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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가 찜한 TV> 골라보는 재미…'쇼핑왕''공항가는 길'CJ E&M·닐슨 9월 넷째 주 CPI 각각 3위, 6위 기록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새롭게 판을 짠 TV 지상파 수목드라마가 '1강 2중' 구도를 보이고 있다. SBS TV '질투의 화신'이 1위로 앞서가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MBC TV '쇼핑왕 루이'와 KBS 2TV '공항 가는 길'이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지난 9월 21일 같은 날 출발한 두 드라마는 장르도, 색깔도 확연히 다른 탓에 시청자에게 골라보는 재미를 안긴다. '쇼핑왕 루이'는 도심 한복판에서 기억을 잃은 채 거지꼴로 발견된 재벌 3세 루이(서인국 분)와 가출한 동생을 찾으러 두메산골에서 상경한 고복실(남지현)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다. '공항 가는 길'은 각자 삶이 불안하고 위태롭다고 느낄 때 만난 항공사 승무원 최수아(김하늘)와 건축가 서도우(이상윤)의 위로와 사랑을 그린다. MBC TV '쇼핑왕 루이' KBS 2TV '공항 가는 길' 재벌가 암투나 기억상실증, 기혼 남녀 사랑 등 새로울 것 없는 소재를 새롭게 살려내는 건 연기력과 연출가의 힘이다. '쇼핑왕 루이'에서는 로맨틱 코미디답게 빠른 전개에 키득거림을 절로 끌어내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루이의 호화로운 삶을 설명하는 1회에서는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왕자가 노숙자로 전락한 2회부터는 확실히 탄력이 붙었다. 억척스러움과 청정함 가득한 산골 소녀 역할을 제 옷 입은 듯 소화하는 남지현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7년 전 드라마 '선덕여왕'(MBC TV)의 어린 덕만으로 인기를 끌었던 남지현은 첫 미니시리즈 주연작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쇼핑왕 루이'의 오묘한 개그 코드가 부담스러운 시청자들은 설렘 가득한 로맨스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을 시청 중이다. 드라마는 각각 '효은이 엄마'와 '애니 아빠'로 만난 최수아와 서도우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마음을 여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두 사람의 관계가 불륜이냐 아니냐 갑론을박을 떼어놓는다면 극중 대사처럼 "타버릴 것 같은데 멀쩡한, 그런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로맨스에 서서히 젖게 된다. 멜로에 재능이 있는 김하늘과 수더분한 매력의 이상윤이 함께 카메라에 잡힐 때 분위기도 근사하다. 초반부 시청률 경쟁에서는 '공항 가는 길'이 '쇼핑왕 루이'를 조금씩 앞섰지만, 인터넷 화제성에서는 '쇼핑왕 루이'가 '공항 가는 길'을 제쳤다. 6일 CJ E&M과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9월 넷째 주(9월 19일~9월 25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에서 '쇼핑왕 루이'는 진입과 동시에 CPI 244.3으로 3위를 기록했다. '공항 가는 길'(CPI 234.9)은 6위로 집계됐다.이 기간 1~10위 최상위권에서는 드라마 강세가 두드러졌다.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CPI 276.2)이 3주째 1위를 점했고, 경쟁작인 SBS TV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250.4)가 그 뒤를 이었다. MBC TV 간판 예능 '무한도전'이 전주보다 2계단 내려앉기는 했으나 4위(CPI 243.7)로 예능의 자존심을 지켰다. '질투의 화신'(236.3)과 '공항 가는 길', 새 드라마인 tvN '더 케이투'(229.2)이 나란히 5~7위를 기록했다. SBS TV '일요일이 좋다-런닝맨'(218.7)과 MBC TV '황금어장-라디오스타'(217.8), MBC TV '일밤-복면가왕'(209.4)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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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北주민에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길 바란다"박근혜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국군의 날 기념사…"北군인 탈영과 약탈 빈번…우발상황에 대응준비 해야""내부분열은 北核보다 무서워…단합된 각오 때 北정권 헛된 망상 무너뜨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1일 "북한 정권은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고 내부분열을 통해 우리 사회를 와해시키려고 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내부의 분열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북한이 원하는 핵 도발 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6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하나 되고 장병 여러분들이 단합된 각오를 보여줄 때 북한 정권의 헛된 망상을 무너뜨릴 수 있고 국제사회도 우리에게 더욱 강력한 힘을 모아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박 대통령은 "저는 저에게 어떤 비난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들을 목숨같이 지켜낼 것이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모든 것을 지킬 수 없으며 북한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견고한 국민적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념과 정파의 차이를 넘어, 우리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에 하나가 되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박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우리 국민에게 핵을 사용하겠다고까지 공언하고 있고 앞으로도 핵무기의 고도화와 소형화를 추진해 나가면서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현실이고, 우리에게는 큰 위협이자 국민의 생명과 우리 자손들의 삶이 달린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는 신속하고 강력하게 응징하여 도발의 대가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깨닫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의확장억제능력을 토대로 실효적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능력 등 우리 군의 독자적인 대응 능력도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상황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면서 "육군 동원전력사령부 창설과 병력 및 물자 동원제도 개선 등 예비전력을 정예화하고 유사시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핵심과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테러, 사이버, 생물공격과 같은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응해 민·관·군·경 통합방위 체계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해 "최소한의 자위권적 방어조치"라면서 "북한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만 하는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고 군사적 긴장을 높여서 정권 안정과 내부결속을 이루려 하고 있지만 이는 착각이고 오산"이라면서 "북한이 소위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은 날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며 체제 균열과 내부 동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어 "'늦게 오는 자는 역사가 처벌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이제라도 북한 당국은 시대의 흐름과 스스로 처한 현실을 직시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정상국가의 길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강조했다.