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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하산 아쉽지만 네팔 이재민에게 도움줘 뿌듯"네팔서 귀국한 '줌마 탐험대' (영종도=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에베레스트 칼라파타르(5천550m) 등정에 나섰다 지진으로 하산한 '줌마탐험대' 대원들이 4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무사히 귀국해 입국 수속을 하고 있다. 2015.5.5 hama@yna.co.kr경기도 '줌마탐험대' 31명 무사귀환…하산과정서 잇단 구호활동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땅 위에서 파도를 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위험천만했습니다. 등반에 성공하지 못해 아쉽지만, 네팔 이재민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을 줘 뿌듯합니다" 네팔 칼라파타르산(5천550m) 등정에 나섰다가 강진으로 중도 하산한 '2015 경기도 줌마탐험대'가 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이날 오후 11시20분께 대한항공 KE696편으로 돌아온 줌마탐험대 31명은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지만 모두 건강한 모습이었다. 경기도 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경기도 등산연합회가 주관하는 줌마탐험대는 아줌마들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탐험대다. 올해로 4기인 줌마탐험대는 아줌마 대원 24명과 구조대원·지도위원 7명 등으로 구성됐다.줌마탐험대는 경기도의 환영행사에 상기된 표정을 지으면서도 지진 당시를 떠올릴 때는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네팔 등정 '경기도 줌마탐험대' 전원 무사(수원=연합뉴스)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 칼라파타르산(5천550m) 등정에 나섰던 '2015 경기도 줌마탐험대' 31명은 모두 무사, 한국 시간 27일 팍딩(2천500m) 지점까지 하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줌마탐험대가 지진 발생 전 등정에 나서는 장면. 2015.4.27 << 경기도 제공 >> drops@yna.co.kr장명자(49)씨는 "칼라파타르산 4천m 지점을 오르다가 잠시 쉬는데 강진이 발생했다. 땅의 흔들림이 파도를 타는 것과 같았다"며 "안전지대로 일찍 대피했지만, 주변에서 낙석이 발생하는 등 지진의 강도가 상상 밖이라 상당히 위험했다"고 기억했다.박서정(48)씨도 "엄청난 소떼가 몰려오는 듯한 진동을 느꼈다"며 "산에서 내려오면서도 여진이 자주 발생해 가슴을 졸였지만 서로 의지하며 한마음으로 이겨냈다"고 전했다.하산과정에서 안정을 찾으며 난민촌 등에서 구호활동을 벌여 등정 성공만큼의 보람을 느꼈다고 줌마탐험대는 입을 모았다.이들은 남체(3천440m) 난민촌에 들러 비상행동식량 70여개를 전달한 데 이어 팍딩(2천500m) 인근의 벤카르 지역 이재민들에게도 비상식량 30여개와 의료품을 지원하고 붕괴된 돌담을 쌓는 등 복구에도 나섰다. 카트만두에서는 옷 100벌과 현지에서 모은 성금을 한인재난대책본부에 기부하기도 했다.네팔 등정 '경기도 줌마탐험대' 전원 무사(수원=연합뉴스) 대지진이 발생한 네팔 칼라파타르산(5천550m) 등정에 나섰던 '2015 경기도 줌마탐험대' 31명은 모두 무사, 한국 시간 27일 팍딩(2천500m) 지점까지 하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줌마탐험대가 지진 발생 전 등정에 나서는 장면. 2015.4.27 << 경기도 제공 >> drops@yna.co.kr장씨는 "집들이 모두 무너져 내려 천막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것을 보고 사진으로만 봤던 우리나라의 1950∼60년대가 떠올랐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에 마음이 더 아팠다"며 "이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을 주고 귀국해 위안이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줌마탐험대 이윤석(53) 사무국장은 "자매결연한 바누박타초등학교에 교복 70벌(100만원 상당)을 전달하려 했지만 길이 끊겨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현지 재난대책본부에 대신 전달했다"며 "학교가 피해를 입었지만 학생들은 무사하다고 해 안심이 된다"고 아쉬워 했다.이 사무국장은 "등반 전에 치밀하게 체력을 길러 위기상황에서 단 1명의 이탈 인원 없이 무사히 하산하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일사분란하게 지휘에 따라준 대원들과 수시로 도움을 준 경기도 대책상황실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줌마탐험대는 2개월에 걸쳐 5차례 진행된 하중훈련(10㎏ 짐을 지고 8시간 등반)과 양재∼수원간 9시간 종주훈련 등을 마치고 15일 일정으로 지난달 20일 출국, 칼라파타르 등반에 도전했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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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압승·새정치 전패…野 '격랑속으로'(종합)천정배 신상진 오신환 안상수 당선 (광주=연합뉴스) 4·29 재보선에서 당선된 광주 서구을 무소속 천정배 후보(왼쪽부터)와 새누리당 경기 성남 중원 신상진, 서울 관악을 오신환, 인천 서구강화을 안상수 후보. 與 '성완종 악재'에도 수도권 '싹쓸이'…정국주도권 장악野 '친박비리 게이트' 드라이브 급제동…문재인 '치명타'무소속 천정배 호남 정계개편 축으로…정동영은 재기 실패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박근혜 정부 후반기 정국 향배를 가를 4·29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예상 외의 압승을 거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최악의 참패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4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경기 성남중원에서 승리를 챙겼다. 광주 서을에서는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당선됐다. 특히 새누리당은 수도권 3곳을 '싹쓸이'하는 동시에 야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분류되는 관악을에서마저 무려 27년만에 당선인을 내며 짜릿한 승리를 맛본 반면 새정치연합은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광주마저 '탈당파'에 내주면서 전패의 충격에 빠졌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치러진 4차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모두 악조건 속에서도 승리하는 기록을 남겼다. 박수치는 새누리 지도부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이군현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29일 여의도 당사 4·29재보선 개표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관악을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43.9%의 득표율로,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34.2%)와 무소속 정동영 후보(20.2%) 등을 누르고 처음 '금배지'를 다는 감격을 안았다. 