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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이주여성 근로조건 열악…성폭력 피해도 12.4%"[연합뉴스TV 제공]공감·이주여성인권센터 조사…국회서 실태 보고회 이주여성 농업노동자 대부분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는 성폭력 피해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14일 밝혔다.이들 단체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5∼8월 베트남·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 농업노동자 2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65.9%가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고 있으며 76.8%가 월평균 휴일이 2일 이내라고 대답했다.월급은 59.2%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130만 원 이하라고 대답했고, 80.6%가 고용주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지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숙소는 대부분 농장 안의 외딴곳에 있는데, 내부가 좁고 분리된 공간이 별로 없으며 위생과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농산물 재배 업종의 주거환경이 열악해 67%가 컨테이너나 비닐하우스 등 가건물에서 지내고 있고, 고용주 등이 마음대로 숙소에 드나든다는 답변도 35.7%에 이르렀다. 욕실이나 침실에 잠금장치가 없다는 답변도 각각 26.5%였다.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사례는 12.4%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4%가 한국인 고용주나 관리자에게 피해를 봤다. 심층 인터뷰에 응한 피해자 5명은 가해자가 어깨를 껴안거나 엉덩이를 만지거나 옷을 당겨서 속살을 들여다보는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한국말이 서툰 데다 경찰서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 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공감의 소라미 변호사는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는 숙소가 정부 기준에 맞는지 사전에 반드시 검증받아야 한다"면서 "이주여성 농업노동자들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고 성폭력 피해를 예방·구제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김삼화(국민의당)·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감·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주관으로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이주여성 농업노동자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보고회'를 연다.보고회는 인사말, 농업 분야 이주노동자 근로 실태를 다룬 영상물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상영, 김지혜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와 김정혜 고려대 법학연구원 연구교수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전수안 공감 이사장이 좌장을 맡을 토론 순서에는 김선재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실 사무관, 최창행 여성가족부 권익정책과장, 강성의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 센터장,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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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매씨 가족'이 렌즈에 담은 근현대 한국의 풍경부산 일신기독병원 설립자 유품사진 9천장 발견…경기대박물관 7일부터 전시 '돌계단을 베개삼아'…포대기에 싼 네 쌍둥이.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4월 화재가 난 부산 동구 증산마을 풍경. 화재민 연락소라고 적힌 드럼통 뒤로 사람들이 몰려 있다.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대에 걸쳐 국내에서 헌신적인 의술을 펼친 호주인 선교사 가족이 카메라에 담은 방대한 양의 우리나라 근현대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이들은 부산을 포함해 평양, 금강산, 서울, 수원, 속초, 양양, 영천, 여수, 보은, 공주, 울릉도, 경남 등 전국 25개 도시에 의료봉사를 다니며 사진 9천여장을 남겼다. 아이 업은 엄마.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이번에 공개되는 2천여장은 수원 경기대 박물관에서 7일부터 10개월간 '호주 매씨 가족의 한국 소풍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전시된다.전시 사진 중 500여점에는 한센인 환자촌, 동구 매축지, 광안리, 옛 수영비행장, 금정산성 동문, 남항과 북항 등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당시 부산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동생 안은 누이.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특히 영도 봉래산, 부산 중심인 황령산, 해운대 장산, 금정산, 지금은 사라진 백산 등 산 정상에서 사방을 파노라마로 찍은 사진이 많아 과거, 현재의 모습을 대조하기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수상가옥이 즐비했던 자갈치 시장, 시장에서 담배 피우는 아낙네 등 당시 생활상도 엿볼 수 있어 지역사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50년대 부산 장산에서 바라본 수영비행장 일대.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전시작 중 부산 사진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호주인 '매씨 가족'이 주로 부산에서 생활했기 때문이었다.사진 대부분을 찍은 이는 부산 일신기독병원 설립자인 호주인 매혜란(2009년 사망), 매혜영(2005년 사망) 자매다. 아이와 엄마.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자매의 아버지는 1910년 부산에 선교사로 와서 한센병 환자 병원인 '상애원'을 운영한 매켄지(1956년 사망)씨다.한국식 이름인 '매견시'로 개명한 매켄지 씨는 부산에서 간호사 생활을 하던 부인 '매리 켈리'를 만나 결혼해 두 딸을 낳고 호주 이름과 함께 한국식 이름을 지었다.