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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실력이야" 국민 분노 불붙인 '이대 비리' 결국 유죄로

기사입력 2017.06.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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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등 9명 모두 유죄

    14982016500757.jpg두번째 영장심사 출석하는 정유라(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6.20
    yatoya@yna.co.kr

    "능력이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 남 욕하기 바쁘니 아무리 다른 일 한들 어디 성공하겠니"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가 2014년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남긴 이 말은 큰 사회적 논란을 불러왔다. 정씨가 깊은 생각 없이 적었다는 이 말이 지난해 10월 알려지면서 '여론의 법정'에서 최씨 모녀는 융단폭격을 맞았다.

    체육특기자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뒤 학사 관리에서 갖은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우리 사회에 큰 허탈감을 줬던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비리 사건 연루자들이 23일 법원에서 줄줄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이날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6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는 등 관련자 총 9명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이대 비리 사건은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의 본질적인 사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선 실세'의 딸 한 명에 국내 명문 사립대의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사실에 이대 내부 구성원은 물론 수험생과 학부모, 나아가 온 국민이 큰 충격과 분노에 빠졌다.


    결국 비리 사건으로 국민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면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대한 관심이 증폭했고, 각종 의혹들이 쏟아져나오면서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 평가가 많다.

    14982016556286.jpg이대 학사비리 선고(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화여대 입시·학사비리' 사건 관련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법원의 선고는 검찰이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수사에 착수한 이후 8개월 만에 나오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첫 판결이다.
       
    위 왼쪽부터 최순실, 최경희 이대 전 총장, 김경숙 이대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아래 왼쪽부터 이인성 교수, 류철균 교수,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 2017.6.23
    utzza@yna.co.kr

    정씨의 "돈도 실력이야"란 발언은 허튼 말이 아니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를 통해 총장부터 교수까지 권력 실세의 딸 한 명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사실이 드러났다.


    최경희 전 총장은 최씨로부터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과정에 정씨를 합격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교수들에게 "무조건 뽑으라"고 지시했다.


    남궁곤 입학처장은 규정을 어기고 정씨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들고 면접장에 들어가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입학 후에도 출석 처리와 성적 관리에서 특혜를 받았다. 정씨는 수업에 한 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고도 출석을 인정받았고, 이인성 교수는 정씨를 대신해 과제물을 해주기도 했다.


    정씨는 덴마크 도피 생활을 끝내고 귀국하던 지난달 31일 "저는 전공이 뭔지도 사실 잘 모르고. 저는 한 번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 한 적이 없다"는 황당한 발언으로 다시 한 번 허탈감을 안겼다.


    정씨는 이후에도 이대 입학 및 학사비리는 모친 최순실씨가 꾸민 일로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철부지인척 하기' 전략으로 일관, 2차례 구속 위기를 모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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