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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젠 졸업장이 생겼어요”어르신‘문해학교’감격의 졸업식나도 이젠 졸업장이 생겼어요 어르신‘문해학교’감격의 졸업식 만학도 졸업생들의 환한 미소가 가득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남다른 열정으로 학업에 집중한 성인문해학교 졸업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24일 시청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1회 용인시 성인문해학교 졸업식을 찾아 11명의 졸업생에게 졸업장을 전달하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상일 시장은 이날 졸업식에서 졸업장, 초ㆍ중등학력인정서, 용인시장 표창, 경기도교육감 표창 등을 전달했다. 용인시 성인문해학교는 배움의 시기를 놓친 용인시민들에게 문해 능력 및 학력 취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가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졸업식에선 2022년에 입학한 초등학교 과정 6명, 2020년에 입학해 3년의 과정을 마친 중등과정 5명 등 총 11명이 졸업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학업에 열의를 갖고 문해 과정을 열심히 마친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과 축하 인사를 드린다. 존경스럽다”며 “여러분이 보여주신 배움에 대한 열의와 열정 저도 더 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일 시장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보면, 파우스트가 보여주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다. 파우스트가 공부도 많이 하고 지식을 많이 쌓았지만, 여전히 배움에 허기를 느껴 악마의 유혹에도 빠지고, 도전을 하는 과정들이 나온다”며 “이렇듯 배움에 끝은 없다고 생각한다. 배움에 끝은 없지만 배움의 결실은 뜻깊을 것이다. 다시 한번 열정과 열의를 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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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한 학업의 恨 풀어주는 경기도 대학생 과외선생님“배운 것이 없으면 대화가 안돼. 대화가 안되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럼 나중엔 주먹밖에 나갈 것이 없는거야. 늦은 나이에 하는 공부가 쉬웠겠어? 그래도 멘토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주시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이젠 공부가 재밌게 느껴지더라고.”소아마비로 장애등급 1급 판정을 받아 초등학교도 다녀본 적 없던 차종선 씨(65세). 어릴 때부터 장애를 가진 그에게 학교의 문턱은 높았다. 학교와 인연을 맺지 못한 채 살아온 차 씨지만, 아내의 제안으로 2012년부터 다니게 된 ‘동두천 두드림 장애학교’에서 만학도의 꿈을 펼치게 됐다. 2년 만에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했지만 중학교 검정고시는 쉽지 않았다. 특히 영어와 수학은 그에게 너무 높은 벽이었다.이런 그를 도와준 사람이 ‘경기도 대학생 지식 멘토사업’으로 만난 경동대학교 이한별(21세. 유아교육과) 선생님이었다. 어려운 수학문제도 이 선생님의 설명을 여러 번 듣다보면 이해가 되어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는 차씨. 그는 2015년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지금은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하고 있다.경기도의 ‘대학생 지식멘토 사업’이 차 씨처럼 장애 등을 이유로 학업을 늦게 시작한 만학도는 물론,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원인으로 학업을 이어 나가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이 사업은 경기도 내 거주하고 있거나 경기도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 저소득층 자녀, 장애인, 노인, 다문화 가정, 탈북 청소년 등 도내 학습 소외계층에게 멘토가 돼 주는 프로그램이다. 일종의 어려운 사람을 위한 대학생 과외선생님이다. 