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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남자 가을 여자' 마음 흔드는 서울 단풍명소는서계동 골목예술제·손기정 둘레길·야시장·이동식 놀이터 '손짓'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 도심 나무들도 울긋불긋 단풍옷 갈아입기를 시작한 가을 주말 도심 곳곳에서 각종 예술제, 음악회, 축제, 야시장 등이 시민을 기다린다. 굳이 교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도심 축제장을 찾아 한 주간 쌓인 피로를 털어내 보자. 월드컵 공원 단풍22일 오후 1시30분부터 6시까지 용산구 서계동 일대에서는 '서울역(力) 가을산책 서계골목예술제'가 열린다. '서울力 산책'은 계절마다 서울역 일대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로, 골목의 역사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행사다. 서계동 사랑방이자 아이들 놀이터인 청파어린이공원, 100년 넘는 세월을 견뎌온 슈퍼마켓, 봉제공장을 마주한 삼거리 등 일상 속 풍경에서 예술가 감성을 느껴보자. 무용, 마임, 미술, 음악 등 다양한 공연도 골목 곳곳에서 펼쳐진다. '북촌의 날'을 맞아 토요일 오후 5시30분 시작되는 '낭만음악회'는 북촌문화센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최근 '북촌'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출판한 신달자 시인과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등을 만날 수 있다.같은 날 오후 6시 백인제 가옥에서도 서혜연 서울대 성악과 교수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백인제 가옥 북촌음악회가 열려 가을 감수성을 자극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백인제 가옥 토요일 오후 1시30분 중구 중림동 '손기정 둘레길'에서는 '걷기 축제'가 열린다.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생의 이름을 따 1.2㎞ 길이로 조성한 둘레길에서 농익은 가을 정취를 느껴보자. 월계관 쓰고 사진 찍기, 먹거리 장터, 퀴즈 풀기, 장기자랑, 초청가수 공연 등 부대 행사도 마련한다. 올봄 시작해 시민의 사랑을 받은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내년을 기약한다.주말 오후 6∼11시 청계광장에서 '가을운동회'를 주제로 열리는 마지막 장터는 핸드메이드 작가 60팀, 푸드트럭 10대가 참여한다. 박 터트리기, 림보, 철봉, 단체줄넘기 등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보자.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신나는 행사도 마련된다.토요일 북서울꿈의숲 볼 플라자에는 알록달록 천과 실, 종이상자, 대형 그물 등을 이용해 만든 이동식 놀이터가 설치된다.어린이 스스로 놀잇거리를 만들고 놀며 예술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돔 구조물, 다양한 색 커튼 천, 대형 그물, 조각천 등을 이용해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어린이를 돌보며 함께 놀아주는 놀이터 활동가와 자원봉사자 등 60명이 배치돼 어린이 안전을 책임진다. 토요일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광장에서는 청소년들이 춤과 노래 등 끼를 펼치는 '2016 서울청소년축제'가 열린다.치열한 예선을 거쳐 올라온 12개 동아리가 경연하고, 속사포 랩으로 인기를 끄는 '아웃사이더'와 내년 데뷔를 앞둔 아이돌그룹 '마이틴'이 무대에 오른다.자세한 정보는 서울시청소년시설협회(☎ 02-334-7547)나 서울시 청소년시설 홈페이지(www.youthcenter.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서울어린이대공원도 변신한다.대공원 동물원 곳곳에 마녀 모자와 호박, 박쥐, 유령 등이 장식돼 핼러윈 분위기를 낸다.이달 말까지 서울시설공단 페이스북(facebook.com/seoulsisul)에 어린이대공원 방문 인증 사진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을 준다. 서울숲 단풍 도심 속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명소도 찾아가 보자.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story/autumn)와 스마트서울맵 앱에서 총 182.37㎞ 구간의 '서울 단풍길 105선'을 확인할 수 있다.서울 단풍길 105선은 ▲ 물을 따라 걷는 단풍길 ▲ 나들이하기 좋은 단풍길 ▲ 공원과 함께 만나는 단풍길 ▲ 산책길에 만나는 단풍길 등 4개 테마로 나눴다.단풍과 낙엽 속에서 추억을 찍고, '단풍길 사진공모전'에도 응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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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천혜 비경 간직한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백령도=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바닷길 228㎞, 닿기 어려운 곳이다. 쾌속선으로 휘휘 달려도 4시간이 걸린다. 쾌속선이 들어온 1994년 이전에는 무려 14시간이 걸렸다. 서해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를 따라 그은 해안 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 Northern Limit Line)을 가로 지르면 약 1시간 더 빨라질 수 있지만, 현재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북한 장연군에서 약 10㎞ 떨어진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는 그래서 일반인의 관광보다는 안보가 우선인 군사작전지역이다. 하지만 태풍 속의 핵이 고요하게 자리 잡듯 최전방 백령도에는 섬이 간직한 천혜의 아름다운 속살이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다.도착해서 먼저 달려간 곳은 등대 해변이다. 용기포구 선착장 위로 야트막한 동산 길을 약 200m 걸어 들어가면 닿는다. 해변 위쪽으로 1960년대 중반까지 섬의 안내자 역할을 한 등대가 서 있다.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다. 