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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모던한 건축매력에 빠지다!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지난 1년간 건축과 관련해 개최된 행사의 결과물을 함께 전시하는 「제18회 2016 인천건축문화제』 전시관을 11월 11일 아트플랫폼과 근대문학관에서 오픈한다. 올해 인천건축문화제는 모던(modern)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인천시는 지난 5월 인천건축학생공모전을 시작으로 7월 인천광역시건축상, 8월 도시건축사진, 9월 인천건축백일장, 인천건축물 그리기대회 등 유치원생부터 초·중등학생, 건축전공 대학생을 비롯한 일반시민까지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제일 먼저 시작한 인천건축학생공모전은 전국 22개 대학 61개 팀(135명)이 참여해 2차례에 걸친 전문가 심사를 통해 인천대학교 김민경, 박은하, 탁선혜 학생이 제출한 「STAY IN HISTOPACE」작품이 대상에 선정됐었다. 수상작품은 국내 최초 서양식 호텔인 중구 대불호텔터와 인근 공터를 연계해서 관광객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 관광 안내소 등을 계획했다. 기존 건축물 철거 후 신축을 계획한 대다수 학생 작품과는 달리 기존 건축물을 존치하면서 공터와 연계한 점이 우수하게 평가되었다. 추석을 앞둔 화창한 가을(9월 10일)에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이 참여하는 건축문화 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18회를 맞이하는 인천건축백일장(건축모형만들기)에는 70개팀 350명이 참여했다. 건축백일장은 유치원, 초․중학생 및 그 가족으로 구성된 2~5인이 한 팀을 이뤄 건축모형을 만들어내는 건축체험행사다. ‘이야기가 있는 친환경 건축물’이라는 부제로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 청소년들이 가족과 한자리에 모여, 건축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건축모형을 제작했다. 대상을 차지한 양지훈 학생팀(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은 1인 가구가 소통하며 모여 사는 공동주택을 계획했다. 현대사회 인구변화와 주거 트랜드를 담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작품이었다. 같은 날 올해 건축문화제 주제와 딱 어울리는 아트플랫폼에서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430여명이 참여하는 인천건축물 그리기 대회가 있었다. 어린 학생들은 학부모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주변 근대건축물을 그려냈다. (대회 이후 10월 별도로 심사하여 수상작 결정함.) 매년 우수 건축물을 선정하여 건축문화 진흥의 견인차 역할을 한 인천광역시 건축상도 7월에 공고해 10월에 우수작을 선정했다. 올해는 아쉽게도 대상작은 없었지만, 해돋이도서관, 구월동 앤하우스, 연희동 성당을 비롯한 8개 작품을 우수상과 장려상으로 선정했다. 예년과는 다르게 건축상 수상후보작을 시 홈페이지에 올려, 시민관심투표를 진행해 시민과 함께 선정한 첫 ‘공감건축상’에는 연희동 성당이 선정되기도 했다. 도시건축사진공모전은 두 개의 분야로 진행했다. 근대건축물을 소재로 촬영한 사진분야와 1970년대 이전의 인천모습이 담긴 사진분야로 진행됐다. 1908년 축조된 석문, 무지개처럼 생긴 문이라는 ‘홍예문’의 비오는 날 풍경을 찍은 민석기(계원예술대학교)의 사진이 대상을 차지했다. 또한 1940년 월미도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한 모자(母子)의 모습담긴 연로한 건축사 문수일의 작품이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1970년대 이전의 인천모습을 찾는 동안 많은 시민들이 추억과 행복에 젖었을 재미있는 사진공모전이었다. 인천건축문화제는 하나의 ‘아이콘’이 있다. 아이콘, 인천건축도시컨퍼런스의 애칭이다. 아이콘은 시대의 트랜드와 화두가 되는 아이콘을 선택, 전문가의 발제와 토론 그리고 참여자 전체가 어우러지는 토론까지 꽤 긴 시간 진행된다. 올해는 ‘ICON-X 2016’이라는 행사명으로 ‘제4차 산업혁명과 건축의 미래’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행사장소도 주제와 어울리는 ‘틈 문화창작지대’에서 열렸다. 건축을 전공하는 대학생부터 교수, 건축사, 공무원, 일반시민들이 자리를 꽉 채웠다. 김성아(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와 조택연(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의 발제에 이은 공철( KcAL 대표), 김두환(미래변화예측연구소소장, 인천대학교 물리학과 객원교수), 박정현(도서출판 마티 편집장, 건축평론가)와 함께한 전문가 토론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건축인의 자세와 시대의 흐름을 읽는 인문학적 배움터가 된 아이콘 인천건축도시컨퍼런스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건축문화제에는 여러 공모전 수상작 이외에도 건축사작품 초대전, 관내 대학교․고등학교의 학생우수작품전, 건축도자전 등 초대전시회와 고택기행특별전, 근대건축물자료전 등 기획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근대건축물 자료전은 지난해 처음 개최됐으나,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에도 준비됐다. 국가기록원의 협조를 받아 경성감옥 인천분감, 서대문감옥 인천분감, 서대문감옥 등의 건축도면을 보완해 보다 풍성한 자료전이 개최된다. 희귀한 근대건축물의 설계도면(평면도, 단면도, 배치도, 입면도 등)를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이다. 전문가 교육도 실시된다. 한국 건축사에서 차지하는 인천근대건축의 비중과 흐름을 알 수 있고, 인천지역에 대한 이해 향상으로 인천지역의 건축사로서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인천지역 건축사 실무교육’이 전시관 오픈일인 11일에 있다. 인천근대건축물에 오랜 시간 연구를 진행해온 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 교수가 강사로 나선다. 인천건축문화제 전시관은 11월 11일부터 16일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관 관람의 또 다른 재미는 근대건축물 투어에 있다. 전시관인 아트플랫폼, 한국근대문학관 관람에 이어 주변 근대건축물(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근대건축전시관, 짜장면 박물관) 투어 후, 스탬프를 모두 채우는 관람객에게는 근대건축물 만들기 모형도 선물한다. 아울러, 인천건축문화제 시상식은 인천에서 개최되는 ‘2016 대한민국건축사대회’전야제와 연계해 오는 11월 15일 15시 하버파크호텔에서 개최된다. 시 관계자는 “매년 건축문화 진흥을 위해 민·관·학계의 힘이 한데 모여 마련된 ‘인천건축문화제’가 짧은 동안이지만 다채롭고 모던한 매력이 가득한, 지난 추억에 대한 향수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행사로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과 관람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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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파일처럼 여성 폭행안해" vs "음담패설파일이 바로 트럼프"(종합)美대선 2차 TV토론서 '트럼프 음담패설'·'빌 클린턴 성추문' 서로 공격…'가장 추잡한 대선토론' 트럼프 "대통령되면 이메일스캔들 힐러리 감옥行" vs 힐러리 "장애인·히스패닉·무슬림 공격"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트럼프의 과거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놓고 대충돌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9시부터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열린 2차 TV토론에서 대선판을 흔드는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2005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의 과거 성추문 등을 놓고 격하게 부딪혔다.