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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3A호, 러시아서 발사…87분후 성패 확인 가능(2보)(야스니<러시아>=연합뉴스) 공동취재단 = 우리나라의 주·야간 전천후 지구관측 시대를 열어줄 다목적실용위성 3A호(아리랑 3A호)가 26일 오전 7시 8분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드네프루 발사체에 실려 발사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조광래, 이하 항우연)은 아리랑 3A호의 모든 발사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돼 예정된 시간에 발사됐다고 밝혔다. 아리랑 3A호는 발사 893초 후 537㎞ 상공에서 발사체에서 분리되고 발사 32분 후 남극 트롤(Troll) 지상국에 첫 원격자료를 보낼 예정이다. 발사 성패에 대한 1차 판단은 발사 87분 후로 예정된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의 교신에서 태양전지판이 성공적으로 전개됐는지를 확인하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 항우연 지상관제센터와의 첫 교신은 발사 5시간 56분 후인 오후 1시 5분께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때 다운링크 안테나(관측자료를 지상국에 내려 보내는 안테나)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석원 사업단장은 "태양전지판이 성공적으로 작동했다는 것이 확인되면 사실상 성공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오후 1시 5분께 대전 지상관제센터와 첫 교신이 성공하면 아리랑3호 발사는 최종적으로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공공위성으로는 처음으로 민간기업이 주도해 개발한 다목적 실용위성 3A호(아리랑 3A호). 발사용역을 맡은 코스모트라스사 측은 발사 2시간 반 뒤 위성 분리 당시의 궤도 정보를 항우연에 제공할 계획이며 항우연은 이를 이용해 초기 분리궤도와 최종 운영기준궤도에 대한 차이를 분석할 예정이다. 537㎞ 상공에서 발사체에서 분리된 아리랑 3A호는 3주간 진행되는 초기구동 점검 기간에 궤도를 운영기준궤도인 528㎞로 낮추게 된다. 기상 상황에 관계없이 지구관측을 수행하기 위해 항우연이 2006년부터 8년간 2천373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실용급 위성인 아리랑 3A호는 국내 최초의 적외선 관측 센서 및 국내 최고 해상도 광학렌즈를 탑재하고 있다. 해상도 5.5m급의 고성능 적외선 센서와 0.55m급의 국내 최고 해상도 광학렌즈를 통해 도시 열섬현상 등 기후변화 분석, 재해재난ㆍ국토ㆍ자원ㆍ환경 감시 등에 활용될 고품질 위성영상을 하루 24시간 전천후로 공급하게 된다. 아리랑 3A호는 크기가 직경 2m, 높이 3.8m, 폭 6.3m, 중량이 1.1t이며 발사 후 4년간 528km 상공을 돌면서 지구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하루 지구를 15바퀴 돌면서 주·야간 두차례 한반도 상공을 지나며 광학렌즈로는 10분간, 적외선센서로는 2분간 한반도를 촬영할 수 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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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악,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2보)(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한국의 농악이 27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고 문화재청이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이날(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차 무형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농악(Nongak, community band music, dance and rituals in the Republic of Korea)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농악은 앞서 지난달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임시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로부터 만장일치로 '등재권고' 의견을 얻어 등재가 확실시됐다. 이로써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강릉 단오제(2005년),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 당영등굿, 처용무(이상 2009년), 가곡, 대목장, 매사냥(2010년),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이상 2011년), 아리랑(2012년), 김장문화(2013년)에 이어 농악까지 17건의 인류무형유산 보유국이 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도 '아리랑'을 첫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성공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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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조수미 "아리랑 듣는 순간 저절로 반응했죠"(인천=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스포츠 행사와 유독 많은 인연을 맺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등의 무대에 섰다. 19일 개막하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도 노래를 부른다. 