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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500년전 잃어버린 제국 '아라가야'…"이젠 함안엘 가봐야 해"수백기 주인없는 무덤 알려진 것 거의 없어…최근에 기승문화 증거 마갑(馬甲) 출토 여행의 참맛은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것'을 만나는 데 있다.지금은 여행의 시대다. 아무리 삶이 팍팍할지라도 자신을 위해 비용과 시간을 내는 데 주저하지 않으니 말이다.가까운 일본과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으로 휴가를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도 많다. 비행기에서 만나는 여행객 가운데는 '가거나 보고 먹어야 할 것'들을 빽빽하게 적은 리스트를 갖고 다닌다. 여행사가 만든 일정표를 능가하는 것도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다.하지만 한번쯤 그런 여행에서 벗어나 보면 어떨까.자칫 미션 수행하듯 사진 찍고 흘러가 버리는 여행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가끔 호젓한 '시골동네 여행'을 떠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좋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예상치 못한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읍내 한가운데 자리잡은 말이산 고분군은 1천500년 세월을 말없이 그 자리를 지켜왔다.(성연재 기자)◇ 어∼ 이런 곳이?…의외의 장소에서 만난 의외의 풍경 그저 그런 농촌으로만 알고 떠난 경남 함안군은 '잃어버린 제국' 아라가야의 핵심지였다. 함안군청 바로 뒤. 유네스코 유적에 잠정 등록된 아라가야의 고분인 '말이산 고분군'이 자리잡고 있다.잠정 등록은 말 그대로 연구와 자료 수집을 거치면 세계유산 등재 신청이 가능하다는 뜻이다.엄밀히 말하면 1천500년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아라가야 유적지 발 밑에 군청이 들어선 것이라 말할 수 있다.얼핏 보기엔 10여 기 남짓이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줄잡아 200여 기가 넘는다고 한다. 유적도 거의 발굴되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 어떤 게 출토될지 알 수 없다.어쩌면 '메가톤급 역사(?)'가 발굴될지도 모를 일이다.이 수많은 무덤의 주인공들이 누구인지조차 지금껏 알려져 있지 않다.역사는 승자의 것이었기 때문이리라.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온 국가다. 경남 김해에 있었던 금관가야를 비롯해 함안·고성, 경북 고령·성주·상주에 6개의 소국이 있었다. 그러나 이 아라가야도 강대국인 신라에 흡수됐고 그들의 역사는 잊혀졌다.그야말로 '잃어버린 제국'이다.가장 최근 발견된 것은 인근 아파트 공사 때였다.이때 발견된 것이 말의 갑옷인 마갑(馬甲)이다. 2/3가량이 복구된 말 갑옷은 이곳에서 기승문화(騎乘文化)가 발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함안 승마공원의 말들(성연재 기자)함안은 말과는 유난히 인연이 깊다. 최근에는 가야읍 봉수로에 승마공원이 들어섰다. 44만9천여㎡의 부지에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을 비롯해 승마장 등 다양한 시설을 자랑한다.이외에도 함안은 의외로 가볼 곳이 넘친다. 입곡지[연합뉴스 자료사진]거대한 저수지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현수교가 인상적인 '입곡지'를 찾는 것도 좋다.물 위로 얕게 떠 있는 현수교를 걸어 저수지 맞은 편으로 다가가면 수십m 높이의 적벽이 눈에 들어온다.저수지 상류에는 입곡산림욕장이 있다. 주변에는 낚시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저녁에는 '악양둑방'을 가보는 것도 좋다.저 멀리 지는 해와 함께 풍차 사진을 찍어보면 작품사진이 된다.함안 악양둑방은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다(성연재 기자)◇ 맛집 함안의 전통적인 먹거리는 장어다. 시내 어디를 가더라도 맛난 장어를 맛볼 수 있다.양념된 장어를 식지 않도록 촛불로 데워주는데, 식감이 고소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양념과 함께 깨를 뿌려 고소한 함안 장어(성연재 기자)장어를 제외하고는 공교롭게도 이번 함안 여행에서 만난 맛집들은 모두 전라도 사람들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이 곳 경상도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이 아닌, 호남에서 온 사람들이 연 집이었다.시골에서는 아침 식사가 되는 곳을 찾기 힘들다. 어렵사리 수소문해서 이면도로에 있는 한 식당을 찾아 김치찌개를 시켰다. 전라도가 고향이라고 한 안주인은 "남편은 관광버스 기사를 하고 나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고향을 떠나온 지 20년 만인데, 완전히 자리를 잡아 제2의 고향이 됐단다. 또 다른 한 식당의 안주인 역시 전라도 출신이다. 8천원짜리 정식을 시켜도 양념 잘 밴 꼬막이 나왔다. 투박한 경상도식 밥상을 기대했다가 갖가지 맛깔스러운 반찬이 가득한 전라도식 밥상을 받아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너무나 맛나게 먹어 연속해서 3번을 계속 갔다. 그때마다 반찬이 다 달랐다. 어떤 때는 아귀가 나오기도 했다. 8천원짜리 찌개를 시켜도 꼬막이 나오는 식당(성연재 기자)혼자 시장을 가서 제철 신선한 음식 재료를 해온다고 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남편과 함께 함안으로 이사 왔지만 사별했다고 한다.그 후 딸은 경기도 안성으로 이사를 했다고 했다. 