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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 위기> ① 전국 시·도 398곳 부채 74조원태백시 오투리조트의 스키장 공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단체장 민선제 이후 우후죽순 난립…부채 10년간 3배 급증 지자체 공약사업 무리한 추진과 '낙하산 인사'가 주원인 <※ 편집자주 = 지방 공기업의 부채가 작년 말 기준으로 73조6천억원으로 10년 전 21조7천억원의 3배가 넘었습니다. 태백관광공사 등 상당수 지방 공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전국 하수도기업의 적자를 메우느라 작년에만 지방재정 1조3천억원을 투입했습니다. 민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공약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게 재정난의 근본 원인입니다.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지방 공공부문의 개혁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이에 자치단체의 재정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지방 공기업의 실태와 혁신과제를 살펴보는 기획기사 3꼭지를 일괄 송고합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시·도 재정에 생긴 주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방만 경영과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지방공기업의 적자 폭이 커진 탓이다. 태백관광공사를 비롯한 상당수 지방 공기업은 부실 경영으로 파탄 직전의 상황에 몰렸다. 막대한 재정 적자는 해당 지자체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지방민들의 복지 향상과 생활여건 개선에 쓰여야 할 주민 혈세가 줄줄 새는 것이다. 21일 강원도에 따르면 태백관광개발공사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2008년 오투리조트를 완공했지만 잘못된 수요예측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2013년 말 부채가 3천413억원, 부채비율은 무려 1만6천627%에 달했다. 다급해진 태백시가 차입금 중 1천823억원을 지급 보증했지만, 시한폭탄을 떠안은 형국이 됐다. 태백시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이다. 태백시의 작년 말 채무비율은 35.3%로, 전국 지자체 평균 15%의 배 이상이다. 행정자치부가 지정하는 재정위기 지자체 1호가 될 우려가 크다. 부산관광공사도 2013년 1월 출범했지만 매년 20억원 안팎의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부산시가 매년 70억원을 출자했음에도 수익사업 발굴과 경영개선 성과가 미흡한 게 근본 원인이다. 부산시가 2013∼2017년 출자하는 현금·현물 등 800억원은 모두 적자를 메우는데 투입될 예정이다. 시민 혈세가 지방공기업의 적자 보전에 사용되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 2월 발표한 '지방공기업 재무건전성 평가' 보고서를 보면 부실투성이인 지방공기업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2009∼2013년 전국 397개 지방공기업에 대한 지자체 지원 금액은 무려 10조9천억원이다. 지방공기업의 손실을 메우느라 국내 2대 도시 부산시의 연간 예산과 비슷한 액수를 투입한 셈이다. 지방공기업의 부채 규모는 해마다 늘어나 지방재정을 더욱 옥죈다. 전국 398개 지방공기업의 부채 규모는 2010년 62조9천억원, 2011년 67조8천억원, 2012년 72조5천억원, 2013년 73조9천억원이다. 2002년 이후 11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부채 규모가 1천억원을 넘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부채중점관리기관만 26곳에 이를 정도로 재정난은 심각하다. 그나마 작년 지방공기업 부채 규모는 73조6천억원으로 전년도보다 약 3천억원 감소했다. 이 추세가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지방공기업의 적자 누적은 임기 내에 성과를 올려야 하는 시·도지사가 공약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심화한 측면이 있다. 일정 규모 이상 사업을 추진하려면 외부 전문기관의 사업타당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검토기관을 지방공기업이 선정하다 보니 무리한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거는 사례는 거의 없다. 제동장치 없는 차량이 경사로에 놓인 형국이다. 이남규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체장이 임기 안에 뭔가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에 타당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일단 저질러놓고 보자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며 "지방공기업의 사업 추진 효율성에 대한 통제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논리에 따라 '자리 나눠먹기' 식으로 주요 보직을 채우는 관행도 지방공기업 경영 부실화의 한 원인이다. 전문성을 갖춘 인물보다는 퇴직 간부나 지방선거 당선에 도움을 준 인물들이 경영진에 중용된다. 지방공기업의 인사·조직 혁신을 어렵게 하는 이유다. 지방공기업이 시·도마다 우후죽순처럼 설립되는 현상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대목이다. 지방공기업은 지자체가 지정한 전문기관의 타당성 검토 후 행자부와 협의를 거치면 조례 제정으로 설립할 수 있다. 이 역시 지자체 의도대로 타당성 검토결과가 나오기 일쑤고 상위기관 협의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인천관광공사는 시 재정난 악화를 우려하는 시민단체와 지역 야당의 거센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인천시 의도대로 오는 9월 설립이 추진된다. 홍형득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공기업의 재정건전화를 위해 자율성은 부여하되 무분별한 사업확장이나 방만 경영, 낙하산 인사, 주인의식 결여, 고비용의 인적 구조 등은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지방공기업의 재정 건전성 악화는 지자체뿐 아니라 중앙정부의 재정까지 위협하자 중앙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행자부는 지난 3월 지방공기업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지방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종합처방을 내린 것이다. 지방공기업 설립요건 및 신규사업 타당성 검토 강화, 경영평가 체계 개편, 부실기업 신속 청산 등이 주요 골자다. 