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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영화 관객 1천767만명…외화 점유율 68.5%한국영화 관객 수 '어벤져스2' 한 편에 못 미쳐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지난달 국내 극장 전체 관객 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어났다. 외화와 한국영화의 점유비는 약 7 대 3 이었다.5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5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를 보면 지난달 국내 극장 전체 관객 수는 모두 1천767만명, 전체 극장 매출액은 1천443억원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해 5월보다 각각 81만명(4.8%), 106억원(7.9%) 증가한 것이다. 관객 점유율은 한국영화가 31.5%에 외화가 68.5%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을 필두로 한 할리우드 영화의 공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한국영화 관객 수와 극장매출액은 각각 556만명, 44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3만명, 208억원 감소했다. 한국영화 전체 관객수는 '어벤져스2'의 지난달 관객 수(581만명)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화 관객 수와 극장매출액은 각각 1천211만명, 1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4만명, 314억원 증가했다. 전체 흥행작에는 '어벤져스2'에 이어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295만명), '악의 연대기'(204만명), '스파이'(155만명), '차이나타운'(129만명) 이 이름을 올렸다. 배급사별로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602만명(34.3%), 워너브라더스코리아 295만명(16.8%), CJ E&M 278만명(15.8%), CGV아트하우스 156만명(8.9%),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156만명(8.9%)이었다. 아울러 지난달 다양성 영화 전체 관객 수는 36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만명 증가했다. 상위 흥행작은 '스틸 앨리스'(9만6천명),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3'(9만1천명), '위아영'(5만7천명),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1만5천명), '신은 죽지 않았다'(1만3천명) 등이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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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나를 꿈꾼다'…TV, 가면에 홀리다'복면가왕' '복면검사' '가면' '마녀와 야수' 등"편견 깨는 장치…스트레스 높은 현실 반영하기도"(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사례1.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배트맨은 모두 복면을 쓴다.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지만 자신의 신분을 복면 뒤에 감춘 채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다. 영웅으로서의 활약상이 드러나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기도 하고, 불필요한 관심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례2. '해리포터' 시리즈로 세계적인 작가가 된 조앤 롤링은 2013년 4월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 뒤에 자신을 감춘 채 추리소설 '더 쿠쿠스 콜링'을 발표했다. 3개월 만에 신분이 '탄로'나자 롤링은 "비밀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길 바랐다"며 "내가 신분을 숨기기 위해 얼마나 복잡한 계획을 세웠는지 옆에서 직접 봤다면 내가 얼마나 정체가 탄로 나질 않기를 바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해를 품은 달' 등의 원작 소설을 쓴 정은궐 작가는 신분이 드러나 있지 않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도 대박을 쳤지만, 원작자는 베일에 가려져있다. 가면은 나를 숨겨준다. 가면은 나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주기도 하고, 내 안에 잠자고 있던 또다른 나를 끄집어내기도 한다. TV가 가면에 홀렸다. MBC TV '복면가왕', KBS 2TV '복면검사', SBS TV '가면', 엠넷 '보이스 오브 코리아', KBS 2TV '마녀와 야수' 등 가면을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잇달아 등장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서 궁금한 점. 가면 뒤의 내가 진짜인가, 가면을 벗은 내가 진짜인가. ◇ 가면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는 장치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복면가왕'에 대해 "아주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복면가왕에서 가면은 가수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는 장치로 작용한다. 