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낸 매 자매는 평양에서 고등학교를, 호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각각 의사와 간호사가 돼 6·25전쟁통에 피란민으로 가득 찬 부산으로 되돌아왔다.30여년간 한센병 환자를 돌본 아버지와 한센병 환자 자녀와 고아를 가르친 어머니를 보고 자란 자매는 가장 먼저 부산 동구 좌천동에 일신기독병원을 세웠다. 1950년대 부산자갈치시장의 수상가옥.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자매는 전쟁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며 이들을 무상으로 치료해주며 의료봉사활동을 다녔다.자매는 전국 곳곳을 다니며 어려운 환경에서 가족을 돌보는 억센 한국 여성과 삶의 희망인 아이들을 낮고 따뜻한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았다.1976년과 1978년 각각 호주로 돌아가기 전까지 자매는 항상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고, 어려운 이웃을 먼저 치료해달라며 돈을 모아 일신기독병원에 전달한 '부산 사람'이었다. 우리 정부는 이런 공로를 인정해 작고한 매혜란 여사에게 2012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2010년께 호주에서 유족이 매 자매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우연히 9천장의 슬라이드 필름을 발견했다. 이 필름은 일신기독병원을 통해 경기대 박물관에 전달됐다. 1952년 2월 부산 중구 보수동책방골목 모습.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경기대 박물관은 지난 5년간 필름 수천 장을 하나씩 스캔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이번에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다.애초 부산에서 전시회를 열려고 했지만, 장소 섭외가 여의치 않아 이뤄지지 못했다.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은 "매씨 가족의 사진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시기의 생활상과 지리를 알 수 있을 만큼 학술 가치가 뛰어나다"며 "사진과 별개로 매씨 가족의 헌신적인 삶은 평생 인술을 펼친 장기려 박사에 버금갈 만하다"고 평가했다.경기대 박물관은 내년에 부산에서 전시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 담배 피우는 아낙네 행상.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1952년 9월 17일 부산일신기독병원 임시병동 개원 당시 첫 직원. 좌측부터 유경순, 매혜영, 매혜란, 방필수씨 모습. [경기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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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축제 내달 24일 개막…인류유산 등재 기원(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9회 제주 해녀축제가 9월 24∼25일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해녀박물관과 인근 바닷가에서 열린다.제주 해녀축제 거리 퍼레이드 (제주=연합뉴스) 지난해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 일대에서 열린 '제8회 제주해녀축제'에서 해녀들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2016.8.21 [연합뉴스 자료사진] 축제 슬로건 '숨비소리, 바다 건너 세계로'는 숨비소리로 상징되는 제주의 해녀문화가 바다를 건너 세계인에 알려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물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한 뒤 물 위로 올라와 참았던 숨을 내뱉으며 내는 애환의 소리다. 해녀축제는 해녀들의 거리 퍼레이드로 시작된다. 개막식에서는 도내 지역별 수협의 해녀 대표들이 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성화 점화 퍼포먼스를 펼친다.한수풀해녀학교와 법환해녀학교를 졸업한 새내기 해녀들이 참가하는 소라 따기 해녀 물질 경연대회와 제주도 무형문화재 지정 보유자들이 해녀노래와 어업요 공연이 이어진다.해녀 물질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해녀 물질 가상현실(VR) 체험, 해설이 있는 해녀 굿, 해녀들이 참여하는 불턱가요제 등이 진행된다.해녀와 해녀 가족이 쓴 해녀 자서전 공모전 당선작을 '책 읽어주는 라디오'라는 한 방송사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읽어주는 시간도 마련된다.도민과 관광객은 직접 바닷가에서 물질하며 소라와 광어 등을 잡아보고 잡은 수산물을 시식할 수도 있다. 이기우 도 해양산업과장은 "참가자 모두가 즐겁고 안전하게 해녀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축제를 마련했다"며 "제주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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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증축 대지서 영조 막내딸 집터 유적 확인"기단부, 초석 잘 남아…근현대사 압축적으로 펼쳐진 장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헌법재판소 청사 증축 대지에서 조선 영조의 막내딸이 시집간 뒤 살았던 집터로 추정되는 유적이 나왔다.2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건물 남쪽의 도서관 건축 예정지를 발굴조사한 결과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에 지어진 건물 6동의 유구(遺構)와 백자 조각, 분청사기, 기와 조각 등이 확인됐다.이들 유적은 1960년대 건설된 창덕여고 부속 건물과 1922년 세워진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의 콘크리트 기초부 아래에서 발견됐다.그중 시기가 가장 오래된 18세기 후반 집터 유적은 옛 지도나 사료 등으로 미뤄 영조와 숙의 문씨 사이에서 태어난 화길옹주(1754∼1772)가 1765년 능성위(綾城尉) 구민화와 혼례를 올리자 영조가 하사한 능성위궁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화길옹주의 어머니인 숙의 문씨는 사도세자의 죽음에 일조한 인물로, 정조가 즉위한 1776년 궁에서 쫓겨났으며 그해 사약을 마시고 숨졌다. 능성위궁 추정 집터 유적. [문화재청 제공]능성위궁 집터 유적은 전문가 검토 결과 기단부와 온돌, 초석 등이 잘 남아 있고,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해 조선 후기 상류층 가옥 연구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이곳은 이후 구한말 개화파 지식인인 민영익의 집이 들어섰고, 군국기무를 총괄하는 통리기무아문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앞서 지난 1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 회의에서는 능성위궁 집터를 보존하는 방안이 논의됐다.헌법재판소는 능성위궁 건물터 중 일부인 15㎡만 이전 복원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문화재위원회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라는 이유로 이 안을 부결시켰다. 