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넥타이 풀고 해외시장 개척자로…은행원들의 변신우리은행 글로벌 지역전문가 운영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일반적으로 '은행원'의 이미지라면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조여맨 채 하루 종일 숫자와 씨름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하지만 저금리·저수익 영업환경 속에서 각 은행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면서 그림이 달라지고 있다.첨병 역할을 맡아 낯선 땅에서 새 길을 찾는 개척자로 변신한 은행원들의 얘기다. 우리은행[000030]이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운영하는 글로벌 지역전문가 과정의 참가자들이 대표적인 사례다.우리은행은 지점이나 사무소가 없는 나라 중에서 잠재력이 큰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약 6개월 과정의 지역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이들은 동반자도 없이 체재비만 달랑 들고 해외로 나가 낯선 환경에 몸을 던진다. 현지인들의 실제 생활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겪어봐야만 시장이나 규제 동향을 생생히 파악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그런 이유로 이들에게는 현지 생활유지에 꼭 필요한 교통수단 등의 지원을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다.우리은행 성수남지점의 이길모 대리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았다.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아프리카 대륙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발을 디뎠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곳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한다.이 대리는 "처음에는 치안 문제 때문에 슈퍼마켓에 가는 것도 엄두를 내지 못할 지경이었다"면서 "우선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숙소를 잡고 우연찮게 여행사를 운영하는 젊은 친구를 만나 큰 도움을 받았다"고 회상했다.그 후 가지를 치듯 현지 인맥을 조금씩 넓혔고, 코트라(KOTRA)를 통해 현지 주재원 모임에 참여하면서 네트워크를 넓혔다.그렇게 남아공의 환경과 비즈니스 문화를 익힌 뒤 현지 금융기관 쪽으로 인맥을 확장했다.이 대리의 노력에 힘입어 우리은행은 23일 국내 은행 중 최초로 남아공 스탠더드뱅크와 업무제휴를 하고 올 상반기 중 이 은행 본사에 한국 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다.우리은행 국제부의 양승환 과장은 2012년 8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칠레에서 생활했다. 당시에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가미된 형식이었다.양 과장은 "완전히 혼자서 칠레로 떠나 '맨땅에 헤딩'을 했다"고 웃었다. "영어는 안 통하고, 스페인어를 제대로 못해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조차 안 됐죠." 지진이 잦은 나라인데 공부하던 중에 갑자기 대피신호가 울려 화들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훈련상황이더라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양 과장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칠레에 대해 양 과장은 "지리가 한국과 비슷하고, 급격히 경제발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다"면서 "오후 2시면 은행 문을 닫고, 외국인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가 부족해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있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 앞으로 칠레에 우리은행이 진출할 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보태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양 과장이나 이 대리처럼 2002년부터 글로벌 지역전문가로 홀로 파견된 우리은행 직원은 59개 지역 113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11명을 파견한 우리은행은 올해 필리핀, 라오스 등 진출예정 지역을 포함한 15개국에 15명의 글로벌 전문인력을 또 내보낼 계획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뛰어넘으려면 해외수익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절실하고 이를 추진하려면 글로벌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며 M&A를 통한 해외진출을 늘리기 위해 글로벌 M&A 전문인력도 2명 채용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이미 가장 많은 185곳의 국외 네트워크를 갖췄다.우리은행은 글로벌 전문인력을 앞세워 올해 말까지 210곳, 중장기적으로는 300곳 이상으로 해외 영업망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2014년 글로벌 지역전문가 과정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파견된 우리은행 이길모 대리가 문화체험을 하며 현지 어린이와 찍은 사진. 2015.4.25. <<우리은행 이길모 대리 제공>>(서울=연합뉴스) 2012~2013년 글로벌 지역전문가 과정을 통해 칠레에 파견된 우리은행 양승환 과장(사진 가운데)이 산티아고에 렌트한 아파트 주인집 가족들과 찍은 사진. 2015.4.25. <<우리은행 양승환 과장 제공>>
-
