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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강한 군대 만들라는 국방개혁은 국민명령"문 대통령, 정경두 합참의장에게 수치 수여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ㆍ취임식 행사에서 정경두 취임 합참의장의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주고 악수하고 있다. 뒤편에는 이임하는 이순진. 2017.8.20 scoop@yna.co.kr건군 이래 합참의장 이·취임식 대통령 첫 참석…"軍이 국방개혁 주체""육군병장 출신 軍통수권자인 나와 여러분은 시공 뛰어넘는 전우"이순진 합참의장에 "참군인의 표상"…자주포 희생자에 "진정한 영웅"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강한 군대를 만들라는 국방개혁은 더 지체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합참 대강당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 축사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싸워서 이기는 군대, 지휘관과 사병까지 애국심과 사기가 충만한 군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대가 국방개혁의 목표"라고 밝혔다. 건군 이래 현직 대통령이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문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대응전력과 자주국방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책임과 권한을 다하겠다. 3축 체계를 조기 구축하고 전시작전권 환수를 준비하는 군의 노력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군의 충성과 헌신에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제도와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이순진 이임 합참의장에게 훈장 수여(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ㆍ취임식 행사에서이순진 이임 합참의장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하고 있다. 2017.8.20 scoop@yna.co.kr그러면서 "거듭 강조하지만, 군이 앞장서서 노력해야 한다. 군이 국방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그 길만이 국방개혁의 성공, 더 나아가 국방에 헌신하는 군인이 예우받고 존경받는 사회로 나가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또 문 대통령은 "한 가지 특별히 강조하고 싶다"며 "군과 국민은 떨어져 있지 않으며, 군과 국민을 연결하는 것은 임무와 사명만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문 대통령은 "우리 군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우리 국민 누군가의 귀한 아들 딸이며, 또한 우리 역사 속에는 을지문덕·강감찬·이순신 장군처럼 국민과 민족이 사랑한 군인들이 있었다"며 "우리 군 장병들에게 그 피와 정신이 흐르고 있다. 강한 군대, 국민이 사랑하는 군대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이어 문 대통령은 "국방은 국가 존립의 기초이자 국민 생존의 기반으로, 한순간도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불과 수개월 전 유례없는 정치 상황의 급변을 겪었지만, 세계가 놀랄 만큼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이겨냈고, 최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안보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서도 우리 국민은 대단히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군이 국방을 잘 관리하고 안보를 튼튼히 받쳐준 덕분"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그 중심에 합참의장 이순진 대장의 노고가 있었다. 단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로 우리 군의 위기관리능력을 확인해줬다"며 "이순진 대장이 합참의장으로서 보여준 책임감과 열정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문 대통령, 이ㆍ취임 합참의장과 함께(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ㆍ취임식 행사에서 정경두 신임 합참의장(맨 왼쪽), 이순진 이임 합참의장,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17.8.20 scoop@yna.co.kr또 "'대인춘풍 지기추상', 자신에겐 엄격하면서 부하들에게선 늘 '순진 형님'으로 불린 부하 사랑 모습은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이 바라는 참군인의 표상이었다"며 "이 대장은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고 오늘 명예롭게 전역한다. 조국은 '작은 거인' 이순진 대장이 걸어온 42년 애국의 길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이제 조국은 정경두 대장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며, 나는 정 대장과 우리 군을 믿는다"며 "정 신임 합참의장을 중심으로 전 군이 하나가 되어 정부의 국정 목표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하고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군을 만드는데 진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나는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육군 병장 출신의 국군통수권자'로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조국의 안보와 평화를 수호하는 전선에서 여러분과 나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전우"라고 말했다.또 "나와 장병 여러분이 혼연일체가 되어 강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대한민국의 기틀을 세우자"며 "나는 대통령으로서 여러분을 사랑하며, 여러분이 걷고 있는 군인의 길이 더욱 영예롭고 자부심 넘치는 길이 되도록 늘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주포 사격 훈련 중 사고로 희생된 장병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훈련 중 순직하고 다친 장병들은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으로,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게 합당한 예우와 보상, 부상 장병들의 치료와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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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오랜 세월 진주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보아 온 진주성(晉州城ㆍ사적 제118호)은 서남쪽에서 동남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따라 높이 5∼8m, 길이 1천760m의 성곽을 두르고 있는 자그마한 성이다. 