태고의 모습을 간직한 절벽이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하는 해안에는 천연동굴과 각종 기암괴석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해안풍경을 즐기라는 듯 갯바위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는 가마우지 등 철새들의 모습도 이방인들에게는 고즈넉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백령도 등대 해변. 사진/전수영 기자 용기포구 선착장 옆으로는 천연비행장인 사곶 해변이 드넓은 자태를 뽐낸다. 천연기념물 391호, 사곶 마을의 해안은 해수욕장 겸 천연비행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썰물 때에는 거의 수평에 가까운 평평한 모래판이 너비 300m, 길이 2.5㎞쯤 이어진다. 규조토로 되어 있어 콘크리트 바닥처럼 단단하다. 자동차가 다녀도 바퀴가 전혀 빠지지 않을 정도여서 비행기의 이착륙 시 활주로로 이용할 수 있다. 6·25전쟁 때 맥아더 장군이 발견했다고 전해지며 실제로 천연비행장으로 활용됐다. 바닷가 모래사장을 이용할 수 있는 천연비행장은 현재 이탈리아 나폴리 해안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단 두 곳뿐이다. 백령도 사곶 해변. 사진/전수영 기자 ◇ 두무진, 중국과 가까워 기독교 유입 관문 백령도 주민의 대다수는 기독교 신자다. 12개 마을 가운데 10개 마을에 교회가 있다. 군부대 교회 2곳을 포함하면 모든 마을에 교회가 있을 정도다. 그 가운데 중화동 교회는 서울의 새문안교회 다음으로 1898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두 번째 장로교회다. 교회 옆 백령기독교역사관에서는 한국 기독교 100년사를 살펴볼 수 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백령도는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 유입의 관문이었다. 백령도 두무진. 사진/전수영 기자 그 관문 역할을 한 곳이 두무진이다. 북서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머리카락처럼 뾰족한 바위가 많아 예전에는 두모진(頭毛津)으로 불렸다가 이후 바위의 형상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것 같다 하여 두무진(頭武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해안가와 절벽 위 능선 사이로 형제바위,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신선대 등 여러 형상의 기암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두무진 포구에서 운행하는 유람선을 타고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두무진 포구 옆 해안 길을 따라 통일기원비와 선대암, 형제바위 등을 즐길 수 있는 둘레길은 두무진을 걸어서 감상하는 필수 코스다.백령도 사람들은 농업을 주업으로 한다. 고기잡이에 나서는 주민은 전체 주민의 10%다. 1990년대 초 사곶에서 남포리를 잇는 대규모 간척사업이 시행됐다. 방조제 안쪽 갯벌 약 4.3㎢(130만 평)가 담수호(백령호)와 논, 군 훈련장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바닷물이 스며들며 염분이 많이 포함된 담수호와 논 용지는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어 아쉽다. 천연갯벌이 그리운 이유다. 백령도 두무진 포구. 사진/전수영 기자◇ 심청의 전설 깃든 심청각 · 맨발로 걷고 싶은 콩돌해안 그 밖에 섬 북동쪽 심청의 전설이 깃든 인당수가 바라다보이는 언덕 위의 심청각과 고봉 포구의 사자바위, 남쪽 장촌포구 옆 용트림바위, 천안함 피격 장소가 바라다보이는 연화리 해안가의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등 찾아봐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된 남포리 오금포 남쪽의 콩돌해안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작고 매끄러운 콩돌들이 길이 800m, 폭 30m의 해변을 덮고 있다. 연인과 함께 맨발로 걷고 싶은 아름다운 해변이다.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사진/전수영 기자 마지막으로 담수호 수문 뒤로 콩돌해안과 사곶 해변을 잇는 ‘백령대교’를 지난다. 전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최단거리 대교라는 게 현지인의 설명이다. 18m의 짧은 다리에 섬사람들은 대교(大橋)라는 거창한 이름을 왜 붙였을까? “이 다리는 세계적인 명물입니다. 가장 짧은 대교니까요. 육지 속 큰 다리가 부럽지 않습니다. 하하” 관광버스를 운전하며 안내를 맡은 현지 백령문화투어 김인수 부장의 너스레가 더욱 살갑게 다가온다. ◇ 여행정보▲ 백령도 가는 배편 =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1편(편도 약 4시간 소요) 운행한다.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해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12시 30분께 백령도 용기포항 여객터미널에 도착한다. 요금은 대인 왕복 13만3천 원(편도 6만6천500원, 여객터미널이용료 1천500원 포함). 소인 왕복 6만6천500원(편도 3만3천250원). 인천시민은 일반여객 요금의 50%를 할인받는다.돌아오는 배편은 용기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한다. 문의 고려고속훼리 홈페이지(www.kefship.com), ☎ 1577-2891 ▲ 향토음식 짠지 떡 = 메밀 반죽으로 피를 만들고 묵은김치(짠지)와 굴을 잘게 다져 속을 채웠다. 모양새가 메밀김치만두에 가까운 간식거리다. 메밀 칼국수와 함께 먹어볼 만하다. 가격은 큰 접시 1만 원, 작은 접시 5천 원, 메밀 칼국수 6천 원 향토음식 짠지 떡. 사진/전수영 기자▲ 두무진 포구 유람선 = 예약제이며 비정기적으로 운행한다. 현재 백령1호(정원 98명)와 백령5호(45명), 백령6호(45명) 등 3척이 운행하고 있다. 두무진 포구에서 출발해 연화리 해안을 왕복한다.소요시간 50분 요금 어른 1만5천 원, 어린이 8천 원 두무진 포구 유람선. 사진/전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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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바다와 수목원…가을 내음 가득한 포항호미곶 가을바다에 오어사 절경·수목원 피톤치드까지 (포항=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공기가 차가워질수록 가을 바다의 쪽빛은 깊어간다.