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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고위급 접촉 재개…'일촉즉발 위기' 해소 여부 주목남북 고위급접촉 개최(서울=연합뉴스)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2일 오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접촉에서 김관진 국가안보 실장(왼쪽 위)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 위 시계반대방향)김관진 국가안보 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양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 통일부 제공 >>北 'DMZ 목함지뢰 도발' 부인 vs 南 '주체가 분명한 사과' 요구양측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 의지 강해…접점 찾기에 주력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23일 오후 3시30분께 판문점에서 재개됐다.전날과 마찬가지로 남측에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고위급 접촉에 참석했다.남북 대표단은 전날 오후 6시30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나 이날 새벽 4시15분까지 마라톤회담을 벌였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은 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고, 북측은 우리 군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을 계기로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북측은 목함지뢰 도발 등이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한 반면 우리측은 '주체가 분명한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로서는 지뢰도발은 물론 북측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대해서도 북측의 성의있는 입장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다.양측은 최근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한 현격한 견해차를 보였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데 공감하고 이날 회담을 재개했다.남북은 전날 회담에서 양측이 제기한 입장과 제안 등에 대한 검토과정을 거쳐 이날 접점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난제'인 지뢰도발에 대한 해법은 일단 미룬 뒤 북측은 전방지역에 대한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고, 우리 정부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임시 중단하면서 일단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추가 고위급접촉 일정을 잡는 우회로를 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남북간 군사적 위기 해소를 위한 고위급접촉이 재개된 가운데 북한의 잠수함 수십 척이 동·서해 기지를 이탈해 위치가 식별되지 않아 우리 군이 탐지전력을 증강해 추적에 나서는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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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 설친 접경지 2만명…"회담 기대" 담담하게 일상 재개(종합)이제는 집으로(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해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대진중고등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해 하룻밤을 보낸 고성군 접경지역 주민들이 23일 오전 짐을 챙겨들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2015.8.23 momo@yna.co.kr정회에 '아쉬움', 재개에 '기대감' 팽배 "하루빨리 해결됐으면…"농작물 관리에, 서해5도 어민 9월 꽃게조업에 "차질 있을까" 걱정 (연천·고성·화천·연평도=연합뉴스) 남북 군사적 대치 상황을 타개할 남북 고위급 회담이 23일 오후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서해5도에서 강원도 동부에 이르는 접경지 주민 2만여 명은 이날 회담 결과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주민들은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 회담에 귀를 기울이며 긴장과 걱정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일부는 밤잠을 설쳤다. 이들은 이날 오후 진행될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답답한 상황이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기대하며 또 하루 대피생활을 담담하게 시작했다. 강원도 고성군 명파리 주민 김모(71·여)씨는 "잠자리도 불편하고 혹시나 무슨 일이 있을까 봐 하는 걱정에 잠을 거의 못 잤다"며 "오늘은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김진수 철원군 대마리 이장은 "서로 기 싸움하고 체면치레를 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크게 기대할 게 없었던 만남이었던 것 같다"며 "농사도 못 짓고 대피하는 사태가 반복될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대다수 주민은 이날 오후 3시 재개되는 협상에서는 화해 무드를 조성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대피명령이 반복되는 상황이 하루빨리 마무리되길 기대했다.함흥근 화천군 산양1리 이장은 "어제처럼 긴박한 상황은 지나갔으니 잘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걸고 있다"고 기대를 밝혔다.비무장지대(DMZ) 최북단 마을인 파주 대성동마을 김동구 이장(46)은 "어르신들은 대피소 생활이 불편해 대부분 자택에서 보냈다"며 "어렵게 성사된 회담인 만큼 서로에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접경지 주민은 무엇보다 이번 남북 대치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돼 생업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랐다. 대부분 농사일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농작물 출하가 당장 걱정이다.