노래를 못 불러도 얼굴이 예뻐서 득을 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얼굴이 예뻐서 노래 실력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복면가왕에서는 그 얼굴을 가린 채 오로지 노래실력으로만 승부하기 때문에 가수에 대한 편견을 깨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분석했다. 조앤 롤링과 정은궐이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소설을 출간한 사례는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기존 이미지나 평가를 깨고 제로 상태에서 승부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복면가왕'과 그에 앞서 시즌 2까지 방송된 엠넷 '보이스 오브 코리아'의 차이점은 뭘까. '보이스 오브 코리아' 역시 오직 목소리로 승부하는 슈퍼보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복면가왕'과 다른 점은 도전자가 아예 화면에 등장하지 않은 채 가림막 뒤에서 노래를 불러 실력을 겨뤘다는 점이다. 곽 교수는 가수의 모습이 등장하지 않는 '보이스 오브 코리아'보다는 가수가 가면을 쓴 채 눈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복면가왕'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측면에서 좀더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수의 모습이 아예 등장하지 않으면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실재감, 사실감이 떨어진다. 반면 가면을 쓰고 눈 앞에서 노래를 하면 가면 뒤의 모습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다. 정말 누구인지 알고싶은 욕구가 강해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KBS 2TV '마녀와 야수'는 일반인 남녀가 외모를 특수 분장으로 가린 채 데이트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고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좀 더 진솔하게 담아낸다면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건전한 인식 전환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지금 내 모습이 진짜 가면일수도 지난해 길거리 음란 행위로 충격을 줬던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사건은 인간의 두 얼굴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사례였다. 그는 처음 적발 당시 억울함을 호소했고, 검찰청 직원 등 주변인들도 대부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CCTV에는 그의 음란행위가 고스란히 찍혔다. 곽 교수는 "진정한 가면은 살아가면서 보여지는 내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셈"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가면은 나쁜 의미는 아니다. 인간이 사회화되면서,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구축하면서 그에 맞게 변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곽 교수는 "직장에서는 한없이 점잖은 사람이 집에 가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듯이 우리 모두 이중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며 "사회적인 내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내 본 모습이 숨겨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내 모습이 내가 아닐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상욱 주연의 '복면검사'는 검사 신분이라 법과 원칙을 지켜야하지만, 법망을 피해다니는 범죄자들을 소탕하기 위해 밤이 되면 복면을 뒤집어 쓰고 주먹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검사 하대철의 이야기다. 여기서 하대철의 본모습은 복면을 쓴 후에 드러난다. 그는 검사가 되긴 했지만 주먹을 앞세우던 근본 성격은 버리지 못했고, 결국 밤이 되면 복면을 뒤집어 쓴 후 법이 혼내주지 못하는 악인들을 소탕한다. 거미줄을 쏘아대거나 망토를 뒤집어 쓰지 않아서 그렇지 할리우드 히어로가 부럽지 않다. ◇ 스트레스 높은 한국인…"내가 아니고 싶다" 곽 교수는 이처럼 가면을 소재로 한 대중문화콘텐츠가 잇따르는 것에 대해 "다들 스트레스가 높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서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잇달아 나온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며 "사람들이 많이 지쳐있고 잠시 내가 아니고 싶은 욕구가 큰 것 같다.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지금의 나에서 탈피하고 싶은 욕망들이 있다"고 밝혔다. 도플갱어(분신)를 소개로 한 드라마 '가면'에서 수애는 사채 빚에 허덕이는 가난한 백화점 점원 변지숙과 유력 대통령 후보이자 국회의원인 아버지를 둔 부유한 서은하의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다. 변지숙은 출구 없는 현실의 막다른 골목에서 서은하 흉내를 내주면 거액을 준다는 유혹에 넘어간다. 누가 봐도 똑같이 생긴 변지숙과 서은하의 외모는 '내가 아닌 또다른 나'를 꿈꾸는 인간의 욕망을 찌른다. 