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보니하니' 이수민 "진행 천재라뇨, 아직 너무 부족해요"EBS '보니하니' MC 이수민(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EBS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 MC로 화제를 모은 아역배우 이수민이 1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EBS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완숙한 진행으로 화제…"전지현 같은 배우 되고파"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요즘 어른들이 넋을 놓고 보는 영상이 있다. 가슴 애절한 드라마도 배꼽 빠지는 예능도 아닌, EBS 1TV 어린이 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영상이다. "우리 친구들이 일주일을 기다린 금요일만의 시간, 게임톡톡 해보쇼~ 먹니와 함께 하는 먹어보니 맛잇쇼~ 오늘은 먹니가 왕거미 머핀을 만든다고요? 아이 무셔! 아이 무셔!"사람들을 잡아끄는 것은 일품인 진행 실력이다. 보니와 하니는 랩 배틀을 벌이는 것처럼 속사포로 말을 쏟아내더니, 곧바로 깜찍한 표정과 몸짓으로 사람들을 홀린다. 어린이 방송이 거기서 거기일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꽃튀는 MC전쟁이 벌어지는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박진경 PD는 최근 "미친 재능…이들(보니·하니)보다 진행을 잘할 자신이 없다"는 한 트위터리안의 글을 리트윗했다. "'진행 천재'라뇨, 아직 너무 부족해요. 배울 것도 많아요. 방송할 때마다 보니 오빠(신동우)로부터 손짓이나 몸짓이라든가 새로운 걸 배워요."15일 오후 강남구 도곡동 EBS본사에서 만난 '하니' 이수민(14)은 누리꾼들의 칭찬에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주 평일 오후 6시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보니하니'는 EBS 장수 프로다. 이수민은 지난해 9월 배우 신동우와 함께 '보니하니'의 새 얼굴이 됐다. EBS '보니하니' MC 이수민2013년 엠넷 '보이스 키즈'로 데뷔해 이듬해 투니버스 '김구라 김동현의 김부자쇼'에 출연한 것이 전부인 이수민에게 방송 진행은 처음이었다. 이수민은 보니·하니의 '케미'(화학작용) 비결에 대해 "제가 진행을 못 했는데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보니 오빠와 1년 넘게 같이 하다 보니 많이 발전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미친 진행'이라는 과격한 별명도 얻은 이수민에게도 아찔한 실수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고. 한 달을 준비한 첫 방송에서 드라이아이스가 들어 있던 솥을 엎은 것이다. "첫 방송이잖아요, 솥이 엎어졌을 때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또 한 번은 '마법식당'에서 인절미 토스트가 떨어졌는데 제가 그때 '정말 맛있는 인절미 토스트에요'라고 말해야 했어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보니 오빠에게 토스트를 주워서 줬어요. (웃음)"처음에는 자신을 비추는 여러 대 카메라 앞에서 우왕좌왕하던 이수민은 이제 "이쯤 되면 3번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겠다"고 짐작할 만큼 노련해졌다. 울산 출신인 이수민은 '보니하니' 진행을 맡으면서 서울로 아예 전학을 왔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와 방송국을 오간다. '보니하니' 생방송이 끝나면 오후 7시30분이 된다. 요즘에는 주말마다 투니버스의 어린이 드라마 '내일은 실헝왕' 촬영을 진행한다.EBS '보니하니' MC 이수민"학교생활도 즐겁게 하고 있어요. 종종 친구들과 저희 집에서 같이 놀아요. 친구들이 '너 같은 애가 왜 자꾸 페이스북에 올라오냐'고 놀리기도 해요."딸기 주스를 쭉 빨아들이며 "제가 다양한 표정을 지을 때마다 친구들이 얼굴 좀 막 쓰지 말라고 한다"고 말하는 이수민의 표정에서는 그 나이 또래 천진함이 느껴졌다. 음악방송 MC도 욕심난다는 이수민의 궁극적인 꿈은 연기다. 꿈을 이루고자 수년간 틈 닿는 대로 연기 수업을 받았다. '보니하니'에서 개그맨들과 종종 콩트 연기를 소화한 것도 도움이 됐다.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방법, 엔지(NG)에 대처하는 법, 카메라 돌아가는 흐름을 읽는 법, 그리고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법을 조금씩 알게 됐어요."이수민은 닮고 싶은 배우로 전지현을 꼽았다. 전지현 출연작을 대부분 봤다는 그는 특히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 같은 캐릭터가 특히 탐난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야무진 답이 돌아왔다. "아직 연기로 보여드린 게 없지만 5년 뒤, 10년 뒤에는 연기로 평가받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인성이 바른 배우가 싶어요. 성품에 대해 논란이 일지 않는 배우요. 그런 제 모습을 잘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요."