용인 새싹들! 용인시청으로 GO GO!!용인시는 제93회 어린이날을 맞아 5월 5일 시청 광장에서 ‘2015년 용인시 어린이날 대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용인시 어린이집 연합회가 주관하는 ‘2015 어린이날 대축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가정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느끼는 가족 화합의 장이 되도록 가족들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어린이 안전교육 뮤지컬, 장애우와 함께하는 풍물공연 등 다양한 축하공연과 3가지 테마(행복존, 화합존, 건강존)별로 구성된 약 17개의 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온 가족이 모두 참여해 장기를 뽐내고 가족 간 단결심을 키울 수 있는 ‘용인시 가족스타킹 선발대회’ 등 색다른 부대행사도 준비된다. 시 관계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어린이날’ 오감체험의 장을 제공, 가족문화체험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많은 어린이와 시민이 참여해 ‘행복한 아동, 존중받는 아동’으로 꿈과 희망을 주는 뜻 깊은 날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문의 : 용인시 어린이집 연합회 031-321-9567)
-
내일은 세계 책의 날…"독서는 정신 살찌우는 양식"책의 날 유래 따라 장미꽃 증정 이벤트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 오는 23일을 맞아 유네스코가 지정한 올해 책의 도시 인천광역시와 청계천 일대 등 전국 각지에서 독서 진흥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정부는 6만5천명에 이르는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서와 교환 가능한 '북토큰'을 제공하는 등 독서진흥을 위한 이벤트 사업을 준비했다. 100여곳에 이르는 출판 유관 단체와 출판사들이 동참해 책의 날을 전후로 '지향'(紙香) 가득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 인천 책의 도시 개막·청계천에선 책드림날 이벤트 22일부터 한 주간 인천에서는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 개막 주간 행사가 이어진다. 23일 공식 개막식 행사와 더불어 소설가 이문열씨의 강연을 비롯, 여러 북 콘서트와 강연, 책 전시회 등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근대잡지의 효시인 '소년(1908)' 등 희귀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 신문·잡지 창간호 기획전'이 가천박물관에서 열려 오는 24일까지 계속되며, 중국의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오는 6월 14일까지 열리는 '한국 현대문학 육필 특별전'이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이날 총 87개 출판·독서관련 단체 및 59개 출판사와 연계해 청계천변에서 '책드림날' 행사를 개최한다. 소설가 김홍신,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 채사장의 강연 및 대담, '한국의 그림책' 전시회 등의 행사가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마련한 각 출판사 부스에서는 총 1천권의 도서를 청소년들에게 증정한다. 문체부는 이외에도 전국 6만5천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책과 교환 가능한 '북토큰'을 배포한다. 북토큰은 진흥원이 엄선한 100종의 북토큰 교환 가능 도서 목록 가운데 학생들이 원하는 1권과 맞교환할 수 있는 도서교환권이다. 주요 서점들도 책의 날 행사에 동참한다. 교보문고는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문자연구사업단과 함께 22일 오후 '동서양 출판시장의 과거, 현재, 미래'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온라인서점 예스24는 책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기프트카드 제공 등 이벤트를 준비했다. ◇ 책의 날에 왜 장미꽃 나눠줄까 세계 책의 날은 스페인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조지의 축일에서 유래했다. 각각 영국과 스페인의 문호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청계천 책드림날 행사에 참석해 423권의 책과 동일한 수의 장미 꽃송이를 시민에게 나눠주는 이벤트를 직접 주관한다. 중견 배우 김승욱씨는 22일 오전 모교인 서대문구 한성고를 찾아 1천송이 장미꽃과 고두현 시인의 시집 '늦게 온 소포' 1천권을 후배들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 "일회성 이벤트 그쳐선 안 돼" 지적도 종이책을 읽는 독서인구가 나날이 줄어드는 현실은 풍성한 책의 날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출판계 안팎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행사는 풍성하게 열리는 듯하지만, 청계천 및 인천 책의 도시 행사가 연계 없이 제각각으로 열리는 건 각자의 이해관계를 넘어 뜻을 모으지 못하는 출판계의 현실을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판계 한 관계자는 "문체부 행사와 인천의 행사가 제각각으로 진행되는 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출판 진흥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일은 소비자들에게 책의 구매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집약적 노력이다. 도서 관련 마케팅 전문 기업인 레디벅의 김천일 대표는 연합뉴스에 "스마트폰의 확산과 더불어 뉴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지속적 성장에 전통적인 출판사들이 완패하는 모습"이라며 "기존의 관성을 넘어서 소비자들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bkim@yna.co.kr
