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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교회 건축기금으로 100만 달러 익명 기부(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 동부 독립운동 거점이었던 뉴욕한인교회 건물의 재건축에 써 달라며 이 교회의 한 교인이 100만 달러(약 11억7천만 원)를 기부했다.6일(현지시간) 뉴욕한인교회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교인이 다음 세대에 희망을 주는 교회 건물을 지어달라는 뜻과 함께 100만 달러를 최근 기부했다.이 교회의 이용보 목사는 "평생 진 하나님 은혜에 보답하고 솔선수범해서 기부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거액이 접수됨에 따라 지금까지 모인 건축 기금은 450만 달러로 늘었다.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인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에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래고 독립 의지를 키웠던 장소였다.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사적지로 지정됐으며, 최근에는 3·1운동 직후 일본 경찰의 성고문을 고발한 미국교회연합회 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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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 단풍 호화 크루즈 여행 어떠세요"(충칭=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나일강과 아마존강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긴 중국 양쯔강(揚子江)의 길이는 총 6천300㎞에 이른다. 본래 이름은 창강(長江)이었다. 양쯔강 단풍.역사적으로는 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촉나라·위나라·오나라를 구분하는 경계선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지 전쟁이 일어난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양쯔강변 단풍.자연적으로 강 주변이 대협곡과 웅장한 산으로 둘러 싸여있어 절경을 이룬다.롯데관광이 1만2천516t급 5성급 호화크루즈를 타고 충칭(重慶)을 출발, 이창(宜昌)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양쯔강 인근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상품을 내놓았다. 크루즈 여행을 비롯한 전체 여행 일정은 4박 5일이다.한마디로 이 여행상품은 이른 시각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꽉찬 관광일정 대신 편하게 쉬면서 선상여행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양쯔강 일출.롯데관광은 양쯔강변에서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기에 맞춰 출발 일정을 잡아놓았다. 10월 31일 출발 상품과 11월 7일 인천공항에서 떠나는 상품은 모객이 마무리돼 대기예약 상태이다. 다만 11월 14일과 22일 출발상품은 예약이 가능하다. 인천과 충칭공항을 오갈때에는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한다.가격은 1인 성인 기준 159만원부터이다. 그 외 팁과 선택·쇼핑관광은 없다. ◇ 어떤 크루즈선 타나 양쯔강을 유람할 때 타는 센츄리 크루즈는 양쯔강 싼샤(三峽)에서 운용되는 크루즈 가운데 최신식 시설과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5성급 리버 크루즈다. 다른 크루즈와는 차별화된 식사와 객실 서비스로 미국과 유럽 등 서양고객이 많은 편이다. 페인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인테리어와 최신식 운항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운항할 때 거의 소음이 없다.객실에 있을 때는 크루즈에 탄 것 같지 않고 육상에 있는 일반 호텔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조용했다.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객실.리버크루즈중 가장 넓고 아늑한 객실과 개인 욕조도 구비하고 있다.샤워나 반신욕을 할 때에는 차가운 물뿐만 아니라 뜨거운 물도 아낌없이 쓸 수 있었다. 바&라운지.부대시설로는 레스토랑과 바, 노래방, 헬스장, 실내수영장, 어린이놀이터, 대형스크린을 보유한 최첨단 영화관,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스파, 세탁실, 비즈니스센터, PC룸, 마작실 등이 있다. 다만 카지노 등 도박시설은 없다.기항지에 내려 굳이 관광지를 둘러보지 않아도 충분히 시간을 때울 수 있는 시설들이 많았다.특히 영화관에서는 대회의 또는 대강연회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상당했다. 롯데관광은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 여행 2일차인 오후에 인기있는 한국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영화관.2013년 처음 취항했으며 최대 승선인원은 승무원 150명을 비롯, 모두 400명이다. 선내식으로는 뷔페 등과 함께 김치도 제공한다.뷔페식으로는 육류와 야채 등의 유럽과 중국식 음식이 나왔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도 비교적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석요리로는 따뜻한 스파게티도 제공되기도 했다. 실내수영장.센츄리 크루즈는 고객의 즐길거리를 위해 갈라디너쇼 등 각종 공연과 댄스파티, 택견강좌 등을 연다. 선상 공연.◇ 첫날 일정 오전 8시 4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오전 11시 30분 충칭에 도착한 후 시내관광을 하게 된다.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와 싼샤박물관, 런민따리탕(人民大禮黨), 홍야동(洪崖洞) 거리를 둘러본다. 충칭 시내관광. 런민따리탕.충칭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1995년 8월 11일 복원돼 일반에 공개됐다. 