-
"집에 돌아갈래"…IS 홍보모델하던 10대소녀의 죽음함께 가담한 또래 친구는 작년 사망 추정…당국 "확인 불가" (서울=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홍보 모델'을 해온 오스트리아의 10대 소녀가 IS로부터 탈출하려다 붙잡혀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오스트리아 출신 삼라 케시노비치(17·여)가 IS의 사실상 수도인 시리아 락까에서 탈출을 시도하다가 심한 구타를 당해 숨졌다고 2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신문 '크로네 차이퉁'과 '외스터라이히'를 인용해 보도했다.그의 사망 여부에 관해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개별 사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이번에 숨진 것으로 알려진 케시노비치와 함께 IS에 가담했던 친구 자비나 셀리모비치(16)는 앞서 지난해 시리아 전투 도중 사망한 것으로 보도됐다.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보스니아 이민자의 자녀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자랐다.이들은 지난해 4월 "우리를 찾지 마라. 알라를 섬기고 그를 위해 죽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제 발로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가, 반년 만에 부모에게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알려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당시 두 소녀는 IS 대원과 결혼해 임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셀리모비치는 잡지 '파리 마치'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 이를 부인하며 "시리아에 있어 행복하다. 종교적으로 내가 해보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그러나 오스트리아 보안당국은 관련 사실들이 조작된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오스트리아 최대 신문인 크로네 차이퉁은 "셀리모비치가 사실 살해당했다"는 락까에서 두 소녀와 지내다가 탈출했다는 한 터키 여성의 말을 전했다.이에 따라 두 소녀는 1년 반 만에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한편, 오스트리아 당국은 두 소녀를 IS에 가담시킨 혐의로 빈에 거주하는 보스니아인 '미르사드 오(O)'로 알려진 IS 전도사를 기소했다. 지난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오스트리아 출신 10대 소녀가 시리아 락까에서 탈출 도중 IS에 맞아 죽었다고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EPA=연합뉴스 자료사진)오스트리아 출신 'IS' 홍보요원이었던 10대 소녀가 시리아에서 탈출 도중 숨졌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출처. 텔레그래프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아이콘의 그녀' 신세휘 "이런 기회 얻을 줄 상상 못해"배우 신세휘(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배우 신세휘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15일 신인 그룹 아이콘(iKON)의 '취향저격'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tvN '고교10대천왕'으로 얼굴 알려…'아이콘' 뮤비 출연 화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화면 속 계단에 걸터앉은 남학생들이 일제히 행동을 멈추고 한 곳만을 바라본다. 이들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나풀거리는 긴 머리 아래 흰 피부와 큰 눈이 인상적인 여학생이다. 지난 15일 신인 그룹 아이콘(iKON)의 '취향저격'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마자 사람들 관심은 단 2초 등장한 여학생의 정체에 쏠렸다. 뮤직비디오 속 자신의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는 '아이콘의 그녀' 신세휘(18)를 최근 서울 종로 수송동에서 인터뷰했다. "아이콘 뮤직비디오 출연은 정말 영광이죠. 막상 촬영 날에는 '내가 출연해도 될까' 하는 생각 때문에 대기하던 차 안에서 안절부절못했어요. 고향이 같은 다른 출연자 친구도 만나서 수다도 떨고, 밥도 먹으면서 긴장 상태에서 벗어났어요." 신세휘의 고향은 서울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충청북도 진천이다. 진천 꽃집 막내딸인 그가 전국에 얼굴을 알린 것은 올해 4월 말부터 방영된 고교생 토크쇼 tvN '고교 10대 천왕'을 통해서였다. 같은 반 친구가 기자로 활동하는 학생 신문 '패스'(PASS)에 신세휘 인터뷰 기사가 실렸고, 이를 발견한 '고교 10대 천왕' PD가 오디션 응시를 권했다. 실제로 보아도 배우 한효주와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신세휘는 방송에 등장하자마자 단박에 시청자들 눈에 들었다. 프로그램은 3개월 만에 막을 내렸지만, 신세휘는 또래들 사이에서 '얼짱' 여고생 이상의 유명인사가 됐다. 1시간 30분 거리의 진천 집과 청주 학교를 버스로 오가는 신세휘는 "버스를 타거나 간식을 먹으러 시내로 나가면 '신세휘 맞아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라면서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그렇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효주 닮은꼴'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신세휘가 닮고 싶은 국내 배우는 공효진이라고 했다. 공효진이 출연하는 TV 드라마는 모두 챙겨봤을 정도다. "정말 예쁜 분을 닮았다고 하니 기분이 좋죠. 하지만 제 색깔을 찾아서 대중에게 보여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커요. 배우 공효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스타일뿐 아니라 연기와 마인드도 자기 색깔이 뚜렷한 배우라서요." 신세휘는 3년 전인 중학교 3학년 때 진로를 고민하다가, 친구 권유로 함께 청주의 연기 학원에 등록했다. "연기 학원 원장님이 제게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말씀했어요. 물론 학원 등록을 권하기 위해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씀일 수도 있겠지만 (웃음) 그 이야기에 더 관심이 생겼어요. 