-
'싸움소들 한판 대결'…청도 소싸움축제 개막청도 소싸움축제(연합뉴스 자료사진) (청도=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 청도소싸움축제가 15일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경기장에서 5일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개막일부터 3일 동안은 전통민속 소싸움 방식인 체급별 대회로 경기를 한다. 주말 2일 동안에는 흥미를 더하기 위해 갬블방식으로 진행한다. 예선을 거친 체급별 16강 이상의 싸움소 100여마리가 출전해 한판 대결을 펼친다. 상금 규모는 1억2천100만원이다. 야외광장에서는 공연, 문화전시, 체험, 우수 농특산품 특판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오는 17∼19일 야간에는 청도천 파랑새다리 일원에서 유등제가 펼쳐져 밤하늘과 청도천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군은 전국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는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출전 싸움소 자격을 제한했다.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 소 가운데 구제역 항체가 형성된 소로만 한정했다. 군은 국내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시기에 맞춰 축제를 마련했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축제장을 찾으면 싸움소들이 벌이는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만끽할 수 있다"며 "관광객들이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aru@yna.co.kr
-
3대 종교 '사회적 책임' 모색 위해 머리 맞대다세월호 참사 1주기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토론회(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불교와 천주교, 개신교 인사들이 한 데 모여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종교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제대로 해왔는지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천주교 발제자로 나선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장은 '세월호 참사 1년, 가톨릭교회의 사회 참여 성찰'이라는 발제문에서 "평신도, 사제, 수도자 여부를 막론하고 거침없이 자기 종교의 쇄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강한 그룹의 존재 여부가 그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의 수준을 결정한다"며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 가톨릭 사회운동은 1980년대 말부터 급격히 퇴조해 오늘날 교회의 사회 참여 활동은 사제와 수도자들이 주도하면서 평신도들은 수동적인 협력자의 역할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 소장은 또 "신의 자리를 꿰차고 '돈' 종교가 된 세상, 그런 세상과 타협한 사회 성원이 만들어낸 필연적 비극의 신호탄이 세월호 참사"라며 " 한국 사회 안에 자본주의의 폐해가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교회 역시 스스로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에 깊이 물들어 사회·경제적 영역 안에서 공동선의 실현이라는 사회교리의 가르침을 실천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김희헌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세월호 사태를 통해 드러난 한국 개신교회의 양면성을 지적했다. 그는 '하나님이 배를 침몰시키고 아이들을 희생시킨 것은 국민에게 기회를 주신 것'이라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발언과 '우리 아들이 먼저 천국으로 간 상황에서 하나님하고 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는 것이다'는 고(故) 이창현 학생의 어머니 최순화 씨의 발언 속에서 메시아의 두 계보를 볼 수 있으며 여기서 한국 교회의 양면성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참사를 일으켜서라도 목적을 이루려는 메시아와 참사로 인해 고통을 당한 사람에게 희망이 되는 메시아 중 어떤 메시아를 대망하느냐에 따라 종교가 취하는 행동양식이 달라진다"며 "과거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며 박수를 받던 개신교가 최근 혐오 종교의 모습을 띠게 된 것은 사회적 욕망과 기득권 세력의 입맛에 길든 메시아를 전하는 세력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는 억압당하는 약자들을 만들어내는 힘의 질서를 없애나가는 작업을 할 책임이 있다"며 "이 시대의 종교는 '한의 사제'가 되어, '민중들의 소리'의 매체가 되어 한을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 발제자로 나선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세월호를 21세기 한국인을 위한 윤리적 사태로 받아들이고 개인적 차원과 사회구조적 차원의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종교가 해야 할 역할을 제시했다. 그는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과도하게 공감을 표시하고 급속도로 식어버리는 우리 사회의 일반적 현상이 세월호 사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는데, 이러한 공감 능력을 증진·유지하는 역할을 종교계가 할 수 있다"며 "불교는 동체자비(同體慈悲)의 세계관과 윤리관을 근간으로 타자의 고통에 충분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세월호는 선장과 같은 책임이 있는 개인의 몫임과 동시에 우리 사회 모두의 몫이라는 연결 고리를 마련하는 역할을 종교가 해야 한다"며 "불교는 연기적 관계망 속에서 자신과 타자가 분리되지 않는 동체적 세계관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원과 사단법인 우리신학연구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의정부교구의 현우석 신부, 불교사회연구소장인 법안스님,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hisunny@yna.co.kr
