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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단풍 절정…강원 유명산마다 나들이객 '북적'울긋불긋 오대산.(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17일 설악산 등 강원지역 유명산은 절정에 달한 단풍을 만끽하려는 나들이객들로 종일 북적거렸다.국립공원 설악산에는 이날 낮 12시 현재 3여만명이 몰려와 화창한 날씨 속에 곱게 물든 단풍 길을 따라 산행을 즐겼다.지난달 23일 대청봉에서 시작된 단풍은 양폭대피소까지 하산해 기암 계곡을 울긋불긋 물 들이고 있다. 행락객들이 전국에서 몰려오면서 등산로는 원색의 옷을 입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고, 설악동 소공원 주변은 혼잡을 이뤘다.설악산 관리소는 주차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차들이 밀려들자 이날 오전 한때 개인 차량의 진입을 통제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국립공원 오대산에도 많은 행락객이 찾아와 월정사와 상원사 계곡의 선재길을 따라 단풍을 감상했다.수도권과 가까운 춘천 삼악산, 홍천 팔봉산 등에는 등산 동호회원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포근한 주말 휴일을 맞아 오대산 월정사에서는 '오대 세상을 품다'를 주제로 제12회 오대산 문화축전이 열렸다. 단풍 가득한 한계령.오는 1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문화축전에서는 산사음악회, 자연 설치미술전, 책 읽는 밤, 다람쥐 제사, 어린이 오케스트라 공연 등이 펼쳐진다. 내설악에 있는 인제군 백담마을에서는 빨간 마가목 열매와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제7회 백담 마가목 문화축제'가 열렸다.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은 마가목의 맛과 향을 맛보고 외줄 밧줄타기, 투호 놀이 등을 즐겼다.인제군 상남면 마의태자 권역센터에서는 마의태자의 호국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2015 인제 마의태자 축제'가 개막했다.축제가 열리는 상남면 마의태자 권역은 마의태자 비각, 대왕각 등 마의태자 관련된 지명과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주민들은 아직도 마의태자를 '김부대왕'이라고 부르며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다.본격적인 단풍철을 맞아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은 낮 12시 현재 만종분기점∼원주 13㎞, 속사 IC 2㎞에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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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느리게'…주말 강릉서 자전거·걷기대회"대관령 정상을 향해"(연합뉴스 자료사진)(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여름이 막바지로 접어든 29일 강원 강릉지역에서는 빠름과 느림의 대명사인 자전거 대회와 걷기 행사가 각각 열린다.이날 오후 강릉 올림픽파크 잔디광장을 출발해 시내 중심을 통과하고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을 거쳐 정상을 오르는 자전거의 대향연 제13회 대관령 국제힐클라임대회가 펼쳐진다.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여든 3천여 명의 선수와 동호회원이 참가해 퍼레이드(7㎞)와 경쟁 구간(18㎞)으로 진행돼 레포츠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종목별 1위 입상자에게는 상장과 10월 18일 일본 오이타현 유후시에서 열리는 사이클대회 출전 자격을 준다.대관령 국제힐클라임대회는 자전거를 이용해 언덕을 오르는 대회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졌다.자전거 마니아들이 가장 참가하고 싶은 대회로 주목받고 있다.최근 느림의 미학을 즐기려는 현대인을 위한 '노추산 모정탑길 느려서 더 행복한 걷기' 행사는 오전 왕산면 대기리 산촌체험학교에서 개최된다.행사는 대기리 산촌체험학교에서 출발해 임도인 장구목 정상을 거쳐 모정탑길 입구까지 연결되는 9.6km, 약 4시간이 소요되는 코스에서 열린다."