규모가 초라한 상하이(上海) 임시정부청사의 12배에 이른다. 당시 사용했던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관객 1천만명을 돌파한 영화 '암살'의 실존 인물인 김구 선생 등 독립투사들이 함께 찍은 사진도 만나볼 수 있었다. 런민따리탕은 충칭시 서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의 자태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고대풍격을 모방한 동방 건축물이다.다만 이 건물의 출입이 통제돼 있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 외관만을 보는 데 그쳐야 했다.2006년 개장된 싼샤박물관은 충칭과 싼샤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국립박물관이다. 양쯔강 문명을 주제로 10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양쯔강 댐공사로 수몰될 위기에 놓인 문화재도 전시돼 있다. 인류의 조상이 어떤 진화과정을 거쳤는 지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도 있다.홍야동은 충칭시 중심인 해방비(解放碑) 창애로에 있다. 주변은 충칭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대부분 버스노선이 이 곳에서 운행될 정도로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중국의 인구가 얼마나 많은 지를 직접 실감해볼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은행업무를 보려면 1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 다반사라는 것이 현지 가이드의 전언이다.오후 5시께 크루즈에 승선한다.승선 후에는 체크인을 한 후 선상에서 저녁식사가 진행된다.◇ 둘째 날 일정 오전에는 기항지인 풍도에서 내려 귀신성으로 불리는 풍도귀성(豊都鬼城)을 둘러본다.죽은 사람의 영혼이 모이는 곳으로, 사람이 살았을 때 지은 죄가 있으면 죽은 후에 그 값을 치른다는 교훈을 주는 사찰이다.산 위에 있는 성에 도착하면 그 분위기가 오묘해 귀성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유교와 도교문화를 한꺼번에 모은 민속 문화예술의 보고이다.중국 신곡의 고향이라고도 불린다.커다란 인형상의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지옥에 가면 어떤 고초와 고문을 겪는 지 등을 조형물로 표현해놓기도 했다. 오후에는 중저우(忠州) 스바오자이(石寶寨)를 관광한다. 스오바이는 태초에 인류의 시조로 여겨지는 전설속의 여신인 '여와'가 하늘의 갈라진 틈새를 메우고 남은 '오색의 돌'이란 뜻이다. 명나라 말부터 청나라 초기까지 농민봉기의 요새로 사용되면서 '요새'라는 의미의 '자이'(寨)가 더해져 이름이 완성된 것이다. 이 건축물의 정상까지 올라가려면 좁은 통로의 나무계단이 많은 관광객으로 붐볐기 때문에 어린이나 고령자들은 버거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저우 스바오자이.지금은 창장싼샤(長江三峽) 유람중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명소로 유명하다.◇ 셋째 날 일정 오전 관광일정으로 잡혀 있는 바이디청(白帝城)은 봉절현 취탕샤(瞿塘峽)입구에 위치한 고성이다. 원래 서한말기 왕망(王莽)이 한나라를 멸망시키고 신나라를 세우자 촉나라의 장군 공손술(公孫述)도 황제가 되고 싶어 이곳에 성을 쌓은 것이다.하루종일 성에 흰 구름이 쌓여있어 공손술은 이곳을 황제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흰 황제'라는 뜻의 바이디(白帝)라고 칭했다. 이후 유수(劉秀)가 한나라를 복구해 동한을 건립하면서 이곳으로 쳐들어와 공손술을 몰아내고 천하를 통일했다. 하지만 바이디청이 외부에 널리 알려진 것은 삼국당시 유비(劉備)의 일화 때문이다. 바이디청 내부 전시물. 징저우(荊州)고성(古城)을 지키던 관우(關羽)가 죽고 징저우가 오나라로 넘어가게 됐다. 복수를 다짐한 유비는 제갈량(諸葛亮)과 조자룡(趙子龍) 등 부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해 군사 70만명을 거느리고 싸우러 갔다가 징저우 근처 이릉에서 육손(陸遜)의 오나라 군사에 대패해 도망치다가 바이디청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일화다. 오후에는 작은 배를 타고 선뉘시(神女溪)를 둘러본다. 선뉘시.우샤(巫峽)와 시링샤(西陵峽)사이의 선뉘시는 '화중(華中)의 제일 봉우리'로 불린다. 선뉘시의 아름다움은 진실의 자연이라고도 한다. 원시적이고 소박함 아무런 인공적인 조식이 없는 곳으로, 전체가 대자연의 조화이다. 양안은 모두 80∼90도의 거의 수직으로 된 절벽이었다. 강 폭은 십 몇m에 불과하며, 좁은 곳은 5m밖에 되지 않는다.크루즈 관광일정의 하이라이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관이 아름다웠다.크루즈 선사는 선상의 마지막 날을 아쉬워하는 고객을 위해 밤에는 옥외에서 댄스파티를 개최한다.특히 세계적 한류스타인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한국인을 비롯, 외국인에게도 익숙한 음악이 댄스 배경음악으로 나오기도 했다. 싼샤댐◇ 넷째 날과 다섯째 날 일정 오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댐인 싼샤댐을 마지막으로 관광한다. 이 댐은 높이 185m, 길이 2천309m, 너비 135m로, 그 규모가 중국이 대국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웅장했다. 싼샤댐.크루즈를 비롯해 선박이 이 댐을 통과하려면 길이 1천750m의 수로에, 높이 113m로 만들어진 5개의 갑문을 거쳐야 한다. 크루즈 옥상에서 갑문을 통과하는 장관을 구경할 수 있게 된다. 통과시간은 크루즈 일정에 따라 늦은 밤이 될 수도 있고 새벽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선박이 첫 번째 갑문으로 들어서면 열려 있던 갑문이 잠기면서 그 안의 물이 빠져나가 두 번째 갑문 내의 수위와 같게 된다는 원리이다.크루즈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이창역으로 이동, 고속철을 타고 충칭으로 복귀한다. 5시간가량 소요된다.고속철이기는 하지만 철로가 험난한 산맥을 관통하고 있어 시속 200㎞이상을 내지 못한다. 열차내에서는 와이파이가 거의 터지지 않는 만큼 영화를 다운받거나 읽을 책거리를 준비해가면 지루하지는 않을 듯싶다.