-
<700㎒ 주파수 논란> ① 분배놓고 방송·통신 '대립각'지난해 11월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 쓰일 주파수를 확정하는 주파수심의위원회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UHD방송 시청권 보장" vs "모바일 트래픽 급증 대비"방송·이통업계 저마다 근거대며 할당 요구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한지훈 현혜란 기자 =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700㎒ 대역의 활용 방안을 놓고 지상파 방송과 이동통신업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가 작년 11월 국무조정실 산하 주파수심의위원회를 통해 700㎒ 대역 108㎒ 폭 중 20㎒폭을 재난통신망에 우선 배정한 뒤로 방송과 이동통신업계는 남은 88㎒폭의 분배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저마다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송이 초고화질(UHD) 방송을 근거로 700㎒ 대역 분배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동통신업계는 계속 급증하는 모바일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추가 대역인 700㎒ 주파수 할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워낙 엇갈리는 탓에 700㎒ 주파수 분배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더라도 그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700㎒, 왜 '뜨거운 감자' 됐나 = 16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700㎒ 대역은 정부가 2012년 아날로그TV를 디지털TV로 전환하며 회수한 '잉여 주파수 대역(Digital Dividend)'으로, 고주파수 대역에 비해 전파 특성이 우수해 다용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700㎒에는 '황금 주파수'라는 별칭이 붙게 됐고, 주파수를 필요로하는 여러 분야에서 지속적인 수요가 제기돼왔다. 미래 모바일 트래픽 급증에 대비하겠다는 이동통신업계와 UHD방송을 겨냥한 방송업계는 물론 재난통신망을 준비해온 옛 안전행정부와 철도통합무선망을 구축하려는 국토교통부까지 가세해 700㎒ 대역 분배는 '핫이슈'로 떠올랐다. 당초 700㎒ 대역 중 40㎒ 폭이 통신용으로 할당됐지만 작년 주파수심의위원회가 20㎒폭을 재난망에 배정하면서 기존 통신용 40㎒폭을 포함, 잔여 대역의 활용안을 종합 검토할 것을 주문하면서 초점은 방송과 통신의 분배 문제로 이동했다. ◇ "700㎒ 활용하면 지상파 UHD 무료 시청" = 지상파 방송업계는 고화질(HD) 방송이 향후 기술 발전과 사회적 필요성이 맞물리며 자연스럽게 UHD 방송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난시청과 '직접 수신' 환경 개선을 위해 전파 특성이 우수한 700㎒ 대역을 UHD 방송에 활용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국적인 UHD방송 서비스를 위해서는 채널당 6㎒씩, 모두 9개 채널 가동에 54㎒ 폭의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이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기존 시청자가 안테나 설치만으로 가정에서 UHD방송을 볼 수 있도록 700㎒ 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의 유료방송망을 통해서도 UHD방송을 즐길 수도 있지만, 이는 UHD방송 무료 시청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관련 콘텐츠 활성화에도 어려움이 많다는 논리다. 새누리당 조해진·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지난 1월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주파수정책 소위원회에서 700MHZ 대역 용도 결정 등 주파수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측은 "유료방송에 가입해야 UHD 방송을 볼 수 있는 지금과 달리 실내 안테나 설치만으로 누구나 무료 지상파 UHD 수신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며 "재난망과 기존 통신용(40㎒)으로 할당됐던 주파수 폭을 제외하고 남은 대역만으로 전국 지상파 UHD 방송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데이터 급증…700㎒는 통신에 줘야" = 이동통신업계는 데이터 중심의 통신서비스 이용이 늘며 향후 치솟을 모바일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700㎒ 주파수 대역을 반드시 확보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 700㎒ 대역을 통신용으로 할당하거나 분배를 계획하고 있고, 통신용 활용이 다른 용도보다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년 국내 이동통신 트래픽은 11만9천392테라바이트(TB)로 전년도 정부 예상치인 11만8천897TB를 초과했으며, 2017년에는 현재 트래픽의 2배까지 증가가 예상되는 등 모바일 트래픽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이동통신업계의 얘기다. 이동통신업계는 700㎒ 대역의 108㎒폭 중 방송이 요구하는 54㎒폭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39조5천억원 가량 더 늘어날 것이라는 자체 분석을 내놓으며 방송 측에 맞서고 있다. 