재보선에서 승리한 후보는 당선인 신분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의원직을 시작한다. 성남 중원에서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야권 연대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독주를 이어간 끝에 55.9%에 달하는 표를 얻어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35.6%)와 무소속 김미희 후보(8.5%)를 압도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인천 서·강화을에서도 오후 11시 25분 현재(개표율 78.9%)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60.4%로,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35.7%)를 큰 표차로 앞서며 지난 15대 이후 무려 15년만에 국회에 등원하며 재선 고지에 올랐다. 성완종 파문에도 부진한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4·29 재보궐선거 개표가 진행된 29일 오후 패배가 확실시된 광주 서구 풍암동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의 사무실에 '비타 500' 음료 병이 나뒹굴고 있다. '비타 500' 음료는 고 성완종 전 경남 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에게 3천만원이 든 비타 500 상자를 전달했다는는 의혹이 보도된 이후 새삼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재보선은 이른바 '성완종 파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치뤄졌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결과를 냈다. 새정치연합 후보와 탈당파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광주 서을에서는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52.4%의 득표율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29.8%)와 새누리당 정승 후보(11.1%)에 압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다. 이날 선거 결과에 따라 국회 의석수는 새누리당이 157개(지역구 130, 비례대표 27)에서 160개로 늘었고, 새정치연합은 109개(지역구 109, 비례대표 21)를 유지했으며, 무소속이 3명으로 늘었다. 나머지 5명은 정의당 소속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압승으로 최근 정국을 강타한 초대형 악재인 '성완종 파문'을 딛고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아 역점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을 추진하는 데 탄력을 받게 됐다. '지역 현안을 챙기는 일꾼 새줌마(새누리+아줌마)'를 기치로 내걸고 연일 전국 곳곳을 돌며 지원 유세를 벌인 김무성 대표는 취임 이후 첫 시험대였던 이번 재보선 압승을 토대로 당내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차기 여권의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재보선이 내년 20대 총선의 전초전 성격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번 '수도권 3승'의 의미는 더 각별하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이른바 '친박 비리게이트'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강도높은 특검 드라이브를 걸던 새정치연합은 정국 주도권을 여당에 넘겨주고 급격히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당내에서 선거패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지도부는 격심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이며, 김무성 대표와 정면대결을 벌인 문재인 대표는 '1등 대권주자'로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당의 뿌리인 호남에서 제1야당의 입지가 흔들리는 치명상을 입으면서 야권발 정계 개편의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번 재보선의 투표율은 36.0%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7·30 재보선보다 3.1%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당초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면서 관심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구별로는 광주 서을이 41.1%로 가장 높았고, 성남 중원이 31.5%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관악을과 인천 서·강화을은 각각 36.9%, 36.6%로 집계됐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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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많이 겁냈는데 촬영 들어가니 힘이 훅 솟았다영화 '차이나타운' 주연 김혜수 (서울=연합뉴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김혜수. 2015.4.22 << CGV아트하우스 제공 >>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어디서 흘러들어왔는지 모르지만 뒷골목을 지배하고 있는 뱃살 두둑한 차이나타운의 대모, 버려진 아이들을 거둬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끔찍한 범행을 시키는 엄마. 영화 '차이나타운'의 대본을 쓰고 연출한 한준희 감독은 이런 '엄마'라는 인물을 만들어내면서 이 역에 김혜수가 아니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22일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수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이 인물을 실제로 연기해 낼 수 있을지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도 고민이 컸다고 했다. "감독의 얘기가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아는 나와 내가 아는 나는 다르거든요. 감독이 '이 영화에 인생을 걸었다'면서 나를 믿고 기다렸는데, 내가 소임을 못하면 누가 되는 거잖아요. 부담이 커서 한다고 해놓고도 '정말 되는 거야? 이제라도 미안합니다, 할까?' 했어요. 죽겠더라고요." 그렇게 촬영장에 발을 디디자 상황이 달라졌다. 새로운 도전이라는 기대감에 대본을 읽으면서는 웃음이 났다. 뱃살을 넣고 머리를 빗자루처럼 뻣뻣하게 만들고 얼굴에 기미와 주근깨를 그려넣는 동안에는 묘한 흥분감이 느껴졌다. 어두운 촬영장의 매캐한 냄새까지 좋았다. 알지 못할 힘이 '훅' 솟아올랐다. "첫 촬영이 사진관 앞에서 일영(김고은)에게 엄마 제사에 따라오라고 하는 장면이었어요. 밤에 조명 하나에 의지해서 간단한 촬영을 하는데 사람들이 '김혜수가 영화 찍는다는데 어디에 있어?' 하더라고요. 바로 옆에 있는데. 나를 못 알아보는 게 정말 좋았어요." 