어둠이 깔리면 진주성과 촉석루는 황홀한 야경을 보여준다. [사진/전수영 기자]현재 역사공원으로 꾸며진 진주성에서는 임진왜란 때 두 차례의 큰 전투가 있었다. 처음 건립된 시기는 삼국시대로 추정되며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다. 이후 고려말 우왕 5년(1379)에 진주목사인 김중광이 잦은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석성으로 개축했다. 이어 선조 24년(1591) 경상도 관찰사 김수가 외성을 쌓았다. 이듬해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그해 10월 진주성에서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이 3천800여 명의 군사로 2만여 명의 왜적을 물리쳤다.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로 꼽히는 진주대첩은 왜군이 곡창지대인 호남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여덟 달 뒤인 1593년 6월 왜군 10만여 명이 다시 진주성으로 쳐들어왔다. 민ㆍ관ㆍ군 7만여 명이 왜구에 맞서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지만 끝내 장렬하게 순절했고 진주성은 함락됐다. 왜군은 승전을 자축하기 위해 촉석루에서 술판을 벌였다. 이 와중에 의기 논개는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졌다.장일영 문화관광해설사는 “진주성은 한산대첩, 행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인 진주대첩이 벌어졌던 격전지로 역사 현장학습에 빼놓을 수 없는 명소”라며 “진주를 일컬어 약무진주 시무호남(若無晋州 是無湖南)이라고 말하듯 진주는 예로부터 남부지방의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말한다.진주대첩이 벌어졌던 혈전의 현장인 진주성은 임란 이후 경상도 우병영이 위치했고, 해방 이후 1925년 경남도청이 부산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행정기관이 소재했다.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이 살았는데 1979년부터 성 안팎의 민가를 모두 철거, 지금의 역사공원으로 조성됐다. 성안에는 촉석루, 의기사, 창렬사, 북장대, 서장대 등 진주성 전투를 돌이켜 생각해볼 만한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아픈 역사를 품은 진주성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됐다. 촉석루는 미국의 뉴스 전문채널 CNN이 선정한 ‘한국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곳 50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공북문과 김시민 장군 동상◇ 왜적과 맞섰던 치열한 역사의 현장17세기 이후에 그려진 ‘진주성도’에 나와 있는 진주성의 정문인 공북문(拱北門)을 통해 성안으로 들어가니 잘 꾸며진 잔디공원과 김시민(金時敏ㆍ1554∼1592) 장군 동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공북문은 ‘북쪽에 있는 임금님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공경의 뜻을 표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임금이 계시는 북쪽을 향해 절을 하고 고유(告由)하던 자리로 알려졌다.2000년 1월 1일 제막한 김시민 장군 동상은 높이 7m로 진주성 수호상이다. 시호는 충무(忠武)로 이순신 장군과 같다. 동상 앞 비석에는 “1578년 무과에 급제, 훈련원·군기시 판관을 거쳐 1591년 진주 판관이 되었다.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목사가 병으로 죽자 그 직을 대신하여 민심을 다독이고 성과 못을 수축하는 한편 무기를 정비하고 군사체제를 갖추어 사천ㆍ고성ㆍ진해ㆍ지례ㆍ금산 등지에서 승전고를 올리며 목사로 승진되었다. 그리하여 같은 해 10월 5일 침공한 적의 2만 대군을 불과 3천800여 병력으로 6일간의 공방전 끝에 크게 무찔러 이기니 곧 진주대첩이다. 그러나 이마에 적탄을 맞았다. 이어 경상우도병마절도사에 임명되었으나 병상에서 나랏일을 근심하며 눈물짓다가 39세를 일기로 이곳 진주성에서 순절하였다. 슬프다! 장군의 천수가 꺾이지 않았던들 이듬해 6월 진주가 적의 손에 떨어졌을까…”라고 적혀 있다. 김시민 장군 동상을 둘러본 뒤 성곽을 따라 왼쪽으로 올라가면 김시민 장군 전공비(경남 유형문화재 제1호)와 제2차 진주성 싸움에서 순국한 김천일, 최경희, 황진 등의 충정과 전공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세워진 촉석정충단비(矗石旌忠檀碑ㆍ경남 유형문화재 제2호)를 만난다. 옆에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7만 민ㆍ관ㆍ군의 넋을 기리는 임진대첩계사순의단이 세워져 있다. 촉석루는 진주성을 휘감아 도는 남강과 어우러져 천하의 전경을 연출한다.임진대첩계사순의단에서 남강 쪽으로 내려가면 ‘영남 제일의 명승’으로 꼽히는 촉석루(矗石樓ㆍ경남도 문화재자료 제8호)가 서 있다. 고려 고종 28년(1241)에 창건된 이래 수차례의 중건과 중수를 거듭한 촉석루는 ‘강 가운데 우뚝 솟아있다’는 의미로 ‘촉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전시에는 장졸을 지휘하던 지휘소로 쓰였고 평시에는 시인 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었다. 정면 5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의 누대로 과거를 치르던 고사장으로도 사용됐다. 임진왜란 때 불탄 촉석루는 1948년 국보 제276호로 지정됐으나 6.25 한국전쟁 때도 불타는 불운을 겪은 뒤 1960년에 복원됐다.촉석루에 오르면 ‘북에 평양 부벽루가 있다면 남에는 진주 촉석루가 있다’는 옛말이 거짓이 아님을 느낌으로 알 수 있다. 그 옛날 진주성을 휘감아 도는 남강과 의암, 강너머 드넓은 모래사장, 초록빛 산과 탁 트인 하늘이 어우러져 천하의 절경을 연출했을 것이다. 고려 시대 문인 이인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화집으로 손꼽히는 ‘파한집’에서 “진주의 산수(山水)가 영남 제일”이라고 말했다.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촉석루에는 퇴계 이황, 학봉 김성일, 청천 신유한, 매천 황현 등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시판(詩板)이 걸려 있는데 너무 높이 걸려 있어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논개의 충절이 서린 의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촉석루에서 암문을 통해 성 밖으로 나가면 논개가 적장을 껴안고 남강에 뛰어든 의암(義巖ㆍ경남 기념물 제235호)이라는 바위가 반긴다.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남강 수면 위에 솟아있는 바위 서쪽 면에는 인조 7년(1629) 정대륭이 쓴 ‘義巖’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논개가 낙화(落花)한 곳이라서 그런지 촉석루를 떠받치는 벼랑 만큼이나 크고 당당하게 느껴진다. 의암 바로 위에 세워져 있는 의암사적비에는 ‘그 바위 홀로 서 있고 그 여인 우뚝 서 있네/ 이 바위 아닌들 그 여인 어찌 죽을 곳을 찾았겠으며/ 이 여인 아닌들 그 바위 어찌 의롭다는 소리 들었으리요/ 남강의 높은 바위 꽃다운 그 이름 만고에 전하리’라는 한시가 새겨져 있다.촉석루 옆에는 의기 논개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사당 의기사(義妓祠ㆍ경남 문화재자료 제7호)가 있다. 다산 정약용의 중수기, 매천 황현과 진주기생 산홍의 시판이 걸려 있다. 