뉴스 지켜보는 화천 최전방 대피 주민(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22일 오후 강원 화천군 최전방 주민들이 북한의 포격 우려에 따라 대피한 목재체험장에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15.8.22 hak@yna.co.kr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마달리 박철용 이장은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주민에게 상황 전파를 해야 하다 보니 밤에 잠도 잘 못 잤다"며 "벼를 비롯해 민통선 안에 있는 경작지의 농작물도 손을 봐야 하는데 출입을 못해서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김용섭 중면 면장도 "대기 시간이 길어져 주민들이 많이 지쳤고 고령인 몇 분은 밤 사이 집에 갔다"며 "빨리 뭔가 마무리가 돼서 생업으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서해 5도 어민들은 다음 달 본격적인 꽃게 조업철을 앞두고 통발 설치 작업을 해야 하는데 조업이 사흘째 중단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박태원(55) 연평도 어촌계장은 "통발은 설치 후 다음 날 수확하는 데 조업금지로 하루하루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북이 조속히 합의를 이뤄 꽃게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9월 전 생업에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접경지 10개 군·구에는 전날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북한의 최후통첩 시한을 앞두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대피 대상은 인천 옹진·강화 1만200명, 경기 김포·파주·연천 4천200명,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6천500명 등 약 2만900명이다.양구·인제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피령이 해제됐지만 대피령이 해제되지 않은 지역 주민들도 23일 오전 피곤을 호소하며 대부분 귀가, 대피소는 이날 오전 한산했다. (강종구 우영식 최재훈 윤태현 박영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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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워치콘' 격상해 북한군 감시…"동시다발 교전까지 대비"(종합)긴장감 흐르는 통일대교(파주=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남북이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이 예정된 23일 파주시 통일대교에 장병들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2015.8.23 leesh@yna.co.kr대북 확성기 방송 계속 틀어…북한군도 병력·화력 증강상태 유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통해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중에도 양측 군이 대치하는 최전방에는 최고 수준의 긴장이 흐르고 있다.우리 군은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며 북한군의 동향을 샅샅이 살피고 있다. 군 관계자는 23일 "북한군은 남북간 고위급 접촉 중에도 최전방 부대에 증강 배치한 화기를 발사 대기 상태로 유지하고 병력도 완전군장을 꾸려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 21일 최고사령부가 전방 부대에 발령한 '전시상태' 명령을 낮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북한군은 전시상태에 돌입하면 '완전무장'을 갖추고 불시에 작전 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군은 우리 군이 가동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즉각 타격할 태세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은 지난 20일 포격도발 때 사용한 76.2㎜ 평곡사포(직사화기)를 전진 배치하고 포병부대도 갱도에서 나와 사격 준비를 마친 상태다.통일대교 지나는 주한 미군(파주=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남북이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이 예정된 23일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주한미군이 탑승한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2015.8.23 leesh@yna.co.kr이에 대응해 우리 군은 고위급 접촉과는 상관없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오늘 새벽에도 최전방 11개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가동했으며 오늘도 방송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대북 확성기 방송이 지난 4일 발생한 북한군의 지뢰도발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인 만큼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없는 한 방송을 계속한다는 것이다.우리 군은 11곳에서 운용 중인 고정식 확성기보다 성능이 뛰어난 이동식 확성기도 필요에 따라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21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우리 군은 북한군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도발을 걸어올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교전이 벌어질 가능성까지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신속·정확·충분'의 원칙으로 보복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기 중인 육군 다련장 로켓(연천=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남북이 '마라톤 협상'을 벌이고 고위급 접촉을 재개하기로 한 23일 경기도 연천군 중서부전선에서 육군 다련장 로켓 차량이 비상 대기하고 있다. 2015.8.23 andphotodo@yna.co.kr합동참모본부는 전날 한미연합사령부와 협의를 거쳐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하고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움직임을 샅샅이 보고 있다"며 "거의 모든 움직임을 파악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우리 공군이 전날 F-15K 전투기 4대로 대북 무력시위 비행을 할 때 F-16 전투기 4대를 함께 띄워 대북 연합방위태세를 과시한 미군이 이보다 훨씬 위협적인 전략자산을 투입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작년 2월 미군이 정기 훈련차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를 서해 직도 상공에 출격시키자 북한은 극도의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군은 브래들리 장갑차, 팔라딘 