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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각료회의, 난민 12만명 분산수용안 표결 통과(종합)지난 20일 크로아티아의 토바니크 역 경찰 바리케이드 뒤쪽에서 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체코 등 동유럽 국가 반대로 향후 갈등 계속될 듯23일 정상회의서 최종 추인…솅겐조약 수정 논란도 가열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유럽연합(EU) 각료회의에서 난민 12만명 분산 수용안이 표결 통과됐다.22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EU 내무·법무장관 회의에서 가중다수결 방식의 표결로 EU 회원국에 난민을 할당하는 방식의 분산 수용안이 합의됐다고 EU 의장국인 룩셈부르크가 밝혔다. 그러나 이날 표결에서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헝가리는 반대했으며 핀란드는 기권했다고 밀란 코바네치 체코 내무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가중다수결은 EU 각료회의의 의사 결정 방식으로 1국 1표의 단순 다수결과는 달리 회원국의 인구, 경제력 등을 감안해 차등 배정된 표를 합산해 EU 인구의 65%, 회원국의 55%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날 회의에서 독일, 프랑스 등이 난민 강제할당 방식에 대한 합의를 촉구했으나 이에 대해 동유럽 국가들이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아 표결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독일 정부는 필요하다면 표결을 거쳐서라도 EU 회원국 간 난민 수용 부담을 나누는 '난민 쿼터제'를 관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비타 넬리우프시네 EU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는 "결정은 내려졌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이제 터널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 셈이다"라고 말해 난민 수용을 둘러싼 갈등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표결에서 반대한 국가에 대한 강제 할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유입사태에 직면한 EU가 난민 수용을 둘러싸고 분열 위기에 처한 가운데 열리는 EU 각료회의는 EU 집행위원회가 제의한 난민 할당 방안에 대한 합의를 모색했다. EU 집행위는 난민 도착지인 그리스, 이탈리아, 헝가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EU 회원국들이 형편에 따라 골고루 난민을 할당해서 받아들이는 방안을 제의했으나 동유럽 국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합의에 난항을 겪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9일 유럽의회 국정연설에서 이탈리아, 그리스, 헝가리로 들어온 난민 16만명을 EU 회원국이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제의했다.융커 위원장은 기존의 난민 수용 목표 4만명에 더해 12만명을 추가로 수용할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이를 EU 회원국에 강제 할당할 것이며 이에 대해 EU 각료회의에서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4일 열린 EU 내무 및 법무장관 회의는 EU 집행위가 제의한 난민 강제 할당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이날 다시 소집된 EU 각료회의는 동유럽 국가의 반발을 무릅쓰고 표결 처리를 강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난민 강제할당 방식을 자발적 쿼터 수용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중점 논의됐다고 EU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특히 헝가리가 할당 체제에서 빠지고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발칸 지역의 다른 경유국으로 들어온 난민을 분산 배정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는 자국에 들어온 난민을 다른 EU 회원국으로 분산 수용하는 EU 집행위의 제안으로 혜택을 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헝가리가 난민 기착지로 확정될 것을 우려해 이 방식을 거부했다.EU 각료회의 결정은 23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최종 추인될 예정이다. 포괄적인 난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EU 정상회의에서는 EU 각국의 국경 통제 문제, 난민 망명 처리 및 송환 절차 간소화 방안, 터키, 레바논, 요르단 등 난민 최초 수용국들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EU 각료회의에서는 EU 국가 간 자유통행 보장 원칙에 대한 논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유럽 국가들이 속속 국경통제를 강화함으로써 EU 내에서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한 솅겐조약이 위기에 처했다.테러 위험과 난민 유입 사태로 유럽 국가 간 국경을 검문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한 솅겐조약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EU 집행위는 솅겐조약 가입국 간 자유이동 원칙을 고수할 것임을 거듭 밝힘에 따라 유럽의 국경통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트리아로 난민 쇄도(니켈스도르프<오스트리아> AP=연합누스) 헝가리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니켈스도르프에 도착한 난민들이 21일(현지시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19일 하루 동안 헝가리 등지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온 난민이 그라츠 인근 하일리겐크로이츠에 5천명, 니켈스도르프에 4천명 등 모두 9천 명에 이른다고 오스트리아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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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 25주년> ① 베를린 장벽 붕괴에서 통일까지 329일급변 상황서 긴박하게 대처하며 조기통일 완성 <※ 편집자주 = 현대사의 기적으로 불리는 1990년의 독일 통일 25주년 기념일이 2주일 남았습니다. 