저녁식사로 한국음식을 먹은 후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이튿날 충칭공항에서 낮 12시 30분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출발,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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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며느리로 인정 못받는 이주여성 가정폭력에 노출"쉼터 이주여성 심층면접…"쉼터에서 자립 지원책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1 결혼이주여성 A씨는 한국에 온 지 3개월 만에 시어머니로부터 인공임신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남편이 미덥지 않았지만 시어머니는 임신하러 병원에 가지 않으면 이혼시키겠다는 말까지 꺼냈다. #2 2007년 결혼한 이주여성 B씨는 남편과 함께 시댁 농사를 도왔지만 수고비나 생활비를 받은 적이 없다. 시댁 식구들은 "우리가 돈 주고 너를 데려왔는데 공부를 하려 하느냐"며 한국어 공부와 취업을 못하게 막았다.가정폭력을 당해 쉼터에 입소한 두 이주여성의 사례다. 두 사람을 포함해 폭력 피해 이주여성들은 가정에서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적 고립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4일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폭력 피해 이주여성의 자립'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이주여성 쉼터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센터는 "조사에 응한 폭력 피해 이주여성들은 가정에서 '문제 있는' 남편의 뒷바라지나 가족 재생산을 위한 도구로 취급받았다"고 밝혔다.센터 조사팀은 지난 6∼7월 전국 이주여성 쉼터 5곳에 2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참여자의 출신국은 베트남이 16명(59.3%)으로 가장 많았고, 평균 거주 기간은 5년 6개월이었다. 조사 결과 남편이 정신장애나 알코올 중독과 같은 문제를 지닌 경우가 절반이 넘는 15명이었고, 74.1%(20명)는 남편 소득을 포함한 가계 소득을 모르고 있었다.센터는 "남편이 독립적으로 가족생활과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없다 보니 이주여성은 남편의 뒷바라지를 떠맡고 시집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취약한 지위가 가정폭력에 노출될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사 대상자들은 가정에서 바깥출입을 금지당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제한받아 사회적으로 고립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가족의 폭력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사회적 관계망이 부족해 한국 사회에 통합돼 살아가기 어렵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하지만 폭력 피해 이주여성의 자립을 뒷받침할 지원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쉼터 입소자 대부분은 취업을 원하고 있었지만 관련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보니 조사 대상자 27명 가운데 17명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이주여성 쉼터가 외부 취업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이와 관련해 주선희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장은 "취업 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쉼터의 위치가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입소자의 언어 수준과 거주 기간 등이 달라 자립 교육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쉼터가 자립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위선주 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박사는 "자립 대책 없이 쉼터를 퇴소한다는 것은 생존의 기반이 허물어짐을 의미한다"면서 "쉼터 사업에 취업 연계를 포함하고, 경제적 자립에 필요한 일자리 발굴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미경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상임대표는 "쉼터는 보호시설 이상의 의미와 기능을 가져야 한다"며 "피해 여성의 숙식·치료 등 실질적인 문제 해결뿐 아니라 정서적 자립을 위한 의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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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꺾인 수출 전선…경고음 커지는 한국경제(세종=연합뉴스) 이광빈 김동호 기자 = 올 8월의 수출액이 6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한국 경제의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올 들어 감소세를 이어온 수출이 하반기 들어 개선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여지없이 깨지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우환거리로 계속 부상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가뜩이나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떠안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 뒷걸음질치는 수출에 끌어내려진 경기지표 지난 5월 10.9%나 뚝 떨어졌던 수출은 이후 감소폭이 둔화됐다가 8월에 14.7%나 줄면서 감소폭이 다시 확대됐다.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유가하락과 공급과잉 등으로 수출단가가 대폭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수출 부진은 둔화된 세계 교역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 수출은 전체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경제지표인 전체 산업생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제조업 재고율은 129.