대관령 고갯길 자전거로 오른다"(연합뉴스 자료사진)이번 행사에서는 그동안 개방되지 않았던 구간을 최초로 개방해 원시림이 보존된 길을 천천히 걸으며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산야에 아름답게 핀 야생화 해설과 곁들여 노추산과 율곡, 구도장원비에 얽힌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마을해설사를 통해 들어볼 수 있다.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국악 공연도 마련돼 있다.이번 행사는 문화생태탐방로와 연계한 야생화 관광자원을 홍보하기 위해 열린다.모정탑은 강릉으로 시집 온 차옥순(작고)씨가 4남매 가운데 아들 둘을 잃고 남편은 정신질환을 앓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계곡에 돌탑 3천 개를 쌓으면 집안에 우환이 없어진다는 꿈을 꾼 뒤 쌓아 유명해 진 곳이다. 차씨가 율곡 이이의 정기가 살아 있는 노추산 계곡에 움막을 지어놓고 1986년부터 무려 26년 동안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정성을 다해 완성한 탑이어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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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컵 국제요트대회, 한국 백호 팀 첫 우승(경기=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해양레저스포츠 활성화와 요트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 7월 31일 화성시 전곡항에서 막을 올린 2015 경기도컵 국제요트대회가 사흘간의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 2일 폐막했다. 한국, 중국, 미국, 캐나다,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란드, 독일, 프랑스, 태국, 우즈베키스탄, 이탈리아 등 12개 국가 총 51척의 요트와 4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의 우승은 한국의 백호(스키퍼 : 윤철)팀이 차지했다. 백호팀은 ORC(Offshore Racing Congress-외양경기위원회가 정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선박이 참여하는 대회)부문에서 한국의 키스웰팀을 따돌리고 첫 경기도컵 우승 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경기도컵의 주인공인 윤철 스키퍼는 “경기도컵의 첫 번째 우승자로 우승컵에 이름을 새기게 돼 기쁘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우승소감을 밝혔다. 경기도컵은 우승자가 시상식 후 대회본부에 다시 우승컵을 반환해야 한다. 도는 ORC부문 우승팀의 팀명과 스키퍼 이름을 경기도컵에 새겨 넣는 방식으로 우승팀의 영예를 기리는 한편, 대회의 전통과 권위를 높이기로 했다. 요트동호회 회원 등 모든 선박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오픈(OPEN)대회에서는 역시 한국의 아이린(IRENE, 스키퍼 : 박병기) 팀이 우승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 정상급 요트 선수들의 프로대회인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를 치른 경기도는 올해 요트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대회명칭을 경기도컵 국제요트대회로 바꾸고 일반 요트동호회원도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었다. 도의 기대대로 대회기간 동안 400여명의 참가선수 외에도 팀별 클럽회원 및 가족 200여명이 대회장을 방문해 열띤 응원과 함께 제부도 수역에서 펼쳐지는 열띤 레이스를 관람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통해 경기도컵 요트대회가 수도권을 넘어 아시아권 최고의 요트대회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고 본다.”