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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정책통 "한국 핵무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하스 미국외교협회장, 정동영 등 의원외교단 면담에서 밝혀"한미관계는 빛이 통과하지 않을 정도로 공고해야"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정책통으로 불리는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핵 보유를 전혀 검토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스 회장은 14일(현지시간) CFR 뉴욕본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실 산하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 일행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핵무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미국의 이익에도 반한다"고 밝혔다고 면담에 참석한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 전했다.면담에는 새누리당 정병국·나경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 등도 함께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하스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는 검토도 하지 않을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와 국정을 구분해 보고 있다"는 하스 회장의 발언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스 회장은 CFR의 대북정책보고서가 트럼프 측에 전달됐다면서 이를 검토하는 데는 6개월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현재로서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컨센서스가 없는 상태이다", "대북정책 선택은 어려운 과제이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정 의원은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차기 행정부에서는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하스 회장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하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스 회장은 한미관계와 관련해서는 빛이 통과하지 않을 정도로 공고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미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외교단 일행은 하스 회장에게 ▲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실패했고 ▲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취해야 하며 ▲ 대북정책의 우선순위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2014년 12월 9일 윤병세 외무장관(오른쪽)과 면담하는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장[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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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헤인즈 39점 원맨쇼…오리온, 공동 선두(종합)'켈리 28점' 전자랜드, SK 꺾고 연패 탈출SK 화이트, 빛바랜 시즌 최다 45점 오리온 승리의 주역 헤인즈 [KBL 제공=연합뉴스]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애런 헤인즈의 원맨쇼를 앞세워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오리온은 9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헤인즈가 결승 자유투를 포함, 39점을 몰아친 데 힘입어 창원 LG를 접전 끝에 84-83, 1점 차로 따돌렸다.올 시즌 홈에서 5전 전승을 거둔 오리온은 6승1패가 돼 서울 삼성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LG는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던 김종규(5점·3리바운드)가 시즌 처음 코트에 나섰지만, 종료 1초를 남기고 리드를 지키지 못해 3승3패가 됐다. 경기 막판까지 승패를 점칠 수 없는 접전이었다.오리온은 종료 1분 전 LG 김영환(15점)에게 3점슛을 얻어맞고 77-80으로 뒤졌다.헤인즈가 연속 득점을 올렸지만 LG는 마이클 이페브라의 3점 플레이로 종료 7.6초 전 83-82로 다시 전세를 뒤집었다.마지막 공격에 나선 오리온은 헤인즈가 골밑에서 파울을 얻어낸 뒤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인천 전자랜드가 서울 SK를 상대로 한 홈 경기에서 28점, 9리바운드를 기록한 제임스 켈리를 앞세워 91-82로 승리, 연패에서 벗어났다. 2연패에서 벗어난 전자랜드는 4승3패로 6위에서 공동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7위 SK는 2승 4패가 됐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시즌 우승 후보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SK 테리코 화이트는 올 시즌 최다인 45점을 넣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전반이 끝날 때는 19점 차(57-38), 3쿼터를 마쳤을 때는 22점 차(78-56)로 전자랜드가 크게 앞섰다. 그러나 4쿼터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전자랜드가 4분 이상 점수를 내지 못하는 사이 SK는 화이트와 변기훈의 연속 3점 슛 등으로 78-70까지 쫓아왔다. 전자랜드는 정영삼의 3점 슛으로 4분 35초 만에 간신히 첫 득점을 했다. SK는 화이트와 김선형의 3점 슛으로 3분을 남기고 84-78을 만들었다. 