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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와 의친왕이 사랑한 서울의 비밀정원 '성락원'을 가다18세기 후반 조성…"정비 완료되면 일반 공개 확대할 것" 서울 성북구 성락원의 내원.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린 한국 정원이다. 위쪽 건물은 '송석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국내 3대 정원으로 담양 소쇄원(瀟灑園), 완도 보길도 부용동(芙蓉洞), 서울 성북구 성락원(城樂園)을 꼽는다.소쇄원과 부용동은 익히 알려진 장소지만, 성락원은 다소 낯설다. 그도 그럴 것이 성락원은 서울에 남은 조선 사대부의 유일한 별서(別墅, 별장) 정원이지만, 지금까지는 정원에 관심 있는 사람이 관람을 신청했을 때만 개방됐다.성락원은 1790년대 황지사라는 인물이 처음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6∼17세기에 만들어진 소쇄원, 부용동보다는 건립 시기가 늦다.19세기 들어 철종(재위 1849∼1863) 때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응의 정원으로 사용됐고, 일제강점기에는 고종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 이강이 35년간 별저로 썼다. 이후 심상응의 후손인 고(故) 심상준 제남기업 회장이 1950년 4월 사들였다.북한산 자락에 1만6천㎡ 규모로 들어선 성락원의 의미는 '도성 밖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는 정원'이다. 암반과 계곡 등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리고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해 조선 정원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심 속에서는 드물게 풍경이 잘 보존돼 있어 1992년 사적으로 지정됐다가 2008년 명승으로 조정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울 성북구 성락원 후원에 있는 건물인 '송석정'. 심상준 회장의 손자인 심종현 이사는 27일 기자와 만나 "언론에 성락원을 소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 선조들은 정원을 조성할 때 자연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이어 "서울에는 궁궐 정원을 제외하면 조선시대 전통 정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성락원은 조경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성락원은 전원(前園), 내원(內園), 후원(後園)으로 구성되며, 소설이나 영화처럼 관람자가 극적인 긴장감을 느끼도록 설계됐다.정문을 통과하면 나타나는 전원에서는 두 갈래의 개울이 하나로 합류하는 '쌍류동천'(雙流洞川)과 내원으로 향하는 시선을 가려주는 언덕인 '용두가산'(龍頭假山)을 볼 수 있다.전원에서 에둘러 가도록 나 있는 길을 지나면 성락원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내원이다. 경사지에 있는 새하얀 암반과 그 위를 흐르는 계수, 물이 흐르다 잠시 속도를 멈추면서 만들어진 연못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성락원 전원 구역의 개울. 두 갈래의 개울이 하나로 합쳐진다. 심 이사는 "전원과 내원 사이에 있는 가산은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며 "허한 지세를 보완하는 비보풍수라고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내원에서 눈에 띄는 것은 추사 김정희를 비롯해 조선 후기 문인들이 바위에 새긴 글자와 연못 위에 있는 석조물이다. 이 석조물은 사각형 안에 동그란 홈이 나 있다. 심 이사는 "일제강점기인 1921년 간행된 조선지형도에는 이 석조물이 성락원의 상징처럼 그려져 있다"며 "선조들은 보름달이 뜬 날, 석조물에 고인 물에 비치는 달을 감상하며 풍류를 즐겼을 것"이라고 말했다.후원에는 커다란 연못과 정자 자리에 1953년 세워진 송석정(松石亭)이 있다. 송석정은 석축 위에 지은 목조건물로 날씨가 좋을 때면 창밖으로 남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성락원의 내원. 연못 한가운데 석조물이 보인다. 이 석조물은 사각형 안에 동그란 홈이 나 있다.심 이사는 성락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어떻게 사람들과 공유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그는 "약 10년 전부터 내원에서 진행한 발굴 작업을 통해 후대에 포장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예전의 풍경을 되찾았다"며 "후원과 내원 사이에 있는 콘크리트 축대를 제거하면 정비가 어느 정도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성락원의 정비 완료 이후 심 이사가 생각하는 공개 방법은 예약자가 안내자와 함께 1시간 정도 경내를 돌아보는 가이드 투어다. "성락원은 외국 정원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전통문화 콘텐츠입니다. 사계절 아름답지만, 특히 단풍이 절정일 때와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면 숨이 멎을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성락원과 고종의 사저였던 운현궁, 북촌에 있는 고택인 백인제가를 연계하는 관광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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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관람객 1천만명 시대 '활짝'문화재청 "23일 1천만번째 관람객…올해 1천70만명 예상"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를 찾는 내외국인 관람객이 올해 처음으로 1천만명을 돌파한다.