그래도 사람들과도 정이 들어 단골들에게 맛난 음식을 서비스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좋아 계속해서 함안에 살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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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 시에서 ‘한국의 맛’ 알려수원시는 25~28일(현지 시각) 국제자매도시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 시의 지역 축제 ‘제7회 클루지의 날’에서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K-푸드행사’(Korean Food Event)를 열었다. 시는 한국조리사 협회 수원시지부 소속 한식 전문 조리사 2명을 현지에 파견해 한국 음식을 현지 시민들에게 소개했다. 불고기 250인 분, 잡채 600인 분, 닭강정 250인 분 등 대표적인 한국 음식을 준비해 축제 참가자를 대상으로 시식행사를 열었다. 배추김치를 직접 담그는 등 다양한 한식 조리법을 알려주는 체험행사도 열려 현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루마니아 현지 전문 조리사들을 초청해 수원 양념갈비를 비롯해 불고기, 닭강정, 파전, 김밥 등 외국인에게 특히 인기 높은 한국 음식의 조리법을 전수하기도 했다. 수원시 위생정책과 권용찬 과장은 “문화관광도시 수원, 나아가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음식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매도시 간 우호 증진을 위한 음식문화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지난 1999년 클루지나포카 시와 국제자매결연을 맺었으며, 2011년부터 지역 축제인 ‘클루지의 날’ 기간 중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해마다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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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의 맛' 나주곰탕맑은 국물·부드러운 고기·깔끔한 맛의 삼박자 예부터 '모양은 전주요, 맛은 나주다'라는 말이 전해온다. 그만큼 천년고도 '목사고을' 나주는 맛이 풍부한 고장이다. 나주의 3대 별미라면 곰탕과 홍어, 장어가 꼽힌다. 그중 으뜸은 역시 곰탕. '젊은이 망령은 홍두깨로 고치고, 늙은이 망령은 곰국으로 고친다'고 할 만큼 영양 만점인 곰탕은 기력 증진에 그만이다. 나주와 곰탕의 결합인 나주곰탕은 지역을 넘어 이미 전국의 대표 음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상차림이 간단한 나주곰탕. 일반적으로 김치와 깍두기가 반찬의 전부다. [사진/임귀주 기자]먼저 나주가 곰탕의 본고장이 된 내력부터 살펴보자. 나주는 각종 물산이 풍부한 호남 지역의 오랜 중심지였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5일장이 선 고장 역시 나주다. 나주읍성에 장이 설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장꾼들은 값싸고 양 많은 곰탕을 즐겨 찾았다. 이 곰탕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나주시 중심가에 있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 금성관 앞에 가면 곰탕 전문식당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조선조 때까지만 해도 여유 있는 벼슬아치들이 곰탕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곡창지대인 나주에서는 곰탕 재료인 소가 그만큼 흔했다. 현재 이 일대에는 '나주곰탕 하얀집'을 비롯해 나주곰탕 노안집, 나주곰탕 남평할매집, 나주곰탕 한옥집, 나주곰탕 사매기, 탯자리 나주곰탕, 미향 나주곰탕 등 7개 식당이 반경 100여m 안에 몰려 있다.이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식당은 하얀집. 1910년에 원판례 씨가 문을 열어 2대 임이순, 3대 길한수 씨에 이어 지금은 4대인 길형선 씨가 운영하고 있다. 하얀집은 1904년 문을 열어 1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의 '이문설농탕'에 이어 국내 식당 중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노안집도 1960년부터 3대째 운영 중이고, 남평할매집은 1975년 문을 열었다. 여기 말고도 나주시내에는 두 곳의 곰탕 전문식당이 더 있다.그렇다면 곰탕은 어떤 음식일까? 나주시의 설명에 따르면 곰탕은 장날에 소의 머리고기, 내장 등을 푹 고아 우려내어 팔던 장국밥에서 유래됐다. 곰탕의 '곰'이란 '고다'의 명사형으로 오랫동안 푹 고아서 국물을 낸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어나 몽골어에서 고기 삶은 국물을 의미하는 '공탕(空湯)'이 그 어원이라고 보기도 한다.◇ 뼈 없이 고기만으로 고아낸 국물 커다란 솥이 부글부글 끓는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솟아나고, 노란 국물이 춤추듯 끓어 오른다. 그 사이 쇠고기는 시나브로 부드럽게 부드럽게 삶아져 간다. 곰탕의 육수를 만들고 고기를 삶아내는 무쇠솥의 모습이다. 식당마다 이런 대형 무쇠솥이 2개 이상씩 걸려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곰탕은 소의 뼈를 고아서 육수를 만들기도 하고 뼈 없이 고기만으로 육수를 만들기도 한다. 나주곰탕의 가장 큰 특징은 뼈를 쓰지 않고 고기를 오랫동안 고아낸 국물을 바탕으로 요리한다는 점이다. 물론 원재료인 고기를 하루 정도 찬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빼준다. 그래서 나주곰탕은 다른 지역의 곰탕에 비해 국물이 맑고 개운하단다. 양지, 사태, 등심, 갈비살 등을 넣고 적어도 네 시간 이상 푹 고아줘야 한다는 것이다.곰탕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뭘까? 하얀집의 길형선(57) 대표는 단연 '재료'를 꼽는다. 