매천 황현의 ‘매천야록’에 따르면 미모와 기예가 모두 뛰어난 진주기생 산홍은 내부대신이며 친일 앞잡이인 이지용이 첩이 되어 달라고 요청하자 “세상 사람들이 대감을 오적의 우두머리라고 하는데 첩은 비록 천한 기생이라고 하나 스스로 사람 구실을 하는데 무슨 까닭으로 오적의 첩이 되겠습니까?”라며 꾸짖었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촉석루보다 높은 지역에 있어 서쪽을 감시하고 지휘하기 좋은 서장대◇ 불빛과 물이 어우러진 황홀한 야경 의기사 바로 옆 쌍충사적비(雙忠事蹟碑ㆍ경남 유형문화재 제3호)는 임진왜란 때 의병을 모아 싸우다 순국한 성주목사 제말장군과 이순신 장군을 도와 큰 공을 세운 제흥록 장군의 충의를 새긴 비석이다. 쌍충사적비를 지나 성곽을 따라가면 진주성에서 가장 높은 망루인 서장대((西將臺ㆍ경남 문화재자료 제6호)가 나온다. 절벽 위에 위치해 서쪽을 감시하고 지휘하기 좋은 지휘소로 남강이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여지도서(輿地圖書)에 회룡루(回龍樓)로 나오는데 규모는 작았으나 촉석루와 같이 다락집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지금의 서장대는 1934년 한 독지가에 의해 중건한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목조기와 집이다.서장대 아래 위치한 호국사(護國寺)는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근거지였으며, 창렬사(彰烈祠ㆍ경남 문화재자료 제5호)는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된 충민사에 모셔져 있던 충무공 김시민 장군의 신위와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순절한 38명의 신위를 모신 사액(賜額) 사당이다. 사당 내에는 임금이 지어 내린 제문의 비각이 있다. 선조 40년에 건립된 사액사당인 창령사 창렬사를 나와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천자총통ㆍ지자총통ㆍ현자총통이 설치된 포루를 만난다. 진주성 내성에는 3곳, 외성에는 9곳 등 총 12좌가 있었으나, 상징적으로 한 곳만 복원했다. 팽나무와 느릅나무가 하나로 붙어있는 연리나무를 지나면 북쪽 지휘소인 북장대(北將臺ㆍ경남 문화재자료 제4호)에 닿는다. 진주성 북쪽 끝 제일 높은 곳에 있어 성내는 물론 외성의 군사까지 지휘할 수 있었다. 진남루(鎭南樓)라고도 부르는 북장대에 오르면 진주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북장대에서 성벽을 따라가면 공북문이고, 성 중심부로 내려오면 조선 시대 경상우도 병마절도영의 문루인 영남포정사(경남 문화재자료 제3호)가 눈에 띈다. 문루 앞에는 ‘수령 이하의 사람은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오라’는 표석인 하마비가 있다.진주성 내 임진왜란 전문역사박물관인 진주국립박물관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임진왜란실은 전쟁의 발발, 일본군 전략, 조선의 대응(의병과 수군의 활약), 명군의 참전, 정유재란과 종전 등의 주제로 나누어 전쟁의 큰 흐름을 보여준다. 김시민선무공신교서(보물 제1476호), 천자총통(보물 제647호) 등 다양한 유물 관람은 물론 진주성의 역사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진주국립박물관 내 임진왜란실 진주성의 또 다른 매력은 야경이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진주성 건너편 중앙광장에 서면 진주성벽과 촉석루는 화사한 불빛을 받아 황홀한 경치를 보여준다. 바람에 일렁이는 남강 물결 너머 촉석루의 처마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조명으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뀐 성안으로 들어가 은은한 불빛을 따라 느릿느릿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왜적과 맞섰던 치열한 역사의 현장, 천지사방이 적요했고 남강의 물결은 더없이 깊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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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군 평택시대 열다…"해외 미군기지중 최대규모"(종합)환영사 하는 토머스 밴달(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미8군 사령부 신청사 개관식에서 토머스 밴달 미8군사령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xanadu@yna.co.kr미 8군사령부 신청사 개관식…64년만에 용산시대 접어워커 장군 동상 제막식·지휘소 개관식도 주한미군의 주축이자 상징인 미 8군사령부가 64년 만에 주둔지를 서울 용산에서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11일 새 청사 개관식을 했다. 이날 행사는 미 8군 군악대 전주곡 연주를 시작으로 애국과와 미국가 제창, 미 8군 군목 기도, 월튼 워커 장군 동상 제막식과 헌화식, 예포 발사, 지휘소 개관식, 미 8군가 및 미 육군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사령관(중장), 태미 스미스 미8군 부사령관(소장), 리처드 메리트 미8군 주임원사를 비롯해 미군 측 3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서주석 국방부 차관, 임호영 연합사 부사령관(대장), 엄기학 제3야전군사령관(대장), 김리진 워커대장 추모기념사업회장, '명예 미 8군사령관'이자 6·25 전쟁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장군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미 8군사령부는 이날 신청사 개관식을 하며 평택 험프리스 기지를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밴달 사령관은 환영사에서 "총 107억 달러가 투입된 이 건설 프로젝트(평택 기지 건설 사업)는 험프리스 기지의 규모를 확장해 미 국방부 해외 육군 기지들 중 최대 규모의 기지로 거듭나게 했다"며 "이 시설들이야말로 미 국방부의 해외 시설들 중 단연 최고"라고 밝혔다.이어 "2020년에 전체 기지가 완공되면 한미 양국 정부의 동맹을 향한 영원한 헌신이 주한미군의 변혁을 통해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삶의 질과 부대 방호 수준, 궁극적으로는 오늘 밤에라도 당장 전투에 임할 수 있는 전투 준비 태세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거대한 이번 사업은 수많은 조직의 계속된 노력과 양국간 효과적인 협조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이 사업이야말로 미국과 대한민국이 계속 힘을 합쳐 주어진 모든 임무를 어떻게 완수해왔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라고 덧붙였다.우현의 한미동맹친선협회장(RUFA)은 축사에서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온 상황에서 험프리스 기지에 워커 장군의 동상이 무사히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린다"며 "한미동맹이 여전히 굳건하다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미 8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은 지난 4월 25일 6·25 전쟁 당시 8군사령관인 월튼 워커 장군 동상 이전식으로 시작됐다.신청사 개관식에서는 평택으로 옮긴 워커 장군 동상 제막식도 열렸다. 