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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한국전 참전용사 만나러 24개국 찾는 재미동포 한나 김친한파 찰스 랭글 전의원 보좌관 출신…"소장자료 모아 후세에 남기겠다" "점점 잊혀가는 한국전쟁의 기록을 찾아 전 세계 참전용사가 사는 나라를 방문합니다. 그들에게 살아생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야 하고, 소장 자료와 당시의 이야기를 모아 후세에 남기는 일은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입니다."찰스 랭글(86)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수석보좌관이었던 한나 김(한국명 김예진·여·33) 씨가 4개월간의 '참전용사 찾아가기 여정'에 나선다.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랭글 전 의원은 46년(23선)간 하원의원으로 재직하면서 2007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결의안, 재미 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 6·25전쟁 추모의 벽 건립안 등을 주도했던 미국 정치권의 대표적 친한파다.김 씨는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는 19일부터 5월 19일까지 4개월 동안 참전국가를 방문해 용사들을 만날 것"이라며 "이번 여정이 우리 젊은 세대가 한반도에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이번 여정의 콘셉트는 '기억', '감사' 그리고 '화해'라고 한다. 한국전쟁 때 병력을 보냈던 16개국과 의료지원 5개국을 돌면서 참전용사와 한국 지원에 나섰던 인사들을 만나는 것은 '기억'과 '감사'의 시간이다. 또 러시아, 일본, 중국을 찾는 것은 '화해'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언젠가 다가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이들 3개국의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김 씨는 LA에서 출발해 캐나다 토론토, 콜롬비아 보고타, 영국 런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웨이 오슬로, 덴마크 코펜하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벨기에 브뤼셀, 룩셈부르크,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그리스 아테네, 터키 앙카라와 이스탄불을 차례로 찾는다.이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인도 뉴델리, 태국 방콕, 필리핀 마닐라, 호주 캔버라와 멜버른, 뉴질랜드 오클랜드, 일본 도쿄, 중국 선양과 베이징을 거쳐 부산과 서울을 끝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각국 참전용사를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인터뷰를 통해 전쟁의 고통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채록하고, 소장한 사진, 편지 등의 자료도 입수하거나 촬영할 계획이다. 여정을 마치면 이를 다큐멘터리로 엮어 한국과 해외의 젊은 세대가 한국전쟁을 잊지 않도록 배포할 예정이다.그는 "이번 여정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누구든 상관없이, 어디서건 동참할 수 있다"며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도록 많은 젊은이와 각국 한인 커뮤니티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지난 2007년 LA에서 워싱턴D.C로 이주한 그는 가장 먼저 찾은 한국전 참전 기념비 앞에서 참배한 뒤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꽃다운 나이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그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했기 때문. 이후 그는 참전용사들을 위해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을 제정하고, 끝나지 않은 전쟁임을 알리는 활동을 하며, 참전국을 직접 방문해 용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겠다는 3가지 다짐을 했다.우선 2007년 정전일에 즈음해 희생자 추모 및 평화 기원 촛불 문화제를 주최하기 위해 한인 1.5세 청년들을 모아 '리멤버 7·27'을 결성했다. 그리고 매년 이날이 되면 워싱턴DC 링컨 기념관 앞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행사를 열었다. 문화제는 한국전 발발일을 뜻하는 '오후 6시 25분'에 시작해 정전일을 의미하는 '오후 7시 27분'에 727명의 참석자가 일제히 촛불을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2009년에는 연방정부 청사에 국기를 게양하는 기념일로 지정해 달라는 '한국전 참전용사 정전기념일' 법안을 의회에 청원했다. 백악관과 의회의 모든 의원에게 '전화 로비'를 했고, 당시 랭글 전 의원의 강력한 후원에 힘입어 매년 정전기념일을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로 제정하는 데 기여했다. 그 인연으로 랭글 의원의 보좌관이 됐다.지난해 12월 랭글 전 의원의 정계 은퇴와 함께 워싱턴 정가를 나온 그는 마지막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이번 여정을 기획했다. "과거 한국인의 자유를 위해 여러 나라가 나섰어요. 우리가 할 일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입니다.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결이 그것입니다. 평화통일을 위한 참전용사들의 염원과 목소리를 담아 후세들에게 알리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우리 할아버지 세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우리 부모님 세대는 나라를 발전시켰죠. 우리 세대가 할 일은 한국에 있건 해외에 있건 평화통일입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왼쪽)과 찰스 랭글 전 의원 보좌관 시절 사진 현재 그는 각국 한인 단체나 한국전 참전 단체를 통해 정보를 모으고 있다. 에티오피아 현지에서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월급을 갹출해 전쟁고아를 돕는 데 기부했다는 일화, 의료지원국인 스웨덴에서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가요가 있다는 소식에 한껏 고무됐다. 참전국 대부분이 한국전쟁 기념관이나 기념비를 세웠다는 사실도 그를 놀라게 하고 있다.