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윤고은의 참새방앗간> 이병헌과 신은경…배우의 사생활 유감'내부자들'·'아치아라' 호연으로 찬사…사생활 논란으로 구정물 튀어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우리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허자고~"일자무식의 깡패는 모히또가 뭔지, 몰디브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아니, 아예 모히또가 어딘가에 있는 나라이고, 몰디브가 뭔가 이국적인 술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건치를 시원하게 '씨익' 드러낸 채 전라도 사투리를 살짝 구사하면서 건들건들 대는 폼에 웃음이 터진다. 그런데 이 깡패가 어느 순간 돌변하면 숨을 헉 멈추고 쳐다보게 된다. 배신당하고, 짓밟히고, 뒤통수를 맞은 이후 그가 보인 눈빛, 표정, 비장함에서는 '풋내기'들은 절대 따라잡기 어려운 마성이 뿜어져 나온다. 자연히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온다. 관객 500만을 넘어 이번 주말 600만을 바라보는 영화 '내부자들'의 배우 이병헌이다. "나는 괴물을 없애려 했던 것뿐이야!"어린시절 동네 아저씨에게 몸을 유린당한 뒤 평생 그 괴물로부터 도망치고자 발버둥쳤던 여자는 끝내 정신착란을 일으킨다. 과거를 숨긴 채 사모님 소리를 들으며 품위있게, 도도하게 살아왔지만 그녀는 끝내 과거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고 그 과정에서 슬픔과 공포, 광기가 무지개 빛깔로 뿜어져나왔다. 역시 하루아침에 보여줄 수 있는 내공이 아니다. 지난 3일 종영한 SBS TV '마을 - 아치아라의 비밀'에서 신들린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은 배우 신은경이다. 최근 이병헌과 신은경의 연기를 보며 즐거움과 감동을 얻은 관객과 시청자가 적지 않다. 찬사와 감탄이 인터넷을 넘실댄다. 그런데 새옹지마요, 호사다마다. 사생활 때문이다. 이병헌은 '내부자들' 개봉에 앞서 한바탕 난리굿을 치러야 했고, '아치아라의 비밀'을 끝낸 신은경의 앞에는 진흙탕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나마 이병헌에게는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거나 '시간이 약이다'는 말이 통하는 것 같다. 지난해 터져 올초까지 진행됐던 그의 '불륜 스캔들'은 온갖 추문과 루머, 의혹으로 점철됐고, 그 과정에서 이병헌은 만신창이가 됐다. 그와 관련한 인터넷 기사가 줄잡아 몇천건은 됐고, 스캔들은 다각도로 낱낱이 해부돼 지상 중계됐다. 출중한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아시아는 물론이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에도 잇따라 출연하며 고공행진 중이던 배우 이병헌은 연기가 아닌 사생활로 갈갈이 찢겨졌다. 대중은 분노했고, 손가락질했고, 스캔들을 실시간으로 즐기며 소비했다. 그 와중에 지난 8월 개봉한 이병헌 주연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은 처참한 흥행 실패를 맛봤다. 이병헌 스캔들의 최대 피해자가 '협녀'의 여주인공인 전도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번에는 이병헌이 진짜 몰락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는 또다시 연기로 일어서는 듯 하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내부자들'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이병헌의 연기에 대한 극찬도 보조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승우, 백윤식, 이경영 등 다른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일품인 덕도 크지만 '내부자들'의 이병헌은 대타를 생각할 수 없게 만든다. 이병헌이 이렇듯 한숨 돌리게 된 반면, 신은경은 지금 한창 가정사 그리고 금전 문제와 관련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 시어머니, 전 매니저에 전전 매니저의 발언까지 인터넷에서 전파되고 있다. '쟁점' 하나는 이혼 후 장애가 있는 아들을 돌보지 않고 방치했다는 의혹과 그 연장선상에 있는 '거짓 모성애' 논란이고, 또다른 쟁점은 그가 이전에 거친 기획사들과 얽힌 금전 문제다. 신은경은 직접 방송 인터뷰와 기자 간담회에 나서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을 했고, 현 소속사를 통해서도 공개적으로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인터넷과 대중은 새롭게 떠오른 '핫이슈'를 흥미롭게 따라가고 있다. 신은경으로서는 '아치아라의 비밀'과 그 직전 tvN '오 나의 귀신님'에서 보여준 코믹한 연기로 잇따라 호평을 받자마자 급전직하한 셈이다. 연기력에 대한 칭찬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지저분한 사생활 논란과 공방이 그의 이름 석자를 설명하고 있다. 한 명의 좋은 배우를 꽃 피우기 위해서는 수많은 밤 먹구름 속에서 천둥이 울어야한다. 천의 얼굴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감동을 주는 연기는 모진 풍파를 견뎌내야 빚어진다. 그걸 알기에 대중은 '웬만하면' 금세 잊어준다. 좋은 연기를 마주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박수를 쳐준다. 그래 왔다. 이병헌과 신은경에게도 그랬다. 두 배우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래도 유감이다. 배우의 사생활 유감이다. 좋은 배우라서 그렇고 처음이 아니라서 더 그렇다. 배우가 공인인가, 사생활은 어디까지 보호돼야하는가는 인터넷을 뒤덮었고, 현재 뒤덮고 있는 거센 논란 앞에 무의미해진다. 이쯤되면 사생활도 더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위험 경고등이 켜질 때 관리에 들어가야한다. pretty@yna.co.kr