이 순간 전자랜드는 종료 2분 13초 전 김지완이 3점 슛을 터뜨리며 다시 9점 차로 달아났다. 이어 1분 10초 전 김지완의 3점 슛이 불발됐으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그리고 정영삼이 3점 슛을 던지는 과정에서 반칙을 얻어내며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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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옥천 '향수 100리길', 시가 흐르는 풍경 속으로옥천의 목가적인 들판. 사진/임귀주 기자‘비옥한 물줄기’. 충북 옥천(沃川)의 지명에 담긴 뜻이다. 가을이 깊어 가면 옥천에서는 금강의 푸른 물줄기가 산모퉁이를 돌고, 벼가 누렇게 익은 풍요로운 들판을 지나 대청호로 흘러든다. 산과 들, 강과 호수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마저 넉넉하게 해 준다.옥천을 만끽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명품 자전거 코스로 알려진 ‘향수 100리길’에 해답이 있다. 옥천역을 출발해 대청호와 금강을 따라 난 50.6㎞의 길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꼽힌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을 발표하며 안남면사무소에서 금강휴게소에 이르는 여유로운 시골 길 18.6㎞를 향수 100리길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꼽았다.향수 100리길은 경부선 열차가 정차하는 옥천역에서 시작된다. 기차역 바로 앞에는 옥천 유일의 자전거 대여소인 ‘사랑의 자전거’가 있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대여소는 내년에 정지용 생가가 있는 구읍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교동저수지 옆 자전거길. 사진/임귀주 기자 옥천역을 출발해 옥천군에서 가장 번화한 구간을 지나 2.4㎞를 이동하면 가장 먼저 조그만 개천가에 자리한 정지용 생가에 닿는다. 생가는 지붕 누수로 이엉과 서까래가 썩어 현재 기둥과 서까래를 교체하고 이엉을 해체해 재설치하는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대로 된 모습은 오는 24일 이후에 볼 수 있다. 생가 옆에는 문학관이 있다. 로비에는 온화하고 단정한 시인의 생전 모습과 똑 닮은 정지용의 밀랍인형이 의자에 앉아 있다. 전시관에는 삶과 문학을 엿볼 수 있는 자료와 시집, 산문집이 진열돼 있다. 영상실에서는 정지용의 삶과 문학 세계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다. 정지용 생가에서 북쪽으로 조금 가면 정지용 시인을 주제로 하는 시문학공원이 나타난다. 그리고 공원 뒤편 언덕을 넘으면 교동저수지가 있다. 저수지 수면에는 빨래하는 아낙네와 밭을 가는 농부, 얼룩빼기 황소, 까마귀가 올라앉은 홍시 등 정지용의 시를 내용으로 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나무 덱을 따라 산책하며 평온한 정경을 감상하기 좋다. ◇ 대청호반 푸른 물빛이 유혹하는 길 교동저수지 왼편 성왕로로 접어들면 도로 오른편에 자전거 전용 길이 조성돼 있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자전거 여행이 시작된다. 평화로운 농촌 풍경이 이어지며 길은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 평지를 지난다. 자전거 전용 길은 이내 없어져 도로를 달려야 하지만 자동차가 드문드문 지나서 마음은 여유롭다. 4㎞ 정도를 이동했을까. 왼편으로 대청호 물줄기가 내비친다. 호반 길은 커다란 벚나무가 늘어서 있는 구간도 있어 운치가 있다. 37번 국도와 호반도로가 만나는 ‘신토불이 휴게소’에서 잠시 주변 풍광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휴게소에서 3㎞ 정도를 이동하면 장계관광지이다.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싱그러운 산책로를 따라 정지용과 금강을 주제로 한 조형물과 시비가 들어선 곳이다. 입구에는 옥천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옥천향토전시관도 있다. 산책로를 거닐며 한가롭게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좋다. 장계관광지. 사진/임귀주 기자◇ 넓은 벌과 강줄기를 따라 달리다 다시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이어지고 안남 입구 삼거리를 지나 종미리 입구에서 경율당 방향으로 가면 넓은 들이 펼쳐진다. 낮은 봉우리가 주위를 두르고 한쪽에는 금강이 흘러간다. 정지용이 노래한 ‘넓은 벌’이 이곳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서정적인 풍광이다. 들판 사이를 달리는 맛이 그만이다.길은 이제 금강 줄기를 따라간다. 산줄기 사이를 지나는 휘어진 강줄기를 따라 길이 휘돌며 시원스런 풍광을 선사한다. 안남면사무소-금강휴게소 구간을 왜 가장 아름답다고 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금강휴게소에서 잠수교를 건너면 길은 옥천읍 방향으로 이어진다. 금강휴게소에서 약 10㎞ 이동하면 옥천선사공원이다. 다양한 표정을 짓는 장승이 도열한 공원으로 들어서면 탁자식 고인돌인 석탄리 지석묘, 높이 약 2m의 선돌, 청동기시대 움집 등을 볼 수 있다. 한쪽에는 선사시대 석기를 그림과 함께 설명해 놓은 공간도 있다. 장계관광지를 둘러보는 자전거 여행자. 사진/임귀주 기자◇ 자전거길 정보>> 전체 구간 = 옥천역-정지용생가-장계관광지(안내면)-안남면사무소-원당교(청성면)-금강휴게소(동이면)-옥천 선사공원-육영수 생가-옥천역>> 거리와 소요 시간 = 50.6㎞, 3시간 30분>> 팁 = 자전거 대여소 ‘사랑의 자전거’에서 자전거와 헬멧을 빌리면 코스 지도를 무료로 준다. 또 원하는 구간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1일 대여료는 1인용 1만5천 원, 2인용 3만 원이며 1시간 대여료는 1인용이 5천 원이다. 픽업 서비스는 1회 무료이며, 추가하면 1만 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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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도심 속 '호수'…군산 은파호수공원호수에 물결 따라 산책길, 물빛다리, 자전거길 '으뜸' (군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초여름은 상큼한 아카시아 향이 코끝을 자극하며, 가을은 낙엽을 지그시 밟으며 한적함을 즐기고, 겨울은 흰 눈을 맘껏 만져보는 도심 속 쉼터. 