미 대선 역사상 '가장 추잡한 싸움'이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트럼프는 '음담패설' 파문에 대해 "탈의실에서나 주고받을 개인적 농담이며 가족을 비롯해 미국인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여성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여성의 동의없이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었다'는 녹음파일의 발언 내용에 대해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는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의 과거 '섹스 스캔들'을 겨냥해 "내가 한 것은 말이었지만, 그가 한 것은 행동이었다"고 반격을 시도했다.또 클린턴이 남편과의 섹스스캔들에 휘말린 여성들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그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이메일을 사용한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내가 대통령이 되면 클린턴은 감옥에 갈 것"이라고 공격했다. 미국 대선후보 힐러리와 트럼프 2차 TV토론 모습 (세인트루이스 AP=연합뉴스)반면 클린턴은 '녹음파일'과 관련해 "트럼프는 그 비디오가 지금의 자신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것을 들은 사람 누구에게라도 그것이 바로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대변해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또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여성들을 공격하고 모욕해 왔다"면서 "여성들을 얼굴을 거론하고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아울러 "트럼프는 단지 여성뿐 아니라 흑인, 히스패닉, 장애인, 전쟁포로, 무슬림들도 공격했다"면서 "이것이 바로 트럼프"라고 일갈했다. 이날 토론은 90분간 사회자는 물론 일반 방청객들까지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됐다.사회는 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와 ABC 마사 래대츠 기자가 공동으로 맡았다. 두 후보는 무대에서 서로 악수도 하지 않은 채 토론을 시작했다.앞서 트럼프는 TV토론 직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과거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경쟁자인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성추문 사건을 지렛대로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트럼프는 이날 힐러리 클린턴과의 두번째 TV토론을 약 90분 앞두고 토론장 인근 세인트루이스 포시즌스 호텔에서 폴라 존스와 캐시 셸턴, 후아니타 브로드릭, 캐슬린 윌리 등 여성 4명과 함께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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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CJ도, 효성도…김앤장으로 몰려가는 재벌들비용 안 아끼고 '전관군단' 대형 로펌 찾아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전방위적 검찰 수사로 총수가 사법처리 위기에 몰린 재벌기업들이 너도나도 국내 최대 법률회사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몰려가고 있다.롯데와 CJ, 효성 등 최근 총수가 사법처리됐거나 사법처리 위기에 처한 재벌기업들은 대개 3~4개의 대형 로펌들로 구성된 연합팀을 꾸리지만, 그 중심에는 늘 화려한 '전관 파워'를 자랑하는 김앤장이 자리한다.19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과 핵심 임원들이 사법처리될 위기에 처한 롯데그룹은 최근 김앤장과 태평양, 광장, 세종 등으로 구성된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측근인 황각규 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중 김앤장은 검찰 수사의 핵심 표적이자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와 신 회장 부자에 대한 변호를 맡는다.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인사청문회 하루 만에 '스폰서 의혹'으로 낙마했던 천성관(12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차동민(13기) 전 서울고검장이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이끌 것으로 전해졌다.천 변호사는 지난해 롯데그룹 '형제의 난' 때부터 롯데 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해왔으며, 차 변호사는 서울지검 특수 2·3과장과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을 지낸 기업형사사건 전문가다.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한 지익상(19기) 전 고양지청장과 이준명(20기) 전 창원지검 차장검사 등도 롯데그룹 비자금 사건 변론에 가세했다.태평양과 세종은 롯데쇼핑과 롯데홈쇼핑, 롯데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들을 나눠 맡고, 광장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 회사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3년 전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이재현 회장이 구속기소됐던 CJ의 변론을 도맡았던 것도 김앤장이었다.CJ도 롯데와 유사하게 이 회장과 연관된 핵심적인 검찰 수사 대응은 김앤장이 주로 맡고, 재판이 진행될 때마다 사안별로 광장이나 화우 등 해당 분야에 강점이 있는 로펌을 그때그때 보완 배치하는 식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CJ 관계자는 "많은 비용을 들인 변호인단의 노력에도 결국 이 회장이 구속되고 실형까지 선고받았지만, 워낙 사건 초기부터 김앤장이 사건을 맡아와 이제 와서 바꾸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총수인 조석래 회장이 탈세·횡령·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효성도 사건 초기에는 김앤장만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가 이후 태평양을 추가 선임했다.