파랗다 못해 검게까지 느껴지는 동해는 파도를 몰아쳐 새하얀 포말을 만들며 방문객에게 가을 내음을 전한다.한반도 오른쪽 아래, 호랑이 꼬리 부분인 경북 포항을 여름철 관광지로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포항 호미곶[포항시 제공=연합뉴스]그러나 포항은 찬바람이 쌩쌩 불수록 발길이 북적이는 곳이다.그중 가을에 가장 가볼 만한 바다는 남구 호미곶 일대다. 포항IC에서 약 44㎞, 차로 40분 정도 달리면 가을을 품은 바다를 만날 수 있다.조선 시대 풍수지리학자 남사고(1509∼1571)는 '동해산수비록'에서 호랑이 꼬리라는 뜻을 담아 호미곶(虎尾串)이라고 기록했다.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은 '상생의 손'이다.바다에서 손을 내밀어 하늘을 향해 뻗은 조각상은 새해 첫날 명소로 널리 알려졌지만, 자신은 늘 변함없이 이 자리에 있었노라 인사한다.땅에는 오른손을 마주 보는 왼손 조각상이 있다.4만6천㎡나 되는 해맞이 광장에는 국내 최초 등대박물관인 '포항 국립등대박물관'이 있다.등대, 항로표지, 해양문화 등을 전시한 이곳은 매주 월요일과 설날·한가위 당일에만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무료다. 구룡포 항구[포항시 제공=연합뉴스]호미곶에서 차로 달려 약 30㎞ 아래로 내려가면 1011년 고려 시대에 축조한 사적 제286호 장기읍성이 나온다.1.5㎞ 둘레길을 걷다 보면 "가을에는 함께 걷자"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정작 포항 사람들은 잘 모르는 듯하다.가을바람을 한껏 즐기며 읍성을 돌고 나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누각이 등장한다. 살포시 눈을 감으면 터전을 일구며 왜구로부터 땅을 지키려고 농성한 선조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다.이 읍성은 본래 여진족이 바다 쪽으로 쳐들어올 것에 대비해 쌓았다고 한다. 장기읍성[포항시 제공=연합뉴스]장기읍성에서 북서쪽으로 19㎞를 달리면 오어지와 오어사의 가을 절경을 만난다.7㎞ 길이 둘레길을 걷다 보면 산사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대골∼오어사(2㎞)는 30분, 대골∼안항사(1.6㎞)는 25분, 대골∼항사리∼오어사(5㎞)는 1시간 30분이 걸린다. 포항 오어사의 가을[포항시 제공=연합뉴스]포항시 남구에서 북구 죽장면으로 넘어가면 전국에서 가장 큰 수목원이 가을 풍경을 준비하고 있다. '경상북도 수목원', 포항 수목원이라고도 불린다.해발 650m. 다른 수목원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어 하늘과 땅이 맞닿은 수목원이란 별칭도 붙었다.이제 막 단풍이 물들기 시작해 이달 말에는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데크 로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가을이 내 안에 들어온다.2001년 문을 연 이곳 면적은 2천727㏊, 희귀수종과 향토수종 2천88종으로 조성했다. 24가지 작은 식물원으로 나눠 식물 관찰을 쉽고 재밌게 할 수 있도록 했다.수목원 측은 고산 식물원, 울릉도 식물원, 침엽수원 방문을 추천한다.숲 해설전시관, 숲 체험학습관, 숲 생태관찰로 등 체험시설을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동절기(11월∼2월)에는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 경상북도 수목원[포항시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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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물·숲 어우러진 한 폭의 산수화 '괴산 산막이옛길'괴산호 벼랑길 4㎞ 그대로 복원…연화담·망세루·한반도전망대 등 비경 즐비취향 따라 산책로·등산로 골라 걷는 재미…"더위 잊고, 지친 마음 치유는 덤" (괴산=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촌부(村夫)나 오가던 호수 위 산 중턱 벼랑길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품 힐링코스로 주목받고 있다.충북 괴산의 '산막이 옛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이곳은 길을 따라 흐르는 달천과 어우러진 기암괴석, 이름 모를 나무와 야생화가 즐비한 숲길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떠올리게 한다.요즘 같은 여름철에도 따가운 햇볕을 피해 풀 내음 가득한 숲길을 걷노라면 어느샌가 더위는 잊고,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됨을 느낄 수 있다.산막이 옛길 곳곳에 숨겨 놓은 이야깃거리는 걷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쏠쏠한 재미를 더해준다.산막이 옛길은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골 오지인 산막이 마을까지 이어진 십 리 길을 말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은 1957년에 괴산댐이 만들어지면서 대부분 물에 잠겨 없어지고 일부만 남아 있었다. 산막이는 산의 마지막, 산이 막혔다는 뜻이다. 이후 주민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면서 산막이 마을과 이 길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혔다.그러던 중 전국적으로 둘레길 열풍이 불던 2008년 말 괴산군과 인근 4개 마을 주민이 "옛길과 옛 사연으로 엮은 둘레길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괴산군은 이때부터 호수 가장자리에 나무받침(데크)을 설치해 4㎞의 벼랑길을 그대로 복원했다.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살아 있는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친환경 공법으로 나무받침 길을 만들었고, 트레킹 코스 곳곳에 자연이 빚은 비경에다 '스토리텔링'을 더했다.2011년 정식 개장한 산막이 옛길은 첫해 88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 지금은 연간 15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전국의 대표 명품길로 자리 잡았다.산막이 옛길 주차장 입구에서 주차료 2천원만 내면 사연 가득한 숲길로 출발할 수 있다.맨 먼저 사랑을 상징하는 연리지(連理枝)와 갖가지 모양의 돌조각들이 즐비한 고인돌 쉼터가 방문객을 반긴다. 