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 김정은 정권은 끊임없는 공포정치와 인권 유린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굶주림과 폭압을 견디다 못한 북한 주민들의 탈북이 급증하고 있고 북한체제를 뒷받침하던 엘리트층마저 연이어 탈북을 하고 있으며 북한 군인들의 탈영과 약탈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이러한 내부 동요를 막고 우리 사회의 혼란을 조장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과 납치,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 등에서의 무력시위와 같은 다양한 테러와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북한 군인과 주민을 향해 "우리는 여러분이 처한 참혹한 실상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제사회 역시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는 여러분도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권리"라고 지적했다.이어 "우리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의 도발과 반인륜적 통치가 종식될 수 있도록 북한 주민 여러분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여러분 모두 인간의 존엄을 존중받고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고,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박 대통령이 북한 주민을 향해 "한국으로 오라"고 직접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앞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북한 주민에 대해 "통일시대를 여는데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박 대통령은 군 장병들에게 "북한의 도발로 다리를 절단하는 삶의 최고의 기로에 섰을 때도 동료와 나라를 먼저 걱정하고, 군으로 복귀하고, 제대를 연기한 그 정신을 믿는다"면서 "저는 해마다 10월 1일 국군의 날에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가슴 뭉클하며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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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정 2기 ‘민생연합정치’… 288개 사업 발표민생 살리기에 방점을 찍은 2기 연정의제가 발표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승원 대표,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최호 대표는 9일 14시에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연정2기 ‘경기도 민생연합정치 합의문’에 서명한다. 1기 연정이 도와 도의회의 기관 대 기관 연정이었다면 2기 연정은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남경필 지사가 참여하는 당 대 당의 연정이다. 민생연정 합의문에는 학교교육급식 증액 지원, 청년구직지원금 시행, 연정부지사 권한 및 역할 강화 등 79조항 288개 세부사업을 담았다. 288개 사업은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이 제출한 322개 의제 가운데 연정 3자 주체가 협상단을 구성해 선정했다. 도는 2기 연정이 도민의 생활과 밀접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대거 포함해 20조항 32개 세부사업을 담았던 1기 연정에 비해 규모와 내실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도는 1기 연정에 대한 비판 중 시민사회와 소통부재, 의회 내부 논의과정 부재에 대한 비판을 인식하고, 민생연정과 생활연정을 표방하면서 도민의 삶과 밀접한 구체적인 과제들이 상당수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양당은 연정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체 워크숍, 토론회 등을 통해 연정의 지속, 추진방향, 내용 등에 관해 논의하고, 연정의제에 대한 시민사회 의견수렴과정을 거쳤다. 2기 민생연정 합의문은 9일 서명과 함께 즉시 효력이 발생하며, 주요 사업은 다음과 같다. 우선 ‘행복한 일자리’ 분야에는 ▲일자리 재단 내 청년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는 ‘청년전담부’ 설치 ▲청년 스스로 일자리 정책을 만드는 ‘청년행복위원회’ 구성 ▲경기도 청년구직지원금 시행 ▲일하는 청년통장 대상자 확대 ▲청년창업자에게 공공건물 사용편의 제공 등을 담았다. ‘경제활성화 및 경제민주화’ 분야에는 ▲서민금융지원을 위한 사채전환 및 저신용계층 금융지원 ▲서민 빚 탕감프로젝트 ▲반값 임대료로 입주하는 공공물류유통센터 설립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종합지원 대책 ▲생활임금 적용범위 확대 등이 포함됐다. ‘문화, 체육, 관광’ 분야는 ▲소외계층의 문화·체육 참여기회 확대 ▲거리예술활동 보장 및 주민 커뮤니티 공간과 연계 사업 ▲문화·여가·소비를 연계한 복합상업시설 조성 ▲주민공동체 생활체육클럽 육성 및 장애인 생활체육교사 지원 사업 등이 주요 사업이다. ‘안보·안전’ 분야는 ▲범죄예방 환경디자인(CPTED) 사업 추진 ▲안전센터 및 소화전 확충 ▲어린이 안심 등·하굣길 만들기 사업 ▲실시간 재난정보 제공을 위한 안전대동여지도 구축 ▲어린이 안전사고 및 범죄사각지대 CCTV설치 확대 ▲북한 위협과 국제테러에 대응하는 민·관·군 공동 비상대응체계 구축 등을 담았다. ‘안정된 주거복지’ 분야는 ▲저소득 가구 맞춤형 주거급여 ▲농어촌 및 장애인 주택개조 사업 ▲청년층 주거지원을 위한 BABY+2 따복하우스 조성 ▲서민 임대주택 임대보증금 지원 ▲소상공인과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공공임대상가 조성 등이 주요 사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편리한 도로교통’ 분야는 ▲광역버스준공영제 ▲2층버스 확대 ▲경유버스의 CNG버스 교체 ▲자전거이용 활성화 ▲청소년 버스요금 할인폭 확대 ▲수도권 교통청 설립 ▲접경지역 및 북동부지역 철도·도로 인프라 확충 등이 포함됐다. ‘환경 에너지’ 분야는 ▲소비자가 스스로 전력을 생산·저장·소비하는 에너지 프로슈머 정책 추진 ▲탈핵, 에너지 전환 및 에너지 자립마을 확대 ▲보행자 위주 도시통행정책 수립 ▲생태·모험 놀이터 조성사업 ▲공공 친환경 자동차 공유서비스 시행 등을 담았다. ‘농축어업’ 분야로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안전성 검사 강화 및 특별사법경찰단 역할 강화 ▲쌀·한우·김 등 10대 전략 농축수산물 육성 ▲중소농 중심 협동화사업 추진 ▲재해피해 농민 피해지원 근거 마련 ▲귀농·여성농 등 맞춤형 농업지원대책 ▲말산업, 반려동물 연관 신산업 육성 등을 선정했다. ‘따뜻한 보건·복지’ 분야에는 ▲주민참여형 우리동네 주치의제도, 보건지소, 건강협동센터 등 시범운영 ▲어르신을 위한 카네이션하우스 조성 ▲복지시설 퇴소 청소년 및 홀로사는 노인 등 1인 생활인 지원사업 ▲장애인 가족 지원 및 의료비 지원을 담았다. ‘삶이 행복한 여성’ 분야는 ▲경기여성재단 설립 ▲여성 범죄피해 방지와 피해회복대책 마련 ▲공공영역의 돌봄노동제공자 및 여성 감정노동자 종사자 지원 ▲여성 맞춤형 취업지원 사업 등이 포함됐다. ‘교육협력’분야는 ▲착한교복 사업 및 도내 섬유중소기업 지원 ▲부모참여형 공동육아 어린이집 확대 ▲누리과정 해결을 위한 도,도의회,교육청 3자 TF구성 ▲학교교육급식 1,033억원 지원 등을 담았다. ‘균형발전 및 통일기반’ 분야에는 ▲북부 5대 핵심도로 ▲신분당선·일산대교·서울외곽순환도로 등 통행료 인하 ▲북부 지역간 연계를 통한 체험형 관광프로그램 확대 ▲DMZ청 설치 ▲수원 군공항 이전 등을 담았다. 끝으로 ‘지방자치와 분권 강화’ 분야는 ▲연정부지사 추천 임용 및 특별조정교부금 결정과정 참여 ▲예결특위의 상임위화 공론화 ▲중앙정부의 재정이양 약속이행 촉구 ▲시군 도비지원 기준 개선 ▲도의원 의정역량강화 ▲책임부단체장제도 도입 및 사무분장 권한의 조례 위임 등 자치와 분권 강화를 내용으로 담고 있다. 