베를린장벽 붕괴에 이은 독일 통일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면서 전후 독일을 유럽의 중심국으로 자리잡게 했습니다. 독일은 한때 통일 후유증으로 고통받았지만, 하나 됨의 저력을 토대로 유럽 최대경제국이자 리더십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옛 동·서독 지역 간 경제 격차와 마음의 장벽은 여전하지만 통일은 그보다 훨씬 큰 분단 비용을 줄이고 통합의 무한 잠재력을 독일인들에게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연합뉴스는 1989∼1990년 통일 과정과 조건, 과거 동·서독 지역 격차, 분단 시절 동독 탈출을 감행한 러브스토리를 4회에 걸쳐 전합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1987년 7월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독일 대통령에게 독일 통일은 100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1년 6개월이 흐른 1989년 1월 에리히 호네커 동독 사회주의통일당(SED) 서기장은 베를린장벽은 50년이나 100년은 더 버틸 것이라고 장담하며 그해를 열었다.미국을 위시한 자본주의 세력과 소련을 필두로 한 공산주의 블록 간 진영 대결 구도가 고르바초프의 '위로부터의 개혁'으로 무너지는 과정에서 나온 이들 예언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이는 그들 스스로마저 이른바 현실사회주의(공산주의) 국가들의 변화 속도와 폭을 가늠하지 못한 결과였고, 어떤 면에선 그런 변화에 대한 불길한 두려움을 자기 기만하는 주술적 레토릭이 가져온 필연이었다. 동독인들의 평화투쟁이 이끈 1989년 11월 9일의 베를린장벽 붕괴가 이듬해 10월 3일 독일 통일로까지 내달리는 데에는 불과 329일이란 시간 밖에 필요하지 않았다.20세기가 놀란 베를린장벽 붕괴의 낌새를 동독 라이프치히 니콜라이교회 예배후 300명이 나선 1989년 3월 13일의 여행자유 요구 시위에서, 그리고 5월 2일 헝가리의 오스트리아 국경 통제 철조망 제거에서 알아차린 이는 거의 없었다. 분단 시절 동독은 베를린장벽 안쪽에 내벽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중 장벽인 셈이었다.(베를린 시내 내벽 전시공간서 촬영, 베를린=연합뉴스)그들 행위는 하지만, 1989년말까지 150만 동독인으로 서독으로 가고파 한다는 일요신문 벨트암존탁의 보도와 국경 탈주 발견 시 발포 행위를 중단하겠다는 힘 빠진 호네커 정부의 태도와 겹쳐 장벽 붕괴의 서막을 알리고 있었다.독일 내부에선 5월 7일 실시된 동독 지방선거 부정이 동독인들의 분노를 정치적으로 조직화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밖으로는 서독행을 원하는 동독 난민들이 프라하, 바르샤바, 부다페스트의 서독 영사관으로 몰려들면서 격랑의 정세를 예고했다.안팎의 상황 변화에 맞물려, 이후 동독 평화혁명을 촉발한 니콜라이교회의 월요시위에는 9월 4일 1천 200명이 모이고, 9∼10월 지금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장벽 붕괴 후 가세한 민주약진 같은 저항적 야당 세력이 등장했다. 독일 당국이 통독사(史)를 기술할 때 '첫 번째 하이라이트'로 꼽는 10월 9일 라이프치히 월요시위에는 무려 7만 명이 운집했다. 이 시위는 그해 6월 천안문 사태와 달리 무력 진압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당시 고르바초프와 호네커가 탱크와 총칼로 짓밟고 나섰다면 모든 것은 끝났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민중의 집단적 저항과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역류시킬만한 힘이 그들에겐 이미 없었다는 진단과 함께다. 호네커가 결국 10월 18일 서기장에서 물러나고 에곤 크렌츠가 바통을 이어받는 동독 권력지형의 일대 변화는 그런 배경에서 나왔다. 호네커의 사임은 동독인들의 자유투쟁을 억제할 카드가 되지 못했다. 10월 말 동독 경제는 파산 상태라는 전문가 그룹의 진단이 나온 가운데 저항은 들불처럼 번졌고, 체코 정부는 동독인들의 서독행 진로를 열었다. 베를린장벽을 넘으려다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그림이다. 공식 희생자만 136명이었다.(이스트사이드갤러리서 촬영, 베를린=연합뉴스)지금 독일의 재무장관을 맡고 있는 볼프강 쇼이블레 당시 서독 내무장관은 동독 정부에 수 십억 마르크의 경제지원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동독 정부는 새로운 여행법을 내놨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11월 6일 하루에만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에 각기 30만 명, 10만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공산정부를 반대했고, 이는 동독 내각의 총사퇴와 온건파 한스 모드로브 총리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며칠 뒤 11월 9월 귄터 샤보브스키 동독 정치국원의 동독주민 서독여행 상시허용 발표는 베를린장벽 앞으로 동독인들을 몰려들게 만들었고, 이들은 1961년 건설 이후 28년을 버틴 냉전의 철옹성을 현장에서 허물었다. 샤보브스키가 다음날 이후였던 발효 시점을 '당장'이라고 착각해 발표한 것이 장벽 붕괴의 직접적 계기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장벽 붕괴는 즉각 통일의 열망을 들끓게 했다. 헬무트 콜 서독 총리는 동독 정부에 근본적으로 개혁하면 모든 것을 지원해 준다고 약속했고, 모드로브 동독 총리는 "변화는 되돌이킬 수 없다"며 현실을 직시했다. 