-
'K-세일' 마지막 주말…백화점, 겨울 의류 할인 행사(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백화점은 민간 주도 쇼핑대전인 'K-세일데이' 마지막 주말을 맞아 대규모 겨울 상품 할인 행사를 연다.◇ 롯데백화점 = 본점은 6일까지 9층 행사장에서 '골프 겨울 특집전'을 열고 슈페리어, 마루망, 바이셀 등 21개 브랜드를 30∼80% 할인한다. 한정 상품으로 마루망 메타바이오드라이버를 20만원, 캘러웨이 RAZRX스틸아이언을 45만원에 선착순 판매한다.관악점은 6일까지 1층 행사장에서 메트로시티와 마리아꾸르끼의 이월상품을 30∼70% 할인해 선보인다. 주요상품은 메트로시티 장갑(2만5천원), 마리아꾸르끼 머플러1+1(2만원) 등이다. 구리점은 6일까지 7층 행사장에서 '아웃도어 방한의류 대전'을 열고 몽벨, 코오롱스포츠, 아이더 등 11개 브랜드의 방한의류를 최대 70% 할인한다. 몽벨 다운점퍼를 22만2천원, 블랙야크 엣지다운을 39만7천원, 아이더 구스다운을 19만9천원에 선보인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광명점은 9일까지 1층 광장 특별행사장에서 '오픈 1주년 기념 자선 대바자회'를 열고 나이키, 노스페이스, K2, 디스커버리를 포함한 7개 브랜드 제품을 50∼60% 할인 판매한다. 노스페이스 서밋 구스다운을 19만9천원, 나이키 여성캐주얼화를 5만9천원, 뉴발란스 다운패딩을 4만9천원에 선보인다. 행사장 아웃도어 상품을 20만원 이상 구매하면 롯데상품권 5천원을 증정한다. ◇ 현대백화점 = 전국 15개 점포에서 4∼6일 '겨울 상품 초특가전'을 열어 재킷, 코트, 패딩 등 겨울 아우터(외출복)와 장갑,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같은 기간 전국 15개 점포에서 30만원 이상 구매하면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은품으로 준다.압구정본점, 판교점, 충청점 대행사장에서는 100억 규모의 '남성 겨울 의류 대전'을 열고 남성 겨울 아우터 이월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압구정 본점에서는 마에스트로, 갤럭시, 쟈딕앤볼테르, 벨그라비아의 제품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마에스트로 구스다운패딩을 55만3천원, 벨그라비아 패딩점퍼를 60만원에 선보인다.무역센터점은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마쥬, 산드로, 질스튜어트, 바네사브루노, 스테파넬의 30억원 규모 코트, 재킷, 패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주요 상품은 질스튜어트 코트(41만8천600원), 바네사브루노 패딩(44만9천원), 위캔드막스마라 패딩(61만6천원)이다.신촌점은 5층 대행사장에서 '아웃도어 7대 브랜드 대형전'을 열고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제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 한다. 노스페이스 여성 구스다운을 25만2천원, K2 헤비구스다운을 14만9천원, 디스커버리 미들급 다운점퍼를 19만9천원에 선보인다.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끌로에, 랑방, 무이, 탐그레이하운드 등 한섬 수입 의류 브랜드 10개 시즌오프 행사를 연다. 랑방스포츠는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 상품을 기존 40%에서 50%로 할인율을 높였으며 마쥬, 산드로, DKNY는 기존 할인율(10∼30%)에서 10∼20%를 추가로 할인한다.◇ 신세계 백화점 = K-세일 마지막 주말을 맞아 오는 6일까지 식품과 생활용품을 최대 80% 할인한다.본점은 암소 한우 불고기(100g) 3천300원, 밀감(1.5Kg) 1만2천원, 볶음용 멸치(500g) 9천900원, 제주 마른굴비(10미)를 4만9천원에 판매한다.강남점은 써모스 보온병을 3만9천원, 헹켈 그릴(22cm)을 14만4천원, 운현궁 극세사 카펫을 3만9천원, 테팔 드라이기를 1만9천원, 필립스 전동칫솔을 8만9천원에 선보인다.영등포점은 기순도 현미된장(700g)을 1만7천900원, 호주산 냉장 찜갈비(100g)를 2천500원, 클라르하임 스프레드를 5만9천원, 세인트블레스 메탈벽시계를 2만9천원에 판매한다.겨울 아우터도 초특가로 판매한다.강남점은 6일까지 9층 이벤트홀에서 '윈터 아우터 대전'을 열고 빨질레리, 닥스, 마에스트로, 커스텀멜로우, 질스튜어트뉴욕, 타미힐피거, 헨리코튼 등 남성 브랜드와 쟈딕앤볼테르, 마쥬, 데코, 보브, 톰보이, 온앤온, 디젤, 아르마니진, 힐피거데님 등 여성 브랜드 제품을 30∼50% 할인 판매한다. 주요 제품은 캠브리지 다운재킷(49만원), 킨록앤더슨 캐시미어코트(79만원), 마쥬 하프코트(57만6천원), 온앤온 모직 코트(15만 9천원), 보브 오리털 패딩(18만 9천원), 톰보이 코트(23만9천원)이다.영등포점은 A관 6층 이벤트홀에서 6일까지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K2, 아이더의 상품을 최대 40% 할인한다. 노스페이스 구스다운을 46만 8천원, 플리스 재킷을 7만8천400원, 블랙야크 야상형 덕다운을 19만원, 다운 재킷을 12만 8천원∼39만 7천원, 아이더 아동 구스다운을 19만원, 여성 롱 다운을 8만원, K2 사파리 다운을 32만 9천원에 선보인다.