혁신방안에는 설립 타당성 검토를 행자부가 지정한 독립 전담기관에 맡기고 사업실명제로 신규사업 때 책임성을 높인다는 내용도 있다. (강종구 임보연 심규석 최수호 황봉규 신정훈 김준호 임청 전승현 이상현 최찬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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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대회> 최종 점화 '깜짝' 주인공은 박찬호·양학선(종합2보)박찬호, 17회 버펄로 대회에서 두각 나타내 LA다저스 입단양학선, 광주의 아들로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광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최종 성화 점화의 깜짝 주인공은 '코리언 특급' 박찬호(42)와 '도마의 신' 양학선(23)이었다. 박찬호와 양학선은 3일 밤 광주 서구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식에서 성화대에 함께 불을 지폈다. 밤 10시를 넘기면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육상 멀리뛰기 은메달리스트 김덕현이 성화를 들고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 입장했다. 이후 최은숙(펜싱), 김택수(탁구), 임금별(태권도), 양학선(체조)으로 이어 달린 이후 최종 점화는 박찬호와 양학선이 함께 맡았다. 임금별로부터 성화를 건네받은 양학선은 무대 위에서 기다리던 박찬호에게 성화를 전달했고, 이어 두 사람은 함께 성화대에 불을 밝혔다. 박찬호는 유니버시아드와 인연이 있고, 양학선은 고향인 광주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박찬호는 한양대에 다니던 1993년 미국 버펄로에서 열린 제17회 하계유니버시아드 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박찬호는 대표팀 1차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다른 선수의 부상으로 결국 이름을 올렸고, 1승 3세이브를 기록하며 한국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 U대회 > 최종 주자는 박찬호 최종 주자는 박찬호 (광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3일 오후 광주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에서 양학선과 최종주자인 박찬호가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빛고을 광주에서 '창조의 빛, 미래의 빛(Light up Tomorrow)'이란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총 21개 종목 272개의 금메달을 놓고 세계의 대학 스포츠 선수들이 12일간의 열전을 펼치게 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내며 종합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5.7.3 hihong@yna.co.kr 박찬호는 공주고 시절 고교야구에서 손꼽히는 강속구를 던졌지만 제구력이 들쭉날쭉해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위력적인 공을 던지면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받았고, 이듬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광주체중, 광주체고를 나온 '광주의 아들' 양학선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 이후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2011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 기계체조 선수권 대회에서 도마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체조계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당시 양학선은 비닐하우스에서 어렵게 사는 가정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역경을 극복하고 꿈을 이룬 효자'의 모습으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인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성화 점화는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 때문에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는 최종 점화자의 신원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 U대회 > 불 밝힌 성화 불 밝힌 성화 (광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3일 오후 광주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에서 양학선과 최종주자인 박찬호(왼쪽가 점화한 성화가 환하게 타오르고 있다. 빛고을 광주에서 '창조의 빛, 미래의 빛(Light up Tomorrow)'이란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총 21개 종목 272개의 금메달을 놓고 세계의 대학 스포츠 선수들이 12일간의 열전을 펼치게 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내며 종합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5.7.3 hihong@yna.co.kr 대회를 앞두고는 광주 지역 출신 여홍철(체조) 아니면 김덕현(육상)이 최종 점화자라는 추측이 나왔다. 여홍철은 1991년 영국 쉐필드 U대회에서 도마 금메달을, 1993년 미국 버팔로 U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멀리뛰기 한국기록 보유자인 김덕현은 2007년 태국 방콕 U대회 금메달리스트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한류스타 이영애가 점화자로 깜짝 등장했다는 점에서 대중성이 많은 연예인의 이름도 오르내렸다. 대표적으로 가수 겸 배우인 수지가 있다. 광주 U대회 성화는 5월 18일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채화한 성화와 6월 2일 무등산국립공원 장불재에서 채화한 성화를 합화한 것이다. 성화는 6월 4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3천명이 넘는 주자들과 함께 광주를 상징하는 '빛 광'(光)자 형태로 전국을 돌았다. 성화는 제주 성산일출봉과 경북 안동 하회마을, 경주 월성지구 첨성대, 춘천 물레길 카누봉송 등 전국의 명소를 돌며 광주 U대회를 알렸다. 박찬호와 양학선이 공동 점화한 성화는 U대회 기간(3∼14일)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을 밝힌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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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표절 부인 엿새 만에 인정…논란 진정되나(종합)'문학권력'의 담합구조 혁파 과제 이제부터 표절 법적 입증 여전히 어려워…검찰 일단 관망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소설가 신경숙(52)이 23일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표절을 사실상 인정하고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표절 논란은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작가 개인을 둘러싼 표절 의혹 시비는 우선 중요한 매듭을 풀었다고 볼 수 있으나 명백해 보이는 표절 의혹이 공식 제기된 지 무려 15년이 지나서야 논란 해소의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문학계가 뼈를 깎는 자성과 비상한 상황 인식 및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아니 이제야 발화하는 시점이라는 게 문단 안팎의 대체적 인식이다. 