전북 군산시 지곡동 은파호수공원은 이런 매력을 지닌 가족과 친구, 연인들의 사랑을 한껏 받는 휴식터다. 은파호수공원(258만㎡)은 본래 농업용 저수지였지만 주변에 도시가 형성되면서 그 기능 대신 주변 산과 함께 1985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이후 순환도로, 물빛다리, 음악 분수, 자전거 도로, 인라인스케이트장, 생활체육장, 연꽃 서식지, 보트장 등을 꾸며 도심 속 쉼터가 되었다.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과 화사한 벚꽃 터널이 유명하고 산책로, 볼거리가 꾸며져 전국 100대 관광명소로 뽑힌다.은파는 햇살 받은 물결이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붙은 이름으로 은(銀)은 '사랑의 빛', 파(波)는 '풍요의 물'을 뜻한다.은파의 본래 명칭은 '쌀뭍방죽'으로, 주변에서 쌀을 많이 생산하도록 물을 대주는 방죽이라는 데서 유래했다.큰 방죽과 저수지가 그렇듯 이곳에도 관련한 '세 바위 설화'가 있다.옛적에 방죽 근처에 마음씨 고약한 구두쇠 영감이 살았는데, 하루는 스님이 시주를 청하자 흙과 돼지똥을 뿌리며 내쫓았다. 이를 본 마음 착한 며느리가 시주하니 스님은 "극락왕생하려면 아들을 업고 이 집을 떠나되, 뒤를 돌아보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그러나 며느리는 길을 떠나다 정든 집과 가족 생각에 뒤를 보자 일대가 물로 뒤덮여 며느리는 죽고 스님, 아들, 강아지마저 바위가 됐다는 슬픈 이야기다.은파호수는 주변을 따라 총 6㎞의 순환도로가 이어진다. 한 시간 정도면 걸어서 이곳을 둘러볼 수 있고 자전거를 타고 달려도 좋다. 순환도로에 나가면 계절과 시간에 상관없이 산책을 즐기는 시민이 줄을 잇는다.산책로는 봄이면 6.5㎞나 벚꽃이 만발해 순백의 향연을 펼친다.호수길 산책이 짧다면 호수와 연결된 군산저수지까지 총 18.4㎞를 걸으면 된다. 족히 5시간은 걸린다. 은파호수의 명물이자 상징물은 물빛다리로 길이 370m, 너비 3m의 호수를 가로지르는 현수교다.다리 위에서 호수에 비친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며 지친 심신을 달래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물빛다리는 설화를 바탕으로 진입부에 놀이마당, 중간부에 주탑, 종점부에 사랑의 터널을 꾸몄고 전체적으로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특히 다리는 밤이면 화려한 조명과 아름다운 빛을 뿜어내는 음악분수와 잘 어울린다. 꽃잎 형태의 음악분수는 하루 여덟 차례 20분씩 물과 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물빛다리 광장에서는 공연이 수시로 열려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토요일은 상설공연과 국악공연이 있다. 산책로 옆에는 호수경관을 활용한 자전거길도 있어 시민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높인다.자전거길 부근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 건강을 다지는 생활체육장이 마련되어 있다.물빛다리 광장 옆 보트장에서는 오리보트와 모터보트를 탈 수 있고 호수 한쪽 연꽃자생지에는 여름마다 백련, 수련, 노랑어리연, 수생식물이 만개한다.은파호수공원은 도심 가까이에 햇살을 받은 물결이 아름답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게 꾸민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있어 바쁜 생활 속에서 여유와 휴식을 즐기기에 제격이다.가족과 연인들이 손을 잡고 멋진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에 추억을 담아가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형형색색의 조명을 받은 호수공원의 밤 풍경을 담는 즐거움을 어떨까. 그 상상만으로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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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작가 "박보검의 모든 눈빛 설득력 있어"(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판타지가 무엇일까 고민을 했습니다. 만약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효명세자가 살아서 왕이 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가장 희망찬 판타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KBS 2TV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성공적으로 끝낸 김민정(39) 작가는 19일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드라마의 마지막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18일 밤 인과응보와 판타지를 결합한 동화 같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큰 인기를 누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드라마로 옮기는 작업은 양날의 칼과 같다. 김 작가는 그 녹록지 않은 작업에 뛰어들어 시청률 20%짜리 히트작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 대해 각색을 넘은 '또 하나의 창작'이라면서, 김 작가에게 신을 뜻하는 영어단어 갓(god)을 붙인 '갓민정'이라는 애칭을 선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마지막회에서 이야기가 휘몰아치며 해피엔딩이 됐다.▲ 엔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조선은 결국은 망했고 실제 역사는 되게 허무하지만, (실제로 개혁을 꿈꿨고,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효명세자가 만약 죽지 않고 살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효명세자가 살아 왕이 돼서 가장 희망차게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순간에서 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게 가장 희망찬 판타지가 될 것 같았다. 