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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배역 작다고 안 하면 그놈은 작은 배우다""관객 천만 영화 뒤에는 짙은 그늘이 있죠"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배역에는 크고 작음이 없는 겁니다. 단지 큰 배우와 작은 배우만이 있을 뿐이죠."배우 김응수(55)는 영화, 드라마를 찰지고 맛깔스럽게 만드는 말 그대로 '명품 조연'이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고 주제의식을 뚜렷이 드러냄으로써 작품의 가치를 높인다.그런 그의 능력은 23일 막을 내린 KBS 1TV 5부작 '임진왜란 1592'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김응수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소신과 한국 영화, 드라마에 관한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악역 연기로 정평이 난 그는 "악은 드라마를 세우는 큰 기둥 중의 하나"라며 "악이 제대로 서야 드라마가 흘러가고, 작품이 나온다"고 했다. 스무 살 때부터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1980년대 말 일본으로 건너가 영화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가 이끄는 일본영화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한 유학파 배우다.1996년 '깡패수업'부터 내년 개봉을 앞둔 '임금님의 사건수첩'까지 68편의 영화와 35편의 TV 드라마에 출연한 그는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1년에 관객 1천만명을 넘기는 영화가 두 편 정도 나오는데 쌍수 들어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짙은 그늘이 있죠. 스크린을 독점해 다른 작품들을 희생시키는 게 문제입니다. 한두 편의 천만 영화가 한국 영화계를 대변할 때 나머지 제작자들은 뒤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당장의 천만 영화도 좋지만 4~5년 뒤 천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을 키워야 합니다." 현재 시나리오를 직접 쓰며 자신의 연출 영화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배우 김응수KBS 1TV '임진왜란 1592'다음은 일문일답.-- '명품 조연'이란 평가가 많다.▲ 너무나 기분이 좋죠. 작품을 빛나게 하는데 보탬이 되고 그걸 보신 관객들이 좋아하니 배우로서 최고의 행복감을 느낀다. 주인공보다 덜 나온다고 기쁨이 작을까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그 역을 제대로 했는지 스스로 평가할 수 있다. 시사회 가서 객석에서 보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만족스럽다. 연극은 그게 안 되지만 영화와 드라마는 내 연기를 직접 볼 수 있다. 연기를 제대로 안 하면 못 봐준다. 과거의 서툴고 유치한 자기 모습을 보게 되면 얼마나 창피하냐. 발가벗겨 놓은 듯한 수치심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나 드라마는 정말 잔인하다. 작품이 좋다면 배역에는 크고 작음이 없는 거다. 단지 큰 배우와 작은 배우만 있을 뿐이다. 역이 작다고 안 하면 그놈은 작은 배우다.-- 악역 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악은 드라마를 세우는 큰 기둥 중의 하나다. 악이 제대로 서야 드라마가 흘러가고, 작품이 나온다. 책임감을 느낀다. 믿고 맡기는 거니까.근데 많이 하다 보니 철학 같은 게 좀 생겼다. 악을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때론 귀여운 느낌도 나게 악당을 살짝 중화시킨다. 한 번에 스트레이트로 보여주지 않는다. 인상만 쓰는 건 누가 못하냐. 관객들은 그런 걸 더 좋아하더라. 요즘은 관객들이 배우들보다 수준이 높고 요구사항도 많다. 나를 변화시키는 건 관객들이다. 배우 김응수KBS 1TV '임진왜란 1592'--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전원일기'에서 최불암 선생님처럼 서민적인 아버지 역할을 해보고 싶다. 남루한 옷을 입고 자식들을 묵묵히 뒷바라지하면서 가정을 지키는 연기 기가 막히게 할 거 같은데, 그런 작품이 안 들어온다. 내가 잘 못할 거로 생각하는 것 같다.(웃음) 맨날 회장, 검사, 국회의원 신분이 높으신 분들만 들어오는데 죄다 악역이다.-- 일본에서 유학할 때 원래 연출 전공 아니었나. 배우로 전향한 이유는.▲ 그게 아니다. 원래 서울예대 연극과 졸업했고 극단 목화에서 연극을 하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간 거다.이마무라 쇼헤이 감독 밑에서 영화연출을 배웠다. 공부 마치고 한국에 와서 다시 배우를 하고 있는 거다. 배우 하면서 감독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웃음) 죽기 전까지 10작품 찍으면 될 거 같다. 서두를 필요 없을 거 같다. 재미도 없는 작품 30편 만들어 봐야 쓸데도 없다. 나이 먹으면서 철이 들어가는 것 같다.영화를 연출한다는 건 배우로서보다 세상에 더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싸우지 말고, 돈, 돈 하지 말자는 따뜻한 메시지를 세상에 보내고 싶다. 관객들이 다 별거 아니구나, 욕심 때문에 그런 거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하고 싶다.내년까지는 1편 해볼까 하는데 진행이 빠르면 잘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현장 연출은 자신이 있다. '천의 얼굴'을 가진 중견배우 김응수(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중견배우 김응수. 2010.6.18 maum@yna.co.kr -- 연출을 준비하는 작품이 있나.▲ 타이틀은 '미녀농장'이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있다. 여자 주인공 7명이 나오는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냥 따뜻하고 잔잔한 그런 얘기다.-- 요즘 한국 영화 잘 되는 것 같다.▲ 지금 우리 사회도 그렇지만 한국 영화계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하다. 한국 영화계는 완전히 양극화돼 있다. 1년에 관객 1천만명을 넘기는 영화가 두 편 정도 나오는데 쌍수 들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짙은 그늘이 있다. 솔직히 재미없고 왜 1천만명이 들었을까 할 때도 많다. 극장에서 안 걸어주면 상영을 못 하는데 극장에선 관객들이 들 만한 영화만 건다. 유명한 스타가 안 나오면 작품이 좋아도 안 걸어준다.스크린을 독식해 다른 작품들을 희생시키는 것이 문제다. 