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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정말 나쁜 박 과장…그래도 너무 미워마세요tvN '미생'서 구악 상사맨으로 화제…"오 과장역 탐나"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오 과장님. 안녕하세요? 이제 우리 한 팀이네." 장안의 화제인 tvN 드라마 '미생'에서 지난 주말 방송에서만큼은 단연 박 과장이 주인공이었다. 그가 한 마디만 내뱉었을 뿐인데도 심상치 않은 공기가 감지됐다. '구악' 상사맨 박종식 과장으로 분한 배우 김희원(42)의 연기에 "소름이 돋는다", "연기력이 제대로 폭발했다"는 시청자들의 평가가 이어진다. 본인 스스로도 '박 과장처럼 싹수없는 인간이 과연 현실에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는 김희원을 19일 인터뷰했다. 대기업 종합상사 원인터내셔널(이하 원인터)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미생'의 박 과장은 수식어가 많은 인물이다. 그는 대리 시절 중동 수출 1억2천만 달러 신화를 새롭게 썼고 "실적 하나는 기차게 내는 놈"으로 인정받은 중동통이다. 회사 실세인 최 전무(이경영) 라인으로 입지를 구축한 그는 영업 3팀에 파견된 이후에도 업무 시간에 내기 당구와 사우나는 기본인 생활을 이어 간다. 표리부동하고 음흉한 데다 거만하며 약자에 언어폭력, 성희롱을 서슴지 않는다. "주변에 많이 물어봤죠. 특히 회사 다니는 사람들에게요. 정말 회사에서 이렇게 나쁜 놈이 있을 수 있나, 하고요. '그 정도는 약과'라는 사람도 있었고 (웃음) '대기업에서는 박 과장 같은 사람은 이미 해고되고도 남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반응이 다양했어요." 김희원은 연출자인 김원석 PD에게도 "대사가 과한데 그대로 연기해도 되느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회사원 생활을 했다는 김 PD의 답은 "그보다 더한 사람도 봤다"는 것이었다고. 주변의 수많은 의견 중 김희원의 마음에 꽂힌 이야기는 "대기업 시스템은 능력제이니 능력 있는 사람, 가령 한 달에 한 번씩 매출을 꾸준히 올리는 사람은 회사에서 자르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람은 더 기고만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또 촬영장인 서울스퀘어 주변 직장인들의 고달픈 일상을 목격한 김희원은 "직장인들이 현실에서도 박 과장 같은 사람 때문에 힘든 만큼 내가 박 과장을 더 극적으로 부각하면 사람들의 감정이입이 쉽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과장이 너무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부분은 다소 수위를 낮췄다고. 가령 영업 3팀에 처음 출근한 박 과장이 김동식(김대명) 대리의 양복 상의를 집어던지는 부분은 과한 것 같다는 그의 판단에 따라 덜어냈다. 김희원은 미간을 살짝 찡그리거나 가는 눈을 치켜뜨는가 하면 두툼한 입술 사이로 이죽이죽 웃음을 흘리는 모습만으로도 '구악' 상사맨의 느낌을 실감 나게 전했다. 여직원들에게 "커피는 여자 손맛을 타야 제 맛인데"라며 끈적끈적한 성희롱 발언을 내뱉는가 하면 스마트폰 주식거래 화면을 들여다보며 "아, 이건 안 샀어야 했는데 샀네"라고 입맛을 다시는 모습은 사무실에 꼭 있을법한 박 과장 그 자체였다. 특히 장그래를 놀리던 박 과장이 장그래의 턱을 잡아당기며 협박하는 장면에서는 김희원 연기에 몰입한 시청자들의 분노가 폭발하기도 했다. "장그래를 고졸, 계약직, 낙하산 이렇게 부르면서 못내 마음에 걸렸다"는 게 김희원의 설명이다. "임시완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정말 즐거웠어요. 사람이 아주 진중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예요. 그리고 정말 겸손해요. 장그래스러운 면이 있죠. 그 친구랑 연기할 때 서로 의논도 많이 했죠." 김희원은 지난 2007년 하지원·임창정 주연의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단역인 건달 김부장으로 데뷔했다. 그는 이후 영화 '아저씨'에서 악랄하기 그지없는 범죄조직 보스 만석 역을 맡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드라마 원작인 윤태호 작가의 웹툰 애독자였던 박 과장은 "웹툰을 볼 때만 해도 제가 박 과장을 연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다"면서 쑥스럽게 웃었다. 구두로는 오래전 박 과장 역을 제의받은 김희원이 공식 제의를 받은 것은 '미생' 1화가 방영된 지난달 중순께였다고 했다. "배역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오상식 과장 역할이 정말 탐이 났었다"는 김희원은 "그래도 웹툰에서 박 과장 에피소드가 가장 비중이 큰 데다 박 과장의 삶 자체도 굉장히 극적이라서 연기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연기 잔뼈가 굵은 김희원이지만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한 드라마인 만큼 캐릭터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중동통답게 얼굴을 좀더 까무잡잡하게 분장했다. 박 과장이 장그래를 망신주려고 긴 영어 대사를 읊조리는 장면도 가볍게 찍은 장면이 아니었다. "한국 사람이 영어를 쓰는 수준으로 해야 하잖아요.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하는 것도, 그렇다고 콩글리시를 쓰는 것도 박 과장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한국 사람이 영어를 잘하는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 여러 사람한테 코치도 받고 꽤 많이 연습했어요." 그 부분은 결국 별도 후시녹음(ADR)을 거친 후 한 번 더 입히는 식으로 공을 들였다는 게 김희원의 설명이다. 박 과장의 부정이 밝혀지는 지난 10화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빠른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김희원은 "그 장면을 찍는 날 새벽 6시에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쭉 이어서 20시간 이상 찍었다"면서 "소리를 하도 질러 댔더니 지금까지도 목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정말 나쁜 박 과장"이지만 그럼에도 그를 조금 변호한다면. 김희원은 "인터넷 댓글을 안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크게 이슈가 돼서 박 과장 기사 댓글을 봤다"면서 누군가의 댓글 내용을 전했다. "누군가 박 과장 같은 인물을 안 만들려면 우리 사회가, 기업 오너가 많이 환원해야 한다고 썼더라고요. 저도 회사원들이 고생하는 것에 비해 생활이 너무 개선이 안 되다 보니 정말로 나쁜 생각을 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영화 '돌연변이'를 통해 박 과장과는 대척점에 있는 정의감 넘치는 인권 변호사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 중이라는 김희원은 "박 과장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희원은 이와 함께 애교 담긴 발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가 코미디 영화도 많이 출연했어요. 그런데 영화 '아저씨' 잔상이 아직도 남은 탓인지 제가 박 과장에 캐스팅됐다는 기사에 누군가 '영업 3팀의 다음 사업 종목이 장기 밀매냐'라고 댓글을 달았더라고요. (웃음) 저를 나쁘게 봐주시지만 마세요."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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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끝났다…드러나는 아시안컵 베스트11 윤곽이란 평가전에 앞서 훈련중인 축구 대표팀.