이곳에서 50m가량 올라가면 작은 골짜기에 아슬아슬한 밧줄로 연결한 '소나무 출렁다리'가 나오는데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출렁다리 우회로에는 남자 소나무와 여자 소나무가 '사랑'을 나누는 자세로 자라는 정사목(情事木)이 있다. 안내판에는 '지구 상에서 유일한 사랑 나누는 소나무'라고 적혀 있는데 1천 년에 한 번, 10억 주에 한 그루 정도 나올 수 있는 음양수라고 한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산책로와 등잔봉 등산로 중 택일해야 한다.산책 코스로 들어서면 연꽃을 심어놓은 연화담과 세상의 근심 걱정을 모두 잊는다는 망세루로 이어진다. 망세루는 호수 양쪽을 모두 볼 수 있을 만큼 전망이 좋다. 1968년까지 호랑이가 살았다는 '호랑이굴'과 여우비나 여름 무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간 '여우비 바위굴'을 지나 앉은뱅이가 물을 마신 후 걸었다는 '앉은뱅이 약수'에 닿으면 잠시 목을 축일 수 있다.괴산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호수 전망대는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지역 예술인들의 시를 감상할 수 있다. 호수 위로 난간을 설치하고 바닥에 강화유리를 깐 고공 전망대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짜릿함을 선사한다.이어 '마흔 고개'라고 이름 붙인 40계단을 지나 걷다 보면 어느새 산막이마을과 선착장이 눈에 들어온다. 산막이마을에서 배를 타고 출발지인 주차장으로 되돌아 나올 수도 있고, 온 길을 되짚어갈 수도 있다. 이달 말에는 산막이 옛길과 인근 충청도 양반길을 잇는 연하협 구름다리(167m)가 준공된다. 이 다리가 개통되면 산막이 옛길을 따라 충청도 양반길을 거쳐 속리산국립공원 내 갈은구곡까지 갈 수 있다. 등산을 좋아하거나 시간이 허락된다면 산막이 옛길 등산로를 추천한다. 풍광이 환상적이다. 다만 길이 가팔라 만만히 봤다간 적잖이 고생할 수 있다.1코스는 산막이마을∼천장봉(해발 437m)∼한반도 전망대∼등잔봉(해발 450m)∼노루샘까지 4.4㎞이며, 2코스는 진달래 동산∼천장봉∼한반도 전망대∼등잔봉∼노루샘을 잇는 2.9㎞이다.천장봉을 조금 지나면 한반도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괴산호를 내려다보면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한반도 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막이 옛길을 두 배로 즐기고 싶다면 둘레길과 등잔봉을 번갈아 걷는 것이 좋다.올해 여름 가족과 함께 한적한 여유를 즐기길 원하면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산막이 옛길이 제격이 아닐까. 구불구불한 숲길을 따라 느릿느릿 걷다 보면 자연과 하나 된 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파에 얽혀 어깨 한가득 얹어 놓았던 시름도 잠시나마 덜어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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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봄 찾아 떠나는 창원 '저도 순례길'(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힐링' 열풍과 함께 국내에서 우후죽순 생겨난 각종 둘레길의 원형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찾을 수 있다.프랑스의 생 장 피드포르에서 출발해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이르기까지 총 800㎞에 달하는 이 길은 매년 10만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드는 관광명소다.그러나 '힐링'의 대명사로 꼽히는 오늘날 둘레길과 다르게 이 순례길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기 시작한 이유는 영적·정서적인 것과 거리가 멀었다.1189년 교황 알렉산더 3세가 이 순례길을 성지로 선포하면서 이곳을 걷는 사람에게 죄를 없애준다는 칙령도 함께 발표하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사람들은 길을 가도, 산을 찾아도 소원이 이뤄진다거나 무엇엔가 영험이 있다고 하면 어딘가 의지하고 싶은 여린 마음에, 유명 장소에 추억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앞다퉈 찾게 된다. 창원시로 통합된 옛 마산 외곽에 있는 저도 연륙교가 그런 장소 중의 하나다. ◇ 사랑이 맺어지는 다리, 저도연륙교'콰이강의 다리'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저도연륙교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그렇듯 소원을 이뤄주는 다리로도 유명하다.저도 입구에 있는 이 다리는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와 저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길이 170m, 너비 3m, 높이 13.5m이다. '남녀가 손을 잡고 끝까지 건너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다리 난간에는 연인들의 사랑 확인용 자물쇠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저도 연륙교는 2개의 다리로 이뤄졌다. 하얀색 다리는 자동차 전용이며 빨간색 철골 다리는 보행자 전용이다.이 중 빨간 다리는 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온 다리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이런 별명이 붙었다.아치형의 곡선미를 강조하고자 광케이블 조명을 설치해 밤이 되면 시간별, 계절별로 여러 가지 색이 어우러진 야경을 뽐내기도 한다. 이 모습이 특히 아름다워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호수처럼 잔잔한 저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하거나 물씬 풍기는 갯내음을 만끽하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 쪽빛 바다에서 밀려오는 봄기운…저도 비치로드 저도 연륙교를 건너며 사랑을 성취했다면 이어진 저도 비치로드(Beach Road)를 거닐며 쪽빛 바다에서 밀려오는 봄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다.저도 연륙교를 지나 섬으로 약 1㎞를 따라가면 찻길이 끝나는데 이 지점부터 비치로드다.