재계 전문가들은 롯데나 CJ, 효성처럼 사주가 사법처리될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화려한 전관 변호사들을 보유한 김앤장을 '방패막이'로 활용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한 대기업 법무팀 관계자는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 보통 시간당으로 비용이 청구되는데 오너가 구속 위기에 처한 형사사건의 경우 연간 선임료가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호의호식해온 재벌가 오너들은 상상 이상으로 감옥행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 경우 대개 법률회사가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며 "결국 이런 사건이 터지면 특수를 누리는 건 대형 로펌들"이라고 덧붙였다.재벌총수들을 겨냥한 검찰 수사나 형사 재판에서 '전관 파워'를 앞세운 김앤장이 독주하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최고 로펌에 기댈 수밖에 없는 재벌들의 절박한 심리때문에 이런 관행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고 재계 전문가들은 전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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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마친 탈북자 1호 나왔다…"국민 의무 다했을뿐"국방부[연합뉴스TV 캡처]탈북자 A 씨, 지난 2월 공군 병장 만기제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탈북자로서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마친 첫 사례가 뒤늦게 확인됐다.군 관계자는 9일 "탈북자 A(21) 씨가 지난 2월 공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고 밝혔다.현행법에 따르면 한국에 정착한 탈북 남성은 본인의 뜻에 따라 군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A 씨는 2014년 3월 공군에 입대, 강원도 원주에 있는 제8전투비행단에서 항공기 정비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살이던 2005년 한국으로 넘어온 A 씨는 특성화고인 항공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항공고 졸업생은 공군 병사나 부사관으로 군 복무를 할 수 있다.공군은 A 씨가 원만한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탈북자라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비밀에 부치고 직속상관만 알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탈북자의 군 입대와 제대는 A 씨가 모두 처음이며 현재 군 복무 중인 탈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A 씨의 사연은 지난달 말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 블로그에도 소개됐다.남북하나재단에 따르면 A 씨는 함경북도 온성 출신으로, 4살 때 부모님과 함께 탈북해 중국에서 6년 동안 숨어지냈다. 중국에서 살던 시절, A 씨 가족은 북한으로 잡혀가 1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한국에 정착한 A 씨는 중학생 시절 물에 빠진 초등학생을 구조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A 씨가 군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음에도 공군에 지원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A 씨는 남북하나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국민이자 남성으로서 군대에 다녀온 것이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다"며 "국민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항공정비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A 씨는 자신의 소망에 대해서는 "돈을 많이 벌어 지금까지 고생만 한 부모님을 잘살게 해드리고 싶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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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어지는 입대결…트럼프 "도둑"·힐러리 "독재자" 삿대질이메일 스캔들·트럼프대학 사기소송 거론하며 상호 비난전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대선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입대결'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양당 모두 공식으로 경선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미 본선 국면의 한복판에 와 있는 듯한 공방의 열기가 느껴지고 있다. 트럼프는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레딩에서 선거유세를 하면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로 공무를 처리한 '이메일 스캔들'을 거론하며 "클린턴은 도둑(thief)"이라고 비난했다.트럼프는 "클린턴이 국가안보에 끼친 해를 감안하면 감옥에 처넣어야 한다"며 "클린턴은 정부 이메일 서버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트럼프는 이어 "클린턴은 검찰에 기소를 당하는 것이 두려워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첨하고 있고 정책에도 동의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화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클린턴이 집권한다면 이 나라는 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대선출마 이후부터 '막말'을 서슴지 않아온 트럼프는 '부정직한 힐러리'(Crooked Hillary) '무능한 힐러리'(Incompetent Hillary)라는 조어를 만들어내 클린턴을 공격해왔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같은날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우리는 대통령을 뽑는 것이지 독재자를 뽑으려는게 아니다"라며 트럼프를 '독재자'(dictator)라고 비난했다. 이는 트럼프가 트럼프대학 사기 의혹과 관련한 소송사건을 심리 중인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의 멕시코계 연방판사인 곤살레스 쿠리엘을 비난한 것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나왔다.클린턴은 "트럼프의 전체 선거캠페인은 이민자들을 폄하하는데 맞춰져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의 조상을 비롯해 모든 이민자는 어떤 사정에 의해 이 곳에 온 것이다. 트럼프의 말은 결국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정치적 곡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앞서 클린턴은 지난 2일 샌디에이고에서 첫 외교정책 연설을 하는 자리에서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해외의 독재자들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클린턴의 '트럼프 때리기'에는 경선 전략도 녹아 있다.