이동통신업계는 잔여 대역인 88㎒ 중 기존에 분배됐던 40㎒에 더해 50㎒는 추가로 할당돼야 모바일 트래픽 급증 시대를 제대로 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인터넷TV나 유료방송이 아닌 실제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는 6.7%밖에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방송사는 다수의 공익을 얘기하지만 얼마 안 되는 직접 수신 가구보다 거의 전 국민이 쓰고 있는 모바일 데이터를 고려해 이통사에 할당하는 게 더 공익적"이라고 주장했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학계·연구기관과 꾸린 '700㎒ 대역 활용방안 연구반'도 작년 12월 낸 최종 보고서에서 "700㎒ 대역을 통신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타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동통신업계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UHD방송 서비스가 이뤄질 경우 실감영상 제공, 난시청 개선, 가정 내 안테나 설치를 통한 UHD방송 직접 수신, 선도적인 UHD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방송업계 측 주장도 외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구반은 보고서에서 통신용 할당의 경제효과가 더 크다고 언급하면서도 700㎒ 대역을 방송이 활용할 경우 UHD TV의 생산·판매, 관련 콘텐츠 수출, 문화 및 관광수익 유발 등 산업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지상파TV 관계자는 "영국에서는 통신 주파수로 885㎒ 대역을 쓰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통신이 쓸만한 주파수를 더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ddie@yna.co.kr
-
진해 군항제 관광객 251만명…714억원 파급효과만개한 진해 여좌천 벚꽃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제53회 진해 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시가지 벚꽃이 80% 가량 개화했다. 미국 CNN방송이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 가운데 벚꽃 명소로 꼽은 여좌천 일대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2015.3.31 seaman@yna.co.kr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경남 창원시는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53회 진해 군항제에 외국인 3만4천900여명을 비롯해 모두 251만7천여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았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305만8천명보다 54만1천명이 줄었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714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2015년 진해 군항제거리 도시 전경 이는 국내 문화관광축제 1인당 소비지출 평균액 5만6천720원(2012년 기준)을 근거로 반나절 동안 절반인 2만8천360원을 썼다고 가정해 파급효과를 계산한 것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역시 지난해 860억원보다 146억원이 줄었다. 창원시는 관광객이 준 것은 날씨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2015년 진해 군항제거리 도시 전경 전야제가 열린 지난달 31일 비가 내린 것으로 시작으로 군항제 10일동안 비가 전혀 내리지 않은 날은 이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다만 진해지역 36만여 그루의 벚꽃은 축제 기간에 맞춰 만개해 분위기를 살렸다고 시는 자평했다. seaman@yna.co.kr
-
4월의 꽃 '진달래'…한민족 정한(情恨)의 상징영취산 이어 비슬산, 고려산 등에서 축제 열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언제 불러도 뭉클한 동요, 언제 들어도 아련한 우리 민족의 노래다. 길 가는 남녀노소, 갑남을녀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모르는 이가 없다. 특히 진달래꽃은 떠나온 고향과 어린 시절을 눈물로 떠올리게 하는 그리움의 대명사다. 동요 '고향의 봄'뿐이던가. 진달래꽃은 노래와 시에서 민족적 정서를 떠올리게 하는 상징화였다. 척박한 땅에서도 따스한 정감의 꽃잎을 화려하고 강인하게 펼쳐내서일까. 특히 일제 때는 망국의 설움과 슬픔, 그리고 저항의식을 상징했다. "바위 고개 핀 꽃 진달래꽃은/ 우리 님이 즐겨즐겨 꺾어 주던 꽃/ 님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 님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나라 잃은 민족의 심사는 처절하기 마련이다. 남의 머슴살이하며 온갖 설움을 당하면서도 이를 겉으로 나타내지도 못하는 통한의 신세. 그 고초와 아픔을 진달래꽃에 비유하고 의지해 이겨내고자 했다. 작곡가 이흥렬이 애환의 노래 '바위고개'를 내놓은 때는 식민통치가 극성을 부리던 1933년이었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꽃 시인 박팔양은 진달래꽃을 봄의 선구자라며 예찬한다. 하지만 그 모습에선 시의 제목 '너무도 슬픈 사실'처럼 불운 속에서도 이를 이겨내려는 비장함이 느껴진다. 해방 후 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 진달래가 거론됐던 것은 지극히 당연했겠다 싶다. 그만큼 친숙하고 화려하고 애잔해서다. "진달래 꽃은 봄의 선구자외다/ 그는 봄의 소식을 먼저 전하는 예언자이며/ 봄의 모양을 먼저 그리는 선구자외다/ 비바람에 속절없이 지는 그 엷은 꽃잎은/ 봄의 불행한 수난이외다"앞서 얘기한 바처럼 진달래꽃은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진분홍의 꽃무리는 금방이라도 산언덕을 태울 듯 붉게 물들인다. 