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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1천300만 넘어…역대 한국영화 2위(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이 누적관객수 1천3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국제시장'은 개봉 53일째인 7일 전국 489개 상영관에서 관객 8만9천809명을 보태 누적관객수 1천302만3천664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인 '괴물'(2006·1천301만명)을 넘어선 기록이다. 이에 따라 '국제시장'은 '명량'(2014·1천761만명)에 이어 2위로 자리매김했다. 외화를 포함하면 '아바타'(2009·1천362만명)에 이은 역대 흥행 3위의 성적이다. 개봉 8주차인 '국제시장'은 잇따른 신작의 개봉에도 굴하지 않고 여전히 500개에 달하는 상영관에서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어 당분간 기록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바타'의 기록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시장'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가족을 위해 평생 헌신한 아버지(황정민)의 얘기를 그린 영화다. 최근 개막한 제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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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김우빈·이민호…스크린에 훈남들이 뜬다>(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살갗을 파고드는 칼바람이 불어 오는 겨울. 영하의 날씨는 매섭지만, 영화관에 가면 꽁꽁 얼어붙은 몸과 마음이 저절로 사르르 녹을 듯하다. 유연석·김우빈·이민호 등 보고만 있어도 훈훈해지는 이른바 '대세' 남자 배우들이 대거 스크린으로 몰려 오기 때문이다. 먼저 작년 tvN의 '응답하라 1994'(응사)에서 메이저리거 '칠봉' 역으로 데뷔 10년 만에 일약 스타가 된 배우 유연석(30)은 한석규·고수·박신혜와 함께 한 사극 '상의원'을 선보인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그린 영화로, 이번 달 개봉작 중 유일한 사극 영화다. 유연석은 '왕'의 역할을 맡아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내면 연기를 펼쳐 보인다. '상의원'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는 24일 개봉한다. 작년 드라마 '상속자들'과 영화 '친구2'로 존재감을 빛낸 배우 김우빈(25)은 영화 '기술자들'로 관객과 만난다. 역시 24일 개봉하는 '기술자들'은 2012년 '공모자들'로 데뷔한 김홍선 감독의 신작으로, 인천세관에 숨겨진 1천500억원을 40분 안에 털어야만 하는 범죄 기술자들의 '역대급 비즈니스'를 그린 작품이다. 김우빈은 천재 해커 '종배'역을 맡은 이현우(21) 등과 함께 팀워크를 선보이는 전문 금고털이범 '지혁'으로 분한다. 개봉 전부터 아시아필름마켓에서 4개국 선판매를 이뤄낸 기대작이다. '한류 스타' 이민호(27)의 첫 스크린 주연작인 '강남 1970'은 1970년대 서울,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 땅을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그린 영화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를 연출한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판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 욕망에 목숨을 거는 위험한 청춘 '종대' 역을 맡은 이민호는 영화 '해바라기'(2006)에 이어 8년 만에 액션을 선보이는 김래원(33)과 함께 거친 액션을 소화했다. 이미 일본과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미얀마 등 아시아 10여 개국의 배급을 확정한 '강남 1970'은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 '국민 남동생' 여진구(17)는 소설가 정유정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내 심장을 쏴라'에서 이민기(29)와 함께 웃음을 선사한다. 내년 1월 관객에게 선보일 이 영화는 평온한 병원 생활을 이어가던 모범환자 '수명'(여진구)이 시한폭탄 같은 동갑내기 친구 '승민'(이민기)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다룬 작품이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27)는 문채원과 주연을 맡은 로맨스 영화 '오늘의 연애'를 통해 내년 1월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다. 