문화재청은 "지난 20일까지 4대 궁과 종묘 관람객이 995만7천명으로 집계됐고, 23일 오후에 1천만 번째 관람객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2일 밝혔다.4대 궁과 종묘 관람객은 올 상반기에 최초로 500만명을 넘어 524만3천명을 기록했고, 약 5개월 만에 475만7천명을 추가해 '1천만명 시대'를 열게 됐다.연간 고궁 관람객은 2011년 735만명을 기록한 뒤 2012∼2013년 800만명 언저리에 머물다 2014년 1천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 970만명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인해 900만명으로 감소했다.올해 관람객은 모두 1천60만∼1천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청은 야간 특별관람 기간이 지난해 48일에서 올해 120일로 늘었고, 한복 착용자의 무료입장을 야간 특별관람까지 확대한 것이 고궁 관람객 1천만 명 돌파의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이와 함께 4월 29일부터 열흘간 열린 궁중문화축전, 경복궁 속 작은도서관인 집옥재 개관, 창경궁 영춘헌과 집복헌에서 펼쳐진 전시, 체험형 궁궐 활용 프로그램 확대 등도 관람객 증가의 원인으로 평가됐다.한편 문화재청은 고궁 관람객 1천만 명 돌파를 기념해 문화재지킴이 기업인 LG전자, LG생활건강과 함께 23일 오후 경복궁에서 1천만 번째 관람객에게 선물을 증정한다.또 이날 4대 궁과 종묘 입장객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 이벤트를 진행해 고궁 야간 특별관람권, 4대 궁·종묘 통합관람권, 경복궁 별빛야행 관람권 등을 제공한다. 인파로 북적이는 경복궁 광화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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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들의 개인 도장 '어보' 우표로 발행'조선왕실의 인장(印章)' 시리즈 두 번째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김기덕)는 '조선왕실의 인장(印章) 시리즈' 두 번째로 왕실의 상징이며 임금들의 개인 도장인 '어보(御寶)'를 담은 우표를 10일 발행한다고 9일 밝혔다.발행 매수는 우표 4종 총 60만장과 소형시트 1종 8만장이다.조선왕실 어보 우표'조선왕실의 인장(印章) 시리즈' 두 번째로 발매된 '태조가상시호금보(太祖加上諡號金寶)','세종시호금보(世宗諡號金寶)','정조효손은인(正朝孝孫銀印)', '고종수강태황제보(高宗壽康太皇帝寶)' 우표 전지. [우정사업본부 제공=연합뉴스]조선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어보는 국정에 사용한 국새와 달리 임금과 그 직계 가족들을 위한 의례용 개인 도장이다. 실제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었으며, 궁궐에 보관했다가 주인이 세상을 떠나면 종묘에 함께 봉안했다.우표에 담긴 어보는 '태조가상시호금보(太祖加上諡號金寶)','세종시호금보(世宗諡號金寶)','정조효손은인(正朝孝孫銀印)', '고종수강태황제보(高宗壽康太皇帝寶)'다. 어보는 조선왕실 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예술품으로, 우표에 담긴 어보는 국립고궁박물관이 보존·관리하고 있다.우정사업본부는 헌종이 소장했던 사인(私印)을 담은 우표를 지난해에 '조선왕실의 인장 시리즈'로 처음 발행했다.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임금의 상징인 어보의 섬세한 조각과 문양을 통해 위엄있고 화려했던 조선왕실의 문화수준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조선왕실 어보 우표'조선왕실의 인장(印章) 시리즈' 두 번째로 발매된 '태조가상시호금보(太祖加上諡號金寶)','세종시호금보(世宗諡號金寶)','정조효손은인(正朝孝孫銀印)', '고종수강태황제보(高宗壽康太皇帝寶)' 우표 전지. [우정사업본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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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한수연 "착한 박보검에 중전 노여움 절로 풀려"(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구중궁궐을 들여다보는 사극에 악역이 빠질 수 없다.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악역은 중전 김씨(한수연 분)와 그 아버지인 영의정 김헌(천호진)이다. 지난주 방송에서 중전 김씨는 다른 궁녀의 뱃속 자식을 빼돌려 세자 이영(박보검)을 내칠 계략을 세울 정도로 흉악한 인물임이 드러났다. 드라마가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할수록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중전 김씨 역의 한수연(33)을 26일 전화로 만났다. 한수연은 "사실상 휴면 상태였던 제 팬카페를 팬들이 다시 찾고, 욕을 남기고 가는 사람들도 있어서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인기를 실감한다"고 전했다.