경기도는 매년 공모를 통해 멘토 기관을 선정하고 활동비, 교재교구비 등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역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멘토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32시간의 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우수 멘토로 선정된 학생에게는 경기도지사상도 수여한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국·영·수·한국사 등의 교과목과 악기, 글쓰기 등의 특기를 가르치는 ‘지식 멘토링’ 사업(1팀 2명)과 교통편이 불편한 도서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지역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현장 캠프’(1팀 5명)로 구성된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학이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멘토를 선발해 보내준다는 점이다. 멘티가 국·영·수 같은 교과목 수업을 요청할 경우 멘토를 맡은 대학은 해당 능력을 가진 학생을 모집하는 식이다. 모집한 학생들은 교수법 등 멘토링에 필요한 대학의 사전교육을 받아야만 멘토로 참가할 수 있다.2014년부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동대학교 권세경 교수는 “초·중·고 학생들은 주로 교과학습과 특기적성 교육을, 대안학교는 교과목보다는 생활멘토를 제공해주길 바래요. 이처럼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멘토를 찾아 매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좋은 멘토를 찾아도 사전 교육이 얼마나 잘 되었느냐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죠.”라고 사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에도 ‘대학생 지식멘토 사업’은 매년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가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463팀 876명의 멘토가 3,380명 멘티의 교육을 담당했다. 2016년에도 전반기에만 41팀 98명의 멘토가 377명 멘티를 교육했고, 하반기에는 58팀 80명 멘토가 250명 멘티에게 교육을 진행 중이다.이처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뭘까. ‘동두천 두드림 장애학교’에서 멘토 선생님으로 활동 중인 경동대학교 유아교육과 이한별(21세) 씨는 그 이유를 멘토와 멘티 사이의 ‘교감’에서 찾는다. 이 씨는 “장애인 분들을 상대로 수업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죠. 무섭다는 편견도 있었고. 수업 과정에서 아무래도 집중력이나 이해력 같은 게 일반인에 비하면 조금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런데 수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그 분들의 노력에 감동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편견도 깨지고 나중엔 정말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었죠. 주변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멘토와 멘티가 하나가 되어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질문에 대답해주다보면 애초에 정해진 2시간을 훌쩍 넘어 3-4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멘토링을 받은 멘티를 대상으로 2015년 사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61.6% 대체로 만족이 38.4%로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의사소통이 원활했다는 응답도 매우 만족 69.3%, 대체로 만족 23.0%로 보통이라는 응답은 7.8%에 불과했다. 경기도는 올해 7천만 원인 관련 예산을 내년부터 1억 원으로 증액하고, 최소 100팀 이상 구성하도록 되어 있는 멘토 팀 수도 120팀 이상 구성 할 예정이다. 영화, 전시, 공연 등 월 1회 문화체험을 위해 배정된 문화체험비도 팀 당 5만원에서 7만원으로 증액할 방침이다. 김재승 경기도 교육협력과장은 “대학생 지식멘토 사업은 멘티가 원하는 교육을 멘토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맞춤형으로 제공해주는 사업.”이라며, “장애를 가졌다거나 집에 돈이 없다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교육받기 원하는 도민이나 학생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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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춘추전국시대> ①지상파 넘어 '케이블 나르샤'김혜수·고현정은 드라마로, 유재석·강호동은 예능으로"광고단가도 채널 아닌 콘텐츠파워가 기준" <※편집자 주 = 방송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습니다. 