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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전통과 고샅길이 어우러진 낙안읍성(순천=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정겨운 고샅길을 걷다 보면 담 너머로 ‘고향 집의 정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낮은 담장과 사립문 사이로 보이는 마당가에는 조그만 장독대가 있고 마당 한쪽엔 채소밭이 있다. 양지바른 처마 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시래기와 메줏덩어리, 곶감 꾸러미 등이 옛 정취를 느끼게 한다. 그 정경에 쏠려 자신도 모르게 사립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가옥 대부분이 개인 소유이다 보니 반드시 주인의 허락을 받고 집안 구경을 해야 한다. 채소밭에서 일하던 한 주민은 “살고 있는 집에 불쑥불쑥 들어오는 탐방객 때문에 불편할 때도 있다”면서 “마을 사람 대부분이 전통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산다”고 말한다. 사진/이진욱 기자 한 해 90여만 명이 찾는 낙안읍성(樂安邑城)은 순천 시내에서 18㎞가량 떨어져 있는 옛 읍성으로 성벽이라는 방어시설을 갖춘 성곽도시이자 주변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행정도시였다. 일반적으로 읍성은 외부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 산등성이에 축성하는 것이 보통인데 낙안읍성은 평지에 축성된 야성이다. 낙안은 평야가 많아 고려 시대 말엽 이후 왜구들의 침략이 매우 극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진/이진욱 기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내에 98세대 23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낙안읍성은 국내 읍성 가운데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낙안읍성은 진산인 금전산(667.9m)을 북에 두고, 동쪽 오봉산(591.5m)을 우 청룡으로, 서쪽 백이산(584.3m)을 좌 백호로 삼았으며 남쪽엔 제석산(563.3m)과 안산인 옥산(97m)이 있다. 성벽은 사다리꼴에 가깝다. 길이가 남쪽 약 460m, 북쪽 340m, 동쪽과 서쪽이 모두 약 310m이며 성벽의 둘레는 약 1천410m이다. 성곽 서북쪽에 조그만 구릉과 대숲이 있어 서북풍을 막아준다. 높이는 일정하지 않으나 대략 4∼5m이다. 사진/이진욱 기자 동문으로 들어가 객사와 동헌을 둘러보고 낙민관자료전시관을 거쳐 읍성의 일반 주민이 이용하는 서문 쪽에서 석성에 올라 성벽 위의 좁은 길을 따라 남문까지 걸어본 뒤 마을로 내려와 고샅길을 걸으며 중요민속자료 가옥을 둘러보고 짚 꼬기와 길쌈 등을 체험하면 제대로 읍성을 돌아보는 것이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조선시대 일반 읍성이 남문을 이용한 데 반해 낙안읍성은 지리적 여건상 낙풍루(樂豊樓)라고 부르는 동문이 정문 격이다. 문루는 2층 다락으로 되어 있고 드나드는 문은 삼문으로 되어 있다. 동문 앞에는 조그마한 석구(石狗·삽살개) 3기가 세워져 있고 일종의 방어시설인 해자와 평석교가 놓여 있다. 여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평석교 위에 걸터앉아 놀기도 하고 음력 정월 대보름날이면 나이 숫자대로 다리 건너기를 하였는데 이를 다리 밟기(탑교놀이)라고 한다. 동문을 들어서면 읍성 안길이 서문 쪽으로 널찍하게 일직선으로 나 있고 길 오른편으로 관아, 왼편으로 민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낙안읍성은 산을 배경으로 그 앞에 관아가 형성되고, 관아 앞으로 백성들의 살림집이 들어서는 조선 시대의 전형적인 고을 경관이다. 사진/이진욱 기자 낙풍루에서 조금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임경업 군수 선정비가 있다. 비각은 팔작지붕의 대문을 갖춘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귀신, 비신, 이수의 격식을 갖춘 비석에서 임경업 장군에 대한 백성의 흠모를 느낄 수 있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임경업 장군이 하룻밤 사이에 쌓았다고 하나 실제로는 1397년 낙안 출신의 수군절제사 김빈길이 주민을 동원해 토성을 축조했다. 그 뒤 임경업 장군이 낙안군수(1626∼1628)로 봉직하면서 토성을 석성으로 중수하고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선정비 바로 앞에는 객사로 들어가는 홍살문이 설치돼 있다. 객사 입구에 홍살문을 세워 이곳이 신성한 곳임을 알리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도록 하고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의미도 있으며 하마비가 있어 말이나 가마에서 내리도록 했다. 객사는 임금을 상징하는 ‘전’(殿) 자와 궁궐을 상징하는 ‘궐’(闕) 자가 새겨진 두 개의 나무패를 모셔 두고, 군수가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여기에 대고 배례를 올렸다. 또한 중앙에서 관리가 출장을 오면 이곳에서 거처했다. 요즘의 영빈관과 같은 곳이다,객사를 나와 광장을 거쳐 동헌까지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겼다. 조형물 포졸들이 지키고 있는 동헌에 들어가면 앞마당 양쪽에는 형틀과 곤장을 때리는 장면의 모형이 설치돼 있다. 용인 민속촌도 아니고, 고즈넉한 읍성 분위기와는 다소 어긋나는 느낌이다.동헌 사무당(使無堂)은 군수, 현령 등 지방관이 주재하며 향리를 거느리고 공무를 보던 지방관아 건물이다. 