이영과 라온의 멜로는 일단 둘 다 나이 어린 청춘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청춘 로맨스인 만큼 아무리 이영이 왕이 됐다고 하지만 굳이 라온이 바로 세자빈이 돼서 혼례를 올리는 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이 둘의 사랑도 이영이 만들어가는, '여인은 여인답게, 아이는 아이답게' 살 수 있는 세상에 어울리게 그리고 싶었다. 이영은 신분의 차이를 넘어 라온이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끝까지 찾을 것이다. --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끝낸 소감은▲ 사극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저한테는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고, 딱 지금이 아니면 못해볼 것 같아서 되게 큰 모험을 했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서 되게 기쁘기도 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막판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김성윤 PD님께 감사드린다. '이런 장면을 쓰면 이렇게 예쁘게 찍어주시겠지' 하는 기대감이 늘 있었고, 내가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를 항상 예쁘게 영상으로 옮겨주셨다. -- 원작과 달리 홍경래가 살았고 백운회의 설정이 바뀌었다. ▲ 홍경래가 살아있다는 믿음이 실제로 백성들 사이에 있었다는 것을 살렸다. 홍경래는 이영을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인물이었다. 원작에서는 왕이 비중있게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자가 백운회의 수장일 수 있었지만, 드라마에서 세자가 백운회의 수장이라면 왕에게 맞서는 역모 주동자가 되고 왕과 세자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드라마의 갈등 구조는 영상 김헌과 세자로 좁혀 확실하게 그려내기 위해 백운회의 설정을 바꿨다. 드라마에서는 세자가 백운회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성장하게 된다. -- '박보검 신드롬'이 일었다. 박보검에 대한 평가는.▲ 모든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과 똑같다. 톱스타가 끊임없이 자기를 낮추면서 노력하는데 어느 누가 싫다고 하겠나. 박보검은 주변 사람을 편안하게 대해주는 좋은 친구다. 박보검이 냉정하고 차가운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실 걱정을 했는데 너무 잘해줘서 우리의 모험이 성공했다고 환호했다. 너무 '순둥순둥'하고 착해서 궁녀들에게 소리 지르고 까칠하게 하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확 이영이 되더라. 박보검은 모든 눈빛이 다 설득력이 있다. '엔딩요정'이라는 애칭도 얻었던데, 엔딩은 긴 대사보다 짧고 임팩트 있게 가는 걸 좋아하는데 박보검의 눈빛이 너무 좋아서 나 역시 재미있게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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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정진호 끝내기로 시즌 92승…최다승 신기록(종합)두산, 정진호 끝내기로 시즌 92승(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 10회말 1사 만루에서 두산 정진호가 2타점 끝내기 적시타를 날리고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6.10.4 pdj6635@yna.co.kr'이승엽 결승 투런포' 삼성, LG에 역전승…박한이, 16년 연속 100안타NC 장현식, 눈앞에서 날아간 완봉승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최인영 기자 = 두산 베어스가 정진호의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KBO 리그 역사상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말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6-5로 승리했다.두산은 이로써 올 시즌 92승(1무 50패)째를 올렸다.이는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91승을 거두면서 16년 가까이 깨지지 않던 시즌 최다승 기록을 깨트린 것이다.올 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두산은 시즌 최다승 기록까지 갈아치우면서 꺼지지 않는 상승세를 자랑했다. 김재환은 팀이 0-1로 끌려가던 1회말 1사 1, 3루에서 롯데 박시영을 상대로 우월 역전 홈런을 터트려 두산 구단의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122점)을 세웠다.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롯데는 3연패에 빠졌다.7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된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 홈 경기에서 이승엽의 투런포를 앞세워 LG 트윈스에 5-4로 역전승했다.전날 LG에 져 2009년 이후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삼성은 이날 승리로 3연패에서 벗어나면서 LG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9승 7패로 우위를 점했다. 4위 LG는 전날 삼성을 이겨 2년 만에 가을야구에 참가할 수 있게 됐으나 이날 패배로 한 경기를 덜 치른 5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가 다시 1경기로 좁혀졌다.