도는 양당 정책합의가 완료됨에 따라 후속조치로 288개 의제에 대한 추진계획, 소요예산, 재원확보방안 등 연정의제 실행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또한 합의문 이행을 위한 세부지침을 마련하는 등 도지사 공약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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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과 새 창조오늘날 회복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인간성 회복, 예배 회복, 강단 회복, 교회 회복 등 회복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복의 개념은 과거의 좋았던 원상태로 돌아가자는 것이어서 복고주의는 될지언정 미래 비전과 꿈 곧 창의성이 약합니다. 3가지로 나누어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성경을 보는 패러다임은 3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예수님을 회복의 주로 보는 그리스도관입니다. 두 번째는 구속의 주로 보는 관점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새 창조주로 보는 관점입니다. 본문은 예수님을 회복의 주로 보지 않고 새 창조주로 말합니다. 또한 구원의 주로만 보지 않고 새 창조주로 전합니다. 그리고 새 창조주는 모든 만물을 새롭게하여 새 피조물로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인간성 회복은 아담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가 아담에게 돌아가 인간성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 사람이 됨으로 완전한 인간성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예배 회복도 구약의 짐승의 피의 제사가 아니라 예수그리스도의 죄 없는 피가 우리 죄를 완전히 속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새 언약입니다. 우리는 아론의 제사 제도를 물려받은 것이 아니요, 멜기세덱의 반차를 쫓은 그리스도를 예배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영적 예배요, 새 예배입니다. 교회 회복도 옛 성막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새 교회로 나아가야합니다. 구약은 그림자요, 거울이요, 예표와 같고 예수그리스도는 실상이요, 새 창조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옛날로 돌아가는 회복의 삶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새 창조역사의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구원은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구주로 고백하면 구원 얻습니다. 구원은 한 번의 고백으로 이루어지나 구원 받은 자의 삶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구원받고 니골라당과 같이 옛 삶을 반복한다면 믿음으로 구원은 받으나, 행함의 변함이 없어 온전한 믿음의 삶을 살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믿음으로 구원 받을 주이시면서 동시에 새 사람을 만들어 새 삶을 살게 하는 새 창조주입니다. 성경은 옛것과 새것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영도 옛 영(계12:9) 곧 사단이요, 새 영(겔36:26)곧 성령을 말합니다. 언약도 옛 언약(출20장, 신5장 율법)과 새 언약(고전11:25) 곧 그리스도의 피로 산 새 언약을 말합니다. 또한 사람은 옛사람(롬6:6) 곧, 육의 사람을 말하며, 새 사람(엡4:22-23) 곧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새로운 피조물을 말합니다. 일도 옛일(갈5:16-22) 곧 죄를 반복하는 일과 새 일(사43:19) 곧 복음의 일을 말합니다. 그래서 옛 하늘과 옛 땅 (사65:17; 66:22; 계21:1) 아닌 새 하늘, 새 땅(벧후3:13)을 말합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합니다.(마9:17) 우리는 그리스도를 회복의 주로 구주로만 볼 것이 아니요, 새 창조주로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는 복고주의자로 빠질 것도 아니요, 현재 안주하는 스테레오타입(Stereo type)의 인생도 아니요, 더 좋은 미래를 열아 갈 새 영 곧 성령을 받아 새 사람이 되어, 새 일을 행하여, 새 하늘과 이 세상을 새 땅으로 만드는 새 창조주 사역의 동역자들이 다 되어야 할 것입니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정인찬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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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 - 백색순교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 8월 무더운 여름에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에 오르는 길은 마냥 뙤약볕만은 아니었다.좌우에는 숲이 우거져있었고, 오르막 그늘에 세워져있는 순교자 기념비가 우리에게 숭고함과 경건함을 선물해 주는 듯했다.기념관 앞에 있는 기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안내판과 십자가를 보며, 침묵으로 순교자들을 기리는 발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은 국내,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모든 순교자분들을 위한 기념관으로, 1983년 한국기독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경기도 용인 소재 10만 평의 땅을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재단에 기증함으로써 세워지게 되어 1989년 11월에 개관하였다.역사화 40여 점이 전시된 1층을 시작으로 1930년대 이전 개화기의 한국 교회와 사회상을 담은 사진 120점이 전시되어 있는 2층, 순교자들의 존영과 유품이 전시돼 있는 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 한국교회를 위해 순교하신 545명의 순교자들의 이름 우리나라의 교회를 지키기 위해 숨진 순교자들은 2600명 정도이지만, 대부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수는 북한에서 순교하셨기 때문에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으며, 이곳에는 545명의 순교자분들의 이름이 올려져 있다. 모든 순교자들 중 시대의 흐름에 따른 6분의 순교자들은 우리의 믿음 생활을 돌아보게 한다. ▲왼쪽부터 토마스 목사, 백홍준 장로, 주기철 목사 토마스 목사는 1840년 영국 회중교회 목사의 아들로 출생하여, 런던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1864년 선교사가 되어 중국에 부임하였다. 중국에서 아내를 잃고 방황하던 그는 조선 선교의 꿈을 지니게 되어 1866년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를 타고 내한하였으나, 9월 3일 평양 대동강변에서 순교하였다. 백홍준 장로는 1848년 평북 의주 출생으로, 1876년 중국 만주에서 로스 목사를 만나 한국인 최초로 세례교인이 되었고, 그의 성경 번역을 도와 최초의 한글 성경이 출간되는데 기여했다. 1887년 조선인 최초의 장로가 되었지만, 그는 사교를 전한다는 죄목으로 구금되어 2년간의 옥중생활 끝에 1893년 순교했다. 주기철 목사는 1897년 11월 경남 웅천 출생으로, 오산학교와 연희전문을 거쳐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었다. 부산과 마산에서 목회를 하던 시절부터 신사참배 반대를 주도했으며, 평양 산정현교회에서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 끝까지 투쟁했다. 그는 결국 7년여의 옥고 끝에 1944년 4월 21일 순교했다. ▲ 왼쪽부터 신석구 목사, 문준경 전도사, 손양원목사 신석구 목사는 1875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감리교 목사로 서울 수표교교회를 시무하면서 33인 민족대표로 3.1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렀다. 일제 말에는 신사참배를 거부하였으나, 교단이 굴복하자 강원도 산골로 들어가 목회했다. 해방 이후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공산정권에 저항하다가 체포, 구금되었다가 한국전쟁의 와중에서 1950년 10월 10일 총살을 당해 순교했다. 문준경 전도사는 1891년 2월 전남 신안 출생으로, 증도의 믿음의 어머니로 불린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0월 59세의 일기로 해남에서 패퇴하던 북한군에 의해 순교하기 전까지 18년 동안 증도를 비롯한 전남 신안군 일대 도서지역을 고무신을 신은 발로 누비며 100여 곳의 교회를 세웠고, 이를 통해 많은 교계 지도자가 배출되었다. 