신 작가의 표절 의혹이 제기된 뒤 봇물 터지듯 문학계의 '문학권력' 담합구조에 대한 폭로성 지적들이 잇따른 건 대형 상업출판사들과 일부 '잘 팔리는' 작가들의 담합 구조, 이른바 '주례사 비평'으로 상찬만 더하는 비평가들의 기생 구조, 대학의 문예창작과와 각종 문학상 심사위원들 간의 결탁 구조로 질식되어만 가던 창작 공간의 현실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하기에 신 작가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은 본격적인 공론화와 개혁의 출발점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15년전인 2000년 문학비평가 정문순이 문예중앙 가을호를 통해 지난 16일 소설가 이응준이 제기한 표절 의혹을 포함하는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이를 묻어버린 문단 비평가 집단의 건강성 문제다. 이응준은 16일 기고문에서 비평가 집단을 포함한 문단을 향해 "뻔뻔한 시치미와 작당하는 은폐"로 일관했으며, 결국 "표절의 환락가화"했다고 공격했다. 연장선상에서 작가들이 표절에 둔감해온 우리 현실도 도마 위에 오른다. 윤희상 시인의 시 '무거운 새의 발자국', '멀리, 끝없는 길 위에' 두 편의 시 제목을 자신의 단편 제목으로 그대로 가져다 쓴 신 작가는 "당시 문단에서 종종 있던 일"이라며 "만약 그게 잘못된 일이었다면, 혹시 섭섭한 마음을 가졌다면 제가 잘못 살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문단 전체의 표절, 가져다 쓰기에 대한 둔감한 태도는 되짚어볼 대목이다. 비평가 김명인은 2002년 발간된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 게재한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신경숙 소설 비평의 현황과 문제' 비평에서 작가에 대한 비평 없이 상찬만 늘어놓는 비평이 특정 작가에 대한 거품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문학계의 건강한 생태계를 해친다고 지적했다. 김 비평가는 특히 소설 말미에 붙는 '해설'이 사실상 작가에 대한 비평의 전범이 되는 현실 속에서 비평가들이 작가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취하기 어려웠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마치 작품집 출간의 '들러리'를 서는 일과 같아서 비판적 평론은 '남의 죽에 코 빠뜨리는' 일종의 행패로 받아들여져왔다는 것이다. 한 문학비평가는 "상업출판사가 운영하는 문예지를 통해 작가 작품을 게재하고, 주례사 비평으로 포장해 다시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결탁 구조가 온존하는 한, 또 유명 작가들이 신예들의 작품을 마음대로 도용하고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현실의 혁파 없이 문단의 건강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 작가가 표절을 사실상 인정했음에도 표절의 법적 책임을 묻기엔 여전히 무리라는 게 저작권 전문가들의 다수 견해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이 지난 18일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은 신 작가가 표절 작품을 발표해 창비와 문학동네로부터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혐의를 앞세웠다. 유병한 전 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표절은 법과 도덕 문제 양면으로 봐야 한다"며 "작가가 도덕적 영역에서 표절을 인정했더라도 법적으로 표절을 입증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검찰 또한 현재 고발인 조사를 할 단계는 아니며, 원작을 비롯해 관련자료를 검토해 본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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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깊지 못한 공직자 언행 반복돼선 안된다(서울=연합뉴스) 연이어 보도된 공직자들의 사려 깊지 못한 언행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경남지역에서는 근로자들이 체불 임금을 받기 위해 부산지방노동청의 근로감독관을 찾아갔는데 도움을 받기는 커녕 모욕만 당했다고 한다. 이 근로감독관은 "요새 노예란 말이 없어 그렇지 노예적 성질이 근로자성에 다분히 있다. 현재의 노동법도 옛날 노예의 어떤 부분을 개선했을 뿐이지 사실 이게 돈 주고 사는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근로감독관이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근로감독관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근로조건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기본적으로 근로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어려움을 듣고 법이 정해진 범위 내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도 노동 관련 법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듯한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토대로 억울함을 호소하러 온 민원인에게 오히려 자괴감만 안겨줬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근로감독관은 한 명이 무려 2천개에 이르는 사업장을 담당해야 할 정도로 힘든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일은 어려움 속에서도 성실하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수많은 다른 근로감독관들을 맥빠지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세월호 유가족과 장애인들을 향한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의 부적절한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종로서 경비과장은 지난 18일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유가족과 시민들을 향해 방송을 통해 "불법집회에 참가한 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십시오", 경찰관들에게는 "우리 경찰관 아주 잘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등 집회 참가자들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했다고 한다. 