진달래꽃이 만발한 모습을 보고 '산에 불이 붙은 것 같다(萬山紅如火)'고 한 것은 '언즉시야'다 싶어 무릎이 절로 쳐진다.그 아름다운 자태에 대한 찬양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진달래를 소재로 한 가장 오래된 시가로 꼽히는 '동동(動動)'. 이 고려가사에서도 "삼월 나면서 활짝 핀/ 아! 늦봄의 진달래꽃이여/ 남이 부러워할 자태를/ 지니고 나셨도다/ 아으 동동다리"라며 예찬한다.진달래 하면 얼른 떠오르는 대표적 명소가 평북 영변이 아니던가. 관서팔경의 하나라는 이곳 약산의 동대(東臺)에서 바라보는 진달래꽃밭은 가히 절경이었다. 김소월이 시 '진달래꽃'에서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 오리다'고 노래한 게 그렇고, 저 먼 남녘의 섬 진도에서마저 '약산동대 진달래꽃은/ 한 송이만 피어도/ 모두 따라 핀다'며 '진도아리랑' 가락에 언급된 것 또한 그렇다. 꽃의 계절인 봄을 맞아 온갖 생물이 앞다퉈 약동한다. 특히 4월 들어서더니 전국 곳곳에서 겨레의 꽃인 진달래가 곱게곱게 꽃잎을 터뜨리고 있다. 민족은 비록 남과 북으로 양단됐으나 진달래꽃은 남북을 구분하지 않고 한라에서 백두까지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그렇다고 볼 때 민족의 애환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깊은 정한을 간직한 민족의 꽃이 피는 이때에 진달래 축제가 곳곳에서 열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일부 지역에서는 '참꽃'이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열기도 한다. 우리 조상들은 먹을 수 없는 철쭉꽃을 '개꽃'이라 부르며 먹을 수 있는 진달래꽃, 즉 참꽃과 구별했다고 한다.진달래 축제는 국내 최대 진달래 군락지로 꼽히는 여수 영취산에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열리며 꽃의 축포를 터뜨렸다. 여수 영취산진달래축제는 23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어 5일에는 밀양 종남산에서 축제가 개최됐고, 12일에는 창원 천주산에서 분홍의 축제세계가 펼쳐졌다. 진달래 축제는 개화시기를 따라 빠르게 북상한다. 경기도 부천에서 11일과 12일 원미산 진달래 축제가 열린 데 이어 인천 강화에서 18일부터 30일까지 고려산 진달래 축제가 진분홍의 진수를 선보인다. 경북 달성에서도 18일부터 26일까지 제18회 비슬산참꽃문화제가 개최될 예정이다.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겁다! 진달래 만발하는 계절을 맞아 그 속내를 알고 꽃잎에 눈길을 준다면 더욱 가슴 뭉클하지 않을까 싶다. 축제란 말 그대로 일탈과 어울림 아니던가. 자연과 인간, 사람과 사람이 하나돼 생명을 찬양하는 감격의 마당인 것! 강화 고려산 진달래꽃
-
<인터뷰> 도전하는 신치용 감독 "지니까, 더 많은 게 보이더라"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신치용 감독(용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이 13일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승을 하지 못해서 얻은 것도 있다"면서 "지고 나니까 더 많은 게 보인다"고 말했다. 2015.4.14 photo@yna.co.kr챔프전 7연패 삼성화재 감독 "이번 패배, 내 생애 가장 가슴 아픈 경기""위기이지만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기 어렵다…해법은 지독한 훈련밖에 없다" (용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에서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사령탑 신치용(60) 감독만큼 많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스포츠인은 없다. 하지만 최근 신 감독을 만나는 사람들은 '위로의 말'을 자주 건넨다.13일 경기도 용인 삼성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신 감독은 "나도 쉽지 않았는데, 나를 보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네요"라고 껄껄 웃으며 "우승을 하지 못해서 얻은 것도 있습니다. 지고 나니까 더 많은 게 보이네요"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V리그 2014-2015시즌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으며 실업리그를 포함해 19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에 3패로 물러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19차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신 감독이 패한 건, 이번이 3번째다. 그에게 패배는 낯설다. 삼성화재는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에 정상을 내준 후 8시즌 만에 패배의 쓴맛을 봤다. V리그 8년 연속 우승과 실업리그 포함 17번째이자 프로배구 출범 후 9번째 우승 달성은 실패. 그러나 신 감독은 "얻은 게 있다"고 했다. "그동안 정상을 지키느라 힘들었는데, 이제 한 칸 올라갈 곳이 생겨서 좋다"고도 했다. 챔프전이 끝나고 나서 사흘 동안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복기한 신 감독은 "결국 내 책임이 컸다. 나와 우리 팀이 교만했고, 타성에 젖었다"고 패인을 밝히며 "진단하고 처방을 내렸다. 방향도 찾았다. 나는 길이 보이면 가시덤불도 뚫고 나아간다"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화재의 다음 시즌 전망도 밝지 않다. 그래서 신 감독은 더 독해지려 한다. "지태환, 황동일이 곧 입대한다. 삼성화재는 위기를 맞았다"고 자각한 신 감독은 "여기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한 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기 어렵다. 결국 해법은 지독한 훈련이다"라고 비시즌 강훈련을 예고했다. 