-
<맛난 음식> 임금에게 진상하던 별미 임진강 참게(파주=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남북한을 흘러 서해로 통하는 임진강 주변은 사시사철 맛 좋은 별미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봄에는 황복, 가을에는 참게’라는 말이 있듯이 참게는 전국에서 으뜸가는 진미(珍味)로 알려진 황복과 함께 임진강의 별미다. 참게를 말할 때 ‘가을바람이 참게를 살찌운다’는 말이 있듯이, 이맘때 참게의 속살이 가장 통통하게 오르고 맛도 제일 좋다. 참게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서 산란한 뒤 민물 상류로 이동해 겨울에 필요한 영양분을 몸속에 가득 채우고 가을에 다시 바다 쪽으로 내려간다. 짝짓기를 향한 본능이다. 이런 습성을 이용해 9∼11월에 주로 통발로 참게를 잡는다. 이진욱 기자 게딱지의 크기는 보통 10㎝ 내외이고, 암놈보다 수놈이 조금 크다. 강에 쳐진 통발이나 낚싯줄에 희생되지 않고 바다로 내려간 참게들은 이듬해에 알을 낳는다. 참게는 물고기 등이 죽어 가라앉으면 말끔하게 처리해주는 최고의 청소부로도 알려졌다.요즘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노란 장(영양분)이 가득한 놈들이 한창 잡히고 있고, 임진강변에 위치한 맛집은 ‘가을철 최고의 밥도둑’으로 불리는 참게를 맛보려는 식도락가들로 붐비고 있다. 이진욱 기자 민통선을 앞에 둔 임진강변에 위치한 ‘원조두지리매운탕 1호점’의 장석조 대표는 “참게는 크기가 작아 꽃게에 비해 먹을 것이 없지만 노란 장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맛이 가히 일품”이라고 말했다.최근 싼값에 들여 온 중국산 냉동 참게가 임진강 참게로 둔갑해 버젓이 팔리고 있지만 자연산과 양식 참게, 중국산을 구별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장 대표는 “임진강 참게는 특유의 독특한 향을 지녔지만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힘들다”며 “음식점 주인의 양심을 믿고 먹을 수밖에 없는데 두지리 매운탕촌에 오면 진짜 자연산을 맛 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진욱 기자‘참궤’라는 이름으로 참게의 생태를 기록한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가늘고 긴 다리를 가지고 둥근 사각형의 갑각껍데기에 알갱이들이 촘촘히 널려 있고 집게 아래쪽에 연한 털다발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참게는 단백질이 듬뿍 들어 있어 발육기의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건강식으로 그만이다. 또 간을 해독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지닌 키토산과 필수아미노산도 풍부하다. 참게는 참게탕, 참게장, 참게매운탕 등 요리 방법이 다양하다. 그 가운데 참게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게장이 으뜸이다. 임진강 참게는 ‘축양’(畜養) 기간을 거친다. 큰 수조에 참게를 넣고 물을 부어 하룻밤 지나면 몸속 찌꺼기를 토해낸다. 덜 자란 참게에게는 먹이를 줘 살이 통통하게 오르도록 한다. 축양이 끝나면 장을 담근다. 팔팔 끓인 간장을 붓고 간장을 따라내 다시 끓인 뒤 식혀서 다시 참게에 붓는 과정을 서너 차례 되풀이하면 참게장이 된다. 이진욱 기자 참게는 대게나 꽃게와 달리 크기도 작고 맛도 고소한데, 따끈한 흰 쌀밥에 잘 익은 참게장 속살을 뜯어 살짝 얹은 뒤 입에 넣으면 고소함과 감칠맛이 입안으로 퍼진다. 고추장과 미나리를 넣고 끓인 참게탕도 군침이 절로 돈다. 시원한 국물은 기본이고, 게 특유의 비린 맛이 없으며 구수하고 매콤하다. 속이 꽉 들어찬 참게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참게에 메기와 민물새우를 넣어 진하게 끓여 내는 참게매운탕도 색다른 별미다. 국물 맛이 구수하면서도 칼칼할 뿐 아니라 참게의 풍미가 가득 밴 부드러운 우거지의 맛도 어지간하다. 게장과 달리 참게탕과 참게매운탕은 가을에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급랭시킨 게는 아무래도 고소함과 독특한 향이 덜하다. << 임진강 >>이진욱 기자 파주 적성면과 파평면, 연천군 백학면 일대에 참게 맛을 볼만한 집이 여럿 있다. 대부분 게장 한 마리와 함께 나오는 백반 정식(1인분)이 1만2천∼1만5천원, 참게 두 마리를 넣어주는 참게탕이 1만8천원∼2만원 선이다.두지리 마을은 지난 2001년 행정자치부(구 안전행정부)가 지정한 주민주도형 ‘평화생태마을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파주 임진강변은 강과 산이 어우러져 수도권 주민의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에서 자유로의 임진강 물줄기를 따라가는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율곡 이이가 제자들과 함께 시와 학문을 논했다는 화석정(花石亭), 조선 초기 명재상 황희가 관직에서 물러난 뒤 갈매기를 벗 삼아 만년을 보냈다는 반구정(伴鷗亭) 등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
<연예계 위!아래!> 거액 투자받는 봉준호 vs 방송중단 정형돈(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이번 주 연예계에서는 5천만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받게 된 봉준호 감독과 건강상의 이유로 방송활동을 전면 중단한 정형돈이 화제가 됐다. 영화 '설국열차'로 세계 영화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낸 봉 감독은 신작 영화 '옥자' 제작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세계 1위 업체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무한도전'을 비롯한 주요 6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던 정형돈은 불안장애로 인해 잠정적으로 방송활동을 그만둔다고 밝혔다. ◇ 위(↑) - 봉준호 감독, 신작 영화제작에 5천만弗 투자받아 세계 영화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봉준호 감독이 또 하나의 쾌거를 올렸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세계 1위 기업인 넷플릭스가 봉 감독의 신작 '옥자'에 제작비 전액인 5천만달러(약 579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넷플릭스는 가입자가 약 6천900만명에 달하는 세계 1위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다. 내년 초 한국에 진출할 예정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자체 제작, 시즌 전 분량을 동시에 공개하는 새로운 서비스 방식으로 드라마 유통 시장에 혁명을 일으킨 바 있다.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미국 중견 제작사 플랜B엔터테인먼트도 공동 제작사로 합류했다. 국내 제작사는 옥자SPC다.플랜B는 '월드워 Z', '킥 애스', '노예 12년' 등을 만들었고 '디파티드', '트리 오브 라이프', '셀마' 등의 영화에도 공동제작사로 참여했다. 영화 '옥자'는 옥자라는 사연 많은 동물과 한 소녀의 우정, 그리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이 둘의 모험을 그렸다. 봉준호 감독은 "신작 '옥자'를 만들려면 전작 '설국열차'보다도 더 큰 예산과 완벽한 창작의 자유가 필요했다"며 "동시에 얻기 어려운 이 두 가지를 넷플릭스가 제공해 감독으로서 환상적인 기회를 얻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영화 '설국열차'는 미국에서 드라마로 제작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미국 연예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투모로우 스튜디오가 '설국열차' 판권을 사 드라마로 제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설국열차'의 제작사 측은 그러나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 아래(↓) - 정형돈, 불안장애로 방송활동 중단 이른바 MC '4대 천황'이라는 불리는 방송인 정형돈이 이번 주 방송활동을 전격 중단했다.