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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 회복…돌아온 '국민생선' 고등어><어획량 회복…돌아온 '국민생선' 고등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올해 초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치솟아 '금고등어'라고도 불린 고등어가 다시 '국민 생선'으로 돌아왔다. 하반기 들어 고등어가 많이 잡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고등어를 찾는 소비자도 부쩍 늘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어획량 부족으로 급등했던 고등어 가격이 다시 내려가면서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 전국 고등어 물량의 약 80%를 취급하는 부산 공동 어시장의 7월 고등어 조업량은 20㎏ 내외 상자 기준으로 지난해 7월(20만 상자)보다 15% 많은 23만 상자였다. 이어 8월에는 71만 상자를 조업해 작년 8월 조업량인 42만 상자를 크게(69%) 웃돌았다. 하반기 들어 물량이 늘자 고등어 경매 가격(500g 기준)도 상반기(14만원)보다 38% 내려간 8만5천원이 됐다. 상반기 내내 고전하던 고등어 판매도 어획량과 가격이 안정을 찾으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마트의 8∼9월 고등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5% 증가했다. 주 산지인 제주도 해역 온도가 예년보다 낮아지면서 올해 상반기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 조업량은 62만 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58만 상자)보다 60% 이상 줄었다. 어획량이 줄면서 고등어 평균 경매가도 작년 상반기 9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4만원으로 1년 새 56% 급등했다. 일본 방사능 이슈가 불거진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 상반기에 수산물 소비가 점차 되살아났지만 유독 고등어만 비싼 가격과 부족한 물량 탓에 수요가 감소했다. 이마트에서 올해 1∼6월 수산물 전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신장했다. 이 기간 갈치(10.2%), 삼치(23.8%), 꽃게(188.3%) 등 주요 수산물 매출이 대부분 늘었는데 고등어는 매출이 26.3% 줄었다. 이상훈 이마트 수산 바이어는 "고등어는 원래 저렴하면서도 영양가가 높아 가장 대중적인 생선으로 사랑을 받아왔다"라며 "한동안 가격이 올라 귀해졌다가 최근 다시 풍어를 맞아 고등어 할인 행사도 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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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속 심금 울리는 TV 광고…"아빠, 아버지"부성애 그린 광고 호소력 발휘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비 오는 출근길. 비좁은 엘리베이터 안. 퀵서비스를 하는 아버지와 출근 중인 딸이 우연히 마주친다. 딸은 초라한 아버지의 모습이 창피해 외면한다. 하지만, 곧이어 딸의 두 눈 가득 눈물이 고인다. 경제 본문배너 사무실 책상 위에는 "우리 딸 미안하다 빗길 조심히 오려무나"라고 쓴 빗물에 번진 메모와 박카스가 놓여 있다. 가슴 뭉클한 여운을 남기는 이 광고는, 지난해 '박카스 29초 영화제'에서 우수상을 받은 '박카스-대한민국에서 불효자로 산다는 것' 편으로 지난 6월 TV 전파를 탔다. TV 광고 '박카스-대한민국에서 불효자로 산다는 것' 편. 최근 가족을 위해 남몰래 애쓰는 아버지의 고단하고 애잔한 삶을 소재로 하는 TV 광고가 부쩍 늘고 있다. 이들 광고는 장기화하는 경기침체 속에 위로받고 싶어 하는 대중의 심리와 맞물리면서 강한 호소력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광고 속에 자주 등장했던,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울림 없는 아버지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KCC건설[021320]이 지난달 선보인 TV 광고 '스위첸-아빠의 집' 편은 주로 엄마나 주부의 시각으로 표현됐던 기존 아파트 광고의 틀을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와 아내의 즐거운 야외식사를 위해 홀로 매운 연기를 마시며 고기를 굽고, 바쁜 아침 출근길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느라 쩔쩔매고, 모처럼의 여행길에 잠든 아이와 아내를 두고 혼자 눈을 부릅뜬 채 운전을 하고, 휴일 아이들과 놀아주려다 결국 소파에 기댄 채 곯아떨어진 아빠. KCC건설 TV 광고 '스위첸-아빠의 집' 편. 가수 정훈희의 '꽃밭에서'를 배경음악으로 담담하게 묘사되는 평범한 아빠의 일상이 소비자들로부터 잔잔한 미소와 함께 폭넓은 공감을 끌어낸다. "당신보다 더 큰 집은 없습니다"는 카피도 인상적이다. KB국민카드가 지난 5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기업PR 광고캠페인 '마음을 씁니다'의 첫 TV 광고 '여행' 편은 아들과 함께 첫 기차여행을 떠난 아버지의 모습을 담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무뚝뚝하고 말이 없지만 늘 뒤에서 묵묵히 아들을 믿어주었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쑥스러워서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못한 아들이 등장한다. 늙어버린 아버지는 지팡이를 챙기는 아들에게 손사래를 치지만 얼마 못가 지팡이를 받아 든다. KB국민카드 TV 광고 '여행' 편. 신한은행이 선보인 TV 광고 '신한미래설계-따뜻한 은퇴' 편은 지금껏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지만 이제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중년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다.