한두 편의 천만 영화가 한국 영화계를 대변할 때 나머지 제작자들은 뒤에서 눈물을 흘린다. 남의 작품 희생시켜서 1천만명 넘긴 것을 위대하다고 할 수는 없다. 작품성 없어도 1천만명 가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스크린을 너무 독점해서 다른 작품에 아예 기회조차 안 주는 건 문제다. 이 때문에 제작비도 못 건지고 주저앉는 작품들이 많다. 이건 육상선수와 초등학생을 달리기 시키는 것과 같다. 1천만 명 넘겨서 벌어들인 수익도 고생한 스태프가 아니라 극장주들에게 간다. KBS 1TV '임진왜란 1592' 김응수 등 출연진과 김한솔 PD9월9일 방송된 '임진왜란 1592' 3편을 대학로에서 단체로 시청한 후 촬영한 기념사진.-- TV 드라마는 어떤가.▲ 드라마는 정말 준비가 안 된 배우들이 많다. 대사조차 안 된다. 인터넷 댓글에도 다 나온다. 그런데도 가져가는 개런티는 어마어마하다. 제작비가 150억 원이라면 그중에 절반은 가져간다. 아주 극단적인데 상당히 걱정스럽다. 당장 KBS에서 최근 대하사극 중단했는데 제작비 때문이다. 스타를 써야 하는데 몸값이 비싸다.-- 해법이 있나.▲ 영화 문제는 제작자와 극장주들이 풀어야 한다. 내 돈 갖고 내 마음대로 건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분들이 장기적으로 보고 잘 해주셔야 한다. 당장의 천만 영화도 좋지만 4~5년 뒤 천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을 키워내야 한다. 그런 제작 현장을 만들어줘야 한국 영화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 지금은 그게 안 되고 있다. 배우 김응수KBS 1TV '임진왜란 1592' 방송 전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백팔배를 하기 위해 찾은 전북 고창 선운사에서 찍은 셀카(셀프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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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도 '빅4'가 있다…무슨 영화 볼까(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추석 연휴 영화 '라인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추석 연휴가 여름방학에 이은 극장가의 대목인 만큼 크고 작은 영화들이 신중히 개봉일을 정하고서 관객몰이에 채비를 갖추고 있다. 우선 한국영화 2편과 외화 2편 등 대작 영화 4편이 스크린에 내걸린다. 이른바 추석 연휴 '빅4'다. 어린이·가족 관객을 노린 애니메이션과 가을을 맞아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성 영화도 틈새시장을 노리며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 '밀정' vs '고산자', '매그니피센트 7'vs '벤허'추석 연휴 '빅4' 가운데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최근 시사회를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됐다. '밀정'은 1920년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항일 무력단체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조선인 출신의 일본 경찰 이정출 역을 배우 송강호가, 의열단 리더 '김우진' 역은 공유가 각각 연기한다. 이병헌이 베일에 싸인 인물인 의열단장 정채산으로, 박희순이 의열단원 김장옥으로 특별출연한다. 영화는 누가 밀정인지를 가려내는 서스펜스를 추구하기보다는 일정 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과 친일을 오가며 살 수밖에 없었던 한 개인의 인간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가 처음 투자하는 한국영화로, 다음 달 7일에 관객을 찾아간다. 한국영화의 또 다른 기대작은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다. '밀정'과 같은 날 개봉해 두 영화 간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조선 최고의 지도로 평가받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지리학자 김정호 선생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삶을 다룬 영화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원작으로 했다. 영화는 완벽하고 정확한 지도를 만드는 데 뜻을 굽히지 않은 김정호의 장인 정신을 보여주면서도 흥성대원군을 등장시켜 시대와 권력에 맞선 개인이라는 새로운 갈등의 축도 표현한다. 흥성대원군은 안동 김씨 문중과의 대립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군현의 조직과 군사시설, 물류 유통의 경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동여지도를 손에 넣고자 김정호에게 은밀한 거래를 제안한다. 김정호 역은 차승원이, 흥선대원군 역은 유준상이 각각 맡아 연기 대결을 펼친다. 김정호 곁에서 목판 제작을 돕는 바우 역은 김인권이, 김정호의 하나뿐인 딸 순실 역은 남지현이 캐스팅됐다. 외화로 '매그니피센트 7'와 '벤허'가 대작으로 꼽힌다. 둘 다 공교롭게 리메이크 작품이고 다음 달 14일에 나란히 개봉한다. '매그니피센트 7'은 19세기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보그 일당과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무법자 7인 간 격돌을 그린 영화다. 율 브리너,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등이 출연한 '황야의 7인'(1960)의 리메이크작이다. 이병헌이 무법자 7인 중 암살자 빌리 락스 역으로 나와 화려한 칼솜씨를 선보인다. 그는 '밀정'에서 정채산으로 특별출연해 추석 연휴에 '이병헌 대 이병헌'이라는 이색 대결이 펼쳐진다. 무법자 7인에는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이선 호크 등 쟁쟁한 배우가 포함됐다. '벤허'는 찰턴 헤스턴이 주연한 '벤허'(1959)의 2016년 버전이다. '원티드'(2008), '링컨: 뱀파이어 헌터'(2012) 등 감각적인 액션 영화를 선보인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추억의 명화를 21세기에 걸맞게 재탄생시켰다. 제작진이 과거와 달리 CG(컴퓨터그래픽)를 비롯한 특수효과를 사용할 수 있어 '벤허'의 백미인 전차 경주 장면을 얼마나 실감 나게 표현했는지 기대가 된다. ◇ 애니메이션·다양성 영화도 있어요 국내외 애니메이션도 추석 연휴 어린이ㆍ가족 단위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창덕궁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한국 애니메이션 '달빛궁궐'이 다음 달 7일 개봉한다. 13살 소녀 '현주리'가 창덕궁 속의 환상의 세계인 달빛궁궐로 들어가 겪는 다양한 모험을 그리고 있다. 