정형돈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가 밝힌 중단 사유는 불안장애. FNC엔터 측은 12일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와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불안장애란 주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과 질환의 하나로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폐쇄공포증 등을 포괄해서 일컫는다. 가장 대표적인 공황장애는 가슴이 뛰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 끝에 '이러다 내가 죽은 거 아닌가'라는 공포심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정형돈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방송을 쉬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은 몇 년 전부터의 일이라는 게 주변 지인들의 전언이다. 지난 8월24일 방송된 SBS TV '힐링캠프'에서 정형돈은 "사람들이 무섭다. 아무래도 무서움을 느껴야 하는 직업이다. 시청자 분들은 아버지 같은 느낌이다. 평소에는 인자하시지만 가끔 때로는 무섭고, 그래서 긴장을 한다"고 토로하며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정형돈의 하차로 일부 방송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형돈은 하차를 선언하기 전 MBC '무한도전', KBS의 '우리동네 예체능',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 에브리원의 '주간 아이돌' 등 6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었다. '무한도전'의 경우 당분간 '5인 체제'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형돈의 복귀 시점도 불투명하다. FNC엔터 측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쉬게 될지는 알 수 없다"며 "아주 길게 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
'열정같은소리하네' 박보영 "열정 의미 퇴색…부정적""데뷔초기 감독한테 대본으로 맞기도…대중에게 좋은 기운 주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배우 박보영은 자신과 같은 젊은 세대에게 '열정'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밝혔다.박보영은 13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열정이면 다 된다와 열정 같은 소리 하네 중 어느 편인가'라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박보영은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수습사원 '도라희' 역으로 나와 '열정이면 못 하는 게 없다'는 '하재관 부장'(정재영)에게 시달리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연기한다. 그는 "어렸을 때 열정이라는 단어가 좋았던 것 같은데 성년이 되고 나서는 의미가 퇴색돼 지금 저한테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고 말했다. 열정이 일종의 '인질'이나 '족쇄'처럼 다가온다고 했다. 예전에는 자발적으로 '우리가 열정이 있으니 이런 것도 한다'였는데, 지금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젊은 세대에게 '너희는 열정이 있으니 당연히 이런 거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식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열정보다는 신념이라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박보영은 "제 직업이 대중의 반응을 봐야 하는 것이라 예전에는 사람들 말에 많이 휘둘렸다"며 "'그게 무슨 소용이야, 내가 신념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은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서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일할 때에도 좀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라희가 자신과 같은 연령대라 따로 연기를 위해 추가로 알아볼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친구들 대부분이 '도라희'와 같은 사회 초년병이어서 이들 생리를 익히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박보영은 "친구들 만나면 수다를 떠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데 저는 친구들 직장을 잘 모르지만 그 직장에 어떤 분이 계시는지는 다 안다"며 "이야기하다 보면 '아 그때 그 말도 안 되는 사람'이라고까지 할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데뷔 초기 도라희처럼 윗사람들한테 무척 많이 혼났다고 전했다. "감독한테 대본으로 맞기도, 집에 가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정말 힘들었다. 연기를 못하는 부분이 있어 도라희처럼 대들지 못하고 받아들였다."항상 밝고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힘들어도 대중에게 표현 안 하려고 한다. 많은 사람 앞에 서는 일을 하는데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싶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내색을 안 하려 해도 느껴지기 마련인데 그래서 안 좋은 일 있으면 툭툭 털어버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 좋은 일을 털어버리는 그만의 비결은 '집에서 혼자서 울기'였다. "집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것처럼 대성통곡"을 하면 후련해진다는 것. 심지어 혼자 울 때 항상 옆을 지켜주는 '슬픔 담당' 인형도 있다고 한다. 마음을 툭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연예인 친구로 이광수, 김기방, 차태현 등을 꼽으며 "필터를 안 걸치고 말할 수 있는" 사이라고 말했다.그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란 배우의 존재가 잊히고 관객들에게 배역만 보이는 연기라고 했다. 박보영은 "연기할 때 제가 아니라 도라희가 보여야 성공한 연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보이면 이제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강> ⑤ 아름다움과 즐거움 전하는 공간들광진교 8번가(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바닥 유리를 통해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광진교 8번가 내부.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조선시대에는 경치가 좋은 곳에 놀거나 쉬려고 만든 정자가 많았다. 풍광 수려한 강이나 개천, 계곡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정자가 있었다. 한강에도 망원정을 비롯해 소악루, 이수정(二水亭), 삼호정(三湖亭), 효사정, 제천정, 천일정(天一亭), 몽구정(夢鷗亭), 압구정(狎鷗亭), 낙천정 등 정자와 누각이 지천이었다. 이들 정자와 누각에서는 왕이나 왕족, 선비들이 수려한 강 풍경을 감상하며 시를 짓거나 읊고 풍류를 만끽했으며 강을 오르내리며 뱃놀이를 즐기곤 했다.