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한예종 연극원·영상원 출신 5명 제43회 청룡영화상 수상한예종-청룡영화상 수상자(5명) (국민문화신문) 유에스더 기자 =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대진, 이하 한예종) 연극원·영상원 출신 5명이 제43회 청룡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 11월 25일(금)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에서 올해도 한예종 연극원·영상원 졸업생들이 대거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각본상은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영상원 영화과 졸업), 촬영조명상은 영화<헌트>의 이모개(영상원 영화과 졸업), 단편영화상은 <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의 유종석(영상원 영화과 4년)이 수상했다. 미술상은 <킹메이커>의 한아름(연극원 무대미술과 졸업), 남우조연상은 <한산, 용의 출현>의 변요한(연극원 연기과 수학)에게 돌아갔다. 특히 정서경 작가가 각본상을 받은 <헤어질 결심>은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음악상 등 총 6관왕을 차지하며 올해 최고의 작품에 등극하면서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아가씨> 등 그동안 박찬욱 감독과 함께한 정 작가의 대표작들에 이력을 더했다. 또한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유종석 감독의 <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는 1995년 여자기술학원 화재사건을 바탕으로 학원 부조리에 저항하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2022년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왓챠가 주목한 단편, 대구단편영화제 대상, 충무로영화제 감독주간 올해의 작품상에 이어 청룡영화상을 휩쓸며 새로운 감독의 탄생을 예고했다. 유종석 감독은 <아쿠아마린>으로 2019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본선경쟁에 진출한 바 있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청룡영화상을 한예종 출신 5명의 예술가들이 받게 돼 기쁘고 자랑스럽다.”면서 “배우부터 감독, 제작 스태프까지 한국 영화 산업 전반에 한예종에서 배운 예술가들이 진출해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룡영화상은 1963년 11월 30일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 시상식으로 현재 대종상, 백상예술대상과 함께 3대 영화상으로 꼽히며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2021년 10월 15일부터 2022년 10월 30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총 18개 부문 후보를 선정했다.
-
신하균 팬덤, 배우의 생일 맞아 인디스페이스 나눔자리 후원! <지구를 지켜라!> 특별 상영배우 신하균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2022년 5월 30일, 배우 신하균의 생일을 기념하며 '신하균을 지켜라'에서 나눔자리 후원으로 인디스페이스 상영관 H5석에 [배우 신하균] 명패를 새기며 독립영화 응원에 동참했다 . 신하균 배우는 <공동경비구역 JSA>, <킬러들의 수다>, <복수는 나의 것>, <지구를 지켜라!>, <웰컴 투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 <박쥐>, <페스티발>, <7호실>, <나의 특별한 형제> 등에서 열연을 펼치며 계속해서 굉장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인디스페이스는 이번 나눔자리 후원을 기념하며 6월 1일(수) 오후 1시 <지구를 지켜라!> 특별 상영을 확정했다. 신하균 배우는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하고 그들이 지구를 멸망시키려 한다고 믿는 이병구 역으로 출연하였으며, 평론가와 시네필들 사이에서 여전히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이번 특별 상영은 2003년 4월 개봉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배우를 마주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신하균 배우 팬들의 자발적인 나눔자리 후원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국내 영화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독립영화를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힘을 보태는 배우와 관객의 행보가 독립영화의 듬직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인디스페이스 후원 문의는 indie@indiespace.kr, 02-738-0366 을 통해 가능하다.