자주포, 아파치 헬기, A-10 폭격기 등 주한미군의 최신예 무기가 투입되는 한미 양국 군의 '통합화력 격멸훈련'도 이번 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모든 경계태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훈련 계획에도 전혀 변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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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접촉 새벽 4시15분 정회…오후 3시 재개(종합)남북 고위급 접촉 정회…오늘 오후 3시 재접촉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민경욱 대변인이 2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이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고위급 접촉을 22일 전격적으로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조율하지 못하면서 23일 오후 3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며 남북 고위급 접촉 협상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5.8.23 srbaek@yna.co.kr 10시간 밤샘 논의…"쌍방 입장 검토후 입장차 계속 조율""최근 사태 해결방안과 남북관계 발전방안 폭넓게 협의"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이한승 기자 = 남북은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22일 저녁부터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진행했으나 사태 해결과 관련한 최종 합의는 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남북은 고위급 접촉을 일단 정회한 상태에서 서로 입장을 검토한 뒤 23일 오후 3시에 고위급 접촉을 재개키로 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23일 새벽 긴급 브리핑에서 "남북은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을 진행했다"면서 "남북은 오늘 새벽 4시15분에 정회했으며 쌍방 입장을 검토한 뒤 오늘 오후 3시부터 다시 접촉을 재개해 상호 입장의 차이에 대해 계속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고위급 접촉 의제와 관련,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 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고위급 접촉을 정회, 재개키로 하면서 서로 조율한 발표 문안을 만들었고, 이를 민 대변인이 그대로 전했다. 다시 서울로..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남북관계 상황을 전반적으로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22일 오후 6시부터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려 10시간 넘게 이어졌다. 회담을 마친 23일 오전 4시 55분께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앞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차량이 서울로 향하고 있다.2015.8.23 nsh@yna.co.kr 남북은 고위급 접촉 초반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 북한의 지뢰도발에 대응해 우리가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우리측은 북한에 지뢰도발과 포격도발에 대한 사과·재발방지를 요구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지뢰도발 등을 부인해온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리측은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주의적 사안과 북핵 문제 해결 필요성 등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방안을 설명했을 것으로 보이며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5·24 조치 해제 문제를 제기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사안에 대한 이런 입장차로 남북은 10시간 가까이 진행된 마라톤협상에도 불구하고 최종 합의문 채택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후 재개될 고위급 접촉의 전망도 불투명하지만 남북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정회한 상태로 '서로간의 입장을 검토한뒤 상호 입장 차이를 계속 조율'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남북간 대화가 이어지면서 지뢰도발(4일)과 이에 따른 우리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대북 확성기를 겨냥한 북한의 포격도발(20일)과 최후통첩 등으로 최고조로 치달았던 한반도 긴장 국면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문점 고위급 접촉에는 우리측에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에서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다.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계기에 인천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담을 한 적이 있으나 정식 회담은 이번이 처음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이뤄진 남북간 최고위급 접촉이라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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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강간죄 기소 첫 여성'에 무죄 선고15시간 '마라톤재판' 검찰·변호인 치열한 공방…배심원들 무죄 평결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개정 형법에 따라 여성으로서는 처음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이틀간의 국민참여재판을 통해서다. 마지막 재판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다음날 새벽 3시를 넘기는 총 15시간의 '마라톤 재판'이 됐을 정도로 치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동근 부장판사)는 22일 전모(45·여)씨의 국민참여재판 마지막 기일에서 "배심원들의 전원 일치한 판단을 존중해 재판부도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배심원 9명은 평의 끝에 전원 일치로 '무죄'로 평결했고, 재판부는 이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국민참여재판법률에 따르면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에 관한 의견이 법원 선고에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법원은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도록 돼 있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이 가벼운 지적 장애로 감경 사유가 있지만, 재범의 위험성도 있다"며 재판부에 징역 4년6월과 함께 치료감호를 청구했다. 