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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좋아하는 연예인은 조용필·김수현·최민식한국갤럽 조사…코미디언은 압도적 표차로 유재석 1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조용필, 가장 좋아하는 탤런트는 김수현으로 나타났다. 최민식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로 손꼽혔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지난해 10월 2∼29일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천7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을 조사한 결과, 가수로는 조용필(7.2%), 탤런트와 배우로는 김수현(4.3%)과 최민식(7.5%)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고 12일 밝혔다. 활동분야별로 나눠 보면 가수 중에는 '가왕' 조용필에 이어 이선희(4.4%), 장윤정(3.9%), 아이유(3.6%), 태진아(3.3%), 엑소(2.9%), 이승철(2.8%), 이미자(2.8%), 나훈아(2.5%), 소녀시대(2.1%) 순으로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한두 곡만으로 반짝인기를 누리기보다 오랜 기간 꾸준히 자신의 노래 세계를 일궈온 가수들이 순위권에 포함됐다는 게 한국갤럽의 분석이다. 탤런트로는 김수현에 이어 최불암(4.2%), 조인성(3.3%), 김태희(3.1%), 고두심(2.6%), 이순재(2.5%), 김혜자(2.4%), 김희애(2.4%), 이유리(2.2%), 유동근(2.1%), 현빈(2.1%) 순으로 10위 안에 포함됐다. 1위를 차지한 김수현 외에는 모두 10년 이상 활동한 중견 연기자로, 그중에서도 이순재와 김혜자, 최불암은 반세기를 한국인과 함께했다. 김수현은 2013~2014년 인기리에 방영된 SBS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응답자들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로는 최민식(7.5%)을 꼽았다. 그는 국내 영화사상 최고 흥행작인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으로 열연한 데 이어 뤽 베송 감독의 '루시'로 할리우드에 진출해 2003년 '올드보이' 이후 최고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어 송강호(6.9%), 안성기(6.5%), 하정우(3.7%), 전지현(3.6%), 류승룡(3.3%), 장동건(3.2%), 설경구(3.1%), 원빈(2.7%), 정우성(2.7%) 순이었다. 전지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남자 배우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언'의 영예는 예상대로 유재석(23%)에게 돌아갔다. 유재석은 2위 김준호(9%)와 득표 비율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강호동(6%), 김준현(6%), 이국주(4%), 이경규(2.7%), 신동엽(2.5%), 박명수(2.0%), 김지민(1.9%), 김기리(1.8%), 신보라(1.8%)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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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예술과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오래된 길파란대문의 대오서점(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종로구 누하동의 대오서점. 63년간 자리를 지켜온 헌책방은 현재 서점 내부와 한옥 안채를 공개하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k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도심 속 골목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옛 정취에 대한 갈망과 향수가 사람들을 골목길로 이끈다. 낙후되고 촌스러웠던 골목길은 이제 예술, 문화, 감성, 추억이라는 가치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 속 풍경'에 들어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 예술이 살아있는 옛 마을 서촌(西村)을 둘러보자. 서촌은 '낡은 것을 버리지 않아 생긴 자연스러운 매력' 덕분에 최근 몇 년간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고즈넉한 골목길에서의 식사와 산책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술 기행도 빼놓을 수 없다. 서촌의 옛 주민 중에는 유명한 예술인이 많았다. 조선시대 주민으로는 서예와 가야금에 능한 예술인이면서 당대의 문인과 화가를 집으로 즐겨 초대했던 '풍류 왕자' 안평대군, 생애 대부분을 서촌에서 살면서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개척한 겸재 정선, 추사체를 만들어낸 명필가이자 실학자였던 추사 김정희 등을 꼽을 수 있다. 18세기에 전성기를 맞은 '위항문학'(委巷文學)의 대표 주자였던 장혼, 김낙서, 왕태 등도 서촌에 모여 살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는 이상과 윤동주, 서정주, 이중섭, 이상범, 박노수 등이 이곳을 기반으로 예술 활동을 했다. 서촌은 조선시대부터 수많은 문학·예술인을 배출한 '예술 1번지'였다. 구불구불 통하는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옛 예술가들이 남긴 흔적과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촌이다. 