가면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양복이 잘 어울리는 신사도 예비군 훈련장에만 가면 걸음걸이부터 삐딱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꼭 가면을 쓰지 않더라도 옷차림에 따라 사람들의 자세와 행동이 달라지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관복, 제복, 교복 차림일 때의 나와 사복차림일 때의 나, 성장을 했을 때의 나와 트레이닝복을 입었을 때의 나는 대부분 분위기가 다르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사회적인 모습에 신경 쓰고 산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인 것이다. 곽 교수는 "사람들은 가면을 쓰면 전혀 엉뚱한 사람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이 평소 꿈꾸던 사람이 되기도 한다"며 "어느 경우든 가면을 쓰고 싶은 욕망은 지금의 현실을 탈피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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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여진공포에 잠못이루는 카트만두…주민, 잠자리 찾아 배회집밖으로, 집밖으로…(카트만두 AP=연합뉴스)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에서 26일(현지시간) 수십차례의 여진이 이어지자 공포를 느낀 카트만두의 주민들이 집을 빠져나와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에서 노천 생활을 하고 있다.주차된 버스 속에서 생활하기도…여진 이어져 "배에 탄 느낌" 자국행 여객기 기다리는 사람들도 카트만두 공항 아수라장 (카트만두=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7일 오전 4시(현지시간) 내리던 빗줄기가 잦아진 카트만두 거리에는 가로등이 켜졌다 꺼졌다 반복하고 있었다.카트만두 공항에서 시내 쪽으로 30분쯤 달려 도착한 옐로파고다 호텔 근처에는 깊은 밤 시간임에도 더 나은 잠자리를 찾아 이불을 들고 유령처럼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이어지는 여진의 공포와 당장 막막한 처지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사람들이었다. 카트만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치즈만 구릉은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떨림이 느껴지는 상황이라 배 위에 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약간만 흔들려도 '또 지진이 오나 보다' 하고 공포가 밀려온다"고 말했다.기자가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한 것은 26일 오후 9시 30분.인도 뉴델리를 출발한 여객기가 한차례 회항 끝에 당초 도착 예정시간보다 7시간가량 늦게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 착륙하자 여객기 안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지진 소식을 듣고 가족·지인 걱정에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으나 이날 카트만두 공항 폐쇄로 귀국하지 못해 속을 태우던 네팔 사람들이 마침내 고향에 도착했다는 기쁨과 안도감에 친 박수였다.취재를 위해 이들과 함께 뉴델리에서 출발한 기자도 더 늦기 전에 카트만두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안도감도 잠시, 공항 운영 재개 후 한꺼번에 몰린 여객기 때문에 활주로에서 한 시간여를 기다렸다 들어간 공항 내부는 자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에 나온 각국 사람들로 아수라장이었다. 특히 인도 정부가 특별기를 동원해 자국민을 대피시킨다고 발표하면서 수백여 명의 인도인들이 한꺼번에 공항으로 와서 인도행 항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상당수 취재진이 현지 로밍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현지 안내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애를 태웠다. 지진 직후 카트만두에 도착해 공항에 발이 묶인 사람들도 있었다.네덜란드에서 온 단체 관광객 15명은 공항 주차장에 세워둔 관광버스를 숙소 삼아 이틀을 보냈다.뉴델리에 발 묶인 네팔행 승객들(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네팔로 가던 스파이스제트 여객기가 카트만두 공항폐쇄로 회항한 뒤 승객들이 뉴델리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힐리 하인스부르크는 기자에게 "지진이 나기 30여 분 전인 25일 오전 11시20분께 카트만두에 도착했다"며 "수화물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면서 짐이 이곳저곳으로 날려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고 상황을 떠올렸다.이들이 예약한 호텔은 지진에 무너져 영업을 중단했다는 연락이 왔고, 이들은 다른 숙소를 찾아나서는 대신 공항 주차장에 세워둔 버스에 머물기로 했다. 여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는 주차장에 머무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자와 음료수로 끼니를 때우다 26일 오전 식당을 찾아 카트만두 거리로 나섰을 때 전날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희생자의 시신을 화장하는 모습과 수백 명의 사람이 안전한 곳을 찾아 골프장 철망을 뜯어내고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이들은 전했다.기자가 머문 호텔도 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은 지 오래된 별관은 붕괴 우려 때문에 임시로 폐쇄된 상태였고, 운영 중인 본관 1층 벽에도 2m가량의 금이 나 있었다.카트만두의 여러 지역에 전기와 물 공급이 끊기고, 많은 상점이 영업을 중단한 상황에서 그나마 호텔이 문을 열고 운영되고 있는 것 자체만도 다행인 상황이었다.