현대에 들어서는 카페와 고층빌딩 전망대, 유람선이 정자와 배를 대신하고 있다. 카페 아리따움 양화와 선유(양화대교), 마포 해넘이 전망대(마포대교), 노들 직녀·견우 카페(한강대교), 동작 노을·구름 카페(동작대교), 한남 새말 카페(한남대교), 송파예술마루 등은 아름다운 풍광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도심 명소가 되어 있다. 특히 광진교 아래 교각에 들어선 전망 쉼터인 '광진교 8번가'에서는 바닥 유리를 통해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술 전시회가 진행되며 주말이면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한강에 있는 카페는 전면이 통유리여서 찬바람 부는 계절에도 따뜻한 실내에서 마음껏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또 대부분 밤늦게까지 문을 열어 한강과 다리, 도심의 건물이 선사하는 화려한 빛의 축제를 만끽할 수 있다. 한강대교 노들 직녀 카페(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노들 직녀 카페와 견우 카페에서는 한강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kjhpress@yna.co.kr ◇ 고층빌딩에서 만끽하는 문화의 즐거움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솟은 롯데월드타워와 대형 쇼핑센터인 롯데월드몰로 구성된 잠실의 제2롯데월드는 한강 풍경을 감상하고 문화를 즐기기에 제격인 곳이다. 롯데월드타워에는 국내 최다 브랜드가 입점한 에비뉴엘 월드타워점과 총 21개 상영관에 4천600석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관, 국내 최대 도심형 수족관이 들어서 있다. 특히 상영관 중 '슈퍼플렉스G'에는 가로 34m, 세로 13.8m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스크린이 달렸고, 수족관에는 길이 85m의 국내 최장 수중터널과 5천300t 규모의 수도권 최대 수조가 들어서 있다.내년 말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에는 금융센터, 오피스텔, 6성급 호텔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특히 117~123층에 자리하는 전망대인 '스카이 123'은 지상 500m에 있어 한강 줄기와 서울 전역을 감상할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인천 앞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가 될 예정이다.여의도에 있는 63스퀘어도 한강 조망과 문화 감상에 제격이다. 해발 264m의 60층 '63스카이아트'에서는 한강과 서울 중심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세계 도시의 건축' 전이 오는 12월 13일까지 열려 풍광과 미술품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제2롯데월드 조감도(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내년 말 완공이 예정된 제2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는 한강과 도심을 감상하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kjhpress@yna.co.kr ◇ 복합 문화 공간 '뚝섬 자벌레'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는 자나방 애벌레의 가늘고 긴 원통 모양을 본뜬 독특한 외관을 가진 문화 공간이다. 전망을 볼 수 있는 문화 공간을 표방해 각 공간에는 문화·예술 관련 볼거리가 가득하다.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3번 출구와 바로 연결되는 입구로 들어서면 원통형 공간이 기다랗게 이어진다. 이 공간은 각종 사진과 미술품 전시회가 진행되는 곳으로 방문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중간마다 천장이나 측면에 뚫린 커다란 구멍을 통해 한강변의 풍광을 엿볼 수 있다. 원통형 통로는 '공중정원'으로 이어진다. 정원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데 내년 2월까지는 '눈꽃의 정원'을 주제로 꾸며진다. 커다란 유리창 바깥 테라스는 강바람을 맞으며 청담대교와 한강, 고층빌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좋다.2층은 자녀와 함께 환경, 생태, 어린이도서를 읽을 수 있는 작은 도서관 ‘책 읽는 벌레’이며, 3층은 한강에 있는 곤충과 식물을 만나고 가족 단위 생태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놀이 벌레'로 꾸며져 있다. 뚝섬 자벌레(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사진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는 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 dklim@yna.co.kr
-
'히말라야' 황정민 "산악영화 힘들어…촬영 끝내고 눈물"(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배우 황정민이 영화 '히말라야' 촬영을 끝내고 눈물을 터뜨렸다고 털어놨다. 황정민은 9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히말라야' 제작보고회에서 "큰 사고 없이 촬영을 잘 마치고 나자 눈물이 터졌다"면서 "다들 힘들었고, 특히 스태프들은 무거운 장비를 메고 이동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개봉하는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고자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산악 원정대의 도전을 그린 영화다. 2005년 에베레스트 등반 중 사망한 고(故)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등반길에 오른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원정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이 제작자로 나섰고,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댄싱퀸'을 연출했던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엄홍길 대장 역에 황정민을 비롯해 정우, 조성하, 김인권, 라미란, 김원해, 전배수 등이 영화에 출연했다. 황정민은 "우리나라에 산악 영화가 거의 없어 궁금했다"며 "막상 해보니 전혀 쉬운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8천미터까지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그 이상에 올라간 것처럼 힘들었다" 덧붙였다. 각각 산악인 엄홍길과 박무택을 연기한 황정민과 정우는 영화 '사생결단'(2006)에서 선후배 형사로 호흡을 맞춘 이래 9년 만에 '히말라야'에서 선후배 산악인으로 다시 만났다.정우는 "제일 힘든 건 두통이었다"며 "(고산병에)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고 너무 예민해져 자괴감에 빠져 있던 날이 많았다"고 전했다. 극 중 이동규 역을 맡은 배우 조성하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천만 영화'였다"며 "게다가 (주연) 배우가 황정민, 연출이 이석훈 감독. 제작자가 윤제균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모두 시간이 안 돼 못 했는데 이것마저 일정 핑계 대고 못 한다고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셔 "이 영화는 딱 보면 관객 1천만명이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들은 모두 산악인 복장으로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도 마치 캠핑장처럼 꾸며져 이색적이었다.