전 세계 한인 여성 리더들의 모임인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바른역사정의연대 등이 그의 여정을 돕기 위해 8천 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그러나 경비가 턱없이 부족해 후원(www.remember727.org 또는 hkim@remember727.org)이 절실한 상황이다.6살 때 서울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한 그는 초·중·고교를 미국에서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유학해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UCLA에서 전문경영인 과정을 수료하고, 다시 조지워싱턴대 정치경영대학원에서 입법 등 의회관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한국전쟁은 아직도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정용사와 함께한 한나 김씨(오른쪽 4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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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美수도 워싱턴DC에 처음으로 등장한다10일 임시 제막행사, 영구 설치 장소는 물색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미국 수도이자 세계 정치·외교의 중심 무대인 워싱턴DC에 처음 등장한다.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는 오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 몰 안 야외공연장인 내셔널 실번 시어터에서 평화의 소녀상 환영식을 개최한다.이날 공개되는 평화의 소녀상은 가로 200㎝, 세로 160㎝, 높이 123㎝로, 서울 소공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과 동일한 크기다.한국에서 제작돼 지난달 미국에 도착했으며, 이날 '임시 제막식'을 통해 첫선을 보이게 됐다. 환영식에는 워싱턴DC와 인근 버지니아·메릴랜드 주(州)에 거주하는 교민들과 한인 단체, 주의회 한인 의원 등이 참석한다.그러나 소녀상은 워싱턴DC 내 영구적인 설치 지역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임시 제막식 후 인근 모처에서 보관될 예정이다. 건립추진위 이재수 사무총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회와 성당, 대학 등과 접촉했으나 워싱턴DC는 여러모로 상징적인 지역이어서 영구 설치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추진위는 그동안 백악관 주변 교회와 아메리칸 대학, 조지타운 인근 지역을 물색했으나, 일부 기관에서는 소녀상 설치를 정치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사무총장은 "소녀상이 하루빨리 영구적인 안식처를 찾을 수 있도록 임시 제막식을 계기로 장소 물색과 관계기관 협의에 더욱 속도를 붙여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박원순 서울시장은 자매결연 도시인 워싱턴DC 무리엘 바우저 시장 앞으로 서신을 보내 임시 제막행사를 내셔널 몰에서 열 수 있도록 협조해 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앞으로 소녀상 영구 설치 장소가 선정되는데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간담회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는 "소녀상이 빨리 세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앞으로 워싱턴DC에 소녀상이 영구 건립되면,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미시간 주에 이어 세 번째로 들어서는 것이다.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는 "워싱턴DC는 미국의 수도이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미 의회가 있는 의미 있는 곳"이라며 "영구 설치 장소가 최대한 빨리 확정돼 워싱턴DC가 평화와 인권의 목소리를 전하는 역사교육의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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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복귀설에 뜨거운 관심…여전한 '효리 효과'김형석 "음악 얘기 나눴을 뿐, 전속계약은 침소봉대"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결혼 이후 활동이 뜸해진 이효리(37)가 복귀설에 휩싸였다. 최근 엄정화의 새 앨범 피처링 참여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13일 유명 작곡가 김형석이 회장을 맡은 키위미디어그룹과 전속계약 및 새 앨범 제작 문제를 논의하고 컴백 준비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와서다. 김형석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효리와 친분이 있는 작곡가 김도현과 내 작업실이 같은 녹음실에 있다"며 "이효리가 김도현을 만나러 놀러 왔다가 '다시 음악을 해봐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나눈 것인데 침소봉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가수와 프로듀서로 작업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 이효리가 구체적인 앨범 발매 계획이 있는 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키위미디어그룹과 전속계약이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 아니며, 복귀 시기가 언급되는 건 더욱 이르다는 설명이다. 단순 대화가 복귀설로 비화된 것은 결혼하기 전까지 15년간 대중문화의 대표 브랜드로 군림했던 이효리란 스타에 대해 대중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1998년 핑클로 데뷔한 이효리는 '효리 효과', '효리 스타일'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1세대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는 드물게 시장 지배력이 강했다. 섹시미를 바탕으로 솔로 가수로 존재감을 보여줬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2013년 9월 1일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결혼한 뒤 제주에서 살며 활동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다. 