뒤로는 진산인 금전산 자락에 안긴 듯하고 남쪽으로 안산인 옥산을 바라보며 일직선으로 배치돼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 동헌 앞에는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낙민루(樂民樓)가 있다. 이 누각은 낙안의 군수였던 민중헌(1845~1847년 재임)이 지었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때 불탔던 것을 복원한 것이다. 장현주 문화해설사는 “수령이 동헌으로 출근하기 전에 높은 누에 올라 간밤에 백성들이 별일 없이 잘 지냈는지 길에 오고 가는 백성들의 얼굴을 살펴보고, 집집이 굶주리는 사람 없이 밥은 지어 먹는지 밥 짓는 연기가 나는 것을 살펴본다고 하여 이 누각을 찰미루(察眉樓)라 불렀다”고 설명한다.낙민루 인근의 낙민관자료전시관에는 조상들의 애환과 체취가 묻어 있는 생활용품과 향토 유물 약 7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특히 낙안의 역사적 배경과 낙안 관련 문헌, 선조들이 사용하였던 가재도구와 생활용품, 낙안 지방에서 전래한 민속놀이와 통과의례, 음식문화를 알아볼 수 있다.◇ 초가와 돌담 그리고 고샅길 낙추문(樂秋門)이라고 불리는 서문은 일제강점기에 없어졌다. 아직 문루는 복원되지 않았지만 옹성은 복원됐고 성문 양편으로는 성곽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성곽으로 오르는 길은 낙풍루, 쌍청루, 낙추문 양편으로 오르는 계단 이외에도 16곳이 있다. 주민들이 임경업 장군이 쌓은 성이어서 성벽에 손을 대면 부정을 탄다고 믿고 있어 성벽의 훼손이 적었다. 사진/이진욱 기자 서문 계단으로 올라 남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대나무 숲을 거쳐 곧바로 최고의 조망 지점에 닿는다. 발아래로 뭉게구름처럼 흩어져 있는 초가집과 관아, 장터 등 마을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 밖으로는 너른 들판이 아득하다.성곽을 쉬엄쉬엄 걷다 보면 이내 남문인 쌍청루(雙淸樓)에 이른다. 동문인 낙풍루와 달리 문이 하나다. 성문 앞에는 넓은 들이 있고 성내 모든 골목길이 그물처럼 남문으로 연결되어 있다. 예부터 성안에서 초상이 나면 상여가 성문 밖으로 나갈 때 남문으로 나갔다고 전한다.성곽을 둘러본 뒤 마을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읍성의 중심 도로가 아닌 길들은 완만한 곡선형의 좁은 골목길이다. 양옆으로 눈높이 정도의 돌담이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형의 길이다. 돌담길의 폭은 1∼2m가 대부분이었지만, 3∼4m쯤 돼 보이는 제법 넓은 길도 있었다. 낮은 담 너머로 성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기웃거리다 보면 어디선가 개구쟁이 꼬마들이 누렁이와 함께 뛰어 나올 것 같다. 잊고 지낸 어린 날의 동경이 되살아나지만 이곳도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친 지 오래다. 젊은 사람들은 순천 시내에서 거주하며 아이를 키우기 때문이다. 초가집은 천천히 살펴보면 같은 듯 각각 다른 구조와 형태를 지녔다. 남부지방의 전형적인 일자형 가옥으로 초가삼간이 많다. 간이란 기둥 사이를 말하며, 초가삼간은 네 개의 기둥이 세워진 3개의 공간으로 부엌 1칸, 안방 1칸, 윗방 1칸이 된다. 초가삼간 다음으로 많은 주택 형식은 네 칸 집이다. 그것은 세 칸에 대청을 하나 추가한 꼴인데 대청은 큰방과 작은방 사이에 들어간다.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가옥은 동내리의 박의준 가옥(92호), 최창우 가옥(97호), 최선준 가옥(98호), 서내리의 김대자 가옥(95호), 주두열 가옥(96호), 김소아 가옥(99호), 남내리의 양규철 가옥(93호), 이한호 가옥(94호), 곽형두 가옥(100호) 등이다. 사진/이진욱 기자 남문을 내려오면 바로 문 앞에 초가삼간 최선준 가옥이 있다. 길가 쪽으로 가게를 두고 그 뒤에 살림방과 부엌을 붙여 놓아서 평면이 밭전(田) 자 형이다. 네 칸 집인 박의준 가옥은 19세기 중엽에 지어진 이방의 집이다. 1천300㎡(400여 평)에 달하는 너른 대지에 부속 채를 하나 거느리고 있다. 남내리의 길가에 위치한 이한호 가옥은 토담집 특유의 수수함과 소박함을 보여주는 집으로 부엌에는 부엌신인 조왕신이 모셔져 있다.대지와 사람이 두루 평안하다는 ‘낙토민안’(樂土民安)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 ‘낙안’(樂安)처럼 이곳에서는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 듯 참 평온하다. 관람 시간은 동절기(12∼1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2월부터 4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요금은 일반 4천원, 청소년과 군인 2천500원, 어린이 1천500원. 문의 061-749-8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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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문화·환경' 남북 3대 통로 열리나<<연합뉴스 TV 제공>>우리측 당국회담서 제기 전망…북측 호응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황철환 기자 = 11일 개성에서 열리는 제1차 남북 당국회담에서는 이산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이외에도 민생·문화·환경이라는 '남북 3대 통로' 개척과 관련한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른바 남북 3대 통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를 통해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하자는 '작은 통일론'을 바탕으로 민생·문화·환경 협력의 통로를 열어 서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평화를 실현하자는 것이다.