끝내기 미소(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 10회말 1사 만루에서 두산 정진호가 2타점 끝내기 적시타를 날리고 밝은 표정으로 달리고 있다. 2016.10.4 pdj6635@yna.co.kr삼성 박한이는 1회 첫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쳐 16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다.KBO 리그에서는 양준혁(1993∼2008년)만이 해냈던 16시즌 연속 세자릿수 안타 기록에 타이를 이뤘다.넥센 히어로즈는 NC 다이노스와 방문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0-1로 뒤진 9회 2사 후 홍성갑의 볼넷에 이은 서건창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10회 김지수의 결승 2루타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NC 우완투수 장현식은 데뷔 첫 선발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할 뻔했다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해 고개를 떨어뜨렸다.장현식은 8⅔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하나만 내주고 삼진 6개를 빼앗으며 1실점으로 막았지만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역시 비록 승패없이 물러났으나 넥센 선발 스콧 맥그레거도 7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김경문 NC 감독은 이날 KBO 리그 사령탑으로는 역대 6번째로 통산 1천5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지만 빛이 바랬다.◇ 잠실(두산 6-5 롯데) = 승부는 9회말이 지나가도록 오리무중이었다. 4-4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연장 10회초. 롯데가 침묵을 깨면서 두산의 시즌 최다승 신기록이 다음으로 미뤄지는 듯했다.NC 다이노스 장현식[연합뉴스 자료사진]롯데는 1사 1루에서 김준태의 우익수 2루타로 점수를 냈다. 이후 이어진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두산이 희망을 품었다.두산은 롯데 마무리 손승락을 두들겼다. 10회말 선두타자 김재호가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오재일 타석에서 나온 폭투에 2루를 밟았다. 오재일은 볼넷을 골랐다. 김재환의 땅볼에 1사 2, 3루가 됐다. 최재훈은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를 채웠다.1사 만루에서 정진호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주자 2명이 홈에 들어왔다.정진호의 끝내기 안타에 두산은 재역전했다. ◇ 대구(삼성 5-4 LG) = 삼성은 1회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가 나오고 2회 1사 2, 3루와 3회 2사 1, 2루 기회도 후속타 불발로 살리지 못했다.오히려 5회초 LG 공격 1사 1,2루에서 손주인의 스퀴즈 번트로 선제점을 내줬다.삼성은 바로 5회말에 선두타자 배영섭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반격의 발판을 놓았다. LG 마운드에서는 선발 봉중근이 내려가고 윤지웅이 구원 등판했다.삼성은 박한이도 볼넷을 고른 뒤 구자욱의 3루 땅볼로 1루 주자가 잡혔지만 1사 1,3루로 찬스는 살려갔다. 이어 최형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1, 균형을 되찾았다.새로운 역사 쓰는 박한이(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이 끝난 뒤 클리닝타임 때 박한이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날 안타를 쳐낸 박한이는 16시즌 연속 세자릿수 안타 기록을 세웠다. 2016.10.4 psykims@yna.co.kr그러자 후속타자 이승엽은 우중월 투런포로 승부를 갈랐다. 이승엽의 올 시즌 27호 홈런이자 한·일 프로야구 통산 602번째 홈런이다.삼성은 6회에도 2사 3루에서 정찬헌의 폭투, 계속된 2사 1루에서는 박한이의 2루타로 한 점씩 보태 5-1로 달아났다.LG는 8회 이천웅이 박근홍을 상대로 2점짜리 우월 아치를 그려 두 점 차로 추격했다.9회에도 2사 후 대타 서상우가 심창민으로부터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지만 끝내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마산(넥센 3-1 NC) = NC는 4회 2사 후 박석민의 볼넷, 모창민의 중전안타로 주자를 1,2루에 둔 뒤 이종욱의 좌중간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았다.더는 점수를 내지 못했지만 장현식의 눈부신 투구로 승리를 눈앞에 뒀다.하지만 9회초 동점을 허용했다. NC는 9회말 2사 2,3루에서 이호준의 안타성 타구가 넥센 1루수 채태인의 호수비에 걸려 아웃되면서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결국 이날 마지막에 웃은 것은 넥센이었다.넥센은 10회초 1사 1,2루에서 터진 대타 김지수의 좌익수 쪽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았다.이어 임창민을 상대로 볼넷 둘을 골라 밀어내기로 추가 득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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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 옆 만리동 공원에 대형 원형렌즈 작품 설치(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내년 봄 공원으로 탈바꿈하는 서울역 고가 옆에 있는 만리동 공원에 연말까지 폭 25m·깊이 4m 규모의 대형 원형 광학렌즈 작품이 설치된다.서울시는 '서울역 7017과 연계한 만리동 공원 공공미술 작품설치 지명공모' 당선작으로 SoA 강예린 대표의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을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건축·도시·공간디자인회사 SoA를 이끄는 강 대표는 2015 문화체육관광부 '젊은 건축가 상', 2016 김수근 시사회 상 등을 수상하고, 네이버 제2 사옥 기획설계 등에 참여한 건축가다.