비치로드는 구산면 일대의 수려한 경관과 어우러져 완만하게 걷는 하이킹 코스로 해안선을 따라 기다랗게 펼쳐진 남해안의 빼어난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전국의 이름난 둘레길에 비하면 특별한 명소나 이야깃거리랄 게 없어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그러나 모든 잡념을 내려놓고 천천히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부끄러운 듯 고개를 내민 분홍빛 진달래와 붉은 동백꽃이 반겨준다.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은 높낮이가 심하지 않지만 중간에 제법 땀 흘려 올라야 하는 코스도 있으니 물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게 좋다.걷는 게 지치면 바다에 맞닿아 있는 전망대에 털썩 주저앉아 바닷바람이 몸에 흠뻑 벨만큼 쉬어도 좋다.총 거리는 6.6㎞로 긴 거리가 부담된다면 3.7㎞짜리 단거리 코스를 밟을 수도 있다.3.7㎞ 코스는 주차장에서 출발해(1.5㎞, 25분) 제1전망대(0.8㎞, 15분), 제2전망대(0.3㎞, 10분), 사각정자(0.3㎞, 10분), 코스 분기점(0.2㎞, 5분), 코스 합류점(0.6㎞, 15분), 하포길로 이어진다.완주 코스 6.6㎞는 주차장에서 출발해 코스 분기점까지 가는 것은 단거리 코스와 같으나 이후 갈라져 바다 구경길(0.35㎞, 30분), 정상 가는 길(1.25㎞, 25분), 코스 합류점(0.6㎞, 15분), 하포길로 마무리된다.마산역에서 약 30km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차로 40분 정도 걸린다. ◇ 가야시대로 시간여행을…'해양드라마세트장'돌아오는 길에 인근 해양드라마세트장을 들르면 '저도 순례'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저도에서 9.9㎞ 거리에 있는 마산합포구 구산면 일대 4만3천500여㎡ 부지에 조성됐으며 6개 구역으로 나뉘어 건축물 25채, 선박 3척이 들어서 있다. 또 영화·드라마 촬영에 사용된 가야시대 야철장과 선착장, 저잣거리, 각종 무기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소품도 관람할 수 있다.2011년 개장 이후 지금까지 이곳에서는 모두 34편의 작품이 촬영됐다.원래 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으로 지어졌으나 드라마 인기가 높아지자 이곳을 관광명소로 만들자는 계획이 나와 지금의 모습이 됐다.최근에는 '화랑 더 비기닝'이란 드라마가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을 하기도 했다.들어가는 입구에는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나 드라마의 포스터가 가지런히 전시돼 있어 친숙한 느낌을 준다.이곳 건축물과 선박 등은 가야시대 풍으로 이곳에서 촬영된 작품들도 대부분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오밀조밀하게 들어선 세트장을 두리번거리며 걷다 보면 해양드라마세트장이라는 특색을 살린 선착장과 나루터가 눈에 밟힌다.탁 트인 바다 위에 떠 있는 가야 범선 세 척을 나루터에 서서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이처럼 저도 인근을 한번 둘러보는 '저도 순례길'에서 바다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산티아고 순례길의 키워드가 '땅'이라면, 저도 여행의 키워드는 '바다'인 셈이다.푸른 바다를 굽어보며 걷다 보면 싱그러운 봄날과 한담이라도 나누듯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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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 개최이천시(시장 조병돈)의 4대 축제 중 하나이자 수도권 최대 봄 꽃 축제인 제17회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가 오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 백사면 도립리․송말리․경사리 일원에서 개최된다. 축제가 열리는 도립리 일원에는 수령 100년 이상 된 산수유 고목들을 포함하여 약 1만 7천여 그루의 산수유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이 나무들에서 피어나는 노란 산수유꽃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또 축제장 인근에는 천연기념물(제381호)로 지정된 신라 말 도선대사가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용트림 모양의 반룡송(蟠龍松)과 천연기념물(제253호) 백송도 있어 자연학습의 장소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축제는 4월 1일 오후 1시 시춘목 앞에서 올 한 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축제장 주무대와 산수유 둘레길 등 행사장 곳곳에서는 전통놀이 체험, 경기민요, 태권도시범, 풍물놀이, 도전 가요열전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선 보일 예정이다. 조병돈 시장은 “산수유 역사는 500년 전 기묘사화를 피해 낙향한 엄용순 등 6명의 선비가 그곳에 모여 살면서 산수유나무를 처음 심기 시작한 연유 때문에 일명 ‘선비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면서,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는 산수유 꽃을 통해 봄의 청취를 만끽하면서, 역사 공부도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축제”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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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오어지 따라 걸어보세요"…7㎞ 둘레길 정비오어지 둘레길 걸어보세요(포항=연합뉴스) 경북 포항의 천년 고찰인 오어사에 오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오어지를 따라 명품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2016.1.17 << 포항시 >> shlim@yna.co.kr(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경북 포항 고찰인 오어사에 오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오어지를 따라 명품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남구 오천읍에 있는 오어사는 신라 진평왕때 세운 천년 사찰로 신라 고승 원효와 혜공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오어지 둘레길 걸어보세요(포항=연합뉴스) 경북 포항의 천년 고찰인 오어사에 오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오어지를 따라 명품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2016.1.17 << 포항시 >> shlim@yna.co.kr오어사 앞에는 맑은 물을 담은 연못인 40여만㎡ 크기의 오어지가 절경을 이루고 오어지를 따라 길이 7㎞의 둘레길을 조성해 사시사철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그러나 지금까지는 400여m 구간이 기존 등산로여서 경사가 심하고 접근이 어려워 불편을 줬다.'