여줬다. 이준기-아이유 주연의 이 드라마는 현대 여성이 고려 시대로 이동한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한 로맨스 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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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와 '해품달'이 보인다…KBS '구르미 그린 달빛'(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화면은 화사하고, 이야기는 간질간질하다. 성공작의 공식이 보인다. KBS 2TV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성균관 스캔들', '해를 품은 달'의 계보를 이어 퓨전 로맨스 사극의 성공 바통을 이어받을지 주목된다. 일단 공개된 1~2회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내용 구성, 화면의 아름다움, 배우들의 연기력이 고루 새콤달콤한 화음을 냈다는 평가다. ◇ 생계형 남장여자의 이야기 또다시 성공하나MBC TV '커피프린스 1호점'(2007)과 KBS 2TV '성균관 스캔들'(2010)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생계형 남장여자를 내세워 대성공을 했고, 방송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케이블채널에서 종종 재방송되며 인기를 끈다는 점이다. 이 계보를 '구르미 그린 달빛'이 이으려고 한다. 심지어 이번에는 남장여자 내시다. 발칙하기가 이를 데 없는 설정이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는 23세의 윤은혜가 밤톨 같은 소년 같은 청년 고은찬을,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24세의 박민영이 여리지만 강단 있는 어린 선비 김윤식을 사랑스럽게 그리며 신선함을 안겨줬다. MBC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 고은찬과 김윤식이 여성임을 숨기고 주변 남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과정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작용하며 여성 시청자들을 무장해제시켰다. 시청률은 '커피프린스 1호점'이 훨씬 높았다. 12.9%에서 출발해 자체 최고 시청률인 27.8%로 막을 내렸다. 윤은혜와 공유를 비롯해 출연진 전원이 큰 사랑을 받았고, 방송 후 드라마의 제목을 딴 커피전문점도 등장했다. 반응은 '성균관 스캔들'이 더 뜨거웠다. K팝스타 박유천이 주인공을 맡은 덕분에 해외에서도 열광적인 반응이 나왔다. 시청률은 6.3%에서 출발해 12.8%로 막을 내리는 등 방송 내내 SBS TV '자이언트'와 MBC TV '동이'에 밀려 꼴찌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도 13.1%에 머물렀다. KBS '성균관 스캔들'의 박민영 그러나 종영 시점 인터넷 댓글이 40만 건(공식홈페이지+디시인사이드갤러리)에 육박하고 팬들 사이에서 '다시보기' 광풍이 이는 등 시청률로는 재단할 수 없는 큰 인기를 모았다. 이후 주인공 4인방인 박민영,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은 대대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A급 스타가 됐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17세의 김유정이 언니들의 바통을 이었다. 먹고 살기 위한 절박한 이유로 남장여자의 길로 들어선 홍라온이 고은찬과 김윤식의 바통을 성공적으로 이어받을지 주목된다. KBS '구르미 그린 달빛'의 김유정◇ 왕족과의 아슬아슬한 사랑…사극의 절제미가 주는 재미 왕족과의 아슬아슬한 사랑은 MBC TV '해를 품은 달'(2012)을 연상시킨다. 김수현을 스타덤에 올린 '해를 품은 달'은 왕세자와 무녀의 사랑을 그리며 18%에서 출발해 자체 최고 시청률인 42.2%로 막을 내렸다.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째 시청률 40%를 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왕세자와 내시의 사랑을 그린다. 무녀와의 사랑도 센데, 내시와의 사랑은 전복적이다. 드라마는 그러나 이를 코믹터치로 접근하면서 지나치게 심각해지는 것을 경계한다. 자신이 내시로 알고 있는 자를 사랑하게 되는 왕세자의 상황과 심경을 정색하고 조명하면 이야기가 너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1~2회에서 드라마는 시종 경쾌한 톤을 유지하며 엉뚱하고 까칠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본의 아니게 내시가 돼 하늘이 노래진 홍라온(김유정)의 엎치락뒤치락 소동을 코믹하게 그렸다. 하지만 그런 소동 와중에도 드라마는 사극 특유의 절제미와 시대적 제약을 다루면서 현대극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통사극에 비해 운신의 폭이 넓은 퓨전 사극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사극의 선을 지키면서 '구르미 그린 달빛'은 한복의 고운 선이 살아있는 멜로를 지향한다. ◇ 상승세 박보검과 성장세 김유정의 사랑스러운 하모니23세의 박보검과 17세의 김유정은 싱그럽고 사랑스러운 하모니를 연출한다. 특히 10대가 성인 연기에 도전하면 몸에 맞지 않는 큰옷을 입은 듯 어색함을 주기 십상이지만, 아역배우로서 쌓은 경험으로 무장한 김유정은 큰옷을 자기 몸에 맞게 수선하는 데 성공했다. 김유정은 매 장면 건강하고 예쁜 새싹의 모습을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복과 상투 차림은 김유정의 어린 나이를 상당 부분 가려주고, 반대로 그의 앳된 모습에서 나오는 어여쁨은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응답하라 1988'에서 소심하고 예민한 바둑천재 최택을 연기하며 스타덤에 오른 박보검은 변신에 성공했다. 의관을 정제한 왕세자의 귀티 나는 모습은 맞춤옷을 입은 듯 어울리고, 타고난 미모를 더욱 빛나게 한다. 