밤에는 비까지 내렸다.구릉은 "지진 때문에 금이 가고 약해진 건물이 비까지 맞아 쓰러질까 걱정"이라며 "많은 주민들이 집을 나와 공터에서 이불로 가림막을 설치하고 머물고 있는데 비와 추위에 더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 이틀이 지났지만 지진 당시의 공포는 여전히 생생했다. 구릉은 "6층 건물 식당 주방에 있었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면서 벽에 있던 유리잔 등이 와르르 떨어졌다"며 "순간 아무 생각이 들지 않다가 진동이 멈추고 나서야 어떻게 나가야하나, 창밖으로 뛰어내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인도에서 온 관광객 파르만 칸은 "왕궁을 구경하려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땅이 흔들리면서 지나던 오토바이들이 모두 쓰러졌다"며 "평생 겪지 못한 무서운 상황이었다"고 몸서리를 쳤다. 25일 네팔 카트만두를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현재 사망자가 2천46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카트만두 EPA=연합뉴스)(카트만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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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형보다 나은 아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DC 코믹스와 함께 미국의 대표 만화책 출판사로 꼽히는 마블 코믹스가 배출한 슈퍼 히어로는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셀 수 없이 많다. 이들 슈퍼 영웅 캐릭터는 '마블 유니버스'라는 가상세계를 공유하며 살아간다. 초능력으로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해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시각적 극대화가 가능한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이들 캐릭터는 할리우드에서 수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이런 영화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마블 코믹스의 '자매사'인 마블 스튜디오 제작 영화의 가상세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배경으로 여러 캐릭터가 떼지어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물이 취향에 맞지 않는 일부 관객을 제외하면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호크아이 등 여러 슈퍼 히어로가 '모둠 메뉴'로 나오는 영화에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영화이자 세 번째 영화를 예고하는 시리즈물의 다리 역할을 한다. 이번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1편 '어벤져스'가 지녔던 장점을 살리되 단점을 극복해 보려는 노력이 뚜렷하게 엿보인다는 점이다. 앞서 '어벤져스' 1편은 '아이언맨' 시리즈의 성공과 마블이라는 이름값 때문에 개봉 전부터 '소문난 잔치'였고 결과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언맨과 헐크를 제외한 캐릭터가 '미국 국내용'인 터라 관객에게 익숙지 않았고 영화가 전반적으로 아이언맨에 집중된 나머지 다른 캐릭터의 매력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지적받았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2편에서는 아이언맨 외에도 다른 캐릭터들에 다각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이들 캐릭터만의 상징이나 초능력, 성격, 배경 등을 내비치는 장면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들에게서 '아이언맨3'가 보여줬던 "내가 아이언맨인가, 수트가 아이언맨인가" 하는 고뇌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분명 '어벤져스' 1편보다 폭도, 깊이도 발전했다.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영화다운 스케일 큰 액션은 여전하다. 헐크와 아이언맨이 도시 하나를 날려버릴 만큼 치열하게 벌이는 전투는 시원시원하고 결말을 향해 달려갈수록 더 크게 쏟아붓는 액션 공세에는 당할 재간이 없다. 화려한 한판 액션을 보면서 현실 속 스트레스를 날리고자 하는 관객은 그 목적에 딱 맞는 이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기대하는 만큼을 얻어가면 된다. 기대를 모은 서울 촬영분은 어벤져스 군단의 전투에 결정적인 장면이 아니고 전체 영화에서 비중이 썩 크지도 않아 국내 관객이 실망할 수 있다. 세빛섬과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 강남대로, 서울 지하철 내부의 모습을 알아채고 국내 배우 수현(닥터 조 역)이 하는 한국어 대사 몇 마디를 알아듣는 소소한 재미는 있다. 물론 이런 재미가 작년 촬영 당시 한국관광공사가 기대한 '직접적으로 4천억원, 장기적으로 2조원'의 경제적 효과로 연결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연출 조스 웨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번스, 스칼렛 조핸슨, 제레미 러너. 2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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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 영국신사 누른 '살인의뢰' 1위(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주말 극장가에서는 한국 영화 '살인의뢰'가 스파이 영화 '킹스맨'을 제압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살인의뢰'는 지난 13~15일 전국 646개 상영관에서 관객 40만 9천404명(매출액 점유율 23.1%)을 끌어모았다.