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129.9%) 이후 최고치다.높은 재고율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한 뒤 국내에 판매하거나 수출하지 못하고 쌓아놓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 출하지수도 작년보다 1.8% 감소했다. 제품이 창고에 쌓여가자 공장도 점차 멈춰 서고 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7%로 전달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소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며 살아나고 있으나, 수출이 뒷걸음질치면서 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 올해 경제성장률 3%대 달성 '빨간불'…"내수가 성장률 높일 환경 만들어야" 수출 감소폭이 다시 확대되면서 9월부터 추가경정예산 사업 등 각종 부양 정책의 효과에 힘입어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던 정부의 셈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나인트리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그랜드 세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정부가 애초 공언한 대로 올해 3%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추가경정예산과 소비진작책을 디딤돌 삼아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정부는 자동차와 대형 가전제품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8월 말부터 인하하는 등 내수 부양에 승부수를 걸었다. 내국인에게까지 특혜를 확대한 '코리아 그랜드 세일' 효과도 9월부터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가 쌓아 올려놓은 성장률을 잠식할 수 있다. 더구나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미국의 9월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적인 악재가 9월에 도사리고 있어 자칫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는 환경이다.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중국 수출 비중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하는 만큼 대(對) 중국 리스크에 취약하다"며 "중국이 위안화를 또 평가절하하면 우리 경제는 정말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 감소폭이 더 커서 생기는 '불황형 흑자' 행진이 원화 가치를 끌어올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최근 평가절하된 위안화에 원화가 동조현상을 보이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으로 지적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의 체력이 약해져 올해 2% 중반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를 끌어올리고 내수 부문이 수출과 독립적으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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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휩쓰는 헤어진 쌍둥이 자매 이야기영화 '암살', 드라마 '애인있어요'·'후아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얼굴에 점 하나 찍고 나오는 1인2역(SBS '아내의 유혹')도 아니고, 도플갱어(SBS '가면')도 아니다. 이번에는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가 인기리에 소비되고 있다. 어린 시절 헤어져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가 잇따라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고 있다. 영화 '암살'과 22일 시작하는 SBS TV 새 주말극 '애인 있어요', 지난 6월 막을 내린 KBS 2TV '후아유 - 학교2015'가 그렇다. 최근 들어 여배우의 1인2역 도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남이 아닌, 헤어졌던 쌍둥이 연기는 좀 더 드라마틱한 사연과 감정연기가 요구되는 설정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 ◇ 외모는 똑 같지만 성격은 전혀 다른 쌍둥이 자매 관객 1천100만 명을 넘어선 영화 '암살'에서 주인공 전지현이 태어난 지 며칠 후 생이별한 쌍둥이 자매의 두 가지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 막판 이야기 전개에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되는데, 전지현은 전혀 다른 성격과 성장 배경, 가치관을 가진 쌍둥이 자매를 독립군 저격수로 활약하는 와중에 표현하느라 바빴다. 최동훈 감독은 외양적으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여성상을 통해 자신의 '뮤즈'인 전지현의 각기 다른 매력을 동시에 보여줬고, 전지현은 막판 그 두 캐릭터를 바삐 오가며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김현주가 주연을 맡은 '애인 있어요'는 절망의 끝에서 30년 만에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이야기를 그린다.김현주는 극중 야망 많은 재벌가 며느리 도해강과 그녀의 헤어진 쌍둥이 동생 독고용기를 연기한다. 도해강의 본명은 독고온기로, 오직 상위 1%만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다. 냉정하고 못된 캐릭터로 인정머리도 없다. 반면 그녀의 동생 독고용기는 생존을 위해 갑의 횡포에 맞서려다 생명까지 위험해진 만삭의 가난한 미혼모다. 이를 위해 김현주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차가운 도시녀' 도해강과 부스스한 파마머리에 커다란 안경을 쓴 순진하고 착한 독고용기의 두 인물을 오간다. 