결혼 전인 2013년 5월 발표한 5집 '모로크롬'(MONOCHROME)과 2014년 1월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3'의 OST 이후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방송 활동도 2014년 SBS TV '매직 아이' 이후 중단한 상태다. 그는 대신 사회의 여러 곳에 시선을 돌렸다. 이미 결혼 전부터 유기견 보호에 앞장서고 모피 착용에 반대했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호소했다. 또 이 같은 자신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상업적인 광고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후 제주에서의 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근에는 남편과 함께 '고기 없는 점심'을 주제로 열린 일일 채식 식당에 셰프로 참여하기도 했다.연예계에서는 이효리가 복귀한다면 가요계뿐 아니라 방송계에서도 여전히 탐낼 재목으로 꼽는다. 한 음반업계 관계자는 "이효리가 휴식기가 긴 만큼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변화한 시장에서 음악적인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방송에도 복귀한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할지 신중한 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귀설에 휩싸인 가수 이효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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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솔 PD가 밝힌 '임진왜란 1592' 탄생 비화'달콤한 인생' 오마주 숨겨져 있다(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KBS 교양국이 제작한 국내 첫 극사실주의 팩추얼드라마 '임진왜란 1592'가 거둔 의외의 성공에 제작진도 놀라워하고 있다.시청률조사회사인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방송된 1편이 9.2%의 시청률 기록한 데 이어 8일 2편 8.1%, 9일 3편 7.6%를 기록했다.영화 이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추석 연휴 중인 15~17일 재방송 시청률도 7.4%, 6.6%, 8.0%를 기록했다.KBS 교양국의 기존 역사·과학 다큐멘터리와는 차원이 다른 반응인 데다 명절용 예능 프로그램을 능가하는 인기였다. 인터넷상에서의 화제성과 시청자들의 실제 관심은 그 이상이다. '임진왜란 1592'는 예상치 못한 성공만큼이나 제작과정에서 예측불허의 반전이 많았다. 1~3편의 대본과 연출을 맡은 김한솔 PD는 최근 연합뉴스에 '임진왜란 1592' 제작과정의 숨은 얘기를 털어놨다. ◇ 김지운 감독에 대한 오마주가? '임진왜란 1592'에 관한 비화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뜻밖에도 작품 속에 아무도 몰랐던 국산 명품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었다. "먼 소리긴 먼 소리여 인생 구멍 나는 소리지"2편 당포해전에서 근접전을 펼치는 거북선 등판에 칼이 잔뜩 꽂힌 것도 모르고 뛰어내린 일본군들의 비명이 들리자 아래 격군실(노 젓는 공간)에서 이게 무슨 소리냐며 궁금해 한다. 이때 귀선(龜船·거북선) 돌격장 이기남(이철민 분)이 하는 말이다.이 대사는 김지운 감독의 마니아들을 낳은 2005년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빌려온 것이다.복수하러 왔던 주인공 김실장(이병헌)은 아이스링크에서 만난 백사장(황정민)의 칼에 찔리지만 총으로 제압하고 빠져나온다. 총소리를 들은 택시기사가 뭔가 터지는 소리 못 들었냐고 묻자 쿨하게 답한다. "인생 빵꾸 나는 소리예요"이기남의 대사는 김실장의 대사를 살짝 비튼 것이다.김한솔 PD는 원래 영화광으로 영화 대사를 외우고 기억하길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김지운 감독과 '달콤한 인생'을 특별히 좋아했다. 김 감독의 신작 '밀정'은 요즘 관객 6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김 PD는 "연출자로서 좋아하는 마음을 표시한 오마주"라고 했다. 오마주는 영화에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을 뜻한다. KBS 1TV '임진왜란 1592' ◇ 대본, 전문 작가에게 맡기려 했다 김한솔 PD는 '임진왜란 1592'의 대본을 직접 썼다. '역사스페셜', '추적 60분' 등을 연출해온 다큐멘터리 전문 연출자지만, 드라마 대본 작업에는 아마추어인데 가능했을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몇 년 전 작고하신 김 PD의 아버지는 신문기자이자 시인이었다. '임진왜란 1592'의 성공에는 탄탄한 대본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인데, 여기에는 김 PD의 성실성이나 치열함 외에 숨은 작가적 재능도 발휘된 것이다.원래는 '임진왜란 1592' 대본을 전문적인 드라마 작가에게 맡기려 했으나 일반 드라마와 팩추얼드라마의 작법이 달라 직접 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일반 드라마 대본은 중간중간 픽션(허구)을 많이 가미하는 반면 팩추얼드라마의 대본은 픽션을 최대한 배제한 채 나열된 팩트(역사적 사실)만으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방식으로 쓴다.김 PD는 '임진왜란 1592' 대본을 쓰면서 228번이나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나열된 팩트만으로 스토리를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 막히는데 작가들은 픽션을 가미해 헤쳐나가지만 저는 다시 썼습니다. 징검다리가 없으면 다시 쓰고 다시 쓰고 하다 보니 대본이 많아졌죠." KBS 1TV '임진왜란 1592' ◇ 임진왜란, 더 이상 할 게 없었다…새로운 장르로 접근'임진왜란 1592'의 기획에는 사실 특별할 게 없다. 임진왜란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이 있거나, 팩추얼드라마에 대한 특별한 열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KBS 교양국 기획회의에서 임진왜란을 다루자는 결정이 났을 때 오랫동안 역사 다큐멘터리를 연출해온 박성주, 김한솔 PD는 사실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임진왜란은 드라마로, 영화로, 다큐멘터리 소재로 워낙 많이 다뤄진 탓에 새로울 게 없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으로 뭘 또 하나 했었죠. 새로운 유물이나 유적지가 발견된 것도 아니고…" 김 PD의 얘기다.그러다 찾아낸 길이 새로운 장르로 접근해 보자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팩추얼드라마로 가려고 했던 게 아니고 나중에 생각해 낸 일종의 타개책이었죠."