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가수 싸이의 경쾌한 랩 '아버지'와 평생을 고단한 샐러리맨으로 살아온 아버지의 모습이 묘하게 어울린다. 특히 "힘들어도 간다 여보 얘들아 아빠 출근한다"는 노랫말의 울림이 크다. 신한은행 TV 광고 '신한미래설계-따뜻한 은퇴' 편.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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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이제는 미국>①'굿닥터' '나인' 미국판 나온다.美 한류드라마 스트리밍사이트 이용자의 80% 非아시아인"미국서 드라마포맷 문의 2년전만 해도 연간 1~2건, 이제는 매달 문의전화" <※ 편집자주 =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차트를 뒤흔든 이후 한류는 미국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현재 중국에서 한류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여전히 한류에 꿈의 무대이자 갈 길이 먼 넓은 땅입니다. 하지만 최근 의미심장한 변화가 잇달아 감지됩니다. 한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이 미국에 수출됐고, 한국영화도 현지 개봉에서 과거와는 다른 성과를 거뒀습니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방식으로 미국 시장을 파고드는 한류를 4회에 걸쳐 조명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겨울연가'가 일본 열도를 뒤흔든데 이어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대륙을 들썩이게 했다. 그리고 이제 미국이다. 여전히 한국은 미국 드라마의 주요 수입국이고, 국내 '미드'(미국드라마를 줄여 부르는 말)의 시청자는 굳이 마니아층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 저변이 넓다. 그만큼 미드는 지난 수십년에 걸쳐 한국 시청자에게 익숙한 콘텐츠이자, 그 소재와 완성도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 미국에서 최근 스트리밍사이트 등을 통해 한류드라마를 시청하는 붐이 일고 있다. 언뜻 재미동포들이 주 시청층일 것 같지만 비(非)아시아인들이 더 많이 시청하고 있다. 자막 읽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미국인들이 영어 자막을 읽어가며 한류드라마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 드라마의 포맷을 잇달아 수입해 미국판으로 제작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류드라마의 소재와 스토리를 산 것이다. 미국 드라마 수입 수십년 만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 "미국 시청자, 한류 로맨틱코미디에 열광" 국내에서 드라마가 방송되면 중국에서는 동시간 혹은 수 시간 내, 미국에서는 반나절이면 그 드라마를 중국어·영어 자막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시대다. 지난 2009년 미국에서 오픈한 드라마 전문 스트리밍사이트 '드라마피버'. 재미동포 박석 씨가 만든 이 사이트가 취급하는 주요 콘텐츠는 한류드라마다. 수익의 70%가 한류드라마에서 나온다. 하지만 가입자의 80%가 비 아시아인이다. 1천800만여 명이 가입한 이 사이트의 이용자 40%가 백인이고, 히스패닉이 26%다. 아시아계는 15% 정도에 머문다. '상속자들'을 서비스하면서 6개월 만에 1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는 박 대표는 비 아시아인들이 한류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에 대해 "우리 사이트의 주요 고객은 18~34세의 여성"이라며 "이들은 미국 드라마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한류 드라마의 로맨틱 코미디, 멜로 장르를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커피프린스 1호점' '내 이름은 김삼순'과 최근의 '별에서 온 그대'까지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모두 성공했다. 진짜 잘된다. 하지만 액션이나 스릴러 같은 장르는 인기가 없다. 이미 미국에서 더 잘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로맨틱 코미디는 한국이 독보적이라는 평이다. 경쟁력이 정말 높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한류 드라마의 성장 가능성을 한국에서 오히려 낮게 보는 것 같다. 한류드라마를 서비스하는 해적 사이트도 무척 많다"면서 "미국 시청자들이 한류 로맨틱코미디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한류드라마가 세계 시장을 제패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 미국판 '나인'·'굿닥터' 선보인다 포맷 수출 첫 테이프는 지난해 tvN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이 끊었다. 주인공이 아홉차례의 시간여행을 통해 가족의 아픈 과거사를 접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현재의 삶이 변화되는 이야기를 멜로와 버무린 작품. '가십 걸' '디 오씨' '캐리 다이어리' 등을 만든 유명 제작사 페이크 엠파이어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은 미국판 '나인'은 현재 파일럿 방송을 위한 대본이 나왔으나 다시 수정 작업 중이다. 미국은 어떤 드라마든 파일럿으로 1회 방송을 해본 후 시청자의 반응을 살펴 정규방송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드라마 제작이 진행된다. 