또 20일 장애인의 날 집회에서는 기동대원들에게 "오늘은 장애인들의 생일 같은 날", "우리 경찰관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등의 말을 늘어 놓았다고 한다. 경비과장은 나쁜 의도로 한 말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야유나 비아냥으로 느낄 만한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가족 품으로 돌아가라'고 한다거나, 불편한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와 사회적 관심을 호소하는 장애인들에게 '잔칫날'이라는 식으로 얘기한 것은 백번 양보해도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정부 정책이 언제나 모든 국민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불만이 있거나, 소외되거나, 손해를 보는 국민은 있게 마련이다. 정부는 그들의 불만을 경청해 시정할 수 있으면 시정하고 당장 해결이 어려운 경우에도 그들의 마음을 달래고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도 상처난 국민의 마음을 더욱 후벼 파는 언행을 해서야 공직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종로서 경비과장을 인사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도 근로자를 노예로 지칭한 근로감독관을 직위해제한 데 이어 추가 징계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한다. 시의적절하고 당연한 조치이다. 이와 함께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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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후 공공기관 '관피아' 줄고 '정피아' 늘었다관료 출신 161→118명 vs 정치권 출신 48→53명연합뉴스, 300개 기관 전수조사 결과 분석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이광빈 김승욱 차지연 기자 = 지난해 4월의 세월호 참사 이후 1년간 공공기관 임원 중 '관(官)피아'는 줄고 '정(政)피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료사회의 '적폐(積弊)'가 부각되면서 관피아가 밀려난 자리를 슬그머니 정치권 출신들이 차지한 모양새다. 연합뉴스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실을 통해 공기업 28곳, 준정부기관 85곳, 기타 187곳 등 공공기관 300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으로 기관장·감사 397명 중 118명(29.7%)이 '관피아'로 분류됐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공항공사, 한국조폐공사, 한식재단 등 16곳은 자료를 주지 않아 이번 분석에서 빠졌다.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인 관피아는 낙하산 인사로 내려앉은 관료 출신 집단을 일컫는 말이다. 공공기관의 독립성 훼손과 정부 부처와의 유착 관계 같은 폐단이 드러나 세월호 사고 이후 대표적인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다. 세월호 사고 당시 기관장·감사 397명 중 관피아는 161명(40.6%)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1년 새 관피아 숫자가 118명으로 43명(26.7%)이나 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5일 오전 대구 동구 신서동 한국가스공사 정문 앞에서 가스공사 노조가 김흥기 감사위원 임명에 반대하며 김 위원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공공기관 임원 중 관피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40%에서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직위별로 보면 기관장은 세월호 사고 이전 115명에서 지난달 91명으로, 감사는 46명에서 27명으로 줄었다. 줄긴 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낙하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 이후부터 올해 3월 말 사이에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 141명 중 관피아로 분류된 인사가 18명(12.8%)이었다. 이중 13명이 기관장, 5명이 감사 자리를 얻었다. 세월호 이후 관피아 기관장·감사가 물러나면서 생긴 대부분의 자리는 '정피아'가 꿰찬 것으로 분석됐다. '정피아'는 정치인과 마피아의 합성어로 국회의원이나 의원 보좌관, 정당 관계자 같은 정치권 출신 집단을 의미한다. 한 공기업에서 점심시간을 마친 직원 등 관계자들이 회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월호 사고 당시 공공기관 임원 397명 중 정피아는 48명(12.1%)이었으나 올해 3월 말에는 53명(13.4%)으로 증가했다. 정피아 기관장은 24명에서 28명으로 늘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사장이 된 곽성문 전 의원과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 등이 정피아 인사로 도마 위에 올랐다. 자니윤(윤종승)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처럼 정치권과 연관된 '정피아 감사'도 세월호 사고 당시 24명에서 지난달 말 25명으로 늘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임명된 정치권 출신 기관장은 7명, 감사는 12명으로 같은 기간에 새로 임명된 관료 출신 기관장·감사(18명)보다 전체적으로 1명 많았다. 감사로 임명된 정치권 인사가 많은 것에 대해서는 전문성 부족으로 책임이 큰 기관장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자리를 맡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관피아라는 구조적 적폐 구조를 어느 정도 깬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 자리를 정치인이나 교수가 대체하는 것이 국민이 원하는 바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공공기관 낙하산 문제는 개별 기관이 적절한 인물을 뽑을 수 있도록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정신을 철저히 지키는 것에서부터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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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젊은이들도 '동지나 동무'란 표현 안쓴다실습하는 북한 남포수산대학 학생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14.11.21 photo@yna.co.kr 남한 TV 드라마 등 자본주의 문화 접촉에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의 신세대 사이에서 사회주의 국가의 특징인 '동지'와 '동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가 5일 입수한 북한 계간지 '문화어학습' 최신호(2월 27일 발행)는 '언어생활에서의 문화성과 언어예절'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젊은이들이 '동지'와 '동무'라는 표현을 생략하는 경향을 도마에 올렸다. 