워커 장군의 증손자 샘 워커 씨도 이날 개관식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미군 부사관 출신인 샘 워커 씨는 "증조할아버지를 대신해 대한민국 국군과 미군의 모든 장병께 감사드린다"고 답사했다. 미8군사령부 평택 신청사 개관(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미8군 사령부 신청사 개관식에서 토머스 밴달 미8군사령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워커 장군 동상 제막식을 하고 있다. xanadu@yna.co.kr미 8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은 한미 양국 합의로 진행 중인 주한미군 평택 이전 사업의 일부다.주한미군 평택 이전 사업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주한미군 기지를 통·폐합해 안정적 주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2003년 한미 양국 정상 합의에 따라 본격적으로 추진됐다.주한미군의 중·대대급 부대 이전은 2013년부터 진행됐지만, 미8군사령부는 지난 3월 선발대 이전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본대 이전을 끝마쳤다. 미8군은 인천상륙작전에 힘입어 1950년 9월 15일 낙동강 전선에서 진격하면서 북한군을 완전히 제압했다. 1950년 10월께 38선에 도달했으며 국군 제1사단의 지원으로 평양을 점령했다.미8군은 1953년 7월 휴전협정으로 공식 휴전상태에 돌입한 직후부터 용산에 주둔했다. 64년 만에 바뀐 미8군의 새 주둔지 험프리스 기지는 1961년 작전 도중 헬기 사고로 사망한 미 육군 장교 벤저민 K. 험프리 준위를 기념해 1962년 그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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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 역사 숨 쉬는 국립 진도자연휴양림 개장산림청, 거북선 등 테마로 조성…14일부터 운영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승전지이자 '진도아리랑'의 근원지인 전남 진도에 거북선과 남도소리 등을 테마로 한 국립자연휴양림이 문을 연다. 국립 진도자연휴양림 전경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연합뉴스]산림청은 진도군 임회면 굴포리에 조성한 국립 진도자연휴양림을 오는 14일부터 본격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개장식은 11일이다.진도 휴양림은 2013년부터 5년여간 사업비 86억원을 들여 만든 42번째 국립자연휴양림이다.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섬 진도에 조성돼 산림과 바다가 어우러진 '도서형 자연휴양림'으로 관심을 끈다.진도의 역사·문화·지리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산림휴양 공간으로 조성됐다.거북선 모양의 산림문화휴양관(1동 14실), 조선 수군의 전투선인 판옥선 모양의 숲 속의 집(8동 8실)을 포함해 남도소리 체험관(1동), 방문자 안내센터, 잔디광장, 산책로, 다목적 운동장 등을 갖췄다. 거북선 산림문화휴양관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연합뉴스]조선 시대 무과시험을 재현한 격구·활쏘기 등의 전통놀이와 남도소리 체험, 명량대첩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체험관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연합뉴스]예약은 오는 10일부터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 관리소 누리집(http://www.huyang.go.kr)에서 할 수 있다.정영덕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진도자연휴양림은 지리적 역사성과 문화성을 최대한 살려 조성된 산림휴양 시설"이라며 "앞으로도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휴양림을 조성하고 질 높은 산림휴양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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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섬(島)에 투표하라"…여름 휴가때 가볼만한 섬 33곳행자부, '2017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 선정 여름 휴가지를 고민해야할 시기다.행정자치부와 도서문화연구원은 '2017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을 선정해 25일 공개했다.며칠 만이라도 꽁꽁 숨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설레게 만드는 '편안한 감옥', 섬을 올 여름 휴가지로 정하면 어떨까. '33섬'은 섬 전문가, 관광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단이 검토해 선정했다. 33개의 섬을 '놀기', '쉬기', '맛보기', '볼거리', '모험' 등 5가지 테마로 나눠 각각의 특성에 어울리는 섬을 카테고리별로 묶었다.첫 번째 '놀-섬'은 단체 야유회나 활기찬 가족여행 등 모두가 놀기 좋은 섬이다. 두 번째 '쉴-섬'은 휴가철 재충전을 원하는 사람들이 조용하게 휴양할 수 있는 섬이다. 세 번째 '맛-섬'은 특별한 먹을거리가 풍성한 섬, 네 번째 '미지의-섬'은 풍경과 자연경관이 아름답지만, 그동안 휴가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마지막으로 '가기 힘든 섬'은 언젠가 꼭 한번은 가고 싶지만 들어가면 쉽게 나오기 어려운 섬이다. 일종의 모험심을 자극하는 곳으로 볼 수 있다.33섬 목록을 보고 휴가지로 '딱'이다 싶은 곳이 있다면 해당 지자체로 연락해 교통편, 숙박정보 등을 제공 받으면 된다.아울러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korean.visitkorea.or.kr)를 방문해 33개의 섬 중 가고 싶은 섬 이름을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다양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33개의 섬 중 하나를 택해 휴가를 다녀왔다면 경품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8월 31일까지 본인의 SNS에 올린 휴가 후기의 링크 주소를 복사해 이메일(moird@korea.kr)로 보내면 33인의 경품 주인공이 될 수 있다.자세한 방법은 행자부 홈페이지(http://www.moi.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33개의 섬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진다.부안 위도에서는 '달빛 아래 밤새 걷기'가, 고흥 시호도에서는 '원시 체험의 섬'이라는 주제로 8월 한 달간 가족캠프가 열린다. 섬에서 이용 가능한 드론 택배기술을 개발하는 '이랩코리아'는 드론으로 가족캠프 이용객에게 시장·군수가 보내는 감사 서한과 기념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연다.게임 업체인 '엠게임'은 증강현실(AR) 게임인 '캐치몬'의 몬스터 쉼터를 33개의 섬 구석구석에 배치해 게임 유저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공유경제 플랫폼 기업인 '헬로마켓'은 앱에 '2017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이라는 메뉴를 개설해 섬 내 숙소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7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 주요 특징] 구분섬명위치주요특징테마1덕적도옹진군‣섬 곳곳에 다양한 코스의 등산로, 해안 산책로 조성. 