다시 말해 얼마나 신선한 고기 재료를 구해 어떤 비율로 넣어 어떻게 삶아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그중 맛있는 부위인 양지를 절반가량 무쇠솥에 넣어 충분히 고와 준단다. 남평할매집의 정다혜(35) 대표는 국산 쇠고기 중 최상급만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밥을 짓는 쌀을 비롯해 무, 배추, 고춧가루 역시 고집스러울 정도로 순수 국내산만을 쓴다.담백하면서도 구수하고 맑은 육수를 만들려면 기름기를 최대한 제거해줘야 한다. 원재료에서 지방을 잘라낸 뒤 충분히 삶아주고 이 과정에서 뜨는 기름기도 없애줘야 한다는 것. 삶은 고깃덩어리는 더 잘게 썰어서 다시 삶아준다. 이 과정에서 질긴 부위가 한껏 부드러워져 먹을 때 부담 없이 삼킬 수 있단다. 물론 고기양도 다른 곰탕보다 많다. 노란색, 푸른색, 연갈색, 빨간색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는 나주곰탕◇ 토렴으로 밥알 하나하나에 깊은 맛 나주곰탕의 비결 중 또 하나는 토렴이다. 토렴이란 밥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뚝배기에 밥과 고기를 담은 뒤 설설 끓는 가마솥 국물을 떠서 서너 차례 토렴을 한 뒤 손님상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하면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깊게 배어들어 영양 증진은 물론 먹는 느낌을 극대화해 준다. 손님이 먹을 때 가장 좋은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밥의 온도는 75℃ 안팎이라고 한다. 나주곰탕의 상차림은 매우 간단하다. 김치와 깍두기가 반찬의 전부다. 나주곰탕이 연출하는 간명한 맛의 삼박자라고나 할까. 물론 지단, 파, 고춧가루, 참깨가 고명으로 살짝 얹어진다. 뚝배기 안의 곰탕을 찬찬히 바라보노라면 노란색(지단), 푸른색(파), 연갈색(고기), 빨간색(고춧가루)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김치와 깍두기의 속 깊은 맛이 더해지기에 곰탕은 더욱 식객을 매료한다. 이 김치와 깍두기는 입맛에 따라 먹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별도의 맛을 깔끔하게 즐기려면 탕과 반찬을 차례로 먹고, 맛의 어울림을 동시에 향유코자 한다면 김치나 깍두기를 탕에 넣어 먹으면 된다. 김치를 곰탕에 넣으면 얼큰하고 구수한 맛을, 깍두기 국물을 곰탕에 넣어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고춧가루, 후춧가루, 소금 등의 양념도 취향에 따라 자유로이 선택해 넣을 수 있겠다. 보통의 곰탕에 아롱사태 등 고기를 더 넣는 수육 곰탕의 경우 마늘과 고추, 기름장, 초고추장이 추가된다.식당에서 만난 손님들은 나주곰탕의 맛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며 대체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부산에서 왔다는 안영하(72) 씨는 "국물이 참 맑고 구수하다"면서 "반찬의 깊은 맛도 식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인 김병주(24) 씨는 "잡냄새가 안 나고 개운해 젊은이 입맛에도 잘 맞는다"면서 "외출할 때면 곰탕식당을 즐겨 찾는다"고 웃음 지었다. 서울에서 온 정일윤(54) 씨도 "좋은 고기를 잘 삶아서 그런지 씹는 느낌이 좋다"며 "음식은 역시 본고장에서 먹어야 제맛인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값은 나주곰탕이 한 그릇에 9천원이고 수육곰탕은 1만2천원선이다. 부드럽게 잘 삶아진 쇠고기 수육은 한 접시에 3만5천원으로 넉넉한 식감을 맘껏 즐길 수 있다. 가격은 나주 시내 식당이 동일하다고. 나주목사 내아(관저)인 금학헌 전경 ◇ 곰탕 먹고 역사 명소도 둘러보자 나주곰탕의 전국적 명성 덕분인지 특히 주말이면 이곳 식당들은 넘쳐나는 손님들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인근 지역에서 축제가 많이 열리는 4월과 5월, 9월과 10월, 그리고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면 이곳에 들러 나주곰탕의 진미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식당은 더욱 붐빈다. 하얀집의 길 대표는 "주말에는 하루 2천500여 명, 평일에는 하루 1천500명가량이 우리 식당을 찾아 직원들이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즐거운 비명을 감추지 않았다.한 번 가서 두 개를 얻어 오는 '일거양득(一去兩得)'이랄까? 나주에 가서 곰탕 맛을 즐긴 뒤에는 주변의 역사적 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음식의 맛도 즐기고 역사의 멋도 즐기는 것이다. 조선조의 지방궁궐인 금성관, 나주목사 내아(관저)인 금학헌, 보물 제394호인 나주향교 대성전 등을 찾으면 역사의 깊은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서기 903년에 지금의 지명을 얻은 옛 도읍지 나주는 982년 나주목이 됐고 1895년 나주관찰부가 설치됨으로써 약 1천 년 동안 남도의 명실상부한 중심지 구실을 해왔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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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식품' 라면 가격 줄줄이 인상…삼양식품, 5.4% 올려(종합)대표적 서민식품인 라면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삼양식품은 다음 달 1일부터 삼양라면을 비롯한 12개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한다고 28일 밝혔다.삼양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이 50원 오른다. 삼양라면은 기존 760원에서 810원으로 6.5% 인상된다. 짜짜로니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5.9% 오른다. 불닭볶음면, 나가사끼짬뽕, 맛있는라면, 간짬뽕 등은 각각 5.0% 인상된다. 