파일럿 방송 기회를 얻기까지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한다. tvN은 15일 "미국은 기본적으로 드라마 제작이 빨리 진행되지 않고, 미국서 연간 기획되는 드라마가 300~500개 정도인데 그중에서 방영되는 건 5%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아직 '나인'은 파일럿 방송을 하지 못했지만 대본까지는 나왔고, 미국 지상파 채널인 abc 방송에서 방영되는 안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tvN을 운영하는 CJ E&M은 "기존 미국드라마들은 주로 영국 드라마의 포맷을 구입해 왔지만, 최근에는 이스라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홈 랜드'가 큰 인기를 끄는 등 다양한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나인' 역시 미국의 제작사가 적극적으로 제작 의지를 밝혀 거래가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E&M은 "최근 한국드라마가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많이 끌고 미국 내에서 아시아인의 위상도 높아지면서 한국 드라마 포맷에 대한 인기도 급증하고 있다"며 "2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 1년에 1~2건 정도 포맷 구매 문의전화가 왔다면 요즘은 매달 문의가 있을 정도다. 앞으로 시장 전망은 무척 밝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에는 KBS '굿닥터'가 미국 CBS방송을 통해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을 지닌 자폐성향의 발달장애 청년이 역경을 딛고 소아외과 전문의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KBS는 CBS스튜디오와 3AD, 엔터미디어가 지난달 초 내년 시즌 방송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고 CBS가 그 자리에서 바로 제작 추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계약을 성사시킨 KBS 유건식 BM(비즈니스 매니저)은 "미국 측이 자폐를 극복하고 성공하는 이야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설명회에서 바로 계약이 성사되는 비율이 10% 정도뿐인데 '굿닥터'는 CBS가 내용을 듣자마자 OK했다"고 밝혔다. 유 BM은 "계약이 체결됐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방송까지 되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굿닥터'가 성공적으로 방송되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일단 방송이 되고 나면 한류드라마의 포맷에 대한 수요가 봇물 터진듯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닥터'는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최한 '제1회 K-스토리 인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에 알려졌다. 당시 콘진원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15편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행사를 진행한 콘진원 이도형 만화스토리산업팀장은 "행사에 어떤 바이어들이 참여하느냐가 중요한데 미국 주요업체 50여 개사가 참여했다"면서 "미국 바이어들은 한류 콘텐츠의 독특한 스토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한류에 있어 중국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면, 미국은 반드시 진출해야할 가장 큰 시장"이라며 "미국을 뚫게되면 다른 신흥시장도 자연스럽게 뚫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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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담뱃값 물가연동제 앞서 해야할 일(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종합금연대책 가운데 담뱃값 인상의 핵심내용은 두 가지다. 일단 내년 1월 담뱃세를 2천원 올려 현재 2천500원인 담뱃값을 4천500원으로 올리고 담뱃세에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안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등의 입법 예고를 통해 담배가격을 구성하는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건강증진부담금, 개별소비세 등을 30% 안의 범위에서 소비자 물가와 흡연율 등을 연동해 조정할 수 있다는 근거조항을 담았다. 정부는 이어 법 시행령을 통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기준점을 5%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에 도달하는 시점에 이를 반영해 담배가격을 올린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률을 2~3%로 가정할 경우 2~3년에 한번씩 200~300원 정도 오르게 될 전망이라고 한다. 물가상승률이 1.3%를 기록한 작년처럼 저물가가 이어지면 인상시점은 더 늦춰지는 방식이다. 담뱃세에 물가연동제를 도입하자는 논의는 몇 차례 있었다. 담배 관련세금에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는 의원입법안들도 나왔고 기획재정부도 작년 담배 세금ㆍ부담금 개편방안을 논의하면서 물가연동제를 검토한 바 있다. 정부는 우선 금연 효과의 지속성을 이유로 든다. 담뱃값이 오른 뒤 한동안 조정이 없으면 금연 효과가 떨어지지만,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 담뱃값이 물가에 따라 계속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금연 효과가 지속되고 물가상승률이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연동돼 가격 효과의 강도 역시 더 크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또 담뱃세 관련 법령들이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나뉘어 담뱃세 인상을 위해 관련 부처가 각각 법 개정안을 내야하고 이 과정에서 논란이 증폭되는 등 담뱃값 인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것이다. 