박 대통령은 지난 8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 축사에서도 '3대 통로' 개척을 위한 노력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9주년 광복절 경축식 <<연합뉴스 자료사진>>정부는 1년여간 3대 통로 개척을 위한 다양한 대북사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북측이 호응할지 관심이 쏠린다.대북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모자 패키지 사업과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공모사업 등 주로 인도지원 관련 사업이 '민생의 통로'와 관련이 있다.이와 관련해 정부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내 1만8천853개 영유아·산모 시설에 영양식을 보냈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의 마을진료소 시설·의료인력 교육·의약품 지원 사업을 후원하는 등 188억원 상당의 물자를 지원했다.8일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 그러나 북측은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은 받으면서도 남측 민간단체의 지원은 꺼리는 경향을 보여왔다.남측 민간단체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대북 인도지원을 받기 시작했지만, 지난달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의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방북 일정을 갑작스레 연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문화의 통로' 격인 사회문화교류 분야는 활성화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간 방북 교류는 31차례로 지난해(21회)보다 48% 늘었다. 이중 상당수는 8·25 합의 이후 이뤄졌다.지난달 북한 개성 고려성균관에서 열린 개성 만월대 출토유물 남북공동 전시회'를 관람중인 국회 외통위 위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10월에만 개성 만월대 출토 유물 전시회(개성),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평양),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회의(금강산) 등 남북 공동행사가 잇따라 열리면서 남측 방북인원이 880여명에 달했다.농축산 및 산림·환경협력 등 '환경의 통로' 분야의 협력에서도 나름 원활한 성과를 보이는 양상이다.정부는 국제기구와 함께 함남·황북·강원 지역 온실·식수 개선 등 농촌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며, 국내 민간단체 6곳의 온실·낙농 협력사업에도 14억3천만원을 지원했다.29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지난 10월에는 금강산 일대의 소나무가 고사(固死)하는 것과 관련해 1억3천만원 상당의 방제 장비와 약제를 지원했다. 고건 전 국무총리가 운영위원장으로 있는 민간단체인 아시아녹화기구는 지난달 북한 산림녹화 차원에서 묘목 2만3천 그루와 종자 4t을 북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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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인터뷰> ② "남북정상회담도 못할 이유 없다"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미국 CNN 서울주재 특파원인 폴라 행콕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 "실질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이나 평화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면 만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어떠한 형식의 남북간 대화도 가능…현단계는 신뢰 쌓아갈 때""北 진정성과 실천의지 더욱 중요"…8·25 합의 이행·당국회담 개최 촉구"당국회담서 최우선으로 이산가족 문제 해결…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협의"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이광빈 강병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이고, 남북관계 개선에 진척이 이뤄진다면 정상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박 대통령은 이날 연합뉴스를 비롯, 아시아태평양 뉴스통신사기구(OANA) 회원사등과의 공동인터뷰에서 "저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형식의 남북 간 대화도 가능하다고 밝혀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박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그(남북 정상회담의) 전제는 북한이 전향적이고 진실된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하며, 북한의 진정성과 실천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현 단계에서는 