문화재청은 건물터와 주변을 포함해 150㎡를 이전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한 문화재위원은 "화강암을 잘 깎아서 기단부로 사용한 것을 보면 상당히 격이 높았던 건물"이라며 "일반 가옥과는 다른 석재들이 쓰였기 때문에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이현혜 매장분과 위원장은 "헌법재판소 증축 대지는 지난 200여 년간 능성위궁을 거쳐 정치인의 집, 관청, 학교 등 다양한 용도로 변했다"며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집터 유적은 건물 안이나 밖에 전시되는 형태로 보존될 것"이라며 "유적이 최대한 잘 보존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능성위궁 추정 집터 유적.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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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역사와 자연미를 품은 고창읍성(고창=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고창읍성은 평지에 쌓은 낙안읍성, 해미읍성과는 달리 나지막한 야산을 이용해 바깥쪽만 돌을 쌓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읍성은 높이 4~6m 성곽이 1.7㎞ 정도 동그랗게 둘러친 형태로, 동문 등양루(登陽樓)·서문 진서루(鎭西樓)·북문 공북루(拱北樓) 등 문 3개, 성문을 보호하기 위한 옹성(甕城) 3곳, 성벽 바깥쪽으로 쌓은 치성(雉城) 6곳을 만들었다. 600여 년 세월 동안 수많은 풍상을 이겨낸 고창읍성은 성곽 그 자체도 예쁘지만, 밤이면 조명을 받아 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사진/전수영 기자 읍성에 옹성을 쌓았다는 것은 이곳이 전략적 요충지라는 것인데, 자연석을 틀에 알맞게 쌓아 올린 성은 옛 나주 진관의 입암산성과 연계돼 서해안을 노략질하는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세월에 닳았어도 원형은 그대로인 성벽은 대부분 자연석을 거칠게 다듬어 굄돌을 넣는 방식으로 쌓았으나, 주춧돌이나 절집의 당간지주도 섞여 있다. 조선시대 읍성은 대체로 관민이 함께 생활한 곳이었으나, 고창읍성은 야산과 좁은 골짜기로 되어 있어 평소 백성들은 성 밖에서 생활하다가 유사시에 성안으로 들어와서 함께 싸웠다.고창읍성이 언제쯤 세워졌는지는 명확한 기록이 없다. 성벽에 새겨진 ‘계유소축감동송지민’(癸酉所築監董宋芝玟)이라는 표석으로 미루어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쌓았음을 알 수 있다. 한충호 문화관광해설사는 “공사구간마다 동원된 장정의 고을 이름이나 감독자의 이름을 새긴 돌이 바로 표석”이라며 “이는 공적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공사를 허술히 해 무너지는 경우엔 책임을 묻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고 말한다.1965년 사적 제145호로 지정된 고창읍성은 모양성(牟陽城)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성이다. 백제 때 고창 지역을 ‘모량부리’(牟良夫里)라고 한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축성 당시에는 동헌과 객사 등 관아건물 22동이 있었으나 크고 작은 전화(戰禍)로 소실됐다. 1976년부터 30여 년에 걸쳐 동헌, 내아, 객사 등 건물 14동이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사진/전수영 기자◇ 성곽 길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 읍성 매표소를 지나면 고창읍성 성 밟기를 형상화한 아낙네 동상과 읍성의 역사를 말없이 증언하는 수령들의 공덕비와 마주한다. 한충호 문화관광해설사는 “고창읍성을 부녀자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곳의 성 밟기는 작은 돌을 머리에 이고 도는 것이 특징”이라며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에 간다”고 말한다. 북문인 공북루에 들어서면 울창한 숲과 옛 건축물들이 펼쳐지는데, 타임머신을 타고 세월의 흐름이 멈춰버린 옛 풍경 속으로 여행을 떠나온 기분이 든다. 고창읍성처럼 북쪽이 낮고 동쪽과 남쪽이 높은 지형에 쌓았을 경우에는 자연히 북쪽에 정문을 낼 수밖에 없다. 대부분 관아의 북문 명칭인 공북루란 성안을 들고 날 때 한양의 임금님 덕을 기린다는 의미다. 사진/전수영 기자 공북루는 주춧돌 위에 2층 문루를 세웠는데 주춧돌 높이는 1m쯤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기둥이 땅바닥까지 내려온 것도 있다. 성문 앞 옹성 위에는 군졸들이 몸을 숨길 수 있도록 여장(女墻)을 쌓았으며, 뜨거운 물이나 기름을 흘려 적의 접근을 막는 현안(懸眼)과 총을 쏠 수 있는 총안(銃眼)을 설치했다.공북루 왼쪽으로는 죄수를 가두던 옥사가 있고, 오른쪽으로 쇄국정책을 내세웠던 대원군이 1871년에 세운 척화비가 지금까지 서 있다. 비문의 내용은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는데 싸우지 않는 것은 곧 화친하자는 것이고 화친하자는 것은 나라를 파는 것임을 온 백성에게 경계한다”라는 뜻이다. 척화비 뒤쪽으로는 지방민을 대표해 수령을 보좌하는 향청이 복원돼 있다. 조선 초기에는 유향소라고 하였는데 임진왜란 이후부터 향청이라고 불렸다.읍성의 큰 도로 가운데에 2층 누각인 풍화루가 들어서 있다. 독립된 건물이면서 객사나 동헌의 외삼문 역할을 한 이곳에서 예전에는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풍년과 고을의 평화를 기원하는 뜻의 현판 ‘풍화루’(豊和樓)는 독특한 서예 세계를 보여준 석전 황욱(1898∼1993) 선생이 92세에 쓴 글씨다.풍화루의 오른쪽 언덕 위에 동헌과 내아가 있다. 동헌은 지방 관아의 정무가 행해지던 중심 건물로 외동헌과 내동헌으로 나뉜다. 외동헌은 사무처로 흔히 이를 동헌이라 불렀으며 내동헌은 수령이 기거하던 살림집으로 내아라고 불렀다. 동헌 정면에는 당(堂)이나 헌(軒)등의 현판을 걸었는데, 고창읍성 동헌 정면에는 백성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고을을 평안하게 잘 다스린다는 뜻의 ‘평근당’(平近堂)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사진/전수영 기자 동헌에서 서문인 진서루 쪽으로 가면 적게는 50년, 많게는 수백 년 수령의 적송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하늘을 찌를 듯 울창하게 자리 잡은 솔숲이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지난 2008년‘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솔숲에는 하늘을 향해 용트림하는 아름다운 소나무 몇 그루가 있다. 소나무 내음을 따라 걷다 보면 대나무 숲이 발길을 머물게 한다. 1938년 청월 유영하 선사가 보안사(普眼寺)를 창건한 뒤 절집의 운치를 돋우기 위해 심었다는 맹종죽림(孟宗竹林)이다. 영화 ‘왕의 남자’ 와 ‘관상’이 촬영된 이 대숲의 맹종죽은 일반 대나무보다도 몸통이 굵고 키가 크다. 하늘을 찌를 듯 기다란 대나무들이 바람결에 춤을 추고, 온 마음은 죽향(竹香)에 물든다. 정신은 청아해진다.맹종죽림에서 나와 동쪽 오솔길로 걷다 보면 읍성에서 가장 큰 건물인 객사와 마주친다. 