개회식에 앞서 18일 전화로 만난 조수미는 "스포츠 행사 무대에 여러 차례 섰지만 국내에서 벌어지는 이런 큰 행사에는 열 일 다 제쳐놓고라도 와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무대에 섰다"고 했다. "제가 우리나라 무대에 선 지 30년이 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나라에 대한 걱정과 애정이 깊어져요. 아무래도 이런 행사가 국내서 열리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는 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 다른 거 다 제쳐놓고라도 와야죠. 물론 개인적으로 스포츠도 좋아합니다.(웃음)" 그는 고은 시인이 쓴 시에 작곡가 김영동이 음표를 단 '아시아드의 노래'와 강원도 아리랑 등 각도의 아리랑을 부른다. 지난 17일 공개된 리허설에서 그는 찌를 듯한 고음과 유려한 비브라토(Vibrato·기악이나 성악에서 음을 가늘게 떨어서 내는 기법)로 좌중을 압도했다. '아시아드의 노래'와 '아리랑'은 고음으로 유명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적'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에 비견될 정도로 현란한 고음과 기교가 필요한 곡들이다. "작곡가님이 저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신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린 그는 "라이브로 부를 때 용기가 필요할 정도의 난도 높은 곡"이라며 "대곡이어서 많이 떨리지만 오프닝으로는 압도적인 곡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아시아드의 노래'는 하나 될 아시아의 꿈과 희망을, '아리랑'은 한민족의 한(恨)과 정(情)이 오롯이 담겼다. 조수미는 '아시아드의 노래'에 대해 "아시아인들이 지혜와 능력을 발휘해 서로 하나가 되자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리랑'에 대해서는 "저절로"라는 말로 압축해 표현했다. "서양음악을 전공한데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기에 '아리랑' 특유의 장단에 맞춰서 고유 지방의 정서를 끌어낸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 타고난 핏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악기 소리를 듣는 순간, 아무런 가르침과 지침 없이 내 몸에서 리듬이 흘러나왔고, 그 노래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정할 수 있었어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것을 더욱 소중하고 아껴야된다"고 생각하는 건 그처럼 "저절로" 느끼고 이해하게 되는 "예술가의 색깔" 때문이었다. 인터뷰 직전에도 조수미는 한국 가곡을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녹음 중이었다. 북한이 오랜만에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서 그런 '아리랑'을 부를 수 있어서 더욱 의미는 크다. 조수미는 "북한 동포 앞에 선 건 처음"이라고 밝히며 "사실 여러 루트를 통해 북한의 음악 하는 분들로부터 초청도 받았고, 아이들을 가르쳐달라는 제안도 받았지만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문화와 예술을 통해서 서로 소통해야 합니다. 음악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북한 아이들을 가르쳐보고 싶어요. 하지만 그에 앞서 인권 문제 등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도 결국은 자유, 인권 등의 정신을 담는 거잖아요.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된 이후에 그러한 활동을 하는 게 옳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난 1986년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로 데뷔한 그는 벌써 데뷔 28년 차를 맞았다. 여전히 정상에 서 있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좋을 때 태어났다.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사실 동양인으로서 해외에 나가 프리마돈나로 살아간다는 건 엄청난 투쟁이고 전쟁이에요. 신체적 약점도 극복해야 하고, 본토 사람들인 서양인들보다 잘해야 하기 때문이죠. 타고난 재능뿐 아니라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의 그런 오랜 노력을 팬들이 알아주시는데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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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연극·국악…추석연휴 골라보는 문화공연>추석 연휴 할인 혜택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임기창 기자 = 올해 추석은 '대체휴일제' 적용으로 길게는 5일을 쉬게 된다. 모처럼 모인 가족과 함께, 또는 친구, 연인과 같이 하루쯤은 공연장 나들이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뮤지컬에서부터 연극, 무료 국악 공연까지 찾아보면 볼만한 공연이 많다. 연휴 기간 할인 혜택은 덤이다. ◇ 화려한 뮤지컬…부담없이 즐기는 연극 지난해 국내 초연돼 호평을 받은 뮤지컬 '레베카'가 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막을 올린다. 추석 당일인 8일을 제외하고 계속 공연한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등 뮤지컬 작품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작품이다. 1938년 출간된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과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토대로 제작했다. 