그는 또 외척 세력에 휘둘리는 힘없는 왕의 아들로서 가지는 고민과 삶의 무게를 숨긴 채 기행을 일삼는 왕세자 캐릭터를 톡 쏘게 연기하고 있다. 다만, 주인공들이 어리고 이 둘을 제외하고는 중량감 있는 청춘스타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한다. 장난스러운 전개에 대해 "너무 어린 세대 취향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강병택 KBS CP는 "더운 여름이기도 해서 초반에는 가볍게 가려고 했다"면서 "후반으로 가면 정치적으로 무거운 이야기도 다루면서 드라마가 진지해진다"고 밝혔다. 강 CP는 이어 "배우들도 다양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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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내시와 왕세자의 기발한 로맨스…'구르미 그린 달빛'박보검·김유정 주연…KBS 2TV 새 월화드라마 22일 첫 방송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머 하는 게냐. 얼른 내리지 않고."엉겁결에 남장을 한 채 궁궐 내시부 관원으로 들어오게 된 홍라온은 바지를 내리라는 내시부사의 명이 떨어지자 혼비백산한다.능청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남장여자 내시가 어떻게 이 위기를 넘겨 내시부에 자리잡고 꽃미남 왕세자까지 꿰어차게 될지 벌써부터 호기심이 앞선다.첫 방송을 앞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조선 후기 궁궐을 배경으로 한 왕세자와 남장여자 내시의 색다른 로맨스를 그린 사극이지만 감각적인 영상과 에피소드들은 첨단 멜로물 못지않게 현대적이다.티저(맛보기)로 미리 본 영상은 경쾌한 템포의 시트콤 같기도, 무겁고 비극적인 사극 같기도 했다. 부모도, 돈도, 집도 없는 홍라온은 언제인지 기억나지도 않는 옛날부터 사내로 살아왔다. 운종가에서 '홍삼놈'으로 유명한데, 논어 맹자는 몰라도 연서 하나는 기가 막히게 쓰는 탓에 연애 전문 카운슬러로 통한다.그런 홍라온이 어쩌다 궁궐 내시부로 흘러들어 좌충우돌 소동 끝에 왕세자의 마음을 흔드는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것이 줄거리다. 배경이 되는 조선 말기 쇠락해가는 왕조를 둘러싼 정치적 암투도 이야기의 다른 축이다.홍라온은 아역 스타 출신 배우 김유정이 연기하고, 상대역인 왕세자는 TV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박보검이 맡았다.연출을 맡은 김성윤 PD는 사극이라는 익숙한 장르와 남장여자라는 다소 진부해진 소재를 트렌드에 맞게 살려내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내는 데 역점을 둘 생각이다.그는 18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에서 "예쁘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슬픈 로맨스를 연출하는데 포인트를 줬다. 특히 남장여자는 많이 봐왔던 소재라 지금의 트렌드와 맞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이어 "효명세자 이영의 캐릭터를 원작과 다르게 변주했다. 트렌드에 맞게 '츤데레'(겉으로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뜻의 신조어)한 캐릭터를 입혀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했다"고 덧붙였다.작가 윤이수의 인기 있는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비운의 인물인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삼았다.역사책에는 효명세자가 1809년에 조선 23대 왕 순조의 맏아들로 태어나 3살에 왕세자로 책봉돼 8살에 성균관에 입학하고 10살에 풍양 조씨(조대비)와 혼인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부왕 순조의 건강 악화로 18살 때부터 아버지를 대신해 국사를 돌보는 대리청정을 했는데, 여러 당파의 인재를 고루 등용하고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를 견제해 왕권을 강화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도, 임금의 자리에 오르지도 못한 채 21살의 이른 나이에 병사했다. 효명세자는 짧은 생애에도 여러 권의 문집을 남기고 대규모 종합 예술인 궁중 연회를 직접 관장하는 등 남다른 문학적 감수성과 예술적 재능을 지녔던 매력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야기는 효명세자가 대리청정을 시작하기 직전 시기부터 시작된다.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이 극 속에 어떻게 녹아들어 가는지 지켜보는 것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궁궐 내 금기의 장소인 내시부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명품 내시 연기를 선보인 배우 장광이 내시부 전체를 통솔하는 내시부사 역을 맡는 등 탄탄한 내시부의 라인업이 눈에 띈다.오는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 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은 가볍게 출발하지만 가볍지만은 않다.김성윤 PD는 "거창한 메타포는 없다. 그냥 즐겁게 봐주셨으면 하는 게 저의 메시지다. 정치적 메시지를 대놓고 드러내기보다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낼 생각이다. 경쾌하고 유쾌하고 발랄한 젊은 사극을 지향한다"고 했다.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곽동연(왼쪽부터), 채수빈, 박보검, 김유정, 진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8.18 ksu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