-
'도리화가' 수지 "시나리오 읽고 가수 준비할 때 생각나 눈물"판소리 1년간 배워…'건축학개론' 이후 3년 만에 스크린 복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해 영화 '건축학개론'(2012)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수지(배수지·21)가 3년 만에 '도리화가'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다음 달 25일 개봉하는 '도리화가'는 1867년 여성은 판소리를 할 수 없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금기를 깨고 조선 최초의 판소리학당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류승룡) 밑에서 소리를 배워 조선 최초의 여류 명창으로 성장한 진채선(수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수지는 29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도리화가'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눈물이 났다"면서 "소리를 하고 싶지만, 잘되지 않아 속상해하는 채선의 감정은 내가 가수를 준비할 때 느낀 것과 닮아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부담이 컸지만,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며 "촬영 시작하기 1년 전부터 소리를 내는 법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수지는 이번 영화에서 판소리뿐 아니라 사투리와 남장 연기를 선보인다. 또 얼굴을 까맣게 보이려고 얼굴에 숯 칠까지 감행했다.수지는 "원래 피부가 하안 편인데 숯으로 얼굴을 까맣게 해놓으니 못 봐주겠더라"면서 웃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류승룡, 송새벽, 김남길 등 쟁쟁한 남자 선배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조선 후기 판소리 이론을 집대성한 대가이자 판소리 학당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로 분한 류승룡은 "한 폭의 수묵화를 유영하는 듯한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 슬픔, 열정, 도전, 안타까움이 있는 영민한 작품"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특히 류승룡이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 등 실존 인물을 연기한 영화가 모두 관객 1천만명을 넘기며 크게 흥행한 터라 이번 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류승룡은 "안다고 하지만 잘 알지 못하거나 왜곡된 내용을 재해석해 다른 관점으로 알린다는 사명감이 있다"면서 "알아가는 재미와 알리는 재미도 크다"고 말했다. 동리정사의 소리 선생이자 판소리 고수((鼓手) 김세종 역을 연기한 송새벽은 "극 중 극에 끌렸다"면서 "극에서 놀고 싶게 만드는 부분들이 나를 쿵쾅거리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 메가폰을 잡은 이종필 감독은 "관객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맑고 근사하며 애틋한 영화"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감독은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2010)에서 형사 역으로 출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이 연출한 이번 영화에 출연하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그렇지 않다"면서 "기본적으로 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당시 우연한 기회에 출연한 것일 뿐 배우가 되고 싶거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갑질 논란> ① 공포가 돼 버린 갑질 '횡포'…"사람 냄새도 싫다"의료·금융·도소매업종 여성 감정노동자 45%, 스트레스 '위험수준' <※ 편집자주 = 상류층의 천박한 특권의식을 조롱하는 '갑질'이란 말은 이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상이 됐습니다. 병원, 은행, 대형마트, 백화점에서는 고객이라는 '왕'이 된 '노동자'들이 또 다른 노동자들을 절망하게 하는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가 되는 우리와, 남모를 고통을 겪다 일터를 떠나는 또다른 우리의 모습을 진단하고, '한국식 갑을관계'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기획기사 4꼭지를 일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김은경 기자 = 서울의 한 대학병원 채혈실에서 일하는 A(여)씨는 매달 '진상' 환자를 2∼3명 겪는다.채혈이 끝나면 5분간 주사를 놓은 곳을 누르라고 안내하지만 지혈하지 않고 멍이 들었다며 난리 치는 환자, 의사만 알 만한 내용을 물어보고는 답을 듣지 못하자 자기를 무시한다고 따지는 환자도 있다. 아기를 데려온 부모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가 무서워 몸부림칠 때 부모가 붙잡아주면 좋으련만 실패해 다시 바늘을 꽂으면 '당신이 제대로 못 해 우리 아이를 아프게 한다'며 역정을 내는 일이 왕왕 있다.A씨는 "화가 나고 억울해도 우리는 늘 죄송하다고 말한다"며 "욕설뿐만 아니라 '잘라버리겠다', '병원에 불을 지르겠다' 등 별별 소리를 다 듣는데 그럴 때마다 그만두고 싶다"고 씁쓸해했다.은행 영업점 창구 직원 B(여)씨는 고객에게 말을 건넬 때마다 미소를 띠고 있지만 속으로는 늘 불안에 떤다.필요한 사항을 안내할 때 고객이 절차가 복잡하다며 화를 내거나 대답하지 않고 억지를 부릴까 걱정돼서다. 언제부턴가 고객의 표정을 살피는 버릇마저 생겼다.B씨는 "점잖아 보이는 중년 남성이 신분증 없이 주민번호를 불러주며 계좌의 돈을 확인하고 싶다고 해서 금융실명제 때문에 안 된다고 했더니 '내가 내 돈 보겠다는데 너희가 뭘 아느냐,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소리를 질렀다"며 "배운 사람인 듯 보였는데 '갑질'에는 그런 것이 상관없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C씨는 대형마트 고객만족센터에서 일하면서 삶이 망가지기까지 했다.