김혜수는 인터뷰 내내 촬영하는 게 "좋았다"고 여러 번 되풀이해 말했다. 선택을 하는 동시에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인 배우로서는 만나기 어려운 역이 찾아왔고 뚝심 있는 감독을 만나 역량을 펼쳐보일 기회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와 인물에 겉멋 부린 느낌이 없는 게 좋았어요. 첫 장편 연출인데도 감독이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판단이 빠르고 명료한 것도 좋았어요. 겁을 냈다가, 시나리오 보고 '헬렐레'했다가, '훅' 힘이 솟았다가… 지금은 하기를 잘한 것 같아요. 이런 걸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영화 '차이나타운' 주연 김혜수 (서울=연합뉴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김혜수. 2015.4.22 << CGV아트하우스 제공 >> photo@yna.co.kr 그도 그럴 것이 '차이나타운'에서의 엄마라는 인물로의 변신은 배우에게 흔히 쓰는 피상적인 의미로서의 '변신을 위한 변신'이 아니다. 김혜수는 조직의 보스 역을 맡았으면서도 흔한 욕설이나 액션을 선보이지는 않는다. 많은 대사나 큰 몸짓 없이, 잔인하고 비정한 인물을 온전히 살아내듯이 표현한다. 한국 여배우로서는 드문 기회였던 셈이다. "머리카락 잘랐다고, 사극에서 한복 입었다고, 파격 노출을 했다고 그게 변신인 건 아니거든요. 엄마가 비정한 차이나타운이란 공간을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센 척하는 게 아니라 그게 유일한 생활이고 생존인 곳, 차이나타운에 가서 우연히 만난 여자한테 '아줌마, 여기 길이 어디에요?' 묻는데 그 아줌마가 돌아봤을 때 정말 앞에 있는 사람에게서 섬뜩한 느낌을 받듯이… 성별, 나이가 관계없는 그런 인물로 연기하고 싶었어요." 16살에 데뷔한 그는 인생의 절반을 훨씬 넘도록 배우로 살았다. 청순함의 대명사에서 건강한 여성미의 대명사로 옮겨 갔고, 이제는 충무로의 대표 여배우의 위치에 서 있다. 그는 대중이 기대하는 만큼 늘 채우지 못한 채로 현재에 이르렀다는 겸손한 말을 진심을 담아 소탈하게 했다. "제가 전략적이지는 못한 것 같아요. 이면이 많아야 배우로서 매력이 있겠지만, 전 액면 그대로예요. 오히려 겉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 부족함도 많고요. 제 이름이 항상 실체보다 앞섰는데, 그게 불편하기도 했지만… 남들이 기대하는 만큼을 빨리 채우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면서 따라가고 있지 않나, 그래서 아직은 버리지 않아도 되지 않나,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요." 40대 미혼 여성으로서 결혼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이에 김혜수는 "부담도, 환상도 없다"고 했다. "결혼을 순진하게 꿈꿨던 건 대학 시절이었어요. 아이는 셋 정도 낳아야지,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언제부터인가 결혼을 꿈꾸느냐고 사람들이 잘 묻지도 않더라고요. (웃음) 이제 부담도, 환상도 없어요. 결혼은 개인에게 특별한 선택이고 내가 정말 하고 싶으면 할 일. 그 정도로 생각해요."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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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 학교폭력을 고발하다'…김희선 vs 김정은MBC 수목극 '앵그리 맘', 주말극 '여자를 울려'로 대결선보이는 주말극 '여자를 무서운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룬다. 올 초에는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두 편의 드라마가 나란히 선보이더니, 이번에는 학교 폭력을 고발하는 두 편의 드라마가 심지어 같은 방송사에서 잇달아 방송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희선과 김정은은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 '주먹' 출신 엄마 vs. 형사 출신 엄마…지금은 나란히 식당 주인 김희선은 '앵그리 맘'에서 학창시절 '껌 좀 씹었던' 조강자를 연기한다. 그러나 과거는 묻어둔 채 돼지불고기백반 식당을 운영하며 조용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중 자신의 여고생 딸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눈이 뒤집힌다. 김정은은 '여자를 울려'에서 강력계 형사 출신 정덕인을 연기한다. 덕인은 하나뿐인 아들이 학교 폭력으로 죽으면서 경찰을 그만두고 '무슨 생각에서인지' 아들이 다니던 고등학교 앞에 작은 식당을 열고 '밥집 아줌마'로 살아간다. '앵그리 맘'과 '여자를 울려'는 이런 주인공의 캐릭터와 배경 설정만 봐도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다. 앞서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SBS '하이드 지킬, 나'와 MBC '킬미 힐미'는 표절시비가 붙기도 했다. 그러나 '앵그리 맘'과 '여자를 울려'는 그런 시비는 피할 듯하다. 각기 2014 MBC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김반디 작가)이자, 중견 작가 하청옥의 작품인 이 두 작품은 학교 폭력 문제를 엄마의 시각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쌍둥이 같지만 사실 이는 지금의 학교 폭력 문제에 접근하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이미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지 오래고, 그 심각한 폐해가 나날이 보도되는 상황인 데다 피해 학생들의 부모가 느낄 분노와 아픔은 시청자의 공감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희선과 김정은은 그런 부모의 마음, 엄마의 마음,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해 우리의 아이들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나서게 됐다. 또한 '가진자'가 아니라, 서민층·중산층을 대변하는 작은 식당 주인의 옷을 입고 누구나의 고단한 인생을 대변한다. ◇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위장잠입도, 복수도 '앵그리 맘'의 조강자는 학교에서 왕따 끝 살해 위협까지 당하던 딸을 구하기 위해 잠시 식당을 접고 조방울이라는 이름의 여고생으로 딸의 학교에 위장 잠입해 딸을 지킨다. 엄마가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짓이자, 엄마라면 누구한 한번쯤 생각해봤을 판타지다. '앵그리 맘'의 최병길 PD는 "어머니이면서 학생으로 다시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역할을 소화할 여배우를 생각했을 때 첫 번째로 떠오른 것이 김희선이었고 한 달을 매달려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7세 딸을 키우는 엄마인 김희선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조강자에 대해 "세상 모든 엄마 마음이 조강자와 같을 것이다. 저는 조강자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를 울려'의 정덕인은 학교 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후 또래 친구들이라도 보기 위해 형사직을 때려치우고 아들이 다니던 학교 앞에 식당을 연다. 