-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세계가스총회 성공 기원 오페라 ‘아이다’ 공연2021 대구오페라하우스 ‘아이다’ 공연 장면 오페레타 ‘박쥐’ 6회 공연으로 2022년 시즌을 시작해 모차르트 ‘마술피리’를 8회 공연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국 최초로 오페라 다회 공연을 진행하며 시민의 문화 향수권 회복에 힘쓰고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아이다를 5월 시즌 오페라로 무대에 올린다.◇2022 대구세계가스총회 기념, 초대형 오페라 ‘아이다’가 온다베르디가 예순 가까운 나이에 작곡한 역작 오페라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라다메스 장군과 포로인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초연 직후 미국과 유럽 전역의 극장들을 정복하는 기록을 남겼다. 특히 2막의 이집트군 개선 장면은 역대 오페라 가운데 가장 웅장한 파노라마를 자랑하며, 화려한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대규모 출연진의 합창, 현란한 군무, 거대한 무대 장치로 ‘종합 예술’ 오페라의 매력을 한껏 뽐내는 대작이다. ‘청아한 아이다 Celeste Aida(1막, 라다메스)’, ‘이기고 돌아오라 Ritorna vincitor!(1막, 아이다)’, ‘개선행진곡 Marcia Trionfale(2막)’들로 특히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하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카이로 이집트 오페라극장 개관을 기념해 국왕 의뢰로 탄생한 이 작품을 ‘2022 대구세계가스총회’ 기념 오페라로 무대에 올리게 됐다. 세계 90개국에서 초청한 1만2000여명의 참가자와 대구시민을 초대형 오페라의 매력 속으로 불러들일 예정이다.◇최고의 제작진과 출연진… 아이다 스페셜리스트 총출동한국과 유럽 무대에서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회수가 연출한 오페라 아이다는 2017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처음으로 공연될 당시 와이어와 이동식 무대 활용, 무대를 객석까지 확장한 참신하고 다이내믹한 연출로 관객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후 2018년, 2021년 공연 당시에도 매번 객석을 가득 메우며 시민의 큰 사랑을 받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이번 프로덕션에서 단연 돋보이는 요소는 바로 국내외에서 아이다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해 온 최고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뭉쳤다는 점이다.오페라 전문 지휘자로 활약해 온 양진모가 지휘봉을 잡은 것을 시작으로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베로나 극장에서 아이다 주역으로 출연한 소프라노 임세경, 대구 최고의 드라마틱 소프라노 이화영이 주인공 ‘아이다’를 △화려한 목소리의 스핀토 테너 윤병길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구 출신 테너 류용현이 아이다의 연인 ‘라다메스’ 장군을 △한국 메조소프라노로서는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 극장에 데뷔한 양송미와 풍부한 성량을 자랑하는 메조소프라노 정소영이 아이다의 연적이자 라다메스를 사랑하는 ‘암네리스’ 공주를 △전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바리톤 최진학과 오승용이 아이다의 아버지 ‘아모나스로’를 맡아 더 큰 기대를 모은다.여기에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 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 단체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를 비롯해 빈체로오페라콰이어, 대구시티발레단과 연기자까지 더해져 총 250여명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공연이 될 전망이다.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는 “2022 대구세계가스총회를 기념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진정한 오페라의 성찬 아이다를 준비했다”며 “최고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준비한 완벽한 하모니를 기대하시라”고 말했다.대구오페라하우스 시즌 오페라 아이다의 입장권은 10만원에서 1만원까지로, 초등학생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전화 및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할인 혜택은 전화 문의 및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대구오페라하우스, 2022 대구시민의 날 기념 ‘발레의 성찬’ 발레콘서트 공연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발레콘서트 with SEO (서)발레단’ 무대를 진행한다. (국민문화신문) 유에스더 기자 = 신년 오페레타 ‘박쥐’로 2022년 시즌을 화려하게 시작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022 대구시민의 날’을 기념하는 공연 ‘발레콘서트 with SEO (서)발레단(이하 발레콘서트)’을 무대에 올린다. 2월 22일 화요일 공연되는 이번 발레콘서트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민간예술단체인 SEO발레단과 함께 준비한 공연으로, 클래식부터 모던, 창작 작품 등 다양하고 새로운 종류의 발레들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한국발레의 르네상스기를 이끈 주역 중 하나이자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파리 오페라발레에서 동양인 최초 솔리스트로 활약한 ‘1세대 스타 발레리노’ 김용걸이 직접 출연하는 것은 물론 창작 안무에도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용걸 안무가 소개 1990년대 후반 한국발레 르네상스기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발레리노 김용걸(한국예술종합대학교 교수)은 1세대 스타 발레리노다. 1998년에 파리국제무용콩쿠르 파드듀 부문 1위, 1999년에 대한민국 문화훈장 화관장을 수상했으며,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파리 오페라발레에서 동양인 최초 솔리스트로 활동하다 200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로 귀국했다.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창작발레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꾸준히 활동하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클래식에서 모던, 창작까지… 다채롭게 만나는 발레의 성찬 이번 발레콘서트는 프랑스의 화려함과 이탈리아의 경쾌함, 정열을 느낄 수 있는 클래식 발레 ‘파키타’와 남녀 솔로가 이끄는 테크니컬한 2인 발레 ‘에스메랄다’, 대한민국 대표 안무가로 불리는 김용걸의 모던발레 ‘바람’과 ‘선입견’, 영화 ‘라비앙로즈’의 주인공이자 프랑스 최고의 가수였던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을 그녀의 노래에 맞춰 춤으로 표현한 창작발레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 등 발레의 여러 가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발레는 오페라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라며 “대구시민주간을 맞아 대구 시민들이 사랑하는 발레를 다채롭게 만날 수 있는 발레콘서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70분가량 진행될 ‘발레콘서트 with SEO발레단’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 두기 좌석 배치로 운영할 예정이다.