도해강이 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 독고용기의 삶을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앞서 '후아유 - 학교2015'에서는 16세의 청소년 배우 김소현이 어린시절 보육원에서 생이별을 한 쌍둥이 자매 이은비와 고은별의 1인2역을 펼쳤다. 이은비는 부모 없이 보육원에서 사는 통영 누리고 왕따이고, 서울로 입양된 고은별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강남 자사고(자립형 사립 고등학교) 퀸카다. 외모는 똑같지만 자라온 환경과 성격이 달라 각자의 고등학교에서 처해 있는 상황이 정반대인 쌍둥이 자매는 우연한 기회에 이은비가 고은별 행세를 하게 되면서 운명이 뒤섞인다. 김소현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 이은비와 방관자 고은별을 같은 얼굴로 오가며 청소년들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표현해냈다. ◇ 개연성 있는 소재에 극성 강화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헤어졌던 쌍둥이 자매가 성인이 돼 재회하는 일은 드라마나 영화에만 나오는 게 아니다. 실제 현실에서도 벌어진다. 1987년 겨울 부산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는 이듬해 생이별을 한다. '아나이스 보르디에'란 이름을 얻은 아기는 프랑스 파리로, '사만다 푸터먼'은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그렇게 26년이 흐른 후 자매는 인터넷을 통해 운명적으로 재회했다. 어느 날 아나이스가 유튜브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만다의 동영상을 봤고,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하면서 이들 자매는 2013년 재회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페이스북이 선정한 2013년의 10대 이야기가 됐고, 이들 자매는 '어나더 미: 우리는 왜 기적이어야 했을까'라는 책을 출간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트윈스터스'를 제작했다. '암살'이나 '애인 있어요', '후아유-학교2015'는 이러한 개연성 있는 애틋한 소재에 쌍둥이의 차이점을 극대화해 극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설정으로 이들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얼굴은 같지만 전혀 다른 두 인물을 연기하는 도전에 더해, 쌍둥이라는 공통분모에서 나오는 닮음꼴과 미묘한 감정의 교류를 섬세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웬만한 연기력이 아니고는 쌍둥이 연기를 해낼 수 없다고 제작진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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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위!아래!> '매력 발산' 주원 vs '폭행 물의' 최민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다사다난한 연예계는 이번 주에도 시끌벅적했다. '터프가이' 배우 최민수(53)는 제작진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대중의 비난이 쇄도했고, 배우 주원(28)은 드라마 '용팔이'로 매력을 한껏 발산해 호평이 쏟아졌면서 시청률도 쑥쑥 오르는 행복한 한주를 보냈다. ◇ 위(↑)! - 주원, 주연 드라마 연기 호평·시청률 대박SBS TV 수목극 '용팔이' 속 주원을 향해 "매력이 터졌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용팔이'는 재벌가의 비정한 경영권 다툼 속에 사람 목숨을 가지고 부도덕한 거래를 하는 의사들에 관한 이야기를 긴박하게 펼치며 전국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용팔이'는 20일 밤 10시 방송된 6회에서 전국 시청률 20.4%를 기록하며 5회의 18%보다 2%포인트 올랐고 5회에서 20% 고지를 밟은 수도권 시청률도 22.2%로 상승했다. 주중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전국 시청률 20%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2월 막을 내린 대박 작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주원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펼치는 명석한 젊은 외과의사 김태현을 맡아 꼼짝없이 병원에 갇혀버린 재벌가 상속녀 한여진 역의 김태희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김태희가 맡은 한여진이 극 중에서 이제 막 병상에서 깨어난 터라 초반 극의 인기를 이끈 것은 단연 주원이라 할 만하다. 주원은 극 중에서 종횡무진 뛰며 매력를 발산하면서 여심을 흔들고 있다. 잘 맞는 옷을 입자 배우 자신도 인기를 실감할 만큼 그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최근 드라마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6일 날밤을 새웠는데 촬영장에서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잘 촬영하고 있다며 "역시 배우는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6회부터는 본격적으로 김태희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시너지효과를 낼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아래(↓)! - 최민수, 제작진 폭행으로 물의 최민수는 19일 KBS 2TV '나를 돌아봐' 촬영 중 PD를 폭행하면서 촬영이 중단되는 사태를 일으켰다. KBS 등 관계자에 따르면 최민수는 촬영을 위해 경기도 양주군의 한 캠핑장에 도착했으나 촬영 환경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자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외주 제작사 PD와 말다툼을 벌였다. 서로 욕설을 주고받는 등 흥분한 상황에서 최민수가 의자를 발로 걷어찬 뒤 이 PD의 턱을 주먹으로 때려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상황이 일단락된 이후 촬영팀은 현장에서 철수해 이날 촬영은 취소됐다.