극 중 주 무대인 창덕궁의 연못 부용지를 비롯해 인정전, 낙선재 등을 세밀하게 구현해 한국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로빈슨 크루소'는 동물들만 사는 섬에 최초의 인간인 '로빈슨 크루소'가 나타나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누구나 다 아는 고전 소설의 이야기를 동물의 시점에서 새롭게 전개하는 점이 신선하다. '드림 쏭'은 겁 많은 양들이 모여 사는 '눈의 마을'에서 경비를 맡은 개 '버디'가 뮤지션이 되려고 도시로 여행을 떠나면선 겪게 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토이 스토리 2'(1999)의 애쉬 브래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로빈슨 크루소'는 다음 달 8일, '드림 쏭'은 그달 14일에 각각 첫선을 보인다. 가을에 어울리는 다양성 영화도 개봉해 틈새시장을 노린다.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파 배우로 성장한 나탈리 포트먼이 감독으로서 연출한 첫 장편인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가 '남과 여'(1966)로 유명한 프랑스 거장 클로드 를르슈 감독이 새롭게 내놓은 '사랑이 이끄는 대로'와 다음 달 1일 맞대결을 펼친다.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카페 소사이어티'는 다음 달 14일 국내 관객을 찾아간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193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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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터널'은 젊은층, '덕혜옹주'는 여성이 선호한국영화 '빅4' 여름시장 흥행주도…'인천상륙작전'은 중장년 관객 비중 높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올여름 극장가는 한마디로 한국영화 '빅4'의 흥행주도로 정리될 수 있다. '빅4'가 흥행의 시작을 열었고 흥행의 마무리까지 담당할 기세다.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터널'이 400m 계주를 하듯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하면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덕분에 한국영화의 관객 수가 전년 대비 많이 늘어나 전체 관객 수도 증가했다. '빅4'는 성별·연령별 지지층이 달랐다. '부산행'과 '터널'이 10ㆍ20대 관객을 주로 끌어들였다면 '인천상륙작전'은 중장년 남성, '덕혜옹주'는 여성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빅4' 흥행 릴레이로 한국영화 관객 25.8% 급증2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8월 19일까지 총관객 수는 4천89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9만명(6.5%) 늘었다. 올해 성수기 시장의 전체 '파이'는 커졌으나 한국영화와 외화간 명암은 크게 갈렸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3천184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8%(653만명) 급증한 반면 외화 관객 수는 오히려 1년 사이 17.2%(354만명) 감소한 1천70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한국영화의 관객 수 점유율은 65.1%로 작년 동기의 55.1%에서 10.0% 포인트나 확대됐다. 한국영화의 강세는 '빅4'가 주도했다. '부산행'(1천108만명), '인천상륙작전'(661만명), '덕혜옹주'(444만명), '터널'(419만명) 등 '빅4'의 관객 수만 2천633만명으로 전체 한국영화 관객의 82.7%를 차지했다. 특히 '빅4'는 7월 20일, 27일에 이어 8월 3일 10일 등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하면서 개봉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빅4'의 이 같은 '나눠먹기 흥행'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우선 '부산행'은 칸 영화제 호평으로 이미 기대감이 높이 형성된 데다가 당시 마땅한 경쟁작이 없어 박스오피스 1위는 기정사실이었다. 그러나 두번째, 세번째 주자는 위기의 순간을 맞고는 했다. 특히 '인천상륙작전'은 언론 시사회 후 '철 지난 반공영화'라는 혹평을 받아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는 듯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언론의 평가와 달리 '부산행' 못지않은 관객 동원 능력을 보여줬다. 이 영화를 배급한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픽션과 다르게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아는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하고 있어 그 실화가 실제 어떻게 진행됐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세번째 주자인 '덕혜옹주'도 당초 '언더독'으로 꼽히는 분위기였다. 영화의 소재나 장르가 여름철 성수기 시장에 걸맞지 않아서다. '덕혜옹주'에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필수적인 호쾌한 액션이나 화려한 볼거리가 없다. 실제 '덕혜옹주'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에서 3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빅4' 중 유일하게 개봉일에 1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주연인 손예진의 '인생연기'와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감정 연출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결국 개봉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터널'은 계주의 마지막 주자가 그러하듯 스퍼트를 내며 성수기 후반 흥행을 이끌고 있다. ◇ 남 '인천상륙작전' vs 여 '덕혜옹주'…젊은층 '부산행'·'터널' vs 노년층 '인천상륙작전'CGV 리서치센터가 7월 1일∼8월 15일 '빅4'를 관람한 'CJ ONE' 카드 회원의 성별·연령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빅4'의 관객층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부산행'과 '터널'은 젊은 취향의 성격이 강한 만큼 젊은 관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부산행'의 10대 비중은 4.3%, 20대는 34.9%였고, '터널'은 10대 4.4%, 20대 35.1%로 전체 관객의 10대 비중 3.8%, 20대 32.1%보다 높았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다루고 있고 보수적 성향의 내용이어서 중장년층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 40대의 비중이 31.4%로 '빅4' 중 유일하게 30%대를 넘었다. 