트럼프와 맞대결하는 본선 구도를 가시화함으로써 캘리포이나주 경선(7일)을 앞두고 맹렬한 추격전을 펴고 있는 당내 경선후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기세를 꺾어으려는 전략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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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여성, 남편 휴대전화 훔쳐봤다가 벌금 5천만원에 추방형서방언론·독자들 '여성차별' 격분…현지언론은 "남녀 배우자 모두에 적용"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 여성이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몰래 휴대전화를 뒤져봤다가 남편의 고소로 법원에서 벌금형과 함께 추방형을 받았다. 최근 영국 BBC 방송과 일간지 인디펜던트, 미국 포린 폴리시 등에 따르면, UAE가 아닌 다른 아랍국 출신인 이 여성은 남편 휴대전화에서 문자 대화 내용을 본 뒤, 전화에 저장된 사진들을 증거물로 사용키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했다.이에 남편은 즉각 아내를 경찰에 고소해, 법원이 15만 디르함(한화 4천900만 원)의 벌금형과 함께 추방형을 내렸다. UAE를 이루는 7개 토후국 가운데 하나인 아지만 법원은 이 여성에게 소유자의 허락 없이 사진 등 "전자 정보들"을 옮기는 것을 금한 사이버범죄 법을 적용했다.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운전 금지 등과 같은 '지독한' 남녀 차별 관습과 법이 여전히 이슬람 아랍권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상식'을 가진 독자들에게 이들 기사 내용은 또 하나의 터무니없는 남녀 차별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기사에 달린 댓글들 거의 전부가 이슬람 아랍권에서 여성들이 받는 극심한 차별을 상기시키면서 맹렬하게 성토하는 것들이다.게다가 이 보도 1주일 전인 지난 13일 인디펜던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 남편 휴대전화 뒤졌다간 태형과 징역형 당한다"는 기사를 전한 터여서, 이 법률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3일 자 인디펜던트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아이디 'Manooora333'는 "수백 명의 사우디 여성들이 남편 휴대전화를 훔쳐봤다는 이유로 줄줄이 감옥에 가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겠다"며 이 기사에 인용된 한 사우디 변호사의 설명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아이디 'smartboy'도 "사우디 현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전자장치 개인정보 보호법은 남녀 모두에 적용된다"며 "이야말로 편견과 선택적 보도"라고 비판했다.실제 인디펜던트가 인용한 '아랍뉴스' 13일 자 보도는 '배우자 휴대전화 훔쳐보면 벌금 50만 리알(1억5천800만 원)에 징역형'이라는 제목으로 "외도가 의심된다고 남편이든 아내든 동의 없이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훔쳐보면" 이런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여성만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은 아니었다.아랍뉴스는 현행 전자 정보 보호법이 부부나 가족 사이에도 적용된다며 이같이 설명하고,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그냥 들여다보는 것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다르다"며 "전자는 처벌 여부가 판사의 재량에 달렸지만, 후자는 (처벌을 피할 수 없는) 도청"이라고 덧붙였다.인디펜던트가 인용한 사우디 정부의 법률 자문관도 타인의 휴대전화를 훔쳐보는 행위는 부부 사이에서도 남편과 부인 모두에 적용되며, 태형부터 벌금, 징역형도 가능하지만 "그 행위로 인한 손해가 없다면 판사 재량에 따라 각서를 쓰거나 아무런 처벌 없이 끝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UAE 여성 사건을 처음 보도한 현지 언론 걸프뉴스 역시 최근 법원 판결은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훔쳐보는 행위에 경고등을 켜는 것이라고 말해 남녀 '배우자' 모두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밝혔는데, 서방언론들은 이 점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판결의 근거가 된 사이버범죄처벌법도 "누구든"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타인의 전자 정보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어서 남녀 차별을 두지 않았다. 서방 주요 언론들이 사용한 "UAE 여성, 남편 휴대전화 뒤진 죄로 벌금·추방형 받아" 또는 "UAE, 여성들에게 '네 남편의 휴대전화를 뒤지지 말라'" 등의 제목은 틀린 것이 아니지만, 결국 독자들의 기존의 '상식'이 더해져,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가혹한 여성차별의 새로운 사례처럼 비쳐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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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부터 진세연까지…이병훈이 선택한 여우들'대장금' '동이' 이어 여성 내세운 사극 '옥중화'이병훈 PD "선하고 총명한 느낌, 성실함이 기준"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제가 드라마 주인공을 선택할 때 기준이 있다면 반드시 선한 느낌, 착한 인상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총명하고 예쁘고 선한 눈빛. 그리고 성실하고 긍정적인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MBC TV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의 첫 방송을 앞둔 지난 27일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병훈 PD는 주인공 진세연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사극의 거장'이라 불리는 이병훈 PD는 '허준' '상도'를 잇따라 대히트시킨 다음 이영애를 주인공으로 한 '대장금'으로 인생작을 만들었다. "여인의 이야기는 아기자기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에 애정을 보인 그는 '동이'의 한효주에 이어 진세연을 내세운 '옥중화'로 다시 한 번 자신이 세운 '대장금 신화'에 도전한다.진세연으로서는 국내에서의 인기뿐 아니라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 CF여왕에서 단숨에 한류스타로…이영애 1990년 데뷔해 드라마 '의가형제' '로맨스' '불꽃',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선물' '봄날은 간다' 등을 통해 톱스타 자리에 오른 이영애는 3년의 공백 끝에 2003년 '대장금'을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한다.1996년 '서궁'에서 개시 역으로 처음 사극에 출연했고 특집극 '찬품단가'에서도 사극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본격 사극 연기는 '대장금'이 처음이었다.