올해에는 작년 초연 당시 무대에 선 오만석, 옥주현, 신영숙, 임혜영을 비롯해 민영기, 엄기준, 리사, 오소연 등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새로 합류했다. 6만~13만원. 문의 ☎ 02-6391-6333 2005년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소극장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연휴 기간(6~10일) 공연을 예매하면 관람료 절반을 깎아준다. 3인 이상 가족 할인, 커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한 가톨릭 무료병원에서 다음날 생방송 TV 인터뷰를 앞둔 하반신 마비 환자가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따뜻한 사연과 함께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전석 4만5천원. ☎ 1544-1555 올해 한국에서 10번째 시즌을 맞은 뮤지컬 '시카고'는 연휴 기간인 6~9일 VIP·OP·R석은 20%, S·A석은 3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뮤지컬의 대명사로 2000년 국내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이다. 최정원, 아이비, 이종혁, 성기윤, 전수경 등이 출연한다.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지난달부터 공연 중이다.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삼국유사 연극만발' 시리즈 첫 작품 '만파식적 도난 사건의 전말'도 7~8일을 뺀 나머지 날짜에 관람할 수 있다. 서울 용산구 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신라 신문왕 2년 용으로부터 영험한 대나무를 얻어 만들었다는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 이야기를 각색,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욕망하는 바를 이루려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했다. 전석 3만원. ☎ 1688-5966 ◇ 한가위엔 신명나는 국악이 제격 국립국악원은 추석 당일인 8일 오후 8시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창극과 아리랑으로 꾸미는 무료 공연 '휘영청 달빛아리랑'을 한다. 안숙선 명창과 소리꾼 남상일이 '흥부' 부부로 나오는 창극 '박타령', 국립국악원 무용단과 민속악단의 강강술래와 판굿 등 흥겨운 공연이 이어진다. 관람은 무료. 사전 신청 없이 선착순 입장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02-580-3300.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6일부터 7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는 '블루문 페스티벌'이 열린다. 6일에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이 퓨전국악밴드 '잠비나이' 등과 협연 무대를 선보인다. 관람료는 3만3천∼9만9천원. ☎ 02-580-1300 7일에는 젊은 소리꾼 이자람이 판소리 다섯 마당의 가장 극적인 장면만 모은 '눈대목'과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의 희곡을 판소리로 탈바꿈시킨 '사천가' 등을 노래한다. 관람료는 2만2천∼7만7천원. 문의 ☎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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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소녀' 송소희의 '크로스오버 낭랑 판타지'내달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콘서트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국악소녀' 송소희(17)가 내달 7일 오후 7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단독 콘서트 '크로스오버 낭랑 판타지'를 한다.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김희현 재즈퀸텟과의 협연으로 국악과 클래식, 재즈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비나리', '창부타령', '섬집아기', '한오백년', '아리랑' 등을 노래한다. 5세 때부터 국악을 시작한 송양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내다 열한살 때인 2008년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국악 신동'으로 유명해졌다. 이후 SBS '스타킹',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 TV 프로그램과 광고에까지 출연하며 '국악계의 아이돌'로 떠올랐다. 관람료는 4만∼12만원. 문의 ☎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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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뉴욕 유엔본부서 '아리랑' 열창유엔 DPI-NGO 콘퍼런스서…통일염원 가요 '그날에'도 불러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가수 이승철의 목소리로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28일 소속사 진앤원뮤직웍스에 따르면 이승철은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65차 '유엔 DPI-NGO 콘퍼런스' 첫날 축하 무대를 꾸몄다. 27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이 행사는 유엔 DPI(유엔 공보국)의 정식지위 비정부기구(NGO) 대표 1천200여명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3천500여명이 모여 각종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존 애쉬 유엔 총회 의장이 영상으로 축사를 한 뒤 수사나 말코라 유엔 사무차장 등이 환영 연설을 했다. 