한국 조세재정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을 연 3%로 가정하고 담뱃세 인상ㆍ물가연동제 도입이 시행되면 10년 뒤 담배 한 갑이 6천 원이 넘고 담배소비량은 6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흡연자가 금연을 결정할 정도의 가격 인상 후 물가연동제로 담뱃값의 점진적 인상을 유도, 금연 효과의 지속성을 확보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미 최초 담뱃세 인상 폭을 둘러싸고 세수부족에 따른 `우회 증세', 흡연율이 높은 서민층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서민증세'란 비판이 거세다. 담배 가격을 구성하는 세금ㆍ 부담금 (현재 62% 수준) 가운데 담배소비세ㆍ지방교육세는 지방재정으로 들어갔다. 비중이 늘어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가운데 증액되는 금액은 최대한 금연사업에 쓰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건강증진부담금으로 조성된 기금 가운데 연간 1.3%밖에 금연사업에 쓰이지 않았던 사례는 정부 스스로 이런 불신과 비난을 초래한 측면이 크다. 우선 국민건강증진기금 예산의 사용 분야를 목적에 맞게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 물가연동제의 적용 대상 세금 및 부담금의 용도 역시 최대한 국민의 건강증진에 쓰도록 하는 근거 규정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서민의 생활에 부담을 주는 가격인상수단인 만큼 재벌 등 부자감세 축소 등 조세의 공평성을 보여줄 수 있는 노력이 병행돼야 담뱃세 인상에 대한 불신과 비난을 해소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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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로 세계 구호시장 노린다"…대학생 김재학씨>"메뚜기로 세계 구호시장 노린다" 대학생 창업가 김재학씨(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전북대학교 고고문화인류학과에 재학 중인 김재혁(27)씨는 메뚜기로 구호식품을 만들어 세계 구호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는 2년여의 노력 끝에 최근에는 'SOL'(Save one's life)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쳤고, 시제품도 만들어냈다. 2014.9.10 <<지방기사 참조>> chinakim@yna.co.kr 메뚜기 단백질, 닭·소고기보다 3배 많아…"친환경 미래식량으로 가치 커"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메뚜기 식품으로 세계 최고의 구호식품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전북대학교 고고문화인류학과에 재학 중인 김재학(27)씨는 메뚜기와 '로맨스'에 빠진 대학생 창업가다. 그는 메뚜기를 가공해 만든 식품으로 세계 구호식품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2년여의 노력 끝에 최근에는 'SOL'(Save one's life)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쳤고 시제품도 만들어냈다. 또 후원자들을 찾아 사육시설 부지와 생산시설, 사육기술 전수 등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와 있다. 그는 "유엔 미래식량보고서에 따르면 메뚜기의 단백질 함량은 100g을 기준으로 보면 닭이나 소보다 3배가량 많고, 같은 양의 사료를 줬을 때 생산되는 양도 다른 가축보다 9배 정도 많다"며 "사육 과정 자체도 친환경적이어서 미래 식량으로서 가치도 크다"고 메뚜기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농식품부가 2011년 '곤충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에서 2015년까지 1천100억원을 투자해 시장규모를 3천억원까지 키울 예정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시장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김씨가 메뚜기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대학시절 봉사동아리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재해 현장에서 문득 들었던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때문이다. '메뚜기 구호식품' 대학생 창업가 김재학씨(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전북대학교 고고문화인류학과에 재학 중인 김재혁(27)씨는 메뚜기로 구호식품을 만들어 세계 구호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는 2년여의 노력 끝에 최근에는 'SOL'(Save one's life)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쳤고, 시제품도 만들어냈다. 2014.9.10 <<지방기사 참조>> chinakim@yna.co.kr 그는 "구호식품 시장은 '구호'라는 가치 아래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 사업을 계획한 것을 '돈'보다는 '가치'가 우선인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며 "제 주위에서는 '그게 가능하겠느냐'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지만 뜬구름 같던 이야기가 지금은 시제품까지 완성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 소비자를 세계 각국 정부와 구호활동을 하는 대기업, 해외봉사활동을 하는 전국 대학교 등으로 설정했다. 