이 사태가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어떤 이유가 있든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글이 쇄도했다.특히 최민수는 앞서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반성한 게 아니지 않으냐"는 비판을 함께 받고 있다.그는 2008년 70대 노인과 말다툼하다가 그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피해자와 합의하면서 기소는 면했지만, 반성의 뜻으로 칩거하면서 복귀까지 2년여를 기다려야 했다. 결국 KBS는 논란이 된 '나를 돌아봐' 21일 방송의 결방을 결정했다.또한 한국독립PD협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건은 단순히 우발적 폭행이 아니라 현장에서 계속 욕설을 한 '모시기 어려운 스타 최민수'가 독립PD에 행한 '갑질'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최민수의 하차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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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부부의 고달픈 사랑, 영화로 전해졌으면"다문화 영화 감독 박제욱씨박제욱 감독, 자전적 영화 '찡찡 막막' 태국서 개봉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가난한 영화감독은 태국에서 만난 아가씨와 운명처럼 사랑에 빠졌다.부부의 연을 맺고 한국에 보금자리를 꾸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빠듯한 벌이, 국제결혼 가정을 향한 차가운 시선…. 아내는 상처를 견디다 못해 태국으로 돌아갔고 끝내 이혼을 결심했다. 남자는 어쩔 수 없이 아내를 놓아줘야 했지만, 아직 못다 한 말이 있다. 미안했다고.영화일까. 실화일까. 독립 영화감독 박제욱(41) 씨의 실제 이야기다. 박 감독의 자전적 영화 '찡찡 막막'이 오는 9월 바다를 건너가 전 부인이 사는 태국 방콕에서 상영된다.그는 20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 부인에게 보내려던 사과 편지가 이제야 태국에 도착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무슨 뜻일까. "영화를 만들 당시 입버릇처럼 말했죠. 전 부인에게 전하는 사과 편지가 됐으면 한다고. 이제 정말로 전 부인이 사는 태국에서 상영되네요. 관객의 평가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박 감독은 2008년 영화 '반두비'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다문화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2011년엔 '러브 인 코리아'라는 다문화 다큐멘터리 영화를 내놔 그해 '인디다큐페스티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2013년 작인 '찡찡 막막'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과 만났다. 하지만, 아직 정식 배급은 성사되지 못했다. "운이 좋게도 태국에서 영화관을 잡는 데 성공했네요. 포스터가 예뻐서 그런지 일단은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죠. '찡찡 막막'이 태국어로 '진짜 진짜 많이 많이'라는 뜻이어서 호기심이 생기나 봅니다." '찡찡 막막'은 다음 달 3일부터 일주일 동안 방콕의 대표적 독립 영화 상영관인 '더 하우스'(The House)에서 상영된다. 200석 규모다. 한국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자칫 어둡게 흘러갈만한 얘기도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풀어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박 감독이 태국에서 기대하는 반응은 뭘까. "전체적으로는 사랑 얘기입니다. 그런데 영화 곳곳에 국제결혼 가정을 바라보는 편견, 영화판을 맴도는 감독 지망생의 구차함 등이 깔렸죠. 태국인들이 K-팝, 명동 쇼핑 등에 사로잡혀 한국을 무척 동경하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귀띔해주고 싶습니다." 박 감독은 2013년 1월 태국으로 건너가고서 방콕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원어민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살고 있다. 그 사이 인연을 맺은 태국인 여성과 결혼해 새롭게 가정도 꾸렸다. 박 감독 자신이 태국에서는 국제결혼으로 이주해온 '외국인 남편'이 된 셈이다. 한국과 태국에서는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피부로 느꼈다고 한다. "태국에 와보니 한국 사회의 편견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됐죠. 여기는 '다문화'라는 개념이 아예 없거든요. 그냥 저희를 다양한 커플 중 하나로 바라볼 뿐이죠. 한국에서는 태국인 아내가 편견 섞인 농담도 많이 들어야 했는데…. 그것 때문에 둘 다 많이 힘들었죠. 여기선 제가 '국제결혼 남성'이 됐는데 거의 편견이나 차별을 못 느꼈어요." 영화는 '웃기고도 슬픈' 한국 사회의 자화상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마지막에 가서는 절망 속 희망을 암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박 감독은 현실에서도 이러한 '열린 결말'을 꿈꾼다. "'해피엔딩'이 실제로는 얼마나 힘든 일이겠어요? 다만, 한국 사회가 좀 더 열린 마음, 열린 시각으로 서로 바라봤으면 합니다. 유럽인이나 미국인도 있는데 무작정 동남아 여성이나 노동자만 다문화 이주민으로 규정짓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조금만 더 인식을 바꿨으면 해요." 박 감독은 차기작으로 한국인 여성과 태국인 남성의 사랑 얘기를 만들고 있다. 그는 "나이, 국적, 성별을 초월한 사랑 얘기를 그려보고 싶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한국에서 '찡찡 막막'의 배급과 개봉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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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도심 폭발 현장 긴장감 '팽팽'…시민들 우려 '역력'경찰, 에라완 사원·라차프라송 교차로 삼엄 경비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도로 위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휴지, 돌, 쓰레기 조각. 