지리적으로 서촌은 인왕산과 백악산이 감싸 안고 경복궁이 동쪽을 가로막고 있는 지역이다. 인왕산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뻗은 물길을 따라 형성된 지역을 사람들은 '서촌'이라고 부른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복궁 서쪽 지역의 체부동, 필운동, 누상동, 누하동, 옥인동, 효자동, 통인동, 청운동, 부암동 등을 포함한다. 서촌은 고관들이 주로 거주했던 가회동, 안국동, 재동, 삼청동 일대를 이르는 '북촌'(北村)과 대비된다. 이 동네에는 역관과 의관, 예술에 특별한 재주를 지닌 중인 계급이 많이 모여 살았고, 이는 서촌이 역사적으로 예술성을 갖는 토대가 됐다. 서촌이 예술 활동의 본거지가 된 이유는 탁월한 풍광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겸재 정선이 남긴 그림을 통해 우리는 서촌의 옛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경복궁에서 통인시장을 거쳐 옥인길 끝까지 올라가면 수성동(水聲洞) 계곡이 나온다. 인왕산 아래 첫 계곡으로 말 그대로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이다. 고개를 들어보면 'S'자 형태의 계곡과 바위, 겨울에도 푸른색을 잃지 않은 소나무와 웅장한 인왕산 정상이 보인다. 현대적인 사물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시원한 풍경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인왕산 아래 수성동 계곡(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S'자 형태의 계곡과 바위, 겨울에도 푸른색을 잃지 않은 소나무와 웅장한 인왕산 정상이 어우러진 수성동 계곡의 모습. kjhpress@yna.co.kr 정선은 이 수성동을 그림으로 남겼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수성동'은 지금의 수성동과 비슷하다. 계곡의 모양과 암석, 양평대군의 옛 집터에 있던 기린교(麒麟橋)까지 그대로다. 다만 현재의 풍경이 자연 그대로의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인왕산 경치와 생태를 복원하기 위해 2012년 계곡 위에 세워진 옥인아파트를 철거하면서 수성동과 인왕제색도를 참고해 계곡을 복원했다. 정선은 '인왕제색', '청풍계', '수성구지', '인곡유거', '창의문', '백운동', '한양전경', '장안연우', '세검정' 등 서촌의 명소를 담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정선이 그림을 그렸던 현장이나 피사체가 된 장소를 찾아 당시의 풍경을 상상해 보는 것도 서촌을 여행하는 좋은 방법이다. 수성동을 등지고 골목길을 내려오다 보면 윤동주 하숙집 터(종로구 옥인길 57)가 보인다. 윤동주는 1941년 연희전문학교에 재학하면서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했다. '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등 그의 대표작들이 이 시기에 쓰였다. 주옥같은 시를 쏟아내던 젊은 시인 윤동주는 하숙집 앞 골목길을 따라 매일 아침 인왕산을 산책했다. 원래 하숙집은 사라지고 붉은 벽돌로 마감된 양옥이 들어섰지만, 안내판을 통해 하숙집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을 볼 수 있다. 시인의 흔적을 더 따라가고 싶다면 청운동 '윤동주 문학관'(종로구 창의문로 119)으로 넘어가면 된다. 사상범으로 몰려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당해 28세의 나이로 운명한 시인의 삶을 사진과 친필 원고, 작품집으로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용도 폐기된 물탱크를 활용해 만든 우물 모양의 전시실은 차가운 감옥에서 스러져간 시인의 고독을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박노수 미술관(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종로구 옥인길에 있는 박노수 미술관. 윤덕영이 1937년경 딸과 사위를 위해 지었다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의 건축 스타일이 모두 섞여 있다. kjhpress@yna.co.kr 윤동주 하숙집 터에서 좀 더 아래로 내려오면 한옥인지 양옥인지 아리송한 가옥이 눈에 띈다. 외관이 특별히 아름다운 집이다. 여기는 박노수 미술관(종로구 옥인1길 34)으로 고(故) 박노수(1927∼2013) 화백이 1973년부터 2011년까지 약 40년간 살았던 집이자 작업실이다. 박 화백은 해방 후 간결한 운필과 강렬한 색감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종로구는 2013년 박 화백이 기증한 집과 작품으로 미술관을 개관했다. 유료로 운영되는 미술관에는 '산'(山)과 '고사'(高士) 등 화백의 대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 미술 작품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가옥 그 자체다. 친일파 윤덕영이 1937년경 딸과 사위를 위해 지었다는 이 가옥에서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의 건축 스타일을 모두 볼 수 있다. 당시에는 첨단 기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최고급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1층은 온돌과 마루, 2층은 마루방 구조이고, 벽난로 3개가 설치되어 있다. 이중 창문은 서양식이고, 바닥과 계단은 나무로 만들어졌다. 붉은색으로 마감된 외관에서는 중국색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가옥은 화백이 소장한 고가구와 애장품, 정원과 어우러져 어디서도 보기 힘든 정갈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통인동으로 들어서면 시인 이상을 떠올려볼 수 있는 '이상의 집'(자하문로 7길 18)을 만나게 된다. 