또 연기 공부를 하다 보니 연기에 더 애착을 느낀 것 같아요."신세휘는 학원에 다니며 작은 연극에 참여하고, 가까운 언니를 도와 쇼핑몰 모델도 잠깐 하면서 자연스레 대중 앞에 자신을 노출하는 법을 익혔다. '고교 10대 천왕'을 촬영할 때 생각보다 긴장하지 않았던 것도 그 덕분이다. 신세휘는 TV 출연을 계기로 지난 7월 이요원 등이 속한 연예기획사 매니지먼트 구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고3 수험생인 그는 주중에는 학교에 다니며 입시를 준비하고, 주말에는 서울로 올라와 소속사 지원으로 연기 수업을 받고 있다. 배우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직업이지만, 유행은 빠르게 변하고 대중은 변덕스럽기에 순탄치 않은 길이기도 하다. 신세휘는 이에 "그런 것들이 겁나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면서 "저를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면, 안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고, 제가 열심히 잘하면 인정받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직 여기저기 방송에 나온 여고생에 불과한데도, 저를 응원하고 도와주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많은 기회를 얻게 될 줄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사랑받는 만큼 더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
박경림 "혼자 힘들어하는 여성들과 함께하고 싶다"여성 위한 토크 콘서트 올해도 개최…"수익금, 여성 위해 쓸 것""장도연·박슬기·하지영·하지혜, 대단한 후배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999년 5월 17일 저녁 서울 대학로 라이브극장 주변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이들이 기다린 것은 바로 '스무 살' 박경림이 "가수들만 콘서트 하라는 법이 있느냐"라는 생각으로 기획한 토크 콘서트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토크쇼와 콘서트를 결합한 이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모델 이소라와 가수 이소라, 트로트계 맞수인 태진아와 송대관, 유리상자와 일기예보, 이른바 '감자골 4인방'(김국진·김용만·박수홍·김수용) 등 당시 쟁쟁한 스타들이 박경림의 요청에 기꺼이 함께했다.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면 참 어린 게 겁도 없었다 싶죠. 하하하"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만난 박경림(36)은 "대학로 토크 콘서트는 허점이 정말 많았지만, 어릴 적 저의 그 도전 정신만은 높이 사고 싶다"면서 활짝 웃었다. 박경림은 대학로 토크 콘서트 이후 15년 만인 지난해 가을, 토크 콘서트 '여자의 사생활'을 열었다. 여자라는 이름보다 딸과 아내, 엄마, 며느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한국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는 큰 호응을 얻었다. 박경림은 올해에도 '여자의 사생활' 콘서트 시즌2를 준비했다. '잘 나가는 여자들'을 화두로 한 올해 행사는 "(집을) 나가서 잘 놀고 싶은, 또 사회적으로 계속 잘나가고 싶은" 여자들의 꿈과 희망을 생각해보는 자리다. 박경림은 "저도 평소 스트레스받고 힘든 점을 지난해 행사에서 관객들과 공유하고 위안받아서 정말 좋았다"라면서 "우리 여자들이 울분이나 스트레스가 꽤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박경림은 올해로 데뷔한 지 18년째를 맞았다. 그는 10년차 주부, 7살 난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는 여전히 손꼽히는 토크의 여왕이지만, 결혼과 출산 이후 활동이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다. 박경림은 "출산이라는 건 큰 행복과 동시에 큰 상실감도 안겨준다"라면서 "저도 몰랐는데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걸 이겨내려면 자신이 겪는 일을 비슷한 또래와 공유하는 게 필요해요. 저도 주변 언니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죠. 그래서 혼자 힘들어하는 여성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여자의 사생활' 콘서트를 여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서로 함께 응원하고 위안받을 수 있는 그런 자리죠." '여자의 사생활'은 행사는 10월 7일부터 닷새간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다. 박경림은 이번 콘서트 수익을 여성들을 돕는데 쓸 계획이다. 박경림은 요즘 방송사나 영화사가 선호하는 제작발표회 진행자 1순위다.그는 경쟁력을 묻는 말에 "영화로 치면 보통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을 준비한 작품들인데 그걸 소개하는 행사 진행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주연 배우들이나 감독들의 전작과 인터뷰 기사를 꼭 챙겨본다"라고 답했다. 평소 TV 진행자들을 유심히 본다는 박경림은 "리포터로는 박슬기(MBC TV '섹션TV 연예통신'), 하지영(SBS TV '한밤의 TV연예'), 하지혜(MBC TV '고향이 좋다')와 개그우먼 장도연이 정말 대단한 친구들"이라면서 "더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지금처럼 TV·라디오 프로그램이든, 토크콘서트든 대중들과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해요. 점점 나이가 들면 젊은이들과는 간극이 생기기 마련인데, 나이가 들어도 누구와도 대화에 막힘이 없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airan@yna.co.kr
-