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중전 김씨 역의 한수연 (TS엔터테인먼트 제공) ◇ 오랫동안 꿈꿔왔던 악역…"중전에 안쓰러움과 연민 느껴" 한수연은 부산에서 영화 '더 킹' 촬영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구르미 그린 달빛'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정말 중전 역할을 하고 싶었거든요. 제가 영화 '조용한 세상'으로 연기에 데뷔한 이후 제대로 악녀 캐릭터를 한 적이 없어서 중전 역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한수연은 전형적인 악역 대신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매력 넘치면서도 욕망으로 들끓는 인물을 고민하던 끝에 촬영 전 영화 '블랙스완' '나를 찾아줘' '원초적 본능', 드라마 '선덕여왕' 등을 다시 돌려봤다. 한수연은 학창 시절을 헝가리에서 보냈기에 한국사에 밝지 못하다고 했다. 촬영 전 조선 역사 관련 서적도 찾아보고, 극 중 배경인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 김씨 무덤인 인릉을 다녀온 것도 그 때문이다.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악역을 연기하는 대부분 배우가 그러하듯, 한수연도 중전에 안쓰러움과 연민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한수연은 아버지 김헌이 중전 앞에서 "기생 천출인 마마도 중전 자리에 올린 나"라며 그 출신을 들먹인 장면을 되짚었다. "중전이 어릴 때부터 얼마나 아버지로부터 출신 때문에 멸시를 받았겠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딸을 중전으로 키우고자 사실상 괴물처럼 키웠을 거로 봐요.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이었을 거예요. 출신에 대한 열등감에 그런 성장 과정까지 더해진 거죠."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중전 김씨 역의 한수연 ◇ "유정이 따귀 맞고 계속 울어 미안하고 민망" 중전 김씨와 그의 수를 읽는 영민하고 담대한 세자 이영이 만나면 드라마에는 불꽃이 튄다. "해맑고 착하고 인사성도 좋은" 박보검과 살벌한 연기를 펼치려니 고충이 없을 수 없다. "이영이 중전에게 노여움을 풀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둘이서 촬영 전에 가볍게 대사를 맞춰 보다가 박보검 씨가 '노여움을 푸시지요'라고 했을 때 제가 '어떡해, 진짜 노여움이 풀린다, 풀려'라고 답했다니깐요." 한수연은 남장여자 내관 홍삼놈(홍라온) 역의 김유정과는 첫 촬영에서부터 따귀를 올려붙여야 했다. "대본에 홍라온이 울먹울먹한다고 나와 있긴 했는데 유정이가 계속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첫 만남에 유정이를 때린 데다 계속 우니 정말 민망하고 미안하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한수연은 중전 김씨 앞날에 대해 "작가가 어떻게 이야기를 마무리할지 모르겠지만 세상살이는 자신이 행한 대로 돌아오기 마련이라 끝이 좋을 리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비참한 최후를 맞거나 최소한 몰락하지 않을까 해요. 사람들은 중전을 '발암물질'과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훗날을 생각하면 저는 그만큼 또 중전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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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정' 개봉 4일 만에 관객 100만 명 돌파(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김지운 감독의 신작 '밀정'이 개봉 4일 만에 100만 명 관객을 돌파했다.10일 이 영화의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개봉한 '밀정'은 이날 오전 8시 현재 108만258명을 기록했다.이런 흥행 속도는 역대 추석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흥행 대작 '광해, 왕이 된 남자', '사도' 뿐만 아니라 1천만 명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 '변호인'과 거의 동일하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측은 "'밀정'은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예매량 또한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추석 연휴 때 흥행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9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12만2천87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 중이다. 조니 뎁과 앤 해서웨이가 출연한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3위, 하정우 주연의 '터널'은 4위를 지켰다.공포영화 '라이트 아웃', 할리우드 액션영화 '메카닉:리쿠르트' , 애니메이션 '장난감이 살아있다', '달빛궁궐'은 각각 5∼8위에 랭크됐다.영화 '밀정' 속 송강호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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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극장가 키워드는 시대극·재개봉·리메이크유달리 긴 연휴…업계, 관객 증감 여부에 촉각(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올 추석 극장가의 키워드는 시대극·재개봉·리메이크로 요약된다.