논문은 "지금 일부 사람들과 청소년들은 '동지', '동무'라는 말은 회의나 공식적인 장소에서만 쓰고 여느 때는 '야, 자' 하면서 거친 말을 하거나 심지어 윗사람이나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반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조선말사전'은 '동지'를 '사상과 뜻을 같이하고 같은 목적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으로, '동무'는 '혁명 대오에서 함께 싸우는 사람을 친근하게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대개 '동지'는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을 부를 때 쓰인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공식 매체에서 종종 '김정은 동지'로 불린다. 사회주의 국가의 주민들이 서로 동질감을 확인하는 용어인 '동지'와 '동무'가 북한 신세대의 입에서 사라져가고 있다는 얘기다. 평양에서 대학을 졸업한 한 30대 탈북자는 "북한 젊은이들이 남한 TV 연속극 같은 자본주의 문화를 접하면서 '동지'와 '동무'라는 말을 촌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문화어학습은 '학생들이 지켜야 할 언어예절'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도 "서로 돕고 이끌며 한 형제처럼 생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학생들 사이에 서로 이름이나 사회적 직무의 뒤에 '동무'를 붙여서 부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친한 동무들 사이에 '동무'라고 하는 것이 어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의 두리에 하나의 사상과 의지로 일심단결된 우리 사회에서 낡은 관점과 태도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동지'와 '동무'라는 말의 사용을 권장하는 것은 신세대의 언어생활을 단속해 사회 기강을 잡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시장경제 확산으로 사회 변화가 진행되자 북한이 과거의 상징체계를 내세워 사회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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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의 두 얼굴…구조조정 속 '高연봉·高배당'금융사들의 고액 연봉과 고배당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40~50대 가장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최고경영자(CEO)는 거액의 연봉을 챙기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SC·외환銀·메리츠화재 등 실적 악화에도 '잇속 챙기기' "경영 성과에 상응하는 배당·연봉 결정돼야"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이지헌 홍국기 기자 = 금융사들의 고액 연봉과 고배당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40~50대 가장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최고경영자(CEO)는 거액의 연봉을 챙기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 중시 정책을 명목으로 실적 악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주주를 위한 배당만 잔뜩 늘린 금융사도 속출하는 실정이다. ◇ 직원 수백 명씩 내보낸 외국계 은행…CEO는 수십억 연봉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실적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영업점 56곳을 폐쇄하고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65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낸 씨티은행은 역대 최대 수준인 2천100억원의 배당금 및 해외 용역비를 미국 본사로 보냈다. 배당액은 509억원으로 순이익 1천120억원의 45%에 달해 은행권 최고 수준의 배당성향(배당액/순이익)을 기록했다. 미 본사에 브랜드 비용, 전산 이용료, 광고비 등으로 지급한 해외 용역비는 전반적인 실적 악화에도 전년보다 200억원 넘게 늘어난 1천600억원에 달했다. 더구나 지난해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은 대규모 구조조정 중에 근로소득 25억원, 퇴직금 46억원 등 총 71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씨티은행 측은 "해외 용역비나 배당, CEO 연봉 등은 글로벌 기준에 비춰볼 때 결코 과도한 수준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한술 더 떴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6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SC은행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2013년 17개, 지난해 44개 등 총 61개의 영업점을 폐쇄한 데 이어 지난해 초 15년 이상 근속한 200여명의 직원들마저 내보냈다. 그런데 SC금융지주는 작년에 영국 본사에 1천500억원의 중간 배당금을 지급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최대 3천억원의 추가 배당마저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 와중인 지난해 초 퇴임한 리처드 힐 전 SC은행장은 급여와 상여금, 복리비용 등 명목으로 총 27억원의 금융권 최고 수준 보수를 챙겼다.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총자산이 400조원 안팎인 신한금융지주의 한동우 회장이나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보다 많은 보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대규모 순손실이 나고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배당을 늘리고 고액 연봉을 챙기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없는 행태"라며 "국부 유출은 물론이거니와 선진 자본주의에서도 유례가 없는 행태임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배당은 대주주 '쌈짓돈'…"성과 무관한 고액 배당, 기업 경쟁력 약화" 국내 금융사도 대주주나 CEO의 이익을 위해 과도한 배당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올해 사장과 15명의 임원은 물론 전 직원의 16%에 해당하는 406명의 직원을 희망퇴직시킨 메리츠화재도 배당을 대폭 늘렸다. 