다음은 신치용 감독과 일문일답. -- 아쉬움이 큰 시즌인 것 같다.▲ 내 생애 가장 가슴 아픈 경기가 이번 챔피언결정전이었다. 실업리그를 포함해 9연패를 하다가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에 두 시즌 연속 현대캐피탈에 정상 자리를 내줬다. 2005-2006시즌에는 시리즈 전적 2승3패, 2006-2007시즌에는 3패로 물러났다. 10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던 2005-2006시즌보다 3경기를 모두 패했던 2006-2007시즌이 끝나고서 더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런데 이번 시즌 패배가 더 속상하다. 이번 시즌 삼성화재는 정규리그에서 단 한 번도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한 적이 없다. 그런데 챔프전에서는 1·2차전을 0-3으로 내주고, 3차전에서 1세트만 따내고 3패로 무너졌다. 8연패를 달성하지 못한 것보다 챔프전에서 너무 무기력했던 게 더 가슴 아프다. 구단과 팬들께 송구스럽다. 하지만 챔프전 패배로 얻은 것도 있다. -- 패배로 얻은 게 무엇인가.▲ 지니까, 더 많은 게 보이더라. 그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에 부담을 느껴왔는데, 한 칸 올라갈 곳이 생겨서 좋다. 우리가 7연패를 하는 동안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도 모르게 자만에 빠져 있었다. 냉정하게 우리 팀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 챔프전 패인은 무엇이었나.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신치용 감독(용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이 13일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승을 하지 못해서 얻은 것도 있다"면서 "지고 나니까 더 많은 게 보인다"고 말했다. 2015.4.14 photo@yna.co.kr ▲ 챔프전이 끝난 뒤 사흘 동안 시즌을 복기했다. 챔프전에서 지독할 정도로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지만, 사실 서브리시브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만 패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세터)유광우와 (외국인 공격수)레오까지 한꺼번에 무너지니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웠다. 정규리그는 관리와 전술을 통해 팀을 정상에 세울 수 있다. 챔프전은 힘 대 힘, 기대 기(氣)의 싸움이다. 힘과 기에서 모두 밀렸다. -- 이번 챔프전에서 삼성화재는 예전과 너무 달랐다. ▲ 어려움이 있어도, 치고 올라가는 게 삼성화재의 문화였다. 버티다 보면 결국 승부를 뒤집는 게 삼성화재 스타일이다. 지난 시즌에도 챔프전에서 4세트를 먼저 내주고 9세트를 내리 따내며 우승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만의 리듬이 전혀 살아나지 않았다. 19번 연속 챔프전에 나가면서 '챔프전 준비는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리듬 조절을 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삼성화재가 7연패를 달성했지만, 그 사이 주전 선수가 대부분 바뀌었다. 구성원이 바뀌면 문화도 달라지는데, 안이하게 생각하고 바로잡지 못했다. 나와 우리 팀이 교만했고, 타성에 젖었다. -- 입대한 주전 라이트 박철우의 공백도 커 보였다. ▲ 박철우가 국내 선수 중에는 손꼽히는 선수 아닌가. 정규리그에서는 김명진, 황동일로 빈자리를 메웠지만 챔프전에서는 공백이 크더라. 힘 있는 선수가 있으면 기량이 다소 부족한 선수를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힘 있는 국내 선수가 없다 보니 다 같이 무너졌다. 사실 세터 유광우에게 코트 내 리더 역할을 기대했는데, 챔프전을 앞두고 갑자기 흔들렸다. 왼 발목 통증 탓에 매주 두 세 차례 주사를 맞고 뛰는 있는 선수를 다그칠 수는 없었다. 유광우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이 있다. -- 매년 성적이 좋다 보니 좋은 신인을 뽑지 못한 것도 전력 약화의 이유가 됐을 텐데.▲ 우리 주전 선수 상당수가 다른 팀에서 왔다. 챔프전에서도 세터 출신이 라이트로, 센터가 레프트로, 리베로가 레프트로 뛰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나. 아무래도 지난 시즌 역순으로 지명하는 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뽑지 못하면서 전력이 약해진 면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원팀(One team)이 돼야 한다. 챔프전이 끝나고 '반성 미팅'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나는 우리가 원팀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원팀이 아니더라. 감독인 나부터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1만 번의 법칙'을 믿는다. 배구의 특성상 고교, 대학시절 잘했던 선수가 프로에서도 성공한다. 그러니 더욱 기량이 부족한 선수는 다른 선수가 천 번 훈련할 때, 만 번 훈련하면서 몸으로 익혀야 한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으로 전력이 보강되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기존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 내년 시즌 전망도 밝지는 않은 것 같다.▲ (센터)지태환, (세터·라이트)황동일이 곧 입대한다. 삼성화재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여기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한 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기 어렵다. -- 해법이 있는지. ▲ 무기력했던 챔프전을 통해 팀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처방했다. 