여름 성수기 전체 관객 중 40대 비중은 26.8%였다. '인천상륙작전'의 50대의 비중은 9.9%, 60대 이상 비중은 2.6%로, 역시 전체 관객의 50대 비중 6.6%, 60대 이상 비중 1.5%보다 높았다. 이와 달리 20대의 비중은 29.7%로 유일하게 30%대에 미치지 못했다. 남성 관객의 비중이 40.9%로 '빅4'중 가장 높기도 했다. '덕혜옹주'는 담백한 멜로영화로 유명한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만큼 여성 관객을 더 파고들었다. 여성 관객 비중이 67.7%로, 전체 관객 중 여성 비중인 62.6%보다 4.1%포인트 높았다. '덕혜옹주'의 연령별 관객층은 독특한 양상을 보였다. 50대 비중이 10.0%, 60대 이상 비중이 2.8%로 '인천상륙작전'만큼 높으면서도 20대 비중 역시 33.9%로 '부산행'에 비견될 만큼 높았다. 중간층인 30대와 40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빅4'는 소재 면에서 재난물과 역사물로 나뉘고 장르에서는 스릴러, 전쟁, 시대극, 드라마 등으로 구분되며 다양한 면모를 띠었다.주인공이 한명인 '원톱' 영화가 '덕헤옹주', '터널'로 2편이나 포함된 것도 특징이다. '도둑들'(2012), '베테랑'(2014), '암살'(2015) 등 최근 흥행에 성공한 한국영화는 주연이 여럿인 멀티캐스팅 영화이거나 주인공이 한명이라도 그 비중이 약한 영화가 대부분이었다. '터널'의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원톱영화가 안 됐다. 올해 들어 '굿바이 싱글', '덕혜옹주', '터널' 등 원톱영화가 연이어 나오고 있어 원톱영화가 돌아온 트렌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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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 김규태 PD "미모의 배우들 나오는 '눈호강 사극'"(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개성 있고 감성적인 드라마 연출로 유명한 김규태 PD는 차기작인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도 색다른 스타일과 현대적인 감성을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중국 밀리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달의 연인'은 현대 도시여성인 해수가 우연한 사건으로 시공을 초월해 고려시대로 돌아가 태조 왕건의 넷째 아들 왕소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판타지 사극 드라마다. 가수 아이유가 주인공 해수를 연기하고 배우 이준기가 왕소 역을 맡는다.사극 장르는 처음이라고 소개한 김 PD는 19일 서울 목동 SBS홀에서 달의 연인시사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선배들의 작품을 보며 사극을 연출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스타일 면에서 기존 사극과 다른 색깔을 어떻게 낼 수 있을까 연출적으로 많이 고민했다"면서 "특히 미술적인 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김 PD는 달의 연인이 기존의 퓨전 사극보다 더욱 현대적인 스타일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그는 "특히 이번 작품은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점에서 어떻게 보면 '눈호강 사극'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유, 이준기, 강하늘 등 3명의 러브 스토리가 주축이지만 그 주변의 여러 왕자, 그들과 러브 스토리를 맺는 여자 배우들, 중진 배우들까지 포진돼 있어서 굉장히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현대적인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의 사극에서 찾아보기 힘든 OST와 음악적 장치들도 과감하게 사용했다고 한다. 달의 연인은 경쾌하고 풋풋한 로맨스물로 시작하지만 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그 속에서 성장하고 갈등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개된다.김 PD는 "이 드라마는 해수라는 여자 주인공의 성장기로 볼 수 있다. 해수는 10년 정도의 세월을 고려시대에서 지내게 되는데, 10대, 20대, 30대까지 세월의 변화 속에서 주요 인물과 상황들이 많이 변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달의 연인을 한국판 드라마로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현대 여성이 타임슬립(시간여행)을 해서 왕자들과 로맨스를 펼친다는 설정이 재미있었다"고 했다.그는 "하지만 왕의 한마디 말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살벌한 신분제하에서 누가 왕이 되고 그가 형제와 신하들을 죽이는 피의 숙청을 하게 된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는 여주인공이 결국 그와 로맨스를 펼치게 된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드라마틱했다"고 덧붙였다.달의 연인은 중국에서 먼저 드라마로 만들어져 성공을 거뒀다. 청나라 강희제 시대였던 원작의 무대는 고려가 막 건국된 태조 왕건 시대로 옮겨온다.그는 "현대적인 가치관을 가진 여성이 과거의 가치관에 도전하고 적응하면서 제목의 의미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살얼음판을 걷듯이 간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했다.김규태 PD는 젊은 출연진의 개성과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젊은 배우들의 역할이 많아 캐스팅이 쉽지는 않았는데 끝나고 나서는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들이 다 잘 살아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했다.