플랫폼 다양화와 그로 인한 시청 패턴 변화로 '방송'이라는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유통방식의 변화를 짚고 그에 따른 전망을 3꼭지로 나눠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금의 tvN을 있게 해준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지난 2012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며 '복고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당시 케이블 드라마로는 놀라운 시청률인 7.55%로 종영한 이 드라마는 그러나 제작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국민 예능 '1박2일'을 만든 이명한PD(현 tvN 본부장)와 이우정 작가, '해피선데이'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만든 신원호 PD가 뭉쳤지만 캐스팅부터 난항이었다. 케이블 드라마라는 한계 때문에 접촉한 배우마다 섭외를 거절했다.3년여가 지난 2015년, 막 닻을 올린 '응답하라'의 세번째 시리즈 '응답하라 1988'의 상황은 180도 다르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의 잇단 성공으로 배경 시기, 지역, 캐스팅까지 작품과 관련된 모든 것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tvN의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비(非)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려고 줄을 선 스타들의 모습도 케이블 채널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케이블로 몰리는 '대어급' 스타들 고현정, 김혜수, 조인성, 이제훈…. 모두 내년 상반기 tvN 출연을 앞둔 배우들이다.최근 들어 다양한 소재와 뛰어난 기획력으로 시청률, 화제성을 모두 잡는 케이블 드라마들이 잇따르면서 지상파 방송에서조차 보기 어려웠던 스타들이 복귀작으로 케이블 드라마를 택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케이블 드라마의 강점은 명확한 주제를 가진 다양한 소재다. 강남의 비뚤어진 교육열('아내의 자격'), 세종시 공무원의 생활상(식샤를 합시다2), 비정규직 문제와 갑을관계(미생·막돼먹은 영애씨14·송곳) 등 현실적 문제를 그리는 한편, 만학도가 된 여성의 로맨스(두번째 스무살)나 추억 여행(응답하라 1988)으로 시청자의 '판타지'도 만족시킨다.방송가에서 '핫'한 셰프의 로맨스에 '빙의'라는 오컬트적인 요소를 더한 '오! 나의 귀신님'도 지상파에서는 쉽게 찾아보지 못할 드라마다. tvN 이명한 본부장은 "tvN은 지상파와 같은 강력한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알아서 찾아오기를 기다릴 수 없었고 시청자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며 "시청자와 시청자의 라이프스타일 등 트렌드를 면밀하게 분석해 콘텐츠를 기획·제작한다"고 설명했다.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지닌 케이블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비지상파 드라마는 지상파 드라마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도 점차 깨지고 있다.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웹툰 '치즈인더트랩'의 드라마화가 지상파 방송이 아닌 tvN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케이블 드라마의 성장을 보여준다.어느 정도 작품성을 확보한 케이블 채널들이 '대어급' 스타를 찾으면서 이들의 몸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박보영은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회당 3천만원의 출연료를 받아 tvN 출연 여배우 중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후속작인 '두 번째 스무살'에 출연한 최지우가 회당 5천만원으로 곧바로 기록을 깼다. ◇ 유재석 너마저…신선한 소재에 시청률도 고공행진 케이블 채널 콘텐츠의 '신선함'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나영석 PD는 '삼시세끼'를 대히트시키면서 자연으로 나간 예능이 '까나리액젓'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냈다.왁자지껄한 게임 하나 없이 조용한 마을에서 하루 세끼 밥 해먹는 게 전부인 이 프로그램은 일상의 재미를 선사하며 인기를 끌었고, '차줌마' 차승원과 '참바다' 유해진이 활약하는 '삼시세끼-어촌편2'의 첫 회는 13.9%(유료플랫폼,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단숨에 압도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도 15%를 겨우 넘나드는 현실에서 이같은 수치는 마치 지상파 전성시대의 종식선언 같아 보일 정도다.