그 사이 동독인들은 11월 20일 월요시위부터 "우리가 인민이다(Wir sind das Volk)"라는 기존 구호에서 나아가 "우리는 한 민족이다(Wir sind ein Volk)"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콜 총리는 11월 28일 독일과 유럽의 분단 극복을 위한 10개 정책 발표를 통해 단계적 통일 비전을 제시하고, 1990년 벽두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프랑스 대통령에게 통일 추진에 관한 협조 의사를 전달받는 등 주변국 설득 외교 채널을 가동했다.그러나 당시까지만해도 모드로브 동독 내각은 파탄 난 경제를 살리며 서독과 공존하려는 데 주안점을 두었고, 서독 역시도 동독을 자극하지 않고 적어도 겉으로는 공생을 도모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콜 총리가 2월 15일 연방의회 보고에서 통일이라는 목표 지점에 가까이 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당시 서독 정부의 조심스런 태도를 방증한다. 베를린장벽 붕괴 직후 '동방정책'의 빌리 브란트 전 총리 연설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당시 "이제 함께하는 것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연설하면서 동, 서독의 동반성장 가능성을 기대했다. (베를린 시내 장벽공원 사진전서 촬영, 베를린=연합뉴스)그러나 콜은 앞서 2월 10일 모스크바에서 고르바초프를 만나 독일 통일은 독일인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확인받고, 2월 24일에는 미국으로 날아가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통독 추진 의사를 전하며 지지를 얻는 등 통독 행보에 속도를 냈다.이에 덧붙여 동독에선 3월 18일 첫 자유선거를 통해 콜이 이끄는 서독 기독민주당(CDU)과 함께하는 동독 CDU 주도의 로타어 데메지에르 총리 내각이 출범하면서 '조기통일론'은 탄력을 받았다. 그 기조에 따라 동·서독은 5월 '화폐·경제·사회통합 조약'으로 7월 통합 마르크화 사용을 발효하는 데 합의하고, 8월 말 900쪽 분량의 통일협정에 사인함으로써 통일로 급속히 내달렸다. 독일은 앞서 통일 달성을 위해 동·서독과 소련·미국·프랑스·영국 등 전승 4개국 간 '2+4' 회담을 수 차례 가동한 끝에 9월 12일 통독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잔류와 소련군 철수에 사인하는 등 외교적 문제를 마무리했다. 나치 정권이 일으킨 2차 세계대전 전후, 승전국인 미국 프랑스 영국은 서독 영토를, 소련은 동독 땅을 각기 점유한 가운데 동, 서독 정부는 군사와 외교 등 주권적 사항을 이들 국가에 의해 제약당하고 있었다. 그 점에서 2+4 조약을 통한 통독은 온전한 주권국의 거듭남이란 의미도 있다. 1990년 10월 3일 통일의 그날에 서독 연방의회 앞(독일연방정부 운영 홈페이지 이미지 복사, 베를린=연합뉴스)서독은 이 과정에서 통독의 군사력 위협을 우려하는 소련에, 통독의 나토 잔류 및 통독군 37만으로 제한 동의와 소련군 철수 비용 대가로 150억 마르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독일은 마침내 2일 동독 의회를 해산하고 3일 동독의 서독 편입을 공식 발효하면서 통일을 완성했다. 통일 독일은 직후, 2차 대전 패배 후 폴란드에 영토의 약 30%를 되돌려 주겠다며 그은 기존 오데르-나이세 국경선을 확정하는 조약을 맺는 등 후속 작업도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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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독일품에 안긴 난민…기차역은 환영·감사 물결난민 6천 명, 오스트리아 거쳐 5일 독일 도착자원봉사자들 음식·장난감 나눠주며 열렬한 환대 독일 기차역에서 난민 환영하는 시민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난민 여러분, 독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역에 내린 난민들을 처음 맞은 것은 영어와 아랍어, 독일어로 적힌 환영 메시지와 독일 사람들의 박수 오랜 여정에 지친 난민들은 처음엔 오랜만에 받는 환대가 낯선 듯 얼떨떨한 표정이었으나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따뜻한 음료와 음식, 아이들을 위한 인형 등을 받으며 마침내 '꿈의 땅' 독일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일부 난민들은 서툰 영어로 "고맙습니다. 독일" "사랑해요. 독일"이라는 메시지를 적은 판지를 들고 독일인들의 열렬한 환대에 화답했으며, 일부 난민은 벅찬 기쁨에 눈물을 터뜨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사진을 품에 꼭 안고 나온 난민도 있었다. 독일 기차역에 도착한 난민 가족 (AP=연합뉴스)독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하루 헝가리를 출발한 난민 6천 명가량이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에 도착했으며 밤새 1천800명이 더 도착할 예정이다.이들 상당수는 내전이 심화하고 있는 시리아 등 중동지역에서 온 난민들이다.서유럽행 열차를 타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기차역에서 며칠을 노숙하다 헝가리 정부가 제공한 버스를 타고 극적으로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었다.기차를 기다리던 난민들과 헝가리의 수용소를 탈출한 난민 1천200명이 걸어서라도 서유럽에 가겠다며 한꺼번에 도로로 쏟아져나오자 혼잡을 우려한 헝가리 정부가 교통편을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다.이에 메르켈 독일 총리와 베르나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도 논의를 거쳐 헝가리를 통해 들어오는 난민들은 제한 없이 수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난민들은 오스트리아 국경 니켈스도르프까지 버스로 넘어온 후 일부는 오스트리아에 남고 대다수는 기차를 타고 독일까지 더 이동해 길고 고단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독일 뮌헨역에 도착한 난민이 메르켈 독일 총리의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부다페스트 켈레티역의 차가운 바닥에서 노숙하기 이전에도 이들은 힘든 과정을 겪었다. 