-
대구오페라하우스, 신년 첫 시즌 기획 공연 ‘오페레타 박쥐’ 무대 선봬대구오페라하우스가 선보인 2016년 당시 오페레타 박쥐 공연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재단 최초의 시즌제를 시작하는 2022년 시즌 첫 기획 공연으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유쾌한 오페레타 ‘박쥐 Die Fledermaus’를 총 6회 무대에 올린다고 7일 밝혔다. 2022년을 희망차게 열어줄 유쾌한 오페레타, ‘박쥐’는 유럽 및 전 세계 오페라 극장들의 연말연시 단골 레퍼토리로, 세계의 클래식 애호가들이 연말연시에 가장 기대하는 작품 중 하나다. ‘오페레타 Operetta’는 작은 오페라라고도 하며, 일반적인 오페라에 비해 오락적인 요소가 풍부하다. 오페라는 대사를 포함해 작품 전체가 음악으로 작곡돼 있지만, 오페레타는 노래와 노래 사이에 뮤지컬처럼 대사가 있어 연출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페레타 박쥐는 바람둥이 남작 아이젠슈타인과 그의 아내 로잘린데, 그리고 그들의 하녀 아델레, 아이젠슈타인을 골탕 먹이기 위해 무도회를 연 팔케 박사 등이 벌이는 한바탕 소동을 내용으로 한다. 단일 연주곡으로도 유명한 ‘서곡’을 시작으로, ‘친애하는 후작님 Mein Herr Marquis’, ‘고향의 노래여-차르다슈 Klänge der Heimat’, ‘내가 순진한 시골 처녀를 연기할 때(Spiel ich die Unschuld vom Lande)’ 등 아리아들이 특히 유명하다. 원어로 만나는 오리지널 작품의 묘미… 지역 최고의 성악가 총출동 김봉미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오페라 ‘레드 슈즈’, ‘라 보엠’, ‘로미오와 줄리엣’ 등으로 유명한 연출가 표현진이 연출을 맡은 이번 오페레타 박쥐는 1800년대 원작의 시대적 배경을 바탕에 두고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해 완전히 새로운 무대와 의상, 연출을 선보인다. 특히 대사를 우리말로 각색하지 않고 독일어 대사를 그대로 사용해 원작의 위트 넘치는 유머를 그대로 살렸으며, 역동적인 춤과 코믹한 연기로 관객들을 더욱 즐겁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신년 오페레타 박쥐는 지역 출신 대표 성악가 27명을 기용해 총 6회 공연될 예정으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 예술계에 활기를 더하는 것은 물론 관객들에게는 다채로운 매력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로잘린데 역에는 소프라노 류진교, 오희진, 박유리가, 아이젠슈타인 역에는 테너 김성빈, 강현수, 최호업이, 팔케 역에는 방성택, 박찬일, 허호 등 전국을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실력파 음악가들이 대거 출연해 특별한 무대를 선사하며, 여기에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의 연주가 함께한다.