공백 기간 'CF의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광고에 출연했던 그는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서도 천민 출신으로 궁중 최고 요리사가 됐다가 다시 노비로 전락하고 우여곡절 끝에 의녀로 변신하는 굴곡진 삶을 호소력 있게 연기했다.30대의 나이에도 소녀같이 말간 얼굴과 감정을 가득 담은 눈을 가진 이영애는 아이 같은 호기심과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슬픔, 어떤 장애물에도 굴하지 않는 의지를 더할 나위없이 표현해냈다. '대장금'은 최종회 시청률 57.8%, 54부 평균 시청률 46.2%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종영 직후 이병훈 PD는 "이영애는 아주 열정적인 배우로 상당히 지적인 이미지, 맑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연출자나 작가가 작품에 따라 차갑고 열정적이고 어둡고 밝고 호기심 많고 등 온갖 형태의 변화된 개성을 그려주면 그대로 다 색깔이 입혀져 변신해 나오는 배우"라고 호평했다.이영애는 '대장금' 이후 파격 변신,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남긴 뒤 CF 이외에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다.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사임당, 더 허스토리'를 통해 10년 만에 연기자로 컴백한다. ◇ 조선판 캔디를 꿈꿨지만…한효주 한효주는 2005년 MBC TV 청춘시트콤 '논스톱5'에서 잘 웃는 여대생이지만 남몰래 '복수노트'와 '보답노트'를 들고 다니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이후 드라마 '봄의 왈츠' '일지매' '찬란한 유산' 등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채워가던 그는 2010년 23살의 나이에 이병훈 PD가 연출하는 '동이'의 타이틀롤을 맡으면서 또래 배우보다 한걸음 앞서게 된다.앞서 이승기와 주연을 맡았던 '찬란한 유산'에서도 어려움 속에서도 씩씩한 여성을 연기했던 한효주는 '동이'에서 천민 출신으로 왕의 어머니가 되는 숙빈 최씨를 밝고 명랑하며 주체적인 여성으로 표현해냈다.이 PD는 '동이' 촬영 당시 "항상 여주인공을 전문성도 있고 총명하며 밝은 인물로 그리고 싶었는데 한효주로 인해 성공했다"며 "'대장금'의 이영애가 이미 30대 중반의 톱스타로 차분하고 담담했다면 20대 초반의 한효주는 명랑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한효주는 그러나 '조선판 캔디'와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큰 감정변화를 느낄 수 없는 표정 연기와 대사 톤으로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다.11.6%로 출발해 한때 30%를 넘기며 '대장금' '이산' 등에 가까워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낳기도 했으나 결국 20% 초반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그래도 한효주는 그해 MBC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동이' 이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반창꼬' '감시자들' '쎄시봉' 등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입지를 다진 한효주는 '동이' 이후 6년 만에 MBC TV 드라마 '더블유'로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 부담감 이기고 '제2의 대장금' 될까…진세연3년 만에 메가폰을 잡는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 여기에 더욱 오랜만인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 이영애와 한효주도 사극 경험이 많지 않기는 했지만 진세연의 경우 '짝패'에 아역으로 잠시 출연한 것이 사극 연기의 전부인 데다 아직 이렇다할 연기력을 보여준 적이 없어 그의 캐스팅은 의외로 여겨졌다.그런데도 이병훈 PD는 그의 캐스팅에 대해 "(캐스팅)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진세연은 이병훈PD와 최완규 작가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옥녀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를 대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했다.그의 밝고 적극적인 모습에 이병훈 PD는 오디션이 끝난 직후 "당신과 하고 싶은데 아직 결정은 안 났다. 좋은 방향으로 되도록 하겠다"고 따로 언질까지 줄 정도로 흡족해했다고. '대장금'의 이영애, '동이'의 한효주를 떠올리면 MBC가 '올해 최대 기대작'이라고 밝힌 이 작품에서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알고 있을 이 여배우는 그러나 부담감보다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사극에는 많은 선배님들이 나오시니까 도움을 많이 받으려고 해요. 그만큼 저 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과 함께 작품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잘해내면 그게 기대에 보답하는 길 아닐까요?"그는 '옥중화'에서 감옥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감옥에 갇힌 이들로부터 세상을 배운 '옥녀'역을 맡았다. 옥녀가 약자들을 돕겠다는 생각 하나로 두려움 없이 세상으로 나서듯 진세연도 부담감을 떨치고 전작들의 아성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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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패에 99% 분노'…파나마 문건, 사회변혁 기폭제 될까'폭로·행동주의' 전문화 시대…폭로·부패 피로증 우려도"만국의 납세자여 단결하라" 구호…중·러, '보도통제' 주목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파나마 문건(Panama Papers)'에 이름이 올라 있는 각국 독재자와 정치인, 갑부, 유명인들이 숨죽이고 있다.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문건에 포함된 다른 인물들의 심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문건은 이미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폭로 하루 만에 아이슬란드 총리가 사임했고, 미국·프랑스·독일 등이 조사 방침을 밝히고 나서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더 가혹한 형벌은 문건 관련자들을 겨냥한 뜨거운 시선이다.문건 폭로 이후 세계 주요 언론매체들은 사설과 칼럼, 기명 기사를 통해 "1%의 행태에 대한 99%의 분노", "사회 변혁의 기폭제", "릭티비즘(leaktivism·폭로와 변혁운동 조어)" 등의 표현을 써가며 연일 핫이슈로 다루고 있다.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 5일 공산당선언의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를 연상시키는 '만국의 납세자여 단결하라'는 구호를 제목으로 한 기고문을 실었다.2011년 9월부터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세계 80여 개국으로 번졌던 '월가(금융중심지)를 점령하라' 시위를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러시아와 중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파나마 문건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거명됐기 때문이다. 