터키의 난민 수용소 등에 머물며 유럽 이동 기회를 모색하던 이들은 브로커들에게 돈을 주고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 섬에 도착한 후 본토 이동을 기다리는 동안 텐트에서 물도 없이 열악한 생활을 해야 했다. 경찰의 봉쇄를 뚫고 그리스에서 마케도니아로, 다시 세르비아와 헝가리로 국경을 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출발한 지 25일 만에 이날 독일에 도착한 시리아의 호맘 셰하드(37)는 AP통신에 "독일에 도착해 기쁘다. 이곳에서 더 나은 삶을 찾기를 바란다. 어서 일도 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부모와 아내, 7살·2살 아이들을 시리아에 두고 온 그는 "가족들 모두 독일로 데려오고 싶다"며 "그때까지 독일이 우리 가족들을 폭탄과 전투기로부터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아이와 함께 한 달 반의 여정 끝에 도착한 한 이라크 여성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독일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역에서 시민들이 난민들에게 줄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독일 정부는 난민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들을 수용하기 위한 대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올해 지난해보다 4배 많은 80만 명의 난민이 독일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비용도 지난해의 4배가량인 100억 유로(약 13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난민 1인당 1만2천∼1만3천 유로가 드는 셈이다. 독일 바이에른주 관계자는 AP통신에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일은 어려운 도전이 되겠지만, 정부와 시민들이 모두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독일에 도착한 수천 명의 난민들은 운 좋게 안식처를 찾았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유럽 난민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메르켈 총리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더블린조약을 위배해 난민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올 수 있게 한 이번 결정이 상황의 긴급함을 감안한 예외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더블린조약에 따르면 유럽에 들어온 난민은 처음 발을 디딘 국가에서 망명신청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모든 난민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독일이나 북유럽에 정착할 수는 없게 되는 것이다. 언제 다시 유럽의 문이 닫힐지 모른다는 걱정에 난민들은 위험천만한 여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날 헝가리 정부가 제공한 100여 대의 버스에 타지 못한 1천 명가량의 난민은 걸어서 175㎞ 떨어진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가겠다며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세르비아와 맞닿은 헝가리 남쪽 국경에도 4일 하루에만 2천 명 이상의 난민이 헝가리 진입을 시도하다 붙잡혔다. 터키에서 그리스로 넘어오려던 시리아의 2개월 영아 한 명도 이날 또다시 목숨을 잃었다.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까지 걷고 있는 난민들 (EPA=연합뉴스)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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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들 엑소더스…"독일까지 걸어서 간다"(종합2보)부다페스트∼빈 도로 난민행렬…헝가리, 버스 100대로 국경이동 지원그리스 레스보스 섬 난민 1천여명 경찰과 충돌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에서 독일행 기차를 기다리며 노숙하던 난민 수천명이 4일(현지시간) 독일로 가는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헝가리에서 도보 이동에 나선 난민들 (EPA=연합뉴스)헝가리의 이민자 수용소 2곳에서 난민들이 담장을 넘어 탈출하고 경찰과 충돌을 빚는 등 혼란이 가중되자 헝가리 정부는 버스 100대를 동원해 난민들을 오스트리아와의 국경 지대까지 실어다 주기로 했다.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도 아프가니스탄 난민 1천여명이 본토로 가는 페리선에 타려다 저지하는 경찰과 투석전을 벌이는 등 유럽 난민위기가 날로 악화하고 있다. ◇ 독일행 기차 포기한 난민들 오스트리아로 240㎞ 도보행진 켈레티 역에서 나흘 넘게 노숙하던 난민 3천여명 가운데 상당수는 이날 오후 기차 탑승을 포기하고 걸어서 독일까지 가는 행진을 시작했다.이들은 1차 목표인 오스트리아 수도 빈까지 241㎞ 구간의 차도를 따라 걸어가고 있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사진을 목에 건 한 난민은 영국 BBC 방송에 "우리는 오스트리아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걷겠다, 그리고 독일로 가겠다"며 "메르켈은 우리의 엄마다"라고 말했다. (부다페스트 EPA=연합뉴스)난민행렬에는 동생을 태운 유모차를 밀고 가는 어린이, 노인을 휠체어에 태우고 가는 청년, 목발로 걷는 한쪽 발목이 없는 남성, 어린 아이를 목마 태운 남성 등도 목격됐다.부다페스트에서 빈까지 자동차로는 2시간30분 거리지만 걸어서 가려면 50시간이 걸린다. 헝가리 경찰들은 차도를 따라 난민행렬을 보호하고 있으며 밤이 다가오자 어두운 색 옷차림은 위험하다며 주의를 줬다. 차도로 나와 음식과 물 등을 건네는 부다페스트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온 한 시리아 남성은 어린 자식들 때문에 차도로 걸어가던 행렬에서 뒤쳐지자 지나가던 승합차 운전자에게 1㎞만 태워달라고 부탁했다고 보도했다. 헝가리 정부는 지난달 31일 독일이 더블린 조약을 유보하겠다고 밝히자 항의 표시로 난민들이 독일행 기차에 타도록 방치했다가 지난 1일부터 지난 1일부터 여권과 비자를 가진 이민자들만 탑승을 허용하겠다고 방침을 바꿨다. 