이 회사의 대규모 구조조조정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2013년 1천127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1천127억원으로 줄었으나, 배당액은 322억원에서 4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최대 수혜자는 대주주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으로 무려 8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조 회장은 2012년 메리츠금융지주의 순익이 전년보다 69% 급감할 때 89억원의 연봉과 47억원의 배당금 등 총 136억원을 챙겨 비난을 받았었다. 결국 과도한 보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가 임박하자 자진해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3월 회장직에 복귀했다. 복귀 후 줄어든 연봉을 두둑한 배당금으로 메운 셈이다. 메리츠 측은 "대주주인 조 회장의 지분율이 71%에 달해 많아 보일 뿐 지나친 배당을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동부화재의 경우 2013년 3천886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4천3억원으로 3%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배당은 633억원에서 918억원으로 45% 급증했다. 그 결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는 2013년보다 95억원이 많은 267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리처드 힐 전 SC은행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배당금은 공중분해 위기에 처한 동부그룹의 경영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김 회장의 담보 제공 등에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그룹이 경영 실패로 구조조정에 직면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김 회장 일가가 동부그룹에서 거둬들인 배당금은 총 1천255억원에 달한다. 론스타의 고배당 정책을 비난하던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의 순이익 중 40%를 배당으로 가져가 버렸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의 실적 악화는 이전 대주주였던 론스타가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라며 "론스타가 빠져나간 현재는 과거 4∼5년을 수습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해 다른 은행들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유독 외환은행의 순익만 전년보다 18% 줄어든 것을 뜻한다. 그런데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하나금융은 지난해 이 은행 순익 3천651억원 중 40%인 1천464억원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국민(22%), 우리(28%), 신한(31%) 등 다른 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배당성향이다. 론스타의 과도한 배당으로 충분한 내부 유보가 이뤄지지 못해 투자를 못 했다는 주장에 비춰보면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일부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을 위한 '주주 달래기' 차원의 배당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연우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진의 연봉이나 배당을 높이는 것은 '도덕적 해이' 문제 외에도 회사의 경쟁력과 자금력 약화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오너의 측근이나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진 연봉이나 배당에 제동을 걸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경영 성과와 책임에 상응해 배당성향과 경영진 연봉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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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방조제① 바다 위를 가르는 아름다운 길서해를 가로지르는 새만금 방조제(군산=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전북 군산과 부안을 직선으로 잇는 새만금 방조제가 시원하게 뻗어있다. kjhpress@yna.co.kr (군산=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새만금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34㎞에 달하는 초대형 둑은 역사의 현장이자, 대체 불가능한 풍경을 선물하는 여행지다. 자연과 인공의 거대한 결합, 방조제와 섬의 기묘한 만남은 새만금의 풍경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바다 위에 그려진 길고 긴 선을 따라 새만금을 살펴본다. 새만금방조제의 시작은 전북 군산 비응항, 끝은 부안 변산반도다. 1991년에 착공해 완성하는 데 만 20년이 걸렸다. '바다 위의 만리장성'이라고 불리는 방조제 위에는 왕복 4차선 도로가 건설됐다. 33.9㎞를 거침없이 달릴 수 있는 이 도로는 대체가 불가능한 드라이브 코스다. 도로 중간에 마련된 전망대에 올라서면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서해, 방조제, 간척지, 호수가 일렬로 이어지며 만들어내는 광활한 풍경은 상상 그 이상이다. 드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며 자연과 인공이 함께 만들어낸 새만금의 속살을 확인해 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임에 틀림없다. 평화로운 야미도(군산=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새만금 방조제와 연결되어 있는 야미도. 이 작은 어촌 마을은 일출, 일몰의 아름다움 때문에 출사객의 사랑을 받는다. kjhpress@yna.co.kr 새만금방조제를 중간쯤 지나다 보면 방조제와 연결된 섬 두개를 볼 수 있다. 큰 섬이 신시도, 작은 섬이 야미도다. 두 섬은 군산시 옥도면에 딸린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가장 동쪽에 있어 방조제와 이어졌다. 신시도와 야미도에는 고군산군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신시도 주차장 뒤편의 고갯길을 15분쯤 오르면 월영재가 나타난다. 주민들은 월영재를 거쳐 섬을 드나든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10분쯤 산길을 더 오르면 월영봉이다. 산 아래로 낮은 섬들이 구름과 함께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도와 춤추는 무당의 모습을 닮은 무녀도, 거센 바람과 풍랑을 막아주는 방축도,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등대가 있는 말도 등이 지는 태양에 포근히 감싸인 저녁 무렵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신시도는 통일신라시대 대학자 최치원이 반해 눌러앉았다는 이야기처럼 섬의 자태가 빼어나다.