<<연합뉴스DB>> (테헤란=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의 '베스트 11'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귀국을 끝으로 열흘간의 중동 원정을 마무리한다. 요르단(1-0 승), 이란(0-1 패)과의 2연전은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러진 '최종 모의고사'였다. 국제대회가 불과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으나 슈틸리케 감독은 불과 4경기밖에 치르지 못했다. 전술 실험과 선수 테스트는 이란전까지 계속됐다.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니기에 11명의 정예가 누가 될지를 속단하기는 무리다. 그러나 대강의 윤곽은 잡힌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일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아시안컵 대표로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플랜 A'인 4-2-3-1 전술을 놓고 볼 때 '중원의 핵'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기에 넉넉한 활약을 펼쳤다. 기성용의 짝으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부터 발을 맞춘 한국영(카타르SC)이 유력하다.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으나 이란 선수 서너명을 달고 다니며 골 찬스를 여러 차례 만든 손흥민(레버쿠젠)도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꿰찰 것이 확실시된다. 오른쪽에는 전성기 수준으로 기량을 점차 끌어올리는 이청용(볼턴)이나 요르단전에서 데뷔골을 작렬한 한교원(전북 현대)이 번갈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연합뉴스DB>> 2선 중앙에는 '황태자' 남태희(레퀴야)가 주전으로 나설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구자철(마인츠)은 소속팀에서 경기력을 더 끌어올리지 못하면 백업 요원에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멀티플레이어'를 선호한다. 전열의 허리 위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남태희의 전술적 활용과 왼쪽 측면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모두 볼 수 있는 '박주호 시프트'는 대표팀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는 아시안컵이 현역 마지막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차두리(FC서울)가 낙점받은 듯하다. 아직 불안한 중앙 수비는 '베테랑' 곽태휘(알힐랄)와 장현수(광저우 부리)의 조합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근 1년간 계속된 골키퍼 주전 경쟁의 결말은 이란전에 나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승리로 끝난 듯한 분위기다. 가장 변수가 많은 포지션은 단연 최전방 공격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엘자이시)를 전방에 세우는 '제로톱'과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를 원톱으로 두는 두 가지 옵션을 가다듬어 왔다. 골 결정력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중인 김신욱(울산 현대)과 이동국(전북 현대) 두 타깃형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이라도 복귀할 수 있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만약 둘 다 부상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아직 제 기량을 되찾지 못한 박주영(알샤밥)이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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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역사 기행> 이스라엘의 지하 요새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구글플러스 이스라엘 마레샤. (AP=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이스라엘 중부의 베이트구브린(Beit Guvrin) 국립공원은 문화재의 보고다. 고대부터 중세까지 유대인, 로마인, 아랍인, 유럽인이 지은 건축물이 숨어 있다. 그중 마레샤(Maresha)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유대인의 고대 도시로 지하에 만들어졌다. 마레샤가 자리한 곳은 지반이 무른 석회암 지대다. 고대인들도 땅굴을 파기에는 좋은 조건이었다. 마레샤가 조성된 시기는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구약성서인 여호수아서에 지명이 나온다. 또 역대기에는 솔로몬의 아들인 르호보암 왕이 요새로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유대인만 마레샤에 머물지는 않았다. 알렉산더 대왕이 정복한 뒤에는 은퇴한 그리스 군인들이 정착해 헬레니즘 문화가 이식됐으며, 기원전 2세기에는 로마에 대항하는 반란군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2세기에 이르러 근처에 로마인의 도시가 새롭게 건설되면서 마레샤는 버려지고 황폐화됐다. 이후 아랍인들이 종 모양의 동굴을 만들면서 규모가 더욱 확장됐다. 그러나 한동안 잊혀 있다가, 1900년 팔레스타인 탐험 기금의 지원을 받은 영국인 고고학자가 발굴하면서 다시 세상에 공개됐다. '도시 아래의 도시'인 마레샤는 본래 석재를 얻는 채굴장이었다. 하지만 지하 공간이 점차 넓어지면서 용도가 다양해졌다. 올리브유를 짜내거나 물을 저장하고, 유골을 안치하는 장소로 이용됐다. 또 종교적 의식을 거행하는 사원과 피신처로도 쓰였다. 점유하는 세력의 인구와 생활양식에 따라 마레샤의 기능은 무한 변신을 지속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마레샤를 '지하의 소우주'라고 지칭한 이유다. 약 2천 년 동안 건설된 마레샤는 정교하게 설계됐다. 각각의 공간은 통로로 연결돼 있으며, 쓰임새에 따라 구분돼 있다. 높이가 18m에 달하는 동굴에 서면 인간의 노력과 집요함에 감탄하게 된다. 이스라엘 마레샤. (AP=연합뉴스DB)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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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를 웃게하는 '아줌마들의 엑소' 이중문>4년만의 연기 복귀작 '청담동 스캔들'에서 첫 주연 꿰차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아이돌그룹 엑소의 인기를 타고 등장한 표현 중 '아줌마들의 엑소'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엑소 부럽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이중문(31)이 그렇단다. 본인은 "어휴, 엑소라는 이름을 갖다 붙였다가 엑소 팬들한테 혼난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SBS와 그의 매니저는 '아줌마들의 엑소'가 맞다고 주장한다. 이중문은 지난 7월 시작한 SBS TV 아침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의 남자 주인공 장서준을 연기하고 있다. SBS는 연일 '청담동 스캔들'의 인기를 자랑하면서 이중문을 띄우고 있다. 5일 광화문에서 만난 이중문은 "내 인기는 모르겠지만 우리 드라마가 인기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청률이 높아서 기분 좋다. 