이어 등장한 이승철은 회의장 연단에 올라 '아리랑'을 불렀다. 또 미국의 전설적인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의 '브리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도 선사했다. 이승철은 자신의 공연에 이어 기조연설이 끝난 뒤 다시 연단에 올라 최근 발표한 통일을 염원하는 가요 '그날에'의 영어 버전을 불렀다. 이 버전은 이날 처음 공개된 것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이승철이 그동안 펼쳐온 봉사 활동의 진정성을 인정받아 축하 공연을 펼칠 수 있었다"면서 "'라이브 황제'의 목소리에 세계적인 인사들이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고 뜨거웠던 공연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승철은 "존경하는 분들과 함께한 시간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과 감격을 느꼈다"면서 "NGO 수장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는 마음, 이분들의 활약이 더욱 거세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심을 다해 노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철은 현재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와 닷새 일정으로 미국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9일에는 단원들과 하버드대를 방문해 자선 공연을 연다. 행사에서 이승철은 학생들에게 탈북청년 및 통일에 대한 관심을 당부할 예정이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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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둥이보다 무서운 침묵의 힘▲ 장애인사역에 평생을 바쳐온 김양원 목사(가운데)가 회장으로 활동하는 신망애복지재단 생활인들과 담소하고 있다. 섬에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 아버지는 딸만 여섯을 낳고 일곱 번째 장남으로 나를 낳으셨다. 부모님에겐 세상에서 비할 수 없는 큰 기쁨이 되었지만 그 기쁨도 잠시 2살때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여동생이 태어나면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어머니께서 나에게만 신경을 쓰신 탓에 여동생은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태어났다. 딸 일곱에 아들 하나, 그리고 장애인이 두 명씩이나 되는 우환이 겹치자 마을에서는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 벌 받은 집안’ 이라고 무시하며 왕따를 시켰다. 그 소외와 왕따 속에서도 나는 제법 공부도 잘했고 마을에서는 보기 드문 효자라는 소리를 들으며 성장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나를 언제나 사랑하시며 늘 자랑거리로 삼으셨다. 그런 아버지께 나는 너무나 큰 충격을 안겨 드렸다. 방과 후 소꼴을 먹이러 다니면서 선배들로부터 담배를 배우게 되었고, 아버지 담배를 몰래 훔쳐 친구들과 나눠 피는 재미에 푹 빠졌다. 초등학교 2학년, 당시 최고 좋은 담배가 25원짜리 아리랑이었다. 담임선생님께서 교실에 옷을 벗어놓고 나간 사이 친구들과 함께 세개피를 훔쳐 몰래 피워버렸다. 이것이 발각되어 저녁 늦게까지 엄청나게 많은 매를 맞고 벌을 서다가 다시는 안 피우겠다는 반성문을 쓰고 깜깜한 밤에 집에 돌아오기도 했다. 그런데 어린 시절인데도 담배가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담배가 없을 때는 마른 들깨 잎을 말아 피우기까지 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께서 종이에 말아 피우시던 풍년초라는 담배쌈지가 보였다. 순간 정신없이 종이에 말아 성냥불을 그어대고 길게 빨아 들였다. 몇 모금을 빨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뒤를 돌아본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아버지께서 멍하니 서서 빤히 쳐다보고 계신 것이 아닌가? 너무나 큰 충격에 아버지께서는 땅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셨다. 순간 나는 잽싸게 도망을 쳤고 헛간에 숨어 있다 밤늦게 죽을 각오를 하고 식구들 앞으로 나오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가족들은 “공부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느냐?” “얼마나 지쳤으면 헛간에서 잠이 들었느냐?” 뜻밖의 말로 나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께서는 한 말씀도 안하시고 끝까지 앉아만 계셨다. 사실 아버지가 어머니께 이야기하고 나를 묶어놓고 두 분이서 번갈아 가며 때릴 줄 알았다. 그러나 전혀 달랐다. 아버지는 내가 담배피우다 들켰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벽장에서 쌈지담배를 꺼내 오셨다. 식구들이 보는데서 모두 버리신 후 그 날 이후 내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셨다. 나도 그 날 이후 담배를 피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담배를 입에 문 적이 없다. 돌이켜 보건데 이보다 더 큰 벌은 없다. 아니 이보다 더 무서운 채찍이 어디 있겠는가? 그 무서운 침묵의 위력이 아들에 대한 위대한 아버지의 사랑이고 오늘의 나를 지탱하고 있는 에너지가 되었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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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탈북청년합창단과 광복절 독도서 통일송 합창가수 이승철 "통일송 '그날에...' 