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갯벌과 자갈길이 이어져 있고, 구릉은 소나무로 덮여 겨울철에도 푸르다. 물이 얕고 모래가 깨끗한 해수욕장도 여럿 있다. 월영봉, 해발 199m에 있는 199봉, 서해 비경이 한눈에 보이는 대각산 전망대를 모두 거쳐 몽돌해수욕장, 은골저수지, 신시도마을, 안골저수지, 제방을 쭉 돌아보면 5시간쯤 걸린다. 한나절 태고의 풍경을 벗 삼아 사색에 잠기고 싶은 여행자라면 놓칠 수 없는 산책 코스다. 야미도도 일출, 일몰의 아름다움 때문에 출사객이 사랑하는 장소다. 신시초등학교 야미분교 뒤로 난 산길을 오르면 육각 지붕을 얹은 정자가 나온다. 저 멀리 노을을 배경으로 검은 모습을 드러내는 선유도의 자태가 환상적이다. 비응항 쌍둥이 등대(군산=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쌍둥이 등대가 해질 무렵 조업 중인 배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불빛을 내고 있다. kjhpress@yna.co.kr해가 질 무렵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지나가는 길손에게는 새만금의 장엄한 해넘이가 최고의 선물이다. 검게 변해 가는 바다와 온 하늘을 물들이는 붉은 노을, 코끝을 찡하게 하는 차가운 바닷바람과 바람이 전해주는 소금 냄새. 새만금방조제 위에서의 노을 구경은 오감을 자극하는 신선한 체험이다. 해가 지면 비응항 쌍둥이 등대는 불빛으로 온몸을 감싼다. 먼 바다에서 조업 중인 배와 선원의 안녕을 응원하는 등대의 조화는 그 아름다움과 목가적인 분위기 때문에 한 편의 그림으로 기억된다. ◇ 새만금의 과거와 미래를 한눈에 새만금홍보관은 서해안 바다 위에 생겨난 새로운 땅인 새만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오래전부터 옥토로 유명했던 김제·만경평야가 '새만금'으로 다시 태어나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상상해 볼 수 있는 장소다.새만금 홍보관(군산=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변산반도에 있는 새만금홍보관. 3층 전망대에서는 시원하게 뻗어 있는 새만금방조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kjhpress@yna.co.kr새만금홍보관은 새만금방조제의 한쪽 끝인 부안군 변산면에 있다. 방조제 드라이브를 시작하기 전, 또는 마친 후 '대역사'의 현장을 한눈에 보려고 찾는 곳이다. 지상 3층 규모의 홍보관을 효율적으로 둘러보려면 3층에서 관람을 시작해 1층으로 내려오는 편이 좋다.3층에는 새만금전망대가 있다. 직선으로 끝없이 뻗은 33.9㎞의 방조제가 유리창 너머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구름과 해무가 걷힌 맑은 날에는 15㎞ 앞 신시도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왼쪽의 서해 바다, 오른쪽의 드넓은 간척지는 자연과 기술을 상징적으로 대비한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간척지는 앞으로 관광레저용지로 개발될 곳이다.새만금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은 전망대 반대편에 있는 복도형 전시관에서 시작된다. 새만금 개발 사업은 한국전쟁과 1960년대의 가뭄, 1970년대의 식량 파동으로 식량 자급자족이 중요한 목표가 되면서 추진됐다. 하지만 사업은 순조롭지 않았다. 1991년 첫 삽을 떴지만, 방조제가 완성되기까지는 20년 가까이 걸렸다. 홍보관은 시화호 오염 논란 등 새만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그 이유, 재판 과정, 건설의 역사를 사진과 그래픽으로 자세히 설명한다. 새만금 역사를 한눈에(군산=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새만금홍보관에서는 방조제 건설의 역사와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적 갈등을 시간대별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kjhpress@yna.co.kr각종 통계 자료도 눈길을 끈다. 새만금에는 축구장 3만7천130개가 들어갈 수 있고, 방조제 건설에 투입된 토석량은 1억2천300만㎥, 한 해 투입 인력은 237만 명, 건설장비는 91만 대였다.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새만금의 모습과 예로부터 간척 사업이 활발했던 일본과 네덜란드의 간척 역사,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확인한 기네스 인증서 등도 눈길을 끈다.홍보관은 새만금방조제 명소화 사업과 토지 이용, 도시 인프라 구축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한다. 간척 사업으로 육지가 되는 새로운 땅은 복합도시 67.3㎢, 농업용지 85.7㎢, 신재생에너지용지 20.3㎢, 과학연구용지 23.0㎢, 생태환경용지 42.4㎢ 등으로 개발된다. 2층에 있는 모형 영상관에서는 어떤 부지가 어떤 용도로 이용되는지 구분해서 볼 수 있다. 1층 새만금 아카이브에서는 전문자료 검색이 가능하고, 새만금 극장에서는 방조제 건설 과정과 공사 완성의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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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사업으로 시작한 연극단이 배우 배출 통로>해운대 풍자연극단 이끄는 강지은 영화감독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부산 해운대구가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운영하는 '풍자연극단'을 이끄는 강지은 영화감독이 29일 극단 운영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이 연극단에 참가한 주민 4명이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2015.1.29 youngkyu@yna.co.kr 부산 해운대구 풍자연극단 단원 4명 배우로 활동영화 '도마뱀' 연출한 강지은 감독 등이 연기 지도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부산 해운대구가 지난해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시작한 '풍자연극단'이 신인 배우를 배출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풍자연극단은 해운대구가 지난해 3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 운영을 시작한 공연 단체이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연극에 관심 있는 주민을 오디션을 거쳐 선발해 하루 4시간씩 연기 지도를 하고 하루 수당 2만5천여원을 지급한다. 참가자들의 '무대 울렁증'을 없애고 주민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려고 주로 단막극이나 콩트를 공연한다. 이 연극단에 참여한 일반인 7명 가운데 무려 4명이 전업 배우가 되거나 영화에서 엑스트라로 출연하고 있다고 해운대구는 29일 밝혔다. 