객사 중앙은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殿牌)를 모시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대궐을 향하여 예를 올린 곳이고, 왼쪽과 오른쪽 방은 사신이나 출장 온 관원들이 머물던 숙소다. 객사 뒤편 언덕에는 읍성의 수호신이자 고을의 수호신인 성황신을 모신 성황사가 있다.객사를 내려오면 관청(官廳)과 작청(作廳)이 있다. 지방 관아의 주방을 관청이라고 했는데 고을 수령과 그 가족의 식생활, 공사 빈객의 접대와 각종 잔치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고 회계 사무를 관장하던 곳이다. 고창읍성이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고창여자중학교가 있었던 작청은 지방 관아의 육방 가운데 우두머리인 이방이 근무하던 이방청이다. 사진/전수영 기자 공북루에서 성곽 위에 올라 폭 1m 안팎의 성벽을 걷기 시작하면 한 시간에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다. 성곽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히 반복된다. 성 밖에서 보면 성벽이 높지만 안에서 보면 그리 높지 않다. 동서남북의 풍광도 제각각이다. 성벽 길을 자분자분 걷다가 문루나 치성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려다본 고창읍내와 탁 트인 들판의 풍광이 일품이다. 고창 주민들은 ‘마실가듯’ 아침저녁으로 산책 삼아 성을 돈다.고창읍성은 오래된 성벽이지만 모양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어 아이들에게 우리의 옛 문화재를 보여주며 공부를 시킬 수도 있는 나들이 코스다. 매년 음력 9월 9일(중양절) 전후로 모양성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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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부 1경2천359조…가구당 순자산 3억6천만원(종합2보)한은-통계청 국민대차대조표…지난해 국민순자산 5.7% 증가 세종·제주 개발에 토지자산 5.9%↑…가계 순자산의 4분의 3이 부동산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우리나라가 보유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1경2천35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9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 국부(國富)의 대부분은 토지, 건물 등 부동산에 묶여 있고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세종시 개발 등의 영향으로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지난해의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평균 순자산은 가구당 3억6천만원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를 발표했다.국민대차대조표는 일정 시점에서 국민경제의 실물자산과 금융자산, 부채의 규모 및 증감을 기록한 통계다.◇ 작년 말 국부 1경2천조 돌파…87%가 부동산 자산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국가 전체의 재산을 가리키는 국민순자산은 작년 말 현재 1경2천359조5천억원으로 추계됐다.이는 2014년(1경1천692조4천억원)보다 5.7%(667조2천억원) 늘어난 규모다.비금융자산이 1년 동안 530조4천억원 늘었고 순금융자산도 경상수지 흑자 등의 영향으로 136조7천억원 증가했다.지난해 국민순자산은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가계, 기업, 정부 등의 경제 주체가 생산한 부가가치인 명목 GDP(1천558조6천억원)의 7.9배 수준이다.이 비율은 2011∼2013년 7.7배에서 상승했다.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GDP 대비 국민순자산 비율이 상승한 것은 2014년 이후 국민순자산에서 대외투자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우리나라의 대외투자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뺀 순국제투자는 2013년 372억 달러 적자에서 2014년 876억 달러 흑자로 바뀌었고 작년에는 1천95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국내 투자 증가세가 주춤한 가운데 해외 투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 국민순자산 가운데 부동산, 건물, 설비, 지식재산생산물 등 비금융자산(실물자산)이 1경2천126조5천억원으로 98.1%를 차지했다.토지자산이 6천574조7천억원으로 국민순자산의 53.2%로 파악됐고 지하자원은 20조원, 입목자산(임야의 나무)은 23조원으로 각각 추산됐다.여기에 건설자산(4천166조4천억원)을 더하면 부동산 관련 자산은 1경784조1천억원으로 국민순자산의 87.3%에 달한다.금융자산(1경3천496조1천억원)에서 금융부채(1경3천263조1천억원)를 제외한 순금융자산은 233조원이다. ◇ 토지자산 5.9% 늘어…생산에서 자본투입량 증가율 계속 하락 지난해 국민순자산을 유형별로 보면 토지자산의 증가세가 뚜렷하다.토지자산은 6천574조7천억원으로 2014년(6천209조8천억원)보다 5.9%(364조9천억원) 늘었다.비금융자산에서 토지자산 비중은 작년 말 현재 54.2%로 2014년보다 0.6% 포인트 상승했다.이 비율은 2007년 57.1%를 기록하고 나서 하락했다가 2013년 53.2%, 2014년 53.6% 등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GDP 대비 토지자산 비율도 2013년 412.8%, 2014년 417.9%에서 지난해 421.8%까지 상승했다.한은과 통계청은 토지자산 증가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축소됐다가 혁신도시, 세종시, 제주도 개발 등으로 2014년부터 확대됐다고 분석했다.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토지자산이 지가(땅값) 상승에 힘입어 증가했다"며 "제주도에서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고 전원주택의 토지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토지자산을 시·도별로 보면 서울의 비중이 가장 컸다.서울의 토지자산은 2014년 말 기준 1천685조3천억원으로 전체의 27.1%를 기록했다.서울, 경기, 경남 등 자산 규모 상위 3개 시도가 전체 토지자산의 59.3%로 쏠림 현상을 보였다.2014년 토지자산 증가율은 제주가 21.5%로 가장 높았고 대구(13.1%), 세종(12.5%), 울산(12.4%)도 10%대 증가율을 나타냈다.토지자산의 수도권 집중은 다소 완화됐다.수도권 지역의 토지자산 비중은 2010년 61.4%에서 2014년 58.6%로 2.8% 포인트 하락했다.재화 및 서비스 생산에서 자본투입량의 증가율을 보여주는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은 지난해 3.6%로 2014년보다 0.1% 포인트 떨어졌다.이 수치는 2012년 4.0%에서 2013년과 2014년 각각 3.7%를 기록하는 등 완만히 둔화되고 있다.