특히 올해 추석은 짧게 5일 길게는 9일까지 긴 연휴를 즐길 수 있어 극장가의 상영 메뉴도 한층 풍성해졌다.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시대극인 김지운 감독의 '밀정'과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지난 7일 개봉하며 추석 영화 대전의 포문을 먼저 열었다.2012년 '광해, 왕의 남자'(1천231만명)를 시작으로 2013년 '관상'(913만명), 2015년 '사도'(624만명) 등의 사례에서 보듯 최근 몇 년간 추석 때마다 시대극이 흥행을 주도한 만큼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고전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들도 고전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채비를 하고 있다.할리우드 영화 '벤허'와 '매그니피센트7'은 13일 전야에 나란히 한국 관객을 찾는다.두 영화의 공식 개봉일은 14일이었으나, 관객 선점을 위해 개봉일을 앞다퉈 하루씩 앞당겼다. '벤허'는 로마 시대 형제와도 같은 친구의 배신으로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순간에 노예로 전락한 유대인 벤허의 복수를 그린 영화다. 1959년 원작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리메이크다. 3시간 42분에 달하던 상영시간을 2시간 3분으로 압축해 흐름이 한층 빨라진 점이 특징이다.이 영화의 백미인 전차 경주 장면과 해상 전투 장면도 최대한 컴퓨터 그래픽을 배제한 채 아날로그로 촬영해 더욱 화려하고 실감 나게 재현했다. '원티드'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안톤 후쿠아 감독의 '매그니피센트 7'도 1960년에 제작된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19세기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보그 일당과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무법자 7인의 격돌을 그렸다. '매그니피센트 7'의 무법자 7인에는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이선 호크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뿐만 아니라 한국의 톱스타 이병헌도 출연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병헌은 권총과 라이플 등 가장 많은 무기를 사용하고 칼을 자유자재로 쓰는 캐릭터 빌리 락스를 연기했다.올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이달 13일 확장판으로 돌아온다. 특히 9월 15일은 인천상륙작전 66주년을 맞은 날이어서 영화의 의미를 더 한다. 확장판 '인천상륙작전: 익스텐디드 에디션'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이끌었던 해군첩보부대와 켈로 부대원들의 긴박한 첩보전 이외에 숨겨진 영웅들의 활약상, 부대원들의 개인사가 추가될 예정이다. 극 중 김일성의 비서인 정선실(정경순)의 정체와 맥아더 장군이 도쿄에서 아내와 어린 아들을 만나는 장면 등이 추가됐다. 상영시간은 기존보다 31분 늘어난 141분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확장판도 특별 상영 중이다.기존 극장판(145분)보다 23분이 더 늘어난 168분 분량의 확장판에는 일부 장면의 편집 순서가 달라졌고 극장판에 포함되지 않았던 대사와 장면들이 추가됐다.이외에도 '거울나라의 앨리스', '달빛궁궐' '로빈슨 크루소', '장난감이 살아있다' 등 가족영화와 애니메이션도 극장가 상차림을 풍성하게 해줄 전망이다.한편 영화업계에서 추석 연휴는 여름방학 기간 못지않은 성수기로 꼽힌다. 연휴 기간이 긴 데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여서 입소문만 제대로 나면 흥행에 탄력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유달리 긴 추석 연휴가 흥행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섣불리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긴 연휴를 이용해 해외나 국내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CGV 관계자는 "통상 추석 연휴에 전체 관객 수가 늘어나지만, 이번처럼 연휴가 긴 전례가 별로 없어 올해는 늘어날지, 줄어들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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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 볼까, '고산자' 볼까…여름대작 가고 추석영화 온다7일 신작 6편 동시 개봉…추석 극장가 '풍성'(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한국영화 여름 대작들이 휩쓸고 간 자리에 추석을 겨냥한 새로운 영화들이 찾아온다. 한국영화 신작들에 더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애니메이션까지 상영 목록에 포함돼 극장가 상차림이 모처럼 풍성하다.특히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7일에만 신작 6편이 동시에 개봉된다. 이번 주중·주말부터 흥행몰이를 시작해 추석 연휴까지 여세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에서다.