선고가 나자 전씨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내어 흐느끼다 법정 바닥에 엎드렸다.전씨는 지난해 8월19일 새벽에 이별을 요구하는 내연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잠든 그의 손발을 노끈으로 묶고 성관계를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깨어난 내연남의 머리를 망치로 때린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집단 흉기 등 상해)도 적용됐다. 전씨 측은 내연남에게 수면제를 주고 손발을 노끈으로 묶은 점, 망치를 휘두른 점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 쟁점과 관련해선 ▲ 강간 의도는 없었고 ▲ 학대 등 거친 행동을 한 내연남을 상대로 정당방위를 위해 망치를 쓴 것이라며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전씨가 내연남과 관계를 맺으려는 목적이 있었다며 내연남에게 수면제를 먹이는 시점에 이미 성폭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연남의 거부로 관계를 못 하자 망치로 머리를 내리쳤으며 이에 내연남도 전씨를 폭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전씨도 내연남과 함께 수면제를 먹은 만큼 강간 의사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상습 가학행위를 한 내연남이 그날도 집에 와 '자고 가겠다' 하자 두려움에 결박했으며 잠에서 깬 내연남이 폭력을 행사해 정당방위로 망치를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들은 공소사실의 유일한 직접 증거인 내연남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9명 전원 무죄로 판단했다. 내연남이 당시 망치로 맞고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면서도 자신에게 맞은 전씨의 피를 닦아줬다는 등 납득하기 힘든 말을 했다는 것이다. 전씨는 2013년 6월 형법상 강간죄의 피해 대상이 '부녀'에서 '사람'으로 확대된 이후 여성 피의자에게 혐의가 적용된 첫 사례다. 형법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있다.151㎝·44㎏의 작은 체구의 전씨는 불우한 유년기를 보내고 거의 평생을 홀로 살았다. 내성적 성격에 주위 사람과 교류도 적었다. 2010년부터 내연남을 만났지만 가학 행위에 시달렸다. 변호인은 "전씨가 내연남에게 상습 폭행을 당하며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주위에 남은 사람이 없을 거 같아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선고 결과를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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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확충방식 추경 막판 쟁점…법인세 명시 여부 '충돌'與 "포괄적 필요성 언급 가능", 野 "법인세율 인상 특정"'세수확충 부대의견'에는 의견접근…여야 추가협상 돌입세입경정·SOC 일부 감액 불가피…쟁점 해소되면 24일 처리(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임형섭 기자 = 부족한 세수(稅收)를 확충하는 방식이 막바지로 치닫는 '추가경정예산안 국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매년 반복되는 대규모 '세수 펑크' 탓에 이번에도 막대한 세입경정 추경을 편성하게 됐고, 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려면 세수 확충이 절실하다는 데 여야가 공감한 상태다.이를 위해 추경안이 통과될 때 국회 차원에서 세수 확충 방안을 마련하도록 정부에 촉구하는 '부대 의견'을 다는 데 대해서도 여야의 의견이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세수 확충 방식을 놓고 포괄적인 필요성을 언급하는 수준에서 부대 의견을 제시하자는 여당과, 법인세율 인상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명시하자는 야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부대 의견 첨부에 동의하고, 거기에는 세수 확충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자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면서도 "확충 방안을 법인세 등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새정치연합이 추경안 통과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세수 확충 부대 의견'은 수용하되,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고 추경 효과를 반감시킬 우려가 큰 법인세율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법인세율 인상을 통한 세수 확충으로 못 박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두루뭉술한 표현에 그치면 세수 결손이 재발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일단 이쪽에서 생각하는 구체적 방법은 법인세 인상 명시"라면서 "그런데 여당은 법인세의 'ㅂ' 자만 나와도 금기로 여긴다"고 비판했다.여야는 전날 원유철·이종걸 양당 원내대표의 '마라톤협상'에도 이 같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이날 오전부터 조원진·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추가 협상에 돌입했다.세수 확충 방안을 제외한 다른 쟁점은 여야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소위원회의 추경안 심사가 완료되면 협상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수 확충 방안과 맞물린 세입경정의 경우 5조6천억원 가운데 일부 삭감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새정치연합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2조원 삭감에 대해선 새누리당이 강한 거부감을 보여 삭감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역시 새정치연합이 1조5천억원을 1조원 미만으로 줄이자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예결위에서 영남 지역 편중 논란을 불식시키는 조정이 이뤄질 경우 여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선에서 타협이 도출될 수 있다.