진부해진 소재를 연출로써 극복해보려는 시도였는데, 이 새로운 시도가 상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는 출발점이 된 것이다. 우연한 시도가 역사에 새로운 길을 만든 사례는 많다.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결합한 팩추얼드라마는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미국 HBO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2001)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초한지'(2013) 등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해외에서는 보편화해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임진왜란 1592'가 첫 시도다. KBS 1TV '임진왜란 1592' ◇ 한중 합작은 2년 전 약속…일본 반발은 해프닝KBS와 중국 CCTV가 합작한 '임진왜란 1592'는 국내에서는 지난 3일 방송의 날 특집으로 첫 방송 됐지만, 중국에서는 장정(長征) 승리 80주년 기념으로 오는 10월 말 방송 예정이다.중국의 동북공정,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논란 속에서 한국과 중국의 공영 방송사가 대규모 역사물을 함께 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임진왜란 1592' 공동제작을 결정한 것은 2년 전 한류 열풍을 타고 드라마, 예능 등 많은 프로그램들에 대한 한중 합작이 이뤄질 때 자연스럽게 기획됐다. "런닝맨, 나가수(나는 가수다) 등 한중 교류가 엄청나게 활발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기획된 겁니다. 이 작품은 호흡이 길어서 지금 방송되는 것이고. 그때는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경색될지는 상상도 못 했죠."합작에 일본이 빠진 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 합작 분위기가 없었던 것이다. 일본 NHK는 나중에 임진왜란에 대한 한중 합작 사실을 알고는 "이건 반칙이다. 한중에서 일본을 이렇게 하는 건 안된다"며 반발했다고 한다.김한솔 PD는 이에 대해 "사실 반발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해프닝이었다"며 "2014년 11월 광저우에서 열린 필름페스티벌에서 작품 기획안을 발표했는데 그때 NHK 측에서 그런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임진왜란 1592'의 제작 기간은 2014년 8월 말부터 2년이지만 기획 단계를 뺀 순수 제작 기간은 1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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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극만 확인한 청와대 회동…정기국회에도 짙은 '전운'박 대통령, 여야 3당 대표와 회동(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대표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순방 결과 비롯해서 북한의 5차 핵실험 감행으로 인한 현재의 엄중한 안보 상황과 대응 방안 등을 주로 논의했다. 왼쪽부터 홍용표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유일호 경제부총리,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이원종 비서실장, 김재원 정무수석.朴대통령-野지도부, 사드·북핵대응·우병우 등 현안마다 신경전 성과없이 앙금만 남아…여야, 국감 앞두고 정면충돌 예고…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12일 청와대 회동은 최근 대립을 거듭해온 여야 간 기류를 반영하듯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단순히 성과를 못 낸데서 끝난 게 아니라 박 대통령과 두 야당 간에 감정의 골이 오히려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양측은 현안마다 이견을 드러내며 각을 세웠다.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방안 등 안보 이슈는 물론이고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 처리 문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기한 연장 등을 놓고 의견이 부딪쳤다. 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와 검찰·법원 개혁, 일본군 위안부 협상 문제, 조선업 구조조정 등을 놓고도 직간접적으로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정기국회 개회 이후 계속돼온 여야 간 충돌이 이날 2시간 가까운 회동에서 마치 축소판처럼 펼쳐진 셈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및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상당히 적극적이고 단호한 어조로 야당 대표들을 설득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존 입장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이처럼 까칠한 분위기는 박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뼈 있는' 발언과 회동 소감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추 대표는 회동 직후 "대통령이 관료들에게 많이 둘러싸여 계셔서 민생에 대한 위기감, 절박함에 대한 현실인식에 아직 굉장히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추 대표는 또 회동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안보 상황을 이용하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 심각한 상황을 안보를 이용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곧바로 받아치기도 했다.20대 첫 정기국회의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었던 이날 회동이 이처럼 앙금만 남긴 채 파국으로 마무리되면서 여야 간 대치 전선도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조짐이다.