어쨌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는 거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아침, 저녁으로 일일 연속극에서는 막장 드라마의 경연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담동 스캔들' 역시 '막장의 정도'를 달리고 있다. 출생의 비밀, 악덕 시댁, 강제 피임, 유아 납치, 불륜 등이 마구 버무려져 있다. 그런데 막장이라고 다 시청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주부 시청층을 사로잡기 위해 방송 3사가 치열한 경합을 펼치는 아침 연속극 시장에서 '청담동 스캔들'은 출발부터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4일 시청률은 14.8%. 경쟁작인 MBC '폭풍의 여자'는 10.2%, KBS2 '일편단심 민들레'는 9.4로 집계됐다. 그런데 '청담동 스캔들'은 아침극 경쟁에서는 물론이고 현재 SBS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SBS를 웃게하는 드라마인 것이다. 이 막장 드라마에서 이중문이 연기하는 장서준은 홀로 깨끗하고 반듯한 총각이다. 그런 '훈남'에게 으레 '실장'이라는 직함이 붙듯 장서준도 인테리어회사의 실장이다. 그리고 그 회사에는 시댁의 모진 구박과 음해 끝에 집을 나온 여주인공 은현수(최정윤 분)가 브랜드 매니저로 입사한다. 그리고 삼척동자도 예상하듯, 장실장은 그런 은현수의 '키다리 아저씨'가 된다. 여기서 '아줌마들의 엑소'가 탄생했다. "우리 드라마 내용은 되게 자극적이에요. 하지만 장실장은 '키다리 아저씨' 역할이라 아줌마들의 '로망'이죠.(웃음) 멋진 역할이지만 부담도 커요. 장실장이 은현수를 좋아하는 것을 설득력 있게 그리는 게 제 숙제입니다." 이중문은 '중고신인'이다. 2003년 데뷔한 그는 '다함께 차차차' '미우나 고우나' '당돌한 여자' 등 나름대로는 '따박따박' 출연작을 늘렸지만 히트를 치지는 못했다. 그러다 2011년 군에 입대해 2012년 말 제대한 이후에는 1년여 '백수' 신세가 됐다. "제대 후 작품이 없었어요. 정말 너무 힘들었죠. 사람이 일을 해야하는데 캐스팅이 되지 않으니 이러다 잊혀질까봐 두려웠습니다. 제대 후 1년 넘게 캐스팅이 좌절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중고신인'이라는 거였어요. 저를 캐스팅 할거면 아예 어린 진짜 신인을 캐스팅하겠다는 말과 함께요. 제가 생각해도 요즘 20대 중에는 연기 잘하는 친구가 너무 많은데 왜 안 그렇겠어요." 그렇게 마음고생을 하던 그는 '청담동 스캔들'에 발탁되면서 처음으로 주인공까지 맡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4년만의 연기 복귀다. "이전까지는 그저 대본만 들여다보며 제 대사 NG만 안 내려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작품 전체를 보고 저 외에 다른 배역도 다 보면서 연기를 하고 있어요. 군대에서 서른을 맞이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제가 그간 아무 생각없이 연기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연기를 못하게 되니까 연기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고,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중문은 "그래서 이번 작품이 내게는 너무 소중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기 코치도 난생처음 받고 있다"며 "다음 작품은 없다는 심정으로 후회 없이 이번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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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중동 원정 축구 대표팀에 발탁…정성룡도 복귀(종합)부상 이동국 등은 제외…14일 요르단, 18일 이란과 원정 경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최송아 기자 = 박주영(29·알샤밥)이 중동 원정을 떠나는 축구 대표팀에 발탁됐다.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요르단(14일 23시30분·요르단 암만), 이란(18일 21시55분·이란 테헤란) 원정 경기에 출전할 국가대표 2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알샤밥으로 이적해 득점포를 가동한 박주영은 브라질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 복귀했다. 박주영은 지난달 18일 알힐랄과의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경기에서 골 맛을 봤고 지난달 31일에는 이적 후 처음 선발로 기용되는 등 점차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마침 이번 대표팀 경기가 중동에서 열리기 때문에 그로서는 브라질 월드컵 부진에 대한 명예 회복의 기회를 잡게 됐다. 공격수로는 박주영 외에 이근호(29·엘자이시), 조영철(25·카타르SC)이 선발됐고 미드필더에는 기성용(25·스완지시티), 이청용(26·볼턴), 손흥민(22·레버쿠젠), 남태희(23·레퀴야SC) 등 익숙한 이름들이 포함됐다. 부상 중인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역시 대표팀에서 빠졌던 골키퍼 정성룡(29·수원 삼성)도 다시 부름을 받았다. 10월 파라과이, 코스타리카 평가전과 비교하면 수비수 김기희, 김주영, 이용, 홍철이 제외됐고 대신 김창수, 김진수, 홍정호가 들어갔다. 미드필더와 공격수에는 박종우, 이명주, 김승대, 이동국이 빠진 대신 이근호, 구자철, 박주영이 합류했다. 22명 가운데 유럽 리그 소속이 7명, 중동은 6명이고 국내 K리그 소속 4명, 일본 리그 3명, 중국 2명 순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또 선수 부상이나 기타 사유 등으로 인해 소집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 대기선수 5명을 따로 정해 발표했다. 대표팀은 10일 소집해 그날 바로 출국할 예정이며 아직 소집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 축구대표팀 11월 평가전 명단(22명) ▲ GK = 김승규(울산)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정성룡(수원) ▲ DF =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곽태휘(알힐랄) 김진수(호펜하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차두리(서울) 박주호(마인츠05) ▲ MF =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한국영(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SC) 구자철(마인츠) 김민우(사간 도스) 한교원(전북) ▲ FW = 조영철(카타르SC) 이근호(엘자이시) 박주영(알샤밥) ▲ 대기명단(5명) = 신화용(포항·GK)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홍철(수원·이상 DF) 박종우(광저우 푸리) 이명주(알아인·이상 MF)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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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복귀 쉽지 않았다…심사숙고 끝 출연 결정"SBS '미녀의 탄생' 후 전신성형하면서 복수 나서는 아줌마 역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뚱뚱하고 자신감 없는 대리 가수에서 전신 성형 후 톱스타로 거듭난 강하나(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모습도 보였다가 정신줄은 놓았지만 속마음은 착한 나상실(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모습도 엿보인다. 