최근 출시한 불닭볶음탕면, 김치찌개면, 갓짬뽕, 갓짜장 등의 가격은 올리지 않는다.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2년 8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인건비, 물류비, 수프 재료비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며 "대표적인 서민식품인 라면의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라면과 맥주, 과자 등 주요 식품 가격 인상이 계속되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앞서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다른 라면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 여부도 관심사다.이에 대해 오뚜기는 "올해는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팔도 관계자는 "부자재 가격 상승 등 인상 요인은 있지만 라면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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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무등산'격동의 역사 바라본 산증인…광주 대표 이미지 (광주=연합뉴스) 1980년대 광주 시민들은 새해 첫날을 무등산에서 맞았다.금남로나 충장로의 선술집에서 대취한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증심사가 종점인 시내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무등산에 올랐다.힘든 새벽 산행도 술기운으로 이겨내고 중봉에 올라 밝아오는 태양을 보며 민주와 자유를 외쳤다.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도심 속에 자리 잡은 무등산은 오랜 세월 넉넉하게 모두를 품어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자 광주의 역사를 지켜본 산 증인이었다.광주 도심에서 바라본 무등산 ◇ 언제나 그 자리에…넉넉한 품으로 받아주는 무등산 화창한 4월,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다시 무등산을 찾았다.증심사로 올라가는 길, 시냇물이 조잘대며 먼저 반긴다. 지난 201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등산로가 정비되면서 훨씬 쾌적해졌다.눈부시게 반짝이던 벚꽃은 바람에 날아가고 그 자리에 연초록빛 새순이 돋아났다.붉은 동백꽃이 스쳐 갔다 싶더니 어느새 진달래가 반갑게 고개를 내민다. 흐르는 땀을 연신 닦으며 쉬었다가 오르길 반복하니 어느새 중봉이다.가을이면 은빛 억새가 장관인 이곳은 어머니의 따뜻한 배처럼 평평하고 넓어 포근하다.고개를 들어 정상을 보니 깎아지른 듯 기암괴석이 눈에 들어온다. 서석대와 입석대다.무등산의 운해◇ 해발 1천m에 형성된 주상절리대…세계적으로 '희귀'무등산 정상에는 돌기둥 수십 개가 하늘을 찌르듯 솟아있다.해발 1천100m에 자리 잡은 서석대와 1천17m에 있는 입석대는 오랜 세월 바람과 비를 맞고 굳어져 병풍 모양으로 만들어졌다.2005년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됐으며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 중이다.무등산 입석대 무엇보다 입석대와 서석대의 주상절리는 돌기둥 하나의 크기가 지금까지 남한에서 보고된 것 중 최대로 평가받고 있다.특히 해안가가 아닌 해발 1천m 이상의 고지에 발달한 주상절리대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사례여서 학술 가치가 크다. ◇ 역사가 녹아있는 옛길로 걸어보자 무등산은 증심사를 거쳐 오를 수 있지만, 광주 도심에서 시작해 원효사를 거쳐 가는 '무등산 옛길'로도 갈 수 있다.광주 동구 산수동을 출발해 서석대까지 가는 11.87km 구간으로 한적하게 걸으며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1구간은 광주 도심에서 원효사까지, 2구간은 원효사에서 서석대로 오르는 등산로로 구성됐으며 3구간은 광주 도시에서 충장사를 거쳐 담양 가사문학권까지 갈 수 있다.소에게 길을 물으며 황소걸음으로 걷는다는 '황소걸음길', 나무꾼들이 주로 이용했다는 '나무꾼길',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걸었던 '연인길' 등 재미있는 사연과 함께 걸을 수 있다.증심사 템플스테이◇ 증심사에서 출·퇴근하며 템플스테이 무등산 초입에 자리 잡은 증심사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직장인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출·퇴근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고즈넉한 사찰에서 5박 6일간 머물며 스님과 차담(茶談)이나 촛불 명상을 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광주 도심에서 20∼30분 거리에 있어 출·퇴근하기도 편하다.일요일 저녁에 입소해 금요일 오전까지 이어지며, 참가자는 매일 새벽 예불과 아침 공양, 산책 등에 참여한 뒤 출근하면 된다. (☎ 062-226-0107) ◇ 등산 후 출출하시다고요? 막걸리에 김치, 보리밥은 '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무등산은 등산 후에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풍부하다.증심사 쪽으로 하산했다면 무등산 입구에 즐비한 식당에서 생막걸리에 맛깔나는 광주 김치를 맛볼 수 있다.따뜻하게 데워진 고기 수육 위에 살짝 익은 김치를 얹어 막걸리로 목을 축인 뒤 먹으면 피로가 싹 가신다.무등산 산장 쪽으로 가면 보리밥을 맛볼 수 있다. 