산고를 거듭했던 추가경정 예산안 통과 직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동안 잠시 숨을 고르며 전열을 정비했던 여야가 추석 연휴를 지나고 국정감사가 임박해지면 각종 현안을 놓고 곧바로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특히 여야 모두 이번 정기국회를 대선 전초전으로 여기면서 절대로 초반 기선을 내주지 않겠다는 전략이어서, 20대 국회 첫 국감은 생사를 건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이번 정기국회를 임기 후반기 국정과제를 실현할 마지막 기회로 여기는 여권으로서는 마냥 강공 기조를 유지하기도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경제활성화 법안이든 노동개혁 법안이든 어느 것 하나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여권이 양보와 회유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있지만, 여권 핵심부에서는 "안보와 국정과제, 대통령의 인사 문제만큼은 더는 야당에 밀릴 수 없다"는 의견이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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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중·러 이어 美·日과 정상회담…릴레이 4강 외교北탄도미사일 발사 속 한미, 예정보다 길게 정상회담 진행키로오바마 대통령과 사실상 마지막 회담…日과 軍위안부 문제도 논의 전망(항저우=연합뉴스) 정윤섭 강병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에 이어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차례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핵·사드 외교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올해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이 지난달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이어 전날에도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 수준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는 점에서다.박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계속된 도발 위협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핵 선제공격을 언급하는 등 북한의 핵 보유 의지가 노골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 등을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이 과정에서 "북한에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3일), 중국(5일)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지금이 북핵 저지의 마지막 기회"라면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공조한 바 있다.이와 함께 한미 정상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대응한 추가적인 대북 압박·제재 조치를 비롯한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관련,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간 회담은 애초 예정보다 더 길게 하는 방향으로 한미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전날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박 대통령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도 오바마 대통령과 협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이 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필요시 한미중간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다.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한미 양국이 결정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사드가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우리나라의 자위권적 조치라는 점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있다.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이 확고하다는 점과 함께 "미국은 이 지역의 동맹국 안보를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3일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동맹국 수호 의지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간 이번 회담은 미국 대선(11월8일)을 앞두고 진행되는 사실상 마지막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그동안의 한미 관계를 평가하면서 한미간 포괄적 전략동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는 의지를 다질 것으로 관측된다.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5월 박 대통령의 첫 방미 계기에 회담을 한 이래 이번까지 모두 6번 정상회담을 했다.박 대통령은 이어 7일 열릴 것으로 알려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북핵 공조 강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간 합의 이행이 완료됐다는 점에서 이 상황에 대한 정상 차원의 평가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박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자"(광복절 경축사)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에 대한 일본 정부의 10억엔 송금으로 정부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이른바 소녀상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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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의병장 총살후 참혹하게 시신 훼손"박민영 연구위원 논문…"사료와 의병장 권형원 유족 증언으로 입증""박은식 '한국통사' 서술과도 일치…"처참한 역사적 실상 제대로 알아야" (천안=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그를 총살한 일본군은 머리를 잘라 가마솥에 넣어 삶았으며, 살을 파헤친 뒤 두개골을 일본 본토로 강제 반출했다. 군국주의 일본의 야수적 속성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한민족의 참담한 수난의 한 증좌라 할 수 있다.'