특히 "아이유는 캐릭터를 100% 소화해 냈는데 예술적 감성, 작품 해석 능력, 디테일한 연기, 상대 배우와의 호흡 등에서 굉장히 영리하고 천재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준기 씨는 분출되는 에너지와 열정이 엄청난 활화산 같은 배우지만 힘든 촬영 스케줄 속에서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늘 씨는 생각이 많은 엘리트형 배우로 고급스러운 연기를 한다"며 세 주인공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김 PD는 KBS 드라마 PD 출신으로 KBS '이 죽일 놈의 사랑'(2005), '그들이 사는 세상'(2008), '아이리스'(2009), JTBC '빠담빠담'(2012),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괜찮아, 사랑이야'(2014) 등의 드라마를 연출했다.20부작으로 100% 사전제작된 달의 연인은 SBS 새 월화드라마로 편성돼 오는 29일 1, 2편이 연속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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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8일 국회서 VR 다큐 '나는 독도다' 시사회에프엑스기어와 공동 제작…국민 정보격차 해소 기대 박노황 사장 "VR 콘텐츠 제작 활성화·보급 계획"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독도의 땅과 하늘, 바닷속을 직접 들른 것처럼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다큐멘터리가 국회에서 상영된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는 광복 71주년을 앞둔 오는 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신상진)와 VR 다큐 '나는 독도다' 시사회를 연다고 2일 밝혔다.연합뉴스가 VR 전문기업 에프엑스기어(FXGear)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작한 이 VR 다큐는 올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콘텐츠 제작지원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다큐는 360도 촬영기법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독도 주변을 초고화질(UHD) 화면으로 담아냈다. HD보다 4배 선명한 4K 영상을 여러 개 이어붙이는 '멀티 스티칭' 기법으로 무려 '16K 영상'을 만들어냈다.특히 VR 전용 카메라를 드론(무인기)과 수중 카메라에 연결한 점이 눈에 띈다. 자체 제작한 짐벌과 레일 등 장치를 이용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실감 나는 장면을 구현했다. 관객들은 독도 상공에서 섬을 내려다보는 듯한 체험과 독도 근처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듯한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이밖에 다큐는 독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순국선열의 애국혼을 컴퓨터 그래픽 작업으로 되살렸다. 평소 독도에 애정을 품고 있지만, 물리적인 거리와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웠던 국민의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연합뉴스는 기대한다. 이번 시사회에는 미방위 신상진 위원장과 여야 간사,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과 회사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다큐를 관람하게 된다. 신상진 미방위원장은 "일본의 망언이 계속되는 가운데 광복 71돌을 맞아 국회에서 독도 문제를 다루고, 2016년 8월의 독도를 직접 가보는 체험을 하게 돼 매우 의미 있다"며 "연합뉴스가 독도를 방문하고자 하는 대다수 국민을 위해 이런 콘텐츠를 제작해 공적 기능을 잘 수행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은 "국민의 일꾼인 20대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독도를 함께 체험하며 대한민국의 영토 주권을 공고히 하고, 일본의 잘못된 주장을 바로잡고자 하는 뜻을 모으기 위해 이번 시사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기록한다'는 의제 아래 VR 콘텐츠 제작을 더욱 활성화해 국민 다수가 보고 느낄 필요가 있는 역사유적, 기관, 문화유산 등을 VR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VR 다큐멘터리 '나는 독도다' 시사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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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천만' 아쉬움·영화제 특수 '톡톡''검사외전'·'캡틴…' 천만 문턱 못넘어…'곡성'·'아가씨' 주목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천만 영화'가 쏟아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상반기는 천만 축포를 쏘아 올린 영화가 전무했다.하지만 '곡성', '아가씨' 등 지난달 11∼22일 열린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출품작들이 잇달아 개봉되며 관객들이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켰다.◇ 초반 기세 좋았는데…천만 문턱서 멈춘 '검사'·'캡틴'2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최고 흥행작은 황정민·강동원 주연의 한국영화 '검사외전'으로, 모두 970만6천695명의 관객을 모았다.올해 상반기에는 이른바 '천만 영화'가 탄생하지 못한 것이다. '천만 영화'가 영화계의 융성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상반기 '국제시장'(1천426만2천199명),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천49만4천499명)에 이어 하반기 '베테랑'(1천341만4천200명), '암살'(1천270만5천783명) 등 '천만 영화'가 쏟아졌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결과다.올해 2월 3일 개봉한 '검사외전'은 설 연휴(2월 7∼19일) 매일 100만명씩 관객을 모으며 기대를 모았다.하지만, '동주', '귀향' 등 입소문을 탄 작은 영화의 역주행과 '데드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로 끝내 1천만 문턱을 넘지 못했다.마블의 신작으로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휩쓸었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역시 초반 강세에도 불구, 뒷심이 떨어지면서 누적관객 수 867만5천939명으로 마감했다.