올해 초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윤아(24)와의 열애 소식이 알려진 이승기는 영화에서 여자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다해주지만 100일도 못 가 차이는 답답한 초등학교 선생님 '준수'로 분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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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세대 자녀들의 이야기…KBS 신작 '힐러'(종합)힐러의 커플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KBS2 월화드라마 '힐러'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지창욱(왼쪽), 박민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12.4 yangdoo@yna.co.kr 유지태·지창욱·박민영 주연…8일 첫방송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1995년 방영된 드라마 '모래시계' 세대의 자녀들은 현시대를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다음주 처음 방영되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힐러'는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힐러'는 방송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여명의 눈동자'와 '모래시계'로 스타덤에 오른 송지나 작가와 '제빵왕 김탁구'의 이정섭 PD가 공동 연출해서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힐러' 제작 발표회에서 이 PD는 연출을 꿈꾸게 한 작품이 '모래시계'였다며 송 작가의 대본을 받는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작년 초에 송 작가와 처음 만났다. 송 작가가 모래시계 세대 부모를 둔 자식들의 이야기를 드라마화하고 싶다고 얘기해 함께 작업하게 됐다"고 작품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렇게 시작한 작품인 만큼 20년 전 방영된 '모래시계'와 여러 면에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이 PD는 "19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아버지 어머니를 둔 자녀들이 현재 언론사에서 근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그 안에 부모 세대의 악연으로 젊은 남녀들이 아픈 사랑을 하게 된다"라고 압축해 설명했다. 힐러의 주인공들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KBS2 월화드라마 '힐러'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지창욱(왼쪽부터), 박민영, 유지태가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4.12.4 yangdoo@yna.co.kr 주인공은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사극 '기황후'로 인기를 끈 지창욱(27)이 맡았다. 그는 드라마 제목과 같은, '힐러'라는 코드명의 해결사로 활약한다. 유지태(38)도 6년 만에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친다. 여주인공은 밝고 씩씩한 역할이 잘 어울리는 박민영(28)이 맡았다. '모래시계'를 모티브로 출발한 만큼 드라마 배경은 1992년에서 출발한다. 민주화 운동에 가담한 대학교 친구 5명에게 사건이 일어나고, 20여 년이 지난 현재 이들의 자녀가 부모세대가 남겨놓은 세상과 대면하는 이야기다. 유지태는 동료 기자들이 선망하는 '스타 기자' 김문호 역을 맡았다. ABS 방송국 기자로, 이야기의 시발점인 1992년에 벌어진 사건의 비밀을 유일하게 아는 인물이다. 박민영이 맡은 채영신은 생기발랄한 인터넷 신문 기자다. 김문호는 영신이 얽혀 있는 과거 사건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오다 영신을 만나고 자신의 죗값에 대한 보상으로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다. 영신과 마찬가지로 1992년 사건에 얽힌 5인방 중 한명의 자녀인 서정후(지창욱 분)는 업계 최고의 해결사이자 심부름꾼이다. 코드명 '힐러'로 활동하는 서정후는 뛰어난 감각과 무술 실력으로 99%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세상에 미련이 없다며 돈을 모아 남태평양 무인도를 구입해 나 홀로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던 정후는 영신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세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러나 과거의 진실이 드러나 둘의 사랑은 위협을 받는다. 힐러 제작발표회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KBS2 월화드라마 '힐러' 제작발표회에서 이정섭 감독(가운데) 및 출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우희진, 박상원, 도지원, 이 감독, 지창욱, 박민영, 유지태. 2014.12.4 yangdoo@yna.co.kr '모래시계'부터 송 작가의 작품에 자주 출연하는 박상원을 비롯해 도지원, 우희진, 박상면 등이 극에 드라마를 더한다. 제작진은 이 드라마의 장르를 '한국형 감성 블록버스터'로 분류했다. 맨몸으로 건물을 타오르거나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등의 '야마카시'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블록버스터의 요소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 PD는 "액션 속에 멜로가 펼쳐지는데 멜로가 땅 위에서 발을 딛고 하는 멜로가 아니라 3차원 공간을 이용해 펼쳐지는 멜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9회차까지 대본이 나왔으나 극의 긴장도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고 제작사 측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 PD는 "송 작가의 대본은 다른 작가 대본과는 좀 다르다. 