면서 “국내·외 우수한 전문 요트팀과 요트 동호인들이 함께하는 참여형 요트대회로 국내 요트시장 활성화와 요트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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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문화가 있는 날'…에버랜드 등 할인혜택24일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임형주의 로맨틱 콘서트 '파이널리(finally)',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황태자 루돌프' 등 공연과 프로배구, 프로농구 등 겨울 스포츠 등이 이번달 행사에 참여해 관람객들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참여도 늘어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에서는 이번 달부터 '문화가 있는 날' 에버랜드를 찾는 고객에게는 30%, 캐리비안베이 고객에겐 20%의 할인 혜택을 각각 준다. 커피전문점 탐앤탐스 일부 매장에선 '문화가 있는 날' 문화티켓을 소지한 고객에게 음료 사이즈업 행사를 진행한다. 문화예술기획자를 꿈꾸는 청년들과 지역주민들이 만든 문화 행사도 무대에 오른다. 서울 광장동 악스홀에서는 청년들이 기획부터 연출까지 전 과정을 준비한 문화체험 행사 '꿈틀쇼: 문화예술청년, 현실의 채널을 틀어라'가, 부산시 동래문화회관에선 주민들이 8개월 동안 갈고닦아온 기량을 선보이는 오페라 '춘향전'이 공연된다. 한국타이어는 직원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마련했다. 문화융성위원회와 문체부에 따르면 11월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참여를 희망한 문화 시설과 문화 프로그램은 모두 1천545개로 올 1월(883개)에 비해 75%나 증가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직장과 학교 등으로 찾아가는 '문화가 있는 날'의 사업을 확대하고, 생활문화동호회 활동 지원 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엑소(EXO), 김보성, 나영석, 임형주, 이승엽 등 문화 예술인들은 '문화가 있는 날' 응원메시지를 보냈다. 스타들의 응원 메시지와 문화 행사, 할인혜택 등은 '문화가 있는 날' 웹페이지( www.culture.go.kr/wday)에서 확인할 수 있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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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억새 감상 1번지' 포천 명성산 11∼12일 축제포천 명성산 억새밭(자료 사진) (포천=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한국 억새 감상 1번지'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오는 11∼12일 이틀간 열린다. 1일 포천시 관계자는 "축제 날짜는 다음 주 주말로 잡혔지만 이미 억새꽃이 흐드러지기 시작해 황금연휴인 오는 3∼5일부터도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축제는 '노래하는 억새 숲으로 떠나는 가을여행'이라는 주제로 산정호수와 명성산(923m) 일원에서 열린다. 전국 5대 억새 군락지인 명성산은 가을철마다 약 20만㎡에 달하는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포천 명성산 억새밭(자료 사진) 축제 기간 상동 주차장에 무대를 설치되고 다양한 관광객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명성산 팔각정에서 펼쳐지는 산상 음악회, 억새밭 빨간 우체통(1년 후에 받는 편지) ▲상동주차장 주 무대에서의 문화공연과 먹거리 장터 ▲섬나라 아웃도어·캠핑장비 전시 ▲조각공원 포토존과 사진전시회 ▲억새소원터널 소원지 쓰기 ▲궁예 스토리길 길거리 공연 등이 마련됐다. 또 11일에는 밴드공연, 억새노래자랑, 가노농악단, 시립민속예술단, 시립합창단 공연, 불꽃놀이가 진행된다. 12일에는 포천예총 연극협회 공연과 미2사단 군악대 공연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포천 명성산 억새밭(자료 사진) 부대행사로는 명성산 등반대회, 비둘기낭캠핑장의 캠핑동호회 모임이 있다. 캠퍼들에게는 포천의 관광과 문화유산 답사가 제공된다. 명성산에는 궁예가 망국의 슬픔으로 산기슭에서 터뜨린 통곡이 산천을 울렸다는 전설이 내려와 이와 관련한 '스토리텔링 체험존'도 등산로에 설치됐다. 