다음달 1일 밤 방송되는 SBS TV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 속 여주인공을 맡은 한예슬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녀는 괴로워'처럼 전신 성형을 소재로 삼은 이 드라마에서 한예슬은 뚱뚱한 아줌마에서 절세미인으로 거듭난 뒤 옛 남편에 대한 복수에 나서는 사라를 연기한다.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한예슬은 특유의 콧소리와 함께 생글생글 웃는 표정이었다. "'환상의 커플' 때 나상실 캐릭터도 과장되고 엽기적인 면이 많았는데 저는 그런 역할이 편해요. 원래 그런 성격인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에서 사라 또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이번 드라마는 3년 전 KBS 2TV '스파이 명월' 촬영 거부 후 미국 출국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한예슬이 3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제작발표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한예슬은 "3년 만에 돌아오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시련이 오는 것 같아요. (그 사태는) 제 선택이든 아니든,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중요한 것은 지나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개인으로서는 엄청난 일을 어린 나이에 겪은 뒤 재정비해서 오늘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저의 미래 행보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예슬은 "쉽지 않은 복귀였기에 많이 심사숙고한 끝에 '미녀의 탄생'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돼 이렇게 인사드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라의 복수를 돕는 한태희 역으로 분한 배우 주상욱(35)은 "한예슬 씨가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밖으로 드러날 정도로 목숨 걸고 열심히 하고 있다. 함께 연기하는 제게도 그런 절실함이 보일 정도"라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유도인 출신에 건장한 체형을 자랑하는 아줌마 금사란(하재숙 분)이 남편 이강준(정겨운)의 외도로 버림받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통사고까지 당한 금사란은 전신 성형을 결심하고 '사라'라는 새 이름까지 갖는다. 미인으로 재탄생한 금사란에게 이제 남은 것은 한태희의 도움을 받아 옛 남편인 이강준·교채연(왕지혜) 커플에게 복수하는 것뿐이다. 한예슬은 "워낙 하재숙 씨가 금사란의 슬픈 사연을 잘 연기해줘서 사라의 오버스러운 모습이 지나치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주상욱에 대해서는 "주고받는 연기에서 워낙 상대를 편하게 해준다.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상욱 오빠만의 재능이 있다"고 칭찬했다. "사라는 미녀이지만 내면에 따뜻하면서도 우악스러운 면이 있는 재미있는 캐릭터에요. 드라마인 만큼 너무 철학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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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인생> 김범수 "난 상향평가돼…소리꾼 한길 가겠다"고 3때 친구 덕에 노래 재능 발견…빌보드 한국가수 첫 진입·국민 히트곡도 내데뷔 15년, 가장 빛난 무대는 '나는 가수다'…자작곡 채운 8집 계획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김범수(35)의 꿈은 복음성가(CCM)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인기와 부를 얻은 지금의 자리는 엄두도 내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여겼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김범수는 최근 강남구 신사동에서 한 인터뷰에서 "가수로서 지금의 위치가 내 나이와 경력에 비해 조금 더 상향 평가됐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종교 음악을 하고 싶었고 TV 출연하는 엔터테이너보다 대학로 어딘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그렸으니 꿈이나 목표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은 셈이다. "달려와 보니 너무 과분한 자리에 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실 지금 출연 중인 엠넷 '슈퍼스타K 6' 심사위원도 누군가를 평가할 위치가 아니란 생각에 계속 고사했어요. 이승철, 윤종신 등의 선배들은 그 자리가 어울리지만 전 아니거든요. 그래서 심사도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조언을 해주자는 생각으로 임해요." 노래하는 재능을 발견한 게 고3 때였다. "음악은 카세트테이프가 닳도록 들었지만 이전까지 노래를 안 했다. 목소리를 발견하기 전까지 내 인생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강서공업고등학교 재학 시절 그는 부모에게 반항적이었다. 공부를 못하는 '아웃사이더'였고, 친구들과 싸우기 일쑤였다. 또래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없었다. 고교 3학년 때 정보통신과에서 만난 친구인 허석(기타리스트)이 교회에 나가 찬양팀을 해보자고 한 게 음악에 발을 디디는 계기가 됐다. "허석은 신앙이 두텁고 착실한 친구였어요. 음악을 좋아하던 그 친구가 기타 치는 모습, 연주 소리가 너무 좋아서 교회로 따라나섰죠.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건 피아노를 둘러싸고 성가대 중창단이 연습하는 모습이었어요. 눈이 새롭게 떠지듯 신세계였어요." 이때부터 그는 성가대에서 활동했다. 성가대 친구들은 '노래를 잘 부른다'고 칭찬했다. "가정 형편도 좋지 않아 옷도 못 입고 다녔는데 소리를 내니까 애들이 놀랐어요. 크리스마스 때도 솔리스트로 '오 해피 데이'를 불렀는데 음악적으로는 저의 첫 도전이었죠. 이때부터 동네에서 '노래 해봐라', '복음성가 앨범을 내보라'란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중·고교 시절의 방황은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사하며 시작된 도시 생활이 녹록하지 않은 탓이 컸다. 마산에서 그는 "장군동의 황태자였다"고 웃었다. "친척들이 동네에서 군락을 이루며 살았어요. 먹고 싶은 건 슈퍼를 하는 할머니 집에서, 갖고 싶은 건 장사를 하는 이모 집에서 다 가질 수 있었어요. 이모와 여자 사촌들 사이에서 크며 사랑도 많이 받았죠. 그땐 생긴 것도 좀 귀여워 어딜가나 '예쁘다'는 소리도 들었어요. 하하." 아버지가 먼 친척이 운영하는 공장 관리를 맡으면서 상경한 그는 양천구 신월동의 반지하 단칸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아버지 일은 순탄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인형 눈을 붙이거나 미싱을 돌렸다. 금실 좋던 부모님의 싸움도 잦아졌다. "겨울이면 연탄가스가 새어나와 어머니가 잠을 깨워 김칫국물을 먹이곤 했어요. 여름엔 침수로 물을 퍼냈죠. 마산 생활이 꿈만 같았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반항적으로 변해갔죠. 학교와 사회에 앙심을 품은 거죠. 하하. 이때 부모님이 정말 힘들어하셨어요." 교회에 나가고 음악을 통해 심적인 안정을 찾아간 그는 허석과 함께 숭실대학교 사회교육원 실용음악과에 정원 미달로 들어갔다. 이때 스승으로 만난 사람이 가수 박선주였다. 박선주도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기획사 오디션 제의를 했다. 