덕인은 아픔을 감춘 채 씩씩하게 식당을 운영하면서 학교 폭력의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도 품어안는다. 남의 자식들이지만 엄마의 마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자를 울려'의 김근홍 PD는 "김정은 씨를 캐스팅한 것은 밝고 씩씩한 주인공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14일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 솔직히 왕따 문제에 그동안 관심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학교 폭력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고 이러한 이야기에 동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며 학교 폭력 문제를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앵그리 맘'은 이미 한달 전 시작해 이야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여자를 울려'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모르는 상태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정덕인이 아들의 죽음과 관련된 무서운 진실을 하나씩 알게되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정덕인이 복수에 나설지 결국은 가해자들을 용서할지는 모르겠다"면서 "분명 힘들고 무거운 이야기지만 정덕인의 밝고 씩씩한 성격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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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서 반갑네…채시라·김희선KBS '착하지 않은 여자들'·MBC '앵그리맘'서 대변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미인의 대명사이자 1980~90년대 절정의 인기를 누린 채시라(47)와 김희선(38)이 나란히 '뽀글 파마'로 무장하고 대변신을 감행해 화제다. 변신도 보통 변신이 아니다. 망가지기로 작정을 한듯, 물불 안 가리고 화면 속에서 뛰어다닌다. 청순하거나 섹시하게, 혹은 캔디의 이미지로 나란히 전성기를 구가했고, 최근까지도 그러한 역할을 맡아왔던 두 배우는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과 MBC TV '앵그리맘'을 통해 새로운 진화를 보여주며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꽃분장으로 주름을 가리고, 예쁜 옷으로 나이를 지우려는 게 아니라 정반대의 모습을 통해 스타가 아닌, 여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둘은 나란히 10대에 사고 치고 엄마가 된 캐릭터를 맡아 체면과 품위를 벗어던졌다. ◇ 마스카라 번져도, 아무 옷이나 입어도 OK채시라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여고시절 담임교사한테 찍혀 구박과 학대를 당하다 결국 퇴학당하고 19세에 덜컥 아이를 낳은 사고뭉치 김현숙을 연기한다. 그렇게 낳은 딸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최연소 대학교수를 노리고 있는 마당에도 40대의 김현숙은 여전히 철이 들지 않았다. 사기를 당해 친정집 전재산을 날리더니 만회하겠다고 불법도박장을 기웃거리다 단속에 걸려 마스카라가 다 번진 채 슬리퍼 바람으로 도망다니기도 했다. 반듯한 모범생 혹은 야망에 불타는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해온 채시라가 이번에는 한살 위 잘난 언니한테 평생 치여 사는 못난이를 맡아 이제껏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철 들려면 먼 것 같은 언사, 매사 자신감 없고 주눅이 든 행동거지의 김현숙을 만나 '대차게' 망가진다. 김희선은 '앵그리맘'에서 18살 딸을 둔 34살 엄마 조강자를 연기한다. 조강자는 김현숙보다 한술 더 떠 학창시절 '껌 좀 씹었던' 인물이다. 주먹깨나 써서 '벌구포 사시미'라는 별명을 안고 살았다. 그러나 현재는 그런 과거를 뒤로 하고 불광동에서 돼지불백 전문기사식당을 운영하는 뽀글머리 억척주부로 살아간다. 욱하는 성질에 손님들에게도 욕설을 퍼붓고는 하지만 조강자는 지금은 칼질 잘하고 힘 좀 쓰는 짠순이 식당 주인으로 살고 있다. 어떻게 해도 미모를 숨길 수 없어 늘 예쁜 공주같은 역할을 해온 김희선이 대충 집에 남아도는 옷을 걸쳐입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온갖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 아줌마로 변신한 모습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 무릎도 꿇고 주먹도 휘두르고 채시라의 김현숙과 김희선의 조강자 모두 어릴 적 사고를 쳐 일찍 엄마가 된 까닭에 '엄마'로 보이지 않는다. 김현숙은 딸의 언니로 오인받고, 조강자는 심지어 여고생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둘다 그동안 지나온 세월만큼의 어두운 '흑역사'가 있고, 그로 인해 키운 강단이 있다. 그리고 딸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엄마다. 여고시절 악덕 교사의 학대로 고통을 겪은 김현숙은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평소에는 아이처럼 떼도 쓰고 철부지 짓도 많이 하지만, 학교 폭력은 용서할 수 없는 그는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을 구해주기 위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기도 한다. 김현숙은 또한 딸을 위해서는 무릎도 꿇는다. 대학교수가 되려는 딸의 앞길이 막힐 것 같자 주저없이 학교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한다. 딸은 질색하지만 엄마의 마음은 그렇다. 조강자는 학창시절 불의를 보면 참지못했던 정의의 '주먹파'였다. 하지만 과거를 잊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는 어느날 자신의 딸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눈이 뒤집힌다. 그는 조방울이라는 이름의 여고생으로 딸의 학교에 위장 잠입해 딸 대신 복수에 나선다. 역시 엄마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직전 단계로 조강자는 '밤의 세계'로 들어가 잊고 살려고 했던 자신의 주먹 실력을 꺼내보인다. 딸은 창피하다며 밖에서 자신을 엄마라고도 부르지 않지만 조강자는 학교에서 당하고 사는 딸을 위해 어떤 짓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학교에 위장잠입해서는 다시 정의의 주먹을 휘두른다. 이러한 채시라와 김희선의 열연에 화장 고칠 시간은 끼어들 새가 없다. 어떻게 하면 좀더 캐릭터의 진심이 전해질까 하는 고민만 빛난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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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 지창욱 "재미있게 신나게 놀았습니다"포즈 취하는 지창욱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믿음 받는 배우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돼"…러브콜 쏟아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연신 싱글벙글이다. 3일에 걸쳐 50개 매체를 인터뷰하지만 별로 힘들지 않다. 