한 상 가득 제철 나물에 차려 나오는 보리밥을 열무 잎에 싸 먹으면 알싸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식사 후에는 창이 넓은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도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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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수원王갈비 납시오"해방 후 '수원갈비' 요리 등장…푸짐해서 王 자 붙어 그냥 '갈비'가 아니라 '왕갈비'다. 혹시 왕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닐까? 일견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보다 고기가 크고 푸짐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실제로 같은 1인분이라도 다른 지역의 갈비보다 훨씬 많아 보인다. 이름하여 '수원왕갈비'다. 그럼 왕갈비의 행차를 한번 살펴보자. 풍성한 수원 왕갈비 상차림. 갈비를 중앙에 두고 갖가지 반찬이 빙 둘러 있다. [사진/임귀주 기자]검은 숯에서 붉은 불꽃이 이글이글 피어오른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뜨끈뜨끈해지는 잉걸불이다. 화로 위의 석쇠에 고기를 조심스레 얹어놓는다. 참숯불과 소갈비의 뜨거운 만남! 빨간색의 고기는 서서히 누런색으로 변해간다. 젓가락으로 고기를 굽는 식객의 입에선 금세 침이 꿀꺽 넘어간다. 꼭 식전이어서만은 아니리라.경기도의 대표 음식인 수원갈비. 상차림을 보면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 넓은 상을 빼곡히 채운 반찬도 반찬이려니와 메뉴의 주인공인 소갈비의 크기와 생김새에 압도돼서다. 갈비가 화로와 함께 밥상의 정중앙을 당당히 차지한 가운데 12가지의 밑반찬들은 궁중 하인처럼 시립하듯 그 주변을 빙 둘러 에워싸고 있다. 밥상 위에 재현된 궁궐의 모습이랄까.◇ 일본 강점기 수원에 전국 최대 우시장 경기도 수원이 언제 어떤 연유로 갈비의 본고장이 됐는지 되짚어보자. 수원은 남쪽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사람은 물론 물산이 전국 곳곳에서 집합하고 통과하는 지역인 것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소들이 모이는 건 당연한 일. 일본강점기에는 전국 3대 우시장이 바로 이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수원이 소의 대표적 본향이 된 데는 조선시대 정조의 화성 축성과 관계가 깊단다. 새 도시인 화성을 축성하고 난 뒤 수원을 자립기반의 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둔전(屯田)을 경영했다. 그리고 그 둔전에서 농사를 잘 짓도록 농민들에게 종자와 소를 나눠줬다. 이후 점차 늘어난 소는 수원의 대표상품으로 팔리기 시작했고, 그 우시장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1940년대까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 우시장 덕분에 관련 음식이 탄생해 식객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다. 음식 재료로 쓰이는 한우갈비를 구하기가 쉬워서다. 지금의 수원갈비 요리는 해방 직후에 등장했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수원화성의 팔달문 밖 영동시장에서 화춘제과점을 운영하던 이귀성 씨가 광복 후 업종을 바꿔 '화춘옥(華春屋)'이라는 음식점을 차리면서라는 것. 소갈비에 양념을 넣고 무쳐 만든 양념갈비를 숯불에 구워 팔기 시작했는데 그 맛이 일품이어서 인기가 삽시간에 치솟았다. 수원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그 맛을 보려고 몰려들었다. 1970년대에는 고위관리들은 물론 당시 대통령도 이 화춘옥에 와서 갈비를 먹고 갈 정도였다고 한다. 화춘옥 방식의 수원갈비는 1985년 4월 수원시 향토음식으로 공식 지정됐다. 수원왕갈비는 야채에 싸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 '생갈비' 담백…'양념갈비' 달콤 그렇다면 갈비 음식의 세계로 좀 더 깊이 들어가 본다. 먼저 재료다. 싱싱하고 질 좋은 소갈비를 중심으로 도라지삼채, 단호박 범벅, 연근 샐러드, 야채 겉절이, 가오리찜, 꽃게무침, 잡채, 궁채나물, 호박전, 열무김치, 나박김치, 양상추 샐러드 등 무려 12가지의 깔끔한 밑반찬이 밥상 위에 넉넉하게 펼쳐진다. 쌈장, 마늘 등 부재료들도 보인다.이들 재료 중 갈비는 크기가 무척 커서 식객을 놀라게 한다. 갈비 1인분(수입산 기준)은 보통 450g. 얇게 펼쳐진 규모가 10×15cm가량 된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갈비이고 나머지 절반 정도는 고기다. 다른 지역의 갈비는 이보다 크게 적어 1인분이 통상 250g이라고 한다. 수원갈비는 예전의 명칭 그대로 푸짐한 '왕갈비'인 것이다. 갈비음식은 양념갈비와 생갈비로 크게 나뉜다. 1인분 갈비 가격은 수원 최대의 갈비 전문식당인 가보정의 경우 국내산이 생갈비(250g 기준) 5만3천원, 양념갈비 4만2천원이다. 미국산은 생갈비(450g 기준) 4만원, 양념갈비 3만4천원이다. 국내산을 마음껏 먹기엔 보통사람으로서는 아무래도 가격 부담이 좀 크다고 하겠다. 이 때문에 식당들은 점심시간에 저렴한 메뉴를 만들어 내놓고 있다.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생갈비와 양념갈비는 화로의 숯불 상태를 어느 정도로 유지하는가에 따라 맛이 천양지차다. 물론 숯불은 가스불보다 깊고 은근한 구이맛을 선사한다.먼저 생갈비는 센 불에 올리되 살짝 구워 얼른 꺼내 먹어야 제맛을 만끽할 수 있단다. 겉모습이 누렇게 익은 반면에 속살은 여전히 붉은 상태로 남아 있을 때 먹는 게 고기 맛을 즐기기에 최적이라는 얘기다. 불 위에 너무 오래 두면 육질이 질겨지고 파삭파삭해진다. 그냥 먹어야 고기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지만 취향에 따라 소금을 살짝 찍어 먹기도 한다. 생갈비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라면 양념갈비는 연하면서도 달콤한 게 특징이다. 양념갈비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생갈비 조리 때보다 불을 약하게 한 채 천천히, 그리고 은근하게 익혀야 한다. 센 불로 구울 경우 살이 금방 타 버리기 십상이다. 