밴드 혁오 "백인+흑인 음악색 띤 외로운 동양인의 음악"새 앨범 '22'로 인기 급상승…보컬·사운드 호평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분명 상투적인 밴드는 아니다. 사운드가 중심축인 밴드 음악에서 명징한 보컬이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고, 그 보컬은 흑인음악인 알앤비(R&B) 솔 뮤지션의 '결'을 갖고 있다. 또 리드미컬한 기타, 드럼, 베이스 연주는 수려한 음색과 부유하지 않고 '합'을 이뤄 음악적인 짜임새를 만들어낸다. 한 장르로 규정짓기 어려운 사운드 디자인, 나이답지 않은 관조적인 시선의 노랫말도 이들의 무기다. 대중적인 코드를 지녔음에도 '낯선' 음악으로 표현해내는 4인조 밴드 '혁오'의 이야기다. 리더 겸 보컬 오혁, 베이시스트 임동건, 기타리스트 임현제, 드러머 이인우로 구성된 혁오는 지난해 5월 결성돼 그해 9월 첫 앨범 '20'을 발표했다. 최근 두 번째 앨범 '22'를 내자 이들에 대한 입소문이 좁은 인디음악계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단 두 장의 앨범으로 인지도를 얻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1993년생인 만 22세 동갑내기들이 내놓은 음악이란 점에서 궁금증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홍대에서 열린 앨범 쇼케이스는 아프리카TV를 통해 생중계돼 동시 접속자 수가 2천 명에 달할 정도였다.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오른 데 이어 이후 열릴 각종 페스티벌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1일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멤버들은 예상대로 음악에 대한 고집과 또래다운 장난기가 묻어났다. 경제학과 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생후 5개월부터 고교 시절까지 중국 옌지(延吉), 선양(瀋陽), 베이징(北京)에서 보낸 오혁은 현재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 재학 중이다. '빡빡' 머리에 패션 감각도 넘친다. 베이시스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드럼을 친 이인우, 중학교 때 기타를 처음 잡은 뒤 지미 헨드릭스와 에릭 클랩턴 등에 빠져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수석 입학한 임현제, 고교 시절 스쿨밴드 '애딕트'에서 활약하며 메탈리카, 메가데스 등의 스래시 메탈을 즐겨 듣다가 호원대학교 실용음악과로 진학한 임동건 등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 이들은 오혁 지인의 소개로, 오혁이 알던 누나의 남자 친구란 인연으로 뭉쳤다. 몰라보게 커진 시선 집중에 대해 숫기없는 오혁은 "피드백 덕에 음악 하는 재미가 있다"며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라고 수줍게 웃었다. 수록곡은 '세틀 다운'(Settled Down)만 오혁과 임동건이 공동 작곡했고, 전곡의 작사·작곡을 오혁이 했다. 가장 중요한 편곡은 멤버들이 함께 했다. 이들의 음악은 장르 구분이 무의미해 보인다. "특정 장르에 구속되는 걸 싫어해요. 백인과 흑인음악 색을 띤 외로운 동양인이 하는 음악이죠. 하하."(임현제, 오혁) 음악팬들은 감상평에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등의 사운드가 연상된다며 세계적인 밴드를 거론했다. 6곡 중 온전히 영어 가사가 2곡인 점도 한몫하는 눈치다. 영어곡인 첫 곡 '세틀 다운'과 타이틀곡 '와리가리'는 펑키한 리듬에 정착하지 못하는 자아, 인간관계의 허무함이 각기 동거한 곡으로 스토리텔링에서 닮은꼴이다. 역시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춘 '후카'(Hooka)란 곡과도 맞닿아 있다. 2012년 대학 진학을 위해 한국으로 온 오혁은 "관심과 사랑받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인데 사실 중학교 때까지 친구가 별로 없었다"며 "어느 순간 너희와 어울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몇몇과 교류하거나 혼자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와리가리'는 '얼음 땡'처럼 술래가 잡으러 뛰어다니는 어린 시절 놀이인데 여기서 모티프를 얻었어요. 쉽게 접근했다가 익숙해지면 떠나가는 인간관계가 마치 어른이 돼도 우리가 이 놀이를 하는 것 같았어요."(오혁) 수록곡들은 고루 호응을 얻어 쏠림이 없다. 특히 '큰새'와 '공드리'는 '취향 저격'이라며 타이틀곡 못지않게 뜨거운 반응이다. 장기하와얼굴들의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는 '큰새'에 반했다고 했다. '공드리'는 프랑스 영화감독 미셸 공드리에 대한 오마주다. 오혁은 "'이터널 선샤인' 등 공드리 감독의 영화를 다 봤다"며 "멤버들과 '잼'(Jam)을 하다가 나온 곡인데 '이터널 선샤인'에서 남녀 주인공이 눈밭에 있는 장면이 떠올랐다. 시각적인 이미지를 음악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혁이 19살 때 쓴 곡이라는 '메르'(Mer)는 사랑에 관한 곡으로 '20' 앨범의 '오하이오'(Ohio)와 쌍둥이 곡이다. 역시 영어곡인데 대해 오혁은 "영미권 음악에 익숙해진 측면도 있고, 한국어 가사로 쓰면 좀 더 발가벗겨진 느낌이다. 한국어로 쓰면 가사를 더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더라"고 웃었다. 멤버들의 음악적인 견해차는 결성 초기부터 약속한 시스템을 통해 조율한다. 오혁은 "곡을 누가 만들어오든 필터링은 나를 중심으로 한다"며 "밴드는 각자 목소리를 내고 싸우는 것도 의미있지만 거기에 시간을 투자할 수 없으니 에너지를 배분하는 시스템을 정하고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제도 "오혁에게 믿음을 갖고 간다"며 "그 안에서 멤버 각자가 색깔을 내는 것이다. 모인 지 얼마 안 됐지만 합주를 하며 합치되는 부분이 생겨났다. 이젠 공통으로 갖는 '무드'(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올해 하반기 앨범 '23'을 낼 예정이다. "겨울쯤에 내고 싶은데 벌써 작업을 다해놨어요. '앨범을 낸다'는 사실은 이미 정해졌죠."(임현제) 멤버들은 "지금 우리가 하는 음악이 너무 재미있다"며 "우리가 가진 색이 조화를 이루는 게 시너지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멋진 밴드란 얘길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mimi@yna.co.kr
-