-
에버랜드, 핼러윈 축제 특선메뉴 개발(용인=연합뉴스) 7일부터 11월 5일까지 핼러윈 축제를 여는 에버랜드가 축제와 어울리는 특선 메뉴와 상품을 내놓았다.핼러윈 축제 기간 300여 종의 푸짐한 먹거리를 선보이는 에버랜드는 올해 핼러윈을 테마로 한 맛있는 신메뉴 25종을 새롭게 개발했다. 에버랜드 핼러윈축제 특선 메뉴(용인=연합뉴스) 7일부터 11월 5일까지 핼러윈 축제를 여는 에버랜드가 축제와 어울리는 특선 메뉴와 상품을 내놓았다. 좀비 분장을 한 연기자들이 신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2017.9.6 [에버랜드 제공=연합뉴스]hedgehog@yna.co.kr올해 10만㎡ 부지에 새롭게 선보이는 대규모 공포도시 '블러드 시티'내 알프스쿠체 레스토랑에서는 다양한 '호러메뉴'를 맛볼 수 있다.떡볶이 중앙에 드라큘라관 모양의 빨간 케이크를 올린 '좀비 무덤 떡볶이', 박쥐 모양의 어묵 토핑이 인상적인 '뱀파이어 어묵우동', 빨간 라즈베리 소스가 스며든 '블러드 생맥주'가 대표적이다.포시즌즈가든에 있는 가든테라스 레스토랑에서는 섬뜩한 손가락 모양 쿠키와 고르곤졸라 피자가 어우러진 '핼러윈 손가락 피자'를, 매직타임 레스토랑에서는 스테이크 사이에 괴물 손가락을 숨긴 '몬스터핑거 블러드 비프스테이크'를 각각 내놓는다. 어린이들은 타운즈마켓에서 '핼러윈 어린이 로스가스'와 마늘을 주재료로 한 '갈릭 가츠'를 맛보는 것도 좋다.중식당 차이나문에서는 빨간 자장에 해골 지단을 올린 '사천식 매운 자장면'을 선보인다.이밖에 '대마왕과 꼬마유령 핫도그', '눈알 핫도그', '마녀라떼', '눈알에이드' 등도 핼러윈 축제 기간에만 즐길 수 있는 스낵 메뉴다. 핼러윈을 테마로 다양하게 디자인된 캐릭터 상품 141종도 새롭게 출시됐다.에버랜드는 호박 고깔모자, 해골망토, 요정망토 등은 물론 헤어밴드, 헤어핀, 해골 마스크 등 다양한 신상품을 마련해 제대로 된 핼러윈 코스프레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강동원 "연기 '마스터'요? 연기는 끝도 없는 일"영화 '마스터'서 정의로운 경찰 역 맡아 "바르고 정의감 넘치는 사람의 매력을 보여주려면 무조건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절대 뭔가를 더 (오버)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강동원은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마스터'에서 자신이 맡은 형사 김재명에 대해 "현실 속에서는 판타지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지능범죄수사대 팀장인 김재명은 희대의 사기꾼 진회장(이병헌)을 잡아 그가 가진 장부를 토대로 뇌물을 받은 권력층까지 모두 잡아넣겠다는 집념을 가진 인물이다. 강동원[CJ엔터테인먼트 제공]그동안 한국의 범죄영화에서 곧잘 그려졌던, 누가 범인인지 경찰인지 모를 정도로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거친 형사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정의감이 넘치는데, 두뇌 회전도 빠르고 외모까지 번듯하다. "이번 사건을 완벽하게 마무리해 썩어버린 머리를 잘라낸다"와 같은 문어체 대사를 내뱉는데,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사실 김재명 캐릭터는 배우들이 도전하기가 쉽지 않은 배역이다. 악역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병헌이나 사람 사이를 박쥐처럼 오가는 김우빈과 달리 입체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사도 감정표현보다는 정보전달 위주의 대사가 많다. 강동원은 그러나 이 배역에 더 주목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강동원은 "그동안 다른 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경찰 캐릭터와 달리 경찰이면서 욕도 하지 않고, 바른 모습으로 그려져 오히려 더 끌렸다"고 했다. 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톤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강동원[CJ엔터테인먼트 제공]이병헌, 김우빈과 처음 작업을 함께한 소감도 털어놨다. "병헌이 형과 우빈이는 촬영 현장에서 끊임없이 애드리브를 하더라고요. 우빈이도 준비를 엄청나게 많이 해오는 스타일이고요. 그래서 시나리오가 중간중간에 많이 바뀌기도 했죠."강동원과 대화하다 보면 영민한 배우라는 인상을 받는다. 자기 할 말은 가감 없이 하되, 선을 넘지는 않는다. "저는 평소에 뉴스를 즐겨 보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것은 결말이죠. 외압에 굴하지 않고 경찰이 끝까지 수사하다가 범인을 잡는다는 뉴스는 최근에는 못 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마지막 엔딩신을 찍을 때 제 입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더라고요. 아마 저도 모르게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나 봐요." 강동원[CJ엔터테인먼트 제공]186㎝의 큰 키에 모델 출신인 강동원은 농구, 족구, 테니스, 축구, 수영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스포츠맨이다. 이런 뛰어난 운동 신경 덕분인지 그의 다양한 액션 연기가 도드라져 보였다. 그러나 폭파장면 등을 촬영하다가 목에 유리파편이 꽂히는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복싱처럼 서로 실제 때리면서 하는 맨몸 액션이 가장 힘들었어요. 폭파신도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어려운 액션 중 하나죠. 