손양원목사는 1902년 경남 함안 출생으로, 첫 목회 지인 여수 나환자 마을의 애양원 교회에서 평생을 시무하며 환자들을 지성으로 보살폈다. 일제강점기에는 신사참배를 반대하여 5년간 옥고도 치렀다. 1948년 여수·순천 사건 때 두 아들이 피살되었으나, 그는 살해한 범인을 용서하고 양자로 삼았다. 그러나 자신도 한국전쟁 때 북한군에게 총살을 당해 순교하였다. 모든 순교자들을 비롯하여 시대별로 순교하신 6분의 순교자들은 모진 수모를 겪음에도 믿음을 지켜 적색 순교 시대를 지나 오늘날 백색 순교의 시대를 열어주셨다.그들의 신앙과 헌신과, 결단과, 순교의 정신은 그리스도의 피를 세운 한국교회를 든든하게 하는 초석이 되었다. ▲순교자들의 유품을 돌아보고 있는 정한조 목사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 담당 정한조 목사는 ‘성경을 읽다 보면 예기치 않은 구절에서 말씀에 은혜가 될 때가 있다. 이곳을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어느 순교자의 삶이라도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우리에게 들게 하시면 그분이 어떻게 이런 삶을 살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라면서 ‘여기 있는 순교자들은 적색 순교를 하신 분들이시다. 적색 순교는 악한 시대에 악한 자들에게 핍박을 받을 때 일어나는 순교이고, 오늘날에도 순교의 시대가 끝이 난 것이 아니라 지금은 백색 순교의 시대이다.’ (백색 순교는 과거 악한 시대와 같이 믿는다고 하여 피를 흘리는 핍박을 받지 않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삶 속에서 오는 핍박을 받는 것을 말한다.) ‘로마서 12장 1절~2절에 있는 우리 자신을 산 제물로 드리라는 말씀처럼, 우리는 백색 순교자들이고,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이 들 때 이곳에 찾아와서 한번 둘러보게 된다면 신앙에 큰 유익이 있으리라 생각된다.’라고 말씀하셨다.▲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 고난의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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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거룩한 분노 필요…이분법적 사고서 벗어나야"'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펴낸 김기석 목사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자리한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묵은 책 냄새가 은은하게 풍겼다. 5천여 권의 책으로 둘러싸인 집무실은 목회자의 방이라기보다 흡사 연구실 같았다.11일 청파교회에서 만난 김 목사는 교회처럼 소탈하면서도 기품 있는 모습이었다. 형형한 눈빛에서는 차가운 이성의 힘이, 따뜻한 음성에서는 온화한 감성이 스며 있었다.1981년 전도사로 청파교회와 인연을 맺고 1997년 담임이 된 김 목사는 '기자와 목사, 두 바보 이야기', '오래된 새 길', '내 영혼의 작은 흔들림' 등의 저서를 출간한 문장가이기도 하다.최근 산문집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꽃자리)를 펴낸 김 목사는 "원래 제목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게 '영혼의 성좌들'이었다"고 털어놓았다.김 목사가 '영혼의 성좌'에 대한 영감을 얻은 것은 유장춘 한동대 교수의 집과 연구실을 방문했을 때였다. "유 교수의 집과 연구실에 위대한 사상가들의 사진이 조그만 액자에 담겨서 쫙 전시돼 있어요. 그분이 지향하는 삶이 뭔지를 보여주는 거죠. 그 얼굴들만 봐도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어요."김 목사는 "그렇게 위대한 사람들은 아니더라도 제가 일상 속에서 눈물겹게 혹은 유쾌하게 만난 사람들이 있고 그들 한 명 한 명이 제 영혼을 빚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새 산문집에는 마음의 별자리가 되어 준 이들에게 보내는 52통의 편지가 담겼다. 그의 편지글에는 작고 보잘것없이 보이는 것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따스한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또 웅숭깊은 사유와 진지한 성찰 그리고 신앙인으로서 의로움을 저버리지 않는 결연함이 느껴진다.김 목사는 책에서 "저는 얼마 전부터 예수의 사역을 '빗금 철폐'라는 말로 요약한다"며 "문제는 빗금을 철폐해야 할 종교가 빗금을 생산하는 공장 구실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의 개신교회가 보이는 배타성은 확고한 믿음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은 내적 부실함을 가리려는 가련한 몸부림이 아닌가"라며 철저한 자기반성을 요구했다. "강남과 강북, 임대아파트와 고급 아파트를 나누고 학벌과 지연 등 온갖 빗금을 만드는 세상은 항상 누군가를 패배자로 만들고 혐오의 대상으로 삼죠.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세상에는 평화가 없어요."김 목사는 "인위적으로 그어진 빗금을 철폐한 세상이 하나님이 기뻐하는 세상"이라며 "예수님이 제안하시는 것은 특권 내려놓기"라고 강조했다.이성애자와 동성애자를 가르는 가파른 빗금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신학적으로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를 떠나 그들이 연약한 사람이고 사회적 약자라면 교회가 그들을 품고 갈 수 있는 넉넉함이 있어야 한다"고 한국 교회의 포용을 당부했다.그러면서 김 목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순교자 카즈 뭉크의 '거룩한 분노'를 인용했다. "기독교인들은 선하게 살아야만 하지만 불의에 대해 분노하지 못하면 진리를 포기하는 거예요. 거룩한 분노는 신적 분노에요. 하나님은 세상의 불의를 보면 분노하시는데, 나는 분노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을 안 믿는 것이죠."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해 분노하지 말고 사회적 약자를 양산하는 시스템에 대해 분노해야 거룩한 분노고 진정한 신앙"이라고 강조했다.아울러 김 목사는 한국 교회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김 목사는 "생명이란 모호함 속에 있고, 모호하기 때문에 실존적으로 선택하고 시행착오도 겪는 것"이라고 했다. 또 "어둠을 알지 못하는 빛은 불완전한 빛"이라며 "성숙한 믿음은 빛을 지향하지만, 어둠까지 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의 어둠을 살피지 못하는 신앙, 회의가 없는 신앙은 언제든 폭력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김 목사는 책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신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저는 어둠을 모르는 빛, 절망의 심연을 거치지 않은 희망, 대가를 치르지 않고 주어지는 은혜, 추함을 외면하는 아름다움, 불화의 쓰림을 알지 못하는 조화, 흔들림조차 없는 확신, 일상을 떠난 영성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흔들림 속에서 든든함을 지향하고, 추한 현실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가장 속된 것 속에서 거룩한 것을 보려고 노력할 뿐입니다."김 목사의 고백에서 흔들림 속에 비로소 튼튼한 줄기와 뿌리를 얻은 단단한 사유가 엿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청파교회에서 연합뉴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미소짓고 있다. 2016.6.11ryousant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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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이야기> “돈·권력 아닌 ‘인간 되는 삶’이 목표 돼야”이기동 성균관대 교수가 제시하는 삶의 목표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 사진/임귀주 기자(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이기동(64)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는 논어, 맹자, 중용, 시경, 서경, 역경 등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국내 최초로 완역한 인물이다. 