이 때문에 난민들은 독일행 기차를 타지 못하고 켈레티 역 등지에서 노숙해왔으며 상당수가 도보행진에 참여했지만 켈레티 역 등지에 남은 난민도 1천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다페스트 AP=연합뉴스)이날 부다페스트 외곽 비츠케와 남부 세르비아와의 접경지 로즈케에 있는 이민자 수용소 2곳에서는 난민 360여명이 탈출해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고 헝가리 국영 뉴스통신 MTI과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가운데 로즈케 수용소에서 탈출한 300명은 담장을 부숴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긴장이 고조되자 헝가리 정부는 버스 100대를 동원해 난민들을 오스트리아와의 접경지까지 데려다주기로 했으며 일부 난민은 버스를 타고 이동을 시작했다.정부는 "교통안전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오스트리아로부터 난민들을 받아들일지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AP와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오스트리아 내무부가 "관련 내용을 통보받았으며 난민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리스 아테네의 항구에 내리는 난민들 (AP=연합뉴스)◇ 레스보스 섬 난민사태 악화…시장 "배 1척 말고 함대를 보내달라"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1천여명이 이날 본토로 가는 페리선에 타려다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그리스 언론들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은 레스보스 섬에서 아테네 외곽의 피레우스항으로 가는 페리선에 태워달라며 "아테네! 아테네!"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난민 일부는 경찰에 돌을 던졌고 경찰은 연막탄 등을 쏘며 난민들을 해산시키는 등 충돌을 빚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부터 페리선을 이용해 에게해 섬들을 돌면서 난민들을 본토로 옮기고 있으나 시리아 난민들만 태우고 있다. 스피로스 칼리노스 레스보스 시장은 이날 국영방송 ERT가 생중계한 인터뷰에서 레스보스 섬에 난민과 불법 이민자 1만5천여명이 있다며 현 상황은 곧 터질 폭탄을 손에 쥐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칼리노스 시장은 중앙정부가 페리선을 임시로 운행하고 있지만 매일 천여명씩 섬으로 몰려들어 역부족이라며 "우리는 배 1척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함대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전날 아침부터 24시간 동안 에게해 섬 주변에서 난민선 12척 구조에 나서 535명을 구조했으며 이는 이들 섬에 무사히 도착한 난민 수백명을 제외한 수치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새벽 에게해의 코스 섬에서 극우 폭력배 20여명이 난민들을 둔기로 폭행했다고 밝혔다. 코스 섬에서는 전날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 간 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최루탄을 쏘면서 진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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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살률 29.1명…OECD 단연 '최고'"주관적 건강상태 양호" 35.1% 뿐…OECD 최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자살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OECD '건강 통계 2015'(Health Data 2015)를 보면, 2013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의 자살로 인한 평균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2.0명이었다. 한국(2012년 기준)은 이보다 훨씬 많은 29.1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였다. 자살 사망률 상위권에는 2위 헝가리(19.4명), 3위 일본(18.7명), 4위 슬로베니아(18.6명), 5위 벨기에(17.4명) 등이 포진해 있었다. 자살 사망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터키(2.6명)였다. 그리스(4.2명), 멕시코(5.0명), 이탈리아(6.3명), 이스라엘(6.4명) 등도 자살률이 낮은 국가에 속했다.1985년부터 자살률 추이를 살펴보면 OECD 국가 대부분은 점차 줄어들지만, 한국은 2000년을 기점으로 오히려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도 자살률이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감소세를 나타내는 것과 대비된다.게다가 우리나라 국민은 다른 OECD 회원국 국민보다 자신의 건강상태도 좋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주관적 건강상태 양호 생각 비율은 한국이 35.1%로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았다. OECD 평균은 68.8%였다. 국민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있는 국가는 뉴질랜드(89.6%)였다. 대부분 OECD 국가들에서 15세 이상 성인 인구의 흡연율은 꾸준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2013년 기준 한국의 성인인구 흡연율은 19.9%로 OECD 평균 19.8%와 비슷했다. 흡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그리스(38.9%)였고, 칠레(29.8%), 헝가리(26.5%), 에스토니아(26.0%), 프랑스(24.1%), 아일랜드(24.0%), 스페인(23.9%) 순이었다.흡연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스웨덴(10.7%)이었다.