가장 재미있는 액션은 자동차 추격신이더라고요."강동원은 올해 '검사외전', '가려진 시간'에 이어 '마스터'까지 3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검사외전'은 970만명을 동원했지만 지난달 개봉한 '가려진 시간'은 51만명을 불러모은 뒤 2주 만에 조용히 간판을 내렸다. 강동원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쿨한 반응을 보인 뒤 "'마스터'가 흥행이 잘 될 것 같아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강동원은 "올해 정말 많이 바빴다. 개인적으로는 진일보한 점도 있었고, 일로도 공격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놓았다"며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템포를 유지하며 작품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를 뜻하는 영화 제목처럼 '연기 마스터'에 대한 꿈을 물었다. "한 작품 한 작품 하면서 연기가 늘고 있지만, 연기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연기에는 인생이나 사회 전반에 대한 것도 다 포함되기 때문에 사람들과 만나서 교류도 해야 하고…어떤 배역을 맡아 표현하는 것, 다른 사람의 인생을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 끝도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강동원[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가을 남자 가을 여자' 마음 흔드는 서울 단풍명소는서계동 골목예술제·손기정 둘레길·야시장·이동식 놀이터 '손짓'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 도심 나무들도 울긋불긋 단풍옷 갈아입기를 시작한 가을 주말 도심 곳곳에서 각종 예술제, 음악회, 축제, 야시장 등이 시민을 기다린다. 굳이 교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도심 축제장을 찾아 한 주간 쌓인 피로를 털어내 보자. 월드컵 공원 단풍22일 오후 1시30분부터 6시까지 용산구 서계동 일대에서는 '서울역(力) 가을산책 서계골목예술제'가 열린다. '서울力 산책'은 계절마다 서울역 일대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로, 골목의 역사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행사다. 서계동 사랑방이자 아이들 놀이터인 청파어린이공원, 100년 넘는 세월을 견뎌온 슈퍼마켓, 봉제공장을 마주한 삼거리 등 일상 속 풍경에서 예술가 감성을 느껴보자. 무용, 마임, 미술, 음악 등 다양한 공연도 골목 곳곳에서 펼쳐진다. '북촌의 날'을 맞아 토요일 오후 5시30분 시작되는 '낭만음악회'는 북촌문화센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최근 '북촌'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출판한 신달자 시인과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등을 만날 수 있다.같은 날 오후 6시 백인제 가옥에서도 서혜연 서울대 성악과 교수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백인제 가옥 북촌음악회가 열려 가을 감수성을 자극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백인제 가옥 토요일 오후 1시30분 중구 중림동 '손기정 둘레길'에서는 '걷기 축제'가 열린다.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생의 이름을 따 1.2㎞ 길이로 조성한 둘레길에서 농익은 가을 정취를 느껴보자. 월계관 쓰고 사진 찍기, 먹거리 장터, 퀴즈 풀기, 장기자랑, 초청가수 공연 등 부대 행사도 마련한다. 올봄 시작해 시민의 사랑을 받은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내년을 기약한다.주말 오후 6∼11시 청계광장에서 '가을운동회'를 주제로 열리는 마지막 장터는 핸드메이드 작가 60팀, 푸드트럭 10대가 참여한다. 박 터트리기, 림보, 철봉, 단체줄넘기 등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보자.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신나는 행사도 마련된다.토요일 북서울꿈의숲 볼 플라자에는 알록달록 천과 실, 종이상자, 대형 그물 등을 이용해 만든 이동식 놀이터가 설치된다.어린이 스스로 놀잇거리를 만들고 놀며 예술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돔 구조물, 다양한 색 커튼 천, 대형 그물, 조각천 등을 이용해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어린이를 돌보며 함께 놀아주는 놀이터 활동가와 자원봉사자 등 60명이 배치돼 어린이 안전을 책임진다. 토요일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광장에서는 청소년들이 춤과 노래 등 끼를 펼치는 '2016 서울청소년축제'가 열린다.치열한 예선을 거쳐 올라온 12개 동아리가 경연하고, 속사포 랩으로 인기를 끄는 '아웃사이더'와 내년 데뷔를 앞둔 아이돌그룹 '마이틴'이 무대에 오른다.자세한 정보는 서울시청소년시설협회(☎ 02-334-7547)나 서울시 청소년시설 홈페이지(www.youthcenter.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서울어린이대공원도 변신한다.대공원 동물원 곳곳에 마녀 모자와 호박, 박쥐, 유령 등이 장식돼 핼러윈 분위기를 낸다.이달 말까지 서울시설공단 페이스북(facebook.com/seoulsisul)에 어린이대공원 방문 인증 사진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을 준다. 서울숲 단풍 도심 속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명소도 찾아가 보자.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story/autumn)와 스마트서울맵 앱에서 총 182.37㎞ 구간의 '서울 단풍길 105선'을 확인할 수 있다.서울 단풍길 105선은 ▲ 물을 따라 걷는 단풍길 ▲ 나들이하기 좋은 단풍길 ▲ 공원과 함께 만나는 단풍길 ▲ 산책길에 만나는 단풍길 등 4개 테마로 나눴다.단풍과 낙엽 속에서 추억을 찍고, '단풍길 사진공모전'에도 응모해보자.