<새영화 뒷이야기> 김혜수, 차이나타운 보스 되기까지배우와 분장팀 콘셉트 사진 하루 수십장씩 주고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29일 개봉한 '차이나타운'은 장르 이름 그대로 검정과 무채색이 어울릴 법한 누아르 영화지만, 색채가 살아있는 영화다. 실제 차이나타운에서 영감을 얻은 한준희 감독과 이목원 미술감독은 일영(김고은)과 엄마(김혜수)에게 그들만의 색(色)을 부여해 이들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확연히 구현하려 했다. 제작진은 차이나타운에서 자라나 자신만의 입지를 굳히지 못한 일영에게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 본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붉은색을 부여했다. 반면 일영을 비롯한 차이나타운을 지배하는 엄마는 그와 보색관계인 녹색을 상징 색으로 한다. 일영은 녹색에 지배당한다. 일영이 태어나 홀로 버려진 지하철 보관함, 엄마가 이끄는 조직의 근거지인 사진관 등 일영을 둘러싼 모든 것이 녹색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일영이 엄마의 세상을 극복하려 하면서 색채 역시 반전을 시도한다. 녹색에 뒤덮인 사진관이 핏빛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스크린을 채우는 색채에 더해 시각적으로 이 영화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는 역시 베테랑 배우 김혜수의 변신이다. 송종희 분장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유럽의 히피부터 러시아 여자 마피아, 황학동과 청계천 노숙자들의 스타일까지 샅샅이 자료를 뒤지며 엄마의 분장을 검토했다. 김혜수도 하루에도 수십장씩 콘셉트 사진을 보내 의견을 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엄마'의 모습은 그가 보낸 세월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간직하게 됐다. 빳빳하게 선 머리카락은 비정한 차이나타운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텨낸 시간을 상징하고 몸에 보형물을 채워 넣어 만든 두둑한 뱃살은 식구들의 중심으로 살면서 견딘 세월의 무게를 보여준다. 김혜수는 "시각적으로 엄마의 존재감을 어떻게 드러낼지가 내게도 중요한 숙제였다"며 "일부러 뻣뻣하게 만든 게 아니라 완전히 방치된 피부, 완전히 방치된 머리카락이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몸매는 그냥 살쪘다는 느낌이 아니라 세월을 지나며 완전히 무너져 버린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몸속도 썩었을 거다, 당뇨병, 고혈압, 통풍이 있을 거고 뇌졸중을 조심해야 하는 사람일 거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영 역을 맡은 김고은은 그와 정반대로 분장을 최소화했다. 남자아이처럼 짧은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은 엄마와 대비되는 젊고 약한 모습인 동시에 또래 보통 소녀들과는 다른 세상을 사는 젊은 여자의 모습이다. 송종희 분장감독은 "일영의 감정이 어떤 것의 방해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려면 그녀의 얼굴은 애써 거칠게 보일 필요가 없었고 최대한 군더더기같이 보일 수 있는 부분을 배제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거친 삶과는 달리 잡티 하나 없던 일영의 얼굴은 채무자를 만나러 가 유리에 베이거나 목숨을 위협받는 격렬한 상황에서 상처가 났을 때 깨끗한 외모와 대비되는 효과를 더욱 크게 발휘한다. cherora@yna.co.kr
-
'언니들, 학교폭력을 고발하다'…김희선 vs 김정은MBC 수목극 '앵그리 맘', 주말극 '여자를 울려'로 대결선보이는 주말극 '여자를 무서운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룬다. 올 초에는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두 편의 드라마가 나란히 선보이더니, 이번에는 학교 폭력을 고발하는 두 편의 드라마가 심지어 같은 방송사에서 잇달아 방송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희선과 김정은은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 '주먹' 출신 엄마 vs. 형사 출신 엄마…지금은 나란히 식당 주인 김희선은 '앵그리 맘'에서 학창시절 '껌 좀 씹었던' 조강자를 연기한다. 그러나 과거는 묻어둔 채 돼지불고기백반 식당을 운영하며 조용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중 자신의 여고생 딸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눈이 뒤집힌다. 김정은은 '여자를 울려'에서 강력계 형사 출신 정덕인을 연기한다. 덕인은 하나뿐인 아들이 학교 폭력으로 죽으면서 경찰을 그만두고 '무슨 생각에서인지' 아들이 다니던 고등학교 앞에 작은 식당을 열고 '밥집 아줌마'로 살아간다. '앵그리 맘'과 '여자를 울려'는 이런 주인공의 캐릭터와 배경 설정만 봐도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다. 앞서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SBS '하이드 지킬, 나'와 MBC '킬미 힐미'는 표절시비가 붙기도 했다. 그러나 '앵그리 맘'과 '여자를 울려'는 그런 시비는 피할 듯하다. 각기 2014 MBC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김반디 작가)이자, 중견 작가 하청옥의 작품인 이 두 작품은 학교 폭력 문제를 엄마의 시각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쌍둥이 같지만 사실 이는 지금의 학교 폭력 문제에 접근하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이미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지 오래고, 그 심각한 폐해가 나날이 보도되는 상황인 데다 피해 학생들의 부모가 느낄 분노와 아픔은 시청자의 공감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희선과 김정은은 그런 부모의 마음, 엄마의 마음,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해 우리의 아이들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나서게 됐다. 또한 '가진자'가 아니라, 서민층·중산층을 대변하는 작은 식당 주인의 옷을 입고 누구나의 고단한 인생을 대변한다. ◇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위장잠입도, 복수도 '앵그리 맘'의 조강자는 학교에서 왕따 끝 살해 위협까지 당하던 딸을 구하기 위해 잠시 식당을 접고 조방울이라는 이름의 여고생으로 딸의 학교에 위장 잠입해 딸을 지킨다. 엄마가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짓이자, 엄마라면 누구한 한번쯤 생각해봤을 판타지다. '앵그리 맘'의 최병길 PD는 "어머니이면서 학생으로 다시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역할을 소화할 여배우를 생각했을 때 첫 번째로 떠오른 것이 김희선이었고 한 달을 매달려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7세 딸을 키우는 엄마인 김희선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조강자에 대해 "세상 모든 엄마 마음이 조강자와 같을 것이다. 