김상경·김성균·박성웅 주연의 영화는 범인을 뒤쫓는 기존의 범죄 스릴러 영화 공식에서 벗어나 살인범을 잡은 이후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49만 6천631명이다. 매튜 본 감독의 스파이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2위로 내려앉았다. 영화는 같은 기간 전국 569개 상영관에서 38만 8천776명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달 11일 개봉한 영화는 이날까지 482만 472명이 관람해 500만 고지를 앞두고 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채피'도 전국 536개 상영관에서 32만 8천827명(18%)이 관람하면서 3위를 기록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과 편집상, 음향효과상을 받은 음악영화 '위플래쉬'는 436개 상영관에서 23만 6천737명(12.9%)이 관람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벌어진 마녀사냥을 소재로 삼은 한국영화 '소셜포비아'가 368개 상영관에서 12만 7천898명(6.8%)을 동원해 5위를 점했다. 김수미가 욕쟁이 할머니로 등장해 시원한 웃음을 주는 '헬머니'는 7만 9천179명(4.3%)이 관람해 6위였다. 영국 드라마 '셜록'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천재 수학자로 분한 '이미테이션 게임'은 주말새 6만 8천413명(3.7%)을 추가하는 데 그쳐 7위를 기록했다. 신하균·장혁·강한나·강하늘 주연의 '순수의 시대'도 3만5천881명이 관람하면서 8위로 밀려났다. '드레곤 블레이드'가 3만923명(1.6%)의 관객을 모아서 9위다.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은 관객 1만8천959명(1.1%)을 모으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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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이제는 LPGA 투어 멀티우승·세계 톱3 도전"유소연,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우승(서울=연합뉴스) 유소연이 15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 미션힐스골프장 블랙스톤코스에서 열린 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9타로 우승을 차지한 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3.15 << 미션힐스 제공 >> photo@yna.co.kr(하이커우<중국 하이난성>=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무대에서 2015년 첫 승을 올린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세계 랭킹 3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유소연은 15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 미션힐스골프장에서 열린 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이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승 이상을 거두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또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마지막까지 우승을 놓고 겨룬 경험이 재밌었다고 말했다.다음은 유소연과 한국 취재진의 일문일답.-- 박인비와 의상(하얀 상의와 빨간 치마)이 똑같았다.▲ 맞춘 건 아닌데 똑같이 입었다. 캐디들도 파란 티를 똑같이 입었다. 단체전 시상식할 때 좋았다.-- 우승 소감은.▲ 올해 시작할 때 10번째 대회가 끝나기 전에 우승하는 게 목표였다. 이번이 5번째 대회인데 우승해서 좋다. 개인적으로 우승할 때마다 미국에 있는 집의 방을 새로 꾸미기로 스스로 약속했는데 가구 쇼핑을 할 수 있어서 좋다.-- 1번홀 보기와 7번홀 더블보기 등 안 좋은 상황이 많았다.유소연 "퍼팅 감각 잡았어요" (하이커우=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14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미션힐스골프장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3라운드를 2위로 마치고 환한 표정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유소연은 이날 퍼팅이 잘 돼 버디 기회를 많이 살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5.3.14 abbie@yna.co.kr ▲ 부정적 상황이 많았는데 이겨내고 마지막까지 집중했다. 스스로 자랑스럽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던 7번홀에서의 심정은.▲ 공이 해저드에 떨어져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두 클럽 뒤로 갔는데 그 지점에도 돌멩이가 있어서 불리했다. 또 보기를 할 수도 있었는데 아쉬웠다. '오늘은 아닌 건가?'라는 생각도 했는데 '한 샷 한 샷, 한 홀 한 홀' 치자고 마음을 잡아서 끝까지 집중할 수 있었다.-- 경쟁 상대가 박인비였는데.▲ 선두인 언니(박인비)와 3타 차까지 벌어졌을 때 희망적이지는 않았다. 언니가 안 하는 실수를 해서 우승에 도움이 된 것 같다.-- 흔들리지 않는 박인비의 모습을 닮고 싶다고 말했는데.▲ 7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고도 크게 신경 안 쓰고 빨리 잊었다. 