둘레길 걸어보세요' (포항=연합뉴스) 전국적으로 '걷고 달리고 오르기' 열풍에 발맞춰 경북 포항에도 몇년전부터 바다와 산, 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둘레길이 곳곳에 조성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말목장성 둘레길 전경. 2015.3.16 << 포항시 >> shlim@yna.co.kr포항시는 이번에 5억원을 들여 이 구간에 데크로드를 만들고 오어사 앞 출렁다리인 원효교를 건너면 시작되는 2.5㎞ 숲길에도 토사길과 전망데크를 설치하는 등 정비를 끝냈다.앞으로는 오어지 둘레길 전 구간을 노인과 여성, 장애인 누구나 편안하게 경치를 즐기며 걸을 수 있다.'둘레길 걸어보세요' (포항=연합뉴스) 전국적으로 '걷고 달리고 오르기' 열풍에 발맞춰 경북 포항에도 몇년전부터 바다와 산, 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둘레길이 곳곳에 조성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중명생태공원 전경. 2015.3.16 << 포항시 >> shlim@yna.co.kr시는 올해도 2억원을 들여 길을 정비하고 안전로프 등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계속 설치하기로 했다.이대식 포항시 산림녹지과장은 "둘레길 편의시설을 계속 늘려 관광객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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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 태화강 100리길을 걷다.울산 대표 관광지·문화유산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둘레길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을 '생명의 강'이라고 부른다. 태화강 대공원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태화강 오수가 흐르고, 죽은 물고기가 떠오를 때가 있었다.그러나 울산시와 시민의 노력으로 맑은 수질을 회복해 지금은 연어와 수달 등 다양한 생명의 터전이자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울산의 젖줄이 됐다.강을 따라 걷는 길이 '태화강 100리길'이다.이 길은 동해와 만나는 강 하류에서 출발해 강의 발원지인 백운산 탑골샘까지 이어져 있다.특히 '울산 12경'인 십리대밭과 선바위,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등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와 문화유산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다.울산시는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 5억원의 예산을 들여 단절된 길을 정비하고, 이정표와 해설판을 세워 이 길을 조성했다.길은 4개 코스에 총 48㎞이다. 걷는데 16시간 이상 걸린다.한꺼번에 전 코스를 답사하기보다 한개 코스씩 완주하는 것을 추천한다. 평지가 많아 느긋하게 걸으면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다. 태화강 떼까마귀 군무(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심에서 감상하는 철새 군무 태화강 100리길은 강이 바닷물과 섞이는 하류 명촌교에서 시작한다. 1코스는 이곳에서부터 태화강 대공원을 거쳐 중류인 울주군 망성교까지다. 거리는 15㎞ 정도며 5시간이 걸린다.이 코스는 도심을 걸으면서도 억새길, 십리대밭, 삼호대숲, 선바위 등 태화강 주변의 자연경관과 생태 환경을 만끽할 수 있다. 태화강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대표 코스이기도 하다.먼저 명촌교에서 출발하면 강을 따라 억새밭이 펼쳐진다. 가을이 되면 억새의 물결로 은빛 장관을 이룬다.조금 더 걸어가면 울산의 대표 공원인 '태화강 대공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계절마다 각양각색의 꽃이 만개해 시민의 휴식처가 된다. 요즘은 타지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주변에서는 태화강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광경이 펼쳐진다. 바로 까마귀 군무다.시베리아와 만주에 서식하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먹잇감이 풍부한 태화강변에서 서식한다. 겨울에 이곳을 찾는 까마귀는 5만 마리로 국내 최대 규모다.낮에 먹이를 찾아다니던 까마귀들은 해가 질 무렵에 둥지가 있는 삼호대숲으로 돌아오는데, 수만 마리가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태화강 상공을 빙글빙글 도는 장관이 펼쳐진다. 태화강 삼호대숲 위 백로(연합뉴스 자료사진)겨울 동안 까마귀의 보금자리였던 삼호대숲에는 여름이 되면 수천마리의 백로가 찾아오기도 한다. 태화강 전망대 등에서 이들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강 중류로 더 올라가면 회귀 연어를 볼 수 있는 점촌교가 있으며,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며 물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선바위를 만날 수 있다. 거북 모양의 반구대(연합뉴스 자료사진)◇ 선사시대로 시간여행2코스는 망성교에서 출발해 사연댐을 지나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둘러볼 수 있는 구간이다. 대곡박물관까지 약 15㎞로 5시간 30분이 소요된다.2코스부터는 본격적으로 울산 도심을 벗어나 태화강 상류가 있는 울주군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망성교에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연호의 전경이 펼쳐지고 한실마을을 지나면 반구대에 도달한다.