사서삼경 원문을 번역하고 해설을 다는 작업은 머리카락이 새까맣던 1987년에 시작해 하얗게 센 2007년에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20년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이 교수는 이후 노자와 장자, 주역 등을 연구하며 30년 이상 동양의 고전에 천착했다. 그리고 지금은 중국 철학사를 정리하는 작업에 골몰해 있다. 이 교수는 이렇듯 오랜 시간 동양 고전을 연구하며 찾아낸 삶의 본질과 진리, 참된 삶을 통한 행복의 길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기업체와 각종 단체의 강단에 서고 방송에 등장하고 있다. 그는 현대인의 불행의 원인을 물질과 자본을 향한 경쟁과 욕심에 있다고 진단한다. 또 불행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진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년이면 교정을 떠나는 철학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봤다.-- 사서삼경 완역 작업은 어떻게 하게 되셨습니까.▲ 일본 쓰쿠바(筑波) 대학 유학 시절에 보니까 우리의 동양학에 대한 이해 수준이 일본보다 앞서는데 외국에서는 우리를 알아주지 않았어요. 외국인들은 일본 학자들이 펴낸 저서를 많이 접했지만 우리가 낸 저술은 볼 수 없었기 때문이죠. 당시 우리의 저작은 외국 서적을 번역한 수준이어서 우리가 동양학의 중심이라는 것을 외국에 보여줄 수 없었죠. 우리의 정서와 사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저술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보자며 시작했죠. -- 우리의 정서와 사상은 어떤 것입니까.▲ 흔히 “인간 좀 돼라”는 말은 “네가 인간의 마음을 가졌느냐, 인간의 마음을 갖지 않았으면 넌 짐승이야, 인간이 돼라”는 뜻이죠. 예를 들어 곰이 쑥과 마늘을 들고 동굴에 들어가서 인간의 마음을 회복해서 나온다는 신화가 있죠. 실제 곰이 인간이 된 것은 아니죠. 곰은 바로 인간의 마음을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이죠. 우리의 문화는 그렇게 마음과 정신을 중요시했어요.지금 세상 사람들은 짐승이 돼 있어요. 인간미가 넘치는 우리 본래의 정서와 사상은 짐승이 돼 버린 이 세상을 구제하는 철학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요즘 우리 영화와 드라마, 노래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죠. 바로 인간의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거죠. 한국인에게는 세상 사람을 인간으로 만드는 저력이 있습니다.예를 들어 TV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보면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눈먼 여자를 위해 눈을 주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습니다. 외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아니면 그런 발상이 있을 수 없어요.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바로 인간적인 정서가 우리에게 내재해 있어서 그런 드라마가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이기동 교수는 "지금은 마음이 차가워져 있는 겨울"이라고 말했다. 사진/임귀주 기자-- 세상 사람들이 왜 짐승이 돼 있다고 진단하십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는 서양의 근세 사상이죠. 자유민주주의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바탕에서 출발한 개념이에요. 잘못된 거죠. 나와 네가 남남이면 서로 먹느냐 먹히느냐 하는 경쟁 관계가 됩니다. 사랑도 그렇죠. 사랑을 소유로 인식하고 있다고 합시다. 다른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면 뺏기지 않기 위해 싸워야겠죠. 하지만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하나가 되는 거죠. 하나가 된다는 것은 상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겁니다. 지금 이 세상은 약육강식에서 출발한 서구의 사상이 지배하기 때문에 경쟁하고 투쟁하는 짐승의 세상인 거죠.-- 이런 세상에서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짐승이 인간이 되어야 하니까요. 지금 사람들은 자기가 짐승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어요. 논어와 맹자, 노자와 장자 등을 읽으면 “내가 잘못 살았구나, 우리가 서로를 남으로 생각했구나”를 깨닫게 되죠.공자가 살던 시대는 오늘날과 비슷합니다. 약육강식이 지배하고 첨예하게 갈등하던 시대죠. 그런 위기 상황에서라야 공자처럼 위대한 사람이 나오는 겁니다. 공자와 같은 명의(名醫)는 환자가 많을 때 나오죠. 온 세상 사람이 환자인 오늘날도 명의가 나와야겠죠. 고전은 바로 명의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요.-- 고전은 어떻게 현대인을 치유하나요.▲ 흔히 말하는 소인(小人)은 짐승이에요. 목표를 달성하거나 성공해도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죠. 진실하지 않으니까 착각일 뿐이죠. 인간의 목표는 인간 되는 것 이외에는 없어야 해요. 공자는 나와 남을 구별하지 않는 인간이 돼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거예요. 새들은 민둥산이 아니라 숲이 우거져 있는 곳으로 날아가요. 자기의 목표를 아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목표를 모르고 있거나 잘못된 목표로 나아가고 있어요. 인간이 되는 것은 진실해지는 것이고, 인간이 되기 위해 참되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죠. 많은 사람이 행복이 돈이나 권력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죠. 행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 흔히 생각하는 행복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착각 속에서 잘못된 행복을 향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죠. 돈이 곧 행복이라고 생각해봅시다. 1억원을 모으면 행복할까요? 목표가 10억원으로 바뀝니다. 또 10억원에 도달하면 행복할까요? 욕심이 계속 커져서 배가 끊임없이 고파요. 욕심이 커진 만큼 불만도 커집니다. 국회의원 중 의원이 목표인 사람은 별로 없어요.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장관이나 대통령이 되려고 하죠. 국회의원이 된 사람은 일반 사람보다 행복할까요? 채워야 할 욕심이 더 커져 있으니까 불만이 더 많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제는 행복할까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더 쌓이고 불만이 많아집니다.-- 삶의 목표가 잘못돼 있다는 말씀인가요.▲ 목표가 완전히 잘못돼 있죠. 목표는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인간이 되는 참된 삶이어야 해요. 목표를 수정해야죠. 인간이 되고 나서야 정치도, 교육도, 경영도 있는 거예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 속에는 “이렇게 사는 것은 뭔가 아닌데”, “내가 짐승으로 살 수는 없잖아”라는 게 깔려 있어요. 저는 이런 의문과 불만에서 나오는 우리의 정서가 바로 ‘한’(恨)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태어났을 때는 나와 너의 구분이 없는 혼돈의 상태이자 모두가 하나였죠. 그런데 감각 대상을 인식하면서 나와 남을 구별하게 돼요. 경쟁적이 되죠. 지금 우리는 본래 하나였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경쟁하지 않은 본래의 하나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나라엔 인내천(人乃天) 사상이 있죠. 나와 네가 하나이고 바로 인간은 하늘 같은 존재라는 뜻이죠. 모두가 하늘 같은 존재인데 현실에서는 그런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잖아요. ‘한’은 하늘 같은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는 데서 나온 정서에요.부부 관계도 그렇습니다. 남편은 왕자고, 부인은 공주여야 하죠.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거죠. 