박인비에게서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을 나도 잘 해서 좋다. 박인비는 17번홀에서 샷이 해저드에 들어갔는데도 역시 세계적 선수 답게 파를 만들어서 충격을 받기도 했다. -- 앞으로 목표는.▲ LPGA 투어에서 한 해에 2승 이상 한 적이 없다. 멀티플 우승을 하는 게 목표 중 하나다. 하루빨리 LPGA 투어 우승을 하고 싶다.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이자 제 후원사가 주최하는 하나외환 챔피언십과 가장 가까운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파이어레이션에서 우승하고 싶다. 또 랭킹 상위 3위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 유소연·박인비, '단체전 우승' (서울=연합뉴스) 유소연과 박인비가 15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 미션힐스골프장 블랙스톤코스에서 열린 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합계 25언더파를 기록, 2위 노르웨이(10언더파)를 15타 차로 따돌리고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각 국가 출전 선수 중 상위 2명의 성적을 합산해 단체전 순위를 정한다. 2015.3.15 << 미션힐스 제공 >> photo@yna.co.kr-- 박인비와 같은 조에서 경기하며 나눈 이야기는.▲ 우승 후에 언니가 "진짜 수고했다. 너무 잘했다"고 말해줬다. 이전까지 대회 마지막날 둘이 같은 조에서 친 적은 없던 것 같다. 우리도 처음 있는 일이어서 신기해하며 평소랑 똑같이 이야기를 했다.-- 친한 선수와 우승 경쟁한 느낌은.▲ 언니가 저보다 랭킹이 위에 있고(박인비 2위, 유소연 8위) 저는 도전하는 입장이어서 그 자체가 재밌었다. 중간에 한 타 앞서나가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재밌는 경험이었고 신났다. 언니는 언제든 버디를 할 수 있는 위협적인 선수여서 부담은 됐다. 상대가 친하든 안 친하든 제 경기에 집중해야 우승할 수 있다. 내가 몇 년간의 프로생활을 하며 느낀 것이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 퍼팅이다. 오늘도 반은 못 넣었다. 그래도 지난 3개 대회와 비교하면 훨씬 잘한다. 지금 연습하는 방법 대로 계속 하면 좋을 것 같다. -- 박인비가 결혼 후 성적도 좋은데. ▲ 선수들이 박인비를 부러워하는 건 사실이지만, 저는 남자친구가 있어도 박인비 커플처럼 대회에 같이 다니지는 못할 것 같다. 결혼은 서른 전에 가면 좋을 것 같다. 요즘 인테리어와 요리에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신부수업을 미리 받더라도 아직 결혼할 준비는 안 됐다.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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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배우 SOS"…스타들 줄줄이 군입대 예정최진혁·김재중 이어 박유천·유아인·김수현·이승기·장근석·이민호·지창욱 등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드라마계가 남자 배우 SOS를 치고 있다. '젊은' 남자 배우다. 1987~86년생으로 올해 만 28~29세가 된 스타들이 줄줄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작품 제작 스케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최진혁(29)과 김재중(29)이 나란히 3월31일 육군 현역 입대를 발표했다. 김현중(29)도 같은 날 영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속사는 연기 가능성을 밝혔다. 박유천(29), 유아인(29), 이승기(28), 지창욱(28), 이민호(28), 장근석(28), 김수현(27) 등도 모두 군입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상파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을 돌아가며 맡아온 20대 스타들로, 이들이 줄줄이 군대에 가면 당장 바통을 이을만한 재목이 부족하다는 것이 드라마계의 반응이다. 스타들은 스타들대로 입대 전까지 가능하면 하루도 쉬지 않고 활동을 이어감으로써 군입대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연예계에서 2년의 공백은 크다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최진혁은 지난 1월 MBC '오만과 편견'을 끝낸 이후 국내외 팬미팅을 잇달아 개최했고, 김재중도 주연을 맡은 KBS2 '스파이'가 지난 6일 막을 내렸다. 박유천과 김수현은 각각 4월과 5월 시작하는 SBS '냄새를 보는 소녀'와 KBS2 '프로듀사'를 고심 끝에 결정하고 군 입대 전 열정을 불태운다는 각오다. 김수현은 가능하면 입대 전 '프로듀사'에 이어 영화를 한편 더 찍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승기와 유아인은 올해 작품을 결정하지 않아 현재 두 배우를 향한 러브콜이 집중되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해 영화 '사도'와 '베테랑'을 촬영해 올해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새롭게 찍는 작품은 없어 드라마계가 그를 공략하고 있다. 이미 몇년 전부터 '군대에 가야한다'며 KBS2 '1박2일'에서 하차하는 등 계획을 세워온 이승기도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오늘의 연애' 이후에는 신작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상반기 앨범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힐러'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창욱과 지난 1월 영화 '강남1970'을 내놓은 한류스타 이민호도 입대 전 어떤 작품을 마지막으로 해야할지 고민 중이다. 