각 역할의 심리가 굉장히 상세하게 묘사가 돼 연출자나 연기자가 다른 드라마 대본보다 열배 정도는 더 디테일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KBS는 '힐러'가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힐러'의 전작인 '내일도 칸타빌레'는 4.9%의 시청률로 종영해 '실패한 리메이크작'이라는 오명만 남겼고, 그 전작 '연애의 발견'은 20~30대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됐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경쟁사 작품에 밀렸다. KBS 문보현 드라마국장은 "감히 올해 최고의 야심작이라고 말씀드린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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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앞둔 '현역' 화가 김병기 "예술에 완성은 없다""한국의 정신문화 중요…젊은층, 적극적으로 살며 포용하라"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 '감각의 분할'展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예술에 있어 '완성'이란 없다. 완성을 위한 과정이 있을뿐…." 1916년 4월 평양에서 태어나 한국 화가 중 현역 최고령으로 꼽히는 김병기는 국내 추상미술의 1세대이자 근현대 미술의 산 증인이다. 그는 도쿄에서 서양화를 배운 선친 김찬영의 뒤를 이어 자신도 일본에서 유학하며 김환기, 유영국, 이중섭 등과 함께 새로운 미술세계를 접했으며 1948년 월남해 한국 추상미술의 정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2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시작된 '김병기:감각의 분할'전에선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최근 10여년 간 그의 신작과 미공개 작을 포함, 회화 70여점과 드로잉 30여점을 선보여 60여년에 걸친 화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이날 양복 정장 차림에 노란색 넥타이를 맨 작가는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작품을 경쾌한 목소리로 설명하면서 때로는 두 주먹을 쥐거나 손을 휘저어 사용하는 등 매우 밝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나이로 99세라며 작가를 소개하자 "제가 이처럼 멋있는 나라를 두고 어디에서 있었나라는 걸 느꼈다"며 "돌아오니 반갑다"라고 운을 뗐다. 작가의 삶의 동선은 디아스포라를 떠올리게 한다. 월남 전에는 북조선문화예술총동맹 산하 미술동맹 서기장을, 후에는 한국문화연구소 선전국장, 종군화가단 부단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 강사, 서울예고 설립 당시 미술과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1965년 한국미술협회 3대 이사장으로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석했다가 홀연히 미국에 정착해 작품활동을 했다. 작가는 이러한 삶을 돌아보듯 "한국에 있을 땐 서양만 생각했는데, 그곳에 가서는 동양만 생각나더라"며 그래서인지 "제 그림에는 동·서양, 형상과 비형상이 같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세계는 "1 더하기 1은 2가 되는, 이것도 저것도 있는 '절충주의'"라면서 예술은 이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 더하기 1은 2가 되지만 3이나 9 또는 0도 되는, 그래서 제3의 창조적인 게 나와야 한다"면서 "이것은 하나의 종합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로의 작가는 "한국이 갖고있는 순결한 상태인 정신문화는 동북아시아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것을 확대할 때 새로운 세계가 생긴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젊은층에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해 달라는 질문에는 "우리는 가장 중요한 시점을 살고 있다"면서 "순간을 뜨뜻미지근하게 보내면 안되고 적극적으로 뜨겁게 살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물질만능주의를 탓하듯 "이 시대에 물질이 중요해졌지만 정신이 더 중요하고 그 속에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며 "그중에서도 사랑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랑은 적극적으로 사는 하나의 인간관계에요. 사랑해야 해요. 사람이 사랑을 사랑하는 그것에서부터 새로운 창조가 일어난다고…. 사랑은 박애와 또 달라요. 포용하는 게 사랑이에요. 뜨겁게 사랑해야 해요." 작가는 바바리코트를 걸쳐입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할 땐 "말할 내용이 너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해 아쉽다"며 '청년'의 열정을 드러냈다. 한때 천재 문학가 이상과 같은 방에서 잠을 자다가 낙수 소리에 착안해 작품을 구상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회에 함께 온 작가의 가족에게 장수 비결을 묻자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소식한다"고 전했다. 신선한 채소를 즐겨먹고 삶을 기쁘게 생각하며 와인 한 잔씩은 가끔 해도 절주하며 사는 삶이 그가 걸어온 일상이라고 했다. 자신의 삶과 작품세계에 대해 열정을 보여준 이 작가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도 빼놓지 않고 보여줬다. "저는 항상 여러분과 (이곳에) 같이 있었어요. 