◇'밀정' '고산자' 쌍끌이 흥행 성공할까 6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지운 감독의 '밀정'과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가 7일 동시에 선보인다. 두 감독 모두 견고한 팬층을 거느린 데다, 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나는 영화를 오랜만에 내놓아 두 작품의 흥행 대결에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밀정'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무장독립단체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간의 암투, 회유, 교란 작전 등을 다뤘다. '고산자'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 선생의 삶과 여정을 한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그렸다. '밀정'은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는 등 화제성 면에서는 '고산자'를 앞서는 분위기다.사전 예매율도 '밀정'(53.5%)이 '고산자'(10.4%)보다 훨씬 높다. 영화 '밀정' 속 한장면 그러나 흥행 결과를 섣불리 장담하기는 어렵다. '밀정'은 김지운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송강호의 열연이 돋보이지만, 스파이영화치고는 긴장감이 '2% 부족하다'는 평도 나온다. 또 '고산자'가 전체 관람가인 반면 '밀정'은 15세 이상 관람가인 점도 흥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고산자'는 김정호 선생의 삶과 역경을 강우석 감독의 스타일답게 우직하게 그려냈으나 이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다. '아재 개그'가 양념처럼 들어가지만, 전체적으로 영화가 너무 담백하고 착하기만 하다는 평과 막판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이 있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다만 2012년 '광해, 왕의 남자'(1천231만명), 2013년 '관상'(913만명), 2015년 '사도'(624만명) 등 최근 몇 년간 추석 연휴 때마다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사극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고산자'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지 주목된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한 장면'밀정'은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한국영화 시장 진출을 알리는 첫 작품이고, '고산자'는 국내 메이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는 예년보다 길기 때문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덕분에 '밀정'과 '고산자'가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관객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이달 14일에는 할리우드 대작 '매그니피센터7'과 '벤허'도 합류할 예정이어서 극장가 관객 잡기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가족영화·애니메이션 볼까7일에는 '겨울 나라의 앨리스', '달빛궁궐', '로빈슨 크루소', '장난감이 살아있다' 등 가족영화와 애니메이션도 대거 극장에 내걸린다. 팀 버튼 감독과 조니 뎁이 호흡을 맞춘 디즈니 영화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6년 전 개봉한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속편이다. 이상한 나라로 돌아가게 된 앨리스가 위기에 빠진 모자 장수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모험을 그린 영화로, 전편보다 스케일이 한층 커졌으며 화려한 볼거리가 많아졌다.창덕궁을 배경으로 한 한국의 창작 애니메이션 '달빛궁궐'도 기대작 중 하나다. 13살 소녀 현주리가 창덕궁 속 환상의 세계인 달빛궁궐로 들어가 겪게 되는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역동적인 이야기 전개뿐만 아니라 창덕궁과 물시계 자격루 등 우리의 전통문화와 유산을 고증을 통해 세밀하게 묘사해 교육용, 오락용 애니메이션으로 손색이 없다. '로빈슨 크루소'는 유럽의 픽사로 불리는 언웨이브픽처스의 세 번째 애니메이션이다. 대니얼 디포의 세계적인 고전 명작인 동명 소설을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원작과 달리 상상력을 가미해 로빈슨 크루소가 동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무인도에 정착하는 과정을 그렸다. 앵무새 등 무인도에 사는 동물들이 섬에 도착한 로빈슨 크루소를 '바다괴물'로 오해하는 등 동물의 시각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점이 흥미롭다.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위기에 빠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장난감들이 깨어나 엉뚱한 모험을 펼치는 내용이다. 2010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후안 호세 캄파넬라 감독과 '미니언즈'의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국내 개봉작에는 컬투가 더빙에 참여했다. 