사랑받는 기쁨이자, 해냈다는 성취감이 크기 때문이다. KBS 2TV '힐러'를 통해 또 한단계 도약한 지창욱(28)을 최근 강남에서 인터뷰했다. 하루아침에 일일극 주인공으로 발탁돼 바짝 얼어있었던 '웃어라 동해야'(2011), 긴장감을 벗어던지고 악역을 했던 '다섯손가락'(2012)에 이어 그와 인터뷰한 건 이번이 세번째. 4년 사이 그는 부쩍 성장했고,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배우가 됐다. 무엇보다 '힐러'를 통해 '진짜 남자'로 태어났다는 점에서 그는 지금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신나게 했고 행복했습니다. 작가님에게, 스태프에게 믿음을 받는 배우가 얼마나 행복한지 느꼈습니다. 모두들 촬영장에서 제가 마음껏 놀 수 있게 만들어주셨어요. 정말 많이들 도와주셨습니다. ◇ '힐러' 이후 쏟아지는 러브콜…"신중히 검토할래요" '힐러'의 주인공 서정후는 사실 기본 50점을 먹고 들어가는 캐릭터다. 그만큼 멋지다. 신출귀몰 온갖 일을 해내는 '밤의 해결사'로 특히 액션이 끝내준다. 여기에 한 여성을 향한 순애보가 가미된다. 배우 지창욱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그런데 솔직히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 지창욱에게는 이런 멋진 수트가 잘 안 어울려보였다. 버거워보였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앞서 MBC '기황후'의 타환으로 연기의 폭을 넓히긴 했지만 서정후에게 필요한 매력적인 남자의 느낌은 아직 그에게 부족해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창욱은 보란듯이 해냈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힐러'에서 보여준 지창욱에 홀딱 반한 여성 시청자가 많고, 무엇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시선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 그의 액션은 날렵하고 근사했으며, 순애보는 설레게했고, 무거운 삶의 무게를 실어나르는 감성연기도 좋았다. 지창욱은 "'힐러' 덕분에 너무나 많은 대본과 시나리오가 들어와 있다. 그전까지는 안 그랬는데…"라며 웃었다. 러브콜이 쏟아진다는 의미다. 그를 인터뷰하던 날도 그의 매니저는 차기작 제안과 관련해 미팅 중이었다. 여기저기서 지창욱을 찾는 것이다. 지창욱은 "좀 쉬면서 신중히 검토하려고 한다. 제안을 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에서라도 모든 제안을 꼼꼼히 검토해서 차기작을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서정후는 웃고 있지만 외로워보여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는 자살하고, 어머니는 재혼했으며 그 과정에서 소년원을 들락거린 서정후의 인생은 일찍부터 무거웠다. 지창욱은 "처음에 서정후의 캐릭터를 잡을 때 너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포즈 취하는 지창욱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이 친구의 인생을 보면 너무 어둡고 정신병이 있을 수밖에 없는 역할이에요. 그런데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아하고 위트까지 있어야하니 이걸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고민이 많았죠. 웃고 있지만 외로워보여야한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그러면서도 그렇게 표현이 안되면 어쩔까 걱정이 정말 많았지만요.(웃음)" 그는 "기황후의 타환도 신나게 연기했는데 타환은 보여줄게 많은 역할이었고 선이 뚜렷했다면, 서정후는 자신을 감추고 절제하면서 시니컬하고 덤덤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친구라 연기가 더 어려웠다. 그래서 멋부리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무사 백동수' 때는 칼을 잡고 액션을 했던 그는 이번에는 맨몸 액션을 선보였다. "어려서부터 뛰고 구르는 걸 많이 했어요. 좋아서라기보다는 할게 없어서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그게 이번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날렵하게 보이려고 노력은 많이 했지만 아쉬움이 많죠. 더 긴박하고 더 빠르고 더 화려한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렇게 못했어요. 그래도 편집을 기가막히게 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아요.(웃음)" '힐러'는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가 쓴 '모래시계' 이후 세대의 이야기다. 격동의 1970~80년대를 관통한 모래시계 세대와 그들 자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정작 지창욱은 '모래시계'를 못봤다. '모래시계'가 방송되던 1995년 지창욱은 여덟살이었다. "제가 어릴 때라 못봤죠. 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알지만 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힐러'를 하는 데는 상관이 없었어요. '힐러'는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과 소통에 관한 이야기이고, 송지나 작가님은 서정후가 어른의 보살핌없이 자라난 이 시대 젊은이의 표본이길 바란다고 하셨어요.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연기에 대해 머리아프게 고민하는 게 너무 신나요" 지창욱, 훈훈한 외모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지창욱은 '웃어라 동해야' 당시 자신이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연기를 그만둬야하나 고민했었다. 커다란 눈에는 긴장과 두려움, 버거움이 가득했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지창욱은 연기의 재미를 한껏 즐기고 있었다. "'웃어라 동해야' 때는 뭐가 뭔지 사리분별도 안됐고 너무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후 조금씩조금씩 풀어지고 알아갔던 것 같아요. 뮤지컬을 하면서 무대 위에서 노는 것도 배웠고요. 편법은 없는 것 같아요. 대본을 한번 본 사람과 두번 본 사람은 다르고 연습을 대신할 것은 없다고 믿어요. 결국은 노력이라는거죠.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길을 가면서도 하고 늘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어요. 예전에는 게임을 할 때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다면 지금은 어려워도 계속 붙잡고 늘어져 어느 순간 이기는 희열을 맛보려고 한다는 게 달라진 것 같아요." 그는 "내 눈이 깊어졌다거나 연기가 좋아졌다는 건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예전보다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이라며 "연기를 준비하고 해내는 과정이 너무 신난다"며 웃었다. 아들이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에 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물었다. "제가 홀어머니랑 살고 있는데요, 어머니 친구분들이 제 연기가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많이 하신대요.