지금보다 더 가까운 마음으로 여생을 살까 합니다. 뭐, 지금 여생이 다 되었지만…. (그렇게) 하겠습니다." 전시는 내년 3월 1일까지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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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극장가에 대작 영화 몰려온다>'엑소더스' '국제시장' '호빗' '상의원' 등 개봉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국내와 해외 대작영화들이 한 해 최대의 성수기 중 하나인 연말 극장가를 노리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이 다음 달 3일 개봉하며 스타트를 끊는다. 형제처럼 자랐지만 민족의 명운을 두고 적이 돼 버린 모세와 람세스의 이야기를 그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쉰들러 리스트'(1993)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스티븐 자일리언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글래디에이터'(2000) 등을 통해 SF뿐 아니라 역사물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고대 이집트를 재현한 대규모 세트와 홍해의 기적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은 믿고 보는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모세 역을 맡아 관심을 끈다. 람세스 역의 조엘 에저튼을 비롯해 시고니 위버, 벤 킹슬리 등 연기파 배우도 동참했다. 거대한 규모의 전투장면과 짜임새 있는 플롯을 바탕으로 '인터스텔라'의 뒤를 이어 외화 흥행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관심사다. 다음 달 17일 개봉하는 '국제시장'은 윤제균 감독이 '해운대'(2009)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한 가정에 들이닥친 여러 사건을 통해 해방 후부터 현재까지의 현대사를 조명한 휴먼드라마다. 영화는 한국 전쟁 당시 남하해 부산 국제시장에 터를 잡은 덕수(황정민)라는 인물의 고단한 삶을 통해 한국전쟁, 독일 광부파견,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상봉 등 굵직굵직한 현대사의 궤적을 따라간다. 스케일 큰 전쟁 장면과 해외 로케이션이 많아 100억원이 훌쩍 넘는 순제작비가 들었다. 황정민을 비롯해 김윤진, 장정남, 오달수 등 연기파 배우가 총출동했다. 호빗 시리즈의 최종회 '호빗: 다섯 군대 전투'도 다음 달 17일 개봉해 '국제시장'과 정면 대결을 펼친다. 호빗 시리즈는 '호빗: 뜻밖의 여정'(10억1천700만달러)과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9억5천836만달러)로 약 20억 달러에 이르는 흥행수입을 기록한 글로벌 히트작이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뜻밖의 여정'이 281만명을, '스마우그의 폐허'가 228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다섯 군대 전투'는 시리즈의 이야기를 완결하는데다 전투 장면 등 볼거리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1편의 흥행 기록을 넘을 수 있을지 시선을 모은다.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숲 속으로'는 다음 달 24일 개봉, 뮤지컬 영화 흥행 기록(591만명)을 보유한 '레미제라블'(2012)의 아성에 도전한다. 마녀의 저주를 풀려는 베이커 부부와 그림형제 동화 속 등장인물들이 숲 속에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디즈니가 만드는 최초의 뮤지컬 영화로, '시카고'(2002)의 롭 마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뮤지컬 '위키드'의 제작진이 스태프로 참여했다. 메릴 스트리프, 조니 뎁, 에밀리 브란트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한석규·고수 주연의 '상의원'도 크리스마스를 앞둔 다음 달 23~24일께 개봉할 예정이다. 조선시대 왕의 의복과 재화를 관장하는 왕실기관인 상의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름다운 옷 때문에 벌어지는 사랑과 질투, 욕망을 담은 이 영화에서 한석규는 규율과 법도를 중시하는 어침장 돌석 역을, 고수는 타고난 손재주와 감각을 지닌 천재 공진 역을 맡았다. 지난해 '남자사용설명서'로 주목받은 이원석 감독이 연출했으며 100억원에 이르는 제작비가 들었다. 이 밖에도 윤상현·송새벽이 주연한 독특한 코미디 '덕수리 5형제'(12월4일 개봉), 지난해 '어바웃 타임'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영국 제작사 워킹타이틀의 '사랑에 대한 모든 것'(12월10일 개봉)도 대작들 틈에서 뜻밖의 흥행을 노린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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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예매율 1위(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조정석·신민아 주연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주말 예매 점유율에서 정상에 올랐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23.7%의 점유율로 할리우드 영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황우석 사태를 소재로 한 '제보자'는 8.8%의 점유율로 3위를,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노벰버 맨'은 7.7%의 점유율로 4위다.