현재까지 '밀정', '고산자'에 이어 예매율 3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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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도 '빅4'가 있다…무슨 영화 볼까(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추석 연휴 영화 '라인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추석 연휴가 여름방학에 이은 극장가의 대목인 만큼 크고 작은 영화들이 신중히 개봉일을 정하고서 관객몰이에 채비를 갖추고 있다. 우선 한국영화 2편과 외화 2편 등 대작 영화 4편이 스크린에 내걸린다. 이른바 추석 연휴 '빅4'다. 어린이·가족 관객을 노린 애니메이션과 가을을 맞아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성 영화도 틈새시장을 노리며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 '밀정' vs '고산자', '매그니피센트 7'vs '벤허'추석 연휴 '빅4' 가운데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최근 시사회를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됐다. '밀정'은 1920년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항일 무력단체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조선인 출신의 일본 경찰 이정출 역을 배우 송강호가, 의열단 리더 '김우진' 역은 공유가 각각 연기한다. 이병헌이 베일에 싸인 인물인 의열단장 정채산으로, 박희순이 의열단원 김장옥으로 특별출연한다. 영화는 누가 밀정인지를 가려내는 서스펜스를 추구하기보다는 일정 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과 친일을 오가며 살 수밖에 없었던 한 개인의 인간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가 처음 투자하는 한국영화로, 다음 달 7일에 관객을 찾아간다. 한국영화의 또 다른 기대작은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다. '밀정'과 같은 날 개봉해 두 영화 간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조선 최고의 지도로 평가받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지리학자 김정호 선생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삶을 다룬 영화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원작으로 했다. 영화는 완벽하고 정확한 지도를 만드는 데 뜻을 굽히지 않은 김정호의 장인 정신을 보여주면서도 흥성대원군을 등장시켜 시대와 권력에 맞선 개인이라는 새로운 갈등의 축도 표현한다. 흥성대원군은 안동 김씨 문중과의 대립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군현의 조직과 군사시설, 물류 유통의 경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동여지도를 손에 넣고자 김정호에게 은밀한 거래를 제안한다. 김정호 역은 차승원이, 흥선대원군 역은 유준상이 각각 맡아 연기 대결을 펼친다. 김정호 곁에서 목판 제작을 돕는 바우 역은 김인권이, 김정호의 하나뿐인 딸 순실 역은 남지현이 캐스팅됐다. 외화로 '매그니피센트 7'와 '벤허'가 대작으로 꼽힌다. 둘 다 공교롭게 리메이크 작품이고 다음 달 14일에 나란히 개봉한다. '매그니피센트 7'은 19세기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보그 일당과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무법자 7인 간 격돌을 그린 영화다. 율 브리너,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등이 출연한 '황야의 7인'(1960)의 리메이크작이다. 이병헌이 무법자 7인 중 암살자 빌리 락스 역으로 나와 화려한 칼솜씨를 선보인다. 그는 '밀정'에서 정채산으로 특별출연해 추석 연휴에 '이병헌 대 이병헌'이라는 이색 대결이 펼쳐진다. 무법자 7인에는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이선 호크 등 쟁쟁한 배우가 포함됐다. '벤허'는 찰턴 헤스턴이 주연한 '벤허'(1959)의 2016년 버전이다. '원티드'(2008), '링컨: 뱀파이어 헌터'(2012) 등 감각적인 액션 영화를 선보인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추억의 명화를 21세기에 걸맞게 재탄생시켰다. 제작진이 과거와 달리 CG(컴퓨터그래픽)를 비롯한 특수효과를 사용할 수 있어 '벤허'의 백미인 전차 경주 장면을 얼마나 실감 나게 표현했는지 기대가 된다. ◇ 애니메이션·다양성 영화도 있어요 국내외 애니메이션도 추석 연휴 어린이ㆍ가족 단위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창덕궁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한국 애니메이션 '달빛궁궐'이 다음 달 7일 개봉한다. 13살 소녀 '현주리'가 창덕궁 속의 환상의 세계인 달빛궁궐로 들어가 겪는 다양한 모험을 그리고 있다. 극 중 주 무대인 창덕궁의 연못 부용지를 비롯해 인정전, 낙선재 등을 세밀하게 구현해 한국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로빈슨 크루소'는 동물들만 사는 섬에 최초의 인간인 '로빈슨 크루소'가 나타나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누구나 다 아는 고전 소설의 이야기를 동물의 시점에서 새롭게 전개하는 점이 신선하다. '드림 쏭'은 겁 많은 양들이 모여 사는 '눈의 마을'에서 경비를 맡은 개 '버디'가 뮤지션이 되려고 도시로 여행을 떠나면선 겪게 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토이 스토리 2'(1999)의 애쉬 브래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로빈슨 크루소'는 다음 달 8일, '드림 쏭'은 그달 14일에 각각 첫선을 보인다. 