싫은 표정 한 번 짓지 못하고 하루에도 고객 여러 명에게 폭언에 가까운 말을 들어야 했던 그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통증을 느끼다가 결국 직장을 그만뒀다. C씨는 "이제 사람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난다"며 "대인기피증으로 집에서 보낸 세월이 벌써 1년이 넘었다"고 전했다.얼굴을 마주해야만 '갑질'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항상 상냥한 목소리로 고객 전화에 응대해야 하는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의 한 직원은 "시민이 폭언이나 욕설, 협박 등을 할 때 겉으로는 태연한 척 웃지만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린다"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니 목이 조여오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지옥이다"고 고통을 호소했다.최근 발생한 백화점 스와로브스키 매장 갑질 사건 등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갑질 횡포는 일부 특권층만의 빗나간 행동이 아니었다.고객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에 종사하다 보면 누구나 평범한 사람들에게 당하는 현실이다. 이른바 '감정노동'을 수행해야 하는 이들은 전국적으로 560만∼740만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 10명 중 3∼4명꼴에 달하는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시민단체인 '감정 노동자 보호입법을 위한 전국네트워크'가 올해 6월 의료·금융·도소매업종 노동자 2천244명을 대상으로 감정 노동자의 의식·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심각한 갑질 횡포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상대하기 어려운 고객을 응대하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부하와 갈등의 정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한 비율이 여성은 45.1%, 남성은 15.9%에 달했다.위험 수준에 있다는 것은 이런 문제로 심리적인 손상을 입거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는 의미다. '공격적이거나 까다로운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 '나의 능력이나 권한 밖의 일을 요구하는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는 등의 관련 항목에 응답자가 매긴 점수를 계산해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한다.노동자의 실제 감정과 직장에서 요구하는 감정표현의 충돌로 발생하는 감정 부조화, 고객 응대에서 발생한 심리적 손상 정도는 여성의 60.6%가 위험 수준에 있었다. 남성 역시 25.4%로 적지 않았다.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고객뿐 아니라 회사 눈치도 봐야 했다. 감정노동 수행에 대한 회사 내 감시의 정도와 고객응대에 대한 평가가 승진이나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정도가 위험 수준인 비율이 여성은 52.2%, 남성은 23.0%였다.실제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이들도 14.8%에 달했다. 이들의 41.4%는 남들 앞에서 모욕을 받았고 28.8%는 임금, 성과금 등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감정 노동자들이 느끼기에 고객의 갑질 횡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 한해 폭언, 폭력, 성희롱 등 악성고객이 줄었나'라는 물음에 74.8%가 '별로 그렇지 않다'(48.7%)거나 '전혀 그렇지 않다'(26.1%)고 답했다. '고객이 전반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적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역시 75.7%가 '별로 그렇지 않다'(48.1%)거나 '전혀 그렇지 않다'(27.6%)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이와 함께 금융경제연구소가 작년 은행·카드회사의 콜센터와 영업창구 종사자 3천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한 달에 19.4회 무리한 사과 요구, 인격 무시, 욕설 및 폭언, 성희롱·성추행 등 악성민원에 시달렸다.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린 직원의 52.2%는 회사에서 오히려 '업무에 집중하라'고 요구받았다.심지어 '악성 민원인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도록 했다'는 경우가 24.4%,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받았다'는 사례도 15.1%나 됐다.
-
<길따라 멋따라> 함안 정자엔 생육신·의병 이야기악양루함안나들목 지나 무진정-채미정-악양루 등 갖가지 사연 담아 (함안=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함안군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정자들은 고단한 삶과 정란(政亂)에서 한 발치 떨어져 보고 싶은 소망을 담은 곳이다. 일찍부터 손님을 접대하고 학문을 토론하며 풍류를 즐기는 공간이 정자지만 함안에 산재한 정자는 사뭇 다르다.폐위된 왕을 그리워하며 도망치듯 내려오거나 전란의 풍파를 잊고자 하는 마음으로 대들보를 놓고 서까래를 올렸다.고즈넉한 풍경을 한 겹 걷어내면 촘촘하게 새겨진 역사의 나이테를 확인할 수 있다.그래서 함안지역 정자를 돌아보면 눈은 즐거워도 지난한 세월 한 보따리를 어깨에 짊어진 느낌이다. 보따리 속 이야기를 들춰보면서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함안의 황금색 들판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무진정 함안나들목에서 나와 일자로 뻗은 함안대로를 따라 대사교 방향으로 가면 왼쪽으로 널따란 주차장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조선 초 소박한 건축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158호 무진정(無盡亭) 주차장이다.무진정은 조선 명종 22년(1567) 생육신 가운데 한 명인 어계 조려의 손자 조삼이 세운 정자다. 