남북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남북정상회담의 길을 열어놓되 이를 위해선 남북당국회담 개최 등 8.25 합의사항 이행을 통한 남북간 신뢰 축적의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또한,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지만 북한의 비핵화와 도발 중단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신뢰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토대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을 국가의 최고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동시에 남북간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도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런 차원에서 정부는 8·25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분위기가 마련되면 남북 정상회담도 개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박 대통령은 지난 5일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도 "남과 북의 상호 관심사와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논의들을 하루속히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8.25 합의에 따른 당국회담 개최를 촉구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당국간 회담을 통해 최우선적으로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산가족들은 많은 분들이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데, 한평생 안고 살아 온 이산의 아픔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지구상에 아직도 이러한 나라가 존재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사안"이라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상봉 정례화 방안을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나아가 민생, 문화, 환경 분야 교류도 촉진해 남북간 동질성을 회복하고, 호혜적 협력의 통로를 넓혀나가고자 한다"면서 "앞으로 분유지원 등을 시작으로 민간교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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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3색미' 일본TV에 전파…'주제 있는 방문' 유도오크밸리 뮤지엄 산제공 오크밸리. 2015 오크밸리 뮤지엄 산<<연합뉴스DB>>'건축·커피·전통시장' 소개…일본 4개 방송 프로 제작 (춘천=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 강원도의 '3색미(色美)'가 일본에 소개된다.일본 사이타마현과 지바현의 2천500만 가구에 송출하는 사이타마TV, 지바TV를 비롯해 관서지역 오사카와 교토의 오사카CSTV, 규슈지역 300만 가구를 맡은 규슈TV 등 4개 방송사가 9∼13일 도내 건축·커피·전통시장 등 세 가지 특색을 촬영한다.독특한 콘텐츠를 좋아하는 일본 시청자에게 도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기획했다.전통적으로 도 주요 관광 층이었던 일본인을 대상으로 '주제가 있는 방문'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첫 번째 주제인 '강원의 건축'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원주의 '뮤지엄 산'과 자연과 건물이 하나로 이어지는 고 김수근 건축가의 작품 '상상마당 춘천', 강릉의 복합문화예술공간 '하슬라아트월드'를 소개한다.정선아리랑시장 디지털 사이니지(정선=연합뉴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선아리랑시장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 정선군은 디지털 사이니지 스크린 터치만으로 시장 지도, 상점 현황, 대표상품, 전화번호 등 상세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25일 밝혔다. 2015.6.25 <<정선군 제공>> byh@yna.co.kr<< 연합뉴스DB>> '강원의 커피'는 최근 전국적인 명소가 된 강릉 중심의 커피거리, 커피박물관, 국내 최초 상업용 커피생산지, 1세대 바리스타 등을 카메라에 담는다. '강원의 에너지, 전통시장'에서는 다양한 주전부리를 비롯해 관광명소가 된 속초 관광시장, 도의 정서와 흥이 살아있는 정선 5일장을 촬영할 예정이다.특히 2018평창동계올림픽 호스트시티의 자부심을 담은 평창올림픽시장을 소개해 동계올림픽도 함께 홍보한다.촬영은 올해 설립 28년째로 일본에서 5개의 자회사를 가지고 현재 NHK, 일본TV, TV아사히, TBS, TV도쿄의 프로그램을 메인으로 담당하는 프로덕션 톱신이 맡았다.강원의 3색미는 이달 말부터 12월 초 '프라임타임'에 방영될 전망이다.100가지 맛의 커피…강릉 커피축제 개막(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커피 도시로 부상한 강원 강릉의 가을철 대표축제인 '제7회 강릉 커피축제'가 8일 개막한 가운데 녹색도시체험센터 이젠에서 100명의 바리스타가 100가지 맛의 커피를 추출하는 '100인 100미 바리스타 퍼포먼스'가 열리고 있다. 커피축제는 11일까지 핸드드립 커피 어워드, 바리스타 어워드 등 커피관련 대회와 커피체험, 공예체험 등 다양한 체험행사 등이 펼쳐진다.2015.10.8 yoo21@yna.co.kr<< 연합뉴스DB>>일본에서 방영 중인 한국드라마 '이산'과 '백동수' 방영직후 시간대를 비롯해 여행프로그램의 프라임타임에 방영될 예정이다. 