한옥 카페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이상이 세 살부터 스물세 살까지 살았던 집터의 일부에 지어진 기념 공간이다. 운영자인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이곳을 '이상을 기억하고 지역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방'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누구나 따뜻한 차를 대접받고 이상의 책을 읽으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상의 집과 보안여관(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상을 추억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랑방인 종로구 통인동의 '이상의 집'(왼쪽 사진), 문화 행사 갤러리로 운영되는 '보안여관'(오른쪽사진)의 모습. kjhpress@yna.co.kr 인근 누하동에는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점포가 많다. 파란 대문의 '대오서점'(종로구 자하문로 7길 55)이 그렇다. 권오남 할머니는 63년간 이곳을 운영해 왔다.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가 자식같이 키워 온 헌책방이라 떠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책을 팔지 않고 서점 내부와 한옥 안채를 공개하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교과서와 문학 전집, 수학의 정석, 엘리트 영영사전 등 추억의 책들이 빼곡히 쌓여 있고, 1970년대 남학생 교복과 풍금, 대가족의 가족사진, 할머니가 쓰던 부엌살림이 그대로 남겨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발길을 돌려 경복궁 영추문 건너편에 있는 보안여관으로도 향해 보자. 서태지의 '소격동'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바로 그 붉은 벽돌 건물이다. 이곳은 서정주가 기거하면서 김동리, 김달진, 오장환 등과 함께 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든 현대문학사에서 의미가 큰 곳이다. 지금은 문화 예술 행사가 '숙박'하는 갤러리로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서촌에서는 이상범 화백의 화실, 세종대왕이 태어난 준수방 터, 송강 정철의 집터와 시비, 벽세청풍 바위와 김상용 집터, 서울 농·맹학교 담장 벽화 등 역사와 문화를 논할 수 있는 공간이 즐비하다. 서촌은 오래된 동네를 걷는 즐거움을 제대로 주는 동네다. 봄을 기다리는 지금, 겨우내 잠들었던 감성을 깨우러 서촌으로 향해 보는 것은 어떨까.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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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경 "심각한 역할요? 이번엔 유쾌한 작품만 했죠"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서 주인공 태만 역 시청률 30% 넘는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도 열연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범인을 끝까지 추적하는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형사(살인의 추억)였다가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는 소시민(화려한 휴가)이었다가 여자에게 집적대는 영화감독(하하하)이 된 그 배우 김상경(42)은 인간 본성의 악마성을 들춰내는 스릴러와, 한국 현대사의 의미 있는 궤적을 그린 시대극, 그리고 욕망에 허덕이는 현대인의 일상을 그린 영화를 통해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없이 가벼워졌다. 명문대를 나왔지만 10년째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인물, 아내에게 틈만 나면 구박당하고, 딸의 저금통을 뒤지는 철없는 아빠를 맡아 연기했다. 김덕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에서다. "제 성향이 유쾌한 걸 좋아해요. 영화를 하면서 언젠가는 제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역할을 맡을 거로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의 시나리오를 보게 됐어요. 도전이라고 생각했지만 내 성격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강했습니다."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에서 그는 돈벌이는 못하지만, 딸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따뜻한 아빠 역을 맡았다. 실제로는 어떤 아빠일까. 그는 5살배기 아들을 키우고 있다. "직업 특성상 촬영이 있을 때는 많이 놀아주지 못해요. 분명한 건 나도 그 아이를 좋아하고, 그 아이도 나를 좋아한다는 거죠. 제 목표는 장난꾸러기 아빠가 되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도 끝까지 아이와 장난할 겁니다." 아이와 잘 놀아준다는 것뿐 아니라 '백수생활'을 즐긴다는 점도 극 중 인물과의 공통점이다. 그는 "한 달 반 정도를 아예 집 밖에 나가지 않았던 적도 있다"고 했다. "쉴 때는 밥 먹고 낮잠, 운동 또 낮잠, 책읽기, 그다음에는 누구 불러내 술 마시고…. 그런 백수생활을 해요. 