올해 상반기 박스오피스 3∼5위는 '곡성'(상영중·23일 기준 683만956명), '주토피아'(470만2천921명), '쿵푸팬더 3'(398만4천796명)가 차지했다.6∼10위는 '아가씨'(상영중·390만1천86명), '귀향'(358만6천337명), '데드풀'(331만7천182명), '엑스맨:아포칼립스'(상영중·293만2천550명), '히말라야'(올해 263만258명·최종 775만9천667명)이었다. 영화 '검사외전'◇ '곡성'·'아가씨'…칸 영화제 찍고 국내서도 흥행 이처럼 도드라지게 성공한 작품은 없었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한국 작품들이 잇달아 개봉해 아쉬움을 달랬다.대표적인 것이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한 나홍진 감독의 '곡성'과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다.두 영화는 현지에서 호평을 받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무속이나 동성애와 같은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를 다뤘음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받은 '곡성'(5월 12일 개봉)은 관객들로부터 극과 극의 평가를 받긴 했으나 5월 내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683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아가씨'(6월 1일 개봉)는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박찬욱 감독 영화 중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그의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중에서는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두 영화 모두 아직 상영 중이라 누적관객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가씨'는 또 칸 국제영화제 마켓에서 175개국에 팔리며 역대 한국영화 최다 수출기록을 세웠다.박찬욱 감독은 지난달 25일 열린 국내 시사회에서 "상은 못 받았지만, 거의 모든 나라에 수출됐다"며 "감독 입장에서야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안 끼치면 했으면 하는데 수출이 많이 돼서 큰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다음 달에는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극찬을 받은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 '곡성' 나홍진 감독과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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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박찬욱 "제 영화 언제나 점수가 높지 않았죠"14일(현지시간) 오전 영화 '아가씨'의 기자 시사회 후 팔래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찬욱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6.5.14 [CJ엔터테인먼트 제공]"권선징악 해피엔딩…이번엔 모두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영화 '아가씨'로 칸 영화제 세번째 수상에 도전하는 박찬욱 감독은 외신의 평가가 박한 것에 대해 "제 영화는 언제나 점수가 높지 않았다"고 담담해했다. 박 감독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간 영화가 개봉했을 때 비평가들의 별점을 봐도 좋다는 사람도 있고 나쁘다는 사람도 있고 평균이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세계 각국의 10개 매체가 참여한 스크린 데일리에서 평균 평점 2.2점을, 프랑스 평론가 15명이 참여하는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는 평균 평점 1.7점을 받았다. 경쟁 부문에서 기자 시사를 마친 6편의 영화 중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점수다.박 감독은 "권선징악의 명쾌한 해피엔딩으로 끝나 이번에는 모두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전작인 '박쥐'만 보더라도 흡혈귀가 된 두 남녀 주인공이 죽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하지만 '아가씨'에서는 전작들과 달리 주인공들이 간난신고 끝에 행복한 결말에 다다른다. 박 감독이 이번 영화를 두고 "상업영화"라고 수차례 강조한 것은 이런 측면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감독은 "(칸에서) 상영 끝나고 나올 때도 상업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상업영화라서 칸 경쟁부문에서 부를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수상에 대해 "기대는 전혀 안 한다"며 "다시 봐도 영화제용 영화 부류에 들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칸'의 환호에 답하는 '아가씨'의 사람들(칸 AFP=연합뉴스) 칸 영화제에 출품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상영회에서 기립박수를 받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사진은 박찬욱 감독(가운데)이 배우 하정우(오른쪽부터), 김민희, 김태리, 조진웅 등과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ymarshal@yna.co.kr '아가씨'에서는 두 여배우간 강도 높은 정사 장면이 나온다. 극중에서 소매치기꾼인 숙희(김태리)가 사기꾼 백작(하정우)과 함께 귀족가문의 딸 히데코(김민희)의 재산을 가로채고자 히데코의 하녀가 되나 그만 히데코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박 감독은 "거칠고 과격한 정사보다는 친밀하고 부드럽고 대화에 가까운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며 "실제로도 영화에 등장하는 정사장면 치고는 대화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둘이 서로 속이면서 안 그런 척, 순진한 척 하면서 관계를 시작하나 결국에는 자기들 감정에 충실한 단계로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둘의 정사 장면 중 서로 손을 맞잡는 장면을 두고 "핵심 이미지"라며 "그냥 성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위해주고 서로 하나가 되는 기분까지 만들어 주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박 감독은 원작 소설인 '핑거스미스'를 영화로 각색할 때 "연속극을 보면서 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방송국에 편지 보내는 심정으로 소설을 읽다가 이렇게 (이야기가) 풀리기를 바라는 방향대로 각본을 썼다"고 말했다.