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인터스텔라'는 7.2%의 점유율로 5위에 올라 흥행기대를 부풀렸다. 프랑스 코미디 '컬러풀 웨딩즈'(6.3%)와 할리우드 영화 '메이즈러너'(4.7%), 윤계상 주연의 '레드카펫'(3.6%), 차태현 주연의 '슬로우 비디오'(3.1%), 설경구 주연의 '나의 독재자'(2.7%)가 10위 안에 들었다. 이번 주 개봉작은 '노벰버 맨' '컬러풀 웨딩즈' '할리 데이' '킬 유어 달링' '황금시대' '천 번을 불러도' '황구' '꼬마잠수함 올리' '사막에서 연어낚시' 등 9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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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김고은, 영화 '성난 변호사' 주연(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배우 이선균(39)과 김고은(23)이 영화 '성난 변호사'(가제)에서 변호사와 검사로 만난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허종호 감독의 신작인 '성난 변호사'가 이선균·김고은·장현성·임원희의 캐스팅을 마무리 짓고 곧 촬영에 돌입한다고 15일 밝혔다. 영화는 유력한 용의자만 있을 뿐 증거도, 사체도 없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맡은 대형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검사가 사건 뒤 숨겨진 음모를 밝혀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선균은 이기는 것이 정의라고 믿는 승률 100%의 변호사 변호성으로 분한다. 법조인으로서 강한 신념을 가진 검사 진선미는 '은교'로 데뷔한 김고은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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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바다' 부산에 상륙한 중국발 태풍>부산영화제 중국영화 '주목'…영화계는 '차이나 머니'에 반색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산업계 전반에 부는 중국발 훈풍이 영화계로 이어지는 가운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중국이 화두로 떠올랐다. 영화제 프로그램의 상당수는 중국영화로 채워졌고 가장 큰 화제를 뿌린 스타도 중국 스타였다. 부산영화제가 야심 차게 기획한 '천만 제작자' 포럼의 화두 중 하나도 한중 합작이었다. ◇ 갈라 프레젠테이션 절반이 중국 영화 올해 영화제에서는 중국 영화의 강세가 뚜렷했다. 영화제 얼굴 격인 갈라 프레젠테이션 작품 수만 놓고 봐도 그렇다. 모두 4편의 영화 중 2편이 중국영화다. 쉬안화 감독과 탕웨이가 호흡을 맞춘 '황금시대', 장이머우 감독과 공리가 합을 맞춘 '5월의 마중'이 상영됐다. 국내를 대표하는 임권택 감독과 부산영화제 단골손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신작을 제외하면 갈라프레젠테이션이 모두 중국영화로 채워진 셈이다. 초대 손님 중에서도 중국의 탕웨이가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쉬안화 감독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아시아영화의 최신 흐름을 소개하는 '아시아영화의 창'에도 중국 영화의 강세가 이어졌다. 28개국에서 출품된 56편 중 9편(16.0%)이 중국 영화였다. 홍콩영화까지 포함하면 11편(19.6%)으로 일본(9편)을 제치고 최다 출품국이 됐다. 양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백일화염'과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틈입자',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진출한 '판타지아', 베니스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진출한 '빈관' 등이 이름을 올렸다. ◇ 천만 영화 제작자들도 중국에 '눈독' 영화 콘텐츠뿐 아니라 중국영화 산업동향도 예의주시의 대상이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기획한 '천만 영화를 통해 바라본 한국영화 제작의 현실과 전망' 포럼에서 중국 영화산업은 주요 화두였다. 이미 한국의 유명 감독과 배우가 중국 영화에 진출하고, 한중 합작은 물론 지분 참여까지 이어지는 현실에 비춰 제작자들이 피할 수 없었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괴물'을 제작한 최용배 청어람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포럼에 참석해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이 할리우드 못지않을 규모로 성장할 것이며 이는 한국영화계에 기회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 대표는 "할리우드가 유럽 영화감독들을 데려와 영화를 만들었던 것처럼 중국도 아시아 인재들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 한국영화 감독들은 이미 중국 시장을 주도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안병기·오기환·장윤현 등의 감독이 중국 영화계의 러브콜을 받아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송혜교·권상우·손태영·최시원·지진희 등의 배우도 중국영화에 잇달아 출연했다. 