자본 투입은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박상영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의 하락은 결국 성장잠재력 둔화로 연결된다"며 "우리나라에서 쌓인 저축이 국내 투자가 아니라 해외 투자로 나가는 것은 우리 경제의 큰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가구당 순자산 3억6천만원…74%가 부동산에 묶여 작년 말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구당(2.55명 기준) 평균 순자산은 3억6천152만원으로 추정됐다.국가별 구매력을 반영한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 가구당 순자산은 40만5천 달러다.이는 미국(2014년 기준 61만6천 달러)의 66% 수준이고 프랑스(48만6천 달러), 일본(46만6천 달러), 유로지역(43만8천 달러)보다 적었다.가구당 순자산은 2012년 2.64명 기준 3억2천566만원, 2013년 2.61명 기준 3억3천232만원, 2014년 2.57명 기준 3억4천478만원으로 꾸준히 늘어왔다.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에서 토지, 건물, 지식재산생산물 등 비금융자산 비중은 지난해 75.6%로 2014년(76.3%)보다 0.7% 포인트 낮아졌다.그러나 이 비율은 미국(34.9%), 일본(44.3%), 캐나다(55.1%), 영국(57.4%)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우리나라 가계의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7천176조2천억원) 중 토지, 입목, 건물 등 부동산 자산은 5천305조1천억원으로 73.9%나 됐다.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락 가능성 등의 잠재적 위험을 고려하면 가계가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가계의 대표적 자산인 주택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3천519조5천억원으로 GDP의 2.26배 규모다.이 비율은 미국(1.4배), 일본(1.8배), 캐나다(2.0배)보다 높지만 이탈리아(3.7배), 호주(3.5배), 프랑스(3.1배)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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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부 1경2천359조…가구당 순자산 3억6천만원(종합)한은-통계청 국민대차대조표…지난해 국민순자산 5.7% 증가 가계 순자산의 4분의 3이 부동산…생산에서 자본투입량 증가율 3.6%로 하락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우리나라가 보유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1경2천35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9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 국부(國富)의 대부분은 토지, 건물 등 부동산에 묶여 있고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세종시 개발 등의 영향으로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지난해의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평균 순자산은 가구당 3억6천만원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를 발표했다.국민대차대조표는 일정 시점에서 국민경제의 실물자산과 금융자산, 부채의 규모 및 증감을 기록한 통계다.◇ 작년 말 국부 1경2천조 돌파…87%가 부동산 자산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국가 전체의 재산을 가리키는 국민순자산은 작년 말 현재 1경2천359조5천억원으로 추계됐다.이는 2014년(1경1천692조4천억원)보다 5.7%(667조2천억원) 늘어난 규모다.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가계, 기업, 정부 등의 경제 주체가 생산한 부가가치인 명목 GDP(1천558조6천억원)의 7.9배 수준이다.이 비율은 2011∼2013년 7.7배에서 상승했다.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GDP 대비 국민순자산 비율이 상승한 것은 2014년 이후 국민순자산에서 대외투자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우리나라의 대외투자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뺀 순국제투자는 2013년 372억 달러 적자에서 2014년 876억 달러 흑자로 바뀌었고 작년에는 1천95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국내 투자 증가세가 주춤한 가운데 해외 투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 국민순자산 가운데 부동산, 건물, 설비, 지식재산생산물 등 비금융자산(실물자산)이 1경2천126조5천억원으로 98.1%를 차지했다.토지자산이 6천574조7천억원으로 국민순자산의 53.2%로 파악됐고 지하자원은 20조원, 입목자산(임야의 나무)은 23조원으로 각각 추산됐다.여기에 건설자산(4천166조4천억원)을 더하면 부동산 관련 자산은 1경784조1천억원으로 국민순자산의 87.3%에 달한다.금융자산(1경3천496조1천억원)에서 금융부채(1경3천263조1천억원)를 제외한 순금융자산은 233조원이다. ◇ 토지자산 5.9% 늘어…생산에서 자본투입량 증가율 계속 하락 지난해 국민순자산을 유형별로 보면 토지자산의 증가세가 뚜렷하다.토지자산은 6천574조7천억원으로 2014년(6천209조8천억원)보다 5.9%(364조9천억원) 늘었다.비금융자산에서 토지자산 비중은 작년 말 현재 54.2%로 2014년보다 0.6% 포인트 상승했다.이 비율은 2007년 57.1%를 기록하고 나서 하락했다가 2013년 53.2%, 2014년 53.6% 등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GDP 대비 토지자산 비율도 2013년 412.8%, 2014년 417.9%에서 지난해 421.8%까지 상승했다.전승철 국장은 "토지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가 축소됐지만 혁신도시, 세종시, 제주도 개발 등으로 2014년부터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TV 제공]토지자산을 시·도별로 보면 서울의 비중이 가장 컸다.서울의 토지자산은 2014년 말 기준 1천685조3천억원으로 전체의 27.1%를 기록했다.서울, 경기, 경남 등 자산 규모 상위 3개 시도가 전체 토지자산의 59.3%로 쏠림 현상을 보였다.2014년 토지자산 증가율은 제주가 21.5%로 가장 높았고 대구(13.1%), 세종(12.5%), 울산(12.4%)도 10%대 증가율을 나타냈다.토지자산의 수도권 집중은 다소 완화됐다.수도권 지역의 토지자산 비중은 2010년 61.4%에서 2014년 58.6%로 2.8% 포인트 하락했다.재화 및 서비스 생산에서 자본투입량의 증가율을 보여주는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은 지난해 3.6%로 2014년보다 0.1% 포인트 떨어졌다.이 수치는 2012년 4.0%에서 2013년과 2014년 각각 3.7%를 기록하는 등 완만히 둔화되고 있다.