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에 "구체적인 감액 폭을 정한 것은 아니며, 아직 협상 중인 사안"이라면서 "추경의 시기와 내용이 모두 중요한데, 시기를 맞추려면 합리적인 내용의 추경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쟁점이 해소된다는 전제로 추경안 처리 시점은 오는 24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가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추경안이 제출된 지 2주일을 넘긴 만큼 하루빨리 집행돼야 한다는 데 여야가 공감하는 가운데 다음 주 여름휴가가 본격화하기 때문이다.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추경은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번 회기 내에 추경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춘석 수석부대표도 라디오 방송에서 "야당의 주장이 상당 부분 수용된다면 24일이 아닌 내일이라도 추경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새정치연합 역시 이번 주 극적인 통과 가능성을 닫아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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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156전 157기' 최운정, 감격의 첫 우승(종합2보)최운정(AP=연합뉴스) 마라톤 클래식 연장에서 장하나 따돌리고 157개 대회 만에 첫 승 한국 선수들 벌써 11승 합작…2006년, 2009년 세운 시즌 최다승과 타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최운정(25·볼빅)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최운정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6천51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의 성적을 낸 최운정은 장하나(23·비씨카드)와 공동 선두가 돼 연장 승부를 벌였다. 18번 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를 지킨 최운정은 보기에 그친 장하나를 따돌리고 LPGA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009년부터 LPGA 투어에서 활약한 최운정은 앞서 156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이 없다가 157번째 도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22만5천 달러(약 2억5천만원)다. 최운정의 이번 대회 전까지 개인 최고 성적은 지난해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등에서 거둔 준우승 세 차례였다. 2012년 6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2013년 11월 미즈노 클래식에서 준우승하는 등 우승 문턱까지 갔던 것이 여러 번이었지만 좀처럼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던 최운정은 이날 연장 접전 끝에 '156전 157기'를 이뤄냈다. 14언더파로 장하나와 동률인 상황에서 시작한 18번 홀에서 최운정은 티샷이 왼쪽으로 밀려 위기를 맞았다. 최운정은 약 2.5m 파 퍼트를 남겼지만 장하나는 3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앞두고 있어 장하나가 유리했다. 하지만 장하나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고, 연장에서는 장하나가 83야드 정도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러프로 향해 승운이 최운정 쪽으로 기울었다. 장하나가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도 홀을 한참 지나갔다. 최운정은 "우승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마지막까지 긴장됐다"며 "'파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침착하게 하라'는 아버지 말씀대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최지연)가 캐디를 맡고 있다. LPGA 투어에 데뷔하기 1년 전 2부 투어 시절부터 지금까지 8년째다. 최운정은 "꿈이 이뤄졌다"며 "주위에서 '아빠가 캐디를 하니 우승을 못한다'는 말도 들었지만 이렇게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운정은 "첫 우승이 어려웠지만 이것을 발판으로 2승, 3승째는 금방 이뤄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반면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 장하나는 15번째 대회 만에 우승에 도전했으나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장하나는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 자리를 꾸준히 유지했지만 우승컵을 지켜내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날 최운정의 우승으로 올해 LPGA 투어에서 11승을 합작해 2006년과 2009년에 세운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이는 교포 선수들의 우승 횟수를 제외한 수치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13언더파 271타로 펑산산(중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김효주(20·롯데)와 백규정(20·CJ오쇼핑)이 나란히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5위를 기록했고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10언더파 274타의 성적으로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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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한국군단 시즌 11승 향해 굿샷…장하나 1R 선두김세영·백규정 등 2타 뒤진 공동 6위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장하나(23·비씨카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군단의 시즌 11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장하나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6천512야드)에서 열린 마라톤 클래식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에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올 시즌 미국무대에 진출한 장하나는 단독 선두에 올라 첫 우승과 함께 한국여자골프 군단의 시즌 11승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을 높였다. 