조삼의 호 무진(無盡)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는 이곳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주차장 옆에 자리한 무진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곧바로 인공호수(3천300여㎡)가 눈에 밟힌다.언뜻 보면 잘 다듬은 잔디밭으로 착각할 만큼 낙엽과 수풀이 빼곡히 들어찼다.채미정 놀란 마음에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봐도 때아닌 녹조 같기도 하고 거대한 이끼 같기도 할 만큼 연초록으로 짙게 물들었다. 이 연못 한켠에 옆구리가 툭 터진 듯 자그마한 물길이 하나 만들어져 있다. 함안을 크게 끼고 흐르는 함안천으로 연결되는 물길이다.연못 가운데 영송루(迎送樓)라는 누각 하나가 있다. 주위로 우뚝 솟아오른 왕버드나무 6그루가 누각 지붕 위로 가지를 기다랗게 늘어뜨리고 있다.이 누각에서 돌다리 하나를 건너면 바로 무진정으로 이어진다.무진정은 앞면 3칸, 옆면 2칸으로 만들어졌다.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이다. 앞면 가운데 칸은 마루방으로 정자 바닥과 땅 사이에 공간이 있는 누마루 형식이다.기둥 위에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어 화려한 정자 주변 경관과 대비된다.정자 가장자리는 느티나무와 능수버드나무, 왕버드나무가 에워싸고 있어 세상에서 고립된 느낌을 준다.◇채미정 무진정을 빠져나와 차를 몰고 군북면 방향으로 10여분 내달리면 봉림삼거리에 도착한다.그곳에서 다시 군북중학교 쪽으로 빠져 길을 따라가면 무진정과 마찬가지로 도로 한편에 정자 하나가 외롭게 서 있다. 생육신 가운데 한 명인 조려가 세조의 왕위 찬탈에 관직을 그만두고 여생을 보냈다는 채미정(菜薇亭 )이다.이곳은 여러모로 무진정과 닮았다. 앞뜰에 작은 연못을 파 그 위로 돌다리를 올렸고 정자 형태는 단출한 겹처마 팔작지붕이다. 영송루 채미정이라는 이름은 옛날 중국 백이, 숙제가 고사리를 캐던 이야기에서 따왔다.내친김에 들러봐야 할 장소가 2군데 더 있다. 서산서원과 어계생가다. 둘 모두 채미정 맞은편에 붙어있다.서산서원은 조려 외 다른 생육신인 이맹전, 원호, 김시습, 남효온, 성담수의 위패를 봉안, 제향하기 위해 숙종29년(1703)에 지어졌다.매년 음력 3월 3일과 9월 9일 생육신의 충절을 기리는 제사를 지낸다.조려의 후손들이 1983년 한차례 복원해 현재의 모습이 됐다. 작년 도문화재로 지정됐다. 어계생가는 조려가 태어난 집이다. 어계(漁溪)는 조려의 호다. 조려는 영월에서 단종의 시신을 거두어 장례를 치르고 생가로 돌아와 낚시하며 지냈다고 한다.대문채·재실·사당으로 구성됐으며 집 바로 옆 500년 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운치를 더한다.이 나무는 높이 20m, 둘레 3.4m로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다.◇악양루 함안IC에서 법수방면 지방도 1011호선을 따라 5.5㎞를 가면 악양마을과 만난다. 마을에서 우회전해 대산 방면 군도 10호선으로 다시 1.5㎞ 달리면 악양루(岳陽樓)가 있다.특이하게도 악양 마을 강 건너 절벽에 걸려 있다. 건너편에서 올려다보면 절벽에 솟아있는 누각이 이마에서 툭 튀어나온 뿔처럼 보인다. 무진정 악양루가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전봇대 뒤로 내려가면 오솔길이 있다. 오솔길을 따라 30여m 오르면 악양루에 도착한다.누각에 오르면 넓은 들판과 법수면 둑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 함안천과 남강이 만나는 물길이 가을빛에 반사돼 반짝거렸다.그 절경을 보고 있자면 '정자의 경치는 다함이 없고, 즐거움 또한 다함이 없다'는 조삼의 말을 절로 중얼거리게 된다.해질녘 석양이 남강으로 지면 술잔에 이글거리는 태양을 집어삼킨 듯 붉게 물든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누각은 철종 때 세워 한국전쟁이 끝나고 복원했다.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로 무진정처럼 팔작지붕이다.중국 명승지 '악양'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옛날엔 기두헌(倚斗軒)이라 쓰인 현판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악양루라고 쓰인 현판만 남았다.한편 악양루로 가는 길 한쪽엔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있다.유랑악단 단장 윤부길이 악양 나루에서 여자 2명이 노를 저어 길손이 강을 건너게 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그 애처로운 모습과 악양 나루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한 그는 작곡가 한복남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으로 시작하는 국민애창곡은 그렇게 탄생했다.노래비 앞면엔 '처녀뱃사공' 노랫말이, 뒷면엔 유래가 적혀 있다.◇반구정 대산면 입사마을에서 용화산 임도를 따라가면 길 가장자리에 바위 표지석 하나를 볼 수 있다. 서산서원 표지석 쪽으로 45m 정도 다시 내려가면 용화산 기슭에 똬리를 튼 소박한 정자 하나가 있다. 반구정(伴鷗亭)이다.반구정은 임진왜란 당시 '홍의장군'(紅衣將軍) 곽재우 휘하에서 활약하기도 한 학자 조방이 전후 여생을 보내려 세웠다.앞마당엔 650년 됐다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높이 15m, 둘레 5.5m로 그 너머 펼쳐진 남지 들판과 잔잔히 흐르는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온다.악양루와 정반대로 이곳은 일출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다.느티나무 앞 육각정에 앉아 강과 들을 보고 있자면 세상 근심 모두 내려놓고 벌렁 드러누워 가을 햇살을 쬐며 낮잠이나 자고픈 생각이 절로 든다.이곳엔 조방의 시 한 구절이 걸려 있다. '事親當盡孝(사친당진효) 어버이를 섬김에 마땅히 효를 다하고/爲國亦當忠(위국역당충) 나라를 위해서는 마땅히 충이라/嗟我俱無及(차아구무급) 슬프다 이내몸은 모두 미치지 못하였으니/江湖恨不窮(강호한불궁) 세상에 한이 끝이 없도다'이밖에도 함안엔 꼭 들러야 할 정자나 누각이 많다.함안 대산면의 합강정, 칠북면 봉촌리의 광심정, 군북면 와룡정 등이 그곳이다.유독 함안에 이토록 많은 정자가 몰려있는 이유가 궁금해진다.넓게 뻗은 평야와 곡선을 그리며 유유히 흐르는 남강·낙동강의 넉넉한 품 때문일까.옛사람들은 세상사 근심·걱정을 잊으려고 정자와 누각을 세워 도망치듯 그곳으로 갔다.그곳을 스치는 행인은 그 근심과 걱정이 토해놓은 작은 정자를 보며 또다른 상념에 젖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