자본 투입은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박상영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자본서비스물량 증가률의 하락은 결국 성장잠재력 둔화로 연결된다"며 "우리나라에서 쌓인 저축이 국내 투자가 아니라 해외 투자로 나가는 것은 우리 경제의 큰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가구당 순자산 3억6천만원…74%가 부동산에 묶여 작년 말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구당(2.55명 기준) 평균 순자산은 3억6천152만원으로 추정됐다.국가별 구매력을 반영한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 가구당 순자산은 40만5천 달러다.이는 미국(2014년 기준 61만6천 달러)의 66% 수준이고 프랑스(48만6천 달러), 일본(46만6천 달러), 유로지역(43만8천 달러)보다 적었다.가구당 순자산은 2012년 2.64명 기준 3억2천566만원, 2013년 2.61명 기준 3억3천232만원, 2014년 2.57명 기준 3억4천478만원으로 꾸준히 늘어왔다.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에서 토지, 건물, 지식재산생산물 등 비금융자산 비중은 지난해 75.6%로 2014년(76.3%)보다 0.7% 포인트 낮아졌다.그러나 이 비율은 미국(34.9%), 일본(44.3%), 캐나다(55.1%), 영국(57.4%)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우리나라 가계의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7천176조2천억원) 중 토지, 입목, 건물 등 부동산 자산은 5천305조1천억원으로 73.9%나 됐다.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락 가능성 등의 잠재적 위험을 고려하면 가계가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가계의 대표적 자산인 주택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3천519조5천억원으로 GDP의 2.26배 규모다.이 비율은 미국(1.4배), 일본(1.8배), 캐나다(2.0배)보다 높지만 이탈리아(3.7배), 호주(3.5배), 프랑스(3.1배)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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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음식> 스태미나와 피부 미용에 좋은 주꾸미사진 / 전수영 기자 (보령=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면후심흑(面厚心黑). 낯짝은 두껍고 속은 시커멓다? 정치인의 속성을 질타하는 ‘후흑학’(厚黑學)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바로 이 계절의 진객이자 별미인 주꾸미 이야기다. 주꾸미로 유명한 충남 보령 무창포를 찾았다.문어과의 주꾸미는 오동통한 머리 부분과 여덟 개의 다리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 바다의 연체동물이다. 머리에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시커먼 먹물을 안전판처럼 품고 다닌다. 적이 나타나 자신을 위협할 경우 이 먹물을 순식간에 내뿜고 줄행랑을 친다. 일종의 호신용 연막작전인 셈이다.주꾸미는 포란기이자 산란기인 봄철에 맛이 가장 좋다. 3월과 4월에 알을 몸속 가득 품고 있다가 5월 중순 몸 밖으로 내보낸다. 봄날 주꾸미 맛의 정수는 바로 이 알에 있는 셈이다. 그래서 ‘봄에는 주꾸미, 가을에는 낙지’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주꾸미와 낙지는 생김새가 비슷하다. 다만 모두 여덟 개인 다리의 길이에서 뚜렷한 차이가 난다. 낙지가 주꾸미보다 두 배가량 길다. 어부들은 주로 소라 껍데기를 이용해 주꾸미를 잡는다. 주꾸미는 은신하거나 산란하기 위해 소라 껍데기에 숨어드는데 이런 생존ㆍ번식 본능을 이용해 포획하는 것이다. 연어처럼 주꾸미 암컷도 알을 낳은 뒤 곧바로 숨을 거둔다. 주꾸미의 수명은 1년에 불과하다.우리나라에서 주꾸미의 주산지는 서해안이다. 보령, 서천, 군산 등이 그곳이다. 얕은 바다에 모래자갈 또는 진흙이 드넓게 깔려 있어 생존과 번식에 안성맞춤이다. 주꾸미는 조개류와 물고기류를 주식으로 살아간다.◇ 끓일수록 깊고 시원한 맛 더해 주꾸미 요리에는 무엇이 있을까? 크게 샤부샤부 요리와 볶음 요리를 들 수 있다. 샤부샤부의 경우 다시다 물에 조개, 파, 쑥갓, 팽이버섯과 함께 주꾸미를 넣고 끓인다. 시원한 국물 맛이 그만이다. 같은 식재료라도 어떻게 요리해 먹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샤부샤부 요리에서는 주꾸미 머리를 가위로 잘라 먼저 냄비에 넣는다. 머리 부분은 다리에 비해 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끓일수록 진국이 푹푹 우러나기 때문이다.머리 부분은 익어가면서 색깔이 차츰 달라진다. 붉은색으로 변하면 고기가 익었다는 신호나 다름없다. 끓이면 끓일수록 머릿속 시커먼 먹물이 우러나와 깊고 시원한 맛을 더한다. 다리 부분은 머리보다 나중에 넣되 익었다 싶으면 얼른 꺼내 먹는 게 좋다. 함께 넣는 조개도 마찬가지다.볶음 요리의 특징은 매콤한 맛이다. 대파, 당근, 고추장, 물엿, 양파, 참기름과 함께 주꾸미를 볶아 먹으면 샤부샤부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기를 거의 다 먹은 뒤에는 밥을 넣어 볶으면 색다르면서도 푸짐한 식사가 된다. 주꾸미는 샤부샤부나 볶음 요리 외에도 회로도 먹을 수 있다. 낙지보다 연해서 씹기에도 좋다.충남 보령 무창포의 한 식당에서 만난 강희석(62)ㆍ이명옥(59)씨 부부는 “담백하고 쫄깃한 주꾸미의 맛에 이끌려 해마다 주꾸미 철이면 대전에서 이곳으로 자주 놀러 온다”며 “남자에게는 스태미나에, 여자에게는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제 얼굴 좀 보세요. 좋잖아요!”라며 활짝 웃는다. 타우린 성분이 풍부한 주꾸미에는 스태미나와 피부 미용 외에 간의 해독, 빈혈 예방,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기억력 향상 등에도 특유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기억력 향상과 관련된 성분은 불포화지방산 DHA. 어린이들이 먹으면 두뇌 발달에 좋고, 어른들이 먹으면 치매 예방에 효험이 있다. 특히 주꾸미의 먹물에는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 들으며 먹으면 더욱 진미 주꾸미도 인공양식을 할까? 무창포 수산시장상인회의 김병화(47) 회장은 “우리 지역에서 팔리는 주꾸미의 대부분이 서해 앞바다에서 소라 껍데기를 이용해 잡거나 낚시로 포획한 것으로 인공양식은 본래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연산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어로기술의 발달로 남획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가뭄까지 겹쳐 주꾸미는 근래 들어 ‘귀하신 몸’이 돼 버렸다. 육지가 가물면 바다도 가물기 마련인데 지난해 가뭄 여파로 올해에는 예년보다 주꾸미가 귀해졌다.어획량 감소로 값이 많이 올라 생산자나 판매자, 소비자 모두를 난처하게 한다. 4월 초를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까지만 해도 1㎏에 4만원가량이던 현지 수산시장의 주꾸미값이 올해는 4만5천원으로 껑충 뛰었다. 주꾸미값과 쇠고깃값이 같아진 셈이다. 