제국주의하 일본이 1910년 경술국치에 앞서 항일전투를 벌인 의병장을 체포해 사살한 뒤 목을 자른 것도 모자라 머리를 가마솥에 넣어 삶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의병장 권형원 활약 수난기록 박민영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27일 의병장 권형원(1854∼1907)의 활약상과 수난 자료를 점검하고 있다. 2016.6.27 yykim@yna.co.kr박민영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구한말 강원도 고성과 강릉, 양양 일대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한 권형원(權亨源·1854∼1907)의 순국과 사후 일제에 의해 저질러진 사체훼손 만행을 유족, 촌로들의 구전 자료와 독립유공자 포상을 위한 다수의 근거자료를 토대로 밝혀냈다.그는 '고성 의병장 권형원의 의병투쟁과 단두 '부전'(釜煎) 수난' 제하 논문에서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 소장자료인 당시 '한국주차군 참모장이 육군 차관에게 보고한 문건' 등을 인용해 권형원은 단발령(1895년) 이후 후기 의병 시기인 1907년 10월 20일 고성을 공격해 다섯 시간 가량 점령했다고 전했다. 이어 권형원은 일본군 보병 제51연대 제9중대 분견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인 뒤 퇴각해 은신해있다가 25일 체포돼 남강 송림 숲에서 마을지도자 12명과 함께 총살됐다고 박 연구위원은 밝혔다.총살된 시체는 온전히 묻히지 못하고 목이 잘린 채 장진으로 옮겨져 가마솥에 삶아졌으며 일본이 두개골만 일본으로 가져가 사실상 3번 죽임을 당한 꼴이라고 주장했다.이같은 사실은 1962년 국가재건회의 내각 사무처장 앞으로 보낸 '순국의사행적추천서' 내용이나 권형원 후손들이 기록한 '순국의사행장문'의 '놈들은 머리를 잘라 100도 이상 펄펄 끓는 물에 삶아 자국(일본)으로 보내고 만다'는 기록, 1982년 권형원의 손자 권혁수가 집안, 촌로들의 구전 증언기록을 모은 '청원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그는 설명했다.또 우연하게도 14촌 형제인 권증원(전 강릉 관동병원장)이 일본 이와테 의과대학에 유학할 당시 어느 신사(神社)에서 '강원도 권형원'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두개골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있었으나 신사의 위치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박 수석연구위원은 의병장 권형원의 수난 사실은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백암 박은식(1859∼1925)이 역사적 사실과 근거에 기초해 1915년 상하이에서 발간한 '한국통사'(韓國痛史) 내용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박은식 '한국통사' 원문 내용. 2016.6.27.[독립기념관=연합뉴스]권형원의 의병활약상을 기록해 1962년 국가재건회의 내각사무처에 제출한 추천서. 2016.6.27. [독립기념관=연합뉴스]박은식은 한국통사에서 '지방의 참화로 말할 것 같으면 일본병은 강원도 고성군에서…(중략)…7인을 참수하여 머리를 저자에 돌려 보였으며, 또…(중략)…그 시체를 끌고 시중 가마솥에 넣어 삶아서 익은 뼈와 살을 여러 사람에게 보였다'고 적고 있는데 숫자에서 차이가 있을 뿐 권형원이 총살 뒤 시신이 처참하게 훼손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박 수석연구위원은 27일 "홋카이도대학에 진도 출신 동학군 유골이 방치돼있다가 발견된 사례를 미뤄봐도 권증원이 신사에서 목격한 두개골은 권형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객관적 사실을 말해야 하는 역사학자이지만 논문을 완성하면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당시 일본 군국주의의 야수적 속성과 직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박 수석연구위원의 논문은 28일 독립기념관에서 열릴 독립운동사연구소 정례 학술발표대회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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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지진때 사망 韓人명단 日공문서에서 발견…학살된 사람 포함일본인 대학교수, 도쿄 지진 희생자 위령시설 창고서 찾아내 정부 공식 확인 피해자·과거 증언 희생자 신원과 일치 '주목'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1923년 간토(關東·관동) 대지진 당시 일본사람들에 의해 학살된 조선인이 포함된 사망자 명부가 일본 공식문서에서 발견됐다. 이 71명의 명부에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말 공식 확인한 간토 조선인 대학살사건 피해자 중 일부와 당시 학살 증언 내용과 일치하는 조선인 이름이 포함돼 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정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이는 다카노 히로야스(高野宏康) 홋카이도 오타루 상과대학 교수와 조선인 학살의 진상 규명에 반평생을 바친 일본인 니시자키 마사오(西崎雅夫)씨, 오충공(吳充功) 다큐멘터리 감독 등에 의해 9일 공개됐다. 이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지진 이듬해인 1924년부터 일본 도쿄시 진재구호사무국이 신고를 받아 작성한 피해자 기록 카드인 '지진재앙 임시사망자명부'(震災假靈名簿 震災死亡者調査表·진재가령명부 진재사망자조사표)에 조선인 기록이 포함된 것을 2008년 다카노 교수가 도쿄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橫網町) 공원 도쿄도위령당의 납골당 창고에서 발견했다. 다카노 교수는 당시 도쿄도위령협회가 보관하는 일본인 희생자 카드를 조사하던 중 우연히 조선인 카드가 섞여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니시자키씨가 조선인 명부를 꾸준히 정리했다.5만장에 달하는 사망자명부 조사표 가운데 니시자키씨가 현재까지 추려낸 조선인은 71명이다. 중국인 등 외국인까지 합치면 모두 100여 명이 된다. 조사가 더 이뤄지면 조선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망자 명부는 일본 정부의 지시를 받은 도쿄시 진재구호사무국이 보상금을 주기 위해 피해자 신고를 받아 작성한 것이다. 사망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본적, 사망주소 등이 적혀 있다.특히, 도쿄의 주일 한국대사관 이전 과정에서 발견된 1950년대 한국 정부가 작성한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피해자 명부 중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지원위원회)'가 공식 확인한 피해자도 일부 포함됐다. 한국과 일본의 기록에서 모두 확인된 학살 추정자는 경상북도 의성군 출신의 박덕수, 박명수씨 등이다. 