김씨는 "막상 사업을 계획하고 눈을 돌려 보니 세계 구호시장 규모가 100억달러가 넘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직은 무리지만 메뚜기의 우수성을 알려 유엔 조달업체에 등록만 한다면 세계 구호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허황된 꿈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메뚜기 사육부터 가공, 제품생산까지 총괄적인 생산라인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창업교육, 곤충산업교육, 후원자 모집 등 직접 발로 뛰며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시제품인 '메뚜기 쿠키'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과기능사 자격증 공부도 병행해 필기시험 통과 후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생인 그가 지금 단계까지 오기에는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그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자본이 부족해 후원자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창업스쿨에서 만난 멘토 분들의 도움으로 평소 구호사업이나 봉사에 관심 있는 CEO 분들을 소개받았고 서울, 인천, 수원, 청주, 전남 등을 직접 찾아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도움을 받게 됐다"고 창업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설명했다. 김씨는 "지금은 비록 메뚜기를 직접 사육하지 못하고 있지만 사육 기술을 전수받으면 생산 단가를 더 낮출 수 있다"면서 "생산단가를 낮추고 나면 메뚜기 쿠키 외에도 에너지바나 전투식량, 단백질 보충제 등 제품 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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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日애니만 피해? 한류콘텐츠 저작권 침해도 심각>중국 시장 커지면서 한류드라마·K팝 불법유통 관리 필요성 커져 "문화 전파와 공유의 측면도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 세상의 발달로 이제는 국경을 넘어 온라인에서 얻지 못하는 콘텐츠가 없어지면서 저작권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미국 주요 제작사들이 국내 '미드'(미국 드라마) 자막 제작자를 집단 고소한 데 이어, 지난 30일에는 일본 정부와 대형출판사들이 자국 만화 등을 무단으로 공개한 해외 인터넷 사이트 약 300개의 운영자에게 콘텐츠 삭제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콘텐츠의 저작권을 지키겠다는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이를 계기로 한류콘텐츠의 해외 불법 유통 실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한류 콘텐츠야말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불법 유통되는 대표적인 콘텐츠라고 입을 모은다. ◇ 중국·미주 중심으로 불법 한류 콘텐츠 활개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전세계적으로 한류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상당수가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다. 과거에는 교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의 수요가 집중됐다면 요즘에는 해외 현지 팬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요구에 발맞춘 신속하고도 친절한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신속하다는 것은 드라마의 경우 국내 방송 이후 1~2시간 후면 현지 인터넷을 통해 불법이든, 적법이든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친절하다는 것은 현지 팬들을 위한 현지어 자막이 붙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미드를 소비하는 방식과 같다. 국내에서도 인기 미드가 미국 현지에서 방송되고 나면 1~2시간 내에 해당 미드에 영어 자막이 붙은 버전을 국내 인터넷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 미국 제작사들이 고소한 것은 미드에 자막을 붙인 사람들이다. 자막은 2차 저작물에 해당되기 때문에 원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않은 상태에서 만들어 공유하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한류 드라마 역시 같은 방식으로 중국과 미주를 중심으로 오랜기간 불법 유통돼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류스타 박해진의 소속사 더블유엠컴퍼니의 황지선 대표는 "중국에서 한류 콘텐츠가 정식 채널을 통해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2년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상당수의 드라마가 현지 동영상 사이트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됐고 현재도 유통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특히 중국에서 드라마, 영화 콘텐츠를 취급하는 모바일 앱이 30개 정도 되는데 이 앱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비롯해 미드, 일드, 영화가 중국어 자막과 함께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이들 앱에는 광고가 많이 붙어 그걸로 앱이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를 시작으로 한류드라마의 전송권을 중국 인터넷사이트에서 정식으로 구매해가면서 판권가도 치솟고 있지만 이렇게 된 지가 얼마 안됐고, 지금도 여전히 최신작이 아닌 몇년 된 드라마는 불법으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류스타 이민호의 소속사 스타하우스의 장영훈 대표는 "이민호가 주연한 '시티헌터'만 봐도 당시 중국에 팔리지 않았는데 국내에서 방송된 지 1시간 조금 넘으면 중국어 자막이 붙어 중국 사이트에 올라왔다"고 밝혔다. 