저는 조강자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를 울려'의 정덕인은 학교 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후 또래 친구들이라도 보기 위해 형사직을 때려치우고 아들이 다니던 학교 앞에 식당을 연다. 덕인은 아픔을 감춘 채 씩씩하게 식당을 운영하면서 학교 폭력의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도 품어안는다. 남의 자식들이지만 엄마의 마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자를 울려'의 김근홍 PD는 "김정은 씨를 캐스팅한 것은 밝고 씩씩한 주인공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14일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 솔직히 왕따 문제에 그동안 관심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학교 폭력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고 이러한 이야기에 동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며 학교 폭력 문제를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앵그리 맘'은 이미 한달 전 시작해 이야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여자를 울려'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모르는 상태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정덕인이 아들의 죽음과 관련된 무서운 진실을 하나씩 알게되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정덕인이 복수에 나설지 결국은 가해자들을 용서할지는 모르겠다"면서 "분명 힘들고 무거운 이야기지만 정덕인의 밝고 씩씩한 성격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
'시청률 70%' 유동근-전인화 "우린 사실 무덤덤해요KBS '가족끼리 왜이래'·MBC '전설의 마녀'로 주말 안방극장 동반 인기결혼생활 26년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나이들수록 고마움 커져"(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러기도 쉽지 않다. 남편은 KBS 2TV 주말극 '가족끼리 왜이래'로 시청률 40%를 넘어서고, 아내는 MBC TV 주말극 '전설의 마녀'로 시청률 30%를 넘겼다. 두 작품 시청률을 합하면 70%다. 반면에 SBS TV가 방송 중인 두 편 주말극은 모두 시청률이 2%대다. 결코 시청률이 넘쳐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부부가 주말 안방극장에서 주연으로 쌍끌이 인기몰이 중이니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유동근(59)-전인화(50) 부부다. 1989년 결혼해 올해 결혼생활 만 26년째인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를 최근 이틀 간격으로 잇달아 만났다. 촬영 스케줄이 다르고 바빠서 함께 만날 수 없었던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따로따로 인터뷰한 두 사람이 마치 서로 입을 맞춘 듯 이구동성을 냈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매사에 고마움이 더 커집니다." 부부는 일심동체였다. ◇ "시청률요? 우리 성격이 사실 좀 무덤덤해요" 2014년은 유동근의 해였다. 초반에는 KBS 1TV '정도전'의 카리스마 넘치는 이성계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 그는 이어 '가족끼리 왜이래'의 자상한 두부장수 아버지 차순봉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셨다. KBS는 연말 2014 연기대상을 그에게 안겼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전인화는 '전설의 마녀'에서 복수심을 품은 재벌가 첩 차앵란 역으로 남편의 인기에 보조를 맞췄다. 각기 다른 드라마임에도 이들 부부가 극중에서 맡은 역할이 모두 차씨라는 점도 공교롭다. 하지만 부부는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과 인기에 대한 축하에 무덤덤해했다. "고마운 일이죠. 하지만 나나 집사람이나, 우리 성격이 그런 거에 크게 반응하지는 않아요. 그냥 그런가 보다 합니다. 좀 무덤덤한 스타일이죠. 금방 분위기에 휩싸이는 스타일이 아니에요."(유동근)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우리 마음의 기본자세가 솔직히 그런 것에 크게 기뻐하고 들뜨지 않아요. 아빠(유동근)가 연기대상을 받아도 막 기뻐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꾹 누르는 스티일이죠. 시청률 2%가 나오는 작품도 다 똑같이 열심히 만드는 거잖아요. 제 다음 작품 시청률이 그럴 수 있는 거고요. 그저 언제나 최선을 다할 뿐이죠."(전인화)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얘기. 두 사람이 지금껏 주연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이렇듯 평정심을 유지하고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린 변화가 많은 사람이 못돼요. 늘 그 자리에 있는 스타일이죠. 집사람도 전인화라는 깨끗한 그릇을 늘 가져가는 사람입니다."(유동근) "스타라고 해봤자 별 게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아니까요. 어차피 연기할 때가 아니면 나도 한 사람의 주부이고 엄마로 돌아가잖아요. 인기라는 게 다 부질없다는 것을 아니까 아빠랑 나는 일희일비하지 않아요."(전인화) ◇ 2002년에도 '명성황후'와 '여인천하'로 쌍끌이 인기 유동근-전인화의 쌍끌이 인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02년 KBS 2TV '명성황후'와 SBS TV '여인천하'로 나란히 그해 연말 KBS연기대상과 SBS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두 드라마 모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화제작이었고, 각기 흥선대원군과 문정왕후를 연기한 이들 부부의 빼어난 연기는 안방극장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사실 그때 더 화제가 됐던 것 같은데 그때도 우린 너무 좋아라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지금 시청률이 귀한 시기에 각자의 작품이 잘돼서 더 고마움을 느끼죠."(전인화) 둘은 상대의 작품에 대해서도 많은 말을 했다. "제가 '가족끼리 왜이래' 팬이에요. 어쩜 그렇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는지 나를 돌아보게 해요. 