이외에도 간토 조선인 대학살 때 도쿄 고토(江東)구 가메이도(龜戶) 경찰서에서 자행된 학살을 기록한 증언에 나오는 희생자인 제주도 대정읍 인성리 출신의 조묘송(趙卯松·1891∼1923·당시 32세)씨 가족도 포함됐다.당시 증언과 이후 이뤄진 연합뉴스 추적조사(2014년 1월 21일자 '91년 전 관동조선인대학살 희생자 유족 찾았다' 제하 보도)를 통해 조씨 일가족 5명이 몰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자료에는 조묘송씨와 그의 아내 문무연(文戊連·1885∼1923·38세), 그의 동생 조정소(趙正昭·1900∼1923·23세) 3명의 이름만 포함됐다.증언은 '일본 군인들이 일제히 칼을 빼 조선인 83명을 한꺼번에 죽였으며 이때 임신한 부인도 한 사람 있었는데 그 부인의 배를 가를 때 배에서 어린 아기가 나왔다. 그 어린 아기까지 찔러 죽였다'고 전하고 있다. 만삭의 상태에서 학살당한 부인은 바로 조묘송의 아내 문씨였다. 조묘송씨 가족 사망자명부 (제주=연합뉴스) 다카노 교수와 니시자키씨가 제공한 '진재사망자조사표'. 왼쪽부터 조묘송, 조정소, 문무연의 이름이 적혀 있다. [다카노 히로야스·니시자키 마사오 제공]제주 대정읍 민적부와 일본 사망자 명부 ((제주=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 기록사랑마을 기록물 전시관에 소장된 대정읍 안성리 민적부에 당시 희생된 묘송, 정소, 정화(사진 위의 오른쪽부터 첫째·세번째·네번째)씨의 이름에 사망을 의미하는 두줄이 그어져 있다. 아래 사진은 다카노 교수와 니시자키씨가 제공한 '진재사망자조사표'. 조묘송의 이름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카노 히로야스·니시자키 마사오 제공]정혜경 전 지원위원회 조사과장은 "당시 지진이 발생했던 곳은 도쿄 중심부였고 조선인은 주로 도쿄 외곽에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대량 학살됐기 때문에 조선인의 경우 순수 지진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정 과장은 "일본 정부에서 보상금을 주겠다고 신고를 받았으나 조선인의 경우 학살로 인한 두려움이 커 많은 사람이 신고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성주현 청암대학교 교수는 "자료를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확한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이 명부에 지진으로 희생된 조선인과 학살된 조선인이 섞여 있을 수 있다"며 "자료에 대한 좀 더 면밀한 분석과 조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기록이 발견된 요코아미초 공원의 도쿄도위령당은 1923년 간토 대지진과 1945년 연합군에 의한 도쿄 대공습 때 일본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납골당으로 일본인 희생자 수만명의 유골이 묻혀 있다.이곳은 1920년대 육군피복공장과 인근에 조선인 노동자 밀집지가 있던 지역으로, 간토대지진 당시 불길이 번지면서 일본 주민과 이 일대로 피난해 온 조선인 노동자 등 3만8천여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곳이다.요코아미초 공원 한쪽에는 간토대지진 때 자행된 조선인 학살 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가 있다.다카노 교수와 니시자키씨는 "진재사망자조사 카드가 있다는 것은 조씨 가족의 유골 역시 이 일대에 묻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며 "한국의 유족들이 위령당 방문과 기록 열람을 원한다면 일본에서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록이 2008년에 발견됐으나 한일 양국 간의 문제 등으로 인해 이전에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며 "중요한 것은 증언에 나오는 희생자의 이름과 본적이 일치하는 사망자 기록이 나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조선인 대학살을 주제로 세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재일동포 오 감독은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이 일대와 다른 지역에서 학살된 한국인 시신이 한꺼번에 이곳으로 옮겨져 묻혔다는 소문이 전해지고 있다"며 "위원회가 지난해 해산됐지만 본격적인 추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정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간토대지진과 조선인 대학살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도쿄와 요코하마 등 관동지방 일대를 강타한 규모 7.9의 대지진으로 10만5천명 이상(행방불명자 포함)이 사망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조작되고 일본 사회의 내부 불만이 조선인에게 향하면서 도쿄, 지바(千葉)현, 가나가와(神奈川) 등 관동 일대에서 재일동포가 일본군과 경찰, 자경단 등에 의해 대량 학살됐다. 당시 살해된 한국인은 6천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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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교 교과서 왜곡은 악성 바이러스 침투 행위"박기태 반크 단장 [연합뉴스 자료사진]"신 정한론서 나온 발상"…반크, 디지털 외교 강화 천명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일본 고교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 "일본 청소년들에게 악성 바이러스를 침투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내년부터 일본 고등학교 저학년이 사용할 사회과 교과서의 77.1%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2013학년도 교과서에는 69.2%였다. 또 일본군 위안부에 관해 모호한 기술도 상당수이며 난징대학살이나 3·1 운동 희생자 수도 얼버무렸다.박기태 반크 단장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는 교과서 왜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역사관과 세계관을 심어주려 하고 있으며, 나아가 제국주의를 미화하게 하고 있다"면서 "왜곡된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은 앞으로 혐한, 반한 시위에 나서는 것을 넘어 동북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박 단장은 이날 일제강점기인 1922년 사이토 마코토(齊藤實) 총독이 발표한 교육 시책의 내용을 소개했다. 사이토 총독은 이 시책을 실시하면서 한국 역사책 20만여 권을 없앴다고 한다.독도를 일본 영토로 규정한 고교교과서 지도(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18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일본 고교 사회 교과서에 실린 지도에 독도가 일본 영토로 구분돼 있다. "먼저 조선 사람들이 자신의 일, 역사, 전통을 알지 못하게 하라. 