사정은 교포들이 많은 미주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장 대표는 "미국 교포들이 과거에는 비디오가게에서 한국드라마 녹화테이프를 빌려서 보곤 했는데, 요즘은 미주 지역에 서비스되는 중국어권 사이트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거의 실시간으로 이용하고 있다"라며 "역시 중국어 자막이 붙어 서비스되는데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K팝도 일본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음반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공연과 행사 등을 통해 수입을 얻는다. 한 대형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한류 초반에는 K팝을 알리는 차원에서 불법 콘텐츠 유통을 방관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렇게 무료로 널리 유통되면서 K팝이 세계무대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그러다보니 이제는 불법유통이 당연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음반의 경우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루트로 판매를 할 수 없다고 보면 되고, 음원 역시 아이튠스 서비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수입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음원 불법다운로드는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 신속하게 대량으로 퍼뜨려 저작권자 피해 미드 자막 제작자 고소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미국 대형 방송사들은 통상 개인에 대해선 저작권 행사를 하지 않지만 이번에 입건된 자막제작자들은 너무 대규모로 신속히 자막을 퍼뜨려 관련 업체들이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미드'를 방영하는 국내 케이블TV에선 관련 수익 악화로 대책회의가 열렸고, 전문번역가들도 고사 위기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송을 통한 합의금보다는 불법 관행에 대한 제재 목적이 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대형출판사 30개사는 공동으로 한국, 중국, 스페인 등에 기반을 둔 인터넷 사이트 약 300개의 운영자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지 않고 무료로 공개한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일제 삭제를 요구할 계획이다. 삭제 요구 대상은 애니메이션 약 80편과 만화 약 500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출판사는 사이트 운영자가 삭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현지 법원에 소송을 내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함께 전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무료로 유통되는 작품이 많아 작가나 출판사의 수입이 감소하고 이들 문화 산업의 기반이 침식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폐해는 한류콘텐츠도 빗겨가지 않는다. 정식으로 구매하지 않아도 불법으로, 무료로 대규모 유통되기 때문에 한류 콘텐츠를 굳이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퍼져 나가면서 장기적으로는 한류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 "문화 전파와 공유의 측면도 고려해야" 저작권은 보호돼야하고 창작자의 노력에는 정당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 콘텐츠의 불법유통을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콘텐츠 저작권 문제를 문화를 전파하고 공유하는 측면에서도 바라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K팝의 세계화 뒤에는 콘텐츠의 불법 유통을 제재하지 않은 전략(?)이 주효했다는 업계의 '증언'이 나오는 것처럼 한류가 지금처럼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인기를 끈 데에는 초반 '무차별 유통'에 대한 묵인이 한몫을 했다. 미드가 국내에서 인기를 끈 것 역시 국내 팬들이 '팬심'의 발로로 좋아하는 드라마 대사를 자발적으로 해석하고 자막을 달아 다른 이들과 공유한 '취미활동'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활동 속에서 미드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방송사들이 앞다퉈 인기 미드를 수입하려고 나섰고, 심지어 미국과 거의 동시에 한국에서 해당 미드가 방송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팬들이 문화 콘텐츠를 향유하는 부분에는 엄격한 잣대보다는 문화를 함께 누린다는 측면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저작권은 당연히 제대로 관리해야한다"면서 "하지만 융통성을 보여야 하는 부분도 있다. 