-
'아가씨' 박찬욱 "제 영화 언제나 점수가 높지 않았죠"14일(현지시간) 오전 영화 '아가씨'의 기자 시사회 후 팔래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찬욱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6.5.14 [CJ엔터테인먼트 제공]"권선징악 해피엔딩…이번엔 모두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영화 '아가씨'로 칸 영화제 세번째 수상에 도전하는 박찬욱 감독은 외신의 평가가 박한 것에 대해 "제 영화는 언제나 점수가 높지 않았다"고 담담해했다. 박 감독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간 영화가 개봉했을 때 비평가들의 별점을 봐도 좋다는 사람도 있고 나쁘다는 사람도 있고 평균이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세계 각국의 10개 매체가 참여한 스크린 데일리에서 평균 평점 2.2점을, 프랑스 평론가 15명이 참여하는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는 평균 평점 1.7점을 받았다. 경쟁 부문에서 기자 시사를 마친 6편의 영화 중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점수다.박 감독은 "권선징악의 명쾌한 해피엔딩으로 끝나 이번에는 모두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전작인 '박쥐'만 보더라도 흡혈귀가 된 두 남녀 주인공이 죽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하지만 '아가씨'에서는 전작들과 달리 주인공들이 간난신고 끝에 행복한 결말에 다다른다. 박 감독이 이번 영화를 두고 "상업영화"라고 수차례 강조한 것은 이런 측면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감독은 "(칸에서) 상영 끝나고 나올 때도 상업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상업영화라서 칸 경쟁부문에서 부를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수상에 대해 "기대는 전혀 안 한다"며 "다시 봐도 영화제용 영화 부류에 들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칸'의 환호에 답하는 '아가씨'의 사람들(칸 AFP=연합뉴스) 칸 영화제에 출품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상영회에서 기립박수를 받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사진은 박찬욱 감독(가운데)이 배우 하정우(오른쪽부터), 김민희, 김태리, 조진웅 등과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ymarshal@yna.co.kr '아가씨'에서는 두 여배우간 강도 높은 정사 장면이 나온다. 극중에서 소매치기꾼인 숙희(김태리)가 사기꾼 백작(하정우)과 함께 귀족가문의 딸 히데코(김민희)의 재산을 가로채고자 히데코의 하녀가 되나 그만 히데코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박 감독은 "거칠고 과격한 정사보다는 친밀하고 부드럽고 대화에 가까운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며 "실제로도 영화에 등장하는 정사장면 치고는 대화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둘이 서로 속이면서 안 그런 척, 순진한 척 하면서 관계를 시작하나 결국에는 자기들 감정에 충실한 단계로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둘의 정사 장면 중 서로 손을 맞잡는 장면을 두고 "핵심 이미지"라며 "그냥 성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위해주고 서로 하나가 되는 기분까지 만들어 주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박 감독은 원작 소설인 '핑거스미스'를 영화로 각색할 때 "연속극을 보면서 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방송국에 편지 보내는 심정으로 소설을 읽다가 이렇게 (이야기가) 풀리기를 바라는 방향대로 각본을 썼다"고 말했다.그의 말대로 영화는 원작과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신인답지 않은 농밀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태리에 대해 "시키는 대로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뽑았다"며 캐스팅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김태리는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면서도 "그렇게 말해주니 좋다"고 덧붙였다.