도는 일본에서 한류에 관심 있는 층과 주제가 있는 여행을 원하는 마니아층을 주요 공략대상으로 방영돼 도에 대한 관심을 끌어낼 것으로 것을 보고 있다.김용철 도 대변인은 9일 "기존 전통적인 홍보대상이었던 일본인에게 이제는 특색있는 도의 속살을 보여줄 시기라고 판단해 기획했고, 이를 위해 이미 8월부터 일본 블로그를 개설,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일본인들의 추세인 개별관광에 맞춰 주제가 있는 여행으로 도 방문을 유도하는 홍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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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구불구불 곡선의 안갯길, 임실 옥정호섬진감댐 준공 때 생긴 인공호수…호수 낀 둘레길은 '선경(仙境)' (임실=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가을의 끝자락에 있다면 옥정호로 갈 일이다.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 산자락이 투영된 호수, 안개에 휘감긴 봉우리, 붉게 타들어가는 단풍나무 길이 모두 거기에 있다.평일에는 차량 통행마저 뜸해 한가로움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옥정호는 더없이 좋다.옥정호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강진면∼정읍시 산내면에 걸친 드넓은 호수로 섬진강 상류다. 1965년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준공되면서 골을 메운 물과 산으로 형성된 인공호수다. 전북 저수지 중 가장 규모가 큰 옥정호는 3만여㎾의 전기 생산은 물론 하류 지역의 만성적인 홍수나 가뭄의 자연재해를 벗어날 수 있게 했다.하지만, 인공이란 말이 무색하게 경치가 빼어나다. 봄에는 벚꽃과 장미꽃이,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단풍나무가 옥정호 주변을 수놓는다.특히 한낮 동안 데워졌던 물 아지랑이가 서늘한 새벽공기와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물안개와 그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작은 산들은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경치 좋은 곳에 흔히 갖다 붙이는 선경(仙境)이란 찬사가 들어맞을 풍광이 길을 따라 펼쳐진다.국토해양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한국관광공사가 '가볼 만한 곳'에 꼽은 이유를 짐작케한다.옥정호는 전북 어느 곳에서나 가기 쉽지만 보통은 임실군과 맞닿은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에서 출발한다.전주-운암 간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면 한달음이지만 고즈넉하고 느린 삶을 엿보고 싶다면 전용도로를 버리고 옛 구이 길로 가면 된다.조상대대로 오랜 세월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을 그 길 양쪽에서 만날 수 있다. 이리 가든 저리 가든 운암방면으로 빠져나와 옛 운암대교를 200m쯤 앞에다 두고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구불구불한 길이 시작된다.이 길은 굴곡이 심해 저절로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는데, 그 덕분에 호반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자연이 내 준 이 길은 어디까지 이어질까.호수를 내려다보면서 가는 길은 푸근하다. 파스텔 색조의 갖가지 나뭇잎들이 오르막과 내리막에 줄지었다.그렇게 끝이 없을 것처럼 이어진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어느새 드넓은 호수를 만나 가슴을 풀어낸다. 올해는 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물이 빠져 찰랑거리는 호수를 감상할 수 없어 아쉽긴 하다.중간 중간 작은 공원과 정자, 전망대도 지어놨다.6㎞가량 가다 보면 조망이 좋은 국사봉(478m)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숲 속의 나무계단과 등산로를 따라 20분가량 올라가면 국사봉 중턱에 도달한다. 애써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노령산맥의 첩첩한 산줄기에 둘러싸인 옥정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쾌청한 날에는 가까운 순창 회문산뿐만 아니라 멀리 진안 마이산까지 또렷하게 보인다. 특히 옥정호를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이 명당에서는 소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호수와 호수 속에 떠있는 붕어섬, 호수를 둘러싼 둘레길이 한눈에 들어온다.이 섬의 원래 이름은 '외안날'이지만 붕어모양과 흡사하다고 해서 모두 붕어섬으로 부른다.아침 안개가 걷히며 햇빛이 들기 시작하면 이 섬은 황금색으로 변한다.옥정호에는 붕어ㆍ잉어ㆍ가물치ㆍ쏘가리ㆍ메기ㆍ뱀장어ㆍ자라ㆍ눈치ㆍ꺽조기ㆍ피라미ㆍ납조기ㆍ떡붕어ㆍ날치ㆍ빙어 등 담수어족이 풍부하다.호수 주변을 끼고 군데군데 민물 탕을 요리하는 음식점들이 제법 많다.섬진강의 깨끗한 물에서 자란 것들이어서 신선하고 개운한 맛이 그만이다. 게다가 모든 매운탕에는 새우와 민물고기를 우린 육수를 사용해 깊고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매운탕은 건새우, 무청을 말린 시래기, 마늘, 파 등을 넣고 들깻가루와 고추장으로 맛을 내면 된다고 한다.