스타들의 냉장고 속 재료로 셰프들이 요리대결을 펼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도 7.4%(GD·태양편)라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신선한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이외에도 '꽃보다' 시리즈, '더 지니어스' 'SNL코리아' '너의 목소리가 보여' , JTBC '히든싱어' '비정상회담' 등이 신선한 소재로 사랑받고 있다. 마지막 보루처럼 지상파를 지키던 '특급 MC' 유재석, 강호동이 올 하반기 결국 종편으로 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유재석은 KBS 2TV '나는 남자다'가 5.8%로 쫓기듯 종영하고, 오랫동안 진행을 맡아온 '해피투게더'마저 4%대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위기라는 평을 들어야 했고, 강호동도 탈세 논란으로 인한 휴식기 이후 이렇다 할 대표 프로그램 없이 고전하다 케이블 채널로 '살 길을 찾아' 떠났다.◇ 애타는 지상파…그래도 대세는 이미 케이블 채널의 급속 성장에 지상파 방송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KBS는 지난 5월 한류스타 김수현에 차태현, 공효진까지 내세운 KBS 2TV '프로듀사'를 예외적으로 금토 드라마로 편성했다.금요일엔 tvN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토요일엔 MBC의 주말극에 밀려 영 힘을 쓰지 못하던 시간대다. '프로듀사'는 최종회에서 자체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삼시세끼'도 10%에 가까운 시청률로 선방했다.tvN의 올해 시청률은 지난해 대비 147%. 프라임타임 기준으로는 151% 수준으로 성장했다. 인기 프로그램의 광고단가는 지상파에 근접했고 광고단가를 정하는 기준마저 바뀌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상파, 비지상파로 구분해 광고단가를 결정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채널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콘텐츠 파워에 따라 단가가 정해진다"며 "프라임타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지상파-비지상파의 광고단가 차이가 급격히 줄었다"고 전했다.tvN 이명한 본부장은 이 같은 성장이 가능했던 배경에 크리에이터에 대한 중시가 있다고 설명했다. "좋은 콘텐츠는 결국 만드는 사람, 크리에이터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에 이들을 존중하고 중시하면서 한 명 한 명이 브랜드화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독려하고, 탑다운된 기획이 아닌 참신하고 독창적인 본인의 기획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tvN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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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팔이' 송경철 "연기가 나를 사람 만들었죠"죽을 고비 넘기고 필리핀으로 건너가…2010년 '자이언트'로 복귀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 '기황후' 거쳐 '용팔이'서 개성 연기 (고양=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어린 시절 내 꿈이 깡패였어요. 고등학교 때 진짜로 깡패들과 어울리며 깡패 수업도 좀 받았지. 근데 몇 개월 하다보니 내 길이 아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관두고 연기를 했어요. 내가 원래 누가 시키는 일은 안 하는 성격이야.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사람이 됐지. 세상이 내 맘대로 안되더라고요. 기다리는 법도 알게 됐고요."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느릿느릿, 느물느물 풀어가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드라마 속 모습이나 눈앞에 마주 앉은 모습이나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보태거나 뺄 것도 없이 그냥 어젯밤 본 드라마 속에서 걸어나온 듯 자연스럽고 친근한 모습이었다. 화제의 드라마 SBS TV 수목극 '용팔이'에서 용팔이(주원 분)와 끈끈한 관계를 맺는 '의리의 조폭 두목' 두철 역의 송경철(63)을 최근 경기 고양시 탄현 SBS제작센터에서 만났다. 소싯적 '깡패수업'을 받았다는 얘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가 드라마 속에서 깡패나 건달 연기를 맛깔스럽게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또 1973년 MBC 6기 탤런트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가 초창기 단골로 맡았던 배역은 바로 '수사반장'의 범인이었다. "원래 이런 외모로 배우하기 어려운데 당시 '수사반장'이라는 드라마가 있어서 MBC가 뽑아준 것 같아요. 