선정작은 지면 아래 다양한 문화행사가 가능한 원형 공간을 설치하고, 상단을 스테인리스 스틸(슈퍼 미러)을 통해 도시 내외부를 물결처럼 비추도록 했다. 야간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하단에 설치된 LED 조명으로 작품 내부를 밝혀 시민이 바닥에서 휴식하고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작품명에 들어간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춰 반짝이는 잔물결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다. 윤 대표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로 인해 생기는 오르고, 내리고, 올려보고, 내려보는 행위의 경험을 증폭시키는 장치로, 시민이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느끼며 예술적 상상력을 자극받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서울시는 "전문가 심사 결과 선정작은 독창성이 뛰어나고 시민이 참여하고 소통하기에 가장 현실성 있다는 면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시는 전문가 협의를 거쳐 12월까지 만리동 동원에 작품을 설치하고, 앞으로 3년간 작품과 연계한 문화예술 행사를 열 계획이다.변태순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윤슬 작품 맞은편에는 대형 LED 스크린을 담은 미디어파사드 '7017캔버스'를 설치해 예술작품과 시민 참여 영상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제공=연합뉴스] 강예린씨 작품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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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지키는데 근무 6시간만 인정…학교경비원 '노예계약'현대판 노예계약 피해 '학교 경비원'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지난 21일 오후, 충북 모 중학교 건물에서 이 학교 경비원이 순찰하고 있다. 이 경비원은 주말이나 연휴에 24시간 학교에 대기하지만, 고작 6시간밖에 근무시간을 인정받지 못한다.민간자본 건립한 학교들, 인건비 줄이려고 경비원들과 부당 근로계약30분 근무, 2시간 휴식' 규정…학교 떠날 수 없어 휴식시간 무의미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지난 21일 오후, 온종일 학생과 교사들로 북적거렸던 충북 모 중학교 건물 내부.복도 사이에 난 건물 유리창으로 도심 속 고층 아파트와 상가 건물이 내뿜는 화려한 불빛이 내려앉았다.그 사이로 이 학교의 유일한 파수꾼인 A(70)씨가 바쁘게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학교경비원'인 그는 교실 곳곳을 돌아보며 시설 중에 고장 나거나 잘못된 게 없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가끔 교실 창문이 열려있으면 닫아주고,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우며 순찰을 하던 그는 외부인이 교내로 들어오자 바짝 긴장했다. 배드민턴 동호회원으로, 운동하기 위해 학교 강당에 간다는 말을 듣고서야 경계를 풀었다. 그는 "3년 전 새벽에 보안업체가 설치한 비상벨이 울려서 확인하러 갔더니 5명이 물건을 훔치려고 교실에 침입하고 있었다"며 "소리치며 쫓아갔더니 금방 달아났다. 경찰에 신고해 다행히 범인들을 잡았지만, 그때 이후로 낯선 사람을 보면 잔뜩 경계하게 된다"고 말했다.이렇게 교내를 순찰하다 보면 족히 1시간 남짓 걸린다. 학교 강당에서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이 나가는 것까지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순찰을 끝내고, 학교가 텅 빈 것을 확인한 늦은 밤이 돼서야 9㎡ 남짓한 숙소에서 잠을 청하지만 마음 놓고 깊은 잠에 빠지지는 못한다. 새벽에 오는 우유 배달차나 가끔 오작동으로 울리는 보안 벨 소리에 번번이 잠이 깬다. 평일에는 교직원이 퇴근했다 출근하면서 학교가 비는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오전 8시 30분까지, 휴일이나 국경일에는 24시간 꼬박 학교를 지키는 이런 일상이 365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된다. 주말이나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나와야 했다.이렇게 일을 해 그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100만원이 채 안된다.올해 최저 시급인 6천30원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최소 한 달에 200만원 이상은 받아야 하지만 지난달 그의 월급명세서에는 101만 4천450원이 찍혀있었다. 항목별로는 기본급 97만830원에 식대 없이 연차수당 3만9천850원이 추가된 게 전부다.여기서 건강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받는 월급은 98만1천380원이다. 한 달 내내 주말도 없이 학교에서 생활하며 일한 대가다.상식적으로 따져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 A씨의 급여 체계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A씨의 급여 산출 명세서를 살펴보면 평일과 주말에 각각 15시간, 24시간씩 학교에서 지내도록 시간이 짜여 있다. 그런데도 A씨의 근무시간은 고작 평일 5시간, 주말 6시간밖에 인정을 못 받았다. 나머지 학교에서 지내는 평일 10시간과 주말 19시간은 휴게시간으로 규정했다. 하루를 꼬박 학교에 묶여 있지만, 오전 8시 30분부터 30분을 근무하면 1∼2시간씩 쉬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오후 10시부터 8시간 동안 취침시간을 주기는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잠을 자며 지켜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야근을 하는 셈이다. A씨는 "학교를 벗어나 있는 시간에 무슨 일이라도 발생하면 책임이 돌아오기 때문에 밖에 나갈 수 없이 온종일 학교에 매여있어야 한다"며 "올해 추석 연휴 때도 추석 당일 제사를 지내려고 집에 다녀온 5시간을 제외하곤 계속 학교를 지켰다"고 말했다. '현대판 노예'와 같은 불합리한 계약이지만 항의할 수도 없다. 