최 대표도 '괴물 2'를 중국 영화사와 합작해 중국서 개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제작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중국 측이 한국배우나 감독 등을 선택적으로 접촉해 자국영화 발전에 활용하고 있다"며 그 같은 제한적인 방식의 협업은 한국 영화산업에 근본적인 활로가 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배우·연출·자본 등을 패키지화해서 면밀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영화계 '중국 바라보기' 당분간 계속될 듯 부산영화제가 끝나도 중국은 당분간 한국영화계에 화두가 될 공산이 크다. 배우와 감독의 진출뿐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 국내영화계가 중국과 긴밀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인 화책미디어는 최근 영화사 뉴(NEW)의 지분을 15%나 매입했다. 모두 535억 원의 '실탄'을 투입해 178만 주를 매입, 뉴의 제2대 주주가 됐다. 중국 소후닷컴이 배용준이 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쓴 150억 원의 3배가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다. 특히 대기업 계열의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제치고 지난해 배급순위 2위에 오른 뉴의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목표로 한다기보다는 중국에서 인기있는 한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자 한국 기업과 손잡고 있다"며 "한류가 꺾이지 않는 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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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 "'슬로우비디오'서 변신은 아니어도 변화 시도트위터페이스북밴드구글플러스 영화서 '순간'을 보는 역…"'엽기적인그녀2', 이달 크랭크인"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실제로 만났을 때 더 괜찮다 싶어서 반가운 배우들이 있다.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차태현(38)도 그랬다. 그는 말을 꺼내놓는 데 거침이 없었지만 거만하지 않았고, 굳이 삶의 양지만을 포장해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예상한 대로 상대를 웃기게 하는 재주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가벼워 보이지도 않았다. 김영탁 감독이 다음 달 2일 내놓는 신작 '슬로우 비디오'의 주인공에 차태현을 캐스팅한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집 앞에서 김영탁 감독으로부터 작품 이야기를 들었어요. 김 감독이 며칠 후 시나리오를 보여주더라고요. 저는 시나리오를 꽤 괜찮게 읽었어요. '시나리오가 정말 좋다', 이런 점을 떠나서 참 소소하게 좋더라고요."차태현이 영화에서 맡은 여장부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보는, 이른바 '동체시력'의 소유자다. 어린 시절 놀림 받던 여장부가 이 기이한 능력을 인정받아 CCTV 관제센터 에이스가 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슬로우 비디오'가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차태현답지 않은 영화라고 앞서 여러차례 밝혔던 차태현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여장부는 제가 했던 배역 중 가장 자연스러움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여장부는 말투부터가 독특하다. 또 '동체시력'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차태현은 "눈을 선글라스로 가린 상황에서 그 감정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가장 많이 고민했다"면서 "그래도 제한적인 환경 안에서 최고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반부 선글라스를 벗는 장면이 워낙 중요한 지점인 만큼 선글라스를 고집했던 김 감독과는 달리, 선글라스와 마주해야 했던 상대역인 오달수는 얼마나 답답했는지 "달수 형은 술 먹고 나더니 태현이 안경 벗겨야 한다고 말했다"는 게 차태현의 설명이다. 차태현은 범상치 않은 여장부 역에 도전한 데 대해 꽤 만족감을 보였다. "무리하게 변신할 수는 없지만, 변화 정도는 줘야 보는 분들도 지루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은 변신까지는 아니어도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끌렸어요. 시사회 때 같이 온 아내가 '당신이 왜 이 작품 한다고 했는지 알겠더라'고 하더라고요. 아내가 원래 '재미없으면 중간에 소리지르고 나간다'고 했었는데 막상 보고 난 다음 무척 좋아했어요." 차태현은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선한 이미지의 배역을 많이 해왔다. 실제 삶이 투영됐는지를 물었다.머뭇대던 그는 "누구를 괴롭히거나 하는 건 없고 다른 사람을 도와준 일은 많은 것 같다. 그나마 결혼한 다음 아내가 있어서 돈을 모으는 것 같다"면서 웃었다. "작품을 고르는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힘든 사람에게 먼저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가 나쁘지 않다면 흥행이 잘 안 된 제작사의 작품에 출연한다거나 하는 거요. 신인감독이나 재기하는 감독과도 많이 일했고요. 어떤 감독님으로부터는 '너는 재기 감독의 희망'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네요.