예전에는 부부가 서로에게 존댓말을 썼어요. 그러다가 남편이 하대하고 이제는 서로 하대를 하고 있죠. 서로 무시하는 관계가 된 거죠. 대접을 받지 못하니까 불만이 커지고 쉽게 싸우게 되고, 결국 헤어지는 거죠.본래 하나였던 하늘 같은 인간의 모습을 회복해야 하잖아요. 이런 것들이 바로 요즘 인문학에 대한 관심으로 표출되는 거예요. 인문학을 접하고 공부하면 인간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고 행복으로 이끄는 거죠. 행복의 길은 고전 속에 있다고 주장하는 이기동 교수. 사진/임귀주 기자-- 본래 모습을 회복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래요. 서양적인 사고와 체계에서 살면서 기회가 없어져 버린 거죠. 지금 학교 교육도 서양식이죠. 옛날 퇴계 이황 선생님이 했던 것처럼 인간 만드는 공장을 만들어야죠. 사람을 모아서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거죠. 몸이 까맣게 됐으면 닦아서 하얗게 만드는 실질적인 과정을 거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야죠.지금까지 사람들은 마라톤 선수처럼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고 있어요. 과연 이렇게 살아도 좋은지 자기를 돌아볼 때가 된 거죠. 인생을 행복하게 마치기 위해 곰곰이 생각하지 않으면 크게 후회하고, 돌이킬 수도 없죠. 사람들은 열심히 경쟁하며 살다가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판에 박힌 길로 가고 있습니다. 그게 행복하면 상관없는데, 그건 행복이 아니거든요. -- 행복의 길을 어떻게 찾을 수 있습니까.▲ 사서삼경 같은 고전을 공부해야죠. 그동안은 서양을 따라가느라 너무 바빠서 먹히지 않았어요. 서양인도 서양의 방식으로 가보니까 그게 아니고,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요즘 서양인들이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입니다. 내년에 대학을 은퇴하고 나면 미국에 가서 서양인이 동양학적인 삶을 살 수 있게 고전을 우리식으로 영어로 번역하고 또 가르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행복한 사람이라야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행복 경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자로는 한국인을 당할 사람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지난 오천 년간 우리의 유전자는 인간이 되는 길을 꾸준히 걸어왔고, 그것은 우리에게 면면히 남아 있습니다. 곰이 인간이 되는 것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어요. 인간이 되면 인간의 경영을 할 수 있는 거죠. 경주 최부잣집의 사례를 보면 최부자는 “흉년에 땅을 사지 말라”고 해요. 땅을 파는 사람의 억울한 원한이 있으니까 헐값에 사지 말라는 거죠. 자본주의 경제학의 시각으로 보면 말이 되지 않는 거죠. 최대한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죠. 행복경영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하나가 되는 마음 상태로 경영을 하는 거예요. 돈이 목표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 하나로 통하게 장사하면 돈은 따라오는 거죠. 그런 마음이 우리나라 대기업에도 있었으면 해요. 이윤 추구만을 목표로 하면 결국 망하게 됩니다. -- 현대사회에서 경쟁하지 않으면 살아가기가 힘듭니다.▲ 바뀌어야 하는데 너무 안타깝죠. 인간을 만드는 교육은 효과가 늦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인성교육도 단기간에 하려고 하죠. TV 프로그램은 시청률 경쟁을 하고, 정치인은 지지율에 목을 매요. 모두가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거죠. 작물에 농약을 치는 것보다 뿌리를 가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 더 길게 갈 수 있는데 그런 인식이 없는 거죠. 행복경영 철학에 바탕을 두고 기업을 운영하면 변질하지 않고 오래 갈 수 있어요.예를 들어 ‘안토니 제화’라는 국내 신발 3대 메이커가 있어요. 사장은 집도 없이 전세로 사는데 사원들이 여자 친구 만날 때 이용하라고 벤츠를 샀어요. 또 말이나 요트를 사서 사원들이 여가에 사용하도록 해요. 거길 보면 사원들의 표정이 무척 행복해 보여요. 그 마음이 계속 유지된다면 엄청나게 성공할 거예요. -- 수많은 갈등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면.▲ 우리가 남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죠. 내가 소유한 것을 움켜쥘 것이 아니라 공유해야죠. 어떤 부자가 있는데 별장을 지어서 누구나 와서 휴가를 즐기게 해요. 그러면 그 사람이 돈을 벌면 박수를 치고, 오히려 돈을 벌지 못할까 봐 걱정하겠죠. 부유함과 가난함이라는 것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요. 지금과 같은 경쟁 체제 속에서는 해결책이 결코 없습니다. 우리가 남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돈에 얽매이지 않을 텐데요.-- 정치는 바로 잡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였다는 것을 망각하면 서로 투쟁하고 경쟁을 하게 되죠. 정치는 바로 그 망각을 바로잡는 거예요. 서구적인 시각에서 보면 정치인이 분열돼 경쟁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에요. 하지만 동양적인 시각에서는 비정상이죠. 지금 우리는 서양의 것을 배워서 서양적으로 사고를 해요. 정치는 잘못된 것을 제대로 돌려놓는 것인데 정치가 역할을 못 하고 있죠. 세상을 바로잡으려면 소인이 아닌 바른 사람, 바로 군자(君子)가 출마해야 하죠. 서구적인 정치 제도와 방식은 옳지 않아요. 사람들이 지금의 정치를 쉽게 따를 수가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죠. 서구적인 것이 한계에 도달한 겁니다.--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가 가능할까요.▲ 잘못된 삶의 방식이 벽에 부딪히고 한계가 오면 그때 정신을 차리겠죠. 가을에는 날마다 기온이 내려간다고 생각하는데 한없이 내려가진 않죠. 언젠가는 봄이 와요. 사계절의 변화처럼 잘못된 방식이 계속되지는 않습니다.오늘날 사람들의 마음은 차가운 겨울입니다. 물질과 자본을 위한 무한경쟁으로 마음이 얼어붙어 있죠. 로마시대 초기를 보면 격투장에서 검투사들이 검투사끼리, 또는 사자하고 싸우며 피를 흘립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면서 열광하죠. 오늘날도 경쟁하고 싸우는 것을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이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랑으로 녹이고 바꿔놓았듯이 우리 세상도 그렇게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선출된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 명심해야 할 말이 있다면요.▲ 목표를 당선에 두지 말고, 표만 생각하지 말고, 어떤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고, 어떤 것이 바람직한지를 생각했으면 합니다. 목표를 옳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두었으면 좋겠어요. 현재 정치인을 보면 그런 정신이 거의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각성해야죠. 표는 바람직한 길을 가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지향해야 할 삶은 어떠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성공의 비결은 서구화였죠. 하지만 이제 성공의 비결은 우리나라에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전통 속에서, 한국인의 마음속에서 미래를 찾아야죠. 정치는 세종대왕처럼 하고, 경영은 경주 최부자처럼 하고, 교육은 퇴계 선생처럼 해야죠. 앞으로는 서양화가 덜 된, 오염이 덜된 한국인이 일을 만들어 낼 겁니다. 이기동 교수는 "서로를 존중하고 내가 소유한 것을 움켜질 것이 아니라 남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임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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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비바, 프란체스코 멜리!수지오페라단 '가면무도회' (서울=연합뉴스) 이용숙 객원기자 = 리카르도 역의 테너 프란체스코 멜리가 등장하는 순간 무대는 빛으로 가득 찼다. 