또 명성산 억새밭의 반대편에는 산정호수와 단풍 숲이 어우러져 또 다른 장관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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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있어요' 부른 70년대 스타 이현 "40년만에 노래해요"'잘 있어요'를 부른 1970년대 스타 이현 원조 꽃미남 가수이자 장군의 아들…KBS '콘서트 7080'으로 은퇴 후 첫 방송 나들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지난 23일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의 한 카페에 장년의 한 남성이 들어섰다. 첫 만남이었지만 1970년대 LP 재킷에서 본 '꽃미남' 청년이란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젊은 날의 인상이 오롯했다. 바로 1970년대 '귀공자 가수'로 불린 이현(64)이다. '잘 있어요 잘 있어요/ 그 한마디 였었네/ 잘 가세요 잘 가세요/ 인사만 했었네~.'('잘 있어요') 그는 1970년 박춘석이 작곡한 '내 사랑 지금 어디'로 데뷔해 '잘 있어요'와 '춤추는 첫사랑'(번안곡), '똑같애', '잊지마'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수많은 소녀 팬들을 울렸던 TV 스타다. 한 블로그에선 그에 대해 '요즘 말로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이었다고 했다. 그는 남다른 집안 출신으로도 화제였다. 외할아버지는 초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고(故) 이응준 씨, 아버지는 '대한민국 군번 1번'으로 초대 합참의장·육군 참모총장을 지내고 1960년대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등 각국 대사를 역임한 고(故) 이형근 씨다. 당시에도 '사생팬'(사생활을 쫓는 팬)을 몰고 다닌 이현은 1975년 12월 '언약'과 '누구일까'가 담긴 독집 앨범을 끝으로 1976년 갑자기 무대에서 사라졌다. 이후 방송과 언론에 단 한 차례도 모습을 비추지 않아 근황조차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잊히던 그가 약 40년 만에 가수로 돌아와 마이크를 잡았다. 앨범과 공연으로 거창한 컴백을 한 건 아니지만 방송 출연이란 결단을 내린 것이다. 오는 27일 방송하는 KBS 1TV '콘서트 7080' 녹화를 마친 그를 만났다. 언론 인터뷰도 은퇴 후 처음이다. "여러 차례 방송 제의가 왔는데 자신이 없었어요. 이번 출연을 결정하고도 후회했죠. 매일 악몽을 꿨어요. 하하." 그가 용기를 낸 데는 팬들의 힘이 컸다. 2012년 5월 '추억의 70년대 ♡ 가수 이현 팬카페'가 생겼고 흩어져 있던 중장년 팬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사업하는 팬카페 지기 박상진(57) 씨가 중심에서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도 박씨가 참석했다. 이현은 "처음엔 팬카페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대체 몇 명이냐'고 물었더니 5명이라더라. '그럼 오케이, 동호회 식으로 소통해보자'고 답했다. 상진 씨가 내 앨범 자료를 정리하고 내 노래에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려주며 정말 열심이었다. 지금은 회원 수가 347명이다. 지난 40년간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고맙고 미안하더라. 이번 방송 출연은 팬들에 대한 답례"라고 말했다. ◇ 가수·배우·광고 모델로 전방위 활동…"사생팬 따라다닌 TV 스타" 가수 데뷔를 한 건 사실 궁여지책(窮餘之策)이었다. 영국에서 1년간 생활하다가 귀국한 그는 외교관 자녀 특례입학이 없던 시절, 예비고사 원년과 맞닥뜨렸다. 외국 생활 끝에 예비고사를 봐야 했고 성적에 맞춰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69학번으로 입학했다. 과 이름도 생소했지만 연극, 영화를 하리라곤 꿈에도 몰랐기에 학교도 잘 나가지 않았다. 당시 과 선배로 현역 가수인 배성, 펄시스터즈의 배인순이 있었다. 이들처럼 앨범을 내거나 연기를 하면 학과 실기 점수에 반영돼 그는 앨범을 내기로 했다. 이현은 "아버지 지인의 소개로 지구레코드를 찾아갔다"며 "그곳에서 박춘석 선생을 소개받았고 노래를 들어보시더니 앨범을 내주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낙하산' 데뷔였다"고 웃었다. 그러나 데뷔 앨범부터 바로 반응이 왔다. 이어 '이별이 주고 간 슬픔', '춤추는 첫사랑'이 히트하자 오아시스레코드에 스카우트됐고 '잊지마', '잘 있어요' 등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신인상과 'MBC 10대 가수상'을 잇달아 받으며 6년간 11장의 앨범을 냈다. 