가을에 어울리는 다양성 영화도 개봉해 틈새시장을 노린다.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파 배우로 성장한 나탈리 포트먼이 감독으로서 연출한 첫 장편인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가 '남과 여'(1966)로 유명한 프랑스 거장 클로드 를르슈 감독이 새롭게 내놓은 '사랑이 이끄는 대로'와 다음 달 1일 맞대결을 펼친다.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카페 소사이어티'는 다음 달 14일 국내 관객을 찾아간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193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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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내시와 왕세자의 기발한 로맨스…'구르미 그린 달빛'박보검·김유정 주연…KBS 2TV 새 월화드라마 22일 첫 방송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머 하는 게냐. 얼른 내리지 않고."엉겁결에 남장을 한 채 궁궐 내시부 관원으로 들어오게 된 홍라온은 바지를 내리라는 내시부사의 명이 떨어지자 혼비백산한다.능청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남장여자 내시가 어떻게 이 위기를 넘겨 내시부에 자리잡고 꽃미남 왕세자까지 꿰어차게 될지 벌써부터 호기심이 앞선다.첫 방송을 앞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조선 후기 궁궐을 배경으로 한 왕세자와 남장여자 내시의 색다른 로맨스를 그린 사극이지만 감각적인 영상과 에피소드들은 첨단 멜로물 못지않게 현대적이다.티저(맛보기)로 미리 본 영상은 경쾌한 템포의 시트콤 같기도, 무겁고 비극적인 사극 같기도 했다. 부모도, 돈도, 집도 없는 홍라온은 언제인지 기억나지도 않는 옛날부터 사내로 살아왔다. 운종가에서 '홍삼놈'으로 유명한데, 논어 맹자는 몰라도 연서 하나는 기가 막히게 쓰는 탓에 연애 전문 카운슬러로 통한다.그런 홍라온이 어쩌다 궁궐 내시부로 흘러들어 좌충우돌 소동 끝에 왕세자의 마음을 흔드는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것이 줄거리다. 배경이 되는 조선 말기 쇠락해가는 왕조를 둘러싼 정치적 암투도 이야기의 다른 축이다.홍라온은 아역 스타 출신 배우 김유정이 연기하고, 상대역인 왕세자는 TV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박보검이 맡았다.연출을 맡은 김성윤 PD는 사극이라는 익숙한 장르와 남장여자라는 다소 진부해진 소재를 트렌드에 맞게 살려내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내는 데 역점을 둘 생각이다.그는 18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에서 "예쁘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슬픈 로맨스를 연출하는데 포인트를 줬다. 특히 남장여자는 많이 봐왔던 소재라 지금의 트렌드와 맞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이어 "효명세자 이영의 캐릭터를 원작과 다르게 변주했다. 트렌드에 맞게 '츤데레'(겉으로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뜻의 신조어)한 캐릭터를 입혀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했다"고 덧붙였다.작가 윤이수의 인기 있는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비운의 인물인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삼았다.역사책에는 효명세자가 1809년에 조선 23대 왕 순조의 맏아들로 태어나 3살에 왕세자로 책봉돼 8살에 성균관에 입학하고 10살에 풍양 조씨(조대비)와 혼인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부왕 순조의 건강 악화로 18살 때부터 아버지를 대신해 국사를 돌보는 대리청정을 했는데, 여러 당파의 인재를 고루 등용하고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를 견제해 왕권을 강화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도, 임금의 자리에 오르지도 못한 채 21살의 이른 나이에 병사했다. 효명세자는 짧은 생애에도 여러 권의 문집을 남기고 대규모 종합 예술인 궁중 연회를 직접 관장하는 등 남다른 문학적 감수성과 예술적 재능을 지녔던 매력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야기는 효명세자가 대리청정을 시작하기 직전 시기부터 시작된다.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이 극 속에 어떻게 녹아들어 가는지 지켜보는 것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궁궐 내 금기의 장소인 내시부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명품 내시 연기를 선보인 배우 장광이 내시부 전체를 통솔하는 내시부사 역을 맡는 등 탄탄한 내시부의 라인업이 눈에 띈다.오는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 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은 가볍게 출발하지만 가볍지만은 않다.