그가 "복음성가 가수가 되고 싶으니 대중음악 할 생각이 없다"고 하자 박선주는 "가수로 잘 된 뒤 더 큰 영향력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1997년 처음 오디션을 본 곳이 1990년대 인기그룹 알이에프(R.ef)가 있던 팀엔터테인먼트였다. "오디션을 보고서 합격했는데 댄스 가수를 전문으로 양성하는 것 같아서 '저랑 안 맞는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네가 원하는 알앤비(R&B), 솔(Soul) 음악을 시켜주겠다', '멀리 보고 키워주겠다'고 약속하셔서 도장을 찍었죠." 그러나 기획사와 음악 방향에 대한 마찰도 있었고 주위로부터 외모 지적도 받는 등 대중 가수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그땐 그런 게 서러웠는데 당시 회사 대표님이 아니면 난 데뷔를 못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데뷔는 '늪'으로 한창 인기를 끌던 '얼굴 없는 가수' 조관우를 벤치 마킹해 '제2의 조관우'로 콘셉트를 잡았다. 조관우의 앨범을 작업한 작곡가 하광훈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래서 나온 게 1집(1999) 타이틀곡 '약속'이다. 그러나 '약속'은 그가 소화하기에 조숙한 노래였고 10만장도 나가지 않았다. '얼굴 없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앨범 반응이 없자 TV 출연을 감행했다. "그때는 앨범 판매량이 매일 집계되던 시절인데 제가 TV에 출연하자 시청자의 반감이 생겼는지 판매량이 뚝 떨어졌어요. '넌 앞으로 TV 출연할 생각 말라'는 말도 들었죠. 마치 제 얼굴 때문에 앨범이 망한 것 같아서 스스로 하찮은 인간 같았어요." 1집을 내고서 '투자 가치가 없으니 그만 접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기획사는 되레 송혜교, 송승헌 등의 스타가 출연하고 호주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등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2집(2000) 타이틀곡 '하루'다. 앨범 시장 침체가 시작된 상황에서 판매량 20만장을 기록했으니 '중박'이라고 여겼다. 이때 교민이 운영하는 미국 국도음반에서 연락이 왔다. '하루'를 영어곡으로 녹음해 김범수를 미국에 진출시키자는 제안이었다. "한국에서도 안 유명한데 사실 허황된 도전이었죠. 미국에서 제임스 잉그램과 함께 했던 프로듀서가 날아와 편곡했고 '하루'를 '헬로 굿바이 헬로'란 영어곡으로 녹음했죠. 그때로선 나름 치밀하게 준비했어요. 하하." 이 곡은 2001년 빌보드의 부문별 차트인 '핫 100 싱글즈 세일즈' 차트 51위로 진입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 가수의 빌보드 진입은 처음이었다. 이때의 에피소드도 있다. 당시는 지금처럼 빌보드 차트를 인터넷에서 바로 확인할 수 없는 시대여서 빌보드 잡지를 미국에서 받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이 소식이 기사화되자 사람들은 '사기가 아닌가'라고 수군댔다. 결국 김범수는 '9시 뉴스'에 출연해 이를 확인시키며 논란을 잠재웠다. "지금은 싸이 형이 빌보드 메인차트에서 2위를 하며 엄청난 역사를 썼지만 당시로선 빌보드의 벽을 송곳, 숟가락으로 살짝 파본 거죠. 돌이켜보면 가수 인생의 의미 있는 도전이고 흔적이에요. 그땐 두려움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가수로서의 절정은 3집(2002) 타이틀곡 '보고싶다'가 히트하면서다. 처음에 이 곡은 '국민송'으로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드라마 '천국의 계단'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로 쓰이면서 국민 히트곡이 됐다. 이 드라마가 일본에 수출돼 그는 일본 진출 기회를 얻었고 2천~3천석 규모의 공연도 했다. "나에겐 어마어마한 노래"라고 했다. 팀엔터테인먼트에서 5집(2006)까지 낸 그는 기획사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군 복무를 시작했다. 7년 동안 달려오며 정신적인 피로가 쌓인 터라 군대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됐다. 2007년 어느 날, 작곡가 황찬희의 소개로 지금의 기획사인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이종명 대표가 군대로 면회를 왔다. 황찬희는 1999년 삼수를 해서 입학한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동기다. "신생 기획사였지만 대표님의 마인드가 좋았어요. 신앙도 같았고요. 제대 6개월 전부터는 매주 면회를 오셨는데 가수로서의 비전만 제시할 뿐 계약 얘기도 하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그 시간이 기다려지더군요." 2008년 제대한 그는 폴라리스와 3년 전속 계약을 맺은 뒤 최근 두 번째 재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곳에서 처음 낸 6집(2008) 타이틀곡 '슬픔활용법'은 황찬희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후 '지나간다'(2010), '끝사랑'(2011) 등의 히트곡을 냈다. 그는 "이 회사에서 '보고싶다' 만큼 대박 난 앨범은 없지만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의 갈증이 해소됐다"며 "내 나이의 감성에 맞는 음악을 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카네기홀(2012), 호주 오페라하우스(2014)에서도 단독 공연을 열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쌓은 내공을 해외 무대에서도 펼쳐보였다. "카네기홀 공연이 '솔드 아웃' 됐는데 너무 감격스런 일이었어요. 제가 생각한 가수의 방향이 소박했기에 이런 권위있는 홀에서 공연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당시 무대에 압도된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그는 가수로서 가장 빛난 무대로 2011년 MBC TV '나는 가수다'를 꼽았다. 이때 남진의 '님과 함께'로 경연했는데 "지금껏 살면서 가장 김범수다운 만족스러운 무대"라고 말했다. 이 방송에서 파격적인 패션과 무대 연출을 선보이며 '비주얼 가수'란 수식어도 생겨났다. 그는 "이 무대는 내 음악 인생을 통째로 뒤집는 사건이었다"며 "객석에선 기립 박수를 보냈고 이 곡으로 음원차트 1위도 했는데 내 인생에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 이후 내가 가진 루저로서의 상처, 외모 열등감, 피해의식이 한꺼번에 치유됐다. 더는 '누가 못생겼다'고 해도 상처가 안 될 정도로 자존감이 높아진 계기였다. 내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고 웃었다. 그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인복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히트곡을 만들어준 윤일상을 비롯해 하광훈, 황찬희 등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가 마음속에 꼽는 여러 조력자 중 하나로 남동생도 꼽았다. 남동생은 현재 자신의 기획사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동생은 처음에 이 회사에 '낙하산'으로 들어왔죠. 애물단지가 될까 걱정했어요. 일부러 모른 척했는데 기특하게도 운전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지금은 매니지먼트 장이 됐어요. 이젠 동생 없이 일이 안될 정도로 제가 도움을 받는 위치가 됐죠." 아버지에 대한 뭉클함도 있다. 그는 "내가 말썽을 피우자 아버지에게 한밤중 팬티만 입고 왕복 4차선 도로로 쫓겨난 적도 있다"며 "가수의 길까지 반대하셔서 아버지와 불협화음이 있었다. 솔직히 싫어했다"고 고백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데뷔 때부터 제 기사를 스크랩해놓은 걸 서랍에서 발견했어요. 아버지가 절 지지해준다는 걸 처음 느꼈죠. 눈물이 나더라고요. 