지난해 세금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장근석 역시 일본 공연을 이어가는 와중에 군대에 가기 전 돌파구를 찾을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가는 이들이 있으면 오는 이들도 있다. 송중기(30)가 오는 5월 제대를 앞두고 있으며, 유승호(22)는 지난해 12월 제대를 하고 영화 '조선 마술사' 촬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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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만화를 찢고 나온 스파이…'킹스맨'(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에그시 프라이스(태런 애거튼 분)는 뒷골목에서 흔히 볼 법한 문제아다. 에그시가 다른 면이라면 높은 IQ에 올림픽 체조 꿈나무로 활동했지만 학교도, 해병대도 중도에 그만뒀다는 점이다. 기어이 폭주족 사고까지 내고 경찰서로 끌려간 반항아 앞에 근사한 신사가 나타난다. 해리 하트(콜린 퍼스)라는 이름의 신사는 에그시를 경찰서에서 풀어주면서 뜻밖의 제안을 한다. 더 추락할 곳이 없는 에그시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취업 면접"을 치르게 된다. 매튜 본 감독의 새 작품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는 실패한 인생을 살던 거리의 소년이 국제비밀정보기구인 '킹스맨'의 최정예 요원으로 거듭나는 내용을 담은 스파이 영화다. 마크 밀러와 데이브 기번스의 그래픽 스파이 소설인 '킹스맨: 시크릿 서비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요즘 유행어를 빌려 말하자면 '만찢', 즉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화면으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빨아들인다. 영화를 보다 보면 문득 만화책을 한 장 한 장 손끝으로 넘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콜린 퍼스가 지팡이 하나로 선보이는 절도 있으면서도 리듬감 넘치는 영국 신사의 액션은 그 쾌감을 더한다. 영화 '오만과 편견'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 '맘마미아' 등을 통해 국내에서는 부드러운 신사 이미지가 강한 콜린 퍼스는 연기 인생 최초로 액션 블록버스터에 도전했다. 영화는 킹스맨의 역사와 에그시의 불행한 가정사, 킹스맨의 신입대원 랜슬롯으로 선발되기 위한 젊은이들의 혹독한 훈련, 악당 발렌타인의 음모 등 작은 이야기들로 촘촘히 짜여 있다. 스파이 영화랍시고 무게감을 잡는 것이 아니라 재기 발랄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것도 작품의 장점이다. 새뮤얼 잭슨이 분한 발렌타인은 힙합 스타일 옷차림에 장신구를 주렁주렁 달고서 기존의 스파이 영화 속 악당 이미지를 전복시킨다. 호화 저택의 테이블에 앉은 해리 하트와 발렌타인이 맥도날드의 어린이용 햄버거 세트인 해피밀로 만찬을 즐기는 장면도 위트가 넘친다. 영화는 킹스맨과 발렌타인의 전면전으로만 오롯이 흐르지 않고 반전을 거듭한다. 영화는 그 덕분에 끝까지 긴장과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 오락물로 충분히 가치를 입증한다. 콜린 퍼스의 해리 하트뿐 아니라 주요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모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눈썹만으로도 반항아 기질을 보여주는 태런 애거튼은 무게감 큰 배우들에 밀리지 않은 채 자신의 배역을 무난히 소화했다. 크게 자랑할 작품 이력 하나 없지만 태런 애거튼은 영국 TV 드라마에 출연하던 중 매튜 본 감독의 눈에 띄었다고. 발렌타인의 오른팔인 가젤이 칼날로 만들어진 두 다리로 선보이는 유연한 액션은 해리 하트의 액션 못지않게 인상적이다. 가젤 역의 소피아 부텔라가 알제리 무용수 출신인 덕이다.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만인의 만인에 의한 투쟁'식 현란한 액션을 잘 눈여겨보자. 이 액션 시퀀스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2003) 장도리 장면에 영감을 받았다는 게 매튜 본 감독의 설명이다. 2월 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128분.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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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산으로 가다?…태백산에 초대형 거북선 눈작품제22회 태백산눈축제 23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획위원 = 한강과 낙동강이 발원하는 강원도 태백은 '물의 고장'이다. 또한 국내에서 무연탄이 가장 많이 나오는 '불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다. 겨울이면 온통 새하얀 눈꽃세상으로 변모한다. 지명인 태백(太白)이 암시하듯 순백의 눈세상 풍경은 보는 이의 눈을 부시게 할 정도다. '눈의 고장'인 태백에서 눈축제가 열리는 것은 그래서 지극히 자연스럽다. 1994년부터 열렸으니 올해로 22년째. 제22회 태백산눈축제는 23일 개막해 내달 1일까지 열흘간 계속된다. 태백산눈축제의 백미는 아무래도 태백산도립공원의 당골광장과 시내 중앙로 등에 설치된 눈조각품들이다. '설·래·요(雪·來·樂)'를 콘셉트로 한 이번 축제에는 80여 점의 작품이 출품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한껏 사로잡게 된다. 그렇다면 이 눈조각품 중 압권은 과연 뭘까? 주최 측은 초대형 거북선을 태백산의 깊은 산중에 위풍당당하게 띄워놨다. 