반구대는 반구산의 한 끝자락에 형성된 기암절벽과 돌 틈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그 아래를 흐르는 대곡천이 어우러진 절경이다. 절벽을 이루는 바위의 모양이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반구대란 이름이 붙여졌다. 반구대 암각화(연합뉴스 자료사진)반구대에는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 암각화가 있다. 망원경을 통해 바위를 들여다보면 고래를 비롯한 바다동물과 사슴, 호랑이, 멧돼지, 사람의 형상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암각화를 보면서 잠깐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겠다.반구대 주변에는 암각화뿐 아니라 국보 제147호인 천전리 각석, 천전리 공룡발자국 화석, 암각화 박물관, 고려 말기 유학자였던 포은 정몽주를 모신 반구서원 등도 있으니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대곡박물관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 태화강 발원지를 찾아서3코스는 대곡박물관에서부터 유촌마을까지 7㎞로 3시간이 소요된다.시작점인 대곡박물관은 근처 대곡댐 건설 부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한 곳으로, 토기·철기·기와 유물과 조선시대 분청사기 등을 감상할 수 있다.대곡박물관을 지나 화랑운동장 인근 산 오솔길을 걸으면 울산 시민의 식수원이 되는 대곡댐을 볼 수 있는데, 댐 건설로 수몰돼 고향을 잃은 실향민의 애환이 느껴지기도 한다.이어지는 4코스는 유촌마을에서 출발해 태화강의 수원지인 탑골샘까지 11㎞로 3시간 30분이 걸린다.탑골샘까지 가려면 약간의 등산을 해야 한다. 샘은 백운산 중턱인 해발 550m에 있다. 태화강 발원지인 백운산 탑골샘 << 울산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태화강 발원지'라고 적힌 바위가 나오는데 이 주변이 바로 태화강의 시작점인 탑골샘이다.이끼가 낀 바위틈에서 흘러나온 물은 계곡을 따라 대곡천으로 흘러들어가 태화강으로 합류하게 된다.3코스와 4코스는 1·2코스와 비교해 볼거리가 다소 부족한 점이 흠이다. 이 때문에 제대로 복장을 갖춰 트레킹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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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도보 여행의 종합선물세트 '갈맷길'2012년 완성한 부산 곳곳의 9개 코스 263.8㎞ 구간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에는 산, 바다, 강, 온천을 모두 만날 수 있는 도보 여행의 종합선물세트 '갈맷길'이 있다. 갈맷길은 부산시의 시조(市鳥)인 '갈매기'와 '길'의 합성어로, 시민공모를 거쳐 2009년 5월 27일에 확정된 이름이다.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과 달리 대도시 부산의 곳곳을 누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갈맷길의 전체 구간은 263.8㎞인데 모두 9개 코스다. 부산시는 2009년부터 628억원을 들여 단절된 숲길, 해안길, 강변길을 연결하기 시작했고 2012년 2월에 현재 구간을 완성했다. ▲ 제1코스 임랑해수욕장∼문탠로드 옻칠을 한 것처럼 검은빛을 자랑하는 칠암바다를 지나 오영수의 소설 '갯마을'의 무대인 일광을 거치면 고산 윤선도가 6년간 유배된 죽성이 나온다. 대변고개를 지나면 매년 4월 멸치축제로 성황을 이루는 대변항이 있고 연오랑 세오녀의 전설이 깃든 오랑대, 기장 팔경의 하나인 시랑대, 최남단 관음성지인 해동용궁사가 이어진다. 송정해수욕장 아래 수령이 300살인 해송이 반기는 구덕포와 청사포가 있고 고갯길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일품인 미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33.6㎞, 10시간이 걸린다. ▲ 제2코스 문탠로드∼오륙도 유람선 선착장 여름 휴가철에 백만 피서객이 몰리는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대교의 장관이 펼쳐지는 광안리 해수욕장을 지난다. 광안대교가 끝나는 곳인 분포를 넘어서면 새로운 바다가 펼쳐진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해안절경인 이기대가 반긴다. 사태골을 지나면 명승 제24호인 오륙도가 수평선을 배경으로 성큼 다가선다. 18.3㎞, 6시간 거리인 이 코스는 '부산시 슬로시티 관광명소'로 지정돼 있다. ▲ 제3코스 오륙도 유람선 선착장∼태종대 신선이 노닐던 신선대에 오르면 웅장한 부산항의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세계에서 하나뿐인 유엔기념공원을 지나면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부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박물관이 있다. 남구 우암동 장고개를 넘어 영화 '친구'로 유명해진 문현동 곱창골목에서 자성대, 진시장, 정공단, 증산으로 이어지는 산복도로를 만난다. 부산역으로 내려와 옛 부산인 초량의 해안선을 따라 차이나타운과 영선고개를 넘어서면 피난시절의 애환이 서린 40계단으로 이어진다. 대청로를 건너면 백산기념관과 용두산 타워가 있고 영화 '국제시장'으로 전국적 명성을 얻은 국제시장, 남포동 극장가, 자갈치시장이 오감을 자극한다. 부산 최초의 연륙교인 영도대교를 건너 해안가로 발걸음을 재촉하면 깎아 세운 듯한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절영해안산책로를 지나 태종대에 이른다. 37.3㎞, 13시간 코스다. ▲ 제4코스 남항대교∼낙동강 하굿둑 남항대교를 건너는 동안 부산을 바라보면 고층건물의 스카이라인과 원도심이 한 데 어우러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해수욕장이면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까지 파도가 넘실대는 해안 산책로가 펼쳐진다. 모지포까지 이어진 해안 산책로를 벗어나면 감천사거리를 지나 감천항에 이른다. 소나무 숲이 장관인 두송반도를 일주하면 해안지형의 백화점인 다대포, 낙동강, 남해가 반긴다. 36.3㎞, 13시간 코스다. ▲ 제5코스 낙동강 하굿둑∼천가교 소요 시간은 13시간. 거리는 갈맷길 코스 중에 가장 긴 42.1㎞다. 겨울이라면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를 가로질러 갈대가 촘촘한 명지 갯벌에 찾아온 철새들의 군무를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 신호대교를 건너면 낙동강 하구의 진우도와 가덕도의 풍광이 보인다. 