그가 입을 열어 "내 친구들이여!(Amici miei, soldati!)"라는 첫 마디를 외칠 때 그 명징한 발음과 찬란한 음색은 이미 이날 저녁 공연이 아주 특별하리라는 예감을 품게 했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수지오페라단(단장 박수지)의 '가면무도회'가 지난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최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최고의 리카르도'라는 극찬을 받은 멜리 뿐 아니라 역시 리카르도로 유명한 테너 마시밀리아노 피사피아, 소프라노 임세경, 바리톤 김동원까지 출연진에 포함됐으니 당연히 기대할 만한 공연이었다. [수지오페라단 제공]멜리는 첫 아리아 '다시 그녀를 만나'(La rivedra nell'estasi)에서부터 관객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확신에 찬 발성과 자연스러운 호흡도 훌륭했지만, 충신의 아내 아멜리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애정을 드러내는 섬세한 표현력에 기쁨으로 빛나는 표정까지, 모든 면에서 리카르도의 현신(現身)이었다. 극 중 상황에 따른 심경 변화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데도 단연 탁월했다. 뱃사람으로 가장하고 점쟁이 울리카를 찾아가 뱃노래 '파도가 나를 기다리는지'(Di' tu se fedele)를 부르는 멜리는 사랑으로 들뜬 젊은 주인공 리카르도의 경쾌함과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또 3막에서는 아멜리아에 대한 격정을 다스리고 그녀를 남편과 함께 떠나보내기로 결심하는 아리아 '그대를 영원히 잃어야 한다면'(Ma se m'e forza perderti)'에서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한 고뇌와 성숙한 기품을 보여주며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수지오페라단 제공]베르디의 '가면무도회'는 179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제로 일어난 스웨덴 왕 구스타프 3세의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오페라다. 배경을 17세기 말 미국 보스턴으로 옮겨 보스턴의 총독 리카르도와 친구 레나토, 레나토의 아내인 아멜리아의 삼각관계를 그린다. 레나토 역을 노래한 이탈리아 바리톤 데비드 체코니의 중후한 외모와 음색은 이 신중한 역할에 잘 어울렸다. 연기의 유연성 면에서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체코니는 관객 모두가 가장 기대하는 아리아 '그 영혼을 더럽힌 너'(Eri tu che macchiavi quell'anima)를 풍부한 감성을 담아 들려줬다.사랑을 피할 수 없어 고뇌하는 아멜리아 역의 아르헨티나 소프라노 비르지니아 톨라는 힘 있는 고음으로 드라마틱한 가창을 무리 없이 소화했으나 배역으로 완전히 들어가지는 못했다. [수지오페라단 제공]2막에서 리카르도와 사랑의 이중창을 노래할 때 격정을 힘겹게 억제하는 내면의 고통이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진정한 공감을 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3막에서 죽기 전에 아들을 한 번만 안아보게 해달라고 남편에게 애원하는 아리아 '죽을게요. 하지만 마지막으로'(Morro, ma prima in grazia)에서도 감성의 깊이가 부족해 아쉬웠다.오스카 역의 소프라노 파올라 산투치는 가벼운 음색과 배역에 어울리는 연기력으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울리카 역의 산야 아나스타샤 역시 음색과 연기 면에서 적역이었고, 그 밖의 조역 가수들도 만족스러운 가창을 들려줬다. 위너 오페라 합창단 역시 극의 밝고 쾌활한 부분을 잘 살리며 집중력 있는 합창을 선사했다. 카를로 골드스타인이 지휘한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는 '가면무도회' 음악의 긴장감을 명료하게 살리며 극에 박진감을 더했다. 다만 3막처럼 서정적인 비극을 표현해야 할 부분에서 어둡고 절박한 감성 대신 화려한 색채감으로 일관한 것은 다소 안타까웠다. 슬퍼야 할 때 그리 슬프지 않았다는 뜻이다. [수지오페라단 제공]프란체스코 벨로토의 연출은 전형성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액자를 이용해 영혼의 소통을 보여주거나, 노예제도 폐지 이전의 미국임을 보여주기 위해 흑인 하인들을 등장시키거나, 리카르도의 죽음에 가면무도회 손님 모두가 일시에 가면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등의 소소한 아이디어 외에는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연출 방식을 택했다. 오윤균의 무대디자인 역시 사실주의적인 연출에 합당하게 건축학적인 안정감을 살려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줬고, 회전무대를 적절히 활용해 장면마다 새로움과 역동성을 더했다. 이탈리아의 오페라 의상 전문 제작소에서 만든 의상은 무대를 화려하게 채우는 데는 적절했지만, 가면무도회 장면의 의상 재질은 조명과 조응하지 못해 효과가 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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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윤진서 "왕의 여자보다는 무수리로 사는 것이…""제겐 큰 모험…촬영하다 보니 사극 맛 느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조선 숙종 대를 배경으로 한 SBS TV 사극 '대박'이 휩쓸린 격랑의 중심에는 숙빈 최씨(윤진서 분)가 있다. 숙빈 최씨는 극 중 이인좌(전광렬) 설명대로 가문도 족보도 없는 천출 무수리에서 왕의 여자, 나아가 왕의 어머니까지 되는 파란만장한 삶의 주인공이다. 5일 오전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의 청담동 사옥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윤진서(33)는 "궁중 생활을 해 보니 무수리 삶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지만, 진심이 느껴졌다. "비록 연기로 경험했지만 궁에서 지내보니 사람 살 곳이 못 되는 것 같아요. (웃음) 마음대로 웃을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어요. 머리에 쓴 가채는 또 어찌나 무거운지 목도 안 돌아갈 지경이고 옷도 불편해요. 생활은 궁핍하고 힘들어도 복순으로 사는 것이 훨씬 편할 것 같아요." 복순은 윤진서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족보까지 노름으로 날려 먹은 천하의 난봉꾼 남편 백만금(이문식)을 떠나 천하를 호령하는 왕, 숙종(최민수)의 여자가 됐다. 아무리 이인좌 계략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일개 무수리가 왕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책에 대해 윤진서는 '신선함'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는 "장희빈부터 시작해 정치에 정통한 여자들 가운데서 살던 숙종에게 정치의 '정'자는커녕, 그런 세계는 전혀 알지 못하고 순박한 복순은 새로운 느낌의 여자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무수리로부터 '그렇게 일한다고 남이 알아주느냐'고 핀잔을 들으면서도 성실히 일하는 모습이나 노름꾼 남편을 비롯한 복순의 주변 상황도 숙종에게 연민을 불러일으켰을 것 같아요. 계략을 꾸민 이인좌도 분명히 (방송에서 등장한 것보다) 더 오래 복순을 지켜봤을 걸로 생각해요." 숙빈 최씨는 그동안 TV 사극에 간간이 등장했지만, 윤진서는 특정 배우 연기를 참고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연출자인 권순규 PD와 자주 상의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윤진서는 복순에게서 삶의 찌든 때가 느껴지도록 하려고 애썼다. 복순이 왕의 여자가 된 이후에도 우아하고 위엄 있는 왕가의 여인으로 돌변하는 건 맞지 않다는 판단 하에 다소 어설픈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특히 말투를 조심했어요. 궁에 들어왔다고 갑자기 바뀌면 부자연스러울 것 같았어요. 궁에서 쓰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지는 못하고, 어떤 행동을 해도 좀 어수룩하고 얼떨떨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어요."2001년 영화 '버스, 정류장'으로 데뷔한 윤진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2003)로 유명해졌다. 