양국 모두 자국 내에서 파나마 문건 보도가 제대로 이뤄지면 부정부패 척결 작업은 물론 지도자 리더십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이런 탓에 러시아와 중국 정부는 파나마 문건을 겨냥해 자국 지도자들과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서방의 음모'라고 차단막을 치고 보도통제에 나섰다.파나마 문건 파동으로 기득권을 가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정부패 의혹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각국에선 민심이 술렁대고 있다.문건의 출처인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는 문건에 나온 개인과 기업들의 유령회사 설립과 운용은 합법적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조세회피처 파나마에 유령회사 설립과 은행계좌 개설이 그 자체로 불법의 증거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그러나 문제는 그런 이면의 부패와 탈세 의혹에 99%의 분노가 향한다는 점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더 크고 중요한 질문은 "그렇게 많은 나라 정부들의 그렇게 많은 고위 공직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재산을 모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욕타임스(NYT)도 아이슬란드·러시아·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의 정상들을 거론하면서 "공직자들이 숨긴 의심스러운 부"를 드러낸 것을 파나마 문건의 중요한 의의로 꼽았다.NYT는 탈세로 인한 세수 손실은 실소유주를 숨길 수 있도록 해주는 재산은닉 체제가 초래한 부수물이라며 "정말 위험스러운 일은 부패 정치인들이 훔친 재산을 자국 국민들의 눈을 피해 빼돌릴 때 민주주의 지배와 지역 안정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국제금융건전성기구(GFI)의 작년말 '개발도상국의 불법자금 유출' 보고서를 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유출 누적액이 7조8천억 달러에 달한다. GFI는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권에 매년 해외의 원조금이나 외국인 직접투자 형태로 거액이 유입되는데도 경제성장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는 것은 범죄·부패·탈세 등과 연루된 불법적인 자금 유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타임은 4일 자에서 '파나마 문건이 자본주의 최대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제목으로 개발도상국은 물론 미국 유권자들도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유자재로 돈을 움직여 거액의 이익을 챙기는 1%의 금융·기업·정치 엘리트들"에 분노하고 있다고 썼다.99%로선 "황량한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의 텅빈 건물과 웨스트버지니아의 화학공장에서 나오는 독성 폐기물" 같은 세계화의 바람이 남긴 잔재를 부담으로 떠안는 것이 더 억울할 것이라고 타임은 지적했다.결국 파나마 문건 파동은 "글로벌 정치 엘리트의 상당수가 세계를 통치할 게 아니라 감옥에 가는 게 맞다"는 증거라는 의미를 넘어 이런 체제를 바꿀 수 있는 사회변혁의 계기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게 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적했다.가디언은 파나마 문건 파동이 줄리언 어산지와 첼시 매닝, 그리고 에드워드 스노든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릭티비즘'이 글로벌 전문화 시대로 접어든 것에 주목했다. 이는 세계 주요 언론사 100여 곳의 기자 수백명이 1년간 공조 취재해 발표한 것을 겨냥한 지적이다.이 신문은 그러나 '진실한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는 게 효과적인 사회적 항변의 방식'이라는 믿음 대로 파나마 문건이 정말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회변혁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자신하지 못했다.그러면서도 파나마 문건에 이름이 오른 백수십 명의 공직자들이 있는 나라들에서 "대중시위가 많은 나라로 확산" 되는 '불안정화 효과'의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위키리크스와 스노든의 폭로, 월가 점령 시위 등이 결국 근본적인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 선례들 때문에 "릭티비즘 피로증" 혹은 회의가 생기지는 않았느냐고 되물었다.포린 폴리시도 파나마 문건이 "변혁의 기폭제가 될 것이냐"고 자문하고, 세계의 대중이 이미 "부패 피로증"에 걸려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파나마 페이퍼스 연루 총리에 대해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는 아이슬란드인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분노한 아이슬란드인들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AP=연합뉴스) 조세회피처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에 거명된 시그뮌 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가 사임키로 했다고 5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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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다롄 안중근의사 매장추정지에 암장한 분묘 수백기(다롄=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안중근 의사가 일제에 의해 순국한 뒤 매장된 곳으로 추정되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야산은 수십 년 동안 곳곳에 암장(暗葬)한 개인분묘로 가득했다.안 의사 순국일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다롄 뤼순(旅順)구의 뤼순감옥박물관 북쪽 예전 '마잉허우'(馬營後)로 불린 야산을 답사했다.이곳은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추적해온 연구자와 시민단체가 유해 매장 가능성이 크다고 공통으로 지목하는 곳이다. 야산을 뒤진 끝에 지난 2001년 다롄시문물관리위원회가 옛 뤼순 감옥 묘지터에 세운 비석을 발견했다.일제는 1907년부터 1945년까지 이 묘지 터에 길이 90~100m, 넓이 1m, 깊이 2m 정도의 도랑을 5개 파서 사형을 집행하거나 옥사한 수감자들의 시신을 매장했다.일제 패망 이후 방치되던 감옥묘지에 인근 주민들이 개인분묘를 설치하면서 현재 수백여기(基)가 난립했고 상당수는 허물어졌다.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고 도랑이 있던 자리엔 나무들이 자라나 원형을 찾기도 힘든 상태이다.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이 소장한 사형보고서는 "당일(1910년 3월26일) 오전 10시 20분 안중근의 시신을 특별히 감옥에서 제작한 침관(寢棺)에 넣고 흰 천으로 덮어 교회당으로 운구한 뒤 우덕순·조도선·유동하 등 공범 3명을 끌어내 예배하게 하고 오후 1시 감옥 묘지에 매장했다"고 적었다.