생강, 마늘, 소금 등 양념이 살에 발라진 상태라서 그렇단다. 다 익은 고기는 석쇠 위의 갈비뼈에 올려놓고 따끈한 상태에서 하나씩 먹으면 된다. 식은 고기는 맛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후식으로 노란 잣 동동 뜬 수정과 나와 식당에서 만난 손님들은 한결같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 거주자인 이효주(57)ㆍ경희(55) 씨 자매는 "고기가 신선하고 많은 데다 반찬도 정갈하게 많이 나와 종종 이곳 갈비 음식집을 찾는다"면서 "점심때는 저렴하게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있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아내, 딸과 함께 대구에서 왔다는 박규홍(80) 씨는 "관광을 하고 수원갈비도 먹으러 일부러 왔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갈비를 풍성한 반찬과 함께 맘껏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갈비를 먹고 난 후의 식사로는 보통 공깃밥에 된장찌개나 냉면이 올려지고, 후식으로는 노란 잣이 동동 뜬 달콤한 수정과가 제공돼 개운하게 입가심할 수 있다. 식당 종업원 김모(46) 씨는 "고기 양이 외지의 갈비음식보다 많지만 손님들은 남김없이 잘 드신다"고 귀띔한다. 수원의 대표적 갈비식당으로는 가보정과 본수원갈비를 꼽을 수 있다. 1992년 생긴 가보정의 경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만 모두 3곳의 식당을 1천450석 규모로 운영한다. 이 식당의 김외순 대표는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 것이 제 사명이다. 자식들의 입에 맛있는 음식이 들어가면 엄마들은 먹지 않아도 저절로 배부른 것처럼 손님들이 맛있게 음식을 드시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수원에서는 해마다 갈비축제가 열려 그 맛과 명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1995년 시작된 수원양념갈비축제는 근래 들어 가을에 개최되는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에 함께 펼쳐진다. 수원시는 중국과 일본의 자매도시와 손잡고 한ㆍ중ㆍ일 음식문화축제도 열고 있다. 수원에 온 김에 갈비도 즐기고 관광명소도 들러본다면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 대표적 관광지는 총연장 5.744km인 수원화성(水原華城).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 선양과 왕권 강화 목적으로 1794년 축성 공사를 시작해 2년 뒤인 1796년 완공했다. 실학자 유형원과 정약용이 설계한 화성은 20년 전인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화성은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4월이면 더욱 화려한 아름다움으로 치장한다. 개나리꽃이 만발한 수원 화성 전경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4월호 [음식기행]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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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마트서 식료품 2만5천원어치 훔쳐…경찰 훈방사업 실패로 생활고 속에서 몸이 불편한 홀어머니를 모시던 40대 남성이 배고픔을 못 이기고 식료품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8시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윤모(48)씨가 젤리 4봉지와 아몬드 2봉지, 김치찜 등 식료품 2만4천980원어치를 훔쳐 빠져나가려 했다.덥수룩한 수염 차림에 수상한 행동을 하던 윤씨를 CCTV로 본 보안 직원들은 출구 앞에서 그를 막아섰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윤씨는 "며칠간 굶어 배고파서 훔쳤다"고 털어놨다. 윤씨는 2개월 전 사업을 시작했다가 지인에게 속아 빚더미에 올랐다. 왼쪽 어깨가 불편해 구직도 힘든 상태였다.윤씨는 "가난 때문에 몸이 불편한 80대 홀어머니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고 있다"며 울면서 자책했다고 경찰은 전했다.윤씨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 훔친 물건값을 치렀고, 마트 측은 사정이 딱하다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잘못을 뉘우쳐 처벌하기보다는 훈방 조치를 하는 게 옳다고 판단해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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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밀가루 반죽에 '숨은 나트륨' 있다라면·칼국수 면만 먹어도 상당량 나트륨 섭취…"고혈당, 복부비만 위험" 라면과 해물칼국수, 김치찌개 중 나트륨이 많이 든 메뉴는?흔히 김치찌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답은 해물칼국수 또는 라면이다. 칼국수나 라면처럼 밀가루 반죽을 이용하는 음식은 이미 반죽에 소금이 들어가 있어서 다른 음식보다 나트륨 함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비만치료 전문 365mc병원이 최근 영양상담을 두 차례 이상 받은 고객 202명에게 김치찌개, 짬봉, 삼계탕, 해물칼국수를 제시하고 나트륨 함량이 높은 순으로 번호를 나열하라고 했다. 조리법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정답은 짬봉, 해물칼국수, 김치찌개, 삼계탕 순이다. 하지만 제대로 정답을 맞힌 비율은 18.3%에 불과했다. 미국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식빵이 '뜻밖에 소금이 많이 들어있는 6대 음식'에 뽑힌 적이 있다. 