시즌 11승은 2006년과 2009년에 합작한 한국 선수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국내에서 장타를 날리던 장하나는 비거리보다는 정확성에 집중했다.1라운드 평균 비거리는 246야드였지만 페어웨이는 딱 한 번 놓쳤다. 전반에 1타를 줄인 장하나는 후반들어 14번홀까지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15번홀(파4) 보기가 옥에티였지만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4언더파 67타를 친 세라 켐프(호주) 등이 공동 2위에서 장하나를 추격했다.이번 시즌 2승을 올린 김세영(22·미래에셋)은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6위에 자리했다.10번홀에서 출발한 김세영은 파5인 17, 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하지만 후반들어 파 행진을 이어가다 7번홀(파5)에서 1타를 잃은 것이 아쉬웠다.선두에 2타 뒤진 6위 그룹에는 신지은(23·한화), 백규정(20·CJ오쇼핑), 이미림(25·NH투자증권) 등이 자리잡았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1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30위다.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18)는 이븐파 71타를 쳐 김효주(20·롯데) 등과 공동 40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 단독 선두 장하나 (AP=연합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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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넘긴 유럽> ① 갈 길 바쁜 EU 앞에 난제 첩첩그리스, 강도높은 '개혁안' 수용(브뤼셀 AP=연합뉴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16시간의 마라톤회의 끝에 13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추가 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에 합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해소됐다. 정상회동에 앞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는 연금과 부가가치세, 민영화 등의 개혁법안의 입법 절차를 15일까지 끝내면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도록 하는 합의안이 마련됐다. 유로존 정상들은 이에 따라 그리스에 820억~860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하고 ESM 협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지원하는 '브릿지론'으로 120억 유로를 별도로 제공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브뤼셀 정상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왼쪽부터)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인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그리스 채무조정 변수·브렉시트·난민 문제 당면 현안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그리스 위기가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 합의로 고비를 넘겼다. 유럽연합(EU) 통합에 균열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됐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논란도 수그러들었다. 그리스는 긴급자금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여 실질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위험도 줄었다.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회원국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유럽 경제통화동맹을 향한 불안한 시선들도 누그러들 전망이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유로존이 보여준 연대는 유로존 가입을 기다리고 있는 스웨덴, 체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등에도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위기를 한고비 넘긴 유럽은 경제적으론 경기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시작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는 그리스 불안의 확산을 막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ECB가 애초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 이상의 양적완화 규모를 내놓은 것이 그리스 위기 해결을 위한 강한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아울러 ECB는 양적완화가 아직은 부족하지만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행히 유로존 경기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회복 속도를 높이면서 1.5%(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추정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협상 타결은 유로존 경제성장의 불확실 요인을 하나 덜어내는 의미다. 그러나 유럽이 나아갈 길에는 통합 의지를 시험하는 또 다른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 그리스 해결은 미봉책…채무조정도 변수 채무경감 '명' 받았네요(브뤼셀 AP=연합뉴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16시간의 마라톤회의 끝에 13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추가 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에 합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해소됐다. 유로존은 이에 따라 그리스에 820억~860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하고 ESM 협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지원하는 '브릿지론'으로 120억 유로를 별도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리스가 요구한 채무 탕감(헤어컷)은 거부됐지만 채권단은 상환 기간 유예와 만기 연장 등 채무 경감(debt relief) 원칙에 합의했다. 사진은 이날 유로존 정상회동 후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기자회견하는 모습.