지금은 방향을 잡은 상태다. 나는 길이 보이면 가시덤불이라도 뚫고 나아간다. 결국 해법은 지독한 훈련이다. 이번 시즌에 드러난 문제점을 적당히 해결하려 하면 또다시 실패한다. 철저하게 반성하고, 독하게 바로 잡아야 한다. 선수들에게 2주의 휴가를 줬다. 26일 저녁에 복귀하면 바로 훈련을 시작할 생각이다. -- 위기라고는 했지만, 사실 삼성화재처럼 오래 전성기를 누린 팀도 없다. '신치용 효과'라고들 하는데.▲ 그런 면에서 나는 참 운이 좋다. 내가 한 게 있다면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어긋나지 않고자 한 것뿐이다. 내가 감독 생활을 하는 동안 단 한 명의 코치도 우리 집을 찾지 않았다. 선수와 따로 술 한잔한 적도 없다. "할 말이 있으면 감독실로 오라"고 했지 절대 밖에서 코치나 선수를 만나지 않았다. 감독이 팀 내 누군가와 사적으로 친해지면 다른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결국 패가 갈린다. 학연과 지연 등으로 갈라서면 코트에 서기 전에 자멸한다. '10분 전 문화'도 팀 분위기를 다잡는 데 도움이 됐다. 내가 코치를 할 때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약속 시간에 늦은 걸 보고 '내가 감독이 되면 절대 저런 부분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나는 팀이 이동할 때 10분 전에 차에 오른다. 내 눈치를 보다 보니 선수들은 15분 전에 나온다. 사실 깐깐한 나 때문에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피곤할 수 있다. 그러나 원칙을 따르면 결국 모두가 편해진다. 그 지론은 확실히 지켰다. --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플레이오프에 오른 신영철 감독, 새로 현대캐피탈 사령탑에 오른 최태웅 감독 등이 삼성화재에서 만난 제자들이다. 후배 감독들에게 조언하자면. ▲ 후배 감독들이 나보다 잘해야 하지 않나.(웃음) 후배 감독들은 나와 오래 함께 하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팀을 이끄는지 잘 알고 있다. 거기에 자신의 철학을 더하면 더 나은 방법으로 팀을 이끌 수 있지 않나. 굳이 조언을 하자면 '삼성화재처럼 하라'고 말하고 싶다. 삼성화재가 20년 가까이 정상을 지키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감독은 감독의 역할, 코치는 코치의 역할, 프런트는 프런트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특히 감독은 '인기'만 추구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 진정성을 담았다면 강한 질책도 선수들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된다. 하지만 모두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니까 '넌 왜 그것도 못해'라는 말은 하지 마라. 선수들이 바로 돌아설 수 있다. 나야 현역 생활이 화려하지 않았으니 그런 말을 해도 괜찮겠지.(웃음) 감독과 선수는 '불편한 속에 애정을 쌓아가는 사이'다. 모두 좋은 사령탑이 되리라 믿는다. 나도 후배 감독들과 함께 한국 배구가 팬들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 -- 최근 큰 딸(신혜림 씨)이 결혼했다. ▲ 내가 두 가지 변화를 계획하고 있는데, 하나는 독하게 훈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가정적인 남편이 되는 것이다. 11일에 혜림이가 결혼하고 아내(전 농구선수 전미애 씨)와 둘이 집에 있으니 기분이 묘하더라. 둘째 혜인이는 이미 결혼을 했고(2009년 박철우와 결혼), 이제 큰 아이도 가정을 이뤘으니 두 딸에게 고맙고, 홀가분하다. 그런데 아내를 보니 '이제 내가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아내에게 '이제 잘할게'라는 말도 했다. 다행히 최근에 훈련장 근처로 이사했다. 훈련하다 식사 시간이 되면 집으로 가서 아내와 함께 식사한다. 나는 아내를 생각해서 집에 자주 가는데 이게 또 민폐더라. 아내에게 '둘이 먹는데 그냥 밖에서 간단히 사먹자'고 해도 아내가 '밖에서 식사하시는 걸 싫어하시지 않나'라고 꼭 직접 밥을 챙긴다. 배구만 신경 쓰느라 집에 들어가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물론 세 모녀가 워낙 잘 지내서 내가 외톨이긴 했다.(웃음) 그래도 이젠 집에 자주 가겠다.
-
어린이날 어린이 꿈 축제가 열린다.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송전리에 위치한 송전교회에서 5월 5일 오전 9시 - 17시까지 “어린이 꿈 축제”가 열린다. 5월5일 어린이날에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하고 즐거운 놀이문화 축제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날 진행되는 행사는 체험마당 코너로는 미술마당(페이스페이팅, 풍선아트, 수제비누만들기) 놀이마당(물풍선, 고리던지기, 활쏘기) 먹거리마당(달고나, 인절미, 솜사탕, 팝콘, 미니피자, 놀이기구타기) 민속마당(새총쏘기, 딱지치기,) 가족마당(림보게임, 줄넘기, 세발자전거, 미니 거울만들기, 굿네이버스) 미션보상(가족사진촬영)등이 진행되고 드림마당 코너로는 이벤트마당이 있는데 이벤트마당은 (마술쇼, 댄스팀, 태권도 해동검, 연두어린이팝스타)등 이 진행될 예정이다. 송전교회 담임 권준호목사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배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 귀한 시간을 통해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좋은 밑거름이 되는 행사가 되기를 소망 한다고 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송전교회안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경기동로 687번길 17-3 (구)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송전리 727-2 031) 336-7444 홈페이지 : www.songje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