특히 '잘 있어요'는 야구장에서 상대팀을 약 올리는 응원가로 쓰이며 오랜 시간 널리 불렸다. 그는 노래뿐 아니라 '아름다운 청춘'을 데뷔작으로 '별난 장군', '영광의 탈출', '청춘 교사', '아빠와 함께 춤을' 등 여러 편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당시 동아제약이 첫선을 보인 음료수 '오란씨'의 광고 모델로도 2년간 활동했다. 당시 파트너는 배우 윤여정, 김미영이었다. 이현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다고 한다. 당시 한 신문 기사에선 '팬들이 이현의 머리카락을 뜯어가고 옷을 찢어갔다', '지방 공연 차 묵은 숙소의 신발과 옷을 가져갔다'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현은 "그땐 지방을 돌며 극장식 공연을 많이 했다"며 "한번은 부산에서 대구로 이동했는데 내가 묵은 여관에 부산의 여고생 팬들이 따라와 방을 잡았더라. 그 방 가서 야단을 치고 내 차를 태워 보냈던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중학교 때부터 팬이었다는 팬카페 지기 박씨가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신바람 나는 '증언'을 했다. "살아있는 인형이었죠. 하하. '쇼쇼쇼', '명랑오락회', '가요스팟' 등 오빠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TV 앞에 모여들었죠. 팬카페에도 초등학교 4학년 때 필이 꽂혔다는 팬, 이대 후문 쪽 오빠 집을 찾아갔는데 아버지가 집으로 들어오라고 해 과자를 주셨다는 팬, 첫사랑이라는 팬 등 정말 추억담이 많아요."(박상진) 1970년대 발표한 앨범 재킷/팬카페 제공 1970년대 발표한 앨범 재킷/ 팬카페 제공 ◇ 인기 절정에서 아버지 반대로 은퇴…"40년간 사업에 전념, 돌아보니 후회" 그러나 이현은 인기의 절정에서 은퇴했다. 가수 생활은 대학 때까지만 하라는 아버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외할머니는 신인상을 타고 세배를 갔을 때 뒤로 돌아앉아 울고 계셨다"고 한다. 그는 "반항심에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앨범을 스스로 소각했다"며 "내가 법관이 되길 바라셨던 아버지는 내내 탐탁지 않게 여기셨다. 그때 더 버틸 걸 후회한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2002년 작고했는데 병환으로 오래 누워계셨어요. 그때 저한테 '넌 가수를 하는 게 나을 뻔했다'는 말을 하시더군요. 그 말씀에 정말 약이 올랐어요."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난 그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당시 함께 활동한 남진, 나훈아, 배호, 이상렬 등 가요계 동료와도 연을 끊었다. 그는 1979년 강남역 뉴욕제과 뒤에 디스코텍 '스튜디오 80'을 오픈했다. 복싱 챔피언이자 친구인 홍수환이 이태원에서 스포츠 댄스 클럽을 하는 걸 보고 300평 규모로 꽤 크게 운영했다. 고(故) 이주일 등이 무대에 섰고 손님을 밀어낼 정도로 번창했다. 그러나 이것도 1년 만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에게 음악감상실을 한다고 거짓을 고했던 터라 이 사실을 안 아버지의 반대에 다시 부딪혔다. 이후 그는 "인테리어를 하다가 건축일을 했고 통신회사(기산통신)를 운영하는 등 쉬지 않고 사업을 했다"며 "현재 한국코아엔지니어링 회장으로 있다"고 말했다. "노래 맛을 알아갈 즈음 관두면서 미련이 남아 일종의 반항심에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사업을 한 거죠. 그런데 얼굴이 알려진 게 사업에는 지장이 되더군요. 사람들이 뒤돌아서면 '쟤가 '잘 있어요' 부른 사람'이라고 수군댔죠. 녹록지 않았어요." 그는 비로소 다시 노래할 수 있다는 게 더없는 기쁨이지만 거창한 '컴백'이 아니라 다시 음악 안에서 살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김추자 씨가 33년 만에 컴백했다는데 대단한 용기이고 결단"이라며 "김추자 씨처럼 앨범 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 건 어렵겠지만 팬들과 소통하며 기회가 닿을 때마다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팬카페 지기 박씨가 한마디 거들었다. "팬카페에 엄마 따라온 20대 팬도 있고, 남성팬도 2~3할은 돼요. 출발은 미약하지만 오빠를 통해 토막 토막의 추억을 공유하니 즐거운 소풍 갔을 때 느낌이 들어요."(박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