비조봉 전망대에서 42개 섬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고 넓은 백사장과 갯벌을 보유한 섬놀섬2하화도여수시‣이순신장군이 항해를 하다가 꽃이 많아 '꽃섬'이라고 명명했다고 전해지는 섬. 벼랑 사이 출렁다리, 자갈밭 해수욕장으로 유명3시호도고흥군‣원시인 테마를 활용하여 원시체험마을 조성. 무인도에서 체험하는 불피우기, 움막 짓기, 숲속사냥 등 가족캠프가 가능한 섬4가우도강진군‣출렁다리를 이용해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섬. 짚 트랙, 해상낚시, 탐방로 트래킹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곳5소안도완도군‣일제 강점기 항일운동 성지로 미라리 상록수림, 물치기미 전망대, 당사도 등대, 대봉산 탐방로 등 특색있는 풍경을 보유한 섬6임자도신안군‣국내 최장 12km의 백사장 해변, 백사장을 달리는 해변 승마체험, 갯고랑 카약체험이 가능하고 전국 새우젓의 70%를 생산 7비진도통영시‣안섬과 바깥섬이 천연 해변으로 연결된 섬. 선유대 등산로, 산호빛 해수욕장, 해변 언덕 해송이 유명하며 낚시로도 이름난 섬8풍도안산시‣비밀정원(야생화 군락지), 북배바위(붉은바위) 등 아름다운 경관을 보유, 큰여뿔 해안산책로 경계석의 마을주민 이야기가 특징미지의섬9국화도화성시‣썰물시 매박섬, 도지섬과 연결되는 2개의 바닷길, 하얀 모래밭과 검은 자갈이 섞인 해변, 동서 수평선의 일출·일몰 조망이 유명10웅도서산시‣생태적 가치가 높은 가로림만의 가운데에 위치한 섬. 해안선의 굴곡이 심하고 수심이 얕아 어족의 산란장이 발달한 풍요로운 섬11손죽도여수시‣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야영, 해수욕을 즐기는 섬. 고운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손죽 해수욕장, 세월이 느껴지는 돌담길과 꽃길 보유12장도보성군‣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갯벌을 활용한 '뻘배' 테마 관광자원, 벌교 꼬막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갯벌경관13우이도신안군‣동양 최대 80m 높이의 대형 모래언덕, 형태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유일한 전통 포구 시설인 우이도 선착장, 돌담길 등 보유14병풍도신안군‣바다해안과 인접한 해안암벽인 1km 이상 병풍바위, 갯벌위에 돌을 놓아 인근 5개의 섬과 연결되는 노두로 유명15우도창원시‣창원 해양공원이 위치한 음지도와 연결되는 보도교 설치로 새롭게 각광받는 섬. 우도 활성화센터, 마리나방파제 등 명물16조도남해군‣큰섬과 작은섬이 연결되어 산책로로 걸을 수 있으며, 풍부한 수산자원을 보유한 낚시의 최적지. 아담한 해변에서 휴양과 힐링17관매도진도군‣하늘다리, 서들바굴 폭포, 방아섬, 돌묘와 꽁돌, 할미 중드랭이굴 등 재미있는 지형에 톳칼국수, 톳빈대덕, 톳튀김이 유명한 맛섬맛섬18승봉도옹진군‣촛대바위, 남대문바위 등 기암괴석을 감상, 자생해송림 삼림욕장, 해안산책로에서 여유있는 휴식이 가능쉴섬19삽시도보령시‣해변, 산, 갯벌을 잇는 5km의 명품 둘레길, 머드 바지락의 주 생산지.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석간수 물망터가 유명한 섬20대난지도당진시‣난초·지초가 많아 난지도(蘭芝島)라 이름. 둘레길을 걸으며 난초를 발견하는 재미. 갯벌체험, 바다낚시, 방갈로 야영 등 체험 21위도부안군‣홍길동전의 '율도국'의 전설이 전해지는 섬. 조기 때의 '위도파시'는 흑산, 연평과 함께 3대파시로 유명. 희귀 동식물의 보고22외달도목포시‣여름 휴가철 해수풀장이 개장, 아담하고 아름다운 청정해수욕장, 갯벌체험 가능. 한옥민박, 산책로에서 특별한 체험 23낭도여수시‣주상절리대 등 특별한 볼거리. 썰물에는 섬이 연결되는 바닷길, '낭만 낭도'라는 이름으로 탐방로를 조성24애도고흥군‣쑥이 많아서 쑥섬(애도)라고 불리는 섬. 다도해 해안 절경, 울창한 난대림, 사계절 정원, 수백년 된 돌담길 등 관광자원 보유 25생일도완도군‣ '멍 때리기 좋은섬'이라는 테마로 심신을 힐링하는 섬. 해수욕장, 갯돌밭, 동백숲 등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섬을 표방26자은도신안군‣섬 하나에 9개의 해수욕장이 있는 백사장의 천국. 소나무 숲길과 낮은 경사도의 해넘이 길이 있고 주변 4개섬이 연결27반월·박지도신안군‣두개의 섬이 나무다리로 연결. 갯벌체험 관광, 300년이 넘은 당숲, 해안산책로 등 여유롭게 쉬어갈 수 있는 섬28울릉도울릉군‣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험준한 지형으로 아름다운 관광명소가 많은 섬. 스킨스쿠버, MTB, 해상유람 등 레저체험29수우도통영시‣해안절경이 뛰어나며 자연 원시림이 잘 보전. 몽돌 해수욕장과 청정 해역, 해벽 등반체험 등 이색 레포츠 가능30신수도사천시‣섬을 한눈에 보는 일주도로, 몽돌 해수욕장, 야영장, 탐방로가 갖추어짐. 감성돔, 학꽁치 등 해양낚시가 풍부한 곳31지심도거제시‣오랫동안 군부대가 주둔하다가 2016년 소유권이 이전된 섬. 원시림 그대로의 자연환경, 해식절벽, 군사 유적 보유 32비양도제주시‣제주에서 가장 나중에 화산이 분출되어 형성, 펄랑못, 애기업은돌, 코끼리바위, 비양봉의 풍경과 한라산의 조망으로 유명33안마도영광군‣기암괴석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한 섬으로 바다낚시가 유명. 조선시대 섬에서 말을 사육해 목장 돌울타리터가 남아 있는 섬가기힘든섬 ※ 행정자치부 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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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모든 기능 정지…원전해체산업 기여할 것"[그래픽] 고리 1호기 영구정지까지 주요 일지한수원 외부 전기공급 중단…원전 주민 아쉬움 속 환영 40년간 운전해온 고리1호기가 원자로를 제외하고 모든 기능이 멈췄습니다."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인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를 30시간 앞둔 17일 오후 6시 발전을 중단하자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한 간부는 이렇게 표현했다. 고리1호기 외부 전기공급 중단(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7일 오후 6시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1호기(맨 오른쪽)가 발전을 중단하고 외부로 전기공급을 끊었다. 2017.6.17고리원자력본부는 이날 오후 7시에는 원자로의 가동마저 정지시켰다. 사람으로 치면 심장이 멈춰 사망선고가 내려진 상황과 같다.박지태 고리제1발전소장은 "고리1호기는 어제까지 원자로 출력 100%, 발전기 출력 60만㎾로 운전하다가 오늘 오전 1시부터 한 시간에 5%씩 출력을 감소시켜 오후 6시 터빈을 수동으로 정지시켰다"고 설명했다.박 소장은 "오늘 오후 7시부터 고리1호기에 있는 냉각재로 원자로의 온도를 300도에서 90도까지 천천히 낮추는 작업을 한다"며 "원자로 온도가 93도 이하 저온상태를 유지하는 18일 자정이 되면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 상태에 도달했다는 선언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고리원자력본부 직원들은 고리1호기에서 생산된 전기가 외부로 공급되는 것을 중단하는 계통분리 기념행사를 열었다.고리원자력본부 직원들의 얼굴에는 고리1호기 영구정지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기대를 엿 불 수 있었다.