옥정호를 가로지르는 '운암대교'는 옛 대교와 새 대교가 첫 사랑을 잊지 못한 듯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마주하고 있다. 2011년 새로 건설된 910m길이의 4차선인 새 운암대교는 화려한 야경을 뽐내며 전주-임실- 순창-전남 담양- 광주를 자동차 전용도로로 잇는다.다섯 개의 주탑과 황포 돛단배의 돛을 상징하는 케이블로 디자인된 새 대교는 나트륨과 메탈램프 190개를 부착해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이뤄 호반의 야경을 찾는 관광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다.옛 운암대교 휴게소에는 올해 물 박물관이 세워져 옥정호의 역사와 기능을 알리고 사라져간 기억을 잇고 있다.직선을 버리고 자신을 굽힌 곡선 17.6㎞를 그렇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눈과 마음이 취한 채 그 길의 끝에 서게 된다.그러면 보드랍고 여린 이파리처럼 아이들의 맑은 마음을 읽어내 시를 짓는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가 살았던 진뫼마을을 잠시 들러보는 것도 이 길이 주는 또 하나의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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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대기, 태양풍 탓에 사라졌다…지금도 초당 100g씩 감소"(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태양으로부터 강한 에너지를 지니고 방출되는 소립자들의 흐름인 '태양풍'이 화성을 불모지로 만든 주요 원인임을 시사하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기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성 대기의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메이븐(MAVEN·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 관측으로 수집된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화성 표면은 수십 억년 전에는 따뜻하고 물이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생명을 지탱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대기가 희박한데다가 춥고 메마른 불모의 행성이 됐다. 화성 대기는 표면의 평균 대기압이 지구의 0.6%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희박하며, 구성 성분은 이산화탄소 96.0%, 아르곤과 질소 각각 1.9%에 산소는 0.15%에 불과하다.메이븐 관측 결과는 화성에 이런 변화가 생긴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태양풍에 의한 대기 소실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태양풍은 주로 양성자와 전자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런 소립자들이 시속 1백만 km 이상의 매우 빠른 속도로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면서 화성을 지나치게 된다.전하를 띤 입자들이 움직이는 것이므로 태양풍은 자기장을 형성하며, 이 자기장이 다시 화성의 대기에 전기장을 형성하게 된다.그러면 이 전기장이 대기 중의 기체 이온들을 화성의 대기 상층부로 쏘아 올리고 결국은 이 이온들이 화성의 중력을 벗어나 우주공간으로 빠져나가면서 대기가 소실되도록 한다는 것이다.이번 관측에 따르면 화성의 대기는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도 1초에 100g씩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되며, 태양풍이 평소보다 강해지는 '태양 폭풍' 혹은 '우주 폭풍' 기간에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대기가 화성 밖으로 빠져나간다.수십억년 전 태양이 젊은 항성이었을 때는 태양풍이 더욱 강했을 것이므로 당시에는 더 빠른 속도로 화성의 대기가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이번 관측의 과학적 결론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와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스'에 여러 편의 논문으로 나뉘어 학계에 보고됐다.메이븐 계획을 위한 탐사선은 2013년 11월 화성으로 발사됐으며, 1년여 전부터 탐사 임무를 수행해 왔다. 이 관측 장비의 1차 과학 임무는 이달 16일에 종료된다. 태양에서 나오는 하전 입자들의 흐름인 태양풍의 영향으로 화성 대기의 일부였던 원자들이 화성을 벗어나 사라지는 모습의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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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탐사선, 67P 혜성 코마에서 산소분자 첫 발견ESA 연구진 "기존 태양계 생성 모델로는 설명 안 돼"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가 탐사하는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 혜성의 핵을 둘러싼 코마(coma)에서 다량의 산소(O₂)가 발견됐다. 유럽우주국(ESA) 로제타 탐사선 프로젝트에 참여한 카트린 알트웨그 베른대 교수와 미국 미시간대 안드레 빌러 교수 연구팀은 28일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67P 혜성의 코마에서 혜성에서는 처음으로 산소 분자를 관측했다면서 이는 현재의 태양계 생성 모델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밝혔다. 