민족혼, 민족문화를 상실하게 하고 그들 조상의 무위, 무능, 악행을 들춰내 그것을 과장해 후손에게 가르쳐라. 조선인 청소년들이 그들의 선조를 경시하고 멸시하는 감정을 일으켜 하나의 기풍을 만들라. 반드시 실망과 허무감에 빠지게 될 것이다."사이토 총독은 "조선인이 허무감에 빠졌을 때 일본의 역사, 문화, 위대한 인물들을 소개하면 동화의 효과가 지대할 것이다. 이것이 제국 일본이 조선인을 반일본인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라고 궁극적인 목표를 제시했다.박 단장은 "94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본은 똑같고, 변한 게 없다"며 "이는 19세기 말 일본이 조선을 정벌해야 한다는 사상인 정한론(征韓論)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일본 초·중·고교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도발 및 역사 왜곡은 '21세기 신 정한론'의 본격적인 등장"이라며 "일본 정부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으로 강탈한 범죄국가라고 낙인찍고, 이를 청소년들에게 알리는 것도 모자라 외무성을 통해 전 세계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日고교교과서 '알맹이 없는' 일본군 위안부 설명(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18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시미즈(淸水)서원의 일본사A 교재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식민지나 점령지에서 모집된 여성들이 위안소에 보내지는 일도 있었다"(붉은선)고 기재돼 있다. 여성들을 누가 어떻게 모집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져서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알 수 없게 돼 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했다는 사실도 반영되지 않았다. "막아야 합니다. 국민이 하나 되어 일본의 대대적인 전방위 역사 왜곡에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정부 주도의 단기적인 대응책에서 벗어나 왜곡된 교과서를 보는 일본의 청소년들과 상대할 한국의 청소년을 '글로벌 독도 홍보대사'로 만들어야 합니다."반크는 올해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실시되는 자유학기제에서 일본의 독도 및 역사 왜곡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또 중·고교생 그리고 대학생 네티즌들의 열정을 하나로 모아 세계인에게 감동과 친근함을 줄 수 있는 '독도 및 한국 홍보 UCC'를 제작해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SNS를 통해 알리는 '디지털 독도 외교대사'를 대거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오는 4월 3일까지 외교대사를 모집하며, 발대식은 4월 9일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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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총장,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첫 면담…부인과 함께 `환대'정대협 "반총장, 위안부 합의 환영은 한일 정부 노력 평가한 것이라 설명"정대협 등 30여개 국제인권단체, 유엔에 일본군 위안부 진상조사 요청 (유엔본부=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문제 합의를 환영한 것은 양국 정부의 해결 노력에 박수를 보낸 것이었는데 오해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반 총장은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89) 할머니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취지로 해명했다고 면담에 동석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공동대표가 전했다.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한·일 정부의 합의를 환영한다는 반 총장의 성명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면담이 이뤄져 관심을 끌었다. 부인인 유순택 여사가 동석한 가운데 30여분 진행된 면담에서 반 총장은 환영 성명을 낸 취지가 잘못 알려졌음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환영한 것으로, 합의 내용을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윤 대표는 또 "반 총장께서 너무 환영해 줘 놀랐다"면서 "유엔의 메커니즘을 이용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자문해 줬다"고 밝혔다.반 총장의 환대에 길 할머니는 뼈있는 이야기도 하지 못했다고 윤 대표는 덧붙였다.길 할머니는 반 총장으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들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못들었다"고 답했으며, 소감이 어떻느냐는 질문에 "소감도 별로 없어요"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할머니가 시차 때문에 졸음이 몰려 온 데다가, 반 총장께서 따뜻하게 대해 주시니까 말씀을 제대로 못했다"고 말했다.반 총장은 길 할머니를 만나자마자 손을 잡고 과거 외교부 장관 시절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 부인인 유순택 여사가 나눔의 집을 두번 방문했던 이야기 등을 한 뒤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통을 널리 알리는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는 말을 건넸다. 이날 면담에서 윤 대표는 정대협을 비롯한 30여개 국제인권단체 명의로 된 요청서를 반 총장에게 전달했다.요청서에는 한·일 양국의 합의를 환영한 데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유엔이 위안부 진상 조사에 나서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유엔의 진상조사를 요구한 것은 처음이라고 윤 대표는 전했다.반 총장은 지난 1월 정대협이 항의 서한을 보낸 데 대한 답신을 이날 정대협에 전달하기도 했다.이 답신에서도 반 총장은 양국 정부의 합의를 환영한 데 대한 오해가 있었다는 점을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