범인 역할이 필요해서.(웃음) 범인 역은 주로 나하고 이계인 하고 나눠서 했죠." 송경철은 30~40대 이상에게는 KBS 2TV '파랑새는 있다'(1997)의 '빡빡이 차력사' 등으로 친숙한 얼굴이지만, 그 아래 세대에게는 2010년 SBS TV '자이언트'를 통해 '혜성같이 등장한'(?) 아저씨 배우로 인식되고 있다. 2002년 죽을 고비를 넘긴 후 도망치듯 필리핀으로 가 8년의 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한강에서 수상스키를 타다가 큰 사고를 당했죠. 당시 사람들이 다 내가 죽었다고 했어요. 16시간 만에 깨어났지만 만신창이가 됐죠. 근데 그것뿐만이 아니었어요. 내가 미신 같은 건 안 믿지만, 아홉수라는 거 있잖아요? 내가 마흔아홉 때 심하게 아홉수를 앓았어요. 배우로서는 1997년에 '파랑새는 있다'로 KBS연기대상 남우조연상도 받고, 그 전부터 청담동서 운영한 생고기집이 10년간 장사가 아주 잘돼 남부러울 게 없었는데 그 모든 게 하루아침에 사라지더라고요. 그런 상태에서 사고까지 당하니까 바닥을 친 거죠." SBS '용팔이'드라마에서 굴곡 많고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표현해온 그이지만 실제 삶도 그 못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사고당한 몸을 어렵게 치료하자마자 모든 것을 뒤로하고 필리핀 세부로 날아가 버렸다. "가족도 남겨두고 갔으니 비겁했죠. 그런데 수중에 돈 한푼 없으니까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한 거야. 대인기피증에 걸렸어요. 나도 지금은 사람들을 만나면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 잃고 나니까 죽어버릴까 하는 못된 생각도 했었는데, 세부에 가서 나를 치유했죠. 원래 산과 물을 좋아하니 필리핀서 스쿠버다이빙 강사도 하고 리조트 사업도 하면서 8년을 지냈어요. 그러면서 나를 치유해나갔어요."그렇게 필리핀서 잘 지내고 있던 그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데는 40년 지기 친구인 배우 이덕화의 '도움'이 있었다. "덕화랑 나는 동갑내기에, 인연이 깊어요. 내가 1973년 MBC 6기 탤런트로 데뷔했고 덕화는 TBC에서 시작했는데 둘 다 오토바이 타는 거 좋아하고 성격이 불 같아서 금세 친해졌죠. 덕화가 오토바이 사고가 크게 나던 해 나도 오토바이 타다 죽을 뻔 했고요. 우리가 또 MBC 아침드라마 '포옹'에 나란히 검사로 출연했는데 그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더랬죠. 깡패같은 검사였어요.(웃음) 내가 성격이 모나서 친구라고는 덕화 하나예요." 이덕화는 송경철이 필리핀에 있을 때도 자주 연락하면서 안부를 챙겼고, 결국 그를 다시 연기의 세상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어느 날 덕화가 전화를 했는데 장영철이라는 작가가 세부로 신혼여행을 가는데 나보고 만나서 밥 한끼 대접하라는 거예요. 그때 세부 한인 사회는 내가 쫙 잡고 있어서 여행사들에 전화를 돌려서 장영철이라는 사람이 오면 연락하라고 했고 그렇게 만나 식사를 했죠.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내 친구 덕화가 밥을 사라고 해서 대접을 했어요." SBS '자이언트'장영철 작가는 돌아가 '자이언트'를 쓰면서 송경철에게 콜을 보냈다. 그렇게 해서 송경철은 삼청교육대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주인공 이강모(이범수 분)와 함께 건실한 건설업자로 거듭나는 남영출을 연기하게 됐다. 2002년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이후 8년 만의 컴백이었다. "날 기억하는 이들은 반가워했고, 날 모르는 이들은 신인 배우 나왔다고 했어요.(웃음) 세부에서는 머리를 기르고 살았는데 장 작가가 다시 빡빡이로 해달라고 해서 부랴부랴 머리카락을 다 밀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자이언트'가 히트를 치면서 송경철도 복귀에 성공을 했고, 이후 '샐러리맨 초한지' '무사 백동수' '돈의 화신' '기황후'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그는 다시 배우로 재기했다. "연기는 내가 제일 신나 하는 일이고 너무 좋아요.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앞에 나가 애들 웃기는 것도 좋아하고 원맨쇼도 잘했어요. 전북 부안에서 자랐는데 극장 뒷구멍으로 몰래 들어가 영화도 많이 봤고요. 연기는 내 천직이죠. 필리핀에서 계속 있었더라면 아마 거기서 배우를 했을거예요.(웃음)"배우로 돌아온 송경철은 올해 숭실사이버대 엔터비즈니스학과에 입학해 만학도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다시 돌아오니 내가 현장에서 제일 연장자가 됐더라고요. 내 정신연령은 아직 20대인데.(웃음) 젊은 애들하고 같이 공부하니까 재미있어요. 공부하면서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뭔가 힘을 보탤 일을 찾으려고요. 연기요? 정년도 없는데 힘이 남아있는 한 계속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