곳곳에 설치된 통행 차단 줄. 폭발 현장을 겹겹이 에워싼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 18일 오전 방콕 도심에 위치한 힌두 사원인 에라완 사원 근처에는 긴장감이 팽팽하게 나돌았다. 전날 저녁 발생한 대규모 폭탄 폭발로 출근 길의 시민들 얼굴에는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들은 경찰이 설치한 통행금지 선 바깥에서 걸음을 멈추고 에라완 사원을 바라보거나 손으로 가르키며 방콕에 또다시 폭탄 테러가 빈발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눴다. 일부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에라완 사원은 경찰의 통제로 인해 가까이 접근할 수 없었으나 멀리서 보기에 신도는 물론 이 사원을 지키는 승려도 없는듯 스산한 모습이었다. 폭탄 폭발 이후 평소 내부를 지키던 이들이 모두 소개된 것으로 보였다.경찰은 이 사원이 위치한 라차프라송 교차로로 통하는 4개 대로를 모두 차단했으며, 평소 '교통지옥'으로 불리던 이 도로들은 통행하는 자동차들이 없어 조용했다. 경찰과 군인들은 에라완 사원을 중심으로 2중, 3중의 통행 차단선을 설치해 행인들의 접근을 막은 채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다. 출입이 통제된 방콕 도심 라차프라송 교차로(방콕=연합뉴스)에라완 사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고가 통로도 통행이 금지돼 있었다. 일부 경찰은 폭탄 폭발 흔적을 조사하는 듯 줄자로 도로 바닥을 측정하고 있었다. 폭탄 폭발 후 대부분의 큰 잔해들은 치워졌으나 휴지와 쓰레기들이 완전히 청소되지 않은 채 곳곳에 나뒹굴고 있었다. 도로 변에는 경찰 소속으로 보이는 승용차, 순찰차, 버스 등이 즐비하게 주차돼 있었고, 국내외 언론들의 취재 차량도 적지 않았다.라차프라송 교차로 주변에 밀집한 대형 백화점, 쇼핑몰 등은 영업 시간이 아니어서인지 굳게 문이 닫혀 있었고, 직원들만 출입시키고 있었다.경비 중이던 경찰은 현장 접근을 요청한 기자에게 출입이 금지돼 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에라완 사원의 내부 상황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라차프라송 교차로 주변 사무실에 근무한다는 빠사요 왕윗(회사원·27)씨는 "근래에 보지 못한 큰 폭탄 폭발이어서 걱정이 많이 된다"며 "라차프라송 주변에서는 과거에 정치 시위가 많이 발생했는데 또 폭탄 공격이 일어나지 않을까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에라완 사원에서 가까운 맥도널드 식당 앞은 쿠데타 직후였던 지난해 5월 말 시민 수 백명이 군인들과 대치했던 곳이기도 하다. 라차프라송 교차로 일대 중심가에서는 지난 2010년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이른바 '레드셔츠'들의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 군과 경찰이 진압하던 과정에서 90여 명이 숨지고, 1천700여 명이 다쳤다. 에라완 사원은 평소 방콕 시민이 많이 찾을 뿐 아니라 도심에 위치해 중국인 등 관광객의 방문이 많다. 전날 폭탄 공격은 인파가 많은 퇴근 시간 대에 일어나 인명 피해가 컸다. 인명 피해는 18일 오전까지 사망자 19명, 부상자 120여 명으로 늘어났다. 현재까지 범행을 자행한 세력은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태국 정부는 이번 공격의 동기나 성격을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출입이 금지된 에라완 사원.(방콕=연합뉴스)이번 공격은 프라윳 찬-오차 총리가 이끄는 군부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이나 독립을 주장하는 남부 이슬람분리주의자들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방콕이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만큼 테러로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려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관련 테러분자들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으나 이를 보여주는 실마리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우돔뎃 시따붓 국방차관 겸 육군 사령관은 "이번 공격이 정치적 의도가 갖고 자행됐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현상황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이런 공격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군 당국은 다시 폭탄 공격이 일어날 우려가 있는 곳으로 방콕 시내 모든 센트럴 백화점, 라차프라송 교차로, 통로, 카오산로드, 실롬, 수쿰빗, 승리기념탑 등 10곳을 지목하고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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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민 7천명 광복의 기쁨 대합창 큰 울림(국민문화신문=수원) 유한나 기자 = 수원시민 7천명이 모였다. 그들이 부른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수원시 하늘 높이 퍼졌다. 유명한 가수는 한 명도 없었다. 시민가수들은 작은 소리가 큰 울림이 된 대합창에 함께 감동했다. 수원시는 15일 70주년 광복절 저녁 인계동 제1야외음악당에서 가족, 합창단 등 시민가수들이 잔디마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광복 이후 70년의 수원지역 근현대사를 조명한 서사극 ‘7,000인의 시민대합창’을 공연했다. 대합창은 ‘새로운 70년을 향하여’를 주제로 수원화성 축성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고난과 재기, 발전과 도약의 수원시 역사를 영상 퍼포먼스, 관현악, 현대무용, 시민들의 합창으로 번갈아 연주되며 참석자들을 감동으로 이끌었다. 