(웃음) 어머니가 그 말씀을 전하시는데 제가 한참 웃었어요. 아줌마들이 보는 눈이 정확하다는데 제 연기가 진짜 는 것 같아 보람이 느껴집니다. 하하."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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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들 진짜 웃기네" 김상경·신하균 물오른 코미디>드라마 '가족끼리…'·'미스터백', 영화 '아빠를…'·'빅매치'특유의 허당, 괴팍 캐릭터 통해 웃음보 터뜨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김상경(42)과 신하균(40)이 나란히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물오른 코믹 연기로 웃음보를 터뜨리고 있다. 특히 두 배우 모두 한때는 '청춘스타'로 군림했으나 이제는 어느덧 '아저씨'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나이가 됐고, 그만큼 외모도 변했다는 점에서 비교의 재미가 있다. 나란히 1998년 데뷔해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가 어느새 불혹을 넘긴 김상경과 신하균은, 40대라 서글픈게 아니라 40대라 더 편안하고 여유롭게 연기를 하며 팬층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 '경찰특공대' 김상경이 살집 두툼한 문태주 상무로 지난달 30일 시청률 37%를 기록하며 인기 고공행진 중인 KBS 2TV '가족끼리 왜이래'는 코미디에 방점이 찍힌 연속극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혀 섹시하거나 멋있지 않은 재벌 2세 문태주 상무가 놓여있다. 대개 '실장님' '본부장님' 등으로 불리는 드라마 속 재벌 2세는 근사한 훈남의 모습이고 대체로 총각인 젊은 배우가 연기한다. 그런데 웬걸, 문태주 상무는 살집이 두툼한 아저씨 체형에다가 하는 짓도 유치하다. '까칠'해서 오히려 매력적인 '나쁜 남자' 형과도 거리가 먼 문 상무는 처음 보면 성질 못된 완벽주의자 같지만 알고 보면 공부만 잘했지 인간관계는 영 숙맥인 허당 캐릭터다. 김상경은 그런 문태주를 능청스럽도록 귀엽게 연기하면서 매회 큰 웃음을 전해준다. 놀라면 커다란 엉덩이는 어쩌지 못하고 머리만 모래 속으로 처박는 '바보' 타조처럼 문태주는 매번 속이 뻔히 노출되고 몰래 한다고 하는 행동을 들킨다. 아이큐가 높아 멘사 회원이라지만 하는 짓은 유치원생이 따로 없는 것. 30일 방송에서는 문태주가 차강심(김현준 분)과 술을 마시다 취해 혀 꼬부라진 채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폭소를 자아냈다. 마치 아줌마 같았다. 김상경의 이러한 코믹 연기는 홍상수 감독과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추며 쌓은 내공 덕분. '생활의 발견' '극장전' '하하하'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완전히 체화하는 데 성공한 그는 현실에서 실제로 '아저씨' 대열에 접어든 것과 맞물려 '김상경 표 코미디'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라마를 통해 그런 내공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상경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절대 아니다. 1998년 드라마 '애드버킷'으로 데뷔해 '초대' '경찰특공대' '인간시장' 등을 거치면서 그는 몸매 다부지고 건강한 매력을 뿜어냈던 청춘이었다. 영화 '살인의 추억'과 '화려한 휴가'를 찍을 때까지도 그런 모습은 유지됐다. 하지만 그사이 아빠가 되고 마흔을 넘어선 김상경은 이제 더이상 하룻밤 만리장성을 쌓기 위해 혈안이 된 혈기방장한 총각이 아니라,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처럼 딸을 위해 뭐든 해야하는 나이가 됐다. 그런데 지금의 그가 펼치는 '찌질하고 소심한 남자'의 코믹 연기가 압권인 것이다. 멋진 청춘스타는 간데없지만 코미디가 되는 김상경을 과거로 되돌리고 싶지는 않은 이유다. ◇ '공동경비구역 JSA'의 신하균이 괴팍한 최고봉 영감으로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의 정우진도 일찌감치 사라졌다. 아직 풋내가 얼굴 가득하고 순수함으로 무장했던 정우진은 14년 뒤 괴팍하고 가부장적이며 수전노인 70세 노인 최고봉 영감으로 변했다. 격세지감이다. 그런데 웃긴다. 그래서 반갑다. MBC TV 수목극 '미스터 백'에서 신하균은 70세 최고봉 영감과 어느날 갑자기 외모만 34세로 변한 최신형의 두 역할을 해내고 있다. 둘이 한 인물이니 1인2역은 아니지만, 난데없이 신체만 젊어지면서 몸 따로 머리 따로 노는 캐릭터인 탓에 최신형을 연기하는 게 녹록지는 않다. 그런 인물을 맡아 신하균은 자유자재로 화면을 뛰어다닌다. 재벌이지만 노인이라 '까칠한 매력'의 청년이 아니라 심술 맞고 못된 영감을 신하균은 강약을 조절하는 성격 연기와 슬랩스틱 코미디를 뒤섞어 말 그대로 재미있게 표현해내고 있다. 잔주름이 살아있는 얼굴의 모든 근육을 사용해 짜증과 귀찮음, 허세를 표현해내고 매사 이죽거리고 잘난척 하는 게 그 맛이 살아있다. 특히 비서 역할의 이문식과 펼치는 '쿵짝'은 배꼽을 잡는다. 그는 지난달 26일 개봉한 코믹영화 '빅매치'에서도 천재 사이코 역을 맡아 코믹 연기를 펼쳤다. 편집증이 있고 광적인 사이코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신하균은 이번에도 개성 강한 역할을 제대로 살리면서 그 속에서 웃음을 유발해냈다. 1998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신하균은 '공동경비구역 JSA' '킬러들의 수다' '복수는 나의 것' '서프라이즈' '지구를 지켜라' '화성으로 간 사나이' '웰컴 투 동막골' 등을 통해 청춘스타로 인기를 모았다. 얼굴 가득 짓는 순박하고 환한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랬던 그는 이후 '더 게임' '고지전' '런닝맨' 등의 작품을 거치면서 순수함을 걷어내고 본격적으로 성격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화 속에서의 그러한 변화는 안방극장으로도 옮겨져 그는 2011년 드라마 '브레인'에서 '못돼 처먹은' 천재형 의사 이강훈을 멋지게 연기하며 그해 KBS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이어 출연한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는 까칠함에 귀여움을 가미한 캐릭터를 완성시키더니 이번 '미스터 백'에서 다시 한 번 그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신하균이 이렇게 웃길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순수남에서 괴팍남으로 변신한 신하균의 오늘은 성공적이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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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간 꼭 있다"…손에 잡히는 '미생' 캐릭터열전>원작만화의 세밀한 묘사에 배우들의 호연 겹치며 '공감도 폭발'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런 인간 꼭 있다. 심지어 많다. 도처에 널려 있다. 매회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며 드라마를 넘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미생'. 