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맏언니 호칭 어색…은퇴는 마음의 준비 되면"
조인식 참석한 박세리
(서울=연합뉴스)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조인식에 참석한 박세리. 2014.8.12 <<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여자골프의 '맏언니' 박세리(37)가 현역 은퇴와 미래에 대한 어렴풋한 계획을 공개했다.
박세리는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OK 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개최 조인식 기자회견에서 "언제쯤 은퇴할 거냐는 질문을 요즘 많이 받는데,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많이 힘들다고 느끼지 않기에 몇 년 더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1996년부터 프로로 뛰며 숱한 영광을 누린 베테랑이면서도 그는 자신에게 따라붙는 '맏언니'나 '노장'이라는 수식어가 익숙지 않다고 털어놨다.
박세리는 "후배들과 나이 차이가 크긴 하지만, 경기할 때는 나이를 잊는다"면서 "아직 현역이라 그런 말들이 어색한데, 기자분들이 떠올리게 해주신다"며 웃었다.
하지만 나이를 잊을 수는 있어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박세리는 "이런 말을 하기는 싫지만, 나이가 있으니 예전과 스윙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저를 잘 아는 아버지가 편안하게 스윙할 수 있는 쪽으로 조언해주셨고 퍼터 그립도 올해 과감하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후배들을 보면 뿌듯함을 느끼고 에너지를 받는다"는 그는 "저보다 나은 후배가 나와야 한다"면서 은퇴 이후에도 골프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세리는 "후배들이 좋은 조건과 환경 속에 훈련하고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힘쓰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단에 설 생각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관심이 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한다면 도움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박세리는 지난 시즌에 비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부진하다는 지적에 후배들의 상황을 대변하기도 했다.
그는 "우승 소식이 덜한 건 확실하지만,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면서 "타국에서 생활하는데다 외국 선수들과 경쟁도 더 치열해지는 등 어려운 점이 많은 만큼 더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성장하면서 선수들이 미국 도전을 꺼린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박세리는 "KLPGA 투어에 훌륭한 선수가 많아지고 기량이 향상되면서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면서 "국제 무대에서 꿈을 실현할 수도 있지만, 국내 선수들이 한국 투어를 대표하면서 지키는 게 올바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조인식을 통해 KLPGA 투어 'OK 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이 탄생, 박세리는 자신의 이름이 걸린 대회에서 후배들과 경쟁하게 됐다.
10월 열리는 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인 박세리는 "부담감이 크고 긴장도 될 것 같다"면서도 "좋은 대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LPGA 투어에서 3차례 톱10에 들었던 그는 지난달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어깨를 다쳐 회복 중이다.
박세리는 "다음 달 에비앙 챔피언십부터 나설 계획"이라며 "이왕이면 우승 소식을 안고 제 이름을 건 대회에 출전하면 좋겠다"는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