-
<스파이열전> ⑫ '만주의 로렌스,' 도이하라 겐지(上)(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일본 수도 도쿄(東京) 중심가 지요다(千代田) 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일본 군국주의 악몽을 상징하는 이곳에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에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태평양전쟁의 주역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A급 전범 7명도 합사되어 있다 .사형을 받은 A급 전범 중의 한 사람인 이하라 겐지(土肥原賢二)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45년 8월 15일 종전 당시 일본 본토 방위를 담당한 제1 총군 사령관이던 그는 수십 년 동안 중국을 주 무대로 비밀 첩보전을 지휘했다.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주석과 함께 중국 현대사의 한 축이었던 국민당 정부의 장제스(蔣介石) 초대 총통이 "도적놈 하라"(土匪原)로 부르며 A급 전범 명단에 반드시 포함하라고 요구할 만큼 도이하라는 온갖 모략으로 중국을 사분오열 시킨 장본인이다. 육군사관학교 교장 시절의 도이하라 겐지[위키피디아 제공]영화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의 실제 주인공인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傅儀)를 만주국의 꼭두각시 황제에 올리고, 중국인을 아편(마약)에 중독시키는 등 전시 일본의 첩보 역량을 과시한 대표적 인물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중국 동부 지역 방언까지 포함해 11개국 언어에 능통해 '만주의 로렌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출세를 위해 택한 직업군인의 길… '멘토' 도조 히데키 도움으로 승승장구 일본 혼슈(本州) 서부 오카야마현(岡山縣)에서 1883년 변변치 않은 집안에서 태어난 도이하라가 출세를 위한 탈출구로 선택한 것이 바로 군이었다. 엄청난 노력파인 그는 육군사관학교와 육군대학을 거쳐 정통 엘리트 장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출세 가도는 이내 복병을 만났다. 내세울 것 없는 집안 배경으로는 출세 가도의 꿈이 좌절될 수밖에 없었다. 집안 좋은 동기들이 이미 요직에 포진해 승승장구하는 데 반해 40세가 넘은 나이에도 소령 계급에 머문 자신을 보면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더구나 전쟁도 없는 시대라서 자칫하면 전역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도 컸다. 그러나 돌파구는 가까이 있었다. 바로 15살 된 사촌 여동생이었다. 여동생의 미모는 주위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빼어났다. 도이하라는 여동생에게 중요한 곳에 쓸 데가 있다며 나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여동생은 아버지뻘이나 마찬가지인 친척 오빠의 요청을 뿌리칠 수 없어 응했다.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그는 어렵게 만난 황가의 한 왕자에게 보여주었다. 선정적인 사진을 보자마자 넋이 빠진 왕자는 소녀를 불러들였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결국, 도이하라는 여동생을 왕자의 후처로 보내는 조건으로 자신의 진급과 보직 전보를 내걸었다.왕자에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도이하라에게는 중국 주재 일본대사관 육군 무관보의 보직이 주어졌다. 당시 육관 무관은 훗날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는 데 앞장선 도조 히데키였다. 육사와 육대 선후배인 두 사람은 이내 호흡을 맞췄다. 이런 호흡은 훗날 전범재판정까지 이어졌다. ◇ 비밀공작에 천재성 발휘…국민당 정부 최고위층에 잠입 중국 베이징(北京)은 도이하라에게 첩보활동을 펼치는 데 이상적인 곳이었다. 더구나 당시 일본은 중국 주재 대사관을 중심으로 온갖 형태의 첩보활동과 비밀 정치공작에 여념이 없었다.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중국어 습득에 몰입하는 한편 음모, 태업, 요인암살, 기만, 뇌물제공 등 공작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의 붕괴와 지배였다. 