지금은 연세가 든 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내요. 가끔 사우나도 같이 가는데 이런 사이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15년을 보낸 지금 그는 이승철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간간이 자작곡을 앨범에 실었지만 신승훈, 김동률 같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이미지는 빈약하다. 그는 "난 소리꾼이니 '소리로 끝까지 가자'는 생각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재 작업 중인 8집에서는 전곡을 공동 작곡하는 도전을 했다.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아서다. "8집이 지금껏 들려준 음악과 변화가 커서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어요. 흥행에 성공 못 할 수도 있고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두려워하지 않으려고요. 대중이 제 얘기를 담은 앨범을 신선하게 받아들여 준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 같아요." 마침 인터뷰한 날은 같은 소속사 걸그룹으로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레이디스코드의 멤버 고(故) 은비의 49재였다. 사실 그의 8집은 이 사고로 발매가 미뤄졌다. 그는 갑작스러운 아픔을 겪으며 가수로서 해야 할 목적이 하나 더 생겼다고 말했다. "이 친구들이 데뷔를 준비하며 고생한 걸 다 봤어요. 이제 시작인데 꿈이 꺾이니 혼란스럽더라고요. 이 친구들 몫까지 열심히 하는 게, 이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게 선배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아요." 그렇기에 음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슈퍼스타K 6' 심사 때 재벌 2세로 태어나는 건 안 부럽지만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럽단 얘길 한 적이 있다"며 "그 어떤 부와 유산보다 음악적인 재능은 바꾸고 싶지 않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가수의 길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주위에서는 가수도 한때라며 '투잡' 하라는데 전 돈을 벌어도 어디에 투자한 것 없이 차곡 차고 모으는 스타일이죠. 다른 일로 스트레스받으면 노래하면서 얻는 즐거움이 반감될 것 같아요. 노래만 할 수 있다면 조금 어려운 상황이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주위 친구들도 하나 둘 가정을 꾸렸다. 그는 그간 스캔들 한번 없이 사생활도 밋밋했다. "아직은 저를 확 줄이고 아내와 자녀로 제 생활을 채울 자신이 없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정을 꾸리면 그 소중함을 잘 아니까요. 나이에 쫓기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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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10일 데뷔전…강렬한 첫인상 기대생각에 잠긴 슈틸리케 감독 (파주=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7일 오후 파주 NFC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생각에 잠겨있다 . 한국은 이달 A매치 주간에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와 맞붙고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와 대결한다. 2014.10.7 saba@yna.co.kr 파라과이와 평가전…"팬들 가슴 와닿는 경기" 강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선장을 바꾼 한국 축구 대표팀이 팬들을 매료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첫 경기에 나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경기는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과 이를 받아들이는 선수들의 새로운 의지를 읽을 수 있는 한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팬들의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강렬한 첫인상으로 팬들의 지지를 확보, 대표팀 운영에 힘을 더하고 싶은 마음은 새 지도자의 자연스러운 욕구다. 한국 축구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가장 먼저 증명해야 할 부분은 공격의 효율성이 꼽힌다. 페널티박스 앞까지 볼을 잘 운반하지만 골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헛심을 쓰는 현상은 보는 이들에게 체증을 유발했다. 슈틸리케 감독, '이렇게 움직이라고' (파주=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7일 오후 파주 NFC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에게 훈련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 이달 A매치 주간에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와 맞붙고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와 대결한다. 2014.10.7 saba@yna.co.kr 슈틸리케 감독도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골 결정력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문전에서 보여줄 마무리 능력은 바로 슈틸리케호에 승선한 공격수들에게는 주전 경쟁의 구도를 결정할 수 있다. 이번 대표팀에는 이동국(전북 현대), 김승대(포항 스틸러스)가 포워드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레버쿠젠), 한교원(전북), 이청용(볼턴), 남태희(레퀴야), 조영철(카타르SC), 이명주(알아인) 등이 2선에서 활동한 공격 자원들로 분류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된 23명을 모두 기용하겠다고 밝혀 파라과이전, 코스타리카전(14일)이 시험대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박종우(광저우 부리), 기성용(스완지시티), 한국영(카타르SC), 박주호(마인츠)가 시험을 받는다. 박주호는 주로 왼쪽 풀백으로 활동했으나 인천 안시안게임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활약했다. 그는 전날 훈련 때도 수비진에서 제외됐다. 뛰는 선수들 바라보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파주=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7일 오후 파주 NFC에서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가볍게 뛰며 몸을 풀고 있다 . 한국은 이달 A매치 주간에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와 맞붙고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와 대결한다. 2014.10.7 saba@yna.co.kr 수비진은 좌우 풀백 홍철(수원 삼성), 차두리(FC서울), 센터백 곽태휘(알힐랄), 김영권(광저우 헝다)으로 한 조가 결성됐다. 다른 한 조는 좌우 풀백 김민우(사간도스), 이용(울산 현대),센터백 김주영(서울), 김기희(전북)로 구성됐다. 