발표, 통일염원 세계에 알릴 것"…음원수익 전액 기부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이승철이 탈북청년합창단을 이끌고 광복절날 독도에서 통일의 염원을 담은 노래를 발표한다. 이승철은 9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어 "55명으로 이뤄진 탈북청년합창단의 지휘를 맡아 광복절인 8월 15일 독도에서 통일송 '그날에...'를 공개하고 가요 '홀로 아리랑'을 합창하는 발표회를 연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의 합창을 세계적으로 알리고자 8월 말 해외 NGO 단체장들의 회의가 열리는 미국 유엔본부, 세계 교육의 산실인 하버드대학교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며 "'그날에...'를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알릴 통일송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탈북청년합창단은 2011년 설립된 탈북청년모임 '위드-유'(With-U)가 만든 합창단으로 20대 주축의 북한 출신 청년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동숭교회 카페에서 탈북 청소년을 돕기 위한 '마중물 음악회'를 연 위드-유는 지난 3월 탈북청년합창단을 꾸려 독도 방문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이승철에게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후 이승철은 엠넷 '슈퍼스타K 5'에 출연한 그룹 네이브로의 정원보에게 작사·작곡을 맡겨 '그날에...'를 완성했다. 피아니스트 겸 프로듀서 양방언이 편곡을 맡고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 캐나다 출신 엔지니어 스티브 핫지가 믹싱에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재능 기부를 했다. 이승철은 "탈북 청년들은 낯선 한국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며 남모를 고통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은 남북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들이다. 이들은 스스로 합창단을 꾸려 통일의 꿈을 위해 작은 목소리를 내고 싶어했고 여기에 동참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탈북청년합창단은 사업 계획서에서 "탈북자는 북한에서 배신자라 욕을 먹고 남한에서는 정착을 못 한다고 손가락질 받으니 동해에 홀로 떠 있는 섬 독도와 정체성이 비슷하다"며 "하지만 남과 북 모두 독도를 '우리 땅'으로 사랑하듯이 우리가 독도를 방문해 통일의 징검다리로서 정체성을 알리고 한반도 통일에 대한 염원을 세계에 전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날에...'는 오는 9월 이승철의 솔로 버전, 합창단 버전, 이승철과 세계적인 팝스타의 콜라보레이션 버전(영어곡) 등 세 가지 음원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영어 곡도 선보이는 건 세계인들에게도 이 노래를 알리기 위함이다. 음원 수익금은 탈북자 관련 단체에 전액 기부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승철은 이미 녹음해둔 솔로 버전을 들려줬다. '힘을 내 그날에/ 우리 다시 마주 보게 될 날에/ 그땐 서로를 향해 웃어주기로 해/ 기도해 그날 위해 우리만의 그날에/ 아이 프레이 포 더 데이(I pray for the day)'란 노랫말이 뭉클하다. 현재 탈북청년합창단은 명동성당 가톨릭합창단 지휘자인 이강민 씨의 지도와 '뷰티풀 마인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합창 연습이 한창이다. 이 합창단의 지휘자로 나설 이승철도 틈틈이 연습실을 찾아 노래 코치를 할 예정이다. 앞서 이승철은 지난 2011년 'SBS 스페셜' 기획으로 경북 김천소년교도소 재소자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지도해 공연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SBS '송 포 유'(Song For You)란 프로그램을 통해 대안학교 청소년 합창단의 지휘자로 폴란드 국제 합창 경연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번 탈북청년합창단이 연습하고 독도에서 공연하는 과정도 오는 9월 'SBS 스페셜' 추석 특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이승철은 "이러한 합창단들의 지휘를 맡는 건 음악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30년 가까이 음악을 하면서 이제는 그동안 받은 사랑을 돌려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창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원 네이션'(One Nation: 하나의 국가)이란 뜻의 통일 염원을 담은 '온(ON) 캠페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캠페인을 위한 배지는 스페인 출신 유명 화가 에바 알머슨이 디자인했다. 그는 "통일송 합창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탈북 청년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통일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온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며 "정치적인 이슈를 떠나 문화적 차원에서 시도하는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캠페인 전개에 앞서 이승철은 오는 18~19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여름 콘서트 '나이야~가라!'를 개최한다. 탈북청년합창단 연습실을 찾은 가수 이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