두 명이 주꾸미 샤부샤부를 먹으려면 주꾸미값 4만5천원에 식당 요리비 1만원을 추가해 최소 5만5천원이 든다. 물론 밥값이나 면값, 술값 등은 별도다.주꾸미처럼 다리에 빨판이 있는 연체동물을 날로 먹을 때는 조심해야 있다. 성급히 먹다가는 빨판이 입안의 기도나 식도에 달라붙을 수 있어서다. 주꾸미를 무심코 삼키다 목숨을 잃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날로 먹을 때는 잘게 잘라서 천천히 씹어 먹어야 한다. 흔히 주꾸미는 바다에서 나오는 봄의 전령사로 일컬어진다. 봄철이 되면 서해안 곳곳에서 주꾸미를 소재로 한 축제가 열린다. ‘보령 신비의 바닷길 주꾸미ㆍ도다리 축제’가 대표적이다. 올해의 경우 3월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무창포항 일원에서 맨손고기잡기, 주꾸미 디스코 경연대회 등 프로그램으로 다채롭게 열렸다. 인근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는 3월 26일부터 4월 8일까지 ‘서천 동백꽃·주꾸미축제’가 열려 동백꽃도 보고 주꾸미 맛도 느껴보는 일거양득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같은 주꾸미를 먹더라도 갈매기들이 훨훨 날아가는 바닷가에서 철썩철썩 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먹노라면 더욱 진미가 아닐 수 없다. 음식 맛도 반쯤은 분위기로 즐기기 때문이다. 사진 / 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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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오바마가 온다…변화가 온다"…비내리는 아바나, 적막 속 기대(종합)아바나 시내 관광하는 오바마 대통령 일가 (AP=연합뉴스)오바마, 아바나 구시가지 방문…"큰 변화 몰고 올 귀빈 왔다" (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오바마가 온다" (Obama viene·Obama's coming) 88년 만에 찾아온 미국 대통령을 맞는 쿠바 수도 아바나는 철통 경비 속에 적막이 흘렀다. 하지만 변화를 기대하는 쿠바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 하나하나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들을 향해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현지어를 사용해 "잘 지냈냐"(Que bola Cuba·What's up Cuba)라고 트위터로 첫 인사를 건넸다.쿠바 아바나 구시가지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EPA=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아바나의 명소인 말레콘에서는 쿠바 현지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는 20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말레콘에서 한 외신 기자가 길을 가고 있다. 평소 쿠바인들로 가득한 곳이지만 이날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적막한 모습이다. 아바나 북쪽 해안선을 따라 대서양과 접한 방파제인 말레콘에는 사정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외신 기자들만 가득했다.근처 상점에서 만난 한 현지인은 "오바마에 대한 관심들은 많지만, 오늘은 누구도 밖에 나가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집에서 TV로 방문 모습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말레콘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 도로에는 똑같이 생긴 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여러 대가 끊임없이 이동하며 주변을 순찰했다.이들은 모두 미국 백악관 경호실이 직접 공수해온 차량으로 알려졌다.말레콘 너머 바다에선 쿠바군 특수부대가 검은 보트를 띄워놓고 수중과 해안선을 감시하는 등 아바나는 그야말로 철통 경비 속에 있다.적막함은 아바나 도심에서도 마찬가지다.평소라면 콩가, 클라베 등 각종 타악기를 두드리며 춤을 추는 이들로 가득할 옛 국회의사당 카피톨리오 맞은편 공원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는 20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말레콘 너머 앞바다에서 쿠바 특수부대가 해안을 순찰하고 있다. 음악에 대해서라면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쿠바인들이지만, 이날만큼은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놓은 식당도 찾아볼 수 없었다.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국민을 상대로 강연할 장소인 길 건너편 알리시아 알론소 대극장을 비롯해 사방엔 경찰이 배치돼 있었다.손님을 끌지 못해 하릴없이 공원 주변을 돌던 한 자전거 택시 운전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대신 보다시피 내 손님은 없다"며 웃었다.영국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조용해서 좋긴 하지만 마치 쿠바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는 20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시내 구도심 '아바나 비에하'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쿠바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 일가 (AFP=연합뉴스)쿠바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는 이 날 오후부터 시내 도로 대부분을 통제할 예정이다. 쿠바 일간 그란마 등은 이달들어 새 소식란에 아바나 시내 도로의 통제구간과 시간대를 안내하고 있다.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인 카피톨리오 일대의 구도심 '아바나 비에하'는 도보 외의 방법으로는 사실상 접근할 수 없게 했다.미국 현직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1928년 이후 88년 만에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다.쿠바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취임 이후 줄곧 친근감을 드러내 왔고 그 감정은 해빙 무드와 함께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쿠바인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과 쿠바의 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한 2014년 12월 17일은 쿠바의 새 출발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날짜를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 혁명을 시작한 1953년 7월 26일과 비교하기도 한다.