또 죽음을 징징 짜지 않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전인화) "'전설의 마녀' 같은 드라마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당위성, 개연성, 상식선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막장도 다 같은 막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유동근) 1980년 데뷔한 유동근과 1985년 데뷔한 전인화는 연기에 대한 욕심으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집사람이 나한테 연기를 가르쳐달라고 했죠. 근데 뭐 나라고 가르쳐줄 게 있나. 그래도 그렇게 대사 맞추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유동근) "아빠가 나보다 한참 위라서 그런지 굉장히 어른스럽게 날 리드했어요. 아마 또래였으면 오래가지 못했을 거에요."(전인화) ◇ "자식들과 대화 많이 해…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죠" '가족끼리 왜이래'의 차순봉은 물론이고, '전설의 마녀'의 차앵란도 자식 때문에 속을 끓인다. 유동근-전인화는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올해 딸이 23세, 아들이 22세로 둘 다 대학생이다. "전에는 고민이 있어도 나도 아이들에게 말하는 게 좀 그랬고, 아이들도 아빠의 고민을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근데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편하게 속을 터놓는 게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알게 됐죠. 요즘 아이들과 대화 많이 해요. 아이들이 다 커서 이젠 그게 되더라고요."(유동근) "애들이 중고등학생일 때는 내 뜻대로 애들을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어요. 근데 애들을 키우며 나도 성장을 했어요. 아이들은 내 소유물이 아니고, 아이들이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아빠도 저를 따라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요.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내 마음에 안 드는 일을 한다고 해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배필을 데리고 와도 충분히 대화를 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어찌 말리겠어요. 아이들이 선택을 하면 그 후부터는 그 선택을 응원해주는 게 어른들의 역할인 것 같아요."(전인화) pretty@yna.co.kr
-
'피노키오' 이종석 "배우라 말하긴 창피해…모자란 점 많아""연기 잘하려 한때 아등바등…조수원·박혜련과 다시 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배우라고 말하기는 창피해요. 배우로 불리고 싶지만 누가 절 '배우 이종석'이라고 소개하면 아직 민망해요. 저 스스로 모자란 점이 너무 많이 보이거든요." 언론용 발언인가 싶었지만, 그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배우 이종석(26). 그는 TV에서만큼은 극을 혼자 이끌고 갈 수 있는 흔치 않은 재목이다. 그가 연기자로 활동한 지난 5년간 남긴 대표작도 꽤 여럿이다. 특히 SBS TV '너의 목소리가 들려'('너목들')의 박혜련 작가·조수원 PD와 1년여 만에 다시 만난 SBS TV '피노키오'는 지난 15일 종영하기 전까지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구석에 자리한 카페에서 만난 이종석은 '피노키오'를 통해 한결 여유를 찾았다고 말했다. "'피노키오'를 하기 전까지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컸어요. 연기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제가 아등바등하고 있더라고요. 열등감도 느꼈고 무엇보다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것 같아요." 작년 봄 방영된 SBS TV '닥터 이방인'이 그 고비였던 모양이다. "'닥터 이방인'에서 원톱 배우가 되니 왠지 모를 부담감이 어깨에 짐처럼 얹어졌어요. 작품에 임하는 태도도 정말 진지했죠." 이종석이 점점 지쳐가고 있을 때 '피노키오' 제작 소식이 들려왔다. 웃음 넘쳤던 '너목들' 현장이 그리웠던 그는 '닥터 이방인'을 끝내고서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너목들' 스태프와 다시 호흡을 맞추는 것도 좋았지만, 또래 배우인 박신혜·이유비·김영광 등과 함께하는 촬영 현장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고. "현장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4명이 모이면 웃음 때문에 엔지(NG)도 많이 났죠. 특히 이유비가 정말 웃겨서 참기 어려웠어요. 박신혜는 정말 똑 부러지는 친구라서 전반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죠." 이종석이 분한 기하명은 사연이 많은 인물이다. 어린 시절 자극적인 언론 보도로 가족이 풍비박산 난 기하명은 정체를 숨긴 채 '최달포'라는 이름으로 살았다. 기자가 된 기하명이 기성 언론의 잘못된 관행과 사회 부정의에 용감하게 맞서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박수를 보냈다. "처음에는 기하명·최달포 캐릭터가 뚜렷한 특징이 없는 것 같아서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어요. 그런데 회를 거듭하고 과거 상처가 하나 둘 밝혀질수록 연기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감정을 살려야 하는 장면도 정말 이입이 잘 됐어요." "11부와 12부 대본을 읽을 때는 계속 눈물을 흘렸다"고 전한 이종석은 "박혜련 작가가 쓴 대본의 힘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편안한 사람들과 일한 덕에 마음이 편안해졌고, 연기하면서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는 이종석은 박혜련·조수원 팀과 다음에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내보였다. '피노키오'의 흥행 요소 중 하나는 실제 연인으로 보일 정도로 자연스러웠던 이종석과 박신혜의 풋풋한 로맨스 연기였다. 이종석은 "사귀는 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얼굴이 약간 달아올랐다. "저는 연애 이야기만 나오면 정말 당황해요. 가령 실제로 여자친구가 없는 상황에서 여자친구가 없다고 밝혀도 왠지 거짓말을 하는 느낌이에요." 