자칫 소탐대실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무엇이 한류의 지속과 확산에 도움이 되는지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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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개코 "힙합 인기, 시대와 대중이 선택해준 덕"다이나믹듀오의 개코와 리쌍의 개리(우측) '힙합계 쌍두마차' 리쌍 개리·다이나믹듀오 개코, 첫 합동 인터뷰 "래퍼에게 정답은 없어…때론 '먹통 힙합' 그립죠"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리쌍(개리, 길)과 다이나믹듀오(개코, 최자)는 자타 공인 '힙합계 쌍두마차'다. 두 팀은 경쟁도 하지만 격려도 하는 끈끈한 사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중 1999년 허니패밀리로 데뷔한 뒤 2002년 리쌍을 결성해 활동 중인 개리(본명 강희건·36), 2000년 씨비매스로 데뷔해 2004년부터 다이나믹듀오로 활동 중인 개코(김윤성·33)는 후배 래퍼들이 '리스펙트'(Respect) 하는 형님들. 이들의 음악을 자양분으로 꿈을 키웠다는 래퍼도 다수다. 2002년 리쌍의 첫 앨범에 씨비매스가 참여하며 개리와 개코는 처음 인연을 맺었다. 올해로 13년 지기인 두 사람을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났다. "어이, 개투다~!" 개리가 먼저 온 개코를 이렇게 부르며 반겼다. '개투다'는 별 뜻 없이 개코를 부르는 닉네임이라고 한다. 인터뷰 전날도 하하와 별 부부의 아기 돌잔치에서 만났다는 둘은 함께 인터뷰하는 게 처음이라며 흥미로워했다. 눈매가 맹견 느낌이어서 '개리', 코가 개처럼 생겼다고 '개코'란 별명으로 불렸다는 둘은 예명뿐 아니라 선글라스를 낀 외모 등 여러모로 닮은꼴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들의 음악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랩의 전달력과 표현력에 있어서 '클래스가 남다르다'는 점은 두드러진 공통점이다. 이들과 요즘 힙합계의 흐름, 중견 래퍼들이 겪는 음악적인 고민 등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봤다. ◇ 요즘 힙합계는…"랩 스타일·캐릭터 등 정체성 강한 래퍼 많아" --첫 만남을 기억하나. ▲ 리쌍 첫 앨범에 피처링하며 정식으로 인사했지만 개리 형을 처음 본 건 우리가 공연하던 언더그라운드 클럽에 허니패밀리가 왔을 때다. 마치 '한국의 우탱클랜' 같은 느낌이었다. 또 한 번은 백화점 행사에서 허니패밀리 무대를 봤는데 길 형이 관객석으로 '다이빙'하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개코) ▲ 하하하. 그때 무대가 충격적이어서 나도 기억난다. 2m 높이 무대에서 길이 뛰어내려서 관객이 다쳤을까 봐 진짜 걱정했다.(개리) -- 힙합이 몇 년 새 대중적인 장르로 떠올랐다. 버벌진트, 빈지노 등 수많은 래퍼의 노래가 음원차트 1위를 장식하고 랩이 안 들어간 음악이 없을 정도인데. ▲ 잠깐 주춤하다가 확실히 올라왔다. 래퍼들의 인기가 많아지며 여성 팬들도 생겨났다. 예전엔 공연하면 많아야 500~600명 규모였는데 요즘은 몇천 석짜리 공연장도 꽉 찬다.(개리) ▲ 한때는 힙합계에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지 못해 주춤했는데 요즘은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스타들이 많아졌다. 시대와 대중이 힙합을 선택해줬고 이에 맞춰 색깔이 강한 친구들이 많이 나오면서 지금은 트렌드가 된 것 같다.(개코) -- 예전엔 무브먼트, 부다사운드 등 대표적인 힙합 크루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아메바컬처, AOMG, 일리네어레코즈 등 레이블 중심으로 크루가 형성되는 분위기인데. ▲ 국내 힙합 태동기의 래퍼들은 크루 안에서 음악적인 품앗이를 했지만 지금은 레이블 차원의 크루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레이블이 달라도 음악적인 친분, 비즈니스 관계로 콜라보레이션(협업) 하는 사례는 더 많아졌다. 초기 크루 문화가 발전적인 형태로 자리 잡은 것 같다.(개코) -- 각자 생각하는 매력적인 래퍼란. ▲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진부한 가사를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하는 래퍼도 있고 패션과 캐릭터까지 멋진 래퍼도 있다. 요즘은 랩 실력에, 패션, 예능감, 캐릭터까지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 랩에 메시지까지 담는다면 '베스트'다. 다소 아쉬운 점은 과거엔 힙합 팬들이 래퍼의 생각과 사상에 공감했다면 요즘은 캐릭터에 더 영향을 받고 좋아하는 것 같다.(개리) ▲ 형 말처럼 래퍼의 아이덴티티가 중요하다. 언어유희를 잘하거나 평범한 가사도 색다르게 표현하는 등 개성이 한층 뚜렷해졌다. 힙합 팬들이 디테일한 감정선을 살린 개리 형의 랩을 기대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개코) -- 그래도 실력 있는 MC(Microphone Controller: 랩을 하는 사람)라면 라임(랩의 운율)과 플로우(목소리 톤, 박자를 밀고 당기는 스타일 등 랩의 흐름) 등의 스킬이 중요하지 않나. ▲ 비트를 듣고 '랩을 어떻게 구성하고 표현할 것인가'란 점에서 총체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랩 가사를 쓰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언어 구사력이 다양할 것이고, 영화와 그림을 좋아하면 장면이 연상되게 표현할 것이고, 일상의 언어도 사용할 것이다.(개코) ▲ 난 랩 가사를 이야기처럼 풀어쓰는 스타일이다. 라임이 랩의 재미이긴 한데 그것보다 주제를 정하고 서술적으로 1절, 2절, 3절의 기승전결을 구성한다. 글을 먼저 써서 플로우를 많이 신경 못 쓰는 편이다. 방식을 바꿔보려 하는데 수년간 버릇이 돼서 안 되더라. 개인적으로 리쌍의 '러시'(Rush) 가사를 쓸 때 나의 경험과 의지가 잘 표현된 것 같다.(개리) -- 유독 힙합에선 '19금' 가사가 많은데 래퍼들은 심의에 크게 구애받지 않나. ▲ 고려 안 하는 건 아니지만 난 심의 걱정을 덜 하는 편이다. 현실에선 아름다운 사랑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하하. 