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그런 맥락에서 쿠바에 불러올 큰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딸 사샤, 말리아, 장모 매리언 로빈슨과 함께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쿠바에 밀려들 미국 관광객을 대표한 첫 손님 격으로 주목받았다.쿠바 경찰이 통제한 말레콘 옆 해안도로로 질주하는 오바마 대통령 일행의 차량 행진을 지켜보던 쿠바인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아바나 구시가 성당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 (AFP=연합뉴스)관광객으로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굵은 빗속에 검은 우산을 쓰고 아바나 구시가를 산책한 뒤 아바나 성당을 방문했다. 두 딸은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미셸 오바마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성당 앞 광장에도 쿠바인 수백 명이 모여 오바마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몇 분 동안 머물며 기대에 들뜬 군중과 인사를 나눴다.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하이메 오르테가 추기경도 만났다. 오르테가 추기경은 미국과 쿠바의 화해를 주선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특사로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러 백악관을 비밀리에 방문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아프리카계 쿠바인 수만 명은 오바마의 방문에 더 흥분했다. 그들에게는 오바마 대통령이 단순히 88년 만에 찾아온 미국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 흑인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로 통했다.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손을 흔들던 한 흑인은 "검은 피부의 사람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대통령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외쳤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피델 카스트로와도 만나 많은 변화를 이룰 수 있다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아바나=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문하는 20일(현지시간) 쿠바는 아바나 시내 도로 대부분을 통제할 예정이다. 사진은 통제되는 도로 목록으로 한 면을 채운 쿠바 국영신문 그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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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준 "'정글의 법칙'은 돈 주고도 못 살 경험"통가서 2주간 정글 체험…"자연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사실 재미있는 경험이겠다는 생각으로 떠났거든요. '정글의 법칙'이 아니면 살면서 저런 경험을 언제 해보겠느냐는 마음도 있었고요."지난 1월 31일 24번째 정글인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통가로 떠난 병만족 중에는 배우 서강준(23)도 포함돼 있었다. 올겨울 온라인을 달궜던 화제의 드라마 tvN '치즈인더트랩' 촬영을 마무리한 직후였다.SBS TV '정글의 법칙' 첫 방송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강준은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TV에서 뽀오얀 밀가루 반죽 같았던 얼굴은 다소 그을려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서강준이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3.3 ◇ "호락호락하지 않은 자연…그래도 귀한 경험" "선발대로 출발해 후발대와도 함께 있었으니 총 2주간 현지에 있었어요. 그런데 정말 먹을 만한 것이 없었어요. 물론 자연에 먹을 것이 많지만, 정작 익은 것은 없었거든요. 물고기도 잡아야 하고 소라도 잡아야 하고 계속 바빴어요."정글에서 구할 수 있는 물은 바닷물밖에 없으니 제대로 씻을 수도 없는 것도 고충이었다. 서강준은 "자연이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평생 못 먹어볼 음식도 먹어보고, 돈 주고도 못 살 귀한 경험을 했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정글의 법칙' 통가팀은 막판에 기상 악화로 한동안 발이 묶이면서 시청자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일정상 하루 일찍 귀국한 서강준은 "성종(인피니트) 형 등 콘서트가 예정돼 있어서 많이 걱정했는데 형들이할 수 있다고 의연하게 말해 마음을 놓았다"고 전했다. 연기 신인인 서강준은 예능 출연에 대해 "부담스럽기도 하고, 두려울 때도 있다"면서 "그래도 (연기와 마찬가지로) 사람들과 만나는 또 다른 길이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 "가족 같은 서프라이즈…그래도 서로 연기 평가는 안해"서강준은 배우 그룹인 서프라이즈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서강준 외 지난해 MBC TV 드라마 '오만과 편견'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태환을 비롯해 공명, 강태오, 유일 등 5명의 남자 배우로 구성돼 있다. 함께 사는 이들은 시간 날 때마다 밥도 함께 먹고, 영화도 함께 볼 정도로 가족 같은 사이다. 20여 년을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산 남자의 동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제는 누구보다 가깝다고. 그래도 하나의 원칙이 있다. 서강준은 "다 같이 출발한 친구들이라 서로 목표와 욕심이 뚜렷하고 크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강준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모델 생활을 하다가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한때 장동건과 김민종 등 스타들 뒤에서 '0.3초' 화면에 등장하는 단역 배우로 "나도 저들처럼 카메라 앞에 서고 싶다"고 갈망했던 서강준은 어느 순간 남들보다 일찍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운이 정말 많이 따라줬다"면서도 "만약 그 운을 받아먹기만 하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기회를 놓쳤을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TV를 켜든, 극장을 가든 어떤 사람이 나오면 꼭 그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가 있잖아요. 제게는 하정우 선배나 유아인 선배가 그런 분이고요. 저도 그렇게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서강준이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