예전에는 그런 백수 생활이 조금 길었는데, 요즘은 '2주에서 한 달 정도만 지나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기가 짧아졌다고 할까요?" (하하) 밝은 성격의 태만에 이어 3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도 김상경은 엉뚱한 웃음을 전한다. 재벌 2세로, 일 처리는 깔끔하나 엉뚱한 성격의 문태주 역할을 맡아 열연 중이다. "첫 대본을 읽을 때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상황이 웃긴 게 있었지만, 캐릭터가 그 정도로 엉뚱하진 않았거든요. 태주는 특이한 억양을 지닌 독특한 인물로, 멘사 회원이지만 감정 수준은 6-7세 정도에 머문 미성숙한 인물이에요. 사람들과 대인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캐릭터죠." 사실 코믹하면서도 엉뚱한 인물을 연기해 본 적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으나 다행히 반응이 좋아 내심 안도했다고 했다. 김상경은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에서는 문정희와, '가족끼리 왜 이래'에선 김현주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두 여배우 모두 연기적으로 "정점에 오른 숙성한 배우들"이라며 "젊은 연기자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느꼈다"고 했다. 코미디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와 '가족끼리 왜 이래'를 통해 유쾌한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는 김상경. "지금 나는 조증(躁症) 상태"라며 즐거워 한 그는 드라마가 끝난 후 다시 한 번 일상적인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상을 그린 영화에서의 연기가 제일 어려워요. 색깔이 없는 역할은 매우 어려워요. '살인의 추억' 때도 송강호 형은 색깔이 있었지만, 저는 아무런 색깔도 없었어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물의 색깔이 달라지기에 보람차요. 어렵지만, 그래도 그런 역을 연기하는 게 제일 재밌고 좋아요."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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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로 떠나는 명승 유람 '강원별곡'>양양금 국립민속박물관·강원도 '강원민속문화의 해'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올해 '강원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이 행사를 공동 주관하는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과 강원도가 이 지역 명승과 민속문화를 주제로 하는 '강원별곡'(江原別曲) 특별전을 23일 박물관에서 개막해 오는 9월10일까지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정수영(鄭遂榮·1743~1831)의 금강산 그림인 해산첩(海山帖)과 관동별곡(關東別曲)을 수록한 송강 정철(鄭澈·1536~1593)의 송강가사(松江歌辭)를 비롯해 양양금(襄陽琴), 올챙이묵틀, 채농, 강릉관노가면(江陵官奴假面) 등의 관련 유물 260여 점이 선보인다. 이번에 선보이는 양양금은 전주류씨 함벽당종택이 한국국학진흥원에 관리를 맡긴 거문고로, 함벽당(涵碧堂) 류경시(柳敬時·1666~1737)가 양양(襄陽) 군수로 재직할 때인 1726년 낙산사 이화정(梨花亭)에 있던 오동나무로 만들었다. 올창묵틀은 올창묵(올챙이묵)이라는 국수를 만들던 도구를 말한다. 그 묵 모양새가 올챙이를 닮아 올챙이국수로 알려졌지만 강원도 산간지역 사람들은 올창묵이라도 부른다. 물에 불린 옥수수로 만든 묵을 틀에 넣고 눌러서 만든다. 시원하고 맛이 구수해 여름철 별미로 꼽힌다. 채농은 싸리나무로 골격을 짜고 종이를 발라 마감해서 만들어 의복 등을 보관하기 위한 가구. 싸리나무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공이 어렵지 않아 장과 농을 대신할 가구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하곤 했다. 이 자리에 선보이는 강릉관노가면은 이 가면극 등장인물 중 시시딱딱이의 탈이다. 무서운 형상의 탈을 쓰고 입으로 '쉬, 쉬' 하는 소리를 내며 돌아다닌다. 재앙을 쫓는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는 이와 같은 유물들로 대관령을 경계로 영동·영서로 나누는 강원도 지역의 특성을 살려 영서지역 산촌에서 시작해 금강산을 비롯한 영동 지역 명승을 두루 둘러보는 여행자의 여정을 따르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먼저 영서지역 산촌을 배경으로 싸리머릿장, 채농, 막국수틀, 올창묵틀, 나무독 등의 살림살이를 보여주고, 이어 대관령을 넘어 강릉에 이르는 길에서는 사진과 영상이 어우러지는 강릉단오제를 맛보도록 한다. 금강산과 관동팔경 풍경은 이를 소재로 하는 그림과 글로 제시한다. 금강산과 설악산의 근대 관광기념품을 전시하고 입체경을 통해 이들 절경을 감상하는 체험 공간도 꾸민다. 이어 동해에 이른 여행객은 물적삼, 10kg이 넘는 머구리(잠수부) 투구 등을 통해 바다를 터전 삼는 강원도 사람들을 만난다. 마을제당에 걸린 남근목(男根木), 부적으로 사용한 척주동해비(陟州東海碑) 탁본을 비롯해 동해안 생업과 민속신앙 유물, 강원도 풍경과 일출을 주제로 한 영상작품도 소개한다. 서울 행사를 마친 이번 전시는 9월30일부터 11월23일까지는 국립춘천박물관으로 장소를 옮긴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13년에 8개월간에 걸쳐 심층민속조사를 진행한 삼척 갈남마을에는 '마을박물관'이 개관한다. 이 마을 토박이 최병록 씨의 배양장(멍게 종묘 배양공간)에 들어서는 마을박물관은 동해안 어촌 사람들의 삶을 오롯이 보여준다. 갈남마을은 명태잡이와 자연산 미역 채취로 유명했고, 동해안 최초 해산물을 양식한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