이 드라마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마치 우리 회사에, 우리 조직에 화질이 좋은 CCTV를 설치한 듯한 현실적이고 생생한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윤태호 작가의 원작 만화에서 세밀하게 묘사된 캐릭터를 기반으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지면서 '미생'은 매회, 그리고 매순간 "맞아! 맞아!"라고 무릎을 치게 만든다. 재벌 2세나 초능력자, 신데렐라나 슈퍼맨의 판타지는 없다. 대신 드라마는 강력본드로 발바닥을 땅에 붙여놓은 듯 이보다 강렬할 수 없는 현실감으로 시청률을 잡는다. '별에서 온 그대'는 현실감각을 마비시켰고, '왔다! 장보리'는 말초신경을 한껏 자극했다면, '미생'은 오늘도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 마디마디에 놓인 순간을 핀셋으로 포착해 확대하는 방식으로 내가 살아가는 오늘이 바로 드라마임을 깨우쳐준다. 그래서 공감도가 폭발한다. ◇ 악질·저질·마초질 = 박과장·성대리·마부장 '미생'의 '찬조 출연진' 중 단연 화제가 된 인물은 지난 14~15일 방송에서 치고 빠진 박과장이다. 김희원이 연기한 박과장은 '악질'에 '구악'인 인물이다. 약자에게 언어폭력·성희롱을 일삼고, 근무시간에 당구장과 사우나에 가 있거나 증시 시황에 코를 박고 있다. 회사생활은 '줄서기'가 생명이며, '내 실적은 내 주머니'에 넣어야한다는 사상으로 무장한 박과장은 함께 일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자 지독한 불쾌감을 안겨준다. 후배에게 안마를 시키며 서열에 따른 힘의 논리를 내세우고, 후배의 약점을 잡기 위해 치졸하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박과장 같은 인물, 꼭 있다. 한석율(변요한 분)을 괴롭히는 성대리(태인호)는 '저질' 캐릭터다. 후배에게 모든 일을 미루면서 공은 자신이 거두고, 상사에게는 입안의 혀처럼 군다. 박과장처럼 대놓고 뻔뻔한 악질은 되지 못한 그 아래 등급의 하수. 거래처에서 이벤트로 진행한 영화표나 뜯어내고, 싫다는 후배를 술자리로 불러내놓고는 술값을 뒤집어씌우는 행동 하나하나가 치사한 저질이다. 후배를 가르치지는 않고, 알량하게 선배 노릇을 하겠다고 덤비는 인물이다. 마부장(손종학)은 마초질이 금메달감이다. 기본적으로 '계집이 어디서!'라는 생각으로 무장한 그는 여사원의 존재 자체를 못마땅해한다. "이래서 여자는 안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는 성희롱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모르는 무식한 마초다. 그는 자신의 성희롱 전력을 문제삼는 직원에게 "그게 왜 성희롱이야. 파인 옷 입고 온 그 여자가 잘못이지. '숙일 때마다 그렇게 가릴 거면 뭐 하러 그런 옷 입고 왔니. 그냥 다 보이게 둬' 이 말이 성희롱이야? 반어법이잖아"라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인물이다. ◇ 워커홀릭·성실한 일개미·반듯한 엘리트 = 오차장·김대리·강대리 물론 우리 주변에는 피하고픈 캐릭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대고 싶고, 따르고 싶고, 존경하는 인물들도 많다. 이성민이 연기하는 오차장은 일에 목숨을 건 워커홀릭이다. 승부사적 기질로 무장했고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데 한가지, 출세욕도, 그런 주변머리도 없다. '가장 나쁜 상사는 일은 못하고 쓸데없이 부지런한 상사'라는 말이 있는데 오차장은 일 잘하는 부지런한 상사다. 그래서 밑에 있으면 배울 게 많겠지만, 과연 그 밑에 서는 것이 회사에서 출세하는 데 도움이 될까는 의심하게 만든다. 정도(正道)만 걸어서 최근엔 '내부 고발자'라는 낙인이 찍혀 그를 향한 사내의 시선마저 곱지않다. 오차장의 오른팔인 김대리(김대명)는 근면성실한 일개미의 전형이다. 부드럽고 따뜻하며 적당히 허점도 있는 그는 스펙이 화려하지 못한 단점을 실무적인 능력으로 극복한다. 위로는 오차장에게 충성하고, 아래로는 '핏덩어리' 계약사원 장그래(임시완)를 인간적으로 끌어주는 선배다. 술 한잔하며 인간적으로 기대고픈 캐릭터다. 장백기(강하늘)의 사수 강대리(오민석)는 반듯한 엘리트형 사수다. 말수도 적고 늘 일에 골몰하고 있어 인간적으로 가까이 다가가기는 어렵지만, 조용조용히 업무를 가르치는 그에게서는 배울 게 많다. 빈틈이 없고 꼼꼼하며 일을 효율적으로 할 줄 아는 인물로, 후배를 어떻게 훈련시켜야하는지를 알고 잘못된 점 역시 정확하게 짚어내는 예리한 사수다. ◇ 오지랖이 태평양·나잘난 신입사원·고민많은 만성피로 = 한석율·장백기·천과장 한석율은 오지랖이 태평양인 캐릭터다. 이런 인물 꼭 있다. 동기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옆팀·옆부서 일에도 늘 귀를 쫑긋 세운다. 말을 옮기는 데도 선수이고, 사내 정보통이기도 하다. 수다쟁이 아줌마처럼 대놓고 모든 일에 관심을 보이고 참견해서 종종 부담스럽지만, '동기사랑 나라사랑'을 외치는 그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장백기는 '너무 잘난' 신입사원이다. 문제는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자만한다는 점. 바로 그 때문에 입사한 순간 성장이 멈춰버리는 인물의 전형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칭찬받지 않은 적이 없고, 늘 잘했기 때문에 회사에 들어와서도 당연히 남들보다 빨리 성장하고 능력을 인정받을 거라고 착각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실무는 스펙과 다르고, 학교는 회사와 다르다는 점을 장백기는 모른다. 그래서 사수인 강대리가 자신에게 차근차근 일을 가르쳐주는 것은 무시하고, 몇 계단 뛰어넘어 선배들의 영역을 넘봤다가 '기본도 안된' 밑바닥을 드러내고 만다. 천과장(박해준)은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고민많은 초급간부다. 술 잘 마신다고 여기저기 술자리에 불려다니면서 라인도 타고, 일 잘한다고 예쁨도 받았지만 경력직으로 입사해 사내 지지기반이 약하다고 생각하며 늘 불안해하는 캐릭터다. 온갖 술자리를 다 다녀봤지만 '집에서 혼자 빤스만 입고 마시는 술'이 제일 맛있다고 말하는 그는 눈치보기, 사내 정치구도 해석에 에너지를 쏟느라 늘 피로하다. '미생'은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이처럼 다채롭고 풍성한 캐릭터들로 인해 매회 짜릿한 재미를 안겨준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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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를 웃게하는 '아줌마들의 엑소' 이중문>4년만의 연기 복귀작 '청담동 스캔들'에서 첫 주연 꿰차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아이돌그룹 엑소의 인기를 타고 등장한 표현 중 '아줌마들의 엑소'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엑소 부럽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이중문(31)이 그렇단다. 본인은 "어휴, 엑소라는 이름을 갖다 붙였다가 엑소 팬들한테 혼난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SBS와 그의 매니저는 '아줌마들의 엑소'가 맞다고 주장한다. 이중문은 지난 7월 시작한 SBS TV 아침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의 남자 주인공 장서준을 연기하고 있다. SBS는 연일 '청담동 스캔들'의 인기를 자랑하면서 이중문을 띄우고 있다. 5일 광화문에서 만난 이중문은 "내 인기는 모르겠지만 우리 드라마가 인기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청률이 높아서 기분 좋다. 어쨌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는 거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아침, 저녁으로 일일 연속극에서는 막장 드라마의 경연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담동 스캔들' 역시 '막장의 정도'를 달리고 있다. 