김승규(울산), 김지현(세레소 오사카)은 넘버원 골키퍼를 두고 경쟁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에서 포백 수비라인의 조직력을 담금질했을 뿐 전체적으로 구체적인 전술대형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현대 축구에서 전술의 유연성은 매우 중요하며 한국 선수들이 영리하게 유연한 전술에 적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센터포워드 한 명이 나설지, 스트라이커 두 명이 협업할지, 센터포워드에 윙포워드가 가세해 스리톱을 이룰지, 스트라이커 없이 공격진의 조직력을 앞세울지 등을 놓고 관심을 부풀리고 있다. 첫 스파링 파트너인 파라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60위이자 남미 랭킹 8위로 세계 정상급 전력과는 거리가 있는 상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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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만' 손예진 "흥행의 행복 충분히 누리고파"영화 '해적' 대박…"나도 사람이라 사랑받으니 힘이 나"(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지난 22일 관객 850만 명을 넘어섰다. '명량'의 돌풍에 다소 가려져서 그렇지 관객 850만 명이라는 숫자는 영화판에서 '어마어마한' 성적이다. '해적'의 성과는 '명량'의 기세에 주눅들지 않고 거둔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형 어드벤처 영화 사상 첫 흥행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리고 또 있다. 여배우가 주연을 맡은 블록버스터가 흥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해적'의 제작비는 135억 원이다. 그 여배우는 지난 10여 년 영화판에서 자신의 자리를 꿋꿋이 지켜온 손예진(32)이다. 손예진을 24일 전화로 만났다. "다른 걸 다 떠나 예산이 큰 작품이다 보니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700만명만 넘으면 대만족이라고 생각했어요. 1천만은 바라지도 않았어요. 그건 하늘이 주시는 거잖아요." 그런데 700만 고지를 거뜬히 넘더니 850만 명이 이 영화를 봤고 아직도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배우는 늘 평가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늘 노력한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손예진은 "이번에 흥행을 하고 보니 역시 영화는 관객이 들어야 하고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아야 배우가 힘이 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흥행의 행복을 충분히 누리고 싶다"며 웃었다. 그는 23일 자신의 SNS에 친구들과 850만 돌파 자축파티를 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사실 영화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흥행은 정말 운이 크게 좌우하잖아요. 곳곳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니까 영화가 잘 나왔다고 해도 마냥 기대를 할 수는 없어요. 이번에는 '명량'을 비롯해 큰 영화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개봉할 줄 생각도 못했어요. 게다가 '명량'이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질주하니까 걱정이 많았죠. 다행히 보신 분들 사이에서 '이렇게 웃길 줄 몰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관객이 더 들었어요. 그게 추석까지 이어지면서 유일한 가족영화에 코미디 장르라는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관객이 잘 들어도 손예진은 자신의 기대치를 높이지 않았다고 한다. "10여 년 일하면서 많은 일을 겪었잖아요. 초반에 잘되다가도 금세 팍 꺾이는 영화도 많이 봤고…. 늘 안될 수도 있다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어요.(웃음) 들뜨지 말자고 마음을 다독였죠. 700만이 될 때까지는 매일 관객수를 체크했어요. 그런데 700만이 넘어서니까 저도 그렇고 영화사에서도 스코어를 보내 주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제 관객이 들지 않는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웬걸….(웃음)" 그는 "손익분기점을 넘은 것도 기쁘지만 사극 어드벤처 영화로 흥행을 한 게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시도하기 어려웠던 장르로 성공했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이 영화에서 해적단 단주 여월 역을 맡아 검술 등 액션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청순가련형 이미지로 대표되던 손예진의 대변신이다. "사실 고생을 너무 많이 했어요. 연습시간, 촬영시간이 다 부족한 가운데 난생처음 액션을 하려니 근육통을 달고 살았고 담이 와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죠. 외롭고, 괴로웠어요. '다시는 액션을 하나 봐라'라고 하기도 했죠. 그런데 촬영이 끝날 때쯤에야 액션을 어찌 해야 할지 감이 잡히더라고요. 촬영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면, 연습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면 조금 더 멋지게 액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나이가 들기 전에요.(웃음)" '흥행의 행복을 충분히 누리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 손예진은 이미 흥행의 기쁨에서 벗어나 평상시 모드로 돌아왔다. 지난 20일 새 영화 '행복이 가득한 집'의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는 "배우로서 흥행은 당연히 늘 목마를 것이다. 하지만 850만이 드는 작품을 하고 나니 오히려 더 차분해진 감도 있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해적'의 개봉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남자 영화들만 너무 많으니 여배우로서 섭섭한 측면이 있다. 여배우들이 뭔가 더 많이 해야 한다. 아니, 닥치는 대로 다 해야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더 많은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적'이 잘됐다고 갑자기 여배우들을 위한 영화가 나올리는 없죠. '해적'이 제 단독 주연작도 아니고요. 하지만 여자 해적이 나온 영화가 잘되고, 이런 식으로 여배우가 나온 영화들이 계속 잘되면 영화판에서 여자 영화들이 좀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지금은 남자 배우들에 비해 여배우들의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아서 속상하지만 이런 식으로 제가 제자리를 지키며 계속 일을 하다보면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그는 "어느 순간 내 나이가 배우로서 중요한 때가 됐더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이 나이가 빨리 되고팠는데 어느덧 진짜 이 나이가 됐더라고요. 마냥 막내일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선배가 됐고 앞으로 점점 더 그렇게 될거잖아요. 제가 일을 즐기면서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일을 하는데도 계속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뭔가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요즘 들어서는 여배우로서의 책임감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배우들이 계속 많이 일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 얘기가 나와서 물었다. 