한 직원은 "40년간 운전한 고리1호기에서 발전을 중단하자 솔직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고리1호기가 우리나라 원전 해체산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 앞두고 발전중단(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7일 오후 6시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1호기(오른쪽)가 발전을 중단했다. 2017.6.17고리원전 주변 주민들은 고리1호기 영구정지와 관련해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고리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길천마을에 사는 김흥자(68·여)씨는 "핵발전소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불안하지만, 정부와 원전 기술을 믿고 살아왔다"며 "고리1호기가 설계수명보다 10년 연장해 40년간 안전하게 가동하고 나서 영구정지된다고 하니 아쉬운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박갑용 고리민간환경감시기구 위원은 "고리원전이 40년간 가동하면서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도 있지만, 부품위조 사건으로 주민에게 불안감을 가져다준 것도 사실이다"며 영구정지를 반겼다.탈핵부산시민연대는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는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 낸 우리나라 첫 핵발전소 폐쇄"라며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많은 시민이 고리1호기 영구정지가 탈핵 에너지 전환을 향한 첫걸음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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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정부터 2주간 살아있는 닭·오리 유통 전면 금지[그래픽] 고병원성 AI 확진 15곳으로 늘어시·도간 반출금지, AI 발생지→전국으로 확대 이낙연 총리 "AI 장기화 가능성…인체감염도 대비해야"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전국 모든 가축거래상인의 살아있는 가금류 유통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AI 발생 지역에 대해서만 시행되던 반출금지 조치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가축방역심의회를 열고 이날 자정(12일 0시)부터 25일 자정까지 2주간 전국적으로 가축거래상인의 살아있는 닭, 오리 등 가금류 유통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일부터 전국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서의 살아있는 가금류 유통금지 조치를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AI가 중간유통상 격인 가축거래상인 등을 통해 소규모 농가로 확산하자 유통금지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이번 조치 시행으로 축산법에 따라 등록한 가축거래상인이 살아있는 가금류를 이동·유통하려면 방역 당국의 임상검사 및 간이진단키트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승인을 받아야 한다.전국적인 유통금지 조치가 해제되는 25일 이후에도 전통시장 및 가든형 식당의 가금류 거래금지 조치는 유지된다.아울러 12일부터는 등록 가축거래상인에 대한 준수사항(가축거래내역 관리대장 작성 등) 점검과 가금·계류장에 대한 AI 검사가 이뤄진다. 미등록 가축거래상인 단속도 실시된다.농식품부는 또 지난 7일부터 전북과 제주 등 AI 발생지에 한해 시행 중인 살아있는 가금류의 다른 시·도 반출금지 조치 역시 11일 자정부터 18일 자정까지 일주일 동안 전국 모든 시·도에서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도축장·부화장의 출하는 방역 당국의 출하 전 검사, 승인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이행할 경우 허용한다. 18일 이후에도 전북과 제주에서는 다른 시·도로 살아있는 가금류를 반출할 수 없다.AI 차단…토종닭 필사의 도주(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5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오리에 있는 한 농가에서 토종닭이 살처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기장군은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농가에서 키우던 닭과 오리 4천228마리를 살처분하고 반경 3㎞ 이내 농가에서 키우는 닭과 오리도 살처분하고 있다. 2017.6.5 ccho@yna.co.kr 기존의 방역조치가 확대·시행되는 것은 전북 군산의 종계농장에서 시작된 AI가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정부는 군산의 종계농장과 거래를 해온 중간유통상들이 전통시장을 드나들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매개' 역할을 함으로써 교차 오염이 확산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열린 AI 일일점검회의에서 "군산 이외의 발원지, 중간 발생지가 있을 수 있어 장기화할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비상태세를 갖춰 방역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이 총리는 "군산 농장이 언제, 누구에게 팔았는지 기록이 없고 기억도 잘 못 해 아직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구입처도 있을 수 있다"며 "군산에서 직접 사들인 가금류가 아니라 중간유통상을 통해 가금류가 유통돼 AI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의 방역체계가 완전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이어 "H5N8형 AI는 그동안 인체감염 사례가 없었지만, 혹시 모르니 방역 인력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며 "인수공통전염병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AI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이 밖에도 제주 등 발생지역의 살처분 매몰지 침출수 피해가 없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이낙연 국무총리[연합뉴스=자료사진]한편, 전날 경남 고성군의 850마리 규모 농가와 130마리 규모 농가 등 2곳에서 잇따라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서 11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AI 양성 판정을 받은 농가는 총 35곳이다.고성군 농가 2곳 모두 군산과 직접적인 역학 관계는 없으나, 군산 농장과 거래를 하는 중간유통상인이 공급한 오골계와 칠면조 등을 전통시장에서 구매했다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성 농장 가운데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농가는 제주(6), 부산(기장 2), 전북(군산 1, 익산 1), 경기(파주 1), 울산(남구 1, 울주 2), 경남(양산 1) 등 6개 시·도, 8개 시·군, 15개 농장이다.