공연히 불만을 털어놨다가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나마 일흔의 나이인 그를 받아주는 것도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A씨는 "명절이나 휴가 때만이라도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쉬고 싶은 게 소원이지만 잘못 이야기했다가 눈 밖에 나고,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뺏길까 봐 아무 말도 못한다"고 했다.A씨와 같은 부당한 처우에 시달리는 학교 경비원 사례는 민간투자방식(BTL)으로 지어져 운영되는 학교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다.BTL 방식으로 운영되는 학교는 충북에만 초·중·고등학교를 합쳐 15곳이 있다. 도교육청은 학교의 시설과 경비를 관리하는 운영업체 2곳에 매년 190억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관리운영업체가 임금 단가를 줄이기 위해 비상식적인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설명이다. BTL방식은 민간이 자금을 투자해 학교 건물을 지으면 교육청이 해당 업체들에 관리·운영비 및 임대료 명목으로 장기간에 걸쳐 학교 건설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이런 구조다보니 민간 업체들이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인건비를 줄이려 하는데 가장 만만하고 힘 없는 학교 경비원이 재물이 되기 일쑤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관계자는 "BTL방식 학교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의 사정은 거의 비슷하다"며 "경비원들이 부당한 대접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충북교육청이 이들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북도교육청은 "관리 업체와 학교 경비원 사이에 자율적으로 맺은 계약이기 때문에 제3자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민간투자방식은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너무 많다는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더는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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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못나서 물방울 계속 그린건데…미술관은 보상 같아"24일 개관한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김 화백, 220여점 기증 (제주=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김창열 미술관이니까 김창열을 대변하는 작품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이요? 김창열 미술관이니까 뭐 (다 마음에 들지요)…. 하하하."24일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창열(87) 화백은 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마치 풀잎에 이슬이 맺힌 듯한 물방울 그림으로 널리 알려진 김 화백의 이름을 딴 미술관은 3년여의 공사 끝에 이날 오후 제주시 한림읍 용금로에 문을 열었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 문화지구 안에 있는 이 미술관은 김 화백이 일생을 바쳐 가꿔온 예술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공간이다.김 화백은 미술관 건립을 위해 자신이 소장하던 작품 중 220여점을 엄선해 기증했다. '김창열'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물방울 작품부터 물방울의 시작을 보여주는 초기 작품, 한자나 천자문 등이 배경에 등장하는 물방울 변주 작품 등 거의 모든 작품을 아우른다. 1980~1990년대 그린 '회귀' 연작 등 대형 작품도 다수 포함됐다. 김창열 화백 김 화백은 기증작을 고른 과정을 이야기하며 "김창열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작품을 골라야겠다 생각했고 어느 작품 옆에 어느 작품이 있으면 서로 도움이 되겠다는 부분 등도 생각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김 화백의 제자로, 간담회의 사회를 맡은 유진상 계원예술대 교수는 "선생님께서 작품을 고르실 때 옆에 있었는데 가족분들이 경악할 정도로 좋은 작품을 모두 내놓으셨다"고 덧붙였다.김 화백이 기증한 작품 가운데 30여점이 먼저 지상 1층, 연면적 1천597㎡ 규모의 미술관에 걸렸다.지상 1층에 총 3개 전시장을 갖춘 이 건물은 검회색 시멘트로 마감돼 중후함이 느껴진다.수목이 우거진 평지에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 장식을 더해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룬다.특히 건물 내부는 김 화백의 물방울 그림을 모티브 삼아 빛이 각각의 전시장에 스며들도록 해 건물 자체가 작품의 일부처럼 보이도록 했다. 25일 문을 연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김창열미술관 제공]김 화백은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마침내 완공됐다는 사실에 감격한 모습이었다. 서울대 미대를 마친 뒤 1969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이후 45년을 해외에서 보낸 그는 "이국 생활이 결국은 유배생활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점점 들면서 어떤 종착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결국 제주도에서 받아줬다"며 "이렇게 결국 미술관을 갖게 되다니 고맙다"고 말했다.