이번 그리스 사태 해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2011~2012년 2차 구제금융 지원과 민간 보유분 국채 상각으로 일단락된 1차 그리스 위기의 전철을 밟은 모양새다.그리스가 머지않아 또다시 어려움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는 당시의 우려들이 현실화한 것이다. 긴축을 강조한 처방으로는 그리스 문제를 풀 수 없다는 비판적 시각들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긴축이 성장을 훼손하는 만큼 성장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채권단 처방은 그리스 정부채무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목표 아래 그리스에 강력한 긴축을 요구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선 채무조정을 활용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1차 때에는 민간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대폭 상각하는 채무조정을 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그리스 경제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6년 내리 마이너스 성장했다. 경제 규모가 2008년보다 25%가량 축소됐다. 빚이 줄어들었지만 '감당 가능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에도 채무조정이 다시 합의됐다. 채권단은 그리스의 채무를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 등의 경감만 제안하고 원금을 탕감하는 '헤어컷'은 거부했다.현재 그리스 국채의 70% 이상은 유로존 중앙은행들과 구제금융을 제공한 EU 소속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다. 채무조정이 향후 그리스 정부의 채무상환 능력에 결정적 변수 중 하나가 된다. 각국 정상 입장에선 그리스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다독이면서 채무조정을 해야 하는,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을 맞이한 셈이다. ◇ '브렉시트' 극복 과제 아울러 EU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우려와 힘든 싸움을 앞두고 있다.지난 5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영국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영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EU 협약을 개정하는 것을 사실상 국정과제 1순위로 놓고 있기 때문이다.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캐머런 총리는 협약 개정 협상 결과를 토대로 오는 2017년까지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이 EU 탈퇴 카드를 무기 삼아 EU 지도부와 회원국들에 협약 개정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 내 EU 탈퇴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EU 잔류를 호소할 수 있을 만한 선물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영국이 원하는 것들이 EU가 나아가려는 '통합 강화'의 여정을 거꾸로 되돌리는 것이라는 게 문제다. 영국은 EU 역내 이민자에 대한 복지혜택 제한과 일부 정책에 대한 영국의 주권 회복, 향후 통합 강화 조치에 대한 선택적 수용 등을 바라고 있다. 특히 EU 역내 이민자에 대한 복지혜택 제한은 '이동의 자유'라는 EU 핵심원칙과 관련한 사안이어서 험난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는 영국에 대한 예외 인정이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U 내에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마찰음과 불협화음이 쏟아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영국과 EU 회원국들 간 EU 협약 개정의 내용은 EU 정체성에 관련한 것인 만큼 EU 미래에 그렉시트보다 더욱 중요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재정 측면에서 더욱 통합된 공동체를 추구해온 EU와 반대 방향을 향하는 제안들을 꺼내 든 영국이 접점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구조함에 접근하는 지중해 난민(지중해 AP=연합뉴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리비아 주변 지중해 해상에서 난민을 태운 고무보트가 난민 구조작전 중인 벨기에 해군함정 '고데티아'호에 접근하고 있다.◇ 난민 문제 그리스 사태에 다소 가려져 있지만, 난민 문제도 EU에 깊은 근심을 안기는 난제다.잇단 지중해 난민 참사에 EU 정상들이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머리를 맞댔지만, 각국의 반(反) 이민 정서가 만만찮은 탓에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EU 집행위원회 측이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의 난민 수용 부담을 덜기 위해 EU 회원국이 골고루 나눠 4만명의 난민을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내놨으나 영국, 아일랜드, 덴마크 등이 정책 참여 거부권을 내세워 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헝가리나 슬로바키아 등 일부 국가도 난민 할당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아울러 지중해 난민이 더욱 늘어날 수 있어 EU 내 갈등의 골을 키울 우려가 있다. 지중해 난민의 출항지인 리비아의 내전 상황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내전의 틈을 타고 리비아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어 리비아 국경에서 난민 통제의 길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무려 400만명에 달하는 국외 난민을 발생시킨 시리아 역시 정부군, 반군, IS 등이 뒤엉켜 싸우고 있고, 이라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종파간 분쟁으로 번질 위험도 더해지면서 난민 탈출 행렬이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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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진통 속 끝장토론…獨佛 '그렉시트' 싸고 정면충돌(종합5보)EU정상회의는 취소…"유로그룹, 조건부 합의안 정상회의에 전달""3차 구제금융 최대 860억유로 추정"…"채무 경감만 제의, 탕감은 거부"(브뤼셀·파리·이스탄불=연합뉴스) 송병승 박성진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 개혁안 수용 여부와 구제금융 협상 재개 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회의가 12일 브뤼셀에서 열렸다. 