그는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주로 도회적인 느낌의 캐릭터를 많이 소화했다. 윤진서는 인터뷰 말미에 "사실 '대박'은 제게 정말 큰 모험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복순이처럼 파란만장한 인생을 연기하려니 부담스러웠어요. 그전까지 연기한 캐릭터와는 달리 너무나 토속적인 배역에다 엄마 역할이라는 것도 처음이니 부담이 더했어요. 사극이라는 장르도 생소했고요." 괴한에게 납치되기도 하고, 장독에 갇히거나 화살에 맞을 뻔까지 하는 등 온갖 수난을 몸으로 겪었던 윤진서는 촬영이 두 달째에 접어든 요즘 사극의 맛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봄이 되니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서 너무 다행"이라면서 환한 웃음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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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도서전 초청 한강 "여성성과 작가 분리된다고 느낀 적 없어"오정희, 한강, 김애란 파리도서전서 '한국 여성작가의 목소리' 행사프랑스 독자 100여 명 행사장 가득 메워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제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중요하지만, 작가라는 것과 분리된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한강) "1950∼60년대 작가에 뜻을 가졌을 때 여성의 입장과 시각을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이 조건이 소설가의 바탕이 됐습니다."(오정희) "남녀가 똑같은 기회와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합의돼 빨리 다음 시기로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김애란) 파리도서전 '한국 여성작가의 목소리' 행사에 참가한 작가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한국 소설가들이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전시장에서 열린 파리도서전 '한국 여성작가의 목소리'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 왼쪽 두 번째부터 소설가 한강, 오정희, 김애란. 2016.3.20 sungjinpark@yna.co.kr 오정희(69), 한강(46), 김애란(36)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소설가 3명이 파리도서전 사흘째인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전시장에서 프랑스 독자들과 만나 한국의 여성 문학과 여성 작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60대와 40대, 30대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한국 여성 작가들에게 여성 문학은 어떤 의미인지, 또 이들 작가에게 여성과 작가는 불가분의 관계인지 질문이 던져졌다. 한국 작가 중 처음으로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소설가 한강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당황스럽다"고 입을 떼었다.한강은 "보편적인 작가와 여성 작가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게 여성이라는 사실이 중요하지만, 작가라는 것과 분리된다고 느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그녀는 "소설 '채식주의자'를 쓸 때는 육식 때문에 고통받고 폭력을 거부하는 사람을 그리는데 그 주인공이 반드시 여자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여성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글을 썼다"고 소개했다.한강이 쓴 '채식주의자'는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 올해 후보작에 뽑혔다. '채식주의자'는 어릴 때 육식과 관련된 트라우마로 채식하게 된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 소설이다. '저녁의 게임', '동경', '중국인 거리' 등을 쓴 60대 문단 원로인 오정희는 "내가 소설을 쓸 는 여성주의, 페미니즘 주장이 아직 나오지 않았을 때"라면서 "여성이라는 나의 조건이 소설가의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차세대 여성작가로 자리매김한 김애란은 "딸 셋인 집에서 자라 성장기에 직접 남녀 차별을 경험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성인이 된 후 피부로 실감하게 됐다"면서 "남녀가 똑같은 기회와 권리를 가짐으로써 다음 시기로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애란은 2005년 첫 단편 소설집 '달려라 아비'로 문단에 파란을 일으키며 데뷔한 이후 '두근두근 내 인생', '비행운' 등을 잇달아 펴내며 젊은층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파리도서전 '한국 여성작가의 목소리'에 참가한 작가와 독자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한국 여성 소설가들이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전시장에서 열린 파리도서전 '한국 여성작가의 목소리'에 참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00명에 달하는 프랑스 독자가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2016.3.20 sungjinpark@yna.co.kr 작품과 관련해서 프랑스어로도 번역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광주 민주항쟁을 다룬 '소년이 온다'에 드러난 폭력 묘사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진행자가 물었다. 한강은 "개인적으로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 학살 4개월 전 서울로 이사왔다"면서 "어릴 적 아버지(소설가 한승원)가 가져온 사진첩에서 시신과 헌혈을 위해 줄 선 사람을 본 뒤 인간의 근원적 폭력성에 관심을 가졌다"고 소개했다.이어 "채식주의자도 광주와 상관없지만, 인간이 폭력에 완전하게 결백한 존재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서 "인간의 폭력은 언제나 내게 중요한 주제다"라고 덧붙였다.김애란에게는 '달려라 아비', '비행운' 등에서 작가가 일상에 관심을 보이고 등장인물은 사회 부조리에 질문을 던지는 듯한데 일상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이 따랐다. 김애란은 "소설가 데뷔를 일찍 했으며 선배 세대보다 이야기 주머니가 비어있고 가난하다는 느낌이 있다"면서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와 가까운 동시대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대답했다.그녀는 "선배 소설가들은 하늘을 얘기하는데 나는 천장을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들었지만 좁은 공간을 살아가는 내 또래들에게도 이야기, 삶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이날 세 여성 작가의 좌담회에는 100명가량이나 되는 많은 프랑스 독자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일부 독자는 행사장 바닥에 앉거나 서서 한국에서 온 작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은 올해 파리도서전 주빈국으로 초청받았다. 이들 이외에도 황석영, 김영하, 은희경, 이인성 등 작가 30명이 찾아 프랑스 독자와 만났다. '한국 여성작가의 목소리'라는 주제의 이 행사를 기획한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해외에서 한국 문학이 남성 작가 위주로 많이 알려졌는데 여성 작가의 목소리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도서전서 책에 사인해 주는 소설가 한강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소설가 한강이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전시장에서 열린 파리도서전에서 자신의 책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16.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