작품은 높이 10미터, 길이 30미터, 폭 7미터로 그 웅장함이 주위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눈조각 설치의 총책임을 맡은 작가 김래환 씨는 "지난해 여름, 1천만 관객을 동원해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영화 '명량'을 계기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위업을 눈조각품으로 재현해 그 얼을 되새겨보고자 했다"고 말한다. 이번 축제의 대표작인 만큼 제작진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한 달여 동안 준비와 제작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눈을 직접 쌓아 작품을 만드는 데만 보름여가 걸렸다고 한다. 거북선 작품은 22일 오후 최종완성돼 개막일인 23일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당골광장에는 거북선 외에도 대형 눈조각품들이 다수 들어섰다. 높이 7미터의 '나폴레옹' 형상 등 입체작품과 부조작품이 대거 전시됐으며 시내 중앙로 등 곳곳에도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 각종 눈작품이 설치돼 있다. 눈의 고장인 태백이 예술의 고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눈·사랑 그리고 환희'를 주제로 한 올해 태백산눈축제에서는 이밖에 대형 눈미끄럼틀, 얼음미끄럼틀, 눈 미로, 눈 연탄, 이글루 카페 등 다양한 시설들을 축제기간 내내 이용하며 맘껏 즐길 수 있다. 축제 마지막 날인 2월 1일에는 거북선이 있는 당골광장을 출발해 천제단, 문수봉을 거쳐 당골광장으로 돌아오는 태백산전국눈꽃등반대회가 열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문의 : 태백시 관광문화과 ☎033-550-2085.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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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복귀 쉽지 않았다…심사숙고 끝 출연 결정"SBS '미녀의 탄생' 후 전신성형하면서 복수 나서는 아줌마 역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뚱뚱하고 자신감 없는 대리 가수에서 전신 성형 후 톱스타로 거듭난 강하나(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모습도 보였다가 정신줄은 놓았지만 속마음은 착한 나상실(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모습도 엿보인다. 다음달 1일 밤 방송되는 SBS TV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 속 여주인공을 맡은 한예슬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녀는 괴로워'처럼 전신 성형을 소재로 삼은 이 드라마에서 한예슬은 뚱뚱한 아줌마에서 절세미인으로 거듭난 뒤 옛 남편에 대한 복수에 나서는 사라를 연기한다.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한예슬은 특유의 콧소리와 함께 생글생글 웃는 표정이었다. "'환상의 커플' 때 나상실 캐릭터도 과장되고 엽기적인 면이 많았는데 저는 그런 역할이 편해요. 원래 그런 성격인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에서 사라 또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이번 드라마는 3년 전 KBS 2TV '스파이 명월' 촬영 거부 후 미국 출국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한예슬이 3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제작발표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한예슬은 "3년 만에 돌아오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시련이 오는 것 같아요. (그 사태는) 제 선택이든 아니든,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중요한 것은 지나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개인으로서는 엄청난 일을 어린 나이에 겪은 뒤 재정비해서 오늘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저의 미래 행보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예슬은 "쉽지 않은 복귀였기에 많이 심사숙고한 끝에 '미녀의 탄생'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돼 이렇게 인사드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라의 복수를 돕는 한태희 역으로 분한 배우 주상욱(35)은 "한예슬 씨가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밖으로 드러날 정도로 목숨 걸고 열심히 하고 있다. 함께 연기하는 제게도 그런 절실함이 보일 정도"라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유도인 출신에 건장한 체형을 자랑하는 아줌마 금사란(하재숙 분)이 남편 이강준(정겨운)의 외도로 버림받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통사고까지 당한 금사란은 전신 성형을 결심하고 '사라'라는 새 이름까지 갖는다. 미인으로 재탄생한 금사란에게 이제 남은 것은 한태희의 도움을 받아 옛 남편인 이강준·교채연(왕지혜) 커플에게 복수하는 것뿐이다. 한예슬은 "워낙 하재숙 씨가 금사란의 슬픈 사연을 잘 연기해줘서 사라의 오버스러운 모습이 지나치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주상욱에 대해서는 "주고받는 연기에서 워낙 상대를 편하게 해준다.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상욱 오빠만의 재능이 있다"고 칭찬했다. "사라는 미녀이지만 내면에 따뜻하면서도 우악스러운 면이 있는 재미있는 캐릭터에요. 드라마인 만큼 너무 철학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