유럽우주국(ESA)의 혜성탐사선 로제타호가 탐사하고 있는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 혜성. <<ESA 제공>>대부분 혜성의 코마를 둘러싼 가스는 수증기(H₂O)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₂) 순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소는 목성과 토성의 달 등 기온이 낮은 천체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지금까지 혜성 코마에서 발견된 적은 없었다. 연구진은 로제타호가 67P에 접근한 작년 9월부터 지난 3월 사이 로제타호에 탑재된 질량 분석계(ROSINA-DFMS)를 이용해 혜성 코마의 가스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산소가 코마 대기에서 수증기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에 이어 4번째로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 지점에 따라 가장 많은 수증기와 비교해 1∼10% 정도의 산소가 존재했고 평균은 3.8±0.85%였다. 또 대기의 산소-수증기 비율은 혜성 핵 내부의 산소-수증기 비율과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대기의 산소와 혜성 핵 속의 산소가 기원이 같음을 시사한다며 태양계가 만들어진 분자 구름 속에 있던 원시 산소가 혜성이 만들어질 때 핵 속으로 흡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현재의 태양계 생성 모델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게 연구진의 지적이다. 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태양계 생성 초기에 있던 산소는 수소와 반응해 모두 물이 돼 사라졌어야 한다는 것이다.알트웨그 교수는 "산소가 다른 물질과 결합하지 않고 수십억 년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며 "현재의 태양계 생성 모델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조건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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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다시 아들 알아본 치매 노모 "죽어도 소원 없어"(종합)<이산상봉> 아이고, 우리아들(금강산=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김월순(93) 할머니가 북측에서 온 아들 주재은(72) 할아버지를 만난 뒤 기쁨에 겨워 오열하고 있다.김월순 할머니 작별상봉서…북측 아들 주재은 씨 "통일되면 만나요" 왈칵 눈물 (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임은진 기자 = "고마운 세상이야. 우리 재은이를 만나고…. 내가 죽어도 소원이 없어."헤어지는 순간, 다행히 아들을 다시 알아본 구순(九旬)의 노모는 아들의 볼에 입을 맞췄다. "아이고, 우리 어머니 이제 정상이시네." 60여 년 만에 어머니가 불러주는 이름에 아들은 왈칵 눈물을 쏟았다.치매로 앞에 앉은 아들조차 인식하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던 김월순(93) 할머니가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에서 다시 아들을 알아보고는 눈물을 흘렸다.그러고는 손가락에 끼고 있던 붉은색 알이 박힌 금반지 하나를 빼서 북측에 두고 온 장남 주재은(72) 씨에게 건넸다. 아들이 결혼하면 며느리에게 주려고 오랜 시간 끼고 있던 반지다. 재은 씨는 괜찮다고 한사코 사양했으나 김 할머니는 어쩌면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일 수도 있는 반지를 아들의 손에 꼭 쥐여줬다. "안 필요해도 내가 주고 싶어. 갖다 버리더라도 갖고 가라."그러면서 긴 세월 보고 싶어도 보지 못했던 아들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며 쓰다듬었다. 김 할머니의 목에는 전날 개별상봉 때 재은 씨가 선물한 연갈색의 꽃무늬 스카프가 곱게 자리했다.김 할머니는 상봉 첫날인 지난 24일 재은 씨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다 25일 개별상봉 때 잠시 알아보기도 했지만, 이후 열린 공동중식과 단체상봉에서는 "이이는 누구야?"라며 다시 알아보지 못했다.그러다 상봉 마지막 날인 이날 아들과 기나긴 이별을 준비하려는 듯 다시 정신이 돌아온 것이다.함경남도 갑산군이 고향인 김 할머니는 6·25전쟁이 일어나자 1·4 후퇴 때 재은 씨를 친정에 맡긴 채 둘째 아들 재희 씨만 업고 먼저 피난 간 남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왔다. 재은 씨에게 "열흘만 있다 올게. 갔다 올게"라고 하고 나간 것이 60여 년이 될 줄 몰랐던 것이다.어느덧 칠순의 노인이 된 재은 씨는 어머니에게 부부증명사진을 보여주며 그동안 지내온 이야기를 다시 들려줬다. 북쪽에서 낳은 아이들도 장성해 대학도 보내고 교수도 됐다고 자랑했다. "통일되면 우리 집에 와서 살아요, 할머니. 우리는 할머니 고향에서 살아요"라는 북측의 손녀의 말에 할머니는 잠시 옛날 생각이 나는 듯 "고향에서 왔어? 기가 막히는구나…"라며 먼 산을 바라봤다.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온 작별의 시간.북측의 장남은 몸이 편치 않은 어머니가 타고 갈 휠체어를 묵묵히 폈다. 그리고 한동안 어머니를 바라봤다. "어머니, 건강하십쇼. 