전날 자정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총 179농가의 18만4천 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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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도 AI 양성 반응…전국 확산 '비상'(종합)당국, 군산 종계장 오골계 판매경로 추적에 주력 두 달 만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진원지' 격인 전북 군산의 종계농장에서 부산에 있는 농가로도 바이러스를 옮긴 정황이 확인됐다.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6천마리 규모의 한 닭·오리 사육농가에 대한 AI 간이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해당 농장주는 지난달 27일 군산에 있는 종계 농장에서 약 650마리의 오골계를 사 왔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농장주는 오골계가 폐사한 당시 당국에 AI 의심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농식품부는 기장군의 농장에 대한 역학 관계가 확인된 만큼 정밀 검사를 시행하는 한편 살처분 조치를 실시할 방침이다.[연합뉴스=자료사진]이로써 현재까지 군산 종계농장에서 오골계를 판매한 사실이 확인된 곳은 부산·제주·경기 파주·경남 양산 등 총 4곳이다. 당국은 군산 농장에서 추가로 판매한 곳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군산의 농장에서 대규모로 오골계를 판매한 곳은 어느 정도 파악이 됐지만, 몇 십마리씩 소규모로 사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추정돼 판매처를 확인하는 데 주력을 하고 있다"며 "역학 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살처분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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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걷고, 짜장면 맛보고…마라도 여행 '인기 만점'방송 촬영지로도 각광, 한해 100만 명 찾는 '관광명소' 돼 (제주=연합뉴스) 맑고 화창한 날씨를 보인 지난 18일 '국토 최남단' 마라도로 가는 여객선표를 구매하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선착장의 매표소는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평일임에도 당일 매표는 이미 마감돼 예약한 사람들만이 표를 구할 수 있었다. 대기를 걸어도 기약은 없다는 선사 직원의 설명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았다.선사 직원은 "예전에는 당일 매표가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예약하지 않고서는 당일 표를 구하기 어렵다"며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에 마라도가 자주 비치며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 여행(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맑은 날씨를 보인 지난 18일 '국토 최남단'인 마라도를 찾은 관광객들의 모습. 2017.5.20제주해양수산관리단 여객수송 통계와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관광 1번지 제주도를 읽다' 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는 104만5천92명, 2016년에는 101만6천188명 등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라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2005년 6만7천964명에 불과하던 마라도 뱃길 이용객은 2006년 11만1천962명, 2007년 35만4천393명, 2008년 47만4천613명, 2009년 62만5천197명, 2010년 71만7천235명, 2011년 86만6천761명 등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올해 들어서도 4월 말까지 마라도 뱃길 이용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35만2천468명)보다 18% 많은 41만7천337명으로 집계됐다.김은영 마라리장은 "봄철인 5월에 방문객이 가장 많다. 이렇게 손님이 물밀 듯이 들어온 것은 5년 정도 된 것 같다"며 "마라도에는 중국인 관광객은 거의 오지 않는다. 내국인 관광객 증가 추이에 따라 마라도 방문객도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적이는 마라도 선착장(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지난 18일 여객선을 타고 내리는 관광객 등으로 북적이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살레덕 선착장 풍경. 2017.5.20마라도는 '국토 최남단'이라는 입지적 특성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분에 MBC TV '무한도전', KBS2 TV '1박 2일' 등 여러 TV 프로그램 촬영지로 사랑받아왔다.최근에는 SBS TV '미운 우리 새끼'에서 가수 김건모가 "마라도에 있는 짜장면 가게 9곳의 짜장면을 모두 맛보겠다"며 '짜장면 투어'를 하는 모습이 방영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1990년대 후반 마라도에서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고 외치는 내용의 모 이동통신 광고 이후 마라도에 우후죽순 생겨난 짜장면집들은 여객선이 뜨는 날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마라도의 짜장면과 짬뽕에는 청정 마라도 바다에서 채취한 톳, 소라 등 다양한 해산물이 풍성하게 들어가 구미를 당기게 한다. 마라도 등대(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맑은 날씨를 보인 지난 18일 '국토 최남단'인 마라도 등대 주변을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2017.5.20마라도 섬은 성인 걸음으로 1시간 이내에 모두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지만 볼거리는 풍부하다.섬에서 가장 높은 동쪽 해안 언덕(해발 36m)에는 1915년부터 100년 넘게 불을 밝힌 최남단 마라도 등대가 있다. 등대 앞에는 대리석 세계지도와 세계 각국의 주요 등대 모형 등이 전시된 해양친수문화공간도 마련돼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끈다.국토 최남단 학교인 가파초 마라분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잇따르는 '포인트'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마지막 졸업생을 배출한 뒤 학생이 없어서 잠시 문을 닫은 상태로, 현재는 교정 출입이 금지돼 있다. '국토 최남단' 학교 가파초 마라분교장(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지난 18일 국토 최남단 학교인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의 모습. 2017.5.20마라도 남쪽 끄트머리에는 이 섬이 대한민국 최남단임을 알리는 기념비가 있고, 그 옆으로 장군바위가 푸른 바다를 향해 우뚝 서 있다.탁 트인 넓은 들판에서는 푸른 바다 너머 송악산, 산방산, 한라산 등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고, 해안 기암절벽의 절경도 감상할 수 있다.마라도 곳곳을 걸어 다니다 보면 해풍에 빛이 바랜 하얀 팔각정을 비롯해 애기업개당, 최남단 교회·성당·절을 만나볼 수 있다.다양한 어종의 물고기가 물어서 낚시꾼들은 민박집 등에서 며칠씩 머무르며 낚시를 즐기기도 한다.