(웃음)"언제고 순박함과 웃음기로 가득 찬 젊은이로 머무를 것 같은 차태현이지만 그도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베테랑 연기자다. 차태현은 2001년 전지현과 함께 출연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착한 남자친구 견우 역으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차태현 자신도 "많은 사람에게 축복을 내려줬으니 없어서는 안 될 영화"라고 말했지만 그가 이후 맡은 배역들이 견우의 잔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차태현은 한중 합작으로 만들어지는 '엽기적인 그녀2'에 빅토리아와 함께 출연한다. 오는 20일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엽기적인 그녀2'를 해야 하나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지현이만 없는 엽기적인 그녀를 해도 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견우를 저 자신도 너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상하죠? 잘못 연기하면 욕을 먹겠지만 감당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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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日애니만 피해? 한류콘텐츠 저작권 침해도 심각>중국 시장 커지면서 한류드라마·K팝 불법유통 관리 필요성 커져 "문화 전파와 공유의 측면도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 세상의 발달로 이제는 국경을 넘어 온라인에서 얻지 못하는 콘텐츠가 없어지면서 저작권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미국 주요 제작사들이 국내 '미드'(미국 드라마) 자막 제작자를 집단 고소한 데 이어, 지난 30일에는 일본 정부와 대형출판사들이 자국 만화 등을 무단으로 공개한 해외 인터넷 사이트 약 300개의 운영자에게 콘텐츠 삭제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콘텐츠의 저작권을 지키겠다는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이를 계기로 한류콘텐츠의 해외 불법 유통 실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한류 콘텐츠야말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불법 유통되는 대표적인 콘텐츠라고 입을 모은다. ◇ 중국·미주 중심으로 불법 한류 콘텐츠 활개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전세계적으로 한류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상당수가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다. 과거에는 교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의 수요가 집중됐다면 요즘에는 해외 현지 팬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요구에 발맞춘 신속하고도 친절한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신속하다는 것은 드라마의 경우 국내 방송 이후 1~2시간 후면 현지 인터넷을 통해 불법이든, 적법이든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친절하다는 것은 현지 팬들을 위한 현지어 자막이 붙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미드를 소비하는 방식과 같다. 국내에서도 인기 미드가 미국 현지에서 방송되고 나면 1~2시간 내에 해당 미드에 영어 자막이 붙은 버전을 국내 인터넷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 미국 제작사들이 고소한 것은 미드에 자막을 붙인 사람들이다. 자막은 2차 저작물에 해당되기 때문에 원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않은 상태에서 만들어 공유하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한류 드라마 역시 같은 방식으로 중국과 미주를 중심으로 오랜기간 불법 유통돼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류스타 박해진의 소속사 더블유엠컴퍼니의 황지선 대표는 "중국에서 한류 콘텐츠가 정식 채널을 통해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2년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상당수의 드라마가 현지 동영상 사이트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됐고 현재도 유통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특히 중국에서 드라마, 영화 콘텐츠를 취급하는 모바일 앱이 30개 정도 되는데 이 앱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비롯해 미드, 일드, 영화가 중국어 자막과 함께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이들 앱에는 광고가 많이 붙어 그걸로 앱이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를 시작으로 한류드라마의 전송권을 중국 인터넷사이트에서 정식으로 구매해가면서 판권가도 치솟고 있지만 이렇게 된 지가 얼마 안됐고, 지금도 여전히 최신작이 아닌 몇년 된 드라마는 불법으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류스타 이민호의 소속사 스타하우스의 장영훈 대표는 "이민호가 주연한 '시티헌터'만 봐도 당시 중국에 팔리지 않았는데 국내에서 방송된 지 1시간 조금 넘으면 중국어 자막이 붙어 중국 사이트에 올라왔다"고 밝혔다. 