그의 말대로 영화는 원작과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신인답지 않은 농밀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태리에 대해 "시키는 대로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뽑았다"며 캐스팅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김태리는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면서도 "그렇게 말해주니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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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박찬욱 "죄의식과 사랑이 서로 반영·증식하는 영화""백작과 삼촌 역할 키워 이야기 다채롭게 만들었다" (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박찬욱 감독은 14일(현지시각) 칸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 '아가씨'의 이야기가 "죄의식과 사랑이 계속해서 서로 반영하면서 무한하게 증식해 나가는 구조"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날 기자 시사회 후 팔래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원작인 '핑거스미스'와 '아가씨'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인 이모부 고우즈키(조진웅 분)의 보호를 받는 히데코(김민희), 그리고 그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하는 백작(하정우)과 백작의 의뢰를 받고 재산 탈취에 동참한 하녀 숙희(김태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박 감독은 원작에서 인물의 임무와 감정 사이의 모순에서 발생하는 선택의 딜레마에 주목했다고 한다. 원작에서 수전(영화에서 숙희)은 모드(히데코)의 재산을 가로채려고 모드의 하녀가 되지만 그만 모드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모드를 사랑하게 된 수전은 모드를 정신병원에 가두려는 자신의 계략을 실행에 옮길 것인지 내적 갈등을 겪는다.그러나 2부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박 감독은 "아가씨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구조적인 특이함, 감정상의 딜레마를 거울처럼 마주 보게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단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면서 이 두 여자 옆에 있는 백작과 삼촌의 비중을 확대했다고 한다.그 이유로 "두 남자 이야기가 좀 더 확장됐을 때 서로 간 대조점이 생기고 이야기가 재미있을 것 같았다"며 "두 남자의 역할을 키워 이야기를 다채롭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조선과 일본, 유럽 등 이질적인 문화의 어우러짐도 두드러진다. 그는 "무작정 잡탕이 아니라 식민지 조선에서의 근대 풍경, 근대가 도입된 풍경은 무엇인가, 그 원형은 무엇인가를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며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음미해보려면 영화를 한 번 더 봐야 한다"고 웃었다.영화에 일본 문화가 강하게 표현된 부분에 대해 "일본의 식민지배를 겪은 한국으로서는 일본적인 요소가 영화에 표현되는 것에 복잡한 감정을 갖기 마련"이라고 운을 뗀 뒤 "시대가 이만큼 된 마당에 좀 더 내면적이고 복잡한 개인들의 관계를 표현한 영화가 나올 만도 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즉 한국인은 수탈당하고 일본인은 나쁘기만 한 "도식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독특한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계급과 국적을 초월한 사랑의 이야기를 그리는 한편 한국이라는 나라의 형성에서 근대성이 어떻게 도입됐는지 추적할 좋은 기회"라며 영화의 무대를 소설에 나오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으로 옮긴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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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기 BiFan 청소년 영화아카데미 개원식 개최(경기 = 국민문화신문) 조인해 기자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최용배)가 주최하는 '제6기 BiFan 청소년 영화아카데미(원장 김태균 감독)‘ 개원식이 지난 4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5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개원식에는 김태균 원장, 최용배 집행위원장, 김종원 부집행위원장, 김준후 조직부위원장과 참가자 학생들이 참석했다. 개원식에 참석한 김태균 원장은여러분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다른 강사분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고 전했다. 이어 최용배 집행위원장은공동체를 이루어 영화를 만든 경험이 앞으로 여러분의 인생에서 어떠한 일을 하든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영화를 만들면서 좋은 친구들도 사귀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가자 오정민 학생(19살, 부천시 거주)은학교 선배의 추천으로 지원했는데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을 좋은 기회를 얻어서 감사하다. 앞으로 3주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소년 영화아카데미 참가자는 1월 4일부터 3주간 영화제작 이론수업과 단편영화 제작 실습을 통해 실질적인 영화 제작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청소년 영화아카데미에서 제작된 학생들의 작품은 오는 7월에 열릴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부문에서 공식 상영되며 우수 작품에는 경기도교육감상이 수여된다. 