결혼은 안하나? "그러게 말입니다.(웃음) 제가 어렸을 때는 선배 언니들을 보면서 왜 저 나이 되도록 결혼을 안하나 싶었어요. 근데 제가 그 나이가 된 거에요. 다 가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여건이 되고, 상황이 되면 언제라도 결혼을 해야죠. 결혼보다 연기가 더 중요해서 안하는 게 아니랍니다. 그냥 지금은 연기를 계속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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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제가 액션을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어요"KBS '조선총잡이' 마쳐…"욕심 못미쳐 아쉽지만 키스신 연기는 늘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최근 종영한 KBS 2TV 퓨전사극 '조선총잡이'는 배우 이준기(32)의 드라마였다. 이준기는 철없는 한량에서 금테 안경 뒤로 정체를 숨긴 일본 상인과 복수에 불타는 복면의 총잡이를 거쳐 민중 영웅으로까지 변신을 거듭하면서 '이준기 사극 불패 신화'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드라마 종영 후 약 열흘이 지난 16일 저녁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이준기를 만났다. 검은 페도라 아래 같은 색 티셔츠를 받쳐 입고 손가락마다 반지를 끼고 등장한 이준기의 모습은 꽤 낯설었다. 그는 "안녕하세요. 신인가수 이준깁니다"라는 농담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이준기는 "'조선총잡이'가 긴 시간 많은 분의 사랑을 받아서 기쁘고 지금은 정말 홀가분한 마음"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이준기이지만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열정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특히 총과 칼이 맞부딪히는 이번 사극에서 액션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냈다는 평가다. 이준기는 박윤강이 자객들의 습격을 받은 최혜원(전혜빈 분)을 구하려고 몸을 날린 6회 후반부 부분을 스스로 돌아봐도 멋있었던 장면으로 꼽았다. "극중 다른 액션 장면은 매번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박윤강이 최혜원을 구하는 장면은 정말 시간이 없어서 일단 제작진이 생각한 대로 멈춤 없이 한 번에 찍었어요. 저도 촬영하면서 멋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화면에서도 상당히 멋있게 나왔고 시청자들 반응도 정말 좋았어요." "제가 액션을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면서 활짝 웃던 이준기는 "혜빈씨가 그날 저한테 반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총잡이'는 이러한 이준기의 활약에 힘입어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방송 기간 대부분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한국형 영웅물의 탄생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에 못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이준기의 말에서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배우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장에 충실하는 것이니 대본을 최대한 숙지하고 연구하면서 임했는데 아쉬움이 커요. 드라마 촬영 시간이 원체 빠듯한 탓에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담지 못했어요. 액션 연기도 무술 감독을 계속 졸랐지만 시간이 모라더라고요." "오히려 이번 작품에서 제 키스 능력이 진화했다"는 이준기는 극중 상대인 정수인(남상미)과의 애절한 사랑 연기에도 한껏 욕심을 냈다. "키스신만 해도 가족들이 보는 드라마인 만큼 그 수위를 지키면서도 가장 섹시하게 보일 각도가 어디일까 계속 고민했어요. 눈빛이나 호흡 등 연기톤도 그렇구요. 이건 저렇게 해볼까, 이렇게 해볼까 제가 현장에서 흥분한 탓에 남상미 씨가 귀찮아했어요. (웃음) " 이번 드라마는 MBC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이준기-남상미 커플이 7년 만에 재회했다는 점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준기는 "상미씨가 예전에는 마냥 귀엽고 어린 여동생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애정신을 찍을 때 제가 기댄 부분이 없지 않았다"면서 "여배우로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차게 임하기에 제가 편하게 상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준기는 이제 서른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인 만큼 연애와 결혼에 몸이 달았음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연애의 욕망이요? 그게 없으면 남자인가요. (하하하) 저도 슬슬 결혼할 나이가 됐는데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그는 이와 함께 "정말 로맨스 연기를 하고 싶다. 그게 얼마나 복이냐"면서 애정물에도 욕심을 냈다. 그러면서도 "출연 제의가 들어온 로맨스물들이 별로 끌리지 않는다. 저 자신을 매료시킬 수 있는 작품이라면 자신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총잡이'는 박윤강이 복수를 마친 10여년 후 '만월의 흑포수'라는 이름의 민중 영웅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며 막을 내렸다. 이준기는 장발과 수염을 붙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저는 원래 수염 붙이는 것은 반대했는데 머리 가발만 먼저 했더니 나이든 공길(영화 '왕의 남자' 속 이준기 배역) 같더라고요. 하하하. 자칫하면 민중 영웅으로 거듭난 박윤강이 아니라 세월이 지난 공길 같을까 봐 수염도 같이 붙이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바꿨어요." 이준기는 "수염을 붙이면 잘 생겼을 줄 알았는데 막상 촬영 당일 붙여보니 끔찍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수염을 다시 떼고 찍을 시간이 없어서 그냥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염이나 이런 것을 떠나서 마지막 장면에서는 저도 몰랐던, 제 야수 같은 표정이 나왔다. 앞으로 배우 이준기의 미래가 보이는 모습이지 않을까"라면서 마지막 장면에 애착을 보였다. 이준기의 작품들을 보면 SBS '일지매' 등 영웅물이 많다. 이준기는 "작품을 두고 주변 사람들과 상의할 때 이제 영웅물을 그만해야 하나 하고 말하기보다는 새 작품에서는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라고 말할 정도로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면서 여전한 애정을 표했다. 이준기는 곧 중국 2개 도시와 일본 3개 도시 등 5곳을 돌며 해외 팬들과도 만나는 등 계속 바쁜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공백기가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대한 쉬지 않고 보냈으면 좋겠다"는 그의 마지막 말에서 다시 한번 연기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