이종석은 16살에 모델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고 2010년 SBS TV '검사 프린세스'로 정극에 데뷔했다. 이종석은 "(연기 활동에도) 출신 성분이라는 게 존재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모델 이종석이라고 불리는 건 창피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저를 배우로 온전히 인식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모델 출신 배우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갇힌다고나 할까요." 학창시절 모델로 활동하는 자신이 또래들보다 더 어른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종석은 그 탓에 친구를 많이 만들지 못해 후회한다고 말했다. 외롭다는 속마음을 숨기지 않은 이종석은 이야기 끝에 한 여자 연예인과 모든 것을 털어놓을 정도로 깊이 사귀었으나 끝내 헤어졌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이종석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던 중 "시트콤에 출연했을 때 말고는 극 중 부모님 두 분이 다 있었던 적이 없을 정도로 사연과 상처 많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유독 그런 캐릭터들을 고른 이유를 물었더니 "그런 캐릭터들은 사연이 밝혀질수록 표현할 수 있는 감정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잘 생겼다기보다는 예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종석은 이날 문득 "언젠가 '남자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게 누아르 같은 무거운 느낌의 영화가 어울릴지 생각해보면 아직 물음표가 생기긴 해요. 제가 잘하는 것부터 하자는 생각에 말랑말랑한 역부터 하고 있어요. '남자 영화'는 제게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담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이종석은 다음 달 초순 예정된 해외 팬미팅과 다양한 작품 검토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다음 작품은 영화를 하고 싶어요. 영화는 특히 작품을 혼자서 끌고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니 '관상'처럼 많은 선배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싶어요." airan@yna.co.kr
-
리디아 고 "골프와 공부 열심히 하겠다"리디아 고, "골프와 공부 열심히 하겠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가 30일 하이웰재단 주최 자선골프대회가 열린 오클랜드 타카푸나 골프장 클럽 하우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골프는 물론 대학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신인 돌풍을 일으킨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가 내년에는 골프는 물론 대학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L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리디아 고는 30일 오클랜드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고려대에 진학하게 돼 기쁘다며 "어떤 식으로 공부해나갈지는 학교 측의 설명을 먼저 들어보고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온라인 수업이 주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해 학교 측이 요구하는 과제물 등은 성실히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랭킹 3위인 그는 또 골퍼로서도 계속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내년 시즌에 대비해 1월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겨냥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골프를 즐기며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또 자신에게 따라붙는 천재 골퍼라는 말이나 지난 4월 미국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된 사실 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그런 말을 들어봤으나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며 "갈 길이 멀고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 많이, 더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해 성적에 대해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 골프가 정말 재미있다"며 10대 소녀답게 활짝 웃어 보였다. 그는 투어 생활을 하며 집을 떠나 생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늘 엄마가 함께 따라다니며 음식도 만들어주고 옷도 챙겨주고 얘기도 해주기 때문에 힘든 순간들을 모두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쁜 투어 생활 때문에 친구들을 사귀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으로 친구들과도 자주 연락을 하며 지낸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을 화려하게 마감한 리디아 고는 지난 27일 뉴질랜드에 입국,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각종 행사에도 모습을 나타내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에는 거의 비슷한 또래의 뉴질랜드 골프 꿈나무들을 특별 지도하는가 하면 30일에는 오클랜드 북부 타카푸나 골프장에서 열린 하이웰재단 주최 자선 골프대회에 참가, 많은 팬과 어울려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LPGA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과 캐나다 오픈 2연패 기록을 세운 리디아 고는 프로로 처음 뛰어든 2014년 시즌에서도 3승을 달성하며 LPGA 신인상과 200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거머쥐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