오후 8시 조명이 켜지고 영상에 화성을 축성한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 능침을 참배하기 위해 행궁으로 원행하는 대열이 나타나며 대합창 제1장 수원의 기원(紀元)을 알렸다. 2장에서 일제의 유린과 수원지역 독립운동가들의 항거를 숨죽여 지켜봤고 3장에서 한국전쟁으로 화성 장안문이 포격으로 무너질 때 객석에서는 ‘아’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5장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 항쟁에서 합창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이슬’을 함께 노래하고 한.일 월드컵의 영광에 이어 8장 사람이 중심 되는 수원의 미래비전에서 ‘아름다운 강산’, ‘우리의 소원’을 목청껏 불렀다. 대합창 서사극 막이 내리고 약 10분 동안 화려한 불꽃놀이가 인계동 야외음악당 밤하늘을 수놓으며 참석자들은 광복의 감회에 다시 한 번 젖어들었다. 앞서 풍물패 400여명은 시청 앞 올림픽공원에서 수원의 독립운동가 임면수 선생 동상 제막식을 한 뒤 여성민족운동가 나혜석거리를 거쳐 야외음악당까지 시가지 2㎞ 구간에서 시민들과 함께 광복의 기쁨을 노래하는 길놀이를 했다. 대합창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야외음악당 앞에서는 광복 70주년 기념 시민제안사업인 아트컴퍼니 예기의 플래시몹 ‘춤추는 독립군가’가 깜짝 공연돼 시민들이 박수로 환호했다. 수원시가 7월 한 달 동안 모집한 광복 70주년 기념 ‘7,000인 시민대합창’ 공모에는 시민 1만1천444명이 접수하며 뜨거운 참여열기를 보였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합창단 7천명 모집에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신청한 것을 보고 수원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구나 생각했다”며 “이같은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수원의 미래비전을 실현하는 값진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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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담화 '과거형 사죄'…"차세대에 사죄 숙명 지워선 안돼"(종합)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일본의 전후 70년에 관한 담화(일명 아베 담화)를 발표하고 나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무라야마담화 역사인식서 대폭 후퇴…한일관계 파장 예고'식민지배·침략' 포함했지만 '일본의 행동'으로 인정 안해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이하 담화)에서 전쟁에 대해 '과거형'으로 사죄를 언급하는데 그쳤다. 또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전후 세대에 사죄할 숙명을 지워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패전 70년을 하루 앞둔 14일 각의(국무회의)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낭독한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 마음을 실제 행동으로 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대만, 한국, 중국 등 이웃의 아시아인들이 걸어온 고난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고 전후(戰後) 일관되게 그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을 다해왔다"며 "이런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일본에서는 전후에 태어난 세대가 지금 인구의 8할을 넘겼다"며 "그 전쟁과 어떠한 관여도 없다"고 밝힌 뒤 "우리들의 아이와 손자, 그 뒤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지워선 안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거론했지만 이를 일본의 행동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담화는 "사변, 침략, 전쟁, 어떤 무력의 위협과 행사도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두 번 다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식민지 지배로부터 영원히 결별해 모든 민족의 자결 권리가 존중되는 세계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담화는 또 조선 합병의 발판이 된 러일전쟁을 미화했다. 아베는 "(일본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입헌정치를 세우고 독립을 지켜냈다"며 "일러 전쟁은 식민지 지배 하에 있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적었다. 담화는 이어 "100년 이상 이전 세계에는 서양 제국을 중심으로 해서 식민지가 확대돼 왔다"며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배경으로 한 식민지 지배의 파도는 19세기 아시아에도 덮쳐왔다"며 "그 위기감이 일본에 근대화의 원동력이 된 것은 틀림없다"고 적었다. 담화는 또 과거 전쟁에 의한 국내외 피해자에 대해 "깊이 머리를 숙여 통석의 념(念)을 표하고, 영겁의 애도의 정성을 드린다"고 적었다. 이번 아베 담화는 관심을 모았던 무라야마 담화(전후 50년 담화)의 4개 핵심 키워드(식민지배, 침략, 사죄, 반성)를 모두 거론은 했지만, 실제 내용은 무라야마 담화의 역사인식에서 대폭 후퇴한 것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한국의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가해국 일본의 지도자가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로 보기 어려운 담화를 발표함에 따라 역사인식을 둘러싼 한일간 갈등은 상당기간 지속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2013년 4월 23일)'고 발언하고, 일본인 A 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2013년 12월 26일)함으로써 '역사 수정주의' 논란에 불을 붙였다. jhjhcho@yna.co.kr,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