출생의 비밀, 악덕 시댁, 강제 피임, 유아 납치, 불륜 등이 마구 버무려져 있다. 그런데 막장이라고 다 시청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주부 시청층을 사로잡기 위해 방송 3사가 치열한 경합을 펼치는 아침 연속극 시장에서 '청담동 스캔들'은 출발부터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4일 시청률은 14.8%. 경쟁작인 MBC '폭풍의 여자'는 10.2%, KBS2 '일편단심 민들레'는 9.4로 집계됐다. 그런데 '청담동 스캔들'은 아침극 경쟁에서는 물론이고 현재 SBS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SBS를 웃게하는 드라마인 것이다. 이 막장 드라마에서 이중문이 연기하는 장서준은 홀로 깨끗하고 반듯한 총각이다. 그런 '훈남'에게 으레 '실장'이라는 직함이 붙듯 장서준도 인테리어회사의 실장이다. 그리고 그 회사에는 시댁의 모진 구박과 음해 끝에 집을 나온 여주인공 은현수(최정윤 분)가 브랜드 매니저로 입사한다. 그리고 삼척동자도 예상하듯, 장실장은 그런 은현수의 '키다리 아저씨'가 된다. 여기서 '아줌마들의 엑소'가 탄생했다. "우리 드라마 내용은 되게 자극적이에요. 하지만 장실장은 '키다리 아저씨' 역할이라 아줌마들의 '로망'이죠.(웃음) 멋진 역할이지만 부담도 커요. 장실장이 은현수를 좋아하는 것을 설득력 있게 그리는 게 제 숙제입니다." 이중문은 '중고신인'이다. 2003년 데뷔한 그는 '다함께 차차차' '미우나 고우나' '당돌한 여자' 등 나름대로는 '따박따박' 출연작을 늘렸지만 히트를 치지는 못했다. 그러다 2011년 군에 입대해 2012년 말 제대한 이후에는 1년여 '백수' 신세가 됐다. "제대 후 작품이 없었어요. 정말 너무 힘들었죠. 사람이 일을 해야하는데 캐스팅이 되지 않으니 이러다 잊혀질까봐 두려웠습니다. 제대 후 1년 넘게 캐스팅이 좌절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중고신인'이라는 거였어요. 저를 캐스팅 할거면 아예 어린 진짜 신인을 캐스팅하겠다는 말과 함께요. 제가 생각해도 요즘 20대 중에는 연기 잘하는 친구가 너무 많은데 왜 안 그렇겠어요." 그렇게 마음고생을 하던 그는 '청담동 스캔들'에 발탁되면서 처음으로 주인공까지 맡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4년만의 연기 복귀다. "이전까지는 그저 대본만 들여다보며 제 대사 NG만 안 내려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작품 전체를 보고 저 외에 다른 배역도 다 보면서 연기를 하고 있어요. 군대에서 서른을 맞이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제가 그간 아무 생각없이 연기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연기를 못하게 되니까 연기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고,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중문은 "그래서 이번 작품이 내게는 너무 소중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기 코치도 난생처음 받고 있다"며 "다음 작품은 없다는 심정으로 후회 없이 이번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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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복귀 쉽지 않았다…심사숙고 끝 출연 결정"SBS '미녀의 탄생' 후 전신성형하면서 복수 나서는 아줌마 역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뚱뚱하고 자신감 없는 대리 가수에서 전신 성형 후 톱스타로 거듭난 강하나(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모습도 보였다가 정신줄은 놓았지만 속마음은 착한 나상실(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모습도 엿보인다. 다음달 1일 밤 방송되는 SBS TV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 속 여주인공을 맡은 한예슬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녀는 괴로워'처럼 전신 성형을 소재로 삼은 이 드라마에서 한예슬은 뚱뚱한 아줌마에서 절세미인으로 거듭난 뒤 옛 남편에 대한 복수에 나서는 사라를 연기한다.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한예슬은 특유의 콧소리와 함께 생글생글 웃는 표정이었다. "'환상의 커플' 때 나상실 캐릭터도 과장되고 엽기적인 면이 많았는데 저는 그런 역할이 편해요. 원래 그런 성격인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에서 사라 또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이번 드라마는 3년 전 KBS 2TV '스파이 명월' 촬영 거부 후 미국 출국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한예슬이 3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제작발표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한예슬은 "3년 만에 돌아오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시련이 오는 것 같아요. (그 사태는) 제 선택이든 아니든,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중요한 것은 지나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개인으로서는 엄청난 일을 어린 나이에 겪은 뒤 재정비해서 오늘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저의 미래 행보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예슬은 "쉽지 않은 복귀였기에 많이 심사숙고한 끝에 '미녀의 탄생'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돼 이렇게 인사드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라의 복수를 돕는 한태희 역으로 분한 배우 주상욱(35)은 "한예슬 씨가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밖으로 드러날 정도로 목숨 걸고 열심히 하고 있다. 함께 연기하는 제게도 그런 절실함이 보일 정도"라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유도인 출신에 건장한 체형을 자랑하는 아줌마 금사란(하재숙 분)이 남편 이강준(정겨운)의 외도로 버림받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통사고까지 당한 금사란은 전신 성형을 결심하고 '사라'라는 새 이름까지 갖는다. 미인으로 재탄생한 금사란에게 이제 남은 것은 한태희의 도움을 받아 옛 남편인 이강준·교채연(왕지혜) 커플에게 복수하는 것뿐이다. 한예슬은 "워낙 하재숙 씨가 금사란의 슬픈 사연을 잘 연기해줘서 사라의 오버스러운 모습이 지나치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주상욱에 대해서는 "주고받는 연기에서 워낙 상대를 편하게 해준다.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상욱 오빠만의 재능이 있다"고 칭찬했다. "사라는 미녀이지만 내면에 따뜻하면서도 우악스러운 면이 있는 재미있는 캐릭터에요. 드라마인 만큼 너무 철학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