사정은 교포들이 많은 미주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장 대표는 "미국 교포들이 과거에는 비디오가게에서 한국드라마 녹화테이프를 빌려서 보곤 했는데, 요즘은 미주 지역에 서비스되는 중국어권 사이트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거의 실시간으로 이용하고 있다"라며 "역시 중국어 자막이 붙어 서비스되는데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K팝도 일본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음반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공연과 행사 등을 통해 수입을 얻는다. 한 대형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한류 초반에는 K팝을 알리는 차원에서 불법 콘텐츠 유통을 방관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렇게 무료로 널리 유통되면서 K팝이 세계무대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그러다보니 이제는 불법유통이 당연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음반의 경우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루트로 판매를 할 수 없다고 보면 되고, 음원 역시 아이튠스 서비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수입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음원 불법다운로드는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 신속하게 대량으로 퍼뜨려 저작권자 피해 미드 자막 제작자 고소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미국 대형 방송사들은 통상 개인에 대해선 저작권 행사를 하지 않지만 이번에 입건된 자막제작자들은 너무 대규모로 신속히 자막을 퍼뜨려 관련 업체들이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미드'를 방영하는 국내 케이블TV에선 관련 수익 악화로 대책회의가 열렸고, 전문번역가들도 고사 위기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송을 통한 합의금보다는 불법 관행에 대한 제재 목적이 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대형출판사 30개사는 공동으로 한국, 중국, 스페인 등에 기반을 둔 인터넷 사이트 약 300개의 운영자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지 않고 무료로 공개한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일제 삭제를 요구할 계획이다. 삭제 요구 대상은 애니메이션 약 80편과 만화 약 500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출판사는 사이트 운영자가 삭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현지 법원에 소송을 내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함께 전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무료로 유통되는 작품이 많아 작가나 출판사의 수입이 감소하고 이들 문화 산업의 기반이 침식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폐해는 한류콘텐츠도 빗겨가지 않는다. 정식으로 구매하지 않아도 불법으로, 무료로 대규모 유통되기 때문에 한류 콘텐츠를 굳이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퍼져 나가면서 장기적으로는 한류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 "문화 전파와 공유의 측면도 고려해야" 저작권은 보호돼야하고 창작자의 노력에는 정당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 콘텐츠의 불법유통을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콘텐츠 저작권 문제를 문화를 전파하고 공유하는 측면에서도 바라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K팝의 세계화 뒤에는 콘텐츠의 불법 유통을 제재하지 않은 전략(?)이 주효했다는 업계의 '증언'이 나오는 것처럼 한류가 지금처럼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인기를 끈 데에는 초반 '무차별 유통'에 대한 묵인이 한몫을 했다. 미드가 국내에서 인기를 끈 것 역시 국내 팬들이 '팬심'의 발로로 좋아하는 드라마 대사를 자발적으로 해석하고 자막을 달아 다른 이들과 공유한 '취미활동'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활동 속에서 미드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방송사들이 앞다퉈 인기 미드를 수입하려고 나섰고, 심지어 미국과 거의 동시에 한국에서 해당 미드가 방송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팬들이 문화 콘텐츠를 향유하는 부분에는 엄격한 잣대보다는 문화를 함께 누린다는 측면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저작권은 당연히 제대로 관리해야한다"면서 "하지만 융통성을 보여야 하는 부분도 있다. 자칫 소탐대실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무엇이 한류의 지속과 확산에 도움이 되는지 생각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