한국의 15세 이상 성인의 음주량(ℓ)은 8.7리터로 OECD 평균(8.9리터)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2013년 기준 OECD 가입국 중에서 주류 소비량이 많은 나라는 오스트리아(12.2리터), 에스토니아(11.8리터), 체코(11.5리터), 룩셈부르크(11.3리터), 프랑스(11.1리터), 헝가리(11.1리터), 독일(10.9리터), 폴란드(10.8리터) 등이었다. 반면, 터키(1.4리터), 이스라엘(2.6리터)은 음주량이 매우 낮았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의 비율은 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이 31.5%로 일본(24.1%)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OECD 평균은 57.2%였다.2013년 기준 한국의 영아사망률은 신생아 1천명당 3명으로, OECD 평균인 4.1명보다 낮았다. 영아사망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핀란드와 아이슬란드로, 두 나라 모두 1.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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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협상 타결 뒤 외국기업 '이란 러시' 가열테헤란 시내의 아디다스 매장유럽 앞다퉈 이란 시장 타진·미국 기업 '정부 눈치'(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상이 전격 타결로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 해제가 결정되면서 36년 만에 열리는 중동 최대 시장 이란을 향한 서방 기업의 '러시'가 가속하고 있다. 합의문(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르면 대이란 제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활동 제재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을 확인한 '이행일'과 동시에 해제된다. 이행일은 일러야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상되지만 서방 기업들의 발걸음은 바쁘기만 하다.독일은 19일 테헤란에 경제장관이 이끄는 대규모 통상·경제 사절단을 사흘간 일정으로 파견한다. 스페인 9월 조만간 장관급 고위 인사와 주요 기업인으로 이뤄진 경제 사절단을 이란에 보낼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프랑스의 외무장관도 곧 이란을 방문, 양국간 경제 교류 확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4월2일 잠정 타결이 되자마자 경제 사절단을 이란에 보냈다.이란 진출을 서두르는 유럽과 달리 미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그간 대이란 제재에 앞장서면서 가장 강력한 수위의 제재를 부과해 온 탓이다. 이번 핵협상 타결 뒤에도 미국의 핵활동 관련 외 다른 제재는 여전히 살아있어 미국 기업은 조심스럽게 이란 진출을 검토해야 하는 입장이다. 미국 보잉사는 "JCPOA를 검토중이지만 미국 정부가 향후 지침을 내리기 전까진 (이란 진출에 대해) 언급하긴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영국의 컨설팅 업체 베리스크 매이플크로프트의 중동담당 수석연구원 토브욘 솔트베트는 AP통신에 "누가 불리할지는 뻔하다. 미국 회사일 것"이라고 말했다.항공 제재가 여전한 이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아랍에미리트(UAE)의 항공사들도 이란 경제 개방에 대비하고 있다. UAE 두바이의 저가항공 플라이두바이는 현재 2곳인 이란 내 취항지를 5곳으로 늘렸고, 중동 최대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도 이란에서 두번째로 큰 마쉬하드를 취항한다고 밝혔다.이란 정부도 미국보다는 유럽에 먼저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이란 국영 IRNA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17일 밤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와 전화해 양국 관계 확대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다른 핵협상 당사국의 정상과 비공개로 전화했을 수 있지만 국영 통신사를 통해 영국을 가장 먼저 공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란 정부는 일단 원유와 항공 분야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우선하고 있다.압바스 샤리모카담 이란 석유차관은 15일 "핵협상 타결 뒤 외국 투자사들이 이란으로 몰려들 것"이라며 "특히 원유와 석유화학 산업에 투자가 집중될 텐데 이란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란은 세계 4위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했지만 경제 제재로 중국, 한국,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원유 판매가 금지되고 채굴 시설도 노후화됐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도 최근 "핵협상 타결 뒤 최우선 순위는 원유 수출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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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첫날 박스오피스 1위…주말 극장가 4파전 양상(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한국 공포영화 '손님'이 예상 밖에 개봉 첫날 1위에 오르면서 주말 극장가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한국영화로는 '손님'과 '연평해전'이, 할리우드 영화로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인사이드 아웃'이 4파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손님'은 전날 14만4천973명(매출액 기준 점유율 26.8%)을 동원해 정상을 차지했다. '손님'은 개봉 신작이기는 하지만, 판타지 공포물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약세가 점쳐졌고 스크린 수도 493개로 2위 영화인 '연평해전'의 755개보다 크게 적었는데도 좋은 성적을 냈다.