그만큼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반죽에 포함된 소금의 함량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나트륨이 들어간 음식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한국인의 대표 분식으로 꼽히는 라면이다. 신한대 식품조리과학부 배윤정 교수팀이 2013∼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5천894명(남 2천293명, 여 3천6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라면을 주당 1∼6회 먹는다는 응답이 45.8%였다. 라면을 가장 즐기는 연령대는 남녀 모두 20대였는데, 그중에서도 20대 남성의 경우 주 1회 이상 라면을 먹는 비율이 69%에 달했다. 조사 대상자의 주당 평균 라면 섭취 횟수는 1.2회(남 1.4회, 여 0.9회)였다.이처럼 우리 국민이 라면을 자주 먹는 만큼 나트륨 섭취량도 많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는 주당 1개 이상의 라면을 섭취하는 그룹에서 하루 권장량인 2천mg 이상으로 나트륨을 섭취하는 비율이 92.5%나 됐다.더욱이 라면의 나트륨은 조리 전에는 면에 20%, 수프에 80%가 각각 들어있지만, 조리과정 중 수프의 나트륨이 면으로 스며들어 조리 후 나트륨은 면 51%, 국물 49%의 비율로 존재한다. 면만 먹는다고 해도 라면 하나에 들어있는 나트륨 1천500㎎ 중 절반 정도를 섭취하는 셈이다.문제는 라면을 많이 먹을수록 건강지표가 나빠졌다는 점이다.라면 섭취량에 따라 네 등급으로 나눴을 때 최다 섭취 그룹은 최소 섭취 그룹보다 고혈당 위험이 1.4배 높았다. 또 여성 복부비만 위험은 최다 섭취 그룹이 최소 섭취 그룹보다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면을 자주 먹는 사람일수록 혈중 중성지방과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남녀 모두에서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365mc 김우준 원장은 "조리된 라면은 국물과 면에 각각 절반 정도의 나트륨이 들어있어 면만 골라 먹어도 상당한 나트륨을 섭취하게 된다"면서 "칼국수, 라면, 빵처럼 밀가루 반죽을 이용한 메뉴를 먹을 때는 반죽 속에 숨겨져 있는 나트륨을 제대로 파악한 뒤 섭취량과 빈도를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밀가루 반죽에 '숨은 나트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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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 향에 취해보세요"…24일 괴산서 미선나무 축제'봄의 전령사' 미선나무를 주제로 한 축제가 오는 24일부터 내달 2일까지 자생지가 있는 충북 괴산에서 잇따라 열린다. 괴산군 칠성면 쌍곡리 미선나무 마을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미선나무 꽃 축제를 개최한다. 이 기간 미선나무 묘목 나눔 행사를 비롯해 미선나무 비누 만들기, 미선나무 꽃꽂이 경연대회, 주민합창단 공연 등이 열린다.내달 2일까지는 미선나무 꽃 전시회가 이어진다.괴산읍 성불산 산림휴양단지에서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미선의 고향, 괴산이 들려주는 봄향기'라는 주제로 미선나무 축제를 연다.휴양단지 내 미선향 테마파크에 심어진 5만여 그루의 미선나무가 만개해 관람객들을 유혹할 예정이다.주요 행사로는 미선나무 학술회의, 사생대회, 성불산 등반대회, 문화예술행사, 레크리에이션 공연, 미선나무 분재·한지공예 전시회, 미선김치·미선삼겹살 시식행사 등이 마련된다.괴산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장연면 송덕리·추점리, 칠성면 율지리 등 3곳의 미선나무 자생지가 있다.미선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고 1종 1속밖에 없는 희귀종으로, 3월 말∼4월 초 흰색이나 연분홍색의 꽃을 피운 뒤 9월께 부채 모양의 열매를 맺어 미선(美扇)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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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톰하고 부드러운 ‘명품 조개’의 별미‘육수·새조개·데치기’삼박자가 어우러진 샤부샤부 차가운 바닷물을 헤치며 당차게 나아가는 귀족 조개가 있다. 이 조개는 새의 부리를 닮은 도톰한 조갯살로 겅중겅중 걷듯이 물속을 헤엄쳐 간다. 한겨울과 초봄의 별미인 ‘새조개’ 이야기다. 껍데기를 까서 놓고 보면 얼추 새가 앉아 있는 모양 같기도 하다. 새조개가 대체 뭐길래 겨울과 봄날이면 식객들의 발길이 줄줄이 이어지는 걸까? 싱싱한 모습의 새조개 [사진/임귀주]◇ 겨울과 초봄이 입맛의 절정기 서해안의 새조개 1번지인 충남 홍성군 천수만의 남당항. 철썩철썩 파도 소리가 들리고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가 정겨운 바닷가 항구를 따라 80여 곳의 새조개 식당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이곳 수산물 중 한겨울과 초봄에 손님을 유혹하는 최고의 주인공은 바로 새조개. 근래 들어 샤부샤부 요리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범한 조개류의 하나 정도로 여겨졌던 새조개의 성가는 일거에 높아졌다. 남당항이 새조개의 명소가 된 것은 1984년 이후라고 한다. 그해에 천수만 방조제 공사가 끝나 모래와 진흙이 쌓이면서 새조개가 살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 적절한 수온과 청정한 수질이 새조개들에 편안한 삶의 여건을 제공해주고 있다. 참고로, 새조개의 최대 생산지는 남해안의 여수 가막만이다.자웅동체의 연체동물인 새조개는 5~30m 깊이의 진흙 바닥에서 주로 산다. 다닐 때는 부리로 점프하듯 뛰면서 걷되 초콜릿색의 조개껍데기를 날개처럼 활짝 펴서 슬쩍슬쩍 날기도 한다는 것. 