그러나 뤼순 감옥에서 안 의사를 처형한 일제는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지 않고 유해를 어디에 묻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순국 당시 뤼순 감옥 형무소장의 딸 이마이 후사코(今正房子)가 제시한 두 장의 사진과 증언에 기초해 지난 2008년 한국 정부가 뤼순 현지에서 유해 발굴을 시도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감옥 주변은 20층 이상의 고층 건물과 아파트 등이 빼곡히 들어선 개발지역으로 변해버려서 안 의사의 유해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한국 정부는 재작년 중국 측에 감옥 묘지 일대에 대한 지표투과레이더(GPR) 조사를 요청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뤼순 일대가 군사보호지역인 데다가 안 의사 고향이 황해도 해주인 점을 들어 유해 발굴에 적극적인 북한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다롄안중근연구회는 "유해 매장지와 관련한 네 가지 설 가운데 유력하던 원보산 남사면이 발굴에서 성과가 없었고 나머지 3곳은 감옥 묘지의 어딘가를 가리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롄=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안중근 의사가 일제에 의해 순국한 뒤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옛 뤼순감옥 묘지터는 수십년동안 암장(暗葬)한 개인분묘로 가득했다. 2016.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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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왕훈의 데자뷔> 정치인 DNA, 기업인 DNA(서울=연합뉴스) 추왕훈 논설위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에 도전한 도널드 트럼프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이미 선거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정치에는 문외한이나 다름없고 별다른 세력기반도 없는 그였기에 반짝인기를 끌다 초반에 나가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웬걸, 첫 경선이 열린 아이오와에서만 2위에 그쳤을 뿐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주에서 1위를 차지해 확고한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이제는 그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반(反) 트럼프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는 누구인가. 2000년대 초반 '너는 잘렸어(You're fired)'라는 대사로 유명한 NBC TV의 리얼리티 쇼 '견습사원(Apprentice)'을 통해서 이름과 얼굴을 널리 알리게 됐지만, 그는 이미 그 이전에도 남부러울 것이 없는 '금수저'이자 수완 좋은 사업가였다. 트럼프는 1946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대학 시절부터 부동산업자였던 아버지의 주택개량 및 임대사업에 참여했던 그는 대학 졸업 후 뉴욕 일원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잇달아 성공시키면서 사업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성공적으로 확장한 비상장기업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The Trump Organization)'은 미국 주요 도시는 물론 세계 곳곳의 업무용ㆍ주거용 빌딩과 호텔, 카지노, 리조트 등을 개발ㆍ운영하고 있다. 현재 그의 재산은 최소 33억 달러에서 많게는 1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연합뉴스 자료사진>>그는 '검은돈'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재산 가운데 1억 달러를 선거에 쓰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에서 후보들의 영향력과 인기, 당선 가능성은 선거자금의 모금 규모와 비례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트럼프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다. 2월 초까지 트럼프가 모은 선거자금은 2천100만 달러로 공화ㆍ민주 후보를 통틀어 10위에 그치고 있다. 1위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1억6천300만 달러를 모금한 것과 비교하면 트럼프의 선거자금 규모가 얼마나 초라한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선거자금 모금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대선 후보들의 주된 돈줄인 슈퍼 팩(Super PAC·미국 연방선거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 무제한으로 선거 자금을 지원하는 조직)의 자금을 거절하고 있다. 트럼프가 경선 초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이처럼 기업인으로서 검증된 역량, 기존 정치인들처럼 정치자금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본인이나 그 지지자들에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이야기가 되겠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업인 출신 정치가로서 성공한 경우는 흔하지 않다. 제31대 미국 대통령 허버트 후버 <<백악관 홈페이지>>미국의 경우 건국 초기에는 당시 기준으로 '대기업'이라고 할 만한 대농장주 출신의 대통령이 꽤 많았지만, 20세기 이후 '기업인 출신'이라고 칭할 수 있는 대통령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제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1874~1964)가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오와주 시골 마을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후버는 1891년 막 개교한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해 지질학을 전공했다. 이후 호주와 중국 등의 광물업체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거나 직접 회사를 차려 많은 돈을 모았다. 40세 때 재산이 당시로써는 거금인 400만 달러나 됐다고 한다. 기업인으로서는 성공적이었지만 대통령으로서는 '경제 전문가'답지 않게 대공황을 예견하지도, 올바로 대처하지도 못해 국민을 도탄에 몰아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미국의 제41대 부통령 넬슨 록펠러와 부인 해피 록펠러 <<연합뉴스 자료사진>>미국 최고의 재벌 가문 가운데 하나인 록펠러가(家) 출신의 넬슨 록펠러(1908~1979)는 체이스 내셔널 은행, 록펠러센터, 크레올 석유 등 가문 소유 기업에서 근무하다 1960년, 1964년, 1968년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모조리 낙선했다. 리처드 닉슨의 사퇴로 제럴드 포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면서 포드에 의해 부통령에 지명됐으나 의회 청문회 과정에서부터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 등 고위관료에 대한 금품지급, 정치적 라이벌 아서 골드버그 의원에 대한 음해공작, 편법 세금공제 등으로 난타를 당했다. 