이를 위해 일본은 우선 신생 국민당 공화국 정부를 서서히 붕괴시켜 훗날 원활한 침략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도이하라는 이내 천부적인 솜씨를 발휘했다. 중국 내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사업가 집단으로 최고위층과도 연결된 조직 '안푸'(安福)에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 이 단체 회원 몇 명을 포섭한 그는 이들을 통해 중앙정부 고위층 회의 석상에서 논의되는 사안들을 훤히 꿸 수 있었다. 만주에서 작전 중인 일본 관동군[위키피디아 제공]소극적인 정보 수집 활동에서 벗어난 적극적인 비밀 파괴공작도 돋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직폭력배들을 포섭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조직 규합공작이었다. 영화 같은 장면도 연출됐다. 포섭한 조폭들이 일으킨 격렬한 '가짜 시위'로 목숨이 경각에 달린 고위관리들을 도이하라가 극적으로 구출해 그들의 환심을 사는 공작은 영화와 다름없었다.도이하라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고위관리들은 기꺼이 그의 정보원이 됐다. 이 덕택인지 그는 장제스(蔣介石)가 이끌던 국민당 정부의 고문이 됐다. 이어 만주 등 동북 지역을 지배하던 군벌 장쭤린(張作霖) 폭사 사건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성공적인 공작으로 도이하라는 이내 주목을 받았다. 대령으로 승진하자마자 그는 톈진(天津) 특무기관장으로 영전했다. 또 보직 관리 차원의 하나로 잠시 보병연대장으로 근무하다 다시 특무기관장으로 복귀했다. 만주를 포함한 동북부 지역을 관할하는 펑톈(奉天) 특무기관장으로 영전한 도이하라는 본격적인 비밀공작에 나섰다. 당시 일본은 철, 원유 등 광물이 풍부한 만주 지역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상부에서는 도이하라에게 만주 확보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무엇이든 해도 좋다는 백지 위임장을 주기도 했다.◇ 중국을 마약에 취하게 해라… 아편 공작 도이하라의 중국 내 공작 가운데 가장 큰 분노를 산 것이 바로 아편 공작이었다. 만주를 시작으로 중국 전역을 손에 넣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던 일본은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사회를 교란해 전의를 상실하게 하려면 마약인 아편에 취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이 비밀공작을 주도한 도이하라는 먼저 만주 지역에 방대한 첩보망을 구축했다. 최상부 조직 아래는 독자적으로 기능하는 3개의 조직망을 두고 있었다.일본 점령 당시인 1930년대 만주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던 아편[위키피디아 제공]그 가운데 하나는 러시아 혁명을 피해 만주로 도피해온 5천여 명 규모의 러시아계 범죄자들로 구성된 조직이었고, 다른 하나는 귀족 출신 등 일본의 환심을 사려고 혈안이 된 백계 러시아계 조직이었다. 마지막으로는 일본의 지원으로 분리독립을 하려는 8만여 명의 자발적인 협력자 조직이었다.아편 공작을 위해 도이하라는 우선 중국인 협력자들을 내세워 만주 지역 아편 거래 시장의 통제권 장악에 나섰다. 도처에 형성된 아편굴들을 접수하는 한편 마약 판매상들도 휘하에 끌어들였다. 자연스럽게 마약 거래는 도이하라가 이끄는 일본 첩보조직의 독점사업이 됐다. 또 아편 중독자 양산을 위해 농산물 장터가 들어서는 곳마다 임시막사를 세워 결핵 치료 약이라며 아편을 공짜로 나누어주었다. 이와 함께 도이하라는 상부를 설득해 '황금박쥐'(Golden Bat)라는 중국 수출 전용 담배 브랜드도 출시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다른 브랜드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대량 판매된 이 담배에는 소량의 아편과 헤로인 등 마약 성분이 들어 있었다. 싸고 질 좋은 이 담배를 찾는 중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중독자도 자연스럽게 급증했다. 담배 공급권을 가진 일본 마약조직들도 도이하라의 영향권 아래 놓이면서 중국은 이제 급증하는 아편 중독자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본격적인 침략에 앞서 일본은 중국 전역을 서서히 마약에 중독시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