청소년 영화아카데미는 4일 개원식을 시작으로 3주간 진행되며 오는 22일 시사회와 졸업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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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송혜교의 KBS '태양의 후예' 사전제작 '흑역사'깨나"이달말 제작 완료·1월초 중국 심의"…"타자지향형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송중기-송혜교가 국내 사전제작 드라마의 흑역사를 깰 것인가. 한류스타 송중기(30)와 송혜교(33)가 주연을 맡은 120억원 짜리 대작 KBS 2TV '태양의 후예'의 성공 여부가 방송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는 '필패'해왔던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톱스타가 남녀 주인공을 맡은 사전제작된 대작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또 흥행 마술사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은다. 특히 김 작가가 전공과목이었던 로맨틱 코미디를 벗어나 정통 멜로에 도전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이와 함께 웹드라마를 제외하고는 중국 심의를 거쳐 한중 동시 방송에 도전하는 첫 드라마가 될 전망이라 중국 시장을 노린 국내 드라마업계에서는 이 드라마의 제작 과정이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지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촬영과 동시 편집…이달 말 제작 완료" '태양의 후예'는 촬영과 동시에 편집이 진행돼 전체 16부 중 현재 3분의 2 정도의 분량이 제작 완료된 상태다. '태양의 후예' 배경수 KBS 책임프로듀서(CP)는 25일 "이번 달 제작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며 "촬영과 동시에 편집을 진행했기 때문에 방송용으로 완성된 회차가 3분의 2를 넘는다"고 밝혔다. 애초에는 올 하반기에 방송이 목표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제작 기간이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 23일 송중기가 촬영 도중 팔 부상을 당하면서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액션 장면을 소화하다가 부상한 송중기는 깁스를 하고 촬영을 계속했으나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해 드라마 제작에 또다시 차질이 빚어졌다. 배 CP는 "송중기가 다쳐서 제작에 고충이 있었지만 대본 수정 등을 통해 송중기의 움직임을 줄이는 등 제작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심의 1월초 넣을 예정" '태양의 후예'는 중국이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서도 사전 심의를 하겠다고 나선 이후 웹드라마를 제외하고는 한-중 동시 서비스에 도전한 첫 한류 드라마다. 국내에서는 영화 투자배급사인 뉴와 영화 제작사 바른손의 드라마 제작시장 첫 진출작이라는 데 방점이 찍히기도 한 이 드라마는 내년 2월 KBS와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 동시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월 말 중국에서 서비스되기 위해서는 심의를 넣는 마지노선이 1월초다. 중국 심의는 대략 6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태양의 후예' 편성을 뒤로 미룬 데 이어 최근에는 다시 '장사의 신- 객주'를 5회 연장함으로써 후속작인 '태양의 후예'에 시간을 벌어주었다. 하지만 2016년 드라마 편성 스케줄 상 2월 말 방송에서는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배 CP는 "2월 말 방송할 것"이라며 "중국 심의가 혹시 늦어진다 해도 우리 쪽 귀책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중국 쪽 파트너가 1월초까지 심의를 넣으면 2월 말 동시 방송을 위한 심의 일정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잘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국내 사전제작 드라마의 흑역사 행진 속 '태양의 후예'의 편성이 미뤄지다 해를 넘긴 것에 항간에서는 이런저런 우려와 의혹이 나오고 있다. 배 CP는 "여러 말도 많고 시기 어린 시선도 많은 것을 잘 안다"면서 "'태양의 후예'는 잘 만들어지고 있고, 이미 광고주 시사회를 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강조했다. ◇"코미디는 없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태양의 후예'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성공을 꿈꾸고 사랑을 좇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인생의 가치를 짚어보는 휴먼 멜로다. 중앙아시아 가상 국가를 배경으로 재난의 현장에서 만난 '타자지향형'의 두 남녀가 이타심을 발휘하는 모습과 둘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다. '파리의 연인'부터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신사의 품격' 등 로맨틱 코미디 흥행 신화를 이어온 김은숙 작가가 코미디를 빼고 멜로에 집중했다. 배 CP는 "재난의 현장이 배경이지만 우울하지도 않고, 코미디도 없다. 각각 군인과 의사로서 타자를 위해 헌신하는 두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그린 멜로"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작가가 잘 썼고, 군 제대 후 더욱 의젓해진 송중기의 매력이 강화돼 중국 시장에서 드라마와 함께 송중기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화권에서 폭넓게 사랑받는 송혜교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라는 점도 중국에서 기대를 모은다. 송중기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특전사 소속 국외 파병팀장 유시진, 송혜교는 매력적인 의사 강모연을 각각 연기한다. 드라마는 그리스에서 한달간 해외 로케이션을 펼쳤으며, 16부 중 3~4회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국적인 그리스 촬영분이 극중 배경인 가상 국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