재직 중에도 포드 대통령이 당초의 약속과는 달리 전혀 권한을 위임하지 않았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도널드 럼즈펠드까지 견제에 나서는 바람에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의 재직 중 건설된 부통령 관저에 수백만 달러어치의 가구를 기증한 것이 부통령으로서 유일한 업적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을 정도다. 다나카 가쿠에이 전 일본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일본의 대표적인 기업가 출신 정치인으로는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ㆍ1918~1993) 전 총리를 들 수 있다. 아버지의 파산으로 건설회사 사환으로 고학하며 비인가 실업계 고교를 다닌 것이 최종학력이었던 그는 군 제대 후 결혼하면서 처가가 운영하던 건설회사를 물려받아 시공실적 전국 50위 이내의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현대판 귀족'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 명문가 출신들이 득세하는 일본 정계에서 자수성가한 기업인 출신의 다나카는 독특한 존재였다. '서민 정치인'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동시에 비리와 정경유착의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건설업자와 의원, 관료집단 간 커넥션을 의미하는 '토건족(土建族)'이라는 용어도 사실은 다나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신진 정치인들에게 자금과 조직을 지원하면서 일본 자민당 내 최대 계파를 이끌게 된 다나카는 1972년 총리가 됐고 취임 초기 역대 총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월간지의 폭로로 개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부동산투기 사건에 다나카가 연루된 의혹이 제기되고 의회가 조사에 나서면서 불명예 퇴진했다. 그리고 1974년 '록히드 사건'이 불거지면서 일본 역사상 전직 총리로서는 최초로 검찰에 구속되는 오명을 안게 됐다.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현대 유럽의 기업가 출신 정치인으로는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1936~ )가 있다. 밀라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베를루스코니는 1960년대 말 아파트 건설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종잣돈으로 미디어 사업에 진출한 뒤 탁월한 수완으로 확장을 거듭해 이탈리아를 좌지우지하는 '미디어 제국'을 건설했다. 베를루스코니 일가가 지배하는 지주회사 피닌베스트는 이탈리아 최대의 방송ㆍ엔터테인먼트 업체 메디아셋과 금융업체 메디올라눔, 신문ㆍ출판업체 몬다도리, 축구단 AC밀란 등을 거느리고 있으며 2014년 매출액이 약 47억 유로에 달했다. 미국의 경영잡지 포브스는 2013년 베를루스코니의 재산이 9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탈세, 뇌물 등의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58세이던 지난 1994년 정계 진출을 결심한 이유가 "감옥에 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베를루스코니는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우파 세력들을 구워삶아 초선의원으로서 일약 총리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총리에 올랐다 물러나기를 반복했지만 '부패'의 꼬리표는 늘 그를 따라다녔다. 뇌물수수, 불법 정치자금 운용, 횡령, 탈세, 회계부정에서 마피아 지원, 심지어 미성년자 성매매에 이르기까지 연루된 사건을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며 일부 사건은 지금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하원의원 54명, 상원의원 42명이 소속된 정당 '포르자 이탈리아'를 이끄는 등 아직도 이탈리아 정계의 실력자로 행세하고 있다.고대에도 '돈을 지배하는 자'의 정치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로마 공화정 말기 '삼두 체제'의 한 축이었던 마르쿠스 리시니우스 크라수스는 요즘으로 치면 '재벌급'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호였다. 그러나 정치력도, 군사적 재능도 평범했던 그는 '업적'을 쌓기 위해 출정한 파르티아(현대의 이란ㆍ이라크)의 전장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막상 권력을 잡은 것은 항상 돈이 없어 쩔쩔맸고 크라수스에게도 손을 벌리기 일쑤였던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였다. 고대 중국에서는 금력을 바탕으로 권력까지 추구했던 대표적 인물로 전국시대의 대상인이었던 여불위(呂不韋)를 꼽을 수 있다. '투자'에 안목이 있었던 그는 조나라에 볼모로 잡혀 와 있던 진나라의 왕자 자초(子楚)의 '미래가치'를 알아보고 애첩까지 갖다 바치는 정성을 들인 끝에 자초가 후일 왕위를 이어받자 진나라 승상에 올랐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여불위는 이제는 왕후가 된 옛 애첩과 불륜 관계를 이어가다 왕위를 계승한 진시황에게 발각돼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로마나 중국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 이래 어느 시대, 어느 국가든 부유한 소수의 재산가가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금권정치(Plutocracy)'는 타락한 정치 형태로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기업인 출신으로 성공한 정치가가 많지 않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기업경영과 정치는 그 목적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과정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기업인은 행동방식과 사고방식도 다르다. 지나친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말하자면 기업은 '최대의 이익 실현'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면 된다. 그러나 정치가는 여러 상충하는 목표 가운데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 많은 이해관계자를 설득해 타협을 끌어내야 하며 이를 위해 비능률도 감수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성공한 기업인이 나라를 이끌게 되면 최소한 경제에서만큼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기업인의 '성공 DNA'가 전혀 다른 생태계인 정치에서는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두 세계에서 모두 성공하려면 월등한 유연성과 적응력이 있어야겠지만, 이런 사람은 매우 드문 것이 현실이다. 트럼프가 현재의 기세를 몰아 대통령이 된다면 앞서 거론한 '선배들'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미국 대통령의 실패는 전 세계에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