김광태 감독이 연출하고 류승룡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50년대 외진 산골 마을에 찾아온 이방인과 마을 사람들의 갈등 속에 커지는 공포를 그렸다. '연평해전'은 13만498명(23.4%)을 모아 누적 관객수 382만명으로 400만명 돌파에 다가섰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9만1천51명(18.2%), 새로 개봉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13.0%)은 6만8천214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금∼일요일 사흘간 관객수로 집계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승자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실시간 집계되는 예매점유율로는 '인사이드 아웃'이 25.7%로 가장 앞선다.애니메이션 명가 픽사가 제작한 이 영화는 사람의 머릿속에 '감정통제본부'가 있으며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캐릭터의 협업으로 본부가 작동한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한다.관객 동원력이 실사영화보다 약한 애니메이션 영화지만, 성인 관객이 보기에 전혀 손색없는 이야기와 감동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뒤를 '연평해전'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각각 21.0%, 20.4%의 예매점유율로 따르고 있으며 '손님'은 14.6%다.500만명을 돌파하고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쥬라기 월드'는 개봉 한 달을 맞았으나 7.4%로 여전히 높은 예매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주의 새 개봉작으로는 공포영화 '인시디어스3', 외국 다양성 영화 '우먼 인 골드', '러덜리스', 한국 독립영화 '레드 툼', '파스카'가 있다. '인시디어스3'는 죽은 사람을 불러내는 의식을 소재로 한 심령 공포영화 시리즈물이다. '우먼 인 골드'는 나치에 의해 오스트리아 정부에 빼앗긴 클림트의 명화를 되찾으려는 유대계 후손과 젊은 변호사의 긴 싸움을 그렸다. '러덜리스'는 대학 총격사건으로 숨진 아들의 노래를 아버지가 대신 불러 나가는 모습을 그린 음악영화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레드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금으로 개봉하게 된 영화이며, '파스카'는 제도권의 삶을 부정한 채 살아가는 남녀의 담담한 사랑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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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조업 경기, 세계 주요국중 최하위권…"위기국 수준"(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한국의 제조업 경기 하락 추세가 그리스보다 심각해 경제위기 국가 수준에 가깝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금융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세계 24개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집계 결과, 한국은 47.8로 조사 대상국 중 네 번째로 낮았다. 한국보다 제조업 PMI 수치가 낮은 나라는 브라질(45.9), 인도네시아(47.1), 러시아(47.6) 등 최근 경제가 흔들리는 3개 신흥국뿐이다. 이들 국가는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등 경제 구조가 취약한 주요 신흥국으로 꼽히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PMI는 위기국인 그리스(48.0)보다 낮았다. 그리스는 구제금융 협상 난항으로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번 한국 제조업 PMI 조사 결과는 지난 2013년 8월(47.5) 이후 최저 수치여서 한국 제조업 경기의 둔화 속도가 1년 9개월 만에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PMI는 기업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경기상황에 대해 조사해 만든 수치로,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이 수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마킷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한국 응답자들의 20% 이상이 경기 부진과 고객사 수요 급감 등으로 인해 전월보다 생산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특히 5월 해외 신규 주문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일부 응답자들은 중국 수요 감소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고 마킷은 전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각종 실물경기 지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것과 일치한다. 한국의 5월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10.9% 줄어 거의 6년 만에 최대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광공업 생산도 전월보다 1.2% 줄었다. 