전날부터 계속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 이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에 시작된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아 있게 하려는 프랑스 등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독일 등과의 격론이 벌어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막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협상이 힘들 것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피력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정상회의장에 도착하면서 "오늘 밤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라면서 타결 의지를 드러냈다. 독일이 그리스에 대해 최소한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그렉시트' 해법을 제안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리스는 유로존에 잔류하거나 탈퇴한다"라면서 한시적 탈퇴는 고려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메르켈 총리는 회의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통화를 잃었다. 그건 바로 신뢰다"면서 "오늘 협상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타결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리스와 유로존 전체의 미래와 협력 원칙에서 이점이 불리한 점보다 많을 때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전날 심야까지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전날 회의에서는 그리스의 개혁 의지와 신뢰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잇따라 제기된 데다 독일, 핀란드 등 일부 채권국가가 그렉시트마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져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이날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서는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재개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스툽 장관은 유로그룹 회의를 마친 후 그리스 정부에 대해 몇 가지 조건을 부과한 합의안을 유로존 정상회의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에 대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의 구제금융 제공을 위한 조건으로 ▲7월 15일까지 개혁입법 제정 ▲노동법, 연금, 부가가치세 개혁을 포함한 개혁 조치 조기 이행 ▲일부 국유자산 매각 등의 조치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스툽 장관은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면 3차 구제금융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리스 은행을 정상화하기 긴급 자금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씩 차근차근"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소식통들이 트위터에 공개한 유로그룹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채권단은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보다 강도 높은 조치들에 합의한다면만기 연장 등의 채무 경감을 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원금을 탕감하는 헤어컷은 거부했다. 초안은 유로그룹이 지난 2012년 11월 채택한 부채 경감 약속에 따라 그리스의 부채가 지속가능한 수준이 되도록 만기 연장과 상환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채무 재조정은 그리스가 개혁안을 모두 이행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초안은 또 "유로그룹은 명목 부채 헤어컷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며 그리스가 요구한 헤어컷을 거부했다. 아울러 전날 공개된 독일 재무부의 제안대로 이번 협상이 결렬되면 그리스는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그렉시트'(Grexit) 협상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초안은 다만, 이는 장관들이 합의한 문서로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에 대한 개혁안 제출 시한인 지난 9일 채권단이 지난달 제시한 협상안을 거의 수용한 개혁안을 제출했다. 지난 8일에는 유로존 상설 구제금융 기관인 ESM에 3년간 자금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그리스의 개혁안에 대해 EU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채권단 전문가들은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EU 관리들이 전했다. 그리스는 재정위기에 따라 2010년 4월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1차 구제금융을 받았으며 2012년 3월 1천억 유로 규모의 채무탕감과 2차 구제금융을 받아 전체 구제금융 규모는 2천400억 유로에 이른다. 유로그룹은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규모로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가 트위터에 이날 공개한 유로그룹 성명문 초안에 따르면 그리스의 구제금융 규모를 820억~860억 유로로 추정했다. 초안은 또 그리스가 유럽중앙은행(ECB)에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20일까지 70억 유로를 추가로 지원해야 하며 3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 목표시점으로 추정되는 다음 달 중순까지 추가로 50억 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애초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이어 EU 28개국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앞서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전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EU 정상회의 취소를 알리면서 유로존 정상회의를 결론이 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와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