노환으로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나타난 그는 간담회 중간중간 감격해 목이 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김 화백은 "제주도는 풍경이 프랑스하고 비슷한 구석이 있다. 특히 남프랑스하고 아주 가까운 데가 있다. 또 도민이 미술과 문화를 애정하고 흠모한다는 점이 아주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평안남도 맹산 출신이지만 한국전쟁 당시 1년 6개월가량 제주에 머문 인연이 있다.김 화백은 "외국으로 가기 전에 제주도에 먼저 왔었다"면서 "운 좋게 좋은 선생님들을 여기서 만났다"고 회고했다.체류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제주도에서의 경험이 자신의 작품세계에 일평생 영향을 미쳤다고도 했다.그는 "제주도는 (내가 존경하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있던 곳이자 이중섭 화백을 여러 번 뵌 곳이다. 프랑스에서 45년을 살았지만 그때의 감동이 계속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미술관을 둘러보는 김창열 화백 김 화백은 또 이번 미술관 건립이 자신에게는 일종의 '보상'과 같다고 덧붙였다. 평생을 매달린 물방울에 대해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냥 내가 못나서 계속 그리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 김 화백은 "달마대사가 9년간의 면벽 끝에 득도했다는데 난 평생을 물방울을 그리고도 도가 통하기는커녕 지금도 마누라한테 고함지르며 속물의 세계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미술관을 하나 받았다는 것은 어쩌면 달마대사 못잖은 보상을 받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프랑스인 부인 마르틴 질롱은 "(미술관 건립에 대해) 기대를 안 했는데 이렇게 실현돼 감동적"이라며 수줍게 웃었다.이날 행사에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둘째 아들과 맏며느리도 자리해 미술관 건립을 축하했다.초대 관장을 맡은 김선희 전 대구미술관장은 "김 선생님의 예술적 업적에 비해 그동안 연구나 평론은 부족했다"면서 "제 임기 동안 선생님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 국제사회에 선생님의 예술세계가 더 많이 소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선생님의 기증작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소장하도록 추진하는 한편, 3개 전시장 중 2곳에선 선생님과 관련이 있는 주제로 흥미로우면서도 재미있는 전시를 자주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은 개관을 기념해 24일부터 3개월간 무료로 개방한다. 김창열 화백과 부인 마르틴 김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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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에 쓸 맛좋은 과일 고르는 비결은사과 들었을 때 묵직해야…배는 노란빛 돌아야 품질 우수"외관 투명하고 매끈, 단단해야…향은 은은한 것이 신선"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추석을 앞두고 장을 보러 청주 육거리시장에 나온 주부 이모(47)씨는 이왕이면 품질 좋은 과일을 구입하기 위해 과일가게 여기저기를 기웃거렸다. [연합뉴스 DB]그러나 어떤 과일이 맛이 있고 육질이 좋을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더욱이 올해는 예년에 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과일의 품질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여서 고르는데 고민이 더 컸다.제사상에 올리고 가족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품질 좋은 과일을 어떻게 골라야 할까? 추석을 앞둔 모든 주부의 고민이다. 청주 농업기술센터는 먼저 외관을 보고 판단하길 권한다.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품종 고유의 숙성기에 수확한 열매는 크면서 외관이 밝고 투명하다"며 "이런 과일은 아삭아삭하고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물질이 많이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먼저 모양을 보고 상처나 흠집이 없이 매끈하면서 과일 고유의 향이 나는 것을 고르라는 것이다.사과는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들고 만졌을 때 단단한 것을 골라야 한다. 착색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돼 있고, 꼭지가 빠지거나 마르지 않은 것을 구입해야 한다.얼마나 잘 익었는지는 붉은 정도와 향기로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햇볕을 잘 받는 꼭지 부분과 그렇지 않은 꽃받침 부분까지 색이 고르게 늘어 밝은 느낌이 나는 것이 좋다. 향은 강하지 않으면서 은은한 것이 신선하다는 것이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배는 품종에 따라 껍질에 일부 녹색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잘 익어 전체적으로 노란빛이 도는 것이 좋다. 전체적으로 맑고 투명하며 꼭지 반대편 부위에 미세한 검은 균열이 없는 것을 고르면 선택이 실패할 확률이 낮다. 감은 얼룩이 없고 둥근 사각형 모양이 제대로 잡힌 것이 고품질이다. 꼭지와 그 반대편 부분이 움푹 들어간 것은 피해야 한다. 감은 온도가 높아지면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저온에 보관하는 것이 품질을 유지하는 요령이다.대추는 가급적 주름이 작고 껍질이 붉은 색을 골라야 한다. 덜 익은 대추는 껍질이 깨끗하고 윤이 많이 나는 것이 좋다.밤은 껍질에 윤기가 흐르고, 갈색을 띠고 있어야 한다.청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먹던 과일을 보관할 때 사과는 성숙 촉진 호르몬인 에틸렌이 발생해 배와 감의 연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