이를테면 바다 물속을 날아다니는 새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래저래 새조개라는 명칭과 잘 어울린다. 성장은 다른 조개보다 두 배가량 빠른 편. 생애 전 과정을 인공양식하기가 어려워 판매되는 새조개는 대부분 자연산이라고 보면 된다.새조개는 첫눈이 내리는 12월 말부터 진달래꽃이 피는 5월 하순까지 속이 오동통하게 꽉 차고 맛도 그만이다. 그중에서도 맛의 절정기는 1월부터 3월까지. 대개 5월 말부터 10월까지를 산란기로 보는데 이후에는 살이 빠지고 맛도 떨어진다. 새조개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구이로 먹는 정도의 평이한 식재료였다. 그러다 식탁 위의 명품 귀족으로 거듭난 것은 1990년대 후반. 구이는 국물 없이는 먹기가 좀 그랬고, 삶아 먹자고 해도 식감이 질겨 고민하던 중 샤부샤부라는 요리법을 새롭게 적용한 뒤 기대 이상으로 빅히트를 쳤다. 남당항 항구수산의 김진희(37) 대표는 “새조개 샤부샤부는 이제 겨울의 별미로 확실히 정착했어요. 탱탱한 느낌의 새조개와 부드러운 맛의 야채 육수가 어울려 식객들의 미감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 거죠”라고 말했다. 새조개 샤부샤부 상 차림 ◇ 육수, 새조개, 데치기의 삼박자 가스레인지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샤부샤부 육수는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바다와 땅이 연출하는 감미로운 음식 이중주랄까. 샤부샤부는 맑으면서도 은은한 깊이가 느껴지는 육수, 바다의 기운을 흠뻑 머금은 새조개, 그리고 이 맛을 극대화하는 데치기 요리법이 삼박자로 잘 어우러졌을 때 식감이 최고조에 이른다.먼저 해야 할 일은 육수 마련이다. 커다란 솥에 다시마, 황태, 멸치, 미더덕, 무, 양파 등의 재료를 넉넉히 넣고 푹 끓여낸다. 맑고 개운한 새조개 샤부샤부 맛의 본바탕이라고 하겠다. 손님의 밥상에는 이 육수가 담긴 냄비를 얹고 다시 펄펄 끓이는데 여기에는 배추, 무, 팽이버섯, 냉이, 대파, 당근, 바지락 등 야채 중심의 식재료들이 푸짐하게 담긴다. 이 육수와 야채의 끓는 모습은 미각도 미각이려니와 시각적 만족도 역시 한껏 높여준다. 노란색, 하얀색, 붉은색, 초록색 등 선명한 색감의 야채들 덕분이다.밑반찬으로는 가오리 회무침, 배추김치, 고추김치, 산고추, 락교, 동치미, 옥수수 샐러드 등이 밥상에 줄줄이 놓이고 피조개, 석화찜, 석화회, 멍게, 해삼, 가리비 등 이른바 ‘스키다시(반찬을 의미하는 일본어)’들도 푸짐하게 올려진다.자! 이제는 요리의 주인공인 새조개 차례다. 앞에서 언급한 육수와 야채, 밑반찬이 조연급이라면 새조개는 오늘의 주연배우라고 할 수 있다. 딱딱한 껍데기를 벗기고 탱탱한 느낌의 조갯살을 꺼낸 뒤 칼로 거무스름한 내장을 도려내어 버린다. 이윽고 밥상에 놓인 진갈색과 흰색의 조갯살들. 이제부터 그 맛을 극대화하는 비결은 어떻게 데치느냐다.새조개는 센 불에 팔팔 끓는 육수에 10초에서 15초가량 담갔을 때 맛과 부드러움이 가장 좋다. 살짝살짝 데친다는 뜻의 일본어 ‘샤부샤부’처럼 너무 얼른 꺼내도, 너무 늦게 꺼내도 최고의 본맛을 놓치기 쉬운 것. 특히 오래 데치면 조갯살이 질겨져 본래의 부드러움이 떨어진다.데친 뒤에 먹는 방법은 식객의 취향대로다. 초장이나 간장에 찍어 먹을 수도 있고, 양념 없이 그냥 조갯살만 담백하게 먹을 수도 있다. 보통 두 사람이 한 상에서 먹는 양은 새조개 20마리 안팎. 식당에서는 이를 1kg 분량이라고 하는데, 껍데기와 내장을 제거하면 600g 정도로 줄어든다. 가격은 2인분에 5만원가량. 예년에는 6~7만원선이었는데 새조개 풍년인 올해에는 가격이 상당히 내렸다고 한다.계절의 별미답게 새조개는 손님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한 식당에서 만난 강장선(66ㆍ대전) 씨는 “새조개철마다 이곳 남당항을 찾는다. 담백하면서도 달착지근한 식감이 술안주로도 그만이다”면서 마주앉은 친구들에게 “자, 이 대목에서 한 잔!” 하며 호기롭게 외쳤다. 친구 부부와 함께 온 윤혜신(61ㆍ화성) 씨 부부도 “부드럽고 달큼한 맛에 이끌려 해마다 이맘때면 이곳의 샤부샤부를 찾게 된다. 같은 새조개 샤부샤부라도 본고장에서 바다를 느껴가며 먹었을 때 제맛이 더 깊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샤부샤부를 먹은 뒤에는 그 국물에 라면이나 떡국, 칼국수, 수제비를 넣으면 또 다른 별미를 뒷맛으로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새조개는 샤부샤부뿐만 아니라 전, 무침, 죽, 된장국 등으로 그 영역을 날로 넓혀가고 있기도 하다. 콜레스테롤과 지방 함량이 낮으면서도 단백질, 철분, 타우린, 필수 아미노산 등은 풍부해 다소 비싼 식비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올해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최순실 게이트’ 등의 여파로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손님이 예년보다 상당히 줄었다는 사실이다.◇ 낙조 등 바다 풍경 감상은 ‘덤’남당항에서 새조개 샤부샤부를 먹으면 멋진 서해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저 멀리 안면도가 기다랗게 이어지는 가운데 천수만의 죽도는 신비의 섬처럼 둥실 떠 있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비쳐 은빛으로 출렁이는 바다도 일대 장관이다. 항구에는 식당에서 내다 버린 새조개 내장을 주워 먹으려는 갈매기들이 수백 마리씩 떼 지어 몰려들어 또 다른 볼거리가 된다.새조개가 한창 잡히는 연초마다 남당항에서 열리는 새조개축제는 전국의 식객들을 불러 모은다. 14회째를 맞은 올해 축제는 1월 6일부터 20일까지 개최돼 새조개 까기 체험, 남당항 불꽃놀이, 관광객 노래자랑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김용태 남당항축제추진위원회장은 “새조개 한 알이 계란 한 판보다 낫다고 할 만큼 새조개에는 영양분이 매우 풍부하다”면서 “축제의 본행사는 1월로 끝났지만 먹거리 축제는 새조개의 산란기가 시작되는 5월 7일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갈매기 날아다니는 남당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