한편 아일랜드(57.1), 스페인(55.8), 체코(55.5), 네덜란드(55.5), 이탈리아(54.8) 등 유럽 국가들과 미국(54.0)은 경기가 순조롭게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50.9로 기준치를 넘겨 경기 확장세를 이어갔고 중국은 49.2로 경기 둔화가 계속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체는 52.2로 상당한 경기 회복세를 보였으며, 신흥국 전반은 50.1로 간신히 기준선을 넘었다. ◇ 세계 주요국 5월 제조업 PMI 조사 결과 브라질 45.9 인도네시아 47.1 러시아 47.6 한국 47.8 그리스 48.0 중국 49.2 대만 49.3 프랑스 49.4 캐나다 49.8 터키 50.2 오스트리아 50.3 일본 50.9 독일 51.1 영국 52.0 폴란드 52.4 인도 52.6 멕시코 53.3 미국 54.0 이탈리아 54.8 베트남 54.8 체코 55.5 네덜란드 55.5 스페인 55.8 아일랜드 57.1 (자료=마킷)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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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문화가 있는 날 ‘정오의 문화디저트’,(재)용인문화재단은 오는 27일 오후 12시 20분 용인시청 1층 로비에서 용인시 문화가 있는 ‘정오의 문화디저트’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가 출연해 ‘단발머리’, ‘L.O.V.E.’, ‘사운드 오브 뮤직 메들리’, ‘아리랑’ 등을 환상의 하모니로 들려줄 예정이다. 2000년 봄 결성된 메이트리는 인간의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소리를 최대한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5인조 혼성 아카펠라 그룹이다. 세련된 느낌의 자작곡과 섬세한 편곡, 파워풀한 보컬 드럼, 그리고 하나 되는 화음을 통해 그들만의 색깔을 창조해내는 메이트리는 세계적인 아카펠라 그룹 ‘리얼그룹’의 내한공연 오프닝을 장식하면서 주목 받았다. 국내 아카펠라 그룹으로는 최초로 예술의전당에서 총 5회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으며, 던킨도너츠, KTF, 브라보콘, 알로에마임, 현대카드, 경인 OBS TV, SKT 되고송, 흥국생명 등의 CM송 으로도 유명하다. 수상 경력으로는 2013 여수국제합창제 Pop & Jazz 부문 세계 1위 수상, 2011 오스트리아 국제 아카펠라대회 재즈 부문 금상, 청중평가단이 뽑은 최고의 그룹상, 2011 부산국제합창대회 대중음악부문 세계 1위 등이 있다. 올해 1월부터 매월 1회씩 개최되고 있는 ‘정오의 문화 디저트’는 뮤지컬 배우 이태원, 넌버벌 퍼포먼스 코미디팀 옹알스, 재즈밴드 필윤밴드, 라이노 어쿠스틱 등이 출연했으며, 시청 로비를 활기차게 만드는 다양한 공연으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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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구매력기준 임금, OECD 14위…일본과 비슷한 수준세후 소득은 6위…미국·일본보다 높아세금 부담은 34개국 가운데 최하위권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한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4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낸 후 소득은 한국이 미국과 일본 등을 제치고 6위를 차지했는데 근로자의 세금 부담이 최하위권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OECD가 펴낸 '2015 임금 과세(Taxing Wage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매력평가 기준을 적용한 한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하 1인가구 기준)은 4만6천66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3위인 일본(4만6천884달러)보다는 적었지만 15위인 스웨덴(4만6천379달러)보다는 많았다. OECD의 평균은 4만770달러였다. 스위스가 6만6천506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룩셈부르크(6만158달러), 노르웨이(5만9천355달러), 네덜란드(5만9천280달러)가 2~4위에 올랐다. 독일(5만7천628달러), 벨기에(5만5천225달러), 호주(5만3천170달러), 덴마크(5만2천161달러), 영국(5만865달러), 오스트리아(5만373달러), 미국(5만75달러), 아이슬란드(5만1달러) 등도 5만달러를 넘어 한국을 앞섰다. 핀란드(4만6천165달러)와 프랑스(4만4천136달러), 이탈리아(4만426달러), 캐나다(3만9천438달러), 스페인(3만9천29달러) 등 20개국은 한국보다 평균 총임금이 적었다. 멕시코가 1만2천373달러로 34개 국가 가운데 최하위였다. 한국의 순위는 2000년(2만6천577달러)만 해도 18위였지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4만2천837달러)에는 12위까지 올랐다. 2013년(4만5천757달러)에는 순위가 다시 내려가 지난해와 같은 14위를 기록했다. 세금을 낸 후의 근로자 순소득으로 보면 한국의 순위는 10위권 안으로 올라간다. 지난해 한국 근로자의 세후 순수입은 4만421달러로 OECD 국가 가운데 6번째로 높았다. 스위스가 역시 5만4천944달러로 1위를 지켰고 노르웨이(4만2천243달러), 룩셈부르크(4만2천178달러), 호주(4만732달러), 네덜란드(4만678달러)만이 한국보다 많았다. 세전 임금에서 한국을 앞선 영국(3만8천806달러·7위), 미국(3만7천837달러·8위), 일본(3만6천691달러·9위)은 세금을 뺀 임금에서는 한국 다음이었다. 한국의 순위가 크게 오른 것은 세금 부담이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총임금 대비 소득세 수준을 보면 지난해 한국은 5%로 칠레(0%) 다음으로 낮았다. 조세 격차(tax wedge)를 봐도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하위권이었다. 조세 격차는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 중 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이 차지하는 비율로 조세 격차가 클수록 근로자들의 세 부담도 커진다. 지난해 한국의 조세 격차는 21.5%로 30위로 나타났다. 한국보다 조세 격차가 작은 나라는 칠레(7.0%), 뉴질랜드(17.2%), 멕시코(19.5%), 이스라엘(20.5%) 등 4개국뿐이었다. 벨기에(55.6%)가 조세 격차가 가장 큰 나라였으며 오스트리아(49.4%), 독일(49.3%), 헝가리(49.0%), 이탈리아(48.2%) 등도 50%에 육박했다. 미국(31.5%)과 영국(31.1%), 일본(31.9%) 등의 조세 격차도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