통일되면 내가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한 재은 씨는 남측 동생 재희 씨를 부둥켜안으며 "건강하게 살아라"라고 당부했다. "형, 마지막이 아니야. 이건 시작이야, 형이 어머니 모셔야 해. 왜 내가 어머니를 모셔. 장남인 형이 모셔야지. 나 이제 안 모실 거야." 동생은 형에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투정을 부리며 오열했고, 형은 그런 동생에게 "알았다, 알았다"라며 어깨를 토닥여줬다.이내 마음을 강하게 먹은 재은 씨는 "어머니, 살아 있으십쇼"라며 어머니에게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인사를 했다.김 할머니는 그러나 그러는 아들이 낯선 듯 "같이 안 가? 나 데리고 집에 갈 거지?"라며 멍하니 주변을 둘러봤다. 다시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에 아들은 어머니를 모시지 못했다는, 그리고 앞으로도 모시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통일되면 만납시다, 어머니"라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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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2차 상봉 이틀째…개별상봉 등 3차례 만나(금강산=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주최환영만찬에서 이금석(93) 할머니가 북측에서 온 아들 한송일(74)씨에게 음식을 권하고 있다.(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차지연 기자 =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이틀째인 25일 가족들은 세 차례의 만남을 갖는다. 전날 60여년만에 재회한 남측 방문단 90가족 254명과 북측 상봉단 188명은 이날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작별상봉 등 세차례 각 2시간씩 총 6시간 얼굴을 마주한다. 가족들은 외금강호텔에서 오전 9시30분(북측시간 9시) 개별상봉을 한다. 개별상봉은 가족 단위로 숙소에서 비공개로 이뤄진다. 정치 본문배너 (금강산=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한원자(92) 할머니가 북측에서 온 동생 한창길(82) 할아버지와 재회한 뒤 기쁨에 겨워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후 오후 12시30분(북측시간 12시)에는 금강산호텔에 모여 함께 점심을 먹는다. 이날 마지막 일정인 단체상봉은 오후 4시30분(북측시간 4시)이다. 가족들은 셋째날인 25일 오전 9시30분(북측시간 9시) 금강산호텔에서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아쉬운 작별상봉을 가진 뒤 헤어진다.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주최환영만찬에서 박경님(73) 할머니와 박용진(45)씨가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이번 이산가족 만남은 지난 20∼22일 있었던 1차 상봉에 이은 2차 상봉 행사다. 1차 상봉은 북측 상봉 신청자가 남측 가족을 만나는 행사였다.2차 상봉에서는 남측 상봉 신청자가 북측 가족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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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남측 2차 방문단 오늘 금강산행…'눈물의 상봉'<이산상봉> 이제 금강산으로(속초=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이산가족 상봉자들이 금강산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60여년의 세월동안 헤어졌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24일 금강산에서 상봉한다. 이번 이산가족 만남은 지난 20∼22일 있었던 1차 상봉에 이은 2차 상봉 행사다. 1차 상봉은 북측 상봉 신청자가 남측의 가족을 만나는 행사였다. 2차 상봉에서는 남측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90가족 255명이 북측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북측에서 이들을 맞으러 나오는 2차 상봉단은 동반 가족을 포함해 모두 188명이다. 2차 상봉에 나서는 남측 방문단 최고령자는 구상연(98) 할아버지와 이석주(98) 할아버지다. 북측 상봉단 최고령자는 남측의 언니를 만나러 오는 로영화(88) 할머니다. <이산상봉> 잘 다녀오세요(속초=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한 이산가족 상봉자 가족이 배웅 나온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속초 한화리조트를 출발해 강원도 고성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버스를 타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금강산으로 향한다. 이후 오후 3시30분에는 금강산호텔에서 단체상봉을 통해 꿈에 그리던 가족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어 저녁에는 환영만찬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25일에는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단체상봉을 하게 되며 마지막날인 26일에는 아쉬운 작별상봉을 한다. 2박3일간 이뤄지는 6차례의 만남은 각 2시간씩 총 12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