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맑은 날씨를 보인 지난 18일 '국토 최남단'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의 모습. 2017.5.20우리나라 최남단 섬인 마라도는 행정구역상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속해 있다.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 가파도에서 5.5㎞ 떨어져 있다.면적 약 0.3㎢에 동서 길이 0.5㎞, 남북 길이 1.3㎞, 해안선 길이 4.2㎞에 남북으로 긴 고구마 모양의 아담한 섬이다. 성인 걸음이면 1시간 이내에 섬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2016년 서귀포시 통계연보에 따르면 마라도 인구는 64가구 137명이지만, 실제 마라도에 거주하는 인구는 50여 명 정도로 알려졌다.마라도는 2000년 7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423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마라도에서는 자동차 등을 이용할 수 없다.마라도에 가려면 모슬포 여객선터미널이나 송악산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이용하면 된다. 입도 비용은 도립공원입장료를 포함해 왕복 1만7천원(도민 1만5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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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숲의 향기 일품인 증평 등잔길애틋한 사랑 등잔길, 소망 비는 비나리길, 바람 솔솔 바람소리길 조성 삼기리 서남쪽의 작은 골짜기를 지나던 선비는 그곳에 사는 처녀에게 첫눈에 반했다. 과거를 본 뒤 꼭 데리러 오겠다는 언약을 했다. 삼기저수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비나리길[연합뉴스 자료사진]처녀는 캄캄한 밤이면 선비가 돌아오는 길에 돌부리에 채여 넘어질까 등잔을 들고 골짜기 입구에서 기다렸다. 그 등잔불 덕에 일대는 밤에도 낮처럼 환했다고 한다.헤어진 지 만 3년이 지난 어느 해 4월 그믐날 밤 등잔을 들고 하염없이 서 있던 처녀는 죽어 망부석이 됐다.이때부터 사람들은 이름도 없던 이 골짜기를 등잔걸이골이라고 불렀고, 이 골짜기로 들어서는 길은 등잔걸이길로 불렸다.충북 증평군은 삼기(三岐)리라는 지명에서 착안해 이런 스토리텔링을 만들었다. '삼기'는 청주 미원, 괴산 청천, 충북 증평으로 갈리는 길목이라는 의미다.그러나 이 마을은 지금의 행정구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삼기저수지 상류에 자리 잡고 있던 이 마을은 2012년 말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으로 인해 아쉽게도 물속에 잠겼다.마을은 사라졌지만 일부 수몰되지 않은 곳에는 생태공원이 만들어졌고 저수지 주변에는 '등잔길'이 조성됐다. 조금만 더 가면 '비나리길'과 '바람소리길'도 있어 한가로이 발걸음을 내딛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애틋한 사랑이 담긴 등잔길 증평의 명산인 좌구산 계곡수로 채워진 삼기저수지는 산중 호수의 수려한 풍치를 자랑한다. 좌구산과 구녀산, 구석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고즈넉한 맛도 느낄 수 있다. 삼기저수지 등잔길[증평군 제공=연합뉴스]저수지 옆으로는 540번 지방도가 지나가 접근성이 뛰어나다. 저수지를 둘러싸고 데크길인 등잔길이 조성돼 있다. 2009∼2010년 만들어진 3㎞의 등잔길은 운전 중 피로를 풀 겸 차를 세워두고 산책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산자락을 따라 구불구불 조성돼 있어 지루함을 느낄 겨를도 없다. 등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선시대 독서광'으로 알려진 백곡(栢谷) 김득신(金得臣·1604∼1684)의 상을 만나게 된다. 그는 임진왜란 때 진주성 대첩을 이끈 김시민 장군의 손자다. 배운 것도 돌아서면 금방 잊는 '둔재'였다는 그는 책 한 권을 무려 11만 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애쓴 그의 노력이 어땠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데크길이 잠시 끝나는 곳에는 율리 석조관음보살입상이 세워져 있다. 군 문화재 자료 제36호이다.석조관음보살입상을 뒤로하고 걷다 보면 수십 그루의 나무가 물속에 잠긴 채 잎을 피우고 있다. 그 잎 사이로 찰랑찰랑 부서지는 저수지의 전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눈부시다.데크길 안쪽에는 생태 습지가 조성돼 있다. 그늘막에서 땀을 식힌 뒤 다양한 수생식물을 살펴 볼 수 있고 아이들을 그네에 태울 수도 있다.저수지 아래에는 장내마을이 있다. 저수지가 만들어지기 전 홍수 피해를 많이 입었던 이 마을은 아직도 수막살이제를 지내고 있다.◇ 소망을 비는 비나리길 좌구산 부근에는 솟점말, 밤티, 삼기 마을이 있었다. 이 세 곳을 통틀어 부르는 지명이 율리이다. 비나리길[증평군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율리 사람들은 분티고개 너머로 방아를 찧으러 다녔다고 한다. 거리는 짧지만, 소달구지가 오르지 못해 지게 짐을 지고 다녀야 할 정도로 고단한 길이었다.분티고개 옛길을 따라 조성된 숲길이 비나리길이다. 1천8개의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가면서 시름을 내려놓고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면서 소망을 품기를 바라는 아름다운 의미가 담겨 있다.비나리길 입구에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비나리길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1천8개 계단이 시작된다.길섶에는 불교, 천주교, 기독교를 상징하는 3개의 쉼터가 조성돼 있다. 숲이 울창하게 우겨져 있어 잠시 숨을 고르며 쉬는 것 자체가 삼림욕이다.고갯마루 좌구정에 이르면 증평 방향으로 훤히 트인 풍광을 마주하게 된다. 아름다운 풍치의 삼기저수지 너머로 올망졸망 어우러진 증평 시가지 전망은 '증평 제1경'이라 꼽을 만큼 수려하다.숲의 향기를 깊게 들이쉬다 보면 계단을 몇 개나 세었는지 금세 잊어버린 채 도심의 찌든 마음을 내려놓게 된다. 나들이 하기에 안성맞춤인 요즈음 좌구정에는 돗자리를 펴고 앉아 도시락을 먹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 바람이 솔솔 부는 바람소리길 좌구산 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천문대로 향하는 도중에 '바람소리길' 초입이 눈에 띈다. 바람소리길[증평군 제공=연합뉴스]묵을 쑤어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는 상수리나무, 잎을 따 떡을 쌌다는 떡갈나무, 먼 길을 갈 때 잎을 짚신 밑에 깔았다는 신갈나무 등 다양한 참나무가 방문객을 반긴다.숲의 경사면에 필요한 만큼의 길만 나 있다. 가파른 경사면에는 나무 데크 길이 조성돼 있다.맑은 공기를 들이쉬며 울창한 숲 가장자리를 따라 걷다 보면 이파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바람소리가 들려 온다. 이마를 촉촉하게 적신 땀도 어느새 말라 있다. "이래서 바람소리길이구나" 하고 생각할 때쯤 전망 데크가 방문객에게 쉬어가라고 손짓한다. 잠시 숨을 고르다 보면 어느새 숲과 동화돼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2.3㎞의 숲길을 걷고 나면 좌구산 교육체험지구가 나온다. 이곳이 바람소리길의 끝자락이다.몸과 마음이 헛헛해질 때 등잔길과 비나리길, 바람소리길을 걷다 보면 숲의 향기로 가득 채워지고 머리가 맑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