어떤 곡은 말을 돌리기 어려워 거침없이 쓰는데 그럴 땐 콘셉트를 잡고 시작한다.(개리) -- 근래 '감성 힙합'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후렴구에 말랑한 가사와 대중적인 멜로디가 담긴 랩 음악을 뜻하는데 이러한 곡들이 잇달아 히트했다. 마치 힙합의 생존 방식처럼 느껴지는데. ▲ 그런 흐름을 '좋다, 나쁘다' 단정 짓기 어렵다. 리쌍도 1집 때는 반항심이 있어 '러브 송'을 안 했는데 2집 때 둘 다 여자 친구가 생기자 사랑 얘기가 80%가 되더라. 이때부터 사랑 노래가 타이틀 곡이 됐으니 대중적으로 빨리 갔다. 요즘 다른 래퍼들도 그러한 흐름의 음악으로 잘 돼서 좋다. 사실 한 곡을 차트에 올리는 건 무척 힘든 일이다. 대중적인 요소, 반복적인 펀치 라인 등 생각할 게 무척 많다. 차라리 비트 하나 주고 랩하라는 게 더 편할 수 있다. 우리와 달리 다이나믹듀오는 랩의 농도가 진했고 그 힘이 단단해진 케이스다. 이들의 '불면증'이란 곡을 좋아하는데 가사에 젖어들게 된다. 마니아가 단단한 이유다. 나도 요즘 다른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개리) ▲ 하루 살기도 빡빡하니 시대가 심각한 노래, 영화, 드라마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예술 영화도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세상의 각박함에서 탈출하고 싶은 게 사실이다. 완전히 신나거나 달콤한 음악이 쉽게 소비되는 이유다. 그래서 어떻게 균형을 잡고 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개코) 리쌍의 개리 ◇ 중견 래퍼의 고민은…"프로듀서로서 고심 커, 실력에 한계 느낀다면…" -- 음악 방향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말로 들리는데. ▲ 우린 래퍼이면서 프로듀서이니 랩 스킬보다 앨범 전체의 흐름을 봐야 한다. 또 '먹통 힙합'(미국 동부 힙합 스타일로 단순한 비트와 반복적인 루프의 힙합)인 우탱클랜의 음악으로 입문해 마치 첫사랑처럼 그리움도 있다. 가사에서 어떤 얘기를 해야 할까도 고민이다. 거침없이 랩을 뱉는 친구들을 보면 그 자신감이 멋있어 보인다. 하지만 난 예전과 달리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지도가 생겼고 돈도 좀 벌었고 나이도 찼다. 옛날에는 삶의 애환을 썼지만 누가 봐도 배가 불렀으니 요즘 추세로 자랑처럼 가사를 쓰면 비호감 아닌가. 경제력, 인기 등 개선된 상황을 모두 떠나 마치 1집 때처럼 정신적으로 힘들다.(개리) ▲ 개리 형 얘기에 공감한다. 프로듀서이다 보니 한 줄 언어유희, 16마디 안의 랩 스킬보다 앨범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고민이다. 하루가 다르게 신곡이 쏟아지는 현실이지만 자극적인 음악보다 작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 10년 넘게 하다 보니 어떤 테마와 표현을 좋아하는지 감은 좀 생겼는데, 음악이 점차 부드러워져서 오는 괴리감도 있다. 내가 어린 시절 영향받은 음악은 힙합 본연의 심플한 비트에 특별한 구성없이 랩을 신나게 풀어내는 것이었다. 다행인 건 음악과 패션은 20년에 한 번씩 유행이 돌아온다는데 요즘엔 한층 미니멀한 스타일이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 있다.(개코) -- 서로의 음악을 들으며 감탄할 때도 있을 텐데. ▲ 형의 랩은 거칠고 야한 단어를 뱉어도 공감되는 힘이 있다. 형이 지금 '예전에는 힘들고 이겨냈다는 얘길 썼다면 지금은 상황이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무척 진솔한 것이다. 음악에 진정성을 담기에 감동을 준다.(개코) ▲ 개코는 랩의 발음, 전달력, 후렴구를 만드는 구성 능력까지 빠질 게 없는 래퍼다. 특히 개코는 외유내강 형이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음악에 정곡을 찌르는 진지함과 해학적인 재미를 함께 담는다. 랩 톤도 날카롭다. 다이나믹듀오는 이제 믿고 듣는 팀으로 보증이 됐다.(개리) -- 다듀에게 리쌍은, 리쌍에게 다듀는. ▲ 리쌍은 좋은 형들이다. 음악적인 능력은 이미 검증됐으니 우리가 논할 문제는 아니다. 기분 나쁘면 바로 얘기해주는 솔직한 형들, 그래서 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고마운 형들, 한결같은 형들이다. 선의의 경쟁도 하지만 음악 모니터도 해줘 든든한 선배다.(개코) ▲ 다이나믹듀오는 좋은 동생들이다. 하하. 성격이 모나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 만나도 편하다. 음악적으로는 가장 인정하는 팀이다. 솔직히 리쌍은 대중적이고 소프트한 음악을 해서 내가 힙합을 얘기하는 게 애매할 수 있는데 이 친구들은 다르다. 어린 친구들 중 다이나믹듀오의 랩을 교과서처럼 연습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한국 힙합계의 든든한 기둥이다.(개리) -- 성공한 중견 래퍼이지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나. ▲ 어제 비트를 하나 받아서 7~8시간 동안 듣다가 밤 11시에 귀가 먹먹해졌다. 냉장고에서 맥주 두 캔을 마시니 취하더라. 가사가 안 써져 '여기까지인가'란 생각도 들었다. 운동선수라면 체력이 다하는 지점에서 은퇴하는데 음악은 기준이 없다. 내 실력에 한계를 느껴 그만둔다면 돈의 행복을 뛰어넘는 슬픔일 것이다. 최근 빈센트 반 고흐의 책 '영혼의 편지' 상권을 읽었는데 '닥치고 그림이나 그리자'는 예술 정신은 마치 '또라이' 같았지만 그랬기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을 것이다. 그러나 난 평범한 사람이니. 하하.(개리) ▲ '서칭 포 슈가맨'이란 다큐 영화를 봤는데 공전의 히트를 한 뮤지션 슈가맨은 돈, 명예를 다 버리고 사라져 다른 삶을 택했다. 멋있고 위대하다고 여겼지만 그렇게 사는 건 어렵다. '나라면 그렇게 살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봤다.(개코) -- 예명도 비슷한 두 사람이 함께 콜라보레이션(협업) 해도 재미있겠다. ▲ 언젠가 할 수도 있겠지만 계획이 잡힌 건 아니니 비밀에 부치겠다.(개리, 개코) 다이나믹듀오의 개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