김성윤 PD는 "거창한 메타포는 없다. 그냥 즐겁게 봐주셨으면 하는 게 저의 메시지다. 정치적 메시지를 대놓고 드러내기보다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낼 생각이다. 경쾌하고 유쾌하고 발랄한 젊은 사극을 지향한다"고 했다.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곽동연(왼쪽부터), 채수빈, 박보검, 김유정, 진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8.18 ksu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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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밝은 밤 전주 한옥마을 문화재를 누비다전주 '문화재 夜行'…전동성당·경기전·향교서 전통행사 (전주=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저녁 어스름이 깔리자 전주 전동성당 안에 합창단의 경건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100여 년 전 준공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에 어울리는 음악 공연 '천상지음'은 오후 9시까지 이어졌다.지난 12일 밤 전주 한옥마을과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전주야행, 천년벗담'을 주제로 '문화재 야행(夜行)'이 펼쳐졌다.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청이 올해 첫선을 보인 야간 문화향유 프로그램이다.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야간 특별관람처럼 지방의 다양한 문화재를 밤에도 느껴보도록 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전주 문화재 야행이 열린 전동성당.이날 전주 문화재 야행의 중심이 된 장소는 전동성당과 태조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이 봉안된 경기전(慶基殿), 전통 교육기관이었던 전주향교다. 이들 문화재는 모두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돼 있으나, 밤에는 일반에 거의 개방되지 않았다.전동성당에서 길을 건너면 닿는 경기전에서는 국악 공연과 함께 달빛 차회(茶會)가 열렸다. 한국차문화협회 전북지부 회원 30여명이 은은한 불빛 아래에서 녹차, 홍차, 보이차, 홍삼차 등 각종 차와 다식을 무료로 제공했다.문화재 야행을 위해 야간 개장을 한 경기전은 상업화돼 시끄럽고 번잡한 한옥마을 거리와는 달리 고즈넉했다. 또 대숲과 정전 등 곳곳에 경관 조명이 불을 밝혀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경기전에서 열린 달빛 차회. [전주야행추진단 제공]선비들이 책을 읽던 전주향교의 대성전 일원에서는 거문고산조와 가곡, 시나위(산조의 기악곡) 등 우리 가락이 연주됐고, 한옥마을 거리에서는 국악 버스킹 공연이 벌어졌다.또 남부시장을 무대로 젊은이를 겨냥한 게임인 '태조 어진을 지켜라'가 진행됐고, 원형이 남은 전주 유일의 성문인 풍남문에서는 건축물을 색색의 빛으로 물들이는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졌다.전주향교와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문화재 야행 기념식이 열려 줄타기 공연과 한국의 민속을 주제로 한 그림자극이 진행됐다.기념식에서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의 밤 풍경이 궁금하다면 문화재 야행에 참가하면 된다"며 "전주를 사랑하는 많은 예술인들이 야행을 빛낼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야행추진단장을 맡은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전주 문화재 야행에 대해 "전주는 유형 문화재만큼 무형유산이 풍부한 도시"라면서 "현대적 대중예술은 완전히 배제하고 각각의 유적에 어울리는 공연이나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문 교수는 "지방에서 개최되는 이벤트를 보면 문화재가 주인공이 아니라 배경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한 뒤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가 지닌 본질적 가치와 문화재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풍남문 미디어 파사드. [전주야행 추진단 제공]문화재 야행은 전주를 비롯해 서울 중구, 부산 서구, 군산, 강릉 등 10곳에서 10월까지 진행된다. 전주에서는 오는 9월 30일 한 차례 더 선보인다.박동석 문화재청 활용정책과 서기관은 "밤에 여러 문화재를 거닌다는 의미의 야행은 궁궐 야간관람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전제한 뒤 "지방에 있는 문화재와 문화시설은 서울보다 규모가 작지만 특정한 주제로 엮으면 충분히 상품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강경환 국립무형유산원장은 문화재 야행에 대해 "그동안 밤에는 출입이 제한됐던 문화재를 개방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도시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만들면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문화적 자산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 한옥마을. [전주야행추진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