해운대 풍자연극단 이끄는 강지은 영화감독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부산 해운대구가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운영하는 '풍자연극단'을 이끄는 강지은 영화감독이 29일 극단 운영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이 연극단에 참가한 주민 4명이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2015.1.29 youngkyu@yna.co.kr 박지수(33·여) 씨는 지난해 말 극단 '스토리팜'의 배우가 됐다. 정임섭(42), 김지희(33·여), 송준승(34) 씨는 부산영상위원회에 배우로 등록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특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연기연습에 매진한 정씨는 최근 누적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놀라운 성과를 거둔 데는 전문가의 열띤 연기 지도가 있었다. 영화 '도마뱀'을 연출했던 강지은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인 오승일 씨가 해운대구 행복나눔센터에서 풍자연극단을 이끈다. 배우 배출 통로 된 해운대 '풍자연극단' (부산=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가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운영하는 '풍자연극단' 단원들이 지난해 공연하는 모습. 이 연극단에 참가한 주민 4명이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2015.1.29 << 풍자연극단 제공 >> youngkyu@yna.co.kr 영화 '공공의 적', '실미도' 등의 조감독을 맡기도 했던 강 감독은 고향인 부산에 머물면서 연극단을 진두지휘한다. 배우의 기본인 걸음걸이와 발성은 물론 표현력을 키우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오 작가가 쓴 단막극과 콩트를 연습시켜 무대에 올리기도 한다. 지난해는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의 콩트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두고 벌이는 가족 이야기를 다룬 단막극을 지역 축제 때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강 감독은 "오디션 때 떨려서 자기소개도 못하던 분들이 무대 위에서도 당당하게 연기하는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감동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풍자연극단은 전문 배우가 할 수 없는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꿈을 찾아주는 곳"이라며 "참가자들의 열정이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배우 배출 통로 된 해운대 '풍자연극단' (부산=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가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운영하는 '풍자연극단' 단원들이 지난해 공연하는 모습. 이 연극단에 참가한 주민 4명이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2015.1.29 << 풍자연극단 제공 >> youngkyu@yna.co.kr 강 감독은 올해는 어린이집을 찾아다니며 건강을 주제로 한 콩트를, 복지관을 돌며 치매예방을 주제로 한 단막극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운대구는 이달 말까지 제2기 풍자연극단 단원을 모집하고 오는 2월 초 공개 오디션을 거쳐 10명을 선발한 뒤 3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예산으로 4천만원을 책정했다. 해운대구의 한 관계자는 "풍자연극단을 만들면서 일자리 창출사업이 맞느냐는 지적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는데 성과가 예상보다 일찍 나왔다"면서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문의 ☎ 051-749-2902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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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세계선수권 도마 예선 1위…리세광 3위양학선 '쓰카하라 트리플'(자료사진)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 10위…김한솔 마루운동 결선 진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이 세계선수권대회 도마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명예 회복을 향해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양학선은 3~4일 중국 난닝 광시스포츠센터체육관에서 열린 2014 국제체조연맹(FIG)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 도마 예선에서 1·2차 평균 15.449점을 받아 전체 1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2위에는 러시아의 데니스 아블랴진(15.383점), 3위에는 북한의 리세광(15.250점)이 각각 올랐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양학선을 밀어내고 도마 금메달을 목에 건 홍콩의 섹와이훙은 15.149점을 받아 7위로 결선 진출 자격을 갖췄다. 양학선은 1차 시도에서 난도 6.0의 '여2(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두 바퀴 반 비틀기)' 기술로 15.449점을 획득했다. 2차 시도에서 역시 난도 6.0의 '쓰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비틀기)'로 15.533점을 손에 넣었다. 양학선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여2'와 '쓰카하라 트리플'로 도마 예선을 통과한 뒤 결선에서 세계 최고 난도인 6.4의 '양학선'과 '양학선2'를 시도한 바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도마 은메달에 그쳐 대회 2연패에 실패한 양학선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도마 결선은 12일 열린다. 한편 한국 남자 기계체조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10위를 기록, 8개국이 출전하는 결선 무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단체전에서는 중국, 일본, 미국, 영국, 러시아 순으로 '톱5'를 형성했다. 한국은 양학선 외에도 '유망주' 김한솔이 마루운동에서 15.500점으로 전체 7위를 차지해 종목별 결선 진출자 2명을 배출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인 우치무라 고헤이(일본)는 개인종합 예선에서 6종목 합계 92.165점을 획득,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우치무라는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5연패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