녹산 해안길을 따라 걷다보면 부산신항이 위용을 드러내고 천가동으로 들어서면 대원군척화비가 있는 천가초등학교가 나온다. 연대봉에 올라서면 일본 쓰시마가 지척이고 남해에서 불어온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 제6코스 낙동강 하굿둑∼성지곡 수원지 삼락둔치 갈대밭 사이를 걷는 비포장 들길이 걷는 재미를 더한다. 일년 내내 운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을철 오후에 포근한 햇살이 주변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때가 백미로 꼽힌다.백양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일부 경사가 급해 난도가 높다. 천년고찰 운수사와 선암사 구간은 임도로 돼 있고 바람고개를 넘어 백양대에서 바라보는 수원지 경관이 일품이다. 편백숲이 울창한 성지곡 수원지는 도심 하천인 동천의 발원지로 조선시대 지관인 성지(聖知)가 발견한 명당이다. 성지곡 수원지는 서울 뚝도 수원지에 이어 국내 두번째 수원지로 근대 초기의 시설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26.2㎞, 11시간 코스다.▲ 제7코스 성지곡 수원지∼상현마을 백양산 갈림길에서 한국산 개구리 보호지역인 쇠미산 습지를 지나 송전탑이 있는 능선을 따라 만덕고개로 향한다. 금정산 아래 금강공원에 오르는 길에 뒤돌아보면 온천천과 동래구의 도시경관을 볼 수 있다. 금정산성 제2망루로 가는 길까지 숨이 조금 차지만 남문을 통과해 산성고개에서 동문을 지나 북문에 이르는 능선길은 부산 전체를 조망하는 시원한 길이다. 천년고찰 범어사로 향하는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지하철 노포역을 지나 회동수원지가 있는 상현마을에 도착한다. 22.3㎞, 9시간 코스다. ▲ 제8코스 상현마을∼민락교 갈맷길 중에 가장 짧은 구간으로 거리는 17.1㎞, 5시간 코스다. 초입인 회동수원지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평탄하고 쉬운 길이다. 수영강과 회동호의 수변이 주는 경관은 덤이다. 구간 전체가 강을 따라가는 길로 도심을 관통하는데 옛 좌수영의 영화가 깃든 APEC 나루공원을 지나 민락교에서 바다와 만난다. 코스의 막바지에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 부산요트경기장, 부산시립미술관, 벡스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이 있다. ▲ 제9코스 상현마을∼기장군청 철마천과 이곡천을 따라 아홉산과 일광산 허리를 휘감아 걷는 길이다. 과거에 사람의 간섭이 크게 없었던 곳으로 지나는 사람 누구나 걸음을 멈추고 풍경과 하나가 되고 싶은 구간이다. 이곡마을의 수령이 300년인 느티나무에서 기장 테마임도가 시작된다. 백두사로 가는 갈림길에서 다랑이논이 펼쳐진 동서마을을 지나 기장군청으로 이어진다. 20.5㎞, 6시간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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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과 설렘…국립공원 해돋이·해넘이 명소 10곳"무리한 산행 따른 사고 조심…적정코스·보온장비·기상정보 확인"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전국 국립공원의 산과 바다에서 가는 해를 아쉬움 속에 보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면 어떨까.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원숭이해인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가족이 함께 소망을 빌 수 있는 '안전한 국립공원 해돋이·해넘이 명소 10선'을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해돋이 명소는 ▲ 지리산 노고단 ▲ 한려해상 초양도 ▲ 경주 토함산 정상 ▲ 가야산 심원사 일원 ▲ 설악산 울산바위 ▲ 북한산 둘레길 구름전망대 ▲ 소백산 제2연화봉대피소 등 7곳이다. 해넘이 명소는 ▲ 태안해안 꽃지해변 ▲ 변산반도 닭이봉 ▲ 한려해상 달아공원 등 3곳이다. 이들 명소는 지리산 천왕봉, 설악산 대청봉, 북한산 백운대 등 각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최고봉이 아니라 저지대에서 해돋이와 해넘이를 안전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지리산 노고단은 성삼재휴게소에서 도보로 1시간 30분(약 3.4㎞)을 가면 된다. 경사가 완만하고 지리산의 어느 봉우리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노고단은 '지리산 10경'에 속하는 운해로 유명하고 섬진강을 붉게 물들이는 해넘이도 장관이다. 소백산 제2연화봉대피소(해발 1천357m)는 새로운 명소다. 죽령탐방지원센터에서 5.2㎞ 떨어진 곳으로 경사가 완만해 2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공단 누리집(reservation.knps.or.kr)에서 예약 후 이용 가능하다. 한려해상 초양도는 남해의 장엄한 해돋이를 볼 수 있다. 북한산 둘레길 구름전망대는 수도권에서 가깝다. 경주 토함산, 설악산 울산바위, 가야산 심원사 등은 전통적인 해돋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 해넘이 명소인 태안해안 꽃지해변은 변산반도의 채석강, 강화도의 석모도와 함께 '서해안 3대 낙조'로 손꼽힌다. 변산반도 닭이봉은 격포주차장에서 도보로 15분(0.8㎞)이 소요되며 격포해변과 채석강의 일몰이 장관을 연출한다. 한려해상 달아공원은 산양일주도로(총 23㎞)의 중간에 있으며 대·소장재도, 저도, 송도, 학림도, 곤리도, 연대도 등 다양한 바위섬 사이로 지는 일몰이 일품이다. 한편 공단은 해맞이 산행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해맞이 산행은 일출 시간을 맞추려고 무리한 등반으로 이어지기 쉽고, 이때 흘린 땀이 식으면서 저체온증을 일으킬 수 있어 체온 손실에 유의해야 한다. 체력에 알맞은 코스를 선정하고 산행 경험이 많은 일행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정상부 등에서 장시간 체류하므로 방한복과 모자, 담요 등 보온장비를 준비하고, 온수와 열량이 높은 비상식량도 충분히 섭취한다. 심한 오한이나 졸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주변에 이를 알리고 119나 국립공원사무소에 구조 요청을 해야 한다. 대설주의보 등 기상특보시 출입이 통제되니 출발 전 기상정보를 확인하거나 공원사무소에 문의해야 한다. 정장훈 공단 홍보실장은 "안전한 해맞이·해넘이를 위해 안전수칙을 지키고 신체에 이상이 있으면 탐방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